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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양천구 안양천 제방살리기

    [현장 행정] 양천구 안양천 제방살리기

    안양천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양천구가 안양천 둑을 주민들 삶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인기를 끌고 있다. 앙천구는 지난 5월30일 ‘안양천 제방살리기’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오는 8월15일까지 2단계 사업을 마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운동하고 쉴 수 있는 삶의 안식처로 만들 뿐 아니라 서울시의 안양천 뱃길사업과 연계, 더 편리하게 안양천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추재엽 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버려진 땅이었던 안양천 둑을 주민들이 운동하고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2012년 안양천 뱃길 조성과 더불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안양천을 양천구의 명소로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새로 떠오른 주민 안식처 “꽃과 나무, 싱그러운 공기가 함께 하는 안양천 둑을 달리다 보면 삶의 에너지를 얻습니다. 정말 운동하기는 최곱니다.”라며 엄지손을 치켜들고 뛰어가는 이계옥(52·양천구 신정동)씨. “요즘 안양천이 호텔처럼 변했어요. 화장실에 가보세요. 그렇게 깨끗할 수 없어요. 주변 도서함에서 책도 즐길 수 있고요. 주말마다 멀리 갈 필요없이 자전거 타고 가족끼리 나들이 와요.”라고 말하는 김진희(35·목1동)씨. 안양천에 만난 사람들마다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안양천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목동 지역은 1980년대 개발된 계획도시라 곳곳에 크고작은 공원이 많지만 안양천이 목동 제1의 주민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1단계 사업은 10억 500만원의 예산으로 목동교~오금교 약 2㎞ 구간에 산책로 정비와 최신형 화장실 설치, 각종 나무와 꽃을 심었다. 안양천 제방의 기존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무릎관절에 피로가 적으며 탄력이 있는 마사토로 940m를 포장했다. 산책로 중간에 쉼터와 운동기구를 배치, 산책 도중 가벼운 운동으로 몸 푸는 공간도 꾸몄다. 경사로가 낮은 회전형 접근로를 설치했다. 또 제방산책로 주변에 새로 만든 쉼터 3곳에는 ‘뚝방도서함’을 설치, 시와 수필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 주변에 능수화, 철쭉, 조팝나무 등 꽃이 아름다운 나무를 심었다. ●목동교~오금교 2.4㎞ 걷기 편하게 8월15일까지 펼쳐지는 2단계 사업은 신정교에서 오목교까지로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하고 주변 주택가나 지하철역에서 선착장이 들어서는 오목교 부근으로 접근이 쉽도록 했다. 먼저 단절된 제방산책로 구간인 신정교 입구~오목교 출구를 연결해 안양천 어느 쪽에서든 오목교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목동교에서 오금교에 이르는 2.427㎞ 구간의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고무칩이나 자연마사토로 포장을 바꾼다. 또 중간에 정자와 파고라(햇빛가리개), 전망데크 등도 설치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盧와 각별한 사연의 사람들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날,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따라나섰지만 그중에서도 각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에도 이들은 오열할 시간마저 없었다. 따뜻하고 소탈했던 고인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그저 무대 뒤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영철이 일찍 나왔네. 마늘 작황은 어떤가.” “날씨가 가물어 안 좋습니다.” 김해 봉하마을 주민 박영철(63)씨는 이병춘 경호관을 제외하면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사람이다. 발인식에서 만난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마을 주민, 관광객들에게 자판기 커피를 뽑아서 건네주고 논두렁에서 함께 막걸리와 새참을 즐긴 소탈한 분이었다.”면서 “시골 마을을 참 많이 바꾸셨는데 뜻을 다 못 이루고 가신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노무현보다 동네 친구 노무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년 동안 노 전 대통령의 차를 몰았던 최영(45)씨도 이날 노 전 대통령을 태우고 800㎞가 넘는 거리를 운전했다. 마지막 동행이었다. 이날 영결식에 오기 위해 상경하던 중 잠시 들른 입장휴게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 아니.”라며 손사래만 쳤다. 봉하마을 분향소에 걸린 노 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를 그린 화백 임영선(여)씨는 발인식이 끝난 후 텅빈 고인의 고향에서 자신이 그린 초상화 속의 고인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임씨는 “지금이라도 웃으며 맞아주실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림은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된 후 영구 보존된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안식처인 향나무 유골함을 제작한 한일목각 홍성철(65) 대표와 아들 성기(31)씨의 감회도 남다르다. 홍씨는 “유족들이 단단하면서 은은한 향나무를 선택했다.”면서 “소탈하고 심지가 굳었던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뜻이 담긴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 사전행사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제동씨는 연신 울먹였다. 김씨는 “주최측에는 죄송하지만 대본 없이 그냥 여러분과 눈을 맞추고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낭독한 뒤 “우리가 오늘 가슴 속에 영원히 잊지 않을 큰 비석을 새기겠다.”면서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하셨는데 우리 가슴 속에 심장이 뛸 때마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좋아했던 시인으로 알려진 안도현 시인과 김진경 시인은 영전에 조시를 바쳤고, 제관을 맡은 도종환 시인은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며 울부짖었다. 가수 안치환·윤도현씨 등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가수들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너를 보내며’ 등 고인에게 바치는 노래를 목놓아 부르며 먼 길을 떠나보냈다. 서울 박건형·김해 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고단한 육신 벗고 한줌의 재로… 유족들 永別의 오열

    [노 前대통령 국민장] 고단한 육신 벗고 한줌의 재로… 유족들 永別의 오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 하늘 아래서 유언대로 ‘한조각 자연’으로 돌아갔다. 오전 영결식을 통해 하늘로 오른 영혼이 이 모습을 지켜봤으리라.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연화장에 도착해 유골 수습까지 2시간44분 만에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유족들은 고열의 화로에서 몇 개의 뼛조각으로 변한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자 몸을 떨며 오열했다. ●예상보다 3시간 늦어져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수원 연화장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후 6시6분. 운구 행렬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해 수원요금소를 빠져나온 뒤 국도 42번선 용인대로~원천로~용인 흥덕 택지개발지구~신대 저수지를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들어섰다. 예상보다 3시간가량 늦어졌다. 영구차가 연화장에 도착한 뒤 삼군 의장대 10명이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이동대차에 옮기는 운구의식이 진행됐다. 연화장에 모인 8000여명의 추모객들은 ‘노무현’을 연호했고, 일부 추모객들은 흐느꼈다. 권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특별히 승화원 건물 밖에 마련된 야외분향소에서 20분 동안 제례를 올렸다. 태극기에 덮인 노 전 대통령의 관이 화장로 9기(예비화로 1기 포함) 중 가장 큰 8번 화장로 앞으로 옮겨지자 유족들도 8번 분향실 앞으로 자리를 옮겨 숙연한 표정으로 대형유리 너머의 화로를 지켜봤다. 권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한없이 울기만 했다. 딸 정연씨가 “엄마, 아빠 봐야지.”라고 몇 번이나 설득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오후 6시31분쯤 송기인 신부가 기도를 한 뒤 대형유리의 커튼이 닫혔다. 관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화장로 안으로 들어갔다. 유해는 섭씨 800~1000도의 고온에서 1시간30여분간 화장됐다. ●고별 제례 올려 평소 오후 2시까지 4차례 실시되는 일반 화장은 이날은 오전 8시와 10시 2차례로 단축됐고, 오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화장만 이뤄졌다. 8번을 제외한 1~7번 분향실마다 장의위원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고별 제례’를 올렸다. 화장이 종료되고 화로에서 유골이 꺼내지자 분향대기실은 일순간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 이때 보통의 유족들도 고인을 생각하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곤 하는데, 국가 최고 권력을 쥐었던 대통령의 유족들이 느끼는 허무함은 보통 사람들의 것을 훨씬 초월했을 것이라고 추모객들은 입을 모았다. ●오후 8시50분 봉화마을 장지로 유골은 18분 정도 냉각과정을 거쳐 유족들에게 인계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곱게 빻는 분골 과정을 거쳐 향나무 유골함에 담겼다. 운구차는 오후 8시50분쯤 고인의 영원한 안식처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장지로 향했다. 운구차 이동경로인 연화장에서 경부고속도로 수원 요금소까지 6㎞여 구간에는 시민들이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연화장은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과 6~7㎞ 거리에 있다. 연화장측은 조례에서 정한 자치단체장 재량권 규정에 따라 화장료를 면제했다. 수원 김병철 남인우 오달란기자 kbchul@seoul.co.kr
  • 日 사회병폐 다룬 연극 국내무대 오른다

    日 사회병폐 다룬 연극 국내무대 오른다

    폭 1.8m, 높이 1.2m, 깊이 0.9m의 작은 상자. 한 명이 편히 다리 뻗고 눕기도 힘든 사다리꼴 모양의 이 공간이, 무려 17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 ‘다락방’의 주 무대다. 믿기지 않지만 동시에 15명이 상자에 들어가는 장면도 있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사카테 요지는 스스로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심각성을 이처럼 극단적인 시각 이미지로 형상화해 낸다. 현대 일본 사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주목받고 있는 사카테 요지의 대표작 ‘다락방’(6월8~28일)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7월2~12일)가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아르코예술극장이 기획한 ‘사카테 요지 페스티벌’에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본 대표 연출가의 고민과 생각을 교류하는 기회”(최용훈 아르코예술극장장)로 마련됐다. ‘다락방’은 은둔형 외톨이들의 안식처로 고안된 조립식 상품인 다락방을 배경으로 저마다 각자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엮어낸 블랙코미디다. 왕따를 당해 학교에 못 다니게 된 소녀, 비디오와 인터넷으로만 바깥 세상과 접촉하다 오래 전 죽은 남자, 범인의 행적을 쫓느라 잠복 중인 형사 등 수십 명의 인물이 다락방에서 웅크리고 지낸다. 사카테 요지는 이 작품으로 요미우리 문학상과 요미우리연극대상 연출가상을 받았다. 그는 “히키코모리는 일본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든 갇혀 있는 느낌은 있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간에서 연극을 해 보자는 공간적인 시도와 인간의 소외에 관한 사회비판적 의식이 결합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주제는 무겁지만 대사와 표현 양식은 가볍고 경쾌하다. 이 작품은 8개국 15개 도시에서 공연되면서 그 나라의 문화에 따라 조금씩 각색됐다. 지난 3월 내한해 선종남, 장성익, 정만식 등 출연배우를 직접 캐스팅한 사카테 요지는 “한국 배우들은 자기 이미지를 만들고 캐릭터를 완성하려는 욕심이 강하다. 그래서 한층 역동적이다.”라고 말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원제 오뚝이가 자빠졌다)는 지난해 사카테 요지의 작품 ‘블라인드 터치’를 연출했던 극단 청우의 김광보 연출이 맡았다. 오뚝이는 지뢰를 밟아 팔다리가 잘려나간 사람의 상징으로, 전쟁으로 인한 비인간적인 현실을 대변한다. 2004년 일본 자위대가 이라크 전쟁에 파병되는 원작의 배경은 우리의 자이툰 부대 파병과 비무장지대(DMZ)로 바뀌었다. 김광보 연출은 “전쟁의 참혹함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상처를 안긴다는 점을 무겁지 않게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2만원. (02)889-356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 “가족 말만 들어도 가슴 아파요”

    가족이 붕괴되고 있다. 한때 가정의 정신적 버팀목이 됐던 가족관계가 극심한 경기불황과 생명경시 풍조 등과 맞물려 위기를 맞고 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자살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족은 공동체가 사라진 사회에서 파편화된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어줄 유일한 안식처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서울신문은 ‘가족이 희망이다’ 라는 시리즈를 7회에 걸쳐 싣는다. 가족이 급속하게 해체되고 있는 현실을 짚어보고 절망 속에서 가족 사랑의 길을 찾아본다. 서울 가양동의 89m²(약 27평)가량 되는 단독주택에는 서로 다른 가정에서 온 7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다. 한때는 단란한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아빠의 실직과 부모의 다툼 등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이 아이들은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의 햇살은 이 아이들에게 결코 따뜻하지 않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가족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아프다.”며 고개를 숙였다. ●부도난 아버지 가출… 뿔뿔이 아버지 김성환(50·가명)씨의 플라스틱 공장이 부도만 나지 않았어도 김희수(가명·16)양의 네 식구는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그룹홈에 들어온 김양은 꽤 유복한 집안의 막내딸이었다. 지난해 6월 아버지 김씨는 사업에 실패해 10억원이 넘는 빚을 졌다. 그 충격으로 아버지는 쓰러졌고 석달 뒤 집을 나갔다. 몸이 약한 어머니 박모(47)씨가 생계를 책임지게 됐다. 인쇄소에서 책 제본작업을 하며 벌어오는 80만원이 가족 수입의 전부였다. 빚쟁이들은 희수네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희수네는 아버지가 쓰러질 때까지만 해도 전세 3500만원짜리 단칸방에 살았지만 곧 월세 30만원짜리 방으로 쫓겨났다. 생활비가 없어 보증금을 까먹은 탓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어머니가 하던 인쇄소 일마저 끊겨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결국 가족은 헤어져야 했다. 지금 어머니는 친구 집에, 남동생(12)은 외할머니네 집에 있다. 희수는 지역아동센터 교사의 소개로 그룹홈에 왔다. 희수는 버려졌다는 충격으로 아직도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발달장애 2급인 이현우(가명·11)군은 태어난 지 두달 만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보육원에서 자랐다. 2006년 3월 현우의 엄마(36)가 보육원에 와서 현우를 데려갔다. 엄마는 현우의 친아버지와 이혼한 뒤 동거남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었다. 동거남은 직업없이 집에서 빈둥대며 지냈고 엄마가 노래방과 유흥주점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수시로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동거남은 엄마가 집을 비우면 현우를 수시로 때렸다. ●두번 버림받은 11살 가슴엔 ‘피멍’ 견디다 못한 엄마는 이듬해 6월 현우를 또다시 공원에 버렸다. 한달 뒤 현우가 그룹홈에 왔을 때 현우의 온몸은 피멍투성이였고 영양실조까지 걸린 상태였다. 그룹홈 교사의 보살핌으로 신체적인 건강은 회복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 남았다. 하지만 현우는 너무도 엄마 품을 그리워한다. 잠자리에 들 때면 그룹홈 교사 이모(27·여)씨를 끌어안고 좀처럼 놔주지 않는다. ●“위탁문의 매달 20% 늘어” 가족 해체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집계한 요(要) 보호아동 중 가정의 빈곤·실직·학대를 겪는 아이들은 2002년 4263명에서 지난해 6002명으로 늘어났다. 한 그룹홈 원장 A씨는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보호시설 등에 아이들 위탁을 원하는 부모들의 문의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20%가량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손승영 동덕여대 교수는 “쉼터와 보육시설 수만 무조건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면서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현재 기능별로 분화된 쉼터 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한 곳은 일시 아동보호시설로 사용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박성국기자 dalla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朴,PK에 깜짝놀랄 액수 뿌렸다” “있는 사람들이 더한 경우” 멀쩡한 우리말 동화책 영어판 내기 盧 수십만달러 “추가 수수” “원래 포함된 것” ‘트와일라잇’ 속편 대본 쓰레기통에 ‘터미네이터 4편’ 청출어람 고대 총장 “건설대학 세웠으면” 박지성 “리버풀의 추격 즐기고 있다”
  • [물은 미래다] (4) 물이 그리는 미래

    [물은 미래다] (4) 물이 그리는 미래

    섣부른 개발은 오히려 국토를 병들게 한다. 시화호가 그랬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시화호도 그렇게 썩은 호수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썩은 호수가 맑아지고, 세계 최대량의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시설로 거듭 나는 일이 시화호에서 일어나고 있다. 엎질러진 물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6일 경기 안산시 시화호. 우리나라 최초의 조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 16㎞ 제방 한 가운데에 직경 7.5m 크기의 발전기 10대를 설치하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밀물 때 수문을 통해 물이 들어오는 힘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썰물일 때는 발전을 하지 않는 단류식 발전소다. ●해수 유통 뒤 농업용수 수준으로 조력발전소 공사가 끝나면 하루 두차례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24만 4000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연간 발전량이 5억 5200만로 소양강댐 발전량의 1.5배를 생산한다. 인구 50만명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2010년 준공예정인 시화조력발전소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스 랑스 발전소의 연간 발전량(5억 4400만)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 차흥윤 조력공사팀장은 “조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일본, 인도, 파키스탄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조력발전 기술을 보고 배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문을 통해 들락날락하는 바닷물의 양이 1억 4700만㎥로 전체 시화호 물의 절반에 해당된다. 조력발전은 고여 있는 시화호의 물을 하루 두번 갈아 주기 때문에 앞으로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예정이다. 현재 시화호의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2~5으로 농업용수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개선됐다.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인 1997년 BOD가 17.4에 이를 만큼 수질이 악화됐지만, 이듬해 해수유통을 시작한 이후 BOD가 7.9으로 떨어지면서 수질은 개선되고 있다. 시화호환경관리센터 박우하 차장은 “담수호일 때는 물의 순환주기가 1년 이상으로 자연정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해수유통 이후 순환주기가 한달로 줄었다.”면서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주기가 이틀로 줄어들어 수질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대습지 공원은 상수원 정수 역할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 대한 증거는 갈대습지 공원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 상류에 위치해 상수원인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에서 들어오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을 정수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염된 물이 갈대습지에 6일간 머무는 동안 갈대는 몸체에 붙어 있는 미생물로 오염물질을 흡수하거나 분해해 깨끗한 물을 내보낸다. 갈대는 다년생 식물이라 한번 심으면 거의 영구적으로 이용이 가능해 비용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다. 갈대습지는 국내에서 시화호에서 처음 시도된 이후 10여곳의 상류지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박 차장은 “인구 3만~4만명의 소규모 지역의 경우 인공적인 정수시설을 갖추는 것보다 갈대습지가 훨씬 경제적”이라면서 “갈대습지는 개발된 지 30~40년 정도이지만 유럽 등에서 1990년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갈대습지는 시화호 인근 경기도 지역의 주민들과 동식물에게도 안식처가 되고 있다. 매년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흰뺨검둥오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철새 7000여마리가 갈대습지를 찾아 오고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왜가리, 해오라기, 청둥오리, 고라니, 너구리 등도 갈대습지에 집을 지었다. 인근 간척지에는 바다와 호수, 조력 발전소가 어우러진 청정 미래 수변도시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소아암 환자들이 편히 기댈 곳 늘었으면”

    “소아암 환자들이 편히 기댈 곳 늘었으면”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있는 ‘한빛사랑나눔터’(한나터)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보금자리다. 한나터는 2004년 10월 개소했다. 연세대 병원의 소아과 의사들과 익명의 독지가, 지역 후원자들이 성금을 내서 빌라 한 채를 매입한 뒤 쉼터로 꾸몄다. 현재 한나터에 상주하며 환자들을 돌보는 사람은 배길선(56·여)씨가 유일하다. 배씨는 한나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1997년 당시 20살이었던 장남을 소아암 계통의 병으로 잃고 난 뒤 극한의 아픔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이겨냈다고 한다. 대학생들과 주부 등으로 구성된 비상근 자원봉사단은 15명가량 된다. 소아암 치료는 보통 1~3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환자들은 하루 5~10분 정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받지만 치료 시간이 짧고 비용이 많이 들어 입원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문병원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지방 환자들은 친척 집이나 여관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나터는 이런 소아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숙식은 물론 놀이치료, 학습지도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중국, 필리핀 등지의 해외 교포를 비롯해 제주, 부산, 익산 등 국내 각지에서 몰려든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간 이들만 100여가족에 이르고 현재는 6가족이 머물고 있다. 대부분 10세 전후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지만 간혹 20~40대 청·중년층도 있다. 성인 중에서도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암에 걸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달, 길게는 1년 정도 머물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딸의 치료를 마치고 최근 중국으로 돌아간 교포 최모(39·중국 청두)씨는 “가장 힘들 때 한나터에서 내민 따뜻한 손길에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며 고마워했다. 2006년 딸을 잃은 박모(43·인천 부평구)씨는 “딸 생각이 날 때면 이곳을 찾아 마음을 달랜다. 한나터는 환자와 가족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라고 말했다. 배씨는 “제2, 제3의 한나터가 많이 생겨 소아암 환자들이 맘 편히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 합격의 꿈을 키우는 수험생은 줄잡아 3만명. “고시생은 모두 폐인, ‘찌질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얼굴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그들의 모습과 삶도 제각각이다. 어떤 고시생은 옛 선배들의 ‘관습’을 그대로 따라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짠돌이’ 생활을 한다. 반면 어떤 고시생은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즐기고, 수십만원짜리 만년필을 쓴다. 외제차를 몰고 통학하는 고시생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제는 유별난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을 항상 맴도는 단어는 모두 똑같다. ‘합격(合格)’. 다만 주어진 환경이 달라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도 차이가 나는 것뿐이다. 전자는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해 ‘고시 패스’라는 고지를 정복하려 하고, 후자는 여유있는 경제력을 ‘합격’의 디딤돌로 삼는 것이다. 고시촌은 ‘헝그리’라 해서 인정받고, ‘럭셔리’라고 손가락질 받는 곳이 아니다. 잔인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합격’한 고시생이 박수받는다. 때문에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들은 위화감을 갖기보다는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곧잘 보인다. 쪽방에 살며 근검절약의 화신처럼 생활하는 ‘헝그리’ 고시생과, 겉보기에 여유로워 보이지만 항상 무거운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는 ‘럭셔리’ 고시생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헝그리? 희망으로 채워요! 고시생들에 따르면 신림동에서 가장 저렴한 고시원의 월세는 보증금 없이 11만원이다. 2평 남짓한 곳에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수준. 그래서 고시생들 사이에선 ‘잠만 자는 곳’으로 불린다. 주로 신림9동의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그래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헝그리’ 고시생들에겐 소중한 안식처다. 신림동은 값싸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들은 고시식당을 이용한다. 식당에서는 아무리 싸도 3000~4000원이 드는 반면, 고시식당에서는 1끼를 2400원에 해결할 수 있다. 고시식당에서는 식권을 낱개로 살 때는 3500원을 받지만, 100장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24만원으로 할인해준다. 고시식당 음식이 지겨워 분식집을 찾는 ‘헝그리’ 고시생도 있다. 지난해부터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오모(23)씨는 1년 내내 고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최근 ‘분식파’에 합류했다. 오씨는 “분식집은 고시식당보다 크게 비싸지 않은데다, 메뉴를 직접 고를 수 있어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고기가 그리울 때 ‘헝그리’ 고시생이 찾는 식당은 1인분에 3000원 하는 삼겹살집이다. 자주 갈 순 없고, 1주일에 한 번만 간다. 고기 질은 떨어지지만 다른 고시생들과 어울릴 때는 제법 기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고시생들이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독서실은 한 달에 8만원짜리가 제일 싼 것으로 알려졌다. 책상 폭은 1.2m 남짓. 책을 여러 권 펼쳐 놓고 공부하기엔 비좁다. 한 독서실의 경우 회원은 200명인데,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PC는 3대밖에 없어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진다. ‘헝그리’ 고시생들은 학원 수강료를 아낄 수 있는 비법도 안다. 학원과 연계된 몇몇 독서실 회원이 되면 수강료를 15% 깎아 준다. 또 5명이 한꺼번에 학원에 등록하면 5%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림동의 헬스장은 3개월에 15만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이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벅차다. ‘헝그리’ 고시생이 체력단련의 장소로 삼는 곳은 고시촌 내에 있는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매일 밤이 되면 수십명의 고시생이 조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시생들에게 가장 소중한 게 ‘시간’이다. 하지만 ‘헝그리’ 고시생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행정고시를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지난해부터 1달에 40만원을 받고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보통 2차 시험이 끝난 여름이 되면 과외를 몇 탕해 돈을 모은 뒤, 다음해 학원비에 보태는 고시생이 많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은 ‘장수생’들은 고시학원에서 서무 일을 보거나 심지어는 식당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시생들은 전했다. ‘헝그리’ 고시생의 삶은 고달파 보이지만, 이들이 기죽는 일은 결코 없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인재가 되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고시생 김명진(28)씨는 “합격한 뒤 지금을 되돌아보면 오히려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럭셔리? 또다른 투자예요!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사는 곳은 개인생활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고급원룸이다. 신림동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장 비싼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관리비 포함)이다. 이곳은 고시학원과 5분 거리인데다, 냉장고·싱크대·드럼세탁기 등이 ‘풀옵션’으로 갖춰져 있다. 하지만 값비싼 원룸에는 의외로 침대가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럭셔리’ 고시생들은 원룸에서 제공하는 조악한 침대보다는 자신의 푹신한 침대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고시촌 인근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생활하는 고시생도 있다. 신림동에는 고시학원에서 20분 거리에 30평대의 아파트가 있는데, 전세가는 1억 2000만~1억 4000만원이다.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찾는 독서실은 한 달에 18만원짜리 최고급이다. 화장실에 비데 설치는 기본이다. 책상마다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최신 LCD모니터를 장착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최근에는 비회원의 출입을 막기 위해 현관에 지문인식기를 도입한 독서실도 등장했다. 신림동에서는 1차나 2차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가는 고시생을 종종 볼 수 있다. ‘헝그리’ 고시생이 보기에는 사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양모(26·여)씨는 이달 말 영국여행을 할 계획이다. 지난달 1차 시험이 끝나 여유가 있는 만큼 평소 보고 싶었던 서유럽의 부활절 풍습을 견학하기 위해서다. 양씨는 지난해에도 이집트를 갔다 왔다. 유능한 외교관이 되려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견문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양씨의 생각이다. 집이 잠실인 김모(29)씨는 외제차를 몰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통학한다. 주차는 독서실에 하고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다. 김씨가 차를 모는 이유는 촌각을 아껴 공부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책상 앞에서 법전을 놓고 씨름하다 보면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 차가 필요하다. 합격생들에게 개인과외를 받는 고시생도 있다. 보통 서술형인 2차 시험 문제를 풀고 답안을 첨삭받는다. 한번 교습받는데 4만~5만원이 통상적인 가격. 고시생 윤모(27·여)씨는 “학원에 비하면 비싸지만 합격기도 들을 수 있고 꼼꼼한 첨삭 지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 관리 역시 ‘럭셔리’ 고시생은 남다르다. 헬스와 수영으로 몸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 제 당 50만원이 넘는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원기회복에 좋다는 물개즙이 인기다. 한 끼에 9000~1만원 하는 뽕잎 칼국수와 초밥을 즐겨먹고, 2만원짜리 스테이크를 찾을 때도 있다. ‘럭셔리’ 고시생의 삶은 일면 화려해 보이지만, 그들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집에서 지원을 많이 받는 대신 ‘꼭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심하다. 3년 전에는 한 고시생이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한강에 투신해 고시촌을 술렁이게 했다. 고시생 강모(28·여)씨는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은 서로 환경이 달라 생활에 차이가 나기는 해도, 모두 똑같은 꿈을 품고 있기 때문에 유대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전·현대표 갈등이 자살로 내몰았나 입학사정관제…218명이 학생 10만명 면접 고시생 헝그리vs럭셔리,외제차 몰고 촌각 아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차별법? 양도세 중과폭탄 제거에 부동산 시장 살까 에이즈 공포에 떠는 제천 르포…검사문의 폭주 불황 직격탄 의왕 컨테이너 기지 “지옥이 따로없다”
  • [길섶에서] 봄, 새소리/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예봉산에 오르는데 나무를 투투툭 쪼아대는 울림이 크다. 한참을 올라도 소리는 계속된다. 조심스레 귀 기울이자 수m 앞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장면이 눈앞에 들어온다. 그 순간 녀석은 꽁지빠지게 달아나 버린다. 생명활동을 방해한 것이 못내 미안했다. 겨울엔 못 들었던 새소리가 골짜기 곳곳에서 정겨웠다. 하산길엔 십여마리의 때까치들이 이례적으로 무리를 지어 봄이 왔음을 다투어 알려줬다. 서울이 코앞인 예봉산~운길산 능선은 조안면(鳥安面)이란 행정구역 이름이 알려주듯 새들의 안식처다. 봄에서 늦여름까지 새들의 교향곡은 감미롭다. 4시간여 동안의 능선길은 꿈길같다. ‘휘~휘 휘 휘~’. 휘파람으로 흉내내면 소리를 따라오는 검은등뻐꾸기는 이 능선을 대표하는 여름철새다. 벙어리뻐꾸기 소리는 청아하다. 지난해 새소리 CD로 몇몇 새의 이름과 서식특성을 알고 듣자 느낌이 더 좋아졌다. 꿩, 뻐꾸기, 비둘기…. 하지만 이름 모를 새들이 많은 것이 안타깝다. 새소리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 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가정집에 만든 ‘미니 동물농장’ 화제

    최근 영국의 한 부부가 원숭이, 거북이 등 평범한 동물에서부터 이구아나, 미어캣 등 야생동물까지 갖가지 동물들을 모아 만든 미니 동물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물학자인 마크 아미(Mark Amey·47)와 양서동물 전문가인 수디 질렛(Siouxsie Gillet·34)부부는 길에 버려졌거나 마땅한 새 동물원을 찾지 못해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던 동물들을 모아 작은 동물원을 만들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 이 동물원은 두 사람이 약 9년의 시간을 투자해 만든 것이다. 현재 이 동물원에는 다수의 돼지와 중남미산 명주 원숭이(Marmouset), 이구아나 두 마리, 타란툴라 독거미 여섯 마리, 전갈 서른 마리와 각종 물고기, 가재 등 100여 마리의 동물들이 모여살고 있다. 이들 동물들은 각자의 생활특성에 맞게 제작된 우리에 살고 있으며 독성을 가진 뱀이나 전갈 등은 합법적인 승인을 받은 특수 우리에 안전하게 분리돼 있다. 이들은 각종 동물들, 특히 독성을 가진 동물들이 우리 밖을 벗어나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을 우려해 매년마다 우리를 새로 점검하고 전문가들로부터 승인을 받는다. 질렛은 “이곳에서 자라는 동물들의 모든 것들은 문서로 기록돼 보관한다.”면서 “안전을 위해 경보장치와 CCTV등을 꼼꼼히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집을 살 때 좋은 화장실, 아름다운 인테리어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오로지 동물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면서 “버려지고 상처받은 동물들에게 새로운 안식처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남편 아미는 “거실과 욕조 등 집안 곳곳에 우리가 설치돼 있어 집 전체가 작은 미니 동물원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동물들에게도 마음 편히 정착할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해리포터 “오바마 딸들에게 호그와트 안내”

    해리포터 “오바마 딸들에게 호그와트 안내”

    사샤와 말리아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간다? 영화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딸 사샤와 말리아를 ‘해리포터’ 세트장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샤와 말리아는 전 세계의 또래 어린이들처럼 ‘해리포터’에 매우 열광해 책과 영화를 빠짐없이 챙겨 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래드클리프는 최근 뉴스 웹사이트 ‘더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이 ‘호그와트 마법학교’ 등 ‘해리 포터’촬영 세트장을 보길 원한다면 특별히 안내해주고 싶다.”면서 “나는 그들의 ‘사적인’ 관광 가이드가 된다면 큰 영광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오바마의 스타 지지자로도 알려졌던 래드클리프는 이 인터뷰에서 오바마에 대한 신뢰감도 한껏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를 존. F 캐네디와 마틴 루터 킹에 비유한 뒤 “오바마는 미국의 자랑이자 행복이며 선구자”라며 “그는 미국과 같은 위기에 처한 전 세계 국가의 안식처”라고 극찬했다. 한편 래드클리프는’해리 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촬영을 앞두고 연극 등에 출연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워싱턴포스트(사진 왼쪽은 ‘해리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 오fms쪽은 사샤와 말리아)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일드라마 구태 이번엔 벗어날까

    일일드라마 구태 이번엔 벗어날까

    오늘부터 ‘너는 내운명’ 후속으로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이 방송된다. 정통 홈드라마로의 복귀를 표방한 이 드라마는 개인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집안을 배경으로 가족 간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다. 제작진은 “제목처럼 갈등하고 반목하는 가족들이 치유와 회복의 보금자리이자 마지막 안식처인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리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중견 연기자들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특징. 집안의 가장인 개인병원 원장 유용준 역은 ‘너는 내 운명’에도 출연했던 중견 탤런트 장용이 맡았다. 배우 윤여정은 용준의 아내 순정 역을 맡아 인생의 동반자로서 아내의 모습을 연기한다. 박근형은 유 원장의 아버지 건영 역으로, 아들을 끝까지 안고 챙겨주는 진정한 아버지상을 보여준다. 건영의 고향친구로 언제나 고목처럼 묵묵히 곁을 지키는 효순 역에는 반효정이 출연한다. 젊은 연기자들은 용준의 자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PD인 둘째아들 현수(이상우)는 이혼녀인 첫사랑 수인(장신영)을 만나 전 남편의 아이까지 보듬는다. 2007년 아들을 얻은 장신영은 “이혼녀 역은 처음인데 결혼을 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역할을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장남으로 병원을 사실상 경영하는 민수(심형탁)와 미령(조여정) 커플은 아이를 갖게돼 어린 나이에 결혼한 철없는 부부다. 이들은 가정이 무너질 위기까지 겪지만 뒤늦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두 아이의 엄마 역에 도전하는 조여정은 “외모 때문에 항상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귀여운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에는 철없는 주부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연출은 KBS 1TV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과 2TV 월·화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 등의 문보현 PD가,대본은 ‘은실이’ ‘당신이 그리워질 때’ 등의 이금림 작가가 맡는다. KBS 1TV 일일극은 탄탄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너는 내 운명’은 개연성이 떨어지고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후속작이 또다시 구태를 반복할 것인지, 훈훈한 가족드라마로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PD는 “원래 정통 일일극은 큰 갈등 없이도 잔잔하고 소소한 삶에서 따스함을 느끼도록 해왔다.”며 “갈 데까지 가는 그악스러운 드라마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자극하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5080] “죽어도 좋아, 아직 설렌다”

    [5080] “죽어도 좋아, 아직 설렌다”

    노인은 ‘욕망에서 자유로운 존재’라는 편견이 있다. 과연 그럴까. 노인이라고 해서 성적 욕구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노인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60, 70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장·노년층의 삶을 조명해 보는 연재기획 ‘5080’ 을 신설, 주 1회 싣는다. ●“性에는 정년이 없다니까” 2002년 개봉된 영화 ‘죽어도 좋아’는 70대 노인들도 젊은이 못지않은 성욕을 갖고 있다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전달해 화제가 됐다.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예스맨’에서도 나이 지긋한 집주인 할머니가 틀니까지 벗어가며 주인공 칼 알렌(짐 캐리 분)을 유혹한다. 영화 속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성적 욕구가 더 이상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만 7915건이던 성병 발생 건수가 지난해에는 1만 2486건으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50세 이상 남녀의 성병은 119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비아그라’ 등 획기적인 발기부전 약물의 보급으로 노인들의 성생활이 활발해졌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정책팀 이소정 연구원은 “노인 문제는 가정문제에서 사회문제로 커질 수 있는 만큼 사회 전체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몇 달 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던 A(70·여)씨는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세 살 연상의 B씨와 ‘열애’ 중이다. 신장에 문제가 생겨 쓰러져 병원에 실려 온 A씨는 바로 옆 침대를 쓰던 ‘병실 동기’ B씨를 알게 됐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입원했던 B씨는 바쁘다며 병실을 찾지 않던 자녀들을 대신해 A씨를 정성껏 돌봤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이들은 금실 좋은 ‘잉꼬커플’이 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텔도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A씨가 남편과 사별한 ‘싱글’이지만 B씨는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라는 점. 결국에는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병원 구내에서 산책을 하다 B씨의 부인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래도 현재 A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계모임에서 B씨를 만난다. “만나면서도 늘 전전긍긍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자상하게 챙겨줄 때마다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부녀 C(66)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구청 문화센터에서 동년배 유부남 D씨와 만나 ‘황혼의 로맨스’에 빠져 있다. 젊은 세대 같았으면 ‘금지된 장난’으로 지탄받을 수도 있겠지만 환갑을 넘은 C씨는 남편에게 별다른 죄책감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이 10여년 전부터 이러저러한 이유로 잠자리를 피해 온 탓이다. 손자·손녀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평온한 삶을 살았다고 뿌듯해하던 C씨지만 성 문제에서만큼은 늘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한때 자신을 ‘여자’로 받아주는 D씨와 새출발할 생각도 해봤지만 자식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은 포기했다. “불륜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랫동안 남편에게서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받으니 다시 태어난 기분이랄까…, 나한테 아직 그런 설렘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도 작업할 줄 안다고” 이성을 유혹하는 ‘작업’은 2030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5080 역시 약수터, 식당, 경로당, 계모임, 동호회 등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이성친구 사귀기를 시도한다. 작업 대상 역시 동년배 할머니에서부터 20대 아가씨까지 다양하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서울의 한 성형외과가 성형수술 연령대를 비교 조사한 결과 2006년 60대 이상 노년층 비율은 1.6%로 2001년(0.5%)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이종준 고령화대책사업본부장은 “과거에는 살기 위해 밥을 먹었지만 지금은 음식의 문화를 즐기듯 노인들도 이제는 양성평등과 사랑의 이름으로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3년 전 아내와 사별한 E(66)씨는 ‘콜라텍 입성’을 통해 6개월 만에 재혼에 성공했다. 자녀들을 모두 키운 E씨는 “아직도 ‘청춘’이니 더 늦기 전에 재혼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경험 삼아 서울 종로의 한 콜라텍을 찾았다. 10대 청소년들의 놀이터였던 콜라텍이 시니어들의 ‘작업의 전당’으로 변모한 사실을 E씨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콜라텍은 ‘초짜’들이 쉽게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번뜩이는 외모와 현란한 댄스, 상대를 압도하는 화술로 무장한 프로들로 가득한 ‘정글’이었다. 곧바로 E씨는 전략을 짰다. ‘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집 주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3개월 간 사교댄스를 배웠다. 성형외과를 찾아가 얼굴에 가득하던 검버섯도 제거하고 몇몇 빠진 치아도 임플란트로 모두 채웠다. 이런 노력 끝에 E씨는 콜라텍 최고 미인 할머니 F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검버섯 가득한 ‘영감’ 스타일로는 환영받지 못해. 꽃등심, 냉면 등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에 돈도 아끼면 안 되고.작업엔 상당한 돈이 필요해.” 대기업 영업직 간부 출신인 G(63)씨는 지난해 만난 한 아가씨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회사 재직 시절 접대를 위해 자주 들렀던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을 지인들과 다시 찾았을 때였다. 장난 삼아 웨이터에게 “20,30대 아가씨로 부킹해달라.”며 팁을 두둑히 챙겨줬다. 하지만 웨이터의 ‘피나는´ 노력에도 아가씨들은 G씨 일행이 모여 있는 방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라거나 화를 내며 나가 버리곤 했다. 그러다 뜻밖에도 한 예쁘장한 아가씨가 순순히 들어와 김씨 옆에 앉았다. 29살 학원 강사라고 했던 H씨는 G씨를 잘 따랐고, G씨는 작심하고 스킨십을 ‘감행’했지만 거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화장실에 다녀오다 듣게 된 H씨의 통화내용에 실망하고 말았다. “나 지금 무도회에 왔다가 웬 할아버지하고 있어…돈이나 타 써볼까 하는 거지 뭐.” 그러나 자신을 왜 만났는지 잘 알면서도 G씨는 자식 나이뻘인 H씨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G씨는 나이에 굴하지 않고 H씨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쳐 몇달간 만남을 유지할 수 있었다. H씨가 결국 ‘더 연락하지 말라.’며 전화번호를 바꾸긴 했지만. ●“자식들아, 나 아직 ‘할 수’ 있거든…” 현대의학의 발달로 ‘노인의 성(性)’은 살아 꿈틀댄다. 실제 서울대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노인(66∼71세) 가운데 ‘성욕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 미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식들은 부모의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거나 굳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갈등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홍미령 한국노인복지진흥재단회장은 “노인들은 성 욕구와 관련된 행위를 자녀들에게 간섭받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음성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자식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I(72)씨는 석달째 아들과 ‘냉전’ 중이다. 돈 때문에 재혼을 강하게 반대하는 아들이 서운하기만 하다. 젊어서부터 ‘고집불통’이라는 소리를 곧잘 듣던 I씨는 늘 외로웠다. 사별한 부인과도 관계가 순탄치 못했었다. 그럼에도 마을 노인정에서 만난 동년배 할머니 J씨는 그런 I씨를 잘 이해하고 감싸줬다. I씨에게 주름 가득한 J씨의 눈웃음은 ‘이효리보다도 섹시했고’, 통통해 보이는 몸매 또한 ‘아이비보다도 예뻤다’. 관계가 진전되자 J씨가 적극적으로 결혼을 요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J씨로서는 I씨가 마지막 기댈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I씨도 이런 J씨의 계산을 잘 알았지만 그 역시 인생의 마지막 안식처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재혼이냐.”며 만류했다. 동거는 이해하겠지만 결혼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파트 등 수억원대의 재산이 자칫 J씨에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두려워한 탓이다. I씨는 이런 아들의 생각이 미웠다. “내가 낳은 자식인데도 나에게 사랑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을 왜 이해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할머니 K(69)씨는 요즘 함께 사는 손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얼마 전 손자가 학교에 간 사이 한씨는 손자의 컴퓨터로 온라인 고스톱 게임을 하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손자가 보고 지운 야동 파일을 찾아냈다. 야동은 남자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호기심에 한 번 보니 나쁘진 않았다. 한씨는 고스톱을 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야동을 보기 시작했다. 손자에게 들키지 않게 깔끔하게 지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퇴근한 아들이 컴퓨터에서 야동을 발견하면서 불똥이 손자에게로 튀었다. 손자는 “내가 본 게 아니다.”라며 울며 빌었지만 소용 없었다. 손자가 우는 모습에 이실직고하려던 김씨는 아들과 며느리의 대화를 엿듣고는 자백할 용기를 모두 잃었다고 했다. “어머니가 본 것 아니냐고? 울 엄마가 무슨 ‘야동 순재’냐? 그리고 다 늙은 노인네가 무슨 야동이냐. 그것도 여자가.” 류지영 박건형 정현용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지성, 에브라 집으로 이사…방 7개 규모 넓혀

    박지성, 에브라 집으로 이사…방 7개 규모 넓혀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새 집은 박지성과 절친한 동갑내기 맨유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가 살던 곳이다. 박지성의 측근은 3일 “박지성이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비야레알 원정경기를 다녀온 다음날 이사를 했다. 에브라가 새 집을 구입해 이사가면서 비게 된 그 집에 박지성이 들어갔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박지성은 지난해 1월 영국 맨체스터의 부촌인 윔슬로로 이사한 뒤 거의 2년만에 다시 거처를 옮기게 됐다. 지난 2005년 6월 맨유에 입단한 후 네번째 이사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처음 맨체스터에 도착해서는 카를로스 코치가 살던 집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가 집을 옮겼고, 지난해 맨유 선수들이 사는 빌라들이 모여 있는 윔슬로에 새 둥지를 틀고 에브라를 비롯해 GK 반 데 사르 등 동료와 왕래하며 우애를 다졌다. 그런데 에브라와 몇 걸음 안 떨어진 곳에 살던 박지성이 굳이 에브라가 살던 집으로 다시 이사하게 된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종전보다 규모가 큰 집이 비어 있어 선뜻 이사를 가겠다고 했다. 이전에도 뒷마당이 있는 3층 빌라를 썼던 박지성이 이번에 이사간 집은 방이 7개나 돼 규모가 훨씬 크다. 그러나 맨체스터에서 집을 임대해 산다는 점이 박지성의 잦은 이사와 연관이 있다.   박지성의 측근은 “처음에는 맨유에서 이렇게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줄 몰랐다. 맨체스터에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집을 샀을 것”이라며 “이번에 이사를 도와준 맨유 스태프가 ‘이제 이사 좀 그만하라’고 타박처럼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일부러 자주 거처를 옮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맨유 구단이 임대료를 대신 내주고 있는데, 집을 사도 임대료만큼 지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지성이 당장 집을 살 생각은 없는 듯하다. 이 측근은 “부동산 값이 너무 올랐다”면서 “일찌감치 집을 산 선수들은 큰 차익을 남겼다”고 했다. 한편 새 안식처를 마련한 박지성은 4일 오전 5시 블랙번과 칼링컵 홈경기에 출격해 다시 한번 ‘파워엔진’을 가동한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2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이집트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룩소르는 나일 강의 중류에 위치한 이집트의 중심도시이다.룩소르에서 화려한 과거와 소박한 현재의 삶이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왕국시대 파라오들의 사후 안식처와 그들의 신전이 한데 모여 도시 자체가 고고학 박물관으로 평가받는 룩소르로 유적여행을 떠나 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구치소를 포함한 전국 47개 교정시설 중 여성 전담시설로 유일한 청주 여자교도소.여성 수용자의 인권과 모성 보호를 위해 1989년에 신설된 곳이다.짜인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수용자들.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통제된 삶을 살고 있는 그녀들을 만나 본다. ●스펀지2.0(KBS2 오후 6시35분) 대한민국 구석구석 숨겨진 비밀을 찾아 떠나는 ‘스펀지도 몰랐다-방방곡곡의 비밀’.경북 경주시 김유신 장군릉에 숨겨진 비밀,비가 오면 바뀐다는 비석 속 글씨의 정체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잠자는 남자,7개월째 한자리에서 잠들어 있는 남자의 사연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비밀들이 밝혀진다.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인호는 전설을 무시하는 영주의 태도에 분노하고,강민이 영주를 버릴까봐 무서워서 이러는 거냐며 영주를 궁지로 몬다.참지 못한 영주는 결국 인호의 뺨을 때린다.한편 세라는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억지로 선을 보게 하는 준식을 단념시키기 위해 신호에게 가짜 애인 행세를 부탁한다. ●찾아라! 맛있는 TV(MBC 오전 9시) 최고의 스타를 위한 특별 맞춤 밥상 ‘황금밥상’.비타민C가 풍부한 단감과 타우린이 듬뿍 든 문어가 가지와 만났다.먹을수록 예뻐지는 지중해식 음식의 맛 퍼레이드.중저음의 부드러운 남자,김형일과 작은 체구의 당찬 에너지,윤하가 함께하는 ‘황금밥상’을 기대해 보자.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우리나라 최고의 국악인이자 연극인 김성녀.그녀의 자연 속 전원주택을 찾아가 본다.탁 트인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유리창 거실과 오리엔탈 앤티크 풍의 인테리어가 공개된다.또 바쁜 일상 속 건강 지킴이인 반신욕과 웰빙 음식 등 김성녀만의 특급 건강법이 공개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김남기 할아버지는 가족이 없다.부인은 4개월 전에 교통사고로 떠났다.삼형제 중 첫째 형은 6·25전쟁 때 행방불명됐고,하나 남은 혈육이었던 동생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가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했다.시대의 열망과 연속된 불운에 휩쓸려 가족 모두를 잃은 김남기 할아버지의 사연을 만나 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한국인 암 사망률 1위인 폐암.폐암은 소리없이 찾아와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발병을 알았을 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폐암은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에게서도 급증하는 상황이다.자각 증세가 없어 사망률이 높은 폐암으로부터 우리 가족을 보호할 방법은 무엇일까? 폐암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을 알아본다.
  • [휘청대는 미국 실물경제] 美 실업공포에 ‘덜덜’

    [휘청대는 미국 실물경제] 美 실업공포에 ‘덜덜’

    자동차 산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굴지의 가전유통업체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까지 겹치면서 미국 고용·소비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킷시티 파산에 소비시장 마저 한파 미국 2위의 가전유통업체 서킷시티가 10일(현지시간) 끝내 파산보호 신청을 내자 현지 소비시장에서는 “결국 올 것이 오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킷시티는 미국 전역에 721개, 캐나다에 770개 매장을 갖고 있는 메이저 유통업체. 자구노력으로 지난 3일 미국내 매장의 20%를 자체 폐점하고 6800명을 감원키로 했으나,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감원 수가 8000명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킷시티 외에도 지난 1년간 파산보호신청을 한 주요 소매업체 체인은 머빈스, 린넨앤싱즈, 샤퍼 이미지, 가구전문점 레비츠 등 14개에 이른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경기가 어려울 때도 시간제 근로자 채용 등을 통해 고용시장의 안전장치로 역할해 왔다는 점을 들어 서킷시티 파산을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서킷시티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몰락은 이들 업체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안식처가 돼 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경기 침체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인 소매업종 종사자 수는 제조업 종사자 10명 가운데 한 명 꼴. 경기침체시에도 소매업체의 감원 속도는 다른 업종에 비해 느리게 진행됐으나, 최근 상황은 급반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 4명 중 1명꼴인 32만명이 소매업 종사자였다. 지난 10월 미국 실업률이 6.5%로 높아진 주요 배경도 이같은 소매업체의 일자리 감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문은 실업자 지표에는 소매업 분야의 상시근로자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전락한 20만 9000여명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실제 고용의 질은 지표보다 훨씬 더 나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금융위기에 따른 소매업체의 감원 속도는 지난 2001년 침체 때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2001년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소비를 멈추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동차, 금융 등 산업 전반의 불안요인이 얽히고 설켜 소비시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년엔 소매매장 1만4000개 파산” 전망 문제는 소매시장 중심의 이같은 고용위기는 이제부터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기업 청산 전문업체인 힐코 아프레이절서비스는 파산할 소매업 매장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6100개, 내년에는 1만 4000개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의 커피전문체인 스타벅스도 소비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올들어서만 200여개의 미국 내 매장을 줄였으며, 해외 매장 개설 계획도 상당수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공동주택 노인·여성 친화 구조로

    공동주택 노인·여성 친화 구조로

    수익률만 우선시해 획일적으로 지어졌던 소규모 공동주택 건축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연립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에도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여성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설계가 나와야 한다는 판단에서 자치단체마다 더 엄격한 건축심의 기준들을 내놓고 있다. ●각 방 인터폰… 층간 높이 2.7m 이상으로 영등포구는 소규모 공동주택을 건축할 때 지켜야 할 디자인 기준을 마련해 이달 14일부터 시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기준은 경제논리 속에 공급자 중심으로 획일적인 주택들이 늘어가는 것을 막고, 새로 만들어지는 소규모 공동주택에는 입주민을 고려한 공간배치와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디자인 기준은 우선 여성과 노인에 주목한다. 좀 더 편한 가사활동을 위해 싱크대 높이는 거실바닥으로부터 87㎝ 정도를 권장한다. 베란다에는 고정식 세탁물 건조대를, 주방 쪽에 가까운 베란다에는 음식물 처리기의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주방과 각 방을 연결하는 내부 인터폰을 설치해 불필요한 주부들의 동선을 줄이도록 제안했다. 특히 노약자를 위해 계단 폭은 최소 2.4m 이상으로 시공하도록 했다. 집의 크기를 최대화하는 과정에서 계단 등에 할당된 면적이 줄어 노약자들이 불편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또 방의 크기는 약 가로·세로 최소 2.1m 이상으로 시공하도록 했고, 일조권 때문에 들쭉날쭉해지는 층간 높이도 아파트 2.8m, 다가구·다세대는 2.7m 이상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외곽설계도 도시경관에 어울리도록 도시경관 향상을 위해 건물 밖으로 에어컨 실외기는 물론 외부 돌출형 철재 난간을 설치하는 것도 금지했다. 보일러실을 설치할 때는 가구별로 환기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설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외장재는 내구성이 좋고 관리하기도 편한 석재나 치장벽돌 등으로 마감돼야 한다. 디자인 기준이 적용되는 건축물은 20가구 미만의 다가구 주택과 다세대·연립·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주거용 건축물 그리고 300가구 미만의 건축법 적용을 받는 주상복합 건축물이다.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구청의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자치단체에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구로구는 연립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 등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해 구청 건축심의를 통해 아름다운 디자인을 채택하도록 ‘디자인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아파트에선 맞춤형 실내장식이 나오는 등 수요자를 고려한 디자인들이 속속 개발되지만, 서민의 안식처인 소규모 공동주택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기준은 건축업자나 건물주가 좀더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나무자전거 “통기타 음악은 일상의 안식처”

    나무자전거 “통기타 음악은 일상의 안식처”

    긴 머리를 휘날리는 전지현의 카메라 CF에 흘러나온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로 시작되는 ‘개그 콘서트’의 ‘마빡이 송’을 부른 가수.‘나무자전거’라는 이름은 낯설지라도 이들의 목소리만큼은 그 어떤 유명가수들보다 친숙할 것이다.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의 멤버인 강인봉(사진 왼쪽·42)과 김형섭(오른쪽·40)의 음악 인생을 합치면 50년. 반세기 동안 통기타를 메고 전자악기를 쓰지 않는 ‘환경친화’ 그룹으로 요즘 부쩍 더 각광받고 있다. ●컴퓨터로 꽉 짜여진 음악은 왠지 답답 “어쿠스틱 음악은 순박하고 빈틈이 있어서 좋아요. 컴퓨터로 만들어 꽉 짜여진 음악은 왠지 답답하고 몸서리쳐지잖아요. 저희 음악이 대세는 아니지만,‘일상의 쉼표´처럼 꼭 필요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김형섭) 대학 졸업 후 국내 유명 광고회사에 입사했지만, 가족 그룹 ‘작은별 가족’을 함께했던 기억을 잊지 못해 다시 음악계로 뛰어든 강인봉.‘별이 진다네´로 유명한 아카펠라그룹 ‘여행스케치’출신 김형섭. 둘은 이제 가족과 같다.10년 전 듀오 ‘세발 자전거’로 출발했던 이들은 2001년 멤버 하나를 더 영입해 ‘자전거 탄 풍경’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나무 자전거’로 다시 둘이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어릴 적엔 세발 자전거가 가장 큰 선물이잖아요. 어린 친구들의 동심처럼 맑은 음악으로 대중에게 큰 선물을 드리자는 생각에서 그룹 이름에 자전거를 쓰기 시작했죠.‘나무 자전거’는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책을 감명 깊게 읽고 붙이게 됐어요. 이제 저희에게 음악은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과 같아요.”(강인봉) 3년 만에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 이들은 이번엔 꽤 과감한 도전을 시도했다. 서영은이 피처링한 타이틀곡 ‘내가 사랑해’는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가미했고, 그룹 ‘시인과 촌장’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사랑일기’는 경쾌한 레게리듬으로 변화를 줬다.“저희 음악의 고집을 꺾었다기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포용했다고 봐주세요. 인간미를 잃지 않는 범위에서 음악적 외연을 확장하고 싶었죠. 통기타 음악은 무조건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연주와 반주가 동시에 가능하고 무궁무진한 화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타는 정말 매력적인 악기거든요.”(김형섭) ●상업성 판치는 가요계… 음악의 근본 잃지 말아야 하지만 고 천상병 시인의 유작시에 곡을 붙인 ‘나의 가난은’이나 ‘산울림’의 김창완이 작곡한 ‘내가 갖고 싶은 건’과 ‘결혼하자’, 드럼 리듬을 배제한 ‘당신이 그 사람인가 봐요’ 등에선 이들 특유의 어쿠스틱 포크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천상병 시인 추모음악회에 출연했다가 ‘나의 가난은’이라는 시를 처음 만났어요. 고인의 자전적 시인 만큼 읽을수록 시가 주는 무게감이 각별했어요. 아등바등 움켜쥐기보단 마음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왔지요.”(강인봉) 기획상품 같은 음악들이 판치는 요즘 가요계에서 이들은 시류에 역행하는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음악은 한 사람의 인생까지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텅빈 강의실에서 자연 공명으로 울리는 목소리는 그 어떤 마이크를 썼을 때보다 풍성하죠. 상업성도 좋고 작품성도 좋지만, 음악의 근본을 잃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진정한 노래는 몇십년이 지나도 감동을 주기 마련이거든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그 밤을 다시 낚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밤은 오랫동안 낮의 이면이었다. 밤은 공포의 대상, 미지의 시간이었다.17세기 초 영국 시인 토머스 미들턴은 밤에 대해 “잠자고 먹고 방귀 뀌는 것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미국 버지니아 공대 역사학 교수인 로저 애커치는 그의 저서 ‘밤의 문화사’(조한욱 옮김, 돌베개 펴냄)에서 역사의 절반이지만 철저히 무시돼 온 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그는 20년간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밤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살핀다. 풍부한 사례와 도판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중세말에서 19세기 초까지 밤문화 총망라 저자는 중세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폭넓게 다루되 근대 초기(1500∼1750년)에 초점을 맞춘다. 때때로 고대 세계를 근대 초기의 관습·신앙과 비교하기도 한다. 지역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지중해까지 유럽 대륙 전역을 포괄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시공간에 걸친 밤의 ‘거의 모든 것’은 주제별로 재구성됐다. 밤은 산업혁명 이전의 사람들에게는 위험한 시간으로 인식됐다. 악령과 범죄, 화재와 약탈이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현실적·미신적 위협이 사람들을 억눌렀기 때문이다. 물론 밤은 한편으로 일상적 의례와 규제들이 ‘극적으로’ 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밤중의 회합과 밀애, 가장무도회와 지하선술집, 수다 가득한 바느질 모임 등이 그러했다. 요정과 마녀, 무시무시한 계시가 살아숨쉬기도 했다. 요컨대 해가 저물면 성, 권위, 인간관계, 자연, 마법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로 바뀌었던 것이다. ‘밤의 혁명’은 과학적 합리주의와 함께 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18세기 초부터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 밀려온 계몽주의는 과거에 대한 환멸을 낳았다. 이성과 회의주의가 마법과 미신을 이기면서 대부분의 도시 가정은 밤을 덜 무서워하게 됐다. 두려움과 신비의 대상이던 밤공기는 이제 찬미와 황홀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19세기 들어 가스등과 직업 경찰의 발전으로 밤에도 자유와 활기가 넘치게 됐다. 저자는 “개선된 조명 때문에 가정의 내부까지도 행인에게 더 잘 보였고, 이웃집을 엿보기 위해 밤에 산책을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한다. 국가는 통행금지, 야경대원 순찰, 야간 보행자 법령 등 다양한 제도로 밤의 활동을 억압했다.1068년 영국 정복왕 윌리엄은 영국 전역에 8시 통행금지를 실시했고, 비슷한 제약이 중세 유럽 도처에서 가해졌다. 중세 이후에야 통행금지령이 조금 느슨해져 시간이 저녁 9시나 10시로 늦춰졌다. 저자는 “정책이 관대해진 것은 밤의 위험이 줄어서가 아니라, 이같은 제약을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통행금지 시간이 지나서도 곳곳에서 밤을 즐기는 사교행위가 지속됐다. ●“밤의 마법과 미신 떨친 건 과학적 합리주의 덕분” 책은 밤의 노동, 신분에 따른 수면 양태, 침실문화 등 다종다양한 밤의 흔적들에 대해 탐색한다. 미시사, 사회사, 민중사의 성격을 띤 흥미로운 이야기 책이라 할 만하다. ‘낮의 연장선’이 돼 버린 현대의 밤에 대한 성찰도 빼놓을 수 없다.“밤하늘에 남아 있는 아름다움, 어둠과 빛이 바뀌는 주기, 낮의 빛과 소리로부터의 규칙적인 안식처. 이 모든 것이 더 밝아진 조명에 의해 손상될 것이다.” 밤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기보다 어둠을 제거하는 쪽에만 신경을 쏟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될 만한 대목이다.2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일우ㆍ윤진서 주연 MBC ‘일지매’ 베일 벗다

    정일우ㆍ윤진서 주연 MBC ‘일지매’ 베일 벗다

    고우영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MBC 미니시리즈 ‘일지매’(극본 김광식ㆍ연출 황인뢰)가 11월 19일로 첫 방영 일정을 확정하고 흥미진진한 캐릭터로 무장한 주요 캐스팅을 전격 공개했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는 70년대 연재 당시 단순한 신드롬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발전했던 당대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초로 고우영의 ‘일지매’를 드라마화하는 황인뢰 감독은 원작의 거대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희노애락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을 특유의 유려한 연출력으로 부활시킬 예정이다. 우선 시대와 운명이 만든 영웅 ‘일지매’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정일우가 참여한다. 정일우가 참여한 ‘일지매’는 참판에 오른 아버지와 노비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서출로 태어나,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후 청나라에 입양되나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다시 조선으로 귀국, 조국이 처한 상황에 분노하여 나라를 구하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전설적인 캐릭터이다. 정일우는 이번 캐릭터를 위해 ‘한 달 새에 4kg을 감량하고 매일 헬스와 무술, 승마 연습으로 보내는 등 ‘일지매’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일지매’가 한평생 사랑한 여인 월희 역은 영화배우 윤진서가 맡았다. ‘일지매’의 첫사랑 ‘달이’와 꼭 닮은 외모로 단박에 ‘일지매’의 마음을 사로잡은 ‘월희’는 검은 복면 뒤에 살아야 했던 일지매의 힘겹고 외로운 삶에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여인으로, 윤진서는 일지매의 첫사랑 ‘달이’와 그의 운명적 연인 ‘월희’로 1인 2역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포도청 수사관 구자명 역에는 김민종이 캐스팅 됐으며, 일지매의 생모이자 비련의 여인 ‘백매’는 정혜영이 열연한다. 이 밖에도 김자점 역에 박근형, 걸치 역에 이계인, 왕희보 역에 박철민 등이 캐스팅 됐다. 한편 MBC 미니시리즈 ‘일지매’는 ‘베토벤 바이러스’ 후속으로 11월 19일 첫 방영되며 탄탄한 스토리와 수려한 액션 그리고 방대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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