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돋보기] 예산처 내년예산 편성 ‘골머리’
내년의 예산편성을 앞두고 기획예산처의 고민이 많다.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부문은 많지만 기존사업을 삭감하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내년 예산 규모=올해 본예산은 100조2,000억원이다.정부가 지난 6월말 국회에 제출한 5조555억원 규모의 1차 추경안이 통과되면 105조3,000억원 선으로 늘어난다.내년의 예산은 110조원 정도로 예상된다.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경상성장률보다 예산증가율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2003년에는 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면 내년에 국채발행 규모를 마냥 늘리기도 힘들다.올해국채는 2조4,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내년의 국채발행규모는 2조원 정도로 잡고 있다.
◆1차 예산심의는 대패질= 각 부처가 지난 5월말 예산처에요청한 내년 내년의 예산은 128조원이다.18조원 정도를 삭감하는 게 불가피하다.예산처는 지난주까지 1차 예산심의를 마쳐 대폭 삭감했다.
하지만 1차 예산심의는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문제는 지난 23일부터 들어간 2차 심의(문제사업)다.1차 때에는 웬만한 신규사업은 모두 돌려보냈지만 2차 때에는 진짜 옥석(玉石)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1차 심의가 예선전이라면 2차는 본게임이다.
◆내년 예산 필수증액 많아=올해 본예산보다 내년에 늘어나는 게 거의 확실한 부문만 15조원 정도다.
지방교부금과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이자 등 경직성 소요가 많다.지방교부금은 올해보다도 무려 6조5,000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연구개발(R&D) 투자는 일반회계의 5%,문화예산은 예산의 1% 등 연차별로 투자계획이 확정된 지출도 예산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재정이 파탄난 지역건강보험에도 올해보다 8,000억원 정도나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의료보호환자 진료비,중학교 무상교육 확대,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선거관리비 및 정당보조금 등 올해보다 예산을 대폭 배정해야 하는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문제는 재원=필수증액 소요액은 15조원쯤 되지만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0조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라 기존사업중 5조원쯤은 삭감해야 한다.하지만 삭감한다는 게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기존에 예산을 지원받던 계층이나 부처,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은 전체적 재정상황보다는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기 때문이다.
예산처는 지방교부금 지원이 대폭 늘기 때문에 교부금과는 별도로 지방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또 R&D와 정보화사업에 대한 효율적인 배정을 통해 예산낭비를 줄이는 등 기존 세출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한다는방침이다.농어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도 검토중이지만‘정서상’ 쉽지 않아 고민이다.
예산처 반장식(潘長植)예산총괄과장은 “돈은 없고 쓸 곳은 많아 고민”이라며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자체 재정자립도 추이.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재정은 지방자치체 실시 이후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으면서 결정적으로 악화됐다. 광역기초단체의 절반 이상이50% 미만의 재정자립도를 보이며 빚더미에 올라 있고 232개 시·군·구 재정자립도 격차도 도농간 또는 자치단체별로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별 재정자립도=재정자립도는 일반회계 예산규모에서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친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즉 일반회계 예산규모에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나눈 수치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생력을 가리키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올해의 경우 서울이 95.6%로 최고의 자립도를 보인 것을비롯해 경기(78.0%)·인천(77.7%)·울산(76.4%)·대구(75.3%) 등 광역시가 상대적으로 나은 자립도를 보였다.반면 경기도를 제외한 대다수의 도 지역은 20∼30%대의 저조한 재정자립도를 나타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중 IMF 체제 직전 직후인 97년과 98년과비교해 현격히 재정자립도가 떨어진 지역은 대구·인천·충북·전북·경북·경남 등이다.이중 경남과 충북은 한해 동안 자립도가 각각 7.4%,4.4% 포인트나 감소했다.
◆광역단체별 예산지출 추이=14개 광역시·도 지역중 서울시가 11조2,971억원으로 최대,제주도가 6,563억원으로 최소 예산을 각각 편성했다.
IMF체제 이후 올해까지 재정자립도가 현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광주·대전·울산시 등은 각각 예산이 1,471억원,2,143억원,1,765억원 등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부산시만은오히려 336억원이 줄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재정운용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단체장들이 임기중 업적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무리하게 대형사업을 추진한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선심행정을 남발해 예산을 낭비하거나 사업성 검토도제대로 거치지 않고 과도한 수익사업을 벌여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도 있다.
◆기초단체별 재정자립도=‘도농간 부익부 빈익빈’‘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서울과 경기도의 재정자립도가 상위 순위를 독식한 반면 전남·경북·충북·전남 지역의 기초단체들이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서울은 자립도가 90%가 넘는 지역이 중구·서초구·강남구 등 3개 지역인데 반해 강북구(30.4%)·은평구(31.2%)·관악구(31.4%) 등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도시와 농촌간 편차가 극심하게 엇갈린다.신도시가 형성돼 있는 과천·성남·용인·고양·안양·수원·안산시 등의 자립도가 96.3∼81.6%를 차지하고 있다.반면 전통적 농촌지역인 연천군(25.1%)·가평군(32.8%)·여주군(33.8%)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
전남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전국에서 제일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다.산업시설이 갖춰져 있는 광양시가 40.4%로 최고를 기록했을 뿐 도내 17개 군 지역이 10%대를 면치못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