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극적 새벽 담판···긴박했던 단일화 막전막후
장제원·이태규, 후보 만남 제안장 의원 매형 집서 자정 회동맥주 기울이며 오해 풀고 손 잡아지난달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이 협상 과정까지 공개해 파국을 맞은 듯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는 지난 2일 밤 마지막 TV토론 후 극적 반전을 이뤘다. 토론이 끝난 뒤 3일 자정에 만나 얼굴을 맞댄 두 후보는 새벽 2시 30분까지 이어진 150분 담판에서 극적인 단일화를 이뤘다.
회동은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매형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의 서울 강남 자택에서 이뤄졌다. 안 후보가 카이스트에 재직할 때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로 안 후보의 ‘동그라미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단일화 공식 협상 창구였던 장 의원과 안 후보측 이태규 의원도 두 후보와 함께했다. 새벽에 마주앉은 두 후보는 편의점 캔맥주를 마시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간 쌓였던 오해를 풀었다. 이제까지 이른바 ‘거간꾼’들이 두 후보의 만남을 극비리에 추진해 왔었는데, 두 후보 모두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를 받은 적이 있어 서로 ‘바람맞았다’는 오해가 쌓였다고 한다.특히 안 후보가 강조한 것은 ‘신뢰’였다고 한다. 안 후보는 “그간 많은 약속, 각서, 대국민 약속을 했는데 지켜지지 않더라. 문제는 신뢰”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내가 안 후보를 믿고, 안 후보가 나를 믿고 하나 돼 새 정부를 창출해 성공시키자”고 화답했다고 한다. 꼼꼼한 스타일의 안 후보가 태블릿PC에 적어간 질문을 던졌고, 윤 후보도 성심껏 일일이 자기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케미’를 확인하며 신뢰가 쌓였다는 후문이다.
두 후보의 전격적 회동의 배경에는 단일화 공식 협상 창구인 장 의원과 이 의원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 28일 단일화 결렬 이후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은 토론 직전 밤 9시에 만나 “서로 단일화와 정권교체 의지가 있다면, 두 후보가 직접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다만, 토론에 방해가 될까 두 후보에게 미리 알리지는 않았다.결렬 직후 안 후보 측 기류가 바뀐 것도 회동 성사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달 28일 결렬 이후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안 후보도 김영삼(YS)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오해가 있어 답답하다’는 취지의 토로도 했다고 한다. 이즈음 안 후보도 결심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심야 회동 후 이날 오전 8시 두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선언문을 공개했다. 초안은 이 의원이 장 의원의 의견을 더해 작성했다. 이후 안 후보가 꼼꼼히 다듬고, 윤 후보는 “다 만족한다”고 말하며 공개됐다. 윤 후보는 회견장에서 안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한 편에 섰다. 선언문 대부분은 안 후보가 읽었고,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 성공시키겠다”는 부분만 읽었다. 안 후보는 “늦어서 죄송하다”는 대목을 읽으면서는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도 보였다.전날 토론에서 안 후보가 맨 국민의힘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 넥타이 역시 ‘복선’이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후보 역시 토론에서 비슷한 색의 넥타이를 맨 데다 지난달 21일 토론회에서 윤 후보를 공격했던 안 후보의 ‘날이’ 전날 토론회에서는 무뎠기 때문이다. 구체적 항목들이 적시된 공동선언문 역시 심야회동 전 상당한 진도가 나간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조건 없는 지지선언과 합당을 결심한 용기에 감사하다”며 환영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에게 ‘앙금’은 없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잘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