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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미국인이다”

    “우리도 미국인이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새 이민법 제정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불법 체류자 단속과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센센브레너법’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거센 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50만명의 인파가 모여 새 이민법안 반대시위를 벌였다. 앞서 밀워키와 피닉스, 애틀랜타에서도 23일과 24일 수만명이 참여한 이민자 시위가 열렸다. 상원 법안심의를 앞둔 정치권도 이 문제를 쟁점화할 태세다.11월 중간선거에 미칠 파괴력을 의식한 탓이다.LA타임스는 경찰발표를 인용,“60년대 베트남전 반대시위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였던 1994년 이민정책 반대시위보다 훨씬 많은 수가 모였다.”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시위”라고 보도했다. 히스패닉계가 대부분인 참가자들은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앞세운 채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 등을 흔들며 행진을 벌였다. 현장에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과 길 세디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민자 권리를 위한 일리노이 연합의 조슈아 호이트 사무총장은 “정치인들이 잠자는 거인을 발로 찼다.”면서 “오늘 집회는 이민자 시민권 투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이민자 단체뿐 아니라 노조, 교계, 인권단체의 지지를 얻고 있다. 가톨릭의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성직자들에게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불복종 운동을 벌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시위는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행동의 날로 정한 새달 10일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법안 찬성측 움직임도 심상찮다. 워싱턴과 보스턴에서는 27일 국경통제 강화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이민법 지지시위가 예정돼 있다. 새 이민법안은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공화당 의원 주도로 지난해 12월 하원을 통과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과 함께 교회 등 봉사단체의 인도적 지원까지도 불법화함으로써 교계와 인권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28일 법안심의에 들어가는 상원은 자진신고한 체류자에 한해 일정기간 특정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한 외국인 임시노동자(guest worker) 제도 등을 담은 수정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계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민자 집단을 지지층으로 두고 있는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안 통과를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난 22일 “새 법안은 천박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공화당의 입장은 양분돼 있다.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 등 주류 보수파들이 안보 문제를 이유로 이민자 통제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재계 이익을 옹호하고 히스패닉의 표심을 잡으려는 현실주의 분파들은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말 그대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는 25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새 이민법은 미국인에게 ‘열린사회’와 ‘법치사회’ 사이의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며 절충안을 주문하고 나섰다.115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들은 대부분은 농업이나 건설·서비스 산업의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탈리아 여행 테러조심

    ‘4월 말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조심하세요.’ 국정원 테러정보종합센터는 25일 “4월9∼10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이 테러조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총선 정국이 마무리되는 4월 말까지는 이탈리아를 방문할 때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미국·영국 등에 이어 4번째 규모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마르티노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월 총선 직전에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성들이 본 세상 ‘스크린’ 에 펼친다

    여성의 시력으로 바라본 세상이 스크린에서 푸지게 펼쳐진다. 새달 6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막오르는 제8회 서울여성영화제. 올해는 세계 33개국 97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법조계의 자매들’(감독 킴 론지노트).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피해 여성들과 법조계 여성의 연대를 그린 드라마이다. 올해 행사는 크게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메인섹션은 ‘새로운 물결’. 아시아 특별전을 올해 따로 열지 않는 대신 이 부문에서 아시아계 영화를 많이 소개한다.‘잠복’(박찬옥),‘육다골대녀’(이애림) 등 국내 여성감독의 신작들을 비롯해 ‘파니 핑크’로 알려진 도리스 되리 감독의 ‘내 남자의 유통기한’, 샹탈 애커만의 ‘저 아래’ 등 해외신작이 준비됐다. ‘아프리카 특별전’에는 국내에선 거의 접할 수 없는 아프리카 여성의 삶이 담긴 영화들이 나온다.1960년대 후반 이후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등에서 제작된 영화를 볼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이다. 여성영화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경쟁섹션은 ‘아시아 단편 경선’.7개국 20여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229편의 지원작들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이다. 여성의 시각으로 정치·사회적 현안을 성찰해보는 작품은 ‘여성영상공동체’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알려진 마를린 호리스의 대표작 4편이 상영되는 ‘감독특별전’,1960년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해외 페미니스트 운동사의 단면을 다큐멘터리로 만나는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의 선구자들’ 등의 부문도 챙겨봄직하다.www.wffis.or.kr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바르톨리, 그녀가 온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40)가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정명훈의 피아노 반주로 독창회를 연다. 바르톨리는 세계 성악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 스타.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이후 최고의 디바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1966년 로마에서 태어난 바르톨리는 성악가인 부모 밑에서 발성의 기초를 배운 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본격적인 성악 수업을 받았다. 그가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세 때인 1985년 이탈리아의 한 TV쇼에 출연하면서부터. 이를 계기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그를 라 스칼라 극장 오디션에 초청했고 카라얀, 바렌보임, 아르농쿠르 등 유명 지휘자들도 그에게 잇따라 작업을 제의하는 등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1996년엔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역으로 뉴욕 메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바르톨리는 세계적인 음반사 데카의 전속 연주자로 지금까지 열 장이 넘는 오페라·솔로 음반을 냈다.특히 ‘비발디 앨범’(1999)은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안토니오 비발디의 오페라를 세계에 널리 알린 음반으로 화제를 모았다. 바르톨리 하면 떠오르는 레퍼토리는 단연 모차르트와 로시니. 하지만 글룩, 비발디 등 바로크와 르네상스 시대 고음악들을 발굴해 노래하는 데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17∼18세기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에 대해 만만찮은 학구적 열정을 보이는 그는 스스로 “나는 18세기에서 온 사람““고악기 같은 목소리”라고 말한다. 세 옥타브 반을 오르내리는 폭넓은 음역을 갖고 있는 바르톨리는 편의상 메조소프라노로 구분될 뿐, 모든 음역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장기인 모차르트와 로시니뿐만 아니라 베토벤, 슈베르트, 비아르도, 벨리니, 들리브 등 18∼19세기 민요풍의 소박한 곡들과 벨칸토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이탈리아·프랑스 예술가곡들을 들려준다. 모차르트 ‘너희 새들은 늘 그렇듯이’, 베토벤 ‘가장 잔인한 순간’, 슈베르트 ‘양치기 소녀’, 비아르도 ‘하바네즈’, 들리브 ‘카디스의 딸들’, 벨리니 ‘우울함, 너 부드러운 님프여’, 로시니 ‘티롤의 고아소녀’ 등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바르톨리는 그동안 다니엘 바렌보임, 정명훈, 제임스 레바인, 안드라스 쉬프, 장 이브 티보데 등 일류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무대를 꾸며왔다. 이번에는 정명훈이 피아노 반주자로 나서 또 다른 관심을 모은다.“바르톨리는 내가 평생 처음으로 성악반주를 하고 싶도록 만든 성악가였다.”는 게 정명훈의 말. 두 사람은 이미 해외에서 여러 차례 음반과 무대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입장권은 7만∼30만원.(02)518-7343.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위인들의 자기 PR법/아마노 유키치 지음

    현대는 이미지 사회. 성공한 사람들에겐 나름의 자기 PR법이 있다. 고도로 계산된 자기 홍보를 통해 그들은 성공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프는 자식들에게 “중요한 건 네가 누구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고 한다.‘위인들의 자기 PR법’(아마노 유키치 지음, 박현석 옮김, 아라크네 펴냄)은 이러한 인간의 자기 PR 욕망을 역사 속 위인들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안토니우스를 연회에 초청한 뒤 진주 귀고리를 식초에 녹여 마셨다. 미모와 지성에 부까지 갖춘 여자의 유혹을 어떻게 뿌리칠 수 있을까. 이는 클레오파트라가 철저하게 계산하고 행한 쇼였다. 그런가 하면 나폴레옹은 초상화를 그릴 때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도록 해 키가 작다는 단점을 감추려 했다. 히틀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기 PR광.8대2로 가른 머리, 연기를 하듯 칼을 찌르는 동작, 적의 머리 위를 발로 짓밟는 듯한 몸짓 등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지금 보면 우스꽝스럽겠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그것은 크게 어필하는 이미지였다. 히틀러는 이같은 이미지를 발판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쥐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처녀 여왕이라는 고결하고 숭고한 이미지를 위해 피부에 좋지 않은 붕산과 명반, 밀가루 반죽을 얼굴에 칠하고 다녔다. 또 마음 속으로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음에도 권력을 위해 늘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라고 말했다. 일본 불교의 고승들을 ‘극락왕생이라는 상품의 제조자’로 규정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광고비평’지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일본 불교의 위대한 고승들은 모두 광고의 천재였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일본의 ‘춤 염불’을 포교 수단으로 삼은 잇펜(一遍) 스님,‘렌뇨의 편지’로 잘 알려진 렌뇨(蓮如) 스님 등의 일화가 소개된다. 인간의 역사는 곧 자기 PR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8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KCC프로농구] KT&G ‘6강불씨’ 살렸다

    정규리그의 86%를 소화한 7일 현재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정지은 팀은 모비스 동부 삼성뿐.4∼9위까지 6개팀이 나머지 3장의 티켓을 놓고 유례없는 혼전을 펼치고 있다. 7일 안양에선 9위 KT&G가 KCC를 110-96으로 꺾고 가느다란 희망의 빛을 밝혔다. 홈 5연승을 달린 KT&G는 22승(25패)째를 챙기며 6위 KCC에 2경기차로 따라붙었다.KT&G가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5할 승률을 돌파하기 위해선 남은 7경기에서 최소 6승을 거둬야 한다. KT&G의 집중력과 투지는 시종 상대를 압도했고, 지난 12일 이후 7경기 만에 100점을 돌파할 만큼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뽐냈다. 단테 존스-안토니오 키칭스는 55점 26리바운드를 합작, 승리의 주역이 됐다.안양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KCC프로농구] 오리온스 PO행 ‘한발짝’

    올시즌 프로농구의 ‘태풍의 눈’은 누가 뭐래도 모비스다.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유재학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과 크리스 윌리엄스를 꼭지점으로 한 수비농구로 줄곧 1∼2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잘 나가던 모비스에 악재가 닥쳤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외국인 센터 로데릭 라일리(204㎝)가 무릎부상으로 12주 진단을 받은 뒤 대체용병을 구하지 못한 것. 5일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KT&G전은 누가 보더라도 안토니오 키칭스(18점)와 단테 존스(21점)가 건재한 KT&G의 우세가 점쳐졌다.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철저한 박스아웃을 통해 리바운드의 균형을 맞춘 모비스는 한 차례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은 채 92-84의 완승을 일궈냈다. 윌리엄스(27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는 돌고래 같은 탄력으로 상대 용병의 틈바구니에서 부지런히 점수를 쌓았고, 이병석(22점·3점슛 6개)과 양동근(20점·3점슛 3개)은 정밀한 장거리포로 KT&G의 수비를 허물어뜨렸다.모비스는 올시즌 KT&G를 상대로 6전전승을 거둔 동시에 홈팬들에게 안방 8연승의 선물을 안겼다. 또한 29승17패로 공동 2위 동부와 삼성을 1경기차로 따돌렸다. 김승현(13점 9어시스트 6스틸)-벤슨(37점 16리바운드) 콤비가 찰떡 호흡을 뽐낸 오리온스는 대구에서 5연승을 달리던 KCC를 89-73으로 따돌렸다.오리온스(24승22패)는 KCC와 공동 5위에 올라서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蘇 브레즈네프가 81년 교황 저격지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981년 5월13일 발생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저격사건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이탈리아 의회의 조사위원회가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냉전 중 이탈리아 내에서 공산주의 국가들이 펼친 정보활동을 조사하고 있는 ‘미트로킨 위원회’는 이날 출간된 보고서에서 브레즈네프 전 서기장이 폴란드 출신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동구권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소련군 정보국(GRU)에 교황 암살을 지시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옛 동독과 불가리아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공작을 폈으며, 터키인 알리 아그자가 시행한 것이라고 파울로 크자티 위원장이 밝혔다. 미트로킨 위원회는 1990년대 초반 서방으로 귀화해 옛 소련 첩보원들의 서방 내 암약상을 폭로한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바실리 미트로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미트로킨이 제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위원회는 또 바티칸 주재 불가리아 첩보원 세르게이 안토노프가 만든 이른바 ‘불가리아 커넥션’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황 저격사건 당시 사진에 포착됐던 안토노프는 살인 기도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으나 증거불충분으로 1986년 석방됐다. 교황 저격범 아그자는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2000년까지 복역한 뒤 터키로 이감됐다. 그는 지난 1월 석방됐다 언론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수감돼 있다. 한편 러시아 대외정보총국(SVR)은 미트로킨 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허무맹랑하다.”고 일축했다.lotus@seoul.co.kr
  • [문화마당] 한국속의 세계미술/신정아 동국대 교수·성곡미술관 학예실장

    내가 어렸을 적에 제일 갖고 싶었던 물건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만든 연필이었다. 펄이 들어간 초록색에 초록색 지우개가 달린 이 연필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연필을 포함해 미국에서 만든 노란색 연필들보다 훨씬 더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의 연필이었다. 당시 아빠가 사우디에 가서 일하는 친구들은 이 연필을 갖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이 연필이 갖고 싶어 우리 아빠만 보면 사우디에 가서 일하라고 보채곤 했었다. 지난 몇 년동안 우리나라에는 많은 해외전시가 있었다. 방학이면 으레 학생들을 겨냥한 유명 브랜드 작가들의 전시가 줄곧 이어졌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컬렉션을 비롯해 로댕, 샤갈, 피카소, 미로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전시회가 열리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물론 그 중엔 유명세만큼 알찬 전시회도 많았지만, 유명한 외제 브랜드에 의존한 채 허상만 남긴 전시회도 적지 않았다. 해외 작가들의 활발해진 전시회 덕분에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 또한 활기를 띠게 되었고, 이제는 국내·국외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지난 연말부터 서울 청계천 복원 상징 조형물인 올덴버그의 ‘스프링’이라는 작품설치에 대한 항의로 미술계는 시끄러웠다.KT에서 35억원을 기부받아 구입되는 올덴버그의 이 작품은 무엇이 문제일까?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내작가 350명에게 1000만원씩 지원한다면 국내 미술계를 위해 훨씬 가치있게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한 올덴버그는 이름과 디자인을 제공할 뿐이지, 작품의 제작은 서울의 한 공방에서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팝아트의 거장인 올덴버그는 대량소비와 물질숭배, 그리고 인간소외의 위기의식이 가득했던 1960년대 미국사회에서 생활속에 너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톱, 타자기, 햄버거, 담배꽁초 등 평범한 물건들을 엄청난 크기로 확대하기도 하고, 섬유나 비닐을 이용한 부드러운 조각을 선보여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일상을 새롭게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준 작가이다. 그런 올덴버그의 깊이 있는 작품세계와 우리나라 공방의 섬세한 손길이 만나 청계천을 더욱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려는 의도로 바꾸어 생각해 보면 어떨까? 도쿄에 가면 프랑스 작가 다니엘 뷔랭의 줄무늬 조각이 있고, 이탈리아에는 프랑스 조각가 니키 드 생팔이 안토니 가우디의 장식적인 귀엘 공원에서 영감을 받아 타로카드에 등장하는 22개의 캐릭터를 모자이크 기법을 이용해 만든 타로 공원이 있다. 뉴욕의 파크 애비뉴 52번가에 가면 영국작가 리처드 롱의 조각이 있고, 독일과 네덜란드에도 올덴버그의 작품이 공공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왜 유독 우리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만 고집해야 하는가? 세계화를 지향하는 이 시대에 유명 세계 작가의 작품 한점 조차도 수용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세계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국내 작가들을 지원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해외 작가들의 좋은 작품 선례를 통하여 우리 미술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는 연필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디자인의 연필을 보면 꼭 사게 된다. 특히 해외 여행을 할 때면 곳곳에 있는 가게에 들러 예쁘고 쓰기 편한 연필들을 찾게 되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고르는 연필들의 상당수가 Made in Korea이다. 이제는 해외에서 만드는 연필보다 국내 연필이 더 견고하고 세련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 적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만든 연필을 갖고 싶어 하던 것이 무색할 만큼 이제 ‘한국제’ 연필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만든 연필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이것은 아마 어릴 적 내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만든 예쁘고 세련된 연필을 갖고 싶어하던 것처럼 우리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훌륭한 장인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신정아 동국대 교수·성곡미술관 학예실장
  • ‘유색쌀’ 효능과 종류

    쌀은 찰벼와 메벼로 나뉜다. 녹말인 전분구성 가운데 아밀노스가 20% 안팎이면 메벼, 전혀 없으면 찰벼로 분류된다. 찰벼에는 아밀노스 대신 수분이 차 있어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빛에 반사돼 황백색의 뽀얀 빛을 띠게 된다. 벼의 ‘조상’은 당초 붉은 색이었으나 자연 돌연변이를 거치면서 흰색으로 많이 바뀌었다. 쌀에는 전분 이외에 단백질과 아미노산, 섬유질, 비타민, 색소 등의 성분이 있다. 이 가운데 색소에는 노화방지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항산화물질인 탄닌계와 안토시아닌계가 포함됐다. 이를 특화한 품종이 붉은색 계통의 흑진주벼와 적진주벼, 조생흑찰벼다. 특히 흑진주벼에는 피부질환 효과가 탁월해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이 나왔다. 조생흑찰벼는 흑미와 찰벼를 결합, 한과용으로 쓰인다. 찰기가 메벼와 찰벼의 중간으로 저당 현미인 ‘백진주벼’는 당뇨병 환자에 유용하다. 식이섬유가 보통 쌀보다 3배 이상 많아 비만 환자의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입증된 ‘고아미2호’도 개발됐다. 콜레스테롤 분해 기능이 있는 홍국균을 쉽게 발효시킬 수 있는 메벼인 ‘설갱벼’도 나왔다. 혈압강화와 항암, 항균 효과가 있다. 설갱벼에 홍국균을 발효시키면 자주색으로 바뀐다. 단백질인 라이신이 많이 함유된 ‘영안벼’는 이유식에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신장병이나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제거한 ‘저 단백미’와 철분·아연 등 미량원소의 함량을 높인 ‘미네랄 쌀’도 나오게 된다. 밥맛을 좋게 하기 위해 냄새나는 쌀, 즉 향미(香米)도 12가지나 개발했다. 향미에다 찰벼 성분을 첨가시킨 ‘설향찰’과 ‘아랑향찰’도 나왔다. 일반 쌀에 향미와 찹쌀을 각각 10%씩 섞으면 밥맛이 좋아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부시 뜬금없는 발표 ‘뒷말’

    지난 2002년 항공기를 공중 납치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고층 빌딩에 충돌시키려던 알카에다의 음모를 사전에 적발, 좌절시켰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예상치 못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은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테러 적발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에겐 아무런 통보도 해주지 않았다.”며 “깜짝 놀랐고 허를 찔린 느낌마저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는 LA의 고층 건물 보호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며 일부는 이라크 전비를 전용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끔찍한 테러를 당할 뻔한 건물로 지목된 LA에서 가장 높은 72층짜리 US뱅크 타워(당시 라이브러리 타워) 입주자들과 직장인들은 정신적 혼돈과 공포심을 토로하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전했다. 샌드위치 가게 주인인 이롤 앤덜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신문을 판매하는 루이사 곤살레스는 “당장 우리 모두가 죽을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몸서리를 쳤다. 직장인 패트릭 그로버는 “4년 전 위협은 지난 일이지만 언제라도 이곳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오싹해진다.”고 털어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대테러 전쟁의 진전 상황에 관한 연설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협력해 알카에다의 ‘재앙적 공격’을 무산시켰다.”며 “그들의 공격 목표는 LA의 ‘리버티 타워’(라이브러리 타워를 잘못 지칭)였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9·11테러의 핵심인 할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아랍계 대신 비교적 덜 의심받는 동남아 출신 젊은이들을 동원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들 동남아 출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육받았으며 오사마 빈 라덴도 만났다.”고 주장하면서 “그 후 계속된 첩보 활동을 통해 이들의 공격 의도와 타깃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 건 외에도 10여종의 알카에다 음모를 분쇄한 바 있다고 발표했었다. 따라서 이날 발표는 곧 상원에서 시작될 ‘영장없는 도청’ 청문회를 겨냥,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궁지에 몰릴 때마다 찔끔찔끔 정보를 공개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19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널리 알려진 고전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를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각색한 아카펠라뮤지컬. 평강공주를 보필하던 시녀 연이는 공주의 애장품 거울을 훔쳐 달아나는데…. 최은미 작·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02)745-5570. ■ 천상시계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조선의 천재과학자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국악뮤지컬. 방은미 작·연출, 나문희 최종원 이안 등 출연.(02)741-5332.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 미술 ■ ‘Gerald pryor 교수와 한국의 제자들’ (21일까지 선 갤러리) 뉴욕의 대표적 사진예술가로 평가받는 뉴욕대 교수 제럴드 프라이어와 그의 한국인 제자들의 사진 작품전. 프라이어 교수의 ‘Who is this guy and what is he doing’, 임영균 중앙대 교수의 ‘백남준 & 샤로트 무어먼의 퍼포먼스’ 등 21명의 작가가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02)734-0458. ■ 올 그려가기 17일까지 서울 잠원동 갤러리 우덕. 천의 이미지를 탐구하는 작가 박재영의 세번째 개인전. 입고 있는 사람의 정체는 철저히 숨긴 채 니트 스웨터나 모피, 외투를 구성하는 올을 반복해서 그려 나가면서 화폭에 긴장감있게 배치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3449-6072. ■ 말하는 나무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물질만능 풍조의 현실에서 실존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유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온 김무기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잇고 용접해 나무 형상으로 만든 작품 등 13점의 대규모 작품들을 선보인다.(02)725-1020. ● 어린이 ■ 마법의 날개 10∼26일 극장 용. 꿈의 날개를 찾아 떠나는 소녀 나래의 신비한 마법여행.(02)382-5477.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 무용 ■ 창무회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17,18일 서울 포스트극장(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임학선 댄스 We 공연. ● 클래식 ■ 투란도트 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첼로 빅4 파이널 콘서트 12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안토니오 메네세스, 프란스 헬머슨, 아르토 노라스, 게리 호프먼 등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의 합동 무대. ■ 데이비드 란츠 연주회 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무대.‘Return to the heart’ 등 히트곡과 최근 발표한 앨범 ‘스피리트 로맨스’의 수록곡을 들려준다. ● 연극 ■ 그녀의 봄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가상의 통일시대, 신경제특구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과거와 상처를 지닌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다. 배우와 연출을 겸하는 김학선이 쓰고, 연출했다. 최광일 채국희 최원석 등 출연.(02)762-9190. ■ 슬픈 연극 10일∼3월26일 정보소극장. 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애써 남편의 죽음을 외면하려는 아내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민복기 작·연출, 문소리 박원상 출연.(02)747-1010. ■ 콘트라베이스 3월5일까지 우리극장. 명계남이 무명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되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처럼 만나는 남자배우 모노극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김동연 연출.(02)762-0010.
  • 길찾는 로드먼

    “한 달 정도 준비하면 NBA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악동’ 데니스 로드먼(44·204㎝)이 30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프로농구(NBA)에 컴백할 뜻을 드러내 관심을 사고 있다. 미국 댈러스의 슬럼가에서 태어나 전형적인 뒷골목 불량소년으로 자란 로드먼은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농구에 입문할 만큼 출발도 늦었다. 기본기와도 담을 쌓은 그였지만 동물적인 리바운드 재능을 인정받아 8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에 지명됐다. 이후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한 로드먼은 데뷔 3시즌 만에 주전으로 도약, 소속팀에 88∼89,89∼90시즌 2연패를 안겼다. 파워포워드로는 작은 203㎝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저녁 숙소에서 녹화 테이프를 보며 연구한 로드먼은 91∼92시즌 평균 18.7개의 경이적인 리바운드로 첫 타이틀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7시즌 연속 리바운드왕에 올랐다. 샌안토니오를 거쳐 시카고 불스로 이적한 뒤 필 잭슨 감독과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과 함께 ‘불스 왕조’를 3연패(95∼96부터 97∼98시즌)로 이끈 로드먼은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0년 은퇴 이후엔 성추행 및 성폭력 혐의로 10여차례 고소를 당하는가 하면, 프로레슬러와 영화배우, 누드 퍼포먼스 등 갖가지 ‘기행’으로 가십난을 장식했다. 로드먼이 복귀의 꿈을 이룬다면 NBA 역사상 최고령 선수가 된다. 종전은 43세의 로버트 패리시.‘영원한 악동’ 로드먼의 농구인생이 어떤 식으로 막을 내릴지 궁금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월은 ‘첼로의 달’

    안토니오 메네세스, 프란스 헬머슨, 아르토 노라스, 게리 호프먼.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 4명이 한자리에 모인다.2월12일 오후 4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첼로 빅4 파이널 콘서트’.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첼로 페스티벌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주회다.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는 독일 라인가우 지방의 작은 마을 크론베르크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권위의 첼로 마스터 클래스(집중 실기강의).1993년 첼리스트 라이문트 트렌클러가 스페인 태생의 첼로 거장 파블로 카잘스의 서거 20주기를 맞아 창설했다. 이 아카데미는 마스터 클래스 외에 2년마다 ‘크론베르크 첼로 페스티벌’,4년마다 ‘파블로 카잘스 첼로 콩쿠르’ 등도 마련한다.크론베르크 아카데미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지난 2004년에 이어 두번째다.‘크론베르크 아카데미’는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한국에서만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레슨을 직접 받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와, 교수진으로 참여하는 유명 첼리스트들의 독주회, 첼로 빅4 콘서트 등으로 꾸며진다.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인 서울’ 행사는 2월5일부터 12일까지 연세대학교, 호암아트홀, 금호아트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에서 펼쳐진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날에 열리는 첼로 빅4 콘서트.4명의 첼로 명인이 각각 협주곡을 한 곡씩 협연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공연은 최고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선호한 첼리스트 안토니오 메네세스(48)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C장조’ 연주로 시작된다. 메세네스는 보자르 트리오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첼리스트. 뮌헨 콩쿠르와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로스트로포비치를 잇는 ‘첼로계의 모세’로 불리는 스웨덴 출신 프란스 헬머슨(60). 독일 쾰른음대 교수로 재직중인 헬머슨은 파워플하고 급격한, 다소 거친 연주를 보여준다는 평도 있지만 드보르자크 연주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다. 이번 공연에선 ‘엘가의 첼로 협주곡 e단조 Op.85’를 들려준다. 핀란드 태생의 아르토 노라스(63)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첼로 거장이다. 핀란드 헬싱키 시벨리우스 음악원 교수인 노라스는 이번 무대를 위해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 Eb장조 작품 107’을 마련했다.첼로 빅4 콘서트에서는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번스타인의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한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미사곡 중 세 개의 명상곡’도 게리 호프먼(49)의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인 호프먼은 미국 인디애나대 음대 교수로, 그의 연주는 아름다운 음색과 시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빅4 콘서트 입장권은 3만∼12만원. 한편 2월5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에는 이들 외에 파블로 카잘스가 “고귀한 아티스트”라고 격찬했던 애제자 버나드 그린하우스(89·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명예교수)도 참여해 관심을 모은다. 첼로 앙상블로 카잘스의 ‘새의 노래’를 들려줄 예정. 호암아트홀에서는 노라스(7일), 헬머슨(8일), 호프먼(9일), 메네세스(10일)의 독주회가 오후 8시 차례로 열린다. 6∼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연세대 음대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는 공개로 진행된다. 첼로 전공자뿐 아니라 첼로에 관심있는 애호가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02)541-6234.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탈리아 “연말에 이라크서 철군”

    이탈리아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 이라크에 주둔한 군을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 국방위원회에서 “‘안티카 바빌로니아’ 군사작전이 올해안에 단계적으로 위임을 끝낼 것이며 연말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합군측과 합의를 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 [KCC 프로농구] ‘킹콩’ 딕슨 원맨쇼

    ‘킹콩’ 나이젤 딕슨(26·KTF·201.7㎝)은 한국프로농구 사상 가장 무거운 선수로 추정(?)된다. 현재 한국농구연맹(KBL)에 등록된 체중은 신체측정 당시 저울이 오작동을 일으켜 딕슨의 주장에 따라 145㎏으로 인정했을 뿐이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는 150㎏에 달한다. 최근 KT&G가 대체용병으로 투입한 안토니오 키칭스(203.9㎝) 역시 공식 체중 145.3㎏의 덩치를 자랑하며 딕슨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19일 부산 금정실내체육관에서 두 ‘덩치’가 첫 맞대결을 펼쳤다. 승리는 KBL 선배격인 딕슨의 몫. 딕슨은 폭발적인 덩크슛은 물론 원거리에서 던지는 훅슛도 쏙쏙 림을 가르며 거침없이 26점을 쌓아올렸다. 주종목인 리바운드에서는 KT&G의 전체 리바운드인 19리바운드보다 2개 많은 21개의 리바운드를 혼자 낚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키칭스는 20점으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정작 힘을 써야 할 골밑싸움에선 꼬리를 내리며 단 4리바운드에 그쳤다.KTF가 프로농구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딕슨의 압도적인 페인트존 장악과 조상현(22점·3점슛 4개)의 외곽지원을 앞세워 KT&G를 97-91로 물리쳤다. 창단 2주년을 맞은 이날 홈팬들 앞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챙긴 KTF는 4위 KCC에 반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KT&G는 (14승)19패째를 떠안아 6위 그룹과 2게임차로 멀어지며 9위를 유지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대법 “오리건주 안락사 허용 합당”

    미국 대법원은 17일(현지시간) 말기 불치병 환자의 자살을 돕기 위한 극약 처방을 허용한 오리건주의 ‘존엄한 죽음 법’이 정당하다고 판결, 자살을 도운 의사를 처벌하려던 부시 행정부에 타격을 안겼다. 특히 이번 판결은 보수파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가세한 뒤 처음으로 보수파가 ‘법률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관들은 이날 6대 3의 표결로 안락사를 희망하는 환자들에게 극약을 처방한 의사를 처벌하도록 지난 2001년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이 내린 행정 명령이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과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안토닌 스칼리야, 클로렌스 토머스 등 3명의 대법관만이 명령이 온당하다는 의견을 냈고 퇴임을 앞둔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등 6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다른 주에서도 오리건주 법률을 좇아 입법 노력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주민투표에서 60%의 찬성을 얻어 통과된 오리건주의 ‘존엄한 죽음 법’에 따라 2004년까지 325명이 합법적인 극약 처방을 받았고 이 중 208명이 죽음을 맞았다.2명 이상의 의사가 6개월 미만밖에 살 수 없는 환자들에게 극약을 처방하는 등 이 법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판결 소식을 들은 뒤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삶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에 온 몸을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종격투기 프라이드 챔피언 표도르 한국 첫 방문

    #장면 1. 지난해 8월말 일본 도쿄의 센추리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0·러시아)의 왼쪽 눈은 피멍이 든 채 감겨 있었고 오른쪽 눈 위는 찢어져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전날 미르코 크로캅(크로아티아)전에서 미처 불태우지 못한 ‘살기’가 남았는지 얼음장처럼 차가운 미소와 날카로운 눈빛은 유난히 섬뜩했다. #장면 2. 대한삼보연맹이 주관하는 삼보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동생 알렉산데르와 함께 첫 한국 방문을 한 표도르가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두툼한 회색 니트와 청바지를 받쳐 입은 표도르는 마음씨 좋은 벗처럼 넉넉한 미소로 질문에 응했고, 링에서 보였던 ‘격투기황제’의 카리스마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태권도, 김치를 사랑해요 이번이 첫 방문이지만 표도르는 한국 문화에 해박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소문난 ‘지한파’다. 한글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며 은근히 자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개구쟁이. 그는 또한 숟가락과 포크 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만큼 젓가락질에 익숙하고 김치와 인삼차라면 사족을 못 쓰는 등 한국 음식에 ‘중독’돼 있었다. 표도르는 “태권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종합격투기에 꼭 필요한 무술이기 때문에 지난해 크로캅전을 앞두고 한국에서 태권도를 수련했던 루슬란 나크미비다 코치에게 발차기를 집중적으로 사사했다.”고 말했다. 평생을 삼보와 함께 보낸 표도르는 “러시아의 삼보 선수들이 따로 유도를 배우지 않고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면서 “한국은 유도강국이니 삼보까지 익히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며 ‘홍보대사’의 역할을 했다. ●삼보마스터에서 인류 최강파이터로 어릴 때부터 유도와 삼보를 익힌 표도르는 지난 1999년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삼보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삼보 마스터’로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삼보와 유도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표도르는 일본의 종합격투기 ‘링스’로 진출했다. 유도와 삼보, 복싱까지 두루 익힌 덕분에 곧 두각을 나타냈고 2001년 헤비급,2002년 무차별급 챔피언에 오르며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란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링스가 경영악화로 파산하면서 표도르에게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훨씬 큰 시장을 가진 ‘프라이드’로 무대를 옮긴 것. 긴 리치를 이용한 파운딩과 놀라운 스피드, 삼보로 다져진 강력한 그래플링을 앞세운 표도르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질주했다.2003년과 2004년 당대 최강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브라질)를 연거푸 격침시키며 헤비급 그랑프리 우승과 챔피언 타이틀을 지켰고, 지난해엔 ‘최후의 대항마’ 크로캅마저 제압해 당분간 적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우리 캐칭 최고”

    삼성생명은 16일 우리은행전을 앞두고 대체용병 케이티 핀스트라(23)를 영입했다. 지난해 미여자프로농구(WNBA) 샌안토니오 실버스타스에 입단한 핀스트라는 203㎝에 108.9㎏의 보기 드문 거구. 이날 경기의 초점은 처음부터 핀스트라가 ‘우승청부사’ 타미카 캐칭(27·우리은행·186㎝ 75㎏)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핀스트라는 이날 한국무대 데뷔전에서 25점에 16리바운드를 낚아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캐칭(31점 21리바운드)을 막기에는 그의 수비능력은 턱없이 부족했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아직 미흡했다. 우리은행이 이날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삼성생명의 추격을 73-69로 힘겹게 뿌리치고 5연승을 내달렸다.2라운드를 5전전승으로 마감한 우리은행은 6승4패를 기록, 선두 신한은행을 1.5경기차로 뒤쫓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 음반]

    ●이타마라 쿠락스 앨범 17일 발매 브라질 출신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이타마라 쿠락스의 베스트 앨범 ‘The best of Ithamara Koorax’가 17일 발매된다. 쿠락스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 미국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의 작업으로 유명해졌다. 이번 앨범에서는 영화 ‘남과 여’ ‘카사블랑카’,‘문리버’ 등의 주제곡과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Amor Sem Adeus’,‘How Insensitive’ 등 쿠락스가 발표했던 5장 앨범의 노래 가운데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15곡이 담겨있다.2번 트랙 ‘Moon River’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보컬에서부터 4번 트랙 ‘Mas Que Nada’의 폭발적인 가창력까지 쿠락스의 다양한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케니 지가 직접 고른 히트곡 모음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의 베스트 음반 ‘디 에센셜 케니 지(The Essential Kenny G)’가 최근 발매됐다.‘Songbird’‘Going Home’‘Silhouette’‘Forever in Love’ 등 케니 지가 직접 고른 히트곡 31개가 2장의 CD에 실렸다. 아론 네빌, 마이클 볼튼 등 유명 가수와 듀엣으로 녹음한 곡이나, 루이 암스트롱의 생전 음성에 색소폰 연주를 입힌 곡, 라이브 공연 실황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케니 지는 CD 속지에 수록곡에 얽힌 사연이나 곡을 만든 배경 등을 직접 소개하며 또 다른 감상포인트를 제공한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간한 이번 앨범은 그의 자서전적인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케니 지는 오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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