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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무늬만 개혁 카드… 내용은 시위대에 선전포고

    무자비한 시위 진압에도 사태가 수습되기는커녕 수도 트리폴리로까지 시위가 확산되면서 42년째 철권 통치를 해 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카다피는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을 내세워 시위 발생 6일째인 20일(현지시간) 개혁 카드를 슬쩍 꺼냈다. 이날 밤 국영 TV에서 며칠 내로 개혁안을 제시하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도 없었다. 더욱이 연설의 핵심은 개혁이라기보다는 트리폴리로 확산된 시위에 대한 선전포고에 더 가까웠다. 그는 “우리의 지도자 카다피가 트리폴리의 전투를 이끌고 있다.”면서 “군은 우리 편이며 수만명이 카다피를 돕기 위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말하는 등 40분 가까운 연설의 대부분을 카다피 정권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데 할애했다. 하지만 이미 제2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군이 시위대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한 변호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벼락’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한 정예부대가 시위대 편에 섰으며 근위병도 제압했다고 전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도 시위대가 장악했다고 프랑스 인권단체인 국제인권연합(IFHR)이 주장했지만 현지 목격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또 트리폴리에서는 21일 새벽 국영 방송사가 시위대에 습격당하고 인민위원회 지부와 경찰서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시위가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무스타파 압델잘릴 법무장관은 시위대에 과도한 폭력을 사용한 점에 책임을지고 이날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고 BBC가 전했다. 다른 독재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리비아에서도 군은 정권 유지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군 지도부 차원에서의 조직적인 반정부 움직임은 없지만 군 내부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가 연설하는 동안 트리폴리 시위 진압에 동원된 이들이 정규군이 아닌 아프리카 출신 용병으로 보인다는 목격담이 속출하면서 군이 흔들리고 있다는 추정에 힘을 실어줬다. 카다피 아들의 연설도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시위대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무력 진압은 계속됐다. 또 시위 6일 만에 카다피가 아닌 아들이 얼굴을 내비치면서 오히려 카다피의 소재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직 후 21일 알자지라와 인터뷰한 중국 베이징 주재 후세인 사디크 알 무스라티 대사는 “카다피 아들들 사이에 총격도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알 무스라티가 인터뷰에서 모든 리비아 대사들에게 사임을 촉구한 데서 카다피 정권 상층부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나길회·유대근기자 kkirina@seoul.co.kr
  •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19일(현지시간)과 20일 내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장기 독재정권의 강경 진압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사상자가 속출하는 유혈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민주화 열기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독재정권의 강압에 오래도록 억눌린 시민들의 저항의식이 아랍권의 지형과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리비아 병 원, 수혈할 피 모자라 발 동동 리비아 동부에 위치한 2대 도시 벵가지에서는 20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다. 보안군이 중화기까지 동원한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치면서 시민들은 “이것은 학살”이라며 치를 떨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와치는 이날 누적 사망자 숫자가 최소한 104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20명은 19일 살해됐다고 밝혔다. 반면 알자지라방송은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벵가지 한곳에서만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각지에서 사상자가 잇따르면서 병원들은 수혈할 피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리비아 정부는 시위가 확산되거나 외부에 구체적인 시위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BBC방송은 19일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문상객들이 14.5㎜ 대구경 기관총 공격을 받아 최소한 15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 희생된 시위 가담자들이 머리와 가슴에 조준사격을 당했으며 한 희생자는 지대공 미사일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벵가지는 마치 시위대와 보안군이 대치하는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예멘 보안군, 시위대에 발포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20일 사나대학교 학생 수백명이 학교 근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근에서 살레 대통령 지지 시위를 벌이던 100여명과 충돌이 벌어졌다. 19일에는 보안군이 수천명 규모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면서 시위 가담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보건부 당국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는 목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아덴에서도 16세 소년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예멘의 시위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AFP통신은 20일 주요 야당 지도자 하산 바움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남부 도시 아덴에 도착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주말을 분기점으로 정부가 유화 국면을 조성하면서 지난 11일 이후 계속된 민주화 시위는 20일 모처럼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17일 수도 마나마 중심부 진주광장에서 야영하던 시위대를 무력진압해 사망자 5명과 200여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냈던 보안군은 19일 셰이크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군 병력과 장갑차를 진주광장에서 철수시켰다. 진주광장에 다시 모인 시위대 수만명은 “우리는 오늘 바레인의 일부를 해방시켰다. 이제 전 바레인을 해방시키겠다.”며 기뻐했다. 광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이들은 20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다. 알칼리파 왕세자는 19일 “모든 정파와 모든 이슈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반대세력과의 대화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시아파 정당 소속 야심 후세인은 “(대화 제의는) 정책이 180도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화답했지만 대화를 거부하는 인사들도 있어 시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야당 지도자들은 20일 회합을 갖고 정부 측 제안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도 보안군의 재진입에 대비해 진주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란 야당 진영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 테헤란 발리 아스르 광장과 국영방송 앞에는 각각 1000여명과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곧바로 최루탄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고 이후 경찰과 시위대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반복되며 기습시위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언론매체들의 테헤란 내 시위 취재가 금지된 상태이며,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날 시위와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모로코 “모하메드 왕 권력 이양하라” 모로코에서는 20일 수도 라바트 에서 2000여명, 최대도시 카사블랑카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민주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모하메드 왕에게 새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일부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19일 3000여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시도하다 진압 경찰과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을 포함, 12명의 시위자가 부상했다. 현재 알제 도심에 자리한 ‘5월1일 광장’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9개 경찰 부대 2만 6000여명이 배치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현행법상 불법인 정당 설립을 추진하면서 웹사이트에서 총선 실시와 투명한 정부 등을 요구하던 운동가들을 대거 잡아들였다. 사우디에서는 다음 달 13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계획돼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모로코 등에서 치료를 받던 압둘라 이븐 압둘 아지즈 국왕은 오는 23일 급거 귀국할 예정이다. 박찬구·강국진·정서린기자 ckpark@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코샤리 혁명의 승자·패자는 누구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으로 18일 만에 막을 내린 이집트 코샤리 혁명‘을 놓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이 14일(현지시간) 승자와 패자를 꼽았다. FP가 가장 먼저 꼽은 승자는 경찰의 무력진압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와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집트의 혁명을 이끌어낸 시위대다. 아랍 세계의 ‘피플 파워’을 보여줬다.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 단위로 보도했던 알자지라는 아랍세계와 외부를 연결해 주면서 강력한 혁명의 도구 역할을 했다고 FP는 평가했다. 중동의 민주개혁가들도 이집트 혁명을 통해 얻은 게 많다. 이집트 시위에 긴장한 다른 독재자들이 이들의 얘기를 경청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정치적인 위기의 시기에 오히려 자신들의 힘을 더 키운 이집트 군과,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외교에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안 상대적으로 ‘레이더 망’에서 벗어나게 된 중국도 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어부지리의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무바라크 일가가 이번 혁명의 패자라는 것은 굳이 후시대의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테러만이 아랍 세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알카에다의 주장도 더욱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졌다. FP는 주요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승자가 아닌 패자로 지목했다. 무바라크의 대안 세력이라는 인식 때문에 누렸던 대중적 지지는 이제 무바라크와 함께 과거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팔레스타인의 대차대조표는 다음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당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무관심 속에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 패자로 분류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33년 철권 살레 퇴진을” 예멘 극렬시위 나흘째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정치 개혁과 독재자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공격해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레인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위 양상이 격화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예멘 사나에서는 학생과 인권운동가, 법조인 등이 주축이 된 반정부 시위대 3000여명이 사나 대학 캠퍼스에서 출발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알타흐리르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적 자유, 부정부패 척결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알자지라는 살레 대통령이 최근 2013년 임기를 채운 뒤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엔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도 민생 문제 해결과 개헌, 총리 선출제 도입, 정치범 석방, 시아파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수천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고무총탄을 쏘며 강경 대응했다. 시위에 참가한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투석전 끝에 시내 중심가에 있는 ‘진주 광장’을 저항 거점으로 확보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월드이슈] 힐러리 美 국무장관 24시

    [월드이슈] 힐러리 美 국무장관 24시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악화될 때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때도, 아니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열을 뿜을 때도 꼭 등장하는 기관이 있다. 미국 국무부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라는 입장 표명으로 혼돈의 이집트 정국의 큰 가닥을 잡아 나갔다. 여느 국가의 외교부처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야말로 세계 경찰국가의 외교사령탑이다. 그 핵심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앉아 있다. 말 그대로 국제 외교안보질서 전반을 주무르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제질서의 흐름을 좌우한다. 지구촌 구석구석에 뻗쳐 있는 각 공관은 물론 국내외 정보기관들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각종 정보보고를 분석하고, 정세를 판단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각국을 돌며 크고 작은 협상과 담판도 벌여야 한다. 숨 쉴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초를 쪼개 쓰는 힐러리의 24시간을 들여다본다. 이집트 시위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던 10일(현지시간) 오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워싱턴 자신의 집무실에서 CNN 방송을 켜놓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지켜봤다. 미 정보당국의 예상과 달리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자 힐러리 국무장관실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지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변수들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곧이어 긴급 소집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재 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향했다. 하루 전인 9일도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지휘하는 힐러리 국무장관의 일정은 마찬가지로 쉴 틈이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고 바쁜 국무장관, 웬만한 나라의 대통령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국무장관이라는 자리가 무게를 더한다. 힐러리 장관의 하루는 보통 오전 모든 공식일정에 앞서 자신의 집무실 내 사적인 공간에서 비서실장 등 최측근 6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안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9일 오전 9시 30분 국무부 회의실에서 15명의 국무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주재하고 국별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현안 점검에 나섰다. 이어 오후 3시 45분에는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집트 사태를 비롯한 국제적인 현안들에 대해 보고를 겸한 자리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힐러리 장관은 백악관에서 안보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역시 최대 현안은 이집트 사태였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과연 권력이양 등의 결단을 내릴지, 야권과 시위대의 반응,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여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1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힐러리 장관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별도로 다시 만나 이집트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과 향후 대책을 추가로 조율했다. 이날 일정은 미국을 방문한 외국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아 오전이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보통 2~3건의 외국 외무장관이나 부통령 등의 면담이 포함돼 있다. 상·하원 의원 등 정치인들의 면담도 끊이질 않는다. 힐러리 장관에게는 이집트 시위 사태에서 북한 핵 문제, 중국과 미얀마의 인권 문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아프리카 각국의 여성 인권 문제 등 매일 다뤄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일정은 10분 단위로 쪼개 관리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짬이 날 때마다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다. 외국의 외무장관들과의 양자회담이 끝난 뒤에는 대부분 어김없이 5분이라도 언론들과 만나 짤막한 기자회견을 갖는다. 최근 이집트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아랍어권 언론, 특히 중동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알자지라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힐러리 장관은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거취에 대한 중대 연설을 앞둔 10일 오전 11시 20분 국무부에서 알아라비아·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점진적인 권력 이양과 이집트 국민들의 뜻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아랍권 언론매체를 통해 이집트와 중동 국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한 대민전략의 일환이다. 힐러리 장관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오바마의 외교안보팀 내에서 뛰어난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 국방장관과는 호흡이 척척 맞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답게 종종 거침없는 언사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지만 큰 그림을 꿰고 있는 자신감의 표출이라도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이집트 사태처럼 미 정부의 입장을 놓고 백악관과의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때는 당혹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담당 부처별로 약간씩 입장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백악관에서 미국의 이집트 정책에 대한 입장이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한목소리를 낸다. 힐러리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스마트 외교, 소프트웨어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 미국식의 소통정치를 외국 순방에서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접 학생이나 여성들과 타운미팅식의 만남을 갖고 현지 일반인들의 여론을 청취하고 미국의 입장을 알린다. 그러다 보니 역대 국무장관들보다 해외 출장도 빈번하다. 힐러리 장관은 지난 2년간 총 40회에 걸쳐 해외를 방문, 역대 국무장관 가운데 재임 첫 2년간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힐러리 장관이 지난 2009년 1월 취임한 이래 해외를 방문한 횟수는 40번이며, 이에 소요된 출장일수는 165일이었다. 바지정장이 트레이드마크인 힐러리 장관. 활동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성격이 반영돼 있고, 힐러리 장관의 외교의 색깔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시위대 “100만 항의” vs 정부 “軍 강경진압”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및 중산층이 대거 총파업에 가담하며 거리 시위에 속속 합류하는 데다 버스 운전사, 운하 근로자 등 노동자들의 총파업 및 시위 참여도 확산돼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다시 급류를 타고 있다. 시위대가 11일 금요 예배 후 ‘100만명 항의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하자 정부는 군 개입을 경고하는 등 양측의 양보 없는 대치가 점점 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시위대와 정부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집트 외교부가 10일 미국의 계엄령 즉각 해제 요구를 비판하면서 미국과 이집트 관계도 삐걱대는 등 그동안 유혈 충돌을 막아왔던 안전판들이 흔들리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10일 “수천여명의 의사들이 이날 파업에 참여해 수도 카이로 중심부에 있는 타흐리르(해방) 광장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방송은 “변호사 3000여명도 변호사 회관에서부터 타흐리르 광장까지 시위를 벌였으며 상당수가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AP는 노동조합들의 총파업 호소가 있은 지 이틀째인 이날 전국에서 6만여명의 운전사 등이 파업에 참가했으며 수만명의 공장 노동자도 이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그동안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무바라크 퇴진 운동은 시위 16일째인 9일(현지시간) 광장 바깥으로 퍼져 나갔다. 카이로의 시위대는 의회와 정부 건물 주변에서 의회 해산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지역 곳곳에서도 수백명에서 수천명 단위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수에즈 운하 근로자 6000명이 파업하는 등 그동안 관망하던 노동조합까지 동참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야권 대표들 간 대화 이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던 시위 분위기가 11일로 예정된 100만명 항의 시위를 앞두고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정부는 군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위대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날 술레이만 부통령이 무바라크의 즉각적인 퇴진은 군 쿠데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날엔 아메드 아불게이트 외무장관이 미 공영 PBS와의 인터뷰에서 군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뒤 “군이 들어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금요 시위 때는 군이 “시위대에 발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했지만, 이번 시위는 ‘피의 금요일’로 얼룩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개헌위원회는 대통령 출마 자격 요건을 극도로 제한한 76조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두지 않은 78조를 삭제하는 등 헌법 조항 6곳을 손질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인권단체와 미국이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긴급조치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집트와 미국의 관계도 심상치 않다. 그동안 시위대와 정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미국이 이집트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이집트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야권 인사와의 대화를 포함한 미국의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하자 게이트 외무장관은 “미국의 뜻을 강요하지 말라.”며 ‘발끈’했다. 이에 백악관은 게이트 장관 발언 직후 “이집트 정부는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집트 정부의 자제와 개혁 수준이 (원조 문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원조 삭감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도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집트 민주화 → 중동 안정’… 서방 셈법이 달라지고 있다

    이집트, 튀니지 등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서방 진영이 아랍권 국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알자지라방송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미 국무부 두바이 공보 사무소는 최근 중동에서 번지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생각을 아랍어 구사 외교관들을 통해 알자지라에 설명했다. 아울러 필립 크롤리 공보 담당 차관보와 제프리 펠트먼 중동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국무부 관리들이 지난달 10여 차례 알자지라방송을 방문했고,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이 방송을 찾았다. 미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알자지라와 긴장 관계에 있었다.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은 “알자지라가 이라크 주둔 미군 활동에 대해 사악하고 부정확하며 변명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알자지라의 미주 담당 수석고문 토니 버먼은 “최근 미국 관리들과 다양한 접촉을 통해 관계가 부드러워졌다.”면서 “부시 행정부와 알자지라 사이에 존재했던 냉전 분위기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년 전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 알자지라의 고위 관계자와 1시간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앞서 6일 열린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서방 진영 대표들 사이에서는 아랍권의 민주화가 서방 진영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아랍권의 민주화가 서방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는 새로운 흐름으로 분석된다. 회의에 참석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이집트 시위가 벌어진) 지난 2주는 잠을 깨우는 소리였다.”며 “민주주의는 아랍권의 안정으로 이어지며 이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서방 진영이 아랍권의 민주화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최근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민주화를 주도하는 것은 부패와 실업에 분노하는 시민들이지 이슬람주의자들이 아니라는 정세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2006년만 해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승리해 서방 진영에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이번에는 민주주의가 이슬람주의자들의 집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스웨덴의 칼 빌트 외무장관은 “우리의 친구들은 이집트를 현대적인 세계로 이끌어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며 이집트 민주화 주도세력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존 치프먼 소장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의 대안이 이슬람주의자들일 뿐이라는 주장은 “전적으로 철이 지난 주문(呪文)”이라고 일축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가말, 아버지와 함께 ‘퇴장’

    가말, 아버지와 함께 ‘퇴장’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둘째 아들 가말(48)의 이름은 이제 차기 이집트 대선 후보 명단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와 함께 잘나가던 은행가에서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뒤 후계자 0순위 자리까지 올랐던 그의 행방도 묘연하다. ●한때 후계자 0순위… 현재 행방 묘연 알자지라 방송이 지난달 29일 무바라크의 두 아들이 영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이후 자말이 런던에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이로 태생인 그가 영국 여권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집트의 한 언론은 가말과 가족이 카이로 공항에서 전용기에 가방 97개를 싣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한 인터넷 블로거는 가말의 아내가 런던의 명품 백화점 셀프리지스에서 쇼핑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 “카이로 공항서 목격” 보도 하지만 영국 정부는 31일(현지시간) 가말의 영국 체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전했으며 런던 주재 이집트 대사관은 단호하게 “여기에 없다.”고 밝혔다. ‘지미’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있는 가말에게 런던은 ‘제2의 고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런던 지점에서 근무한 뒤 독립해 투자자문회사를 세우는 등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런던 윌튼플레이스의 6층짜리 고급주택에서 거주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위대 “1일 100만명 거리행진” 내무장관 교체 등 국면전환 시도

    시위대 “1일 100만명 거리행진” 내무장관 교체 등 국면전환 시도

    30년 철권통치를 종식시키려는 이집트 시민들의 반정부 외침이 시위 발생 7일째를 맞으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새 내각을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 등 민심을 달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싸늘하게 돌아선 시민들은 ‘무바라크의 퇴진이 유일한 답’이라며 맞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각 단행 이틀만인 31일(현지시간)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을 마후므드 와그디 전 경찰 총사령관으로 교체하는 등 전면 개각을 단행했다고 이집트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재무장관에는 사미르 모하메드 라드완, 무역장관에는 사미하 파우지 이브라힘을 각각 임명하는 등 경제 각료도 새로 내세웠다. ●시위대 총파업 경고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신임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에게 경제개혁 및 민주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신이 샤피크 총리에게 보낸 지시 서한을 이집트 관영 나일 TV를 통해 공개하며 내각에 시위의 도화선이 된 경제난 극복을 위해 물가상승 억제 및 일자리 창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 개혁 방안을 세우기 위해 야권과 폭넓은 대화를 시작하라고 총리에게 지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을 만나 사태 수습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정부의 개혁 약속이 ‘헛공약’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별렀다. 투쟁의 근거지가 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정상 출근일인 30일에도 수만명의 시민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무바라크, (출국할)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평화 시위를 벌였다고 BBC가 전했다.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 지도부는 “1일 카이로에서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거리행진이 계획됐다.”고 밝혔다. 또 운하도시인 수에즈를 중심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타흐리르 광장의 주진입로가 철조망으로 봉쇄되는 등 시위세력을 약화시켜려는 정부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반정부 시위 취재를 금지 당한 알자지라 영문 뉴스채널 소속 기자 6명이 31일 카이로 호텔에서 이집트 경찰에 한때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또 1일 예정된 100만명 거리행진에 대비, 이집트정부가 모든 열차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알자지라 기자6명 체포됐다 석방 시위 일주일째에 접어든 31일 정지됐던 도시 기능이 일부 복구되는 모습도 감지됐다. 주말 이후 거리에서 종적을 감췄던 경찰과 환경미화원이 이날 아침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군부와 시민 간 시위현장의 ‘불안한 동거’는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카이로 등 주요 도심에 배치된 군 탱크와 장갑차는 30일에도 자리를 지켰고 시위대는 탱크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군인을 무동 태우는 등 서로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군인들도 밤새 거리를 활보한 시위대를 연행하지 않았다. 한편 안보 공백을 틈탄 일부 폭도의 상점 약탈이 이어졌다. 특히 30일 새벽 이집트 전역 교도소에서 수감자 수천명이 달아났으며,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간부와 조직원 34명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조직원들도 탈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알자지라’ 의 힘…‘反美·反독재’ 실시간 보도

    ‘아랍은 알자지라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묶이고 있다.’ 튀니지발(發) 민주화 혁명이 아랍지역의 맹주 이집트까지 강타하는 상황에서 ‘중동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이 반미 결속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알자지라가 독재 정권에 지친 북아프리카와 중동 시민을 하나로 모아 행동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판적이었던 이 방송이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 상황을 중계하고 때로는 시위를 부추긴다.”면서 “여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가세하면서 같은 언어를 쓰는 다른 곳 사람들을 한데 묶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지역의 ‘민주화 도미노’ 과정에서 알자지라의 역할이 두드러지자 각국 정부는 이 방송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알자지라가 반정부 집회 내용을 부각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 방송의 자국 내 위성신호를 차단하고 알자지라의 이집트 내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방송면허를 취소하고 알자지라 기자들의 취재증을 몽땅 압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하라

    이집트 소요사태가 어제로 1주일째 이어지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장기 철권통치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위 성격도 반독재에서 반미로 변화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아랍권 국가에서 영향력이 큰 이집트에서 민주적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전체적인 중동질서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집트의 정치적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외교도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인류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는 무정부 상태다. 대통령과 부유층의 국외 피신설이 나돈다. 외국인들도 이집트 탈출 러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하야시 과도정부 수반이 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미국 주도 중동질서가 변할 수 있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중동지역 미래는 이집트 소요 사태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것이 확실하다. 영국 인디펜던트 지는 “중동의 미래는 (이집트 수도)카이로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에 이집트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구질서가 민주화·반정부 시위에 크게 위협받고 있다. 1980년대 말 동유럽 연쇄붕괴와 비교되기도 한다. 옛 소련 영향권에 있던 동유럽 권위주의 정권들은 시민들이 폭압정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면서 거짓말처럼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지금 아랍권도 예측불허다. 도화선을 당긴 튀니지에서는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예멘·요르단 등에서도 시위가 번지고, 인터넷·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위력을 따라 인접국에도 빠르게 영향이 스며들고 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그동안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 보루 역할을 해 그의 운명이 주목된다. 이집트가 독재체제로 재편성될 것인지, 민주화를 이룰 것인지, 강경 이슬람 국가로 변신할 것인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21세기 중동질서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를 수도 있지만 이집트는 북핵 문제 등에서 한국 입장을 지지해온 중동외교의 교두보다. 외교적·경제적 비중을 고려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가.
  • [이집트 유혈시위] 무바라크 가고 술레이만 시대 오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에 대한 무마책으로 내각 해체와 함께 30년 만에 처음으로 부통령직을 부활,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76) 정보국장을 지명했다. 이를 두고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둘째아들 가말 무바라크에게 정권을 이양하려 고심하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포기하고 술레이만 후계 체제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어찌됐든 무바라크가 부자 세습은 포기한 것이라는 게 현지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말의 최측근이자 이집트 최대 철강 업체의 회장인 아메드 에즈가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에서 사퇴한 점과 가말은 물론 첫째 아들인 알라가 가족과 함께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는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1952년 이후 이집트의 모든 대통령은 군 출신이다. 술레이만 역시 군에서 경력을 쌓아 중장까지 오른 뒤 1993년부터는 정보국장에 오른 인물이다. 무바라크 대통령 역시 그를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무바라크 대통령이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총격을 받았음에도 살아남았던 것은 술레이만의 주장대로 카이로에서 방탄 승용차를 공수해 왔기 때문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국방장관과 함께 무바라크에게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는 30일 영국 더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태를 마무리하고 후계자가 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바라크 시대‘와의 단절을 원하는 국민들이 무바라크의 최측근인 술레이만을 아직까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군부가 그의 손을 들어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집트 유혈시위] 상점 약탈·교도소 탈주극까지… ‘무법천지’된 문명발상지

    [이집트 유혈시위] 상점 약탈·교도소 탈주극까지… ‘무법천지’된 문명발상지

    30년 철권 독재자를 끌어내리려는 이집트 국민의 민주화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두려움을 잊은 시위대와 실탄을 쏘며 유혈진압에 나선 경찰이 충돌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력이 시위 진압에 집중되면서 치안 공백이 빚어져 상점 약탈과 교도소 탈주극이 일어나는 등 무법천지가 펼쳐지고 있고 부유층의 탈출도 시작됐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본떠 ‘코샤리(이집트의 전통음식) 혁명’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는 엿새째 계속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날 내각 교체를 단행했지만 불타오르는 민심을 진화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 카이로 시민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바라크의 퇴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카이로 남부의 베니 수에프 지역에서 경찰이 경찰관서를 공격하는 시민들에게 총을 쏴 17명이 숨지는 등 30일까지 최소 150명이 숨졌다. 이집트 당국은 오후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통금시간으로 정했으나 흥분한 시민들은 카이로 알 타흐리르 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구호를 외치며 밤을 지새웠다. 언론 탄압도 이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나스 알 피키 정보장관이 카타르에 본사를 둔 알자지라 방송의 이집트 방송 면허를 취소하고 취재증을 회수하는 등 이집트에서의 모든 활동을 금지시켰다. 이어 국영 위성방송사업자 나일새트는 30일 알 자지라 방송의 송출을 중단했다. 한편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 주말 수도 카이로를 떠나 홍해 연안의 휴양지 샤름-엘 셰이크로 거처를 옮겼다는 보도도 나왔다. 2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샤름-엘 셰이크에 거주하는 복수의 주민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곳에 있다고 확신했다. 한 호텔의 직원은 “이곳으로 오는 도로는 바리케이드 등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군중들이 이곳에서 무바라크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 DPA는 30일 이집트 국영 방송을 인용,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오전 한 부대의 작전 지휘부를 방문했으며 새로 임명한 국방 장관 등 군 수뇌부와 만났다고 전했다. 카이로 등 주요도시에는 치안 공백을 노린 범죄가 잇따랐다. 대통령궁 인근 헬리오폴리스 지역을 포함한 카이로 곳곳에서는 흉기를 든 괴한들이 슈퍼마켓과 쇼핑몰에서 물건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소 3곳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탈옥해 경찰과 총격을 벌이면서 사망자가 속출, 수십구의 시신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29일 미주와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거의 모든 대도시에서 이집트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반 무바라크 시위가 펼쳐졌고, 런던 주재 이집트 대사관 앞에도 100여명이 모여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신변 위협을 느낀 관광객이 무더기로 공항으로 몰리면서 29일 카이로 공항에는 출국 비행기를 타지 못한 일본 관광객 500명을 비롯해 수천명의 발이 묶였다. 각국은 이집트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자국민에게 당부했고 미국, 이라크 등은 소개령을 내렸다. 이집트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카이로 박물관도 28일 괴한들의 약탈로 피해를 봤다. 박물관 측은 “전시돼 있던 파라오 미라 2구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각 은행의 문도 모두 잠긴 가운데 지난 27일 10.52%의 폭락세를 보인 이집트의 주식시장은 31일까지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엉키는 중동… 꼬이는 美

    연초부터 중동 정세가 요동치면서 미국의 중동정책도 꼬이고 있다. 2주 전 서방이 지지하던 연립정부가 붕괴된 레바논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방 6개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는 나지브 미카티가 25일 총리로 임명됐다. 가뜩이나 진척이 없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은 알자지라 방송이 비밀 협상문건을 폭로하면서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레바논의 유력 야당 헤즈볼라가 미는 미카티 의원이 차기 총리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이 주재한 차기 정부 구성 회의에서 미카티 의원은 전체 국회의원 128명 가운데 과반인 68명의 지지를 얻었다.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이후 2005년 4월부터 7월까지 총리를 지낸 미카티 의원은 미국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통신재벌로 재산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미카티 신임 총리는 오는 27일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이며 레바논의 모든 정파가 이견을 극복할 것을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 침략에 저항하는 시아파 민병대에서 출발한 무장조직이자 의회에 소속 의원이 57명이나 포진해 있는 유력 정당이다. 2006년부터 친서방 레바논 정부에 7억 달러가 넘는 군사지원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였던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집권하면 미국의 지원을 계속 받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왔다. 미국이 중재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은 문건 폭로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23일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東)예루살렘 지역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넘기려 했다는 비밀문건을 폭로했다. 동예루살렘 귀속 문제는 평화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문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예루살렘의 유대인 거주 지역을 이스라엘에 주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과 이스라엘 경계 지역을 넘기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문건 공개 뒤 거센 반발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아랍권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선 ‘굴욕협상’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고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는 바람에 평화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폭로로 미국 정부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크롤리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갖고 있다.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문건 폭로로 달라지는 건 없다.”고 애써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예멘 ‘제2 튀니지’ 되나

    튀니지발(發) 시민혁명의 불길이 예멘으로 급속히 옮겨 붙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독재자들이 우려하던 ‘제2의 튀니지’ 사태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200여명의 언론인이 인권단체인 ‘사슬을 거부하는 여성 언론인’(Women Journalists Without Chains)의 수장이자 야당 소속인 타와쿨 카르만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카르만은 사나에서 열렸던 튀니지 ‘피플혁명’ 지지 시위에 연루된 혐의로 이날 새벽 붙잡혔다. 경찰이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언론인, 학생, 반정부 인사 등 19명이 체포됐다. 알자지라 방송의 카메라맨도 경찰에 폭행을 당했다. 남부 아덴시에서는 경찰의 발포로 1명이 숨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1일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집권당이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하는 개헌안을 의결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구자철 시프트’ 통했다

    준비는 끝났다. 박주영(AS모나코)의 공백을 채울 대안을 마련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쓰임새도 정해졌다. 실전만 남았다. 조광래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최종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UAE리그 선두 알 자지라를 제압했다. ‘쌍용’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이 나란히 골맛을 봤다. 지난달 30일 시리아전(1-0)에 이은 2연승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평가전의 핵심은 구자철(제주). 4-2-3-1포메이션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전반 45분을 뛰었다. 최전방 바로 아래서 경기를 조율하고, 골도 터뜨려야 하는 힘든 자리였지만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구자철은 새 자리에도 야무지게 적응했다. 세밀한 패싱플레이가 단연 돋보였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좌우날개 박지성·이청용과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좋았다. 볼을 끄는 법 없이 원터치로 툭툭 패스했다. 넓은 시야로 동료들의 찬스를 살렸고, 미드필더를 장악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됐다. 조 감독이 평소 강조하던 ‘스페인 축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전반 18분 페널티지역에서 원터치로 이청용에게 볼을 배달, 노마크 슈팅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37분엔 절묘한 스루패스로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로는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던 박지성이 자기 자리인 측면으로 돌아가 더욱 왕성하게 뛰었다. 박지성은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위협적인 돌파와 크로스로 펄펄 날았다. 아부다비에서 담금질을 끝낸 대표팀은 6일 오후 ‘격전지’인 카타르 도하로 입성한다. 도착 첫날 공식훈련장 알 와크라 스타디움에서 몸을 풀 예정이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총성은 울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내가 처벌되면 다음은 기자들” 어산지 “이스라엘 문서 폭로할 것”

    내부 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자신이 처벌될 경우 다음 차례는 다른 기자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22일(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상당히 고의적인 시도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모두 수정헌법 제1조의 재해석에 저항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기존 언론계에 촉구했다. 그는 자신에게 기밀 누설 모의 혐의가 적용된다면 비밀 취재원과 접촉하는 다른 기자들도 같은 혐의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산지는 또 23일 알자지라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6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관련한 문서 수천건을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발생한 제2차 레바논 전쟁 관련 극비문서와 지난 1월 두바이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의 암살사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연루됐음을 알려주는 문서가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산지는 또 이날 브라질의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미국과 관련해 더 폭발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아이티 콜레라 진짜 유엔군이 옮겼다”

    지난달 중순 아이티에서 발병해 21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콜레라의 원인은 현지에 주둔하고 있는 네팔 출신 유엔 평화유지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AFP통신은 감염자만 9만명에 이르는 콜레라의 원인이 유엔평화유지군이라는 조사결과를 담은 미발표 보고서를 프랑스 외교부가 전문가한테서 전달받았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콜레라 전문가 르노 피아로 교수가 지난달 아이티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티에는 1000명이 넘는 아이티 군·경이 평화유지군으로 주둔하고 있으며 네팔에선 올해 초 콜레라가 발병한 적이 있다. 이 소식통은 “콜레라가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했다.”면서 아이티 중부 아르티보니트 강과 인접한 미레발레 지역에 위치한 유엔군 기지를 지목했다. 그는 아르티보니트 삼각 지역의 박테리아 집중도와 확산 속도 등을 고려할 때 한번도 콜레라 발병이 없었던 아이티에서 다른 설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티보니트 강으로 배설물이 대량 유입됐다는 것이 가장 이치에 맞는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엔 대변인은 “그건 많은 보고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물론 유엔은 그 보고서를 매우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며 콜레라와 평화유지군은 관계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파키스탄 최대 도시 경찰건물 폭탄테러… 180명 사상

    파키스탄 최대 도시 경찰건물 폭탄테러… 180명 사상

    11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시 도심의 경찰 건물을 겨냥한 자폭테러가 발생, 적어도 3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경찰 간부인 아프티카르 타라르는 “무장 괴한들이 먼저 경찰범죄수사국(CID) 본부를 습격, 경찰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인 다음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본부 건물로 돌진했다.”고 발표했다. 폭발물이 터지면서 CID건물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건물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잔해 밑에 깔렸다. 희생자 중에는 경찰관 10여명과 함께 여성과 어린이들도 포함됐다. 40명 정도는 붕괴된 건물 안에 갇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ID 주변의 다른 건물과 상점들도 파손됐다. 테러 현장에는 지름 12m, 깊이 4m의 웅덩이가 생길 만큼 폭탄의 위력은 엄청났다. 파키스탄 측은 2008년 9월 6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슬라마바드의 5성급 메리어트호텔에서 일어난 자폭테러와 맞먹는 폭탄 규모라고 설명했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를 비롯, 현지 언론들은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TTP는 “다음 공격 목표는 파키스탄 대통령 관저”라고 위협했다. 테러를 당한 CID에는 당시 6명 이상의 주요 테러범과 탈레반 대원 1명이 구금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CID는 경비 및 보안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정부의 요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청사다. 인구 16만명의 카라치는 파키스탄의 경제·금융·증권의 중심지로,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군대가 사용하는 항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TTP는 지난 3년간 친미정부 전복을 기치로 내걸고 정부 청사나 경찰서, 외국 관련 시설 등을 상대로 수시로 폭탄 테러를 일삼았다. 이들의 테러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3800여명에 이른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절망의 막장서 ‘희망캠프’로…지구촌 인간승리에 감동

    절망의 막장서 ‘희망캠프’로…지구촌 인간승리에 감동

    “비바, 칠레.” 지하 700m 갱도에서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를 실은 캡슐 ‘피닉스’(불사조)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광부 가족들을 비롯해 칠레 국민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영상 3~4도의 차가운 사막의 밤은 69일 만에 맞은 뜨거운 만남에 후끈 달아올랐다. 69일간의 가혹한 지하생활을 버텨낸 광부들, 애를 태우며 무사생환을 기원한 가족들, 첨단 기법에 장비까지 동원하면서 최선을 다한 구조팀 등 모두는 서로 감사했다. 축하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의 춤을 추는 등 광부 가족들이 머문 ‘희망캠프’는 축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칠레 전역 교회에서는 광부가 구조된 순간 일제히 종소리가 울려퍼진 데다 거리의 차들도 경적을 울리며 환영했다. 나아가 지구촌은 리얼리티 쇼와 같은 ‘인간 승리’, ‘기적의 생환’에 감동했다. ●희망이 실현됐다 아발로스는 33명의 광부 가운데 첫 번째로 구조 캡슐에 올랐다. 지하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희망을 잃지 않는 동료들의 생존투쟁을 담아 지상으로 전달했던 그다. 이른바 ‘갱도 속 카메라맨’이다. 그동안 아발로스가 보여준 침착성과 리더십이 첫 구조자로 선정된 이유다. 아발로스는 캡슐을 타고 구출되는 과정의 정보를 나머지 32명의 동료들에게 알리는 임무를 수행했다. 아발로스는 캡슐에 탄 지 17분 만에 부축 없이 캡슐에서 걸어 나왔다. 신선한 공기를 들이켰다. 그리고 달려든 아내와 아이, 친척들에게 “치, 치, 치, 레, 레, 레(칠레)”라고 소리 지르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구조대원,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과도 차례로 껴안았다. 피녜라 대통령은 아발로스가 등장하자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칠레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했다. 두 번째 구출자 마리오 세풀베다가 나오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마리오, 마리오”를 외쳤다. 세풀베다는 지하 갱도에서 들고 나온 바위 조각을 피녜라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 세 번째로 생환한 후안 일라네스는 캡슐을 탄 17분간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네 번째로 나온 유일한 외국인으로 볼리비아 출신인 카를로스 마마니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모두에게 감사한다.”면서 “다시는 광산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빛을 다시 본 광부들은 모두 면도를 말끔하게 하고, 구조팀이 지급한 안전복으로 갈아 입고 나온 까닭에 말쑥하고 건강해 보였다. 구조팀은 몸 상태가 좋은 아발로스 등 4명을 먼저 끌어올린 뒤 고혈압·당뇨·피부질환 등을 앓는 광부들을 구출했다. 맨 마지막엔 작업반장이자 리더인 루이스 우르수아를 구조할 계획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희망캠프라는 이름은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이름이었다.”면서 “이곳에 담긴 정신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기념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레를 넘어 전 세계에 희망과 기적의 메시지를 전하는 곳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희망캠프에서는 지난 8월 5일 갱도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래 광부 가족들이 눈물을 웃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면서 매몰된 광부들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광부 아리엘 티코나가 매몰된 사이에 태어난 ‘희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도 엄마의 품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티코나 가족은 무사생환을 기원하며 딸의 이름을 스페인어로 ‘희망’을 뜻하는 ‘에스페란사’로 지었다. ●구조는 과학이었다 아발로스를 태운 캡슐이 지상 가까이 도달했다는 사이렌이 울리자 모두 숨을 죽였다. 아발로스가 나오자 비로소 어둠 속의 사막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구출된 광부들은 헬멧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검은 선글라스, 긴팔 옷, 혈전 방지를 위한 특수 양말, 지상과 교신하기 위한 통신장비인 헤드폰과 마이크, 심장박동과 호흡·체온 등을 잴 수 있는 생체 모니터 고정 벨트 등을 착용했다. 또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아스피린을 복용했다. 광부들은 700m 지점에 있는 대피장소에서 캡슐에 탑승하는 지하 622m에 있는 구조작업장까지 이동, 한 명씩 차례를 기다렸다. 구조된 광부들은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이틀간의 정밀 진단을 위해 코피아포 시내의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광산구조 전문가 마누엘 곤살레스는 전날 캡슐을 타고 갱도에 내려가 광부들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구조팀은 유례없는 장기간의 구조작업을 위해 생필품 보급로 확보와 각종 지질조사, 장비점검 등을 마친 뒤 사고 25일 만인 지난 8월 30일부터 굴착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17일 광부들이 갇힌 지점까지 작은 구멍을 파는 데 성공한 구조팀은 3주 동안 광부들을 끌어올릴 캡슐이 오르내릴 수 있을 만큼 넓은 통로를 뚫었다. 구조작업에는 광산기술자, 구조 전문가, 의료 요원 등 250여명이 동원됐고,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구조현장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칠레 국내외 취재진이 무려 2000명을 넘었다. 취재진이 너무 많이 와 기자들에게 나눠줄 배지가 동나는 바람에 즉석에서 아이디를 발급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CCTV, 아랍권 보도 위성채널인 알자지라 방송도 현장에 기자를 파견, 속보를 전했다. 각국 포털과 매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구조 관련 속보를 쉼 없이 내보냈다. 구조의 모든 상황은 돌발 사태를 우려, 30초 이상의 시차를 두고 칠레 국영TV를 비롯해 미국 CNN, 영국 BBC 등이 생중계했다. 사진기자와 카메라는 90m쯤 떨어진 지정 장소에서 현장을 촬영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전 세계가 영원히 잊지 못할 멋진 밤”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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