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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정」 그리스계 몰아내려 탈출 방관/「알바니아 엑소더스」의 뒤안

    ◎새달 총선서 집권당 승리 노린 책략/“대서방 관계개선 겨냥한 유화책” 분석도 「동구의 고도」인 알바니아 국민들의 서방 탈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3일 5백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이 국경을 넘어 그리스로 탈출,지난해 12월22일쯤부터 본격화된 엑소더스(탈출)로 10여일 동안 그리스로 넘어온 알바니아인들은 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관측통들은 대부분 그리스계인 알바니아인들의 탈출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바니아 국경수비대는 지난 12월초까지만 해도 불법 이주민들에게 발포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쳐 「모기 한마리도 국경을 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최근의 대탈출에 대해서는 발포는 물론 경비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함으로써 내외에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규모 탈출현상은 그리스가 올 1월1일부터 알바니아와의 국경선을 폐쇄할 것이라는 루머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2일 이러한 설은 근거없는 것으로 알바니아 정부가 조작했다고 비난하면서 『알바니아는 그리스계국민들에게 그리스에 정착하게 되면 아파트·자동차 등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바니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그리스계의 탈출을 묵인·방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 2월10일로 예정된 46년만의 첫 자유총선에 대비하고 대서방 관계개선을 위한 유화제스처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바니아는 3백30만명의 인구와 경상남북도보다 약간 작은 2만8천㎢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동구의 소국으로,대부분 남부지역에 살고 있는 35만명의 그리스계는 알바니아 정부에 대한 불만계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알바니아의 집권층은 총선을 위해 불만세력의 해외이주를 유도하는 한편 이로인해 그리스정부 및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바니아는 수세기동안 터키·이탈리아 등의 지배를 받아왔으며 지난 44년 독립,엔베르 호자장군을 수반으로 하는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했다. 알바니아의 국부로 통하는 호자는 40여년간 독자노선 및 자급자족 정책을 추구해왔으며 흐루시초프를 「수정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지난 61년 소련과 단교했고 중국의 친미정책에 반발,78년 대중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85년 라미즈 알리아 인민의회 간부회의 의장(대통령)의 집권으로 알바니아의 행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알리아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89년을 휩쓴 동구의 민주혁명 및 동서데탕트(화해)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부터 온건한 개혁조치를 취해왔다. 그는 지난해 2월 외국인들에 대한 투자문호를 부분적으로 개방,변화의 몸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알리아는 유럽에서의 고립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유럽내에서 유일하게 CSCE(유럽안보협력회의)에 미가입 상태로 있는 알바니아의 가입을 위해 법무장관을 처음으로 임명했으며 5월에는 형법개정,제한적인 여행자유화,그리고 지난 67년부터 금지된 종교의 자유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알리아는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등 외국대사관에 피신한 4천여 주민들의 출국을 허용했으며 강경파인 내무·국방장관을 경질,대국민 유화조치를 취하는 등일련의 개혁조치를 계속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학생 및 노동자들의 반정부시위로 알바니아 최초의 야당창당을 허용했으며 정치국원 및 재무·운수장관,국가통제위 위원장 등을 젊은 개혁파들로 교체,정부의 이미지 개선을 꾀하기도 했다. 알바니아는 최근 ▲잉여농산물에 대한 자유판매 허용 ▲농민들에게 2천㎡(약 6백평)의 자유경작지 제공 등의 조치를 채택,기존의 자급자족 정책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최초의 알바니아 야당인 민주당 지지자 9만여명은 지난 3일 슈코더르 듀레스시에서 반정부시위를 통해 ▲2월 총선 연기 ▲정치범 석방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알리아가 지난 1일 『알바니아 역사에서 91년은 사회 전분야에 걸쳐 커다란 민주화 전환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신년사가 제대로 실현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들어 서방 TV를 시청,기대수준이 높아진 일반주민들 및 개혁세력의 불만과 개혁조치에 대한 보수강경파의 불만을 알리아가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리아가 알바니아의 고르바초프가 될 것인지,아니면 차우셰스쿠가 될 것인지는 좀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소,남북통일 국제보증 용의”/고르비

    ◎아시아 신질서 조성에 적극참여/일 조일신문과 회견 【도쿄=강수웅특파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최근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사 간부들과의 회견에서 『아시아 신질서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표명함과 동시에 ▲미국 등을 포함한 전아시아 수뇌회담을 개최할 것 ▲남북한 통일을 위해 국제적 협력 및 보증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아사히 신문이 30일 모스크바발 기사로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의 나카에 도시다나(중강리충)사장을 비롯,편집국장·외신부장 등 간부들은 지난 28일 크렘린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1시간45분간에 걸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견했으며 사전 10개 항목의 서면질문서에 대해서도 회신을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페르시아만 위기는 정의부활의 원칙을 지켜 평화해결을 목표로 하며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과 견해의 차이는 없으며 유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주의 테두리 안에서의 쇄신이라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 노선을 기반으로 민주화와 시장경제에의 전환을 진척시킬 것이라는 등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독일통일과 파리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거쳐 유럽정세는 일단락됐다고 지적하고 『아시아에서도 드디어 새로운 과정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밖에 ▲극동 미군의 삼각계획을 환영하고 ▲소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방적 군축을 실시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켰으며 ▲오는 93년 가을에 개최할 것을 제창하고 있는 전아시아 외무장관 회의를 거쳐 전아시아 수뇌회의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권영해 국방부차관/새 차관급 20명(얼굴)

    88년6월 국군올림픽 지원사령관(소장)을 끝으로 군복을 벗었으며 국방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미 안보협력 개선을 위해 헌신해 왔다. 두차례에 걸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와 용산기지 이전문제,방위비 분담 등 군사현안에 대해 미측으로부터 한국측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냈다. 군출신답지 않은 온화한 외모에 독실한 기독교신자. 부인 김효순여사(49)와 3녀. ▲경북 월성출신(53세) ▲육사졸(15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사단장
  • “「소련의 혼란」 페레스트로이카 탓 아니다”(해외논단)

    ◎경제위기 불구,정치분야서 큰 성과/몸에 밴 「국민의 안일주의」가 장애물 최근 소련을 다녀온 소련 전문가들이 전하는 소련내 사정은 하나같이 식량난과 사회불안,혼란과 혼미 등으로 거의 무정부상태에까지 달해 있으며 고르바초프의 인기는 최하로 떨어져 『소련은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런 얘기들은 그것들대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위기설은 이미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지금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역사적인 혁명을 수단으로 과거 소련의 정치·경제체제를 붕괴시키고 전혀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체제의 붕괴에 대한 보수파 관료들의 뿌리깊은 저항에 부닥쳐 유통부문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일부지역에서 식품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은 원칙적으로는 결정됐지만 새 연방제확립과 관련,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제혼란은 분명 고르바초프의 공과중 과에 속할 것이며 또 혼란은 당분간 더 계속되겠지만 극복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고르바초프가 시작한 페레스트로이카혁명은 소련 사회주의 전반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한 올바른 처방이다. 이는 종래의 소련식 사회주의로부터 완전한 결별을 꾀하는 것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페레스트로이카는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때이르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페레스트로이카가 경제부문에서 잘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밖에 정치·사회·문화부문에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련 국민들 사이에는 고르바초프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데 대해 『식료품도 부족한 판에 상은 무슨 상이냐』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같은 국민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아래서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언론의 자유」를 향유하고 있는 소련 국민들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 보다는 비방만 하고 있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소련 국민들은 생활고를 페레스트로이카와 고르바초프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그들 스스로가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이다. 소련에서도 국민들이 『정부는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 자각해야 할 것이다. 소련 국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위로부터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 국민이다. 그들 대부분은 적당히 일하면서 될 수 있는대로 놀려고 한다. 이런 생활태도를 고치지 않는한 페레스트로이카는 진전될 수 없고 그들의 생활수준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분야에 있어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앞당기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혁명」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등 지도자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운다 해도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한 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소련과 같이 넓은 나라의 국민들의 의식을 완전히 바꾸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제 소련에도 과거와는 달리 검열을 받지 않는 언론이 등장했고 이같은 자유언론들은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TV의 영향력은 대단히 커 국민들의 의식개혁도 조금씩이나마 진전돼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함께 2차대전 이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역사적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또 독일통일에도 큰 공헌을 했으며 CSCE(유럽안보협력회의) 파리회의에서 이니셔티브를 취한 것도 바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다. 고르바초프시대를 특징짓는 그의 크고 작은 공적들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식료품난이나 사회혼란이 강조돼 그의 공적이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소련형 사회주의가 붕괴하는 것은 자유진영으로선 환영해야할 일이라는 인식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서방진영과 공동의 가치관을 갖는 전혀 새로운 사회체제를 창조하려 하고 있고,그의 정치철학이 도달하는 곳에선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그런 고르바초프에 대한 지원을 아껴선 안된다는 것이 서방측 지도자들의 한결같은 논리다. CSCE 파리회의에서 고르바초프가 행한 연설은 그의 정치철학의 일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요한 부분을 참고로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전인류적인 가치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의의를 갖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인간생활의 가치 그 자체가 전반적 안전보장의 기반 또는 진보의 최고기준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돌입하고 있다』『세계는 소련의 역사적 전환을 중요한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전체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로,명령적 관료주의체제로부터 법치국가와 정치적 다원주의로,국가독점경제로부터 다양한 소유형태의 시장경제로,그리고 단일국가로부터 연방의 제원칙에 바탕을 둔 주권국가의 연합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소련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 또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으며 세계도 우리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 「신사고」실천… 새 평화시대 주도/셰바르드나제 재임 5년 공적

    ◎소 개혁 이끌고 고르비­레이건회담 중재/획기적 군축 실현,동구변혁의 계기 제공 20일 전격 사임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지난 5년간 페레스트로이카의 신사고 외교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온 개혁의 대변자였다. 그가 지난 85년 7월2일 그로미코의 후임으로 외무장관에 발탁된 것만큼이나 이번 그의 사임은 전세계에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사임이 전격적이기도 하지만 그가 고르바초프와 함께 페레스트로이카를 떠받쳐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외교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영어에도 능통하지 못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취임후 하루 18시간이나 되는 근무와 끈질긴 노력으로 국내외 파트너들을 설득시킴으로써 대결과 정복의 소련외교를 화해와 공존의 외교로 전환시키고 소련을 국제무대에서 평화의 옹호자로 이미지를 개선시켰다. 그의 업적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동서냉전의 종식=그가 남긴 첫번째이자 가장 큰 업적은 85년 11월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의 미 소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 6년만에 열린 이 정상회담은동서냉전의 해빙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동서 대결시대의 종식을 위해 그가 남긴 일들은 이외에도 무수하다. 그는 미 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소 화해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3차례의 정상회담을 더 마련했으며 지난 11월에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더 이상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신뢰감을 쌓았다. ▲군축=개방정책 추진이후 종래의 군축방침을 대폭 수정,서방측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감축하게 되는 동률감축방침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88년 6월에는 중거리핵전력(INF) 감축협정이,올해 11월에는 유럽배치 재래식전력(CFE) 감축협정이 체결됐다. 또 미 소 전략무기를 3분의 1 가량 감축하는 협정이 내년 2월 체결 예정으로 있다. ▲동구개혁 및 독일통일=89년 소련은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동유럽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체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과정에 동의함으로써 전후냉전체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져왔다. 그는 이로 인해보수파로부터 동구를 잃고 소련의 안보를 손상시켰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았으나 「분단된 독일이 통일된 독일보다 더 위험하다」는 그의 주장을 관철해 나갔다. ▲지역갈등 해소=그는 10년 가까이 수렁을 헤맨 아프간을 「소련의 베트남」이라며 철수토록 결정을 내리도록 외교정책을 이끌었다. 남부아프리카에서도 쿠바군을 앙골라에서 철수시키고 나미비아를 독립시켰다. 89년 2월에는 중국을 방문,중 소 정상회담을 마련함으로써 오래된 중 소의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한국·이스라엘 등과의 관계도 개선시켜 동서화해의 물결이 지구 곳곳에 미치도록 했다. 페만사태에서도 소련은 미국과 거의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평화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그의 업적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토록 한 것이다. 그는 외무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그루지야 공산당 제1서기 시절 절친한 친구인 고르바초프와 흑해변을 거닐며 「모든 것이 썩었다. 이대로 살 수는 없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 “고르비는 「대처의 용단」 본받으라”/소 정치평론가,NYT에 기고

    ◎개혁 도입·독재청산 등 성공적 임무 수행/“위대한 배우는 자신의 은퇴시기 알아야” 소련 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지의 정치평론가인 멜로 스튜루아는 19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도입하고 독재를 청산한 것으로 그의 역할을 마감하고 이제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정치학부 연구원이기도 한 멜로 스튜루아는 이날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고르바초프도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의 뒤를 따라 권좌에서 물러나는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멜로 스튜루아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그가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고르바초프의 퇴진을 대처의 퇴진과 연결시켰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등장을 예언한 대처와 고르바초프는 모든 점에서 의견을 달리했지만 서로의 입장이 비슷했기에 상대방에 동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처와 고르바초프는 집권당내의 내분,인플레이션,사회불안 등에서도 공통점이 있었지만 대처가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을 마치고 곧 사임,두 사람의 행보는 큰 차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스튜루아는 『레닌이 지구의 6분의 1을 문명세계로부터 격리시킨 반면 고르바초프는 이를 복원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고르바초프는 레닌보다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에 필수적인 인물은 아니라면서 페레스트로이카의 생명력 및 밝은 미래는 창안자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대한 배우는 자신의 은퇴시기를 잘 알고 있다』면서 『권력에 오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듯 권력에서 물러나는 데에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고르바초프의 용퇴를 촉구했다.
  • 한·소 정상회담을 보고(서울시평)

    ◎“제정러시아의 행보를 반추하라” 외교관계의 진행에 있어서 국민의 의식과 정부의 정책추진간에 시차가 생기는 일은 흔히 있다. 아예 국민의 의사를 무시할 수 있는 시대나 정치체제하에서는 그것이 별문제가 될 리가 없다. 그런데 소련은 지금 격심한 국내정치의 혁명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소련국민들의 시각에서는 한국과의 수교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위시해서 소련정부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적인 희망을 갖고 있는 정도가 소련국민들의 일반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러시아 앞세우려 노력 그리고 소련에서는 과거 70년간의 공산주의 역사를 깨끗이 버리기를 주저하는 자세가 없지 않다. 그러면서도 한편 그들은 「소련」을 뒤로 밀어 넣고 「러시아」를 앞세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소련으로서는 다만 군사대국을 이루었으나 다른 분야는 망치고 말았다. 이제 러시아를 부활시킴으로써 그들이 유럽문명의 일원이며 종교와 문화에 있어 위대한 독창적 전통을 갖고 있었다는것을 내세워 새로운 대국으로서의 자세를 세워 보려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실패한 역사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위상설정에 대한 기대가 모두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이 소련국민들의 의식상태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수교하는 일에 대한 소련정부의 정책과 국민의 의식간에 괴리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련국민들의 북한 김일성 체제에 대한 태도는 비판적인 단계를 넘어 혐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한국에 대한 태도는 어떠할까? 극히 일부의 지식인 그것도 고르바초프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지식인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김일성 정권이 우리를 비판하던 그 수사적 표현에 젖어있는 것이 지배적인 현상이 아닐까? 그러면서도 후진국 중 경제발전에 성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북의 변화 촉진에 기대 지난 6월초에 있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가 마치 내키지 않는 일을 저지른 것 같은 표정이 있던 것에 비한다면이번 모스크바정상회담에서는 무엇인가 새로운 결심을 한 것 같은 인상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선입견인지 모르겠으나 고르바초프가 유럽의 정상들과 어울릴 때처럼 신나게 웃는 장면을 못 본 것 같다. 물론 국내문제가 어려워 크게 웃을 형편이 못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취재하던 어떤 TV의 기자는 붉은 크렘린궁성을 가리키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별과 낫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는 저 높은 담 속에서 소련측 상대와 회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러시아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소련과의 관계설정이 이렇게 급속히 진행되는 데 어리둥절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저 좋은 세상이 오려나보다 하는 기대를 갖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 좋은 세상이란 어떠한 것일까? 우리가 소련과의 외교관계 설정에 거는 기대는 북한 김일성 정권의 개방과 변혁을 촉진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 나아가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고 남북한간에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기대는가장 합리적이고 또 당연한 것이다. 소련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고 또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북한은 1989년 11월 현재 소련에 13억달러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1991년부터 경화로 소련의 석유를 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기왕에는 시장가의 반액으로 공급해왔는데 이 제도를 폐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련의 영향력은 줄어든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모스크바선언에서 「남북한간에 정치적 군사적 대결의 종식」 운운하였으나 소련이 그 동안 표현해온 정책원칙을 천명한 데 지나지 않는다. 다만 소련이 그 동안 북한의 군사력을 부추기는 기본세력이었으나 이제는 그러한 정책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지역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소련은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라는 점에서 북한과 태도를 같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사실은 기존 한미우호와 안보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과는 최근 통상정책면에서 마찰을 빚어 전통적인 우방이라는 국민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젠 부산까지 영향력 이렇게 볼 때 한소 수교와 협력관계의 증진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으면서 미국과의 관계냉각화로 이어질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사실을 중요시하여야 할 것이다. 국제관계란 묘한 것이어서 예기치 않은 오해를 가져올 수 있고 이것이 또 외교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소련을 시장으로서의 가치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시해왔다. 그러나 소련은 경제협력 못지않게 아시아지역으로의 전통적인 러시아적 세력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소련으로서는 북위 38도선이 종착역이었으나 러시아로서는 부산 또는 제주도가 종착역이었던 것이다. 외교에는 반드시 앞면과 뒷면이 있다. 우리의 한소 관계도 이같은 일반원칙의 거울로 보아야 할 것이다.
  • “「탈냉전의 드라마」 한반도서 대단원”

    ◎한·소·일 기자,「모스크바선언」 현지 긴급진단/한국,21세기 「평화의 축」으로 급부상/북한 개방만이 동북아 안정에 기여 □참석자 ▲콘스탄틴 델리바스 ▲이토 요시히데 ▲김영만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4일 「한소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모스크바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한반도 냉전의 종식을 선언하고 새로운 한소 관계설정의 거보를 내디뎠다. 역사적인 모스크바선언을 계기로 한소 관계의 전망 및 동북아정세의 변화 등을 현지에서 취재중인 특파원들의 긴급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김=오늘 발표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모스크바선언」은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주요한 「헌장」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냉전구조를 해소하는 최초의 구체적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과소평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공동선언의 의미와 그것이 가져다줄 파급효과 등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델리바스=최근까지의 세계적 냉전구조 청산작업은 주로 유럽을 배경으로 해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실질적으로 동북아에 있어서의 첨예한 대치상황은 탈냉전의 기류를 타고 그 분위기는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변화는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발표된 선언은 냉전종식이 마침내 동북아에서도 이루어지기 시작한 구체적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소련의 아시아 지역에서의 외교는 ▲중국과의 관계개선 ▲지역문제 해결의 두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특히 1990년도의 소련외교는 한국의 깃발 밑에서 이루어져왔고 그 결과가 노대통령의 방소,공동선언 채택으로 나타났다고 볼 것입니다. ▲이토=유럽에서 만들어진 안보협력회의의 모습이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소 양국간의 공동선언은 일단은 두나라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전체가 공동선언의 정신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델리바스=한소관계는 아직 관계를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훌륭한 모범이 될 것으로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과 한국이 수교하고 북한과 일본이 관계를 정상화한다면 아시아지역의 안정은 보다 확실히 담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한소관계는 북한에 미칠 영향을 언제나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의 궁극적 외교 목표는 통일에 있고 한소관계는 이 궁극적 외교목표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공동선언과 노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십니까. ▲이토=공동선언은 북한에 큰 자극을 줄 것입니다. 소련과 한국의 관계가 발전할수록 북한은 이 추세를 가로 막으려 노력할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북한도 긴장완화,평화추구의 전체적 흐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은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델리바스=소련에 있어서 한국과의 수교라는 선택은 북한으로 인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와 외교는 현실적이어야 하고 세계의 공통된 견해는 한국의 통일에 대한 태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소 수교와 노대통령의 방소는 북한의 부정적 반응에도불구하고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소 수교가 북한을 지나치게 고립시킨다는 우려는 수교 이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결과는 그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북 고위급회담이 오히려 시작됐습니다. 양측이 수십년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이토씨가 고립을 우려했지만 그 고립이 일본과의 접촉 시작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화유지를 위해서 한반도와 전세계의 의존관계 구성은 필요합니다. ▲이토=단기적으로 북한은 이 선언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소련과의 관계 단절 등은 상상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이나 일본과의 접촉을 강화할 것이란 점도 분명하고 이미 그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소련은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고 동맹국에 대한 원조를 축소해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정치·경제 모두에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 됩니다. ▲김=양국 대통령은 정치·경제·문화 모든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소련의 한국에 대한 큰 관심도 경제쪽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장애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토=소련의 시베리아지역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에 가깝고 자원이 풍부해 협력의 여지가 많은 곳입니다. 그러나 소련 경제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련은 일본에 대해 무역대금의 결제를 미루고 있습니다. 특히 소련연방과 공화국간의 갈등으로 누구하고 협력해야 하는지 조차 결정할 수 없을 만큼 소련경제에는 안정성이 없습니다. 소련과의 경제협력은 ①위기를 극복하도록 모험을 감수하고 도와주는 방법 ②상황의 발전을 지켜보고 거기에 맞춰 협력을 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일본 기업들은 후자를 택하고 있습니다. ▲델리바스=저는 소련이 일본보다 한국과의 경제협력확대를 앞세우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먼저 오는 국가가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 방소로 한소 양국의 협조를 위한 넓은길이 뚫렸습니다. 물론 모든 장애들이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만 모든 장애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초를 이번 방소를 통해 열어 놓았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토=노대통령의 방소를 지켜보면서 모든 것이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델리바스=우리나라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대단히 높고 훌륭합니다. 노대통령의 방소는 1990년의 소련에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일본은 소련과의 관계에 있어서 북방도서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표명한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김=오랜시간 고맙습니다. 노대통령의 방소는 한국민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는데 큰 이정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노대통령 내외신 기자회견 연설 요지

    ◎“「모스크바선언」은 화해시대의 장전”/소비재 합작공장 적극추진/한반도 통일에 소 역할 기대 나의 소련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나는 그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짧은 일정의 방문이었으나 그것은 역사적이며 두 나라 국민에게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안겨주는 큰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의 고무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한국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은 아시아·태평양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었으리라고 믿습니다. 한국의 국가원수가 역사상 처음 소련을 방문하고 크렘린에서 한소정상회담을 갖는 현실 자체가 놀라운 변화인 것입니다. 어제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발표한 공동선언은 한소 두 나라 간에,그리고 한반도와 광대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장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과 소련이 오랜 냉전시대를 종식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한소 양국간에는 86년간의 단절이 있었습니다.그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결 때문이었습니다. 냉전체제는 나라와 나라,국민과 국민을 갈라 반목을 증폭시켰습니다. 한소 수교와 나의 모스크바방문은 우리 두 나라가 지난 시대 서로를 갈라온 벽을 허물고 자유·번영·평화·인류보편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가는 동반자로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었습니다. 한소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한반도의 냉전적 대결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겨레에 대결과 불안의 시대가 가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나는 어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매우 진지하고 유익한 회담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이 세계의 냉전체제 지양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몰타 미소정상회담과 최근 파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이룬 평화와 협력의 질서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도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한소 관계발전과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이세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역사의 물결이 가져다 준 필연적 귀결입니다. 그것은 냉전의 대결을 불식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해온 나의 북방정책과 이 세계에 획기적인 변혁을 이끌어 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합치한 데서 맺어지고 있는 결실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도 이러한 공동의 철학이 그 바탕을 이루었습니다. 한국과 소련은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며 그 결과는 현실의 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이 상호연계된 세계에서 한반도문제는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에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소련이 우리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똑같이 북한과의 기존 우호관계도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도 북한을 우리와 대결·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 한 민족으로서 함께 발전해나가는 동반자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려 합니다. 한소 두 나라는 지난 시대의 불행과 어두움을 씻고 선린우호의 밝은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무한한 협력의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의 경제구조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교역과 경제협력관계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간의 실질적인 관계가 급속히 증진되고 있는 데 만족했습니다. 4년전 1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양국간의 교역은 올해 10억달러에 이를 것입니다. 막혀 있던 양국 국민간의 인적 교류도 올들어 11월까지 1만2천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시발에 불과한 것입니다. 나의 모스크바방문중 양국간에 무역·과학기술협력협정 등이 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제 두 나라간에 교역·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확고한 틀이 이루어졌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나는 통상과 경제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으며 그 앞날에 관해 낙관했습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이러한 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합작투자를 통해 소련에 설립하는 데 장기신용을 공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소련과의 협력추진에 적극적이며 각종 협력사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소련국민은 한국이 소련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양국간의 교류협력관계 발전은 비단 경제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문화·학술·체육 등 모든 분야에 걸칠 것입니다. 새로 열린 선린우호의 가교를 따라 두 나라 국민의 이해와 우정은 깊어갈 것입니다. 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소련이 이루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높은 찬사와 지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위대한 소련국민이 그 과정상의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페레스트로이카의 승리를 성취하여 민주주의와 번영의 풍요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을 믿습니다.
  •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 놓다/「모스크바선언」의 의의

    ◎무력사용 불인정… 전쟁위험 근원 제거/「45년간의 냉전구조 종식」 세계에 천명 한소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가 붕괴되고 있음을 세계에 선언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한 「대한민국과 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간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은 45년간 지속되어온 한반도 냉전의 종식을 천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서명하여 공표한 이 「모스크바선언」은 ▲분쟁 해결에서 무력사용 불인정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중요 ▲한반도의 통일이 한국민의 염원임을 확인했다. 이번 선언이 갖는 국제정치적인 의의와 그 함축성은 3가지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다. 첫째,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평양으로부터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근원은 북한의 「군사종주국」이었던 모스크바로부터 연유되었다는 면에서 소련이 무력사용의 거부를 명백히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의 「남북한간의 정치적·군사적 대결의 종식」 「생산적인 남북대화의 지속」의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은 확실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시대의 개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한소 관계 측면에서 이번 모스크바선언은 사실상 한소기본조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의 명칭이나 양국 원수가 서명을 한 절차형식에서도 그렇지만 이 선언은 내용면에서도 기본조약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양국 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영토보전·정치적 독립존중·내정불간섭·자결권 인정」 「핵 및 재래식 군비경쟁의 완화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 등 6개항을 명시하고 양국 관계의 향후 발전방향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양국의 교류와 접촉의 확대가 각자의 제3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거나 각자의 다자 또는 양자 조약이나 협정상의 의무수행에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기본조약에 있어 「효력의 한계」 조항을 가름케 하고 있다. 이 대목은 한소 관계의 개선이나 진전이 한미·한일 기존관계나 소·북한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함께 한미방위조약이나 소·북한우호협력방위조약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셋째,한소 관계발전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것이다. 양국은 이 점에 대해 ①호혜 동등한 관계,쌍무적 협의와 다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 지역을 평화와 건설적인 협력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②아시아에서 대결적 사고방식과 냉전의 종식을 가속화하고 지역협력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노·고르비 회담에서는 동북아지역의 평화구도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언급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는 매우 교과서적인 원칙기술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 유엔연설에서 동북아 6개국(남북한·미·소·중·일) 평화협의회의를 제의한 바 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기구를 아시아에서도 출범시키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에 무엇인가 접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한소 양국이 「선언」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소련측이 「아시아판 유럽안보회의」 구상에 관해 적극적인 표현을 삽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배제됐고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도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은 고르비 특사로 지난번 서울에 온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을 통해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한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입장을 밝힌 적도 있긴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제 한국 안보의 기본바탕인 한미방위조약과 당장 대치되는 성격이 강해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이번 선언에서 한국측은 6·25동란·KAL기 격추사건 등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대한 유감을 명시토록 요구했으나 소련측은 모스크바선언이 미래지향적인 성격과 내용을 담은 것인만큼 굳이 이를 명문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완곡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 이 문제를 제기,한소 관계는 냉전시대의 「산물」을 깨끗이 청산하는 바탕 위에서 선린우호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노·고르비 회담은 『경제 통상 산업 수송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심화,선진과학기술의 교환,합작기업과 개발투자의 지원』을 밝힌 이 선언 내용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으나 경협의 규모 등을 직설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대통령이 45년 전 얄타협정의 냉전체제를 한반도에 적용키로 했던 모스크바 삼상회의가 열린 바로 이곳에 와서 소련 대통령과 회담,한반도의 「얼음」을 함께 깨부수는 작업을 세계인들에게 과시한 것이 이번 노·고르비 회담의 상징적인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미·소 정상회담 내년 2월 개최/전략무기감축협정 조인

    【워싱턴 로이터 AFP AP 연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내년 2월11일부터 1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며 이 회담에서 새로운 START(전략무기감축조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는 우리가 START에 관해 이룩한 커다란 진보에 만족하며 내년 2월11일부터 1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갖게 될 미 소 정상회담에서 이를 체결할 준비를 갖추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TART는 지난 88년 중반 미 소 양국이 중거리 핵무기들을 폐기한다는 역사적 협정을 체결한 이래 진지한 협상을 계속해온 군축조약으로 이 조약이 체결될 경우 양국은 현재 보유중인 장거리전략 핵무기들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이번 모스크바 미 소 정상회담은 작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5번째로 열리는 공식 정상회담인데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지난달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에서 비공식접촉을 가졌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번 미 소 정상회담에서는 군축과 중동문제를 포함한 양국간의 경제·기술·문화·협력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소련의 이민정책이 개선될 때까지 소련에 대한 무역상의 각종 특혜를 철회하는 것을 골자로한 법적 규제조치를 해제함으로써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이 미국의 농업차관을 받아 10억달러 상당의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 “한반도 냉전종식 공동노력” 천명

    ◎한·소 「모스크바 선언」 무엇이 담기나/전쟁위험 제거의 획기적 「평화장전」/통일노력 지지… 남북관계에도 새 장 노·고르비 「모스크바 선언」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장전」의 성격이 될 것 같다. 13일 방소길에 오르는 노태우 대통령은 14일 모스크바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한소정상회담을 갖고 「모스크바 선언」으로 불리게 될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소 양국정상이 서명하여 세계를 향해 천명할 이 모스크바 선언의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대체로 4가지의 핵심을 담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내용은 ①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려는 한국민의 통일염원을 실현해 나가는 데 양국이 공동노력한다 ②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 및 세계평화에 긴요하다 ③소련은 한반도에 있어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통일방식을 지지한다 ④한소 양국의 선린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등으로 짜여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선언은 특히 한반도 문제는 전쟁이나 무력사용 또는 무력의 위협에 의해 해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러한 모스크바 선언은 양국관계 측면에서보다는 국제정치적인 시각에서 매우 중대하게 평가된다. 첫째,한반도에서 전쟁발발 가능성의 뇌관을 제거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북한의 무력도발이 소련의 억제만으로 완벽하게 방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밀무기·첨단전자·통신장비·신예전투기 등 고도의 군사장비를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소련이 한반도에서의 무력사용 반대를 공언하고 이의 실천을 세계에 약속한다면 북한의 무력사용에의 유혹을 없애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둘째,2차 세계대전의 유산인 얄타체제는 유럽에서는 이미 붕괴된 데 비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는 아직도 냉전구도가 남아 있는 현상황을 본격적으로 타개해 나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냉전체제의 잔재인 한반도의 「얼음」을 한국과 소련이 앞장서 깸으로써 동북아와 아태지역 평화구도를 착근시킨다는뜻이다. 셋째,이번 모스크바 선언으로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 유엔에서 제의한 동북아 평화회의(남북한 및 미·소·중·일)와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기구를 아시아에서도 출범시키려는 소련의 외교구상이 어떤 접점을 이뤄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문제에 관해 북한이나 중국이 아직은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당장의 실현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모스크바 선언이 동북아 및 아태지역에서의 평화기구 구성에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노·고르비의 모스크바 선언은 전후 45년간 지속되어 온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선언은 남북한 관계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한 교차승인 및 유엔 동시가입의 국제적인 여건이 크게 성숙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록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북한을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토록 유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 “한·소 협력 아태 화해 기여/노대통령

    ◎“동북아평화회의 실현 노력”/타스통신·이즈베스티야지 회견 【모스크바 타스 연합】 노태우 대통령은 10일 소련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이 참가하는 「동북아시아 평화 협의회의」의 개최를 또다시 제의하고 이같은 회의는 이 지역의 평화 및 협력구축에 논의를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소련의 관영 타스통신 및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에서 한국의 외교정책 방향에 언급,『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제안과 최근의 「범아시아」안보회의 제안 등 소련은 아시아에 안보협력 구조를 마련하는 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찬양하면서 자신이 이미 유엔 연설에서 밝힌 것과 같이 한국도 이같은 제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같은 회담 개최를 제의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국과 소련간의 급속한 관계발전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도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동트고 있다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의 소련방문이 보다 밝은 미래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소련 국민들의확신을 복돋우는 데 기여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독일 “딱한 이웃” 소 돕기 한창

    ◎콜,“통독 도와준 고르비 은혜에 보답하자”/대대적 구호운동… 비상생필품까지 지원 가토 저장소. 베를린 서부 가토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총면적 73만평의 대규모 비상생필품 저장소이다. 이곳에는 독일통일 이전의 서베를린 시민 2백10만명이 비상시 사용할 식료품 40만t을 포함,각종 생필품과 연료 등 수백만t의 물자가 지상 및 지하창고에 보관돼 있다. 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최근 가토저장소의 저장식품 35만t을 엄동설한을 앞두고 식량부족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소련 시민들을 위해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본래 이 저장소는 지난 48년 6월부터 89년 5월까지 계속된 동독점령 소련군의 베를린봉쇄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베를린 공수」라 불리는 연합군측의 생필품 공중수송을 통해 간신히 위기를 넘긴 시민들을 제2의 봉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서베를린시는 50년 대규모의 저장시설을 구축했고 그후 40년간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입,저장물자를 교환,보충해 왔던 것이다. 소련때문에,소련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시설이 결과적으로는 소련을 위한 것이 됐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역사의 반전이다. 서베를린 시민 모두에게 매일 2천9백㎈의 영양을 1년간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이 저장돼 있는 만큼 이 저장소로부터 소련으로 보내지게 될 식품의 종류와 양도 엄청나다. 저장소의 보관품 목록에는 밀가루 6만6천t,쇠고기 2만6천t,버터 7천5백t,분유 1만2천t을 비롯,건조야채 및 과일·통조림·각종 곡물 등과 기호식품 등 모든 종류의 식품이 망라돼 있다. 2차대전 이후 가장 가혹한 겨울을 맞고 있는 소련에 대한 독일의 긴급구호 프로그램은 지난달 29일 독일 적십자측이 마련한 37t의 식료품이 하노버로부터 모스크바로 공수됨으로써 이미 본격화 됐다. 독일내의 소련 구호운동은 사실상 거국적·범국민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독일의 통일이 주로 소련의 지원에 의해 가능해졌다고 믿고 있는 독일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보은」행렬에 앞장서 전국의 우체국에는 적십자사로 보내는 소포가 답지하고 있다. 또 독일의 각 주정부에서도 소련 지원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바이에른주의 루터교단이 50만마르크의 성금을 마련하는 등 종교계에서도 대소 지원운동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거국적 소련 구호운동의 기수는 물론 헬무트 콜 총리이다. 콜총리는 파리의 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도 소련에 대한 지원문제를 주요 의제로 부각시켰으며 소련에 대한 긴급 식량지원이 불필요하다는 미국측 분석에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콜총리는 독일 기업인들을 초치,대소 지원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하는가 하면 겐셔 외무장관과 함께 IDF TV의 특별프로그램에 출연,궁지에 처한 소련시민을 돕는 일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콜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제 독일 국민들은 결정적인 시기에 독일을 도와준 소련에 보답을 해야 하며 지난 수개월간에 걸쳐 독일과 소련정부가 약속한 것을 국민들이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정부는 구호물자의 소련내 운송에 독일 연방군의 병력지원을 제안할 정도로 대소 구호운동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독일통일 과정을 거치면서 콜총리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호형호제의 친근한 사이가 됐다는 우스개도 있지만 그보다는 소련의 안정이 유럽,특히 독일이 중심이 된 중부유럽의 안전과 평화에 긴요하다는 판단이 앞섰을 것이다.
  • 콜 정부의 앞날/두 독일 전문가에 들어본다

    ◎통독 「유럽의 독일」로 거듭나야 한다/「안보협」 중심 나토기능 대체 추진/야,국제적책임 들어 파병허용 주장… 논란 벌일 듯/사회보장 위한 중세정책 불가피 독일문화권과 동서 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독일의 통일」이라는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독일 본 학술연구센터의 마인하트 미겔 박사와 베를린대학교 폴커 그란조프 박사는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지난 2일 실시된 독일총선의 결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밝혔다.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미겔 박사와 그란조프 박사는 『이번 총선의 결과는 향후 독일의 향배를 가름짓는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고 말하고 『콜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이 예상대로 승리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일련의 독일통일 과정과 현재의 독일내 문제점 등도 지적된 이날 모임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본다. ­2일 실시된 통일독일 총선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콜총리가 이끄는 기민당 연정정부가 예상대로 압승한 사실은 다음의 몇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이는 콜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뜻하는 것이고,자민당(FDP)을 이끄는 겐셔 외무장관의 외교노선에 대한 계속된 지지를 의미한다. 또한 사민당(SDP)의 참패는 라퐁덴의 통일정책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았다는 뜻이고 녹색당이 몰락한 것은 민사당(PDS)이 득세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특이한 점은 좌익정당을 포함한 군소정당들의 부상이라 할 수 있다. 군소정당들은 이번 총선에서 예전보다 3배 이상의 표를 얻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민당과 녹색당은 그 지지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독일의 향후 국내외 정책은 이번 총선결과를 바탕으로 대외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하겠다. 즉,그간 통독문제로 국내문제에만 매달렸던 독일이 앞으로는 「유럽통합」 문제를 포함해 보다 적극적인 「유럽의 독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사당(구공산당)은 비록 전국적으로는 2.4%의 지지를 얻었지만 동독지역내에서는 10% 가량의 지지를 얻어 17석의 의석을 확보했는데. ▲민사당의 득표결과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통독후 발생한 실업문제등으로 해서 공산주의에 대한 미련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하지만 내의견으로는 전국적으로 2.4%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총선에서는 「5% 이상 득표해야 원내진출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걸려 몰락할 것으로 본다.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는 자민당(FDP)이 높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기민당 연정정부의 경제정책은 다소 수정이 가해지리라 보는데. ▲기민당과 자민당은 지금까지 사회경제 정책을 추진해왔다. 자민당이 주장해온 시장경제체제라는 것도 자유경제 정책이라기 보다는 사회경제 정책에 가까운 정책이다. 따라서 앞으로 기민당 연정정부는 사회보장정책의 강화는 물론 실업의 억제,노동시장 문제해결 등 좌익에 보다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자민당의 총재 겐셔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로 대처하자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향후 독일의 안보정책과 대 유럽정책의 방향은. ▲독일은 「유럽의 독일」로 자리잡기를 원하며 또한 그렇게 할 것이다. 현재 EC의 군사정책은 NATO를 대신하는 CSCE의 확립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도 이같은 추세를 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독일의 안보문제와 관련,일부에서는 독일의 재무장관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독일 내부에서도 자민당과 사민당 등은 독일군대의 해외파병을 허용하는 헌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일본이 벌이고 있는 자위대의 해외파병 문제와는 전적으로 상반되는 실정이다. 독일은 NATO 지역밖으로 군대를 내보내고 싶지 않지만 외부여건이 독일의 국제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콜총리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의 문제는 통독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인데. ▲통독비용은 하루 하루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94년까지 예상되는 공공분야의 통독비용은 5천억(3천3백30억달러)∼6천억마르크이다. 여기에 동독지역 경제부활을 위한 향후 10년간의 투자액 2조마르크가 추가된다. 따라서 매년 소요되는 통독비용은 약 3천억마르크(2천억달러,한화 약 1백43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독일의 현 경제규모는 2천6백26트릴리온마르크 수준이며 경제성장률은 6% 정도이다. 따라서 매년 발생하는 2천억마르크의 잉여금을 모두 동독지역에 쏟아붓고도 모자랄 판이다. 콜총리는 서독국민들이 동독인들을 책임지는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려고 당분간은 세금을 올리지 않으려 하지만 2년 뒤엔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준비를 꾸준히 해왔던 독일이었기에 어느정도 대비는 돼 있었겠지만 막상 통일이 되면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문제는 없었는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는 없었다. 단지 그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했다. 특히 40년 동안 상이한 사회체제속에서 살아온 두 지역 국민들의 사고방식,생활방식은 상당기간 문제가 될 것이고 온전히 하나가 되는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유럽통합·실업해소가 “발등의 불”/기민당의 압승 배경과 앞날

    ◎소극적 통일정책 편 사민당등 참패 2일 실시된 전독총선의 결과는 통일을 주도해온 헬무트 콜 총리와 그의 기민당정부에 대한 보상과 기대가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은 동서독 통일작업의 끝손질이자 분단이후 최초의 통일연방 하원구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유권자들로부터는 그에 상응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뚜렷한 쟁점이 없었던 데다 이미 기민당의 승리를 확실하게 점칠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에 곁들여 과거 동독지역의 유권자들에게는 올들어 네번째 실시되는 선거였기 때문에 선거식상증까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당초 콜정부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이번 총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통일일정을 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게 사실이며 중요성으로 보아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 되긴 했으나 그의 이같은 정치적 계산은 꼭 맞아 떨어진 셈이다. 통일추진 과정에서 그가 보인 외교적 수완이라든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국내정치적 역량은 그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꼽히고 있다. 거대 독일의 탄생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공공연히 표시하는 유럽의 주변국들을 다독거려가며 강대국 미·소를 설득해낸 그의 외교적 노력은 국민들에게 그를 전후 최고의 총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며 소련·동구국들에 목돈을 서슴없이 내놓는 그의 큰손 역할도 「통일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유럽통합문제와 관련한 주도적 역할,유럽안보협력회의(CSCE) 등에서 보여준 콜총리의 국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등도 이번 선거에서 모두 기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권고지 탈환에 다시 고배를 마신 사민당의 경우는 통일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가는 기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까지도 질질 끌려다닌 느낌이다. 조기통독을 반대했던 사민당에 통일관련표가 몰릴 수 없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며 통일비용문제를 들고나와 기민당쪽을 공격하려 했지만 유권자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헬무트 슈미트 같은당내 원로들이 이번 선거의 대표주자인 오스카 라퐁텐의 패배를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적전분열상을 보였으며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노조측과도 최근에 거리가 생겨 패배에 부채질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한가지 사실은 공산당의 몰락현상이다. 불과 1년전만 해도 기세가 등등하던 공산당은 베를린장벽 붕괴를 계기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지난 3월의 동독총선에서는 민사당으로 이름을 바꿔 재기를 노렸으나 16% 정도의 득표에 그쳤고 이번에는 더욱 형편없는 2.4% 득표로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반공산당 독재운동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의 그룹인 「동맹90」등도 특례규정에 의해 원내의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40개의 정당·단체가 난립했던 이번 선거는 특례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군소정당·단체가 규정득표율을 얻지 못해 거의 탈락,정리됐다. 독일의 헌정사에는 단독정부의 구성예가 없다. 따라서 정권교체는 연정구성멤버의 교체를 의미해왔다. 이번에도 콜총리의 기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과반수투표에 이르지 못해 예외없이 연정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에 구성되는 연립정부는 통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대량실업의 문제,구동독지역의 경제재건,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등의 국내적 과제를 안게됐으며 대외적으로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독일의 기여문제,유럽통합문제,주변 동구국들에 대한 지원문제 등이 처리해야 할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 1백7개국 3천여명 몰려 “무역전쟁”/브뤼셀 UR협상 이모저모

    ◎미 “타결 안되면 개별보복”화전 양면작전/한국은 선·후진국 사이서 “고립무원”상황/회의장 주변선 우리농민 등 2만여명 개방반대 시위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매듭을 위한 세계통상장관회담 수석대표인 박필수 상공부장관의 표정은 구름이 잔뜩 낀 이곳 하늘 못지 않게 어둡다. 박장관은 지난 2일 상오 브뤼셀에 도착,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각국의 정치적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타결 전망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밝은 표정이었으나 이날 각국 통상대표등을 만나고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하오부터는 어두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박상공 표정 어두워 지난달 26일로 모든 공식적인 실무협상을 끝내고 연내타결을 겨냥해 열린 이번회담이 농업등 주요현안에서 관련국가간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타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업보조금의 감축을 둘러싸고 미국과 EC(유럽공동체)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고 서비스·지적소유권분야 등에서도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연내 타결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정치적 해결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으나 지난달초에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 정상회담에서 각각 정상간에 의견접근이 어려웠던 사실 등을 감안하면 연내타결의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정치적 해결에 기대 그러나 세계교역질서를 대폭 자유화하기 위한 지난 4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이 회담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각국의 보호주의 및 지역주의 부활에 따른 통상마찰의 심화 등 세계 무역환경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는 공동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회담 타결을 위한 공식·비공식 회담을 풀가동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 미국은 모스베커 상무,야이터 농무장관 및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부 대표를 앞세우고 상·하의원과 재계대표를 포함한 3백여명의 회담대표단을 브뤼셀 현지에 보내 연내타결을 위해 협상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식각료 회담과 별도로 협상타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EC측과막후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모스베커 상무·야이터농무장관 및 칼라힐스 대표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브라질·스웨덴·태국의 외무·상공·농림수산장관 등을 초청,만찬을 갖고 협상의 타결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타결의 걸림돌인 농산물과 서비스분야에 관해 이들 국가의 협상전략에 대한 탐색전을 펼치는 등 협상타결을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쌀의 개방우려외에는 손해보다 득이 월등히 많은 일본도 나카야마 외무,야마모토 농림수산,무토통상장관 등 1백40명의 대표단을 보내 비교적 느긋하게 각종 협상에 임하면서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한국,62명 대표 파견 또 EC는 1백6명,캐나다는 1백40명 등 1백7개의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참여 국가에서 모두 3천여명의 대표단을 파견,각각 자국의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박필수 상공,조경식 농림수산부장관의 진두지휘로 모두 62명의 대표단이 협상에 임하고 있고 7개부처 차관보급으로 구성된대책회의를 가동시키고 있다. 특히 농산물분야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반영시키기 위해 박장관이 3일 하오 캐나다 상무장관과 개별접촉을 하는 등 공식회담외에 막후협상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인도·브라질·파키스탄 등 21개 개도국들과 섬유수출 개도국회의를 갖고 섬유협상에 공동대응하는 한편 캐나다·싱가포르 등 온건·중도노선의 선진국 및 개도국 12개국과 분야별 공동전선을 펴는 등 이번 회담에서 우리입장을 확보하기 위해 이해 관계국들과 통상외교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우리나라 농민 9명을 포함,세계각국 농민 2만2천여명이 UR반대시위를 벌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열린 이번 협상의 타결여부는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미국과 EC가 어느 선에서 타협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현지의 지배적 분위기다. 미국은 우루과이라운드가 실패할 경우 다자간협상을 쌍무협상으로 돌려 국가별로 개방압력을 넣겠다는 엄포를 놓으면서 연내 타결을 위해 EC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EC 국가들은 눈앞에 둔 EC통합과 통독에 따른 막강한 힘을 미국이 가볍게 보고 있다며 기존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는 등 감정적 대응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정도 타협이 이루어질지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미·EC 타협에 달려 특히 양측이 농산물보조금에 대한 감축에서 40%포인트 이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농산물협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프랑스와 함께 큰폭의 보조금 감축에 강력히 반대해온 독일이 2일 총선을 실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농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돼 상황이 연내 타결쪽으로 급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선진국끼리의 마찰속에서 우리나라는 농업보조금 30% 감축과 15개 농산물이 비교역적 기능품목으로 협상에 반영돼 수입이 일정기간 유예받을 수 있도록 온힘을 쏟고 있으나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고립무원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및 농산물 수출국들은 교역자유화의 기치아래 진행되고 있는 협상에서 15개나 되는 비교역품목이란 예외를 둘수 없으며 기본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면 다른 분야나 나라로 영향이 미치는 도미노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도국은 개도국대로 우리나라가 지난해 졸업한 국제수지를 이유로 한 수입규제 조항에 의지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에 동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와 공동대응을 하고 있는 일본도 쌀 등 9개 미개방품목을 수입불가품목으로 내놓고 있지만 쌀 이외에는 문제가 되지않는 것들이고 쌀도 비교역품목이란 표현대신 식량안보론을 내세우고 있으며 불가피할 경우 3∼5%의 개방계획을 내심 세우고 있다. 농산물 다음으로 뜨거운 서비스분야도 미국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협정에 조인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최혜국 지위를 부여하도록 했던 당초의 협상방향을 뒤집어 나라별 쌍무협상에 의해 허용하고 항공·해운부문에서도 쌍무협상을 희망,이번 협상의 의제에서 제외시키려 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서 협상방향 전환 미국의 이같은 방향전환은 농산물협상에서 EC의 강경한 입장으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보조금 삭감을 얻어내지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EC가 우위에 있는 항공·해운부문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것이 협상관계자들의 풀이다. 이같은 난관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오는 7일까지 5일간 열리는 이번 각료회담에서 일괄타결을 기대하기는 극히 불투명하지만 주요쟁점사항에 대한 극적인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더욱이 미국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대해 의회심의를 받도록 돼 있어 늦어도 의회가 개원되는 내년 2월중순까지 완전타결을 이루어야 하는 촉박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만큼의 협상력을 발휘,이 협상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느냐에 있다.
  • 콜의 기민연,전독 총선 압승

    ◎6백56석중 3백92석 차지… 54.8% 득표 【베를린=김진천특파원】 헬무트 콜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이 2일 실시된 전독총선에서 승리,콜총리는 통일독일의 첫 총리가 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거대독일」의 앞날은 기민당을 주축으로한 중도우파 연정팀에 맡겨졌다. 이날 총선을 통해 독일은 47년 분단이래 최초로 전국대표가 참여하는 연방하원을 구성하게 됐으며 지난 1년여 동안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동서독의 통일작업을 모두 끝내게 됐다. 이번 총선결과 지난 82년부터 서독을 이끌어 오던 기민당 중심의 중도우파 연정이 다시 집권하게 됨으로써 대 한반도 관계를 포함한 통일독일의 대외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유럽통합,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CSCE(유럽안보협력회의) 등에 대해서도 종전의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집계결과 기민당(기사포함)은 전체투표의 43.8%(3일 하오 1시 현재)를 획득,6백56석의 하원의석중 3백13석을 차지했으며 연정파트너인 자민당의 79석(11%)을 합쳐 54.8%(3백92석)의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원내 과반수 의석을 지배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오스카 라퐁텐을 총리후보로 내세웠던 사민당은 득표율 33.5%에 2백39석을 얻는데 그쳐 계속 제1야당의 위치에 머무르게 됐다. 과거의 동독공산당 후신인 민사당은 2.4% 득표,17석을 차지하는데 그쳐 몰락현상을 나타냈으며 기타 「동맹 90」등 신생 군소정당들이 선거법의 5% 하한규정의 덕택으로 원내에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전독총선과 함께 실시된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도 서베를린의 현재 다수당인 사민당이 패배,기민당이 통일독일의 수도로 명시된 베를린 시정을 장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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