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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코올중독’으로 태어난 아기…엄마는 감옥행?

    태어날 아기의 목숨보다 술을 더 사랑한 이 여자. 출산을 2주 앞둔 폴란드의 철없는 20대 예비 엄마가 ‘술독’에 빠져 태아를 사망위험에 빠뜨리게 한 죄로 처벌을 받게 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Mirror)에 따르면 알코올중독에 빠진 24세 여성이 출산이 임박했음에도 음주 욕구를 못 이겨 한 주류 판매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만삭인 상태로 쓰러졌다. 이 여성은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돼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끝에 간신히 한 남자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기의 심장의 거의 뛰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난 병원의 대변인 보이체프는 “태아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며 “우리가 수술로 아기를 꺼냈을때는 아기의 심장이 멎은 줄 알고 매우 몰랐다.”라고 긴박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 조사 결과 이 아기의 혈액에는 4.5g의 알코올이 섞여 있었다.폴란드의 운전면허 취소 기준이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g이다. 아기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의 23배 달하는 셈이다. 즉 당시 여성이 얼마나 만취상태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아이는 현재 특수 병동에서 알콜제거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산모가 태아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곧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뉴스팀
  • 꿈 대신 술 푸는 대학 새내기에게 고함

    꿈 대신 술 푸는 대학 새내기에게 고함

    해마다 입학 시즌이면 대학가에서 술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자신의 주량을 초과해 술을 마시면 호흡과 맥박이 느려지고, 주의력과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급성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 흔히 ‘취했다’라고 말하는 증상이다. 폭행·추락·교통사고 등 음주사고는 주로 이 단계에서 발생한다. 본래 신입생 환영회는 얼굴을 익히고 다양한 정보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으나 언제부터인지 음주파티로 성격이 변질됐다. 이 때문에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새로운 집단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겪는다. 이른바 ‘사발식’이나 ‘의리게임’ 등 술을 강요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홀로 술을 거절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바람직한 음주문화가 더욱 절실하며, 같은 술이라도 지혜롭게 마셔야 사고도 막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음주 전에 식사부터 술을 마시기 전에 배를 채워 두는 게 좋다. 음식을 받아들임으로써 위장도 알코올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되며, 술로 인해 상하는 것도 최소화할 수 있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그만큼 빨리 취해 급성 알코올중독에 이르기 쉽다. 술을 마시는 중에 틈틈이 안주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안주는 자극적이지 않고 알코올 분해에 도움을 주는 생선류나 두부, 과일, 채소 등이 좋다. ■‘원샷’은 음주사고 주범 신입생을 맞는 선배들은 들뜬 기분에 ‘원샷’을 외치지만 이런 행태가 음주사고의 주범임을 알아야 한다. 주는대로 마실 수밖에 없는 새내기들은 한순간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기 쉽다. 같은 양의 술이라도 빨리 마시면 알코올 흡수량이 늘어나 더 취하는데 특히 자신의 주량을 잘 모르는 새내기들은 원샷 바람에 주량을 훌쩍 넘겨 유익하고 흥겨워야 할 환영회가 엉망이 되고 만다. ■폭탄주 좋아하다간 ‘큰코’ 통상 맥주와 소주를 섞는 ‘폭탄주’는 보통 알코올 10∼15도 정도로, 체내 흡수가 잘 될 뿐 아니라 목넘김이 좋고 빨리 취해 선호도가 높다. 특히 대학 새내기나 젊은 층에서는 폭탄주 대신 술에 탄산음료나 드링크류를 섞어 마시지만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음료와 술이 섞일 경우 느낌과 달리 흡수가 빨라 쉽게 주량을 넘기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노스켄터키대학 연구팀은 술과 탄산음료를 같이 마시면 술에 더 취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나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체중을 이용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섭취한 술의 양×알코올 농도×알코올 비중)÷(체중×남녀 성별계수)]이 있지만 실제로는 개인별 컨디션이나 건강상태, 체질 등에 따라 알코올 분해 속도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자신의 정확한 주량을 모른다면 이 공식을 통해 대강의 주량을 어림할 수 있다. 체중이 70㎏인 남성이 소주 1병을 마실 경우 알코올 분해 시간은 약 4시간, 체중 60㎏인 여성은 6시간이 걸린다. 막걸리 1병은 각각 3시간,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술 알레르기도 있다 체질적으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면 ‘술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 분해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며 알레르기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신 뒤 전신이 붉어지거나 혀가 꼬이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술 알레르기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은 몸이 알코올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주위에 알리고 정중하게 술을 사양하는 게 현명하다. 알레르기는 아니라도 술에 약하다면 미리 물을 준비해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화가 술 깨는 약 신입생 환영회는 선후배가 서로를 알아 가는 자리인 만큼 음주보다 많은 대화를 하는 게 친화감도 높이고 술도 빨리 깰 수 있는 방법이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약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술의 지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단, 취한 김에 내지르는 고성방가는 금물. 그래도 부족하다면 회식 장소에서만이라도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 술자리 잔심부름을 자청하면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술도 훨씬 빨리 깬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
  •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천안서 한우 집단폐사

    한우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집단 폐사하는 보기 드문 일이 발생했다. 30일 농림수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축산농가에서 폐사한 한우 18마리 가운데 6마리를 정밀 검사한 결과 한우들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0.01∼0.02%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농장 주인은 술을 담글 때 사용된 찐 밥인 ‘술밥’과 사료를 혼합해 한우들에게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폐사한 지 2∼3일 지난 한우의 혈액에서 이 정도의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가 검출된 점을 감안하면 폐사 직전 한우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여개의 정밀 검사에서 구제역, 농약중독 등 특이한 원인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방역 당국은 한우들의 폐사 원인을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결론지었다.농림수산검역본부 관계자는 “부검 당시 술냄새가 진동했다.”라면서 “농장 주인이 사료값을 아끼기 위해 술밥과 사료를 섞어 먹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시민들에게 현찰 나눠주는 칠레 시장

    시민들에게 현찰 나눠주는 칠레 시장

    길에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시장이 도마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선거를 앞두고 돈을 풀어 몰표를 얻으려는 수작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문제의 시장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걸 나눠주는 것뿐”이라며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민감한 시기에 시장이 돈을 풀고 있는 곳은 칠레의 북서부 도시 인데펜덴시아다. 권투선수 출신으로 16년째 이 도시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안토니오 가리도는 매주 금요일 시청사 앞에서 현찰을 나눠준다. 시장이 건네는 돈을 받기 위해 청사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 가리도 시장이 건내주는 돈은 거액이 아니라 푼돈이다. 1000페소, 한화로 약 2300원 정도다. 적은 금액이지만 이 돈이라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은 빈민, 노숙자, 알코올중독자, 정신병원에서 갓 퇴원한 환자 등이다. 칠레에선 내달 28일 지방선거가 실시되며 인데펜덴시아에서도 시장을 새로 선출한다. 시기가 민감하다 보니 야당은 “가리도 시장이 금권선거를 하려 한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시장선거에 사회당 후보로 나선 곤살레스 두란은 “어려운 계층의 빈궁한 삶을 이용해 표를 얻으려 한다.”면서 가리도 시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리도 시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장에 재임하면서 지난 16년 동안 줄곧 이런 식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는 것이다.가리도 시장 측근은 “시장이 사비를 들여 16년째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있다.”면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타가는 사람은 주민등록증조차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은 선거 때 투표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언론은 가리도 시장이 선심정책이나 물권 공세 스캔들에 휘말린 건 처음이 아니라면서 “실기시험을 면제하고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거나 시민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엘모스트라도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술김에 폭력 등 문제를 일으키는 알코올중독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술꾼’, ‘술고래’로 불리며 도덕적 비난을 받는 데 그쳤으나 최근 들어 ‘주취폭력’(주폭) 문제가 부각되면서 경찰의 처벌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술로 인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 처벌과 동시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가 운영하는 카프병원은 국내에 하나뿐인 비영리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이다. 이곳에는 모두 75명의 알코올 의존환자가 입원해 있다. 음주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외래환자 수도 최근 30~40%나 늘었다. 우울증, 폭력 등 술에 얽힌 사연은 각양각색이지만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더이상 술에 취해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14일 병원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주(斷酒), 금주(禁酒)’ 시커먼 먹을 묻힌 붓길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는다. 오랜 음주 탓에 자꾸 손이 떨린다. 그래도 화선지에 애써 다짐을 옮긴다. 알코올의존증으로 이곳에 입원 치료 중인 김병수(58·가명)씨는 “붓글씨를 쓰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차분해진다.”며 웃었다. 이날 카프병원의 3교시인 서예 수업에서는 10명 남짓한 환자들이 먹을 갈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카프병원은 알코올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보다 명성이 높다. 2004년 개원 뒤 해마다 환자가 늘어 지금껏 10만여명의 알코올중독자가 다녀갔다. 인기 비결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치료 효과 덕이다. 한 달 입원비가 60만~70만원 수준으로 다른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싸게 받아서는 당연히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29개 주류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매년 50억원을 지원해 준 덕에 부족한 돈을 메워 왔다. 입원했던 환자들은 모두 스스로 병원을 찾았다. 어느 순간 알코올중독이 자신과 주변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느껴 입소문을 듣고 카프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항갈망제(술 생각을 줄여주는 약) 처방 등 약물치료도 하지만 핵심은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프로그램 치료다. 분노를 조절하는 법, 끊었던 술 생각이 다시 들 때 생각을 차단하는 법, 우울증에 대처하는 법 등을 배운다. 자서전 쓰기, 명상, 종이접기 등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인내하는 방법도 익힌다. 12주 과정이지만 환자가 술 끊을 자신이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더 입원하기도 한다. 이준석 병원장은 “알코올중독의 70%는 유전적 요인 때문이어서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유전인자가 없으면 양조장 주인이라도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서전 쓰기 수업에서 만난 전인석(54·가명)씨는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항상 만취상태로 퇴근해 난폭하게 굴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도 아픈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술 마실 때마다 싸워 경찰서에 몇 번씩 끌려갔다는 강범석(45·가명)씨는 “술이 깨고 나면 왜 싸웠는지 절반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주취폭력이) 처벌만으로 고쳐질 수 있는 문제라면 전과가 80~90범씩 되는 사람이 왜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처벌 못지않게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여성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는 등 술 마실 기회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알코올의존 여성 중에는 어린 시절 폭행, 성폭력 등을 겪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한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의 폭력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술에 손을 대 부부가 알코올 중독이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퇴원했다가도 몇 번씩 재입원하는 사례가 흔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술에 또 손이 가려 하고 가족 등 주변에 피해를 줄 것 같으면 알아서 다시 치료기관을 찾는 것이다. 덕분에 병원 치료 뒤 가족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 병원 프로그램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환자는 85%나 됐다.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찬 병원이지만 최근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주류업체들이 병원 적자가 쌓인다는 이유로 2010년 말부터 지원을 끊어 다음 달이면 병원 재원이 바닥나 문 닫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입원 중인 한 환자는 “알코올중독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관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 술에 빠져 살면 죽음의 문화 양산”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 술에 빠져 살면 죽음의 문화 양산”

    사람들은 세상을 살면서 넘기 힘든 장벽을 만날 때 주저앉거나 삶 자체를 포기하곤 한다. 그와는 반대로 난관을 딛고 다시 우뚝 설 때 존경의 대상이 되거나 귀감으로 새겨진다. 더욱이 자신의 역경을 남을 위한 희망과 배려로 승화시킨다면 어떨까.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근(58) 신부는 바로 나락의 고비를 희망과 배려의 가치로 승화시켜 사는 사제로 유명하다. 오랜 세월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가 지금은 알코올 중독자 치료에 몸 바치며 사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변함없이 “사람이 바로 희망”이라고 말한다. 지금 그에게 따라붙는 타이틀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사단법인 한국바른마음바른문화운동본부 이사장, 천주교 서울대교구 단중독(斷中毒)사목위원회 위원장,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 그 타이틀은 바로 그가 살아온 궤적의 극적인 반증이다. ●1998년 입원해 알코올중독 치료 경험 1980년 사제 서품을 받아 서울 돈암동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줄곧 가난하고 어려운 동네의 성당에서 사목했던 허 신부. 삶이 괴로워 술로 시절을 달래며 사는 신자들과 어울려 술을 시작했고 1998년 결국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까지 ‘알코올 중독자’로 살았단다. “아침 해장술로 시작해 점심, 저녁까지 술을 마셔 댔으니 미사조차 건사하지 못할 정도였지요. 그저 술과 어울리는 사람들이 좋아 마셨을 뿐이지 그 해악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국 병원 신세를 지고 단주하면서 허물어진 몸과 마음의 상태를 보고서야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는 허 신부는 “알코올 중독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게 치료의 첫 수순”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물론 그 인정에는 주위의 배려와 관심이 아주 중요하단다. ●알코올사목센터서 중독자들 회복시켜 “사람은 성취해도 또 다른 욕망을 갖게 마련입니다. 그런 욕망이 공허함과 불안감을 낳고요. 그 공허함과 불안감의 도피처로 삼는 현상이 바로 중독인 셈이지요. 누구나 그런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지방경찰청이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제의해 체결한 ‘주폭(酒暴) 척결 및 음주 문제자 치료와 예방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허 신부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알코올 문제의 해결은 단속과 처벌이 끝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독자들의 회복이 문제라는 MOU의 바탕에는 바로 13년째 알코올사목센터를 이끌고 있는 허 신부가 있다. 경찰이 종교적 인성의 회복과 치유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종교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인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입니다. 중독에 빠져 살면 결국 죽음의 문화를 양산하게 되니 종교가 아무리 생명공동체를 외쳐 봐야 헛된 일 아닐까요.” ‘마음만 먹으면 (중독을) 끊을 수 있다.’는 중독자들의 변명은 공허한 것일 뿐 의지와 감정, 그리고 지능까지 차례로 허물어진 중독자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1년간 병원 신세를 진 뒤 몸만 사제일 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여생을 나처럼 중독 병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바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후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를 이끌어 왔고, 해마다 중요한 날이나 계기에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고통받는 중독자들을 위해 책을 펴내거나 작은 선물을 세상에 돌려주었다는 허 신부. “오는 24일은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을 위한 단기 통합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평가’라는 타이틀로 박사 학위를 받는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박사 학위 받는 날이 세례를 받은 세례명(바르톨로메오) 축일과 겹쳤다며 환하게 웃는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정 폭력범, 동거인 아들에게 화형 당해

    가정 폭력범, 동거인 아들에게 화형 당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남자가 화형을 당했다. 남자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버린 건 동거하던 여자의 아들들이었다. 끔찍한 사건은 최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발생했다. 코스메 알렉산더 아렐랴노라는 이름의 33살 남자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을 전전하다 숨졌다. 타치라 출신인 이 남자는 2010년 일자리를 찾아 카라카스로 상경, 건설자재를 취급하는 사업가의 기사로 취직했다. 경제적 안정을 찾으면서 그는 우연히 알게 된 여자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자였던 남자는 술만 마시면 여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동거생활은 평화롭지 않았다. 사건 당일엔 저녁상을 앞에 두고 동거 중인 남녀가 싸움을 벌였다. 시비가 붙은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남자가 또 다시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려 하자 참다못한 여자의 두 아들이 남자에게 덤벼들었다. 아들들은 남자에게 휘발유를 끼얹고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불길에 휘말린 그는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남자의 고함에 깜짝 놀란 이웃들이 뛰쳐나와 온몸에 붙은 불을 끄고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남자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화상을 치료할 의사와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들이 남자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을 4곳이나 전전하다 남자는 한 병원 응급실에 들어갔지만 이 병원도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았다. 남자는 우여곡절 끝에 입원을 했지만 3일 만에 사망했다. 남자의 가족은 “응급실에 들어간 환자를 바닥에 던져놓고 병원이 딴짓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엘나시오날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단편소설 거장’의 삶·문학 이야기

    ●레이먼드 카버-어느 작가의 생(강 펴냄) 영화 ‘에브리싱 머스트 고’가 개봉할 즈음 그 영화의 원작자의 평전이 나왔다. ‘1980년대 미국 단편소설의 중흥기’를 이끈 레이먼드 카버(1938~1988)를 두고 영국의 타임스는 ‘미국 중산계급의 안톤 체호프’라고 명명했다. 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의 야키마에서 가난한 제재소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후반에 아이 아빠가 된 카버. 그가 완고한 문단을 뚫고 자리 잡는 과정과 1980년 초 알코올중독 말기에 술을 끊으며 인정받는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을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맥주가 다르고, 그 맥주를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부드러워서, 보리 맛이 느껴져서, 목 넘김이 좋아서, 향이 좋아서라는 이유도 있겠고, 남과 다르게 차별화되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출 수 없듯이, 사람마다 맥주를 마시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맥주라도 입맛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맥주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과 맥주에 있는 여러가지 성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입과 코로 느끼면서 마시자 맥주를 마실 때, 먼저 눈으로 잔에 따른 맥주의 외관을 살펴보게 된다. 시각으로 본 맥주의 색도, 거품, 탄산, 혼탁 유무에 대한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맥주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 후각을 이용해 향을 느낀다. 그리고 나서, 코, 혀, 목의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입으로 한 모금 마신다. 맥주의 향은 직접 코로 맡기도 하지만,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입 속으로 퍼지는 향을 코로 맡기도 한다.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향은 에스테르향과 호프향이다. 바나나와 사과 향과 같은 에스테르류의 향은 맥주 제조 과정 중 발효 시 생성되는 것으로, 사용하는 효모의 종류에 따라 향의 특성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맥주에서 느끼는 향긋한 호프 향은 장미와 같은 꽃 향기와 감귤 같은 과일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호프 향은, 맥주의 쓴 맛을 부여하는 비터호프와 달리, 아로마 호프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그 품종에 따라 따른 특징을 나타낸다.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아로마 호프로는 미국산 Cascade, 체코산 Saaz, 독일산 Hallertau Tradition품종 등이 있다. 맥주에는 좋은 향도 있지만, 맥주 품질을 저하하는 이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맥주의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발냄새와 유사한 ‘다이어세틸’이라는 이취가 느껴지고, 오래된 맥주의 경우에는 산화과정을 통해 오래된 종이박스 냄새와 유사한 이취가 느껴지게 된다. 또, 맥주 병이 갈색인 이유는 햇빛 특히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투명병이나 녹색병의 맥주제품에서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스컹크 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일광취’가 발생한다. 따라서, 맥주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신선한 제품을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향을 맡은 후에는 혀에서 느끼는 맛과 함께 목 넘김까지 느껴봐야 한다. 최근에 국내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맥주 맛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맛과 깨끗하고 상쾌한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맥주는 이취, 이미가 없이 과일 향과 호프 향이 적절하게 느껴지면서, 목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시원하며, 떫은 맛이나 잡미가 남지 않는 맥주라고 하겠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맥주를 천천히 마시면서 입과 코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과 함께 오감으로 음미하고 평가해 보자.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맛을 평가할 때 이화학적 분석 이외에 여전히 관능 검사를 중요시한다. 최근 과학적 계측장비가 상당히 진보되었으나 물리, 화학적 측정만으로는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과 최고의 품질관리를 위해 관능에 참여하는 연구원은 전문 관능 훈련을 받고, 정기적으로 평가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발된 관능 요원은 관능 검사 2시간 전에는 최고의 후각과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물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스킨로션, 향수 등도 관능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절 사용할 수 없다. 그 어떤 기계보다도 최고의 분석장비는 우리의 몸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마시면 몸에도 좋은 술 요즘 건강에 좋은 성분도 많고 맛을 음미하기에는 와인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주는 더운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주류이면서, 와인 보다 쉽게 찾아 마실 수도 있고 건강에도 와인 이상으로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알코올 3~6%(v/v)의 맥주는 주로 알코올에서 유래하는 칼로리와 함께 비타민과 미네랄 비교적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또 미량이기는 하지만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맥주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영양학적으로도 식품으로서 섭취될 수 있는 훌륭한 음료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맥주 칼로리의 대부분은 빵이나 쌀 등의 탄수화물 칼로리와는 달리 혈액순환의 촉진이나 체온상승 등에 소비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축적되는 일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맥주 내에 존재하는 엽산은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와인 보다 맥주를 주로 음용하는 사람의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체코의 필센 주민 543명(35-65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이 혈중 엽산이 가장 높은 반면 혈관질환의 위험 인자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에 관하여 연구한 영국 왕립 리버풀 대학의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맥주 속의 실리콘 성분이 치매에 관계된 알루미늄을 제거한다’고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그 이외에 맥주는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뇨작용으로 체내의 노폐물 배설을 촉진하고, 호프의 상쾌한 쓴맛은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또한, 포르투칼 포르투대학팀은 맥주에 함유된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들이 유방암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은 “하루 한잔의 맥주 음용을 통해 심장마비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맥주에 많은 유용한 물질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모든 일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해야 함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온도와 음용 조건 이렇게 다양한 풍미와 향 그리고 영양성분을 가진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용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차가운 맥주를 좋아한다. 과연 언 맥주가 혹은 얼 정도로 차가운 맥주가 맛있을까? 지나치게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켜 맛을 싱겁게 느끼게 한다. 마시기 가장 좋은 맥주 온도로 여름철은 4~8℃, 겨울철은 6~10℃를 추천한다. 맥주가 이 온도가 되면 탄산가스가 제대로 살아나 거품이 넉넉하게 생길 뿐만 아니라 맥주 특유의 향과 상쾌한 청량감이 가장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겠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배려한다면 오늘 저녁 친구들과, 동료들과, 가족들과 같이하는 맥주 한잔이 그 무엇보다도 더 맛나고 값진 보약이 되지 않을까?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 [사건 Inside] (39) “나는 정신병자가 아니다”…영화같은 한밤중 정신병원 탈출 사건

    [사건 Inside] (39) “나는 정신병자가 아니다”…영화같은 한밤중 정신병원 탈출 사건

     호송버스에 탄 죄수들이 갑자기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를 제지하려는 교도관들과 죄수들이 한데 뒤엉키며 버스 안은 난장판이 됐다. 소동은 운전석까지 번져 결국 버스가 전복됐다. 이 틈을 타 죄수들은 탈출에 성공했다.  1993년 개봉한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도망자’에 나온 탈주 장면이다. 오래 전 봤던 이 영화의 장면을 떠올린 A(41)씨는 자신이 수용된 경남 양산의 한 정신병원 침대 위에서 중얼거렸다.  “그래. 이 방법이 있었구나.”  A씨가 여기에 입원한 것은 자기 뜻이 아니었다. 부모와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가족들에 의해 강제로 입원하게 된 것이다. ‘환자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보호자가 정신과 전문의의 동의를 얻어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다.’는 정신보건법 제24조에 의한 것이었다. A씨는 줄기차게 “나는 정신병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내보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과 가족이 이를 받아들일 리 없었다. 그는 결국 스스로 빠져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탈출을 하려면 동료가 필요했다. A씨는 인격장애 판정을 받은 동갑내기 B(41)씨, 알코올중독으로 들어온 C(57)씨를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3월 비슷한 시기에 입원했다. A씨와 B씨는 동갑내기에 인격장애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을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켰다. 부모와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 A씨처럼 B씨도 어머니와 누나를 괴롭혔다. C씨는 홀어머니와 살면서 술만 마시면 가족을 괴롭혔다. B씨와 C씨도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붙들려왔다.  세 사람은 함께 장기를 두거나 고스톱을 치며 붙어다녔다. A씨는 세 명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을 나와 ‘학사’로 불렸다. 그만큼 그에 대한 친구들의 믿음도 두터웠다.  ●치밀하고 조직적인 사전계획이 만든 ‘정신병원 탈출사건’  “오늘 저녁에 나가자. 작전대로만 따라하면 돼”  5월 27일 오후 2시 폐쇄병동 휴게실에 세 남자가 모였다. A씨의 말에 나머지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6층 건물 꼭대기에 위치한 폐쇄병동은 이중 출입문에 창문에도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다. 게다가 24시간 보호사가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탈출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요새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몇달 동안 도망칠 궁리만 한 A씨의 머릿속에는 계획이 다 짜여 있었다.  A씨는 탈출의 핵심도구인 수면제와 도주용 차량, 자금의 확보를 맡았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병원에서 나눠주는 수면제를 삼키는 척한 뒤 뱉어 차곡차곡 모았다. 환자 비상연락용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차와 돈 40만원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B씨에게는 투명 테이프를, C씨에게는 압박 붕대를 챙기도록 했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이들은 미리 챙겨둔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커피에 탔다. 너무 많은 양을 넣지 않는 게 중요했다. 아예 곯아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정도로만 만들어 놔야 주위의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수면제를 탄 커피는 이날 당직 보호사 D(40)씨에게 건네졌다. “피곤하실텐데 드시라.”고 했다. 다들 퇴근하고 혼자 일을 해야 하는 D씨는 아무 생각없이 커피를 마셨다.  밤 11시. 작전이 시작됐다. A씨와 B씨가 소란을 일으키는 것이 첫번째 단계였다.  “여기 싸움이 났어요. 빨리 와 보세요.”  C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호사를 불렀다.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신 D씨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병실에 들어섰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세 남자의 공격이었다. 건장한 체격의 D씨는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보고 제압당했다. A씨 일당은 D씨를 간이침대에 눕히고 투명 테이프와 전화기 선 등으로 꽁꽁 묶었다. 압박 붕대로 입도 막았다.  이들은 입원할 때 보관해둔 사복으로 갈아입고 D씨의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로 이중 출입문을 열고 정문을 빠져나갔다. 병원 뒤에는 A씨의 친구가 마중 나와 있었다. 부산 동래구의 번화가로 이동한 이들은 친구가 가져온 40만원을 3등분했다.  ●영화 같은 탈출, 하지만 그 끝은…  “자 이제 각자 갈 길을 갑시다. 형님은 어디로 갈거요?”  세 사람은 그 길로 헤어졌다. A씨는 “왜 나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넣었는지 아버지에게 따져봐야겠다.”며 떠났다. B씨는 “낚시나 해야겠다.”고 했고, C씨는 알코올 중독자답게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이 병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망자들의 집 주변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꼬리가 밟힌 것은 C씨였다. C씨는 소주를 마시면서 고향인 밀양시로 향했다가 탈출 하루 만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C씨의 진술에 따라 A, B씨의 행적을 추적해 나갔다. B씨는 경남 김해시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노숙을 하다 이틀 만에 검거됐다.  탈출 전반을 기획한 ‘브레인’ A씨는 생각보다 오래 버텼다. 아버지가 살고 있는 경남 창녕군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대전, 수원 등지를 떠돌았다. 하지만 A씨도 탈출 1주일 만인 지난달 2일 아버지의 집에 갔다가 기다리고 있던 경찰에 붙들렸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이들을 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두 명이 정신병원을 빠져나가 주변을 배회하다 잡힌 경우는 봤어도 이번처럼 치밀하게 준비한 탈출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A씨 일당의 정신병원 탈출기는 마치 한편의 영화 같았다. 하지만 A씨가 힌트를 얻었던 ‘도망자’에서도 그랬듯 탈출보다 어려운 것이 도피라는 점을 간과한 이들의 끝은 영화와는 너무 달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폐렴

    [Weekly Health Issue] 폐렴

    3년 전 전국이 신종플루 공포에 휩싸였을 때 특히 주목을 받은 질병이 바로 폐렴이었다.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역시 폐렴이 주목을 받았다. 이런 돌발성 문제가 아니라도 폐렴은 항상 문제가 됐다. 호흡기 감염 질환 중 폐렴만큼 단기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폐렴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지도는 의외로 낮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폐렴을 두고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폐렴이란 어떤 질병인가. 병원성 세균에 감염돼 숨을 쉬는 경로 가운데 호흡과 관련된 기관지 이하 부위의 폐조직에 염증반응과 함께 경화현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폐렴이라고 한다.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 세균성 폐렴과 바이러스 폐렴으로 나눈다. ●새삼 폐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10년 통계청의 국내 사망원인 자료에 따르면 폐렴은 인구 10만명당 14.9명의 사망률을 기록, 사망순위 6위를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 순위가 상승한 유일한 사인으로, 사망자가 교통사고보다 많다. 이처럼 폐렴은 개인과 사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폐렴은 감염성 질환 중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50세 이후에는 연령에 비례해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 ●폐렴의 국내 유병률과 발생 추이상의 특성은 무엇인가. 페렴으로 인한 입원율은 인구 1000명당 11명 정도로, 점차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또 10세 미만의 어린이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연령대를 건너뛰어 50세 이후에 다시 발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 진료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7만 5000명으로, 2010년 22만명에 비해 24%나 급증했으며, 전체 입원환자도 가장 많았다. 이런 추이에다 빠른 고령화를 감안하면 폐렴환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 ●폐렴의 유형과 유형별 원인은. 폐렴은 병원체에 따라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구분한다. 세균성은 폐렴구균·포도상구균 등이 주요 원인균이고, 바이러스성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라이노바이러스 등이 원인이다. 특히 세균성 폐렴의 가장 중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이 많게는 전체의 44%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진행이 빠르고 고열·기침·가슴통증·호흡곤란에다 녹색의 고름 같은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초기 증상이 비슷해서 감기와 혼동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질환으로,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폐렴 치료에는 항생제가 핵심 처방이다. 우리나라는 일상적으로 항생제가 남용되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병원에 입원하는 폐렴 환자의 6∼15%는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으며, 이런 환자의 사망률은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보다 7배나 높다.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중증 폐렴은 사망률이 35∼50%로 치명적이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이런 내성이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의 경우 적어도 3종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이 많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특히 ‘6A’로 불리는 폐렴구균 혈청형의 경우 발생 빈도가 매우 높으면서도 여러 약제에 동시에 내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예방백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백신의 유효성과 한계를 짚어 달라. 초기의 다당질 폐렴구균 백신은 접종 후에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다당질 백신이 효과 지속기간이 짧고, 폐렴 예방의 근거가 부족하다며 새로운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단백 접합기술을 도입한 ‘7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 개발되면서 비로소 소아 폐렴구균 질환의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고, 공동체 면역효과로 성인 발병률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세계적으로도 단백접합 백신 도입 이후 폐렴구균 전파와 보균율이 감소해 예방접종을 능가하는 집단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된 단백접합 백신은 세균과 단백질 운반체가 결합한 형태로,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혈청형 6A가 포함된 유일한 백신이어서 폐렴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가. 폐렴의 약 3분의1은 흡연과 관계가 있으므로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양결핍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인자이므로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항상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우므로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과 침습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해 준다. 최근 개발된 백신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춰 폐렴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당뇨·고혈압·COPD(만성폐쇄성 폐질환) 및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을 가진 폐렴 고위험군은 폐렴구균 백신을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한다. 면역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만성 심장 및 폐질환·알코올중독·만성신부전·호지킨씨병·만성 림프구성 다발성 골수증·혈액투석 환자 등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폐렴 등 호흡기감염증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손씻기다. 수시로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감기는 물론 폐렴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

    잠을 자다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빛과 마주한 순간, 그도 아니면 멀쩡하게 자기 일을 하다가 느닺없이 특정 신체부위가 뒤틀리며 발작을 일으킨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심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소규모 발작이 이어지는 경우도 정도의 차이일 뿐 주변을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간질’이라며 신내림 정도로 여겨왔던 질환 ‘뇌전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발작에 대해 근거 없이 혐오와 기피의 정서를 키워왔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귀신이 씌었다거나 속되게는 ‘지랄병’이라며 기피하고, 경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의학은 뇌전증이 지랄병에 대한 막연한 인식처럼 갈피 모를 병이거나 잡귀가 들어 나타나는 발광이 아니라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뇌전증을 두고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인 김흥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뇌전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일반인들에게 ‘경기’, ‘발작’ 그리고 ‘간질’(뇌전증) 등의 용어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지, 아니면 뜻이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뇌전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신 질환으로 잘못 알거나,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사코 병을 숨기고 치료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뇌전증이란 ‘뇌에 전류가 흐른다.’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뇌의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몸이 굳고, 떨리거나, 의식을 잃거나,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전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나 카이사르,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 하지만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와 인식 때문에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가장 심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뇌전증에 대한 오해가 심화되면서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됐고, 이런 가운데서도 병원을 찾아 잘 치료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도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약 1∼1.5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또 연간 새로운 환자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할 정도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원인은 다 밝혀져 있나. 원인은 무수히 많으나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환자별로 다를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봐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고, 교통사고나 출생 당시의 뇌 손상이나 뇌염 등에 의한 뇌손상, 해마경화증이나 알코올중독, 뇌종양, 뇌혈관기형,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탓에 일부 환자의 경우 특정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증세의 양상은 눈을 치뜨고, 팔다리가 뒤틀리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발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 발작의 양상이 소소한 부분발작이 훨씬 많다. 부분발작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환자 본인만 아는 전조증상이나 비정상적인 느낌 등이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복적으로 입맛을 다시는 행동 등이 모두 뇌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해당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될 수 있는 양성부터 정상 발달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뇌전증성 뇌증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약물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로, 전체 뇌전증의 약 70%는 이 방법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은 점점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수술적 치료나 케톤성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약 50%가 질환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임을 알린 경우 약 60%가 취업을 거부당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발작 증세 때문에 해고됐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실업률은 1.7배, 미혼율은 2.6배나 높다. 사회적 참여에 있어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교육시스템 구축 및 연구 지원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뇌전증의 날을 제정, 매년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환자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뇌전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뇌전증을 바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치료에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뇌전증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 비용의 수가 적용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판정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뇌전증에 대한 지금의 장애판정 기준이 너무 엄격하고 제한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감안, 뇌전증에 대해 추가로 장애 6급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김흥동 교수는 안타까운 환자 사례를 거론했다. 유정아(여·28)씨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어려서부터 앓아온 뇌전증, 정확하게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문제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린이집 실습에 나선 유씨는 병원 치료 때문에 자신이 뇌전증 환자라는 사실을 원장에게 털어놨다가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실습 현장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질환의 고통보다 큰 세상의 벽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는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어릴 때보다 증세가 많이 호전돼 짧은 순간에 얼굴 근육이 조금 떨리는 경련 정도가 고작이었다. 발작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어린이집 사태를 겪은 뒤부터 달라졌다. 유씨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감을 느꼈고, 이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천성이 밝았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끝에 대학 졸업과 함께 어린이집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가르치는 일이 생각과 달리 힘들었지만 그보다 평소 꿈꾸던 일이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물론 일말의 불안감까지 떨치지는 못했다.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하면 예기치 못한 경련이 발생할 수 있어서였다. 이런 사실을 주변에 미리 알리는 게 도리다 싶어 용기를 내 원장에게 뇌전증 환자임을 알렸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해고였다. 원장은 그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죄목’을 붙여 해고하고 말았다. 선입견과 편견만으로 생애 첫 직장에서 그를 내쫓은 것.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한 경련… 발작 편견 버려야” 잠을 자다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빛과 마주한 순간, 그도 아니면 멀쩡하게 자기 일을 하다가 느닺없이 특정 신체부위가 뒤틀리며 발작을 일으킨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심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소규모 발작이 이어지는 경우도 정도의 차이일 뿐 주변을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간질’이라며 신내림 정도로 여겨왔던 질환 ‘뇌전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발작에 대해 근거 없이 혐오와 기피의 정서를 키워왔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귀신이 씌었다거나 속되게는 ‘지랄병’이라며 기피하고, 경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의학은 뇌전증이 지랄병에 대한 막연한 인식처럼 갈피 모를 병이거나 잡귀가 들어 나타나는 발광이 아니라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뇌전증을 두고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인 김흥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뇌전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일반인들에게 ‘경기’, ‘발작’ 그리고 ‘간질’(뇌전증) 등의 용어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지, 아니면 뜻이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뇌전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신 질환으로 잘못 알거나,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사코 병을 숨기고 치료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뇌전증이란 ‘뇌에 전류가 흐른다.’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뇌의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몸이 굳고, 떨리거나, 의식을 잃거나,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전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나 카이사르,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 하지만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와 인식 때문에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가장 심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뇌전증에 대한 오해가 심화되면서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됐고, 이런 가운데서도 병원을 찾아 잘 치료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도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약 1∼1.5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또 연간 새로운 환자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할 정도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원인은 다 밝혀져 있나. 원인은 무수히 많으나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환자별로 다를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봐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고, 교통사고나 출생 당시의 뇌 손상이나 뇌염 등에 의한 뇌손상, 해마경화증이나 알코올중독, 뇌종양, 뇌혈관기형,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탓에 일부 환자의 경우 특정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증세의 양상은 눈을 치뜨고, 팔다리가 뒤틀리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발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 발작의 양상이 소소한 부분발작이 훨씬 많다. 부분발작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환자 본인만 아는 전조증상이나 비정상적인 느낌 등이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복적으로 입맛을 다시는 행동 등이 모두 뇌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해당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될 수 있는 양성부터 정상 발달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뇌전증성 뇌증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약물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로, 전체 뇌전증의 약 70%는 이 방법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은 점점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수술적 치료나 케톤성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약 50%가 질환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임을 알린 경우 약 60%가 취업을 거부당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발작 증세 때문에 해고됐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실업률은 1.7배, 미혼율은 2.6배나 높다. 사회적 참여에 있어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교육시스템 구축 및 연구 지원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뇌전증의 날을 제정, 매년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환자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뇌전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뇌전증을 바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치료에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뇌전증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 비용의 수가 적용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판정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뇌전증에 대한 지금의 장애판정 기준이 너무 엄격하고 제한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감안, 뇌전증에 대해 추가로 장애 6급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수급비 지급일 酒暴 2배”… 빈곤층에 술은 폭력 기폭제

    “수급비 지급일 酒暴 2배”… 빈곤층에 술은 폭력 기폭제

    # 지난 4월 26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식당에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강모(52)씨가 들어왔다. 냉장고에서 멋대로 소주를 꺼내 마셨다. 또 욕을 해대며 집기를 던지기도 했다. 손님들은 황급히 계산을 하고 자리를 떴다. 식당 주인은 “또 왔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강씨의 음주폭력은 시장 내 일상이었던 것이다. 강씨는 지난 8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조사 결과 전과 56범의 강씨는 직업도, 가족도 없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 # 서울 강서경찰서는 매월 20일 긴장한다. 지구대로 연행되는 음주폭력 사범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기 때문이다. 20일은 수급 대상자들이 주민센터로부터 수급비를 받는 날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급비를 받는 날은 술을 마시고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유독 많은 같다.”고 전했다. # 서울 신촌 먹자골목에서 조폭 아닌 주폭(酒暴·음주폭력)으로 소문난 박모(51·무직)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이다. “리어카 하나 사게 돈을 내놔라.”라며 상인들을 협박하기 일쑤였다. 이혼한 뒤 처지를 비관하다 술에 빠져 중독이 된 데 이어 범죄자로 전락했다. 지난 1일 서대문경찰서에 구속됐다. 음주폭력을 일삼는 피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난이나 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튼실하지 못한 탓에 한 병에 1100원 하는 소주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몸을 맡기는 것이다.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표출되는 분노는 자제력을 잃기 십상이다. 음주가 폭력을 낳는 기폭제로 변질된 셈이다. 빈곤층일수록 음주폭력의 빈도와 수위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알코올중독’은 음주폭력의 심각성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알코올중독자 가운데 수급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 또한 불편한 진실이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의 ‘빈곤과 알코올’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알코올 의존율과 폭음 빈도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빈곤과 알코올중독의 연관성이 높았다. 사회복지사 최모(32)씨는 “노숙인과 쪽방촌 수급자 대부분을 알코올중독자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다는 사실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급여 수급자 160만명 가운데 알코올중독자는 4%인 6만 4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치료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전 국민 알코올중독 치료비의 24% 남짓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한 이들은 알코올중독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는 일이 많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 음주 패턴을 보이는 이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적극 개입,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규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음주 폭력을 저지르는 ‘헤비 드링커’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치료를 도와야 한다.”면서 “전국 42곳에 불과한 알코올 중독 치료센터를 증설하고 음주 문화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약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영준·김진아·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숨 막혀…” 화장실 창문에 끼어 질식한 도둑

    도벽이 있는 목수가 빈집을 털러 들어갔다가 화장실 창문에 끼어 사망했다. 남자는 사망한 지 5일 만에 발견됐다. 남자는 작은 창문을 통해 집에 들어가려다 몸이 끼어 꼼짝달싹하지 못해 발버둥치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황당한 사건은 아르헨티나 북부지방 미시오네스의 캄포비에라라는 곳에서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발생했지만 뒤늦게 14일 언론에 보도됐다. 도둑은 루벤이라는 이름의 31세 청년이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살다 알코올중독에 빠진 그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5년 전 고향으로 내려갔다. 도시에서 익힌 목공 일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도벽이 문제였다. 그는 5년 동안 절도 등의 혐의로 20번이나 경찰서를 들락거렸다. 그랬던 그가 돌연 종적을 감춘 건 지난달 30일이다. 함께 사는 노모에게 “잠깐 나갔다 오겠다. 걱정하지 마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루벤은 5일 만인 이달 5일 한 농장 내 허름한 집에서 발견됐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돌아보던 농장 관리인이 화장실 창문에 끼어 있는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실종신고를 받고 사진이 인쇄된 포스터까지 만들어 그를 찾던 경찰은 곧바로 신원을 확인했다. 부검 결과 루벤은 질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도벽이 도진 그가 빈집을 털려고 화장실에 나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억지로 들어가려다 몸이 끼여 꼼짝 못하다 결국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주류업계의 알코올중독 치료·연구센터 ‘카프’ 병원사업 중단 논란

    국내 하나뿐인 알코올 중독 전문 치료·예방·재활 연구 재단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카프)가 병원 사업을 중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프는 국회가 1997년 모든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률안을 발의하자 한국주류산업협회 소속 29개 주류업체들이 소비자 보호 사업을 하겠다며 2000년 자발적으로 200억원을 조성해 경기 고양시에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당시 법안은 폐기됐다. 카프는 개원 이후 10만명 이상의 음주 관련 외래환자들을 치료했다. 카프 김남문 이사장(한국주류산업협회장 겸임)은 24일 “당초 순수한 열정으로 카프를 세웠으나 인건비가 연간 40억원에 이르고 적자가 해마다 8억원이나 생기는 등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병원 사업을 중단하고, 전국 42개 알코올상담센터를 지원하는 방식의 알코올 중독 예방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건물 매각도 재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좋은 뜻에서 음주자 치료를 위한 병원 사업을 시작했으나 담배 피해소송처럼 음주 피해자가 집단소송을 제기할 경우 주류업계가 불리할 수 있다는 법률적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김 이사장 등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개최해 정관에서 치료사업을 삭제하고 건물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4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15명의 이사 가운데 비주류 업체측 이사들이 불참해 무산됐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 “병원 사업을 중단하고 건물을 매각할 수 있을 때까지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원사들이 특별회비로 매년 출연하는 카프 운영비 50억원를 지난해부터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프는 서울시 보조금 등 연간 80억원을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차질이 생긴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분회(이하 노조)는 “주류업체들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병원 사업 중단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철 분회장은 “병원 사업 중단과 건물 매각은 감독 관청을 현재의 보건복지부에서 국세청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가 부담스럽다면 국세청과 복지부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와 5억원대 급여와 업무추진비 등을 받고 있는 이사장·사무총장·감사 등 3명의 임원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프 병원 건물을 매각해 국세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주류협회 측이 이를 주무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현 이사장 후임에 또다시 국세청 퇴직 관료가 낙하산 부임을 할 경우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인터넷 중독

    [Weekly Health Issue] 인터넷 중독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넷은 더 이상 편의의 세계가 아니다. 선택사항의 단계를 지나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현대인의 삶과 결속한다. 모든 세상의 변화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 세계는 넓고 흥미롭다. 그래서 ‘정보의 바다’라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준 ‘편리’의 대가 역시 심각하다. 바로 ‘인터넷 중독’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첨단 정보전달 체계가 낳은 치명적인 독성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인터넷 중독에 대해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서울대의대)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인터넷 중독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인터넷이 생활을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 인터넷 자체는 틀림없는 문명의 이기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사회생활이나 학업·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해야 마음이 편하고, 인터넷을 못 하는 상황이면 불안해지며, 그러는 사이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져 학생의 경우 학업에, 직장인은 일에 집중을 못하며, 심하면 감정조절이 잘 안 돼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 중독 등 습관의 중독이 약물중독과는 어떻게 다른가. 보통 중독이라고 하면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물질 중독을 떠올린다. 알코올중독의 경우 음주량이 점점 늘어나는 내성 증상이 생기며, 이 단계에서 술을 안 마시면 손이 떨리고, 식은 땀이 나며,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인터넷이나 도박중독처럼 특정 행동에 집착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행위중독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일상적인 행위여서 “좀 더 한다고 문제가 될까.”라고 여기기 쉬운데, 내성과 금단 등의 중독 현상이 나타나면 인터넷 중독도 약물중독과 다를 바 없게 된다. ●중독에 빠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중독은 개인적인 특성, 환경적·생물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해 발생한다. 즉, 개인의 성격이나 스트레스 강도, 우울증·불안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 그리고 뇌기능 장애 등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 중독 환자의 뇌 기능을 측정해 보면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뇌의 쾌락중추 영역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이런 뇌 영역은 물질중독에서도 관찰돼 인터넷 중독과 약물중독의 원인에 유사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중독 추이를 짚어 달라. 인터넷 중독 문제는 세계적 관심사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해 더욱 심각하다. 매년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들의 인터넷 중독은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나 초등학생은 더 늘고 있다. 대학생과 젊은 성인들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스마트폰 중독이 인터넷 중독의 또 다른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독 증상을 단계별로 상세히 짚어 달라. 처음에는 재미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다 점차 인터넷에 깊이 빠져든다. 인터넷에 흥미를 느껴 몰입하고, 서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나 고민을 잊는 경험을 하게 되며, 이런 경험이 반복돼 중독으로 이어진다. 이어 중독이 중반기에 접어들면 실생활보다 사이버 생활이 더 편하게 느껴져 평소에도 인터넷 활동을 갈망하게 되며, 인터넷을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등 금단증상이 심화되면서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가족 간에도 마찰이 잦아진다. 중독 후반기가 되면 각종 부작용이 두드러진다. 충동조절이 잘 안 되고, 판단력이 흐려져 과격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등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성격이 변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당연히 경제적 어려움이 따라 인터넷 사용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거나 대출을 받는가 하면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마련하려고 궁리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우울증이나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정신과적인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인터넷 중독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정신과 분야에서 아직까지 인터넷 중독에 대한 진단기준을 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은 물질중독이나 도박중독 등 진단기준을 차용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점차 늘어나는 내성증상, 인터넷을 못할 때 보이는 금단증상, 대인관계나 학업·사회생활 유지에 지장을 주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중독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중독의 원인이 여러 요인들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치료도 다양한 방식의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심리검사와 면담을 통해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과적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하며, 약물치료로 뇌 기능의 이상을 교정한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와 바이오피드백 훈련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 가족의 고통도 함께 다뤄야 한다. 한번 중독 상태에 빠지면 스스로 극복하기가 어려우므로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며, 필요하면 가족들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존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한계도 짚어 달라. 하지만 치료 유지가 쉽지 않다. 환자 스스로 중독을 인식하기 어려워 치료에 순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치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아직 효과가 검증된 약물은 없지만 인터넷 중독 역시 물질중독이나 도박중독 등과 유사한 발병 기전을 갖기 때문에 이들 질환에 사용하는 항갈망제가 도움이 되며, 공존 질환으로 나타나는 우울증·불안증·충동조절장애에 대한 치료도 병행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영화 ‘제리 맥과이어’ 롤모델 스타인버그 파산

    영화 ‘제리 맥과이어’ 롤모델 스타인버그 파산

    1996년에 나온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모델이었던 리 스타인버그(63)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트로이 에이크먼과 워런 문, 벤 뢰슬리스버거, 스티브 영 등 쟁쟁한 미프로풋볼(NFL) 스타들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스타인버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연방 파산법 ‘챕터 7’에 의한 파산보호 신청서를 캘리포니아주 샌타 아나 파산법원에 냈다고 AP통신 등이 12일 전했다. 그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른 것은 두 자녀의 건강 문제와 직원의 불법 금전거래, 본인의 알코올중독 치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2일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을 몇년간 미뤄온 이유는 나를 믿고 자금과 서비스를 지원해 준 사람들에 대한 도덕적, 법적 의무감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왕따’ 소녀 감싸주고 자살기도 아버지 돕고

    ‘왕따’ 소녀 감싸주고 자살기도 아버지 돕고

    2003년 겨울 울산 중구 남외동의 낡은 주택가. ‘한 중년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소리를 지르며 문을 두드린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울산 병영지구대 소속 김성욱(41) 경사가 현장에 출동했다. “이 집 아줌마가 애들한테 엄마 없는 우리 딸하고 놀지 말라고 그랬대서….” A(49)씨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김 경사는 처음 이렇게 그를 만났다. ●“애들 앞에서 부끄러운 짓 하지 마세요” 곰팡이 핀 춥고 눅눅한 반지하 월셋방. 옹기종기 모여 있던 A씨의 5세와 6세, 7세인 세 딸. A씨를 데려다 주러 함께 집을 찾았던 김 경사는 할 말을 잃었다. 신문 배달과 폐지 수집으로 근근이 먹고살던 A씨가 목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김 경사는 수시로 A씨 집을 찾았다. 퇴근길에 들러 라면과 생필품을 사다 줬다. 또 아이들을 순찰차에 태워 주며 아픈 동심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 오던 2004년. 아이들이 잠든 틈에 A씨가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큰딸이 발견해 줄을 자르고 119에 신고했다는 것이었다. “애들 앞에서 부끄러운 짓 하지 마세요.” 김 경사는 처음으로 A씨에게 화를 냈다. “죄송합니다. 애들 엄마도 집을 나가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어요. 이런 제가 어떻게 아이들을 잘 키우겠습니까. 제가 죽어야 아이들을 나라에서 잘 키워 주겠죠.” 절규 어린 대답이 돌아왔다. ●‘감동 치안 페스티벌’ 최우수상 받아 그 뒤 김 경사는 A씨를 설득해 알코올중독 전문 치료병원에 입원시켰다. 놀란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따뜻한 밥을 먹이며 보살폈다. 다행히 퇴원한 A씨도 다시 마음을 잡았다. 김 경사는 이웃들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A씨 가족의 수호천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역 어린이집 원장도 A씨 집을 찾아 아이들을 돌봤다. 한 교회에서는 음식을 보내 주고 청소를 하기도 했다. 김 경사 소개로 A씨는 집 근처 주유소에서 배달 일을 하게 됐다. 2년 전 A씨가 사소한 시비 끝에 주먹질을 하다 벌금형을 받고 구치소에 들어갔을 때는 “아빠가 멀리 일하러 갔다.”며 다독인 뒤 매일같이 애들을 보러 갔다. 아이들이 기가 죽을까 봐 운동회 날에는 과자와 음료수를 싸들고 학교를 찾았다. ‘혹여나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소외되지는 않을까’ 친구들을 데리고 경찰서에 오면 견학을 시켜 주고 “누가 또 놀리면 바로 아저씨를 찾으라.”며 힘을 줬다. 그의 사랑은 친자식 이상이었다. ●“아이들이 잘 자라줘 그게 기쁠 뿐” 김 경사는 그렇게 10년을 A씨 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1월엔 경찰청이 주관하는 ‘감동 치안 페스티벌’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감동 치안 페스티벌은 경찰관들이 일선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사례를 매년 선정하는 것이다. 김 경사는 “부끄럽기만 하다. 별일 아니다.”면서 “애들이 잘 자라 줘서 그게 기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굿모닝 닥터] 발기부전이세요?

    비아그라가 처음 나왔을 때의 일이다. 모 병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경쟁률이 30대1에 달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우리나라에도 발기부전으로 고민하거나 잠재적 환자가 많다는 방증이었다. 과거에는 발기부전 환자가 병원에 오면 원인을 찾기 위해 복잡한 검사를 시행했다. 일종의 의사중심적 치료였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환자들의 관심은 원인보다 발기력 회복에 있다. 이런 환자들의 욕구를 의료계가 최대한 수용해 가능한 한 환자가 불편하거나 부담을 덜 느끼도록 진단 및 검사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치료와는 다른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즉, 모든 환자를 일률적으로 검사하는 대신 환자와 배우자의 연령, 건강상태, 부부의 성에 대한 욕구, 사회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 최소한의 검사만 시행한다. 이후 경구용 제제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면 그 약제로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발기부전은 병원에 갈 필요도 없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간단해 보이는 진단 및 치료도 의사들의 전문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발기부전의 양상은 일견 다 같아 보이나 실제로 발기부전의 유형과 원인은 무척 다양하고, 이에 따라 치료법이나 약제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발기부전에도 심인성과 기질성이 있는데, 점유비도 대략 50%로 엇비슷하며, 고령일수록 기질성의 비율이 증가한다. 이 기질성만 해도 신경인성·동맥성·정맥성·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신경인성은 중추신경 또는 말초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골반골절·알코올중독·비타민 결핍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렇듯 한 이름의 발기부전이지만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이를 다 같다고 여겨 가볍게 여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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