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사 축하메시지(서울신문 50돌 특집)
◎“통일의 길 밝히는 등불 되라”
□초일류국가 도약의 견인차로/강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
서울신문의 창간 50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헌정수립 이후 현대사의 어려운 고비를 넘어오면서 언론문화 창달과 민주질서 확립에 끊임없이 노력해온 서울신문의 정론필봉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돌이켜보면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은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불법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과 경제적 어려움등을 이겨내기 위해 숱한 가시밭길을 헤쳐왔습니다.반세기에 걸친 대내외적 도전들에 슬기롭게 대처해온 국민의 역량으로 눈부신 경제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유엔가입 4년만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할 정도로 국력을 키워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오늘날 선진권 진입을 눈앞에 바라보게 되었습니다.이처럼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내는 과정에서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매체들이 끼친 영향력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 세기를 마감하고 2천년대를 바라보는 문턱에 서 있습니다.다가오는 새시대에는 겨레의 숙원인 통일과업 성취는 물론 정신문화를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곡에 꽃피워 경제력이나 생활의 질 면에서 세계 초일류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명제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넘어야할 장애물과 극복해야할 시련은 산적해 있다고 봅니다.이를 극복함에 있어 우리 언론계에 지워진 사명은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하다고 하겠으며,그 가운데서도 활자매체인 신문의 역할과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인생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한 공자의 말씀처럼 오늘 창간 50돌을 맞는 서울신문이야말로 그동안 쌓아온 원숙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나라의 내일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특히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소망하는 공동선을 추구함으로써 인간성 회복과 민주 복지국가 건설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서울신문이 특정한 정파나 계층의 이익을 떠나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정론을 펴는 고품질의 신문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더욱분발,정진해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다시 한번 서울신문의 창간 50돌을 축하합니다.
□독자 입장서 필요한 정보 제공/이영섭 전 대법원장
한 나라가 진정한 민주화가 이룩되려면 첫째로 사법권이 독립되어야 하고 둘째로 언론이 창달되어야 한다.이것이 오랫동안 문화국민들 사이에서 내려온 정설이다.
서울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는다 하니 감회가 깊다.이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에 수없이 넘고 꺾어온 쓰라린 탄압과 저항을 용케도 물리치고 오늘의 꿋꿋한 지위를 차지한 것을 생각하면 오직 감격이 앞설 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언론에 종사하는 분들은 정말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움직여 주기 바란다.어떠한 외세에 대해서도 꿋꿋하게 항쟁할줄 아는 슬기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고,국민을 선도하고 국민을 감읍하게 하는 거룩함이 있어야 한다.
언론이 부패해서는 안된다.어떠한 유혹에도 의연하게 대처할줄 알아야 한다.신문이 쉬는 날은 허전한 삭막감 속에서 그 날을 보낸다.왜냐하면 신문이 주는 청신하고 달콤한 생명수가 끊기기 때문이다.
신문은 지면이 많다고 하여 반드시 독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지면은 적더라도 내용이 알차고 사회의 목탁이 될만한 기사를 많이 실어주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나라의 실정을 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신문들이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이러한 피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름대로의 노력과 근면이 필요하겠지만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기사를 많이 실어주어야 될 것이다.
언론이 숨을 죽이면 국민들은 생기를 잃는다.춘추의 필봉으로써 사회의 부정을 척결하고 국민을 선도할 때 국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언론이야말로 독재화로 가기쉬운 나라의 물줄기를 민주화의 방향으로 잡아줄 것이요,장한 민주화행렬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서운신문은 이번 창간 50주년을 계기로 하여 한층 분발하여 종전보다 몇곱 더 언론 본래의 사명에 충실하기를 빈다.
진심으로 뜨거운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몇마디 고언을 빠뜨리고 싶지않다.
□서울신문만의 목소리 담아야/이광재 경희대 교수·언론학
지금은 변화와 개혁의 시대이다.세계화·개방화로 경쟁력이 중요시 되는 지구촌 시대이다.따라서 변화의 진행방향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고의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 신문계에서의 큰 변화는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경쟁의 바람이다.과거의 제한된 범위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무한경쟁이다.새롭게 등장한 케이블 TV와 지역 민방,방송시간이 연장된 지상파 방송은 물론 비디오와 같은 영상물 그리고 신문·잡지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되었다.
이러한 다매체·다채널 시대에 있어서 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첫째는 신문환경 변화에 걸맞은 경영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경영의 효율화와 질 높은 신문제작을 위해서 구성원들의 창의력과 추진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위인설관 형식의 필요없는 자리는 없애고 정치·경제·사회·문화·체육과 같은 구태의연한 편집국 체제도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그리고 다각경영체제를 구축하여 경영의 합리화를 꾀해야 한다.
둘째는 질 높은 뉴스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질 높은 뉴스란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진실된 것을 의미한다.노 전대통령 비자금 취재 보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벌이 경영하는 신문들이 불신을 받는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재벌관련 기사를 취급할때 편향적인 기사를 쓰기 때문이다.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기자와 제작진이 필요하다.인력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전문기자도 새로 채용하고 기존 인력에도 대대적인 재충전을 해야 한다.
셋째는 색깔있는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제 목소리를 내는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서울신문은 서울신문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독자들이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습관적인 구독도 많지만 중요한 요인은 자기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그 신문은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넷째는 신문 제작의 방향을 「신문인의 입장」으로부터 「독자의 입장」으로 바꿔야 한다.신문인들은 국민(독자)의 알 권리를내세우면서 취재와 제작에 임하고 있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독자들이 선택할 매체와 신문이 많고 또 신문 기사 가운데서도 읽어야 할 기사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독자들이 읽기 쉽게 제작되지 않으면 독자들을 잃게 된다.한글전용,가로쓰기,활자 키우기,컬러 인쇄,기사 색인,새로운 뉴스 발굴에 각 신문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판단된다.
지금은 신문은 춘추전국시대이다.과거의 신문들이 갖고 있던 영향력이 감소되고 있는 시대이다.신문끼리는 물론 새로운 매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따라서 과거의 권위주의 신문의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색깔이 불분명한 신문들은 오래 지탱할 수가 없게 된 시대이다.
끝으로 서울신문의 창간 50주년을 축하하며,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스포츠 진흥 지속적 성원 기대/김운용 대한체육회장
서울신문이 창간 반세기를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광복과 함께 창간된 서울신문은 늘 빠르고 정확한 보도로 언론의 정도를 걸어 왔습니다.50년동안 서울신문은 정부와 국민 가운데에 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면서 격동하는 현대사의 흐름을 명확히 분석하며 나아갈 바를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광복과 유엔창설 50주년을 맞는 올해 지난 세월을 반추해보면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한 결과 이제는 세계의 중심을 향하는 비전있는 국가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우리 체육계는 실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고 지금은 세계적인 스포츠 선진국의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해방후 단 한개라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국민의 바람이었던 그때와 동·하계 올림픽 5연속 세계 10위권 진입,태권도 20 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86·88 양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각종 국제종합대회의 줄이은 한국유치와 굵직한 국제스포츠 회의개최 등 세계스포츠의 강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지금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신문은 50년동안 한국스포츠의 영광과 좌절의 순간에 항상 함께 있으면서한국스포츠의 오늘이 있기까지 기여한 바 매우 큽니다.
60년대부터 70년대초까지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올해의 체육인상」을 만들어 체육인들의 사기를 높인 것을 비롯,사이클 야구 농구 배구 등 각 종목의 대회를 주관,한국 스포츠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특히 체육전문 일간지인 스포츠서울을 창간,체육 발전을 위해 선봉에 서서 체육입국을 향한 걸음을 재촉해주었습니다.
창간 50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정론으로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하며 세계화에 앞장서는 신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착한 마음 옳은 사회 이끌어야/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장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무의미하게 되어가는 사회다.그러나 나는 여전히 착하게,옳게,아름답게 사는 사회를 원한다.
낯가림이라는 말이 있다.아이가 태어나서 엄마의 얼굴 가림을 하게 되면 낯가림을 완료했다고 한다.
무엇을 가릴 때에 반드시 관여되는 것이 있다.가림의 「대상」과 가림을 하는 「당사자」다.엄마의 얼굴이 「대상」이고 아이가 「당사자」가 된다.
가림의완료를 위해 대상과 당사자는 많은 반복적 접촉을 해야한다.그래야만 아이의 마음 속에 엄마의 얼굴 생김새가 각인된다.각인된 후에는 눈을 감아도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인간 마음 속에는 수없이 많은 다양한 대상이 각인되어 있다.하늘 땅 바다 강이 각인되어 있다.대상이 없는 각인은 없다.
착한 마음,옳은 마음,아름다운 마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갓 태어난 아이의 마음이 태어나자마자 착한 마음일 수 없다.착한 마음 역시 인간 마음 속에 어떤 형식으로이든 각인될 기회를 가질 때 생긴다.베토벤 음악이 없는데 인간 마음 안에 베토벤 음악을 가릴 마음이 생길 수 없는 것과 같다.
지금 왜 이런 말을 하는가.
「그냥 산다」와 「잘 산다」라는 말이 있다.먹고 입고 자고 배설하면서,그냥 살아가는 것을 「그냥 산다」라는 말과 상관시킨다면 「잘 산다」는 말은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와 상관될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 전부가 잘 살았으면 싶다.
잘 살려면 물질적 풍요로움으로만은 안된다.마음의 풍요로움을 얻어야 한다.마음의 풍요로움은 착한·옳은·아름다운 마음이 있을 때 얻어진다.그러한 마음은 그러한 마음을 가능케하는 「가림의 대상」이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는 서울신문이 우리의 마음을 착한·옳은·아름다운 마음일 수 있게 하는,「가림의 대상」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착함·옳음·아름다움과 상반되는,어떠한 것을 낳게 하는 기사도 싣지 않는 신문이 되어주길 바란다는 뜻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