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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모든 일간지 1면에 검은칠 한 까닭

    호주 모든 일간지 1면에 검은칠 한 까닭

    호주 모든 신문이 21일자 1면을 검은 칠로 채웠다. 정부의 내부고발자·언론인 처벌 등 알권리 탄압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호주 일간지들은 1면 제호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활자와 사진을 검은 칠로 지운 채 발행됐다. 지면 하단에는 ‘정부가 당신에게 진실을 가릴 때, 그들이 숨기는 것은 뭘까’라는 문구가 인쇄됐다. 이번 운동은 호주 알권리연합이 주도했다. 호주 당국은 지난 6월 ABC뉴스 시드니 본사와 뉴스코퍼레이션 기자 집을 압수수색했다. 호주 비밀정보국이 2004년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원 협상 당시 동티모르 관리들을 도청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증인 K’와 그의 변호사 버나드 콜러리에게는 최근 징역형이 선고됐다. 호주 세무국의 권력 남용을 고발한 내부자 리처드 보일은 최고 161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검은 칠 운동’은 언론인에 대한 정부의 영장 청구에 항의하고 자신의 소명을 다한 언론인에 대한 면책, 공공부문 내부고발자 보호 법제화, 정보의 자유와 명예훼손 관련법 재정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디언 호주는 자사 역시 이 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호주 의회는 최근 20년간 비밀 유지와 정보 활동에 관한 법률 60개 이상을 통과시켰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내부고발자법은 지난 2년 동안 22건이나 통과됐다. 새라 한슨 영 녹색당 상원의원은 “사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국민이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언론이 한마음으로 1면에 검은 칠까지 하게 된 데는 이번에 방아쇠가 된 사건 이전부터 지속된 정부와 당국의 모질고 긴 알권리 탄압이 있었다. 연방보건부는 지난해 ABC 취재보도 프로그램 ‘포 코너스’ 측이 요청한 노인 요양원 학대 신고 관련 정보공개를 거절했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는 4억 1500만 호주달러(약 3350억원) 규모의 임야를 캐나다 펀드에 매각한 데 대한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했으며, 2년여 다툼 끝에 정보공개위원회에 회부됐다. 결국 공개한 자료 역시 삭제한 부분이 많아 기사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태즈매니아자유당은 노동당이 도박 반대 구호로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도박계로부터 50만 달러를 기부금으로 받았지만 투표 마감 뒤 11개월이 지나서야 기부 출처가 공개됐으며 자유당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호주 의회는 의원식당의 메뉴판 사본 공개 요청마저 거절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기는 호주] 월요일 아침 일간신문 1면 ‘검은색 도배’ 된 이유?

    [여기는 호주] 월요일 아침 일간신문 1면 ‘검은색 도배’ 된 이유?

    지난 21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호주에서 발행되는 대표 일간 신문의 1면 기사가 검은색으로 도배된 채 발행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호주 전국지인 ‘디 오스트레일리안',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 시드니 대표 일간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 멜버른 중심의 '헤럴드 선', 주도 캔버라에서 발행되는 '캔버라 타임스',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 리뷰'등 호주 전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모두에서 이러한 이변이 일어나 아침 신문을 받아 든 시민들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다. 신문 1면에는 ‘공개 되지 않은 비밀'(Secret, Not for Release)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스탬프가 찍혀있고, 검은색으로 도배된 신문 기사 밑에는 “정부가 당신으로부터 진실을 숨길 때, 정부는 무엇을 은폐하려 하는 것일까?”란 문구가 적혀있다.이는 ‘호주 알권리'(Australia‘s Right to Know·RTK) 협회가 언론의 자유와 정부의 진실 은폐에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진행한 운동으로 밝혀졌다. 호주 알권리 협회는 2007년 호주 대표 언론 12개가 모여 결성된 그룹으로 정부의 진실 은폐 방지와 언론의 자유를 위한 활동을 한다. 이들은 호주 정부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법률을 제정하여 정부 및 정부 기관들을 보호하고 언론 활동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호주 정부가 민간인 사찰을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기자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호주 특수 부대가 저지른 전쟁 범죄 의혹을 폭로한 ABC기자의 가택을 수사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언론 탄압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ABC 방송국 데이비드 앤더슨 사장은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민주주의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며 “정부에 의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법들이 생겨나면서 국민들의 알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호주인 87%가 자유 민주주의의 사상을 중시했으나 언론에서 자유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37%에 불과하다고 하여 호주 일반 시민들도 정부의 언론 탄압의 심각성을 인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In&Out] 개별대통령기록관은 예산 낭비인가/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In&Out] 개별대통령기록관은 예산 낭비인가/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기록’과 ‘기념’은 비슷해 보이지만 매우 다른 뜻을 갖고 있다. 기록은 가치중립적이며 당위성을 가진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재난이나 온 국민이 즐거워했던 축제들도 기록해야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해 알권리를 실현해야 한다. 기록은 상세하고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기록’하려고 하면 치적을 ‘기념’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 기록을 강조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커진다.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172억원을 들여 개별대통령기록관 건립을 시도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야당의 비판과 문 대통령의 격노로 계획은 무산됐지만, 이 사태는 기록 관리에 헌신해 온 많은 전문가들에게 충격을 줬다. 왜 문제인지 짚어 보자. 우선 개별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법 25조에 따라 어떤 대통령이든지 설치할 수 있다. 국가가 지을 수도 있고, 개인이나 단체도 예산을 들여 국가에 기부채납할 수도 있다. 2007년 법 제정 때부터 개별대통령기록관 설립을 또 하나의 대통령기록관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자신의 공과를 담은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면 국가는 이것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그릇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기록물법의 제정 취지다. 대통령 기록을 보존하는 시설 건립과 관리하는 인원을 채용하는 것을 예산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과거처럼 대통령 개인이 대통령 기록을 사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세종에 있는 통합대통령기록관은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방문하지 않는다.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는 이유는 대통령 기록을 잘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 1차 사료인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수시로 열람해 2차·3차 사료를 생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세종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다. 온라인 열람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나 비밀기록은 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통합대통령기록관장은 5년마다 교체된다. 그 결과 과거 대통령 기록의 맥락과 연원을 알 수 없게 된다. 현재도 이명박 정부 때 생산한 대통령 기록을 문 대통령이 선임한 대통령기록관장이 관리하고 있다. 이는 선제적으로 대통령 기록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어렵게 하고, 대통령기록관은 보존에만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되는 이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기존 대통령기념관에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은 전체 금액 230억원 중 200억원을 국비로 지원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은 건립비용 238억원 중 국비 56억원을 지원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관도 국비로 지원했다. 이 기념관들은 문재인 개별대통령기록관 논란처럼 왜 혈세 낭비라고 비판하지 않는가. 대통령 기록을 충실히 남기는 것은 우리 역사에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사초’를 선물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피의자 인권보호·국민 알권리 사이… ‘형사사건 공개 금지’ 딜레마

    피의자 인권보호·국민 알권리 사이… ‘형사사건 공개 금지’ 딜레마

    지난 14일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피의사실공표 금지 강화’ 포문을 연 이후 법무부·대검·여당은 앞다퉈 수사공보준칙 개혁 방안을 내놓고 있다.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과 대한변협,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아 이달 중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전문공보관 도입 등 자체 개혁안도 규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는 한 술 더 떠서 수사공보준칙을 ‘훈령’이 아닌 ‘법률’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사공보준칙 관련 개혁안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해 피의사실 공표 금지 규정을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보는 견해와 국민 알권리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법무부가 주도하는 방식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서울신문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7명을 통해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 방안을 재조명해 봤다. 법무부 방안에 찬성하는 쪽은 그간 무분별한 공표 탓에 피의자 사생활이 침해되고 명예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교수는 “포토라인에 서고 피의사실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피의자 방어권이 훼손됐으며 심리적으로 위축돼 간접적으로 자백을 강요받는 분위기까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하태훈 고려대 교수도 “피의사실 공개는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수사나 재판의 공정성까지 침해한다”고 밝혔다. 중대한 사안에 대해선 오히려 피의사실을 공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이 특정 사건을 숨기는 ‘깜깜이 수사’를 방지하고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와 대검의 입장을 종합하면 아무리 중대한 범죄라 해도 수사정보 공개는 예외 없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호선 국민대 교수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같은 권력형 사건은 폐해가 국민 전체에 돌아가는 공적 사안이고 수사기관이 여론의 힘을 빌려 권력의 압박을 이겨 내는 긍정적 역할이 있기 때문에 피의사실 공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도 “차관급 이상 공직자나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서 아무도 내용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기소할 때 결과만 발표되면 그것도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방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존재하는 준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는 “과거에도 준칙은 제대로 만들었는데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살살 흘리는 관행이 있었다. 이미 토대는 마련됐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현재 법무부 방안은) 논의의 초점이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이어 “언론기관과 학자, 법무부, 검찰이 토론에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협의해야지, 법무부가 뚝딱 고쳐버리면 보도의 자유와 국민 알권리가 모두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교수는 “법무부가 훈령을 만든다고 피의사실 공표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언론에서 반론권 보장을 강화해 피의자 입장을 다뤄 주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In&Out] 위험의 외주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김철홍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

    [In&Out] 위험의 외주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김철홍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

    성장주의와 양극화에 가려져 일 년에 2000명 이상, 하루 평균 6~7명이 일하다가 사망. 매년 10만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일 때문에 산업재해의 고통을 당하는 산재공화국 대한민국의 아픈 자화상이다. 2017년 기준 산재 사망자의 81.8%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일용직·비정규직의 산재 발생률이 정규직의 1.5~6.4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에서 보듯 대부분의 산재 사망자가 외주·하청·비정규직 등 이른바 소외 노동자다. 삶의 차별을 넘어 죽음조차 차별받는 이 땅의 실상이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라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 행위가 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무차별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이며 어떤 경우에도 타협과 계약,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노동시장 기본원리가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살인적 노동강도의 열악하고 위험한 작업은 대부분 하청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하고, 임금도 적으니 위험하고 힘든 일은 너희들이 하라는 카스트제도를 떠올리게 하는 현실이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이다. 산재 사망자가 발생해도 불과 몇 백만원의 과태료만 부과되는 등 기업에는 더없이 관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재 예방을 위한 투자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산재 예방에는 제도적, 기술적, 교육적인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산재 발생에 따른 손실과 처벌보다 산재 예방을 위한 투자가 더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 명확하도록 엄격한 법의 개정과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돈을 좇는 기업은 투자와 처벌, 어느 쪽이 더 이익인지 기막히게 판단할 것이다. 산재 사망은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이 저지른 살인이라는 인식은 선진 산업국가의 보편적인 상식이자 글로벌 스탠더드다. 노동자와 안전보건 전문가가 노동자 생명 보장을 위해 머리를 맞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경영계의 우려와 고충 해소라는 명분으로 누더기가 됐다. 이로도 모자라 정부는 화학물질관리법 등의 추가 개악을 추진 중이다. 산업현장은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낀다.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산재 예방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예방 주체인 노동자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산안법 전면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살인기업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화학물질 취급 노동자와 공장 주변 주민 등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산재 예방 감시를 위해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대통령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권에서조차 노동자 삶의 보장은 물론 생명의 보장이 외면받는다면 절망감은 분노로 바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이다.
  • 연금저축 수익률 추락하는데… 고객은 수수료 더 냈다

    연금저축 수익률 추락하는데… 고객은 수수료 더 냈다

    일부 연금신탁 수익률 0%대로 떨어져 수수료 올린 연금펀드도 마이너스 전환 “금융당국, 수수료 공시 확대 추진해야” 개인연금저축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지난해 일부 금융사에서 고객이 낸 수수료는 올랐다. 정부가 국민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연금저축에 세액공제를 줬는데, 금융사들은 고객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는 부대수수료 관리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연금신탁(연금저축) 연간 수수료율은 2015~2017년 0.48%였지만 지난해엔 0.49%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연금신탁 수익률은 1.5%로 같았다. 은행 상품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연금저축신탁안정형2호의 수수료가 지난해 0.06% 포인트 올라 가장 많이 뛰었다. 하나은행은 운용 중인 6개 연금신탁 가운데 5개 상품의 수수료율이 올랐다. IBK기업은행의 연금저축신탁(안정형)도 수수료가 1년 새 0.05% 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연금신탁(안정형)의 수수료율이 0.03% 포인트 상승했다. 나머지 은행은 대부분 연금신탁 수수료율이 그대로거나 떨어졌다. 이처럼 높은 수수료가 빠져나갔지만 상당수 상품의 수익률은 하락해 ‘젯밥에만 관심을 가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연금저축신탁안정형1호와 2호는 2017년 수익률이 2.2%였지만 지난해엔 0.2%, 0.3%로 각각 2.0% 포인트. 1.9% 포인트 급락했다. NH농협은행의 연금신탁(안정형)도 2017년 2.7%이던 수익률이 지난해 0.1%로 2.6% 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 연금저축신탁(안정형)은 수익률이 1.0%에서 0.9%로 0.1% 포인트 떨어졌다.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연금저축) 수수료율도 같은 기간 0.59%에서 0.54%로 0.05% 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금융사들이 지난해 연금저축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비롯해 연금펀드의 수수료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금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TDF202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C-P’의 경우 2017년 0.16%이던 수수료율이 지난해 0.39%로 0.23% 포인트 상승했지만 수익률은 4.99%에서 -6.2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35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도 수수료율이 0.23% 포인트 올랐지만 수익률은 -7.46%로 급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이머징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호(주식-재간접형)종류C’의 수수료율이 0.11% 포인트 상승했지만 수익률은 -16.26%로 추락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객이 보는 금융사의 보수는 그대로여도 매매가 늘어 거래수수료 등 부대수수료가 올랐다”고 밝혔다. 각종 보수는 정률로 고객에게 미리 알리지만 부대수수료는 사후에 통지된다. 고객의 수익률이 떨어져도 금융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오름세다. 2017년 2조 260억원이던 하나금융그룹 수수료 수입은 9.8% 올라 지난해 2조 224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도 같은 기간 수수료 이익이 2조 500억원에서 2조 2429억원으로 뛰었다. 제 의원은 “소비자 알권리를 확대하고 금융사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 당국이 수수료 공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검찰 “필요 최소한으로 직접 수사권 행사”…법무부 환영

    검찰 “필요 최소한으로 직접 수사권 행사”…법무부 환영

    검찰이 필요 최소한의 영역에서만 직접 수사를 하고, 중요사건에 대한 수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전문공보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이 발표한 네 번째 개혁안이다. 대검찰청은 10일 “경제, 부정부패, 공직, 방위사업, 선거 분야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공동체의 사회·경제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범죄 대응에 직접 수사 역량을 필요 최소한으로 집중해 나가겠다”면서 “헌법의 과잉 금지·비례의 원칙을 준수하고 검찰권의 절제된 행사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사담당자가 맡고 있는 공보 업무를 별도의 ‘전문공보관’이 전담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은 각급 검찰청의 공보담당관은 누구로 지정해야 하는지 규정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대변인, 고등검찰청은 차장검사 또는 검사, 지방검찰청은 차장검사, 지방검찰청 지청은 지청장 또는 부장검사가 공보담당관을 맡는다. 대부분 각급 검찰청의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담당자가 공보담당관을 맡고 있는 것이다. 대검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대사건 수사에 대한 언론 취재 과정에서 수사 내용이 외부로 알려져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면서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고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한편, 정제된 공보를 통해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획기적 조치와 제도 개선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대검은 관계부처와 직제개정 등을 협의해 수사공보 수요가 많은 서울중앙지검에는 차장급 검사를 전문공보관으로 지정하고, 그 외 일선 각급 검찰청에는 인권감독관을 전문공보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대검은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으로 수사와 공보가 명확히 분리되어 수사보안이 강화되고 국민의 알권리도 보다 충실히 보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접 수사를 하는 분야와 관련해서 대검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에 대해 국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분야에 검찰 수사 역량을 집중해서 운영해달라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경제, 부정부패, 공직, 방위사업, 선거 분야 등 5가지 분야를 포함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공동체의 사회·경제 질서를 위반하는 중대범죄 대응에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법무부는 곧바로 검찰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법무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방향으로,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겠다는 검찰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검찰과 신속히 협의하여 관련 법령 제·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검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혁안을 차례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모든 검찰청의 특별수사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 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업무량이 많은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즉각 중단 등 3개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발표했다. 지난 7일에는 ‘밤 9시 이후의 사건관계인 조사(이른바 ‘심야조사’)를 원칙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단 조서 열람은 밤 9시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8일 검찰의 개혁안을 받아들여 특수부를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3개 검찰청에만 남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외이사 ‘투잡’ 교수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

    추가 연봉 4720만원… 15명은 1억 넘어 서울대 교수의 8% 가까이가 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평균 472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1개 거점 국립대학과 서울 소재 6개 사립대학(서강대·성균관대·홍익대·건국대·중앙대·한국외대)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학교수 사외이사 겸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사외이사 겸직 교수는 총 169명으로 전체 전임교원의 7.5%를 차지했다. 이들이 받는 연봉은 평균 4720만원이었으며 15명은 1억원 이상을 받았다. 거점 국립대 교원 중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비율은 서울대에 이어 경북대(15명·1.14%), 강원대(9명·1.13%), 부산대(15명·1.12%), 인천대(5명·1.02%) 등의 순이었다. 전북대와 제주대의 사외이사 겸임 교수는 모두 무보수였다. 서울 소재 6개 사립대학은 전체 전임교원 대비 2~3% 내외의 교수들이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교수의 기업 사외이사 겸직은 교수가 높은 연봉을 받고 기업 이사회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놓여 있다. 박 의원은 “대학과 교수들이 기업 사외이사 겸직 정보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실의 자료 요청에 고려대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동국대, 이화여대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관련 정보를 비공개했다. 지난해 5월 교육공무원 임용령이 개정돼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교수는 보수 일체를 학교장에게 신고하게 됐지만, 대학과 교수가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할 의무는 없다. 박 의원은 “대학 구성원과 국민은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 현황에 대해 알권리가 있다”면서 “‘대학알리미’ 시스템에 매년 신고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검찰개혁안, 조국 장관이 왜 지금 발표하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어제 검찰 개혁안을 직접 발표했다. 검찰 직접수사 축소 외에 부당한 별건수사를 제한하고, 공개소환 및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등 인권보호의 내용을 담았다. 또 검찰 출석조사를 최소화하고, 8시간 이상 장시간·심야조사도 없앤다. 특히 특수부는 반부패수사부로 바꿔 서울중앙지검 등 3곳에만 최소한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법무부 장관 취임 한 달 만에 내놓은 개혁안은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내놓은 3차례 검찰 개혁안과 대동소이하다. 윤 총장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지시하자 잇따라 자체 개혁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법무부 개혁안은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 평가하기엔 미흡하다. 당장 시점의 문제다. 문 대통령이 “국민의 뜻은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윤 총장이 자체 개혁안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검찰 개혁이라는 이슈가 마치 집권 세력과 검찰 조직 간 힘겨루기의 대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또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국정농단 및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몸집을 키워준 특수부를 쪼그라뜨리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수부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벌 개혁의 동력도 떨어뜨릴 수 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존중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조 장관이 개혁안 발표 주체로 적절한지도 논란거리다. 자신의 가족을 수사하는 특수부 조직 축소를 거론하고, 개혁안의 내용 대부분이 현재 진행 중인 가족 수사와 직결된 탓이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조사 일정을 임의로 바꾸는 등의 행위는 일반 국민은 물론, 대통령의 아들,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도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다. 앞서 조 장관은 가족 수사와 맞물려 피의사실 공표를 막는 공보준칙 시행 여부가 논란이 되자, 지난달 18일 “제 가족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조 장관이 이날 제시한 개혁안 추진 일정은 이를 무색하게 한다. 이런 방식의 개혁이라면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처럼 사람 때문에 제도를 바꾸는 위인설제(爲人設制)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나. 조 장관은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강조했지만 완벽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각오라도 이는 오만에 가깝다. 검찰도 개혁안 발표에 신중해야 한다. ‘포토라인 폐지’와 ‘심야조사 폐지’ 등 인권보호 조치가 조 장관 가족을 ‘1호 수혜자’로 만들어서는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 강사도 못 푸는 들쑥날쑥 난이도… “흩어진 국가시험 통합 출제를”

    강사도 못 푸는 들쑥날쑥 난이도… “흩어진 국가시험 통합 출제를”

    내년부터 공무원 임용시험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가 앞으로 서울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도 맡아서 출제하기로 하면서다. 서울시 시험은 그동안 난이도 조절 실패는 물론 출제 오류 논란도 끊이지 않아 학원가에서 악명이 높았다. 인사처가 위탁 출제한다는 소식을 접한 공시생들은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공무원을 채용하는 근거인 ‘국가공무원법’은 1949년 제정돼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나라를 이끄는 동량을 가려 온 국가고시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숱한 변화를 거쳤다. 이번 서울시 위탁 출제를 계기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비슷한 과목을 여러 기관이 나눠 출제하고 있는 시험 관리 체계를 한 곳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서울시 필기시험 논란 어땠기에… 8일 정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뉘는 공무원시험은 주관하는 곳이 각각 다르다. 국가직은 인사처가, 지방직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가 채용 전반을 담당한다. 그러나 매해 필기시험 문제를 새로 만들어 출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교수 등 전문 출제위원을 섭외하고 이들이 낸 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오류를 검증하는 체계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지자체들이 필기시험 문제를 인사처에 위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알아서 출제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흐름에도 서울시는 그동안 문제 유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체 출제를 고수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란에 서울시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서울시 7급 한국사 필기시험 7번 문항은 공시생들에게 허탈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고려시대 서적 4개를 제작 연대순으로 배열하는 문제였다. 고금록(1284년), 제왕운기(1287년), 본조편년강목(1317년), 사략(1357년) 순이었다. 이 순서를 제대로 구분하려면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고금록과 제왕운기의 제작 시기를 정확하게 외우고 있어야 했다. 문화 유물의 제작 연대를 구분할 만한 정치·경제적으로 커다란 사건도 뚜렷하지 않았다. 당시 전한길 공단기 한국사 강사가 “가르치는 강사도, 대학교수도 맞힐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은 동영상이 공시생 사이에서 널리 회자됐다. 2015년 서울시 7급 국어 19번 문항도 논란이 됐다. 윤동주 문학관(서울 종로)과 황순원 문학관(경기 양평), 한용운 심우장(서울 성북), 김수영 문학관(서울 도봉)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국어 과목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나 이해보다는 ‘서울시내를 얼마나 많이 돌아다녀 봤는지’ 묻는 문항에 공시생들은 혀를 내둘렀다. ●公기관 기출 미공개… 수험생 알권리 논란도 이는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기관 상당수가 채용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면서 시험 문제의 품질 논란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민간에 채용을 위탁하면서 드는 비용은 1년에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낮은 품질의 문제가 출제돼 공정성에 시비가 걸린다. 대부분 기관이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의 알권리도 저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국민은행은 시중 문제집에 나온 것과 동일한 문제를 내 논란을 빚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정보비대칭’ 문제와 관련된 사례를 제시하며 올바른 해결 방안을 찾는 문항이었다. 그런데 문제집에서 제시한 사례가 실제로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코레일도 2017년 비슷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외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17년 채용 공고와 아예 다른 범위에서 문제를 내면서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한국전력 출자 기업인 한전KDN은 지난해 채용에서 사무직 시험에 기술직 시험지를 배부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수험생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시험감독관은 ‘문제가 없다’면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감독관들이 “50문제 중 20문제가 다르니 24분을 더 주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수험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과 수산자원관리공단은 각각 2017년과 2016년 합격자를 잘못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줬다. 공공기관이 시험 문제를 어디에 위탁하는지에 따라 출제 경향도 천차만별이다. 대행업체가 민간 기업인 만큼 업체와 수험생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인사처 “위탁 출제로 지방예산 年35억 절감” 청년들이 점점 공무원과 공공기관으로 몰리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나마 민간 부문보다는 채용 과정이 공정할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블라인드 채용’ 등 공정성을 시대정신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에 청년층이 지지를 보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무원시험을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고 있다. 공무원 채용 규모가 확대되면서 여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이를 관리하는 사람도 빠르게 느는 것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2002년 공무원시험 지원 인원은 17만 2000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25만 300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무원시험을 관리하는 인원도 1만 5637명에서 2만 8745명으로 확대됐다. 공무원시험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험 문제 출제의 전문성이나 정답 공개, 이의 신청 등의 업무도 체계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무원시험의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무엇보다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국내 각 기관으로 분산된 공무원 채용 체계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채용 시험 현황은 매우 복잡하다. 크게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뉘는데 국가직은 5·7·9급 공채를 비롯해 총 12종 시험을 인사처가 출제하고 있다. 경찰청(경찰간부·순경), 기상청(기상직 7·9급), 환경부(환경직 7·9급), 우정사업본부(계리직) 등 10개 부처는 자체적으로 시험 문제를 내고 있다. 지방직은 과목별로 자체 출제와 위탁 출제를 병행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광역 시도와 교육청이 자체 출제하는 과목은 134과목, 인사처에 위탁 출제하는 과목은 88과목으로 비율은 6대4 정도다.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는 2008년, 17개 시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위탁했고 서울시는 내년부터다. 인사처에 따르면 위탁 출제로 연간 지방예산 35억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공공기관은 대부분 민간에 채용을 위탁하는데 소규모 채용이 많아서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도 산하 공공기관은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시도와 공공기관 통합 채용 방식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아예 국가와 지방, 공공기관 채용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문 기관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효율적인 시험 집행뿐만 아니라 채용과 관련된 연구도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공무원시험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국가공무원시험을 전담으로 관리하는 조직인 시험과가 있다. 그 아래 시험전문관실을 운영하면서 상근직 국가공무원인 시험전문관이 시험 과목별로 전담해 책임지는 체계다. 지방공무원은 시험을 관리하는 재단법인 인사시험연구센터를 두고 지방과 공공기관 채용 시험을 위탁하고 있다. 대만은 총리급인 고시원 산하에 고시선발부를 운영, 국가 최고 시험 관장기관으로 전국의 채용행정 전체를 담당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아예 시험마다 별도의 ‘국’(局)을 설치해 책임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구조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주·靑, 언급 자제… 한국 “조국 비호집회” 평가절하

    이해식 “광장 민주주의 부활” 브리핑뿐 청와대도 “더 밝힐 입장 없다” 선긋기만 전희경 “관제집회” 홍준표 “마지막 발악” 與 특위, 檢 피의사실 공표 관련 입법 추진 지난 4일 검찰개혁을 지지하며 모인 ‘서초동 촛불집회’를 두고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국론이 분열됐다’는 비판을 의식해 언급을 자제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조국 비호집회’라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지도부나 개별 의원들이 언급을 자제한 가운데 이해식 당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어제의 집회는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의 연장이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광장 민주주의의 부활’”이라고 평가했을 뿐이다. 참석인원 등에 대한 언급자체를 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촛불집회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더 밝힐 것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진영 충돌이 격화되고, 의회 정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도 “보수 언론에서 만들어 내고 확대 재생산하는 논리인 만큼 동조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민주당 주도로 진행된 ‘세 과시’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제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을 표방한 조국 비호집회는 대통령, 청와대 그리고 집권여당이 앞장선 사실상의 관제 집회”라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폭들끼리 서초동에서 단합대회를 해 본들 그것은 마지막 발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난을 ‘자유한국당의 발악’이라 여기고 있음을 명백히 인지하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한편 민주당 검찰개혁특위에서는 검찰개혁 추진방안을 공개하고 피의사실 공표 관행과 관련해 입법을 통해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철희 의원은 브리핑에서 “피의사실 공표 관행과 관련한 부분은 시간을 좀더 가지고 법으로 제정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앞서 특위는 피의사실 공표 관행을 법무부 훈령 개정을 통해 개선하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의원은 “기본권 관련 문제인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무부와 검찰만 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수사기관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법서라] ‘황제소환’ 논란 다음날, 檢 ‘공개소환’ 폐지…“왜 지금?”

    [법서라] ‘황제소환’ 논란 다음날, 檢 ‘공개소환’ 폐지…“왜 지금?”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검찰총장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습니다.”4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기자단에 급작스런 공지사항이 전달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비공식적으로 결정 취지를 설명하는 ‘백브리핑’을 바로 30분 뒤에 열겠다는 통보도 함께였습니다. 하필 이날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도 진행되고 있어 법조기자들은 매우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갑작스러웠죠. 통상 대검이나 법무부와 같은 기관은 중요한 정책 결정이 있으면 미리 기자단에 상의해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보도를 중지하는 것) 시간을 정합니다. 그러나 이날 결정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뤄졌습니다. ‘전면 폐지’라는 큰 결정이 얼마나 급박하게 공지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공개소환을 폐지한다고? 윤 총장의 지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검찰은 그간의 수사공보 방식과 언론 취재 실태 등을 점검하여,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검찰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과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는 공개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총장은,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였습니다.”간단히 요약하면 ‘미리 검찰 소환 대상과 소환 시간을 알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사실, 즉 ‘피의사실’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사문화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피의사실공표죄’는 엄연히 존재하죠. 다만 수사기관의 공보 원칙을 규정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 제17조 예외적 실명 공개 조항에 따르면 오해의 방지 또는 수사 및 보도의 공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실명과 구체적인 지위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차관급 이상의 입법부·사법부·행정부·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감사원 소속 공무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교육감, 치안감급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 ▲정당의 대표, 최고위원 및 이에 준하는 정치인 ▲대규모 공공기관의 장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명시된 금융기관의 장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대표이사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러한 원칙 아래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위공직자들은 모두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검찰은 사전에 소환 일시를 밝히는 ‘공개소환’을 하고, 언론은 그에 맞춰 검찰청 앞에 ‘포토라인’을 설치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 고위공직자들은 안전 유지 차원에서 모든 기자들이 다가가진 않고 미리 선정한 기자 1~2명이 대표로 질문하지만, 일반적인 포토라인은 기자들이 소환자를 둘러싸고 여러 질문을 던지는 풍경으로 기억됩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장면이겠죠. ●폐지, 언제부터 준비했나? 사실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시작했던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입니다. 그전에도 문제제기는 있었으나, 이번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사법행정권남용 의혹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전직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공개적으로 소환됐죠. 나아가 피의자뿐만 아니라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던 현직 법관들도 포토라인에 서야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공보준칙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로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언론 상에 얼굴까지 공개되진 않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기소되지 않은 법관들까지 포토라인에 서야 했죠. 이에 판사들을 중심으로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수사대상이 되니까 갑자기 문제 삼느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폐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권보호 차원에서 포토라인이 폐지돼야 한다는 쪽이 많은 설득력을 얻었죠. 전임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포토라인을 본격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공보준칙 변경에 나섰습니다. 비록 본격적인 시행까지 나서진 못했지만, 사전 준비작업을 상당히 끝마쳤습니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체제에 들어서 본격적인 공보준칙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검찰도 이를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왜? 그런데 법무부가 공보준칙을 완성 짓기도 전, 이날 대검이 갑작스럽게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선언하고 나선 겁니다. 대검은 윤 검찰총장 취임 직후 준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라는 문장을 통해 법무부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검찰이 할 수 있는 선제조치는 먼저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죠. 대검 관계자는 별도로 “시행 가능한 인권보장 정책은 바로 즉시 시행 가능하도록 발표하고, 일선에서 실행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공개소환 폐지는 공보준칙 개정이 없더라도 검찰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의미죠. 문제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황제소환’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입니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 현관이 아니라 수사관과 함께 직원들이 사용하는 지하통로를 통해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이미 비공개 소환이었던 것이죠. 이후 건강문제를 호소하며 출석 8시간 만에 다시 비공개로 검찰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정 교수는 현재 단순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입니다. 일반 피의자들 대부분, 특히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도 현관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히 ‘특혜’라고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전히 정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는 수차례 더 예고돼 있고, 나아가 조 장관 본인 역시 검찰에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 교수는 5일에도 비공개로 재소환됐죠.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공개소환 전면폐지안은 결국 조 장관 일가 수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많은 기자들이 이 같은 지적을 했지만, 대검 관계자는 ‘계기가 무엇이든지를 떠나서’ 인권보장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고자 시행한다고만 반복했습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원활한 조 장관 수사를 위한 발판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와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자체 개혁안의 일환으로 보이기도 하죠. 이와 함께 고위공직자 수사를 검찰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을 일컫는 ‘깜깜이 수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대검은 ‘공개소환 전면폐지’라는 큰 방향으로 향후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세부방안은 추가로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고 인권친화적인 검찰로 거듭날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헌재 국감마저 ‘조국 설전’…검찰권 행사·‘사회주의자’ 논란

    헌재 국감마저 ‘조국 설전’…검찰권 행사·‘사회주의자’ 논란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잇따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일 열린 헌법재판소 국감에서도 조 장관이 화두가 됐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청와대와 여권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것이 조 장관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여당은 검찰권 이 남용되고 있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하거나 검찰총장에게 개혁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을 거론하며 “현직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를 검찰이 수사하는 상황에 검찰 특수부는 물론 조직 전체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압박”이라면서 “부당한 정도를 넘어 직권남용이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위헌·위법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에게 “조국 관련 대통령의 행태가 합헌적인지 질의하겠다”면서 “각종 사건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검찰권 남용인가“라고 물었다. 박 처장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헌재 재판부가 판단을 해서 그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검찰권 남용인지) 제가 답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와 있어 그 부분을 고려해 재판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 처장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자 “이런 상황에 헌법과 헌법 체제 수호의 마지막 보루인 헌재가 나름의 대안을 강구하긴 하느냐, 나몰라라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박 처장은 “현재 상황 자체에 대해 여러 논란이 많고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옳다, 그르다는 말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을 국민은 헌법적 문제로 인식한다”면서 “수사한 사람이 기소를 같이 하는 문제, 영장 문제,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있는데 수사 편의상 의혹이 남발되며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법원에 의해 재판받을 수 있는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 여론재판으로 사전에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때문”이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가리킨 것을 두고도 여야의 설전이 이어졌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사회국가원리는 헌법에서 완벽하게 보장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 국가가 최소한으로 의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조 장관은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지칭했다. 눈물이 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점식 의원도 “조 장관이 추구하는 경제체제는 생산수단의 국유화와 공유화”라면서 “자신의 최종 목적을 밝힌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과서를 찾아보니 (사회주의는) 자유주의를 배격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복지와 정의 실현을 위해 자유의 제한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표창원 의원도 “1951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사회주의는 공산주의를 배격한다고 선언했다”면서 “이후 사회주의는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윤석열, 전국 검찰청에 ‘공개 소환’ 전면 폐지 지시… “인권 보장 위해”

    윤석열, 전국 검찰청에 ‘공개 소환’ 전면 폐지 지시… “인권 보장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건관계인들을 공개적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식을 전면 폐지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자료를 내고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개 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이와 관련하여 검찰총장은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검찰은 그간의 수사공보 방식과 언론 취재 실태 등을 점검해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과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이러한 지시는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과정에서 특히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소환 방식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었던 점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당초 정 교수를 다른 피의자들과 같이 사실상 공개 소환을 하려다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 등의 압박이 거세지자 비공개로 방침을 변경했다. 특히 휴일인 전날 정 교수를 오전에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다가 정 교수가 건강상의 이유를 호소하면서 조사가 일찍 중단되자 자유한국당 등을 중심으로 ‘황제 소환’, ‘특혜’라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건의 피의자나 핵심 참고인들에 대해 검찰청사 1층 현관으로 출입하도록 해 검찰 출석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도록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중앙지검의 직접수사 부서 확대…檢 개혁 방향과 반대”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직접 수사 부서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김남준 위원장)의 첫 번째 권고안을 즉시 수용하는 등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조 장관은 개혁위의 권고안과 관련해 검찰 직접 수사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로 검찰의 중심을 이동하기 위해 검찰 직제와 인사규정을 신속하게 개정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 전날 첫 회의를 열었던 개혁위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첫 번째 권고안 의결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개혁위는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의 직접 수사 부서의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등 검찰 수사 조직 직제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직접 수사 부서와 형사부 상호 간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해 형사부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악순환을 깨기 위해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형사 분야 주요 보직부터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들로 배치돼야 한다며 검사인사규정과 그와 관련된 규칙 역시 개정을 권고하기도 했다. 향후 개혁위는 최근 쟁점이 된 피의사실공표 개선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황희석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벌백계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본보기가 필요하다”며 “규정을 엄격하게 집행하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사문화된 피의사실공표죄를 적극 적용하고 엄격하게 집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황 단장은 피의사실공표죄의 과도한 적용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피의사실 공개 심의위원회’ 설치를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이 검찰 통제 카드로 손꼽고 있는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다. 전날 조 장관은 현재 공석인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검찰 내외부 개방직인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찰 구성원의 비위 사실을 감찰하는 요직 중 하나로 꼽힌다. 사무국장 역시 검찰 행정사무 일반과 회계, 교육, 인사 등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맡을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군무원 시험도 문제·정답 공개해야” 권익위, 국가안보·군사기밀은 제외

    국방부가 선발하는 군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도 일반 공무원 시험과 같이 시험문제와 정답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가 나왔다. 권익위는 군무원 수험생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필기시험 문제와 정답을 국가안보와 군사기밀 등이 담긴 과목을 제외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 의견을 국방부에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권익위는 “시험 과목을 검토한 결과 인쇄공학학·잠수물리학·항해학 등 특수과목도 있지만, 국어·한국사·영어·행정학·경제학 등 일반 공무원 시험과 공통 분야여서 시험 문제와 정답을 공개해도 문제가 없는 과목이 많았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재소자 누드잡지 못 받게 한 건 불법행위 아냐”

    A씨는 2010년 강간 등 상해 혐의로 징역 13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재소자입니다. 여러 교도소를 거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북의 한 교도소에서 지냈습니다. A씨는 2016년 11월과 2017년 4월 두 차례 누드잡지를 외부에서 들여오려고 교부신청을 냈다가 교도소장으로부터 거절을 당했습니다. “수용자 교정교화에 적합하지 않은 음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자 A씨는 교도소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2심에서 잇달아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알권리 침해” 1·2심에선 재소자 승소 해당 잡지들이 ‘청소년 유해간행물’이긴 하지만 ‘유해간행물’은 아니기 때문에 성인이라면 누구나 구독할 권리가 있고 교도소에 반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형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에도 출판문화산업진흥법상 유해간행물인 경우를 제외하면 교도소장은 수용자의 구독 신청을 허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죠. 음란성과 선정성 개념이 주관적이고 모호한 데다 교도소 내 질서유지나 교정교화라는 공익적 가치보다 A씨의 알권리 등 침해된 기본권이 더 크다며 재량권을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는 게 판결의 내용입니다. A씨는 이 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알권리나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잡지 교부신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각각 100만원씩의 위자료를 요구한 것입니다. 또 행정소송 과정에서 법원 출석 때 방청석에서 수갑을 차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이에 대한 위자료 100만원까지 청구했죠. 손해배상 1심에서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교도소장이 교부신청을 거부한 잡지 두 건에 대해 각각 50만원씩 총 100만원의 위자료를 국가가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다만 수갑 착용에 대해선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서는 “성범죄로 복역” 재소자 패소 그런데 국가가 불복해 이뤄진 항소심에서는 다른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구지법 민사항소4부(부장 이준규)는 지난 7월 “결과적으로 위법한 처분이었다 하더라도 그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으로 복역 중인 A씨에게 선정성이 있는 잡지를 주지 않기로 한 교도소장의 처분이 행정소송을 통해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판단되긴 했지만 그 자체를 곧바로 불법행위로 볼 순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용의자는 O형·경찰 추정은 B형… 진범 확정까지 수사 ‘험난’

    용의자는 O형·경찰 추정은 B형… 진범 확정까지 수사 ‘험난’

    공소시효 끝나 피의자 입건조차 할 수 없어 나머지 6건과 연관성 입증에도 어려움 예상 물적·정황 증거 추가 확보해 자백 유도해야 얼굴 등 신상공개 놓고 “공익” “불법” 팽팽“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으면 살해된다.” 1980년대 각종 괴담을 양산하며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화성 연쇄살인’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되면서 사건 해결의 단초가 마련됐다. 1986~1991년 경기 수원과 화성 일대에서 여성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됐는데 이 중 3차례의 사건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용의자 이모(56)씨의 DNA가 일치했다. 다만 진실 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DNA만으로는 이씨를 진범으로 확정할 수 없고 자백이나 추가 증거가 필요해 향후 수사는 더욱 험난할 듯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DNA가 나왔다고 진범으로 확정하고 끝낼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수사 기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씨를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확정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강제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공소시효가 2006년에 끝나 수사는 물론 피의자 입건조차 할 수 없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의 없이 거짓말 탐지기도 쓸 수 없다”면서 “용의자가 스스로 진실을 털어놓게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물적 증거와 정황 증거로 상황을 재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이 안 된다는 걸 이씨도 안다. 어차피 무기수라는 점을 앞세워 설득해 자백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9개 살인 사건(모방범죄 1건 제외)과 이씨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일도 어려운 과제다.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이씨의 DNA가 5, 7,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것뿐이다. 이씨가 나머지 6건과도 관련됐다는 단서는 없다. 다만 이씨가 1994년 처제를 살해했을 때 시신을 스타킹으로 묶었다는 점이 화성 사건 피해자들과 비슷하고 당시 등록된 본적과 주소지가 화성 사건의 일부가 발생한 화성 진안리라는 정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교도소 복역 중인 이씨는 경찰이 찾아와 화성 사건 용의자로 지목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이 나머지 사건들의 증거물 분석을 통해 또 다른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국과수가 이미 증거물을 받아 DNA를 검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씨의 혈액형과 과거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이 다른 점도 설명돼야 한다. 이씨의 2심 판결문에는 그가 O형임이 적시돼 있다. 하지만 화성 사건 발생 때 경찰이 범인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진범이 맞느냐”는 의문도 조심스럽게 제기되지만 과거에 혈액형이 뒤바뀐 경우가 더러 있어서 DNA 결과를 신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9차 사건 때 용의자 추정 혈액은 피해자인 14세 여학생의 교복 상의 깃 부분에서 나온 것이라 가해자뿐 아니라 누구나 접촉할 수 있는 부위”라면서 “B형이라는 당시 경찰 추정이 잘못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국내 범죄사적으로 아주 특수한 사건이고 추후 관련 사건 등에 미칠 영향도 크다”면서 “공익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강력범죄 처벌 특례법에 따라 2010년 이전의 범죄 피의자 신상은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삼성·LG ‘8K TV 화질’ 또 정면 충돌

    삼성·LG ‘8K TV 화질’ 또 정면 충돌

    삼성 선명도 ICDM 요건 충족 여부 쟁점 두 회사 비교 시연하며 경쟁사 품질 폄하 LG “삼성 기준 미흡… 4~6K 수준” 공세 삼성 “ICDM 측정 주파수 방식에 적합 LG 동영상 업로드·구동 문제” 새로 제기 상대 제품 비난 마케팅 소모적 비판도8K TV 품질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공방이 17일 재현됐다. 삼성의 8K TV 화질 선명도(CM) 품질이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요건을 충족했는지가 쟁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가전 전시회 IFA에서 “삼성의 8K TV 선명도 측정 결과값이 12%로 ICDM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LG전자는 이날 다시 “삼성 8K TV는 8K라고 할 수 없는 4~6K 수준”이라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삼성은 ICDM의 측정 기준은 과거 아날로그 주파수 방식 TV에 적합할 뿐 픽셀수로 화질 품질을 정하는 최근의 디스플레이 품질 측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또 LG 8K TV에서 8K 동영상 콘텐츠가 로딩되지 않는 장면을 보여 주며, LG 제품이 다양한 8K 콘텐츠와 잘 호환되지 않는다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두 회사는 비교 시연을 통해 경쟁사 TV 품질을 폄하했다. 오전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는 삼성 QLED 8K TV와 비교하는 LG OLED TV로 8K보다 한 단계 낮은 사양인 4K 제품을 제시했다.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한 전시도 이뤄졌는데, LG전자 HE연구소장인 남호준 전무는 이 중 QLED TV에 들어가는 QD(퀀텀닷) 필름을 들고 “이 시트가 들어가면 TV를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비교는 극단적으로 이뤄졌다. LG는 우주 공간에 반짝이는 별 영상을 상영했는데, 뚜렷하게 별빛을 내뿜은 LG TV와 다르게 삼성 QLED 8K TV에선 마치 화면이 꺼진 것처럼 검은 화면이 이어졌다. LG 측은 “자발광인 OLED와 다르게 백라이트를 덧대야 하는 LCD TV라는 한계 때문에 QLED 8K TV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역으로 이날 오후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시연에선 LG 8K TV에서 유럽 인터넷동영상(OTT) 업체의 8K 동영상이 업로드되지 않거나 구동되지 않은 채 깨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다양한 동영상과의 호환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추정한 뒤 “8K 화질은 화질 선명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LG가 제시한 ICDM 기준을 삼성이 ‘아날로그 시대 기준’이라고 평가절하함에 따라 8K 품질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G TV는 블랙 표현에, 삼성 TV는 자연색 표현에 강점을 지녔다는 식의 차별적인 강점을 드러내기보다 상대 제품을 비난하는 방식의 마케팅 경쟁이 소모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언뜻 구별하기 어렵다고 18K 금을 24K 순금으로 속일 수 없듯 8K 화질 기준 충족 여부는 소비자의 알권리에 해당한다”라고, 삼성 측은 “소비자는 종합적으로 화질을 체감하며, 상반기 소비자들은 (판매 1위인) 삼성을 선택했다”고 각각 응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시민단체 “업계 거부만 되풀이” 사회적 협의회 참여 중단 선언수확량 증대 등을 위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식물(유전자 조작 식물·GMO)로 만든 제품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GMO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관심이 크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때 ‘GMO 표시제도 강화’를 공약한 바 있다. GMO가 제품 원료로 조금이라도 들어갔다면 모두 표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공약이 취임 2년여 만에 물건너갈 상황에 놓였다.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못 하겠다는 식품업계 간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GMO반대전국행동·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 협의회 참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업계 관계자 등과 9차례 논의했지만 업계는 “완전표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만 되풀이했다는 게 이유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원재료가 GMO면 무조건 GMO 제품으로 표시하는 ‘완전표시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을 올렸고 21만 6000여명이 동의해 청와대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구성한 협의체는 시민단체와 식품업계 대표 등 17명으로 꾸려졌다. 시민·소비자단체는 현행 GMO 표시제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약한다며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한다. 현행법상 GMO를 재료로 쓴 식품이라도 가공 이후 단백질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으면 GMO 혼합 사실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 예컨대 대두·옥수수·카놀라·사탕무·알팔파·면화 등 GMO 작물 6종은 모두 기름, 전분, 당으로 가공돼 국내 마트 등에서 팔리는데 이 가공제품에는 GMO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다. 시민단체들은 “원재료로 GMO를 썼으며 당연히 표시해야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다”며 “또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공공급식에서 GMO 농산물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품업계는 “GMO가 유해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완전표시제를 하면 마치 GMO 먹을거리는 모두 나쁜 것처럼 비쳐진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 GMO의 안전성을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2016년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GMO 반대 운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한림원도 GMO 농산물이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2012년 프랑스 연구팀이 2년간 쥐 실험에서 사망률이나 종양 발생이 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과학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업계는 일반 옥수수 가격이 GMO 옥수수보다 20% 비싸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GMO 옥수수를 일반 옥수수로 대체하면 결국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주장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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