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안토니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과소비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산란기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영국인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스파이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17
  •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미국 할리우드에서 3차원(3D) 입체영상 기술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올 초 디즈니의 ‘라푼젤’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하는 ‘리오’는 3D와 애니메이션이 환상의 짝패란 사실을 실감케 한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주역인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20세기폭스,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이 3년 만에 뭉친 ‘리오’는 미국 등에서 지난 4월에 개봉했다. 4억 7084만 달러(약 5030억원)를 벌어들였다. 제작비(9000만 달러)의 5배가 넘는다. 주인공은 전 세계 유일한 수컷 마코 앵무새 ‘블루’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소도시에서 주인 린다와 안락한 삶을 즐기던 리오에게 조류학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유일한 암컷 마코 앵무새 ‘쥬엘’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린다와 블루는 종(種)의 보존을 위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애완동물로 자란 탓에 날지 못하는 블루와 야생에서 독립적으로 자란 쥬엘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한다. 게다가 희귀 조류를 노리는 밀매업자들까지 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 96분 동안 눈과 귀가 호강한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르뎅뎅한 블루와 쥬엘은 물론, 비트박스와 랩에 능란한 홍관조 ‘페드로’, 퍼커션에 능한 노란 카나리아 ‘니코’, 한때 플로어에서 발바닥깨나 비볐던 투칸새 ‘라파엘’, 라파엘의 불독 친구 ‘루이즈’ 등은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앵무새들의 활강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트랜스포머 3’에서 윙 슈트(날개 모양의 비행복)를 입고 날아다니는 특수부대원 못지않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명물인 삼바축제 퍼레이드의 휘황찬란한 색감은 압권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고 발바닥을 구르게 하는 음악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솜씨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이반 린스와 함께 브라질 음악의 3대 거인으로 통하는 멘데스는 대표곡 ‘마스 께 나다’(Mas Que Nada)를 영화 삽입곡으로 새로 녹음하는 등 분위기를 ‘업’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했다. 한 해 수십만 마리가 암거래되는 조류 밀매의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결말에선 그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라고 충고하는 등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하지만 밋밋하고 수동적인 주인공 캐릭터는 아쉽다. 외려 밀매업자의 심복인 앵무새 나이젤이나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불독 루이즈 등이 더 매력적이다. 목소리 연기는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가 블루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가 쥬엘을 맡았다. 미국 4인조 보컬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 윌 아이 엠이 페드로 역을, 가수 겸 배우 제이미 폭스가 니코 역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한다. 한글 더빙판은 배우 송중기와 박보영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더빙이란 단어 대신 목소리 연기라고 표현하는 까닭을 곱씹게 만든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英옥스퍼드서 미켈란젤로작 추정 그림 발견

    英옥스퍼드서 미켈란젤로작 추정 그림 발견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영국 옥스퍼드대학 기숙사에서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의 잃어버린 그림이 옥스퍼드대학 기숙사에 걸려있다는 이탈리아 미술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기숙사 캠피온 홀에 벽에 걸려 있는 이 그림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묘사한 것으로 그동안 미켈란젤로와 동시대를 산 화가 마르첼로 베누스티의 작품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미술학자 안토니오 포르셀리노는 “적외선 기술로 그 명작의 진정한 ‘창조자’를 밝혀냈다.”면서 “이 걸작과 베누스티의 작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셀리노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인 모세 등 수많은 걸작의 복원에 참여하고 있는 미술 전문가다. 해당 기숙사의 사감 브랜던 캘러한 신부는 “그 그림은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기숙사에 있기에는 너무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단순히 우리 벽에 걸려 있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포르셀리노는 자신의 저서 ‘더 로스트 미켈란젤로스’를 통해 “아무도 미켈란젤로가 자신의 그림에 덧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 그림은 1930년대 소더비 경매에서 캠피온 홀 측이 구매했던 것으로, 현재 안전한 보관을 위해 대학 내 애슈몰린 박물관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BBC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0분만에 40개 핫도그 ‘꿀꺽’

    10분만에 40개 핫도그 ‘꿀꺽’

    한국계 여성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로 열린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소냐 토머스(한국명 이선경·44)는 뉴욕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10분 만에 핫도그 40개를 먹어 치워 2위를 11개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해마다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남녀 구분 없이 치러졌으나 올해 처음으로 남자 부문과 여자 부문으로 나눠 열렸다. 토머스는 지난해 독립기념일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도 10분에 36개를 먹어 여성 출전자 중 최고 성적을 거두며 전체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토머스는 1990년대 후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로, 패스트푸드점 매니저로 일하면서 2003년부터 각종 먹기 대회에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챙겨 왔으며, ‘독거미’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48㎏의 가냘픈 몸매의 토머스는 지난해 뉴욕주 버펄로에서 열린 먹기 대회에서 12분 만에 181개의 닭 날개를 먹어 치워 우승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할라피뇨(멕시코 고추) 먹기 대회에서는 274개를 먹어 준우승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죠스’라는 별명을 가진 조이 체스트넛(27)이 10분 만에 핫도그 62개를 먹어 우승했다. 체스트넛은 이번 우승으로 대회 5연패를 이뤘다. 그러나 체스트넛과 토머스는 2009년 자신들이 세운 기록인 68개와 41개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경기 부천의 7월이 특별한 이유는 한가지다.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공상과학(SF) 영화 마니아의 해방구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때문.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부천영화제의 고민은 마니아적 감수성과 대중성의 교집합을 찾는 데 있다. 열혈관객의 지지로 오늘날의 명성을 얻었지만, 몸집이 불어난 만큼 체질 개선도 필요하기 때문. 오는 14~24일 관객과 만날 34개국 221편의 상영작에는 고민의 흔적이 담겼다. 박진형·이영재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토대로 놓치면 후회할 10편을 추려 봤다. ① 발리우드 위대한 러브스토리 올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로 Pifan 개막작이다.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란 표현은 연평균 1100여편을 제작해 100개국에 수출하는 인도 영화산업의 저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군무(群舞)와 노래 탓에 인도 영화를 외면한 것은 옛날 얘기다. 발리우드의 힘은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81분의 짧은 시간에 발리우드의 매력을 담아 낸 종합선물세트다. ②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2004년 류더화(劉德華) 주연의 누아르 ‘강호’를 통해 비범한 재능을 예고한 웡칭포 감독의 작품이다. 피가 튀고 신체가 절단되는 등 잔인한 장면으로 범벅됐지만, 은근히 웃기는 스플래터 영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본 성인비디오(AV)영화 슈퍼스타에서 극장용 영화배우로 변신을 꾀하는 아오이 소라의 첫번째 중국 진출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제 기간 부천을 찾을 계획인 만큼 팬들은 발품을 팔 일이다. ③세컨즈 어파트 콜롬비아 출신의 신예 안토니오 니그레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호러영화 전문 시리즈 ‘애프터 다크 오리지널’의 하나다. 악마의 축복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유모가 처음 왔을 때 자신들의 능력을 깨닫는다. 젊은 유모가 시리얼을 씹듯 유리조각을 집어삼키도록 만든 것. 둘이 손을 잡았을 때만 남을 조종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형제를 그린 심리 호러물이다. 실제 쌍둥이인 에드문드 엔틴과 게리 엔틴의 섬뜩한 눈빛이 뇌리에 남는다. ④어택 더 블록 영국 런던 남부의 작은 마을에 잔인한 외계인이 침공한다. 평범한 10대 꼬마들이 외계인에 맞서 마을을 지키는 히어로가 될 차례다. 신개념 SF영화를 표방한 조 코니시 감독의 대표작을 읽는 열쇳말은 배우 닉 프로스트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황당한 외계인 폴’(2010) 등에서 짝패인 사이먼 페그와 함께 관객들을 뒤집어지게 만든 영국 B급 코미디의 아이콘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부천다운 선택이다. ⑤간츠⑥간츠-퍼펙트 앤서 일본 SF만화의 거장 오쿠 히로야의 19금(禁) 만화를 사토 신스케 감독이 두 편의 실사영화로 만들었다. 죽음 직전에 ‘간츠’라는 수수께끼의 검은 구(球) 앞으로 소환당한 채 영문도 모를 전투를 강요당하는 이들의 얘기다. 피 튀기는 전투 장면은 물론, 알몸의 인간을 다른 공간으로 전송하는 등 만화가 실사로 옮겨졌을 때의 표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올 초 일본에서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데스노트’ ‘상실의 시대’의 마쓰야마 겐이치가 주인공이다. ⑦토요일의 암살자⑧금요일의 암살자 태국 코믹호러의 거장 유슬렛 시파팍 감독의 ‘주말킬러 3부작’ 중 두 편이 부천을 찾는다. 2010년작 ‘토요일의 암살자’는 발기불능으로 고통을 겪는 살인청부업자가 자신이 죽였던 남자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다. 2011년작 ‘금요일의 암살자’에서는 교도소에서 갓 풀려난 전문 킬러가 딸을 찾아가지만, 딸은 외려 아버지의 원수라고 오해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뤘다. 두 편 모두 갱스터와 호러, 코미디를 이종교합했다. B급 감성으로 충만한 쿠엔틴 타란티노나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태국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그림이 나올 듯하다. ⑨물속의 사랑 장르영화 대가에 대한 헌사를 담은 ‘스트레인지 오마주’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영작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핑크 영화(극장용 성인 영화)의 새 물결을 이끈 대표주자인 이마오카 신지 감독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핑크 영화를 에로 영화로 헐뜯어서는 곤란하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갖고 3일간 촬영하는 혹독한 여건이지만 일정 횟수의 베드신만 채우면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의 촬영감독이 홍콩의 거물 왕자웨이와 찰떡궁합을 이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란 점도 기대치를 높인다. ⑩한밤의 침입자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시체스영화제의 나라 스페인을 호러영화 축제에서 빼놓는다면 섭섭할 일이다. 미겔 앙헬 비바스 감독의 ‘한밤의 침입자’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3인조 강도와 중산층 가족의 사투를 그린 전형적인 호러영화다. 고급주택이 선혈이 낭자한 피바다로 변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과 유사한 설정인데 긴장감의 강도는 훨씬 높다. 아시아 첫 상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퓰리처 수상 바르가스 기자 나는 불법체류자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기자의 뜻밖의 고백에 미국 사회가 어리벙벙해 있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0)는 23일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불법 체류자라고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12살에 고향 필리핀을 떠나 미국에 간 바르가스는 가짜 영주권으로 대학도 나오고,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는 미국 최고 권위지 워싱턴포스트(WP)에서 숱한 특종을 터뜨리며 유명 기자로 입신한 삶의 과정을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그가 불법 체류 사실을 안 것은 미국에 온 지 4년 뒤. 할아버지에게서 영주권이 가짜이고 다른 증서도 돈으로 샀다는 얘기를 접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성적 우수자로서 장학금을 받아 샌프란시스코대에 입학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턴기자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를 거쳐 WP에 자리를 잡았다. WP 입사 때는 발급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오리건 주 운전면허증을 제출, ‘관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불법 면허증을 이용, 백악관 만찬을 비롯해 수도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를 취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2개월 된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2개월 된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아직 걸음마도 시도하지 못하는 아기가 말을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니카라과에서 2개월 된 아기가 말을 하기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중남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농촌지역 엘팔마르의 한 가정에 태어난 남자아기가 2개월 만에 입을 열기 시작한 신동이다. 중남미 언론은 “부모들조차 믿기지 않는 일을 보고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엄마 이사벨에 따르면 아기가 처음으로 한 말은 “엄마, 아빠, 소년” 등 세 단어다. 엄마에겐 “엄마”, 아빠에겐 “아빠”라고 불러 부모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에게 자신과 같은 ‘안토니’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아빠 안토니 우에테는 “언젠가는 (목이 마른지) ‘물, 물’을 외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기의 외할머니 로사는 인터뷰에서 “딸과 사위가 아기가 벌써 말을 한다고 해 믿지 않았지만 내 귀로 똑똑하게 ‘물’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2개월 된 아기가 말을 한다는 소문이 나자 엘팔마르 지역 일대는 공포에 빠지고 있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조짐”이라며 덜컥 겁을 먹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한 이웃은 “지구멸망의 서막이 오르는 게 아닌지 겁이 나 목사에게 상담까지 했다.”며 “목사는 그런 뜻이 아니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아기가 사람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등 범상치 않아 보인다.”면서 “마치 천하의 추남추녀를 만난 듯 뚫어지게 볼 때는 기분까지 나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고교생 야가미 라이토는 어느 날 한 권의 노트를 집어든다. 라이토는 이 노트에 이름과 방법을 적으면 그 사람이 그대로의 운명을 맞게 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사신 류크가 인간계로 떨어뜨린 ‘데스노트’였던 것이다. 다양한 규칙을 숙지한 라이토는 노트를 활용해 범죄자가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다. 라이토가 활동하기 시작한 뒤 전 세계의 범죄율은 70% 이상 줄고, 인터넷과 사회 구성원들은 그를 ‘키라’라 부르며 신(神)으로 추앙하기 시작한다. 2003년 일본의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한 오바타 다케시와 오바 쓰구미의 만화 ‘데스노트’는 인간의 본성에 도전한 공전의 히트작이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작품의 독자들은 막강한 힘을 가진 데스노트를 한 번쯤 소지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악행을 한 사람이 응징을 당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 토머스 앨바 에디슨(1847~1931), 로버트 스콧(1868~1912).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의 이번 주 주인공들은 능력과 업적 면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천재들이다. 타고난 재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들은 ‘라이벌’로 인해 마음껏 행복을 누리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본인의 노력이 또 다른 사람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고통, 패배자라는 주변의 시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갈등과 콤플렉스. 이들에게 가상의 데스노트를 쥐어주면 어떤 내용을 적을까. 위대한 천재들을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한 라이벌들을 살펴봤다. “흉내쟁이에 촌뜨기 라파엘로” - 미켈란젤로 “라파엘로(1483~1520)가 미술에서 이룬 모든 것은 바로 나한테서 얻은 것이다.”(미켈란젤로의 회고문 중에서) ●주요 내용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다. 라파엘로가 바티칸 교황 집무실 벽에 그린 ‘아테네 학당’에 날 그려 넣었단다. 그것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같이 더럽게 못생긴 인물로 말이다. 겉만 번드르르하게 아테네 학당이라는 이름을 붙였지, 가죽장화나 옷이나 전부 지금 시대 복장인데 눈 가리고 아웅도 유분수지. 얼굴까지 똑같이 그려 놨으니 아예 대놓고 욕 먹이는 짓이 아닌가. 내가 얼마나 자기를 싫어하는 줄 뻔히 알고 있을 텐데 옆에서 내가 시스티나 천장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이런 일을 벌이다니. 무엇보다 기분 나쁜 건 벽화의 주인공인 플라톤으로 내 필생의 라이벌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그려 놓았다는 거다. 우르비노(이탈리아의 시골) 출신의 촌뜨기가 처음 볼 때부터 기본이 안 됐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예술가라면 무릇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파엘로 저놈은 어릴 때부터 나랑 다빈치 작품 중에서 좋은 것들을 골라 베끼는 데만 혈안이 돼 있더니 이젠 그걸 조금씩 바꿔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건 그냥 모방이자 습작 화가지. 후세 사람들이 저놈 그림이랑 내 그림을 같은 높이에 걸어 놓으면 어떡하나 심히 걱정된다. 라파엘로는 분명히 자기 고향 선배이자 후견인인 브라만테(1444~1514·성베드로 성당 설계자)와 짜고 날 파멸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스티나 예배당 프로젝트만 해도 그렇다. 나보고는 20m나 되는 높이의 천장에 그림을 그려 넣으라고 하고, 라파엘로한테는 편하게 집무실 벽화를 맡기다니. 난 조각가이지 화가가 아닌데도 말이다. ●해설 괴팍하고 추남이었던 미켈란젤로는 잘생기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라파엘로를 평생의 원수로 생각했다. 특히 라파엘로와 브라만테가 서로 짜고 자신을 고난에 빠뜨린다고 믿었다. 자기보다 8세 어렸던 라파엘로가 37세에 요절한 후에도 각종 기록에서 증오심을 나타냈다. “가증스런 교류전기 찾은 테슬라” -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1856~1943)가 만든 가증스러운 교류(交流)의 위험을 알려 주려면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1885년 에디슨이 직원들에게) ●주요 내용 큰일났다. 결국엔 교류가 이기고 마는 것인가. 세르비아 출신 과학자 한 명을 단지 똑똑하다는 소문만 듣고 고용했다가 내 평생의 성과가 날아가게 생겼구나. 난 전기를 싼값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 주겠다는 테슬라의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을 뿐이다. 테슬라가 내 발명인 직류(直流)와는 전혀 다른 교류를 발견한 걸 인정할 수 없어서 돈을 주지 않은 것인데, 그놈이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았다. 난 한 방향으로 흐르는 직류가 무엇보다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렇지 않은가.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JP 모건이 자신의 대저택에 내 설비를 깔았을 때만 해도 영광은 내 것이라 믿었는데 일개 직원 나부랭이가 이 모든 걸 망쳐 버렸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지난 수십 년간 벌어진 세 차례의 싸움에서 난 모두 졌다. 솔직히 잔머리를 좀 굴렸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 교류를 이용해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공개실험도 해 봤고, 사형을 집행하는 전기의자도 만들었다. 제길. 도끼 살인마 케믈러가 즉사하지 않고 구워지는 바람에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내 업적의 집대성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만국박람회장의 조명설비 입찰에서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에 패하기도 했지. 마지막 승부처로 삼았던 나이아가라폭포 조명 설비에서도 웨스팅하우스가 GE를 눌렀고, 모든 이들은 교류를 전기로 인식하게 되겠지. 남은 건 하나뿐이다. 머리는 좋지만 사회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테슬라가 더 이상 인구에 회자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뭐 큰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날씨를 변화시키는 장비, 순간이동 장치 등이나 만들겠다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으니. 1700만 달러나 되는 교류 로열티를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이미 테슬라를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곧 잊혀지고 난 영원한 발명왕으로 남을테니까. ●해설 1915년 테슬라와 에디슨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테슬라는 이를 거부했고 시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무선통신, 유도전동기, 교류발전기, 변압기, 전동기 등을 개발했고 미국 전기전자학회는 테슬라에 대해 “그의 작업 결과를 없앤다면 자동차들이 멈출 것이며, 도시들이 깜깜해지고 공장들이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칭송했다. “소문만 무성한 탕아 모차르트” - 살리에리 “당신도 알고 있죠. 모차르트(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를 내가 독살했다는 얘기.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임종 직전의 살리에리가 피아니스트인 이그나츠 모셰레스에게) ●주요 내용 내가 풋내기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모차르트를 죽여서 내가 그 영광을 가로채기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나는 황제의 음악가이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는데, 자기 능력을 주체조차 못하는 애송이를 죽여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가. 이게 다 모차르트가 천재라고 떠드는 소문이 과장돼 벌어진 일이란 말이다. 솔직히 모차르트가 훌륭한 음악가인 건 맞다. 나처럼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하나 밟아 가는 성장 과정을 순식간에 뛰어넘었으니까. 5세에 작곡을 하고 10세도 안 돼 연주회를 다녔다는 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연주회장에 찾아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능력에 걸맞은 인품을 주지는 않았다. 작곡을 아무리 잘하면 뭘 하나. 궁정생활을 영위할 최소한의 자제심도 없는데. 그 낭비벽과 문란한 사생활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의 아름다운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음악가로서 나 역시 그의 재능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하이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라토리오를 지휘했고, ‘악성’으로 불리는 베토벤이 나를 위해 세 곡의 소나타를 바칠 정도로 인정받은 사람이란 말이다. 천재와 노력파 같은 과장된 소문으로, 내 영광스러운 일생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 ●해설 영화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희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당시 유럽 전역에 이 같은 소문이 퍼졌지만, 역사적으로 독살설은 근거 없는 소문이었고 모차르트는 그 스스로 신장병과 요독증을 앓고 있었다. 소문에 상처받은 살리에리는 죽는 날까지 이를 괴로워했다. “날 속이고 남극점 먼저 간 아문센” - 스콧 “영국인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불운은 이기지 못했다.” (스콧이 자국민에게 보낸 편지) ●주요 내용 로알 아문센(1872~1928·노르웨이), 나쁜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북극을 탐험한다고 나를 속이더니 결국 상대를 안심시켜 놓고 남극점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헛소문을 낸 것이었나. 북극 탐험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주겠다는 내 호의를 거절하고, 전화도 안 받을 때 이미 알아챘어야 하는 건데. 어쩐지 로버트 피어리가 이미 북극점을 정복한 상태인데 왜 또 거길 가겠다고 한 건지 이상하긴 했다. 남극점을 정복하겠다는 내 기자회견과 신문기사를 보며 아문센은 얼마나 코웃음을 쳤을까. 이런 곳에서라도 대영제국을 이겨보겠다는 그 얄팍한 수를 읽지 못하고 신사답게 정정당당히 승부하려던 내가 멍청했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불과 35일이다. 난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그곳에 영국 국기를 꽂는 것을 평생 꿈꿔 왔는데, 그곳에는 노르웨이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인류가 남극점을 정복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렸는데 그 최초의 영광은 고작 한 달 남짓에 영원히 북유럽의 바이킹에게 넘어가는구나.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내 실수였다. 말을 끌고 남극에 오다니. 사람의 동반자인 개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내 발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와중에 나 역시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인류 최초’라는 이름이 결코 신사다운 행동으로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죽기 전에야 깨달았다는 것이 아쉽다. ●해설 군인이었던 스콧은 1904년 남극에서 660㎞ 지점까지 접근한 기록을 세우며 국가적 영웅이 됐다. 그러나 7년 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를 아문센에게 빼앗기고 죽음을 맞았다. 현재 남극점에는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상주하는 ‘아문센·스콧 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서적] ▲서양미술의 걸작(양정무/네이버 오늘의 미술) ▲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엘리자베스 런데이·최재경/에버리치홀딩스) ▲빛의 제국(질 존스·이충환/양문) ▲모차르트 컨스피러시(스코트 마리아니·이정임/노블마인) ▲발트슈타인 소나타(이재규/21세기북스)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정재승/달) ▲아문센과 스콧(피에르 마르크·배정희/비룡소)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라이너 K 랑너·배진아/생각의 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15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이라는 시간의 흐름. 찬란했던 르네상스의 중심지 이탈리아 피렌체와 일제 강점기 아시아의 소국(小國) 조선이라는 공간과 위상의 차이. 이 시대를 살았던 두 명의 사람이 있었다. ‘위대한 메디치’로 불리며 이탈리아, 아니 중세 유럽을 통틀어 가장 화려했던 가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렌조 메디치(오른쪽·1449~1492)와 자국의 역사책에조차 등장하지 않는 간송(澗松) 전형필(왼쪽·1906~1962). 겉으로 보이는 배경으로는 너무나 다르지만 이들에겐 엄청난 ‘돈’과 예술을 알아보는 ‘혜안’(慧眼)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은 각각 피렌체 우피치미술관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형태로 오늘날 우리에게 ‘인류의 유산’을 향유할 기회를 남겼다. 만약 그들이 막대한 재산을 흥청망청 쓰는 데만 골몰했다면, 또는 재산을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면 중세미술사와 한국미술사는 다시 쓰여져야 했을지도 모른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주의 주인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꼽히는 로렌조 메디치와 전형필이다. 막대한 재산을 문화유산에 아낌없이 쏟아부은 이들의 노력이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결과로 우리는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서양미술사에만 관심을 갖다가 지난주 간송미술관을 다녀온 후 한국미술의 전통과 매력에 흠뻑 빠진 직장인 윤정은(33·여)씨가 궁금한 점을 모아 인터뷰에 나섰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젊은 나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물려받았다. 도대체 어떤 가문이었고 재산 규모는 얼마나 됐나. -메디치 내 증조할아버지인 토스카나 대공(大公) 코지모는 피렌체인들 사이에서 ‘국부’라는 명예로운 호칭으로 불렸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은행업을 통해 그야말로 돈을 긁어모으다시피 했다. 가문의 수장이 됐을 때 내 나이 고작 20세였다. 당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특히 우리 가문은 직물산업의 핵심이었던 ‘백반’(양모 세척제)을 움직였고 메디치 은행의 주요 고객은 유럽 각국의 왕실과 교회였다. 당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었는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피렌체가 메디치였고, 피렌체의 모든 것은 메디치 가문의 재산이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에 와세다대 법대를 다니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들었다. 서울 일대는 물론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를 지나면서 우리 집안 땅을 밟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만석꾼 집안이었다. 미곡상을 했는데 내가 24세에 물려받은 논은 4만 마지기(800만평)에 달했다. 1년에 소작농으로부터 쌀 2만 가마니(1만석)를 거둬들였는데, 이를 당시 기와집 값으로 환산하면 150채 정도였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환산하면 매년 450억원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논을 몽땅 판다고 가정하면 6000억원 정도였는데, 이건 그냥 단순한 수치 환산이고 당시 논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훨씬 더 가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록에 따르면 1년에 나만큼 버는 조선인은 43명에 불과했다. →<윤정은> 역사적으로 많은 재산이나 권력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흥청망청 쓰다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한국의 재벌 집안만 봐도 그런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실패하지 않았고, 젊은 나이에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메디치 할아버지 코지모의 영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피렌체에는 당대 최고의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고, 난 그들과 토론하는 법을 배웠다. 10대 때부터 이미 유럽 각국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 덕에 외국어에도 능통했다. 로마어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리스어까지 능통하게 구사했을 정도였으니. 내 신분은 공식적으로는 돈이 많은 시민이었지만 피렌체 안팎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됐고, 그렇게 살았다. 물론 금욕적인 삶을 지향하지는 않았다. 난 바람둥이였고, 수많은 애인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권력자에게는 그런 게 큰 흠이 되지 않았다. -전형필 난 원래 경성에서 대학을 다니며 조선어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변호사가 될 것을 강권하셨고, 그 덕분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만든 법을 연구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가업인 장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부모의 상을 당한 상황에서 본인이 즐기는 데 그것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예술을 사랑했는데 특히 수집(蒐集)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메디치 ‘위대한 로렌조’라는 호칭과 달리 난 콤플렉스가 많았다. 심한 주걱턱이었고, 아랫입술이 윗입술을 덮었다. 코도 낮았고 목소리는 거칠었다. 하지만 난 비올라와 류트(당시의 현악기), 승마술, 매사냥까지 섭렵했고 유려한 글솜씨로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예술에 대한 조예는 못난 겉모습을 덮고도 남을 정도였다. 특히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예술가를 지원해 그들의 작품이 자신을 찬양하도록 했는데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다만 난 할아버지나 아버지, 다른 귀족들과는 좀 달랐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 이외에 고대 미술품을 수집하고 동양의 예술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 사회상에서 난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무엇보다 휘문고보 시절 은사였던 고희동(1886~1965·서양화가) 선생과 3·1 만세운동 때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었던 위창 오세창(1864~1953·서예가) 선생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두 분은 내가 어릴 때부터 책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고 선생은 나에게 “글을 읽으면서 학문을 닦는 선비가 아니라,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가 되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 결과 나는 왜놈들 손으로 넘어가는 우리 서화와 전적을 지키는 선비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위창 선생은 나에게 ‘간송’이라는 호를 주셨고, 내 수집활동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떤 작품을 모아야 하는지, 어떤 눈을 갖춰야 진품을 구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말이다. →<윤정은> 돈으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사실 취미로 볼 수도 있는 일이다. 재산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는데, 다른 목적은 없었나. -메디치 (웃음) 난 상인이었지만 정치인이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100% 순수한 호의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밀라노에 보내고 1488년 안토니오 다 산갈로를 나폴리에 보냈다. 그 공국들에 내가 후원하던 예술가를 보내는 게 좋은 작품을 선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호의를 베풀면서 실은 정치를 한 거였다. 솔직히 내가 예술가를 후원한 돈은 대부분 내가 피렌체의 공직을 겸하면서 공금으로 썼다. 내 재산은 오로지 내 수집품을 모으는 데 집중적으로 썼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에 대한 환상이 좀 깨지지는 않았나. -전형필 왜 수집에 나섰느냐고 위창 선생이 물었을 때 난 “서화 전적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선이 언젠가 독립될 것이란 믿음이 없었는데도 수집을 계속했을지는 나도 자신이 없지만, 난 반드시 독립될 것으로 믿었다. 1933년 성북동에 터를 구해 미술관을 지은 것도 독립이 됐을 때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팔려 갔던 고려석탑을 다시 사 오면서 난 한번 유출된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해방된 후에는 이전처럼 문화재를 수집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일제에 더 이상 빼앗길 염려가 없어진 후에는 조선 사람이 모은 것은 모두 조선 것이기에 해방 후에는 문화재를 찾아오는 일에만 전념했다. →<윤정은> 소장품들에 대해 묻겠다. 두 사람의 노력은 우피치와 간송 미술관으로 남았지만 두 사람 모두 박물관의 개관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메디치 우피치는 영어로 하면 ‘오피스’(사무실)를 뜻한다. 그곳은 내 증조부 코지모의 집무실이다. 물론 내가 가장 주목받기는 하지만 우피치 수집품은 우리 가문 전체의 공이다. 14~16세기 르네상스 화가부터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에 이르기까지 소장 규모 자체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 조토의 ‘성모자’,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도록으로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피치를 박물관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 이후로 200여년이 지난 후 메디치가 최후의 후손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드비카가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녀는 모든 재산을 토스카나 공국에 기증하면서 단 하나의 조건만을 남겼다.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피렌체에서 메디치가의 보물을 볼 수 있도록 어느 것도 피렌체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전형필 간송미술관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운학문매병’ 등 12점의 국보와 10점의 보물이 있다. 1937년에는 영국 변호사 개스비에게서 청자 20점을 40만원에 사기도 했다. 당시 서울 기와집 400채 값이었다. 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가치는 후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고, 그것이 원래 내가 수집을 시작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잡스러운 그림을 그린다고 폄하됐던 겸재 정선(1676~1759)을 화성(畫聖)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을 내 최대의 성과로 생각한다. 그럼 내가 묻겠다. 지금 간송미술관에서 당신은 어떤 기분을 느끼나. →윤정은 당대 최고의 좋은 자재로 지었다는 미술관이지만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1930년대의 근대식 2층 건물과 창틀에는 현대미술관처럼 멋진 조명도 없고 첨단 잠금장치도 없다. 화장실 냄새도 코를 찌른다. 아이들이 유리에 온갖 손자국을 내며 코를 박고 보는 모습은 유럽 미술관의 풍경과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들을 전시하지 않아서 좋았고, 온전히 우리 것이라는 것이 더 좋았다. 내가 보고 있는 전시품이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생각보다는 조상의 것이라는 사실이 먼저 느껴졌다. 바티칸이나 루브르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친구들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 간송미술관에 가면 간송이라는 사람과 그가 남긴 뜻이 마음으로 전해진다고 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참고서적 간송 전형필/이충렬/김영사 조선의 그림수집가들/손영옥/글항아리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최완수·한상남/샘터 조용헌의 명문가/조용헌/랜덤하우스코리아 메디치 머니/팀 팍스·황소연 옮김/청림출판 메디치‘의 음모/피터 왓슨·김미형 옮김/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지방자치단체들이 종교문화 체험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농촌체험 등 생태와 녹색을 테마로 관광상품을 개발하던 지자체들이 종교로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충북, 종교체험관광지 충북도는 천주교와 손을 잡고 국비 등을 지원받아 진천군 백곡면 ‘배티 성지’와 음성군 감곡면 ‘매괴성당’을 종교체험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배티 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 터와 천주교 순교자 무덤이 있는 도지정 문화재로, 한국 가톨릭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도는 내년부터 5년간 총 250억원을 투입해 이곳에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할 수 있는 피정센터, 순교박해박물관, 둘레길, 각종 편의시설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문화예술과 조경순씨는 “천주교가 자체적으로 배티 성지 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정도로 배티 성지는 종교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순례성지의 국제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충북도는 또 2014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매괴성당 일원에 체류형 주거시설 12곳, 팔각정 등 휴게시설, 교육관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매괴성당을 잠깐 보고 가는 곳에서 하루 이상을 묵었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괴성당은 1896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충남,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 충남도는 지난해 시작된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을 대표 관광상품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 상품은 사찰 체험을 하면서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7300여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늘고 있는 전통사찰 체험객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템플스테이를 만들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1억원을 투입, 도내 8개 사찰과 함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관광명소와 연계된 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와 조선시대 말 천주교신자 3000여명이 처형된 서산 해미읍성, 1866년 병인박해 때 안토니오 주교 등이 순교한 보령 갈매못성지 등 주요 천주교유적지를 인근 관광지와 묶어 관광 코스로 개발 중이다. 논산시는 강경읍 소재 개신교 유적지 5곳과 천주교 유적지 1곳을 인근 문화유적지와 연계된 1박 2일 코스의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만들고 있다. ●관광자원 활용가치 커 지자체들이 종교자원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가 있어서다. 외지인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 종교 유적지에 시설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조금만 투자하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부 종무2담당관실 안승섭 사무관은 “정부가 특정 종교 유적지의 관광상품화를 지시할 수는 없지만 지자체가 해당 종교와 협의해 수립한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명장 퍼거슨’ 있기에 ‘명가 맨유’ 있었다

    명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010~11시즌 초반 위태위태했다. 하지만 또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알렉스 퍼거슨(70) 감독이 있었다. 맨유는 지난 14일 영국 블랙번의 이우드파크에서 열린 리그 37라운드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을 보탠 맨유는 블랙풀과의 시즌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팀 통산 19번째로 라이벌 리버풀(18개)을 넘어섰다. 1992~93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19시즌 가운데 무려 12번째 우승이다. 출발은 최악이었다. 맨유는 초반 8경기에서 3승5무를 기록했다. 6승 1무 1패의 첼시, 4승 2무 2패의 아스널에 비해 초라했다. 팀의 기둥이던 노장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 사르는 지친 모습을 보였고, 라이언 긱스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젊은 선수들은 선제골을 넣고도 승점 3이 아니라 1만을 챙기기 다반사였다. 그 와중에 웨인 루니의 이적설이 흘러나왔고 매춘부와의 스캔들까지 터졌다. 모든 게 뒤엉킨 상황. 하지만 맨유에는 ‘명장’ 퍼거슨 감독이 있었고, 그가 모든 것을 정리했다. 논란 끝에 루니와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자 골잡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살아났고, ‘유망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도 필요한 순간마다 골을 터트렸다. 안토니오 발렌시아, 리오 퍼디낸드, 박지성 등 주전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지만 퍼거슨은 지능적인 ‘돌려 막기’로 승수를 쌓아갔다. 긴급 투입됐던 신인들인 크리스 스몰링, 하파엘-파비우 다 시우바 형제, 안데르손 등이 팀의 주전으로 급성장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거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1986년 맨유를 맡은 뒤 리그, 컵대회, 유럽대항전 등을 모두 포함해 36번째 우승을 차지한 퍼거슨 감독은 “지금은 우리의 시대다. 우리는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시티가 우리에게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현 시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을 만들고 지켜 낸 감독다운 우승 소감이었다. 한편 맨유는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시즌 선수 평가에서 박지성에 대해 “성실함과 프로다운 자세는 팀 내 최고다. 박지성처럼 맨유에서 동료의 애정을 얻은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맨유, 샬케에 4-1 대승…2년만에 챔스리그 결승행, 바르샤와 격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맨유는 오는 29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우승을 다툰다. 맨유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독일 샬케04와의 홈 경기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대런 깁슨, 안데르손(2골)의 연속골에 힘입어 4-1로 크게 이겼다. 맨유는 원정 1차전에서는 2-0으로 이겼다. 바르셀로나와 맨유는 2008~2009 시즌 결승에서 만나 바르셀로나가 2-0으로 이겨 우승했다. 맨유는 2년 전 패배 설욕과 함께 2007~2008시즌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맨유는 이날 웨인 루니, 파트리스 에브라, 네마냐 비디치, 대런 플레처, 박지성 등 주전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다. 루니와 박지성은 출전 선수 명단에서도 아예 제외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3점 차로 쫓아온 첼시와의 주말 경기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첫골은 발렌시아가 터트렸다. 전반 26분 깁슨의 패스를 이어받은 발렌시아는 샬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맞선 기회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후반 31분에는 깁슨이 발렌시아가 밀어준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어려워진 샬케04는 4분 후 만회 골을 뽑으며 희망을 되살리는 듯했다. 샬케의 일본인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혼전을 벌이던 중 흘러나왔고 호세 후라도가 중거리슛을 마무리, 2-1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 27분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안데르손이 나니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렸고, 안데르손은 4분 뒤에도 추가 골을 넣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사랑을 카피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가 오랜만에 한국에서 개봉된다. 이 작품은 부산영화제에서 ‘증명서’(원제:Copie Conforme, Certified Copy)라는 한심한 제목으로 상영된 바 있는데, 다행히 영화 수입사는 ‘사랑을 카피하다’라는 더 산뜻한 제목을 새로 지었다. 키아로스타미는 드물게 이란 바깥으로 나가 ‘사랑을’을 찍었고, 근래 실험적 영화 형식을 탐구해 오던 자기의 이야기 세계를 다시 방문했다. 바뀐 건 없다. 자연과 모방, 진실과 허구, 현실과 재현을 주제로 삼아 온 키아로스타미는 예술에 관한 질문을 계속한다. 영국 작가 제임스 밀러의 신작이 이탈리아에서 출간된다. 출판사 초대로 이탈리아를 찾은 그는 토스카나 지방에서 강연한다. 강연을 듣던 프랑스 여자가 그에게 메모를 남긴 후, 둘은 그녀의 골동품 가게에서 만난다. 그녀의 교외 드라이브 제안에 9시 열차 출발 전에 돌아오면 괜찮다고 대답한다. 둘은 ‘원본과 복제품’을 다룬 그의 책을 주제로 논쟁을 벌인다. 그런데 카페 여주인이 밀러를 그녀의 남편으로 오해하면서 묘한 일이 벌어진다. 밀러와 여자는 결혼한 지 15년 된 부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은밀한 감정을 교환한다. 이윽고 시계 종소리가 여덟 번 울리면서 그가 떠난다. ‘사랑을’에 영감을 준 여타 작품들을 열거하는 건 유의미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랑을’이 복제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평자들이 예로 드는 작품을 살펴보면, 진위를 파악하기 힘든 둘의 관계는 알랭 레네의 ‘지난해 마리앵바드에서’를 떠올리게 하고, 반나절을 보내며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부부의 이야기라는 점에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밤’과 유사하며, 작가와 한 여자의 짧은 해후에서 착안해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셋’이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가장 먼저 호명해야 할 작품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이탈리아 여행’이다. 키아로스타미는 멀리 장 뤽 고다르의 ‘경멸’에서부터 가까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브로큰 임브레이스’에까지 직접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 여행’을 불러낸다. 헤라클레스 상과 다비드 상, 운전 중 나누는 대화, 낯선 곳에서 실감하는 어색한 사이, 영국인 남자와 비영어권 여자, 호텔의 층수 등은 두 영화를 연결하는 수많은 부분 중 일부다. 심지어 ‘이탈리아 여행’에서 여자가 “함께 수년을 살았으면서도 서로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자 남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이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흥미롭지 않을까.”라고 응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건 ‘사랑을’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키아로스타미는 예술이 자연, 진실, 본질에 얼마나 가까운지 고민하는 건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랑을’은 복제의 한계를 지닌 영화의 또 다른 복제성을 창조적으로 해석한다. 여주인공 역의 줄리엣 비노쉬는 성악가이자 비전문배우인 윌리엄 쉬멜과 상대해야 하고, 배우들은 때때로 관객을 향해 말하고 있으며, 인물은 조작된 현실과 사실 같은 허구를 술술 넘나든다. 키아로스타미는 고도의 단순한 양식으로 혼란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랑을’은 예술이 자연을 모방한다는 평범한 정의 자체에 농담을 거는, 놀랍도록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키아로스타미는 “중요한 건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가능성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5월 5일 개봉. 영화평론가
  • 살해장면 문신 새겼다 덜미 잡힌 살인범

    살해장면 문신 새겼다 덜미 잡힌 살인범

    한 살인범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장면을 문신으로 몸에 남겼다가 범행이 발각됐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 가르시아(25)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2008년 8월 조직폭력단원으로 활동하다 검거됐다. 당시 그는 단순한 폭력 혐의로 검거됐는데, 최근 그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을 살피던 한 경찰이 몸에서 특이한 문신을 발견하고는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가르시아가 자신의 가슴과 배 부위에 새긴 문신이 2004년 발생한 살인사건의 현장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는 그에게 추가로 살인죄를 적용했다. 문신에는 당시 그에게 총을 맞아 살해된 23세 청년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이밖에도 총으로 위협해 술집을 급습하는 범죄현장 등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검거 당시 그를 조사한 경찰 등은 그의 몸에 새겨진 문신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가, 우연히 2004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LA 소속 경찰이 그의 머그샷을 발견하면서 꼬리를 잡히게 됐다. 현지 법원은 이번주 내에 가르시아에게 1급 살인죄를 적용해 죗값을 치르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지적 소통’ 통한 혁명 시작되다

    포스트모던류의 이론들이 되레 보수주의에 이바지한다는 비판은 흔하다. 현란한 분석에 집중하다 보니 빠져나갈 퇴로를 스스로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들의 서술 포인트는 대개 자본주의가 얼마나 막강한 체제인가, 혹은 그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체제인가를 설명하는 데 맞춰진다. 그러다 보니 읽을 때는 분노가 끓어오르다가도 막상 책을 덮고 나면 ‘그럼 뭘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들의 묘사에 따르자면 자본주의는 세상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거대한 아메바다. 덕분에 남는 것은 우리 모두 뛰어 봤자, 날아 봤자 자본주의 손바닥 안이라는 패배감이다. 비관적인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비논리적이고 비체계적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경험이다. ●자본주의가 인간의 인지 자체를 장악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다중지성’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이탈리아 극좌파 사상가 안토니오 네그리의 뒤를 따라 자율주의 이론가임을 내세워 온 조정환(55) 다중지성의 정원 강사가 자신의 10여년간 탐구를 종합 정리한 ‘인지자본주의’(갈무리 펴냄)를 내놨다. 인지(認知·Cognitive)란 뇌과학에서 쓰는 용어로 이해, 판단, 의지 등 모든 정신적 과정을 포괄한다. 따라서 인지자본주의의 논리 또한 자본주의가 엄격한 규율을 통해 노동자의 육체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제와 감시를 통해 인간의 인지 자체를 장악해 버렸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에 뒤 이은 것이 바로 인지자본주의라는 주장인 것이다. 인지노동의 예로 저자는 지식·정보노동과 함께 예술노동, 감정노동을 들었다. 저자는 만국의 노동자 단결 대신 네트워크 구성을 대안으로 삼는다. 예전과 같이 국가와 당을 중심으로 한 혁명의 시대는 끝났으니 이제 인지적 소통을 통해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발달된 IT 기술을 이용한 한국의 광우병 촛불시위, 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 같은 것을 든다. 노동운동의 퇴조와 함께 맞물린 다양한 사회운동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음미할 부분이 있다. ●자본주의 위기 돌파구 찾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몇 가지 질문을 남긴다. IT 기술의 이용이 시위 양상의 변화인가, 시위 본질의 변화인가란 것이다. 저자는 본질이 변화했다고 볼 뿐 아니라, 본질의 변화를 굉장히 긍정하는 쪽에 서 있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그들이 터져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뿐인가. 또 있다. 자본주의는 상업에서 산업으로, 다시 인지로 변화해 왔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자본주의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지 않을까. 이번만 자본주의가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란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비어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발레로 텍사스오픈] 케빈 나 “오 마이 갓”

    재미동포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한홀에 16타를 치는 대형사고를 냈다. 15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샌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72·752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8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1개로 순항하던 케빈 나는 9번홀(파4·474야드)에서 ‘운명의 저주’와 맞닥뜨렸다. 드라이브샷이 오른쪽으로 휘어 나무 사이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티박스로 돌아가 드라이브샷을 날렸지만 공이 첫 번째 샷과 비슷한 곳으로 향한 것이다. 잠정구로 세 번째 샷을 날린 케빈 나는 이후 나무 사이로 들어가 공을 숲 속에서 빼내려 했지만 공이 나무를 맞고 다시 자신의 몸에 맞아 1벌타를 받는 등 13타 만에 겨우 공을 러프로 올려 놨다. 14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가장자리로 보낸 케빈 나는 결국 2m가 채 안 되는 퍼트로 16타 만에 홀아웃했다. PGA 투어가 한홀 최다 타수 기록을 따로 내진 않지만, 이날 그의 기록은 1998년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의 존 댈리가 6번홀(파5)에서 18타를 친 기록에 버금간다. 1938년에는 US오픈에서 레이 아인슬리가 16번홀(파4)에서 19타를 친 기록이 있다. 케빈 나는 결국 8오버파 80타를 기록해 144명 중 공동 140위로 첫날을 마쳤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홀이 전체 게임을 망치는 경험”이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知性 축구’ 한 수 먼저 읽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知性 축구’ 한 수 먼저 읽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벌어진 1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맨유가 1-0(1, 2차전 합계 2-0)으로 앞선 후반 30분. 첼시의 미드필더 하미레스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에 놓인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측면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하면서 늘 하던 대로 박지성을 뺀 것이 아니라 루이스 나니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나니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얻어냈고 날카로운 슈팅도 날렸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나니보다 박지성을 믿었다. 왜 그랬을까. ●수비 박지성은 나니처럼 화려하지 않은 선수다. 웬만해선 드리블도 하지 않고 득점도 적다. 하지만 나니보다 많이 뛰고 영리하다. 이날도 그랬다. 플로랑 말루다와 애슐리 콜의 진격을 너끈히 막아내며 첼시 역습의 예봉을 꺾었다. 박지성은 거칠지 않게 따라붙기만 했는데, 말루다와 콜은 주춤거렸다. 그 사이 맨유는 수비라인을 갖췄다. 박지성 덕분에 공격 가담이 잦은 맨유의 윙백 파트리스 에브라, 발목이 아직 성치 않은 중앙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한결 편안히 자신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동시에 체력적 부담이 있는 라이언 긱스는 공격에 전념했다. 박지성은 그렇게 1+3을 4가 아닌 5나 6으로 만드는 선수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에게 골 욕심이 많은 나니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박지성이 필요했다. ●공격 경기의 중요도와 수비 압박의 강도는 비례한다. 첼시는 경기 내내 거칠게 달라붙었다. 이럴 때 공을 질질 끌면 역습의 빌미를 제공한다. 나니는 공이 올 때마다 드리블을 치고 들어갈 공간만 찾았다. 반면 박지성은 상대 압박이 없는 공간과 그 공간에 서 있는 동료를 찾았다. 원터치 패스로 경기의 템포를 조절했다. 상대는 자연스럽게 박지성에 대한 압박을 풀었다. 공을 받으면 주저 없이 패스하는 선수에게 밀착 마크는 체력 낭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 방심을 놓치지 않았다. 첼시는 후반 31분 동점을 만든 뒤 추가 골이 급한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의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넣었던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를 의식하지 않았고, 결국 이 작은 부주의가 1분 뒤 첼시를 절망적인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박지성은 항상 큰 경기에서 환상적인 골을 기록했다. 오늘도 그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박지성의 결승골을 예감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의 선택은 옳았다. 맨유는 8강 1, 2차전 합계 3-1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지성을 둘러싼 무수한 이적설은 잠잠해졌고, 그의 앞에는 더 큰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 바르셀로나(스페인)는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를 1-0으로 꺾고, 1, 2차전 합계 6-1로 4강에 진출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해외 뮤지션들이 그리워하는 무대 ‘서울재즈페스티벌’ 새달 9일 개막

    해외 뮤지션들이 그리워하는 무대 ‘서울재즈페스티벌’ 새달 9일 개막

    “한국 공연은 매번 기대된다. 다시 페스티벌을 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팻 메스니) “관객들의 에너지는 대단했고, 우리는 무대를 즐겼다.”(세르지오 멘데스) “아직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얘기하곤 한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었다.”(바우터 하멜) 점잔 빼는 관객들이 주를 이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순식간에 스탠딩 공연장으로 뒤바꿔 놓는 마법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의 매력이다. 국내 최고(最古)의 재즈축제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개성 때문에 해외 뮤지션들도 이 무대를 그리워한다. ●팻 메스니와 친구들 다음 달 9일 시작되는 제5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간판은 10~11일 ‘팻 메스니 앤드 프렌즈’다. 미국의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57)는 6회 연속 수상 포함, 총 17회의 그래미 수상과 33차례의 노미네이션을 기록한 퓨전재즈의 거장이다. 최근 20여년 동안 재즈계의 큰 물줄기를 바꿔 놓았다. 제1회 페스티벌 때 참석했던 그는 이번에 주최 측의 제안을 받자 단박에 승 낙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재즈의 달인’들과 호흡을 맞춰 더욱 기대가 크다. 1970년대 포스트모던 재즈의 선구자이자 미국 버클리음대 교수인 비브라폰 연주자 게리 버튼(68)은 19살 풋내기 메스니를 발굴한 은인이다.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스티브 스왈로(70)는 오랜 동안 버튼과 호흡을 맞춘 지음(知音)이다. 재즈계에서 가장 ‘핫한’ 드러머로 꼽히는 안토니오 산체스(40)는 막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일 재즈 디바 ‘맞짱’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재즈 보컬 카산드라 윌슨(56)과 게이코 리(46)는 페스티벌 마지막날(12일) 정면 충돌한다. 게이코 리가 먼저 오르고 휴식 이후 윌슨이 서는 만큼 서로의 무대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귀를 쫑긋 세울 터. 윌슨은 12살 때 작곡을 시작했고, 30살 때인 1985년 재즈 전문 음반사인 JMT에서 데뷔했다. 1992년 그래미 최우수 재즈보컬 퍼포먼스상, 2009년에는 최우수 재즈보컬 앨범상을 받았다. 재일교포 3세인 게이코 리(한국명 이경자)는 우연히 재즈 아티스트 그레이디 테이트의 눈에 띄어 1995년 데뷔앨범 ‘이매진’(Imagine)을 발표했다. 맑고 미성이 대부분인 일본 재즈계에 묵직한 중저음대의 음색으로 입지를 다졌다. 재즈페스티벌과 교집합을 선뜻 찾기는 어렵지만 페스티벌 서막(9일)은 박칼린(44)이 책임진다. 탭 댄스와 노래 실력을 선보인다. 5만 5000~16만 5000원. (02)563-059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월급 150만원’ 공장 직원, 42억원 복권 대박

    ‘월급 150만원’ 공장 직원, 42억원 복권 대박

    자동차 부품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주급 37만원(210파운드)을 받던 한 영국 남성이 대박복권의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하루아침에 월급의 3000배가 넘는 돈을 수중에 넣게 된 이 남성은 조만간 세계 여행을 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랭커셔 주에 사는 안토니 영(33)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일생일대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날 친구 집에서 열린 파티에 가기 전에 샀던 복권이 당첨된 것. 재킷 주머니에 대박복권을 찔러 넣은 채 흥건히 술에 취해 집에 돌아왔다. 다음날 맞혀본 복권의 당첨금액은 상상을 넘어선 거액이었다. 공장에서 평일 내내 일해서 받은 한달치 임금의 3000배가 넘어선 238만 파운드(42억원). 영은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큰돈에 설레어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은 평소와 다름 없이 공장에 출근한 뒤 사표를 냈다. 아직 계약이 6개월 정도 남은 상황이었으나 이 남성은 동료에게 “이 일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줬으면 좋겠다. 난 복권에 당첨돼서 공장에서 더 이상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을 그만 둔 영은 앞으로 석고를 바르는 미장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본격적인 사업 시작에 앞서서 영은 세계 일주를 하면서 그간 미뤄왔던 여행을 원 없이 할 생각이다. 또 어머니를 위한 작은 목조주택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 http://twitter.com/newsluv ) 
  • [런던통신] 박지성의 복귀전? 퍼거슨에게 물어봐!

    [런던통신] 박지성의 복귀전? 퍼거슨에게 물어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약 2주전 구단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이 웨스트햄 원정을 통해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지성은 정확히 97일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저지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게 된다. 만우절 다음날, 우리는 박지성을 볼 수 있을까? 2주간의 A매치 기간은 맨유에게 매우 달콤한 휴식기였다. 덕분에 박지성, 안데르손,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난드 등이 출격 준비를 마쳤거나 복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3~4일 간격으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8강 그리고 FA컵 4강을 연속해서 치러야하는 맨유에겐 분명 희소식이다. 로테이션 가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퍼거슨에겐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오로지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아스날과 달리 맨유는 무려 3개 대회를 신경 써야 한다. 팬들의 희망은 1999시즌 트레블의 재현이겠지만 퍼거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현실적으로 3관왕은 힘들다”며 세 마리를 토끼를 모두 잡는 일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퍼거슨은 어느 경기에 더 큰 비중을 둘까? 그리고 박지성은 그 중 어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까? 당장 맨유에게 급한 불은 웨스트햄(리그)과 첼시(챔스 8강) 원정이다. 웨스트햄의 경우 칼링컵 8강에서 0-4 완패를 당한 적이 있으며 첼시 역시 1-2 역전패의 아픈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2경기 모두 원정이었다. 맨유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웨스트햄을 꺾고 첼시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이다. 웨스트햄전 패배는 곧 아스날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하려 할 것이며 첼시 원정은 뒷문을 굳게 잠근 채 무실점을 노릴 것이다. 이럴 경우 박지성은 웨스트햄 원정보다는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웨스트햄전은 반드시 골이 필요한 경기다. 체력적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이제 갓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 보다는 그래도 실전 감각과 득점력이 좋은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나설 공산이 크다. ⓒ 영국 일간지 가디언 예상 선발 명단 영국 현지 언론 대다수도 웨스트햄전 맨유의 선발 명단에 나니와 발렌시아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맨유가 치차리토 원톱의 4-4-1-1(혹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영국 언론들 역시 적중률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며 최종 결정은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겠지만 박지성의 웨스트햄전 출전 여부는 퍼거슨 감독이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웨스트햄전부터 로테이션을 적절히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웨스트햄을 상대로 첼시전을 대비한 전술을 실험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박지성의 활용 여부가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햄전은 그런 의미에서 맨유에게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안경남 통신원 pitchaction.com
  • 女心에 빠진 필름

    女心에 빠진 필름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주 상영관인 서울 창천동 아트레온은 물론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양천문화회관 등에서 30개국 110편의 장·단편 영화가 소개된다. 배우 겸 감독인 구혜선이 영화제 공식 홍보영상(트레일러)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개막작은 ‘파니핑크’(1994)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독일 도리스 되리 감독의 신작 ‘헤어드레서’(2010)이다. 비대한 몸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설 때조차 특수 제작한 지지물에 의존해야 하는 싱글맘 카티가 자신의 미용실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재료로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한 되리 감독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2008년 독일 최고 흥행작으로 만들기도 했다.제한상영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숏버스’의 여주인공으로 알려진 중국계 캐나다인 이숙인은 대형마켓 안전요원의 색다른 성(性)적 모험을 다룬 ‘새미의 카니보어’를 선보인다.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1996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네덜란드 마를렌 고리스 감독의 신작 ‘소용돌이 속에서’, ‘반생연’(1997)으로 유명한 홍콩의 여성 감독 쉬안화(許鞍華)의 소동극 ‘사랑에 대한 모든 것’도 영화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비혼(非婚) 커플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백하게 다룬 ‘두개의 선’(임신 테스트 기기의 두줄을 의미)도 주목할 만하다. 결혼 제도 바깥에서 연애와 동거를 하고 출산을 한 감독의 경험담을 통해 결혼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풀어낸다. 기획개발 아이템의 발굴 통로로 지난해 첫선을 보인 ‘피치&캐치’에서 다큐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지민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관객에게 가장 먼저 선보인다. 개·폐막식 및 심야상영은 1만 2000원, 일반상영은 5000원이다. 프로그램 확인 및 예매는 홈페이지(www.wffis.or.kr)에서 가능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