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알아사드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광고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민간업체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관광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정용화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8
  • 미국, 바그다드 IS 첫 공습… 시리아로 확전 임박

    미국, 바그다드 IS 첫 공습… 시리아로 확전 임박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가 있는 시리아를 공습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군 중부군사령부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IS를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군의 진격에 맞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을 처음으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시작된 이후 162차례 실시된 미군의 공습은 주로 이라크 북부지역 모술댐 주변에서 이뤄졌다. AP통신은 “바그다드 인근 공습은 시리아를 포함한 공습 범위 확대의 뚜렷한 징후”라고 분석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플로리다주 템파에 있는 중부군사령부를 찾아 공습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전술을 보고받는다. 중부군사령부는 이라크와 사리아를 비롯한 중동지역 20개 국가를 관할하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다면 IS뿐만 아니라 IS와 맞서는 시리아 정부군도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AFP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의 방공 시스템도 미군 공습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고위 관료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알아사드 정권과는 절대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들이 공습에 동참할 뜻을 밝힌 것도 미국의 결단을 재촉하고 있다. 공습 명분도 충분히 쌓였다.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30개국 대표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이라크 평화 안보 국제회의’를 열고 “IS와 싸우는 이라크에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비록 시리아 공습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IS 격퇴라는 대의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시리아 공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IS 격퇴에 꼭 필요한 이란과 터키가 도와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같은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까지 위태롭게 만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이 공조를 요청했지만 ‘더러운 손’을 잡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 중 유일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국이자 시리아 및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도 주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IS 자원자들이 터키 국경을 통해 시리아로 들어오고, 터키에서 이뤄지는 석유 밀매가 IS의 자금줄인 만큼 터키의 동참이 절실하다. 그러나 터키는 IS에 붙잡힌 46명의 인질 보호와 자국 내 테러 위협을 들어 참전하기를 꺼리고 있다. 국민 대부분이 IS와 같은 수니파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오바마 시리아 공습 결단] 韓 인도주의적 지원 등 37개국 지지 표명 中도 “협력”… 러 “美, 국제법 위반” 비난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전략 발표에 맞춰 배포한 자료에서 한국을 포함해 37개국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37개국 가운데 인도주의적 지원 국가로 분류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등 10개국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IS의 테러 행위를 척결하고자 하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도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협력해 테러리즘을 타격해 나가야 한다”며 원칙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와 유엔의 승인 없는 미국의 공습은 심각한 도발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 협조가 꼭 필요한 아랍국가들도 소극적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랍연맹이 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개별 국가들의 속내는 시큰둥하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에 대한 불신 탓이다. 같은 수니파인 IS를 공격하는 것도 부담이다. FT는 걸프국들이 전면 지원이 아닌 정보 제공 같은 측면 지원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바마 시리아 공습 결단] 분노한 美여론 11월 중간선거 역풍 우려… ‘IS 뿌리뽑기 전쟁’

    [오바마 시리아 공습 결단] 분노한 美여론 11월 중간선거 역풍 우려… ‘IS 뿌리뽑기 전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5분 동안 진행한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소탕 관련 대국민 연설은 한 달 전과 달리 단호한 화법으로 좀 더 심도 깊은 전략을 담고 있다. 지난달 7일 이라크 IS 공습 발표가 이라크 내 자국민의 생명 위협에 따른 제한적 결정이었다면 이번에는 IS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가 뿌리 뽑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IS 공습을 시작한 뒤 한 달여 만에 시리아 공습 계획 등 한 발 더 나아간 IS 소탕 전략을 밝힌 것은 지난 3주 새 미국인 기자 두 명이 IS에 의해 참수당한 사건으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전쟁을 끝낸 오바마 대통령이 또 다른 전쟁을 주저하면서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하자 ‘나약한 대통령’이라는 비판과 함께 미국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렇게 악화된 여론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등을 포함한 ‘IS 뿌리 뽑기’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IS가 단지 이라크 등에서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0%는 IS가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고 71%는 ‘미국 내 IS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9·11 테러 발발 13주년을 하루 앞둔 미국에서 알카에다보다 IS가 더 위협적인 테러리스트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소탕하기 위해 칼을 뽑아들었지만 갈 길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은 우선 IS 공격을 위해 동맹국들은 물론 지역 협력국들을 끌어들이는 다자주의적 개입을 강화하려고 하나 아직까지 선뜻 행동으로 나서는 나라는 없는 상황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유럽과 중동 우방국들을 직접 방문해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IS와의 이해관계가 많지 않은 국가들은 군사행동 등 개입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정부군과 연계된 이라크 IS 공습과 달리 미국이 반대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손잡지 않고 시리아 IS를 격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리아에 지상군을 보내지 않고 IS를 제대로 타격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에는 군을 보내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IS에 대한 정보를 얻어 선별 타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공습은 우리가 정하는 시간·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습 발표와 동시에 행동을 개시했던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 공습이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시리아 공습 주저 않겠다”…IS 응징 천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 대책과 관련,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시리아로의 공습 확대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 테러 13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9시 백악관 스테이트 플로어에서 한 정책연설을 통해 “미국을 위협하면 어디든 안전한 피란처가 없다는 것을 IS가 알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IS는 이슬람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라는 두 가지 점을 분명히 하자”고 단언한 뒤 “우리의 목적은 분명하다. IS를 분쇄하고 궁극적으로는 파괴할 것”이라면서 ▲IS에 대한 체계적 공습 ▲이라크와 시리아 내부세력 지원 ▲실질적인 테러방지능력 강화 ▲인도적 구호노력 강화 등 4대 원칙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주저해 온 시리아 공습을 천명한 그 자체로 대(對) 중동전략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공습 계획과 관련해 시리아 공습 방침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IS 격퇴를 위해 체계적인 공습을 단행할 것이며, 이라크 정부와 더불어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인도적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의 노력을 확대해 그들이 어디에 있든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를 끝까지 추적해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 우군 지원 대책에 대해서는 “우리는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믿지 않는다. 대신 IS와 같은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는 (온건한)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의회에 시리아 온건 반군을 훈련시키고 지원할 수 있는 추가 권한과 자원을 승인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라크와 관련해 “지난 6월1일 수백 명의 미군을 파견했고 그들이 임무를 완수해 새로운 이라크 정부가 들어섰다”면서 “훈련, 정보습득, 장비 등의 측면에서 이라크 및 쿠르드군을 돕기 위해 475명의 미군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은 전투임무를 띠고 있지 않다”면서 지상군 파병은 없을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미군 추가 파병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는 약 1천6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방지 대책과 관련, “IS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실질적인 테러방지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자금 차단, 정보능력 확대, 방위능력 강화, 외국인 IS요원 유입 차단 등의 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적 구호노력과 관련해선 “테러조직에 의해 쫓겨난 수만 명의 기독교도 및 종교적 소수계 뿐 아니라 수니와 시아 무슬림을 포함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앞으로 이들이 고향땅에서 강제로 밀려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대 전략 설명 후 “IS와 같은 암(cancer)을 근절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번 대(對)테러 캠페인은 우리의 공군력과 (이라크·시리아) 지상 파트너에 대한 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꾸준하고 단호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노력에 광범위한 동맹과 파트너들이 동참할 것이며 이미 많은 동맹이 이라크 공습에 나섰고, 이라크 보안군과 시리아 온건 반군에 무기와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이 IS 위협을 물리치기 위한 광범위한 연합전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IS 격퇴를 위해 국제연합전선을 추진 중이며, 현재 37개국과 아랍연맹 등 국제기구가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처하는 데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확보했고, 나는 IS 위협을 격퇴하고 물리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으로 시리아 공습을 감행하더라도 미 의회의 승인절차 없이 언제든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 오바마 “IS는 암덩어리…반드시 응징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대책과 관련,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미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을 통해 IS를 박멸해야 할 ‘암덩어리’로 다시 규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 참수 사건을 거론, “IS와 같은 암덩어리를 뿌리 뽑는 것은 쉽지도 않고 단시간에 금방 끝날 일도 아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응징해 정의가 실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자들을 체포하고 끝까지 추적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할 것”이라면서 “미국인을 보호하고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직접적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시리아 내 IS 기지에 대한 미국의 직접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이라크 내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선 “전투병이 이라크에 다시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이 다시 이라크의 지상전으로 끌려 들어가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절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리아 정부가 전날 자국의 승인없는 행동을 침략이라고 경고하면서 테러 근절을 위한 서방과의 협력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 “IS의 테러 위협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현 시리아 정부)과는 협력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시리아 내 공습 결정 시 시리아 정부 동의 없이 IS 목표물을 타격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보인다.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 축출을 추진해 온 오바마 행정부는 비록 시리아 내 IS 조직 소탕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더라도 현 정권과는 절대 손을 잡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와 거리두는 힐러리

    오바마와 거리두는 힐러리

    미국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힐러리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이 발호하도록 만든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특히 시리아 내전 사태를 거론하며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적 무장세력에 길을 열어준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전 초기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향해 저항했던 신뢰할 수 있는 반군세력들을 무장화하는 데 실패했고, 그에 따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힘의 공백’을 채우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집권 1기 국무장관을 지냈던 힐러리 전 장관은 시리아 내전 초기 반군을 무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전 장관은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Don’t Do Stupid Stuff)는 말은 원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처하는 거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지하디스트들의 부상이 유럽과 미국에 끼치는 파괴력으로,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봉쇄와 억지, 격퇴로 요약되는 큰 틀의 대응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전 장관이 ‘정치적 동반자’였던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본격 시작하는 신호탄이라고 워싱턴 정가 소식통들은 해석하고 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지지율로는 사상 최악을 기록 중인 오바마 대통령과의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페친 타고 ‘지하드’로 건너간 유럽 10대들

    셀마 압둘은 감자 튀김을 좋아하고 하루 종일 아이폰 5를 손에서 놓지 않는 평범한 18세 소녀였다. 아버지는 10남매 중 막내인 그를 ‘달링’이라고 부르며 아꼈다. 프랑스 파리 외곽에 살던 셀마는 3년 전 학교에 갔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가족들은 나중에야 그가 내전 중인 시리아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지하드’(이슬람 성전) 조직원 모집 때문이었다. 셀마는 중동 지하드 조직에 가입하려고 베를린, 런던 등 유럽 전역에서 모여든 많은 젊은이들 중 하나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8일(현지시간) ‘젊은 유럽인들이 지하드 조직원이 되는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서방의 안보 위협 세력으로 떠오른 유럽의 지하드 전사를 집중 조명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국제 급진주의 세력’ 조사에 따르면 이미 2000여명의 유럽인이 시리아로 건너갔다. 프랑스 정부는 700명의 젊은이들이 자국을 떠났다고 추산한다. 영국 500명, 독일 300명, 네덜란드는 100명 정도다. 지난 5월엔 시리아에서 첫 미국인 자살폭탄 지원자가 나오기도 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이들이) 우리에게 조만간 닥칠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젊은이들이 지하드에 빠진 이유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대량학살에 대한 분노부터 새로운 종교에 대한 이상주의까지 다양하다. 특히 지하드 조직의 리더들은 소셜미디어나 유튜브를 통해 ‘순교’와 ‘충성심’으로 포장된 감성적 메시지로 10~20대를 끌어모은다. 대니얼 퀼러 국제 지하드조직 전문가는 “실업·가족 불화 등에 지친 젊은이들을 선동하는 것”이라면서 “젊은층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셀마도 페이스북을 통해 무슬림과 접촉했다. 가족들은 “친구를 찾으려다가 테러리스트를 만났다”고 흐느꼈다. 공명심도 이용한다. 지하드 조직은 ‘웅장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선전한다. 전문가들은 “열정적으로 빠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이들이 사명감에 도취돼 지하디스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애도 수단이다. 지난해 말 이슬람으로 개종한 헬렌 펠리어는 이집트로 가려다 가족들에게 붙잡혔다. 그의 휴대전화에서 “가족을 버리고 이집트로 오라”는 지하디스트 애인의 메시지가 발견됐다. 헬렌의 어머니는 “16세인 내 딸은 사춘기였고, 사랑에 빠졌고, 세뇌당했다”고 말했다. 최근 셀마의 가족도 수소문 끝에 이스탄불에 있던 셀마를 찾아 함께 돌아왔다. 그러나 셀마는 지하드 조직원과 결혼한 상태였다. 셀마를 돌려보내라는 위협에 시달리던 오빠 이브라힘은 최근 FBI에 편지를 보내 이렇게 호소했다. “세계가 지난 4월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돕고 있어요. 하지만 유럽에 살고 있던 소년·소녀들이 어디로, 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제발 이들을 도와주세요.”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내전·뇌물에 찌든 삶… ISIL이 준건 통제·안정

    내전·뇌물에 찌든 삶… ISIL이 준건 통제·안정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이라크와 옛 레반트 지역(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에서 신정(神政)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ISIL은 올 초 점령한 시리아 북부 도시 라카에서 자신들의 ‘이상향’을 실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슬람국가의 사실상 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 라카 주민 한 명을 비밀 취재원으로 고용해 그가 전한 생활상을 24일 보도했다. 내전에 찌든 알레포에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던 카드리는 죽음만은 피하자는 심정으로 ISIL에 충성을 맹세한 뒤 라카로 이주했다. 카드리는 “라카에는 다른 시리아 지역에는 없는 질서와 안전이 있다”고 말했다. ISIL이 강요하는 엄격한 계율만 지키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ISIL은 라카를 점령하자마자 가장 먼저 3개뿐이던 기독교 교회의 십자가를 떼어냈다. 교회 건물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순교자’들의 행적을 선전하는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마을 곳곳에 걸려 있던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의 초상화도 모두 떼어내고 대신 자신들이 옹립한 칼리프(통치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얼굴로 대체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알아마시광장은 철제 담장으로 둘러쳐졌다. 카드리는 “말 그대로 ‘이슬람국가’가 건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둑의 손목은 광장에서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절단됐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도 금지됐고 기도 시간에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한다. 전기와 물은 하루 4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신앙 경찰’이 들이닥쳐 버스를 세운 뒤 얼굴을 완벽하게 가리지 않은 여성을 끌어냈다. 경찰관은 이 여성이 집에 돌아가 율법에 맞는 복장으로 갈아입고 온 뒤에야 버스를 출발시켰다. 숨 막히는 통제가 가져다준 것은 안정이었다. 알아사드 정권의 관리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줘야 했던 상인들은 두 달에 20달러만 내면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떠오른 다혈질의 젊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도 이젠 ‘통치의 기술’을 터득했다. 조직 충성도가 높은 이들을 각 조직과 지역 곳곳에 감시자로 배치해 통제의 끈을 조이는 한편 ISIL의 권위에 복종만 하면 누구든 생업을 이어 갈 수 있게 했다. 전쟁에 지친 시리아 주민들은 점차 ISIL을 지지하고 있다. 더욱이 중동 각국의 수니파 원리주의자들이 라카로 오고 있다. 튀니지와 리비아에서 온 이들이 검문소를 지키고, 전력을 통제하는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며, 요르단에서 온 의사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 형제들이여, 라카로 오라”는 알바그다디의 선동이 동영상 속의 공허한 외침만은 아닌 것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웃들도 발 담근 이라크 내전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종파 내전’이 점차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가 풍전등화에 놓인 이라크 시아파 정권을 구하기 위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를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ISIL은 시리아 내 반군세력과 동맹을 맺어 맞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비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란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비행장에 정찰용 무인기(드론)를 띄우고 군사 장비, 보급품과 원조 물자까지 공급하고 있다. 통신 감청을 위한 정보부대도 파견했다. NYT는 “정보 수집을 통해 이라크 정부를 도우려는 포괄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 사령관 카셈 술레이마니 소장은 최소 두 차례 이라크를 찾아 군사자문관들의 전략 수립에 일조했다. 쿠드스의 장교 10여명은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2000명이 넘는 시아파 민병대를 동원하는 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도 ISIL을 공격했다. AP통신은 지난 24일 서부 국경도시 알카임을 공습한 것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라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습으로 최소 57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 NYT는 “알아사드가 ISIL을 표적으로 삼은 것인지, 이란이나 이라크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불분명하나 미국·시리아·이란이 공통의 적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란과 시리아는 미국의 ‘숙적’이지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이란-이라크-시리아로 이어지는 시아파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리아는 자국 반군 중 가장 위협적인 ISIL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미국과 예기치 않은 ‘동맹’이 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이란, 시리아, 이라크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ISIL의 기세는 꺾이지 않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시리아 서부 이라크 접경 지역에서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한 시리아 반군이 ISIL과 동맹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동맹은 ISIL이 시리아와 연결된 이라크 동부 알카임 양쪽의 국경검문소를 모두 장악하게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SOHR은 설명했다. ISIL은 당초 시리아 반군의 한 분파였지만 도중에 그룹에서 이탈해 알카에다로부터 ‘파문’당한 바 있다. ISIL은 이날 바그다드 북쪽의 유전지대를 공격해 최소 세 곳의 소규모 유전을 장악하고, 이라크 내 최대 공군기지를 공격하는 등 공세를 이어 갔다. 이런 가운데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이날 ‘이슬람 종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구성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아예 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 중고 수호이 전투기를 들여와 작전에 투입하기로 했다. 더욱이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까지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더 꼬이게 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라크군 지휘하는 이란… 중동 장악 야심

    이라크군 지휘하는 이란… 중동 장악 야심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이라크 사태에 점점 깊게 개입하고 있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손에 이라크가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란의 이라크 지원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를 구축해 중동의 지배자가 되려는 야심이 어른거린다. 이란의 개입이 중동을 종파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이란 정예부대 ‘쿠드스’(Quds)의 카셈 술라이마니 사령관이 바그다드에서 이라크군을 돕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이란군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술라이마니는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의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ISIL 격퇴 전략을 짜는 등 사실상 이라크군을 지휘하고 있다. 서방의 협공 속에서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시아파 정권을 지켰던 쿠드스가 이라크 시아파 정권의 수호자로 나선 것이다. AP에 따르면 술라이마니의 이라크군 지휘는 미국에 사전 통보됐다. 이란의 지원 덕택에 그동안 이라크에서 ‘시아파 독재’를 해온 누리 알말리키 총리도 강경 노선을 고수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알말리키 총리가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포용하는 범종파적 정부를 꾸리라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한 채 시아파 민병대를 모집하는 등 종파분쟁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적극적 개입’은 미국의 ‘소극적 개입’ 때문에 가능해졌다. 미국은 이라크전 종전 선언과 철군으로 다시 지상군을 투입하기 어려운 처지이지만, 이란은 ISIL과 전쟁을 직접 수행해 전리품으로 이라크를 완전한 ‘시아파 국가’로 만들고 싶어한다. 더욱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5년 동안 ‘숙적’이었던 미국과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ISIL 격퇴’라는 공동의 목표가 생겼다. AP는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 내 이란 영향력 차단이었다”면서 “ISIL 봉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던 우호 관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1980년대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원해 이란과 8년 동안 전쟁을 치르게 할 정도도 이란 억제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란의 ‘시아파 벨트’ 구축은 중동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국가들을 자극할 게 뻔하다. 당장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날 내각회의를 열고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를 억압하는 종파정책을 편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면서 “이라크 사태에 외국의 개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서부와 180㎞에 걸쳐 맞닿아 있는 요르단도 국경 방어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미국과 이란이 ISIL의 봉기를 진압한 뒤에는 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사태 진압 후 종파를 아우르는 친미정권을 세워 세계 제2의 산유국을 계속 자국의 통제하에 두려 하겠지만 이란은 이라크를 영원한 시아파 국가로 남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파와 국가의 이익을 위한 합종연횡으로 중동 정세가 다시 짜여지고,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이 격해져 제3차 걸프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라크 ‘암흑 삼국시대’로 가나

    이라크 ‘암흑 삼국시대’로 가나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촉발한 종파 분쟁이 이라크를 쪼개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동 전체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ISIL의 갑작스러운 진격이 이라크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으며, 어쩌면 중동 전체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불과 사흘 만에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중 30%를 장악한 ISIL은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60㎞ 떨어진 바쿠바로 진격하던 중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ISIL 대변인은 “칼리프가 다스리는 바그다드로 가자. 우리는 풀어야 할 원한이 있다”고 위협했다. 또 바그다드 남쪽에 있는 시아파의 성지 카르발라와 나자프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정권을 이끌며 그동안 수니파를 탄압해 온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정부군이 맥없이 무너지자 시아파 성직자들에게 민병대를 창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시아파 성직자 모크타다 알사드르는 3000명 규모의 민병대를 꾸려 바그다드 북부에 급파했고, 시아파 최고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무기를 들고 일어나 테러리스트(수니파 무장단체)와 맞서자”고 촉구했다. 시아파 민병대와 ISIL이 맞붙으면 최악의 종파 내전으로 치달을 게 뻔하다. 혼란을 틈타 이라크 북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도 분리독립에 나섰다. 쿠르드족은 지난 23년간 북동부에서 제한적 자치권을 누렸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독립의 꿈을 이루려는 것이다. 쿠르드자치정부(KRG) 군 조직인 페슈메르가는 이날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전격 점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라크가 남부 시아파, 중부 수니파, 북부 쿠르드족이 각각 지배하는 나라로 분열될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내전에 주변국들까지 개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를 위해 군사 지원에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알말리키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혁명수비대 소속의 특수부대를 보내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ISIL이 이란·이라크 국경 100㎞ 이내에 접근할 경우 폭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사태도 더 꼬이게 됐다. ISIL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과 싸우는 반군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에서 탈퇴해 총부리를 오히려 SNC에 겨누었다. 이라크 점령지에서 무기와 현금, 병력을 확충해 세력을 한껏 키운 ISIL이 시리아 정부군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어 SNC를 지원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서방의 계획은 더 힘들게 됐다. 이라크에 파견됐던 총영사 등 자국민 80명이 ISIL에 납치된 터키도 전투에 끼어들 태세다. 1000만명에 이르는 터키 쿠르드족까지 분리독립에 나선다면 피아 구분이 힘들어지는 복잡한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무장대원이 1만명에 불과한 ISIL이 파죽지세로 이라크를 점령해 나가자 미국은 군사개입을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1년 말 가까스로 이라크 전쟁에서 발을 뺀 뒤 ‘소극적 개입주의’로 돌아선 미국이 다시 군대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투표시간까지 연장하며… 각본대로 권좌 오른 그들

    ■ 이집트 시시, 대통령 당선 확정… 최종 투표율 50%도 안 돼… 정당성 얻으려다 출발부터 ‘굴욕’ 압둘팟타흐 시시(60) 전 이집트 국방장관이 결국 새 대통령이 됐다. 선거일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에 시작부터 ‘굴욕’을 겪었다. 3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시시가 득표율 96.9%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안와르 엘아시 선관위원장은 유권자 5400만명 중 시시가 2378만 표를 획득했으며 유일한 경쟁자인 함딘 삽바히는 3.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종 투표율은 47.4%에 불과했다. 2012년 대선 투표율 52%보다도 4% 포인트가량 낮다. 당초 시시는 대선 투표율이 74% 정도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을 몰아낸 그는 이번 투표율을 통해 전 정권 축출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되레 정치적 타격만 입었다. 시시는 첫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 이집트 재건을 위해 일해야 할 시간”이라며 자축했지만 당장 해결할 과제가 산더미다. 무르시 지지파는 ‘제3의 혁명’을 촉구하며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빈약한 경제도 걱정이다. 낮은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축소로 이집트는 수년간 빈곤 상태다. 아랍의 봄 이후 가계경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못 느낀 이집트인들이 민주화보다 경제 부흥을 외친 시시를 선택한 만큼 경제난 타파가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시시가 공포정치를 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이집트 내무부는 인터넷 감시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정치적으로 제약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대통령이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보호하는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리아 알아사드 3선 연임 확실시… 투표자 많단 이유로 5시간 연장… 동·북부선 투표 못해 ‘반쪽 대선’ 3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16만명이 숨진 시리아에서 3일(현지시간) 대선이 실시됐다. 결과는 5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48) 대통령의 3선 연임이 확실시된다. 어차피 이번 선거는 알아사드가 당선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반쪽짜리’ 선거이기 때문이다. 반군이 장악한 동·북부 지역에 투표함조차 설치되지 않아 수백만명의 표가 공중에 날아갔고, 상대 후보들은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조차 없었다. 투표는 당초 오후 7시 종료 예정이었지만 “투표 대기자가 너무 많아 시간을 연장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원칙 없는’ 발표에 밤 12시쯤 끝났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 등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유권자들이 전국 9601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앞으로 7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무부는 유권자가 1580만명이라고 밝혔지만 알레포를 비롯해 약 60%에 이르는 정부군 통제 밖의 지역에선 투표가 진행되지도 않았다. 난민 270만명 가운데 20만명만 투표권이 허용됐다. 이에 대해 CNN은 “역사상 가장 괴이한 민주주의의 패러디”라고 촌평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번 대선에 대해 “불명예스러운 선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선 후다. 알아사드가 또다시 당선되면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일가가 60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하며 2대째 장기 독재를 이어가게 된다. 이미 알아사드 일가의 독재 정권 타도를 내걸고 2011년 3월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 국민 3분의1이 난민이 됐다. 특히 선거를 통해 명분을 쌓은 알아사드가 대대적인 반군 진압에 나설 것으로 예측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알아사드 대통령, 세번째 집권 공식화…선거 이후 대대적 반군 소탕작전 예고

    3년에 걸친 내전으로 16만명이 숨지고 9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에서 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제거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재하기만 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세 번째 집권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될 이번 대선의 의미와 전망을 짚었다. ●대선의 의미는? 알아사드가 당선될 수밖에 없도록 짜여 결과가 뻔하지만 이번 대선은 그의 정치적 수명이 한참 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반군은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 때문이지, 결코 국민의 지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는 7월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가 제거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대선으로 권력이 연장되면 반군 측의 예상과는 상황이 다르게 돌아갈 것이다. ●상대 후보는 있나? 시리아 정부는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걸 광고하며 입후보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슬림이 아닌 사람, 지난 10년 내에 해외에 거주한 적이 있는 사람이나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은 입후보를 금지시켰다. 따라서 해외에서 반정부 운동을 해 온 반군 측 인사들은 대권에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 후보가 있긴 하다. 전직 장관인 하산 알누리와 온라인에서 자신의 사진을 알아사드 사진의 아래에 올린 마헤르 알하자르가 출마했지만 둘 다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투표할 수 있는 장소는? 정부군이 장악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진행된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은 투표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투표를 하려면 전선을 뚫고 정부 장악 지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투표를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붙잡혀서 심문을 당할 것이다. ●투표를 거부할 수 있나? 정부는 투표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알아사드는 단독 출마한 지난 대선에서 97% 이상의 표를 얻었다. 반군은 투표를 거부하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달 28일 레바논에서 수십만명이 부재자 투표를 마쳤다. 그들은 투표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입국이 거부될까 봐 두려워했다. ●대선 이후 시리아 상황은? 선거는 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불투명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알아사드는 대선 승리를 국민이 자신에게 반군을 무력으로 제압할 권한을 줬다고 해석해 더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일각에선 알아사드가 정치적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군사작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계의 창] ‘아랍의 봄’ 밀어내는 시리아·이집트 두 권력자 가상인터뷰

    [세계의 창] ‘아랍의 봄’ 밀어내는 시리아·이집트 두 권력자 가상인터뷰

    2011년 1월 튀니지에서의 재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독재자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법의 심판대에 세워질 때도 그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지독한 내전으로 국토가 쪼개지고 지난달까지 16만 2000명이 사망했지만 여전히 시리아를 철권통치하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48) 대통령 얘기다. 왕정을 시행하지 않는 아랍권 국가 중 유일하게 2대째 40년 넘도록 독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다음 달 3일 자신이 당선될 수밖에 없도록 짜여진 대선을 통해 정권을 연장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이집트에서는 약 30년 동안 독재를 하던 군인 출신 대통령을 끌어내린 지 3년여 만에 다시 군부 권력자가 대통령이 되려 한다. 이집트 최초의 민주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을 몰아낸 압둘팟타흐 시시(59) 전 국방장관은 26~27일(현지시간) 이틀간 실시되는 대선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아랍의 봄’ 열풍과 국제사회의 민주화 노력에도 독재의 권좌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두 권력. 미국과 유럽의 주요 외신 기사와 관련 도서 등에 나타난 사실들을 바탕으로 가상 인터뷰를 구성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알라위파·기독교도 날 필요로 해… 전 세계가 하야 원치 않는다” 언젠가 내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피투성이로 모랫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뭘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와 내 나라 시리아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카다피의 부족 카다파는 세력이 워낙 강해서 카다피가 없어진 지금도 과도 정부군이라는 자들이 쉽사리 건드리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 알라위파는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뒤 처음으로 권력을 잡긴 했지만 고작 200만명뿐이다. 우리나라의 군대와 정치체제를 장악하고 있는 나와 우리 일족이 무너지면 인구의 9%에 불과한 알라위파가 무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74%에 달하는 수니파의 근본주의자들과 13%의 시아파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시리아보다 알라위파가 많은 나라는 없다. 시리아 밖에도 갈 곳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이 나라 인구의 9% 정도에 해당하는 기독교도들도 내가 없으면 한 명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물론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탄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을 보호해 온 내가 건재하는 한, 중동에서 시리아만큼 기독교도가 살기 좋은 나라는 없다. 기독교도들을 심하게 차별하고 박해한 리비아나 이집트에선 이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기독교도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처럼 나를 위해서라면 자폭도 주저하지 않는다. 알라위파와 기독교도들에게 알아사드의 시리아가 절실한 만큼 그들은 용맹하다. 카다피가 리비아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밀리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지 아는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미국과 서방 놈들이 하늘을 장악하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왜 내 나라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는 누구나 알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럼 러시아와 중국이 왜 지난 3년 동안 내 나라에 개입을 결정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4번이나 비토(거부권)를 행사했을까. 푸틴은 나를 버릴 수 없다. 왜냐하면 권위주의적인 그의 세상에서 나는 상징적인 푸틴이고 그래서 그는 내가 지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가. 푸틴은 내가 패배하는 세계에서는 그도 언젠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방위산업 관련해서 시리아와 총 40억 달러(약 4조 1000억원)어치의 계약을 맺고 있다. 우리는 2009년과 2010년에 러시아 무기를 사는 데 각각 1억 6200만 달러씩을 썼다. 5억 5000만 달러짜리 훈련용 전투기 공급 계약도 맺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러시아는 우리의 타르투스 항을 임대해서 해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이 패권을 휘두르는 세계를 저지하는 것이 지상 목표인 그들에게는 중동에 군항이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이 왜 우리 편을 드는지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만, 자기네 나라에서 독립을 원하는 티베트와의 문제도 있고 해서 기본적으로 ‘남의 나라 내부의 일에 외국이 간섭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때도 중국은 기권을 했지 않은가. 그럼 미국은 내가 내려가길 진심으로 원할 것 같은가. 이스라엘은. 이들이 또 하나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팔레스타인을 바랄 것으로 보이나. 한 번 잘 생각해 보시라. ■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前 국방 “무르시는 경제 살리기에 실패… 국민이 날 지지하는 이유다” 이집트 민중에게 경찰은 민중을 억압하는 권력이지만 군인은 영웅이자 혁명의 수호자로 각인돼 있다. 무바라크가 물러나고 국민투표에 부쳐진 헌법개정안의 찬성률이 77%에 달했던 이유는 그 개정안을 투표에 부친 것이 바로 최고군사위원회였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첫 번째 대통령도 군인이었다. 위대한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은 중령이었던 1952년 혁명을 일으켜 왕정을 폐지하고 이집트아랍공화국을 건설했다. 그 전까지 우리가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았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자그마치 2300년이다. 기원전부터 계속돼 온 이민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군인이었다는 말이다. 나는 지난 3월 군복을 벗기 전까지 평생을 군인으로 살았다. 나의 형제들은 재판관, 공무원이 됐고 사촌은 아라베스크 양식 가구의 세계적인 명인이었던 할아버지에게서 가업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나는 40년 이상을 군 기관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군이 운영하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군관 학교를 나와 장교가 된 것이 23세 때였다. 물론 이집트 국민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이유는 군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은 지난해 민중을 수호하는 군인으로서 테러집단의 수괴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한 내가 이 땅에서 무슬림형제단을 뿌리 뽑기를 바라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인데,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은 테러리스트들이고 우리는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공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무르시는 2011년 국민이 군과 함께 이뤄낸 혁명의 성과를 가로챘을 뿐 아니라 병든 이 나라의 경제를 살려내는 데 실패했다. 그는 정권을 잡은 뒤에 우리의 피가 그를 뒷받침해 줬다는 사실을 잊은 듯 행동했다. 무르시에 의해 국방장관이 된 나는 숨죽인 채 때를 기다렸다. 결국 그를 권좌에 세웠던 국민은 그에 대항하는 시위를 벌였다. 내가 무르시를 축출한 것은 국민의 부름에 대한 응답이었다. 이집트 국민은 나를 자애로운 아버지로 여긴다. 위대한 나세르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특히 카이로의 거상인 내 배경과 경제적 능력 덕분에 부유층과 지배 계층이 나를 폭넓게 지지한다. 나는 벌써 사막지대의 넓은 땅을 기부했다. 물가가 내려가도록 정부에 주문했고 농경을 위한 수로 정비를 요청했다. 국민은 무르시가 재건에 실패한 나라를 내가 바로 세우고, 다시 전 세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는 그것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미국이다. 내가 대통령이 된 이집트를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미국의 속내를 뚜렷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이 더 신경쓰인다. 내 지지자들은 미국이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내가 무르시를 끌어내린 것을 쿠데타로 규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자로 알려진 앤 페터슨 주카이로 미 대사가 떠난 자리를 빈 채로 두고 있다. 그러나 나는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선거가 끝나면 미국과 유럽은 내 뒤에 이집트 국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수백만의 국민이 나에게 투표하고 나면 미국과의 관계는 따뜻해질 일만 남았다.
  • 시리아 6월 대선 공표… 알아사드 독재 연장 꼼수인 듯

    3년 넘게 계속돼 온 내전으로 인구의 3분의1이 난민이 돼버린 시리아가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표했다. 반군 측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즉각 이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의회의 무함마드 알 라함 대변인은 “우리의 앞길과 정치적, 민주적 선택을 왜곡하고 방해하는 외부 간섭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인들은 자신의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대선 날짜를 공표하고 헌법에 따른 투표를 요청했다. 시리아 반군 측은 정부의 대선 공표가 ‘정치극’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NYT에 따르면 심지어 바샤르 알아사드의 일부 지지자들마저도 내전으로 9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데다 국토의 중요한 부분들이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시리아에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임기를 다시 한 번 연장할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2년에 도입된 시리아의 헌법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최소 35명의 국회의원이 서면으로 지지해야 한다. 정부에 맞서는 인물에게는 불가능한 조건이다. 게다가 최근 10년 안에 해외에서 거주했거나 다른 나라의 시민권을 가진 국민에게는 입후보 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해외에서 반정부 활동을 펼쳤던 시리아국가연합(SNC) 구성원들의 선거 참여는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이에 국제사회도 일제히 이번 선거일 공표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 선거는 과도정부 수립안에 합의한 제네바 코뮈니케의 정신과 양립할 수 없다”면서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시리아 대선은 민주주의를 패러디한 것으로 신뢰성과 정당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리아 구호기금 바닥… 죽음의 땅 엑소더스

    시리아 구호기금 바닥… 죽음의 땅 엑소더스

    지난 6일 요르단 북부 자타리에 설치된 시리아 난민촌에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다. 굶주림에 허덕이던 일가족이 수용소 탈출을 시도하자 요르단 경찰이 이를 막았고, 이 장면을 목격한 5000여명이 순식간에 들고일어났다. 진압 과정에서 시리아 남성 한 명이 총상으로 숨졌다. 이튿날에는 시리아 정부군에 포위된 격전지 홈스에 남아 피란민들을 돌보던 네덜란드 출신의 프란시스 판데르 뤼흐트 신부가 머리에 총탄 두 발을 맞고 숨졌다. 시리아 내전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점점 식어가지만 ‘죽음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로 인한 사망은 이미 일상이 됐고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도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 시리아 국민 2200만명 중 6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고, 이 중 300만명은 국경을 넘었다. 8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난민 410만명에게 식량을 지급하고 있다. 쌀, 밀, 콩, 설탕, 소금, 채소, 기름 등 연명하는 데 필수적인 것만 나눠 준다. 3월부터는 이마저도 20% 줄였다. 구호 기금이 바닥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지난 1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시리아 구호 회의에서 세계 각국은 23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실제로 납부된 금액은 11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안토니오 구터레스는 “필요 예산의 22%만 겨우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부 경제는 파탄난 지 오래다. 하루 800만 달러에 이르던 석유수출은 완전히 봉쇄됐고 연 80억 달러에 이르던 관광수입도 사라졌다. 내전 전에는 밀 수출국이었으나 이제는 농지가 황폐해졌다. WFP는 올해 밀 생산량이 17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해 수요량은 510만t이다. 이날 이란이 식량 4만t을 제공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위한 것이지 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난민 사태는 이웃국가들도 위협하고 있다. 레바논으로만 100만명이 흘러들어 갔다. 레바논 인구의 4분의1에 육박한다. 터키에 67만명, 요르단에 58만 9000명, 이라크에 22만명, 이집트에 13만 6000명의 난민이 있다. 구터레스는 “이들 국가의 경제도 좋지 않은데 난민까지 밀려와 일자리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임금은 더 내려가는 반면 물가는 치솟았다”면서 “해당국 국민들과 난민 간 갈등이 폭발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터키 SNS 스톱

    터키 SNS 스톱

    반정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키 정부가 트위터를 차단한 지 일주일 만인 27일(현지시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접속까지 막았다. 비자금 은닉 폭로 등으로 곤경에 처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지방선거를 사흘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탄압을 강화하며 전면적인 여론 봉쇄에 나선 것이다. 페이스북 폐쇄 가능성도 제기돼 터키가 북한에 버금가는 ‘인터넷 통제국’으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CNN방송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이날 시리아와의 전쟁 가능성을 논의한 외무장관과 정보당국 수장 등의 대화가 녹취된 파일이 공개되자 2시간여 만에 유튜브를 전면 차단했다. 회의에는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외무장관과 하칸 피단 국가정보국(MIT) 국장, 야사르 귤레르 터키군 총사령부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유출된 7분짜리 영상에는 이들이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명분을 얻기 위해 시리아 내 터키 영토인 ‘슐레이만 샤 묘지’를 공격하자는 자작극 방안 등이 담겨 있다. 피단 국장은 시리아에 4명을 보내 미사일 8발을 공터에 쏘면 군사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부토울로 외무장관은 최근 “이곳이 공격받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터키와 시리아는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가 반군을 지지하면서 우호 관계가 깨진 상태다. 음성파일이 공개되자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에 대한 가장 민감한 사안을 논의한 고위급 회의를 불법 도청하고 유출한 것은 매우 중대한 반역적 공격”이라며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파일이 송출되는 것을 금지했다. 터키 정부는 공개된 음성파일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유세 현장에서 “악랄하고 부도덕하며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야당은 잇단 비리 스캔들로 타격을 받은 집권당이 ‘시리아발 긴장’을 조성해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12년 이스탄불의 공원 재개발을 막기 위한 환경운동으로 시작된 시위는, 지난해 말 에르도안 총리의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면서 집권당 비리와 경찰의 과잉진압과 맞물려 반정부 시위로 격화됐다. 더욱이 지난달 에르도안 총리가 검찰 수사 전 현금 10억 달러를 은폐하라고 아들에게 말하는 통화가 폭로되며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지지율이 46%로 높긴 하지만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멀고 먼 ‘아랍의 봄’

    멀고 먼 ‘아랍의 봄’

    “우리 앞에는 분열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단결하지 않으면 ‘아랍 공동 행동’은 좌초할 것이다” 셰이크 사바 알 아흐미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25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아랍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시리아 문제와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 여부를 놓고는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반(反)이스라엘’ 기치 아래 1945년 아랍연맹을 출범시킨 이후 단결된 모습을 보였던 아랍 국가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맹에는 페르시아계로 민족이 다른 이란을 제외한 22개 아랍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연맹 내 페르시아만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의 분열이 심각하다. 걸프협력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바레인이 속해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이 지역의 ‘맏형’ 사우디아라비아와 신흥 ‘맹주’ 카타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집트와 함께 중동 최대 이슬람운동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했고, 카타르에서 자국 대사를 전격 철수시켰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하고 민선 정부를 수립했으나 군부에 다시 정권을 내준 뒤 핍박받고 있으며, 사우디에서도 왕조를 붕괴하려는 위험 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의 패권을 노리는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적극 지원하며 중동 민주화의 버팀목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랍연맹 차원에서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표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테러단체는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조직을 말하는데,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무작정 테러 단체로 규정하면 진짜 테러단체들의 입지만 넓혀 준다”고 맞섰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놓고서도 입장 차가 드러났다. 아랍연맹은 민간인 학살 책임을 물어 2011년 시리아 정부를 연맹에서 추방하는 대신 시리아 반군을 초청했다. 지금까지 연맹은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정상회의에서 반군 대표는 헤드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이라크와 레바논, 알제리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우디의 살만 빈 아둘 아지즈 왕자는 “반군을 더 전폭적으로 지원해 정부군과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야 시리아 위기에서 우리 모두가 탈출할 수 있다”고 외쳤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시리아 반군에 미사일 제공… 사우디, 美와 사전논의한 듯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평화회담이 진전 없이 끝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시리아 반군에 대공화기(공중목표물 격추용 미사일·총포류)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의 전력 강화로 되레 확전 가능성만 커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서방·아랍 외교관과 시리아 반군 측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지원하는 중국제 개인 방공화기와 러시아제 대(對)탱크 미사일 등이 현재 시리아 인접국 터키와 요르단까지 도착했다고 전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곧 반군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의 수량은 불명확하나 반군 측은 이 무기가 현재 교착상태인 전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국가들은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 지역을 수복하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압박을 느껴 과도정부 수립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사우디의 우방인 미국이 무기 지원을 묵인 또는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회담이 무위로 돌아가자 차라리 반군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는 쪽으로 서방의 입장이 정리됐다는 해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월 말 1차 평화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사우디 등이 알아사드 정권의 협상 태도에 실망해 반군 측에 더 강력한 무기 공급을 먼저 제안했다”고 반군 측 인사들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리아 2차 평화회담 첫날부터 비난전

    시리아 평화회담 2차 협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일(현지시간) 시작됐지만 첫날부터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서로 비난하는 등 먹구름이 끼고 있다. 반군 측 대변인은 2차 협상에서 성과가 없다면 3차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협상에서 진전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 회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평화회담을 주재하는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UN)·아랍연맹(AL) 특사는 이날 정부 대표와 반군 대표를 따로따로 만나 의제를 논의했다.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협상에서 양측이 서로 얼굴을 맞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 주간 네이션은 “브라히미 특사가 폭력과 테러 행위 중단, 과도 정부 수립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합의하는 것은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는 내전의 성격을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으로 규정하는 반면 반군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차 회담이 1차 회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친정부 성향의 시리아 일간 알와탄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정부 측이 완고하게 나오는 바람에 진전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하는 시리아 제재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안보리는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인도주의적 원조를 방해하면 제재할 수 있는 결의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유엔 대사와 류제이 중국 대사는 반대 의사를 밝히며 불참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14일 겐나디 가틸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을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2차 협상이 시작됨에 따라 반군 거점 지역인 홈스의 휴전이 3일 연장돼 12일 밤까지 계속된다. 유엔은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홈스 휴전으로 민간인 800여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