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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 하루 100만배럴 감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국제 유가 하락세를 막기 위해 하루 100만배럴 감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이 15일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켈릴 장관은 18일부터 21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OPEC각료회의를 통해 감산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회원국들이 하루 100만배럴 감산에 뜻을 같이했다.”며 감산 결정이 내려지면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OPEC 6개국 “하루 100만배럴 감산”

    석유수출국기구(OPEC) 6개 회원국이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OPEC 전 회원국 감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곧바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시세는 이날 오전 배럴당 42센트 오른 60.18달러를 기록했다. 레비 아주오누마 OPEC 대변인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알제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 6개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감산에 합의했고,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개 회원국의 감산 규모는 OPEC 회원국 전체가 9월 한달동안 생산한 2960만배럴의 3.4%에 이른다. 앞서 에드먼드 다우코루 OPEC 의장은 8일 회원국 석유장관들에게 유가 안정에 대한 결의를 과시하기 위해 즉각 감산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OPEC 전체 11개 회원국이 감산을 공식 결정하게 되면 이는 200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현재 OPEC이 밝힌 공식 일일 최대 산유량은 2800만배럴이다. 이에 따라 로이터는 OPEC이 이날 회원국 전체 감산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했다. 또 오는 18∼19일 빈에서 특별 각료회담이 소집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호응하는 것은 (OPEC이) 유가 안정을 적극 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글 김성동 | 사진 이승희 길이 끝나는 곳에는 공항이 있었다. 가없고 위 모를 하늘길 좇아 어디론가 떠나고 또 돌아오는 하늘 밑에 벌레들로 공항 기다림방(대합실)은 저자바닥이었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오박육일 동안 필사적으로 곡차만 마셨으므로 화두가 자꾸 끊어졌다. 금방이라도 무엇이 넘어올 듯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면서 라리라라리 삼삼은 구요 구구는 팔십일로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빠개지듯 골치는 또 쑤셔오는 것이었다. 날카로운 쇠붙이로 애를 훑어내리는 것 같은 속쓰림을 달래기 위해서는 다시 또 곡차를 마셔야 할 것이었는데, 사바하. 주막은 보이지 않았고 향고양(담배) 또한 올릴 수 없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시집올 때 풀솜할머니(외할머니)가 원앙금침에 넣어주셨다는 햇솜처럼 희고 탐스러운 함박눈이 만다라꽃잎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네 둘레는 온통 깨끗하게 빨아 넌 옥양목 호청 빛깔이었는데 뿡빵뿡빵 자동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동구권에는 눈이 드물다는데, 손뼉 소리인가. 알제리 바닷가에서 비롯될 토굴생활을 북돋워주는 축하의 박수 소리. 길게 내어뿜는 망상번뇌 너머로 보이는 것은 비행기였고, 나는 숨을 삼키었다. 길라잡이하는 번역원 사람은 내가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차례를 밟고 있지만, 미안하다. 나는 알제리 보살과 뫼르소 바닷가로 갈 것이었다. 우리는 남몰래 짬짜미(밀약)를 하였고 이제 그 처녀보살 마하살만 나타나면 된다. 길라잡이한테 인생 노선이 바뀐 것을 말하고 알제리 가는 비행기표를 끊으면 된다. 나는 바지 속에 손을 넣어 강연료가 담긴 봉투를 만져보았다. 청춘의 한 시절이 빗살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눈을 감으셔요.” “눈을 감으라구요?” “얼르응.” 나는 눈을 감았고 여자사람이 말하였다. “꼭 감으셔야 돼요.” “꼬오옥.” “꼬옥.” 감고 있던 두 눈을 힘주어 더욱 감던 나는 “아” 하고 숨을 삼키었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 입술에 와 닿는 내 것이 아닌 입술의 느낌을 똑똑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뫼르소 바닷가로 갑니다.” 다식판으로 박아낸 것처럼 선이 뚜렷한 입술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돌리었지. 그리고 옆허구리(옆구리) 서늘한 산죽山竹 밭 틈서리로 희미한 치받이(오르막)를 도두밟아(발끝에 무게를 두어 힘들게 밟아) 올라가는데, 아흐. 귀여운 처녀였지. 어여쁜 여자였지. 사랑스러운 보살이었지. 오도독오도독 소리가 나게 이빨로 꼭꼭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너무도 귀엽고 너무도 어여쁘며 너무도 사랑홉아서(사랑스러워서) 아흐 숨 한 번 쉬는 동안에도 팔만사천 번씩 입 주기를 하여주고 싶은 사람이었지. “우우-” 퍼부어내리는 눈발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는데, 대답이 없다. “우우-”는 그 여자사람과 짬짜미한 군호(암호)였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물론하고 보고 싶을 때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입 주기를 하고 싶을 때면 쓰기로 한 비밀주였다. “알제리이이-” 산속 아닌 바닷가라서 거시기하기는 하지만 그곳 또한 중생들 사는 사바세계리니. 무엇을 하든 두 사람 밥이야 굶겠는가. 유럽·아프리카 중생들하고 참선도 하고 명상도 하고 바둑도 두다가 안 되면 진서도 가르치고 붓글씨도 가르치고 정 안 되면 콩트라도 쓰고 에세이라도 써서 알제리보살이 번역해서 원고료 받으면 되지 않겠는가. 지아비는 씨 뿌리고 지어미는 밭 매면 되지 않겠는가. 땀 흘려 일하는 틈틈새새로 본디 성품자리 들여다보면 되지 않겠는가. 나날 삶이 이와 같을진대 서방정토로 가지 않고 또 어디로 가겠는가. 알제리여, 횃불을 밝히지 말라. 우리 함께 어둠 속을 걷자. 그렇다. 집시가 되자. 나는 염불을 때릴 테니 너는 알제리와 불가리아 민요를 불러라. 알제리는 오지 않는데,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진실로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또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얼을 기울여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짜장(정말) 무엇이란 말인가. 부처를 이루기 위한 위없는 깨달음의 세계인가. 한뉘(한평생)를 던져서라도 오직 한 장 그림으로 건지고 싶은 관음보살 미소인가. 영육을 던져 한 자루 뼈로 합쳐질 수 있는 오롯한 여인인가. 넋의 문학인가. 죽음인가. “전화 좀 받아보세요.” 길라잡이한테 잡혀 기다림방으로 들어가는데 손전화기를 건네준다. 알제리였다. “나는 알제리를 못갑니다.” “그런 법이….” “부모님한테 들켰어요.” 서쪽에서 왔다가 동쪽으로 갔고 동쪽에서 왔다가 서쪽으로 갔다니 우습구나 달마 찾는 중생이여 동쪽에서 오면 서쪽이 되고 서쪽에서 오면 동쪽이 되니 온 곳은 어디요 간 곳은 또 그 어드메더란 말이뇨. 내 마음 김성동_열여덟에 고등학교를 자퇴, 출가하였고 스물아홉에 운명처럼 환속했습니다. 하산 이태 후에 대표작 <만다라>(1978)를 세상에 냈고, 그때 평단은 “우리 문학계도 드디어 순도 높은 구도소설 한 점을 얻었다”며 그의 비범한 역량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간 작가는 소설 <풍적風笛> <피안의 새> <꿈> <길>,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등을 통해 존재의 근원에 대한 치열한 고뇌를 보여주었습니다. 월간<샘터>2006.09
  • 중국車의 ‘역습’

    중국車의 ‘역습’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발 자동차 대혁명이 시작됐다. 지난 4월 미국 의회에는 ‘헨리 포드 이래의 혁명이다. 자동차의 대량생산에 성공했던 미 포드자동차 창업주에 견줄 만한 자동차의 대중화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보고서가 제출됐을 정도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생산대수가 전년보다 12% 늘어난 570만대로, 세계 3위인 독일에 5만대 차로 따라붙었다. 생산대수가 1079만대인 일본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독일을 앞지를 것은 확실해 보인다. 판매도 올 한 해 670만대로 584만대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가 된다. 이처럼 중국이 생산과 판매 양면 모두에서 자동차 대국으로 급격히 부상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 합종연횡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GM이나 포드 등의 인원감축, 한국 및 일본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과 퇴직 고급인력의 ‘이삭줍기’를 통해 기술력을 향상,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18일 발행된 경제전문 주간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중국이 이처럼 자동차 대국으로 도약, 세계적인 제2의 자동차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3만위안(약 360만원) 전후에 판매되며 중국 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토종 자동차다. 현재 배기량 800㏄인 소형승용차 ‘QQ’는 최저 3만위안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며 올해들어 7월까지만 7만 2300대가 팔렸고,3만 4000위안인 중국 토종차 샤레드(샤리의 수출명)는 10만 3100대로 중국 내 차종별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옛 소련의 기술지원으로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후 84년 서방자본으로는 처음 독일 폴크스바겐이 합병회사 형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중국은 외국자본이 중국에 진출할 때 현지기업과 합병을 의무화하는 방식을 채택, 기술을 이전받았다. 자동차업체만 해도 지난해 현재 145개사이고, 독자브랜드차 생산업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일본·이탈리아·영국 등 자동차 선진국의 기술자들이 중국 자동차산업에 모여들며 중국의 자동차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미쓰비시자동차 계열의 우수한 기술자 출신 퇴직자들이 ‘최고기술고문’ 형식으로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면 누구에게도 가르친다.”면서 기술지도를 해 생산성과 기술을 급속히 향상시키고 있다. 연봉은 200만∼1000만엔(약 8100만원) 정도다. 이처럼 향상된 중국의 자동차는 300만원대의 값싼 경승용차를 중심으로 시리아·이라크·알제리·리비아 등 중동 및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와 북미, 유럽지역까지 수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2만 5545대가 수출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이런 수출신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는 수출 17만 2600대, 수입 16만 1900대로 처음으로 수출 물량이 수입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 저가 자동차의 한계도 지적된다. 초저가 자동차 QQ는 외관이 한국 GM대우의 마티스와 유사,GM으로부터 제소당했다가 화해를 하는 등 ‘짝퉁’ 논란에 따른 지적재산권 문제가 심각해질 전망이다. 기술수준이 떨어져 일본·유럽의 기술협력이 불가피하고, 공해 대책이 숙제로 떠오르는 등 한계가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taein@seoul.co.kr
  • 현대건설 ‘건설사관학교’로 부상

    현대건설이 ‘건설 사관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마다 현대건설 출신 임직원을 앞다퉈 영입 중이다.해외건설을 시작하는 한 중견 건설사는 최근 현대 해외건설사업 출신 임원을 사장으로 앉혔다. 다른 회사 출신과 달리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진득하다. 현직에서 옮기지 않고 퇴사 뒤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다.●해외건설 전문가 영입 1순위 반도건설은 최근 김호영 전 현대건설 해외건설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과 함께 자리를 옮긴 현기춘 부사장과 나도상 전무도 현대출신이다. 반도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펼치는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성공시키고, 알제리 신도시 개발 등 해외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현대 출신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한동진 부사장은 현대건설을 퇴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올 4월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해외 플랜트건설사업 일감을 확보한 현대중공업이 중동 시장에 밝은 한 부사장을 영입한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윤호철 전무도 현대건설 출신의 정통 해외건설맨이다. 안인식 풍림산업 해외사업 본부장(부사장) 역시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었다.●대형 건설사 간부급 두루 포진 GS건설에서 동부건설로 옮긴 황무성 대표이사 부사장도 뿌리는 현대건설이다. 황 사장은 건설 안전 분야 베테랑이다.지난 6월 새 둥지를 튼 오명길 CJ개발 부사장도 현대건설에서 자리를 옮겼다.CJ출신 강세영 부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송형진 효성 건설부문 사장도 옮긴 지 오래됐지만 맥은 현대건설이다. 채희수 두산산업개발 부사장도 현대→고려산업개발→두산산업개발로 이어지는 현대 출신이다. 원현수 코오롱건설 부사장 역시 현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동양건설산업에는 안효신 부사장, 이봉기·김광욱 전무가 현대 출신으로 주요 포스트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에는 조영희 송도사업본부 전무를 비롯해 김덕태·박상곤 상무 등이 과거 현대맥을 잇고 있다. 태영 김외곤 부사장과 김영민 상무도 현대건설이 배출했다. 전창영 엠코 부사장(건축사업본부장), 김광석 한진중공업 전무, 강대신 한화건설 전무, 문인수 경남기업 전무 등도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이다. 이들 역시 국내 토목 및 건축·주택사업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풍부한 경험+추진력…영입 메리트 아예 내 회사를 차린 ‘현대맨’도 수두룩하다. 현대가 유통쪽에도 건설 출신이 많다.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사장, 홍성원 현대홈쇼핑 사장, 김병훈 현대택배 사장이 현대건설 출신이다. 현대 출신 임직원의 주가가 올라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 지식과 국내외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녔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나오면 현대건설 임직원에 먼저 손길이 뻗친다. 영입 제의는 많지만 현직에서 바로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현대에서 일단 퇴사한 뒤 영입되는 경우가 많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이갈 카스피 이스라엘 대사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이갈 카스피 이스라엘 대사

    ‘성서의 땅’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 3개 종교의 성지가 그곳에 있다 보니 가는 곳마다 신앙의 깊이와 역사의 향취를 품고 있다. 물론 바다에 들어가면 몸이 붕붕 뜬다는 사해처럼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저를 찾아 이갈 카스피 대사와 부인 미할 카스피를 만났다. 부인 미할의 한국어 실력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넘어 대화가 가능할 정도. 연세대 어학당에서 3학기째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여러나라 영향을 받은 이스라엘 음식 카스피 대사는 이스라엘에는 초원이 별로 없어 소고기 값이 비싸 닭고기와 칠면조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대신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이 발달돼 있단다. 큰 슈퍼에 가면 기업이 아닌 가족 단위로 생산한 염소 치즈 등이 선보일 정도다. 또 토마토, 오이, 상추, 당근, 피망 등 야채를 많이 먹는다고 했다.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 음식을 맛보았다. 보기에도 푸짐한 ‘꿀과 고구마, 마른 자두를 곁들인 닭고기’는 다양한 야채와 부드러운 닭고기 맛이 일품이다. “이스라엘은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다 보니 이집트, 팔레스타인, 모로코, 알제리 등 여러가지 요리가 뒤섞여 있어요.” 부인 미할에게 음식 솜씨를 묻자 “보통 수준”이라면서 “가끔 맛있을 때도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카스피 대사는 “(부인이)부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닌데 행사가 있을 때 제가 주문한 요리를 척척 만들어 낼 정도”라고 부인의 요리솜씨를 치켜세웠다. 카스피 대사의 요리솜씨는 어떨까?바쁜 업무로 요리할 시간이 있을까 싶은데 뜻밖에 가족들을 위해 스파게티 등을 만드는 자상함이 있다. 부인 미할은 “아이들은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를 좋아해요. 남편은 스파게티의 토마토 소스와 미트소스 등을 한번에 3㎏이나 만들어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먹을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어요.” 미할은 “결혼전 데이트할 때 남편이 자신에게 프랑스 요리를 해줬다.”며 그 옛날 요리로 사랑 고백을 했던 카스피 대사와의 러브 스토리를 살짝 들려줬다. 옆에 있던 카스피 대사는 멋쩍었는지 “스파게티 만드는 것 뭐 별로 어려운 것 없어요. 이것저것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고 스파게티 소스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 한국말 잘하는 미할 부인은 연극배우 출신 이스라엘에서 태어났지만 스웨덴에서 자라고 교육 받은 미할은 연극배우 시절 스웨덴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현재의 남편을 만나 두아들 아담(13), 에레즈(12)를 두고 있다. 인터뷰 도중에 나타난 에레즈를 보고 “잘 생겼다.“고 하자 그녀는 한국말로 “내가 잘 만들었지요.”라고 받아치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한국에 와서 처음 본 김밥을 보고 뭘로 만들었는지 궁금했어요. 대화를 위해 한국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한국말을 하면 한국에서의 경험이 더 특별해지잖아요.” 자녀교육은 어떻게 할까.“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정직하라고 말합니다. 다른 것은 배울 수 있지만 정직은 잃어버리면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항상 보석처럼 마음에 지녀라, 모든 것은 정직에서 시작된다고 가르치죠.” 카스피 대사의 말이 이어지기 무섭게 부인 미할은 정직에다 덧붙이고 싶은 게 있는데 바로 친절과 사랑이라고 했다. 한국에 온 지 10개월이 된 이들 부부는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한식 코스 요리는 가히 환상적이란다. 카스피 대사는 갈비, 비빔밥 등 줄줄이 나열하더니만 그 가운데 물김치를 첫번째로 꼽았다. 미할은 “이스라엘에서는 여러 반찬을 한꺼번에 차려 놓고 덜어 먹고, 야채도 많이 먹는데 한국과 비슷한 것 같아아요.”라고 말했다. # 한국과 이스라엘 직항 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들 부부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보고도 다른 외국인들과는 달리 크게 별로 놀라지 않은 표정이다. “만약 이스라엘도 16강 진출했다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스라엘인들도 한국처럼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요. 감정이 불 붙듯 확 달아 올랐다가 잘 꺼지는 것도 비슷해요.” 미할은 우리의 ‘냄비근성’이라는 단어까지 소개하며 두 나라의 국민성을 열심히 비교·분석했다. 카스피 대사가 신경쓰는 업무는 역시 양국간의 교류문제. 특히 경제분야에 대한 협력 증대에 관심이 높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중간 역할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이 미국과 FTA체결 협상을 하고 있는데 그 다음 이스라엘이 협상하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이스라엘과 한국은 경쟁국이 아니고 우호적인 관계에 있기에 FTA 협상으로 서로 도움이 되리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이스라엘간의 직항 항공로 노선 재개 문제에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성지순례객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직항로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1) 호두·시럽 곁들인 바크라바 과자 재료:400g 퍼프 페스트리,페스트리 안에 채우는 것: 잘게 부순 호두 2컵, 설탕 11/2컵, 껍질 벗긴 레몬 1작은술, 껍질 벗긴 오렌지 1작은술, 정향나무 간 것 1/4작은술, 계핏가루 1작은술, 오렌지 주스 4작은술, 달걀 1개, 시럽:물 11/2컵, 설탕 2컵, 껍질 벗긴 레몬 1작은술, 껍질 벗긴 오렌지 1작은술, 정향나무 간 것 1/4작은술, 계핏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1)퍼프 페스트리를 3개로 똑같은 사이즈로 나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 오븐 쟁반 위에 놓는다.(2)오븐 쟁반에 베이킹 종이를 놓고 그 위에 3개의 반죽을 올린다.200℃로 예열된 오븐에 15분정도 구워 식힌다.(3)페스트리를 채울 재료를 골고루 잘 섞어 놓는다.(4)오븐 쟁반에 다시 베이킹 종이를 깔고, 이어 그위에 (3)을 골고루 펴 놓아 냉장고에 2시간 놓아둔다.(5)냉장고에서 (4)를 꺼내 5㎝ 크기의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잘라내 190℃로 오븐에서 25∼30분 구워 낸다.(6)시럽 재료를 잘 섞어 중불에서 20분 동안 끓여내 걸쭉한 시럽으로 만든다.(7)구워 낸 바크라바 위에 시럽을 올려 차게 놓아둔다. (2) 파라텔을 곁들인 휴무스 # 휴무스 재료:밤새 불려 놓은 이집트 콩 225g, 작은술, 레몬 주스, 올리브 오일 2작은술, 마늘 다져놓은 것, 후추와 소금 약간, 닭 육수 만드는 법:(1)콩을 헹구어 큰 냄비에 물을 넣고 10분 끓인다. 거품을 제거하면서 60∼90분 정도 다시 뭉근하게 끓인다.(2)물에서 콩을 건져내 믹서기로 간다.(3)믹서기에 닭육수 350㏄를 넣고 콩이 걸쭉하게 되도록 다시 간다. 다른 재료들과 함께 넣고 2시간 냉장고에 넣어 둔다. 맛을 보고 필요하면 레몬주스와 양념으로 간을 한다.(4)(3)그릇에 담아 올리브 오일을 뿌려 준다. 빵과 달걀 프라이와 함께 먹는다. # 파라펠 재료:마른 이집트 콩 1/2㎏, 파셀리 갈아 놓은 것 2컵, 양파 1개, 다진 마늘과 후추 약간, 베이킹파우더와 소금 1/2 작은술, 쿠민(미나리과) 1작은술, 오일 만드는 법:(1)물에 콩과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을 넣고 밤새 불린다.(2)파슬리, 양파, 마늘, 후추 등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3)소금과 쿠민, 베이킹파우더 1/2 작은술을 넣고 다시 섞어 1시간 둔다.(4)움푹 패인 냄비에 오일을 두른다.(3)덩어리를 3㎝크기의 볼모양으로 만든다.(5)(4)가 갈색이 되도록 냄비에서 튀겨낸다. (3) 완자가 있는 치킨수프 # 치킨 스프 재료:닭고기 반마리, 당근 1개, 부추 약간, 양파 1개, 샐러리 1개, 소금과 후추 약간 만드는 법:(1)당근, 양파, 샐러리를 큰 냄비에 담아 물을 붓고 1시간 정도 끓인다.(2)(1)에 닭고기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다시 뭉근하게 끓인다. # 완자 재료:밀가루 3/4컵, 닭육수 1컵 혹은 물 1컵, 오일 1큰술, 소금 1/2작은술, 달걀 1∼2개, 흰후추 1/2작은술 만드는 법:(1)밀가루를 볼에 넣고 닭육수 1컵이나 물 1컵을 넣어 잘 섞는다. 여기에 오일과 소금, 달걀, 흰후추 등을 넣고 다시 부드럽게 섞는다.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둔다.(2)큰 냄비에 물을 3/4정도 넣는다. 냉장고에서 가져온 반죽을 3㎝크기로 동그랗게 빚어 끓는 물에 넣고 15분 정도 익힌다. 치킨 수프 안에 넣으면 된다. (4) 꿀·고구마·자두를 곁들인 닭고기 재료:껍질 벗긴 고구마 3개를 네토막씩 잘라 놓음, 작은 양파 12개나 파, 말린 자두 12개, 닭고기의 넓적다리살 6조각, 쿠스쿠스(밀 종류) 닭고기 절이는 양념:꿀1/3컵, 간장1/3 컵, 발사믹 식초 3작은술, 올리브오일 3작은술, 생강뿌리, 잘게 다진 마늘 3쪽, 계피가지 2개, 잘게 부순 고수풀 씨 1작은술, 월계수 2잎, 백리향, 레드와인 11/2컵, 소금과 후추 약간 만드는 법:(1)오븐 쟁반위에 닭고기, 고구마, 자두를 골고루 잘 펴 놓는다.(2)볼에 닭고기 절이는 양념을 잘 혼합한 뒤 닭고기와 야채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그위에 알루미늄 포일로 덮어 적어도 한시간 동안 재어 둔다.(3)190℃로 오븐을 예열해 둔다. 다시 한번 닭고기 양념을 위에 뿌려 준 뒤 45분 구워 낸다.(4)큰 접시에 먼저 닭고기 다음에 고구마를 담고, 그 주변을 양파와 자두로 둥글게 모양을 낸다. ■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로 수많은 유대인이 유럽·북아프리카·러시아 등지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해 왔다. 북쪽은 레바논, 북동쪽은 시리아, 동쪽과 남동쪽은 요르단, 남서쪽은 이집트, 서쪽은 지중해와 이웃한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골란 고원(북동쪽), 웨스트뱅크와 동예루살렘(동쪽), 가자 지구(남서쪽) 등 7477㎢의 점령지(반자치주)를 제외한 면적이 2만 700㎢이다.1967년 전쟁으로 빼앗은 여러 점령지에서는 지금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공식 언어는 히브리어·아랍어를 쓰고 유대인이 전인구의 5분의 4 이상을 차지하며, 아랍인은 6분의 1정도이다.
  • 기내서 들킨 ‘돈봉투’

    지난달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알제리로 향하는 여객기 안. 비즈니스석 두번째 줄에 앉아 있던 김정일 방위사업청장이 바로 앞자리의 육군사관학교 28기 동기생 A씨의 ‘호출’을 받고 앞으로 갔다. 방산업체 임원으로 방위사업청과 직무 연관성이 있는 A씨의 옆자리는 승무원석으로 잠시 비어 있었다. 두 사람은 알제리에서 열리는 방산물자 설명회에 참가차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상태였다. 김 청장이 옆에 앉자 A씨가 두툼한 봉투를 건넸다.“해외에 나가보면 대사관의 무관들이 고생이 많더라. 가서 격려금으로 나눠주라.”는 말을 곁들였다. 김 청장은 그것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당시 비행기에서 몇사람이 문제의 ‘봉투 수수’ 장면을 목격했고, 귀국 후 입방아를 찧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의 돌연한 사의 표명에 대해 “지난 4월 말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친 사건으로 부담을 갖고 있던 중 마침 차관인사가 곧 있을 것이란 언론보도를 보고 지금이 적기일 것 같아 사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퇴진 배경엔 아무래도 ‘봉투 수수’ 사건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골프 사건은 당시 본인의 사과로 일단락됐었고, 김 청장은 다시 업무에 의욕을 보이던 참이었다. 회견에서 김 청장 본인도 비행기 안에서 5000유로(600여만원 어치)가 든 봉투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그는 “알제리에 가보니 무관들이 너무 많아 나눠주기에 뭐했고, 체류 기간 내내 경호차가 따라다니고 숙박도 따로했기 때문에 봉투를 돌려줄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귀국 후 경황이 없어 1주일 뒤에야 봉투를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권 핵심부에서 차기 청장으로 염두에 둔 인사를 일찌감치 밀기 위해 김 청장을 낙마시켰다는 얘기도 나돌았으나, 봉투 사건이 밝혀지면서 ‘음모론’은 쑥 들어간 상태다. 정부 안팎에서는 군수 조달 업무의 일원화·투명화를 위해 올해 통합, 출범한 방위사업청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신문 102년-갈등넘어 소통으로/대담] “다이내믹과 질서의 융합이 우리 문화의 힘”

    [’서울신문 102년-갈등넘어 소통으로/대담] “다이내믹과 질서의 융합이 우리 문화의 힘”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젊음과 나이듦으로 나눠지거나 첨단과 ‘구닥다리’로, 또는 혼돈과 질서로 분열되고 있다. 그래서 둘 중에 하나를 꼭 선택해야 할 것 같다.‘다이내믹 코리아’와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함께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김지하(65) 시인과 허운나(58) 한국정보통신대 총장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했을 때 문화적 파괴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문리대 선후배 사이지만, 김 시인과 허 총장은 이날 처음 만났다. 어색한 분위기를 월드컵 얘기로 풀었다. 역시나 이들은 한국팀의 선전만큼이나 장외의 에너지에 관심을 보였다. ▶허운나 총장 스위스전에서 우리가 진 뒤 텔레비전 화면에 ‘축구는 오늘…죽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우리팀이 더이상 나아갈 데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흥과 신명이 죽었다는 말이다. 전국에 분출하던 신명이 그만 폭삭 가라앉았다는 말이다. ▶김지하 시인 2002년에 월드컵 축제라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지만, 지식인 사이에서는 ‘히스테리다’‘파시즘적이다’‘일회적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특히 이탈리아전에서의 ‘어게인 1966’이라는 카드섹션이 예뻤다. 북한이 이긴 경기를 어게인하자는 생각은 조직된 지도그룹이 이끌어서 나오는 게 아니니 환원주의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자기조직화 원리에서 발로된 역동적 균형은 1999년 시애틀에서 있었던 반WTO 시민시위와 닮았다. 인터넷을 보고 수천명이 자유무역과 선진국, 신자유주의에 반대해 모였지만 아무도 이 모임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2002년 탄생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가 유목민적인 3박과 농경적인 2박의 결합에서 나왔다면,2006년의 꼭짓점 댄스는 4박자 일변도였다. 전체적으로도 자발적인 게 아니라 기업들이 만든 뻔한 프레임의 선전공세에 밀린 느낌이다.2002년 월드컵 축제의 에너지는 이후 촛불로 다시 왔는데, 지식인이 끼어들어서 반미 데모를 했다. 젊은이들은 반미는 아니라고 갈라섰고,2006년의 어색함은 이 갈라섬에서부터 비롯됐다. 이분법적인 반미야말로 아날로그적인 사고이다. (탐색이 끝나고 선후배 사이의 대화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속성 자체를 향해 파고 들었다.) ▶허 총장 우리는 디지털에 관한 한 인프라를 가장 잘 만들어 놓은 나라다. 이를 이용해 메시지를 만들 수 있는 기반도 가졌다. 영화·드라마·게임·애니메이션 모두 우리는 최고다.2006년 전세계로 퍼진 거리의 전광판 응원에서 우리는 세계를 리드했다. 그런데 2006년의 기운은 약간 달랐다는 점을 부정할 수가 없다. 신명을 아날로그적 콘텐츠라고 하고 이 환희나 흥분을 실어나르는 것을 디지털이라고 하면 신명이 컸기 때문에 2002년의 축제가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는 이번 2006년에는 신명의 농도가 묽었다고 본다. ▶김 시인 2002년에는 적어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지향을 갖고 있었다. 나는 유비쿼터스 단계에 가면 분열된 가치체계가 반드시 결합할 것이라고 보고, 이를 ‘디지털아날로그’‘디지털에코’라고 불렀다. 이 분야에서 ‘다이내믹 코리아’의 역동적 이미지와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질서의 이미지를 함께 갖고 있는 우리는 빠를 수밖에 없다. 두 개의 상반된 이미지가 융합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지향적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허 총장 두 개의 상반된 이미지를 한 나라가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특히 최근 여러 나라를 둘러보며 한국만큼 다이내믹한 나라가 없다고 생각했다. ●유비쿼터스 단계되면 분열된 가치 결합 ▶김 시인 디지털은 뇌의 모방이기 때문에 이중성을 갖고 있다. 서로 반대되는 게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이중분열의 숨은 차원에 생명의 영적 차원이 있다. 아날로그의 차원이다. 결국 디지털이 치유의 방법이 되려면 아날로그가 필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김 시인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분열한 게 아니라,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총장은 이렇게 조화를 이룬 우리 문화가 나라 바깥에서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목격담을 털어놓았다.) ▶김 시인 1879년에 충청도 지방에서 김일부라는 사람이 한국주역인 정역을 발표하며, 율여(律呂) 개념을 뒤집은 여율(呂律) 개념을 제시한다. 여(呂)는 여성·아이들·시끄러운 것·혼돈·역동성을 뜻한다. 율(律)은 남성·질서·이성을 말한다. 지금은 여의 무게가 더 커지고 있다. 균형이라는 건 기우뚱거리는 데서 나온다. 왼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쪽이 없어지거나 정복당하는 것은 균형이 아니다. 월드컵 때는 혼란이 앞서고 질서가 뒤를 이었을 뿐 어떤 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허 총장 균형이라는 말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득세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그 가능성이 한류로 상징되는 문화 부문에서 실현되고 있다. 바깥에서 한류를 목격했는데, 가슴이 뛰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에도 한류가 있다는 건 보기 전에는 믿기지 않는다. 직접 가서 보니 하루에 다섯번씩 기도하는 이슬람국인 이집트나 알제리에서도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추구하는 아랍에서는 가을동화나 겨울연가가 인기지만, 나라별로 한류에 대한 이미지는 다르다. 예를 들면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엄청난 파워, 흥이랄까 다이내미즘 때문에 국가발전이 빠른 것에 대해 존경심을 표시한다. ▶김 시인 미국 할리우드 아트디렉터인 제인 케이건은 한류 기술체계도 디지털로 변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쪽으로 말을 달리며 서쪽으로 활을 쏘는 고려 무사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다이내믹 코리아와 모닝캄의 상반된 이미지가 상호 긴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안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2005년도 문화산업 총매출액이 63조원이다.2003년부터 두해 동안 이 분야는 22.8% 성장했다. 다른 7대 동력산업의 성장률을 합쳐도 3.3% 정도다. 그런데 정부의 문화정책 관련 예산 비율은 역주행을 하고 있다. (환갑을 앞둔 후배와 환갑을 훌쩍 넘은 선배는 디지털 세대의 문화에 관심을 떼지 못했다. 자신들의 전성기였던 산업화 시대에 느끼지 못한 가능성이 이제 열리고 있다는 기쁨 때문이다.) ▶김 시인 28살 먹은 여성에게 자신의 세대를 뭐라고 부르고 싶으냐고 묻자 ‘밀실 네트워크 세대’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인터뷰를 봤다. 자기네들은 전부 ‘방콕’이라는 것이다. 외로운 사람들이 디지털·컴퓨터로 모인다. 그런데 10명만 모였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수백명·수천명·수십만명이 뜨는 것이다. ●개인화된 디지털 문화 토털세계 통해 세상과 소통 ▶허 총장 디지털 문화의 많은 부분이 ‘방콕‘(방에 틀어박힘) 상태로 개인화되고 있지만, 동호회 문화가 생기고 싸이월드를 통해 개인의 토털세계가 형성돼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한 담론이 처음 나오고 10여년이 흘렀다. 디지털 세대에 대한 애정은 어느덧 애증이 돼 있었다. 시인은 디지털 세대가 스타일을 찾기를 바랐다.) ▶김 시인 아날로그 스타일을 무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 6·25 전쟁이 나서 400만명이 죽었다. 연좌제에 걸려 고생한 사람은 셀 수가 없다. 그 지독한 난리를 겪고도 웬만한 집들은 거지가 가면 불러서 밥을, 그것도 밥상에 차려서 줬다. 그게 우리의 민심이고 스타일이었다. 이제 그 아날로그 스타일은 무너졌고, 디지털 세대는 자기의 스타일을 아직 못 만들었다. 이 세대가 월드컵 같은 경험을 통해 그 스타일을 세우는 게 반갑다.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해서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그 안에서 부인네들 30여명이 계를 한다고 대신들이 임금에게 고자질하는 대목을 찾아내는 게 젊은 세대들이다. 한류 탐구자들에 의해, 디지털 세대에 의해 어떤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이 나올까.‘왕의 남자’도 결국 실록의 한 줄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아날로그를 ‘꼰대’ 취급할 게 아니다. 배우려고 들어야 한다. ▶허 총장 이집트에 가보니 문화를 뜻하는 컬처(culture)라는 말에 네트워킹을 합성해 ‘컬넷’이라는 것을 구축해 놓았다.180도 반구형 화면에 파라오 가면부터 파피루스까지 유적들이 열거된다. 파피루스를 선택해 글자 하나를 건드리면 그에 관한 이야기와 기록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게 디지털을 이용한 문화의 재구성이고, 이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심미적인 것 자체가 상품이 되고 눈길을 끌어야 살아남는 ‘어텐션 이코노미’의 시대가 되지 않았나. ▶김 시인 다이내믹한 디지털과 질서의 아날로그는 함께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의 중도가 나타날 때가 됐다. 지식인들은 월드컵 현상이 나타나면 재해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아날로그를 무조건 꼰대 취급만 할 게 아니다. 배우려고 들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생산적인 방향에서 겨냥하고, 새로운 문화정책과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다이내미즘과 질서의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는 우리는 이미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소통을 이룬 경험이 있으니, 그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알제리계 지단, 인종차별 발언에 발끈” “여동생 매춘부라 모욕”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34·프랑스)이 ‘박치기 퇴장’을 당한 뒤 하루가 흘렀지만 ‘설’만 무성할 뿐, 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브라질의 TV방송 ‘글로보’는 독화술(입술 모양을 보고 의미를 읽어내는 기술) 전문가를 동원, 분석한 결과 ‘마테라치(33·이탈리아)가 두 번이나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부르는 입술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SOS 라시슴(Racism)’은 축구계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테라치가 지단을 향해 ‘비열한 테러리스트’라 불렀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지단이 회교국가인 알제리계 임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셈.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마테라치가 지단의 벗겨진 머리를 보며 이탈리아어로 ‘바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지단은 매춘부의 아들’이라며 어머니를 모욕했다고 덧붙였다. 지단의 에이전트 알랭 미글리아시오는 “마테라치가 심각한 말을 했지만 지단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며칠 안에 이에 대해 밝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단도 속이 편치 만은 않다. 대표팀 동료들과 축구계 인사들은 대체로 지단을 편들고 있지만, 국내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마테라치가 도발을 했더라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지단의 무모한 행동은 베테랑답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단은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의 홍보대사로 매년 빈곤퇴치를 위한 자선경기를 열고, 신체 및 정신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돕는 ‘프랑스 어린이 긴급구호단체’행사에도 후원하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인 베로니끄와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둔 잉꼬부부로 단 한 번도 스캔들이 없을 만큼 ‘깨끗한 이미지’가 팬들에 각인돼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데뷔 초인 AS칸 시절부터 관중들의 인종 차별적 야유에 시달렸던 그는 종종 돌발행동을 보였다. 중요한 경기에서 잔혹한 반칙을 해 레드카드를 받고 팀의 대사를 그르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미드필더로는 다소 많은 통산 14차례의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그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지단은 신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일 뿐’이라는 에이전트의 말처럼 그라운드 안과 밖의 행동이 한결 같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단이 살아있는 축구의 전설이란 사실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orld cup] “프랑스 지단·포르투갈 피구 한 명은 과거가 된다”

    [World cup] “프랑스 지단·포르투갈 피구 한 명은 과거가 된다”

    공 하나로 세계를 호령했던 ‘중원의 마술사’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가 운명의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6일 새벽 4시 뮌헨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프랑스-포르투갈의 준결승전. 1998년 프랑스대회 이후 8년만의 정상복귀를 노리는 프랑스, 그리고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포르투갈. 두 팀의 사활은 두 베테랑의 발끝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피구는 지단에게 빚이 있다.6년 전 유로2000에서 지금과 같이 준결승에서 만났지만 지단의 페널티킥으로 1-2로 져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대결에서 설욕 기회를 잡았다. 34살 동갑내기인 지단과 피구는 대회 전 ‘노쇠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았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잠재웠다. 지단은 특히 최대 고비인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상대의 넋을 잃게 하는 ‘아트사커’를 부활시켰다. 피구 역시 2개의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40년 만에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이들의 플레이에 고무돼 일부에서는 30세 이상의 선수를 위한 새로운 상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둘은 국가만 다를 뿐 가난한 어린시절, 화려한 경력, 최고의 몸값, 그리고 은퇴 번복 등 비슷한 축구인생을 걸어왔다. 알제리 이민자의 아들인 지단은 마르세유 뒷골목에서 처음 공을 찼다. 피구도 리스본의 노동자 거주구역인 알마다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두 선수 모두 일찌감치 프로에 데뷔했고 이후 급성장했다. 피구는 19세 때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지단은 이보다 3년 늦었다. 국가대표가 된 이후 둘의 기량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지단은 106경기에 출전해 29골, 피구는 125경기에서 32골을 넣었다.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피구가 2000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 역대 최고인 713억원을 받았다. 이에 질세라 지단은 이듬해 유벤투스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오면서 883억원의 이적료로 기록을 깼다. 이전까지 적으로 만났던 이들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동지로 지내기도 했다. 화려한 플레이만큼이나 수상경력도 빛난다. 지단이 1998년과 2000년, 그리고 2003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가 됐고, 피구도 2001년 같은 상을 받았다. 그러나 성적에선 대조를 이뤘다. 지단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로2000에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끈 데 반해 피구는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홈에서 열린 유로2004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다. 결국 누가 웃을지 팬들은 궁금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토공등 국내 6개 건설사 알제리 신도시 사업 참여

    동일하이빌, 우림건설, 반도, 한국토지공사 등 국내 건설업체가 알제리 수도에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 사업을 추진한다. 22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김용덕 건교부 차관은 20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시에서 라흐마디 국토개발환경부 장관과 만나 신도시 개발 등 양국간 건설교통분야 협력에 관한 합의의사록을 체결했다. 국내 건설업체가 참여할 부이낭 신도시는 알제리가 추진 중인 3개 신도시 중 입지여건이 좋고 뛰어난 경관을 갖춘 곳으로 알제시에서 30㎞ 거리에 있다. 신도시는 골프장, 스키장 등을 갖춘 행정·레저 및 생태과학기술단지로 건설될 예정이다. 국내 건설업체는 전체 650만평 중 1단계 사업지구인 100만평에 대한 개발우선권을 부여받아 연말까지 사업주체, 방법, 계획 등을 마련하고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신도시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동일하이빌, 우림건설, 삼정씨엔씨, 반도, 공간건축, 토공 등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데스크시각] 월드컵과 인종화합/ 이종락 체육부 차장

    지난해 이맘때쯤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홀로코스트 역사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희생된 600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1993년 미국내 유대인들의 기금과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건립됐다. 전세계에 세워져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추모관들 중에 이스라엘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규모가 제일 크다. 박물관에는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들을 위한 위령탑과 희생자들의 유물 및 사진, 생존자들의 증언 자료, 희생자들이 수용소 안에서 그린 그림 등 각종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나치가 가발을 만들기 위해 모아 둔 희생자들의 머리카락 무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오롯이 남아있을 정도로 전율을 느끼게 했다. 2006년 월드컵이 지난 10일 홀로코스트(대학살)의 아픔이 서려 있는 독일에서 막을 올렸다.2차대전 당시 인종청소에 나섰던 독일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의미가 크다.1974년 서독월드컵이 동·서로 갈라진 독일의 통일을 염원한 대회였다면 이번 월드컵은 인종화합의 마당인 셈이다. 실제로 축구만큼이나 인종화합에 기여한 스포츠 종목은 없다.4년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과 민족들은 세계대전을 치르지만 결국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된다. 통산 6회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의 ‘축구 대부(代父)’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이 펠레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펠레조차도 브라질의 축구 영웅은 아르트르 프리덴나쉬를 거론한다.1892년 출생한 프리덴나쉬는 독일 출신 상인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이다. 그는 1909년 17살의 어린 나이에 축구클럽에 입단했지만 백인들의 차별로 온갖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혼혈인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곱슬머리를 펴서 기름을 바르고 그물망을 머리에 써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프리덴나쉬는 1919년 남미선수권에서 브라질이 우승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하며 인종차별을 극복했다.1935년까지 26년동안 통산 1329골을 터뜨리며 인종차별에 갇혀 있던 브라질 축구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이후 브라질은 펠레 등 유색인들이 가세하며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우승을 거둔 이후 축구 최강국의 면모를 갖췄다. 대한민국과 함께 G조에 속한 프랑스도 1990년 이탈리아와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잇따라 예선탈락하자 1998년부터 순혈통주의를 포기했다. 유럽·아프리카·남미 혼성팀을 이뤄 결국 안방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뤄냈다. 프랑스는 이번에도 혼혈인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다. 알제리 이민자 2세인 지네딘 지단을 비롯해 모로코계인 티에리 앙리, 세네갈 출신 파트리크 비에라, 아르헨티나가 고향인 다비드 트레제게 등이다. 지난 11일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맹활약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토버 버철은 흑인 일색인 팀에서 유일한 백인 선수로 뛰며 ‘검은 조국’의 승리에 온몸을 던지고 있다. 인종 편견이 심한 독일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흑인 포워드 게랄트 아자모아를 귀화시켜 월드컵에 출전시킨 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독일에는 아직도 인종편견이 엄존하고 있다. 브란덴부르크, 작센, 작센안할트 등 구 동독지역에는 ‘외국인 위험지역(No-go-Area)’이 유색인들의 발길을 막고 있다. 대회 개막이후 아직 독일 극우파의 외국인에 대한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FIFA와 독일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번 월드컵을 인종주의 차별 철폐의 무대로 삼겠다.”고 발표하는 등 유색인에 대한 테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각종 행사가 연일 열려 그야말로 한반도가 온통 축구장으로 변한 느낌이다. 월드컵의 열기를 만끽하면서도 동시에 “한국은 멋진 나라지만 혼혈인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하인스 워드의 말을 곱씹어 볼 때이기도 하다. 이종락 체육부 차장 jrlee@seoul.co.kr
  • 카이로大등과 연구·교류 양해각서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 총장은 7∼8일 이집트의 카이로대와 나일대, 알제리의 국립정보통신대와 후아리 부메디앙 과학기술대를 방문하고 공동연구와 교수·학생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카뮈와 지드의 숨결을 찾아서

    ‘알베르 카뮈 전문가’인 불문학자 김화영(전 고려대 교수)에게 카뮈의 고향 알제리는 문학적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카뮈가 “봄철에 신들이 내려와 산다.”고 묘사했던 티파사는 청년기 이래 그를 사로잡은 특별한 공간이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 인근 바닷가에 있는 고대 로마의 폐허 티파사의 풍경을 카뮈는 “태양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들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부글거리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을 한다.”(‘티파사에서의 결혼’중)고 노래했다. 지난해 봄, 김화영은 오랫동안 꿈꿔온 알제리 여행을 다녀왔다.1962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알제리는 불안정한 체제와 치열한 내전으로 이방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1974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 전 티파사에 가려다 실패했던 그로선 더없이 감회어린 순례였다. 그 남다른 여정을 ‘김화영의 알제리 기행’(마음산책)에 촘촘히 기록했다. ‘이방인’의 뫼르소와 마리가 뛰어들었던 알제의 파도바니 해변, 소년 카뮈의 통학길이었던 바바준 거리,‘페스트’의 무대가 된 해변도시 오랑 등 저자는 알제리 곳곳에 깃든 카뮈의 흔적을 따라간다. 그리고 알제리를 사랑한 또 다른 대가 앙드레 지드의 숨결도 함께 느낀다. 지도 대신 카뮈와 지드의 책을 나침반 삼은 여행의 기록은 저자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와 손수 찍은 230여컷의 사진으로 인해 알제리를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1만 20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0)‘북아프리카 지중해의 중심’ 알제리의 알제

    [이슬람 문명과 도시] (10)‘북아프리카 지중해의 중심’ 알제리의 알제

    북아프리카 서쪽의 알제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익숙한 나라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출신지역이고,‘이방인’·‘페스트’ 같은 그의 소설 주무대가 대부분 알제리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 뿐이랴. 프랑스 대문호 앙드레 지드는 알제리의 체험을 배경으로 평생 소설과 산문시, 회고록 등을 남겼다. 그렇지만 알제리는 우리에게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정부군과 이슬람 급진주의자들 사이의 끈질긴 내전과 잔혹한 민간인 학살 사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알제리는 아프리카의 해맑은 햇빛과 순수하고 파란 지중해로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의 나라로 일어서고 있다. 지금까지 가려져 있었던 북아프리카 지중해의 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사연들도 진주처럼 하나씩 베일을 벗고 우리 앞에 서게 된다. 그 알제리의 수도요 지중해의 중심도시가 알제다. 긴 여정이었다. 서울에서 11시간을 날아 터키의 이스탄불로 가서, 다시 그곳에서 4시간을 더 날아 도착한 곳이 알제 공항이었다. 그렇게 붐비지는 않지만 정감이 흐르는 도심이다. 하얀 차도르를 걸친 여인들과 삼각형 고깔 모자를 쓴 노인들이, 만나기만 하면 눈웃음을 보내는 정겨운 나라. 원시의 지중해를 끼고 언덕 위의 하얀 집과 해안가에 자리 잡은 또 다른 하얀 모스크와 성채들이 독특한 북아프리카 이슬람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 삶의 역동적 공간 ‘카사바´ 알제를 가까이서 호흡하기 위해 언덕위의 구 도심 카사바로 향했다. 알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구역이고 가난한 서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위험하다며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원의 당부가 전공자들의 관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오히려 알제 주민들과 친구가 되어 그들의 삶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기회를 만끽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파들 사이로 여기저기 좁은 골목길이 미로를 만들고 있었다. 그 사이로 각양각색의 상품들이 제 주인을 기다리며 시끌벅적하게 흥정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알제다운 역동적인 삶의 공간이 아니겠는가. 수백년 된 목욕탕 ‘함맘’은 아직도 따스한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길에서 만난 꼬마는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따라 한참 동안 우리를 안내하더니, 어느 집 앞에서 멈춰 섰다. 알제리 독립을 위해 애쓰던 독립 투사들이 1957년 프랑스의 공격을 받고 순교한 곳이라고 했다. 그 앞에서 옷매무새를 고치고 잠시 묵념을 했다. 우리도 똑같은 독립의 험난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가. # 알제리 대학 도서관의 카뮈 원서 한 권 구시가에 발길을 돌려 신시가 중심지로 방향을 틀었다. 체 게바라 거리를 따라 해안가로 20분정도 걸어가다가 서쪽 언덕으로 방향을 바꾸면 넓은 광장에 기마 동상 하나가 서 있다. 에미르 압둘 카디르의 동상이다.19세기 알제리 서부에서 프랑스에 저항하며 조국의 해방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 투사다. 알제리 사람이면 누구나 존경하고 따르는 인물이라고 한다.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10만 대학생을 수용하는 알제리 대학이 보인다. 카페와 레스토랑, 패션 명품점까지 들어찬 대학촌을 지나 알제리 대학 도서관 안으로 들어섰다.19세기 이전에 편찬된 귀중본만 100만권 이상 소장하고 있는 북아프리카 최대 도서관 중의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운이 좋았던지 도서관장의 특별 배려로 전 세계에서 단 1부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카뮈의 ‘형이상학, 기독교, 신플라톤주의’라는 빨간 표지의 책을 볼 수 있었다. 그 때의 짜릿한 기분이란, 정말 말로 형용하기 어려웠다. # 카뮈의 ‘티파사에서의 결혼’을 찾아서 알제리 주민 대부분은 7세기 무렵 이슬람교를 받아들였지만, 그들의 삶 속에는 고대 역사의 숨결이 여전히 묻어나고 있었다. 그 중심지가 수도 알제다. 아랍어로 ‘엘 제자이르’라 불리는 이곳은 고대 페니키아 시절부터 중요한 항구 도시였고,10세기경에는 로마와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교역 도시로 성장했다. 그 때문인지 국제 교역의 요충지로서 알제 항구는 일찍부터 외세는 물론, 그 당시 성행하던 해적들의 주된 공격 목표가 됐다. 결국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으며 그나마 발전의 발판으로 삼으며 성장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지금 남아 있는 성채나 모스크, 마드라사(신학교) 등은 이 시기에 건축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알제 주변에는 이슬람 유적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마와 비잔틴 시대의 화려한 유적들까지 군데군데 숨어 있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고대 유적지가 티파사다. 티파사라면, 카뮈의 산문 ‘티파사에서의 결혼’이란 작품을 탄생시킨 무대가 아닌가. 알제에서 서쪽으로 70㎞ 정도 떨어져 있는 티파사로 가는 해변길은 풍요와 은총으로 가득했다. 흑갈색 땅에서는 옥수수가 자라고 그 사이로 푸른 채소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드디어 티파사에 도착했다. 북아프리카 해변 한 쪽에 이렇게 장대한 고대 유적지가 숨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잘 포장된 길을 열어뒀다든가 안락한 숙박 시설을 마련해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한 그런 유적지는 아니었다. 잡풀이 무성하고 이름 모를 열대의 붉은 꽃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고대의 역사 공간이었다. 유네스코는 초라한 이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그 의미를 기리고 있었다. # 유럽과 아프리카의 만남-알제리 카뮈가 거닐었을 길을 따라 단절된 역사의 향기에 취해 보았다. 오래된 유적지는 고대 페니키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지만 원형극장이나 신전, 바실리카 등 대부분 비잔틴 시대의 유산이었다. 유적지가 끝나는 막다른 지점까지 다다르자 언덕 아래 세찬 물살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바다와 닿아 있었다. 북아프리카의 지중해다. 그리고 그 건너편이 바로 프랑스 땅이다. 그러고 보니 알제에서 사하라 사막을 가로지르는 알제리 남쪽 도시 타만라세까지 2000㎞에 이르니, 알제에서 파리까지의 거리보다 길다는 사실이 문뜩 떠올랐다. 사하라를 고향으로 유목 생활을 하는 토착 투아레그족이나 베르베르족들의 전통과 관습보다 로마나 유럽의 해양 문화가 더 강하게, 더 빨리 스며들 수밖에 없는 북아프리카 문화의 특성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듯했다. 문화는 섞일수록 발전하고 다양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수록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는 사실을 북아프리카 최고의 해안 도시 알제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희수 이슬람문화연구소장·한양대 교수
  • [아트사커 두 영웅 ‘엇갈린 운명’] 은퇴선언 지단

    프랑스 ‘아트사커’를 이끌어온 두 영웅의 운명이 한국과 G조에서 격돌할 독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엇갈릴 전망이다.‘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이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26일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29·아스널)는 소속팀을 12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며 프랑스 축구의 새 간판으로 떠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중원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이 독일월드컵 뒤 지휘봉을 놓고 무대 뒤로 사라진다. 지단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월드컵 직후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2004년에도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프랑스가 독일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몰리자 이를 번복한 지단은 “그때는 상황이 달랐고, 이번에도 또 다르다.”면서 더 이상 번복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1972년 알제리계 이주민의 아들로 프랑스 마르세유 빈민가에서 태어난 지단은 ‘아트사커’의 설계자로 불리며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1998년과 2000년,2003년 등 세 차례나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2001년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옮길 때 6360만달러의 이적료를 받아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축구 스타가 됐다.1998년 브라질과의 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선 헤딩으로 두 골을 뽑아내 3-0 완승을 이끌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1994년 데뷔 이후 A매치 성적은 99경기에 출전해 28골. 이번 월드컵 본선에선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하게 된다.‘지주(Zizou)’라는 애칭으로 이 시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그는 냉정하면서도 부드러운 드리블과 그라운드 전체를 꿰뚫어보는 시야, 그림같이 휘어지는 슈팅 등 최고의 축구 선수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능력을 몸에 지녔다. 공을 잡은 채로 회전한 뒤 다시 드리블하는 ‘마르세유 턴’은 그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인사]

    ■ 재정경제부 ◇국장급 전보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林聖均△통계청 申潤秀■ 산업자원부 ◇전보 △기후변화대책팀장 金顯哲△알제리팀장 權奎燮△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파견 柳星羽■ 환경부 ◇과장급 전보 △정책홍보관리실 법무담당관 황계영△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이규만△환경부 이경용◇과장 승진△군부대환경관리대책팀장 이지윤△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장 김충배△국무조정실 파견 정덕기 금한승△울산광역시 〃 정경윤△제주도 〃 최병철■ 법제처 ◇서기관 전보 △행정법제국 법제관 金大熙■ 중소기업청 ◇과장 승진△기업성장지원국 공공구매지원과장 李仁燮△서울지방중소기업청 지원총괄과장 崔昌鎬△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 지원총괄과장 金柄昱△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 지원총괄과장 柳志弼◇과장 전보△감사담당관 金亨鎬△총무과장 李光宰△정책홍보관리관실 재정기획법무관 趙鍾來△소상공인지원단 소상공인지원과장 康時雨△소상공인지원단 상점가지원과장 李昶遠△중소기업정책국 구조개선과장 崔哲安△기업성장지원국 판로지원과장 尹道根△기술지원국 기술정책과장 金鎭炯△기술지원국 기업정보화과장 金壹浩△강원지방중소기업청장 鄭相璂△충북지방중소기업청장 奇泳煥■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 △대기환경과 이민도△환경노출평가과 박수영△환경역학과 박충희△대기총량과 김대곤△배출시설연구과 김기헌△유기물질분석연구과 김금희△한강물환경연구소 노혜란△낙동강물환경연구소 김용석△영산강물환경연구소 김동호 이수형◇임업연구관 △생태복원과 양병국■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 車在萬△홍보실장 李相杰△제주경마사업처장 직무대행 金學信■ 신한은행 △종합금융그룹 영업본부장 金基鉉■ 교보생명 ◇지점장 △강북법인 張煉翼△서해〃 金水泳■ 녹십자생명보험 ◇임원 승진(부사장) △보험영업부문장 河相基 (전무)△경영지원부문장 全碩遇△영업〃 曺鑄鉉 (상무)△인력지원부문장 洪鎭裕 ◇신규 보임(이사대우)△자산운용부문장 金重鎰 ◇부장 승진△영업1본부장 李成祐△영업3〃 劉俊相△안양지점장 朴賢淑△수원 〃 申載圭△마케팅지원팀장 姜弼勳△감사〃 朱貴善△변화혁신〃 金東訓△노사협력〃 金忠烈
  • 알제리와 개발협력 양해각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모하메드 하미미드 주택도시부 장관과 주택도시개발에 대한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노대통령 ‘무거운 귀국길’

    |알제(알제리)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7박8일 동안의 아프리카 순방 내내 마음이 무거워 보였다는 게 노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예정된 하루 하루의 공식 일정을 끝낸 뒤의 노 대통령의 심사가 적어도 참모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는 말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일 순방길에 오르면서부터 13일 귀국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측근 참모들도 이 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의 상황 보고만 꼬박꼬박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고민은 깊고 클 수밖에 없다. 총리에 대한 신뢰 문제뿐만 아니라 분권형 국정운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노 대통령이 짊어질 짐은 만만찮다. 경질이든, 유임이든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순방 이틀전인 지난 4일 이 총리와의 통화에서 “순방을 다녀와서 보자.”고 밝힌 터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 이후 이 총리의 골프 파장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더 커져 여당에서조차 ‘사퇴’쪽으로 가닥을 잡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14일 귀국하면 민정수석실의 ‘이 총리 골프’에 대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형식으로든 대면을 통해 이 총리와 직접 거취 문제를 논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14일 노 대통령에게 인사 및 현안 보고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르면 15일이나 16일쯤 노 대통령의 고심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이집트·나이지리아·알제리 등 3국의 순방을 마치고 성남공항으로 귀국한다. hkpark@seoul.co.kr
  • 阿에너지개발 ‘동반자’로

    |알제 박홍기특파원|알제리를 국빈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과의 단독·확대 정상회담 등을 끝으로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이집트·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주요 일정을 사실상 마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테플리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긴밀한 우호와 협력 관계를 다지기 위한 ‘전략적 동반자 선언’을 발표했다.정상회담에서는 알제리의 유전·가스전 등의 에너지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협의한 데다 알제리에 초고속 통신망, 교육 정보화 등 IT 분야를 지원하기로 했다. 예컨대 대덕단지와 같은 과학 신도시 건설에도 참여한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에너지·자원 협력약정’과 ‘형사사법공조조약’ 등에 서명했다.●아프리카 진출의 거점 확보 24년 만에 재개된 아프리카 순방의 초점은 에너지 자원의 확보에 맞춰졌다. 아프리카의 엄청난 개발 잠재력을 염두에 둬 실질적 외교 다변화를 꾀했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외교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알제리·나이지리아는 석유·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보고다. 때문에 알제리는 북부아프리카, 나이지리아는 중서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순방에서 밝힌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 계획안은 한국의 이미지 개선과 아프리카에 대한 장기 투자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한·이집트 경제인 오찬에서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와서 몇 개의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반면 이집트·나이지리아·알제리는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노하우에 대한 전수를 강하게 요청했다. 또 세 나라 모두 무선인터넷인 와이브로 등 IT 분야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유전개발과 석유화학, 도로 및 주택건설, 전자·자동차·IT기술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 및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집트는 우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전용 산업공단 건립도 검토하기로 약속했다.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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