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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남기 “기업 돈맥경화 막을 채권안정펀드·증시기금 조성”

    홍남기 “기업 돈맥경화 막을 채권안정펀드·증시기금 조성”

    정부가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 조성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19일 정부 대책에 포함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운용된 바 있다. ‘코로나발(發) 금융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하는 ‘돈맥경화’가 나타난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는 누군가 채권을 사서 돈을 순환시키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 방식·규모·집행계획 등 내주 발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2008년에도 금융사가 출자한 자금으로 회사채, 금융채 등을 사들이는 식으로 기업과 금융권의 자금난을 덜어 주는 목표로 운용됐다. 이번에도 펀드 운용으로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안전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만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008년 시행해 어느 정도 시장 방어에 효과를 봤지만,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기업이 공동 출자해 자금을 마련한 뒤 주식을 사들여 지수 방어에 나서는 증권시장안정기금은 1990년 한 차례 조성됐지만, 이후 제대로 운용된 적이 없는 제도다. 홍 부총리는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대표지수상품에 투자해 주식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효성을 이유로 2001년 9·11테러 직후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운용되지 않은 데다 국내 주식시장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셀 코리아’에 대한 방어가 실제로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전문가 “효과 미미… 상황 더 지켜봐야”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 조성 방식과 규모, 집행계획 등은 다음주 열리는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된다. 한국은행도 20일 1조 5000억원 규모(액면 기준)의 국고채 단순 매입에 나선다. 한은의 국고채 매입은 국채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채권금리는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지식재산 담보대출 안전판 마련…회수지원기구 출범

    부동산과 달리 회수 위험이 높은 지식재산에 대한 금융권 담보대출 기피를 최소화하기 위한 회수지원사업이 본격화된다. 신용대출이 어려운 혁신·벤처기업들도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18일 서울 강남 한국지식재산센터 대회의실에서 ‘지식재산(IP) 담보 회수지원기구’ 출범식을 개최했다. IP 담보 회수지원기구는 지식재산 담보대출을 받은 혁신·벤처기업에 부실이 발생했을 때 최대 50%의 금액으로 지식재산을 매입해 은행 손실을 보전해주고 라이선싱·매각 등으로 수익화하는 업무를 맡는다. 회수지원기구는 지식재산 담보대출의 안전판 역할로 지난해 발명진흥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올해 예산을 편성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됐다. 지식재산 담보대출 활성화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자금을 조달할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식재산 담보대출은 2018년 886억원에서 지난해 4331억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박원주 특허청장은 출범식에서 “혁신기업이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 보증·담보·투자를 아우르는 지식재산 금융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지식재산 금융투자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알록달록 굽은 길과 너른 땅이 펼쳐진 풍경 한켠에 생뚱맞게도 도로 반사경이 자리했다. 속도를 줄이라는 ‘SLOW’(슬로) 표시가 선명하다. 낯설고 이질적인데, 왠지 눈길이 자꾸 간다. 서울 삼청로 학고재에서 전시 중인 한국화가 김선두(62)의 ‘느린 풍경’ 연작들이다. 김선두는 바탕 작업 없이 색을 중첩해 우려내는 ‘장지화’로 잘 알려져 있다. 장지 위에 분채를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쌓아올려 깊은 색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수묵채색화의 지평을 넓혔다. 이번 개인전은 현대회화로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주제로 담아낸 1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느린 풍경’ 연작은 어느 비 오는 여름날 꽉 막힌 서울 시내 도로 차 안에 있다 불현듯 떠오른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차가 움직이지 못하니 평소 안 보이던 간판들이 보였다. 속도를 줄여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도 한때 유명화가가 되겠다는 욕심에 앞만 보고 달리느라 바쁘게 살아왔지만 이게 ‘잘 사는 삶일까’ 회의가 들었다. 내 삶의 속도를 줄이면 인간미 있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반사경은 지나온 길을 비춰 주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 준다는 점에서 도로 위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긴 인생길 굽이굽이에 세워 둬야 할 안전판인 셈이다. ‘별을 보여드립니다’ 연작은 현상 너머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붉고, 푸르고, 검은 배경에 낮별이 촘촘히 박힌 그림들은, 환경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이 사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그런가 하면 양쪽으로 펼쳐서 말린 도미의 형태를 그린 ‘마른 도미’는 양극화 사회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작년에 해남 시장에 가서 본 마른 도미가 마치 괴물 같았다”는 그는 한쪽 눈은 붉은색, 다른 눈은 파란색으로 칠해 극단적인 대립을 형상화했다. 자신의 20대 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자화상 ‘행-아름다운 시절’은 도도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한낱 먼지와 같은 인생의 덧없음을 드러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김선두는 중앙대 한국화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현재 중앙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를 그렸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우호적인 외교 환경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외교는 “진짜 힘들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트럼피즘, 중국몽, 보통국가 등 미중일을 이끄는 소위 스트롱맨들이 국수주의를 심화하면서 갈등이슈가 증가하고 외교문제는 지리·경제·군사·사이버 등 영역을 넘나든다. 북핵 문제는 답보 상태다. 결과적으로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고, 한국은 ‘더욱 절묘한 균형추 찾기’라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당장의 한미 간 현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다. 방위비는 세금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국내 찬반 여론의 흐름이 중요한 난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한국은 5억 달러(약 5000억원)를 줬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하며 압박 중이다. 양국은 주한미군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점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도 현안으로 불거질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조속한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및 북핵·미사일 초기 대응능력이라는 전작권 전환 충족요건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올해 초 한중 관계는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예상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됐던 ‘여행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풀릴 조짐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 상품을 다시 선보였고, 중국 기업 ‘이융탕’의 임직원 5000명이 인천을 찾으면서 인센티브 관광이 부활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복병 ‘우한 폐렴’이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한령의 해제 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중 갈등이 관리되더라도 미중 패권 경쟁은 여전히 한국에 ‘선택의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해 줄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 화웨이 제품의 사용 금지, 중거리미사일 배치 협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신들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9월 “중거리미사일 배치 현실화 땐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과 일본에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며 모호하게 입장을 전하며 버텨 냈다. 하지만 올해 선택의 딜레마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2018년까지 남중국해에서 단독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지만 지난해부터 다국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동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올해 한국에도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또 미국이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의 인권 및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불괘한 반응을 보였다. 양국은 한국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언론들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홍콩·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발언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단지 ‘중국의 입장을 잘 들었다는 취지였다’며 바로잡았지만 이런 압박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의 수장이 지난 15일 1차 무역협상안에 서명을 했고, 이에 앞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하는 등 그간의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도 읽히지만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본질적인 분야를 다룰 2차 무역협상에서 미중이 더 세게 충돌할 경우 한국은 무역상대 1·2위 사이에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게다가 미중 패권 경쟁은 10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판의 이동이다. 한국에는 상존하는 위협이라는 의미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국의 균형 외교 구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건 북한 변수다.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으로 현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주변 여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메시지 및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도 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북미 간 협상이 제 궤도로 복귀한다면 미국에 힘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북미 간 정체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사이에서 무게추를 시시각각 옮겨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복합갈등 양상을 보이는 한일 관계는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으로 일본 역시 수출규제를 암묵적으로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출 문제나 위안부·독도 등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뇌관이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잠시 봉합됐던 양국 관계는 더 큰 파국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될 경우 “나라 대 나라로 교제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고, 일본 고위 관리들은 이미 비자 발급 제한, 송금 규제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는 수교 30주년이다. 양국이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한국 배치는 러시아에도 민감한 사항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방공식별구역) 침입 등 돌발적인 리스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변 강대국 중 어떤 나라와도 관계가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기본적 자세는 역시 ‘균형외교’다. 일본처럼 미국에만 밀착하는 정책을 구사하기도 힘들고 북한처럼 핵개발에 나서 소위 ‘고슴도치전략’을 쓰는 것도 비현실적이니 말이다.실제 지난해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으로 미중 사이에서 한쪽에 쏠리지 않고 나름 적절하게 중립을 지켰다. 그 결과 미국에서 신뢰를 잃지 않고 대중국 관계를 개선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 신남방 정책, 신북방 정책과 같은 외교다변화 노력도 이어 갔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인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를 중심으로 외교다변화 행보를 이어 갈 전망이다. 2013년 출범한 믹타에는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등 5개국이 속해 있다. 다만 외교다변화가 강대국에 대한 저항력으로 발현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선택의 딜레마는 바로 눈앞에 놓여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향후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 ‘전략적 모호성’은 일시적인 문제 회피 방법밖에 될 수 없다”며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외려 미중 모두에게서 전략적 불신을 당할 수 있으니 우리만의 외교전략 원칙을 수립하고 이 원칙에 기반해 현안별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재로서는 미중 가운데 승기는 미국 측에 있는 듯 보인다”며 “한미 동맹을 안전판으로 움직일 때 급변하는 신지정학 시대를 준비할 수 있고 반대로 미국에도 한국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요구하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한국 스스로 미국·이란, 미중에 낀 프레임을 만들기보다 우리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애초에 한국 원유의 70%를 의존하는 지역에 관여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한국을 위한 행보를 결정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전문 1 보러가기 정성장 북한은 금강산 개별 관광이 유엔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남한이 미국 눈치 보느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그리고 북한은 한국정부가 앞에선 평화를 말하면서도 뒤에선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군비 증강과 예산 증액에 매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성렬 당국자간에 신뢰가 없어서 조기 재개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민간 부분에선 오히려 북미협상 장기화 국면에 민간교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고, 북한으로서도 대남관계 관리 위해 고려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대북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성장 적에게도 배울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간부들까지 불러 3박 4일 동안 북한이 나아가야할 방향, 생존전략과 안보전략 방향에 대해서 장시간 얘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원회의 개최 전까지 치열한 내부 토론 통해 종합된 의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얘기했다고 봐야 한다. 상황을 어떻게 주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북한과 상대해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강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었지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처럼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대로라면 북한이 주도하는 방향에 끌려 갈 수밖에 없다. 평화에 대한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그야말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기존의 외교?안보?대북 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조성렬 하노이 회담까지는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어느 정도 당사자 역할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은 볼턴을 경질하고 비건이 부장관에 오르는 등 쇄신이 있었다. 북한도 김영철 국무위원이 뒤로 물러나고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마땅히 바꿨어야 할 기존 라인이 그대로이고 변화된 상황에 따른 대응도 바뀐 게 없어 정책피로가 상당해 보인다.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하는 친서를 보낸 데 대해 북한당국은 남한 당국자들이 북한체제의 특성을 이해 못하고 있고 정세 판단도 제대로 못한다고 비판하는 보도문을 내보냈다. 흔히 보수정부보다 진보정부가 북한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의 불만을 보면 우리 정부가 북한을 너무 모르고 자신들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성장 우리 대북 라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북한이 어떤 입장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 한중 정상회담 때 철도 얘기한 것도 이상했다. 조성렬 북한이 관심을 두는 것은 단순한 남북철도 연결이 아니라 고속철 건설이다. 북한은 단번 도약(퀀텀 점프)를 바라는데 우리 정부의 제안은 1980년대식의 기존 철도 연결에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절대로 남측의 지원을 일방적으로 받지 말고 호혜적으로 하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지원량도 얼마 되지 않으면서 원조, 원조하니 북한이 반응을 안 보이는 것이다. 정성장 중국이 북한에 지원한 것에 비해 1/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규모의 식량 지원 가지고도 한국정부가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찔끔 지원하고 생색내려고 하니 북한으로선 한국정부에 대해 반감이 생길 법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제재 대상 아니므로 보다 과감하게 했어야 한다. 사회 전문가들이 많이 지적하는데 도대체 바뀌지 않는다. 정성장 한국정부가 2018년의 남북 및 북미 대화 국면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큰 역량을 발휘했지만 그 후 국면에서 대안 제시에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위해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작은 문제들만 주로 논의했다. 북미협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전문가들과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그것이 매우 부족하다. 사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다자간 구도로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가 휘말릴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조성렬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당사자를 자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숨 돌렸으니 여력이 생겼다. 시진핑 주석이 작년 상반기에 평양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으니, 금년 봄 서울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져 판을 4자 논의구조로 바꾸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으로선 중국을 ‘뒷배’ 삼아 대미 협상력 높이고, 북미협상이 끝내 결렬되더라도 미국의 보복을 견제하는 안전판으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이 2018년 5월 다롄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약속한 것은 ‘비핵화 약속을 위반하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도 우리는 책임 못 진다. 반면에 북한이 약속 지켰는데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면 체제안전과 경제번영은 우리가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정성장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서 첫 번째 목표는 한반도 안정이고 두 번째 목표가 비핵화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대북 제재의 구멍을 메울 수도 크게 할 수도 있는 것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교적 잘 견뎌온 것도 중국과의 협력 덕분이다. 현재 대북 제재가 북한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굳이 미국과 자신의 핵포기를 논의하는 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대통령에게 거짓말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비핵화 협상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호전됐고,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으며, 북한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리비아 해법’을 미국에 요구한 것 등이 북한의 협상 의지를 약화시켰다. 결국 다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선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다. 북한은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어 북미 합의가 깨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포기 후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로 북한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및 비핵화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확대하면, 4자회담의 틀 내에서 남북 간 접촉이 가능해진다. 4자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면 일본, 러시아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6자회담과 다르게 관련국들 간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북미협상을 4자 또는 6자 협상으로 확대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조성렬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현상 동결(stand still)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의 중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우리 4·15총선, 7월 24일~8월 9일 도쿄올림픽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파국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멘텀들이 줄줄이 있다. 이런 상황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서는 잠정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합의를 해놓고 북미,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현상 동결 합의를 위한 보증자로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미 대선 때까지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이 여기에 응하면 상응 조치로는 한미 훈련 중단 정도로 안 되고, 가능하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강제입국 동결이나 유예 조치, 제재를 일부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성장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또 다른 한편으로 남북관계와 북미 교착 장기화를 염두에 둔 대북 전략의 수립도 필요하다. 북한은 ‘정면돌파’ 노선 발표와 함께 핵과 미사일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전략무기의 양이 늘어날 텐데 북한의 핵무기가 100여개로까지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비관적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하는 균형적 태도와 냉정한 현실 인식 및 치열한 고민 그리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을 위해 한국 정부는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정부 대북 전략 아쉬워… 남·북·미·중 4자회담 확대 가능성 대비”

    “정부 대북 전략 아쉬워… 남·북·미·중 4자회담 확대 가능성 대비”

    “북한이 저렇게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데 과연 우리는….” 조성렬(62)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정성장(55)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도로 신년사를 대체한 새해 첫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 신년 대담을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과 북한의 협상 라인이 교체됐는데 우리 대북 라인에는 쇄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아주 치열하게 앞날을 고민하는 데 비해 우리는 대북전략 수정 없이 관성대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올해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총선, 도쿄올림픽 등 전략무기로 도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널려 있어 현 상태에서 ‘그대로 멈추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북미 협상의 틀을 확대하고 다시 6자회담으로 넓혀 평화체제 구축의 디딤돌로 삼자는 얘기도 나왔다. 사회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봤다. -전원회의 총평부터 해달라. 조성렬 많이 우려했지만 생각만큼 파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특히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은 단순한 형식의 변화를 넘어선 것이었다. 2018년 신년사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톱다운 방식이 하노이 노딜로 타격을 입었다. 이제는 중견 간부 이상의 의견을 수렴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고, 비핵화 조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조건부로 여지를 남겼다. 전반적으로 김 위원장이 파국으로 끌고가기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상황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김 위원장이 나흘 동안 평양에 간부들을 모아 생존전략을 논의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공언하지 않았지만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이지만 명확하게 드러냈다. 북한의 새로운 노선을 ‘정면돌파 노선’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데, 북한은 국제사회의 어떤 제재가 닥쳐도 선택한 길을 간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미사일 능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명확하게 밝힌 마당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고민한 것 이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대북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조성렬 지난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가능성을 처음 얘기했고 그 뒤 그것을 제대로 정의한 적이 없다. 지금 결정서에도 새로운 길의 실체가 없다. 추정하자면,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얘기한 세 가지, 자립자력의 열풍 통한 자력갱생, 국가방위력 향상을 위한 군사력 강화, 세계평화애호세력과의 국제연대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해 병진노선 종료를 선언하면서 경제총력노선으로 넘어갔는데, 결정서에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음으로써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간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재 일부 완화 초안을 제출한 것을 감안했고, 레드라인을 넘으면 되돌아가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정성장 북한이 2013년에 경제핵 병진노선을 채택할 때만 해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다. 7년 전만 해도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조차 못했는데 현재는 북중, 북러 관계가 상당히 개선됐다. 또 북한 상품의 국산화도 상당히 진척됐고 북한 스스로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북미 대화의 전기가 4~5월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조성렬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키리졸브 훈련이 있다. 올해도 이걸 강행하겠다고 하면 북한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 군사연습을 미루고, 실제로도 아주 간략하게 형식적으로만 치러 남북과 북미 관계 돌파구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 해서 4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 더욱 신경 쓰는 건 핵확산금지조약(NPT) 창립 50주년을 맞아 5월 뉴욕에서 평가회의 열리는 것과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과시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 같다. 미국도 시간 끌면서 상황이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선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북한도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라도 무리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해 남북 관계가 딱 한 줄 지나가듯 언급됐는데. 정성장 북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가 중요하게 고려된 적도 있었다. 1990년 1월 전원회의 직후 북한은 남북 최고위급 정부, 정당 협상회의를 제안해서 이것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남북관계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북미협상과 관련해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북한은 의도적으로 남한을 배제해왔다. 조성렬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전만 해도 남북이 긴밀하게 협의했던 것 같다. 하노이 노딜 이후 강한 불만이 표출됐고 북한은 제재 완화에서 안보 문제로 중심점이 이동했는 데도 남쪽이 계속 경제 문제만 얘기하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는 북미 관계와 연동돼 있어 상당 부분 교착이 불가피하지만 민간 교류까지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 이런 속내 때문에 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남북 문제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봄이 오면 민간 교류에 관한 제안이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우리 정부의 대북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성장 적에게도 필요하면 배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간부들까지 불러 3박 4일 동안 북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장시간 얘기한 것은 그 전에 치열한 내부 토론을 통해 종합 된 의견을 갖고 그런 것이다. 상황을 어떻게 주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북한과 상대해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강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었지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조성렬 하노이 회담까지는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어느 정도 당사자 역할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은 존 볼턴을 경질하고 스티븐 비건이 부장관에 오르는 등 쇄신이 있었다. 북한도 김영철이 뒤로 물러나고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기존 라인을 바꾸지 않고 대북 정책의 재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 피로가 상당해 보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다자간 구도로 바꿔 나가려 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조성렬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당사자를 자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숨 돌렸으니 여력이 생겼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상반기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올봄 서울 방문을 통해 판을 4자 논의 구조로 바꾸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으로선 중국을 ‘뒷배’ 삼아 대미 협상력 높이고, 북미 협상이 끝내 결렬되더라도 미국의 보복을 견제하는 안전판으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정성장 중국의 첫 번째 목표는 한반도 안정이고 두 번째 목표가 비핵화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북한은 미국의 정권이 바뀌어 북미 합의가 깨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포기 후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로 북한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의 대북 안전 보장 제공 및 비핵화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확대하면 4자회담의 틀 안에서 남북 접촉이 가능해진다. 4자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면 일본, 러시아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다. 조성렬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현상 동결(stand-still)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의 중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우리 4·15 총선, 7월 말 도쿄올림픽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합의를 한 다음 북미,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보증자로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하반기까지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여기에 응하면 한미 훈련 중단은 물론이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 입국 동결이나 유예, 제재를 일부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 임병선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정리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전문 1 보러가기 전문 2 보러가기
  • 확대경제회의 1년만에 주재한 文 “안전판 있어야 혁신 가능”

    확대경제회의 1년만에 주재한 文 “안전판 있어야 혁신 가능”

    박용만 “투자는 의지 아닌 기회의 산물” CIMB증권 대표 “반도체 품목 다변화를” 중기회장 “박항서 효과 베트남 등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2시간 20분 동안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는 1년 만에 열렸다. 특히 경제 유관 부처 장관들은 물론 이례적으로 주요 경제단체장 4명과 기업·노동계 인사 및 민간 전문가 7명까지 함께 참석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보고와 자유토론 시간을 가졌다. 실물경제를 다루는 현장 전문가들의 생생한 지적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집권 4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주요 경제정책의 성과를 국민 다수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부가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내년은 우리 정부가 시행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안건보고에서 내년도 한국 경제에 대해 “경기반등 모멘텀을 이뤄 올해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외연이 견실히 확대되고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대를 이루는 등 펀더멘털이 견고한 모습”이라며 “혁신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요 산업 면면에서 가시적 혁신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경기반등 계기 마련’을 주제로 열린 첫 토론에서는 규제혁신, 투자촉진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득권의 보호장벽이 너무 높아 신산업 진입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투자는 의지의 산물이 아닌 기회의 산물”이라며 “입법을 통한 지원은 물론 사회의 대대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도훈 CIMB증권 한국지점 대표는 “설비투자 확대, 반도체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성장동력 확충 및 경제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베트남은 한류·케이팝은 물론 박항서 감독의 활약으로 한국에 큰 호응을 보인다”며 “신북방 국가들에 대한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기존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신산업 도입 시 환경영향평가처럼 고용영향평가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산업 변화는 기존체제의 위기를 가져오고, 안전판이 있지 않으면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혁신을 위한 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한항공機, 獨공항서 접촉사고

    대한항공機, 獨공항서 접촉사고

    귀국편 21시간 지연… 호텔·교통편 제공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905편이 지난 16일 오후 6시 20분쯤(현지시간) 공항 유도로에 대기하던 중 오른쪽 꼬리 날개 부분인 수평안전판 끝단이 아프리카 나미비아 국적의 에어나미비아 항공기의 왼쪽 날개 끝단과 부딪쳤다. 지상에서 저속인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승객 부상은 없었다. 어느 항공기의 과실로 발생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복편(KE906)의 운항이 21시간 지연됐다. 사고가 난 비행기 KE905편은 돌아올 땐 KE906편으로 이름이 바뀐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 있던 대체 항공기 KE906D편을 프랑크푸르트로 보냈다. 승객들에게도 지연 사실을 알리고 호텔 서비스와 교통편을 제공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승객 241명 탄 대한항공기, 독일서 접촉사고…“대기 중에 이동중이던 다른 항공기에 부딪혀”

    승객 241명 탄 대한항공기, 독일서 접촉사고…“대기 중에 이동중이던 다른 항공기에 부딪혀”

    승객 241명이 탄 대한항공 항공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다른 항공기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후 비행편이 21시간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7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쯤(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공항 유도로에서 지상 이동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KE905편 항공기(B777-300ER)의 오른쪽 수평안전판 끝단과 이동중이던 아프리카 나미비아 국적의 에어나미비아 항공기의 왼쪽 날개 끝단이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KE905편은 전날 오후 1시20분 인천을 출발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정상 착륙한 뒤 유도에 대기하고 있었다. 항공기에는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 19명과 승객 241명 등이 타고 있었다. 기체 손상 정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큰 충돌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가 어느 항공기 측의 과실로 발생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프랑크푸르트 공항 당국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 항공기는 지상 유도로에서 정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동중이던 다른 항공기와 접촉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승객들의 부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고로 이날 오후 7시30분 인천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해당 여객기의 운항은 취소됐다. 이로 인해 인천으로 돌아오려던 승객들은 게이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한항공 측 안내로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대한항공은 동일 기종의 항공기를 투입했으나 해당 항공편 출발 시간은 21시간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동일기종의 항공기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이번 접촉 사고로 KE906편의 운항이 21시간 지연되게 돼 승객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호텔 서비스와 교통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안심전환대출, 그리고 주택금융정책/은성수 금융위원장

    [월요 정책마당] 안심전환대출, 그리고 주택금융정책/은성수 금융위원장

    최근 안심전환대출 심사로 업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상황을 빗대 ‘죽음공’이라는 가슴 아픈 말이 생겼다. 지난 9월 중순 신청 접수가 시작된 안심대출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신청 자격 상한인 주택가격 9억원이 서민이냐는 ‘서민형’ 논란을 시작으로, 고정금리·무주택자를 제외된 것에 따른 역차별, 폭발적인 신청에 따른 ‘희망 고문’ 문제, 심사 담당 주금공 직원들의 높은 업무 강도 등이다. 금융위원장으로서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한 분들과 심사 업무로 고된 주금공 직원들께 송구함과 감사함을 전한다. 안심대출은 ‘특판 상품’이다. 정부 정책이 상시적이어야 하고 특판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판 상품은 부작용도 많다. 그러나 특판을 통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상시적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 추진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다. 이번에 전환 대상이 된 분들께 안심대출은 향후 금리변동 위험과 관계없이 가계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안전판 기능을 할 것이다. 금리 예측은 전문가에게도 어렵다. 지난해 말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주요국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안심대출 역시 처음 발표됐을 때에는 금리 하락세로 신청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었다. 정보도 적고 위험 대처 능력도 부족한 개별 가계가 거액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 변동 위험을 예측하고 감내하기는 쉽지 않다. 안심대출로 약 27만 가구의 부채 위험과 부담을 줄여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심대출에 대한 언론 보도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공급하는 다른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고정금리를 이용하고 계신 분들은 언제라도 보금자리론을 통해 시중금리로 대환(대출 갈아타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몰라 계속 높은 금리를 이용 중인 경우가 많았다. 대출은 이사 가기 전에는 갈아탈 수 없다고 알고 계신 분들도 적지 않다. 안심대출을 통해 많은 분들이 상시적 대환 기회를 알게 된 만큼 앞으로 본인 판단에 따라 갈아타기로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안심대출은 올 상반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최근 수년간 저금리 기조로 고정금리인 정책모기지 수요가 많지 않아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여력에 여유가 있어 추진이 가능했다. 2015년 추진 당시 많은 분들이 은행 창구에 가서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고자 2주간 24시간 온라인 신청을 받는 등 절차 개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신청 수요에 온라인 접속이 지연됐고, 결과적으로 신청하신 많은 분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겸허히 수용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정책 추진 과정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정책을 준비할 수 있다. 주택금융정책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모두에게 같은 혜택을 동시에 드릴 수 없고 부채 증가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늘 고민스럽다. 그러나 바로 이 이유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추진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릇을 깨뜨릴 일도 없다. 하지만 그릇 깨지는 게 두려워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릇을 더러운 채로 써야 한다. 그릇이 깨지더라도 필요한 일은 해야 한다는 자세로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물론 그릇도 안 깨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하는 게 목표다.
  • 주택연금 가입 연령 60→55세로 낮출 듯

    가입자 사망 때 배우자 자동승계 추진 정부가 국민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55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연금 집값 요건도 시가 9억원 이하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4일 국회,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주택연금 가입 문턱을 낮추는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 고령자가 소유한 집에 평생 살면서 이를 담보로 매달 연금 방식의 생활자금을 대출받는 상품이다. 60세 가입자가 시가 6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들면 사망 때까지 매달 119만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주택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보장 방안으로 활용되도록 가입 연령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입 연령을 55세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낮추는 이유는 조기 은퇴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서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나이는 남성이 51.4세, 여성은 47.6세였다.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55세로 낮추면 첫 직장에서 퇴직한 뒤 국민연금을 처음 받는 62~65세까지 소득이 없는 시기를 메우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어서 정부가 속도를 내면 내년 1분기 안에 시행할 수 있다. 주택연금 집값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은 국회에서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을 통해 논의 중이다. 정부안은 공시가격 9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공시가격이 시세의 70% 안팎이어서 시가 13억원까지 주택연금 가입 대상에 들어온다. 집값에 제한을 두지 말자는 의원 발의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에게 연금이 자동 승계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자녀의 반대로 배우자가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막자는 취지다. 정부는 고령층에 추가 소득을 주고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주택연금 가입 주택을 전세나 반전세로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산업 분야 국가안보 개념 도입, 시의적절하다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국가안보’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스파이를 겨냥한 산업기술보호유출방지법이 있지만, 일반 산업 분야에 안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경제적 위협 요인이 국가 존립에 위협이 된다면 안보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나라 수출의 20.9%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만큼 소재나 장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해당 산업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담았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특정 산업 보조금 지원 금지 협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법률적 검토도 마쳤다고 한다. 산업 분야에 국가안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이 위협받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우리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은 부당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도 이미 산업·통상 분야에 국가안보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개념을 명시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도 이 조항을 근거로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우기도 했다. 국가안보 개념을 적용한 특별조치법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해당 산업의 수급 안정,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분업사슬 재편을 위한 안전판으로 역할해야 한다. 다만 법 집행은 자유무역 질서와 체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당장 미국이나 일본처럼 교역 상대국을 억압하거나 옥죄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통상 마찰이나 무역 갈등의 새로운 빌미가 되지 않도록 국내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혜택도 경계해야 한다.
  • [서울광장] 위기의 40대, ‘중년 벤처’를 허하라/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기의 40대, ‘중년 벤처’를 허하라/장세훈 논설위원

    “우리 사회에서는 일부 20~30대가 쓴 벤처 성공 신화가 ‘중년 벤처’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기자에게 작심하고 한 말이다. 일자리 위기의 한복판에 놓인 40대, 벤처를 창업해도 ‘지원 절벽’부터 걱정해야 하는 40대. 더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취업자 수가 45만 2000명 증가했다는 ‘8월 고용동향’이 발표되자 정부는 “정책 효과”라며 자화자찬을 내놨다. 반면 학계에서는 지난해 같은 달(취업자 3000명 증가)과 비교한 기저효과와 재정으로 떠받친 단기 일자리를 한계로 지적하고, 대다수 언론은 “지표부터 바로 읽으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같은 통계를 놓고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40대가 위기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12만 7000명 감소했다. 벌써 17개월째다. 40대 인구가 줄어든 데 따른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인구구조 변화로만 설명할 수 없는 문제다. 40대의 위기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일자리 정책·예산의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인력 구조조정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직장을 잃었거나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40대가 ‘레드 오션’인 자영업 시장으로 내몰리게 놔둬서도 안 된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신성장 동력은 부재한 상황에서 일자리 예산의 ‘오조준’도 우려된다. 내년도 일자리 예산(25조 8000억원)이 역대 최대 규모임에도 전체의 3분의2는 실업 지원과 고용 장려에 쓰이고, 정작 창업 지원에는 9.2%만 배정됐다. 고용의 안전판이 될지는 몰라도 재기의 디딤돌로는 미흡하다. 더욱이 우리 사회에는 창업에 대한 고정관념 또는 선입견마저 존재한다. 같은 창업이라 하더라도 자영업과 벤처를 구분한다. 간명하게 얘기하면 40대 이상 중년이 생계유지를 위해 ‘남이 하던’ 기업을 복붙(복사해서 붙여 넣기) 방식으로 만드는 건 자영업, 20·30대 청년이 꿈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없던’ 기업을 일구는 건 벤처로 규정짓는 분위기다. 중년 벤처는 결코 무시할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연구팀이 발표한 ‘나이와 고성장 기업가 정신’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7~2014년 창업 후 1명 이상을 고용한 창업자 270만명의 평균 나이는 41.9세였다. 이 중 성장률 상위 0.1% 내 벤처기업의 창업자 평균 나이는 45.0세로 상승했고, 50대 창업자가 30대 창업자보다 높은 성장률을 거둘 확률은 1.8배에 달했다. 논문은 중년 이후 창업의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인적 자산(인맥)과 재무적 자산(자본), 사회적 자산(경험) 등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벤처는 기업이 존속해 온 기간이 짧아 젊다는 것이지 기업을 일군 창업자의 나이가 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벤처가 청년들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이유다. 문제는 중년 벤처의 터전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벤처 창업에서 40대는 곧 지원 절벽을 의미한다. 40세에 진입하는 순간 풍성했던 정부 지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이나 운영자금을 융통하려 해도 나이를 이유로 거절당하는 게 다반사다. 대다수 벤처 지원 자금 앞에는 ‘청년 전용’이라는 수식어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창업 지원금을 알선해 주는 브로커까지 활개칠 정도다. 정부의 벤처 지원 제도가 청년 창업을 독려하는 데 정책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중년 벤처를 홀대해도 된다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취업시장에서 이미 나이는 마땅히 사라져야 할 규제로 간주된다. 창업시장에서도 나이가 성공 여부를 가르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고령화의 진전, 평균수명 연장 등과 맞물려 중년 창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년 벤처를 지원의 사각지대로 남겨 두면 전체 일자리 증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과 이를 주도할 벤처 창업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국내 벤처생태계에 다양성과 활력을 불어넣고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중년 벤처는 필수조건이다. 이에 맞춰 창업 교육, 자금 지원, 투자 유치 등 연계 프로그램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중년, 참신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청년의 공동 창업을 독려해야 한다. 벤처 창업자들을 획일적 규제의 틀 안에 가둔 뒤 정부가 심판은 물론 선수까지 하려는 욕심도 버려야 한다.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학벌 사다리 ‘봉사활동’/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학벌 사다리 ‘봉사활동’/황수정 논설위원

    대학 입시에 관한 한 대한민국의 학부모는 두 부류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자녀에게 ‘스펙’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부모와 그럴 수 없는 부모. 양질의 봉사활동과 신학기 짧은 기간 자율 동아리 조직 등은 평균치 고교생의 행동반경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능력 있는 부모는 그러니 ‘음지에서 맹렬히’ 빛을 발할 수 있다. 자녀의 진로와 관련성이 높은 봉사활동처를 물색(없으면 만들어 내기까지)해 학교나 학원에 지장이 없도록 시간표를 짠다. 자율동아리 조직도 마찬가지. 일반적인 사정이 이런데, ‘캐슬’의 부모 활약은 어느 정도일지는 상상에 맡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논란이 뜨겁다. 많은 학부모가 분노하는 까닭은 상장의 위조 여부에만 있지 않다. 그의 딸이 동양대 영어영재 프로그램에서 과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는지 여부도 크게 상관없다. 그런 ‘알짜’ 봉사활동은 동양대 교수 엄마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접하기조차 어려웠다는 사실에 분노의 초점이 맞춰진다. 부모가 교수인 대학의 봉사활동에 경쟁 없이 참여하고 수상까지 할 수 있는 학생과 정부기관이 구색용으로 운영하는 안내 사이트를 통해 주말 헌혈 캠페인이나 하는 학생. 입시 평가 장치로서의 봉사활동이 누구한테는 ‘안전판’, 누구한테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인 현실. 손쓸 수 없이 기울어진 기회의 불공정에 여론이 폭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들의 봉사활동은 평균 139시간이었다. 동아리 활동은 평균 108시간. 봉사 및 동아리 활동은 금수저 전형으로 지탄받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주요 평가 장치다. 서울대는 내년도 입시에서 전체 학생의 78.1%를 학종으로 뽑는 ‘학종의 본산’이다. 분초를 다퉈 내신 성적을 챙기는 학생들이 저 많은 시간을 과연 어떻게 확보했는지 대다수 학부모는 놀란 입을 다물기도 어렵다. 지난해 1학기 SKY(서울·고려·연세대) 장학금 신청자의 무려 46%가 9·10분위의 고소득층 자녀였다. ‘부모 스펙=자녀 스펙’의 대물림이 이제는 눈귀를 막아도 도처에서 갖가지 형태로 불거지는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교육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한 “대대적 교육개혁”을 주문했다. 그런데 교육부는 “학종의 축소, 정시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학종의 몇몇 평가 항목을 없애거나 간소화해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눈치로 읽힌다. “학종이 더 깜깜이 전형으로 불신받을지 모른다”는 한숨이 벌써 쏟아져 나온다. sjh@seoul.co.kr
  • 퍼지는 한국 성장 1%대 추락 전망… “통화스와프·재정 확대를”

    퍼지는 한국 성장 1%대 추락 전망… “통화스와프·재정 확대를”

    무역의존도 69%에 달하는 우리경제 미중 분쟁·日보복으로 불확실성 악화 “美 침체위험 30~35%” 부정 전망 겹쳐 세계기관 11곳 “韓성장률 2% 밑돌 것” 전문가 “금리인하 등 선제대응 시급 재정도 생산과 연결된 분야 집중해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 교역 악화,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올해 1%대의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경기침체에 대비해 정부가 통화스와프 확대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1년간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30~35%로 진단했다. 이는 앞선 분석(25~30%)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을 5% 포인트 더 올린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8일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에 미국발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면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 2분기 우리 경제에 대해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부터 세계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15일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0.3% 포인트 낮췄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세계 42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평균 전망치도 이달 2.0%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관 중 2%도 안 될 것이라고 전망한 곳도 11곳이나 된다.주요 기관들이 이처럼 1%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은 제조업과 무역에 대한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는 68.8% 수준이다. 여기에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1%로 중국(2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 대(對)중국 수출품의 대부분이 조립·가공을 거쳐 미국으로 다시 수출되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 대중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한국뿐 아니라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던 싱가포르(1.1%→0.4%)와 대만(2.4%→2.3%), 홍콩(1.5%→0.2%)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모두 하향 수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것에 대비해 실물과 금융 전반에 걸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 시작점이 금융과 외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축통화 국가들과 통화스와프 확대 등을 추진해 안전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대외 경제환경이 안 좋아지면 결국 안에서 버텨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재정 투입은 생산과 연결될 수 있는 연구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질병·노령·실업 안전판 취약한 ‘나홀로 사장님’

    질병·노령·실업 안전판 취약한 ‘나홀로 사장님’

    1인 자영업자 국민연금 미납입 31.4% 개인연금 가입 29%·퇴직연금 ‘남 얘기’ 15%가 주68시간 넘는 과잉 독박 노동자영업자 가운데 사장 혼자 일하는 1인 자영업자는 질병, 노령, 실업 등의 사회적 위험에 특히 취약하며 대응 수준마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자영업가구 빈곤실태 및 사회보장정책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미납입률은 31.4%로 임시·일용직 근로자(31.8%)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금보험료 미납입 기간이 길면 그만큼 노후에 받을 급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015년 69.4%에서 지난해 77.2%로 해마다 늘고 있으나, 여전히 22.8%가 공적 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다. 개인연금 가입률 또한 상용직 근로자 가입률(46.9%)의 절반 수준인 29.2%에 그쳤다. 퇴직연금은 대다수 자영업자가 가입 대상이 아니다. 결국 국민·퇴직·개인연금을 포괄한 3층 노후 소득보장체계는 자영업자에게 먼 나라 이야기인 셈이다. 연구원은 “현 사회보험체계에서 자영업자들의 노령연금과 의료보장은 가능하나, 보험료 체납, 납부 예외로 인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53.1%)이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주 5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어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한 산업재해 노출 위험도 크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 중 15.1%는 주 68시간이 넘는 과잉노동을 하고 있었다. 매출은 그대로이거나 갈수록 줄어드는데 지출할 돈은 많다 보니 일손이 모자라도 ‘독박 노동’을 자청하고 있는 것이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자영업자 52.8시간, 고용주 51.6시간, 임금근로자 42.6시간 순으로 높았다. 월평균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 일수는 자영업자 18.6일, 고용주 17.2일, 임금근로자 11.2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대다수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연구원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17년 근로환경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는 대부분 지난 1년간 근육통(28.9%)이나 전신피로(28.3%)와 같은 신체적 문제를 겪었으며, 건강상의 문제가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응답했다. 건강 문제는 산업재해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1만 7488명(2018년 5월 기준), 산재보험 가입자는 2만 731명(2017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외환위기 재현 공산 적지만 방심 금물 일본, 한국에 빌려준 돈 69조원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지만 수익 중시 日 은행 뺄 가능성 낮아 한국, 일본 백색국가 제외 신중해야 대일 의존 낮아졌지만 경제협력 중요 신 한일협력 모델 창출을 일본 경제 전문가인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은 “일본이 우리 은행과 기업에 빌려준 돈은 586억달러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체제의 일본계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는 대 한국 여신을 거둬들일 가능성은 낮으며, 일본의 금융공격 하나 만으로 외환위기가 일어날 공산도 적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면서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이 지난 7일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21일 뒤인 28일부터 1100여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관리가 까다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 일본의 무역관리규제는 크게 리스트 규제(list control)와 캐치올 규제(catch all control)로 구별할 수 있다. 화이트국이란 캐치올 규제의 적용이 면제되는 국가이고, 리스트 규제는 화이트국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한국의 화이트국 제외로 인한 변화는 우선 대한국 수출에 캐치올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향후 일본 기업은 한국 수출 때 용도, 수요자 등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하고 경제산업성이 기업에 통지한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한국에 대해 일반포괄허가(이른바 화이트 포괄)를 적용할 수 없게 되어, 리스트 규제 품목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단 한국에 대한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특별일반포괄허가(화이트 포괄에 비해 수출업자의 요건이 엄격)를 적용할 수 있다. 즉 모든 수출 품목에 대해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제산업성이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과 관심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로 양국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중소기업은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수출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일본 중견·대기업에서 한국 대기업으로의 수출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 대기업은 일본 리스크를 의식하여, 부품조달처를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시중에는 일본의 금융공격으로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돌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20년 전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에 대해 한국의 정책당국자 간에 일본계 자금 유출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일부 존재하지만, 학술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외환위기는 한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과 일본의 심각한 금융위기, 태국의 바트화 폭락에 따른 국제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계 자금의 유출 만으로 한국에 외환위기가 온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 280%에 달했지만, 현재 그 비율은 3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1990년대 상황과 비교할 때 높지 않다. 또한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 하에서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악화돼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일본의 메가뱅크 입장에서는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높다. 한국 시장이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일본 민간은행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18년 10월 세계지식포험에서 “한국경제는 견고하여 (외환위기 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도 “급작스러운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외부적 충격(미중 무역 갈등의 격화,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에 따라 한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어 한국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는 있다. Q: 한국 시장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은 어느 정도인가. A: 일본계 은행의 국내 총 여신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1조원 정도(전체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총 여신의 27%)로 중국계 은행(34%)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보면, 일본계 은행이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빌려준 금액은 586억달러(69조원)에 달한다. 일본계 은행의 한국 여신의 약 60%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현지 일본계 은행에서 조달한 금액이란 얘기다. 또한 일본계 자금의 상장주식 보유 물량은 12조원를 넘는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돈이 한국 은행과 기업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이 대항조치로 일본을 우리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했다고 8일 보류를 결정했다. 만일 이런 조치가 내려진다면 일본이 아파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A: 양국 정부 간의 강 대 강의 조치가 반복되면, 한일 상호의 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우선 양국 간 외교 교섭에 집중하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Q: 한일 간에는 현재 그 어떤 통화스와프도 체결돼 있지 않다. 필요성은 있는가. A: “필요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국의 외화유동성을 확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특히 달러를 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의 유용성이 높다.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데다 원화는 기축통화도 아니다. 한국이 일본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면 오히려 한국 스스로 외환시장 불안을 자인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즉 통화 스와프 교섭 과정이 정치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즉 한일 통화스와프는 당장 필요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언젠가 양국 통화스와프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Q: 강제징용 판결로 비롯된 한일의 유례없는 경제전쟁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본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A: 화이트국 제외 이후 일본이 무역관리 제도를 실제로 어떻게 운용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속도조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양국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한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2001년경부터 시작된 한일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바 있다. 2000년대 중반 경부터 한국의 대일 무역의존도가 낮아지고 국제시장에서의 한일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일 경제협력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 향후 다양한 형태의 정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재차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양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양국이 협력하여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확산시키는 선도 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Q: 국제분업의 질서를 일본이 깬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이 일본 의존도를 새삼스럽게 부각시킨 경제보복이다. 대일본 의존을 낮출 방법은 무엇인가. A: 이미 대일 의존도는 많이 낮아졌다. 이번 사태로 민간기업 중심으로 부품, 소재 조달의 다양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규제완화, 기술개발 자금 면에서 조용히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해도 일본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보수 정치세력과 일본 국민을 구별해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사설] 공무원 적극행정 면책, 제도보다 의지가 먼저다

    정부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풍토를 깨기 위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적극행정지원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에는 면책해 주고 인센티브는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소신 있게 일하는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문책되거나 책임을 덤터기 쓰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인 것이다. 정부가 어제 이런 골자의 ‘적극행정 종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고육지책의 측면이 크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풍조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 전례 없이 심각해진 게 사실이다. 이전 정권의 주요 정책들이 적폐로 청산되면서 일선의 실무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은 사례들이 많았던 탓이다. “정책 회의를 하면 무조건 녹음 버튼을 눌러 놓고 본다”는 말이 공무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나돈다. 정권이 바뀌거나 정책의 국면이 달라지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니 상급자의 지시 내용을 녹취해 두는 보신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아무리 잘해도 아무것도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는 공직사회의 농담은 더이상 웃어넘길 단계가 아니다. 실제로 청와대가 주도하거나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전개되는 것들 말고는 이렇다 할 새로운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연초부터 감사 면책제도를 도입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면책의 범위가 모호해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대책은 그런 우려를 불식하는 안전장치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9~15명 규모로 구성되는 적극행정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인허가 등 책임 소재가 애매한 사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되는 등 말 그대로 적극행정을 체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시 등 일부 발빠른 지자체들이 적극행정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문제는 이 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리려는 공무원들의 지속적인 의지와 진정성 있는 자세다. 적극행정 면책 제도 자체는 이명박 정부 때 이미 도입됐지만 공직사회 개혁은 일회성 선언으로만 그쳤다. 사사건건 징계 면책 여부를 위원회의 판단에 맡기는 ‘소심행정’이 되레 만연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벌써 들린다. 그러니 결국 공직사회 개혁의 성패는 제도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인식 변화에 달린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장관들부터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적극행정이 또 한바탕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
  • 나경원 “김정은, 북한 호날두…대한민국 호구로 안다”

    나경원 “김정은, 북한 호날두…대한민국 호구로 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대한민국을 호구로 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김 위원장 이름을 김날두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일본은 독도 야욕으로 오히려 도발했다. 우리가 추적조차 실패한 북한 신형 탄도미사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은 것들이라고 말한다”며 “대한민국 안보의 기본 틀이자 안전판인 한미일 삼각공조의 현주소가 바로 이렇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이 사실상 존폐 기로에 서있다”며 “안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진 문 정권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겁박에 휘둘려 한미 연합훈련의 폐지를 택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미사일 도발 앞에서 침묵해 얻는 평화는 결코 진정한 평화도 항구적 평화도 아니다. 귤 갖다 주고 욕이나 먹는 가짜 평화에 매달리지 말고 진짜 평화, 우리가 지키는 평화로 돌아오라”고 외쳤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재진 만성환자 곁 간호사 있어야 원격의료

    고혈압·당뇨환자 우선 선발로 오진 줄여 세종시, 새달 자율주행버스 실증 테스트 정부는 조건부로 원격의료 사업에 특례를 부여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전판도 마련했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영리화, 대형병원 쏠림 현상 외에도 오진 가능성을 이유로 원격의료를 반대해 왔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우선 의사의 원격 진단·처방은 환자 곁에 간호사가 있을 때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환자가 원격의료를 요청하면 각 의료기관에서 간호사를 환자의 주거지로 파견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단과 처방은 투약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의료행위 성격이 가장 강해 여전히 전문 의료인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의사와 환자가 화상으로 대화할 때 간호사가 직접 환자 상태를 알리거나 의료기기를 잘 다루고 있는지 파악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격의료 사업 참여를 원하는 의원 등 1차 의료기관들이 간호사를 추가 채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원격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도 한 차례 이상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재진 만성질환자로 한정했다. 고혈압, 당뇨 질환자 등 비교적 진단·처방이 단순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 의료계 종사자는 “환자가 평소 다니던 동네 의원에 지속적으로 혈압, 혈당 정보를 제공하면 의사가 주기적으로 수치를 확인한 뒤 처방을 내리면 되는 만큼 오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복지부 등은 원격진료가 가능한 질환을 어디까지 늘릴지는 실증 결과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자율주행차 사업을 위한 규제특구로 선정된 세종에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자율주행버스가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정부는 자율주행차 사업자에게 안정성이 담보된 범위 내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정면허’를 부여하기로 했다. 승객을 태운 채 달리는 자율주행버스는 1년 뒤인 2019년 8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실증을 마치더라도 차 안에 운전자 2명을 탑승시켜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테스트 기간에는 사고 때 보험을 통한 보상 방안에 동의한 승객에 한 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특구로 지정된 전남은 초소형 전기차가 기존에 달릴 수 없었던 다리 위 통행을 허용해 운행 구간의 단절로 인한 불편이 사라진다. 전동퀵보드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편 정부는 규제자유특구 안에 참여하는 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기업이 특구 사업에 참여를 원할 경우 별도 신청을 받아 사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이더라도 특구 내 별도 법인이나 연구소를 세우면 규제특례 및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북, 제주, 울산 등 1차 특구지정에서 배제된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12월 한 차례 더 심의위원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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