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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해소 대책 시급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 규모별 임금·근로조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300명 미만)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4만원으로, 대기업(300명 이상) 근로자가 받는 월평균 임금 359만 8000원의 56.7% 수준에 머물렀다. 대기업 근로자가 100만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근로자는 56만 7000원밖에 받지 못한 것이다. 2004년 59.8%에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이 보고서가 아니라도 주요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고 신입 사원의 연봉도 중소기업의 두 배를 넘긴 곳이 적지 않다. 여건이 이러하니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수백대1의 경쟁률을 마다하지 않고 대기업의 정규직 입사만 고집하는 실정이다. 비슷한 노동환경임에도 임금과 복지 혜택에서 대기업 정규직이 월등히 낫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지난해 기준 근속 연수도 중소기업(4.9년)이 대기업(10.7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특히 최근의 채용이 중소기업과 임시직 위주로 이뤄지면서 노동시장 이중 구조는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물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은 경제활동 인구의 32.1%인 607만명에 이른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용률 70% 로드맵에 따라 비정규직은 더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의 노동시장은 정규직의 과보호와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왜곡돼 있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의 심화는 청년 실업자를 양산해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으로 확산돼 있다. 임금 격차 심화는 빈부 격차 확대로 이어져 자칫 사회안전망을 허물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노동시장 개혁의 전도는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의 정규직은 노조를 중심으로 ‘철밥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왜곡된 노동시장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사정위원회는 지난해 말 노동시장 구조개선 기본안을 확정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임금 체계는 물론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노동시장 개혁은 노사 간의 양보가 없으면 합의안을 도출하기 힘든 뜨거운 감자다. 다행히 어느 때보다 합의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다음달까지 노사정위에서 개혁을 마무리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노사정이 조금씩 양보해 대타협을 이뤄 내기를 바란다.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 수단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죽 배달하며 안전 체크… 도봉은 ‘거미줄 복지망’

    죽 배달하며 안전 체크… 도봉은 ‘거미줄 복지망’

    도봉구는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 생활 안전망 구축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구는 오는 24일부터 영양죽 배달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취약계층 모니터링도 함께 가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구 복지위원회가 서울시주민참여예산사업에 직접 제안해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해 왔다. 구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마을 단위의 동 복지위원회와 민간복지거점기관을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을 마을 안에서 돌보자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복지 수요는 급증하고 욕구는 다양해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재원 충당의 어려움 등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양죽 배달 사업에서는 만성 질환을 앓고 치아가 부실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도봉1동 민간복지거점기관인 ‘서원암’의 활동가들이 직접 영양죽을 만든다. 14개 동 복지위원회 243명의 복지위원들이 매주 화요일 가가호호 방문해 영양죽을 배달하고 모니터링 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는 영양죽 배달 사업을 통해 멘토링 427가구,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 7602회, 위기가정 발굴 및 사례관리 369가구, 복지서비스 및 자원연계 687회를 실시하는 등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활발히 해 왔다. 특히 노인 및 장애인 등 이동 제약자, 사회적 단절 가구 등에 대한 정기적인 방문으로 이웃과 이웃 간 관계망이 형성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불행한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민관 협력의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영양죽 배달사업은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지역 내 생활이 힘든 이웃을 직접 찾아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주민참여형 복지모델’의 좋은 사례”라면서 “향후에도 구민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오늘의 눈] 놀라운 기억력의 비결/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오늘의 눈] 놀라운 기억력의 비결/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한 푼이 아쉬워 봐요. 고지서에 찍힌 숫자가 가슴에 박혀 저절로 외워진다니까.” 서울 서대문구의 16평짜리 임대주택에 사는 독거 남성 A(44)씨는 “한 달 생활비로 얼마나 쓰느냐”는 질문에 항목별 액수를 막힘없이 내뱉었다. 기자는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취재차 막노동으로 월 80만원을 버는 A씨의 집을 방문한 터였다. “지난달 방세가 17만 4200원이었고, 전기료가 3만 1050원이었나. 상수도 요금이 1만 2950원. 반찬은 가끔 한 팩에 2500원인 마늘장아찌 사 먹는 게 전부예요” 하는 식이었다. 10원 단위까지 버림 없이 토해 내는 기억력의 비결은 뭘까.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는데 숫자랑 친할 리 있겠어요? 10원도 아까우니까 나도 모르게 기억하는 거지.” 절박함. 그가 말한 놀라운 기억력의 비법이었다. 비단 A씨만이 아니었다. 취재차 만난 수십 명의 극빈층은 대체로 자잘한 액수를 곧잘 기억했다. “한 번 마트에 가면 한 20만원 쓰려나” 하는 식의 부유층 화법과 구별됐다. 100만원도 안 되는 수입으로 매달 버티는 극빈층에게는 전 달보다 몇 만원 더 나온 도시가스비나 몇백원 오른 채소값이 치명타가 된다. 당연히 적은 금액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고된 아르바이트 뒤 귀가하면서 통닭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을까봐 지름길인 시장통을 놔두고 멀리 돌아 간다는 빈곤 청년과 취미라고는 서울 남대문시장에 가서 진열된 옷을 멀뚱히 보는 게 전부라던 가난한 싱글맘은 고지서에 찍힌 숫자를 외우며 우리 곁에 살고 있었다. A씨는 “복지하려고 증세한다는데 그 돈은 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여전히 빈틈이 많은 정부의 복지 안전망을 메우는 건 민간 조력 단체들이었다. 특히 설 등 명절 때에는 이들의 역할이 더 커진다. 홀로 아이 셋을 키우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B(40·여)씨는 민간 단체 덕에 큰 고민을 덜었다. B씨는 딱히 찾아갈 가족이 없는 데다 돈이 없어 차례상을 제대로 차리기 어려웠다. 아이들이 명절 때조차 풍요로움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 미안했다. 다행히 싱글맘 단체의 지원으로 설 당일 자녀와 1박2일로 놀이공원에 가게 됐다. A씨도 이번 설을 빈민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그는 “민간 단체에서 평소 생활비가 부족하면 몇만원씩 꿔 주고 명절이면 음식도 챙겨 준다”며 고마워했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한 빈곤층은 ‘좋은 이웃들’의 사정이 안 좋아질까봐 속을 끓였다. 지난해 세제 개편으로 기부금에 대한 실질적 세금 감면 수준이 낮아지면서 전체 기부액도 줄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기부금이 줄면 민간 단체의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민간 단체의 역할을 생각하면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올해는 공무원들이 민간 단체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어느 빈곤층의 새해 소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dynamic@seoul.co.kr
  • [사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로 상생의 길 찾아야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핵심 사안 중 하나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하는 문제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에 같은 일을 해도 임금 격차가 크고 서로 경쟁이나 이동이 극히 제한된 우리의 노동시장은 기형적 구조임이 틀림없다. 노사정위원회가 지난해 말 ‘노동시장 구조개선 원칙과 방향’이라는 기본 합의안을 확정했고 다음달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노사정 대표들과 오찬을 하고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구조 개선과 관련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 하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상관없이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다. 정년 연장과 통상 임금, 비정규직 보호, 고용 유연성 제고 등 초민감 사안과 맞물려 있어 엉켜 있는 실타래를 풀기가 만만치 않다. 기형적인 노동시장 구조, 특히 전체 근로자의 30%를 넘어선 비정규직 양산 문제는 우리 사회를 통째로 뒤흔드는 뇌관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당대에 그치지 않고 신분과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져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성 구조가 됐다. 엊그제 보도된 ‘비정규직의 직업이동 연구’(김연아 성공회대 사회복지학 박사) 논문에 따르면 부모가 비정규직이면 자녀도 비정규직일 확률이 78%가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정규직으로 오래 일할수록 정규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반면 300명 이상 대기업 직원의 경우 10곳 중 3곳꼴로 고용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단체협약 실태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 600여곳 가운데 180곳이 넘는 곳에서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직원 가족의 채용 특혜를 보장하는 고용 세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인 대기업 노조가 요구하는 특혜를 사용자들이 받아들인 결과다. 부익부 빈익빈, 신분의 대물림이 고착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정규직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논의가 정규직의 과보호 해소로 귀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규직 노조 가운데 대기업과 공기업 노조는 130만명 안팎이다. 전체 정규직의 10.9%에 불과하다. 노조의 정규직 보호가 지나쳐 기업들이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규직의 몫을 빼앗아 비정규직에 나눠 주는 방식은 온당치 않다. 자칫 사용주들의 요구대로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정규직 보호 자체가 후퇴할 수 있다. 정부 역시 노사의 양보만 강조하지 말고 실업급여 지급 규모와 지급 기간을 늘리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내실화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해고의 공포를 걷어내는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 모두 과도한 밥그릇 지키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의 필수 조건은 각 주체의 양보로 귀결된다. 노사정 모두 국가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각오로 조금씩 내려놓는다는 마음으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 빅데이터로 재난 예측… 안전도시 만든다

    빅데이터로 재난 예측… 안전도시 만든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학자들이 의기투합했다. 한국정책학회와 경기 김포시는 13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빅데이터와 미래안전사회’ 포럼을 열고 재난과 재해, 범죄에서 자유로운 안전도시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포럼을 마친 뒤에는 김포시와 정책학회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김포시는 민관 공동으로 특수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정책학회는 연구와 자문을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안전도시 특구 지정과 수출까지 공동 모색하기로 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이재우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도시에서 발생하는 재난은 여러 재난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복합재난이 될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재난 시스템은 발생 후 원인은 찾을 수 있지만 향후 일어날 재난을 예측하거나 사전 대비하는 부분에선 한계를 드러낸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책학회와 김포시가 빅데이터 분석에 주목하는 것은 재난 대응에서 핵심인 사전 예측 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을 결합시키면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권기헌 정책학회장은 “이런 정책이 필요한 것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전 예측 능력을 키우고, 사고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수단으로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딩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017년까지 전국 지자체에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체계를 구축하고 재난통합망 사업을 진행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국가사회안전망 강화와 인터넷 신산업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스마트시티 기반 도시안전, 차세대 교통안전 정책을 추진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포는 여러모로 스마트 안전도시 실험을 위한 다양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인구 45만명의 중소도시여서 규모가 지나치게 크지도 않다. 도농, 해양, 산업 복합도시라는 특성도 있다. 황해와 김포공항도 있어 바다와 하늘까지 아우르는 입체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김포시에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올해 초 김포시에서 정책학회에 제안하면서 지자체와 학계 협력이라는 실험이 가능해졌다”며 “시는 사업을 총괄하고, 정책학회는 학술·기술적 측면을 자문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는 “김포시에서 추진 중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한다면 중국 등 각국 도시에 시스템 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회계법인을 통한 분석 결과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생산 유발효과와 19만명가량의 고용 창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朴대통령·노사정 대표 13일 회동

    박근혜 대통령이 노사정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공개 만남을 갖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에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직무대행,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등 5명을 13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다음달까지로 예정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관련한 사회적 대타협에 속도를 내 달라는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위는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구조 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기본 합의안을 확정해 통상임금 등 3대 현안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사정위 산하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는 통상임금 입법화, ‘주 52시간 근로’ 등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 3대 현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및 사회안전망 정비와 관련해서는 우선 논의 과제 12개를 선정하는 데 그쳤다. 특위는 청와대 만남에 이어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3대 현안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국민 대타협으로 복지체계 다시 짜야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나서 비현실성을 지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노선 궤도 수정론이 정국의 화두로 부상했다. 여야가 ‘국민대타협기구’ 설치를 합의한 데 이어 조만간 ‘범국민조세개혁특위’를 띄울 태세다. 그러나 속내는 제각각이다. 여당은 복지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나, 야권은 증세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여권도 증세의 불가피성은 부인하지 않지만, 법인세 인상 등 각론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자칫 배가 산으로 올라갈 판이다. 차제에 여야는 정략을 버리고 ‘지속 가능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 정치권의 쟁점은 증세와 한국형 복지 재설계론으로 압축된다. 즉 어디서 얼마만큼 세금을 올려 복지 재원을 충당하느냐와 무상급식·무상보육 같은 무상 시리즈 복지를 어느 정도 축소할 것이냐 여부다. 그러나 여야 모두 지난번 총선, 대선에서 내건 선심성 복지 공약의 후유증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증세를 전제로 ‘범국민조세개혁특위’를 제안했고,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증세는 말로는 쉽지만 지난한 실천 과제임이 드러났지 않은가. 내 몫을 요구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가급적 자기 부담을 감수하려 하지 않으려는 게 국민 대중의 정서라면 말이다. 그런데도 여야 원내 사령탑들이 너무 쉽게 증세를 거론하는 인상이다. 조세 저항은 정부가 어차피 감당할 몫이니 정치권은 포퓰리즘 경쟁을 계속하겠다는 어깃장이 아니길 바란다. 사실 지금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노선을 손가락질하고 있는 야당이 집권했다면 ‘복지 대란’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번졌을 수도 있다.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은 5년간 135조원, 문재인 후보는 197조원의 복지 공약을 내놨지 않나. 사리가 이럴진대 청와대와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불가능한 원칙을 스스로 허물어야 하고, 야당은 인기영합적인 무상복지 만능주의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증세와 복지, 두 가지가 변수인 연립방정식을 제대로 풀려면 여당이 가변적인 국민 여론에 너무 쏠리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요즘 북·서 유럽의 복지 강국들은 경제가 거덜나기 시작하자 복지 지출을 줄이고 있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나라들은 복지 예산을 늘려 가는 추세다. 우리의 경우 복지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 법인세율 인상은 마지막 수단으로 신중히 득실을 따지며 추진해야 한다. 혹시라도 국내외 기업의 해외 탈출을 조장해 고용 창출이나 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어서도 곤란하다. 유 원내대표는 “여러 종류의 세금 중 법인세만 성역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공약한 무상보육이든, 야권이 선도한 무상급식이든 무상 시리즈 복지를 성역에 둘 이유 또한 없다. 복지 예산에 끼어든 ‘정치 거품’은 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여건을 감안하면 중(中)복지, 중부담이 합리적이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 옳다고 본다.
  • 교육복지 ‘척척’… 영등포, 市교육청 평가 최상위 등급

    교육복지 ‘척척’… 영등포, 市교육청 평가 최상위 등급

    영등포구는 남부교육지원청과 공동 운영하는 ‘영등포 교육복지센터’가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한 ‘2014년 지역교육복지센터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지역교육복지센터’는 지역공동체와 함께 교육안전망을 구성,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이나 교육소외 학생을 지원하고 학습 의욕을 고취시켜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평가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19일까지 16개 지역복지센터를 대상으로 ▲조직 운영(20점) ▲사업 및 프로그램 운영(70점) ▲성과(10점) 등 3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등포 교육복지센터’는 ▲개별성장지원 ▲학교 적응력 향상 ▲심리 정서 지원 ▲가족기능 향상 ▲교육복지 네트워크 구성 등 5개 분야 40개 프로그램을 통해 2500여명의 학생을 지원했다. 평가 결과 사업 및 프로그램 운영과 성과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 특히 교육청·자치구·센터 및 운영기관 간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학생연계 지원, 학부모 지원 등이 탁월하고 전반적으로 지역사회 특징을 잘 반영한 사업 추진으로 성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YWCA, 원전 앞서 ‘고리1호기 폐쇄 촉구기도회’

    YWCA, 원전 앞서 ‘고리1호기 폐쇄 촉구기도회’

    한국YWCA연합회(회장 차경애)는 2015 한국YWCA 정기총회 이틀째인 5일 고리 원전 앞에서 ‘고리1호기 추가 수명연장 반대와 폐쇄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폐쇄촉구 십자가 퍼포먼스 등을 했다. 4일 개막된 2015 한국YWCA 정기총회에 참여한 전국 52개 회원YWCA의 대표단과 한국YWCA 실행위원 및 활동가 200여 명은 고리 원전 앞에서 노후핵발전소 고리1호기 추가 수명연장 반대와 폐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미리 준비한 십자가를 들고 거리행진을 했다. 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고리1호기를 폐쇄하는 데 십자가를 지겠다는 YWCA의 결단을 보이기 위해서다.   한편 한국YWCA는 지난해 3월 11일 제1차 탈핵 불의 날 캠페인을 통해 ‘노후핵발전소 고리1호기 월성1호기 폐쇄’ 서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지난 2개월 간 전국 회원Y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고리1호기 폐쇄 서명운동을 집중적으로 벌여 2월 3일 ‘고리1호기 2017년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운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고리1호기 폐쇄 전국 회원 10만 명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갖고 캠페인을 통해 모은 9만 717명의 서명용지를 전달한 바 있다.   부산 해운대 소재 아르피나유스호스텔에서 4일 시작한 정기총회에는 부산중앙교회 최현범 목사가 ‘창조세계의 사명’ 설교에서 탈핵을 위한 창조세계 속의 사명은 바로 핵은 반기독교적인 무기이며, 원자력 발전소는 결코 안전하지도 깨끗한 에너지가 아니라며 이 세상에서 핵을 없애버림으로써 하나님의 창조와 자연세계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주제 강연으로는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인 김해창 부산시원자력안전대책위원이 노후원전의 위험성과 원전폐기물의 처리 문제 불가능,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주장하는 싼 에너지라는 신화 등에 대해 비판했다. 탈핵은 가능하며, 그것은 지역에서부터 만들어 가는 에너지 전환 즉 ‘탈핵’ 과 ‘에너지분권’ 으로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한국YWCA 2015년 과제로는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 돌봄으로 정의, 나눔으로 평화’ 이라는 운동 주제 하에 탈핵 에너지정책 수립과 방사능 오염 먹거리 대처, 통일 준비 평화교육 및 대북지원 통로 구축, 청소년 대안교육실천과 청소년 운동, 성인지 정책 정착, 여성폭력 예방과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 돌봄노동 종사자 법적 보호를 위한 법 제정 등이다. 전국 10만 회원의 여성시민운동체인 한국YWCA는 2015년 중점운동인 탈핵 운동을 위해 매주 화요일 정오에 명동 한국YWCA 연합회 건물 앞에서 1시간 동안 벌이는 ‘탈핵 불의날’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회원과 시민 대상으로 탈핵 교육을 활성화하고, 탈핵운동가를 양성하며 에너지 모니터링과 지자체별 에너지 정책 조사단과 탈핵에너지 실천단을 양성할 계획이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평화통일 운동을 준비하며 일상적 삶에서 평화감수성과 통일의식을 고취하며, 남한민과 탈북민간의 사회통합문화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정부 주도의 성급한 노동시장 개혁 곤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올해 노동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4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사관계 및 사회적 대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이날 집담회에는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비정규노동센터, 전국여성노조, 청년유니온, 금속사용자협회 등 주요 노사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언론, 학계 전문가 25명이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진행된 발표에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은 “기존 산업화 시대의 노동시장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종합적인 관점이 아니라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했고 경영계와 노동계 역시 각론적인 접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정은 모두 30∼40년 주기로 변화하는 고용노동 시스템의 개혁과 전환이라는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금은 고용유연성이 확대되기보다는 제어되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정부 주도로 성급하게 진행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고용안정성 제고를 위해 가장 큰 과제는 비정규직 고용의 축소”라면서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기업 중심 고용체제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과 정 교수는 일부 법과 제도의 개선이 아니라 노동시장 시스템을 전환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참가 주체들의 대표성을 높이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의 굵직한 이슈에 대한 논쟁이 오갔다. 신쌍식 금속사용자협회장은 “올해 가장 큰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며 “입법론적으로 해결되기를 간곡하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일진 금속노련 부위원장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만 14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법률제정은 여전히 되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통상임금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하라고 했더니 정규직이 과보호됐다는 편협한 분석을 내놨다”며 “노사정위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관련 과제들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는 이날 집담회 등을 바탕으로 다음달 말까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근로시간단축, 임금체계 개편 및 사회안전망을 포괄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관한 대타협을 추진할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국민들은 체감 못하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부터 3년 내리 경상수지 흑자 최대치 경신 행진도 이어 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등 외환 부족 사태로 쩔쩔맸던 경험을 떠올리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다는 것은 일단 좋기는 하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가 보여 주는 것과는 달리 내용을 한꺼풀만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대목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것은 수출이 잘돼서라기보다는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한 덕이고 또 내수가 부진하면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불과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수입은 1.3%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고 개인도 지갑을 꽁꽁 닫아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와 기업생산, 투자가 모두 부진하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안 되고 있고 가계의 실질소득도 늘지 않는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라는 뉴스를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얘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몇몇 업종, 일부 대기업의 실적에 의존하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 기록이라는 게 많은 국민들에게는 그저 그런 뉴스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만 커지고 있고 상대적 박탈감만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대규모로 들어온 달러는 원화값을 부추기는(환율하락) 압박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걱정까지 해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수를 활성화해 수입이 확대되면 경상수지 흑자폭을 자연스레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서민들이 체감하려면 정부가 서둘러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잡고 추진하는 노동, 교육, 금융, 공공 분야의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수출과 수입의 균형발전을 통한 지속적인 무역 흑자 구조를 갖춰 나가야 한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어려운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지쳤다. 나는 할 만큼 했다.” 지난 24일 지적장애 1급 언니(31)를 보살피다 자살을 선택한 류모(29·여)씨는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는 팍팍한 현실에 절망했다. 류씨가 살던 대구 봉덕동 원룸은 두 달치 월세(72만원)가 밀렸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넉넉지 않았다. 류씨는 숨지기 전 언니와 함께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음에도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일에도 집에서 연탄을 피웠다가 언니가 살려달라며 창가에서 소리치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신림동에서는 경비원 조모(54)씨가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태워 숨졌다. 조씨는 유서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5년 3개월치 추가 수당 900여만원을 받지 못했고, 휴가도 못 갔다”고 회사를 원망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아내의 병시중을 해온 7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외계층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류씨의 죽음은 지난해 ‘송파 세모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류씨 자매의 비극에서 보듯 정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에 복지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송파 세모녀 이후에도 여전한 ‘복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1993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9.4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28.5명으로 늘었다. 특히 ‘IMF 구제금융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8년과 2009년엔 자살률이 전년대비 각각 40.5%, 19.2% 상승했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대부분 경제적 이유”라면서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빈곤층의 채무가 늘고 있으며 이들의 정서적 불안이 높아져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최저생계비 이하 비수급 빈곤층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빈곤층의 20.2%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2년 통계청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자살 충동률이 9.1%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립 기회가 있다고 느낀다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외계층은 취업도 쉽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어서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좌절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더불어 성공·경쟁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부원장은 “자살 위험군에 속해 있는 소외계층에게는 정신 상담과 함께 긴박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긴급 복지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경제 불평등을 줄여나가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지 않는 한 자살률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에선 조금만 낙심해도 쉽게 자살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에 뒤처지거나 성공을 하지 않더라도 존엄감을 잃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오늘의 눈] 워킹맘이어서 미안해/강주리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워킹맘이어서 미안해/강주리 산업부 기자

    아가, 오늘도 넌 아파트 엘리베이터 1층에서, 엄마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루를 시작하게 됐구나. 내가 먼저 떠나는 모습을 보이면 네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이렇게 네가 좋아하는 1층 놀이터로 가는 길목에서 훌쩍 떠나는 엄마를 이해해 줘. 널 낳기 전에 엄마는 그랬다. 일하는 엄마(워킹맘)로서 네게 삶의 모범이 되고 사회적 지위를 지닌 엄마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겠노라고. 하지만 엄마의 과욕이자 착각이었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하는 19개월인 네게 워킹맘으로서 주고 싶었던 자긍심은 출산휴가 뒤 복직한 지난 6개월을 거치면서 힘없이 쪼그라 들었어. 이제는 그저 섭섭하지 않은 평균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쓰는 중인데 네게 별로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 좋은 엄마가 되겠다며 며칠을 고민해 고른 육아 서적들은 빠듯한 업무와 일정치 못한 퇴근 때문에 책장에 보기 좋게 진열만 해 놨구나. 못다 한 일을 집에서 마치려 노트북을 켜면 신기한 듯 달려와 엄마 일감을 만지작거리는 너를 나무라며 떼어내기에 급급했었지. 엄마 참 못났다. 최근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가냘픈 네 살배기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린 어린이집 영상을 보고 엄마는 경악을 금치 못했단다. 반복되는 폭행 영상을 틀어 주는 언론 보도를 보며 메스꺼움을 견디기 힘들었어.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평생에 걸쳐 그 마음의 상처가 지워질 수 있을까. 그날 이후 엄마는 두 살배기인 널 어린이집에 보낸 데 대해 엄청난 후회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어. 양가 할머니가 번갈아 봐주시는 상황이었지만 맞벌이 엄마, 아빠 밑에서 자라는 네가 조금이라도 빨리 어린이집에 들어가 적응해 주길 바랐어. 3세 이전에는 어린이집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지만 맞벌이 엄마, 아빠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단다. 어린이집에 보내면 감기를 달고 산다던 주변 엄마들의 얘기는 현실이 됐고 약을 달고 사는 널 보기 안쓰러워 하루에도 몇 번이나 어린이집을 그만둘까 고민했단다.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엄마는 워킹맘으로서 사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 만에 하나 양가 어머님들이 못 봐주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널 어떻게 해야 할까. 들어가기 어려운 어린이집, 지금 그만두면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만큼 적응해 왔는데 또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려면 네가 더 힘들거나 더 아프지 않을까. 사회안전망과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 트라우마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구나. 육아 돌봄 월차를 도입해 부모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한다면 선생님과 육아에 대한 서로의 고충을 더 이해할 수 있을까. 요즘 엄마는 아이를 다 키운 주변의 워킹맘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만큼 내 어깨가 무거워져. 엄마가 받는 일과 육아 스트레스가 천진난만한 네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늘 두렵단다. 아가, 오늘 밤은 엄마가 널 품에 꼭 안고 잘게. 피곤하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찾아가게 했던 네게 이제 엄마 냄새를 돌려줄게. 엄마가 워킹맘이어서 정말 미안해. jurik@seoul.co.kr
  • “자살 막자”… 백방으로 뛰는 도봉

    “자살 막자”… 백방으로 뛰는 도봉

    도봉구가 생활고에 지치고 의지할 곳도 없어 자살을 선택하려 했던 주민을 발견한 뒤 발 빠르게 대처, 자살을 예방해 감동을 주고 있다. 26일 구에 따르면 자살을 결심했던 A(72·여)씨는 요양원에 입소한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홀몸 노인이다. 저소득 틈새계층으로 경제형편이 어려웠고 병원비 부담이 심해 평소 자살 충동을 자주 느끼다 실제로 자살을 기도하는 위기상황에 이르렀다. 사업 실패로 거주지에서 쫓겨나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B(80)씨는 무료급식소를 다니며 끼니를 해결하고 모텔비를 내지 못해 쫓겨 다니기 일쑤였다. 급기야 여러 번 자살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웃의 제보 등으로 사건을 접한 쌍문2동 주민센터는 즉시 자살 안전망을 가동, 조직적인 대처에 나섰다. 쌍문2동 사회복지위원회는 30만원을 긴급 지원했고 동 주민센터와 쌍문희망복지센터는 위기가구 사례 관리와 자살 고위험군 대상자 관리를 요청했다. 또한 도봉노인복지관에는 도시락 배달을 요청하고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사업 대상자로 추천했다. 이를 통해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동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동 주민센터에 구축된 자살 안전망이 작동한 좋은 예”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전, 지역경제 구심점 뜬다

    한국전력이 본사를 이전한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지역 진흥사업과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해 올해 2600억원을 투자한다. 국가 공기업이 지역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20일 나주 광주·전남 혁신도시 내 한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지역 진흥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한전은 나주 이전을 계기로 광주와 전남 지역의 기업·대학·주민을 위해 지역 강소기업 유치·육성, 지역대학 및 인재 육성, 지역 상생협력 등 3대 분야 38개 세부사업에 127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지역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보다 34% 증액한 예산 1348억원 등 262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지역 강소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데 66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육성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출연금 이자수익 50억원으로 이전 기업의 대출 이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빛가람 에너지밸리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에너지밸리 센터를 세워 기업 이전과 창업·보육센터 역할을 하도록 했다. 지역 대학과 한전 해외 사업에 필요한 에너지 특화 전문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619억원도 투입한다. 지역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신설해 117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경제·문화·환경 분야에 589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공항, 역, 터미널 등 주요 거점 지역에 전기차·전기자전거 충전소를 만들고 전력거래소, 한전 KPS, 한전 KDN 등 혁신도시 이전기관에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스테이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회복지시설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심야 난방 기기 교체 지원 및 치매·독거 노인을 위한 위치 확인 서비스로 사회안전망도 만든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제부처 업무보고] 가사도우미 4대보험 추진

    근로자가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을 하다가 다쳤을 때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또 가사도우미를 정식직업으로 인정해 4대 보험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13일 경제혁신 분야 정부합동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을 보고했다. 고용부는 우선 외국사례를 검토하고 노사정 논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출퇴근 재해에 대한 산재보험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사업주가 관리·감독하고 있는 회사 차량 등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재해를 입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산재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독일·프랑스 등 대다수 선진국은 출퇴근 사고를 산재로 인정하고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도 출퇴근 중 사고를 업무상 재해와 동일시하거나 적어도 동일하게 처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고용부는 출퇴근 재해 보상에 따른 소요재원과 보험료 부담주체, 자동차 보험과의 관계 조정 등을 통해 적절한 대안을 검토하고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가사도우미도 이르면 연내에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가사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가사도우미는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해 노동관계법 및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고용부는 올해 상반기 중 ‘가사서비스 이용 및 종사자 고용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하고, 이용자는 기관으로부터 서비스(용역)를 받는 방식으로 공급 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감정노동 종사자가 직무 스트레스로 얻은 질병도 업무상 질병으로 좀 더 수월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고용부는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을 하는 고객응대업무 종사자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인정기준이 워낙 모호해 산재 인정을 받기가 어려웠다. 감정노동 종사자의 범위는 상반기 중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명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고용부는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촉진하기 위해 가입 제한을 완화하고 예술인 특성을 고려한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등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중산층 임대 ‘○○ 스테이’ 나온다

    중산층 임대 ‘○○ 스테이’ 나온다

    중산층을 겨냥한 새로운 고급 민간 임대주택이 나온다. 집이 소유에서 주거 개념으로 바뀌는 추세를 반영해서다. 정부는 기업형 민간 임대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택지·기금·세제·인프라 등 모든 분야를 지원하기로 했다. 출퇴근 재해의 산재 보상이 마련되고 예술인의 특성을 고려한 고용보험 적용도 추진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6개 부처는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으로 올해 업무보고를 했다.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은 8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을 300가구(건설 임대) 또는 100가구(매입 임대) 이상 임대하는 사업이다. 주택 이름은 ‘뉴 스테이’(NEW STAY)로 정했다. 앞으로 ‘래미안 스테이’, ‘푸르지오 스테이’ 등의 이름을 단 임대 아파트가 나오는 것이다. 뉴스테이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1억원 정도에 월 40만∼80만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임대 기간은 8년 장기임대(준공공임대)와 4년 단기임대가 있다. 임대 의무 기간에는 분양 전환이 금지된다. 세제 지원도 대폭 따른다. 60∼85㎡의 8년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폭이 기존 25%에서 50%로 확대된다. 소득·법인세 감면 대상의 기준시가도 3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어나고, 85㎡ 이하 8년 장기임대의 소득·법인세 감면 폭도 25∼50%에서 75%로 늘어난다. 정부는 사업자가 임대 의무기간과 임대료 상승 제한(연 5%)만 지키면 초기 임대료 책정과 담보권 설정 제한, 분양전환 의무, 임차인 자격 규제를 모두 풀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도 나온다. 지난해 전세난 완화를 위해 치중했던 매매시장 활성화 정책이 중산층 월세주택 공급으로 바뀌면서 주택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있다. 고용부는 근로자가 지하철·버스·자가용 등 회사 통근버스가 아닌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다가 다쳐도 산업재해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가사도우미도 정식 직업으로 인정해 4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일정기간 근로내역이 없는 건설일용직 근로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에 7년 이상 근속하면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시내 면세점 4곳 개설과 호텔 객실 5000실 추가 공급, 크루즈 전용부두(10선석) 설치 등 관광 인프라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개혁이 후퇴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모든 부처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슈&논쟁] 비정규직 4년 연장안

    [이슈&논쟁] 비정규직 4년 연장안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찬반 논쟁이 뜨겁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연말 근무기간이 길수록 노동숙련도가 높아져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자체 설문조사 내용도 덧붙여 당사자인 비정규직 근로자도 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비정규직 주인공 ‘장그래’의 이름을 따서 비정규직을 되레 늘리는 ‘장그래 양산법’이라고 비판한다. ‘장그래 방지법이냐, 장그래 양산법이냐’를 놓고 노동계, 경총, 정부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할 때 생길 수 있는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기간제 2년후 실제 정규직 전환 미미… 기간 늘면 장기근무·직장 정착 유리”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드라마 ‘미생’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 장그래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방끈이 짧고 스펙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결국 정규직이 되지 못한다. 많은 시청자가 미생에 공감하고 공분하는 배경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과 흡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정규직과의 소득격차가 심할 뿐 아니라, 같은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사회적 양극화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시대적 사정을 반영해 정부가 지난 연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안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보면 기간제나 파견 같은 비정규직을 비롯해 도급과 특고(특수형태업무종사자), 근로조건(근로시간·임금체계), 고용보험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거의 노동개혁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정부가 종합처방을 하게 된 이유는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단순 질병의 차원을 넘어 합병증에 가깝다는 진단에 따른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정비함과 동시에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인 노사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노·사·정 합의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비판은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이른바 ‘장그래법’에 집중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이를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으로 치부하고, 경영계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너무 지엽적인 문제에 치우친 나머지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 이는 현행 기간제법에서도 사용기간인 2년이 지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정규직 전환 비율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만 봐도 명확하다. 또한 근로자에 따라서는 현행법상 2년이란 기간제한 때문에 ‘쪼개기’ 근로계약으로 낯선 회사를 전전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한 같은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고 정규직으로의 전환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 된다. 하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표현이 대변하듯 정규직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데 비정규직 문제의 딜레마가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를 조정하여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비정규직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커리어 형성을 통하여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고도성장시대의 정규직 중심 고용시스템을 과감하게 수정하고, 고비용·저효율의 노동시장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고용시스템 및 노동시장에 대한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노·사·정뿐 아니라 국민들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각론에서 노사가 자기 이익만 고집한 나머지 지나친 보신주의로 흐를까 걱정스럽다. 구조개혁은 반드시 고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노사가 고통은 외면하고 과실만 취하려 한다면 사회적 합의는 요원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격적인 노동개혁에 앞서 이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도록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反] “인턴은 기간 연장 아닌 정규직 원해… 최초 취업 단계부터 정규직 늘려야”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지난해 12월 29일, 뜸 들이던 고용노동부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경제부처 수장인 최경환 부총리까지 나서서 진작부터 소득 주도 경제성장을 강조해온 터라 비정규직 문제만큼은 개선할 것이라고 봤지만, 기대가 무색해졌다. 2006년 이른바 비정규보호법 제·개정 이후 이미 부실한 입법 효과가 검증된 마당에 정부는 잘못된 전철을 줄기차게 따라가고 있다. 이쯤 되면 직무유기를 넘어서서 범죄행위에 가깝다. 정부 통계로도 비정규직 규모가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추산에 따르면 1000만명 안팎이 비정규직이다. 나쁜 일자리가 이렇게 많으니 내수 기반이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사회갈등도 더욱 커진다.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삶의 질이 하향평준화로 치달으니 사회 전체가 중병에 걸려 몸살을 앓는다. 가장 앞장서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재벌 대기업 집단은 비정규직 문제에 눈감고 있다. 여기에다 미약한 노동조합 조직률을 고려한다면, 비정규직 문제 개선에서는 당장 정부의 역할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이미 2009년 정부가 나서서 ‘100만 해고 대란설’을 퍼트리며 주장했던 것의 재탕 정책이다. 당시 정부는 비정규직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09년 7월 100만명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고용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이후 실증적 근거도 잘못됐음이 밝혀졌고 없던 일이 됐는데, 이번에 정부가 또 들고 나왔다. 따져보자. 드라마 ‘미생’의 인턴사원 장그래가 진정 원하는 건 기간 연장이 아니라 정규직화다. 당사자는 물론 국민경제에도 이롭고 사회통합에도 이바지한다. 이미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정규직화하는 출구 방식은 실패했다. 초단기계약 횡행과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전환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컸다. 최초 취업 단계인 입구에서부터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지 않으면 노동시장 양극화를 바로잡기 힘들다는 것이 검증됐다. 정부는 비정규직 4년 연장안을 추진하며 “당사자들이 원한다”는 것을 주된 근거로 제시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상대로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관련 설문조사’를 했는데, 82.3%가 기간제 사용기간을 연장하되,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약 종료 시 금전보상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설문 결과도 문제투성이다. 기간제임을 전제로 기간 연장 여부를 물었기 때문이다. 만약 2년 기간제 근무 후 원하는 바를 질문하고 ‘정규직화 혹은 기간제 2년 연장’의 선택지를 줬다면 기간제 2년 연장을 선택할 노동자가 얼마나 될까. 4년으로의 사용기간 연장은 기존 정규직으로 채용하던 일자리도 비정규직으로 바꾸게 할 공산이 대단히 크다.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채용 유인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연장된 4년 기간이 의무 고용도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생살여탈권을 쥔 사용주의 자의적 해고조치 가능 기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더 크다. 기간제 비정규직은 20대부터 40대 중반에 이르는 연령대에 집중돼 있어 사용기간이 연장되면 청장년층의 기간제 노동기간은 길어지고 비정규직 탈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게다가 핵심대책으로 55세 이상 파견 허용 업종 확대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노동자의 생애주기는 청장년기 기간제로 시작해 노년기 파견노동으로 마감하게 되고, 정규직 가능성은 짧은 중년기의 요행으로 남게 된다.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한다는 종합대책은 이렇게 ‘평생 비정규직’ 시대를 열고 있다.
  • 올 상반기 지방재정 91조 5000억 쓴다

    정부가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으로 약 91조 5000억원의 지방재정을 집행한다. 지난해 상반기 집행된 82조 6000억원에 비해 8조 9000억원 정도 늘어난 규모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광역자치단체 연간 재정의 58%, 기초자치단체와 공기업 연간 재정의 55%를 상반기에 집행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특히 고용창출지원, 청년취업진로, 실업자능력개발, 사회적기업 육성 등 일자리사업의 조기 집행 여부를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체감 경기와 직결되는 청소년사회안전망 구축, 장애인활동지원 등 서민생활안정 관련 사업과 경제구역청 투자유치, 각종 도로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국고보조사업도 집중 관리한다. 세 가지 주요사업과 관련해서는 전체 33조 3000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57.5%인 19조 200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행자부는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유로지역의 경기부진 장기화 등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다”며 “내수경기 활성화를 견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방재정 조기집행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듬해 2월까지 집행 가능했던 한 해 예산이 올해부터는 그해 연말까지만 쓸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이 개정된 영향도 크다. 행자부는 지방재정을 선제적으로 집행해 이월금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행자부는 재정집행 최종 수혜자가 지역주민, 영세 소상공인 등 서민층이 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 실적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 예산집행과 관련해 낭비와 비효율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부처 차원의 조기집행 추진·점검단을 운영한다. 행자부는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가 이른 시일 내 지방으로 배분되도록 관계부처에 협조를 요청하고, 지자체의 일시차입에 따른 이자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주석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장은 “지방재정 조기집행이 기업의 재투자와 민간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두 번째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견에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먼저 발표한 뒤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Q. 우선 청와대 조직개편이 왜 필요하다고 느끼나. 비선 실세 관련 문건 유출이나 민정수석 항명 파동 등도 영향을 미쳤나.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쪽은 막연한 인사 개편이 아니라 특정인 교체도 요구한다. 특정인으로 지목된 비서실장과 세 비서관도 개편대상에 포함되는 것인가. 이런 경우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도 거론됐는데 가능한가. 내각 개편 문제도 답해달라. 또 사안에 대한 특검, 국조 등도 수용할 것인가. 박 대통령: 문건 파동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과학적 기법까지 동원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결과 그것이 모두 허위고 조작됐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문건이 일부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청와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집권 3년차에 국정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주요 수석들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주요 부문의 특보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그런 특보단을 구성해서 국회나 당청 간에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정책도 협의해나가는 구도를 만들고 청와대에서 여러가지로 알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인사 이동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항명 파동이라 말했는데 저는 이게 항명 파동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민정수석이 (자신이 직에) 있지 않았던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회에) 나가서 정치 공세에 싸이게 돼서 문제를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그리고 민정 라인에서 잘못된 문서 유출이라 본인이 책임지고 간다는 차원으로 사표 낸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국회에 나갔어야 하지 않을까,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 점은 유감스럽다. 특정인 교체 요구에 대해서 말했는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가정에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주셨다. 청와대 들어오실 때도 ‘내가 다른 욕심이 있겠나,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오셨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하셨다. 그러나 당면한 현안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을 먼저 수습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그 일들이 끝나고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 야당, 이런 데서 무슨 비리가 있나 하고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으나 그런 게 없지 않았나.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거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집고 그러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것을 저도 확인했다.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하겠나. 누구도 그런 상황이라면 저를 도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 내각 개편 관련해서는 해수부라든가 꼭 개각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해서 검토를 해 나가겠다. 이번 문건 파동과 관련한 특검에 대한 얘기는 사실은 여태 특검이란 것을 보면 어떤 사실에 대한 실체가 있거나 실제 친인척이든지 측근 실세든지 권력을 휘둘러서 감옥에 갈 일을 했거나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거나 그런 실체가 있을 때 특검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문건도 조작으로, 허위로 밝혀졌고 샅샅이 뒤져도 실체가 나타난 것도 없이 누구 때문에 이권이 성사가 됐다든지 돈을 주고 받았다든지 이런 게 없는데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하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하는 선례를 남긴다. 그러면 얼마나 사회 혼란과 낭비가 심하겠나. 그게 특검에 해당하는 사안인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 Q.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윤회 씨를 비선실세로 지목했고, 정윤회씨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 정윤회씨가 실세인가. 아니라면 이런 의혹이 왜 계속 나오는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친인척 관리 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박지만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한 입장은. 친인척관리를 앞으로 강화할 것인가 박 대통령: 정윤회 씨는 벌써 수년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이 없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실세는커녕 전혀 국정과 관계가 없다. 또 문체부 인사도 지난번에도 보도가 된 걸로 아는데 터무니없이 조작이 된 이야기가 나왔었다. 말하자면 태권도라거나 체육계에 여러가지 비리가 그동안 쌓여와서 자살하는 일도 벌어지고 이건 도저히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이걸 바로잡으라고 대통령으로서 지시했는데 보고가 안 올라오고 진행도 전혀 안됐다. 저는 한번 개혁을 하거나 비리를 바로잡으려면 말을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계속 그게 될 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따지니까 거기서 제대로 역할 안한 거다. 그럼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안 하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죠. 그 사람들이 그 일을 갖다가 대통령의 지시이고 관심을 갖고 바로잡고자 하는데 왜 자기 역할을 못 하느냐, 그럼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해서 (그렇게) 된 건데 이게 둔갑해서 체육계 인사에 다른 사람,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관여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돼선 안된다. 혼란스럽고 그게 아니라면 사실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계속 논란을 하고, 우리가 그런 여유 있는 나라인가. 그렇게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세나 야니냐 답할 가치도 없다. 국정 근처에 온 적도 없다. 실세가 될 수도 없고 오래 전에 떠난 사람이다. 친인척이나 측근의 권력 남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역대 정부에서 얼마나 그런 일이 많았나. 이권에 개입하고 엄청난 비리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역대 정권마다 그랬는데 그걸 보면서 저렇게 돼선 안 되지 않겠나, 그래서 공약한 게 있다.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아마 그런 게 통과될 거고 특별감찰관제가 시행되면 아마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그런데도 실세이고 뭐고 전혀 관계가 없는데 그렇게 일어나냐 그래서 제가 조작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영리를,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 없는 사람과 관계 없는 사람의 중간을 이간질시켜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데에 다 말려든 게 아니냐. 그런 바보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것은, 그래서 국민께 송구하지만, 확인 안 된, 말도 안 되는 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대화를 위한 대화, 이벤트성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떤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야 하나. 조건이 일부라도 충족될 경우 올해 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나. 올해가 분단 70주년인데,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준비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이나 5·24 조치를 해제할 생각이 있나. 박 대통령: 저는 어떤 우리나라가 분단이 돼 고통을 겪지 않나. 그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도 도움이 되면 할 수 있다. 전제조건은 없다. 그러나 이제 이런 대화를 통해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비핵화 같은 것이 전혀 해결이 안 되는데, 이것이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이게 해결이 전혀 안 되는데 평화통일을 얘기할 수 없다. 남북관계든지 다자협의를 통해 대화로 이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올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하느냐, 그 문제 관해선 답을 드린 거라 생각한다.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선 5·24 조치가 사실 남북 교류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이런 조치가 생긴 게 아니라 북한 도발에 대해 보상이란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 조치가 유지됐다. 5·24 조치 문제도 남북 당국자 간 만나서 서로 그 부분을 얘기를 나눠야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북한에 대화하자고 여러분이 요청하는데도 북한이 소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5·24 조치를 얘기하는데, 북한은 5·24 조치를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가 여러 번 대화를 제의했으니 적극적으로 나와서 당국자 간에 정상회담도 그렇고 5·24 조치도 그렇고 당국자가 만나 얘기해야 뭐를 원하고 어떤 접점을 원하는 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 대화에 적극적으로 응해달라,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Q. 기업인 가석방 여부 질문드린다. 가석방을 주장했던 최경환 부총리나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참석했지만, 역차별이다 아니다 특혜다 찬반 논란이 있다. 청와대는 가석방은 법무부장관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없다. 대통령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더불어 기업인이나 정치인 특사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은 없는지. 박 대통령: 기존에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기업인 가석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인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또 기업인이라서 역차별 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가석방 문제는 국민의 법감정, 또 형평성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법무부가 판단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두 가지 질문이다.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발언에도 국회나 시민사회에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고, 개헌 방향과 관련해 지방분권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특위에서 지방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기대가 큰 반면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유는 중앙 사무를 지방에 넘겨야 하는데 법 개정이라든지, 지방재정 확충 문제는 중앙정부 협조와 국회 입법 노력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발전 분권 위한 구상을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개헌은 사실 국민적인 공감대, 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경제상황을 잘 아시지 않나. 우리가 오죽하면 경제에 있어 골든타임이라고 하겠는가. 마음으로 ‘이 때를 놓치면 큰일나겠구나’하는 절박함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했고, 올해 1차 예산이 반영된 거니까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골든타임에 경제혁신을 활성화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발목잡는 여러가지 구조개혁,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꾸고 튼튼하게 하는 이런 노력들 지금 안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구호도 ‘3년 개혁으로, 3년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내다본다’는 것이다. 이 골든타임이라는 게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때를 놓치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서 30년 성장을 못 한다는 엄청난 결과를 갖고 온다.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가 시작하면 어떻게 논의하는지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계속 갈등 속에서 경제문제, 시급한 여러 문제는 다 뒷전으로 가버리고, 그것만 갖고 하다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결과가 너무나 자명하다. 지금은 그걸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지금 개헌을 당장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크게 미치고, 국민이 불편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그래서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그리고 지방자치, 분권과 관련해서 저는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건 지방에 다 넘기고, 그런 뒷받침도 해주는 방향으로 간다. 지방 일은 그 지역에서 제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계획을 세우면 중앙에서 그걸 뒷받침해서 협의해 나간다는 큰 원칙에 따라 지방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물론 입법적 노력,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원회가 있지 않냐.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입법을 어떻게 할 건가 잘 논의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전망돼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논란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영업자나 가계, 청년실업자가 IMF 경제위기때보다 어렵다는 고충도 있다. 해법은 뭔가. 한국경제가 일본의 저성장 저물가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있다. 돈 풀기나 기준금리 인하 통한 대출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박 대통령: 우리나라 물가가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1%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디플레이션으로까지 가진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실제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최대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그게 시급한 과제다. 돈 풀기와 관련해 작년에 46조원 규모의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를 추진했고 올해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고 상반기에 조기 재정을 실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재정도 조기에 집행하고 확대 예산도 편성하고 하는 노력을 했지만 우리가 이런 저성장 퇴락으로 가지 않으려면 역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있는대로 구조개혁하고 잠재성장률을 넘는 경제활력을 이루는 데 집중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내수 살리는 방안 등을 망라해서 말씀드렸는데 다시 말씀 안 드려도 그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위해 기초를 튼튼히 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고 균형잡힌 내수와 수출로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하는 정책을 부지런히 실시하게 되면 우리가 3.8%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대신 정부 혼자 뛰어선 안 되고 이걸 위해 같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서 함께 노력할 필요 있잖나 생각한다.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거시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과 잘 협의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Q.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관련, 현재 정부가 제안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이 노사 양측에서 비판받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올해 3월까지 합의안 도출이 어려워 보인다. 올해 선거가 없는 해로 구조개혁의 적기라고 했는데 노사정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집권자로서 어떻게 이를 돌파해나갈 것인가. 정부가 공무원연금과 함께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당 반발로 하루 만에 발을 뺐다. 사학 군인연금을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박 대통령: 비정규직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비정규직은 열심히 고생해서 일하고도 정규직의 3분의 2 수준의 월급밖에 못 받고, 막상 계약기간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해서 가슴을 졸이게 되고, 참 어려운,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합리한 차별, 임금차별이 없어지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계속 받아야 되고, 세 번째는 이 일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일 경우 고용이 안정되게 해줘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의견이 달라서 해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노사정위원회의 대표들께서 뭔가 이거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그분들이 갖고 있고, 또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하지 않고는 정말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없다는 인식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서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는 마당에서 같이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면 뭔가 합의를 도출하고 서로 ‘윈윈’하는 대타협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정부로선 원활히 이런 논의가 잘 이뤄지게 최대한 지원해 나가려 한다. 잘 되야 한다. 또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서 말했는데 지금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지금 생각을 안 하고 있는데 그게 잘못 알려진 거 같다. 그래서 조금 소동이 있었지만, 지금 그걸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은 그 직역의 특수성이나 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차분차분 검토를 해나갈 추후의 일이라 보고 있다. Q. 지난 연말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놓고 종북세력을 척결한 박근혜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법탄압이란 지적도 있다. 우리사회의 이념 갈등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지, 통진당 해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통진당 해산결정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난번에 언론에 발표한 그대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 그런 질문을 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저는 어떻게 이해하냐면, 정치적 활동의 자유도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인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이해한다. 물론 진보 보수간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조화롭게 가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런 노력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분단 후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가치를 실천하면서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를 누리고 변영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가치이다. 북한은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남북이 대치상황에 있지 않나. 물론 대화를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체성까지도 무시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용인,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단 살포와 관련해선 사실 정부에서 조정하고 있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인만큼 기본적으로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점이 있지다. 그렇지만 또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생기거나 지역 주민의 신변이 위협받아서는 안되지 않느냐. 그 기본권 문제와 주민들의 갈등을 좀 최소화하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것을 없애야 되는 두 가지를 잘 조율하면서 관계기관들과 얘기하면서 몇차례 자제도 요청했다. 그런 식으로 지혜롭게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Q. 취임 전 소통을 강조했지만 취임 후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년 설문조사에서도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60% 넘었다. 세월호 유족 안 만난 것도 소통의지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통령은 소통이 잘 된다 하고 국민은 아니라는 인식의 괴리가 문제의 출발점인 듯하다. 소통지수 100점 만점이라면 몇점 주겠나. 점수가 낮다면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대통령 다른 생각하는 국민과 더 많이 만나고 귀 기울이고 더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구체적 복안이 있다면. 박 대통령: 세월호 유족은 여러 번 만났다.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진도도 내려가고, 팽목항도 내려가고, 그 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애로사항도 듣고 이야기하다 주변에서 제지도 했지만 그러지 말라고 해 끝까지 다 듣고 애로사항 적극 반영도 하고, 또 청와대에서 면담도 갖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지난 번에 못 만났던 이유는 국회에서 법안이 여야 간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논의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거기 끼어들어서 왈가왈부하고 그러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만나지 못한 것이다. 또 소통 관련해서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민생현장이나 정책현장 등 직접 가서 정말 터놓고 이야기도 듣고 의견도 듣고 제 생각도 이야기하고 그렇게 했다. 또 청와대로도 그런 각계각층 국민을 많이 초청해서 이야기도 듣고 정말 활발한 것을 많이 했다. 또 정치권과는 여야의 지도자 이런 분들을 청와대에 모셔서 대화도 할 그런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제가 여러 차례 딱지를 맞았다. 초청을 거부하는 일도 몇 차례 있었다. 앞으로 어쨌든 여야, 국회하고 더욱 소통이 되고 여야 지도자들하고 더 자주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가려고 한다. Q. 한일관계에 대해 질문드리겠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만 2년이 다 돼 가지만 한일정상회담이 안 열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퇴행적 과거사 인식이 걸림돌이지만,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과거사에 포커스를 맞춰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인식도 있다.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아야 한일정상회담이 가능한가.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한일관계를 풀어갈 것인가. 박 대통령: 사실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일본으로서나 우리로서나 뜻깊은 해이기 때문에 올해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는 없는데, 정상회담을 하려면 정상회담을 해서 의미있고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과거에 보면 정상회담이 돼서 기대는 부풀었는데 관계는 후퇴하는 일도 있었으니 그래선 안 되지 않나하고 생각한다. 여건을 잘 만들어서 의미가 있는,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려면 일본 측의 자세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 아직까지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아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경우에는 연세가 상당히 높으셔서 조기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다. 그것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무거운 역사의 짐이 될 거다. 생존해 계시는 동안 문제를 잘 푸는 게 중요하다. 일본으로서도. 작년 APEC 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 공식협의를 적극적으로 잘 해서 좋은 안을 도출해내도록 양국에서 총리와 대통령이 실무진을 독려하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도 아직 좀 그렇긴 한데, 어쨌든 이것이 풀리지 않으면 참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올해도 계속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합의안이 나와도 국민 눈높이에 안 맞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제사회도 수용 가능한 안이 도출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고, 해나가려고 한다. Q. 주말에 미국 시민(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강제 출국된 재미동포 신은미 씨)이 한국으로부터 출국당했고 외국인 기자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소송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언론 자유가 제한되는 게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 국무부도 국가보안법을 언급하며 일부 규정이 모호해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금이 국가보안법을 재검토할 적절한 시기 아닌가. 박 대통령: 각 나라마다 사정이 똑같을 수 없다. 미국의 사정이 있고 중국의 사정이 있고 한국의 사정이 있다. 국가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나라에 맞는 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 필요한 법이 미국에는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한국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법재판소에서 난 것도 재판관들이 충분히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 연구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온 결정인 만큼 우리나라에 필요한,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한 사정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고자 필요한 최소한의 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법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로 이해를 하시면 좋겠다. Q.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당의 일에 너무 개입한다는 불만이 있다. 바람직한 당청 관계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특히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가 좀 소원하다는 인식들이 있다. 지난 연말 친박(친박근혜) 의원이 청와대 만찬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후 김무성 대표와 친박 진영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인데, 김 대표를 별도로 만날 계획은 없나. 박 대통령: 당청 간에 오직 나라 발전을 걱정하고 또 경제를 어떻게 하면 살릴까 그런 생각만 한다면 서로 어긋나고 엇박자 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여당은 국정을 같이 해 나가야 할 정부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같이 힘을 합해야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에 너무 개입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그렇게 그동안 해 왔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 앞으로 더욱, 아까 조직개편 말씀도 드렸지만, 더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수 있게 앞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친박 만찬’이라고 그랬는데, 지금도 자꾸 친박 뭐 그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좀…(웃음) 이걸 언제 떼내 버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때 그분들이 ‘한번 식사를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요청해왔다. 그래서 ‘그럼 뭐 한번 오시라’ 그렇게 했는데, 그게 12월 19일이 되다보니 그날을 위해 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실제는 우연히 그렇게 됐다. 저도 일정이 잘 안 나오고 그래서 이번에 하려다가 ‘그럼 3~4일 늦춥시다’ 그러고, 그쪽에서 안 맞으면 늦추고 하다가 (회동)한 게 기가 막히게 12월 19일이 돼서 더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분들이 한번 식사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서 그 모임을 가졌다. 김무성 대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 Q. 지난 대선 때 대통령께선 책임장관제를 언급한 적 있다. 책임장관제의 핵심은 인사권이다. 장관들에 인사권을 줘야 일을 책임있게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 산하기관장 인사는 물론 국장급 인사까지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장관이 올린 인사가 일부 뒤바뀐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인사권을 장관에 위임할 생각이 없나. 장관과의 독대·대면보고 자리가 적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와 내각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들이다. 독대와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없냐. 규제완화와 관련해 지난해 말까지 대통령이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두 차례 주재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손톱 밑 가시’는 상당히 해소됐다. 그러나 기업투자와 직결된 덩어리 규제가 남아있다. 올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추진할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우리 장관 여러분들은 법률이 정한 대로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기 역할을 하고 계시다. 사회부총리제를 도입한 것도 내각에서 조정을 해서 좀더 책임있게 할 수 있도록 그런 것도 신설한 것이다. 인사권 갖고 말했는데, 각 부처의 국장 그런 인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사실은 고위공무원의 적격성 검증을 제외하곤 실질적으로 전부 장관이 실질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게 뒤바뀐 게 있다, 그게 뒤바뀔 수도 있죠. 적격성을 검증하는데 장관도 모르는 그런 일들이 있을수 있다. 이러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게 아니냐. 그런 걸 발견하고도 무조건 다 넘길 순 없죠. 그러나 실질적으로 적격성, 그거에만 관심이 있지 나머지는 장관들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법이 정한 대로 하고 있다. 대면보고를 더 늘리라…. 사실 옛날엔 대면보고만 해야되지 않았느냐. 전화도 없었고 이메일도 없었고. 지금은 여러 가지 그런게 있어서 대면보고보다 전화 한 통 할 때가 더 편할 때가 있다. 대면보고 하고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도 더 늘려가도록… 대면보고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대면보고를 좀더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장관들 여러분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웃음) 대면보고해서 의논했으면 좋겠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고 그래요. 이렇게 말씀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청와대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 (웃음) 규제완화, 이게 덩어리 규제, 관심이 큰 규젠데 지난해에 규제 단두대에 올려서 좀 과감하게 풀자, 조금씩 해선 한이 없다, 그래서 규제 단두대 과제로 올라온 건이다, 수도권 규제가. 이것은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도 수렴을 통해 만들어서 이 규제 부분도 좀 해결을 올해는 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인사 문제와 관련해 장·차관 등 정부 요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지역 출신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10년 넘게 청와대를 출입했지만 지금처럼 인사 편차가 심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인사 소외 지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앞으로 인사 대탕평책을 펼칠 생각은 없는지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능력 있고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그런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제가 이 힘든, 어려운 국정을 그래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누구보다 능력 있고 도덕성에 있어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그런 인재를 찾는 데 있어서 저만큼 관심 많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전제조건 하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유능하지도 않고 감당이 안 되는데도 특혜를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유능하고 감당이 되는데도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차별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역과 관계없이 최고 인재를 얻는 것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쨌든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뭔가 편차라든가 이런 게 생겼다면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살펴보도록 하겠다. 어떤 때는 이쪽, 어떤 때는 저쪽, 일부러 골고루 한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인재 위주로 하다보니 그렇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Q. 대통령은 지난해 말 많은 논란 속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인터뷰’를 보신 적이 있나 궁금하다. 또 이와 관련해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정부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런 조치가 계기가 돼 북미관계의 긴장 고조가 최근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남북대화 국면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박 대통령: 미국이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이번에 취한 것은 적절한 대응조치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발을 하거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국제사회에 신뢰를 보여주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하자면 일부러 그런 긴장을 만든 게 아니라, 그렇게 원인을 제공하니까 미국으로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모든 상황이 꼭 이래야만 된다고 바라는 바가 있고, 뭔가 긴장이 자꾸 풀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하지만, 상대가 있다 보니 이쪽에선 이런 대응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도 북한이 지혜롭게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쪽이 긴장됐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원칙을 갖고 북한에 대해 ‘대화에 응해 이런 현안 문제를 풀어보자’고 죽 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상황을 당했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나,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그런 저런 과정을 전부 거쳐 상충되지 않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와 대화하고 현안을 자꾸 풀어가는 쪽으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가려는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영화는 직접 보지는 못 했고, 언론에 내용 많이 보도돼서 이런 내용의 영화구나 하는 것은 알고 있다. Q.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는다. 앞으로 3년의 시간이 현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해 광복 70년 맞는다. 앞서 건국 대통령, 근대화 대통령, 민주화 대통령, 국민 통합의 대통령 등 그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 선 여러 대통령이 있었다. 대통령은 앞으로 3년간 가장 하고 싶은 과제가 무엇이고 훗날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박 대통령: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 하는 것보다도 제가 임기를 마치고 나면 나라가 가는 방향에 있어 ‘바른 궤도에 올라서서 가는구나’ 해서 걱정을 안 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제 첫 번째 소망이다. 대통령마다 시대가 주는 사명이 있다. 제게 시대가 주는, 국민이 바라는 사명은 무엇인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걸었듯이 잠재성장률, 활력이 떨어지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30년간 성장할 수 있게 경제 활성화, 경제부흥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잘 닦겠다는 것. 그게 제 사명이고 국민과 함께 이룰 이 시대의 일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을 잘 완수해서 나라가 밝은 앞날로 나아가고 국민이 더 잘 사는 데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저도 노력하고 부족한 데 더 힘쓰겠지만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언론인도 도와주셔야 하고 국회도 물론이고 국민도 이 시대에 ‘한 번 이뤄보자’ 해서 우리도 자랑스러운 세대가 돼야 하지 않겠나. 그런 것은 다 같이 마음을 모아야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부탁 드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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