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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2009 미스터코리아 박인정

    [스포츠 라운지] 2009 미스터코리아 박인정

    “보디빌더는 자신의 몸을 조각하는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람한 육체미를 뽐내는 모습을 상상했다. 박력 있고 굵은 목소리를 가졌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근육질 몸매를 가진 그의 말투는 의외로 부드러웠다. 지난 11일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선발된 2009 미스터코리아 박인정(34·인천시시설관리공단)을 서울 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만났다. ●중학시절 하루에 팔굽혀펴기 1000개씩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특히 힘쓰는 데 자신이 있었다. 친구들은 ‘고릴라’라고 불렀다. 중학교 2학년 체육시간. 팔굽혀펴기 시험에서 만점인 50개를 모두 마쳤는데 선생님은 그에게 “왜 그렇게 대충대충하느냐.”며 팔굽혀펴기를 다시 시켰다. 박인정은 오기가 생겨 100개를 순식간에 해냈다. 선생님은 무척 놀랐지만 사실 그는 하루 1000개씩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중학생으로 믿기지 않는 타고난 근력을 지녔던 것. 그는 고교 2학년 때 헬스클럽에 다니던 친구를 따라갔다가 보디빌딩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고등학생 보디빌더 3명이 마침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박인정의 눈에 꽂힌 것. 한참 넋을 잃던 그는 결국 보디빌딩에 입문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땐 직업으로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보디빌더의 길은 그렇게 운명처럼 시작됐다. 그는 놀랍게도 입문 한달여 만에 미스터 인천 학생대회 3위에 올랐다. 그는 “당시 전국 대회에서 1·2등을 했던 선수들이 다 저에게 졌어요.”라며 웃었다. 고3 때 봄철대회와 미스터코리아 학생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 승승장구했다. 특기생으로 인천전문대에 입학한 박인정은 30대에 전성기를 맞는 보디빌딩계에서 21살 때부터 줄곧 지역대표선수로 활약했다. ●생활고에 한때 운동 중단… 막노동 경험도 타고난 보디빌더이지만 슬럼프는 어김없이 찾아 왔다. 1999~2001년 그는 운동을 그만 뒀다. 외환위기 이후 큰형의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던 것. 7살 때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고생하셨던 어머니께 대학 졸업 후에도 용돈을 타 쓸 수는 없었다. 그는 “선수들이 성적을 못 내면 경제적인 지원이 안 되거든요. 당시 보충제를 살 돈이 없어 계란 흰자만 먹고 운동을 하다 보니 성적도 떨어졌죠.”라며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운동을 그만 두고 힘쓰는 일을 찾았다. 친구 3명과 함께 이삿짐 센터를 찾았다. “일부러 힘좋아 보이려고 소매없는 티셔츠를 입고 갔어요. 당장 채용됐죠.” 하지만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일이 녹록지 않았다. 몇달 못가 일을 그만 둔 그는 작은형의 소개로 인천 제2고속도로 교량설치 작업장에서 막노동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희망도 없이 평생 살아야 하나.”라는 자괴감이 그를 짓눌렀다. 마지막으로 그가 결국 생각해낸 건 헬스클럽 트레이너 생활. 돈도 벌고 좋아하는 운동도 계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데 기회가 운명처럼 찾아왔다. 2001년 인천시 보디빌딩협회에서 그에게 다시 지원을 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 때부터 그의 보디빌더 인생에 걸림돌은 없었다. 2009미스터코리아라는 영예를 얻은 박인정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예요. 앞서 전국체전 1위도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라이벌로 꼽는 2007미스터코리아 이두희(37·대구시청)에게 줄곧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1인자를 향한 그의 끝없는 집념은 이제부터인 셈이다. 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출생 1975년 8월11일 전남 담양 체격=170㎝, 84㎏(대회 끝나고 5㎏ 증가) ▲학력 인천 중앙초-광성중-소사고-시립인천전문대-초당대 편입(2009년 졸) ▲별명 작은 장재근(얼굴 생김새가 닮아서) ▲가족관계 어머니 이공신(73), 5남2녀 중 막내 ▲닮고 싶은 선수 숀 네이(미국 올림피아 프로시합에서 2위. 몸매가 비슷해서 ) ▲취미 컴퓨터게임 ▲수상경력 2006미스터유니버시티 대상, 2007미스터코리아 85㎏급 1위, 2007YMCA 종합타이틀 대상, 2007오픈선수권 무한체급 1위, 2008아시아보디빌딩 80㎏급 금메달, 2009미스터코리아 대상
  •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인기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인기

    서울 강서구 염창초등학교의 1학년 교실. 우리말 식물이름 유래를 가르치던 여선생님이 “교과서를 덮고 ‘환이랑 경이랑’을 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얇은 교재 한 권을 꺼내든다. 책에는 노란색 꽃이 달린 한 다년생 식물 사진이 담겨 있다. “이 풀 이름은 애기똥풀인데요. 풀이 꼭 어린 아이의 똥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이름 붙인 거예요.”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아기똥’이라는 말에 웃음보를 터뜨린다. 선생님은 직접 구해 온 애기똥풀을 보여 주며 “지금 지구가 많이 아파서 이렇게 예쁜 풀들이 없어지고 있어요. 지구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해요.”라고 강조한다. 수업을 진행한 김명자 교사는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소재를 통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우도록 교재 내용이 이뤄져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지역 584개 초교서 교재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개발한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 함께 하는 초록 서울’(이하 ‘환이랑 경이랑’)이 전국 지자체들의 환경교재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보급을 시작한 ‘환이랑 경이랑’(1~2학년용)은 현재 서울지역 584개 전체 초등학교 1~2학년생 20여만명에게 배포돼 교재로 쓰이고 있다. 시는 당초 서울지역 초등학생에게 배포하기 위해 20만부 정도 인쇄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주문이 이어져 이미 두 차례 추가 인쇄를 마쳤다. 환경부는 ‘환이랑 경이랑’을 모델로 전국 초등학교 3~4학년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교재 개발에 착수했으며,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서울 송파구, 경남 창원, 대구, 강원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등 20여곳에서도 서울시에 ‘환이랑 경이랑’의 개발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환경행정 담당 은진아 주임은 “서울 이외에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로부터 ‘우리 아이들도 그 책을 보게 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현재 시 홈페이지 등에 전자책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게 올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사례·연습 위주… 자연스럽게 학습 ‘환이랑 경이랑’이 성공을 거둔 것은 기존 환경 교재들과 차별화된 구성방식을 채택한 덕분이다. 지금까지 교육청, 환경부, 환경관련 단체들이 환경 교재를 개발하기는 했지만, 정규 교과와의 연계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환이랑 경이랑’은 개발 당시부터 철저하게 초등학교 5개 교과과목(국어·수학·바른 생활·슬기로운 생활·즐거운 생활) 내 수업 과정과 연계, 5~10분씩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북’(사례와 연습 위주로 구성된 교재) 형태로 제작됐다. 예를 들면 1학년 1학기 슬기로운 생활에서 ‘여름에 필요한 것들을 그려 봅시다.’를 공부하다, ‘환이랑 경이랑’을 펼쳐 에어컨, 선풍기, 부채 등 여름철에 필요한 냉방기기들의 전력 사용량을 비교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에너지절약형 여름나기’를 유도하는 식이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1~2학년용 교재의 성공을 발판 삼아 순차적으로 6학년 교재까지 개발, 2011년부터는 서울지역 전체 초등학생 67만여명에게 환경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환경의식을 갖춘 성인을 길러 내기 위한 환경교육은 초등학교 시절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어려서부터 환경의식을 갖춘 에코 키즈(eco-kids)를 길러내 우리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 류지영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쇄신과 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전반에서 소통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지닌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남긴 과제를 정치권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서울신문은 지난 2일 본사 편집국에서 구본영 부국장의 사회로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가졌다. 1 추모정국 민심 평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을 총체적으로 정리한다면. -김부겸 의원(이하 김 의원) 국민 감정을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으로 나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과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국민이 희망을 잃게 된 데에 대한 원망스러움이다. 국민은 “현 정부가 해도 너무 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은 정당하다고 항변했지만 매일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고 생채기낸 부분이 분명히 있다. 모든 권력을 가진 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서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사회적 강자의 편만 들었다. 이번에 500만 조문객이 밀려든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국민의 적극적 의사표현이다. 대통령에 보내는 마지막 호소이자 경고다. 소통이든 화합이든 다시 생각해 달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나경원 의원(이하 나 의원) 국민 모두 안타깝고 애석하다는 생각이 많다. 여권으로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민의 마음이 갑자기 돌아선 것에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분들이 이명박 정부나 여권에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있다. 여권에도 반성의 기회가 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과잉수사나 보복수사를 떠나 국민에게 그렇게 비쳐진 것 자체가 책임질 일이다. -김민전 교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은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국민의 기대수준이 점점 높아졌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국민 반감이 표출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정책도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가는 것 같다는 우려가 많았다. 또한 실업률이 높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적 어려움을 이 기회에 같이 아파한 부분도 있다. ‘말없는 다수’라고도 볼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마음 속에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면서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밖으로 한꺼번에 표출시킨 것이다. -김형준 교수 미안함과 분노, 성찰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현 정부에 대한 분노, 노 전 대통령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의 재발견에 대한 성찰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정치 문화에 ‘소용돌이 정치’와 ‘온정주의’가 내포됐다고 볼 수도 있다. 2 국민통합의 길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나 의원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야당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에 ‘박연차 리스트’에 관련됐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선을 그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국이 바뀌자 야당이 정치적 이해를 따지는 것처럼 보인다. 여당도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를 비롯해 개헌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여러가지 있다. -김 의원 우선 대통령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셨으면 좋겠다. 국정 전반 상황과 노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국민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법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의 책임도 추궁해야 한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야당은 전직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점을 감안해 더 겸손해져야 한다. 추모 열기를 정치적 유산으로 여기는 못난 행동은 하지 않아야겠다. 오히려 여당에 호소하고 설득해 법적·제도적 틀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 교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용서·소통·화합’이다. 가장 최상의 통합은 피해자가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지 말아야 한다. 여권에서 끊임없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진보정권 10년을 무능과 부패의 역사로 보는데 그런 속에서 통합은 어렵다. 역사는 항상 발전을 향해 간다. 지난 정부에서 잘된 것이 있으면 현 정부에서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배제와 배격의 정치를 하고 있다. -김민전 교수 역대 정부가 보여주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과도한 차별화’다. 이전 정부는 모두 잘못한 것이라고 치부하다 보니 진행돼 오던 정책 수단을 제한시켜 더 폭넓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을 방해한다. 대북정책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터를 닦아놓은 대규모 국책사업 등 중요한 공공정책들이 다음 정부로 넘어가면 중단된다.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재원과 국가 에너지를 낭비한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시기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시기에는 국민의 지지와 기대가 매우 높다. 이때 대통령은 자기 당 만들기에 나선다. 여기에 국민이 실망하면서 민심 이반이 나타나고 이때 야당을 비롯해 반대 세력에 의해 대선불복 현상이 나타난다. 노 전 대통령 때 탄핵정국과 이명박 정부의 촛불정국과 같은 상황이 그렇다. 2기에 들어선 대통령들은 다른 세력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다. 대선 불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도진영을 더욱 불신하고 자기 세력만 챙겨 좌경화 또는 우경화로 나간다. 이 상태로 3기에 들어가면 민심 이반으로 지지율이 더 낮아지고 여당은 갈등과 분열을 경험한다. 이러한 불행의 첫 단추가 대통령의 자기당 만들기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이 여당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보면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 18대 국회 들어 ‘속도전, 입법전쟁, 전투’ 같은 호전적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전투를 하면서 무슨 통합이 있겠나. 6월 임시국회부터는 각 원내대표가 이런 단어를 쓰면 안 된다. 정치는 화합과 통합이다. 통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세력이 중요한 정보를 야당에 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당이 독점할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있다. 당연히 갈등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통령 역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 “이념 과잉을 넘어 실용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념 과잉으로 가고 있다. -김 의원 6월 국회부터 여당이 미디어관련법을 비롯해 갈등을 유발할 요소가 있는 무리한 법안을 거둬들였으면 한다. 야당도 추모열기를 이용할 게 아니라 노무현의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남북평화 문제에 관한 대안을 내놓고 국민과 여당을 설득하는 성숙한 자세로 가야 한다. 고인의 죽음을 국민 통합의 징표가 되도록 하자. -나 의원 대통령이나 정부는 좀더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정치에 대해 배제하는 부분이 있다.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은 역시 소통을 멀리하는 것이다. 결국 각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당과의 관계에서도 정부가 여당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야당과 정책 브리핑 제도 등을 도입해 야당이 스스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법안을 떠나 법안을 추진할 때 국민에게 널리 의견을 구해보고 야당과도 미리 소통해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도 이제는 정책적 문제로 여당과 논의하는 틀을 가져야 한다. 국회가 이념적으로 싸울 게 아니라 정책적으로 논의하고 어떤 것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 평가받도록 전환해야 한다. 3 대통령 권한 견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는 -김 의원 제도개선을 얘기하기 전에 문제제기하겠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은 맞다. 그러나 그 정도로 수습하기에는 500만 추모 열기가 너무 뜨거웠다. 본질적 원인은 대통령이 국정 전체를 바라보는 데 착오가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국정운영 기조와 소통방식을 모두 바꾸고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먼저 국민에게 겸손하게 사과한 뒤 제도 개선으로 넘어가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지 않은 채 덮어두면 더욱 커지기만 할 것이다. -김형준 교수 국회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정분리를 통해 열린우리당을 무력화시켰고 이 대통령은 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할 부분이 무너지고 있다. 여당이 입법부의 일원으로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공천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현재 정당이 국회 상임위 중심이 아닌 당정협의회 등 원외 비대조직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국회의원이 무력화됐다. 의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국회법과 정당법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쇄신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아주 중요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 -김민전 교수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공천제도의 민주화가 매우 중요하다. 공천제도가 개정되지 않으면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거수기가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임기를 맞추면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하기 어려워져 공천제도가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개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의 헌법 구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것이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이상을 다 녹여내지 못했다. ‘민주화 2기’에 맞는 형태를 반영할 수 있는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나 의원 검찰 내부의 개혁도 필요하다.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면 정치보복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말에 공감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대통령의 거수기보다는 계파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된다. 국회의원이 독립된 입법부로서 권한을 가지려면 상임위 중심의 국회, 원내중심의 정당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공천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포함된다. 4 정치문화 개선 →정치 문화는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 -나 의원 우리 정치문화를 보면 안 싸워야 될 것을 놓고 싸우는 게 많다. 정책적으로 충분히 타협될 수 있는 것도 이념화하고 정쟁화한다. 원내 중심의 정당이 되고 국회의원 개개인의 입법기관 역할이 보장된다면 자연스럽게 타협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가 형성된 이후에야 제도 개선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개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김형준 교수 역대 대통령이 크게 착각하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견제받는 것을 발목잡기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의회 정치가 강하고 능동적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행정부가 입법부의 견제를 건강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역대 대통령 모두 ‘마이웨이’식으로 고독한 결단가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자기의 가치를 몰라주지만 민심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일을 모두 옳다고 밀어붙이게 돼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와 정당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원외가 당 대표로 있는 체제를 빨리 없애야 한다. 원외 대표가 비대해진 중앙당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곧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당이 무력화된다는 의미다. 당의 운영 체제를 원내 중심으로 다지고 의원들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엄격하게 견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민전 교수 정당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큰 이슈에 따라서 여기저기 휘둘리는 모습도 보인다. 어떻게 하면 정당을 더 건강하게 제도화시킬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국고 보조금을 분기별로 나눠주지 않고 선거 당시 얻은 득표율에 따라 준다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 의원 결국 서로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인식에 동의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대통령 권력과 의회권력, 지방자치 권력까지 독점하고 과잉질주하고 있지만 국민이나 민심이 옛날처럼 순응하고 따라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부끄럽지만 노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이 줬던 과반의 힘을 열린우리당이 제대로 국민 편에서 발휘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렇게 무서운 민심 앞에서 국회가 국민 공동체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존하고 상생해야 한다. 민주당은 소수 야당이기 때문에 지금은 격렬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을 풀 힘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다. -김형준 교수 우리는 너무 다름만 얘기하고 같음은 얘기하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치에 대한 논의가 없다. 진보는 항상 진보만 얘기하고 보수는 보수만 고집한다. 다름보다는 같음을 좀 더 많이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정리 이재연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영화투자·제작·보험·상영 총괄 시스템 구축하겠다”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영화투자·제작·보험·상영 총괄 시스템 구축하겠다”

    불황, 침체, 위기…. 지난 1년간 한국영화계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단어들이다. 그 시간 동안 영화진흥위원회도 진통을 겪어야 했다. 영화정책과 관련해 영화계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조직 내부에서는 불협화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그러나 취임 1주년(28일)을 맞아 지난 26일 서울 홍릉 영진위 사무실에서 만난 강한섭(51) 4기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남은 임기 2년을 향한 자신감과 희망으로 가득 차 보였다. →취임 1주년이 됐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올해가 장기 L자 곡선으로 가느냐, U자로 올라가느냐 영화산업의 갈림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주요 해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각광받는 등 재도약의 신호들이 보이고 있다. 상승 초기국면이다. 이 와중에 지난 6일 영화산업 상생협약 선언식에서 한국영화 산업을 선순환 구조로 바꿀 수 있는 정책들을 발표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2011년 도입한다는 자동 제작지원제도는 매출액의 1.5%를 적립해 제작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액수가 적고 도입 시기도 너무 늦다는 얘기가 있다. -늦다고 보기 힘들다.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 제작사, 메인투자자 등 지원금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 비율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등 세부 디테일은 차차 마련할 계획이다. →2010~2011년 지급보증 계정 설치에도 영화계의 관심이 많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보증해 주는 거다. 우리 기금 100억원과 보증기관의 100억원이 동시에 들어간다. 영화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를 갖고 대출받는 것이니 획기적인 정책이다. 내년부터 소규모로 할 계획도 있다. →시네마테크전용관 사업을 위탁운영제에서 공모제로 전환하려다 반발 때문에 철회했다. 내년에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나. -민간단체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다. 어떤 건 지정위탁사업이고, 어떤 건 공모사업이라 돼 있는데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국회 가면 ‘무슨 근거로 지원하고 평가는 어떻게 하느냐.’ 얘기가 계속 나온다. 공모제가 맞다고 본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지원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추진계획은 완전히 백지화된 건가. 강 위원장이 예산을 더 확보하려다 좌초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건 허위보도다. 더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사실인데, 법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서울시와 영진위가 250억원씩 투자하기로 했던 것인데, 법에 2개 기관이 예산 합쳐서 공동등기할 수 없도록 돼 있다. 3기에서 이 사실을 모르고 진행한 것이었다. 어찌 됐건 최근 인프라 조성 특위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다시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을 추진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그렇게 말하면 억울하다. 현장과 항상 열려 있었다. 내가 설득력이 부족해서인 듯하다. 새로운 정책을 알리는 진통이라 생각한다. →의사결정 방식이 독단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내가 좀 개성이 강하다. 주장이 강하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민간행정위원회이고 위원 9명의 의사가 골고루 반영되는 구조다. →노조와의 갈등이 심한 듯하다. 지난 3월 노조원을 폭력행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노조와 대화를 시도하긴 했는데, 경영자들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데, 궁극적으로는 법보다는 대화로 풀고 싶다. 아직 그런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년 동안 가장 주력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투자, 제작, 보험, 상영에 이르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영화산업은 굉장히 부침이 심한데, 모두 시스템이 제대로 없어서다. →영화평론가, 학자로 일하다 행정일을 하게 됐다. 어렵진 않나. -이게 더 재밌다. 많은 이들이 학자가 영화정책하는 것은 외도라고 보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이론·미학의 최고 꽃이 영화정책이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한국불교 소통능력 키워야”

    “한국불교 소통능력 키워야”

    지한파이자 세계적인 불교학자로 잘 알려진 로버트 버스웰(Robert Buswel·56) 교수를 19일 만났다. 20일 포스코 청암재단이 개최하는 포스코아시아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국 UCLA에서 불교학 교수 및 불교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동아시아불교학 권위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20대에 출가해 송광사 등지에서 5년여를 살았고, 이후에도 한국과 미국을 오고 가며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힘썼다. 그의 부인도 한국인이다. ●한국불교에서 미래사회 희망 보아 서양철학을 꾸준히 공부하던 그가 처음 한국불교에 매력을 느낀 것은 ‘간화선’(화두를 들고 하는 참선) 때문이었다. 간화선 전통이 사실상 온전히 남아 있는 건 한국뿐이다. 그는 “불교는 이론에만 경도된 서양철학과 달리 실천수행이 탄탄해 매력적이다.”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또 “한국에 간화선 같은 정신적 훈련은 서양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문화의 다양한 전통 속에서 발전동력을 찾자는 이번 포스코아시아포럼과도 상통하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동아시아문명의 상호 연관성: 한국불교 사례를 들어’라는 제목으로, 원효·원측 등 7세기 한국 승려들이 중·일 불교에 끼친 영향에 대해 연설한다. 그의 한국불교 연구는 원효 등 신라 고승뿐 아니라 근·현대까지 아우를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가 한국불교 연구에 매달리는 까닭은 뭘까. 미래 사회에 대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불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 “불교는 자신의 수행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일깨워줘야 한다.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 아니냐.”고 했다. 한국불교 현실중 아쉽다는 점도 언급한다. “한국불교는 산속에 몇백년간 떨어져 있으면서, 소통하는 능력을 잊었다.”면서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게 불교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한국 고전 13권 번역작업도 그는 “불교는 인과관계(인연)를 중시하는 종교이기에 과학이 풍미하는 미래사회에 더 잘 맞을 것”이라면서 “인간은 물질적 부, 사회적 명성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근본적인 질문, 인간존재의 정체성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불교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원효에 대한 자료를 다시 모아 번역하고, 또 스님들의 절 생활을 고스란히 담은 책도 쓸 예정이다. 그리고 삼국유사 등 한국 고전 13권을 번역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SBS 다큐 ‘코난의 시대’ 휴스턴 국제필름 대상

    SBS 다큐 ‘코난의 시대’ 휴스턴 국제필름 대상

    SBS 미래에너지 다큐멘터리 ‘코난의 시대’가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개최된 제 42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 대상(Platinum Remi Award)을 차지했다. 특집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코난의 시대’(연출 장경수 2008.11.23 방송)는 경제 위기와 에너지 위기로 압축되는 21세기 초의 문명사적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모색을 시도했다. 실증적 사례를 통해 생활 방식과 인식 변화를 유도해 방송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SBS 드라마 ‘황금신부’, SBS 교양 ‘TV 동물농장’, SBS 스페셜 ‘용서… 그 먼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체인지’, 희망TV 특집 다큐멘터리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리다’등 5편은 은상(Silver Remi Award)을 수상했다. 특집 드라마 부문 은상을 수상한 ‘황금신부’(연출 운군일 백수찬 2007.6.23~2008.2.3 방송)은 한국에 시집온 라이따이한 신부를 통해 다문화 시대의 공존과 이해,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황금신부’는 드라마 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간의 문화적 이해와 협력에 크게 기여했다. TV 시리즈 가족 어린이 부문 은상을 수상한 ‘TV 동물농장–철거개 편’(연출 박준우 2008.3.9~3.30 방송)은 믿음을 갖고 자신을 버린 주인을 기다리는 철거촌 개들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Asian TV Awards Reality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TV 동물농장’과 함께 나란히 은상을 거머쥔 ‘용서… 그 먼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연출 조욱희 2007.12.23 방송)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을 용서한 자와 용서하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비극에 관한 성찰과 용서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했다. ‘체인지’(연출 박경덕 2008.4.27 방송)는 하루 동안 내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독특한 발상과 리얼한 에피소드를 통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신설된 엔터테인먼트 부분 은상을 수상했다. 공익 프로그램 부문 은상을 수상한 ‘아들의 눈으로 사막을 달리다’(연출 안주영 2008 5.10 방송)는 시각장애인 부자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사막 마라톤 도전기를 통해 가족 간의 믿음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호평을 받았다.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휴스턴 페스티벌은 뉴욕, 반프 TV 페스티벌과 함께 북미 3대 TV 전문 페스티벌 중 하나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포츠 라운지] “내 플레이 할수 있다면 신한이든 아니든 OK”

    [스포츠 라운지] “내 플레이 할수 있다면 신한이든 아니든 OK”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아요.” 올 여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신한은행의 최윤아(24). 그는 신한은행의 통합우승 3연패는 물론 25연승(정규리그 19연승 포함)을 달리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신한에 남아 4연패를 해도 좋고, 팀을 옮겨 우승으로 이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말이 모든 팀들을 얼마나 설레게 하는지 본인은 알까. ●수비수가 무서웠던 소녀, 국가대표의 핵으로 최윤아는 무작정 농구공이 좋아 땅거미가 질 때까지 슛을 해대던 꼬마였다. 체육교사 삼촌의 권유로 농구부가 있는 서대전초교로 전학했다. 조상현(LG)·조동현(KTF) 형제와 황성인(전자랜드)을 배출한 농구 명문. 그게 5학년 때였다. 한달 만에 소년체전에 나갔지만 달려드는 수비수가 무서워 굳어버렸다. 몇 달 뒤 나선 두 번째 경기에선 달랐다. “2차 연장까지 갔는데 결국 졌어요. 너무 분해 엉엉 울었다니까요.” 그는 타고난 승부욕의 화신이었나 보다. 농구팬에게 최윤아는 2004년 존스컵 결승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타이완 에이스에게 발차기를 날린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작은 키에 발군의 실력을 뽐내자, 느닷없이 ‘발차기 소녀’가 포털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일을 후회하진 않지만 ‘좀 참을 걸….’ 하는 생각은 해요. 발차기가 이렇게 오래 따라다닐 줄 몰랐거든요.”라며 얼굴을 붉힌다. 사실 올림픽을 앞두고 은퇴까지 생각했던 최윤아다. 어느 날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한 것.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사량도 비슷한데 계속 살이 붙었다. 병원에 가보니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했다. 호르몬조절 약도 먹어야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남들한테 약한 모습 보이는 게 자존심 상했어요. ” 올림픽에 열중하며 마음을 비운 게 오히려 약이 됐다. 여자농구를 8강으로 이끈 것은 물론 ‘국민여동생’으로 거듭나서다. “언제 또 올림픽에 나가겠나 싶어 즐겁게 했어요. 그렇게 즐기면서 한 건 처음이에요.” 하지만 덩치 큰 미국선수와 부딪쳐 척추를 다치는 바람에 한 달 반 동안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그 이후 부상 없이 선수생활 하는 게 목표가 됐다니까요.” 2개월 만에 복귀한 최윤아는 부상 전보다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신한은행의 중심에는 항상 포인트가드 최윤아가 있었다. “여유가 생겨 그런지 눈이 트인 것 같아요.”라며 시원한 미소를 짓는다. ●“어깨보다는 국민 여동생 별명이 좋아요” 문근영을 닮은 외모 덕에 ‘국민여동생’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여전히 민망하다. 태연한 척 “별명은 ‘어깨’라니까요.”라고 얼버무리다가 몇 번 더 묻자 “사실 ‘국민여동생, 문근영, 어깨’ 순으로 좋아요. 저도 여자예요.”라며 쑥스럽게 웃는다. 화장을 해본 적도 없고, 시합하느라 머리도 질끈 묶기 일쑤지만 코트에 ‘완소윤아’류의 플래카드가 없으면 서운하다고 털어놓았다. 남자친구는 없을까. “연애를 안 하겠단 생각은 아닌데 아직 안 생기네요. 남들은 제가 눈이 높대요.” 역시 솔직발랄 신세대다. 가수 ‘비’ 스타일이 좋다나. 은퇴 후 복안을 묻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지금은 농구가 최우선”이라면서도 “딱 서른에 결혼해 아이를 예쁘게 키울래요.”라고 말하며 까르르 웃는다. 방긋방긋 웃는 ‘아기 같은’ 최윤아가 엄마가 된다고 상상하니 왠지 어색하다. 이내 진지하게 “최고의 포인트가드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이구동성으로 최윤아라고 대답하는 것, 그렇게 모든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게 목표예요.”라며 다부지게 말한다. 새달 26일까지는 달콤한 휴가다. “얼른 집에 가서 효도해야죠.”라며 벌써 대전에 간 듯 그는 들떠있다. 글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프로필 ▲출생=1985년 10월24일 대전▲가족=최대우(50), 김성옥(50)씨의 1남1녀 중 막내▲체격=170㎝, 62kg▲학력=서대전초-중앙여중-대전여상▲경력=현대건설(2003년 입단)-신한은행(2005년)▲수상 경력=05겨울 우수후보상, 07~08시즌 자유투상, 베스트5▲주량=정신력으로 버틸 뿐▲별명=국민여동생, 문근영, 어깨▲닮고 싶은 사람=전주원(신한은행)+김지윤(신세계)+이미선(삼성생명)▲좌우명=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애장품=막 배우기 시작한 카메라▲징크스=경기 전날 같은 패턴으로 생활하는 것
  • [대학총장 초대석]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교육은 평생교육입니다. 수직적으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고, 수평적으로 보면 가정 학교 사회교육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모두 입시랑 연계됩니다. 점수 높은 사람만 뽑으니… 사람됨됨이를 보고 뽑아야 합니다.” 초등교사 양성의 요람인 서울교대 송광용(56) 총장의 지적이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그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석·박사까지 한 순수 국내파 교육학자다. 송 총장으로부터 바람직한 교육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와 내년의 서울교대 신입생 선발방식에 변화가 있는지요. -2010, 2011학년도 입학전형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2010학년도 수시전형에서 ‘기회균형선발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전체 수시전형 160명의 10%안팎이 될 것입니다. 정시전형에서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제도’를 도입합니다. 이민간 한민족 동포를 교사로 양성, 그 지역에서 교사로 활동하게 하는 것으로 미주보다는 호주나 남미 등의 지역에서 초·중·고교 전 과정을 이수한 재외국민들이 우선 대상입니다. 10명 정도를 생각 중입다. 2011학년도에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합니다. 전체 입학생의 10%가 대상입니다. 수능과 내신 등 시험성적위주의 학생선발 방식을 탈피해 초등교사로서의 인성과 자질을 겸비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합니다. →서울교대 발전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유·초·중등교사 및 교육관련 산업 종사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는 세계 최고의 교육종합대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심화교육과정으로 유아 특수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원 박사과정 개설도 노력 중입니다. 우리나라 초등교원은 16만명이 넘는데 이들이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곤 교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뿐입니다. 그 인원은 고작 20명 안팎입니다. 때문에 박사 과정을 이수하려는 초등교원들이 전문지식과는 무관한 중등교육 전공이나 일반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임기 중에 이 문제를 핵심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 및 서울시와 협력사업도 합니다. 부진아 지도 보조교사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영재교실, 리더십개발 프로그램 등입니다. →교대 통폐합 움직임은 어떻게 보시나요. -교과부에서 제주교대의 제주대로의 통합을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성공했다고 평가하지만 교육을 정치 경제적 관점에서만 봐선 안 됩니다. 오히려 교육관련 기능은 교육대로 통합해 운영하는 게 교육적으로 더 효율적입니다. →우수인재들의 교육대 진학열기가 높습니다.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은 물론 인격 형성에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한 초등학교의 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에 우수한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교사를 단지 교육자가 아닌 안정성을 가진 좋은 직업으로만 인식하는 일부 경향은 문제입니다. 교사는 교육자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교육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 가운데 중도에 자퇴하고 의대나 법대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한 반 40명 가운데 2~3명 정도입니다. 올해 신입생이 503명인데 10%정도가 1학년 때 학교를 나갔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초등교원의 성 불균형 문제점은 어떻게 보시나요.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 새로 남자교사가 부임했는데 기존에 남자교사가 2명뿐이어서 학년별로 환영회를 6차례나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균형있는 감성 교육, 정서 교육, 성 역할 교육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성 역할을 배우면서 인성과 적성이 발달되어야 하나 초등교원의 여초현상으로 인해 남학생들의 ‘성 정체성 혼란’과 ‘여성화’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여학생도 다른 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양성평등사회를 올바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우리 서울교대는 신입생의 20~25%를 남학생으로 선발합니다. 점수차이로 보면 5~10점 차이입니다. 하지만 교원임용시험에서 남녀 성비를 구별하여 모집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만 남녀성비 모집을 하는 것은 큰 실효성이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여초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초등교원 임용고사에서 남자를 일정비율 이상 선발하는 남자 할당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다른 국가시험에서는 30% 여성할당제가 있는데 교원임용시험에서도 남학생에게 직접적 혜택을 주어야만 남학생들의 지원율이 높아지고, 우수 인재가 교육계로 집중될 것입니다. →교원평가 문제입니다.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평가는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교원평가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교원평가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교원에게는 ‘전문성 신장’이라고 하고 국민과 학부모에겐 ‘부적격 교사 퇴출’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평가주체도 학생, 학부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족도 조사라면 학생 학부모가 하는 게 무방할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평가는 교장 교감 장학사들이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평가결과가 우수한 교원에게는 인센티브 제공 등 우대하고 교수나 학습 지도력 부족으로 평가점수가 낮은 교원에게는 특별연수(직무연수, 의무연수)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교수 연구업적규정을 정비해 교수들의 교육활동, 연구활동, 봉사활동 등 총 3가지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교원을 평가합니다. 1등과 꼴찌의 성과급 차이가 580만원과 20여만원으로 20배 정도 차이납니다. 또 시간강사 강의평가 우수자에겐 포상을, 성적이 저조한 강사는 위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초등교육과정은 인성교육에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받고 있으나 사회에 나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등 제멋대로인 공직자들이 많습니다만. -얼마 전 타이베이 교육대학원에 가 보니 교수와 학생, 직원이 가장행렬을 하더군요. 참 부러웠습니다. 이런 행사, 우리는 20년 전에 사라졌습니다. 축제를 해도 학생이 안 오고… 임용고사 때문입니다. 199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암기력이 탁월한 교사를 뽑는 실정입니다. 도서관에 가 보면 자리가 꽉 차 있습니다. 이 건 입시학원이지 교원양성기관이 아닙니다. 사회 저명인사들이 특강을 해도 학생들이 안 옵니다. 우리 대학 출신인 영화감독을 초청, 특강을 했는데 학생들을 동원해야 했습니다. 임용고사제도를 예전처럼 권역별로 임용하든지 제도개선을 해야 합니다. 글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삼라만상, 소리에도 영혼과 생명이 있다. 그것을 꼼꼼히 밝혀 내고 귀가 쫑긋하게 들려 준다. 소리 분석으로 사건의 범인을 찾아 내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가수 이미자의 발성 폐활량이 보통사람보다 2.5배나 크다는 것을 분석해 내 화제가 됐다. 또 5개월된 태아가 돌고래의 초음파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는 등 태교 소리도 밝혀 냈다. 뿐만 아니다. 역대 대통령의 목소리는 물론, 뉴스가 터질 때마다 시의적절한 소리 분석으로 주목을 받는다. 자연의 소리, 공부 잘되는 소리, 유관순의 목소리, 에밀레종에 담겨진 부처의 목소리 등을 재현해 냈다. 예수의 목소리도 연구 중이다. 이렇게 한 지 벌써 30년 세월이 됐다. 소리 분석의 달인 배명진(52)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 지난 주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숭실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났을 때에도 ‘공부 잘되는 소리’를 틀어 놓고 소리 연구에 열중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이제 인간은 즐거운 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좀더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지 않으냐.”는 말을 툭 던졌다. 웰빙이 단지 먹거리만이 아닌 앞으로는 귀로 듣는 소리의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운드 테마파크’ 계획을 설명한다. 서울 도심에서도 숲 속을 거니는 것처럼 새소리, 폭포소리, 시냇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체험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학기에는 연구년을 신청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겠단다. 스필버그 영화감독의 주장처럼 살아 있는 박물관, 살아 있는 테마파크여야 한다는 것. 장소는 숭실대 캠퍼스가 우선 검토 중이며 서울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소리공학은 미래 산업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인간의 뇌는 시냇물 소리, 숲 속의 새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고·중·저주파로 인간의 귀를 마사지해 주거든요. 자폐증과 우울증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자연스레 치유가 됩니다.” 그러면서 췌장암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숲 속의 자연에서 생활을 하면서 병을 고친 사례를 귀띔했다. 아마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의 소리가 생명 연장을 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몇가지 질문을 했다. →사건이나 소송의뢰 등도 많이 들어 오는지요. -우리 소리공학연구소에는 25명의 연구원이 있습니다. 대부분 대학원생과 일반인들이지요. 소송이나 사건의 경우, 기한이 촉박한 상태로 들어 오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밤새워 작업을 합니다. →어떻게 해서 소리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요. -어릴 때 광석 라디오를 갖고 놀다가 ‘소리가 왜 안 나올까.’ 궁금했지요. 만들고 부수면서 연구했습니다. 아버지가 기름때 묻은 장갑을 끼고 재봉틀을 고치는 걸 보면서 에디슨의 실험실 같은 곳에서 조수가 되는 것을 꿈꿨지요. 고등학교 때 아마추어 무선사 등 자격증 14개를 딴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숭실대 전자공학과 재학 당시에는 지인들의 TV나 라디오를 고쳐 주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기도 했습니다. 이후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박사를 거치면서 소리 연구에 천착하게 됐지요.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합니까. -사람은 태어날 때 가장 먼저 감응하는 것이 청각이고, 소리 연구는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실용화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소리를 분석, 규명해서 실생활에 유익하게 접목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즉 소리공학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큰 사랑 고맙습니다… 당신으로 행복했습니다”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큰 사랑 고맙습니다… 당신으로 행복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이 치러진 닷새동안 대한민국은 종교를 초월한 하나의 거대한 추도식장이었다. 김추기경이 뿌려 놓은 사랑과 희생의 바이러스는 가톨릭신자뿐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었고, 그 감동은 다시 따뜻한 손길이 되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2009년 2월의 대한민국은 김 추기경의 선종을 그저 슬픔을 나누는 추도의 장에 머물지 않게 하고 아름다운 축제의 현장으로 변모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김 추기경이 선종한 16일부터 용인공원묘지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은 20일까지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안주영 도준석기자 jya@seoul.co.kr
  • 빛깔 고운 배자, 한복이 고와진다

    빛깔 고운 배자, 한복이 고와진다

    옷장 속에서 해묵은 한복을 꺼내며 필요 이상의 궁리를 할 필요가 없다. 예전에 장만한 한복에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하면서 전통미를 강화할 수 있는 소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털배자는 겨울 한복의 맵시를 살리는 일등 공신. 겉은 빛이 고운 양단으로 두르고 토끼, 양털로 안을 든든하게 채운 털배자를 걸치면 새로 지은 한복 부럽지 않다. 배자가 다른 덧옷들을 제치며 유독 여성들의 눈을 훔치다보니 다양한 변모를 과시하는 것은 당연할 일. 최근 패션쇼를 끝낸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씨는 젊은 여성의 감각을 따라가기 위해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털배자를 선보였다. 뽀글뽀글한 흰 양털로 속을 꽉꽉 채우고 연한 회색이나 갈색의 밍크로 끝단을 처리한 배자는 다양하게 모피를 즐기는 여성들을 사로잡을 만하다. 디자이너의 고정관념 깨기를 알아차렸는지 새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 박보은씨는 배자를 일상에서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검정색 원피스를 입을 땐 빛깔 고운 앞쪽으로 입어 포인트를 주고 청바지 차림에는 양털 달린 쪽으로 뒤집어 입으면 최신 모피 조끼가 부럽지 않아요.” 양털이 달린 검정색의 누빔 장배자도 현대 복식과 그럴듯하게 어울릴 만하다. 핫 트렌드 품목인 밍크 조끼에 견줘도 밀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도 청바지와 레깅스에 맞춰 입는데 한복이라고 그러지 못할 것이 어디 있을까. 배자는 색상 선택이 중요하다. 면적이 큰 치마의 색과 잘 어울리는 색상으로 배자를 골라야 실수가 적다. 저고리와 치마가 배치될 때는 중간 색상을 고른다. 예를 들어 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일 경우 중간 색상인 노란색이나 푸른색 계열을 선택하면 실패가 없다. 한복은 비용은 만만찮게 들고 입을 기회가 적으니 선뜻 짓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 박술녀씨는 “감색치마에 자주 고름 달린 흰저고리가 기본”이라면서 “고름의 색을 자주에서 먹자주로 바꾸는 등 고름의 변화로 세월의 흐름에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고름 하나만 변화를 줘도 느낌이 확 달라진다. “치렁치렁 긴 고름은 긴 치마폭처럼 거추장스러워요. 젊을수록 고름은 다소 짧게 하는 것이 좋죠.” 방한모인 아얌과 조바위도 하나쯤 장만해 놓으면 실속있다. 귀를 내놓는 대신 뒷부분을 길게 늘어뜨려 뒤통수 전체를 덮는 것이 아얌, 정수리를 제외한 머리 전체와 앞 이마, 귀를 덮는 것이 조바위다. 흔히 아이들의 귀여움을 강조하는 소품이었지만 요즘 들어 성인 여성의 착용이 늘고 있다. 아얌이나 조바위를 쓸 때 저고리보다 한 톤 밝거나 대비되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한복이 전체적으로 단아한 스타일이라면 이마 부분에 술이나 금장 무늬가 들어간 스타일로 포인트를 주도록 한다. 고급스러운 자수가 새겨진 천에 밍크, 양털로 처리된 손토시도 보온과 장식미를 동시에 추구하기에 그만이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촬영도움:박술녀 한복 사진제공:이나경 한복
  • “성악가도 다양한 분야로 도전해야 좋죠”

    “성악가도 다양한 분야로 도전해야 좋죠”

    국내 프리마돈나 ‘빅3’로 손꼽히는 소프라노가 데뷔 20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 최고의 소프라노에게 어떤 노래가 어려울까마는 지금껏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대표적인 메조소프라노 곡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은 역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 21일 노원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 서는 소프라노 박정원(52) 한양대 음악대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카르멘’의 ‘하바네라’와 ‘자니 스키키’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연하는 오케스트라는 슈트라우스 왈츠부터 빈 오페레타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연주단체로 정평이 난 터라 왈츠곡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았다.”면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멜로디는 익숙하지만 무대에서 한번도 부르지 않았고, 하바네라는 메조소프라노 음역인 데다 프랑스어 가사라 외우는 데 고전하고 있다.”며 다소 ‘엄살’을 떨었다. 그는 줄리아드 음악대학원을 전액 장학금으로 졸업한 뒤 세계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컬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CAMI)에 소속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수십 편의 오페라로 무대에 올랐다. 미국 오페라 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 신인상, 볼티모어 오페라 콩쿠르 푸치니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한 소프라노. 그가 느끼는 긴장감이 ‘겸손’으로 비춰질 만하다. 그러나 그런 박 교수라도 해외 활동을 접고 1995년 귀국한 후에는 외국 오케스트라와 협연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성악가와 같이 공연하는 것을 까다롭게 느끼는 지휘자가 많고, 협연을 하더라도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내한해 국내 성악가들에게는 기회가 적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원인은 다양한 공연 기회를 연결해줄 전문 매니지먼트사가 적다는 것. 그래서 그는 자신이 제자들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한다. ●제자들에게 클래식만 고집하지 않아 “제자들에게 정통 클래식을 가르치지만 그들이 모두 이 분야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악을 기반으로 크로스오버, 대중음악,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성악가로서 의무도 잊지 않는다. “연주자는 상품이에요. 돈을 내고 객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죠.”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김문 전문기자 인물프리즘] 모헨조다로 사진전 연 고창수 전 파키스탄 대사

    [김문 전문기자 인물프리즘] 모헨조다로 사진전 연 고창수 전 파키스탄 대사

    ‘그리하여 우리는 그대의 시인들이, 그대의 물레로 짠, 끊기고 깨어진 이야기들을 이어받아 그들의 서사시를 이어간다∼’ 영화 찍고 시 쓰고, 그러면서 외교관으로 30년 동안 세계 무대를 누볐던 고창수(75) 전 파키스탄 대사. 그의 시 ‘모헨조다로’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12년 전 외교관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홀가분하게 영화감독과 시인으로 살아왔고 최근에는 ‘사진작가’라는 명함을 새로 추가했다. 나이가 7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예체능’으로 제2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바움아트갤러리를 찾았을 때 특별한 전시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대부분 멈춘다. 도시의 건물에 투영된 인간의 군상, 또 그 반대로 투영된 도시의 구조물들에 시선이 잔뜩 고정된다. 어둠에 깔린 도시의 유리창에 반사된 석양빛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얼핏 보기엔 컴퓨터그래픽 같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엄연히 예술성이 뛰어난 사진작품이다. 소문을 듣고 여러 사진작가와 문학평론가들도 찾았다. 갤러리 벽에 내걸린 작품은 모두 20여점. 고 전 대사는 지난 12월 제1회바움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기념으로 이 상을 제정한 바움아트갤러리측에서 ‘고창수의 모헨조다로전’을 16일까지 열었던 것. 이 상은 아시아 시인회의를 이끌어오던 김광림 시인이 제정한 것으로 예술장르의 벽을 허물고 종합적인 인식을 추구하는 예술가를 기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를 만나 우선 사진에 관한 얘기부터 나눴다. →사진촬영 기법이 독특해 보입니다. “영화적 수법을 응용한 다층 촬영 기법이라고나 할까요. 그동안 수만점의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건물을 주제로 한 것만 골랐어요.” ●“사진으로 禪 사상 보여주고 싶어” →전시된 사진들은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이번 ‘모헨조다로전’은 제가 직접 제작한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독립영화 ‘모헨조다로’와 그동안 카메라 앵글에 잡힌 여러 시상(詩想)을 함께 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모헨조다로’는 인더스문명의 최대 도시였지요.” →영화감독, 시인에서 이번에는 사진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취향에 맞습니까. “사실 그동안 영화를 하면서 사진을 등한시했습니다. 영상과 시를 묶는 퓨전 작업에 몰두했지요. 요즘에는 사진이 체질에 맞고, 또 즐겁습니다. 오후에는 도시든 동네 주변 산이든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댑니다. 동물, 인물, 풍경 등 전부 제겐 소중한 시선의 대상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사진렌즈의 방향은 어디로 향합니까.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선(禪) 사상, 다시 말해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행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현재 시간나는 대로 작업도 하고 있고요. 또 한국의 문화를 사진을 통해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영화나 시 등 예술적 끼가 간단치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이나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외교관되기 전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였고, 또 외교관이 되고 나서도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나이 들어 사진까지 하게 되니 더욱 인생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1966년 김춘수 시인 등 추천으로 등단 그는 1966년 김춘수 시인 등의 추천으로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파편줍는 노래’ ‘산보로’ ‘몇가지 풍경’ 등이 있다. 특히 ‘한국의 현대시’ 1000여편을 영어로 번역해내 1990년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러는 한편 1970년대부터 독립영화작가로 활동하면서 ‘렌즈를 통해 어둡게’ ‘햇빛속의 손’ 등 15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으며 지난해 9월 서울국제실험영화제에 그가 만든 영화 6편이 초대될 정도로 이 방면에는 프로급이다. 1934년 함남에서 출생했으며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경북대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65년 외무부에 들어갔다. 이후 주 에티오피아대사, 주 시애틀총영사, 국제문화협력대사, 주 파키스탄대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시인협회, 한국영화학회, 외교협회 회원, 다시올문학 고문 등으로 있다.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하이킥’ 윤호가 일지매로 돌아왔다

    ‘하이킥’ 윤호가 일지매로 돌아왔다

    ‘킥윤호’ 정일우(22)가 돌아왔다. TV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올라선 그가 오는 21일 첫방송하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돌아온 일지매’로 컴백하는 것. 오랜만에 만난 정일우는 ‘여심’을 흔들던 상큼한 미소는 여전했지만, 이전보다 훨씬 성숙해져 있었다. ●‘돌아온 일지매’로 정극 연기 시험대 정일우는 지난 2007년 여름 ‘거침없이 하이킥’이 끝난 뒤 영화 ‘내사랑’에 잠깐 얼굴을 비춘 것 말고는 1년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일단 얼굴만 알려지면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달려드는 여느 연예인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다. “작품 한편으로 ‘떴다’고 바로 주연을 맡기보단 한단계 한단계 밟고 올라가고 싶었어요. 아직 연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죠. 그동안 연기 수업은 물론 영어, 일어 등 어학 공부와 재입학한 학교(한양대 연극영화과) 생활도 열심히 했어요.” 아직 풋풋한 신인 연기자다운 모습이 남아 있는 그는 공백기간 동안 ‘인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시트콤이 방영되는 8개월 동안 높은 인기를 누리며 스타 반열에 올라섰지만, 대중의 기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TV에 얼굴을 비치지 않으니 순식간에 잊혀지더군요. 처음엔 저도 갑자기 인기를 얻다보니 어깨에 힘도 들어갔지만, 곧 ‘인기란 게 거품이 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때문에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작품 ‘돌아온 일지매’는 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섬세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TV 드라마계의 거장’ 황인뢰 감독의 첫번째 사극 도전작이기도 하다. “‘하이킥’을 연출했던 김병욱 PD님이 ‘만일 황 감독님 제의를 받는다면 무조건 출연하라.’고 하시기에 두말없이 결정했어요. 일단 감독님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시험을 보는 수험생처럼 매 장면마다 죽을 힘을 다했어요.” ●혹독한 훈련… 정일우의 ‘수난시대’ 정일우가 배우로 거듭나는 과정은 극중에서 매화가지 아래 버려진 설움을 딛고 조선의 영웅으로 성장한 일지매의 운명과도 닮았다. 타이완, 일본 로케이션에서 겪은 고생은 황 감독의 혹독한 훈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초반엔 감독님과 제가 생각하는 일지매가 너무 달라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대사 톤은 중성적이면서 차가움이 베어 있고, 그 속에 따뜻한 멜로도 담겨 있어야 했죠. 예의 바르고 카리스마까지 묻어 있는 인물을 표현하려니 너무 혼란스러워 두 달전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시시각각 달라지는 감독의 다양한 주문을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덕분에 짧은 시간에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다는 정일우. 현장에서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그게 아니잖아!’를 외치던 황 감독도 두달 전부터 ‘네가 그리는 일지매를 표현해보라.’며 그의 연기에 신뢰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 모든 과정들을 뒤로 하고 시청자들의 날선 평가와 마주해야 한다. 시트콤의 ‘꽃미남’ 캐릭터와는 다른 정극 연기는 물론 지난해 방영된 SBS ‘일지매’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다. “긴 머리나 풍기는 인상이 ‘하이킥’ 때와 달라 낯설다는 팬들이 많지만, 전 오히려 불안하지 않아요. 사전 제작이 70%가량 되었는데, 그동안 찍은 분량의 컴퓨터그래픽이나 편집 작업이 어떻게 됐는지 더 기다려져요. 이준기 선배와의 비교는 당연히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만화 원작에 더 충실했고, 매회마다 내용이 다른 일지매의 활약상에 더 치중했다는 점이 다르죠.” 그는 명절 때마다 ‘하이킥’에서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으로 출연했던 이순재와 나문희 등 대선배들을 찾아뵙는다. 늘 연기자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가르침을 얻기 위해서다. “이순재 선생님의 말씀대로 드라마가 끝나면 연극으로 실력을 더 쌓고, 기회가 되면 외국에 나가서 연기 공부도 해볼 생각입니다. 반짝스타가 아닌 진정한 연기자로 남고 싶거든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좀처럼 줄지 않는 나잇살,

    30,40…. 20대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달라 붙는 살 때문에 더욱 당황스럽다. 식사량이 확 늘지도 않았는데 언제인가부터 등허리, 팔뚝, 어깻죽지 아랫부분 등 예기치 못한 곳에 붙는 살을 우리는 흔히 ‘나잇살’이라고 부른다. “운동을 해도 안 빠져.” 또는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살이 쪄.”라는 한탄에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나잇살”이다. 스물 아홉에서 서른, 서른 아홉에서 마흔, 나이가 꺾일 때마다 겪는 우울함은 신체의 변화에서 오는 것도 있다. 그래서 새해가 밝아오자 기필코 소처럼 부지런히 운동 좀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당신, 작심삼일의 벽은 넘으셨는지. 너무 큰 목표는 좌절을 부르기 십상. 쉬엄쉬엄 운동하면서 부드러운 곡선과 부푼 가슴을 가질 수 있는 팁(Tip)을 소개한다. 1. 체중계는 멀리, 아령은 가까이 나이뿐 아니라 체중도 숫자에 불과하다. 심하게 비만하지 않으면 몸무게 몇 ㎏ 덜겠다고 러닝머신 죽어라 뛰어봤자다. 나잇살은 근육량과 반비례한다.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기관. 노화로 인해 근육 섬유가 가늘어지면서 지방 연소에 차질이 생기니 식사량이 늘지 않아도 살이 찌는 것이다. 하루 10~15분 근력 운동이 장기적으로 러닝머신 1시간보다 낫다. 2. 빠진 얼굴살에 떨지 마라 중년층이 맘 먹고 뱃살을 빼고자 운동을 시작했다가 기겁하고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쪽 빠진 얼굴 때문. 억울하게도 튼실한 다리, 엉덩이, 복부에는 별로 없는 근육 세포가 얼굴에 가장 많이 포진해 있다. ‘노력 없이 얻는 게 없다.’는 세상 이치가 살빼기라고 다를까. 당신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뇌가 인식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명심할 것.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을 최소 3개월로 잡는 이유가 다 여기 있다. 뱃살은 반응이 제일 느리지만 가장 큰 만족을 보게 해주기도 한다. 3. 스키니진에 속지 마라 여성들 가운데 근력 운동 후 오히려 살이 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피가 일시적으로 몰려 허벅지 등이 순간적으로 두껍게 느껴지는 것이다. 근육을 키우기로 맘 먹었다면 스키니진을 피하라. 운동 후 일시적으로 청바지가 꽉 끼는 느낌에 겁 먹고 운동을 그만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 특히 겉으로는 말랐지만 체지방 지수가 높아 근력 운동이 필수인 마른 비만형 여성들은 이런 착각효과에 조심할 것. 4. 양보다 질을 따져라 일주일에 몇 차례, 특정 동작 몇 세트 등 횟수에 집착하지 마라. 목표대로 못했다는 자책이 쉬운 포기를 부른다. 평일에 못하면 여유로운 주말에 좀더 시간을 할애하라. 시중에 넘치는 몸매 만들기 책에 나온 것을 다 따라하기보다 내게 필요한 몇가지를 제대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못해 들른 피트니스센터에서 하는 운동보다 저녁시간 TV 뉴스 보면서 하는 팔굽혀펴기 100개가 더 알차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도움말 및 촬영 협조: JW 메리어트 호텔 피트니스센터 주형섭 수석 트레이너,김기호 트레이너
  • [한국의 토종] (18) 선인장 천년초

    [한국의 토종] (18) 선인장 천년초

    ‘선인장’ 하면 흔히 ‘OK목장의 결투’와 같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사막을 떠올리게 된다. 군데군데 덤불만이 눈에 들어오는 허허벌판에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는 선인장. 메마른 사막에만 살 것 같은 바로 그 선인장이 한반도에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 바로 순수토종 선인장인 ‘천년초’다. 천년초(千年草)는 추운 겨울 혹한을 이겨내고, 한여름 불볕더위를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뿌리에 사포닌 성분이 많고 인삼냄새가 나서 ‘태삼(太蔘)’이라고도 한다. ●뿌리에 사포닌 성분 많아 ‘태삼(太蔘)’이라 불려 선인장(仙人掌)을 풀이하면 ‘신선(神仙)의 손바닥’이라는 뜻이다. 신선의 손으로 환자를 치료하듯 선인장을 짓찧어 화상이나 각종 피부병 등 환부에 붙이면 크게 효과를 봤다. 예로부터 집집마다 상비약초로 한두 그루씩 기르던 토종선인장의 탁월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마구잡이로 채취돼 한때 멸종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동식물을 증식하려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천년초가 되살아나고 있다. 전북 익산시는 지난해 2800여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전북대와 공동으로 천년초재배와 가공 사업을 시작했다. 익산 농업기술센타 진선섭(51) 연구개발과장은 “천년초를 지역의 최대 특화작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효능에 비해 아직 판매가 저조하다.”며 지역축제와 연관시킨 홍보물을 만들어 판매증진을 꾀하고 있다. 전북대 생명공학부 김명곤(50) 박사는 피부미용과 선인장의 섬유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천년초에는 식이섬유와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며 피부 보습 및 피로 회복에 대한 효능을 강조했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 피로회복 탁월 익산시 성당면의 천년초 재배농가들로 구성된 ‘천년초 마을(대표 김정국)’에서는 최근 천년초의 줄기와 열매를 가공한 액상차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김 대표는 “한여름에도 우비를 입고 가시를 피해가며 제초작업을 했다.”며 익산의 천년초가 무공해농산물임을 강조한다. 올해부터는 화장품, 음료수, 고추장 등 식품소재 첨가물로 가공해 유명 식품회사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놈이 얼마나 단단한 놈인 줄 알아요? 잎을 잘라 지붕이나 아무 데나 던져도 살아남는 놈이여.” 김씨의 말처럼 토종 선인장 ‘천년초’는 지구상에서 몇 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고도로 진화한 식물종이다. 우리 민족의 끈질긴 속성을 닮은 천년초.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천년초처럼 생명력이 넘치는 항구불변의 강인한 한 해가 되시기를…. 사진ㆍ글 익산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홈메이드 송년 3색 특별요리

    홈메이드 송년 3색 특별요리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어디서 오란 데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다.그래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쉽다.안 그래도 추운 겨울,경제 한파까지 몰아치는 이때 가장 생각나는 건 가족과 오래된 친구들.불황일수록 늘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위로가 된다고 한다.만남이 있는 날 흰 눈이 소복이 쌓이면 좋겠다.그 자리에 소박하지만 정성을 담아 만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요리에 젬병인 사람도 거뜬하게 만들 수 있는 초간단 음식을 배워봤다.여기 소개하는 음식들은 간을 맞출 때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손맛’이라는 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재주 없다고 겁낼 필요 없다.값 나가는 선물도 좋지만 뭔가를 손수 해서 먹인다는 것만큼 사랑을 잘 드러내주는 행위가 또 있을까. 1. 베이컨 오색말이 재료 준비가 요리의 완성이나 마찬가지.오로지 필요한 게 있다면,이왕이면 야채를 같은 길이로 썰어야 한다는 것과 야채와 베이컨을 풀리지 않게 말아주는 꼼꼼한 손길뿐이다.신선한 야채가 듬뿍 담겨 있으니 1년 내내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산 친구도 이날만큼은 무장해제될 만하다.와인과 맥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비타민C의 보고인 파프리카,암을 예방하는 버섯,간세포 재생능력이 탁월한 부추가 베이컨의 느끼함을 말끔히 덜어준다.녹색,주황,빨강,노랑 등 알록달록한 색깔은 눈을 먼저 즐겁게 하니 별 것 안 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그만이다. ▶재료:베이컨 1팩,파프리카 3색(노랑,주황,빨강) 1개씩,부추 100g,느타리버섯 200g. ▶올리브오일 레몬소스=레몬주스 또는 레몬즙과 올리브오일은 2대1의 비율로 넣는다.여기에 소금,설탕을 약간씩 넣어 간을 맞추고 파슬리 가루를 넣어 풍미를 좋게 해준다. ▶만드는 법: 1.파프리카는 두께 0.5cm,길이 5cm 크기로 썰어둔다.부추도 같은 길이로 썰어둔다.버섯은 수용성이니 물에 가볍게 세척한 뒤 키친 타월에 받쳐둔다.2.베이컨을 프라이팬에 약불로 살짝 구워둔다.3.재료들을 넣고 김밥 말듯이 말아준다.다시 한번 프라이팬에 약불로 접착 부분이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 구워준다.4.기름기를 뺀 뒤 접시에 담아 소스와 함께 곁들여낸다. 2. 코코넛 치킨 팝 시중에서 파는 기름 잔뜩 낀 닭튀김이 느끼하다고 기피하시던 부모님도 반할 맛.닭가슴살은 지방 함량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한 입 크기로 작게 썬 닭가슴살에 카레가루,코코넛롱을 버무려 튀겨 내면 바삭,고소,매콤,달콤 여러가지 맛이 동시에 느껴진다.요구르트 소스,고추장 소스,토마토 소스 등 어느 소스와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정 소스 만들기가 귀찮다면 냉장고 안에 있는 머스터드 소스와 함께 내어도 무방하다. ▶재료:닭가슴살 3장,우유,코코넛롱 2컵,달걀 1개,녹말가루 4큰술,카레가루 1큰술,허브소금 1작은술 ▶토마토소스=토마토 케첩 2큰술,후추·소금 약간,말린 향신료(로즈마리,타임 등)를 첨가하면 풍미가 더 살아난다.▶고추장소스= 토마토케첩 2큰술,고추장 1큰술에 설탕,물엿,물을 약간씩 넣고 작은 냄비에 약한 불로 약간 걸쭉해질 때까지 살짝 졸여준다. ▶만드는 법= 1.닭가슴살은 사방 2cm 크기로 깍뚝썰기한 뒤 우유에 30분 정도 담가 비린내를 없앤다.2.우유에서 건져낸 닭가슴살에 허브소금을 뿌려 밑간한 뒤 달걀,카레가루,녹말가루를 풀어 골고루 버무린다.3.반죽된 닭가슴살을 코코넛롱 가루 위에 살살 굴려 옷을 입힌다.4.170도의 기름에 하나하나씩 떼어서 노릇노릇하게 튀겨낸다.5.기름을 뺀 뒤 접시에 담아 소스와 곁들여낸다. 3. 케사디야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먹던 케사디야,만들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의 식품매장에 가면 토르티아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엄마들 맘먹기가 어렵지 않다.‘엄마표 케사디야’는 우리 아이의 식습관을 생각해 재료들을 달리할 수 있어 더욱 좋다.패밀리레스토랑에서 파는 것보다 칼로리는 낮고 영양가는 듬뿍 높여 내 아이의 건강까지 손쉽게 챙길 수 있는 절호의 음식이다. ▶재료:토르티아 10인치짜리 4장,토마토소스 또는 토마토케첩 300g,3색 파프리카 1개씩,스모크햄 1개,피자치즈 200g. ▶만드는 법: 1.파프리카와 스모크햄을 같은 길이와 두께로 썬 뒤 프라이팬에 넣어 토마토소스(또는 케첩)를 넣고 볶아 둔다.취향에 따라 다진 마늘을 넣어도 좋고 햄 대신 쇠고기,돼지고기로도 대체 가능하다.2.토르티아 위에 토마토 소스나 케첩을 넓게 펴 바른다.3. 볶은 재료를 소스가 발라진 토르티아에 넓게 펼쳐 올린 뒤 피자 치즈를 뿌려둔다.4.토르티아 한장을 뚜껑처럼 덮어 175도의 오븐에 넣고 10~13분간 굽는다.오븐이 없을 때는 프라이팬에 굽는데 뚜껑을 덮은 채 중불에서 약 10분간 구워낸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촬영협조:쿠킹아트센터(02-6263-0078) 정대원
  •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추운 겨울을 맞아 이웃돕기 차원에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이계익(71) 전 교통부장관은 은퇴 후 미술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마라톤 등 이른바 ‘예체능’으로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이런 그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서울화랑에서 지난 5년 동안 그려온 누드 크로키 15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비록 아마추어지만 ‘유니세프’와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 기금마련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것.특히 이번 전시에는 서울 인사동 풍경,친구들의 모습 등 위트 넘치는 작품도 선보이고 있으며,즉석에서 관람객에게 크로키 작품을 그려주기도 한다. “그동안 그려온 그림이 많아서 쌓이니까,주위에서 전시회 하자고 권유했어요.고민하다가 어린이 돕기라면 하겠다고 대답했지요.또 화가도 아닌데 돈을 받고 파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10만∼20만원 정도 기금을 내면 그림을 그 자리에서 가져가도록 했지요.” 그는 누드 크로키 동호회원 15명과 함께 매주 화요일 한 차례씩 만나 그림을 그린다.회원들은 대개 미술대를 졸업했거나 취미를 가진 아마추어들이다.또 가끔 이들과 함께 인천 강화도나,경기 양평·장호원 등으로 풍경화를 캔버스에 담으러 떠난다.지난해 풍경화 전시회를 처음 열어 수준급 그림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 “현역 때는 ‘국·영·수’로 살았다면 은퇴 후에는 ‘예·체능’으로 살아야 재미있다.”고 말해온 이 전 장관은 공직을 그만둔 직후부터 아코디언을 열심히 배웠다.몇해 전부터는 틈틈이 인사동 카페에서 즉석 연주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아울러 매주 2∼3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아코디언 연주공간에 가서 무료로 아코디언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그는 “앞으로 미술 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는 계속할 것”이라면서 “노인들이 방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보다 그림 그리고 라콤파르시타를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글 김문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서울독립영화제 위원장 “거침없는 상상력 보여줄 것”

    서울독립영화제 위원장 “거침없는 상상력 보여줄 것”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독립영화제가 찾아온다.11일부터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9일 동안 흥겨운 독립영화의 향연을 벌인다.‘서울독립영화제 2008’은 경쟁부문 출품작이 623편으로 역대 최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본선에 오른 장·단편 51편과 국내외 초청작 34편 등 모두 85편이 상영된다. 어느덧 34회째를 맞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은 ‘상상의 휘모리’다. 지난 3일 오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영각(39)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코앞으로 다가온 영화제 때문이다.때로는 스태프와 진행 상황을 상의하며,때로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독립영화계의 젊은 거목’이란 별명답게 영화제에 대한 열정을 쉼없이 쏟아냈다. 조 위원장에 따르면,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자극 주기’이다.그는 “사회가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데,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야할 영화가 너무 ‘착해졌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면서 “상업영화는 물론이고 독립영화들도 더욱 비판적 자성을 치열히 할 필요가 있으며,이에 ‘세고 거침없는’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많이 선정했다.”고 말했다.관객을 위한 영화제인 동시에 창작자들에게 자극과 에너지를 주기 위한 영화제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18세 관람가’가 많다.해외초청 기획전도 유명감독 특별전 성격이었던 예년과 달리 ‘감각의 독립,섹스-표현의 자유를 누려라’란 주제로 감독 10인(국내 감독 2인 포함)의 작품을 한 편씩 보여준다. 예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성적으로 예민한 고민들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틀 예정이라는 것이다.목록에는 존 카메론 미첼의 ‘숏버스’,브리얀테 멘도사의 ‘서비스’,브루스 라부르스의 ‘산딸기 제국’ 등 문제작이 즐비하다.이송희일 감독,이경미 감독,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김성욱 영화평론가 등 영화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무엇보다 단편 초청 부문에서 ‘촛불 영상’ 9편을 상영한다는 점이 획기적이다.조 위원장은 “촛불집회 때 무수히 많은 영상미디어가들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발표할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본선 공모 뒤 10월까지 접수받은 작품들을 ‘재밌거나,열받거나’라는 키워드 아래 소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부대 행사로 열리는 세미나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15일 ‘Sex is cinema:영화에서 성적 표현의 문제’에서는 2002년 ‘죽어도 좋아’ 이후 직접적인 성적 표현에 소극적인 국내 영화계 현실을 진단하고,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해본다.16일 ‘거리의 촛불,참여 미디어의 가능성’에서는 촛불집회에서 이뤄진 다양한 참여 미디어의 활동을 돌아보고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처럼 날것의 감각과 감동으로 가득한 잔치마당이건만,‘독립영화’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답변이 쏟아진다.“독립영화는 예측하지 못한 쾌감이 있는 세계다.상업적 장치를 거치지 않아,만든 이의 고민과 스타일이 여과없이 담겨 있다.때론 치기 어리고 거칠지만,상업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에너지를 발견하는 의외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영화제는 19일 막을 내린다.하지만 놓치더라도 너무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2003~2004년부터 시작한 지역순회상영회와 수상작 DVD 제작·배급,온라인 상영회 등이 올해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조 위원장은 말한다.“해를 더할수록 작품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서울독립영화제가 2003년 관객평론가,관객리뷰단 등을 국내 영화제 사상 처음 도입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영화제가 대박났을 때 보람이 가장 크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대학로에 ‘스타’가 있고 ‘관객’이 찾아오면 연극무대에도 봄날이 오겠죠

    대학로에 ‘스타’가 있고 ‘관객’이 찾아오면 연극무대에도 봄날이 오겠죠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는 요즘 밀려드는 관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5층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민들레 바람되어’와 지하 동숭홀에서 공연중인 ‘웃음의 대학’이 동시에 ‘대박’을 터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작품은 올 한해 공연계 최대 이슈였던 ‘연극열전2’의 마지막 주자들인 데다 황정민, 송영창, 조재현, 이한위 등 화려한 스타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흥행이 예고됐었다. 지난해 12월 장진 감독의 ‘서툰 사람들’로 막을 올린 ‘연극열전2’는 10편의 시리즈를 이어오는 동안 누적 관객 18만명, 평균 객석 점유율 95%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티켓 판매액도 40억원을 훌쩍 넘었다.‘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는 공연 관계자들의 한탄 속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한 성공 신화 뒤에는 기획자 조재현(오른쪽 사진·43)이 있다. 2004년 첫번째 ‘연극열전’ 당시 ‘에쿠우스’의 주연으로 무대에 섰던 배우 조재현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작품 선정부터 캐스팅, 마케팅을 총괄하는 프로그래머 겸 프로듀서로 우뚝 섰다. ●“관객 저변 넓히는데 스타캐스팅 도움” 하지만 관객의 열광적인 호응에 비해 연극인과 평단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연극열전’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짜여진 반면 ‘연극열전2’는 스타의 이름값을 앞세워 가벼운 코미디극 위주로 구성된 상업적 기획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들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프로그래머 조재현이 어떤 반론을 내놓을지 궁금했다. 그는 먼저 스타 캐스팅 논란에 대해선 “스타를 이용한 게 맞다.”고 말했다.“마니아 관객만으론 연극이 살아남지 못한다. 관객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스타를 활용하는 게 왜 나쁜가. 연예인을 쓴다고 해서 흥행이 다 잘되는 것도 아니다. 스타 얼굴 때문에 공연을 보러 올 정도로 관객 수준이 낮지 않다.” 그는 ‘연극열전2’ 관람객 중 연극을 난생 처음 접한 사람들이 30%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작품 선정과 관련해선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초반부에 공연한 ‘서툰 사람들’,‘늘근 도둑 이야기’를 두고 코미디 일색이라고 비난하는 것 같은데 10편 중 절반이 초연작이다.‘블랙버드’,‘라이프 인 더 시어터’ 같은 작품은 실험적이다. 작품을 보지도 않고 선입견으로 비난하는 건 참기 힘들다.” ●“대중화에 무게 중심 두겠다” 자신은 연극인이 아니라고 했다. 연극에 전념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으로 대학로의 현실과 문제점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극인들은 연극의 예술적 가치와 진정성을 추구하지만 자신은 대중화에 좀더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전략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스스로 생각할 때 아쉬운 점도 있다. 제작 여건상 2인극 위주로 라인업이 짜여져 다양성이 부족했고, 소극장 중심이다 보니 작품 선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내년 말 시작하는 ‘연극열전3’에선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보다 알찬 작품들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극열전2’는 관객에게 한 발짝 다가간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이런 과정이 한해한해 쌓이다 보면 ‘연극열전10’쯤에선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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