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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한광성 영입 유벤투스처럼 개성공단도 재량 발휘해야”

    “北 한광성 영입 유벤투스처럼 개성공단도 재량 발휘해야”

    한씨 영입한 구단, 대북제재 위반 모호 정치적 운영된다는 것 보여주는 사례 이해·신뢰 회복해야 비핵화 가능해져 개성공단 재개가 문제 해결 기여할 것“축구 선수인 한광성씨가 유벤투스에 영입된 것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은 재량이 크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재개도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법무팀장으로 일했던 김광길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20일 서울 충정로 사무실에서 “한씨가 유벤투스에서 뛰는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결론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반대로 한국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했다면 곧장 위반이라는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도 이탈리아 명문 축구 구단이 신규고용 창출 금지라는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결정을 할 경우 발생할 국제사회의 파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지 않겠냐. 한씨의 사례는 대북제재가 정치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따르면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건별로 사전 허가를 하지 않는 한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고용허가를 금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한씨에 대한 사전 허가 여부는 알려진 바 없다. 개성공단이 처음 가동한 2004년부터 기업들과 함께한 김 변호사는 한씨의 사례를 들며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재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설득해 개성공단의 운영을 재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고 북한의 변화를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핵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합의했지만, 이후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지난 5월 통일부의 방북 승인을 받았지만 역시 5개월 넘게 미뤄지는 상태다. 김 변호사는 해당 방북에 대해 북측의 소극적인 입장도 문제지만 통일부가 ‘시설 점검용’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북한의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도 대북제재를 뛰어넘으려면 남북이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제의해야 한다”며 “그래야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에 처음 갔을 때 한국과 북한 사람들이 말만 통하지 사고 체계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에 놀랐고 10년을 지내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런 이해와 신뢰를 회복해야 결국 비핵화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중 하나의 단계가 개성공단 재개”라고 강조했다. 글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속보] 北석탄 밀거래 의심 선박, 日항구 빈번히 드나들어

    [속보] 北석탄 밀거래 의심 선박, 日항구 빈번히 드나들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근거, 입항을 금지한 화물선이 일본 항구를 빈번히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는 그간 다른 일본 매체를 통해 종종 보도된 내용이지만, 관련 선박 수와 누적 횟수가 가장 많아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북한산 석탄 수입에 관여한 혐의로 한국 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제재를 가한 여러 척의 선박이 최소한 총 26차례에 걸쳐 일본 각지에 기항했다. 교도는 민간업체의 선박 추적 데이터와 일본 해상보안청 정보를 분석한 결과라면서 한국 정부가 입항금지 조처를 하기 전까지를 포함하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후 해당 선박의 일본 기항 횟수가 100차례를 넘는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이들 선박이 북한 입항을 전후해 러시아와 중국에 들르는 방법으로 석탄 원산지를 위장해 유엔 제재를 피하는 거래에 일본 항만이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확인했지만,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원이 되는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선박이 자유롭게 일본 항구를 드나든 실태가 밝혀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대북 제재 불이행… 이행 더 잘하길 바라”

    中외교부 “대북 결의 의무 다하고 있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철저한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했다. 북미 간 스웨덴 스톡홀름 협상 결렬 이후 10여일 만에 나온 미 당국자의 발언으로, ‘비핵화 없이 대북 제재 완화는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중국 영해에서 금지 품목들이 선박 대 선박 환적 방식으로 북한과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제재를 불이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제재 이행을 더 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북한이 더 건설적인 대화 참여자가 되도록 압박하는 것을 중국이 도울 다른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당장 그걸 못 보고 있다”고 중국의 철저한 대북 제재 유지를 촉구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또 “그동안 우리는 (대북) 제재로 북한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려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이 생산적이기를 원하고 그들이 우리와 해결책에 도달하기를 원하는 특정한 마음가짐을 갖고 테이블에 나오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해 대북 제재 유지라는 기존의 대북 정책을 이어 갈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안보리 대북 결의 집행에 있어서 시종 성실하게 국제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오기 힘든 대화 국면을 함께 지켜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에 힘을 합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 ‘쿠르드 희생’ 막는 중재 적극 나서야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독립된 국가 건설을 꿈꾸던 쿠르드족(族)이 전쟁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 미군을 철수시키자 때를 놓칠세라 터키가 눈엣가시였던 이 지역에 지상군을 투입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은 3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년 전 쿠르드족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했다. 쿠르드족은 IS 박멸전에 15만명을 동원해 1만 1000명이 사망하는 희생을 치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돈과 장비가 들어갔다. 우리 이익이 되는 곳에서만 싸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미군을 빼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낳은 비극이자 미국 언론도 지적한 ‘동맹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이 발생한 것이다. 쿠르드족은 자신들을 터키로부터 지켜 내기 위해 적대관계에 있던 시리아 정부와 동맹을 맺었다. 이 시리아 정부를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의 정세가 예측할 수 없는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극도의 혼란을 틈타 구금돼 있는 IS 대원과 가족 약 800명이 탈출해 IS를 재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터키에 35억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3 미사일 판매를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의 상황이 악화되는데도 ‘불개입·고립주의’를 외치며 터키 제재만 외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터키가 공격을 멈출지는 의문이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아랍연맹과 유럽 국가들이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했으나 미국과 러시아가 미온적이어서 유엔 안보리의 성명 채택에도 실패했다. 더이상 쿠르드족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국제사회는 보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
  • 美국무부 “北, 유엔결의 이행의무 준수하고 협상하라” 경고

    美국무부 “北, 유엔결의 이행의무 준수하고 협상하라” 경고

    “北 한국 전역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 보유”“美, 北 대륙간탄도미사일 방어 전력 늘려”美 안보국 “北사이버위협에 한국 협력 필요”지난 5일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에 책임을 돌리며 비난했던 북한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국제사회와 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이행과 지속적인 비핵화 대화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강성 대응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그들의 의무를 준수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그들의 역할을 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계속 관여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SLBM 시험발사(10월2일)를 규탄한 유럽국가들의 공동성명에 반발하는 취지로 전날 발표된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렇게 답변했다고 RFA는 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6개국의 유엔대사는 지난 8일 북한의 SLBM 시험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그러자 북한은 이틀 뒤인 10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를 “엄중한 도발”로 규정하며 향후 상황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이런 상황에서 이날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RFA는 전했다. RFA에 따르면 폴 나카소네 미 NSA 국장은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다국적 보안기업 ‘파이어아이’ 주최로 열린 ‘사이버 방어 회의’ 행사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적성국가’들이 사이버상에서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나카소네 국장은 사이버 공격이 단순 해킹뿐만 아니라 허위정보 유포, 대중 선동 등을 통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도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RFA는 전했다. 북한이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 발사 시험에 미국에 대한 위협적인 비난 성명을 계속하자 미국 의회조사국은 미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탄도미사일 보유국으로 북한, 이란, 중국을 거듭 지목했다. 의회조사국은 지난 9일 갱신한 ‘국방 입문서: 탄도미사일 방어’ 보고서에서 “오늘 미국에 가장 우려되는 탄도미사일 위협은 주로 북한, 이란, 중국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전력, 그리고 북한의 성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라고 명시했다.보고서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은 아마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SRBM 수백기와 일본과 지역 내 미군 기지에 도달할 수 있는 MRBM 수십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MRBM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무기의 신뢰도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핵탄두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몇건의 핵실험을 했지만,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평가는 의회조사국이 지난해 12월 19일 내놓은 보고서 내용과 동일하다.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국가들의 ICBM 공격으로부터 미국 보호하기 위해 배치한 지상 기반 중간단계 미사일방어(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전력이 30개에서 44개로 늘었다고 공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터키, 시리아 181곳 파상 공습… 지상군 네 갈래로 국경 넘어

    터키, 시리아 181곳 파상 공습… 지상군 네 갈래로 국경 넘어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에 대한 공습·포격을 시작한 터키군이 9일(현지시간) 쿠르드족을 겨냥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은 ‘평화의 샘’ 작전의 일환으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트윗을 남긴 직후 지상군 투입을 위해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안보 관계자는 “터키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이 중 두 곳은 탈아브야드 인근이며 다른 두 곳은 라스알아인 부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국방부는 홈페이지에 작전 개시 사실을 알리며 한국이 기술과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생산한 K9 자주포의 파생형으로 추정되는 T155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구체적인 근거 없이 “현재도 우리 전 부대의 개입으로 작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쿠르드족 무장요원 10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민주군(SDF) 대원이 최소 16명 숨졌다고 밝혔고,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의 지상 공격을 격퇴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개전 이후 정확한 전황과 사상 규모는 추후에 확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공격 개시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터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전은 유엔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테러리즘 전투에 관한 결의안의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인과 무고한 사람, 역사적·문화적·종교적 건물, 작전 지역의 사회기반시설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면서 “작전의 계획 및 시행 과정에서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요새, 참호, 은신처, 무기, 차량, 장비 등만 표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터키와 이번 공격에 반대하는 국제사회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AFP통신은 유엔 안보리가 10일 터키 군사작전 문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의는 벨기에, 프랑스, 독일, 영국, 폴란드 등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연맹도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갖는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비판한 유럽연합 등을 향해 “우리 작전을 침략으로 간주하면 국경을 열어 (시리아) 난민을 보내겠다”고 성토했다.한편 가디언은 이번 공격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커다란 정치적 도박이라고 분석했다. IS 격퇴에 지대한 공을 세운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이 정당성을 얻기 어려워지자 터키 정부는 공격의 방점을 IS로 급격히 돌렸다.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터키인들의 여론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인도주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면할 수 있는 과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예상 밖 차분한 北 노동당 창건일…비핵화 대화 판 안 깨려는 트럼프

    트럼프 “김정은과도 통화” 핫라인 시사 美서 귀국 이도훈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4주년에 미국을 도발하는 언급이나 대규모 기념행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로 보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북미 관계에 큰 문제가 없음을 내비쳤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지만, 양측 모두 대화의 판은 깨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이날 노동당 창건 기념 사설을 통해 일심 단결을 촉구했지만 대규모 기념행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통상 북한이 대규모 행사로 기념하는 5년, 10년 단위의 정주년은 아니지만, 미국을 상대로 한 도발적인 언사 역시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북미 정상 간 핫라인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 대해 “완벽했다”고 주장하며 “나는 중국, 시리아,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 협상할 때 첩자들이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들 모두와 그리고 김 위원장과 통화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미 간 스톡홀름 노딜 협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밀감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과장된 화법이라는 시각과 동시에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북한이 맹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끈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2주 내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에 대해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외교적 성과가 없어 코너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라도 유지되고 있다고 끌어 가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미국 측은 연말까지는 협상의 여지를 둘 것이고 북한도 미국 측의 새로운 셈법을 확인하는 자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가 포함된 유럽 6개국의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규탄 성명에 맞대응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안보리가 기준 없이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문제를 부당하게 탁우에(탁자 위에) 올려놓는 현실은 미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재촉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럽 6개국 “北 SLBM 안보리 결의 위반”

    “국제사회 대북 제재 엄격 이행돼야” ‘38노스’ 기고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美 최대 압박 정책, 폐차 직전”비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사흘 만에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었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6개 유엔 대사들은 북한의 SLBM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 독일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여기에 비상임이사국 벨기에와 폴란드, 차기 이사국인 에스토니아까지 대북 규탄 공동성명에 동참하면서 유럽 지역 6개국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북미 협상 재개, 충실한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대사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명백하게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을 규탄하는 우리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리비에르 대사는 이어 “안보리가 제재 결의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완전하고 엄격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에서 대북 제재 전문가로 활동했던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는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에 “유엔의 대북 제재가 회복 불능 상태일 만큼 손상됐다”면서 “대북 제재 목표가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알브란트는 이어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초한 상처로 인해 ‘폐차 직전’”이라면서 “제재 효과 약화가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싱크탱크 브레인 ⑤] 알브란트 “유엔 대북 제재·美 최대압박 통한다는 건 환상”

    [美 싱크탱크 브레인 ⑤] 알브란트 “유엔 대북 제재·美 최대압박 통한다는 건 환상”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 효과가 약화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이 책임이 있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이 전문가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최대압박’ 정책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제재 효과가 약해지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지렛대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비상임 연구원을 맡고 있는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38노스에 올린 글을 통해 “대북 제재에 관한 한 미국의 정책입안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것은 유엔 제재가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자산이며, 그 바늘침은 다른 방향을 가리킬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9일 전했다. 알브란트는 유엔과 싱크탱크, 국제기구, 정부 조직 등에서 경험을 쌓은 기간만 25년 이상이 되고 프랑스어와 만다린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38노스 홈페이지 프로필 란에 소게돼 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압박 캠페인이 “폐차 직전”이라며 미국의 잘못도 비판했다. 알브란트는 “제재위 전문가패널의 감시 및 이행개선 조치 권고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돼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대체로 자초한 상처의 결과로 이런 곤경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알브란트는 완전하진 않지만 결정적인 압박의 원천, 즉 제재가 약화하는 것은 북한을 더 강한 위치에 둘 것이라고 우려했다.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하는 임계점 아래에서 핵 능력을 계속 개발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 부족에 대한 잘못과 실패를 인정하거나 접근법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 결렬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과 핵 실험을 재개할 경우 북미가 또다른 위기로 향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훨씬 더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북 제재가 외견상 북한을 응징하고 뭔가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 자체로 목표가 돼 왔지만 그 목표조차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압박’ 3년 후인 올해 환율, 연료와 쌀 가격 등에서 북한이 거시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며 최대압박 정책은 성공한 모습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알브란트는 또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새로운 결의와 다양한 수단의 이행이 필요하지만 2017년 채택된 결의안이 마지막이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 실험을 자제한다면 유엔 안보리가 질적으로 새로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제재 조항이 채택될 시기에 북한은 이미 그것을 기피할 조치를 시작해 왔다면서 금지품목 사전 비축, 회피 기술의 급속한 확산,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을 꼽았다. 특히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향후 공격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있다며 “이런 도전 과제에 직면해 제재의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브란트는 유엔 안보리의 무능함과 대북제재위를 향한 방해 작업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결의안이 없을 경우 기존 유엔 1718 결의안에 따라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방법이 있지만 안보리 회원국 간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는 무능력함이 잠재적 조치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불화(bad blood)가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도 스며들어 독립성과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시도가 증가했고,실제로 지난 8월 펴낸 중간 보고서는 감시능력을 축소하려는 의도에 따라 이전 보고서의 절반 규모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를 감시하고 보고하면서 이행 향상을 위한 조치를 권고하는 능력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알브란트는 제재위의 의견충돌이 제재 시행을 방해하는 사례로 2017년 ‘결의안 2397’에 따른 북한의 연간 원유 공급량 50만t 제한 규정을 꼽았다. 미국은 지난해 북한이 한도를 넘었다는 정보를 제출했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계산의 타당성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결국 언론과 이를 공유하기로 결정했고, 전문가패널이 다른 회원국이 제기한 계산 우려 등에 대한 정보를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은 채 북한이 한도를 위반했다고 결정하길 기대했다고 한다. 그는 “한 문제가 제재위에서 매우 정치화할 때 패널이 교착상태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마술같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알브란트는 지난해 9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제재위 보고서에 포함됐던 러시아의 제재 위반 내용을 러시아가 빼달라고 요구한 것을 문제삼은 일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의 위반사항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둔 채 러시아의 입장을 세 문장 반영한 패널 보고서가 안보리에 제출됐는데, 헤일리 대사는 그 문장까지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알브란트는 이 보고서가 역대 어느 것보다 가장 강력했는데도 헤일리가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작은 절차적 잘못을 과장했음이 드러날까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북한의 정치적 관계 역시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과 만나고 문재인 대통령과 직통 전화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북한이 폭넓은 국가와 확고한 경제·외교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관계는 외교 담당자가 전세계에서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다며 미중 무역전쟁, 한일 다툼, 북미협상 교착, 미국 정책의 명확성과 일관성 부족 역시 다른 나라가 제제 집행에 무관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알브란트의 원고 전문 보러가기
  • 축구 장비 대북 제재서 면제… 속도 내는 ‘평양 축구’

    축구 장비 대북 제재서 면제… 속도 내는 ‘평양 축구’

    15일 월드컵 2차 예선 남북 대결 열려 中 거쳐 방북 유력… 중계권료 막판 진통정부가 축구 장비의 대북 반출 제재 면제를 확정하면서 29년 만에 남북 대표팀의 ‘평양 축구’가 속도를 내게 됐다.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통일부는 경기에 필요한 물품의 대북 제재 면제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8일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경기 운영과 선수단 방북에 필요한 유엔 대북 제재 면제는 통상적 절차에 따라 지난주에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열린 한미 워킹그룹회의에서 남측 축구대표팀의 물품을 모두 제재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정식 면제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장비는 안보리 대북 제재 품목인 사치품 해당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미국산 제품의 경우 미국 독자 제재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사전에 대미 협의를 했다. 우리 축구대표팀의 평양행은 오는 13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에 입국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비자를 발급해 줄 테니 명단을 달라’고 했다”면서 ”우리 대표팀은 제3국을 통해 평양에 가는 방안을 전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도 조선축구협회의 초청장을 첨부하면 여권 사본으로도 비자를 내주겠다고 우리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TV 생중계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계권은 홈팀인 조선축구협회가 갖고 있다. 북한은 평양에서 열린 경기가 아직 한국에 생중계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지난 1차전 상대인 투르크메니스탄전의 2억원보다 7배가 넘는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남북통일축구는 오후 4시 경기가 7시에 녹화 중계됐고, 2017년 여자아시안컵 예선 및 월드컵 예선은 아예 전파를 타지 못했다. 황희찬(23·잘츠부르크)은 이날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훈련에서 “북한 선수들이 거칠고 잘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황희찬은 16세 이하(U16) 대표팀 시절 북한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바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북한 유엔대사, 안보리 소집 반발 “좌시하지 않겠다”

    북한 유엔대사, 안보리 소집 반발 “좌시하지 않겠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자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7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안보리 회의에서 이슈로 삼으려는 위험스러운 시도를 우리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리 회의 소집 요구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 대사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불순한 움직임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는 사실은 안다”면서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이슈로 제기한다면 주권을 방어하려는 우리의 욕구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안보리의 모든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권 방어’라는 것이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는 조치인지를 묻는 질문에 김성 대사는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할지 주의깊게 지켜봐달라”면서도 “그것이 또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최근 발사한 SLBM에 대해서도 “자위적 조치”라면서 “주변국의 안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김성 대사는 밝혔다. 앞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은 지난 2일(한국시간)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 비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북한의 SLBM 발사를 논의할 안보리 비공개회의는 오는 8일(현지시간)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미사일 및 발사체를 발사하자 안보리는 지난 8월 1일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요청으로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 회의 종료 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유엔주재 대사들은 3국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면서 “(회의에서) 안보리 결의 위반인 그런 발사를 규탄했다”고 밝혔다. 당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성장 “무능한 외무성 대신 최룡해 워싱턴 보내 돌파구 열어야”

    정성장 “무능한 외무성 대신 최룡해 워싱턴 보내 돌파구 열어야”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김명길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한 뒤 일방 통로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추후 회담은 미국 측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욕스럽다”고 다시 한번 불만을 토로했다. 김 대사는 ‘2주일 후 회담을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2주일 만에 온다는 건 무슨 말이냐”고 되묻고 “미국이 판문점 회동 이후 거의 아무런 셈법을 만들지 못했는데 2주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느냐”고 쏘아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했다. 김명길 대사의 베이징 발언은 향후 협상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어떤 해법을 생각하고 있을까?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7일 “앞으로 3개월 동안 실무협상 대표들이 수시로 만나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해 협의를 해도 연말까지 양측 모두 만족할만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해 4박5일 동안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연쇄회담을 갖게 해 적대관계를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북미 공동 코뮤니케’에 합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부친처럼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게 하고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문제에 대해 빅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대담한 협상을 통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고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서 벗어나 발전된 국가를 건설하려면 군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외무성 관료들이 아니라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맡아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군부 개혁을 진행했던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게 비핵화 협상 전권을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용호 외무상과 김명길 북미 실무협상 대표 모두 2000년 10월 조명록의 방미에 동행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결단만 내리면 최룡해의 방미를 통한 북미 고위급 협상 추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은 무능하고 강경하며 전략이 없고 대미 책임전가에만 몰두해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권정근 전 미국 담당 국장에게 계속 대미 협상을 맡김으로써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너무 늦지 않게 대담하고 유연하며 실용주의적이고 영향력 있는 인물에게 대미 협상을 맡길 것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명길 대표가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정말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마도 북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 최소치에도 충분치 않았을 것이다. 그저 미국에게 더 얻어내려는 기싸움으로 치부하기에는 북한의 상황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북한은 더 많은 것보다는 더 확실한 것을 바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만 영변+α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α를 요구하는데 김명길 대표의 발언 가운데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에만도 미국은 열다섯 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마저 하나둘 재개했으며 조선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하였다”는 것은 결국 북한의 +α는 결국 제재 해제와 한미연합훈련 포기가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제재와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북한은 시험발사를 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갈수 있는가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보는데 이번 결렬은 미국이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란 물음을 던졌다. 그는 아울러 외교부 성명을 보면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길 기대하면서 한미간 협력해 나갈 것임을 거듭 강조했던데 남북이 무언가 해야할 때가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 비핵 평화를 위해 북미가 해야만 하는 일도 있겠지만 분명 남북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을 꼭 한미가 협력을 해나가야 하는 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 합참 “北 수중발사대 발사”..트럼프 “지켜보자”vs영·프·독 안보리 소집 요구

    미 합참 “北 수중발사대 발사”..트럼프 “지켜보자”vs영·프·독 안보리 소집 요구

    북한 “잠수함탄도탄” 미 합참 “수중발사대”트럼프 “북한은 대화 원하는 것”영·프·독 유엔 안보리회의 소집..8일 개최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3일(현지시간)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는 정황이 없다”면서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펼친 반면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패트릭 라이더 미 합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황이 없다”며 선을 그은 뒤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에 쏘아올린 미사일이 “새형(신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이라고 전했었다.그러나 라이더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단거리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280마일(450㎞) 정도 날려보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는 건 미사일이 원산의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됐다는 것이고 이게 지금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CNN도 전날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이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에서 쏘아올려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한국 군 당국도 북한이 수중발사대가 장착된 바지선을 해상으로 끌어가 수중에 잠기게 한 뒤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대화하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곧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는 4일 예비접촉을 거쳐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영·프·독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한 것과 대비된다. 로이터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통해 독일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으며, 영국과 프랑스가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으며, AFP통신은 3국이 공동으로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미사일과 발사체를 발사하자 안보리는 올해 8월 1일 영·프·독의 요청으로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들은 회의 후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며칠 간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며 규탄한 바 있다.이들 3국은 4일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나 회의는 8일 열릴 예정이다.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는 이날 뉴욕의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보리) 비공식 협의가 내일(4일) 열릴 것으로 파악했는데 내주로 연기된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의 일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북한이 아직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며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과의 핵 협상 재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발사체 발사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나 ‘북한의 잠재력’ 등 대북 유화 메시지를 던져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짧은 답변만을 내놓으며 북한을 향해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유엔 “北 탄도미사일은 안보리 결의 위반… 극도로 우려”

    유엔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은 2일(현지시간) 북한의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극도로, 매우 우려된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또 다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어 5일 열리는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양측(북미)이 이번 협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의 이행에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EU 주요 국가들도 이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점 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은 외무부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북미가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과 완전히 상반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도 헤더 윌러 외무부 아시아태평양담당 국무상(부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이 미국과 선의를 갖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사전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는 국제무역선박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IMO는 북한의 사전경보 없는 미사일 발사가 국제무역선박 안전에 위험이 된다고 경고해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미국과의 실무협상 앞두고 SLBM 쏜 북한

    북한이 어제 오전 원산 앞바다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쐈다. 청와대와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발사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 이 발사체는 2016년, 2017년 시험 발사한 북극성 1, 2형의 개량형인 북극성 3형으로 추정되는데 군은 고각발사를 통해 최대 고도 910여㎞에 450㎞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오늘 북한 매체가 이 발사체의 사진과 내역을 공표하면 명확히 드러나겠지만 SLBM이라면 지난 7월부터 북한이 집중적으로 쏜 단거리 미사일과는 성격이 판이해진다.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더불어 전략 무기 3종 세트의 하나다. 군이 최초 발사 지점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 것은 해상에서 발사했기 때문이다. 사전 탐지가 어려운 SLBM은 ‘게임 체인저’로 불릴 만큼 위협적이다. 북한이 이 발사체를 쏜 것이 바지선인지, 7월에 공개한 신형 잠수함 등인지 군 당국이 분석 중이지만 사거리 600㎞ 전후의 단거리 미사일과 달리 1300㎞ 이상 날아가는 북극성 미사일을 수중에서 기습적으로 쏜다면 우리는 물론 일본과 미국에 지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국가가 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을 무시해 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LBM에는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하는 SLBM 추정 발사체를 쏘아올린 시점이 미묘하다. 북한은 그제 오후 5시쯤 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북미 예비접촉 4일, 협상 5일’을 발표한 지 13시간 만에 미사일을 쐈다. 판을 깰 의도였다면 담화는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략 무기를 총동원한 국군의날 행사에 대한 반발이라기보다는 실무회담 협상력을 높이려고 북한이 SLBM이란 충격요법을 썼을 공산이 크다. 레드라인에 근접한 카드를 구사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보따리에 ‘새로운 셈법’을 담아 오라는 고강도 압박을 가한 것이다. 북한에 이번 협상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초전이다. 반드시 성공시켜 제재완화나 체제 안전보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SLBM 카드를 꺼냈겠지만 긴장 조성은 역효과만 낸다. 북미는 협상에 집중해 성과를 도출하고 비핵화 입구에 들어서야 한다. 비핵화의 정의, 로드맵을 내놓으라는 미국과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제재완화, 안전보장 조치를 받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는 북한의 입장 차는 크다. 그러나 하노이 실패는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한반도 평화를 일구는 프로세스를 시작하길 바란다.
  • 北 SLBM 발사한듯, 실무협상 일시와 장소 놓고 온도차, 제대로 열릴까

    北 SLBM 발사한듯, 실무협상 일시와 장소 놓고 온도차, 제대로 열릴까

    북한이 2일 오전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가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혀 오는 5일로 공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된다. 합참은 “오늘 오전 7시 11분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탄도미사일이 비행 도중 ‘단분리’가 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SLBM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건 3년여 만이다. 2016년 8월 25일 동해상에서 SLBM인 ‘북극성-1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 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했다. 그 뒤 북한은 성능을 개량한 ‘북극성-3형’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최근 잠수함 전력 증강 행보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구성된 수중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 20여척, 상어급(325t급) 잠수함 40여척, 연어급(130t급) 잠수정 10여척 등이며 최근에는 SLBM 탑재가 가능한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유지하며 대화를 하자는 미국에게 ‘우리 할 일(국방력 강화)은 다하면서 대화해도 괜찮겠지’라고 화두를 던진 것이 아닐지” 궁금하다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중단을 약속했던 대상이 아니고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가급적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 왔는데 SLBM은 은밀한 기동이 가능한 탓에 탐지와 추적이 어렵고 요격이 쉽지 않은 데다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미국 민주당의 탄핵 조사로 궁지에 몰려 있는 터라 더욱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트위터 언급을 날릴지 주목된다.북한과 미국이 4일 예비접촉과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4일 예비접촉에서 미국이 들고 나온 새로운 셈법이 마음에 드는지 떠보겠다는 것과 두 나라 모두 장소를 함구하고 있는 점, 미국이 “일주일 이내”라고 딴소리를 하는 것도 SLBM 발사와 더불어 이번 실무협상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의심하게 만든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최 부상의 발표와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일주일 이내에 만날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회담에 대해 공유할 추가 세부사항을 갖고 잊지 않다”고 밝혔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한과 미국이 모두 실무협상 장소를 발표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협상 자체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무협상 장소로는 두 나라 협상팀이 모두 본국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제3국이 거론된다. 미국과 시차가 많이 나지 않으면서 북한대사관이 있는 유럽국가가 떠오르는 이유다. 북한은 독일, 스웨덴, 스위스 등 12개 유럽국가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북한이 선호하는 평양이나 판문점도 배제할 수 없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은 판문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은 평양에서 열렸다. 외교가에서는 양측 모두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없어 외부 노출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아니냐고 본다. 지난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7개월이 넘게 흘렀지만 두 나라 모두 비핵화 접근 방식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가 무엇인지 설정하고 로드맵을 도출하는 ‘포괄적 합의’를,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접근’ 기조 아래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안보리 제재 해제의 맞교환을 요구하며 맞섰다. ‘영변’의 가치를 두고도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주요 안보리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영변뿐만 아니라 ‘플러스 알파’로 표현된 영변 밖의 다른 핵시설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매달렸는데 이 핵심 쟁점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불투명하기만 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북미 새 접근법 공감… ‘제재 해제·영변핵+α’ 협상 교착 가능성

    북미 새 접근법 공감… ‘제재 해제·영변핵+α’ 협상 교착 가능성

    비핵화 조치·제재 문제 핵심 쟁점 될 듯 美 단독·유엔 제재 해제는 한정적 수준 금강산 관광 등 우회적 경제 지원 가능 北 남북 경협 수준에 만족할지는 의문 합의문 도출 땐 3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靑 “실무협상 환영… 실질적 진전 기대”북미가 지난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 만인 오는 4~5일 공식 비핵화 협상에 나선다.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지 98일 만이다. 실무협상 재개를 미뤄 왔던 북한이 미국과 협상 일정에 전격 합의한 것은 미국이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을 취하며 양보안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같은 달 하순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이후 외무성 미국국장, 협상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국에 새로운 접근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압박, 회유를 반복하며 협상을 미뤄 왔다. 특히 북미가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북한이 요구해 온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에 상당 부분 교감했으며, 하노이 회담 때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때 북한에 요구했던 일괄타결 접근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으며, 일괄타결을 주장했던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바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때보다는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미국 측이 직간접적으로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에 대해 완화된 뉘앙스를 내비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느끼고 협상 일정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로드맵 관련 포괄적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포괄적 논의는 하되, 초기 단계의 비핵화 및 상응조치를 우선 합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북미가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에 의견 일치를 보더라도, 미국이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와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이견이 커 협상이 교착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재 완화·해제보다는 안전 보장에 방점을 찍는 듯했지만, 지난달 16일 미국국장 담화를 통해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를 함께 요구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일괄타결은 포기하더라도 첫 단계에서는 영변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 시설의 동결에 합의하고, 그다음 단계에 신고와 검증을 하는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며 “북한은 하노이 회담 때처럼 대북 제재 결의 자체를 폐기하라고 하지 않더라도 북한 수출품의 제재 쿼터를 조정하는 방식 등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가능한 제재 완화 내지 해제의 폭이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유엔 대북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정 사항이기에 미국이 단독으로 북한과 합의할 수 없고, 미국 독자 제재도 미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김 교수는 “미국이 당장 상응 조치로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을 통한 우회적 경제 개발 지원인데, 북한이 이 정도 수준에 만족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북미가 이번 실무협상에서 양측 정상이 서명할 합의문을 도출한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실무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조기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유엔대사 “북미협상, 기회일지 위기일지 미국 결정에 달렸다”

    北유엔대사 “북미협상, 기회일지 위기일지 미국 결정에 달렸다”

    美국방차관 “싱가포르 약속 준비돼 있다”북한이 비핵화 언급 없이 ‘북미 협상 재개’의 공을 미국에 넘기는 등 북미 간 ‘기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에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김 대사는 이날 9분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찾을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보고 미국 측과 마주 앉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를 표시했다”면서 “조미 협상이 기회의 창으로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 가능성은 언급하면서도 비핵화는 거론하지 않고 미국을 탓했다. 그는 “조(북)미 관계가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고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 격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 정책에 매달리기 때문”이라면서 “세계 평화와 안전의 중대한 사명을 지닌 유엔 안보리가 국제적 정의는 안중에도 없이 특정 국가의 전략적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 선택적인 나라에 대한 제재 압박과 제도 전복까지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말해 왔듯이 미국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약속에 대해 동시·병행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 대사가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한 유엔 연설 직후 나온 미 고위 당국자의 발언으로, 미국의 대북 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루드 차관은 또 “한반도에 핵무기를 되돌릴 어떤 계획도 현재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 공군은 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나선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의 ICBM 시험발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이번 미 ICBM 시험발사가 북미 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한 유엔대사 “북미협상, 기회냐 위기냐 미국 손에 달렸다”

    북한 유엔대사 “북미협상, 기회냐 위기냐 미국 손에 달렸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30일(현지시간)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으로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둘러싼 북미 간 막판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거듭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그는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를 비난하면서 판문점 남북공동선언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조미공동성명이 채택된지 1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조미 관계가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고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격회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일삼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비판했다.김 대사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역사적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게 필요하고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가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보고 미국 측과 마주 앉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불과 한 해 전 북과 남, 온겨레와 국제사회를 크게 격동시킨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면서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 남조선 합동 군사연습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며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판문점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도전”이라면서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의 사대적 본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힘을 만능으로 내세운 일방주의에 의해 많은 나라의 자주권이 유린되고 전반적 국제관계가 긴장되고 있으며, 평화가 위협당하고, 발전이 갈수록 억제당하고 있다”면서 “세계평화와 안전의 중대한 사명을 지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적 정의는 안중에도 없이 특정국가의 전략적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 선택적인 나라에 대한 제재 압박과 제도 전복까지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사는 “자주권 존중과 주권 평등의 원칙이 무참히 유린되는 현실은 국가들이 자기들의 강한 힘을 가질 때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을 이룰 수 있다는 심각한 교훈을 주고 있다”며 미국과 유엔 안보리를 재차 압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유엔사 누구 자식인가’ 논하기 전에/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유엔사 누구 자식인가’ 논하기 전에/이지운 논설위원

    북한이 정전협정을 대체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기 위한 일을 개시해 달라고 유엔에 정식 요청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당시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유엔사무총장은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보조기관이 아니며, 어떠한 유엔기구도 유엔사 해체 책임이 없다”고 했다. 1994년 6월 공식 서한에서다. ‘유엔군사령부는 누구의 자식인가?’ 하는 논쟁은 오래된 것이다. 유엔사는 유엔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유엔 연감에 유엔의 보조기관으로 등재돼 있지 않으며, 무엇보다 유엔이 ‘내 자식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래서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공산권 국가는 유엔사를 “유엔의 모자를 쓴 미군”이라고 비난해 왔고, 이를 해체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렇다면 유엔사는 온전히 ‘미국 것’인가?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창설됐다. 1950년 7월 7일 결의 84호(S/1588)를 통해서다. 유엔기를 사용할 권한을 위임받았고, 지속적으로 안보리에 보고서도 제출했으므로 유엔사를 해체하려면 ‘안보리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이에 맞선다. 다만 이 결의문이 ‘유엔군사령부’를 만들지는 않았다. ‘유엔군사령부’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않는다. 결의문은 3항을 통해 회원국들에 군 전력과 원조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고, 4항에서는 그렇게 해서 형성된 ‘통합군사령부’(unified command)가 그것을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그리고 그 통합군사령부는 미국의 관할하에 두었다. 가지에 가지를 치는 논란의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유엔사는 1950년 7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창설된 뒤 각종 논란을 거치며 위치, 법적 위상, 기능과 역할 등에서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1970년대에는 공산권과 제3세계 국가들의 공세가 거셌다. 1975년 제30차 유엔총회에서는 유엔사 해체 결의안이 제출돼 우리가 제출한 유엔사 존속결의안과 동시에 통과되기도 했다. 한국도, 미국도 한때 유엔사 해체를 고려했던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로는 한반도에 ‘완전하고 공고한 평화체제가 확보될 때까지’ 존속시킨다는 입장을 큰 틀에서 유지해 왔다. 무엇보다 유엔사 해체 문제는 현실적으로 미국의 손에 달렸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미국 것이면 당연히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고, 유엔 것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로 성립됐으므로 안보리가 해체를 결의해야 한다.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하면 된다. 미국이 새삼 유엔사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한 지 20년이 다 돼 간다. ‘유엔사 재활성화’(UNC Revitalization)는 그 결과로 나온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 결의 없이도 유엔사라는 장치를 통해 회원국들이 재참전할 수 있고, 일본 내 유엔사 후방 기지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유엔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전략적 이점 등을 고려할 때 미국에 유엔사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 상봉 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을 넘는 게 됩니까, 안 됩니까?’ 물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이 이 선을 넘을 때는 우리가 미국(또는 유엔)에 물었다. 한국은 ‘뉴욕 채널’을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게 될 ‘행사’를 알렸고, 미국은 이에 호응했다고 한다. 이것을, 허락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간주해야 하는지는 또 다른 논쟁이 있겠으나 아무튼 이 선을 관할하는 ‘평시 정전관리’라는 유엔사의 권한을 인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엔사가 갖는 또 하나의 주요 임무는 ‘유사시 전력 제공’이다. 유엔사 재활성화를 둘러싼 한미의 긴장은 대부분 여기서 형성된다. 만약 한반도에 또 일이 터진다면 ‘6ㆍ25 때처럼 다국적군 전력이 창출될까?’ 하고 미국은 묻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을 비롯한 2000년대 이후의 전쟁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모두가 알고 있기에 “그건 당신들 임무잖아!”라고 답할 것이 아니라면 한미는 함께 답을 찾아야 한다. 유엔사 재활성화 작업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한미의 논의는 전무하다시피 한 것 같다. 군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자문해 볼 일이다. 이것을 설득해 말리거나,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손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법적ㆍ제도적 준비가 필요할진대 손익을 따져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재활성화 작업을 이끌어 와야 한다. 빠른 전작권 전환을 원할수록 서두를 일이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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