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과학이야기] 실험으로 풀어보기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하늘이 회색빛으로 물들면, 어김없이 천둥·번개가 친다.‘번쩍’,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한줄기 빛이 보인 뒤 몇 초내에 ‘꽈과과광∼’. 다른 모든 소리를 잠재우려는 듯 큰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은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창가로 달려가 하늘을 본다. 번개를 보고 천둥치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무섭기는 하지만 멋있는 장면이기는 하다. 그러나 번개는 위험할 수 있다. 나무가 불에 타기도 하고, 사람이 죽기도 한다.
그렇다면 벼락은 어떻게 생기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자.
알루미늄 테이프, 압전 세라믹, 검은 도화지8절, 가위, 종이, 니퍼, 나무젓가락을 준비한다. 그림과 같이 알루미늄 테이프를 구름, 나무, 자동차, 사람 등의 모양으로 오려서 검은 도화지에 붙이고, 나무기둥도 종이로 오려 붙인다. 이때 구름과 나무, 나무와 사람, 구름과 차, 바퀴와 땅, 구름과 피뢰침 사이는 모두 1∼2㎜ 간격 정도 떨어지도록 한다.
다음엔 압전 세라믹의 한쪽 피복을 벗기고 집게 도선과 연결한다. 압전 세라믹을 구름과 땅에 연결한 다음 압전 세라믹의 버튼을 눌렀을 때, 구름과 피뢰침, 나무, 자동차, 땅 사이에서 치는 번개의 경로를 관찰한다. 압전 세라믹이란 압력이나 기계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큰 전압이 발생하는 특성을 가진 장치로 고전압 스파크를 만들어줘 가스레인지나 라이터의 점화장치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실험에서 압전 세라믹은 방전을 일으키는데, 구름과 나무 등 2㎜ 사이의 간격에 방전(放電)이 일어날 경우 발생되는 전압은 6000 V 정도이다. 실험을 하면서 감전될 수 있으므로 알루미늄에 피부가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잘 관찰해 보면 구름과 나무, 자동차, 사람 등이 있을 때 가장 가까이 있는 곳으로 스파크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둥글고 뾰족한 부분이 있다면 뾰족한 부분으로 스파크가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번개의 경로는 구름-나무-사람-땅 순으로 옮겨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번개, 천둥, 벼락은 어떻게 다를까? 번개는 구름 속에서 분리 축전된 음전하(電荷)와 양전하 사이 또는 구름 속의 전하와 지면에 유도되는 전하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꽃 방전을 말한다. 움직이는 공기들의 마찰력으로 인해 구름 내부에서는 전위차(電位差가 생기는데 물방울 입자와 빙정(氷晶·대기중의 수증기가 섭씨 0도 이하로 냉각됐을 때 생기는 얼음의 결정)이 구름 하부로 전위된 전자를 가지고 떨어지면 구름 하부는 자연적으로 음전하를 가진다. 한편 양전하는 구름의 상부에 형성된다. 하부에 음전하가 점점 많아지면 이것은 지상의 양전하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려고 한다. 주로 나무나 키가 큰 건물 등은 음전하가 떨어지기 좋은 장소이다. 우리가 보는 빛은 음전하가 떨어질 때 내는 빛 에너지다.
천둥은 공중전기의 방전에 의하여 발생하는 소리이다. 초음속으로 팽창하게 되므로 충격파를 일으켜 큰 소리가 난다.
벼락은 봄철과 가을철 사이, 상층과 하층과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한다. 또 일사가 강한 날은 하층공기가 가열되어 대기층이 매우 불안정해져 소나기 구름이 형성되면서 발생한다. 벼락은 최고 수십만 A(암페어)이나 보통은 4만∼5만A이고, 온도는 섭씨 30000℃나 되는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 벼락은 비오는 날 야외에서 낚싯대, 농기구, 골프채 등과 같이 양전하를 띠는 금속성 물체를 몸에 지녔을 때 많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
그러면 번개가 칠 때 나무 아래는 안전할까? 비에 젖은 나무 줄기는 금속과 같은 정도로 전기가 통해 번개가 유도될 수 있으므로 나무 밑은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나 자동차 안은 안전하다. 번개는 차체를 따라서 흐르다가 자동차 바퀴를 통해 땅으로 소멸돼 버린다.
번개가 칠 때는 큰 나무나 불쑥 솟은 바위, 송전선로 철탑, 송전선로 전깃줄 밑, 통신 철탑, 안테나 등으로부터 그 높이 만한 거리의 절반 이내로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다. 아무 것도 없는 평지인 경우 지팡이, 배낭, 우산 등은 벗어 던지고, 지표면의 상대적으로 낮은 언덕 밑에 엎드린다. 휴대전화는 전파를 유도하므로 평지에서는 통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홍준의 한성과학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