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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공동조사 물품 자유롭게 반출 가능 “대북제재 틀 유지 속 유연화” 평가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반출 물자에 대해 제재 면제를 전격 결정함에 따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제재 예외 조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월 23·24일자 1·4면 보도> 제재 예외 조항은 기존 제재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 사이에 절충점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제재를 전면 해제하지 않고도 일부 예외를 적용해줌으로써 북한을 비핵화 방향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전면적인 제재 완화에 따른 미국 내 강경파의 비판이 부담스러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결 수월한 접근법이 될 수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유엔 대북제재위가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가 제출한 모든 물품에 대해 면제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마다 워낙 제재를 세밀하게 규정하고 제재 예외 조항도 복잡한데, 모든 결의안에 대해 면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2006년부터 유엔은 10개의 제재안을 결의했다.결의안마다 20~50개 조항이 있는데, 핵심 제재 조항마다 면제조항이 붙어 있다. 일례로 제2371호 결의안에는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 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도 이 조항의 끝에는 ‘북한의 핵 또는 탄도미사일 또는 8개 결의에 의해 금지되는 활동을 위한 소득 창출과 무관할 것을 조건으로, 수출국이 신뢰할만한 정보에 기반하여 북한 밖을 원산지로 하고, 오직 나진항으로부터 수출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을 통해 운송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석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결정한다’는 면제 조항이 붙어 있다. 제재 면제가 무분별한 시혜조치가 아니라, 결의안에 엄연히 규정돼 있는 합법적 조항인 셈이다. 2016년 나온 제2270호 결의안에는 제재 해제 조건으로는 ‘북한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북한의 준수 여부에 비추어 필요한 조치들을 강화, 수정, 중단, 또는 해제할 준비가 되어 있음’이라고 돼 있다. 이를 토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유엔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및 도발 중단을 감안할 때 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의 이번 면제조치는 프로젝트 전체에 대해 전반적인 효력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은 방북 때마다 반출 물자를 일일히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는 필요 물품을 철도 공동조사 사업을 위해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는 “발전기·경유 등 수십개 품목을 북측에 단번에 가져갈지, 아니면 촉박한 시간을 감안해 일단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물자를 추가 보강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하며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는데, 이번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반대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제재 면제는 대북제재의 골격은 유지하되 탄력적 적용을 했다는 점에서 제재 유연화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북맹타파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북맹타파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귀 있고 못 들으면 귀머거리요, 입 가지고 말 못하면 벙어리라지, 눈 뜨고도 못 보는 글의 소경은 소경에다 귀머거리 또 벙어리라…. 낫 놓고 ㄱ자를 누가 모르리….”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초 우리나라 2000만 인구 가운데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자는 80%에 달했다. 당시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글 강습회를 열어 말과 글을 통해 민족 정신을 불어넣는 일을 실천했다. 이때 노래로 글자를 풀어서 한글을 쉽게 깨우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문맹타파가’다. 일 년 전을 돌아보면 전문가들조차 2018년 한반도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화면 속 평양 거리에 놀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북·미 관계가 아직은 더디게 가지만, 아침마다 들리는 남북 관계의 새 소식이 여전히 생소하다. 비무장지대 내 도로가 연결돼 남북한 군인이 만나 손을 잡았다. 유엔 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예외를 인정했으니 연내 착공식도 가능할 듯하다. 우리의 삶 속에 전쟁의 공포가 아닌 평화가 일상화되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변화가 가능했던 한 축에는 분명 북한의 변화와 선택이 있다. 너무 오랜 시간 분단의 삶이 일상화한 탓에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란 힘겨운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 북한을 바로 보지 않으면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고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 편견과 의심으로 가득 찬 시각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변화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는 냉철함이 필요할 때다. 그러나 정작 북한을 이해할 말과 글의 통로가 막혀 있다. 북한에서 제작 발행한 간행물과 영상물, 디지털 콘텐츠의 대부분은 소위 ‘특수자료’로 마음대로 볼 수가 없다. 관련 사이트 역시 차단돼 있다. 얼마 전 독일에서 만난 과거 서독의 고위 인사는 한국 사회에서 북한 신문을, TV를 볼 수 없다는 말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우리는 눈 뜨고도 북한의 글과 말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소경에다 귀머거리 신세다. 다들 북한 전문가인 양 행세하지만 정작 북한에 대해 북맹(北盲)이 아닌지 반성해 본다. 북한 자료가 소수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 노동신문의 원문과 조선중앙TV의 화면은 거의 실시간 우리 언론 매체로 전달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어렵지 않게 북한의 출판물과 영상물을 접할 수 있다. 막힌 사이트조차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 오히려 통제로 한두 단계 거친 자료는 수요자의 입맛에 따라 가공되고 변질돼 더 심한 북맹을 만들고 있다. 또 비싼 돈을 요구하는 정보 장사꾼의 주머니만 불려 주고 있다. 이젠 더이상 자료가 없어 북한에 대한 연구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옛말이다. 어떤 자료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가려 내기가 어려워서 연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으로 순수 연구와 교육을 위한 자료에 대한 욕심이 자칫 범법자를 양산할 수도 있는 셈이다. 종교, 사회, 문화, 역사, 체육 등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언론사 간에는 평양지국을 누가 가장 먼저 낼 것인가 촌극을 벌이는 상황인데, 여전히 북한의 간행물이나 방송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하에서 방어라는 논리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에 대한 모독과도 같은 것이다. 민주주의의 힘은 바로 국민의 알권리를 바탕으로 한 공개성, 투명성에서 나온다. 북한 자료가 공개된다면 처음이야 궁금증과 호기심에 볼 수 있겠지만 금방 관심이 시들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 국가의 안보에 침해되는 범죄에 이른다면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다. 우리 사회에 북한 방송이나 출판물을 개방한다면 걱정을 해야 할 쪽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일 수 있다. 우리 국민이 마음대로 북한의 신문과 방송물을 볼 수 있다면 오히려 북한이 말과 글에 보다 신중하고 정제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북한 간행물과 영상물에 대한 개방은 우리 사회가 한반도 평화 번영을 노래하는 북맹타파가(北盲打破歌)이자 북한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신뢰의 선공(先攻)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 청와대 “남북철도 공동조사 국제사회 지지한 것…조국산천 혈맥 이어지길”

    청와대 “남북철도 공동조사 국제사회 지지한 것…조국산천 혈맥 이어지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은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공동조사 사업에서는 남과 북의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기차에서 함께 생활하며 북한 철도의 전 구간을 누비게 된다”면서 “남북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오래 기다려 온 일인 만큼 앞으로 조국산천의 혈맥이 빠르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류 등 각종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적용 면제를 신청했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면제를 승인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로 운영된다. 한국 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엔 안보리,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 승인…대북반출 허용

    유엔 안보리,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 승인…대북반출 허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인정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류 등 각종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적용을 면제해 줄 것을 신청했으며, 이에 대해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라는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며, 우리 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최대 걸림돌이 해소됐다. 이에 따라 공동조사와 착공식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지난달 고위급회담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10월 하순 경의선 철도에 대한 북한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북제재 문제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왔다. 대북제재위의 이번 조치는 우리 정부가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남북간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실상 첫 제재 면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주로 북한과의 화해 또는 협상 국면에서 제재 면제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 관리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고, 2월 북한 최희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번 제재 면제는 공동조사에만 국한해 이뤄진 것이어서 본격적인 남북 도로·철도 연결은 별도로 면제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 북측 지역으로 물자나 장비가 넘어갈 경우 대북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고, 이에 따라 제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여전히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제재 면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는 미국 역시 동의를 해줬기 때문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미 협상에 새로운 촉매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여전히 확고한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북간 협력 사업에 대해 사안별로 제재 면제에 동의한 측면은 북측에 일정 부분 ‘성의’를 보였다는 점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유엔, 남북 철도 사업 ‘제재 면제’ 유력

    수일 내 면제 결정 나올 가능성 높아 경협 성격 사업 첫 안보리 제재 예외 美도 “독수리훈련 축소” 유화 조치 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철도 남북 공동조사와 관련해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며 수일 안에 면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위가 최종적으로 면제 결정을 내릴 경우 경협 성격의 남북교류와 관련해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예외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경우 향후 산림협력 등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에서도 연쇄적으로 제재 예외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남북의 철도 공동조사 문제와 관련해 유엔 대북제재위에 이번 주 초에 제재 면제를 요청했고 수일 안에 논의가 완료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간 경유, 발전기 등 제재 해당 물품을 방북 때마다 나열해 예외를 요청했다면, 이번에는 필요물품군에 대한 전반적인 면제 조치를 요청했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와 관련해서도 제재 면제 조치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엔이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의 제재 예외 조치가 수일 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안에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연내 착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내년에 실시될 대표적인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등 대북 유화 조치를 속속 내비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한·미 연합훈련을 재조정하고 있다”면서 “독수리훈련은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유엔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 ‘제재 면제’ 유력

    [단독]유엔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 ‘제재 면제’ 유력

    정부 공동조사 대북제재위 요청수일내 면제 결정 나올 가능성 높아경협 성격 사업 첫 안보리 제재 예외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철도·도로 남북 공동조사와 관련해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며 수일 안에 면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위가 최종적으로 면제 결정을 내릴 경우 경협 성격의 남북교류와 관련해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예외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경우 향후 산림협력 등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에서도 연쇄적으로 제재 예외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남북의 철도·도로 공동조사 문제 등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위에 최근 제재 면제를 요청했고 수일 안에 논의가 완료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와 관련해서도 제재 면제 조치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 예외 조치와 관련한 실질적 협의는 마쳤고 미 행정부의 행정적 절차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엔이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의 제재 예외 조치가 수일 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안에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연내에는 착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내년에 실시될 대표적인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등 대북 유화 조치를 속속 내비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한·미 연합훈련을 재조정하고 있다”면서 “독수리훈련은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북한의 배핵화 협상 국면에서 한국과 미국 간 원활한 공조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한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공동 주재로 첫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는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남북협력 등 북핵 및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가 긴밀한 한미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워킹그룹 회의를 정례화 및 체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워킹그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회의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워킹그룹에는 한국 측에서 외교부를 중심으로 대북 현안을 담당하는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관련 부처 실무진이 참여하며,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이 참석했다. 1차 회의에서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인정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연결 및 현대화는 4·27 판문점선언에 담긴 사업으로, 남북은 공동조사를 마무리한 뒤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지난달 열린 고위급회담 때 합의했다. 그러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철도 연결 일정은 순연되고 있다.앞서 이도훈 본부장은 전날 워싱턴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조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모두 논의할 예정”이라며 철도연결 사업 논의에 성과가 있길 기대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공식화할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며 “이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는 것은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미국은 남북 철도 현장 조사에 융통성 발휘해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에 갔다. 미국이 제안한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에 참석한다.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을 점검하는 워킹그룹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현장조사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 현장조사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됐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미뤄지고 있다. 조사에 사용되는 장비 가운데 북한으로 반입이 금지된 품목이 포함돼 있어 미국이 우리의 제재 면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들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워싱턴 방문 때에는 일시적으로 제재를 풀었다. 제재란 게 피제재 대상을 벌주기 위한 것이지만 필요하면 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철도 현장조사는 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한 선행 작업이다. 대대적인 장비와 물자, 현금이 들어가 북한에 철도를 새로 깔거나 보수하는 것이 아닌데도 미국이 조사조차 못 하게 막는 것은 이중 잣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 미국이 금지한 장비가 들어가긴 하지만 조사만 끝나면 회수하는 것이다. 비핵화 전까지 북한을 단단히 옥죄어 보다 빠른 양보를 받아 내겠다는 미국의 의도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일방적인 압박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대북 제재 역사가 증명해 준다. 미국은 철도 현장조사가 가능하도록 제재 면제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견제도 풀어야 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확보가 어려워 대북 인도적 사업이 쉽지 않다고 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WFP 등을 경유한 800만 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으나 미국 눈치를 보느라 집행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는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착수한 것을 “좋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북·미 교섭이 좋은 결실을 거두려면 미국이 남북과 북·미의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제재 지상주의로부터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다.
  • 대북제재 완화, 아세안서 공감대

    ‘최연장자’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北 노력에 제재 완화 등 보상 있어야” 한·아세안 성명 “북·미 합의 이행 촉구”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마중물로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아세안에서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 순방부터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비핵화 진척’을 전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를 상대로 제재 완화 문제를 제기해 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싱가포르 선텍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브리핑에서 “거의 모든 나라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했다”며 “정상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평화적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아세안 정상 가운데 최연장자인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을 특별히 소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북·미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대응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그것은 제재의 일부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럴 때 북한이 더 고무돼 완전한 감축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합의사항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관측할 수 있다면 격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아세안도 16개항으로 구성된 의장성명에서 판문점선언 및 평양공동선언과 더불어 북·미 정상 간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성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유엔 안보리 결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노력을 언급하면서도 북·미 간 공동성명의 조속한 이행을 언급하면서 상응조치의 필요성을 에둘러 거론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모두 북한과 수교관계를 맺고 있다. 문 대통령도 EAS에서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의 폐기와 참관을 약속했다”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했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인 폐기를 언급한 것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을 전제로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회의적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약속은 깨졌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전날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에서 제재 유지를 강조했다. 싱가포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황성기 칼럼] 제재가 만병통치라는 주술

    [황성기 칼럼] 제재가 만병통치라는 주술

    경제제재의 시초는 기원전 432년 아테네의 페리클레스가 내린 ‘메가라 법령’이다. 메가라 사람들이 아테네의 성역을 침범해 내려졌다. 살육이 따르는 군사제재 대신 무역금지라는 당시로선 신선한 방식으로 메가라를 압박했다. 장사로 먹고사는 메가라 사람에게 아테네와 인근 항구 출입을 못 하게 했으니 ‘벌주겠다’는 효과는 전쟁만큼이나 쏠쏠했다. 하지만 메가라 동맹인 스파르타의 법령 철회 요구를 아테네가 거부함으로써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이어지는 실패로 막을 내린다.제재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21세기 들어 그 효과는 더욱 낮아져 성공한 제재는 10%대에 불과하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그렇다. 수출입, 금융거래를 틀어막아도 제재를 당하는 피제재국은 맷집 좋게 버틴다. 냉전시대 미국은 중남미 반미 국가들의 정국 불안을 야기시키려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피제재국 국민이 고통을 당했지, 제재가 겨냥한 지도층은 멀쩡했다. 유엔은 피제재국 주민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민생분야 교역은 허용하는 ‘스마트 제재’를 일찍이 도입했다. 하지만 밥줄을 죌 목적의 제재란 게 제아무리 스마트해도 메가라처럼 주민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란이 딱 그 꼴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2015년 이란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벌’로 협정에서 탈퇴하고 1차(8월)에 이어 2차(11월 14일)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 탈퇴를 지난해부터 예고하면서 제재 해제의 기쁨도 잠시, 이란 국민의 생활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란인의 주식인 우유, 치즈, 요구르트, 버터 가격이 8~52%나 오르는 등 생활고가 심각하고 병원에는 장기를 판다는 벽보가 수도 없이 나붙는다. 미국이 유엔 무용론을 주장하면서 탈퇴 불사를 외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툭하면 유엔 안보리 제재에 의존하는 게 미국이다. 북한의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 1차 핵실험으로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1718호는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를 더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북한은 코웃음 치며 핵·미사일 개량을 거듭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11월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 완성을 막지 못한 걸 보면 유엔의 대북 제재는 말만 요란했지 사실상 실패였다. 유엔 제재는 구멍이 많다. 193개 회원국 가운데 절반은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전혀 관계없고 미국 입김이 안 미치는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가 특히 그렇다. 지난해 핵실험과 ICBM 발사 후 내려진 추가 제재는 구멍을 메우려는 역대급 제재다. 석유 공급에 제한을 뒀지만, 말이 제재이지 봉쇄에 가깝다. 미국의 제재가 무서운 것은 제3국에 대해 가혹한 벌을 내릴 수 있어서다. 유엔은 대북 제재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를 벌줄 방법이 없지만 미국은 다르다. 핵·미사일이 아니더라도 별의별 명목을 들이대 대통령령이나 법률로 제재를 가한다. 2016년 미 의회에서 제정된 ‘북한제재강화법’은 북한의 돈세탁, 마약밀수, 대남 군사도발, 정치범수용소, 국제테러 지원 등 비군사 분야까지 걸고 넘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입버릇이 된 ‘선 비핵화·검증, 후 제재완화’로 북·미 협상이 멈춰 서 있다. 비핵화와 제재해제는 양측이 가장 갖기를 바라는 ‘물건’이다. 돈을 다 내야 커피를 내 손에 쥘 수 있는 거래가 있다면, 물건을 일단 받아들고 분할 결제하는 거래도 있다. 미국은 핵을 다 받아야 제재해제를 내주겠다는 방식을 요구하지만, 북한이 가혹한 제재를 견디며 만든 핵을 커피처럼 간단히 내주기는 어렵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비핵화 수단이 아니라 목표가 된 듯하다. 제재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통일부가 지난해 800만 달러의 인도적 식량지원 결정을 해놓고도 1년 넘게 썩히고 있다. 미국의 구호단체들도 대북 인도지원 제한을 풀라고 요구한다. 비핵화가 불가역적이라면 제재는 가역적이다. 비핵화가 신통치 않으면 제재를 풀었다가 다시 가하면 된다. 하다못해 제재완화의 신호라도 줘야 한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안이 있기를 바란다. 부정적인 미국의 대북 여론에 포위된 트럼프가 힘을 받을 길은 비핵화밖에 없다. 비핵화를 받아 내려면 분할 결제 방식이 유일하다. 필자에게도 보이는 해법이 트럼프에게 안 보일 리 없다고 믿고 싶다. marry04@seoul.co.kr
  • 문 대통령, 내일 푸틴과 대북제재+신북방 집중 논의

    문 대통령, 내일 푸틴과 대북제재+신북방 집중 논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5박 6일간의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첫 번째 순방국인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번 순방은 북·미 비핵화 대화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미·중·러 등 주요 당사국 및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한편, 4강(미·중·일·러)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아세안과 협력을 통한 신(新) 남방정책을 가속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오후 창이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별도 일정을 잡지 않은채 14일부터 이어질 아세안 관련 다자정상회의 및 연쇄 양자회담 준비에 올인했다. 특히 14일 이뤄질 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번째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되는 등 비핵화 대화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비핵화 진전을 추동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해 온 점을 고려하면 양국 정상이 이 문제를 놓고서도 의견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앞서 러시아는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에서 대북 제재로 악화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 개선 방안을 조속히 검토하자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달 유럽 순방 당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영국 등과의 연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키면 제재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신북방정책 협력 문제도 심도 깊게 의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17개 시·도와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소속 9개 지방정부가 지난 8일 포항에서 개최한 한·러 지방협력포럼에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등 그간 신북방정책에 공을 들여왔다. 한편, 청와대는 당초 싱가포르에서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도 여전히 접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다. 한·미관계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만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미 고위급회담이 하루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되는 등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 북·미간 기싸움이 치열한 만큼 백악관이 어느 정도 수위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싱가포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펜스 미 부통령과 공동 성명…“북 완전 비핵화까지 제재 유지”

    아베, 펜스 미 부통령과 공동 성명…“북 완전 비핵화까지 제재 유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의 이행에 시간은 주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압박작전은 계속될 것이고 제재도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는 여기에 못 미치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우정과 양국의 노력으로 미일동맹은 전에 없이 공고해졌다”며 “오늘 회담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하기에 앞서 전날 오후 일본을 방문했다. 그의 방일은 취임 후 세 번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대북 압박, 北 강력 반발, 中 강경 선회… 꼬이는 비핵화 방정식

    펜스 “전례 없는 외교·경제적 압박 지속” 北 핵·경제 병진 노선 부활 언급 ‘신경전’ 中, 美에 힘 실어주며 무역전쟁 화해 손짓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선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0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연일 대북 압박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북한도 조선신보 등 외곽매체를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선회를 주장하며 대북 압박에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미가 ‘감정싸움’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선명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갈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천명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미·중 2+2 외교·안보 대화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 중국의 협력은 비핵화 이슈의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들을 계속 엄격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대북 압박의 보조를 맞췄다. 러시아와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했던 중국의 태도 변화는 미·중 무역전쟁의 화해를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북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의 지난 2일 논평에 대해 “연구소 소장이 개인 판단으로 써낼 수 있는 구절이 아니다”라며 핵개발을 재개하는 병진 노선 부활을 북한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유엔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움직임과 관련해 “그러한 망동이 차후 어떤 파국적인 후과를 불러오겠는가 하는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은 심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감귤을 보내고 도로 연결 사업 등 속도를 내려고 하는 등 북·미 간 중재자 역할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미의 신경전이 지나친 감정싸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으로 북·미 대화를 다시 한번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란 제재 피할 유럽 결제기구, 佛이나 獨에 설립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회피할 유럽의 특수목적법인(SPV)이 프랑스나 독일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복수의 유럽 소식통을 인용해 SPV 이사회와 주주 구성 등 설립 세부사항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공동서명한 유럽 3개국인 프랑스, 독일, 영국 가운데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법률적 문제와 유로화 결제 거래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SPV 후보국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 대상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파이내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화를 달러화와 동등한 강력한 통화로 만들고자 경제 주권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벌일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SPV 개설을 추진해 이란과의 교역을 유지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후크 미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사는 “우리는 SPV 설립 요구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SPV를 이용할 대형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PV는 일종의 물물교환 방식의 결제체계로 이란 기업이 유럽에 수출한 상품 대금을 화폐로 받는 대신 크레디트를 받고 유럽 기업으로부터 상품을 구매할 때 이 크레디트로 대금을 지급하는 개념이다. 한편 러시아와 터키는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을 성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제재 복원은 불법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핵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란 제재의 의도는 세계의 균형을 깨는 것으로 우리는 제국주의 세계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미, 전작권 전환 뒤 주한미군·연합사 유지 합의

    한미, 전작권 전환 뒤 주한미군·연합사 유지 합의

    한국과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과 연합군사령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면서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는 미래 연합지휘구조에도 합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펜타콘(미 국방부)에서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이 같이 합의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합방위지침’에 서명했다.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환수 이후 연합방위태세가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전략문서다. 우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상징인 주한미군은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한반도에 계속 주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지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형태의 지휘 구조를 유지하되 연합사의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전작권 환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 편성 논의가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문서로 확정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연합사는 미군 대장(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전작권 환수 이후에는 서로 바뀌게 된다. 한미는 연합방위지침과 함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기본문 수정 1호’에도 서명했고, ‘미래지휘구조 기록각서(MFR) 개정안’과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 관계 관련 약정(TOR-R)’도 승인했다. 전작권 환수와 관련한 4개의 주요 문서에 한미가 합의함에 따라 전작권 환수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2014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유지하면서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지휘체계를 검증하는 절차 중 검증 이전평가(Pre-IOC)를 생략하고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 검증 이후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이 이어지게 된다. 내년부터 기본운용능력 검증에 돌입하고 이후 단계적인 검증 절차가 원활히 추진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는 이번 SCM을 계기로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합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때 북한이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의 한반도 전개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인 만큼 연합훈련 강행으로 남북 및 북미의 비핵화 대화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한미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면서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연합공중훈련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SCM 회의 결과가 담긴 ‘제50차 SCM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건설적인 공약을 확인하고, 추가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 선언,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조치 등 북한이 취한 조치들에 대해 주목했다”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이행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까지 유엔안보리결의의 완전한 이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또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가 연합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실질적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그 이행과정에서 한미 국방당국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이 군사합의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행과정에 협력할 것임을 약속한 셈이다. 매티스 장관은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을 지속 유지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정 장관은 현재 추진 중인 국방개혁과 연계해 핵심 군사능력 확보 등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따라 전작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조기에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SCM 공동성명과 달리 올해 공동성명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한국 2024년부터 2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도전

    한국이 2024년부터 2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3년 전 입후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만 2년 임기인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지난 2015년 입후보한 상황으로 오는 2023년 선거를 하게 된다”며 “아직 경쟁국이 없는 데다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5개의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과 10개의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 중 3개는 아시아국 차지인데 2023년에 유엔회원국의 선거로 이 중 하나를 교체한다. 한국이 비상임이사국이 되면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10년 만의 진입이다. 일본(11회), 이탈리아(7회), 독일·호주(5회) 등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외교소식통은 “한국이 비상임이사국이 되면 안보리는 물론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도 진출하게 되며 주요 강대국과 양자 외교를 할 때도 보다 큰 힘을 갖게 된다”며 “장기적으로도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의 추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北 유류 불법환적 사진 공개하며 제재 고삐

    美, 北 유류 불법환적 사진 공개하며 제재 고삐

    ‘北에 석유 팔지 말라’ 공개 경고 의미도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불법 유류 환적 현장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하며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이는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에 석유를 팔지 마라’는 공개 경고로 풀이된다.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지난 5~6월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불법 유류 환적 현장 사진 9장을 올렸다. 첫 사진은 지난 5월 18일 파나마 선적인 상위안바오호가 북한 백마호에 불법 환적을 시도하고 있는 장면이다. 상위안바오호의 선박명이 페인트로 가려져 있고, 북한 선박에는 ‘백마’ 대신 ‘푸마’라는 가짜 선박명이 새겨져 있다. 백마호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또 6월 2일 상위안바오호가 북한 명류1호에 불법 환적을 시도하고 있는 사진도 공개됐다. 두 선박 사이에는 석유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호스 8개의 모습이 뚜렷했다. 이어 같은 달 7일 촬영된 사진에는 파나마 선적 뉴리젠트호가 북한 금운산3호에 불법 환적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두 선박 사이에는 최소 5개의 대형 호스가 연결돼 있었다. INS는 “두 선박 간 불법 환적이 7일 새벽에 약 1시간 30분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INS는 이어 “북한은 유엔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기만적인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정제된 석유 판매를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16일 상위안바오호와 뉴리젠트호, 금운산3호를 제재 대상이 포함시킨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대북제재위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불법 운송활동이 계속되는 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러시아, 초안 쓴 ‘INF 유지결의안’ 유엔서 부결

    러, 美 등 서방국가 일제히 반대하자 당혹 러시아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에 반발해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유엔총회 결의안을 추진했다가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 대한 여론몰이를 시도하려다 핵군축 문제에서 미국보다 신뢰가 낮은 러시아의 초라한 입지만 재확인한 셈이 됐다.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초안을 작성해 제출한 INF 지지결의안이 찬성 31개국, 반대 55개국으로 부결 처리했다고 미 자유유럽방송이 27일 전했다. 반대한 국가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미국의 우방국들이다. 찬성한 국가에는 러시아, 중국, 이란, 시리아 등이 포함됐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군축담당 대사는 “러시아의 이 같은 결의안은 매우 정치적일 뿐 아니라 결의안 제출 시한인 18일을 넘긴 무리한 시도였다”며 부결을 지지했다. 하지만 한 서방 외교관은 AP통신에 “이 문제는 유엔총회보다 세계 안보를 다루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질 성격의 문제”라며“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들이 반대 또는 기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미국뿐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반대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드레이 벨루우소프 러시아 외무부 군축국장은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국가와 기권한 국가들이 대부분 핵군축과 INF 유지를 지지한다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미·영 등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으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남북 관계 진전’ 딜레마

    대북 수출 금지 품목 기계류·금속 확대 北, 산림회담서 南 소극적 태도에 불만 방북단 軍 수송기 이용 제재 위력 방증 ‘면제 조항’ 활용땐 경협 초기 단계 가능 남북 관계가 정상 간 교류를 통해 순항하다 실질적 교류협력을 논의하는 단계에 들어서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라는 암초를 만난 모습이다. 경제 건설에 박차를 가하려는 북측이 남측에 경제 협력을 압박하는 반면 남측은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어도 대북 제재 때문에 선뜻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산림협력 분과회담 종결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민족이 바라는 기대만큼 토론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합의 내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남북은 산림협력회담에서 산림 병해충 방제사업과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북측은 ‘추진한다’는 선언에 그친 합의였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불만에 대해 남측도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고, 총 10차례의 결의안 채택으로 현재 대북 제재는 ‘더이상 제재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우 강력한 수준이다. 북측과의 사업 추진은 물론 북측에 기자재 반출조차 어렵다. ‘볼펜 하나만 북측에 줘도 제재 위반에 해당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최근 남측 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할 때 민간항공기가 아닌 공군 수송기를 타고 간 것도 대북 제재가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방증한다. 민간항공사들이 나중에 미국에 제재 위반 꼬투리를 잡히면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까 평양 운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컨대 최근 채택된 2017년 12월 2397호 결의안에서 북측에 공급·판매·이전할 수 없는 품목은 정제유(민생 목적 연 50만 배럴 이하 허용)와 원유(민생 목적 연 400만 배럴 이하 허용), 북측 민간항공기 수리에 필요한 것을 제외한 모든 기계류와 운송기기, 철광석, 철강, 여타 금속으로 확대됐다. 북측과의 합작 사업도 2375호 결의안에서 설립과 유지, 운영이 금지됐고 기존 합작사는 120일 안에 폐쇄하도록 했다. 이에 남측이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 경제협력을 추진하려고 하더라도 북측에 기자재를 반출하지 않는 사업 준비 단계에 그칠 수밖에 없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의 경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아닌 사업 시작을 알리는 세리머니 성격이 강한 착공식과 북측 현지 공동조사만 일정을 잡은 상황이다. 하물며 현지 공동조사도 북측에 대북 제재 대상 품목인 열차 등을 반출해야 하기에 제재 위반이라는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듭 피력한 것도 현재 상태로는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결의안에는 제재 면제 조항이 있어 이를 활용하면 남북 경제협력을 초기 단계까지는 진전시킬 수 있다. 2375호 결의안에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원회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의 상기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들의 업무를 촉진하거나 관련 결의의 목표와 일치하는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필요한 면제라고 결정하는 경우, 위원회는 관련 결의들에 의해 부과된 조치들로부터 어떠한 활동도 사안별로 면제할 수 있음을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지난 8월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면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채택했다. 이에 남측은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앞두고 북측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개·보수를 위해 제재 면제를 신청해 수락받은 바 있다. 합작사업 역시 비상업적이고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공공 인프라 사업의 경우 대북제재위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남북 경협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북 제재의 추억/김미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북 제재의 추억/김미경 국제부장

    “개성공단을 닫으라는 미국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요구를 계속 막았었는데 결국….”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한 직후 만났던 한 전직 외교관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유엔 외교 현장에서 활동했던 그는 유엔의 대북 제재는 어쩔 수 없지만 남북경협 상징인 개성공단까지는 닫을 수 없다는 신념에 안보리 이사국들의 폐쇄 요구를 오랫동안 저지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이어지면서 박근혜 정부는 결국 유엔 제재 동참을 이유로 들며 하루아침에 개성공단의 문을 닫아버렸다.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북 강경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도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5·24조치로 대표되는 대북 제재에 앞장섰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으며, 이어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5·24조치를 발표,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류를 중단했다. 한국 정부가 취한 가장 강한 대북 제재로 꼽히는 5·24조치에서도 개성공단은 빠졌었다. 그러나 몇 년 후 국제사회의 개성공단 폐쇄 요구를 한국 정부가 결국 수용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각종 대북 제재는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한국 기업 등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됐고, 한국 정부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했다. 한국 정부는 특히 2013~2014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며 압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역사도 10년이 넘었다.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1695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제재 결의 2397호까지 굵직한 제재가 11개나 채택됐다. 안보리 결의상 대북 제재 대상은 개인·단체 120개가 넘는다. 또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는 경제·인권 제재뿐 아니라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까지 포함돼 안보리 제재보다 더 강력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렇다면 5·24조치로 상징되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미 정부의 대북 제재는 얼마나 효과를 거뒀을까.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전직 외교관은 “제재 효과 여부는 진짜 효과가 날 때까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각종 대북 제재가 나올 때마다 효과에 대한 논란이 항상 있었지만, 효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려워도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협상에 나섰듯 북한이 올 들어 협상에 나선 배경에도 제재의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또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가하는 제재는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용한 수단이다. 제재를 통한 경제적 불이익뿐 아니라 심리적 타격도 상당하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남북, 북·미 협상 국면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제재 완화 제안은 제재 부과와 ‘동전의 양면’인 제재 해제라는 또 다른 외교적 방법을 쓰자는 것이다. 올 들어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골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체제 안전 보장’이다. 대북 제재 해제는 체제 보장의 핵심인 경제 발전과 관계 정상화, 평화 협정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했다면 ‘비핵화 운전대’를 잡은 만큼 이제는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동참도 이끌어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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