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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 5000㎞ 대장정 평화통일 디딤돌 되길”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고려인 랠리팀’이 지난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출발, 장장 1만 5000㎞를 달려 19일 마지막 종착지인 부산에 도착했다. 이날 랠리팀은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150랠리’ 출정식을 연 뒤 부산으로 출발했다. 랠리팀은 당초 이날 오후 5시 부산역에 도착해 도착성명을 발표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150개의 풍선을 날리는 등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행사가 취소돼 부산시가 주최하는 ‘한-러 우정의 밤’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아르피나 유스호스텔로 이동했다. 랠리팀은 행사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부산에 이르는 1만 5000㎞를 달려온 여정을 담은 동영상을 통해 지난 40여일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감회에 젖었다. 고려인 랠리팀 단장인 김 에르네스트 니콜라예비치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랠리팀의 남북한 동시 방문 및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남북 종주가 한민족의 자유로운 왕래와 평화통일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출발한 랠리팀은 지난 8일 북한에 입성해 평양에서 열린 8·15 기념행사에 참가하고 백두산과 금강산을 거쳐 군사분계선을 통해 지난 16일 서울에 들어왔다. 서울에 도착한 랠리팀은 경기 안산고려마을을 방문하고 안산 화랑유원지를 찾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한편 현충원을 참배했다. 랠리 일정 중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러시아와 북한, 남한의 흙이 담긴 화분에 콩을 심어 전달했다. 랠리팀은 20일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오는 22일까지 ‘고국산천 순례’를 거쳐 23일 속초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할 예정이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유가족에 사실상 특검 추천권 부여… 새달 배상·보상 논의

    유가족에 사실상 특검 추천권 부여… 새달 배상·보상 논의

    여야가 19일 재합의한 세월호특별법(세월호법)의 핵심은 여당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여당 몫 2명을 추천할 때 야당과 세월호 가족의 사전 동의를 얻기로 한 데 있다. ‘협의’가 아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 또는 세월호 가족이 반대하면 여당 몫 2명을 추천할 길이 막힌 것이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의 상당 부분을 포기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특검후보추천위 중 정부·여당이 온전하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추천권은 전체 7명 중 2명(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제한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유할 추천권은 당초 야당 몫 2명과 세월호 가족을 돕고 있는 대한변호사협회장 몫 1명 등 3명으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검 수사기간도 예외적으로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세월호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에서 특검 임명을 두 차례 연장하면 본회의에서 의결한다’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수사기간은 60일로 한 차례에 한해 30일을 연장, 최대 90일까지 가능하다. 여야는 여기에 세월호 특검 수사가 미진할 경우 진상조사위가 새로운 특검을 재발동시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단 첫 번째 특검에서 수사하지 않은 사안이 있을 때에만 두 번째 특검 실시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월호 가족들이 당초 수사권·기소권을 갖춘 조사위 구성을 주장할 정도로 강력한 진상 조사 기능 확보에 애착을 표시한 점이 여야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검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비롯해 구조 과정에서의 과실 등을 수사할 전망이다. 이미 검찰 수사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130여명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1년 9개월 안팎의 기간 동안 활동할 조사위는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세월호 가족 추천 3명이 포함된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120~150명의 직원이 투입된다. 조사 강제 수단으로 동행명령권이 부여되는데 거부하면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검 수사 중에는 특검보가 조사위와 긴밀하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조사위 기능이 보완된다. 세월호법 조문 작업이 완성되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여야는 또 합의문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일정 연장 및 증인 선정 문제를 양측 간사가 전향적으로 합의토록 여야 원내대표가 책임 있게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본회의 계류 법안 93건과 법사위 법안 43건 중 여야가 합의한 법안은 첫 본회의에서 처리되고, 날짜는 오는 22일 전후가 유력하다. 22일 본회의에서는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생의 대입 특례, 분리 국정감사 법안이 우선 처리될 전망이다. 두 법안 모두 여야 합의가 끝난 사안으로 국회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이번 주중 본회의를 통과해야 원활하게 시행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지난달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대입 특례법안은 단원고 3학년 학생 등이 정원 외 전형으로 대입에 도전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유은혜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과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합쳐졌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7개 대학이 법 제정 뒤 해당 전형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례 대상 학생 수는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 정작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며 대입 특례법안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원 의사상자 지정 조항과 함께 “과도한 특혜”라는 비난 여론을 부른 항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분리 국감은 20일 동안 통으로 이뤄지던 국감 일정을 8월 26일부터 열흘간과 10월 1일부터 열흘간씩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분리 국감 실시로 예산안 심사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월호법 재합의… 유족은 강력 반발

    세월호법 재합의… 유족은 강력 반발

    여야는 19일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내용에 합의하고 이를 처리하기로 했다. 쟁점이 됐던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 국회 추천 몫 4인 가운데 여당 추천 2인의 경우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오늘 오전 유가족대책위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가이드라인을 줬는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력 반대하며 재재협상을 요구하자 새정치민주연합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유보해 이날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가족대책위는 20일 오후 총회를 열어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 대변인은 “유족과 충분한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협의를 갖고 수정된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했다.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배상 및 보상 문제는 9월부터 논의하기로 했고, 세월호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특별검사 활동 기간에 대해 2회 연장을 요구하는 경우 본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채택 및 청문회 진행과 관련해선 양당 간사가 전향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양당 원내대표가 책임 있게 노력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일부 강경파 의원의 반대 속에 합의안을 추인했지만, 새정치연합 의원총회는 밤늦게까지 격론을 벌여 합의안 추인을 유보했다. 경기 안산이 지역구인 새정치연합 김영환·전해철·부좌현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유가족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으나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새정치연합 내 강경파 등의 반발로 지난 1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월호특별법 합의안 추인이 유보되면서 “여의도 정치가 무력해졌다”는 비판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가족대책위가 총회를 통해 강경 입장을 거둬들이면 세월호 정국이 극적으로 정상화될 소지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자정 직전 22일 시작하는 8월 임시 국회 소집안을 제출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세월호법 치킨게임… 19일 불발 땐 ‘파국’

    세월호법 치킨게임… 19일 불발 땐 ‘파국’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18일 끝내 결렬되면서 7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7월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됐던 이날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모처에서 따로 만나 세월호 특검 추천, 청문회 증인 등 쟁점 현안에서 타협안을 주고받는 듯했지만 협상 타결에는 실패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여야가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가 19일에도 본회의를 열지 못한다면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생 특례입학법, 국정감사 분리법안은 물론 정부가 처리를 촉구했던 19개 경제활성화 법안, 유병언법·김영란법 등 세월호 후속 법안들 역시 줄줄이 표류하게 된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오후 합의 불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원내대표 간 수차례 접촉이 있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내일 더 논의를 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면서 “내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파국”이라고 밝혔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접촉을 이어 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을 통보한 이후 낮 동안 외부와 연락을 끊었다.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 원내대표 역시 협상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쟁점인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 “실정법을 변형해 가면서까지는 할 수 없다”며 “사회의 근간인 원칙과 상식의 선에서 그런 것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민 누가 국회를 믿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7월 회기 내 특별법 협상에 실패할 경우 19일 본회의를 소집해 특례입학 관련 법, 분리국감법, 세월호 국정조사 기간 연장 등 3가지 안건만이라도 선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특검 추천권과 민생법안 빅딜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투트랙이 원칙”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법은 특별법대로, 민생법안은 민생법안대로 분리처리할 수 있도록 대승적 결단을 부탁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특별법 타결 없이 2개 법안(특례입학·분리국감법) 처리는 없다”고 못 박았다. 국회에서 이날 당직자들과 대책 회의를 가진 박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정 정상화와 국회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할 만큼 했다”며 “국회 운영은 궁극적으로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수 없었다”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수 없었다”

    ‘교황 출국’ ‘교황 세월호 유족’ ‘교황 전세기’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유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다. 앞서 교황은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서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을 선물 받았다.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다. 교황은 이번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가족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보였다.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세월호 유족 4명의 손을 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세월호 생존 학생과 유가족 등 30여 명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자 차에서 내려 이들의 손을 잡아줬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전 제의실 앞에서 이들 중 10명을 만난 교황은 일일이 얘기를 들어주고 미사 삼종기도 때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16일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한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 400여 명이 모여 있는 광화문 광장 끝에 다다르자 차를 멈추게 한 뒤 내려 이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줬다. 교황은 딸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김씨가 건네는 노란 봉투에 담긴 편지를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17일에는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세례를 줬다. 교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면서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면서 “내 위로의 말이 죽은 이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없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추기경이었던 때 발생했던 대형 참사를 예로 들면서 “당시 나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면서 “고통과 슬픔의 순간에 다가서면 정말 많이 돕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교황의 방한 결산 인터뷰는 한 시간 동안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아기 입에 손가락 갖다대더니…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아기 입에 손가락 갖다대더니…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편지에 서명한 뒤 김 신부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며 간곡히 당부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자필서명 편지 건넨 교황 “방한 내내 세월호 기도 안 잊어”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자필서명 편지 건넨 교황 “방한 내내 세월호 기도 안 잊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첫날부터 가는 날까지 세월호 유족들을 챙겼고 위로했다. 교황은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함께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이호진씨의 세례식이 끝난 뒤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를 세례식에 배석한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편지에서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교황이 편지에 자필 서명을 한 뒤 김 신부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김 신부는 편지와 교황 묵주를 들고 19일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부끄러운 3몰 국회

    여야 합의 실패로 세월호특별법(세월호법) 제정을 위한 18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됐다. 7월 임시국회의 남은 날은 19일 하루뿐이다. 19일 본회의마저 열리지 않으면 여야가 이미 합의한 안산 단원고 3학년 대학 특례 입학과 분리 국정감사 실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정치 실종’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뤘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민생법안 처리가 급한데 야당이 세월호법 우선 처리를 고집한다”고 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여당 몫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에 주는) 세월호법 양보는 야당이 아닌 국민과 유가족에게 양보하는 법”이라고 했다. 여야는 ‘회기 중 법안 처리 0건’이란 불명예 위기에 놓였을 뿐 아니라 갈등 조율 기능을 상실한 우리 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혹평을 받았다. 넉 달 동안의 세월호법 협상 과정에서 몰이해, 몰지각, 몰염치의 ‘3몰(沒) 국회’가 형상화되면서 ‘정치 침몰’을 촉진시켰다는 뜻이다. 정치권의 몰이해는 ‘세월호 이후 달라진 대한민국 요구’에 대한 대목에서 시작됐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 기능을 달라”던 세월호 가족들의 청원을 묵살한 채 여야는 특검 수사를 모색했다. 결국 여야가 내놓은 세월호법은 상설특검법과 각종 진상규명특별법이 절충된 형태로, 가족들은 이를 거부했다. “보상보다 진상 규명이 최우선”이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의 호소를 흘려들은 채 시혜를 베풀듯 여야가 단원고 특례 입학을 약속한 대목은 몰지각한 결정이라는 평가에 직면했다. 이어 “과도한 특혜”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며 세월호 가족의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 “수사 과정을 유가족과 공유하고 뜻을 반영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5월 17일)과 “제대로 된 세월호법을 만들겠다”던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다짐(7월 24일) 등이 선거 이후 자취를 감춘 것은 정치권의 몰염치로 두고두고 되새겨질 만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교황이 남긴 메시지, ’평화와 치유’

    교황이 남긴 메시지, ’평화와 치유’

    짧다면 짧은 4박 5일의 방한 기간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사회에 보여 준 말과 행동이 남긴 반향은 끝이 없다. 지난 14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는 말을 시작으로 방한 내내 평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평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준 성품대로 수차례 세월호 유족과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 따뜻한 손길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아기들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환하게 웃으며 입을 맞추고 축복을 빌어줬고, 급속한 성장으로 혼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고 북돋워주면서 동시에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경계했다. ◇ “평화는 ‘정의의 결과’” 공식 방한 목적은 사목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입국 순간부터 한반도의 평화를 언급하면서 아시아 첫 방문지이자 즉위 후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분명히 했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에서 한 연설을 통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바탕을 둔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는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교황은 15일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즉흥 연설을 통해 “한 가족이 둘로 나뉜 건 큰 고통이지만 한국은 하나라는 아름다운 희망이 있다”며 “그중 가장 큰 희망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남북한이 서로 진심 어린 대화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조언했다. 방한 기간 교황의 평화를 향한 메시지는 한반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교황은 방한길에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인에 대해 축복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17일 아시아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는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 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설에서 직접 국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뿐 아니라 북한,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교황청과 관계를 맺지 않은 아시아 다른 국가를 포괄하며 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기원한 것이다. ◇ 교황의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 프란치스코 교황은 100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움직이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네 차례에 걸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이들의 아픔을 달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방한 첫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나온 세월호 유가족 4명을 소개받고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러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다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이 모인 곳을 지나자 차에서 내린 교황은 울먹이는 이들의 손을 잡아줬으며,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도 생존학생 2명과 유가족 8명을 만나 이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도보순례단이 전달한 ‘세월호 십자가’는 직접 로마에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당초 명단에는 없었지만 세월호 유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에 유가족 400여명이 함께 하기도 했다. 교황은 시복식 미사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다 세월호 유가족이 모인 곳에 다다르자 차에서 내려 이들에게 다가갔다. 이 역시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딸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 교황은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는 김씨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가 건넨 노란 봉투에 담긴 편지를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17일에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직접 세례를 줬다. 이씨의 세례명은 교황과 똑같은 프란치스코다. 교황은 세례식을 마친 뒤 배석한 수원교구 김건태 신부를 통해 가족의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무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전달했다. 교황은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에서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10명의 실종자 이름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은 세월호 유가족이 ‘노란 리본’을 전달한 순간부터 교황이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내 교황의 왼쪽 가슴에 달려 있었다. ◇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벗’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은 방한 기간 내내 모두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낮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 소탈한 모습은 사회의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췄다. 첫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맞이한 환영단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새터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상처받은 ‘보통 사람들’로 꾸려진 것을 시작으로 교황의 소탈한 행보는 계속 됐다. 16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은 장애인과 함께하는 50여 분의 시간 내내 의자에 앉지 않았다. 올해 78세로 고령인데다 빡빡한 일정 탓에 지칠 법한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도 없었다. 대신 인자하고 따뜻한 눈길로 그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 한명 한명을 바라봤다. 다소 서툴지만 성심을 다해 율동 공연을 준비한 장애 아동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보이고 품 안에 꼭 껴안아줬고,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는 이들에게는 같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그려 화답하기도 했다. 손가락을 빨고 있던 갓난아기의 입에는 한동안 자신의 손가락을 대신 물려 주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교황의 모습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지체됐지만 교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는 장애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일이 어루만지고 축복을 빌어줬다.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 아이들만 보이면 차를 멈추게 한 뒤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거나 이마와 볼에 입을 맞추며 강복했다. 그러다 깜짝 놀라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교황의 경호원들은 본업인 경호보다 아이들을 발견해 재빨리 교황에게 데려오고 도로 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부업’을 하느라 바빴다. 교황은 방한 내내 교황의 상징인 금제 십자가 목걸이 대신 20년간 착용해 온 낡은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다. 낡은 검은색 구두도 그대로였다. 이동 중에는 한손에 직접 자신의 검은색 가방을 들었다. 방탄 차량 대신 국산 소형차 ‘쏘울’을 의전 차량으로 택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자 지붕이 없는 무개차(오픈카)를 이용했다. ◇ “젊은이여 깨어나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의 주목적이었던 아시아청년대회에 두 차례 참석해 아시아청년들을 만났다. 평소 젊은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서 성경 시편 구절을 인용해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청년대회 참석자들을 ‘사랑하는 젊은 친구 여러분’으로 부르며 젊은이들이 교회와 사회의 미래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그들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15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연설문을 읽던 중 갑자기 말을 멈추고 영어로 “피곤하십니까”라고 물은 뒤 즉흥 연설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에 답을 하기도 했다. 일반 신자와 젊은이들에게는 더없이 인자하고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었지만 성직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함과 근엄함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한국 수도자들과 만나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수도자)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며 청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도 생활이 교회와 세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17일 아시아 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공감하고 진지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 연설에서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선과 진보,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방한 후 처음으로 집전한 첫 대중미사에서는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문화를 경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124일… 여야, 막판 줄다리기

    7월 임시국회 종료일(19일)을 이틀 앞둔 17일 여야 정책위의장이 회동,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처리 방안을 협의했다. 세월호특별법이 아닌 민생법안 처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세월호특별법 처리 지연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18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뒤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본회의가 열려도 세월호특별법 외 다른 법안이 우선 처리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생들의 정원 외 특례입학지원법 등을 논의했다. 두 정책위의장은 “세월호특별법은 우리 손을 떠나 원내대표 간에 협의할 문제”라고 미뤘다. 세월호 특별검사 추천권을 여야 동수로 줄지(새누리당 주장), 야당에 줄지(새정치연합 주장)를 놓고는 양보 없는 대립이 이어진 셈이다. ‘18일 국회 본회의 대기령’을 의원들에게 발령한 새누리당과 ‘발목잡기 이미지’를 우려하는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개최의 불가피함에는 일부 동의했다. 18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참사 124일 동안 국회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올해 처음 실시된 ‘분리 국감’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지난해 결산안 심사 시한을 지키지 못하며, 임시국회 중 법안처리 0건이란 초유의 불명예 기록이 세워진다. 그렇다고 20일부터 곧바로 8월 국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간다면 검찰이 구속 방침을 밝힌 여야 의원들의 불체포 특권을 보장하려는 ‘방탄국회’란 비난이 불가피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교황, 北·中과 대화 의지… “관계 개선 희망”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17일 헬기로 충남 서산 해미성지와 해미읍성을 방문해 아시아 주교와 청년들을 잇따라 만나며 숨가쁜 사목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집전하며 한국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선포한 교황은 이날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행사장과 연도에 몰린 천주교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변함없이 환한 웃음으로 축복을 전했다. 해미로 내려가기 전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7)씨에게 세례성사를 베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미성지에서 먼저 한국 천주교 주교단 15명, 아시아 각국 추기경·주교 50명을 만나 공동기도를 하며 교회의 방향과 사목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교황은 특히 연설에서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은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북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의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 발언과 관련해 “교황이 구체적인 국가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과 선의의 대화를 나누고 수교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미읍성으로 이동한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식에 참석해 청년 참가자 6000여명과 아시아 주교단 50명, 일반 시민 4만 5000여명과 격의 없는 만남을 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종교 지도자들을 잠깐 만난 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3명을 포함한 각계 인사 1500여명이 참석하는 미사에서 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끝으로 4박 5일간의 한국방문을 마무리하고 오후 1시쯤 로마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i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특별법’ 교착 국회 돌파구 안간힘

    여야는 17일 세월호특별법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멈춰 버린 국회 일정을 재가동시키려는 노력을 이어 갔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전화 통화를 포함해 수차례 접촉을 갖고 의견접근을 시도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회동했다.  막판 쟁점인 특검 추천위원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이 여야몫 2명씩인 인원을 여야 합의 추천 방식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새정치연합도 야당몫 1명 증가 요구에서 물러나는 등 타결의 실마리도 엿보였다. 여야가 상설특검법 테두리를 지키되 세월호 유가족 입장도 반영하는 선에서 합의안을 모색함에 따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9일 전까지 극적 합의 가능성도 생겨났다.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은 주 정책위의장의 선제안으로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의 특례입학, 분리국정감사 1차 시행,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미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18일 본회의 예정’을 알리며 소집령을 내린 상태다. 주 정책위의장뿐 아니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협상 실무진이 국회에 머물며 해법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세월호특별법과 다른 민생법안은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숙제하는 학생이 한 가지 숙제가 어렵다고 다른 숙제까지 하지 않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야당을 공격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93개의 민생법안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민생법안의 조속한 논의와 통과를 위해서도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가족들을 연일 만나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기대 세월호법 조속 처리를 촉구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회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참사를 국가적 과제로 생각해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 눈빛 돌린 진심…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 눈빛 돌린 진심…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려인 150주년 대장정’ 랠리팀 17일 서울 입성… 축하 만찬 개최

    ‘고려인 150주년 대장정’ 랠리팀 17일 서울 입성… 축하 만찬 개최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은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글로리아홀에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유라시아 대장정’ 랠리팀의 서울 입성을 축하하는 만찬을 연다. 만찬에는 조규형 이사장과 랠리 참가자 32명,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만찬 전 행사장을 찾아 랠리 참가자들과 환담한다. 랠리팀은 지난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를 몰고 출발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을 거쳐 지난 8일 북한에 도착했다. 16일 오후 남북 군사분계선을 통해 남으로 넘어온다. 17일 경기 안산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 들러 참배하고 19일 시민과 달리는 ‘서울~부산 국민랠리’를 끝으로 1만 5000㎞에 달하는 러시아~한반도 종주를 완성할 예정이다.
  •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감동의 스킨십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감동의 스킨십

    ‘짧은 만남, 깊은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기 직전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학생 대표와 유가족 10명을 만나 일일이 손을 잡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교황이 외국 방문을 하면서 관례상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지만 이번 세월호 유족들 면담과 같은 만남은 이례적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만남은 비록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방한 첫날인 지난 14일 서울공항에서 영접 나온 세월호 유족에게 “아픔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황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줬다. 유가족들은 교황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의회가 나서도록 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면서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 달라는 요청에 교황이 고개를 끄떡였다고 전했다. 경기 안산에서 대전까지 십자가를 메고 걸어온 희생자 아버지 김학일씨는 “제의실에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으니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달라”는 부탁에 교황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방한준비위원회 측은 “교황은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교황이 십자가를 가져가는 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담당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와 함께 교황에게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들어 있는 앨범과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줄 것을 부탁하는 영문 편지를 전달했고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2명도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전했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면서 유가족들이 선물한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줄곧 달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교황의 의지에 부합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있을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도 세월호 참사 유족 600여명의 참석이 확정됐다. 한국천주교는 현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부근에서 농성 중인 유족들을 시복식 때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교황을 볼 수 있도록 좌석을 제단 근처로 옮기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이 같은 교황의 각별한 관심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시복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의 농성장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시복식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인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단식하는 텐트 등 2개동만 남기고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유족들은 16일 오후 시복식이 끝나면 다른 천막들을 원래 위치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한편 세월호 범국민대책위원회도 15일 오후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밤에는 시청광장에서 문화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유족들의 의사를 존중해 문화제를 취소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여야 역지사지로 세월호 치유해 민생 돌보길

    세월호 특별법으로 꽉 막힌 정국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완구 새누리당·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어제 취임 100일을 맞았으나 이후 처리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지난 7일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등 11개항이 물거품이 되면서 민생법안은 물론 국정감사 일정까지 ‘올스톱’될 위기에 놓였다. 여야 지도부는 정치력을 발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해법을 찾아 경제회생 법안을 처리하는 등 민생을 돌보기 바란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참사 122일째인 어제 대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0명의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제 성남공항에 나온 유족들에게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위로했다. 유가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가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히고 있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제 교황청대사관에서 집전한 첫 미사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정치권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세월호 특별법안을 하루속히 처리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여야 원내대표 간 세월호법 합의를 야당이 먼저 깬 점을 내세우며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공은 새누리당에 넘어가 있다고 주장한다. 새정치연합이 특별검사추천위원회의 국회 몫 4인 구성과 관련해 ‘여야 각 2명씩’이 아닌 ‘여당 1명, 야당 3명’을 제안한 것을 두고서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특검추천권이나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과 관련해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완구 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오는 18일 본회의를 예고했다. 본회의가 무산돼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학생의 대학입학지원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안산 단원고 3학년생들은 오는 9월 수시모집 중에 특례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처음 실시할 예정인 ‘분리 국정감사’가 이뤄지려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국감 시작일인 오는 26일 이전 마지막 국무회의가 19일로 예정돼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낮추는 등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하고 있다. 이젠 국회가 민생법안들을 처리해 화답해야 한다.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들을 더 이상 방치해선 결코 안 된다. 여당이 세월호 특별법 쟁점인 특별검사 추천위원회의 국회 몫 4인 구성이나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문제에서 먼저 탄력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등 대승적 결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여야 세월호法 물밑협상… 주말 출구찾나

    여야 세월호法 물밑협상… 주말 출구찾나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이 국회 정상화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해결책을 고심하며 여야 간 물밑 협상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15일 겉으로는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관련한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소강상태를 이어 갔다. 이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마주쳤으나 의례적인 악수만 나누고 돌아섰다. 야당으로부터 ‘결단’을 요구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에게 “협상은 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고 재차 강조한 뒤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뮤지컬 ‘꽃신’을 관람하러 떠났다. 최근 영화 ‘명량’ 관람에 이어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는 이 원내대표가 전적으로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받고 힘이 실린 상태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이미 당내 강경파와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에 따른 합의 번복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어 무기력한 상태다. 새정치연합도 이 원내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야당보다 두배 세배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18일 본회의 개최를 대비해 소집 대기령을 걸어 둔 상태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별개로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생들에 대한 특례 입학, 25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 분리 실시 등의 관련법 개정을 위해 18일 본회의 개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교황 방한으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여론이 환기되면서 특별법 처리에 대한 압박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모종의 결단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식 협상라인 대신 새누리당에서는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을 만나 대화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도 법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여야 간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소권을 주는 대신 조사위의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거나 특검 추천권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월호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 노란리본 달고 미사 집전

    “세월호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 노란리본 달고 미사 집전

    ‘세월호 십자가’ “세월호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받은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고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가 전했다. 방한위에 따르면 ‘세월호 십자가’로 알려진 도보 순례단의 십자가는 사전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다. 유 주교는 십자가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월드컵경기장 내 제의실(祭衣室)에 미리 가져다 놨다고 한다. 방한위 측은 “교황이 십자가를 가져가는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순례단이 진도 팽목항에서 ‘아이들의 눈물’이라며 떠 온 바닷물은 경기장에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어서 유족 스스로 교황에게 전달하는 것을 취소했다. 앞서 안산 단원고 학생인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 씨 등으로 구성된 도보 순례단은 지난달 8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십자가를 멘 채 단원고를 출발했고 지난 13일 대전에 도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생존 학생 2명, 유가족 8명 등 10명과 만나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교황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들이 차례로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김학일 씨가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며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같이 미사를 집전해달라”고 말하자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교황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이 담긴 노란 리본과 팔찌를 건넸고, 교황은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이밖에 유가족은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든 앨범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는 영문 편지를 전달했고, 생존 학생 2명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건넸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모두 36명의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과 유가족이 참석했다. 교황 미사 집전 소식에 “교황 미사 집전, 세월호 십자가 그런 의미가”, “교황 미사 집전, 세월호 십자가 슬프다”, “교황 미사 집전, 세월호 십자가 가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심 속 묘지, 에코뮤지엄 ‘변신’

    도심 속 묘지, 에코뮤지엄 ‘변신’

    서울시내에 있으면서도 방치되다시피 한 조선시대의 내시 및 궁녀들의 묘지 유적 2곳이 에코뮤지엄으로 탈바꿈되는 것을 시작으로 묘지유적들이 관광자원으로 개발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4일 “박원순 시장이 지난 3월 은평구 이말산의 묘역과 노원구 초안산 묘역에 대해 에코뮤지엄 조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면서 “오는 28일부터 7일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묘역을 에코뮤지엄으로 조성한 사례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묘지, 퐁파르나스 묘지, 페르 라세즈 묘지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이졸라시미테리오, 트레비소의 브리온베가 묘지, 모데나의 알도로시 공동묘지 등은 도심 내 묘지를 이용해 에코뮤지엄을 구현했고, 관광자원이 된 사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몽마르트 묘지는 에드가 드가, 스탕달, 에밀 졸라 등이 묻힌 관광명소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도심 묘지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한 후 선별된 곳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 첫 사례는 은평구의 이말산 조선시대 분묘군과 국가사적 제440호인 노원구 초안산의 조선시대 분묘군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조선시대 내시와 궁녀들을 묻은 곳으로 유일해 역사적 가치가 높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특히 초안산 분묘군에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상궁 묘비가 있다. ‘상궁박씨(尙宮朴氏) 묘비’로 선조 32년(1599년)에 세워졌으며 상궁(尙宮)은 조선시대 내명부의 하나인 궁녀의 정5품 벼슬이다. 이말산에는 우봉김씨(牛峰氏), 완산이씨(完山李氏) 묘뿐 아니라 궁녀와 중인 계급인 위항시인(委巷詩人)의 묘 등이 있다. 조선 현종의 유모였던 임상궁(林尙宮)의 묘터가 남아 있지만 봉분은 오래전에 도굴당해 없어지고, 상석은 위쪽에 쓰러진 묘비와 떨어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 분묘군은 훼손되고 방치돼 있으며, 오솔길로만 접근할 수 있는 등 접근성도 좋지 않다”면서 “사유지인 관계로 매입 후 발굴조사를 위해서는 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비 후 에코뮤지엄으로 조성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사라질 위기인 시내 묘지 유적들을 운동, 전시, 교육 등의 방식으로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에코뮤지엄은 지역의 전통문화와 유산, 자연환경을 보호해 이를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소장품을 주로 전시하는 실내 박물관과 차별화한 신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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