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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기싸움 언제까지…‘코로나19 결의안’ 무산에 ‘특파원 전쟁’도

    美中 기싸움 언제까지…‘코로나19 결의안’ 무산에 ‘특파원 전쟁’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자는 유엔 결의안이 양국의 설전으로 물거품이 됐다.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두 나라의 ‘언론 전쟁’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는 리더십을 내던진 채 감정싸움에 열중하는 두 나라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임시 휴전을 제안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은 결의안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언급되는 것을 반대했고 중국은 이와 반대로 ‘WHO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응’이라는 표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유엔의 특화된 보건기구’라고 돌려서 표현하는 것조차 반대했다. WHO를 지지하는 중국을 저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자 전 세계에 휴전을 촉구했다. 이에 프랑스와 튀니지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해 지난 6주 넘게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으로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면서 코로나 공동대응을 위한 휴전 노력은 없던 일이 됐다. 안보리의 한 외교관은 “현안과 무관한 이슈에 인질로 잡혔다. 결의안 논의가 미국과 중국의 다툼으로 전환돼 버렸다”고 개탄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그간 미국은 에볼라와 에이즈 대응에 있어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도 이런 자세를 원하지만 정작 그는 재선에 눈이 어두워 ‘중국 때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만으로도 정신없는 각국이 두 나라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투명하게 대응하지 않아 대유행을 막지 못했다”며 위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 초기에 코로나19를 과소평가해 대응에 실패했다”며 미국의 과실도 크다는 입장이다. 두 나라는 언론인 문제로도 맞붙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미국이 중국 특파원 비자 심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두 나라 사이 악감정을 심화시킨다”면서 “중국에서도 추가적인 상응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장텅쥔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중국 언론을 무너뜨리고 싶어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11일부터 발효되는 조치에 따라 중국 언론인 비자는 연장 가능한 90일짜리 비자로 제한된다. 미국 내 중국 특파원들은 90일 단위로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미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새로운 조치에 따라 DHS가 중국 언론인들의 비자 신청을 자주 심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중국 언론인의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기원 등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잇따라 미국 언론인을 추방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중국은 한 달 뒤 중국에 주재하는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에게 기자증을 반납받아 사실상 이들을 추방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엔총장 “韓, 코로나19 대응 성공적…따라야 할 본보기” 극찬

    유엔총장 “韓, 코로나19 대응 성공적…따라야 할 본보기” 극찬

    “한국 국내 발생 코로나19 감염자 ‘0명’”“기후변화 대응도 매우 야심 찬 나라”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을 거론하면서 “주목할 만한 본보기”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답변 과정에 “주목할만한 본보기이자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대한 싸움을 어떻게 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를 제시하고자 한다”면서 “그것은 한국”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해외 유입사례인 4명을 제외한 국내 발생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을 기록한 한국의 30일 상황을 전하면서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은 석탄화력발전소 감축과 (탄소)배출 감축 등 ‘그린 딜’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면서 “매우 야심 찬 그린 딜”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는 어디에서나 따라야 할 본보기”라면서 “전 세계 많은 다른 나라들이 한국의 사례를 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에는 “김 위원장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정폭력 4.9% 줄었다고?… “일상도 통제, 신고조차 어렵다”

    가정폭력 4.9% 줄었다고?… “일상도 통제, 신고조차 어렵다”

    “수많은 여성이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위협에 노출돼 있다. 경제·사회적 압박과 공포가 커지면서 가정 내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5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성명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폭력이 세계적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전염병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자가격리가 전 세계인의 일상이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정폭력의 기회는 더 늘어난 탓이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안전의 공간인 집이 누군가에겐 폭력의 울타리가 되고 있다. 선진국으로 분류됐던 국가들 역시 가정폭력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의 경우 가정폭력이 32% 증가했고 영국과 북아일랜드도 이동제한령이 실시된 이후 가정폭력이 20% 증가했다. 미국 역시 봉쇄 조치 이후 국립 가정폭력 핫라인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가정폭력 신고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발표되면서 세계적 흐름과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12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4만 50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 7378건과 비교해 4.9% 감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12 신고만으로 가정폭력의 증감을 예단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한국의 가정폭력 신고율은 1%에 그치는 등 신고율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자가격리로 가해자와 온종일 집에 함께 있는 탓에 신고할 기회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고, 가정폭력이 심해져 피해자들이 신고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112 신고는 그야말로 가정폭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일 뿐이라는 의미다.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 비중 40% 증가 가정폭력 전문상담기관인 한국여성의전화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데이트 폭력 등 여성 폭력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는 가정폭력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졌다. 한국여성의전화 전체 상담에서 가정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1월 기준 26%에서 2월 43%, 3월 41%로 크게 늘었다.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만으로 섣불리 가정폭력 증감을 논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피해자의 일상생활이 통제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상담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거리가 끊기거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족이 집에 함께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상담 전화를 거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피해자들은 밖에 잠깐 외출했을 때나 가해자가 잠시 집을 비웠을 때 가정폭력 상담 전화를 걸었다. 특히 피해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떤 피해 지원이 가능한지 물었다. 피해자들은 자가격리 상황에서 외부의 지원은 가능한지, 코로나19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쉼터)도 입소 중단이 되진 않았는지, 대면 상담이 가능한지 등을 한국여성의전화에 물었다. 쉼터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운영을 계속했지만 피해자들은 코로나19로 쉼터가 문을 닫았을지 모른다고 짐작하고 있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은 “한국에서는 가정폭력 신고를 하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집을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코로나19가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더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가정폭력 신고가 더 움츠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 가정보호처분, 신고 건수 대비 5.5% 가정폭력 가해자의 처벌이 낮은 점도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고를 해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조치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정폭력을 신고하면 오히려 가해자에게 역풍을 맞을 것이란 인식이 커졌다. 한국이 가정폭력 범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경찰, 검찰, 법원 통계로도 드러난다. 경찰청 통계를 살펴보면 가정폭력의 구속률은 1%도 되지 않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4만 723건이다. 이 가운데 검거 건수는 4만 9873건이며 검거 인원은 5만 8987명이다.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가정폭력 가해자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505명에 불과하다. 구속률이 0.9%밖에 되지 않는다. 검찰도 가정폭력을 정식으로 기소하기보다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대검찰청이 발표한 ‘여성폭력 검찰 통계분석: 가정폭력범죄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9~11월 검찰에서 다뤄진 상해 관련 가정폭력범죄 각각 1682건, 1472건을 분석한 결과 가정보호사건 송치 처분된 사건이 42.4%로 가장 많았고 기소처분은 30.1%, 불기소처분은 22.4%로 나타났다. 법원이 내리는 가정보호처분도 대부분 상담위탁으로 끝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국 가정법원으로 접수된 사건은 2만 3693건이다. 이 가운데 가정보호처분이 내려진 사건은 총 1만 3360건이었다. 가정보호처분이 내려진 사건 중에서도 43%에 해당하는 5750건이 상담위탁(8호) 처분을 받았다. 다음으로는 사회봉사·수강명령(4호) 처분이 3056건으로 많았다. 보호관찰(5호) 처분은 1843건이었으며 접근행위제한(1호) 처분을 받은 사건은 58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경찰에 들어온 가정폭력 신고 건수와 비교해 가정보호처분이 내려진 비율은 5.5%다.●코로나 재난상황서 정부도 외면 말아야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가정폭력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가 신고 건수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성급하게 가정폭력이 줄었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신고가 왜 줄어들었는지 분석하고 이에 걸맞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랑스는 코로나19 기간에 약국이 가정폭력 신고 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전국 약국에 신고 버튼을 마련하고 피해자로부터 폭행 사실을 전달받은 약사가 이 버튼을 눌러 직접 수사기관에 연락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피해자가 가해자와 약국에 동행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암호도 쓸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가 약사에게 “마스크19 주세요”라고 말하면 약사가 마스크를 주면서 신고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영국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런던경찰청은 코로나19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이후 가정폭력 혐의로 40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히면서 “피해자들은 가정폭력 위험을 피하고 도움을 구하려면 집을 떠나도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야 하며 그 경우 이동제한 등 코로나19 제한을 위반했다고 처벌받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은 코로나19 기간 집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최 소장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메시지만 줄 뿐이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정폭력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회적 메시지는 전혀 주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정부가 앞으로 가정폭력 문제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사설] 트럼프의 옹졸한 WHO 지원금 중단을 우려한다

    전 인류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미국이 코로나 방역의 국제 사령탑인 세계보건기구(WHO)에 보내는 지원금 중단을 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4일 WHO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기본 의무에 실패했다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의 여행을 제한하는 조치에 반대하고 확산을 은폐하는 등의 잘못된 대응으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 사태 초기 이동과 무역의 제한에 반대한다며 중국 편을 드는 언행을 하며 우왕좌왕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WHO 예산의 5분의1 이상을 대는 미국이 돈줄을 끊는다면 방역에 취약한 저개발 국가를 돕는 WHO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지원금 중단은 일단 WHO의 실패를 검증하는 2~3개월에 한한다고 한다. 미국이 한 해 4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 점에 비춰 최소한 1억 달러의 지원금이 검증 기간에 끊긴다는 계산이다. 미국이 WHO의 기본의무 실패를 객관적으로 입증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기구나 협약에서 잇따라 탈퇴하는 공격적 행동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WHO 탈퇴를 위한 선행 조치가 아닌지 우려된다. 트럼프의 결정은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라며 초동 단계부터 부실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워 온 자신의 판단 잘못을 WHO에 전가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총장에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미국이 바이러스 퇴치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옹졸한 지원 중단을 철회하고 국제사회 방역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
  • 코로나 방역전선 무너뜨린 트럼프

    코로나 방역전선 무너뜨린 트럼프

    세계보건기구(WHO) 지원 중단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처사에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늑장·안일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한편 자국 우선주의·고립주의를 가속하며 국제사회 갈등과 위기감만 높였다는 지적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금은 WHO를 비롯한 인도주의 기구들의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할 때”라고 지적했고,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전염병과 싸우는 WH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매우 유감스럽고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언론 전염병 퇴치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조하는 기고를 통해 에둘러 트럼프를 비판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에 기고한 ‘단결과 협력은 전염병과 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글에서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고 인종을 구분하지 않는다”면서 “인류는 하나의 공동 운명체이고, 질병과 싸워 이기려면 단결과 협력이 가장 위력적인 무기”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무분별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세계의 보건 위기 속에 WHO 자금 지원을 끊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면서 “WHO를 대체할 기관은 없다”고 일갈했다. 다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미국은 WHO에 오랫동안 후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면서 “공동의 위협에 맞서 함께 싸우기 위해 하나가 돼야 할 시간”이라며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64만명을 넘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오후 9시 12분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64만 4089명, 사망자를 2만 8529명으로 집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분쟁지역 군사충돌 잠재운 코로나

    코로나19가 곳곳으로 퍼지면서 확진환자가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최악의 피해를 냈지만 예상치 못한 일부 순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분쟁지역에서의 군사충돌이 줄면서 잇따라 휴전이 성사된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의 역설’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전 세계가 전면적인 휴전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정상이 화상 회의를 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전 세계 휴전 요청을 지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5개국 정상회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동의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도 이에 응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회의를 열어 구테흐스 총장의 호소를 엄중하고 강력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달 23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인류 공동의 적인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지구상의 모든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무력분쟁을 봉쇄하고 우리의 삶을 위한 진정한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역겨운 전쟁을 끝내고 전 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질병과 싸워야 한다. 그것이 현재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호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중동·아프리카 지역 무력분쟁이 지속돼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0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를 비롯해 주요 전쟁 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예외 없이 공중보건 시스템이 무너져 있어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퍼지면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실제로 그의 호소를 받아들여 지난 3일까지 카메룬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콜롬비아, 리비아 등 11곳이 공격을 중단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과 싸우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 연합군도 9일부터 휴전을 선언했다. 5년 넘게 이어진 예멘 내전 종식을 위한 새로운 발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WHO 자금 지원 중단” 책임론 돌리는 트럼프

    “WHO 자금 지원 중단” 책임론 돌리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론’을 내세우며 유엔 산하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세계 보건을 책임지는 WHO의 돈줄을 끊는다’는 비판을 뒤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택은 ‘초기 대응 부실’ 논란의 화살을 WHO에 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트럼프 “WHO, 中 발표 믿고 확산 은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WHO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오늘 WHO의 코로나19 관련 심각한 실책과 확산 은폐를 평가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WHO가 중국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은폐에 가담한 책임도 묻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정치 쟁점화 말라’고 경고한 지 6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원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美, 지난해 WHO 분담금 4억달러 이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WHO의 최대 기여국으로, 지난해 WHO 분담금을 4억 달러(약 4900억원) 이상 냈다. 이는 중국의 분담금(4400만 달러)의 10배에 달한다. 60~90일이라는 ‘평가 기간’ 동안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WHO는 2~3달 동안 전체 분담금의 15%를 차지하는 미국의 지원이 막히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극약 처방은 코로나19의 심각성 축소와 늑장 대응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가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내 든 것이라고 워싱턴정가는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WHO로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WHO 책임론은 본인에 대해 제기된 코로나19 대응 논란이 커진 와중에 결정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사연합(AMA)은 이날 성명에서 “팬데믹과 싸우는 일은 국제적 협력뿐 아니라 신뢰를 필요로 한다”면서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WHO에 대한 자금지원을 삭감하는 일은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위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있어 WHO와 그 밖에 다른 인도적 기구들을 위한 재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를 멈추기 위해선 국제사회가 단결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의사연합 “자금 삭감은 위험한 조치” 한편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1만 3886명, 사망자는 2만 6047명으로 집계했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2만 6945명 늘면서 지난 10일 3만 3752명을 정점으로 사흘 연속 2만명대에 머물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위험한 결정” WHO에 美 다음 기부 많이 한 게이츠

    “트럼프 위험한 결정” WHO에 美 다음 기부 많이 한 게이츠

    ‘세계보건 위기에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은 들리는 것만큼 위험하다. 그들의 일은 코로나19 확산을 지연시키는 일인데 그들의 일이 막힌다면 어떤 다른 기구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 @WHO를 필요로 한다.’ 세계에서 WHO에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나라는 미국이 틀림없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갖던 중 작심한 듯 WHO가 초기 감염병 확산에 대한 정보를 은폐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잃게 한 책임이 있다며 행정부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돈을 WHO에 지원하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며 게이츠 앤드 멜린다 재단 이사장이 트위터에 진정 근심 어린 글을 올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194개 회원국과 두 준회원국은 부와 인구에 따라 분담금(연 회비)을 납부하는데 2020~21년 기준 아프가니스탄의 분담금은 3만 3500 달러로 분담금 총액의 0.007% 밖에 안 되는 데 반해 미국은 1억 1600만 달러로 22%나 됐다. 하지만 분담금 총액은 WHO 자금의 4분의 1도 안 된다. 여러 나라나 기업, 단체 등이 내는 자발적 기부가 4분의 3을 차지한다. 아래 2018~19년도 수입 내역을 보면 미국은 4억 달러를 납부해 전체 WHO 예산의 15% 정도를 차지했고, 게이츠 재단, 영국, 독일 순으로 많은 돈을 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WHO 지원 중단 지시 선언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를 겨냥해 “WHO나 다른 인도주의 기구의 바이러스 퇴치 활동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전례 없는 사건이며, 이에 따른 유례없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충격적인 결과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공격의 날을 세웠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잘못된 대응이 오히려 불필요한 죽음을 초래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15일 오후 4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98만 2552명, 사망자는 12만 6753명이다. 미국은 각각 60만 9516명, 2만 6057명으로 3분의 1과 5분의 1 수준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달래기 나선 유엔 사무총장 “단합해야할 때”

    트럼프 달래기 나선 유엔 사무총장 “단합해야할 때”

    ‘중국 편향성’ 이유 들어 WHO 자금줄 끊은 트럼프팬데믹 국면서 후폭풍 예고유엔 사무총장 “WHO 지원 줄일 때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의 문제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전격 지시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WHO 지원 줄일 때 아니다. 단합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유엔뉴스 사이트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WHO는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라면서 “WHO는 코로나19에 맞서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 8일 이미 밝혔듯이 코로나 19 팬데믹(전 세계적인 대유행)은 우리 생애에 직면해온 가장 위험한 도전들 중 하나”라면서, WHO 직원 수천명이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격찬했다. 이어 “서로 다른 주체들이 동일한 팩트들을 다르게 읽는게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코로나 19 확산사태의)페이지를 드디어 넘기고 난 뒤 어떻게 해서 이런 질병이 생겼으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전 세계로 확산됐는지에 대해 완전하게 되돌아볼 때가 있을 것이다”며 “그 교훈들은 미래에 발생할 비슷한 도전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있어 WHO와 그밖에 다른 인도적 기구들을 위한 재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이 바이러스를 멈추기 위해선 국제사회가 단결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검토 작업이 실시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WHO의 중국 편향성 등을 그 이유로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전 세계 보건 문제를 이끄는 국제기구에 대한 자금줄을 끊는 극약처방을 통해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다음번 재앙.’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신호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금은 세계의 시선이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에 쏠려 있지만, 시차를 두고 아프리카와 인도, 남미 등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는 위기를 넘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서방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코로나19의 공격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봉쇄와 사회적 거리 유지로 확산세가 꺾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하물며 방역능력과 의료체계, 위생상태가 취약한 저개발국가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유엔과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위기일수록 ‘공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선진국들이 제 코가 석 자지만 더 힘든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큰 저개발국과 최빈국들을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에 이어 통상장관, 중앙은행·재무장관 회의가 이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성된 G20이 11년 만에 다시 굴러가고 있다. ●위기 속 더 깊어진 국가 간 양극화 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93만 2605명이다. 사망자는 4만 6809명이다. 미국의 확진환자 수는 21만 3372명으로 이탈리아(11만 574명)와 스페인(10만 4118명)을 합친 숫자와 맞먹는다. 다만 미국의 사망자 수는 4757명으로 5000명에 육박해도 앞의 두 나라 사망자의 각각 절반 수준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확진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기는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에 더욱 가혹하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를 권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정은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싶어도 쓸 마스크를 살 돈도 없고, 손 씻을 깨끗한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부족한 나라들이 있다.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치다. 지난달 24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자 부자들은 생필품을 사려고 슈퍼마켓으로 달려갔지만, 같은 시간 일감을 잃은 사람들은 맨발로 수백㎞를 걸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인구 13억 8000만명 중 빈민층이 7400만명에 이르고, 뭄바이의 인구밀도는 미국 뉴욕의 28배나 된다. 워싱턴에 있는 감염병·경제·정책연구소의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데 그즈음 병원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0명당 병상수가 인도(0.5개)보다 6배나 많은 이탈리아(3.2개)도 병상이 모자라 대혼란을 겪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난민들이 몰려 있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사정도 크게 낫지 않다. 현대 경제사 전문가인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실은 칼럼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나라들로 인도 이외에 남아공과 브라질, 터키, 알제리 등을 꼽았다. 남아공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및 보균자가 약 770만명이나 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투즈 교수는 경고했다. ●위기 속 확대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는 방역 및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고학력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저학력·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한 사람 중 대학원 졸업자는 73%, 대학 졸업자는 62%였으나, 고졸 이하는 22%에 그쳤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의 61%, 중간 소득층의 41%가 각각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은 27%만 집에서 일했다. 저소득층은 감염 위험을 감수해 가며 일을 하고 있다. 정치전문 사이트인 액시오스가 입소스와 지난달 27~30일 미국 성인 1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득을 5분위로 나눠 가장 낮은 1분위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재택근무자는 3%에 불과했고, 직장에 출근했다는 응답은 26%였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에 속한 고소득층은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8%와 39%나 됐다. 직장이 문을 닫았거나 일시 해고됐다는 응답자도 소득이 적고 저학력층일수록 많았다. 각국의 정부는 단기 처방으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하며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당장은 여력이 없더라도 저개발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맞은 최대 위기”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을 통제,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하며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들을 도와야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국가들이 공존 요청에 화답하고 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신흥국에 대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행동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열린 G20 통상장관 화상회의에서도 세계은행은 최빈국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식품과 다른 기본 물자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관세 부과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일부 국가, 코로나 틈타 정부 권한 강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한 정부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비상 상황이다 보니 정부 개입이 늘고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돼도 일단은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언론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커진 정부가 과연 사태가 진정된 뒤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순순히 돌아갈지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몇몇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달 30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바19 저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법원의 영장 없이 정보기관이 확진환자의 휴대전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 명령을 승인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겼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단속한다며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 활용하는 것을 ‘빅브러더’에 빗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보니 사생활 보호와 인권 문제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스스로 무뎌져 자칫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때를 놓치면 위기 와중에 비대해진 정부의 역할을 견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공급망의 마비를 경험한 각국은 주요 기간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보호주의의 벽을 더 높일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숱한 분쟁의 ‘해결사’ 데케야르 전 유엔 총장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숱한 분쟁의 ‘해결사’ 데케야르 전 유엔 총장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하비에르 페레스 데케야르 제5대 유엔 사무총장이 4일(이하 현지시간)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아들 프란시스코가 페루 총리를 지내기도 했던 부친이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이날 오후 8시 9분 페루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 RPP에 알렸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다음날 곧바로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한 차례 연임해 1981년부터 1991년까지 유엔을 이끈 데케야르는 8년을 끈 이란-이라크 전쟁을 종전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의 숱한 평화협상을 주도했다. 8시9분에 숨을 거뒀다“고 현지 RPP라디오에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 부고를 듣고 무척 슬펐다고 밝힌 뒤 “고인은 성취를 이룬 공직자였으며 충실한 외교관이자 유엔과 우리 세계에 혁혁한 영향을 미친 열정 넘친 인물이었다”고 애석해 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온 삶을 바쳐 우리 나라를 뻗어나가게 헌신한 진심을 다한 민주주의자였다”고 돌아봤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유엔 사무총장으로 1981년부터 1991년까지 두 번의 임기를 채운 데케야르 전 총장은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페루 외무부에 들어가 외교관 경력을 쌓았다. 유럽과 남미 지역 대사관에서 근무한 뒤 유엔 주재 페루 대사로 유엔 총회에 데뷔했다. 1973년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을 1년 동안 맡아 1974년 터키군의 키프로스 침공 이후 그리스와 터키의 화친 조약을 중재해 외교 수완을 인정받았다. 미소 냉전 초기의 위험천만한 유엔을 그나마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1991년 두 번째 임기를 마칠 때까지 사하라 서부의 적대 종식, 엘살바도르와 캄보디아, 니카라과 내전 종식에 힘썼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옛 소련 군의 철수, 아프리카의 마지막 식민지 나미비아가 남아공으로부터 독립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이런 국제적 업적에도 그는 1995년 페루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가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후보에게 패배하는 좌절을 맛봤다. 5년 뒤 후지모리가 뇌물 추문에 연루돼 사임한 뒤 외교부 장관 겸 총리로 짧게 활약하며 과도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 선거 결과 집권한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고인을 프랑스 주재 대사로 임명해 노고를 보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속보] 유엔 총장 “코로나19, 매우 위험한 상황”

    아프가니스탄 전쟁 난민과 관련한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통제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험성이 막대하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타나는 순간 코 막아” 신종코로나 인종차별 심각

    “나타나는 순간 코 막아” 신종코로나 인종차별 심각

    백인 친구 오기 전까지 택시 문 안 열어줘..신종코로나 인종차별…손흥민도 피해유엔 구테흐스 총장 “감염된 유엔 직원 없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유럽과 미국 일부 국가에서 동양인을 표적으로 한 인종차별이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아시아계 택시 기사를 호출하는 승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동양계 승객들이 승차를 거부당하는 등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버와 리프트를 이용한 고객들의 인종차별 경험담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리프트 택시를 호출했지만, ‘백인’ 친구가 오기 전까지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우버와 리프트 측은 자사가 차별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 승객이나 운전자를 퇴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 확인된 개별 사례나 회사에 접수된 신고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독일 쾰른의 한 아시아 식료품점에서는 한 여성이 딸과 물건을 사러 왔다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성급히 가게를 나간 사례가 전해지기도 했다. 또 영국 런던의 대중교통에서는 동양인들이 가까이 앉자 몇몇 승객들이 옷으로 코를 막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역시 인종차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9~2020 EPL 25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영상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두 차례 작게 기침한 것에 대해 현지 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됐다”며 인종 차별성 댓글을 달았다.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동양인 인종차별 논란에 유엔은 이번 사태를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에 함부로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기자회견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관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해 영향을 받은 모든 나라에 강한 국제적 연대와 지지를 보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희생자와 무고한 자들에 대한 낙인찍기를 막기 위해 강한 관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WHO가 적절한 시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국제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중국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나라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최선의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엔 직원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는 중국 앞 바다가 아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는 중국 앞 바다가 아니다”

    청(淸)나라 북양함대 창립일인 지난달 17일. 중국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이 남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의 군항에서 취역식을 갖고 인민해방군 해군에 인도됐다. 이날 행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 부대원과 항모 건설 인원 등 5000여명이 항구에 도열한 채 축제의 분위기 속에 열렸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가 힘차게 게양되고 국가인 의용군(義勇軍)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 주석은 직접 산둥함에 올려 의장대를 사열하고 각종 장비와 함재기 조종사의 상황도 둘러본 뒤 항해 일지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당과 인민을 위해 새로운 공을 세웠다”고 항모부대 장병과 항모 건설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인도식에는 딩쉐샹(丁薛祥) 당중앙판공청 주임, 류허(劉鶴) 부총리,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이 참석해 행사의 무게감을 더했다. 2012년 취역한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은 옛소련 미완성 항모 바리야그를 사들여 개조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중국 국내 기술로 완성한 첫 ‘메이드 인 차이나’ 항모가 바로 산둥함이다. 랴오닝함보다 전투능력과 구조, 적재량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지만 연료 탑재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기 탑재 공간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래식 디젤엔진으로 가동되는만큼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모보다 작전 거리도 훨씬 짧을 수밖에 없다. 최대 속도가 31노트로 랴오닝함의 32노트에 비해서도 다소 느린 산둥함은 길이 315m에 만재배수량(배에 물건을 가득 채웠을 때 배 무게 때문에 밀려나는 물의 양)이 7만t급인 구형 중형 항모이다. 중국이 러시아의 수호이(SU)-33을 복제해 개발한 중국산 함재기 젠(殲·J)-15를 36대 실을 수 있다. 젠-15의 수를 줄이고 대잠수함 능력을 갖춘 최신예 Z-18 헬기 등을 적재하면 44대까지 실을 수 있는 까닭에 랴오닝함에 비해 공격력이 앞선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협객도(俠客島)는 “산둥함이 이끄는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에 투입돼 외국 군함과 직접 맞서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공중과 해상을 지배하게 도울 것”이라고 야심찬 청사진을 내보였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남아 국가들이 들끓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군사기지 건설하고 항모 배치를 서두르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는 데다 해상 물동량이 연간 5조 달러(약 5775조원)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해상 에너지 수송로인 까닭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이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 등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하는 해역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가 참가한 가운데 중국 해군이 두 번째 항모이자 첫 독자 기술로 건조한 산둥함을 하이난성 싼야의 해군기지에 인도하는 성대한 행사를 열면서 촉발됐다. 산둥함이 남중국해 앞의 싼야에 배치되면서 앞으로 남중국해와 대만 해역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南沙群島,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永暑礁)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함으로써 남중국해를 중국의 군사기지화한다는 주변국의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산둥함이 남중국해에 배치할 것이라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반중(反中) 분위기를 부채질한 것이다.이에 따라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구단선’ 주장에 대해 “남중국해 전체가 중국에 속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구단선’(九段線)은 중국이 1940∼1950년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중국은 이를 근거로 남중국해 수역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사이푸딘 장관은 최근 유엔에 제출한 남중국해 관련 제안서를 옹호하면서 “누군가 우리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굳건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는 남중국해에 접한 자국 해안에서 200해리 수역을 넘는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SC)에 낸 바 있다. 말레이가 이 지역에 존재하는 해저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 제안서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말레이와 같은 연안 국가들은 대륙붕 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와 200해리를 초과하더라도 지형이나 지질 등이 충족되면 대륙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에 중국은 발끈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말레이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유엔이 말레이의 주장을 검토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베트남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발간한 국방백서를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비판했다. 베트남 국방부는 남중국해의 중국군 동향을 거론하고 “우리는 우리의 독립, 주권, 영토 및 정치 체제를 해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양보할 수 없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법 위반’, ‘일방 행동’, ‘베트남 주권 및 관할권 침해’ 등 사용 가능한 외교적 용어를 활용해 베트남 입장을 분명히 표현했다. 베트남은 지난 7월 이후 연이은 중국 석유탐사선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활동에 강력히 항의하며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도 되받아쳤다. 중국군은 남중국해에서의 ‘돌발적 대치 상황’을 대비한 공세적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해군 항공대는 10종 이상의 적 무선신호를 식별하는 정찰 훈련을 벌였다. 기존 방어 개념에서 예방적 개념으로 전환된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친중국정책’을 펴는 필리핀도 해안 경비대를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올해 4000명, 내년에 6000명을 증강하는 등 2025년까지 해안경비대 2만 5000명을 증강해 갈수록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중국 해안경비대와 어선들에 맞선다는 방침이다.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를 싸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오는 2021년 타결 시한이 다가오는 ‘남중국해 행동준칙(COC)’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아세안(ASEAN)은 2002년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채택하고,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준칙을 2021년까지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南洋)이공대 교수는 “남중국해 주변국들이 최근 목소리를 키우는 것은 2021년 COC 타결을 위한 협상에서 발언권을 키우고,COC 타결 전에 최대한 남중국해 내 지분을 획득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OC는 DOC의 구속력을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 이행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미국도 가세해 동남아 국가들을 측면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남중국해 COC 타결을 앞두고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화하며 영유권 분쟁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남중국해 군사시설을 세우고 비행 훈련 등을 하며 이 해역을 실효지배 전략을 펴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이곳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콜린 코 교수는 “미국은 설사 COC가 타결되더라도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남중국해 주변국들에 상기시키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프란치스코 교황, 소말리아 폭탄 테러 희생자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 소말리아 폭탄 테러 희생자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의 희생자를 애도했다.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 기도회에서 이번 사건을 “끔찍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탄한 뒤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앞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전날 오전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수십 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러는 출근길에 사람이 붐비는 사거리에서 발생해 인명 피해 규모가 커졌다. AFP통신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20명 이상의 테러는 모두 13건이었고 이 가운데 11건이 모가디슈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들 테러 대부분이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의심받았지만 이 조직은 이슬람국가(IS)와 달리 자신을 배후로 자처하는 일이 드물다. 이 때문에 이날 테러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말리아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활동이 활발한 곳인 만큼 이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무함마드 압둘라히 무함마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알샤바브를 규탄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망자 100명 육박…소말리아에서 차량폭탄 테러

    사망자 100명 육박…소말리아에서 차량폭탄 테러

    부상자 중 중상 많아 사망자 더 늘어날 듯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28일(현지시간) 출근길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AFP,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출근길 사람이 붐비는 사거리에서 발생해 피해가 커졌으며 사망자 가운데는 대학생과 어린이 여러 명 터키인 2명도 포함됐다. AP통신은 500여명이 사망한 2017년 10월 테러 이후 2년여만에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났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가 90명이 넘고 부상자는 120여명이라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AFP통신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20명 이상의 테러는 모두 13건이었고 이 가운데 11건이 모가디슈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들 테러 대부분이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의심받았지만 이 조직은 이슬람국가(IS)와 달리 자신을 배후로 자처하는 일이 드물다. 이 때문에 이날 테러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말리아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활동이 활발한 곳인 만큼 이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무함마드 압둘라히 무함마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알샤바브를 규탄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북 비핵화·대서양 동맹 틈 보인 美, 파고 드는 中

    북 비핵화·대서양 동맹 틈 보인 美, 파고 드는 中

    리커창 中 총리, 英 총리에 다자주의 강조美 방위비 압박에 유럽과 벌어진 틈 노린듯 시진핑 中 주석, 북한 접경지역 경제 강조북미 협상 흔들리자 北과 전략적 강화 포석美 일방주의에 中 세력확대 나서고 있지만,中도 자유무역 수호자 지위는 무리 지적도미중 무역 합의 한시적 봉합일 뿐 이혼은 계속 한국 통상·북핵 두고 선택 압박 ‘이중고’ 전망 리커창 중국 총리가 16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다자주의 추진을 제안했다. 같은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에 인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주의 기반으로 곳곳에서 대치국면을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그 틈을 파고 들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꾸준히 다자주의 강조하는 중국, 트럼프식 일방주의에 대한 반감 노리는 듯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14일 존슨 총리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영국 관계 발전 및 교류·협력 잠재력을 언급한 뒤 다자주의와 개방형 세계 경제의 심화 발전을 추진하는데 양국이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 7월에도 존슨 총리의 당선 축전을 보냈는데, 당시에도 다자주의를 강조했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소위 ‘대서양 동맹’의 틈을 파고들려는 중국의 노력은 지난해초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럽 각국을 연쇄 접촉하면서 두드러졌다. 당시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에 대해 프랑스, 독일 등이 반발하던 때였다. 또 시 주석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이번 G20 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함께 내자”고 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 만나는 등 회의 내내 미국에 맞서는 다자주의 진영의 우군 확보 행보에 나섰다.미국, 전방위 방위비 인상 압박에 무역보복 시사도... 전통적 동맹 의미 퇴색 일방주의에 근거한 미국의 대유럽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나토 회원국을 흔들었고, 방위비 인상이 안될 경우 무역보복에 나서겠다는 언급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동맹을 ‘보호비를 내고 보호를 받는 관계’로 전락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중국의 다자주의가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 역시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보기에는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나토정상회담의 올해 공동 선언문에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은 나토가 대처할 필요가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도전”이라고 적시했다. 시 주석이 이날 북한에 인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단순히 경제균형발전을 강조한 것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 기고문에서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대해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가 매우 중요하며 새로운 전략적 조치로 동북 지역의 전면 부흥 실현을 추진해야 한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통합하고 경제 구조를 적극적으로 조정해 균형 발전의 산업 구조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시진핑 주석, 지린성 등 북한접경지역 경제발전 기고... 북 이용한 미 견제? 해당 언급은 북미 간에 연말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 내부적으로는 11·5계획(2006~2010년)부터 시작된 동북진흥 계획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 하에서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10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미 일방주의에 대한 세계 각국의 거부감을 이용해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3일 1단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이 역시 합의보다는 ‘봉합’이라는 분석이 많다. 본질적인 문제인 지적재산권 보호 확약, 강제기술이전 금지, 금융시장 개방, 위안화 환율 조작 방지 등은 2단계 합의에서 다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날 ‘미중관계 악화와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평가’ 보고서에서 “궁극적으로, 미중 협상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이혼(decouple) 수속을 밟는 과정이라 봐도 무방하다”며 “사드, 화웨이, 남중국해 사건 등에서 경험했듯, 향후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는 동시에, 앞으로는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의 해법과 중국의 ‘중국 방안’ 사이에서 ‘노선 선택’ 압력을 받는 ‘2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란, 北계열 핵미사일 보유 의혹... 북한 기술 어디까지

    이란, 北계열 핵미사일 보유 의혹... 북한 기술 어디까지

    독프영 “이란 핵탄두 탄도미사일 보유”샤하브3, 북한 노동미사일 기술 공유北은 ICBM 이동식발사대서 발사 도전군사위성 탐지 없이 갑자기 발사 가능프랑스 40년 걸린 기술, 당장은 힘들듯“中기술 수용, 개발 시한 당겨질 가능성”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를 파기한 뒤, 이란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유럽 3개국이 주장했다. 통상 핵능력은 핵물질, 핵탄두, 미사일 등 3개 영역으로 측정된다. 즉 해당 주장이 맞다면 이란이 핵무기와 관련한 유엔결의를 어긴 셈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이란과 핵합의를 맺었던 3개 국가의 유엔 주재 대사는 4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호를 어기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항의서한을 보냈다. 2015년 핵합의 후 결의된 2231호에는 8년간 이란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들이 지목한 이란의 미사일은 지난 4월 실험한 샤하브-3 계열의 탄도미사일이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해당 미사일이 북한의 노동 미사일의 기술을 접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거리가 최대 2000㎞에 달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정권에 들어있다. 실제 샤아브-3 계열의 탄두 무게는 약 750㎏으로 약 250㎏짜리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반면 이란은 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무엇보다 핵합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물질에 대한 검증을 이어왔기 때문에,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3개국 유엔 대사들은 IAEA보고서 등을 근거로 샤하브-3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산 원유수입, 금융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실행하는 가운데 유럽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해왔는데, 만일 이란이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개발했다면 미국의 행위가 정당화된다는 점이다. 이란의 샤하브-3가 관심을 끌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도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북한은 사거리 1500㎞의 노동미사일을 지나 1만 3000㎞의 화성-15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어체계를 무력확하는 이스칸다르 계열 KN-23 미사일을 실험했고, 지난 10월에는 해상 바지선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시험발사했다. 고체연료로 발사했는데 주입시간이 필요한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발사준비속도를 크게 줄인 것이다.북한은 현재 ICBM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아 올리는 고체연료 기술에 매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연료를 이용하는 기존의 발사방식으로는 군사위성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발사 전에 선제 타격을 당할 수 있어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의 미사일 개발 목표가 ‘고체연료 ICBM 완성’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북한이 해당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는 고체연료 미사일을 개발한 뒤 이를 ICBM으로 발전시키기까지 40년이 걸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ICBM을 이동식발사대에서 쏠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북한이 러시아가 아닌 중국 미사일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어 그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고체연료로 된 다양한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상황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블프’ 과잉소비에 쓰레기 몸살… ‘광클’에 아마존 웃고 지구는 운다

    ‘블프’ 과잉소비에 쓰레기 몸살… ‘광클’에 아마존 웃고 지구는 운다

    올해도 미국발 블랙프라이데이(블프)의 쇼핑 광풍은 되풀이됐다. 11월 끝자락 추수감사절(28일)과 블랙프라이데이(29일) 이틀 동안 미국인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13조원 넘게 아낌없이 소비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면서 예년처럼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줄었다. 대신 ‘과잉 소비’를 조장하는 유통업계의 블랙프라이데이 상술을 비판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블랙프라이데이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환경보호단체들의 주요 목표는 ‘블프’로 이익을 보는 유통업체들, 특히 아마존이다. 이들은 2~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앞두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를 활용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기후변화, 과연 어떤 관계일까. ●미국인들, 역대 최대 13조 7000억원 쇼핑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은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한 달이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연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이 기간 중에 올린다. 한 해 ‘장사’가 이 기간에 달려 있다고 할 정도다. 미국인들은 11월 28~29일 이틀 동안 116억 달러(약 13조 6880억원)어치를 온라인을 통해 사들였다.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2일 사이버먼데이에는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18.9% 늘어난 9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연말까지 총 온라인 매출 규모가 1437억 달러(약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온라인 쇼핑의 강자는 역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다. 미 컨설팅회사인 ‘베인 앤드 컴퍼니’는 연말 쇼핑시즌의 총 온라인 매출 가운데 42%를 아마존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블랙프라이데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올해에는 과잉 소비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 가속화를 비판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다. 환경단체들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에서 블랙프라이데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지난달 29일 158개국 2400여개 도시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고, 유엔 기후변화 총회 기간 중인 오는 6일에도 곳곳에서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블랙프라이데이와 기후변화 상관관계 블랙플라이데이와 기후변화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전자제품과 함께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 하나인 의류를 예로 들어 미 언론과 환경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첫째,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제품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공장용수 오염이 악화된다. 둘째, 주문한 제품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해 배송 트럭과 화물 여객기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그만큼 탄소 배출이 늘어난다. 셋째, 포장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고,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몇 번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또 한번 배출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쓰레기가 의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한 매켄지의 ‘2019 패션 현황’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일반 소비자는 평균적으로 15년 전보다 옷을 60% 더 많이 사고, 훨씬 더 짧게 입다 버린다. 15년 전과 비교해 구매한 옷을 입는 기간이 절반 정도로 단축됐다고 한다. 값이 싼 만큼 내구력이 떨어져 몇 번 세탁을 하면 보풀이 일거나 형태가 변형돼 재활용품 박스로 보내진다. 충동구매했다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 비영리단체인 글로벌패션어젠다의 대표 에바 크루스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전 세계의 의류와 신발류 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이며, 산업용 수질오염의 17~20%, 살충제 사용량의 20%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크루스는 생산과정만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의류의 과잉생산도 쓰레기 과다 배출을 야기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생산된 의류의 73%가 결국은 매립장으로 향한다고 한다. ●왜 아마존이 공격의 목표가 됐나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아마존의 지위는 난공불락이다. 이런 아마존이 빠른 배송과 무료 배송을 내세워 유통업체들 사이에 무한 배송 경쟁을 촉발시켰다.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 다음날 무료 배송은 솔직히 쉽지 않은 서비스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아마존의 ‘익일 무료 배송 서비스´가 배송 전쟁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 빠른 무료 배송 서비스는 소비형태에 변화를 가져왔다. 배송비 걱정에 한꺼번에 몰아서 살 필요가 없어지면서 사람들은 수시로 주문을 한다. 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배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눈덩이처럼 쏟아지는 배송 박스와 플라스틱 포장재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환경단체들의 계속되는 압박에 아마존 등 유통업체들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월 2030년까지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표를 달성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탄소배출량 감축과 재활용 말고 대책은 없나 유통업체 이외에 세계적인 패션 기업들도 탄소 배출량 감소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인 케링과 LVMH도 참여했다. 영국에서는 300여개 의류 브랜드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광풍에 참여하지 않았다. ‘과잉 소비’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불참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쇼핑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대신 ‘금요일을 다시 푸르게(친환경적으로) 만들자´는 행사에 참여했다. 유통과 의류업계는 이 밖에 재활용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비닐봉투를 비롯해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여러 번 사용하게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소비행태 변화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값싼 물건을 사 몇 번 안 입거나 쓰다 버리기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도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구매해 상대적으로 오래 쓰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기업들의 이익과 소비자의 선택권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기후변화라는 인류의 최대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상존한다. ●국제사회, 기후변화에 우선 대응 강조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한목소리로 기후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금 글로벌 기후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각국 정부가 총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1일 출범한 EU 새 집행위원회도 최우선 과제로 기후변화 대응을 내세웠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EU 집행위원장은 “EU가 2050년에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통해 탄소 배출총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한편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이번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 부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기후변화.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당장의 경제 불안에 밀려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생활과 밀접한 쇼핑을 통해 제기된 기후변화 이슈가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6·15공동선언 남측위 30일까지 美 방문…유엔 사무총장 만나 비핵화 의지 전달

    ‘6·15 남북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이 25일(현지시간)부터 오는 30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해 유엔본부와 미 의회·싱크탱크 등을 돌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메시지를 전달한다. 대표단은 25일 뉴욕 유엔처치센터에서 열리는 ‘코리아 평화를 위한 국제대회’에서 전 세계 유력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의 정당성과 필요성 등을 연설하고 부문 토론에 나선다. 6·15 미국위원회와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등 동포단체뿐 아니라 조현 신임 유엔 주재 한국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를 별도 면담해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이날 오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다고 대표단 측은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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