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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산책하면서 만난 세계/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산책하면서 만난 세계/박산호 번역가

    번역하고 글을 쓰는 것은 굉장히 외롭고 정적인 일이다. 하루 종일 나와 원고 간의 씨름만 있을 뿐 그 세계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다 보면 하루가, 계절이, 일 년이 뭉텅뭉텅 흘러간다. 그러다 강아지 한 마리를 내 인생에 들이면서 그 일상이 조금 달라졌다. 지난 2년 동안 강아지 해피와 산책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어린이’라는 세계다. 해피를 보는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털이 까맣고 덩치가 제법 큰 해피를 보자마자 무섭다고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도 있고, 귀엽다고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이 있고, “저 개는 시바야. 넌 몰랐지?”라고 친구에게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아이들도 있고, 더러는 강아지를 만져 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하는 아이들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두 그룹이 있는데, 첫 번째는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유아들. 그들은 해피를 보면 혀 짧은 소리로 “멍무이, 멍무이, 귀여워”라고 외치며 작디작은 손을 흔든다. 그걸 보면 나도 모르게 같이 손을 흔들고 만다. 물론 꼬마들은 해피만 보느라 나는 안중에도 없지만. 두 번째는 용감하고 정중한 아이들. 한번은 해피를 데리고 가는데 저만치서 초등학교 2, 3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해피에게 레이저 같은 눈빛을 계속 쏘아 보냈다. 호기심이 발동한 내가 걷는 속도를 늦추자 아이가 다가와 고개를 꾸벅하더니 물었다. “이 아이 한번 만져 봐도 될까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가 손을 내밀었지만, 관심을 받으면 기뻐서 지나치게 흥분하는 해피 때문에 좀처럼 그 손이 닿지를 않았다. 보는 내가 다 안타까웠지만, 아이는 그런 해피를 담담히 지켜보다가 “아우, 흥이 많은 아이구나. 담에 또 만나”라고 말했다. 그러고 요정처럼 사뿐사뿐 걸어서 멀어져 갔다. 또 한번은 어떤 남자아이가 멀리서부터 날 보고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아는 아이인 줄 알고 멈춰 서니 아니었다. 그 소년은 “강아지 한번 만져 봐도 되나요?”라고 내게 아주 정중하게 물었다. 그래서 나도 그러라고 정중하게 대답했지만 예의 흥분병이 도진 해피는 홀딱홀딱 뛰기만 했다. 그러자 소년이 하는 말. “넌 사람을 참 좋아하는구나.” 그 말에 내가 웃음이 터지려는 걸 참고 있는 동안 소년은 해피의 등을 간신히 한 번 쓰다듬고 다시 내게 인사하더니 표표히 사라졌다. 그런 아이들을 보다 김소영이 쓴 ‘어린이라는 세계’에서 읽은 한 구절이 떠올랐다. “나는 어린이들이 좋은 대접을 받아 봐야 계속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정중한 대접을 받는 어린이는 점잖게 행동한다. 또 그런 어린이라면 더욱 정중한 대접을 받게 된다. 어린이가 이런 데 익숙해진다면 점잖음과 정중함을 관계의 기본적인 태도와 양식으로 여길 것이다. 그래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는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해피를 데리고 산책하다 어른들, 특히 나이 많은 남자 어른들에게 모욕과 폭언을 많이 듣고 마음이 상한 적도 많았다. 그래도 위에서 언급한 예의 바르고 정중한 어린이들의 환대 덕분에 나와 해피는 산책을 계속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대접을 받아 본 아이들이 좋은 어른이 된다는 정말 단순한 진리를 아는 어른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해피와 나서는 산책길에 다시 생각한다. 오늘 마주치는 어린이를 최대한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겠다고.
  • 싫은 부서에 배정받은 초년생… 회사라는 무대 어떻게 마칠까

    싫은 부서에 배정받은 초년생… 회사라는 무대 어떻게 마칠까

    ‘인생은 연극과 같다’고들 한다. 문제는 희극과 비극의 비율일 터다. 누구나 희극으로 가득하길 바라지만 비극의 순간이 더 많은 게 인생 아니던가. 특히 우리처럼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에 살면 더 그럴 테고, 사회의 문턱에 첫발을 들인 20대라면 더더욱 그렇겠다. 책은 대학 시절 연극배우를 꿈꿨던 6개월 차 신입 직원 연희의 희비극을 펼친다. 드림출판사에 인턴으로 취직한 연희는 3개월 평가 기간을 지나 정규직이 됐지만 전혀 기쁘지 않다.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일중독자 천 팀장이 있는 악명 높은 키즈콘텐츠1팀으로 배정받아서다. 인사팀을 찾아가 다른 곳에 보내 달라고 읍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10명 중 살아남은 4명에 포함된 것에 그저 감사해야 할 따름이다. 여기에 능력은 별로고 눈치만 빠른, 여차하면 자신에게 일을 떠넘기기 일쑤인 성 대리와 함께 일해야 한다. 그래서 연희에겐 회사 생활이 비극의 연속이다.연희의 과거는 그렇지 않았다. 그야말로 희극으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자신이 선택하진 않았지만 어찌어찌 발 들인 연극 동아리 생활은 너무 즐거웠다. 대본을 공부하고 외우느라 공부는 살짝 뒤로 미뤘고, 동아리 선후배와 술잔을 기울이며 연극 이야기로 날밤을 지새웠다. 그래서 자신과 달리 졸업 후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도 배우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절친 장미에게 은근히 질투가 났다. 지친 자신을 이해해 주는 마음씨 좋은 사진팀의 종민과 사귀면서 위안을 얻지만 알고 보니 그는 10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 희극과 비극을 오락가락하는 연희의 무대를 작가의 뛰어난 입담이 재치 있게 만든다. 예컨대 화려한 색감의 책과 장난감으로 둘러싸인 키즈콘텐츠1팀에서 칙칙한 얼굴로 모니터를 보는 직원들을 가리켜 ‘네버랜드에 침공한 후크 선장만큼이나 동심과 동떨어져 있다’고 하거나 “야”, “막내야” 등으로 불리는 자기 자신을 가리켜 ‘나는 이름도 잃고 자신감도 잃었다. 동시에 인격도 사라졌다’고 푸념하는 부분 등이 그렇다. 연극에는 소질이 없었지만 책을 좋아하던 소연은 ‘LED가 빛나는 은행 창구에서 일하고’, 책을 멀리하고 연극 무대에서 조명을 받던 자신은 ‘책 만드는 출판사로 왔다’는 등의 표현은 그야말로 ‘읽는 맛’을 준다. 연희가 차츰 회사 생활에 적응할 무렵 팀이 기획한 아동전집이 대박 난다. 별책부록으로 퍼즐을 제공한 전집이 홈쇼핑 광고에 힘입어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된다. 천 팀장, 성 대리와 함께 뿌듯함을 느끼던 것도 잠시, 2차 홈쇼핑 방송을 준비하던 중 대형 사건이 터진다. 날마다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서 맡고 싶지 않은 배역을 연기해야만 하는 주인공은 회사라는 무대를 어떻게 마칠 수 있을까. “이 소설에는 한 시절의 내가 담겨 있다. 20대의 나는 모든 것이 과잉 상태였다. 지나치게 누군가를 좋아했고 필요 이상으로 누군가를 싫어했다. 주변의 많은 것이 부당하고 불합리하게만 여겨졌던 사회초년생 시절 내가 가장 미워했던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작가의 고백은 작은 무대를 마무리하는 연희의 독백처럼 들린다. 희극이 펼쳐질 땐 슬며시 미소 짓고, 비극이 드러나면 속 타고 안타깝다. 결국엔 우리 인생이 부조리극이라는 걸 알게 되면 독자들은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기립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이강택 TBS 대표 사의… “100% 건강상의 이유”

    이강택 TBS 대표 사의… “100% 건강상의 이유”

    TBS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 근거를 삭제하는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이강택 TBS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큰 수술을 받아 목에 고정핀이 박혀 있고 척수증이 1년 이상 장기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복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조직을 위해 빨리 내려놓는 게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목 수술을 이유로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간 병가를 냈다. 이 대표는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 폐지 논란 등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100%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TBS가 그동안 해 온 노력들 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시민 참여, 로컬리즘 구현 등의 방향이 여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TBS에 특정 프로그램밖에 없는 것이냐’는 문제의식이 있다. 최근 부당하게 폄훼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서울시에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물러나면서 차기 대표에 관심이 쏠린다. TBS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 중 서울시장이 임명하게 돼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서울시와 TBS 이사회, 서울시의회가 구성한다.
  • 전면전 선포한 이재명 “檢, 허무맹랑 조작 조사… 창작 완성도 낮다”

    전면전 선포한 이재명 “檢, 허무맹랑 조작 조사… 창작 완성도 낮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등을 두고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낮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자 자신이 직접 나서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 도중 회의장을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긴 쉽지 않겠다”고 검찰 수사를 비꼬았다. 이어 “이런 허무맹랑한 조작 조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 조작은 결국은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은 잠시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앞서 이날 오전에는 정 실장도 혐의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그는 취재진 공지를 통해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다”며 “428억원 약정설도, 저수지 운운 발언도 그들의 허구 주장일 뿐 전혀 사실무근이다.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생은 어디 가고 틈만 나면 경쟁자 사냥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며 “검찰 정권의 정적 사냥은 실패할 것이고, 끝내 이재명의 결백함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강행이 이태원 참사 등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정치쇼’라고 규정하고, 부당한 수사에는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논리를 적극 방어했다. 박찬대 공동위원장은 전날 벌어진 압수수색에 대해 “영장은 기초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창작물”이라면서 “엉터리로 급조된 영장을 제출할 정도로 검찰이 다급했나 보다”고 비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야당 대표 죽이기를 위한 공작 수사로 민주당을 와해해 총선, 대선까지 노린 검찰 독재 장기화를 위한 기획 수사”라고 꼬집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실장의 혐의를 다룬 보도들을 직접 인용하고 일일이 반박한 뒤 “검찰이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게 대단히 빈약하고 기초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검찰 수사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결국 대장동 그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정치 이슈들을 방탄하는 데 모으고 있는 현실”이라며 “방탄 의원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속으로는 이것이 사법 처리를 막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압수수색(영장)은 적법하게 법원에서 발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평생 모은 돈이…” 노부부 요청에 불길 뛰어든 소방대원

    “평생 모은 돈이…” 노부부 요청에 불길 뛰어든 소방대원

    경북 봉화소방서 대원들이 주택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헤치고 돈다발을 찾아 집주인에게 돌려줬다. 10일 봉화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봉화 소천면 두음리 이모(70대)씨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불은 83㎡ 규모의 주택 전체와 가재도구 등을 태워 2000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 진화 과정에서 집주인인 70대 부부는 “안방과 작은방에 현금 1500만 원이 있으니 찾아 달라”고 소방대원들에게 긴급히 요청했다.노부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소방대원들은 화재로 무너진 건물 더미를 파헤치고 들어가 불에 타다 남은 현금 900여만 원을 찾아 노부부에게 돌려줬다. 하지만 나머지 600여만 원은 모두 불에 탄 것으로 드러났다. 불길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찾아낸 현금은 노부부가 평생 생활비를 아껴 모아둔 돈이었다. 봉화소방서 관계자는 “노부부가 주택화재로 갑자기 보금자리를 잃어 안타깝다”며 “불길 속에서 일부분이나마 찾은 현금이 상심에 빠진 노부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구하라 9년전 SNS에…강지영 ‘먹먹’ 무슨 내용

    구하라 9년전 SNS에…강지영 ‘먹먹’ 무슨 내용

    걸그룹 카라 강지영이 세상을 떠난 멤버 고(故) 구하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찾아 고인을 추억했다. 강지영은 8일 구하라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다. 강지영이 찾은 구하라의 게시물은 9년 전인 지난 2013년 7월 작성된 것으로, 사진에는 두 사람이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구하라는 당시 게시물에 “열심히 달려왔다 지영아, 그렇지? 우리 더 멋진 어른이 되자! 지금 마음가짐 그대로 변하지 말고”라고 남겼다. 이에 강지영은 “언니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네”라며 “나 잘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열심히 멋진 어른 되려고 노력 중이야, 곧 멋진 선물 들고 만나러 갈게! 사랑해”라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지난 2019년 11월24일 구하는 28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연예계 동료 및 팬들에 안타까움을 줬다.
  • 전면전 선포한 이재명...“檢 허무맹랑한 조작수사…창작 완성도 낮다”

    전면전 선포한 이재명...“檢 허무맹랑한 조작수사…창작 완성도 낮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등을 두고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낮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자, 자신이 직접 나서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 도중 회의장을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긴 쉽지 않겠다”고 검찰 수사를 비꼬았다. 이어 “이런 허무맹랑한 조작 조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 조작은 결국은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은 잠시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정 실장도 혐의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그는 취재진 공지를 통해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다”며 “482억 약정설도, 저수지 운운 발언도 그들의 허구주장일 뿐 전혀 사실무근이다.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생은 어디 가고 틈만 나면 경쟁자 사냥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며 “검찰정권의 정적 사냥은 실패할 것이고, 끝내 이재명의 결백함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강행이 이태원 참사 등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 정치쇼’라고 규정하고, 부당한 수사에는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 관련 검찰의 논리를 적극 방어했다. 박찬대 공동위원장은 전날 벌어진 압수수색에 대해 “영장은 기초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창작물”이라면서 “엉터리로 급조된 영장을 제출할 정도로 검찰이 다급했나 보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버리고 피의사실을 무차별적으로 흘리며 여론재판으로 몰아간다”며 정 실장을 엄호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 죽이기를 위한 공작 수사로 민주당을 와해해 총선, 대선까지 노린 검찰 독재 장기화를 위한 기획수사”라고 꼬집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실장의 혐의를 다룬 보도들을 직접 인용하고 일일이 반박한 뒤 “검찰이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게 대단히 빈약하고 기초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처리는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검찰 수사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결국 대장동 그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정치 이슈들을 방탄하는 데 몰고 있는 현실”이라며 “방탄 의원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속으로는 이것이 사법 처리를 막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에 관련해선 자세한 자료가 없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압수수색 (영장)은 적법하게 법원에서 발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감사원의 ‘표적 감사’를 막기 위한 감사원법 개정안을 비롯해 기초연금법, 스토킹 범죄 처벌법·스토킹 피해자 보호 및 지원법, 국가폭력 시효배제 특별법 등을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했다고 밝혔다.
  •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여기는 동남아]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여기는 동남아]

    교통사고 현장에 시신을 수습하러 간 구급차 운전사가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시신이 친아들이었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구급차 운전사 이스마엘(49)이 지난 6일 쿠알라테렝가누-코타바루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전했다. 이스마엘은 트럭과 오토바이 추돌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해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스마엘은 사고가 난 오토바이가 아들의 것과 똑같은 것을 보고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현장 시신을 확인하러 달려간 이스마엘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실제 본인의 아들이 숨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 올해 21살의 아들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착실한 아이였다. 5남매 중 둘째로 조용하지만 밝은 성격에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다. 이스마엘은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서 아빠가 만든 생선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준비해 두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저녁 식사를 하러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경찰은 “오토바이 운행 중 다른 차량을 추월하려다 반대 방향에서 오던 트럭과 추돌했고, 현장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고 밝혔다. 트럭 운전사는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스마엘은 “21년 동안 구급차를 몰면서 사고 현장에서 한 번도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사고 현장에서 주검이 된 아들을 봤다”면서 “이 비통함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김태우 강서구청장, 특별 안전점검으로 구민 불안감 해소

    김태우 강서구청장, 특별 안전점검으로 구민 불안감 해소

    서울 강서구가 관내 재난취약시설 및 위험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156명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직후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지역 내 공사현장 및 다중이용시설을 찾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각 부서에 모든 재난취약시설을 파악해 철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위험시설에 대한 면밀한 집중 점검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구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점검을 실시한 대상은 공사현장 265개소, 시장 및 골목길 보행환경 49개소, 급경사지 18개소, 가로수 1만 4334수, 맨홀 2만 5434개소 등 총 4만 100여 건이다. 구는 외부전문가와 2인 1조로 공사현장의 낙하물 방지망, 시설물 안전상태 및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여부 등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행정지도 및 시정조치가 이뤄졌고, 위험요소 발생, 안전수칙 미준수 등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즉각 소유주에게 통보하고 조치하도록 했다. 시장 및 상가 골목길 보행환경은 단속반이 통행로 적치물과 노상 불법점용여부 등을 살피고,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물 점검을 실시해 현장에서 즉각 조치했다. 이밖에도 가로수 1만 4334수를 점검해 전도위험 수목을 정비하고, 맨홀 2만 5343개에 대한 파손, 균열 여부 등을 점검해 현장 정비 및 교체 등을 실시했다. 구는 앞으로도 구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기점검과 계절별 수시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겨울철에는 화재, 결빙 등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57만 구민들이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환경도시 강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檢, 없는 죄 만들어… 부정한 돈 받은 일 없다”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檢, 없는 죄 만들어… 부정한 돈 받은 일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검찰이 자신의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하며 자택과 민주당사 등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10일 “검찰은 ‘삼인성호’(三人成虎·근거 없는 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의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민주당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사는 제가 한 번도 근무한 적이 없는데 왜 압수수색하는지 의문”이라며 “수사상 이익이 없는 행위를 강행하는 까닭은 정치적 이익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정권은 정적 제거에만 ‘올인’했다는 평가를 받을까 우려된다”며 “민생은 어디 가고 틈만 나면 경쟁자 사냥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라며 “검찰 정권의 정적 사냥은 실패할 것이고, 끝내 이재명의 결백함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끝으로 “검찰의 수사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러나 불합리한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전날 정 실장의 자택 및 여의도 민주당사 내 당대표 비서실, 국회 본관의 당대표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 실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 직무와 관련해 총 1억 4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부패방지법 위반)를 받는다.
  • 도시안전건설위, 행정사무감사 중 ‘보라매안전체험관’ 방문

    도시안전건설위, 행정사무감사 중 ‘보라매안전체험관’ 방문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송도호)는 지난 9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관 행정사무감사 중 보라매안전체험관을 방문해 운영현황을 확인하고 두 번 다시 이태원 사고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문화 부흥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도시안전건설위원회(이하‘위원회’)는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운영 인력 및 체험시설, 방문자 등에 관한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심폐소생술(CPR), 지진, 태풍, 화재 등에 대한 교육에 직접 참여하여 체험하는 한편, 비대면 재난안전체험관과 소방역사박물관 운영을 참관했다.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사고를 보면, 우선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상황임을 언급하고, 119구급대와 함께 심폐소생술에 임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안전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위원장은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 현장에서 우리는 시민 안전교육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고 “안전사고와 재난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에 대처 방법을 숙지해 둔다면, 위기상황 시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안전교육을 더욱 많은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방법의 개발을 주문하는 한편, 시민안전문화 확산과 부흥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함께 당부했다. 보라매안전체험관은 재난안전체험 기회 확대 및 성인 중심의 전문체험관 필요성에 따라 지난 2010년 5월 25일 개관했고,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총 25명의 인력으로 운영 중에 있는 시설로, 최근 5년간 총 124만 4천여명이 방문했으며 22.7월부터 현재까지는 대면교육과 온택트교육을 병행하여 운영 중에 있다.
  • 고성군 어민들, 남북관계 긴장속 최북단 삼선녀어장 조업 포기 늘어

    고성군 어민들, 남북관계 긴장속 최북단 삼선녀어장 조업 포기 늘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라 강원 고성군의 최북단 3대 어장 중 하나인 삼선녀어장에서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10일 고성군과 대진어촌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도발 영향으로 고성군 대진어촌계 어민들이 9~11일 예정된 삼선녀 어장 입어를 포기했다. 어민들은 당초 9일부터 사흘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자망 11척과 해녀 53명 등이 삼선녀 주변어장에서 조업활동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안전을 우려해 조업을 포기했다. 어민들은 수제선에서 500m 이내인 삼선녀바위 주변어장에서 해삼과 홍합, 전복, 우렁쉥이, 해조류 등 채취해왔다. 올해는 지난 6월 13일 하루만 개방돼 해녀 47명 등이 성게 900㎏, 해삼 1400㎏, 홍합 1000㎏ 등 모두 1억 900여만원의 어획고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안한 안보상황과 함께 고유가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2일 북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 조업이 폐쇄돼 저도어장에서 조업 중인 어선 70여척이 모두 철수하기도 했다. 진맹규(66) 대진어촌계장은 “불안안 안보 상황으로 14일부터 16일까지로 지정된 예비 입어 계획도 포기하는 등 올해 삼선녀 어장의 조업은 포기한 상태다”고 안타까와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현장을 찾아 어민들과의 만남을 갖고 고충사항을 접수해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선녀 어장은 저도어장, 북방어장과 함께 동해안 최북단 3대 어장 가운데 하나로 전복·멍게 등 정착성 수산물이 많아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1998년부터 기상상황과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개장 되고 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달콤 미묘한 주정 강화 와인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달콤 미묘한 주정 강화 와인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와인을 주문하려는 고객에게 어떤 와인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 있다. 바로 ‘드라이한 와인’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늘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디저트가 아닌 이상 식사와 함께 마시는 와인은 당연히 스위트 와인이 아닌 드라이한 와인이어야 하고, 드라이한 와인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와인과 관련된 말 중 ‘드라이하다’는 꽤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모호한 용어다. 달지 않은 와인 중에도 입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라든지 과실 향이나 초콜릿 향으로 인해 달콤하게 느껴지는 와인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와인 속 당분 함량이 적다고 해도 와인이 주는 여러 향과 맛 때문에 어떤 와인은 드라이하게, 어떤 와인은 상대적으로 덜 드라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면 와인을 좀 아는 사람, 달콤한 와인을 좋아하면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 보는 풍조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와인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드라이한 와인과 스위트한 와인은 대척점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묵직하면서 선 굵은 풍미를 보여 주는 프랑스 보르도 레드 와인이 원래는 ‘클라레’란 투명하고 맑은 스타일의 로제 와인에 가까운 레드 와인으로 먼저 명성을 떨쳤다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와인의 종주국은 자타 공인 프랑스일지 몰라도 와인의 최대 소비국은 영국이었고, 와인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걸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와인의 다양성에 있어 영국인들이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주정 강화 와인을 키워 냈다는 사실이다. 포르투갈의 포트와인은 대표적인 주정 강화 와인이다. 17세기 유럽에서는 와인의 산화를 막기 위해 다 만든 와인에 주정인 브랜디를 섞어 파는 경우가 있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면서 보존력이 향상되는 원리다. 이미 완성된 드라이한 와인에 브랜디를 섞는 것과 달리 포트와인은 숙성 과정에서 브랜디를 넣어 와인의 맛이 달콤한 것이 특징이다. 발효가 중단되면서 미처 다 발효되지 않은 당분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지방의 독특한 와인에 불과했던 포트와인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 놓은 건 영국인들이었다.영국인들은 중세부터 프랑스에서 많은 양의 와인을 수입해 왔다. 17세기 말 프랑스와의 정치적 불화로 인해 영국 정부는 프랑스 와인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어마어마한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이에 와인 수입으로 먹고살던 영국 상인들은 살길을 찾아야 했는데 포르투갈이 새로운 시장으로 낙점됐다. 그동안은 달지 않고 맑은 프랑스산 클라레가 영국 상류사회에서 인기가 있었는데 묵직하고 색깔이 짙으면서 달콤한 맛을 내는 포트와인이 어느새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신대륙에서 설탕이나 코코아 등 강한 단맛을 내는 기호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달콤한 술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1717~1777년 영국으로 수입된 와인 중 3분의2가 포르투갈 와인이었다. 어마어마한 수출량 덕에 포르투갈 와인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황금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영국인들의 입맛이 변해버린 것이다. 1800년대 중반 영국인들이 독하고 진한 와인 대신 가벼운 와인을 다시 찾게 되면서 스페인의 주정 강화 와인인 셰리와인이 포트와인의 자리를 꿰차게 된다. 셰리와인은 포트와인보다 가벼우면서 적당한 산미와 독특한 산화취, 오크 숙성 방식에 따라 다양한 아로마를 내는 게 특징인 주정 강화 와인이다. 셰리주가 영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몇몇 상인들은 새로운 나라와 지역에서 셰리주와 비슷한 주정 강화 와인을 찾기 시작한다. 1700년 중후반부터 영국인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포르투갈의 마데이라와인, 시칠리아의 마르살라와인이 이때 주목받았고, 그 유산은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영국인이 사랑했던 주정 강화 와인은 영국인이 사랑하는 위스키와 불가분의 관계다. 위스키를 숙성시킬 때 대개 주정 강화 와인을 숙성한 오크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정 강화 와인은 와인의 아류나 디저트 와인으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엄연히 고유의 맛과 향을 갖고 있는 주체다. 위스키를 마시긴 너무 독하고, 와인을 한 병 다 비우자니 부담스럽다면 주정 강화 와인이 훌륭한 대안이다. 와인보다 강렬하고 위스키보다 온화하다. 단점이라 치부되는 달콤함도 와인 특유의 산미와 견과류를 연상케 하는 산화취가 균형 있게 어우러지면 고혹적인 매력으로 변모한다. 적어도 와인에 있어 달콤한 건 죄가 아니다.
  •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등 4편 대산문학상… 한강 “마음 잘 모아 다시 글 쓸 것”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등 4편 대산문학상… 한강 “마음 잘 모아 다시 글 쓸 것”

    대산문화재단이 시인 나희덕의 ‘가능주의자’, 소설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평론가 한기욱의 ‘문학의 열린 길’, 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가 공동 번역한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프랑스어판을 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산문학상은 최근 1년 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 작품과 2년 내 출간 평론, 4년 내 출간한 번역서 가운데 작품성이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부문별 5000만원씩 모두 2억원의 상금을 준다. 대산문화재단은 9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희덕의 ‘가능주의자’에 대해 “밤과 어둠에 대해 현실 너머를 사유하는 결연한 목소리로 나희덕식 사랑법을 들려줬다”고 평했다. 나희덕은 “자연적·사회적 재난으로 살아갈 터전을 잃은 사람들과 생명체들을 보며 안타깝고 다급한 심정이 들 때마다 그 곁으로 다가가 함께 있는 일이 시인의 역할이라 여겼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광주와 4·3을 잇고 뒤섞으며 지금 이곳의 삶에 내재하는 선혈의 시간을 온몸으로 애도하고 작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강은 “그동안 여러 이유로 글을 쓰지 못했는데, 이번 수상이 다시 열심히 써 보라는 말 같아서 다시 마음을 잘 모아 글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한기욱의 작품은 “동시대 문학과 공간과 문제적 문학에 대한 치열한 비평적 대화를 끈질기게 추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백의 그림자’ 프랑스어판은 “원문에 얽매이기보다 작가 특유의 울림과 정서를 외국 독자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 풍산개 공방에… 文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

    풍산개 공방에… 文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물인 풍산개 ‘곰이·송강’의 양육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 측과 갈등을 빚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반려동물들이 명실상부하게 내 소유가 돼 책임지게 되는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 대통령기록관은 반려동물을 관리할 시스템이 없어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양육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통령기록물을 제3자에게 관리 위탁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지난 6월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했으나 개정이 무산됐고 지금까지 그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그만들 하자. 내게 입양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라며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시행령을 잘 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날도 공방이 이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풍산개들을) 반려동물이 아닌 단순한 대통령기록물로 여기는 건 아닌가”라며 “풍산개 파양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지 하루 만에 떠나보낸 비정함은 풍산개와 국민에게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도적 장난질이 과해도 너무 과하다”며 “누구보다 식물과 동물을 사랑하는 문 전 대통령을 틈만 나면 소환해 맥락도 근거도 없이 모욕 주는 이런 행태도 제발 그만두기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풍산개를 입양하는 방안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서초동 사저에서 기르던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풍산개를 맡아 키울 의향이 있느냐’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지금 한 10마리 정도 키우는 것 같다. 강아지가 다 찼기 때문에 애완견을 더 들이기는 어려운 상황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이태원 참사’ 등과 관련해 종교계 관계자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등 경청 행보를 이어 갔다. 윤 대통령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 “너무 많은 생명이 손도 써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돼 여전히 황망할 따름”이라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대통령께서 국민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여러 현장을 찾아 각계각층 의견을 듣는 모습을 통해 대통령의 진심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가톨릭대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만난 윤 대통령은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정을 생각하며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했고, 염 추기경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이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대통령께서 그런 국민을 위해 그런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늘 기도하겠다”고 위로했다.
  • “저의 심폐소생술이 아프진 않으셨나요” “다신 이런 비극 없게 꼭 지켜 내겠습니다”

    “저의 심폐소생술이 아프진 않으셨나요” “다신 이런 비극 없게 꼭 지켜 내겠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2일째인 9일 여전히 많은 시민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국화꽃과 추모 편지를 놓고 갔다. 시민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했고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로 잃었는데 또 친구를 …” 희생자의 유가족과 지인들은 못다 한 마지막 인사를 손글씨에 실어 전했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 오늘 너의 사망신고를 하러 왔어. 편히 쉬고 있어”, “정말 미안해. 그때 널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 나만 살아 있어서 정말 미안해”, “가지 말라고 전화라도 해 볼걸. 매일매일 후회가 된다. 그곳에선 평안하니?” 등 희생자의 이름을 눌러쓴 포스트잇이 곳곳에 보였다. 검은 천으로 싸인 국화 꽃다발에는 “8년 전 세월호로 친구를 잃으면서 그게 마지막 눈물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을 또 잃었다. 누군가를 잃는 것이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길. 보고 싶어, 친구들아”라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지하철역 입구 앞에도 “사실 아직 실감이 안 나. 너 주려고 소주도 사고 국화도 샀어. 처음 주는 꽃이 국화라서 너무 미안해”라는 손편지가 있었다.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마음 무겁다” 참사 당일 현장을 지나갔거나 구조 활동을 했던 참사 생존자들도 용기를 내 이태원을 다시 찾았다. 한 노란 종이에는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나 혼자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멀쩡히 돌아간 저도 집 앞을 지나가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숨을 쉴 수가 없는데 당시 얼마나 큰 고통을 느끼셨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참사 현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도 “그때 그 자리에 있었는데 많은 도움 주지 못해 미안해요”, “누군가 ‘그러게 왜 거기에 가서 죽었냐’고 음해한다면 ‘우리는 즐거워지려고 간 거다’라고 말합니다.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세상을 살았으면 참 좋았을 거라는 마음을 삼킵니다”라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참사 당시 심폐소생술(CPR)을 했던 한 간호사도 “제가 한 심폐소생술이 아프진 않으셨나요. 눈감는 길 외로우시지 않게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저와 마지막에 함께 계셨던 세 분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는 추모 글을 남겼다. ● 추모 공간 지키는 자원봉사자도 시민들도 한마음으로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흰 국화꽃 사이 알록달록한 장미 꽃다발에는 “하얀 국화꽃만 두기엔 너무 반짝이고 다채로웠을 삶이라 평소 제가 좋아하는 예쁜 꽃을 두고 가요. 똑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오래도록 얘기할 게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너희들은 행복하게 놀 권리가 있고 국가는 안전을 지켜 줄 의무가 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무한합니다”와 같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추모 글도 보였다. 이날 추모 공간을 찾은 전영복(64)씨는 “자식 같은 아이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현장이라 한 번쯤 들러 추모하고 싶었다”면서 “너무 평범한 길거리라 조금만 통제가 됐어도 안 났을 사고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추모 포스트잇이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지 않도록 자원봉사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추모 공간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A씨는 “유족이 현장에 왔을 때 시민들이 같이 슬퍼하고 애도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여야 지도부 앞다퉈 ‘이태원 참사’ 대응 점검, 현장 인력 격려

    여야 지도부 앞다퉈 ‘이태원 참사’ 대응 점검, 현장 인력 격려

    여야 지도부가 9일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과 용산소방서를 각각 방문해 참사 대응을 점검하고 현장 인력들을 격려했다. 여야 간 책임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쟁이 아닌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이태원 추모 공간과 사고 현장, 이태원 파출소, 119안전센터를 잇달아 돌아본 후 기자들에게 “사고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엔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김석기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 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도 함께했다. 정 위원장은 “좁은 골목길에서 우리의 미래인 젊은이가 너무 안타깝게 쓰려져 갔다는 것이 가슴 아프고 어떤 표현으로도 미안한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다”며 “젊은 영혼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파출소와 119안전센터에서 현황을 보고받은 정 위원장은 “용산경찰서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초동 대응은 매우 실망스러웠음에도 당시 파출소와 119센터 근무자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바이어스(편견) 없이 명백하게 사고 원인과 진상을 규명하고 이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전달함으로써 새로운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정 위원장에게 “(용산소방서장이) 피의자 신분이 되고 압수수색 받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아픔을 느낀다”고 토로하자 정 위원장은 “일선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피해를 줄이려 애썼던 소방관과 경찰관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억울한 책임 소재 가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유가족에게 더 아픔을 줄 수도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 위원장은 합동분향소 방명록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156명의 젊은 영혼 앞에 다짐 드립니다. 슬픔과 회한을 가슴에 품고 안전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부디 영원한 안식과 평화가 함께 하소서”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경찰, 소방 당국의 사고 현장 수습을 위해 이태원 참사 현장 방문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정조사 실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의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소방의 날’을 맞아 ‘이태원 참사’ 수습 최일선인 용산소방서를 찾아 격려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전날 이태원파출소와 유실물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참사 관련 대응 기관을 찾은 것이다. 이 대표는 용산소방서에서 소방관들과 간담회를 열고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한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는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며 “참사 현장을 직접 겪으면서 소방대원 여러분의 상처도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사후 수습과 심리 치료도 충실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어려움이나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에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서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엔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참석했다. 최 서장은 업무 현황과 당시 상황을 보고한 것 외에는 수사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일선 소방관들은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진철 행정팀장은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 팀장은 거듭 울먹이며 “부탁드린다. 저희는 할 만큼 다 했다.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다.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 대표는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하고 애쓴 분들에게 떠넘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 자체가 왜곡되지 않게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걸맞은 책임이 부과되게, 억울한 피해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세월호로 친구 잃었는데 또···” 이태원역 앞 포스트잇엔 못다 한 마지막 인사

    “세월호로 친구 잃었는데 또···” 이태원역 앞 포스트잇엔 못다 한 마지막 인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유가족·지인·생존자 추모 발걸음“가지 말라고 전화라도 할 걸”“국가에 안전 책임” 강조하기도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2일째인 9일 여전히 많은 시민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국화꽃과 추모 편지를 놓고 갔다. 시민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했고,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로 친구를 잃었는데 또 친구를 잃었다”…지인들의 못다 한 마지막 인사 희생자의 유가족과 지인들은 못다 한 마지막 인사를 손글씨에 실어 전했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 오늘 너의 사망 신고를 하러 왔어. 편히 쉬고 있어”, “정말 미안해. 그때 널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 나만 살아 있어서 정말 미안해”, “가지 말라고 전화라도 해볼걸. 매일 매일 후회가 된다. 그곳에선 평안하니?” 등 희생자의 이름을 눌러 쓴 포스트잇이 곳곳에 보였다. 검은 천으로 쌓인 국화 꽃다발에는 “8년 전 세월호로 친구를 잃으면서 그게 마지막 눈물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을 또 잃었다. 누군가를 잃는 것이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길. 보고 싶어 친구들아”라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지하철역 입구 앞에도 “사실 아직 실감이 안 나. 너 주려고 소주도 사고 국화도 샀어. 처음 주는 꽃이 국화라서 너무 미안해”라는 손편지가 있었다.“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마음이 무겁다”…참사 생존자도 추모 공간 찾아 참사 당일 현장을 지나갔거나 구조 활동을 했던 참사 생존자들도 용기를 내 이태원을 다시 찾았다. 한 노란 종이에는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나 혼자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멀쩡히 돌아간 저도 집 앞을 지나가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숨을 쉴 수가 없는데 당시 얼마나 큰 고통을 느끼셨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참사 현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도 “그때 그 자리에 있었는데 많은 도움 주지 못해 미안해요”, “누군가 ‘왜 그러게 거기에 가서 죽었냐’라고 음해한다면 ‘우리는 즐거워지려고 간 거다’라고 말합니다.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세상을 살았으면 참 좋았을 거라는 마음을 삼킵니다”라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참사 당시 심폐소생술(CPR)을 했던 한 간호사도 “제가 한 심폐소생술이 아프진 않으셨나요. 눈 감는 길 외로우시지 않게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마지막에 함께 계셨던 세 분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며 추모 글을 남겼다. 사회적 책임 강조하는 시민들…추모 공간 지키는 자원봉사자도 시민들도 한마음으로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흰 국화꽃 사이 알록달록한 장미 꽃다발에는 “하얀 국화꽃만 두기엔 너무 반짝이고 다채로웠을 삶이라 평소 제가 좋아하는 예쁜 꽃을 두고 가요. 똑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오래도록 얘기할게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너희들은 행복하게 놀 권리가 있고 국가는 안전을 지켜 줄 의무가 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무한합니다”와 같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추모 글도 보였다. 이날 추모 공간을 찾은 전영복(64)씨는 “자식 같은 아이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현장이라 한 번쯤 들러 추모하고 싶었다”며 “너무 평범한 길거리라 조금만 통제가 됐어도 안 났을 사고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추모 포스트잇이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지 않도록 자원봉사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추모 공간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A씨는 “유족이 현장에 왔을 때 시민들이 같이 슬퍼하고 애도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尹, 대주교·추기경 만나 “이태원 참사, 손도 못 써보고 많은 생명 희생”

    尹, 대주교·추기경 만나 “이태원 참사, 손도 못 써보고 많은 생명 희생”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이태원 압사 참사’ 등과 관련, 종교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조언을 구하는 등 경청 행보를 이어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오늘 종교계 지도자들 만나서 이태원 사고,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대전환을 이룰 지혜와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 “너무 많은 생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돼 여전히 황망할 따름”이라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김 수석이 전했다. 그러자 정 대주교는 “대통령께서 국민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서 여러 현장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모습을 통해서 대통령의 진심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카톨릭대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만난 윤 대통령은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정을 생각하며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했고, 염 추기경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이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대통령께서 그런 국민을 위해서 그런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늘 기도하겠다”고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불교계, 기독교계 원로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경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방안을 국민 통합 차원에서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통령실 안팎에서 윤 대통령이 풍산개를 입양하는 방안 등 다양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서초동 사저에서 기르던 반려견 4마리, 반려묘 3마리와 함께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반려견들과 대형견인 풍산개를 함께 기르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논의가 구체화 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공방 관련해서는 “이제 그만들 합시다.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라며 “또한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7% 포인트 오른 38.2%를 기록했다. 알앤써치는 “여론은 일차적으로 (이태원) 참사의 정부 위기 대응능력보다 참사 성격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지지율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눈물 보인 김은혜…‘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에는 “거듭 송구”

    눈물 보인 김은혜…‘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에는 “거듭 송구”

    김은혜 홍보수석이 9일 브리핑 도중 눈물을 글썽였다. 전날 있었던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김 수석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순택 천주교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을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순택 천주교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너무 많은 생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돼 여전히 황망할 따름”이라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염수정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제가 국정을 맡고 나서 이태원 참사가 벌여져 참담하다”며 “축제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같은 내용을 브리핑 하던 중 흐느꼈다.염 추기경은 “사랑이 있는 곳에 눈이 있다는 말이 있다”라며 “자식 사랑하는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이 뭘 원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대통령께서 국민을 위해 그런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수석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눈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는 “어제 운영위에서 부적절한 처신한 것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운영위에 집중 못했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필담은 운영위 내용과 전혀 관계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거듭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필담을 나눈 강 수석과 김 수석은 야당의 항의를 받은 뒤 사과 했으나 주호영 운영위원장으로부터 결국 퇴장 조치를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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