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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명소 공원화’ 區·民합작 결실

    ‘동네 명소 공원화’ 區·民합작 결실

    서대문구가 추진하고 있는 내실있고 독특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충현동과 홍제3동이 최근 막을 내린 ‘제8회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각각 프로그램 분야 우수상과 종합분야 장려상을 수상했다. 전국의 주민자치센터가 내놓은 우수사례 244개 중 유일하게 한 자치구에서 두 개 동이 수상하는 쾌거였다. 앞서 구는 서울시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2008년도 주민자치센터 평가’에서 프로그램 분야 우수구로 선정되며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주민 발굴 명소·우물공원 조성 단연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마을을 대표하는 자원을 발굴하는 ‘우리동네 보물찾기-테마가 있는 마을 만들기 추진’이다. 생활을 개선하는 동네 가꾸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유의 자연경관, 전통문화, 역사유적 등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요소를 주민이 직접 찾아내고 가꾸어 나가기 위해 마련한 테마형 프로그램이다. 구는 지난 5월 ‘보물찾기를 통한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주민 리더 설명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발굴 작업에 나섰다. 총 3차의 주민공모를 통해 상반기에는 8개 동 11개 사업을 찾아냈고,‘우리동네 보물찾기 우수사업 계획 선정 심의회’를 열어 6개 동 7개 우수 사업을 정했다. 충현동 ‘우리가 하나되는 참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비롯해 ▲북아현동 ‘잊혀진 두께우물 복원’ ▲연희동 ‘연희궁터 옛우물(장희빈 우물) 가꾸기’ ▲홍제3동 ‘홍제천 자연체험학습장을 통한 이웃사랑 실천’ ▲홍은1동 ‘호박골 야생화 동산 조성과 시낭송의 밤’ ▲홍은2동 ‘전통과 미래가 있는 꽃마을 만들기’ 사업 등이다. 구는 이 중 연희동과 북아현동의 우물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해 공원을 만드는 계획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소외계층 찾아가는 음악회·기타강습 호응 충현동은 체계적인 자원봉사활동, 지역기관과 네트워크 형성, 주민자치센터 야간 개방, 가족단위 프로그램 운영, 노숙자를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 등의 다채롭고 알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이웃에 대한 봉사를 실천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자원봉사 분야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내 소외계층에게 문화를 전달하는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과 시설에 있는 노숙인을 찾아 인문학과 기타 연주를 가르치는 ‘인문학과 기타연주 강습’이 대표적이다.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는 가족자원봉사자와 주민자치센터 동호회 등이 복지시설을 찾아 음악회를 열고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정기적인 활동이다. 서대문구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활동으로 폭넓은 문화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노숙인들에게 매주 화요일마다 인문학과 기타를 가르치는 자리를 제공한다. 현동훈 구청장은 “지역내 모든 자치센터가 다양한 계층의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누리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관·학이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하면서 모두가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중·일 동시침체 늪 빠지나

    한·중·일 동시침체 늪 빠지나

    한국과 중국, 일본은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에서 그동안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한국은 분주하게 대책을 마련하며 금융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중국은 한 발자국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세 나라 모두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직간접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세 나라의 상황을 점검한다. ■ 경기둔화 징후 보이는 한국 - 사무실·종업원 등 ‘무조건 줄이기’ 바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경기둔화에 대해 “네 주변의 친구들이 직업을 잃는 것”이라고, 경기침체에 대해서는 “당신이 직업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신용위기 경색이라는 격랑을 만나 흔들리고 있는 한국에서도 경기침체의 조짐들과 마주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화정에 사는 김모(42)씨는 지난 일요일 아파트 상가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무실을 절반 크기로 줄여 이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21일 김씨는 “이쪽 상가에서 가장 크게 영업을 하던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무실을 줄이는 것을 보니, 최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들의 힘든 모습도 쉽게 보인다. 서울 마포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최모(44)씨는 경기둔화의 분위기에 벌써부터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최씨는 “두어 달 전만 해도 베란다 확장공사 등을 포함해 2500만~3000만원짜리 전면 수리작업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도배와 마루를 교체하는 등 400만~500만원짜리 공사로 규모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폭락하고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보도 때문에 주부들마저 지갑을 닫았다는 것이다. 소비를 줄이면서 재활용 쓰레기양도 급감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쓰레기양을 살펴본다고 했는데, 최근 퇴근길에 아파트 단지 앞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의 양이 줄어든 것을 보고 경기 둔화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고용인들도 일자리를 잃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모(39)씨는 “최근 파마하는 손님들이 줄어서 같이 일하던 헤어디자이너 2명을 해고했고, 대신 비정규 직원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강남의 미용실에서는 보통 헤어디자이너들이 매출의 40% 정도를 수입으로 가져갔는데, 최근에는 25%로 줄었다.”면서 “경기민감 업종들이라서 힘이 든다.”고 말했다. 부자들도 돈지갑을 닫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류사업을 하는 이모(48)씨는 “철마다 한번씩 옷을 맞추러 오던 사모님들이 이제 아들딸 약혼식이나 결혼식 등 대소사에만 옷을 해 입는다.”고 말했다. 각종 지표들에서도 경기 둔화를 실감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9%로 7월의 8.7%에서 뚝 떨어졌다. 신규고용은 더 형편없다. 최근까지 15만명 안팎을 간신히 넘던 신규고용은 9월에 1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경기불안이 지속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고용은 더욱 악화되는 경로를 겪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둔화·침체기를 맞아 재정을 풀어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흔들리는 세계공장’ 중국 - 미국발 금융위기→수출급감→연쇄도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5년 만에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했다는 소식에 세계가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에 본격 작용한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은 지금 수출 급감에 따른 기업의 연쇄도산, 이어지는 대량 실직에 내수 부진의 악순환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올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21% 수준으로 추락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25.7%,2006년에는27.2%였다. 내년에는 둔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내용 면에서도 좋지 않다. 지난 2분기에는 200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대미 수출둔화 등 외부 요인과 함께 위안화 절상, 가공무역 제한 조치, 수출 억제 정책 등 자체 요인 등이 결합된 결과다. 사실 중국의 실물 경제에 그늘이 드리운 것은 금융위기 이전부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단초였다. 중국은 2004년부터 아홉 차례나 금리를 인상해 가며 줄곧 과열 경기 진정에 애써올 정도로 호황을 누리다 느닷없이 방향을 전환해야 했다. 미국과 세계의 소비가 위축되면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중국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도 수출감소,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인한 고용 창출 감소,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불황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 남방지역에선 기업들의 도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발개위에 따르면 이미 올 상반기 6만 7000개 기업이 도산했다. 특히 섬유업종에서 1만여개 기업이 부도를 맞았다. 전국 중소기업의 10분의1은 상반기 부가가치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15% 포인트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불어닥친 금융 위기는 전망이 어려울 만큼 파괴력이 크다. 최근 홍콩 증시 상장사인 바이링다가 선전 공장을 폐쇄해 1500명이 실직하고, 중국 최대 장난감 위탁생산업체 허쥔그룹이 문을 닫아 6,500명이 실직한 것은 대량 실직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의 이같은 상황은 한국에 직접적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미국의 2배, 일본의 4배 규모다. 중국 수출은 지난 7월 30.2%,8월 20.7%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3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짐에 따라 4분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jj@seoul.co.kr ■ ‘실물경제 후퇴 현실화’ 일본 - 소비·생산 ‘뚝’… 경기 하향 움직임 뚜렷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경제가 심상찮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때문에 경기 후퇴를 우려하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일 공개한 10월 월례경제보고에 ‘약해지고 있다.’는 표현을 넣었다. 지난달 월례보고에서 ‘약세 조짐이 있다.’는 진단을 수정,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적시한 것이다. 10월 월례보고서는 11개 항목 가운데 개인소비·수출·생산·도산·고용·업무상황 등 무려 6개 항목을 ‘하향’으로 고쳤다. 일본 자체의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8년 4월 이래 10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판단을 유보한 설비투자·주택건설·공공투자·수입·기업수익 등 5개 항목 역시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서 예외가 아니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경기의 하향 움직임이 한층 명확해졌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한 개인 소비는 12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식품과 가솔린 가격의 인상에 따라 소비자 심리가 악화돼 백화점 등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7~8월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씩 올랐다. 수출과 생산도 감소 추세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출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뚜렷하다. 때문에 도요타 자동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시아 시장도 약세 수준으로 봤다. 결국 기업이 생산 감축 체제에 돌입한 데다 실물경제 동향이나 GDP추계·노동생산성측정 등의 기초가 되는 광공업 생산지수는 3분기에도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용의 경우,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봄에 졸업하는 대학생들의 취업 내정률은 5년 만에 올해보다 1.4% 감소했다. 조사에 응한 주요 880개사 가운데 7.6%인 116개사가 채용인원 감축계획을 밝혔다. 경기 침체에 부동산회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 들어 부채총액 2000억원 규모의 대형 부동산회사 파산만 따져도 16곳에 이른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 10일 야마토생명이 파산했다. 월례 보고서는 “앞으로 세계 경제의 하락과 함께 금융위기의 심화, 주식과 외환시장의 불안정 등 더욱더 어려운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hkpark@seoul.co.kr ■ “일본, 한국 등 금융지원 할 수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보도 일본이 세계 금융위기를 기회로 국제경제 무대에서 위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일본 금융계가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월가(街) 은행들을 대신해 공백을 메울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현재 9960억달러에 이르는 보유외환 등 모두 2조달러가량의 ‘실탄’으로 금융 위기에 빠진 나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일본 정계도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금융위기 극복 차원에서 보유외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 겸 금융상도 최근 “개도국이 국가부도 위기를 맞지 않도록 보유외환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이 외환차입 지급 보증 등 자체 구제책을 내놨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계가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일본의 최대 관심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신중하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전 관방장관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위기로 미국의 경제·금융 부문 파워가 상당부분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다극화 경제 시스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을 대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 인도, 유럽, 일본 등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를 이끌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규제개혁 통해 시장 신뢰 회복” 스티글리츠 ‘금융위기 5대해법’ 제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신용위기 타개를 위한 5가지 해법을 내놓았다. 그는 21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에서 은행 자본 확충, 주택압류사태 예방, 경기 부양, 규제개혁, 다자간 기구 창설 등을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자본주의는 인간이 만든 최상의 경제 시스템이지만 30년 동안 100차례 이상의 위기가 있었다.”면서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가 제시한 5가지 해법. ●은행의 자본 확충 은행들은 부실여신으로 발생한 손실 때문에 자본을 상당히 잠식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자본을 확충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공급해줄 필요가 있다. ●주택 압류사태 예방 주택압류에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자’를 구할 수 없다.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회의 수정 이후에도 대책이 여전히 부족하다. 모기지 이자와 재산세 삭감 등이 뒤따라야 한다. ●부양책이 효과 내도록 해야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로 향하고 있어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하다. 실업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국민들은 지출을 줄일 것이고, 이는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뢰 회복 이번 사태의 근저에 깔린 문제는 은행의 잘못된 결정과 이에 대한 규제의 실패다. 신뢰가 회복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효과적 다자간 기구 창설 전 세계 경제가 더욱 상호 연계됨에 따라 더 나은 감독체계가 필요해졌다.50개 주(州)의 감독 시스템에 각각 의존한다면 미국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美, 2차경기 부양책 기대 증시 반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13.21포인트(4.67%) 상승한 9265.43을 기록,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9000선을 회복했다.S&P500지수는 4.77%, 나스닥지수는 3.43% 상승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백악관이 경기부양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결과다. 버냉키는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경제가 몇 분기 동안 둔화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의회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의회가 검토 중인 경기부양책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지만 수용 여부는 민주당이 이끄는 의회가 어떤 내용의 안을 가지고 오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2차 경기부양 법안은 1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도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20일 런던은행간 대출금리(리보)는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4.42%에서 4.06%로 떨어졌다. 리보 금리가 하락하면 증시와 투자 등급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도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도 금융시장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대출시장과 주식 등 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3개월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이날 1.2%로 지난주 말 0.81%에서 크게 상승했다.1조 5000억달러 규모인 미국 기업어음(CP) 시장도 신용 경색이 풀리기 시작했음을 뒷받침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FRB 자료에 따르면 하루짜리 무보증 CP 금리는 지난 17일 1% 밑으로 내려갔으며 30년 무보증 CP도 평균 금리가 1.43%까지 떨어졌다. kmkim@seoul.co.kr
  • 고시원 범죄로 본 中동포들의 애환

    고시원 범죄로 본 中동포들의 애환

    “살인적인 인내로 버텨 왔습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무차별 살인으로 고시원의 생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이 고시원이지 고시생은 거의 없고, 거주자의 대부분은 주변의 영동시장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여성들이다. 중국동포 여성들은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고시원 쪽방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지어진 D고시원은 현대판 ‘쪽방’이다. 건물 외벽은 색이 바랬고, 내부 비품이나 시설도 낡았다. 방은 가로 2m, 세로 2m 정도로 한 사람이 누우면 꽉 찰 정도로 비좁다. 인근 S고시원 이모(36) 총무는 “강남 일대 고시원들은 임대료 등을 고려해 적어도 38만원에서 70만원은 받는데, 이런 곳에는 중국동포들이 없다. D고시원은 10년이 넘도록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 시설이 아주 열악하지만 비용이 싸 중국동포들이 많이 살았다.”고 전했다. 고시원 생활비는 한 달에 17만~25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순대국집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최모(42·여)씨는 병든 남편과 아들 두 명을 중국에 남겨 두고 3년 전 서울에 왔다. 이씨는 “요즘 불법입국은 거의 없지만 합법적으로 들어오려 해도 1500만원 정도 든다.”면서 “1000만원은 서류작성, 직업소개 등의 명목으로 브로커에게 주는 원금이고,500만원은 브로커 조직에게 빌린 1000만원의 이자다. 그 돈부터 갚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온 뒤 2년간은 살인적인 인내로 버텼다.”고 말했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식당에서 일했다. 한 달에 3일 쉬며 월 150만원씩 받았다.100만원은 브로커에게,25만원은 중국 가족들에게 송금했다.17만원을 고시원비로 지불하고 나면 수중에 8만원이 남는다. 이 돈으로 한 달을 살았다고 했다. 최씨는 사건이 일어난 D고시원에서 살았다. 4년 전 입국해 B숯불갈비에서 일하는 이모(31·여)씨는 “월 140만원 받아 중국 가족들에게 보내고, 고시원비 내고 나면 20만원 정도 남는다.”면서 “밥은 식당에서 해결하고, 생필품 구입 외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국동포들이 고시원에 많이 사는 것은 보증금이 필요 없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고시원만큼 만만한 공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영동시장 일대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새벽에 일을 나가는 일용직 조선족을 자주 본다.”면서 고시원 생활은 노숙자보다 조금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한 푼이라도 아껴 쓰려고 영동시장에서 가까운 고시원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동포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것은 한국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3년 전 입국해 C구이 식당에서 일하는 박모(45·여)씨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동포조차 무시한다.”면서 “중국에서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는 중국인이다. 어딜 가나 이방인”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중국동포들은 일자리를 찾아 번화가로 나가지만 저소득층이어서 고시원 같은 열악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고 최소한의 삶의 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 경기 부양 ‘뾰족한 카드’ 없어 골머리

    정부가 거시 경제정책 기조를 ‘경기부양’으로 전환키로 하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 등 변수가 많아 판단과 선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과 예산안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담한 감세정책과 함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수출 위축에 따른 문제를 내수로 메우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6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담은 각종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관철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득세 등을 낮춰 내수가 가라앉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 실물 경기가 모두 어려워진 만큼 감세의 당초 취지를 살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건설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책 수립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확대재정의 재원 마련 문제다. 감세 기조 하에서 무슨 돈으로 추가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 정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 예산안을 국회에서 수정한다고 해도 그 폭에 제한이 많은 만큼, 필요할 경우 국채발행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 내 다른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정 건전성은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존 지출계획의 항목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 흔히 사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경기 부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에 비해 건설의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부동산 버블 등 문제가 있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무리하게 건설경기 부양에 나선다면 부동산 버블의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키고 별 효과도 없이 국가재정만 축내게 될 것”이라면서 “건설 분야를 경기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국내 고용사정은 9월 취업자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명 선에 그치는 등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참여정부 때 당장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적 일자리가 줄어든 데 큰 원인이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일자리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석달 만에 최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환율불안 등으로 여전히 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확대 재정의 부작용을 우려케 한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서 “경기 활성화 방안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결코 물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불황의 늪을 건너려면/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불황의 늪을 건너려면/우득정 논설위원

    MB노믹스가 총체적 좌초위기에 빠졌다. 올초 19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지수는 1200 아래로 주저앉았고, 물가는 목표선(3±0.5%)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경제 성장률은 하반기 4% 초반으로 떨어진 뒤 내년에는 3%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올해 경상수지는 잘해야 100억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자리는 목표치를 35만명에서 28만명,20만명으로 세차례나 낮췄음에도 반타작에 머물고 있다. 치솟는 금리는 600조원을 웃도는 가계대출의 목줄을 죄고 있다. 미국발(發) 국제 금융위기가 외환(外患)이라면, 앞으로 닥칠 실물부문의 내우(內憂)는 끝이 어디가 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당국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지만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까지 세계 경제의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내우외환이 뒤엉켜 있지만 이를 제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글로벌 경제 위기 국면을 맞아 대외개방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소규모 경제가 떠안아야 하는 비애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겠다며 준비했던 프로그램-감세와 규제 완화, 시장 활성화를 통해 제2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던 취임 초의 포부는 펼쳐보지도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그렇다고 취임 첫해부터 MB노믹스를 접고 참여정부처럼 재정 팽창과 복지 확대로 선회하기는 죽기보다 싫을 것이다. 세계 경제에 폭우와 낙뢰를 동반한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음에도 MB노믹스 신봉자들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애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런 요행이 있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경제는 현실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우리의 주요 수출국들이 비명을 지르는데 우리만 콧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 벌써 조선, 반도체 등 주력상품의 수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율 둔화-내수 부진-고용 위축-성장률 둔화라는 기나긴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불황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한계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사회적 약자들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등 대혼란이 뒤따를지도 모른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예견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재정운용계획을 복합불황에 맞게 다시 짜는 것이다. 건전성을 다소 희생하더라고 재정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사회안전망도 촘촘하게 손질해야 한다. 불황의 늪을 함께 건너려면 경제주체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이명박 정부가 서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MB내각으로는 고통분담을 요구해 봐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강부자 내각’ 등의 논란을 거치면서 국민의 눈높이, 시장의 신뢰와는 너무도 멀어졌다. 특히 경제팀은 오래전에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자본시장 참가자든, 기업인이든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당장 확인이 가능하다.‘MB노믹스 신봉자’라는 이유로 감싸는 것은 시장을 배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시장경제론자를 자임하는 이 대통령의 이율배반이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격주로 라디오연설을 계속하기로 했다.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그 전에 시장과 대화할 수 있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내각을 재정비해야 한다. 위기는 불신을 먹고 산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미국식 자본주의 수술대에 오르다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식 모델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있다. 새달 4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든 누가 집권하더라도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에는 일대 수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미국은 유럽식의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이 유럽식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 패러다임 변화를 전망한 것이다. 미국이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야 한다는 근거는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와 감독만으로는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위기의 출발점은 월스트리트의 탐욕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미국 사회의 병폐가 곪아터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 사회의 양극화는 빠른 속도로 심화됐다.‘아메리칸 드림’과 ‘계급없는 사회(Classless society)’라는 환상은 사라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48%는 미국을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양극화된 사회라고 응답했다. 불과 10년전인 1988년에는 71%가 “미국은 양극화 사회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었다. 당시 조사에서는 59%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인식했지만 지난해는 45%만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급증하는 실업률과 소득 감소는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법안에 미 대중이 분노를 보인 이유도 심화되는 소득 격차가 배경이라는 진단이다. 이 신문은 또 “1930년대 대공황을 겪었으면서도 유럽식 사회주의 모델이 미국에 자리잡을 수 없었던 이유는 전후 미국 경제의 팽창으로 경제적 이동성이 커지면서 미국인들에게 충분한 부와 신분 상승의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면서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이동성은 유럽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재정적자가 내년에는 1조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새 정부는 그러나 장기적으론 인프라 투자와 함께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재분배 정책과 의료보장 체계의 대수술을 통한 사회 안전망 구축 등 유럽식 사회주의에 근접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설] 확대재정 정책전환 방향 옳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 연설을 통해 IMF가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재정정책의 경기대응적 역할 강화를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는 “세입은 세입대로 줄이고, 지출이 꼭 필요하면 적자를 늘려서라도 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촉발된 금융 및 실물경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국제 금융위기를 감안하지 않은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균형재정에서 확대재정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급격한 경기 위축이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질 충격파를 완화하려면 재정의 선제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 장관에 이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도 상반기까지 4%의 성장이 힘든 것으로 전망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과 예산안을 확대재정이라는 기조에 맞춰 전면 재검토할 것을 권고한다. 사회안전망 보강과 공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출을 강화하되 재정 건전성에 지나치게 주름이 가지 않도록 감세 규모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자원 배분을 왜곡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내수를 부추기더라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추가 금리 인하여부는 서둘 일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회복국면에 대비해 실탄을 비축해 둬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대응을 주목한다.
  • 정부 시장개입 강조 ‘경제 개혁자’

    “나는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자이며 그것이 자랑스럽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는 그의 최신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이렇게 밝혔다. 케인스주의자인 크루그먼은 1970년대부터 미국을 풍미했던 시카고학파와는 달리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주문하며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참여형 경제학자다. 그는 미국의 소득불평등이 완화되거나 심화된 것은 권력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현실 비판자, 개혁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선진국 무역 성장 원인 규명 그의 수상 이유는 노동과 자본의 부존량 차이에서 무역 발생을 설명해온 고전적 이론과 달리, 2차 대전 이후 무역이 유사한 경제상황의 선진국 사이에서 더 크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규명해낸 업적이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비교우위가 없더라도 국가들이 무역을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론도 그의 연구 성과다. 또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했다’고 스웨덴 한림원이 밝혔듯 도시의 형성과 산업의 입지를 설명하는 경제지리학의 발전에도 한몫했다. 크루그먼은 1977년 MIT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트 교수의 지도 아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부터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와 국제관계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 2주일에 한 번씩 고정 칼럼을 기고하는 등 칼럼니스트와 저술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에디터&퍼블리셔’지로부터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저서는 20여권으로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대폭로’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한국 쇠고기 시위 美정부 잘못” 칼럼도 현재 프린스턴대에 초빙연구원으로 머물며 크루그먼 교수와 교류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문 연구 공간을 상아탑 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실제 경제 문제와 접목해 현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며 남다른 연구성과를 축적한 연구자”라고 그를 평가했다. 특히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현재의 미국발 금융위기를 야기한 월가의 문제점 등 경제 현상을 날카롭게 짚고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지난 6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쇠고기 시위’에는 미국 정부의 잘못도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한국인들이 미국을 불신하게 된 것은 미국의 어설픈 외교, 한국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무역정책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가 한국에 알려진 계기는 ‘포린 어페어스’에 게재됐던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논문이다. 동아시아 신흥국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효율성의 향상이 아닌 생산요소의 과다투입 때문이며, 조만간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3년 뒤 아시아 국가들은 그의 말대로 금융위기에 빠졌다. 특히 2005년에는 부동산 버블이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켜 2006~2010년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현재의 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줬다.문소영 이영표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멜라민 파동,소비자의 힘 보여주자/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시론] 멜라민 파동,소비자의 힘 보여주자/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은 중국 아기들이 신장결석과 신장염에 걸렸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됐다. 물론 중국내에서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이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지만 올림픽을 이유로 보도를 막았다고 한다. 과연 중국답다는 생각이 든다. 납이 든 꽃게, 생쥐머리 새우깡, 기생충알 김치 등 중국산 불량식품도 모자라서 이제는 멜라민까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식품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공업용 화학물질을 단백질 함유량을 높일 목적으로 사용해왔고 그 영향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농산물 등의 식품원료 가격이 우리 것과 비교해 저렴하기 때문에 중국산 식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이다. 수입식품이 모두 불량·저질 원료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저질만 찾는 기업의 행태다. 이윤 추구도 중요하지만 먹거리를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어린이 식품의 안전성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모든 어른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무다. 만약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국산 저질원료를 사용하는 식품회사가 있다면 불매운동을 통해 소비자들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소비자가 힘을 합하면 시장을 바꿀 수 있다. 또 불량·저질 식품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 기업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백보 양보해서 기업의 행태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정부의 안전망을 살펴보면 또 눈살이 찌푸려진다. 바로 우리의 허술한 검역체계와 통관절차다. 우리나라 수입검사 체계는 유해성분을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유해성분을 거르는 정밀검사는 전체의 10∼20%에 불과하고 80%정도는 간단한 서류심사만으로 통과된다고 한다. 유해성분이 검출돼도 정부는 매번 늑장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시인했을 때 곧바로 멜라민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은 식품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어야 했다. 또 관련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긴급회수 조치를 취해 소비자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배짱 좋게 ‘우리는 수입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다시 번복해 ‘428개를 수거해 검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과자, 커피크림, 분유 원료에서 멜라민이 나왔다고 찔끔찔끔 발표하는 행태를 보였다.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긴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먹거리만큼은 안전하게 식탁에 올리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마음이요, 주부의 바람이다. 우리에겐 우리의 바람을 들어줄 정부가 필요하다. 하루라도 빨리 수입식품 검사를 강화하고, 식약관과 같은 식품 전문 해외 파견관을 늘려야 한다. 소비자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식품정보는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반짝대응’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식품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정부의 의무 아니던가. 중국도 이번 멜라민 파동을 계기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수입국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식품 위생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식품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일선 직원에게도 잘 전달되길 희망할 뿐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도쿄 박상숙·류지영특파원| “어느 나라든 국민연금은 저성장·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부딪혀 시간이 갈수록 부실해질 수밖에 없어요. 현재의 세대간 부양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연금제도는 아무리 개혁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제공하는 연금으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 기오이초 뉴오타니호텔 뒤쪽에 자리잡은 사와카미 본사.‘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 사와카미 아스토(61) 회장은 평소 지론인 ‘연금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와카미 회장은 1999년 업계 최초로 광고, 수수료, 편법투자를 없앤 ‘3무(3無)펀드’를 출시해 금융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가난한 소액 투자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다.’는 경영 이념을 지키기 위해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기관 투자자의 펀드 운용 제안을 거절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가 운용하는 사와카미 펀드는 설립 10년째인 올해 자산이 2500억엔(약 2조 7500억원)으로 성장해 설립 당시에 비해 90배 가까이 성장했다. ●“낸 만큼만 받아야 미래세대 부담없어” “연금이 인구 구성이나 노령화 등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책임지는 ‘확정기여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차라리 지금의 공적 연금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노인 한 사람 당 매달 10만엔씩 노령층의 기초생활비만을 국가 예산으로 책임지는 것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지원비 대부분이 생활비로 쓰일 것이므로 국내경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방과 산간벽지 생활자에게 기초생활비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평소 강연이나 저서 등을 통해 지금의 세대간 부양 방식의 공적 연금 대신 국가가 예산으로 기초 생활비만 보장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기업연금 등 확정기여형 상품을 통해 이를 보완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일본과 비슷한 연금 운용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각국은 연금 문제로 더 큰 골치를 앓게 될 것입니다. 연금이 개인의 노후를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어요.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구축해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연금수술 불가피 이러한 연금 고갈 우려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20~30년 전만 해도 연금제도는 복지국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쉽게 손댈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다.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해 ‘덜 내고 더 받는’ 현행 방식으로는 더이상 유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등 일부 나라들은 연금이 바닥나 나머지를 세금으로 충당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부랴부랴 연금 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다 실패하거나 개혁에 성공해도 국민적 반감을 극복하지 못해 정권이 붕괴되는 일도 다반사다. 1998년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을 일궈냈다고 평가받는 스웨덴 역시 집권당이 1985년부터 시작된 개혁안 논의를 주도하다 1990년대 초 총선에서 참패해 정권이 무너지기도 했다. 때문에 각국은 개혁에 앞서 적극적 자산운용을 통해 연금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2000억달러(약 240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의 주식 투자비중은 지난해 말 56%에 달한다. 최근 주식투자 실패에 대한 비난을 무릅쓰고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40%까지 늘리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총자산이 23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을 매년 0.5% 정도만 높여도 기금고갈 시점을 5년 이상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ex@seoul,co.kr ●사와카미 아스토는 누구? 일본의 대표적 펀드 투자자인 사와카미 아스토는 1970년부터 애널리스트로 금융업에서 일했다.1979년부터 17년간 스위스 픽테트 은행 일본 대표를 역임한 뒤,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 투자신탁회사인 ‘사와카미투신’을 설립했다. 그가 만든 장기투자용 투자상품 ‘사와카미 펀드’는 특정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일체 판촉이나 영업 없이 소액 투자자에게만 판매된다. 그는 특히 개인의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할수록 그런 기업이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돼 사회가 건강해지고 개인 역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칠레, 연금 민영화… 수익률 12% 펀드 구성 칠레의 경우 1981년 세계 최초로 국민연금을 민영화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근로자가 민간 연금운용회사를 골라 월 급여의 10∼20%를 내면 운용사가 이를 모아 펀드 형태로 굴리게 된다. 근로자는 이렇게 불린 자금을 노후에 연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지난 25년간 칠레의 연금 수익률은 평균 12%에 달해 근로자들은 매달 최종 급여의 70∼80%까지 돌려받고 있다. 현재 칠레식 연금개혁을 추진하거나 고려 중인 국가는 미국·일본을 포함해 40여개국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노인연금과 직장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의 독특한 3중 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인연금의 경우 최소 임금의 70%를 국가가 보장하며,65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혜택을 받는다. 직장연금은 직장인들이 자율적으로 가입하며 노인연금의 보조적 성격을 갖는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납부비율은 8대2가 일반적이지만 일부 대기업은 회사가 보험료 전액을 내기도 한다. 현재 직장인의 90% 이상이 가입돼 있다. 개인연금은 앞서 두 연금에 대한 보완적 성격을 띠며 주로 개인사업자들이 민간 보험회사를 통해 가입한다. 싱가포르는 모든 종류의 연금이 중앙연금기금(CPF)으로 일원화돼 주택, 의료, 노후 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거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CPF는 개인계좌 방식의 연금제도로 급여의 20%를 근로자가,10∼16%를 기업이 부담해 적립한다. 각자 원금과 기금운용에 따른 이자수익이 지급돼 개인이 기여한 만큼 보장받는다. 정부가 최소 연간 2.5%의 이자수익을 보장하며, 개인은 CPF 자금을 통해 주택 마련, 의료보험, 노후보장 등의 용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일정 한도 안에서 인출도 가능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 유럽 금융위기 해법 도출 진통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로 유럽이 미국보다 더 큰 홍역을 치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가 3000억유로(약 503조 1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펀드를 제안했지만 독일이 반발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4개국의 긴급 금융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 차원의 공조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1일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이른바 유럽펀드 조성안을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시장에 개입하기 위한 공동 준비금의 성격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제안이 독일, 영국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리가르드 장관은 이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경제 규모가 작은 EU의 나라들은 은행의 붕괴위험에 대처할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 재무부는 “우리는 이 계획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책임있는 방식으로 행동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모든 은행들에 백지수표를 끊어주는 일을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영국도 회의적이다. 영국 정부는 “더 많은 공조가 필요하면 영국은행(BOE)이 다양한 계획을 검토하겠지만 사안별로 자기 나라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더 좋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다급한 데는 이유가 있다. 월가에 이어 런던시티(런던금융가)로 번진 금융위기가 라데팡스(파리 금융가)까지 파고들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1일 케스 데파르뉴 은행이 부채청산에 긴급 투입할 65억유로의 현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일랜드가 지난 30일 무제한 예금지급 보증 정책을 발표하는 등 개별적인 정책 대응도 나오고 있다. FT는 EU 차원의 공동대응책이 나올 때까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금융위기 해소방안을 놓고 이해관계가 다른 유럽 각국이 정면충돌하고 있다.”면서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유럽 각국은 제각각 대응했다.”고 전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멜라민 공포 확산] 내 가족 먹거리 “내 손에 달렸다”

    [멜라민 공포 확산] 내 가족 먹거리 “내 손에 달렸다”

    ‘멜라민 식기에서 멜라민은 (347도)가 돼야 녹는다.’ ‘동물실험 결과 섭취한 멜라민의 (10%)가 체내에 쌓인다.’ 요즘 시민들의 대화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멜라민 관련 전문지식이다. 정부가 먹거리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자 시민들은 개인적인 안전망 구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급식 점검에 직접 나서고 있다. 주부 임모(36·서울 광진구)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에게 가공식품은 먹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면서 “집에서 아무리 안전한 식품을 먹여도 학교에서 검증이 안 된 것을 먹고 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가공식품, 수입산, 유전자변형식품(GMO)을 제외한 식재료로 만든 ‘계절별 학교급식 표준식단’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은 광고도 없이 지난해에 비해 1000권 이상 더 팔렸다.20년 전에 나온 ‘안현필의 건강밥상’도 하루에 150권 이상씩 팔린다. 쿠킹클래스 등 음식동호회나 사이트도 각광을 받고 있다. 포털 네이버에 따르면 음식 관련 카페는 1만 8000개를 넘어섰으며 제과·제빵 카페만 1000개가 넘는다. 포털 다음에 따르면 ‘멜라민’ 키워드 검색이 지난달 28일 현재 1주일 전보다 800% 이상 증가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주부요리모임에 참가하는 이안순(48·여)씨는 “멜라민 파동 이후 한과 등 전통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생협은 매일 평균 5명씩 가입자가 늘고 있으며, 생협 매장의 과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생협들은 수입품의 경우 현지에 가서 제품을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이쿱(iCOOP)생협 관계자는 “생협에서 파는 제품들도 안심할 수 없다.”면서 “뉴질랜드산 치즈에 중국산이 함유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있어서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고, 콜롬비아산 분유도 만약을 대비해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황비웅기자 kimje@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녹차 클러스터’ 성공신화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녹차 클러스터’ 성공신화

    |시마다(일본 시즈오카현) 류지영특파원|일본의 상징 후지산(해발 3776m)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즈오카현은 지금 어딜 가도 ‘공사 중’이다. 국도변 절개지와 야트막한 구릉지마다 소형 포클레인의 땅고르기 작업을 볼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나무를 심으려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주민은 재미있다는 듯 설명한다.“녹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차밭을 개량하는 거예요.” ■ 40년전 茶부서 구성… ‘브랜드 가치’ 우려내 이곳은 시골길을 달리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차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집 앞 조그마한 텃밭에조차 어김없이 차나무가 심어져 있다. 시즈오카현의 전체 차 경작지는 2만㏊로 연간 생산량이 4만 4000t에 달한다. 우리나라 대표적 녹차 생산지인 전남 보성군(990㏊·연간 1400t 생산)에 견줘 보면 이곳의 위상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가도가도 푸른 차밭… 日생산량 45%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겠지만 차 마시는 일은 정말 건강에 좋은 습관입니다. 녹차 속 카테킨과 데아닌 성분이 암과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이죠. 실제 우리 현 나카가와네 지역의 녹차 소비량은 1인당 월 250∼410g(매일 5∼10잔) 정도로 보통의 일본인들보다 5배나 높습니다. 덕분에 이곳의 위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의 23.9% 밖에 되지 않아요.” 일본 전체 차 생산량(10만700t)의 45% 정도를 생산하는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언덕에 자리잡은 차박물관 ‘오차노사토’. 안내원 모가와 히로미는 녹차를 사라는 말 대신 따뜻하게 데운 시즈오카 녹차를 건네며 녹차의 효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곳에는 일본 차를 비롯, 한국 중국, 싱가포르, 티베트 등 전세계 30여개국의 차 90여종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은 언제든 원하는 차를 선택해 시음할 수 있다. 안내원이 건넨 시즈오카 녹차는 한국의 일반적 녹차보다는 조금 더 떫었지만 특유의 감칠맛이 이를 상쇄해 전반적으로 고소한 느낌이었다. 박물관을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연못과 일본식 정원이 갖춰진 전통 다실로 향하게 돼 있다. 다실에서는 관람객들이 다같이 무릎을 꿇고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일본 전통 다도를 정립한 센노리큐(1522∼1592년)의 방식에 따라 차를 마시게 된다. 다실 안내원 오이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곳에서 녹차의 우수성을 이해한 뒤 일본 전통 다도 방식으로 차를 마시면 누구든 녹차라는 대상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돼요. 박물관에 마련된 녹차 판매센터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일본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시즈오카산 녹차를 사 가게 되는 것이죠.” ●지방정부 중심 녹차 네트워크 구축 매년 6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녹차 구입을 위해 이곳 박물관을 찾는다. 박물관과 전통 다실 등이 단순히 시즈오카 녹차 홍보의 장을 넘어 시즈오카산 녹차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고도의 마케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덕분에 시즈오카현의 녹차 판매액만 해도 연 700억엔(약 765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일본 최고 수준의 농업소득을 자랑하는 시즈오카현의 경쟁력은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민간단체, 연구기관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른바 ‘녹차 클러스터’ 덕분이다. 이미 12세기부터 녹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시즈오카현에서는 40여년 전부터 녹차 전담부서를 만들어 녹차 브랜드 향상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 ●“건강·예절·전통까지 팝니다” 현재는 녹차 산업의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다업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지자체와 생산자단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주체별 협조 체제를 구축해 기계화율을 높일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도 실현해 가고 있다. 정보기술(IT)산업에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녹차산업에서는 시즈오카현이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바람이자 자신감인 셈이다. 시즈오카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좀 더 비싼 값에 녹차를 판매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 ‘건강’과 ‘예절’이라는 무형의 콘텐츠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최고 품질의 시즈오카 녹차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혁신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 한국 ‘농업 클러스터’ 만들려면 지자체-농가-연구기관 삼위일체 돼야 세계는 이미 ‘농업 클러스터’ 경쟁이 한창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노르웨이 오슬로의 ‘아그로푸드 클러스터’(청정식품),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클러스터’(포도주) 등이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생산농가, 가공업체가 삼위일체가 돼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일관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국인 네덜란드와 덴마크, 그리고 스웨덴 등에서는 이미 클러스터 사업에 힘을 쏟아 상당한 재미를 봤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농업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인식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뒷받침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일본 시즈오카현을 찾아 보면 일본 녹차의 명성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농약을 쓰지 않는 질높은 녹차 생산을 위해 이미 100여년 전부터 다업(茶業) 시험장을 운영해 오고 있을 만큼 녹차의 세계화를 위해 쏟아붓는 이들의 노력은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에야 첫 녹차전문연구소를 문 열었다. 시즈오카현의 녹차 전문 판매점에 들어가면 녹차를 이용한 아이스크림, 과자, 빵, 비누, 국수 등 100여종이 넘는 관련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클러스터 내 산학연 협업을 통해 수십년간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온 결과다. 우리나라의 차에 대한 관세는 현재 514%다. 녹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안전망을 마련해 둔 것이다. 하지만 각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로 머지않아 중국·일본에 녹차 시장을 열어 줘야 할 상황이다. 현재 우리 녹차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5배 이상 비싸고, 생산량은 중국의 300분의 1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 모든 게 우리 클러스터가 앞으로 해쳐 나가야 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신동화 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업체와 연구기관, 정부가 지속적으로 연계하고 있는 ‘오리선드 클러스터’(스웨덴·덴마크 소재)의 경우 식품 관련 산업 매출액만 480억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총 22만 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면서 “이를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더라도 우리 농업 실정에 맞는 고유의 식품클러스터에 대한 구상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계 주요국 녹차산업 현황 中 75% 생산… 가격경쟁력 우위 한국산 품질 日 등에 크게 뒤져 중국은 차 생산량 면에서 단연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세계 차 생산의 75% 정도를 차지한다. 차는 대부분 아시아와 이슬람 지역에, 우롱차는 일본과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의 차 산업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측면에서는 미진한 점이 많다. 반면 일본은 녹차산업의 세계 최강국으로 규모화·기계화·자동화로 우수한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중국·베트남 등에 현지 생산 기반도 확보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저가 공세로 나설 수도 있다. 현재도 녹차 재배와 관련한 각종 첨단설비를 세계에서 가장 앞서 구축함으로써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해외합작·투자사업 등을 통해 본격적인 녹차 수출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양질의 자연환경과 값싼 인력 덕분에 향후 녹차산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향후 최대 녹차 수입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녹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최근 티백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녹차 자체보다는 탄산음료, 대용차 등 다른 음료에 첨가돼 소비되는 비중이 훨씬 큰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차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일본 등에 비해 가격·품질경쟁력, 상품개발 면에서 크게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유의 차 품종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고 경사지 재배가 많아 중국, 일본에 비하여 단위당 생산성도 크게 떨어진다. 한국 녹차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까지 낮은 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한국 녹차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서 향에 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색깔과 맛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행복한 꿈나무’ 88개사업 추진

    서대문구는 지역 내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아동·청소년 프로그램을 모아 ‘꿈나무 프로젝트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동훈 구청장은 “다양한 아이들과 청소년들에 적용할 수 있고 청소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통합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는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서대문’을 정책 방향으로 정하고,2010년까지 3년 동안 총 1881억원을 투입해 4대 정책목표,12개의 핵심과제,88개의 단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구는 안전하고 건강한 지역을 만드는 데 예산의 절반 이상인 1004억 500만원을 투입해 어린이 승하차 안전보호기 ‘아이 스톱’ 설치 사업 등 6개 사업을 진행한다. 아이 스톱은 차량 승하차 때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서울시가 서대문의 대표적인 아동·청소년 사업으로 꼽았다. 구는 또 101억 5500만원을 들여 ‘즐겁게 배우는 서대문’을 만들기로 했다.2010년까지 상상어린이공원 6곳을 조성하고, 이진아기념도서관·서대문자연사박물관 등과 연계한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복지인프라 구축 사업을 핵심으로 한 ‘더불어 함께하는 서대문’ 분야에 13억 9700만원을 투입한다. 서대문청소년수련관에 청소년 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역사회 위기 청소년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지역 내 학원과 연결해 저소득가정 청소년에게 양질의 학원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중심이다.아울러 지난 6월에 통수식을 가졌던 홍제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 마무리, 작은 도서관과 구립 영어체험센터 건립, 서대문독립공원 재조성 등을 추진해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교훈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교훈

    |웰링턴(뉴질랜드) 오상도특파원|“농업보조금 폐지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처음엔 반발이 심했지만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농부들이 경제철학을 바꾸면서 성공을 거뒀다.”뉴질랜드 웰링턴의 농업산림부(MAF)에서 마주한 농업정책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알렌은 세계에서 유일한 뉴질랜드의 농업개혁 성공 사례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개혁은 뉴질랜드 농업을 강화시키는 긍정적 측면과 전통적인 양 사육을 위축시키고 농부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지녔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농이 몰락하고 가족 중심의 기업농이 떠오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1992년 이후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 농업시장 개방에 대응했던 우리나라가 뉴질랜드의 개혁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위기는 기회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까지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었다. 하지만 60년대 들어 ‘3대 악재’가 터져나왔다.66년 말부터 양털(모직) 가격이 절반 가까이 폭락했고,70년대에는 오일쇼크로 원유가격이 3배나 폭등했다.73년에는 뉴질랜드를 1차 산업기지로 활용하던 영국이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면서 최대 농산물 수출시장을 유럽 주변국에 내줘야 했다. 뉴질랜드는 주력 업종의 수출이 완전히 막히는 충격 속에서 자구책을 강구해야 했다.MAF의 한 고위 간부는 “개혁 전 정부는 농민들이 갖고 있는 양과 소의 마리수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면서 “농민들은 시장수요에 관계없이 양과 소의 사육을 마구 늘렸다. 시세가 떨어져도 정부가 나서 가축을 수매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농업개혁은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정권을 잡은 1984년 시작됐다. 보조금 탓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없었던 노동당 정부는 농지개발 조세 특혜와 비료·이자율 보조 등 직접보조금을 단 1년만에 모두 철폐했다. 간접 보조금도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줬을 뿐 차례로 폐지했다. 당시 농업개혁을 이끈 로저 더글러스 재무장관은 이후 ‘로베스피에르’라는 별칭을 얻었다. 데이비드 알렌은 “정부는 보조금을 철폐하는 대신 농가부채 탕감과 수입 농기계 가격 인하로 농민을 달랬다.”면서 “애초 10%의 농가가 농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만여가구의 농민 중 단 1%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신 농민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늘렸던 가축수를 크게 줄였다.1980년대 한때 8000만마리에 육박했던 양의 수는 2000년대 초반 절반으로 줄었다. 수출시장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사슴고기가 인기를 끌자 사슴 사육 농가를 늘려 농축산물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화(神話)인가, 실화(實話)인가 하지만 개혁 초반 3년 동안 농가들은 농가소득과 농지가격의 극심한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농업보조금의 감축 속에 뉴질랜드 달러의 평가절상과 급격한 기후변동, 국제 유제품과 양모가격 하락 등은 농가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겨줬다. 이 과정에서 800가구의 농가가 파산을 신청했고,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안전망을 활용해 이를 떠안았다. 김한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당시 경제 전반에 걸쳐 민영화를 단행했던 뉴질랜드는 자금이 풍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농가부채 탕감이란 ‘당근’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도 뉴질랜드 정부의 농업정책은 보조금 폐지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농축산물 거래는 경매를 통해 이뤄져 소득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된다. 여기에 매출의 12.5%가 부가가치세(GST)로 떼이고, 연소득 4700만원 이상의 농축산업자는 다시 39%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농업용 전기는 가정용 전기보다 더 비싸다. 농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각종 자금지원, 유류세 면세, 부채탕감까지 혜택을 주는 국내 농업 지원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나온 ‘폰테라’나 ‘제스프리’와 같은 기업형 농업모델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1만 1000여명의 낙농업자가 주주인 폰테라는 한해 매출액이 130억달러에 달하는 뉴질랜드 최대 기업이다. 우유, 분유, 치즈, 버터 등 낙농제품이 주력 업종이다. 제스프리도 기업식 협동조합으로 연간 수출액만 8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 키위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 취재 과정에서 MAF에서 입수한 전단지는 뉴질랜드가 보조금 철폐와 함께 융자금까지 폐지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줬다.MAF는 ‘지속가능한 농가 펀드’(SFF) 등의 융자시스템을 유지하며 매년 농가당 최고 641만달러(미국 달러)까지 저리로 대출해준다.SFF를 활용해 낙농, 양, 쇠고기 등 거의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선진국형 농업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sdoh@seoul.co.kr ■ 보조금 철폐 한국적용 가능성은 “고령화된 저소득 농민 복지정책부터” 이명박 정부는 ‘돈버는 농어업, 살맛나는 농어촌’이란 표어 아래 농정에도 시장주의 개념을 도입했다. 벤처형 농식품유통법인 육성 등 마케팅 강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행보에선 우루과이라운드(UR)로 개방의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을 달래려고 1992년부터 내놓은 100조원대의 시혜성 보조금 정책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농업보조금. 해법은 없는 것일까.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어촌구조개선 명목으로 김영삼 정부가 42조원, 김대중 정부가 45조원을 지원했고, 노무현 정부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119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기간 평균 농가부채는 780여만원에서 2800여만원으로 오히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예산 규모에 비해 배분의 효율성이 부족했다. 생계형 지원이 많아 생산성 증대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김한호 교수(농경제학)는 “뉴질랜드 모형은 우리에게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박현태 농산업경제연구센터장도 “기본적으로 농업환경이 너무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뉴질랜드 농가는 대부분 기업형 상업농이어서 개혁조치가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그 돈이 생산적 투자가 됐는지 생활비나 교육비로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보조금이 산업적 차원이 아닌 생계형 보조에 가깝다는 얘기다. 김한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1984년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농업은 우리의 조선, 자동차와 비슷한 산업의 근간이기 때문에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선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현재 뉴질랜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강한 농업경쟁력과 낮은 농업보조금’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농업개혁은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한호 교수는 “우리는 전업농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살리는 정책과 함께 고령화된 저소득 농촌인구를 위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업정책, 농촌정책, 소득정책의 3중고를 떠안은 상황에서 무조건적 시장주의를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금은 생산액 대비 50∼60% 수준이다. 일각에선 미국의 농업보조금이 2004년 15%에서 2006년 33%로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들어 마케팅 대출, 경기 대응 보조 등 선진국형 보조금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방문 건강관리 해드려요”

    강서구 보건소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방문건강관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방문 진료가 필요한 주민을 대상으로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진료, 간호, 건강검진까지 해주는 의료서비스다. 현재 4000가구 이상이 맞춤형 방문 시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에는 ▲방문 간호 ▲방문 진료 ▲가정간호 의료비 지원 ▲건강검진 등이 있다. 보건소는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에 대한 기초건강조사를 바탕으로 위험 정도가 높은 가구에 우선적으로 포괄적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다리가 불편하거나 거동이 힘든 환자는 월 1회 직접 방문 진료하고 약을 처방하고 있다. 가정간호가 필요한 환자는 시범사업소와 의료기관을 통해 간호 서비스를 제공한 후 의료비를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새터민, 결혼 이민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비스를 받고자하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보건소 방문보건실로 문의하면 된다. 김재현 구청장은 “경제적 이유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전문 간호사가 직접 방문해 건강검진과 상담은 물론 진료, 간호까지 해줌으로써 취약계층 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의료서비스 지원으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대입 심층인터뷰] ‘수시’에 올인 말고 ‘정시’ 집중… 벼락치기도 효과적

    [대입 심층인터뷰] ‘수시’에 올인 말고 ‘정시’ 집중… 벼락치기도 효과적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손사탐(사회탐구영역)’으로 기억한다. 메가스터디 손주은(47) 대표. 유학경비를 벌기 위해 과외에 뛰어들었던 서울대생은 학원강사를 거쳐 20여년 뒤 국내 최고의 학원재벌이 됐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그는 사교육에 대해서 대단히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국내 최고의 입시전문가는 자녀교육을 어떻게 시킬까. 오는 8일부터 대입 2학기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 수시에 올인하다가 자칫 정시를 그르치는 게 아닐까. 고3 수험생 딸을 둔 노주석 논설위원이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 신사옥에서 손 대표를 만나 이런 궁금증을 물어봤다. ▶손 대표는 자녀들 공부를 어떻게 시키시나요. -큰딸애가 중3인데 올여름부터 강남 메가스터디 고등부(예비 고1반)에 다녀요. 제 자식인데 다른 데 보낼 수는 없고…. 그 전엔 아내가 고른 동네학원을 다녔는데, 잘 놀았죠. 우리 학원에 와서는 안 하던 공부하느라 좀 힘든가봐요. ▶아빠를 닮아 공부는 잘하나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해요. 동의하지만 대학은 일단 가라고 했죠.(뮤지컬은)대학 동아리 같은 데서 배울 수도 있으니까. 대학은 E여대면 만족할 것 같아요. ●쓸데없는 정책 써 사교육 광풍 더 기승 ▶학원 말고 따로 과외도 하나요. -현재 우리 학원의 예비 고1프로그램이 최적화라는 확신이 없으면 남한테 팔지도 못하죠. 학원비가 40만∼50만원 하는데 충분하다고 봐요. 내가 다른 것을 찾는다면 우리 학원을 찾는 고객들한테 기망행위겠지요. ▶둘째 아이는 어때요. 국제중학교나 특목고에 보낼 생각은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들인데, 요즘 누나가 밤늦게까지 공부하니까 따라하는 것 같더군요. 저는 사실 외고 가는 걸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과잉경쟁이거든요. 인생에 기회는 여러 차례인데, 너무 어렸을 때 실패를 맛보는 것도 좋지 않고요. 큰아이도 외고 생각이 있었으면 미리 준비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어요. 둘째는 날 닮아서 게임을 좋아하는데, 친구들 대신 게임을 해주고 5시간에 2900원을 벌어요. 그 시간만큼은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죠. 내가 대신 “아빠하고 1시간 공부하면 5만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대답을 안 해요. 부자간에 계약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버릇은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막상 대학입시가 닥치면 과외를 시키지 않을까요. -솔직히 과외를 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강남에 공부 잘하는 애들 보면 커리큘럼이나 강사진의 수준이 중요하지, 공부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죠. 그래도 제가 직접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국제중 설립문제로 시끄러운데. -제 정신이 아닌 정책이라고 봐요.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로 몰겠다는 거죠. 평준화가 건전하게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자리를 잡아간다고 봐요. 이럴 바에야 아예 고입을 경쟁으로 한다고 솔직히 선언하든지…. ●공부하는 양보다 가르치는 사람의 수준이 중요 ▶진부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나요. -저희 학원이 운영하는 기숙학원에서는 해마다 인생을 바꾼 애가 몇명씩 나와요. 이번에도 2명이 그렇던데, 한명은 입학할 때 4등급 수준이었는데, 지난번 모의고사 때 12점밖에 안 틀린 488점을 맞았더군요. 이런 애들은 수업에 들어가보면 눈빛이 달라요. 이런 학생은 영어를 예로 들면 혼자서 똑같은 책을 3∼4번씩 보니까 어느 순간 보이더라고 얘기해요. ▶사교육 광풍이 부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가만히 놔두면 줄어들 텐데 쓸데없이 정책을 쓰니까 더 기승을 부리는 거예요. 신문보니까 기숙형공립고 한다고 나왔던데, 이번에 지정된 호남의 한 고교 교사가 우리 회사에 찾아와서 커리큘럼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등을 벌써 묻고 갔어요. 기숙형공립고가 되면 그 지역 다른 학교는 어떻게 될까요?왜 다른 건 다 시장기능에 맡기면서 교육만 정부가 간섭하는지 모르겠어요. ▶갈수록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는데 막을 방도는 없나요. -한 10년쯤 지나면 사교육열풍은 식을 거라고 봐요. 지금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은 경험적으로 사교육이 사회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거든요. 실제로 일부 대기업에서는 강남에 살고, 특목고를 졸업한 명문대생은 뽑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툭하면 ‘직장 다니기 싫다.’는 얘기나 하고…. 얘들이 학부모가 되면 ‘아 이게 아니구나.’라는 판단을 할 거예요. ▶메가스터디도 사교육 덕분에 성장하지 않았나요. -사교육은 30%는 사(私)교육이지만 나머지 70%는 사(邪)교육인 것 같아요. 솔직히 우리 회사도 한국사회의 특수한 입시상황 때문에 생긴 기업이죠. 태생적으로 좋은 기업은 아니에요. 하지만 있는 집 애들만 하던 과외를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순기능도 했죠. ▶요즘도 강의를 하시나요. -1년에 절반 정도는 주말에 강의를 해요. 이젠 ‘손사탐’이라고 안 부르고 ‘사장님’이라고 하는 게 서운하죠. 그래도 강의하는 게 제일 에너지가 충전되는데, 강사들이 싫어해요.“선동열이 감독을 해야지 마운드에 올라오면 어떡합니까?”라고 하더군요. ●‘붙고보자´식 지원은 반수·재수로 빠질 확률 높아 ▶오는 8일부터 수시원서접수가 시작됩니다. 저희 딸은 수시에 넣지 않겠다고 우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시모집은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있어요. 지역균형, 기초수급자 선발 등은 사회안전망 강화차원에서 바람직하죠. 반면 특기자 전형은 사교육과 지나치게 유착돼 있어요. 예를 들어 외고특별전형 같은 경우, 외국에 갔다온 아이에게 몇십점 주고 들어가는 게 사실이니까요. 때문에 다양한 전형방식이 옳으냐는 의구심도 생기죠. ▶수시 모집을 코앞에 둔 고3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시를 회피하는 건 우려스러운 일이에요. 수시는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요. 붙을 확률이 낮다는 얘기죠. 그렇다고 낮춰서 지원하면 합격해도 마음에 안 들고. 결국 반수나 재수에 들어가는 악순환고리가 생기죠. 무리한 수시지원은 자제하고, 지금부터라도 정시에 대비해 준비하세요. 시간은 충분해요. 몰라서 그렇지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벼락치기’도 상당히 효과적이에요. 정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부차원 ‘자살 예방책’ 첫 마련

    사상 처음으로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 종합대책이 마련된다.31일 정치권과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무총리실 주도로 10개 부처가 참여하는 자살 예방 및 자살률의 획기적 감소를 위한 정부종합대책의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자살예방대책은 과거 복지부 차원에서 수차례 발표했지만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종합대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06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자살 사망률 1위에 오르는 등 급격히 자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초안은 자살의 주요 원인인 경제적 빈곤과 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건·복지 관련 장기대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소득층과 노인 등 취약·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경제적 안전망 강화가 핵심이다. 단기대책으로는 국토해양부가 지하철 스크린도어 확대와 교각 정비를,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약 구입 규제를,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선 자살사이트와 같은 정신 유해 사이트 차단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에선 “새로운 내용이 없이 참여 부처만 확대함으로써 전시행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3일 열리는 관계부처 실무회의에서 종합대책 초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총리실은 ‘자살예방의 날’인 10일을 전후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도박 중독이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것과 동시에 재정 상태의 파탄을 인식하지 못하고 도박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의 총 매출액은 약 15조원으로 GDP(9920억달러) 대비 1.4% 수준이며 총 이용고객은 복권을 제외하고 연간 약 3700만명이다. 국민들의 도박 경험률은 67%로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나 1인당 평균 베팅액은 경마 30만원, 카지노 29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과거엔 중독환자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는데 최근 20∼30대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도박산업의 확산은 국민소득 증가와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레저욕구가 증대되면서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의 증가, 사회병리적인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확산 배경은 정부 각 부처가 조세수입 확충 및 기금조성을 위해 사행산업의 합법화 내지 확산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자치단체도 안정적인 세수확보와 고용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각종 사행산업을 유치하는 데 있다. 사람들의 삶에는 수많은 도박이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중독이지 도박 자체는 아니다. 현재 국내의 도박 중독자는 320만명에 이른다. 마작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종업원과 주인이 마작을 하다가 가게의 주인이 뒤바뀌는 경우도 많다는 우스갯소리는 도박의 폐해를 대변해 준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테너플라이의 세 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은 재미교포였다. 그는 빌린 돈을 도박장에서 날린 뒤 친구로부터 갚을 것을 종용받자 살인을 저질렀다. 검거 당시에도 범인은 딜러가 건네주는 카드를 쳐다보며 도박을 하다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지노에서 체포됐다. 그의 도박이 낳은 결과는 스스로의 운명을 파멸로 이끈 것은 물론 죄없는 사람을 세 명이나 죽게 만든 것이다. 도박에 중독되면 자기 조절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죄책감도 사라지고, 오직 도박의 환상에 빠져 살게 된다. 도박 중독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의 경우 주변 사람이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치료도 빨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은 도박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불거져야만 문제가 드러난다. 그런 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수반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결국 가정해체와 같은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 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인 뇌질환으로 보며, 심할 경우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사회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병적 도박의 근절과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사회적으로는 도박 중독자가 게임 수준에서 도박을 끝낼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안전망과 감시망을 강화하고 사회문제가 되는 도박에 대한 예방과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처럼 재활과 사회복귀를 돕는 기구를 보다 많이 설립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박 중독자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효과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중독자의 예방 및 치유활성화뿐만 아니라 건전한 여가와 레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신뢰성 있는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박중독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본인·가족·사회가 일체화해 안전하고 책임있는 레저 문화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심층 인터뷰] 전재희 “건보 당연지정제 유지… 연금공단 개편 시기 일러”

    [심층 인터뷰] 전재희 “건보 당연지정제 유지… 연금공단 개편 시기 일러”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 중앙부처 국장, 민선시장. 전재희(59)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대선에서 제2공약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복지분야 공약작업을 주도했던 전 장관은 지난 6일 취임사에서 ▲고령화·저출산 ▲먹거리·의약품 안전 ▲건보·연금개혁 ▲저소득층 지원 ▲국민의사 반영 ▲정책 일관성 등 6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전 장관의 행정 스타일을 두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의지를 관철시킬 것”이란 긍정론과 “여당 정책위의장 출신으로 정책기조를 진두지휘했기에 규제완화(민영화)라는 큰 흐름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맞서 있다.‘성장’과 ‘복지’중 한축을 담당한 전 장관은 임기 내에 반드시 ‘능동적 복지’를 가시화시켜야 한다는 짐도 짊어지고 있다. ▶6개 과제 중 최우선으로 꼽은 것은. -고령화·저출산 문제해결이다. 이에 앞서 계획됐는데도 지켜지지 않은 정책들을 찾아 끝까지 완수하도록 하고, 부처 산하 조직이 정보를 공유해 일하도록 할 것이다. 건보·국민연금 누락자 정보공유는 물론 위험한 혈액을 미리 수혈금지시키는 시스템 등이다. 반드시 고쳐나갈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를 해결할 국가주도의 보육체계 강화 방안은. -대선공약을 ‘확행’하도록 정부 내에서 역할하면 자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국정과제 선택과 자원배분 회의가 모두 끝난 뒤 취임했다. 그런데 국가재정을 이유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엄청난 수정·보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요즘 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건보 이원화, 민영의보 활성화 등 기획재정부측에서 ‘태클’거는 부분이 많다.‘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재정부가 하는 얘기가 맞으면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복지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 우리가 이해시켜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삶, 가족의 가치를 지키는 데 옳다고 느끼는 것은 자리를 걸고라도 열심히 설득하겠다. 결정된 것을 놓고 달리 해석하면 엇박자이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결정되기 전까지 치열하게 토의하는 것은 사회가 민주적으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 다양성과 총체적 지혜를 모으는 기회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과의 의견조율은. 식사라도 했나. -함께 밥먹을 시간은 없었다.(웃음)강 장관을 1차로 만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만나 대화할 것이다. ▶공단 박해춘 이사장이 너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연기금의 여유자금 운용은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아울러 연기금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주식시장이나 경제에 파장을 미칠 만한 발언과 발표는 대단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박 이사장이 입장을 계속 고수한다면 복지부 차원에서 제재조치가 있나. -(단호하게)나는 원칙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징수기능과 기금운용이 분리되는 반면 건보는 거대화된다. 산하조직 개편은. -너무 멀리가는 얘기다. 엊그제 온 사람이 정확한 답을 할 수 있겠나. 그때 가서 얘기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의 경우,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생겼다. 기금운용은 본래 따로 조직돼 있고 이를 독립시킨 것이다. ▶새 정부 핵심 수뇌부로서 건보 당연지정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는데.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중환자나 난치환자들이 가고 싶은 병원이 과연 건보 환자를 기꺼운 마음으로 진료하겠는가. 이는 이상이지 현실이 아니다. 소신은 변함없다. ▶17대 국회에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관심있게 지적해왔는데. -약제비 절감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 전임장관이 해오던 방법을 일관성 있게 지켜나갈 것이다. 하지만 획기적 재정안정화까지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절차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다. ▶최근 보건의료단체장과의 만남에서 ‘약가인하와 관련해 외부에서 압력을 받는다.’고 말했는데. -최근 감사원에서 약가와 관련한 감사결과를 발표했고, 많은 언론이 (건보재정에서) 약가 비중을 좀더 낮췄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이를 단체장들께 전한 것뿐이다. 그분들은 지금 약값 내리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 감사원이 약가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의약품정보관리시스템’을 올 10월부터 도입한다. 제약회사가 A라는 약을 생산해 도매상에 넘겨주면 도매상이 그 제품을 얼마에 어디에 몇개 팔았느냐를 추적하는 식이다. 보험약제인 경우에는 최종 결과가 심평원으로 오지 않느냐.2∼3년 내에 완전히 정착되면 ‘데이터마이닝기법’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17대 국회에서 ‘의약품 처방조제지원’(DUR)시스템을 계속 추진하라고 복지부에 독촉했었다.(의료계 반대에도)계속할 방침인가. -약의 부작용을 줄이고 국민건강 보호하려는 조치다. 약을 섞어 먹으면 치명적인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을 섞어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 국가의 기본 기능이고 책무다. ▶취임식 때 행정의 일관성과 예측성 외에도 역사성을 강조했다. -일관성과 상통하는 얘기로 보면 된다. 전임자가 하던 일에 대해 소홀히 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부처의 고유 직능이 널뛰기해서는 안 된다.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후임자도 노력하고 변화가 필요할 때에는 과감히 변화하면 된다. ▶역사에 한획을 긋겠다는 뜻은 없나. -그런 거창한 것보다 먼 미래를 보지 못하는 계획은 안 세웠으면 좋겠다. 좋은 예가 아파트다. 옛날에 지은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고 지상주차장만 있잖은가. 자동차는커녕 사람도 못 다닌다. 복지부 일중 대표적인 게 저출산 문제다. 산아제한은 성공적이었지만 어느 시점이 오니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래에 대한 통찰력, 전체를 보는 포괄성, 과거에 해왔던 일을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17대 국회에서 대기업 건보료 체납 등을 지적했다. 건보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보장성을 확대할 복안은. -새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오면 상의해 조치하겠다. 복잡한 것은 안 한다.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항목을 이사장과 건보공단이 먼저 발굴하고 이후 복지부에서 조력할 것이다.‘경증질환에 대한 자기 부담을 줄여 중증질환 보장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보험료를 올려 보장성을 높일 것이냐.’이제 두 가지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선택권 보장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만들겠다. ▶새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에서 자연스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건보재정과 관련해 취임사에 드러난 ‘국민의사 반영’을 적용한다면. -여러 ‘시뮬레이션’이 나오면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 이후 국민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외부 전문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할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한 정책결정을 뜻하나. -여론조사 방식도 해보고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고 공청회도 하면 자연스럽게 공감대 형성되지 않겠나. 과거 내부과정은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결정된 뒤 ‘내년에 보험료율이 몇 퍼센트가 오른다.’거나 ‘보장성은 어떻게 된다.’고 알려주기만 했다. 전 단계부터 국민에게 모두 알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여론조사 내용을 가감없이 공개하겠다는 건가. -여론조사가 반드시 정책결정을 좌우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적어도 국민에게 저녁식사를 먹는 자리에 함께 모여 대화하고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나. ▶사회적 안전망이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능동적 복지’나 ‘일하는 복지’를 추진하면 잠재적 노숙자 등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것(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잘한다는 전제 하에서 앞으로 나가는 능동적 복지이고 보편적 복지이며 예방적 맞춤형 복지라는 뜻이다. 제대로 잘 다져 토대로 만들어야지 소홀히 하진 않는다. ▶(안전망 확충하려면)예산이 문제다. -예산은 투쟁이다. 대한민국을 2개의 축으로 나누면 ‘성장의 축’과 성장의 과실을 국민에게 돌리는 ‘복지의 축’이 있다. 앞쪽(성장의 축)이 제대로 안 되니 이쪽도 제약받고 있다. 경제성장과 발전이 복지와 대립각이 아니고 대단히 보완적 관계에 있다.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은 어떤 정부도 하지 않는다. 국가재정 등의 이유로 하고 있던 사업을 축소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능동적 복지’라는 새 정부 복지이념을 만드는 데 일조했나. -대선 당시 선대위에서 복지 공약을 만들었는데 이를 압축한 말이 ‘능동적 복지’가 됐더라. 기초생활 보장 대상자, 차상위 계층 등 국민가운데 선별하는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를 지향했다. 가난해지기 전에 미리 나서 도와주자는 예방적 복지도 말했다. 그때 만들었던 대표적인 게 ‘생애디딤돌 7대 프로젝트’다. 청년기, 장년기, 노인기 등 생애 전환기별로 필요한 복지수요에 맞춰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정리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프로필 ▲경북영천(59) ▲영남대 법정대 ▲노동부 직업훈련국장 ▲경기 광명시장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박 이사장 불도저식 경영 ‘경고’ ■전 장관 기금운용 언급 왜 전재희 장관은 왜 연기금 운용에 대해 지적했을까. 전 장관은 서울시 계동청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금 고갈문제를 수익률을 높여 풀어보겠다.’는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운영방식에 조심스럽게 이견을 제시했다. 복지부 안팎에선 이날 발언에 대해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시절의 불도저식 경영을 연기금 운용에 도입하려는 박 이사장에게 적절한 시점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풀이했다. 조기에 논란을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논란은 연기금이 상반기 주식투자로 4조 3000억원의 원금손실을 본 가운데 박 이사장이 한 기자간담회에서 420조원의 연기금 가운데 40%인 160조원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노동계, 학계, 시민단체 등은 앞다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박 이사장의 진퇴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조차 “박 이사장이 기금 수익을 높이면 보험료를 안 올려도 된다는 식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꼬집고 있다. 박 이사장은 복지부 내에서 조차 “청와대에서 받쳐주는 실세 이사장”으로 불린다. 사실 박 이사장의 ‘2013년 주식투자 비중을 40%로 늘리겠다.’는 계획은 현 시점에서 이사장에게 결정권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이사장의 발언은 기금운용을 결정하는 기금위원회를 무시한 월권적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연기금을 어떻게 굴리느냐는 원칙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라는 공적기구에서 결정토록 돼있다. 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게다가 시장상황이 유동적인데다 최종 결정은 2012년 기금운용위가 결정하게 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연기금 적립액은 228조 5000억원이며 국내와 해외주식에 40조 9000억원(18%)이 투자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중학생때 부터 4남매 어머니 노릇… 민선시장·3선의원서 장관직 올라 ■전재희 장관은 누구 전 장관은 비오는 날이 좋다고 했다.“빗소리에는 리듬이 있기 때문”이란다.“비가 오면 더욱 생기가 도는데,(내가)‘비오는 날의 난초’ 같지 않냐?”고도 했다. 빗소리를 들으며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전 장관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유난히 좋아한다.1976년 결혼해 지금까지 1년에 7∼8번씩 치르는 제사상을 손수 준비할 만큼 인간적 면모도 남다르다.73년 24세 나이에 여성 최초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승승장구해 온 ‘엘리트’로만 알려진 전 장관이다. 하지만 4남매의 장녀로 일나간 어머니를 대신해 중학생 때부터 어머니 노릇도 했고, 책값이 없어 책방에서 몇시간씩 서서 책을 읽던 불우한 어린시절도 있었다. 새 정부 초기 복지부 장관으로 하마평에 오를 때 남다른 열정을 품고 있었다.17대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그때 (장관직)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총선 출마 전이라 당에서 경기도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준다고 만류해 결국 출마를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장관직에 대해선 “굉장히 무거운 자리라 결코 자원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소명감을 가지고 부름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 장관은 독실한 가톨릭신자로도 유명하다. 남편 김형률(전 조달청 차장)씨의 세례명은 ‘요셉’이고 전 장관은 ‘마리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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