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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희 사건으로 퓰리처상 받은 기자 면허취소돼

    조승희 사건으로 퓰리처상 받은 기자 면허취소돼

    퓰리처상 수상자로, 최근 자신이 불법이민자임을 고백해 화제가 된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0) 전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 면허국 대변인 크리스틴 앤서니는 21일 바르가스가 운전면허 신청 서류에 주소를 허위기재한 사실을 밝혀내고 면허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불법이민자 신분을 공개한 바르가스의 뉴욕타임스(NYT) 매거진 기고문이 나온 뒤 조사에 착수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가짜 영주권을 소지, 사회보장번호(SSN)가 없는 바르가스는 오리건주에서 손에 넣은 운전면허 기간이 만료되자 운전면허 발급 때 SSN을 요구하지 않는 워싱턴 주에서 면허증을 취득했었다. 필리핀 출신인 바르가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턴기자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 WP 등에서 활약하며 특종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07년 한국계 이민 1.5세 조승희가 저지른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 전말과 배경을 파헤쳐 언론인 최고의 영예인 퓰리처상까지 받았다. 최근에는 허핑턴 포스트의 에디터로도 활약한 바 있는 바르가스는 지난 6월 숨겨온 자신의 신분을 털어 놓은 뒤 현재 이민법 개혁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이 사실상 신분증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그는 앞으로 정상적 사회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사진= 허핑턴 포스트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지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이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러운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벨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 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 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은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 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 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 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힌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러운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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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제이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런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밸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이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 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의 머릿 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 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혀진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런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미국 할리우드에서 3차원(3D) 입체영상 기술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올 초 디즈니의 ‘라푼젤’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하는 ‘리오’는 3D와 애니메이션이 환상의 짝패란 사실을 실감케 한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주역인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20세기폭스,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이 3년 만에 뭉친 ‘리오’는 미국 등에서 지난 4월에 개봉했다. 4억 7084만 달러(약 5030억원)를 벌어들였다. 제작비(9000만 달러)의 5배가 넘는다. 주인공은 전 세계 유일한 수컷 마코 앵무새 ‘블루’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소도시에서 주인 린다와 안락한 삶을 즐기던 리오에게 조류학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유일한 암컷 마코 앵무새 ‘쥬엘’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린다와 블루는 종(種)의 보존을 위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애완동물로 자란 탓에 날지 못하는 블루와 야생에서 독립적으로 자란 쥬엘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한다. 게다가 희귀 조류를 노리는 밀매업자들까지 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 96분 동안 눈과 귀가 호강한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르뎅뎅한 블루와 쥬엘은 물론, 비트박스와 랩에 능란한 홍관조 ‘페드로’, 퍼커션에 능한 노란 카나리아 ‘니코’, 한때 플로어에서 발바닥깨나 비볐던 투칸새 ‘라파엘’, 라파엘의 불독 친구 ‘루이즈’ 등은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앵무새들의 활강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트랜스포머 3’에서 윙 슈트(날개 모양의 비행복)를 입고 날아다니는 특수부대원 못지않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명물인 삼바축제 퍼레이드의 휘황찬란한 색감은 압권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고 발바닥을 구르게 하는 음악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솜씨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이반 린스와 함께 브라질 음악의 3대 거인으로 통하는 멘데스는 대표곡 ‘마스 께 나다’(Mas Que Nada)를 영화 삽입곡으로 새로 녹음하는 등 분위기를 ‘업’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했다. 한 해 수십만 마리가 암거래되는 조류 밀매의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결말에선 그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라고 충고하는 등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하지만 밋밋하고 수동적인 주인공 캐릭터는 아쉽다. 외려 밀매업자의 심복인 앵무새 나이젤이나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불독 루이즈 등이 더 매력적이다. 목소리 연기는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가 블루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가 쥬엘을 맡았다. 미국 4인조 보컬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 윌 아이 엠이 페드로 역을, 가수 겸 배우 제이미 폭스가 니코 역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한다. 한글 더빙판은 배우 송중기와 박보영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더빙이란 단어 대신 목소리 연기라고 표현하는 까닭을 곱씹게 만든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英옥스퍼드서 미켈란젤로작 추정 그림 발견

    英옥스퍼드서 미켈란젤로작 추정 그림 발견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영국 옥스퍼드대학 기숙사에서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의 잃어버린 그림이 옥스퍼드대학 기숙사에 걸려있다는 이탈리아 미술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기숙사 캠피온 홀에 벽에 걸려 있는 이 그림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묘사한 것으로 그동안 미켈란젤로와 동시대를 산 화가 마르첼로 베누스티의 작품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미술학자 안토니오 포르셀리노는 “적외선 기술로 그 명작의 진정한 ‘창조자’를 밝혀냈다.”면서 “이 걸작과 베누스티의 작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셀리노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인 모세 등 수많은 걸작의 복원에 참여하고 있는 미술 전문가다. 해당 기숙사의 사감 브랜던 캘러한 신부는 “그 그림은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기숙사에 있기에는 너무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단순히 우리 벽에 걸려 있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포르셀리노는 자신의 저서 ‘더 로스트 미켈란젤로스’를 통해 “아무도 미켈란젤로가 자신의 그림에 덧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 그림은 1930년대 소더비 경매에서 캠피온 홀 측이 구매했던 것으로, 현재 안전한 보관을 위해 대학 내 애슈몰린 박물관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BBC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0분만에 40개 핫도그 ‘꿀꺽’

    10분만에 40개 핫도그 ‘꿀꺽’

    한국계 여성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로 열린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소냐 토머스(한국명 이선경·44)는 뉴욕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10분 만에 핫도그 40개를 먹어 치워 2위를 11개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해마다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남녀 구분 없이 치러졌으나 올해 처음으로 남자 부문과 여자 부문으로 나눠 열렸다. 토머스는 지난해 독립기념일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도 10분에 36개를 먹어 여성 출전자 중 최고 성적을 거두며 전체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토머스는 1990년대 후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로, 패스트푸드점 매니저로 일하면서 2003년부터 각종 먹기 대회에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챙겨 왔으며, ‘독거미’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48㎏의 가냘픈 몸매의 토머스는 지난해 뉴욕주 버펄로에서 열린 먹기 대회에서 12분 만에 181개의 닭 날개를 먹어 치워 우승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할라피뇨(멕시코 고추) 먹기 대회에서는 274개를 먹어 준우승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죠스’라는 별명을 가진 조이 체스트넛(27)이 10분 만에 핫도그 62개를 먹어 우승했다. 체스트넛은 이번 우승으로 대회 5연패를 이뤘다. 그러나 체스트넛과 토머스는 2009년 자신들이 세운 기록인 68개와 41개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경기 부천의 7월이 특별한 이유는 한가지다.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공상과학(SF) 영화 마니아의 해방구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때문.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부천영화제의 고민은 마니아적 감수성과 대중성의 교집합을 찾는 데 있다. 열혈관객의 지지로 오늘날의 명성을 얻었지만, 몸집이 불어난 만큼 체질 개선도 필요하기 때문. 오는 14~24일 관객과 만날 34개국 221편의 상영작에는 고민의 흔적이 담겼다. 박진형·이영재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토대로 놓치면 후회할 10편을 추려 봤다. ① 발리우드 위대한 러브스토리 올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로 Pifan 개막작이다.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란 표현은 연평균 1100여편을 제작해 100개국에 수출하는 인도 영화산업의 저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군무(群舞)와 노래 탓에 인도 영화를 외면한 것은 옛날 얘기다. 발리우드의 힘은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81분의 짧은 시간에 발리우드의 매력을 담아 낸 종합선물세트다. ②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2004년 류더화(劉德華) 주연의 누아르 ‘강호’를 통해 비범한 재능을 예고한 웡칭포 감독의 작품이다. 피가 튀고 신체가 절단되는 등 잔인한 장면으로 범벅됐지만, 은근히 웃기는 스플래터 영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본 성인비디오(AV)영화 슈퍼스타에서 극장용 영화배우로 변신을 꾀하는 아오이 소라의 첫번째 중국 진출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제 기간 부천을 찾을 계획인 만큼 팬들은 발품을 팔 일이다. ③세컨즈 어파트 콜롬비아 출신의 신예 안토니오 니그레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호러영화 전문 시리즈 ‘애프터 다크 오리지널’의 하나다. 악마의 축복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유모가 처음 왔을 때 자신들의 능력을 깨닫는다. 젊은 유모가 시리얼을 씹듯 유리조각을 집어삼키도록 만든 것. 둘이 손을 잡았을 때만 남을 조종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형제를 그린 심리 호러물이다. 실제 쌍둥이인 에드문드 엔틴과 게리 엔틴의 섬뜩한 눈빛이 뇌리에 남는다. ④어택 더 블록 영국 런던 남부의 작은 마을에 잔인한 외계인이 침공한다. 평범한 10대 꼬마들이 외계인에 맞서 마을을 지키는 히어로가 될 차례다. 신개념 SF영화를 표방한 조 코니시 감독의 대표작을 읽는 열쇳말은 배우 닉 프로스트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황당한 외계인 폴’(2010) 등에서 짝패인 사이먼 페그와 함께 관객들을 뒤집어지게 만든 영국 B급 코미디의 아이콘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부천다운 선택이다. ⑤간츠⑥간츠-퍼펙트 앤서 일본 SF만화의 거장 오쿠 히로야의 19금(禁) 만화를 사토 신스케 감독이 두 편의 실사영화로 만들었다. 죽음 직전에 ‘간츠’라는 수수께끼의 검은 구(球) 앞으로 소환당한 채 영문도 모를 전투를 강요당하는 이들의 얘기다. 피 튀기는 전투 장면은 물론, 알몸의 인간을 다른 공간으로 전송하는 등 만화가 실사로 옮겨졌을 때의 표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올 초 일본에서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데스노트’ ‘상실의 시대’의 마쓰야마 겐이치가 주인공이다. ⑦토요일의 암살자⑧금요일의 암살자 태국 코믹호러의 거장 유슬렛 시파팍 감독의 ‘주말킬러 3부작’ 중 두 편이 부천을 찾는다. 2010년작 ‘토요일의 암살자’는 발기불능으로 고통을 겪는 살인청부업자가 자신이 죽였던 남자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다. 2011년작 ‘금요일의 암살자’에서는 교도소에서 갓 풀려난 전문 킬러가 딸을 찾아가지만, 딸은 외려 아버지의 원수라고 오해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뤘다. 두 편 모두 갱스터와 호러, 코미디를 이종교합했다. B급 감성으로 충만한 쿠엔틴 타란티노나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태국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그림이 나올 듯하다. ⑨물속의 사랑 장르영화 대가에 대한 헌사를 담은 ‘스트레인지 오마주’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영작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핑크 영화(극장용 성인 영화)의 새 물결을 이끈 대표주자인 이마오카 신지 감독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핑크 영화를 에로 영화로 헐뜯어서는 곤란하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갖고 3일간 촬영하는 혹독한 여건이지만 일정 횟수의 베드신만 채우면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의 촬영감독이 홍콩의 거물 왕자웨이와 찰떡궁합을 이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란 점도 기대치를 높인다. ⑩한밤의 침입자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시체스영화제의 나라 스페인을 호러영화 축제에서 빼놓는다면 섭섭할 일이다. 미겔 앙헬 비바스 감독의 ‘한밤의 침입자’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3인조 강도와 중산층 가족의 사투를 그린 전형적인 호러영화다. 고급주택이 선혈이 낭자한 피바다로 변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과 유사한 설정인데 긴장감의 강도는 훨씬 높다. 아시아 첫 상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퓰리처 수상 바르가스 기자 나는 불법체류자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기자의 뜻밖의 고백에 미국 사회가 어리벙벙해 있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0)는 23일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불법 체류자라고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12살에 고향 필리핀을 떠나 미국에 간 바르가스는 가짜 영주권으로 대학도 나오고,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는 미국 최고 권위지 워싱턴포스트(WP)에서 숱한 특종을 터뜨리며 유명 기자로 입신한 삶의 과정을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그가 불법 체류 사실을 안 것은 미국에 온 지 4년 뒤. 할아버지에게서 영주권이 가짜이고 다른 증서도 돈으로 샀다는 얘기를 접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성적 우수자로서 장학금을 받아 샌프란시스코대에 입학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턴기자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를 거쳐 WP에 자리를 잡았다. WP 입사 때는 발급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오리건 주 운전면허증을 제출, ‘관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불법 면허증을 이용, 백악관 만찬을 비롯해 수도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를 취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2개월 된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2개월 된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아직 걸음마도 시도하지 못하는 아기가 말을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니카라과에서 2개월 된 아기가 말을 하기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중남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농촌지역 엘팔마르의 한 가정에 태어난 남자아기가 2개월 만에 입을 열기 시작한 신동이다. 중남미 언론은 “부모들조차 믿기지 않는 일을 보고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엄마 이사벨에 따르면 아기가 처음으로 한 말은 “엄마, 아빠, 소년” 등 세 단어다. 엄마에겐 “엄마”, 아빠에겐 “아빠”라고 불러 부모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에게 자신과 같은 ‘안토니’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아빠 안토니 우에테는 “언젠가는 (목이 마른지) ‘물, 물’을 외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기의 외할머니 로사는 인터뷰에서 “딸과 사위가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해 믿지 않았지만 내 귀로 똑똑하게 ‘물’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2개월 된 아기가 말을 한다는 소문이 나자 엘팔마르 지역 일대는 공포에 빠지고 있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조짐”이라며 덜컥 겁을 먹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한 이웃은 “지구멸망의 서막이 오르는 게 아닌지 겁이 나 목사에게 상담까지 했다.”며 “목사는 그런 뜻이 아니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아기가 사람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등 범상치 않아 보인다.”면서 “마치 천하의 추남추녀를 만난 듯 뚫어지게 볼 때는 기분까지 나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하프타임] 이용대·정재성 태국오픈 우승

    셔틀콕 남자복식의 ‘간판’ 이용대-정재성조(삼성전기)가 태국 오픈 배드민턴 그랑프리 골드에서 우승했다. 세계 2위 이용대-정재성은 12일 태국 방콕의 CU 종합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10위 찬드라 알벤트 율리안토-구나완 헨드라 아프리다(인도네시아) 조를 2-0(24-22, 21-14)으로 눌렀다. 하지만 앞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14위 이현일(강남구청)이 4위인 중국의 강호 룽천에게 0-2(9-21 19-21)로 완패,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남자복식의 유연성(수원시청)-고성현(김천시청)과 남자단식의 박성환(강남구청), 혼합복식의 신백철(한국체대)-김민정(전북은행)은 모두 준결승에서 졌다.
  •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고교생 야가미 라이토는 어느 날 한 권의 노트를 집어든다. 라이토는 이 노트에 이름과 방법을 적으면 그 사람이 그대로의 운명을 맞게 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사신 류크가 인간계로 떨어뜨린 ‘데스노트’였던 것이다. 다양한 규칙을 숙지한 라이토는 노트를 활용해 범죄자가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다. 라이토가 활동하기 시작한 뒤 전 세계의 범죄율은 70% 이상 줄고, 인터넷과 사회 구성원들은 그를 ‘키라’라 부르며 신(神)으로 추앙하기 시작한다. 2003년 일본의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한 오바타 다케시와 오바 쓰구미의 만화 ‘데스노트’는 인간의 본성에 도전한 공전의 히트작이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작품의 독자들은 막강한 힘을 가진 데스노트를 한 번쯤 소지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악행을 한 사람이 응징을 당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 토머스 앨바 에디슨(1847~1931), 로버트 스콧(1868~1912).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의 이번 주 주인공들은 능력과 업적 면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천재들이다. 타고난 재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들은 ‘라이벌’로 인해 마음껏 행복을 누리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본인의 노력이 또 다른 사람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고통, 패배자라는 주변의 시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갈등과 콤플렉스. 이들에게 가상의 데스노트를 쥐어주면 어떤 내용을 적을까. 위대한 천재들을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한 라이벌들을 살펴봤다. “흉내쟁이에 촌뜨기 라파엘로” - 미켈란젤로 “라파엘로(1483~1520)가 미술에서 이룬 모든 것은 바로 나한테서 얻은 것이다.”(미켈란젤로의 회고문 중에서) ●주요 내용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다. 라파엘로가 바티칸 교황 집무실 벽에 그린 ‘아테네 학당’에 날 그려 넣었단다. 그것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같이 더럽게 못생긴 인물로 말이다. 겉만 번드르르하게 아테네 학당이라는 이름을 붙였지, 가죽장화나 옷이나 전부 지금 시대 복장인데 눈 가리고 아웅도 유분수지. 얼굴까지 똑같이 그려 놨으니 아예 대놓고 욕 먹이는 짓이 아닌가. 내가 얼마나 자기를 싫어하는 줄 뻔히 알고 있을 텐데 옆에서 내가 시스티나 천장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이런 일을 벌이다니. 무엇보다 기분 나쁜 건 벽화의 주인공인 플라톤으로 내 필생의 라이벌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그려 놓았다는 거다. 우르비노(이탈리아의 시골) 출신의 촌뜨기가 처음 볼 때부터 기본이 안 됐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예술가라면 무릇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파엘로 저놈은 어릴 때부터 나랑 다빈치 작품 중에서 좋은 것들을 골라 베끼는 데만 혈안이 돼 있더니 이젠 그걸 조금씩 바꿔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건 그냥 모방이자 습작 화가지. 후세 사람들이 저놈 그림이랑 내 그림을 같은 높이에 걸어 놓으면 어떡하나 심히 걱정된다. 라파엘로는 분명히 자기 고향 선배이자 후견인인 브라만테(1444~1514·성베드로 성당 설계자)와 짜고 날 파멸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스티나 예배당 프로젝트만 해도 그렇다. 나보고는 20m나 되는 높이의 천장에 그림을 그려 넣으라고 하고, 라파엘로한테는 편하게 집무실 벽화를 맡기다니. 난 조각가이지 화가가 아닌데도 말이다. ●해설 괴팍하고 추남이었던 미켈란젤로는 잘생기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라파엘로를 평생의 원수로 생각했다. 특히 라파엘로와 브라만테가 서로 짜고 자신을 고난에 빠뜨린다고 믿었다. 자기보다 8세 어렸던 라파엘로가 37세에 요절한 후에도 각종 기록에서 증오심을 나타냈다. “가증스런 교류전기 찾은 테슬라” -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1856~1943)가 만든 가증스러운 교류(交流)의 위험을 알려 주려면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1885년 에디슨이 직원들에게) ●주요 내용 큰일났다. 결국엔 교류가 이기고 마는 것인가. 세르비아 출신 과학자 한 명을 단지 똑똑하다는 소문만 듣고 고용했다가 내 평생의 성과가 날아가게 생겼구나. 난 전기를 싼값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 주겠다는 테슬라의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을 뿐이다. 테슬라가 내 발명인 직류(直流)와는 전혀 다른 교류를 발견한 걸 인정할 수 없어서 돈을 주지 않은 것인데, 그놈이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았다. 난 한 방향으로 흐르는 직류가 무엇보다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렇지 않은가.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JP 모건이 자신의 대저택에 내 설비를 깔았을 때만 해도 영광은 내 것이라 믿었는데 일개 직원 나부랭이가 이 모든 걸 망쳐 버렸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지난 수십 년간 벌어진 세 차례의 싸움에서 난 모두 졌다. 솔직히 잔머리를 좀 굴렸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 교류를 이용해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공개실험도 해 봤고, 사형을 집행하는 전기의자도 만들었다. 제길. 도끼 살인마 케믈러가 즉사하지 않고 구워지는 바람에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내 업적의 집대성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만국박람회장의 조명설비 입찰에서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에 패하기도 했지. 마지막 승부처로 삼았던 나이아가라폭포 조명 설비에서도 웨스팅하우스가 GE를 눌렀고, 모든 이들은 교류를 전기로 인식하게 되겠지. 남은 건 하나뿐이다. 머리는 좋지만 사회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테슬라가 더 이상 인구에 회자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뭐 큰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날씨를 변화시키는 장비, 순간이동 장치 등이나 만들겠다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으니. 1700만 달러나 되는 교류 로열티를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이미 테슬라를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곧 잊혀지고 난 영원한 발명왕으로 남을테니까. ●해설 1915년 테슬라와 에디슨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테슬라는 이를 거부했고 시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무선통신, 유도전동기, 교류발전기, 변압기, 전동기 등을 개발했고 미국 전기전자학회는 테슬라에 대해 “그의 작업 결과를 없앤다면 자동차들이 멈출 것이며, 도시들이 깜깜해지고 공장들이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칭송했다. “소문만 무성한 탕아 모차르트” - 살리에리 “당신도 알고 있죠. 모차르트(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를 내가 독살했다는 얘기.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임종 직전의 살리에리가 피아니스트인 이그나츠 모셰레스에게) ●주요 내용 내가 풋내기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모차르트를 죽여서 내가 그 영광을 가로채기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나는 황제의 음악가이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는데, 자기 능력을 주체조차 못하는 애송이를 죽여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가. 이게 다 모차르트가 천재라고 떠드는 소문이 과장돼 벌어진 일이란 말이다. 솔직히 모차르트가 훌륭한 음악가인 건 맞다. 나처럼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하나 밟아 가는 성장 과정을 순식간에 뛰어넘었으니까. 5세에 작곡을 하고 10세도 안 돼 연주회를 다녔다는 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연주회장에 찾아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능력에 걸맞은 인품을 주지는 않았다. 작곡을 아무리 잘하면 뭘 하나. 궁정생활을 영위할 최소한의 자제심도 없는데. 그 낭비벽과 문란한 사생활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의 아름다운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음악가로서 나 역시 그의 재능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하이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라토리오를 지휘했고, ‘악성’으로 불리는 베토벤이 나를 위해 세 곡의 소나타를 바칠 정도로 인정받은 사람이란 말이다. 천재와 노력파 같은 과장된 소문으로, 내 영광스러운 일생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 ●해설 영화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희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당시 유럽 전역에 이 같은 소문이 퍼졌지만, 역사적으로 독살설은 근거 없는 소문이었고 모차르트는 그 스스로 신장병과 요독증을 앓고 있었다. 소문에 상처받은 살리에리는 죽는 날까지 이를 괴로워했다. “날 속이고 남극점 먼저 간 아문센” - 스콧 “영국인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불운은 이기지 못했다.” (스콧이 자국민에게 보낸 편지) ●주요 내용 로알 아문센(1872~1928·노르웨이), 나쁜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북극을 탐험한다고 나를 속이더니 결국 상대를 안심시켜 놓고 남극점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헛소문을 낸 것이었나. 북극 탐험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주겠다는 내 호의를 거절하고, 전화도 안 받을 때 이미 알아챘어야 하는 건데. 어쩐지 로버트 피어리가 이미 북극점을 정복한 상태인데 왜 또 거길 가겠다고 한 건지 이상하긴 했다. 남극점을 정복하겠다는 내 기자회견과 신문기사를 보며 아문센은 얼마나 코웃음을 쳤을까. 이런 곳에서라도 대영제국을 이겨보겠다는 그 얄팍한 수를 읽지 못하고 신사답게 정정당당히 승부하려던 내가 멍청했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불과 35일이다. 난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그곳에 영국 국기를 꽂는 것을 평생 꿈꿔 왔는데, 그곳에는 노르웨이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인류가 남극점을 정복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렸는데 그 최초의 영광은 고작 한 달 남짓에 영원히 북유럽의 바이킹에게 넘어가는구나.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내 실수였다. 말을 끌고 남극에 오다니. 사람의 동반자인 개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내 발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와중에 나 역시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인류 최초’라는 이름이 결코 신사다운 행동으로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죽기 전에야 깨달았다는 것이 아쉽다. ●해설 군인이었던 스콧은 1904년 남극에서 660㎞ 지점까지 접근한 기록을 세우며 국가적 영웅이 됐다. 그러나 7년 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를 아문센에게 빼앗기고 죽음을 맞았다. 현재 남극점에는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상주하는 ‘아문센·스콧 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서적] ▲서양미술의 걸작(양정무/네이버 오늘의 미술) ▲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엘리자베스 런데이·최재경/에버리치홀딩스) ▲빛의 제국(질 존스·이충환/양문) ▲모차르트 컨스피러시(스코트 마리아니·이정임/노블마인) ▲발트슈타인 소나타(이재규/21세기북스)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정재승/달) ▲아문센과 스콧(피에르 마르크·배정희/비룡소)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라이너 K 랑너·배진아/생각의 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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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15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이라는 시간의 흐름. 찬란했던 르네상스의 중심지 이탈리아 피렌체와 일제 강점기 아시아의 소국(小國) 조선이라는 공간과 위상의 차이. 이 시대를 살았던 두 명의 사람이 있었다. ‘위대한 메디치’로 불리며 이탈리아, 아니 중세 유럽을 통틀어 가장 화려했던 가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렌조 메디치(오른쪽·1449~1492)와 자국의 역사책에조차 등장하지 않는 간송(澗松) 전형필(왼쪽·1906~1962). 겉으로 보이는 배경으로는 너무나 다르지만 이들에겐 엄청난 ‘돈’과 예술을 알아보는 ‘혜안’(慧眼)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은 각각 피렌체 우피치미술관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형태로 오늘날 우리에게 ‘인류의 유산’을 향유할 기회를 남겼다. 만약 그들이 막대한 재산을 흥청망청 쓰는 데만 골몰했다면, 또는 재산을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면 중세미술사와 한국미술사는 다시 쓰여져야 했을지도 모른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주의 주인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꼽히는 로렌조 메디치와 전형필이다. 막대한 재산을 문화유산에 아낌없이 쏟아부은 이들의 노력이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결과로 우리는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서양미술사에만 관심을 갖다가 지난주 간송미술관을 다녀온 후 한국미술의 전통과 매력에 흠뻑 빠진 직장인 윤정은(33·여)씨가 궁금한 점을 모아 인터뷰에 나섰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젊은 나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물려받았다. 도대체 어떤 가문이었고 재산 규모는 얼마나 됐나. -메디치 내 증조할아버지인 토스카나 대공(大公) 코지모는 피렌체인들 사이에서 ‘국부’라는 명예로운 호칭으로 불렸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은행업을 통해 그야말로 돈을 긁어모으다시피 했다. 가문의 수장이 됐을 때 내 나이 고작 20세였다. 당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특히 우리 가문은 직물산업의 핵심이었던 ‘백반’(양모 세척제)을 움직였고 메디치 은행의 주요 고객은 유럽 각국의 왕실과 교회였다. 당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었는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피렌체가 메디치였고, 피렌체의 모든 것은 메디치 가문의 재산이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에 와세다대 법대를 다니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들었다. 서울 일대는 물론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를 지나면서 우리 집안 땅을 밟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만석꾼 집안이었다. 미곡상을 했는데 내가 24세에 물려받은 논은 4만 마지기(800만평)에 달했다. 1년에 소작농으로부터 쌀 2만 가마니(1만석)를 거둬들였는데, 이를 당시 기와집 값으로 환산하면 150채 정도였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환산하면 매년 450억원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논을 몽땅 판다고 가정하면 6000억원 정도였는데, 이건 그냥 단순한 수치 환산이고 당시 논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훨씬 더 가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록에 따르면 1년에 나만큼 버는 조선인은 43명에 불과했다. →<윤정은> 역사적으로 많은 재산이나 권력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흥청망청 쓰다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한국의 재벌 집안만 봐도 그런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실패하지 않았고, 젊은 나이에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메디치 할아버지 코지모의 영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피렌체에는 당대 최고의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고, 난 그들과 토론하는 법을 배웠다. 10대 때부터 이미 유럽 각국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 덕에 외국어에도 능통했다. 로마어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리스어까지 능통하게 구사했을 정도였으니. 내 신분은 공식적으로는 돈이 많은 시민이었지만 피렌체 안팎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됐고, 그렇게 살았다. 물론 금욕적인 삶을 지향하지는 않았다. 난 바람둥이였고, 수많은 애인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권력자에게는 그런 게 큰 흠이 되지 않았다. -전형필 난 원래 경성에서 대학을 다니며 조선어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변호사가 될 것을 강권하셨고, 그 덕분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만든 법을 연구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가업인 장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부모의 상을 당한 상황에서 본인이 즐기는 데 그것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예술을 사랑했는데 특히 수집(蒐集)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메디치 ‘위대한 로렌조’라는 호칭과 달리 난 콤플렉스가 많았다. 심한 주걱턱이었고, 아랫입술이 윗입술을 덮었다. 코도 낮았고 목소리는 거칠었다. 하지만 난 비올라와 류트(당시의 현악기), 승마술, 매사냥까지 섭렵했고 유려한 글솜씨로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예술에 대한 조예는 못난 겉모습을 덮고도 남을 정도였다. 특히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예술가를 지원해 그들의 작품이 자신을 찬양하도록 했는데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다만 난 할아버지나 아버지, 다른 귀족들과는 좀 달랐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 이외에 고대 미술품을 수집하고 동양의 예술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 사회상에서 난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무엇보다 휘문고보 시절 은사였던 고희동(1886~1965·서양화가) 선생과 3·1 만세운동 때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었던 위창 오세창(1864~1953·서예가) 선생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두 분은 내가 어릴 때부터 책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고 선생은 나에게 “글을 읽으면서 학문을 닦는 선비가 아니라,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가 되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 결과 나는 왜놈들 손으로 넘어가는 우리 서화와 전적을 지키는 선비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위창 선생은 나에게 ‘간송’이라는 호를 주셨고, 내 수집활동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떤 작품을 모아야 하는지, 어떤 눈을 갖춰야 진품을 구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말이다. →<윤정은> 돈으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사실 취미로 볼 수도 있는 일이다. 재산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는데, 다른 목적은 없었나. -메디치 (웃음) 난 상인이었지만 정치인이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100% 순수한 호의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밀라노에 보내고 1488년 안토니오 다 산갈로를 나폴리에 보냈다. 그 공국들에 내가 후원하던 예술가를 보내는 게 좋은 작품을 선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호의를 베풀면서 실은 정치를 한 거였다. 솔직히 내가 예술가를 후원한 돈은 대부분 내가 피렌체의 공직을 겸하면서 공금으로 썼다. 내 재산은 오로지 내 수집품을 모으는 데 집중적으로 썼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에 대한 환상이 좀 깨지지는 않았나. -전형필 왜 수집에 나섰느냐고 위창 선생이 물었을 때 난 “서화 전적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선이 언젠가 독립될 것이란 믿음이 없었는데도 수집을 계속했을지는 나도 자신이 없지만, 난 반드시 독립될 것으로 믿었다. 1933년 성북동에 터를 구해 미술관을 지은 것도 독립이 됐을 때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팔려 갔던 고려석탑을 다시 사 오면서 난 한번 유출된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해방된 후에는 이전처럼 문화재를 수집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일제에 더 이상 빼앗길 염려가 없어진 후에는 조선 사람이 모은 것은 모두 조선 것이기에 해방 후에는 문화재를 찾아오는 일에만 전념했다. →<윤정은> 소장품들에 대해 묻겠다. 두 사람의 노력은 우피치와 간송 미술관으로 남았지만 두 사람 모두 박물관의 개관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메디치 우피치는 영어로 하면 ‘오피스’(사무실)를 뜻한다. 그곳은 내 증조부 코지모의 집무실이다. 물론 내가 가장 주목받기는 하지만 우피치 수집품은 우리 가문 전체의 공이다. 14~16세기 르네상스 화가부터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에 이르기까지 소장 규모 자체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 조토의 ‘성모자’,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도록으로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피치를 박물관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 이후로 200여년이 지난 후 메디치가 최후의 후손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드비카가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녀는 모든 재산을 토스카나 공국에 기증하면서 단 하나의 조건만을 남겼다.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피렌체에서 메디치가의 보물을 볼 수 있도록 어느 것도 피렌체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전형필 간송미술관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운학문매병’ 등 12점의 국보와 10점의 보물이 있다. 1937년에는 영국 변호사 개스비에게서 청자 20점을 40만원에 사기도 했다. 당시 서울 기와집 400채 값이었다. 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가치는 후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고, 그것이 원래 내가 수집을 시작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잡스러운 그림을 그린다고 폄하됐던 겸재 정선(1676~1759)을 화성(畫聖)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을 내 최대의 성과로 생각한다. 그럼 내가 묻겠다. 지금 간송미술관에서 당신은 어떤 기분을 느끼나. →윤정은 당대 최고의 좋은 자재로 지었다는 미술관이지만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1930년대의 근대식 2층 건물과 창틀에는 현대미술관처럼 멋진 조명도 없고 첨단 잠금장치도 없다. 화장실 냄새도 코를 찌른다. 아이들이 유리에 온갖 손자국을 내며 코를 박고 보는 모습은 유럽 미술관의 풍경과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들을 전시하지 않아서 좋았고, 온전히 우리 것이라는 것이 더 좋았다. 내가 보고 있는 전시품이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생각보다는 조상의 것이라는 사실이 먼저 느껴졌다. 바티칸이나 루브르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친구들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 간송미술관에 가면 간송이라는 사람과 그가 남긴 뜻이 마음으로 전해진다고 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참고서적 간송 전형필/이충렬/김영사 조선의 그림수집가들/손영옥/글항아리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최완수·한상남/샘터 조용헌의 명문가/조용헌/랜덤하우스코리아 메디치 머니/팀 팍스·황소연 옮김/청림출판 메디치‘의 음모/피터 왓슨·김미형 옮김/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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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지방자치단체들이 종교문화 체험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농촌체험 등 생태와 녹색을 테마로 관광상품을 개발하던 지자체들이 종교로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충북, 종교체험관광지 충북도는 천주교와 손을 잡고 국비 등을 지원받아 진천군 백곡면 ‘배티 성지’와 음성군 감곡면 ‘매괴성당’을 종교체험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배티 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 터와 천주교 순교자 무덤이 있는 도지정 문화재로, 한국 가톨릭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도는 내년부터 5년간 총 250억원을 투입해 이곳에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할 수 있는 피정센터, 순교박해박물관, 둘레길, 각종 편의시설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문화예술과 조경순씨는 “천주교가 자체적으로 배티 성지 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정도로 배티 성지는 종교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순례성지의 국제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충북도는 또 2014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매괴성당 일원에 체류형 주거시설 12곳, 팔각정 등 휴게시설, 교육관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매괴성당을 잠깐 보고 가는 곳에서 하루 이상을 묵었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괴성당은 1896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충남,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 충남도는 지난해 시작된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을 대표 관광상품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 상품은 사찰 체험을 하면서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7300여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늘고 있는 전통사찰 체험객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템플스테이를 만들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1억원을 투입, 도내 8개 사찰과 함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관광명소와 연계된 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와 조선시대 말 천주교신자 3000여명이 처형된 서산 해미읍성, 1866년 병인박해 때 안토니오 주교 등이 순교한 보령 갈매못성지 등 주요 천주교유적지를 인근 관광지와 묶어 관광 코스로 개발 중이다. 논산시는 강경읍 소재 개신교 유적지 5곳과 천주교 유적지 1곳을 인근 문화유적지와 연계된 1박 2일 코스의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만들고 있다. ●관광자원 활용가치 커 지자체들이 종교자원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가 있어서다. 외지인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 종교 유적지에 시설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조금만 투자하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부 종무2담당관실 안승섭 사무관은 “정부가 특정 종교 유적지의 관광상품화를 지시할 수는 없지만 지자체가 해당 종교와 협의해 수립한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명장 퍼거슨’ 있기에 ‘명가 맨유’ 있었다

    명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010~11시즌 초반 위태위태했다. 하지만 또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알렉스 퍼거슨(70) 감독이 있었다. 맨유는 지난 14일 영국 블랙번의 이우드파크에서 열린 리그 37라운드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을 보탠 맨유는 블랙풀과의 시즌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팀 통산 19번째로 라이벌 리버풀(18개)을 넘어섰다. 1992~93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19시즌 가운데 무려 12번째 우승이다. 출발은 최악이었다. 맨유는 초반 8경기에서 3승5무를 기록했다. 6승 1무 1패의 첼시, 4승 2무 2패의 아스널에 비해 초라했다. 팀의 기둥이던 노장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 사르는 지친 모습을 보였고, 라이언 긱스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젊은 선수들은 선제골을 넣고도 승점 3이 아니라 1만을 챙기기 다반사였다. 그 와중에 웨인 루니의 이적설이 흘러나왔고 매춘부와의 스캔들까지 터졌다. 모든 게 뒤엉킨 상황. 하지만 맨유에는 ‘명장’ 퍼거슨 감독이 있었고, 그가 모든 것을 정리했다. 논란 끝에 루니와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자 골잡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살아났고, ‘유망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도 필요한 순간마다 골을 터트렸다. 안토니오 발렌시아, 리오 퍼디낸드, 박지성 등 주전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지만 퍼거슨은 지능적인 ‘돌려 막기’로 승수를 쌓아갔다. 긴급 투입됐던 신인들인 크리스 스몰링, 하파엘-파비우 다 시우바 형제, 안데르손 등이 팀의 주전으로 급성장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거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1986년 맨유를 맡은 뒤 리그, 컵대회, 유럽대항전 등을 모두 포함해 36번째 우승을 차지한 퍼거슨 감독은 “지금은 우리의 시대다. 우리는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시티가 우리에게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현 시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을 만들고 지켜 낸 감독다운 우승 소감이었다. 한편 맨유는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시즌 선수 평가에서 박지성에 대해 “성실함과 프로다운 자세는 팀 내 최고다. 박지성처럼 맨유에서 동료의 애정을 얻은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술 덜 깼나? 추신수 무안타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의 미프로야구 원정팀 더그아웃. 추신수(29)는 좀처럼 얼굴을 들지 못했다. 팀 동료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용서를 빌었다. 전날 저지른 음주운전 때문이었다. 추신수는 오하이오주 셰필드레이크에서 경찰에 입건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01%. 현지 법정 기준치 0.08%의 두 배를 넘는 수치였다. 경찰이 밝힌 당시 상황은 이렇다. 오전 2시 25분쯤 추신수는 자신의 흰색 캐딜락 SUV를 몰고 가다 경찰에게 길을 물었다. 경찰은 그를 일단 통과시키고 뒤를 따랐다. 추신수는 중앙선을 두 번 넘었고 자전거 도로로 차를 몰았다. 경찰이 차를 세웠다. 경찰은 “술 냄새가 진동했다.”면서 “똑바로 걸어 보라고 했더니 비틀거렸다.”고 증언했다. 추신수는 현장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보석금 없이 풀려났다. 이 때문이었을까. 이날 오클랜드전에서 추신수는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나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8연속 안타 행진도 멈췄다. 시즌 타율은 .250에서 .241로 떨어졌다. 팀이 4-1로 이긴 게 다행이었다. 그는 경기 전 “가족과 동료, 팬들, 구단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료들은 다행히 추신수를 이해해 줬다. 3루수 잭 한나한은 “남자답게 용서를 구했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왈가왈부해서 팀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크리스 안토네티 단장은 “이번 일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추신수에게 실망했다.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팬들도 비난 글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분위기상 향후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6일 공판에 참석해야 한다.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초범일 경우 3개월가량의 면허정지와 1000달러 이상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맨유, 샬케에 4-1 대승…2년만에 챔스리그 결승행, 바르샤와 격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맨유는 오는 29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우승을 다툰다. 맨유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독일 샬케04와의 홈 경기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대런 깁슨, 안데르손(2골)의 연속골에 힘입어 4-1로 크게 이겼다. 맨유는 원정 1차전에서는 2-0으로 이겼다. 바르셀로나와 맨유는 2008~2009 시즌 결승에서 만나 바르셀로나가 2-0으로 이겨 우승했다. 맨유는 2년 전 패배 설욕과 함께 2007~2008시즌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맨유는 이날 웨인 루니, 파트리스 에브라, 네마냐 비디치, 대런 플레처, 박지성 등 주전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다. 루니와 박지성은 출전 선수 명단에서도 아예 제외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3점 차로 쫓아온 첼시와의 주말 경기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첫골은 발렌시아가 터트렸다. 전반 26분 깁슨의 패스를 이어받은 발렌시아는 샬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맞선 기회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후반 31분에는 깁슨이 발렌시아가 밀어준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어려워진 샬케04는 4분 후 만회 골을 뽑으며 희망을 되살리는 듯했다. 샬케의 일본인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혼전을 벌이던 중 흘러나왔고 호세 후라도가 중거리슛을 마무리, 2-1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 27분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안데르손이 나니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렸고, 안데르손은 4분 뒤에도 추가 골을 넣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美네티즌 “추신수 음주 운전? 매우 실망했다”

    美네티즌 “추신수 음주 운전? 매우 실망했다”

    ‘바른 생활 사나이’ 추신수(29·클리브랜드)의 음주운전 입건 사실이 미국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새벽 2시 25분 경 추신수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근방 셰필드 레이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의 음주 측정결과 추신수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01%로 현지의 법정 기준치 0.08%를 두배 넘게 초과해 만취 운전임이 드러났다. 추신수는 이날 경찰 조사 후 풀려났으며 4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리는 오클랜드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추신수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미국 언론들의 대대적인 보도로 이어지자 클리브랜드 구단 측은 서둘러 성명을 발표했다. 클리브랜드 크리스 안토네티 단장은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신수에게도 얘기했다.” 며 “구단은 이번 일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실망했다.”고 밝혀 향후 구단의 제재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추신수도 성명을 통해 “가족과 동료, 팬들, 야구단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며 “이번 일이 이기는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하는 팀에 해가 되지 않기 바란다.”고 사과했다. 한편 추신수의 음주운전 적발 보도에 미국 네티즌들의 비판의견이 쇄도했다. MLB닷컴 홈페이지에는 해당기사에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추신수를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SethG***)은 “충격적이다. 추신수가 음주운전으로 국제적 스타가 되리라고 예상못했다.”고 비꼬았으며 SSCH00**는 “추신수의 광팬이지만 이번 건은 그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또 한 익명의 네티즌은 “매우 실망했다. 오히려 그가 치명적인 사고를 내는 것보다 경찰에 잡힌 것이 다행”이라고 적었으며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일로 많은 것을 배우기 바란다.” (indian***)는 충고도 있었다. 한편 4일 미국 오클랜드 콜리시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추신수는 볼넷 1개 만을 골라냈을 뿐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사진=Courtesy of the Sheffield Lake Police Department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장미의 진화’ 피어나는 파주 화훼농장 가 보니

    ‘장미의 진화’ 피어나는 파주 화훼농장 가 보니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시 조리읍의 3000여평짜리 화훼농장. 어두컴컴한 작업실 사이로 야광 장미가 한아름 빛을 뽐낸다. 인부들이 들고 나온 남색 장미는 햇살에 하늘색으로 바뀐다. 또 다른 흰 장미는 밝은 곳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 골드 장미는 금박을 붙인 듯하고, 레인보 장미는 7가지 색이 꽃 한 송이에 오밀조밀 모여 있다. ‘꽃의 진화’다.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꽃의 60%는 일본으로 수출되고 40%는 국내에 유통된다. 흰 장미에 특허를 낸 특수 염료를 뿌려 꽃도 훼손되지 않고 인체에도 무해한 새로운 장미를 만들어 낸다. 흰 장미 가격이 한단에 3000원인 데 반해 염료를 입힌 장미는 2만원가량이다. 이 농장의 계형일 사장은 지난해 88만 달러(약 9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술제휴를 통해 러시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국내 마트에 진출하는 것. 계 사장은 “지금껏 수출에 집중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꽃의 유통단계가 많아 가격이 높아지는 것 뿐 아니라 꽃이 많은 사람의 손을 타면서 금세 시들기 때문”이라면서 “농협이나 마트에서 누구나 한 송이씩 살 수 있도록 농장에서 직접 소매점으로 유통하는 시스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2009년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화훼소비액은 1만 7000원. 4년 전인 2005년 2만 1000원보다도 줄어들었다. 국민 1인당 화훼소비액이 11만원인 네덜란드, 15만원인 스위스, 16만원인 노르웨이와는 비교도 안 된다. 하지만 최근 꽃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는 게 계 사장의 판단이다. 농부의 욕심에서야 기름값 등 원료비는 10배가 넘었어도 꽃가격은 그대로인 것이 불만이지만 유통구조를 바꿔 이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1000~2000원짜리 꽃이 있다면 한두 송이 사다가 식탁에 꽂아 놓을 만큼의 소비자 수요는 분명 늘고 있다.”면서 “외국처럼 일상에 꽃이 스며들 수 있도록 소비자들이 쉽게 꽃에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꽃이 너무 쉽게 시들어 구입을 꺼리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꽃은 피는 미학과 지는 미학을 동시에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3년 동안 피는 보존화를 개발했지만 오히려 지겹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3개월짜리 보존화를 생산키로 한 점이 그 증거라고 했다. 꽃은 최근 여러 면에서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고 있다. 유기농 꽃은 플라워 케이크나 화전 등 식용 꽃으로 재탄생한다. 전통 음식 중에도 노란장미화전, 꽃가루와 꿀을 버무려 만든 다식, 국화차 등 많은 음식에 꽃이 쓰였다. 특히 꽃의 다양한 색상을 내는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며 베타카로틴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 들장미 열매인 로즈힙에는 오렌지의 40배에 달하는 비타민C가 함유돼 있어 실제 세계 2차 대전 이후 어린이들의 비타민C 공급원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플라워 데코는 실내 디자인뿐 아니라 지역디자인까지 책임진다. 정선의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은 주변 암반과 들꽃이 어우러져 최고 수준의 공간디자인으로 평가된다. 식물의 공기정화효과도 빠뜨릴 수 없다. 자연적으로 온·습도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소비 없는 공기청정기인 셈이다. 특히 ‘액자형·부착형 화분’ 등은 공간 효율까지 고려할 수 있게 한다. 원예치료는 농촌진흥청의 주관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미 나리꽃 향기가 초등학생의 시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꽃은 아름다움과 생명력, 향기를 통해 시각·촉각·후각적으로 정신과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이런 효과를 과학적으로 활용해 원예치료와 아로마테라피 등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사랑을 카피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가 오랜만에 한국에서 개봉된다. 이 작품은 부산영화제에서 ‘증명서’(원제:Copie Conforme, Certified Copy)라는 한심한 제목으로 상영된 바 있는데, 다행히 영화 수입사는 ‘사랑을 카피하다’라는 더 산뜻한 제목을 새로 지었다. 키아로스타미는 드물게 이란 바깥으로 나가 ‘사랑을’을 찍었고, 근래 실험적 영화 형식을 탐구해 오던 자기의 이야기 세계를 다시 방문했다. 바뀐 건 없다. 자연과 모방, 진실과 허구, 현실과 재현을 주제로 삼아 온 키아로스타미는 예술에 관한 질문을 계속한다. 영국 작가 제임스 밀러의 신작이 이탈리아에서 출간된다. 출판사 초대로 이탈리아를 찾은 그는 토스카나 지방에서 강연한다. 강연을 듣던 프랑스 여자가 그에게 메모를 남긴 후, 둘은 그녀의 골동품 가게에서 만난다. 그녀의 교외 드라이브 제안에 9시 열차 출발 전에 돌아오면 괜찮다고 대답한다. 둘은 ‘원본과 복제품’을 다룬 그의 책을 주제로 논쟁을 벌인다. 그런데 카페 여주인이 밀러를 그녀의 남편으로 오해하면서 묘한 일이 벌어진다. 밀러와 여자는 결혼한 지 15년 된 부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은밀한 감정을 교환한다. 이윽고 시계 종소리가 여덟 번 울리면서 그가 떠난다. ‘사랑을’에 영감을 준 여타 작품들을 열거하는 건 유의미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랑을’이 복제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평자들이 예로 드는 작품을 살펴보면, 진위를 파악하기 힘든 둘의 관계는 알랭 레네의 ‘지난해 마리앵바드에서’를 떠올리게 하고, 반나절을 보내며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부부의 이야기라는 점에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밤’과 유사하며, 작가와 한 여자의 짧은 해후에서 착안해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셋’이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가장 먼저 호명해야 할 작품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이탈리아 여행’이다. 키아로스타미는 멀리 장 뤽 고다르의 ‘경멸’에서부터 가까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브로큰 임브레이스’에까지 직접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 여행’을 불러낸다. 헤라클레스 상과 다비드 상, 운전 중 나누는 대화, 낯선 곳에서 실감하는 어색한 사이, 영국인 남자와 비영어권 여자, 호텔의 층수 등은 두 영화를 연결하는 수많은 부분 중 일부다. 심지어 ‘이탈리아 여행’에서 여자가 “함께 수년을 살았으면서도 서로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자 남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이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흥미롭지 않을까.”라고 응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건 ‘사랑을’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키아로스타미는 예술이 자연, 진실, 본질에 얼마나 가까운지 고민하는 건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랑을’은 복제의 한계를 지닌 영화의 또 다른 복제성을 창조적으로 해석한다. 여주인공 역의 줄리엣 비노쉬는 성악가이자 비전문배우인 윌리엄 쉬멜과 상대해야 하고, 배우들은 때때로 관객을 향해 말하고 있으며, 인물은 조작된 현실과 사실 같은 허구를 술술 넘나든다. 키아로스타미는 고도의 단순한 양식으로 혼란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랑을’은 예술이 자연을 모방한다는 평범한 정의 자체에 농담을 거는, 놀랍도록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키아로스타미는 “중요한 건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가능성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5월 5일 개봉. 영화평론가
  • 살해장면 문신 새겼다 덜미 잡힌 살인범

    살해장면 문신 새겼다 덜미 잡힌 살인범

    한 살인범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장면을 문신으로 몸에 남겼다가 범행이 발각됐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 가르시아(25)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2008년 8월 조직폭력단원으로 활동하다 검거됐다. 당시 그는 단순한 폭력 혐의로 검거됐는데, 최근 그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을 살피던 한 경찰이 몸에서 특이한 문신을 발견하고는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가르시아가 자신의 가슴과 배 부위에 새긴 문신이 2004년 발생한 살인사건의 현장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는 그에게 추가로 살인죄를 적용했다. 문신에는 당시 그에게 총을 맞아 살해된 23세 청년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이밖에도 총으로 위협해 술집을 급습하는 범죄현장 등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검거 당시 그를 조사한 경찰 등은 그의 몸에 새겨진 문신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가, 우연히 2004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LA 소속 경찰이 그의 머그샷을 발견하면서 꼬리를 잡히게 됐다. 현지 법원은 이번주 내에 가르시아에게 1급 살인죄를 적용해 죗값을 치르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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