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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 다른 두정상’ 순탄치 않은 회담

    ‘생각 다른 두정상’ 순탄치 않은 회담

    1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5일 0시)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에 없던 긴장감이 돌고 있다.AP 등 외신들조차 ‘전적으로 세상을 달리보는 두 정상’이 만나 순탄치 않은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핵심은 북핵 문제 해결 방법 등 대북 접근법. 양국은 ‘북핵의 평화적인 해결과 6자회담 조속 재개,9·19 공동성명 이행, 대북 유엔결의안 이행’ 등 회담 발표문안 조율을 거의 끝냈다. 그러나 문제는 솔직한 화법이 특징인 두 정상이 공개되지 않은 자리에서 나누는 2시간의 대화내용이다. 각 1시간씩 진행될 공식 회담과 오찬에서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비틀거리는 한·미 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대충 이렇게 넘어가자고 할 상황이 아니고, 우리 국가에 있어 아주 중차대한 문제들이어서 (대통령이)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는 포지티브한 대화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전제하고,“미국의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보다 상대측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식의 대화가 오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공동의 목표는 ‘북핵 문제 해결’을 뜻한다. 하지만 한·미 정상간 대북 인식 차이는 크다. 토대는 북한에 대한 신뢰 여부.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으며, 노 대통령은 북한이 생존차원에서 살아보려고 벼랑 끝 전술을 쓰는 만큼 외교적으로 움직일 여지를 주자는 입장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이행 문제는 반대하지 않고 협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날개의 한 쪽을 함께 돌리는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 역시 이같은 점을 역설하면서 한국·중국의 당근 중심 정책의 유효성, 특히 우리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주효성을 인정받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붕괴나 고립, 체제 전환은 미국이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6자회담에 나오면 북한은 과실을 가질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북한 미사일 위기가 점증된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추진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과연 6자회담 재개의 새 동력이 될지 그리고 한·미 외교사에 어떤 기록을 남길지 주목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미 北추가제재 논의 안할것”

    “한미 北추가제재 논의 안할것”

    |워싱턴 박홍기·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4일 낮(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북핵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추가적인 대북제재 방안을 논의하지 않을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된 원칙은 확인하되, 환수시기 등의 구체적인 논의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695호를 이행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면서 “평화 해결 원칙 아래 6자회담 조속 재개와 9·19성명 조속 이행에 의견을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안보리 결의는 유엔 회원국이 모두 이행해야 할 사안으로, 한국 정부는 이를 잘 이행해 왔고, 또 잘 이행할 것이란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두 정상의 일치된 견해를 밝히고, 견해 차이는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 사전 브리핑에서 “작통권 이양의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분명한 것은, 한·미동맹이 진화하더라도 미국의 대북 안보공약은 어떤 시나리오 아래서도 철석같이 유지될 것임을 모두가 매우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13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차례로 접견해 북핵과 동북아 정세, 한·미 FTA·국제통화기금(IMF)개혁 등 외교·통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미 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는 13일 오찬에서 노 대통령에게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전달했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필요하다/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작년 9월19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한 6자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다.1년 뒤 한반도는 공동성명 1주년을 축하하기는커녕, 북한의 ‘핵실험설’에 시달리고 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누구도 북한이 핵실험을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악몽이 현실화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가동되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우리와 중국까지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외교적 고립으로 고통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모한 행동은 자제할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북한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하다.90년대에 빈번했던 ‘벼랑끝 전술’은 차치하고, 지난 7월 초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사전경고를 무시하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전력이 있다. 그 이후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결의를 채택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탄하고, 비확산의무를 준수할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 보통국가라면 이 정도에서 물러서겠지만, 북한은 더욱 도전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추가 핵도발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국제사회는 이에 대하여 아직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붕괴론, 방치론, 협상론, 포용론 등 다양한 북핵 해법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가간 입장차로 인하여 국제공조에 적지 않은 틈이 있고, 국내에서도 아직 강온론이 공존하여 한 가지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틈을 잘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비확산 규범을 어겨가면서 지난 15년간 핵개발을 꾸준히 진척시켜 왔다. 이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은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효과도 없었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협상을 통해 합의를 만들고 일시적으로 북한의 핵활동을 동결시키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2002년 10월 2차 북핵 사태로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된 이후 상황 악화가 가속화되었다. 미국이 북한의 비밀 농축핵활동에 대해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 중단으로 단죄하자, 북한은 핵활동 재개로 보복하였다. 그 결과,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정치가 1∼2개에서 5∼8개로 증가했고, 영변의 5㎿ 흑연감속로는 매년 핵무기 1기분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만약 50㎿ 흑연감속로마저 완공된다면, 플루토늄 생산량은 10배로 늘어나게 된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핵무기능력을 급격히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사실 미국은 중동지역과 대테러전에 손발이 묶여 북핵문제에 전념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 북한의 도발에 미국은 ‘봉쇄와 방치’라는 소극적인 대응전략을 취하였고, 이것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예외도 있었다.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을 추구하였고, 그 결과 6자 공동성명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합의 직후 북한이 ‘선 경수로 제공’을 주장하고,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실시하여 합의 이행을 위한 신뢰를 훼손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북핵문제가 다시 기로에 서있다.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고,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급 예방외교가 필요하다. 현 북핵사태의 심각성을 본다면 회담의 방식을 따질 때가 아니다.6자회담의 안팎에서 가능한 모든 대화가 추구되어야 한다. 그런데 긴급 북핵현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북·미대화에서 찾아야 한다.6자 공동성명 채택 하나에만 25개월을 소진한 6자회담에 긴급 현안의 해결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힐 “北 核포기 의지 의심스럽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11·12일 방한을 통해 남긴 핵심 어휘는 좌절감이다.“북한이 정말 핵포기 결단을 내렸는지,9·19 이행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는 언급을 수차례 했다. 힐 차관보가 한·중·일 방문길에 작심하고 내놓은 대북 제안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힐 차관보는 한국으로 오기 전 5∼10일 중국에 머무는 동안 뉴욕채널을 통해 북측 회담 대표인 김계관 부상에게 양자 회동을 제의했다. 북측은 거부했다. 힐은 미국 강경파의 ‘눈치’ 속에 상당히 탄력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12일 한국을 떠나는 공항에서 “할 수 있는 한, 진정으로 다했다.”면서 “유엔의 모든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1695호)를 이행해야 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화는 포기하고 있지 않다.’지만, 제재라는 한쪽 바퀴에 속도를 낼 명분을 확보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 당국자는 “힐 차관보가 북한의 핵포기 의사가 없다고 결론냈다거나, 대화를 통한 설득을 포기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미국 내에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 비관론이 커져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힐 차관보가 밝힌 안보리 결의안 이행 의지와 유엔 총회에서의 북핵 ‘다자회동’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다자회동’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이 훼손받는다고 보지 않으며, 열려도 큰 부가가치가 생산되기 힘들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6자회담의 대체가 아니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7월 ARF에서처럼 북한의 고립만 부각시킬 게 뻔한 ‘다자회동’이다. 힐 차관보는 유엔회원국들의 결의안 이행을 부쩍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들이)결의를 무시하거나 제스처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유엔이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 안보리 결의의 원인을 없애는 노력을 하면 제재 유예를 주장하는 정치적 동력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포기 진의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야 하며, 제재의 효과를 위해서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우라늄 농축 두달간 중단”

    미국의 제재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협상에 나선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두달 가량 중단하는 것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회담에 정통한 현지 외교관들이 전했다. 이란의 이런 입장은 비록 한시적인 것이긴 하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 외교관은 익명을 전제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거부한 뒤 이란 핵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이란과 유럽연합의 협상 대표들이 처음으로 만나 회담한 직후 이같이 밝혔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와 빈에서 이틀째 협상에 나선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핵협상 대표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달이나 두달 가량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솔라나 대표에게 언급했다고 한 외교관이 전했다.그러나 이런 조치가 언제 가시화될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연합뉴스
  • 아셈 “북핵 대화해결 지지”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는 11일 폐막식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동들도 자제돼야 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서를 채택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39개 회원국 정상 및 정부대표들은 성명서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또 지난해 베이징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고, 공동성명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아울러 대북 제재를 담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지지하는 데다 평화·안정·안보에 위협이 되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동북아의 다자안보협력 증진이 동북아의 보다 확고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상들은 아셈 신규 회원국으로 불가리아·루마니아·인도·몽골·파키스탄·아세안(ASEAN) 사무국 등 6곳을 가입시켰다. 노 대통령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과 관련,“한국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한 민족 국가라는 특수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구체적인 인권 문제를 이유로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국제 사회에서 합의된 어떤 보편적 원칙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핀란드 국빈방문과 아셈을 끝낸 뒤 14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2일 헬싱키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한다.hkpark@seoul.co.kr
  •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정치적 의미의 21세기는 2001년 9월11일 뉴욕 맨해튼을 뒤흔든 거대한 붕괴의 파열음과 함께 시작됐다. ‘정치적 20세기’의 개막을 알린 1914년 6월28일 사라예보의 총성과는 규모와 파괴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이후의 세계사는 ‘근대’라는 시행착오기를 거치며 합의된 국제적 게임룰을 하나하나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생존을 위해서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는 주먹’에 의해 지배되며,‘강자의 이익이 곧 정의’라는 암흑기의 윤리를 신속히 체득해야 했다. ●강화되는 독선, 깊어가는 고립 이 ‘멋진 신세계’의 키잡이는 앞선 세기의 패권국 미국이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점점 근대 국가의 면모를 잃고 중세의 신정국가로 퇴행하는 듯했다.‘악의 축’,‘자유는 신이 준 선물’ 등 최고 지도자의 말은 온통 종교적 수사로 가득했다. 그의 발언 중에는 “미국이 벌일 21세기의 첫 전쟁은 십자군 전쟁”이란 말도 있었다. ‘타협의 공학’인 정치가 종교적 도그마로 오염될 때 독선과 독주는 피할 수 없는 법. 결과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치 무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이른바 ‘부시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일방주의 외교로, 그 결정판은 2003년 3월 유엔 결의 없이 결행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이었다. 이라크는 앞서 군사작전의 대상이 된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9·11테러나 알카에다와는 무관한 나라였던 까닭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안보리의 대(對)이라크 결의안 마련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프랑스·독일과 틈이 벌어졌다. 이후 이라크 침공의 명분이 된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이슬람세계는 물론 서방과 세계 여론마저 등을 돌렸다. 미국의 고립은 깊어갔다. ●“성전 참여는 무슬림의 의무” 서방이 부시의 일방주의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는 동안 인구 11억의 이슬람 세계에선 단일 이슬람국가 건설을 표방하며 이교도와의 대결을 고무하는 극단주의 이념이 세력을 키웠다. 이들의 주장은 “전 세계에 걸쳐 이슬람이 이교도들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무슬림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지하드(성전·聖戰)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는 것.‘지하디즘’으로 불리는 이 극단 논리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무슬림들의 실망이 커지는 속도에 비례해 빠르게 확산됐다. 결정적 계기는 대테러 전쟁과 이라크 점령 정책에서 불거졌다.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터진 포로학대 스캔들은 ‘자유와 인권의 사도’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테러 캠프 지원자를 늘려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하디즘의 영향력은 올해 초 서방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세계적 폭력사태를 통해서도 표출됐다.‘이슬람이 공격받는다.’는 논리가 호소력을 발휘하면서 온건 세속주의가 대세인 동남아 이슬람 국가에서도 서방 기업체에 대한 약탈과 방화 등 극단적 폭력이 잇따랐다. 그 사이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축출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을 겨냥한 반군 활동이 종파간 내전으로 번지면서 하루 평균 120명이 희생되고 있다. ●십자군과 지하드의 역설적 공존 지난 7월17일자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카우보이 외교의 종언’이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힘을 앞세운 부시의 ‘카우보이 외교’가 겸손하고 전통적 방식의 외교로 대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3년간의 혼란스러운 이라크 사태가 미국 혼자 세계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변신의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최근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인사들이 잇따라 이슬람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나,‘이슬람 파시스트와의 전쟁’을 강조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 등이 일례다. 일각에선 미국식 일방주의와 이슬람 급진주의가 사실상 한 배를 타고 있다고 꼬집는다. 자신의 존재 근거를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찾는 ‘적대적 공생’이 양자 관계의 본질이란 얘기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中 북한 제재 힘겨루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과 중국이 대북 제재 여부를 놓고 힘을 겨루는 양상이다. 중국을 이틀째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6일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강조한 데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로이터 통신 등 유럽 언론사와의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상황의 미묘성을 감안하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은 냉정을 유지하면서 긴장을 높이는 말이나 조치들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를 가하는 게 반드시 목적지에 다다르게 하는 것은 아니며, 비생산적일 수도 있다.”면서 “관련 당사자들은 제재 쪽으로 가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란에 대한 제재에도 반대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표현은 더욱 직접적이다.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제재가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 협조에 대한 미국의 요청을 일단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힐 차관보는 방중 첫날 “북한의 미사일 실험 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695호의 이행 방안에 대해 분명하게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힐 차관보의 방중이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촉구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인지, 북한에 대한 제재 동참 촉구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다만 그는 베이징 도착 직후 “현 시점에서 문제는 북한이 분명 외교적 프로세스에 동참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해 압박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또 그는 “북한과 중국 관계는 북한이 중국의 만류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뒤 지난 몇 주 사이 불편한 사이가 됐다. 북한의 전통적 맹방인 중국이 북한의 최근 행동에 대한 좌절감과 실망이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며 북·중간 벌어진 ‘틈새’를 새삼 확인시키기도 했다. 힐 차관보는 첫날 추이톈카이(崔天凱)·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장조리 등과 만난 데 이어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 등과 회담을 가졌으나 논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미국이 조만간 대북 제재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에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jj@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8) 친디아의 세계 열릴까

    [인디아 리포트] (18) 친디아의 세계 열릴까

    |뉴델리 이석우특파원|인도 시킴주와 중국 티베트를 잇는 해발 4545m 높이의 나투라 고갯길에 올 여름 40여년 만에 생기가 돌았다. 티베트 야둥의 자유무역시장과 시킴주 셰라탕을 오가며 교역을 벌이는 인도와 중국 상인들로 활기가 넘친 덕분이다. 쌀과 밀, 차 등 농산품을 실은 트럭과 경공업 제품 등을 갖고 나온 중국 상인들로 44년 동안 막혔던 국경 무역로가 북적였다. 이곳은 1962년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인 뒤 철조망으로 막혀 있었다. 무역로로 번성했던 563㎞의 옛 실크로드의 대동맥. 나투라 길의 재개통은 다가서는 양국 관계를 상징한다. 인도는 3225㎞에 달하는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앞으로 6년동안 27개의 도로를 신설하기로 했다는 5일 두르다르샨 방송의 보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근년 들어 급증하는 무역규모는 이미 두 나라가 뗄 수 없는 동반자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두 나라 교역액은 136억달러. 전년에 비해 79%나 늘었다.1991년 교역액이 2억 64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경제협력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과 함께 더 주목할 점은 전략적 접근이다.“국경을 맞댄 두나라가 무력 대치와 군비 부담을 덜고 나아가 전략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라지브 쿠마르 인도 외교차관은 지적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는 인도·중국의 전략적 협력은 물론 러시아까지 낀 ‘3각 협력’이 타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2006년 두나라 우호의 해를 맞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 등 최고지도자들의 상호방문을 협의중”이라고 쿠마르 차관은 설명했다. 압둘 칼람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놓고 있는 후 주석은 오는 11월 중순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뉴델리의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략적 협력은 자원확보 분야에서도 한발 앞으로 나가고 있다. 인도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지난달 11일 중국석유화공공사(SINOPEC)와 미국 오미멕스 드 컬럼비아 지분 50%를 8억달러에 공동매입키로 했다. 앞서 ONGC는 지난해 12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페트로 캐나다로부터 시리아 유전 지분 37%를 4억 8400만달러에 사들였다. V S 라마무티 과기부 차관은 “정보통신분야는 물론 생명과학, 의약, 항공우주 분야까지 연구 데이터·과학자 교류 등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세계의 공장’ 중국과 정보기술(IT) 및 서비스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진 인도의 보완적인 경제구조가 협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라마무티 차관의 평가다. 집권 국민회의당의 알케이 아난드 상원의원은 “두 나라는 국제관계의 민주화와 세계정치의 다극화 등 21세기 신질서에 비슷한 입장”이라면서 “화해협력을 통해 양측 모두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 정치·외교분야의 전략적 협력은 지역협력체에 대한 상호 참여로 두드러지고 있다. 쿠마르 차관도 “인도가 상하이협력조직의 정식 회원이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적극적인 자세다. 중국도 서남아시아협력회의(사크)에 옵서버 자격을 얻었다. 물론 두 나라의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 인도 미국상공회의소 라시미 티와리 박사는 “인도는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열렬한 ‘러브콜’을 받으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면서 “제조업이 취약한 인도로 중국의 싼 공산품이 쏟아지고 있는데 중국 상품이 인도시장을 평정하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력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도 최근 인도가 국가안보의 우려 때문에 중국의 인도 투자 제한과 외환관리법(FEMA) 등을 개정하지 않고 대중국 투자협정을 미루고 있다고 전한 것도 뿌리 깊은 중국 기피증의 한 예다. 현동화 전 주 인도 한인회장은 “1962년 전쟁 때 인도는 콜카타(당시 캘커타)를 점령당할 위기를 맞았을 정도로 두 나라의 의구심과 경쟁관계는 뿌리 깊다.”고 평했다. 아난드 의원은 “인도와 중국은 모두 다 실용외교를 축으로 경제성장을 위한 평화적인 주변환경 확보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과거는 잊지 않지만 전진을 위해 내일에 더 무게를 두고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jun88@seoul.co.kr ■ “합동 군사훈련등 전분야 신뢰 증진” |뉴델리 이석우특파원|“올해 중국과 인도는 군함을 파견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 군사분야의 신뢰증진까지 두 나라의 관계발전 속도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뉴델리 외교지역에 위치한 주인도 중국대사관. 쑨위시(孫玉璽) 중국대사는 “중·인 두 나라가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모든 부문에 걸쳐 전략적 협력 관계의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계발전은 어디까지 왔나. -신뢰증진을 위한 핵심 분야인 군사분야까지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고 연내 군함까지 파견, 해상훈련을 공동으로 실시한다.2005년부터 군사훈련에 서로 참관단을 파견하는 등 신뢰회복을 두텁게 하고 있다. ▶경제협력은 어디까지 왔나. -지난해 두 나라의 무역은 전년도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었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2010년까지 500억달러 달성은 무난하다. 투자보호협정 등 제도적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경제분야의 진전이 다른 분야의 협력도 이끌 것이다. ▶인도 진출에서 중국의 관심 분야는. -경제 성장의 시동이 걸린 인도는 도로, 항만, 전기, 상하수도 등 부족한 사회간접자본(SOC)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상품수출뿐 아니라 SOC 건설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접근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인도의 상하이협력조직 참가가 미국에 대항하는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란 우려가 그것이다. -중국이 주도,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상하이협력조직은 지역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결성·운영되고 있다. 미국을 겨냥하거나 반미 성향의 정치·군사안보체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도가 이 조직에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며 환영한다. ▶국제무대에서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지는 않나. -양국 모두 석유 등 자원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협력 프로젝트 도출 등 가능한 한 경쟁을 피하고 협력 극대화 방안을 협의중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 등에서 ‘동병상련’ 처지여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성사를 위해 전문가 그룹 발족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나라 다 인구만도 10억이 넘는 ‘발전중인 개발도상국’이다. 농촌빈곤화, 실업자, 에이즈 등 많은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고 그만큼 협력의 영역도 넓다.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움직임에 대한 입장은. -중국은 유엔안보리 이사국이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유엔에서 개발도상국들의 발언권이 더 확대돼야 보다 평등한 국제질서 구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차원에서 인도의 역할 확대도 환영한다. ▶카슈미르 북부지역 등 영토분쟁의 해결 전망은. -아직 국경문제를 완전히 매듭짓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인도 방문 등을 통해 해결의 틀과 원칙을 마련했다.(두 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인도가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고 중국은 인도의 시킴 왕국의 영유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등 관계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 jun88@seoul.co.kr ■ “2020년 친디아 GDP 세계40% 육박” 친디아(China+India)의 시대는 언제 열릴까. 인도가 1978년부터 개혁·개방정책을 표방하고 달려온 ‘선발주자’ 중국을 뒤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32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인도는 미국·중국에 이은 3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 등은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2020년이면 중국과 인도의 GDP는 전세계의 4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도는 아직 경제지표로 볼 때 중국의 적수는 아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경우 인도는 중국의 10분의1 수준.2004년 인도의 FDI는 53억달러, 중국은 606억달러였다. 수출은 중국이 인도의 8배, 저축률도 두 배 규모다. 중국은 제조업이 전체 생산에서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인도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도는 농업과 인프라의 수준이 세계 최하수준이다. 반면 인도는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업이 전체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우주항공기술도 국제적이다. 인도 과기부 C R 무르티 국장은 “인도는 10∼24살까지의 청소년 인구비율이 30%로 중국(24%), 일본(15%)보다 훨씬 높다.”며 “영어와 세계 최고수준의 수학교육으로 무장한 젊은 과학인재들이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고 자부했다.
  • 제이드 알 후세인 왕자·첸흥치 주미 싱가포르 대사…유엔 사무총장 ‘다크호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노리는 우리나라의 반기문 외교부 장관에게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최근 발매된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지난 7월 예비투표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도 등 아시아권 후보자들에 대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임에 따라 유엔 내부의 다른 인사들이 새 총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타임은 유엔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지금 출발선에 서 있는 말들을 선호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더 나은 말을 찾기 위해 방목장을 어슬렁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후보를 대체할 새로운 인물로 타임은 유엔 주재 요르단 대사인 제이드 알 후세인 왕자와 안와르 이브라임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 첸흥치 주미 싱가포르 대사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첸흥치 대사는 미국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도 첫 여성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승객 80여명 숨진듯

    이란의 국내선 여객기 한 대가 1일 동북부 고원도시인 마샤드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적어도 80명의 승객이 숨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이란 국영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객기는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서 승객 147명을 태우고 가던 이란 에어투어 소속 러시아제 투폴레프-154 제트기라고 이란 TV는 전했다. 나머지 승객들은 탈출했으며 승무원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활주로에 내려앉던 항공기 바퀴 중 하나가 터지면서 처음 시작됐다. 화재는 모두 진압돼 조사관들이 현장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투폴레프-154 기종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71명을 희생시킨 여객기와 같은 것이다. 옛 소련의 노후 여객기가 많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 주도의 금수 조치로 신형 항공기 도입과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항공기 사고가 잦다. 때문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최근 이란의 핵중단 인센티브로 신형 항공기 부품 구매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샤드는 수도 테헤란에서 1000㎞ 떨어진 시아파 무슬림의 주요 성지다. 시아파 사원이 밀집해 있어 해마다 1200만명의 순례객이 다녀간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내년 안보리 진출 철회

    정부는 31일 2007∼2008년 2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입후보를 철회하고 차후에 다시 도전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정부가 지난 2001년 입후보를 선언한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 추진을 가까운 시기로 연기하고, 이같은 사실을 최근 유엔 회원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일단 철회키로 한 것은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사무총장 선거와 이사국 진출 선거가 모두 10월에 치러지면서 외교적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내년 안보리 진출 철회

    정부는 31일 2007∼2008년 2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입후보를 철회하고 차후에 다시 도전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정부가 지난 2001년 입후보를 선언한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 추진을 가까운 시기로 연기하고,이같은 사실을 최근 유엔 회원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일단 철회키로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첫째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사무총장 선거와 이사국 진출 선거가 모두 10월에 치러지면서 외교적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외교력 투입에 한계가 있고,한국이 사무총장과 이사국 진출이란 두 과실을 모두 따려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국제사회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요인은 최근 유엔 개혁을 앞두고 비동맹 국가들과 서방의 갈등·대립이 격화되면서 그 자체로 판세가 유리하지 않다고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우리와 경합을 벌인 나라는 아세안 주도국인 인도네시아와,네팔이다.최근 유엔 인권이사국 선출 결과에서 보듯 인도네시아에 대한 지지·결집세가 커져가는 경향을 보여왔다. 안보리는 미국과 중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 10개국으로 구성되며,비상임 이사국은 임기 2년으로 매년 5개국씩 선출을 한다.한국은 1991년 9월 유엔에 가입한 뒤 1996∼1997년 비상임이사국을 맡았다.정부 당국자는 “우리 입후보에 지지를 표명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현재 추세로 볼 때 한국은 2010∼2011년 정도에 재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자이툰부대 철수할 때 됐다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한 자이툰 부대의 파병 기한이 4개월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방부는 아르빌에 파견할 자이툰 부대 5진 3차 병력 200여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인다. 자이툰 부대는 2004년 파병후 두차례 기간을 연장하며 당초 예상보다 장기 주둔해 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제는 자이툰 부대가 철수할 때가 됐다. 다국적군의 파병 근거인 유엔 안보리 결의안 1546호는 ‘이라크에 정식 정부가 수립되면 다국적군의 임무는 끝난다.’라고 규정했다. 이라크에는 이미 정부가 수립됐을 뿐 아니라, 오늘 다국적군으로부터 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다.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은 치안이 안정돼 있어 파병목적이 상당 부분 달성된 상태다.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일본은 항공자위대만 쿠웨이트에 남긴 채 육상 자위대는 완전 철수시켰다. 호주가 막바지 철군 작업을 진행중이며, 영국도 2007년 가을까지 철군을 마치기 위해 일정표를 검토 중이다. 여러 정황과 여건을 고려할 때 자이툰 부대를 더이상 주둔시켜야 할 이유와 필요는 없다. 파병 연장의 이유에 대해 정부와 여야 주요 정당은 한·미 동맹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을 그동안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관계인 나라들이 철군을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철군 여론이 높아져 간다는 사실은 이러한 명분에 의문이 들게 만든다. 이유와 필요가 소멸한 파병으로 동맹관계의 개선을 꾀할 수는 없다. 파병연장을 거듭하는 사이에 이라크에 발목이 잡히지 않으려면 정부는 단순한 감축안이 아니라 철군 방침과 일정표를 제시해야 한다. 국회도, 여론이 잠잠하다고 파병 연장에 선뜻 동의해서는 안 될 것이다.
  • 美압박 ‘눈덩이’ 기로에 선 북한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를 더해 온 북한에 대한 전방위 포괄 압박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7월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나온 이후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 우방국들조차 미국의 금융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숨통을 죄고 있다. 북한을 막다른 길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대량살상무기(WMD)차단 및 자위 차원의 법집행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철학적으로 갈등·마찰 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올 가을 한반도 상황의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미,“북한 완전 고립됐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부부 차관은 지난 2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재정적으로 완전히 고립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몽골 등이 미국에 협조하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미국의 노력은 내달 4∼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머린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는 29일 “금융망의 테러 목적이나 WMD확산목적 악용을 우려한다.”면서 헨리 폴슨 미 재무 장관이 APEC회의에 참석,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들이 북한의 북핵 포기 결단을 유도하는 압박인 동시에, 지난해 말 유엔에서의 인권 결의안 채택 및 탈북자 미국행 수용 등의 정책을 통해 북한의 체제 자체 전환을 꾀하는 ‘전환 외교’차원의 행보로 보고 있다.●6자 회담 살아 있나? 북핵문제의 유일한 외교적 해법틀이란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북한 역시 지난 26일 성명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를 비난하면서도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문제는 금융제재와 관련, 북·미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북한의 핵폐기 의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도 협조하고 있는 카드, 즉 북한을 효과적으로 비틀 수 있는 금융압박을 손에서 놓을리가 만무하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4월 후진타오-부시 정상회담 직후 평양으로 달려간 리자오싱 외교부장에게 “금융제재 모자를 쓴 채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말은 일종의 ‘교시’. 북측이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란 시사다. 미국의 금융제재가 폐쇄경제 체제인 북한에 실질 효과를 내진 않을 것이란 진단도 있다. 하지만 확산방지구상(PSI)강화로 무기·마약 거래가 차단되고 중국에서조차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은 아무리 고립에 익숙한 북한이라 해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거나, 중국을 방문, 중국측과 화해를 하고 은행의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부시, 생방송 맞짱토론 하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TV로 생중계하는 맞짱 토론을 갖자고 제의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엔이 이란의 핵개발을 막는 것과 관련, “이는 각국의 민주주의와 동등한 권리에 기초한 국제사회 관계가 아니다.”면서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생방송 토론을 갖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평화적’ 핵이용이 이란 국민의 권리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며 31일까지 서방측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결의한 데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의 안보리 거부권이 모든 세계 문제의 근원”이라고 응수하며 일축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데스크시각]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야 만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북한 핵은 늘 그런 식이다.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타협이 이뤄졌고, 느닷없이 위기는 엄습해오곤 했다.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13년동안 북한 핵문제는 위기와 타협, 그리고 위기를 되풀이해 왔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조짐으로 위기의 먹구름이 또다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그저께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50 대 50’이라고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단만 내리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는 말은 핵실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핵문제를 논의한 걸 봐도 그렇다. 핵실험 위기도 늘상 그래왔듯 드라마틱하게 타협국면으로 급반전될 수도 있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정상회담을 갖고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이 상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타협과 위기를 오가더라도 북한 핵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북한은 언젠가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다. 핵실험을 강행해서 핵무기 보유선언을 입증하려 들 것으로 본다. 북한 핵은 위기와 타협을 되풀이하면서 진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1990년대에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느냐를 놓고 국제사회와 북한이 실랑이를 벌였으나,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의 양이 40∼50㎏이라고 국정원이 밝혔다.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 사실로 입증돼 왔다. 북한에 남은 것은 핵실험밖에 없다. 도박판으로 비유하자면 핵실험의 판돈이 가장 크다. 플루토늄 추출이나 미사일시험 발사는 판돈 키우기에 불과하다. 판돈을 키울 대로 키워놓고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할 리가 없다. 북한 핵이 협상용이라도 그렇고, 자위 수단이라도 마찬가지다. 핵무기를 갖겠다는 나라는 무슨 수를 써서 핵무기를 손에 넣고야 만다는 게 세계사의 교훈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랬고, 이란도 미국과 유럽국가의 압력과 위협을 무릅쓰고 핵개발을 추진중이다. 약소국에서 강대국으로 도약케 하는 핵무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거다. 설령 못다 핀 ‘무궁화 꽃’이 되더라도 말이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듯하다. 김승규 원장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실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우려하던 핵실험이 현실로 나타나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치게 된다. 미사일 발사의 위력이 폭풍이라면 핵실험은 쓰나미에 해당되는 파괴력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바꿀 것이다. 일본과 타이완이 핵무장을 하려는 핵 도미노 현상은 불보듯 뻔하다. 국제사회는 미사일 발사 이후 채택한 유엔의 안보리 결의에 비하기 어려운 정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 방안을 쏟아낼 게다. 군사적 행동 방안도 거론될 것이고, 불안감을 느낀 국제자본이 외환위기 때처럼 썰물처럼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이런 후폭풍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겪을 홍역이다. 우리도 북한 핵에 대응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올 수 있다. 이른바 핵주권이다.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포기했던 핵주권의 회복이 이슈로 부상하는 일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최신 저서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 북의 핵무기를 ‘예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통일시대에는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핵무기가 서로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정에서 불거진 보수-진보의 논쟁과는 비교도 안 되는 논란과 혼란이 가장 무서운 후폭풍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이란의 核도전… 중수시설 가동

    이란이 핵무기 개발용이란 의심을 받고 있는 원자로 냉각용 중수(重水) 생산시설을 26일(현지시간) 전격 가동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해상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유엔이 정한 핵활동 중단 시한을 닷새 남겨둔 시점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필요할 경우 군사적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제재에 반발한 이란이 석유 생산을 축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뛰어넘는 것도 시간문제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 남서쪽 190㎞ 지점에 위치한 아락의 중수공장 개장식에 참석, 핵무기 생산을 위한 시설이 아님을 강조한 뒤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은 핵 기술을 ‘무력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핵 활동은)다른 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닐 뿐더러 ‘적’인 이스라엘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락의 중수시설은 2009년 인근에 완공되는 40㎿급 원자로에 공급될 냉각수를 매년 80t씩 생산하게 된다. 중수를 냉각·감속재로 사용하는 중수로는 경수형 원자로와 달리 가동을 위해 별도의 우라늄 농축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중수로에서 나오는 플루토늄 부산물은 핵탄두의 원료가 된다. 이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문제의 원자로가 매년 핵탄두 2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8∼10㎏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이스라엘 정부의 아비 파즈너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핵 시설이 민수용이라는)이란의 발표에 속을 만큼 이스라엘은 어리석지 않다.”고 일축했다. 지난주 이란은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제시한 핵 활동 동결을 조건으로 한 일련의 인센티브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혔지만 서방측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은 핵활동 중단 시한인 31일 이후 유엔이 주저없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란 군 당국은 페르시아만 남부에서 벌인 합동 군사훈련에서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27일 국영 TV를 통해 밝혔다. 군 관계자는 “파괴력이 큰 사게브 미사일이 잠수함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말했다. 이란의 육·해·공군은 지난주부터 외부의 위협에 대한 대항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1주일간의 대규모 합동훈련을 벌여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레바논 파병, 유럽의 시험대 될것”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조기 휴전을 이끌어 낸 유럽 국가들이 레바논 현지에 파견할 평화유지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언제 교전이 재개될지 모를 분쟁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위험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벌써부터 막대한 인명손실을 부른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전철을 되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을 대신해 중동의 국제경찰을 자임하고 나선 유럽국가들에 레바논이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프랑스 2000명 파병키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프랑스다. 레바논 주둔 유엔군 병력을 2000명에서 1만 50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 1701호의 밑그림을 그렸던 만큼 병력 파견에도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레바논 주둔군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쳐 국제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프랑스는 24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TV 연설을 통해 파병규모를 2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라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상군 증파가 결국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과 함께 유럽에서 군비 지출 규모가 가장 큰 프랑스는 이미 1만 3200명의 병력을 세계 각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레바논 파병이 완료되면 그 규모가 1만 5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의 재정부담이 그만큼 가중되는 셈이다. 프랑스에 대한 현지 정서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1983년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 58명이 헤즈볼라의 폭탄공격으로 숨진 적도 있다. 사정은 조만간 파병 규모를 발표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레바논이 ‘제2의 보스니아’가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보스니아 내전 당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유럽 국가들은 민병대와의 충돌로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군에서만 167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정도다. 1994∼95년 보스니아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했던 영국의 퇴역장성 마이클 로즈는 “보스니아가 남긴 교훈은 정치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유엔이 분쟁의 해결사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레바논은 보스니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파병 의사를 밝힌 그리스,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의 경우 프랑스만큼 가용할 병력과 장비가 충분치 않다.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전체의 1년 방위비는 약 2000억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헤즈볼라가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 모두에 대해 적대적이란 점도 이들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통제하려는 서방의 기도에 저항한다는 것을 핵심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나라들에서는 처음부터 파병 거부의사를 밝힌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의 판단이 현명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브뤼셀에서 만나 국가별 파병 여부와 규모를 논의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노대통령, 美·中·日과 연쇄 정상회담 추진

    노대통령, 美·中·日과 연쇄 정상회담 추진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9·10·11월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안보관련 핵심 3개국과 연쇄적인 단독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내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10월 중순 베이징을 방문,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한·중 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교착상황 타개는 물론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한반도 전반의 문제를 심도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24일 중국으로 출국,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등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을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달 퇴임하는 고이즈미 총리 후임으로 새 총리가 들어서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하노이)에서 한·일 정상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은 내달 20일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를 계기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로 중단된 한·일 정상회담을 복원시킨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올가을 정상외교는 임기 1년여를 남겨 놓고 참여정부의 4년의 외교 기조를 1차 마무리하고 한국 외교 난맥상의 근본 뿌리인 북핵문제와 관련한 외교 원칙 등 남은 난제를 정리하려는 의미를 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유엔 대북 안보리 결의안 채택, 그리고 북한의 핵 실험 준비설까지 나오는 한반도 불안을 안정시키고,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외교틀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나아가 한·일, 중·일 긴장 완화를 통한 동북아 안정, 그리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 실종된 ‘한·미·일 3각 공조’ 복원 등의 단초찾기도 시도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대북 조치와 관련,‘균형된 외교조치’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 대북 조치는 대량살상무기(WMD)확산 방지 차단, 금융제재 등 압박·강경에 치우쳐 있는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의 외교 긴장 완화와 효과적인 북핵문제 해결에 일본의 자세변화도 중요하다고 판단, 일본의 신사참배 문제 등도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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