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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힐 홍콩방문에 “계좌 해제 기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정 이후 관련국간의 1차 외교 탐색전이 마무리됐으나, 북핵의 좌표가 어디쯤 놓여 있는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주중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하중 대사는 북핵 상황에 대한 판단을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유엔 제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지난 1주일여간 중국의 특사외교와 미국의 순방외교가 현란하게 펼쳐졌음에도 대북 제재를 향한 안보리의 시계를 멈춰 놓지 못했다는 얘기다. 세계의 이목은 다시 1주일 전의 뉴욕으로 돌아가 정식 출범한 유엔 대북제재위의 의사봉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제재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과 일본에 새롭게 해석되지 못한 때문이다. 도리어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을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발언이 미묘한 해석차를 일으키며 관련국 간의 이해차이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국감장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홍콩 방문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의 인식차가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소개됐다.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전날 만난 ‘북한의 핵심 관계자’가 “‘힐 차관보의 홍콩 방문에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잘 풀릴 것이며 머지않아 미국의 긍정적인 답신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BDA 문제를 6자회담 틀에서 확실하게 푼다는 합의만 있으면 북측이 먼저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 힐이 홍콩에 들른 것도 이런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힐 차관보는 윌리엄 라이백 홍콩 금융관리국 부총재와 면담을 갖고 BDA에 예치된 북한자금 동결을 비롯한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또 북한거래 조사에 대한 홍콩 금융관리국측의 협조에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북한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힐 차관보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백 부총재와의 면담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현재 많은 것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꼭대기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힐 차관보는 마카오는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홍콩 주재 미국총영사관을 통해 마카오 현지 상황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jj@seoul.co.kr
  • 외면당한 김정일의 약속

    외면당한 김정일의 약속

    |워싱턴 이도운·도쿄 이춘규·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과 일본은 22일 ‘북한의 추가 핵실험 포기 소식’에 대해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은 하지 않겠다.”는 일부 보도 등에 대해서도 일축하는 태도다. 일본 정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이에 따라 일련의 북한 봉쇄정책 시행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사태 장기화 대비에 들어갔다고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이 이날 전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이 특사로서 북한을 방문한 뒤 북핵 사태의 외교해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금융제재 해제와 6자회담 복귀를 연결시키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큰 맥락에서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일본 정부도 탕 위원의 방북이 북한의 추가 실험을 일단 유보시킨 것에는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재실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며 추가 핵실험을 우려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21일(현지시간) “중국측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김정일이 핵실험에 대해 사과했다거나 핵실험을 다시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에 돌아오겠다는 확약으로 보이는 어떤 특별한 메시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라이스는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다시 핵 실험을 한다면 고립이 더 심화되고 북한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며 추가 핵실험 강행을 경고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 대사도 이날 “미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북한이 늘상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카드’로 이용, 보상받으려는 시도를 경계하고 있다며 복귀해도 핵실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중단 의사를 밝혔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비핵화 이행 발언’ 등 원칙적인 입장이 확대 해석돼 잘못 전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탕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1991년 남·북한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선언이 부친인 김일성 전 주석의 ‘유훈(遺訓)’이라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선박 검사와 관련, 쓰시마 해협과 오키나와 해역에서 실시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선박검사 활동계획 개요에 따르면, 자위대가 해상교통 요충지인 쓰시마와 오키나와 두 곳의 해역과 상공에 호위함과 P3C초계기를 각각 여러대 배치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선을 대상으로 경계·감시활동을 펼치게 된다. dawn@seoul.co.kr
  • 김정일 “추가핵실험 계획없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이날 중국을 찾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달했으며, 한국과 일본 등에도 통보했다고 외교 관계자들이 밝혔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며 다각도로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라이스 장관과의 만남에서 “다행히도 나의 이번 (북한) 방문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상황 진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추가 핵실험 자제 발언이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방지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탕 국무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적어도 북한과 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다.”고 소개한 대목도 양측이 상황 해결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암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리자오싱 부장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탕 국무위원이 평양에서 모두가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과 연쇄 회담을 마친 뒤 “6자회담에 기꺼이 복귀하겠지만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 해제는 어렵다.”면서 북한에 무조건적인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 부장과 유엔 결의의 전면적인 이행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불법적인 화물과 위험 물질의 교역이나 운송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적 이행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현재 (북·중) 국경을 빈틈없이 통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원자바오 총리가 북핵 문제 해결에 “외교와 대화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하고, 리자오싱 부장이 “양국이 위기상황을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 양국간 강조점에서 다소 차이를 드러냈다. jj@seoul.co.kr
  • 美 “정치적 메시지 같이해야” 압박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우리가 취해야할 금강산관광·개성공단·PSI 참여 등 세 가지 현안 가운데 미국의 방점은 PSI 참여에 찍혀 있는 것으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나타났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0일 “미국은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미·일과)같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실험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한·미·일이 바람 새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 정치적으로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고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한·미간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 일각에서 “금강산관광 등이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고 밝힌 데서 오해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요구를 종합해 보면 상황변화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지금은 행동보다는 일치된 말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아이디어를 갖고 논의한 내용이 있다.”고 밝힌 점도 PSI참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치적 선언 촉구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PSI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주변 여건도 우리 정부에 PSI 참여 확대를 압박한다. 유엔 결의 이후 미국이 무기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을 처음으로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핵무기의 제3국 이전 차단에 중점을 두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PSI가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시중은행의 대북 거래중단, 석유공급 감축 등의 실질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가 주변의 움직임을 무시하고 ‘나홀로’ 정책을 펴기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PSI 참여 8개항 가운데 5개는 참관 형식으로 부분 참여하고 있고 ▲정식참여 ▲역내차단훈련시 물적 지원 ▲역외차단 훈련시 물적지원 등 3개는 유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식 참여는 계속 유보하되, 물적지원은 검토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 놓고 있었다. 여기서 확대하라는 게 미국의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면 참여하게 되면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고 긴장이 높아진다는 우리의 논리에 라이스 장관은 “2년 동안 PSI를 시행해 왔지만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PSI 참여 수위를 조절하면서 참여 방침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국내 여론정지작업이 여전한 과제다. 참여를 확대한다면 정치권은 또 한 차례 찬반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 조건과 국내 여건을 감안해 정부가 어떤 결단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정부는 다음주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미세조정하는 등의 유엔 안보리 결의 후속조치를 밝힐 예정이다. 미국은 참가국들과 오는 30∼31일 대규모 PSI 합동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PSI 참여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미 “PSI에 정치적 메시지 같이해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다.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우리가 취해야할 금강산관광·개성공단·PSI 참여 등 세 가지 현안 가운데 미국의 방점은 PSI 참여에 찍혀 있는 것으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나타났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0일 “미국은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미·일과)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북핵실험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한·미·일이 바람 새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정치적으로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고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한·미간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 일각에서 “금강산관광 등이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고 밝힌 데서 오해가 생겼다.”는 설명이다.미국의 요구를 종합해 보면 상황변화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일이 생기더라도,지금은 행동보다는 일치된 말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아이디어를 갖고 논의한 내용이 있다.”고 밝힌 점도 PSI참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치적 선언 촉구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PSI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주변 여건도 우리 정부에 PSI 참여 확대를 압박한다.유엔 결의 이후 미국이 무기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을 처음으로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핵무기의 제3국 이전 차단에 중점을 두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PSI가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시중은행의 대북 거래중단,석유공급 감축 등의 실질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우리 정부가 주변의 움직임을 무시하고 ‘나홀로’ 정책을 펴기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PSI 참여 8개항 가운데 5개는 참관 형식으로 부분 참여하고 있고 ▲정식참여 ▲역내차단훈련시 물적 지원 ▲역외차단 훈련시 물적지원 등 3개는 유보하고 있다.이 가운데 정식 참여는 계속 유보하되,물적지원은 검토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 놓고 있었다.여기서 확대하라는 게 미국의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면 참여하게 되면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고 긴장이 높아진다는 우리의 논리에 라이스 장관은 “2년 동안 PSI를 시행해 왔지만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하지만 우리 정부가 PSI 참여 수위를 조절하면서 참여 방침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국내 여론정지작업이 여전한 과제다.참여를 확대한다면 정치권은 또 한 차례 찬반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 조건과 국내 여건을 감안해 정부가 어떤 결단을 이뤄낼지 주목된다.정부는 다음주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미세조정하는 등의 유엔 안보리 결의 후속조치를 밝힐 예정이다.미국은 참가국들과 오는 30∼31일 대규모 PSI 합동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그 전까지는 PSI 참여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분단 국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화를 만들어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달 후면 36년간의 한국 외교관 생활을 접고 국제사회의 평화 조정자의 막중한 역할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 그에게 청소년들을 위한 삶의 메시지와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포부를 들어봤다. 반 차기 사무총장은 “순수한 마음을 얼마나 오랫동안 가지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면서 “이는 상대방에게 신뢰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여일(如一)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 탄생 이후, 우리 청소년들의 꿈의 지평도 넓어졌다.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주신다면.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유엔사무총장이 나왔다는 것 하나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진 게 아닌가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다. 물론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좌절하지 말고 항상 밝은 쪽으로 보는 게 필요하고, 그러면 일이 더 쉽게 되고, 그 방향으로 결국 가게 된다. 안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몸이 일단 안 움직인다. 그리고 일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일한 마음을 가져야 상대방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는다. 저는 사무관 때나, 장관이 돼서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대했다. 장관으로서 결재를 할 때 부하 직원이라도 상대방 시간에 맞춰주려 배려했다. 물론 몸이 고단하기도 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부모의 입장에서 한국의 부모들에게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요즘 너무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것을 한꺼번에 주입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겐 마음의 여유, 스스로 무엇을 선택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 줘야 한다. ▶40년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는 외교철학을 정리하신다면. -한국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외교관으로 생활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외교관 생활을 통해서 냉정한 국제현실에 대해 몸소 체득하고 무한경쟁 시대속에서 한국이 번영과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가는 길은 개인 개인이 경쟁력을 쌓아나가는 길뿐이라는 확신을 했다. 저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민들의 국제화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제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아팠던 역사가 이런 지혜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 그리고 후배외교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과 같은 나라에 있어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국가간 업무를 다루는 만큼 늘 긴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고, 아프리카 등 어려운 지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동 등에서 반기문 차기 사무총장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초반 행보를 지켜볼 텐데…. -제가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한 데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실용주의자이다. 미국을 잘 이해하는 것은 유엔에 매우 중요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좋은 자산이 되고, 만약 저 자신이 지나치게 어느 특정국의 입장에 편향되었다면 이번에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책에 선출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안보리 이사국, 특히 5개 상임이사국들이 제가 중립적·객관적으로 범세계적 이슈를 다룰 것이란 신뢰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 ▶끝으로 사무총장으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에 대해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북한이 스스로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북한이 택해야 하는 길은 자명하다. 더 이상 국제사회를 우려케 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하는 것이다. 북한 문제는 유엔사무총장이 다루어야 할 많은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인데 그간 외교장관으로 6자회담 등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글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세계의 대통령’ 배출 충북 음성 행치마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이 20일 ‘명당’으로 대접받고 있다. ‘세계의 대통령’을 배출한 이 마을에 풍수전문가와 관광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몰려든다. 반 장관의 아저씨뻘이 되는 반달환(58)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뒤 매일 30∼40명의 외지인이 관광버스와 자가용 등을 타고 마을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앞을 지나가다 구경삼아 들르는 이들도 꽤나 많다.”고 귀띔했다. 이곳 지형에 대해 풍수전문가들은 “마을을 감싸는 뒷산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면서 전체적으로 온화한 느낌을 준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정작 반 장관은 “선친의 묘소에 상석 하나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면서 “토정비결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며 어머니가 오래 전부터 절에 다녔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1000여명이 마을을 찾았다며 추수기를 맞아 성가신 반응을 보일 정도다.17가구 30여명의 행치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집을 비운 채 들판에 나가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서는 추수기를 맞아 얼마 전의 들뜬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주민들은 지난 4일 마을회관에 모여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반 장관이 고향을 찾은 지난 추석 때 마을회관에서 조촐한 환영행사도 열어줬다. 마을에는 주민과 문중, 모교 명의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 축하 플래카드 5개가 내걸려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반 장관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5살까지 살았다. 아버지가 충주로 일을 얻어 이사가면서 충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충주에는 지금도 어머니 신현순(85)씨와 여동생(55)이 살고 있다. 반 장관의 선친 묘소는 행치마을에 있다. 이장 반옥환(52)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광주반씨 집안이 300년 전에 자리를 잡은 이 마을에는 반 장관의 아버지 묘와 문중에서 이례적으로 돌로 만든 광주반씨 장절공 행치파 족보(7×3.5m), 행치파 사당 등이 있다. 생가는 50여평의 터에 있었으나 본채는 허물어지고 행랑채만 남아 있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우려속에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실행 등 압박이 강화되면서 강경해진 중국 속내 및 향후 조치 등을 19일 양원창(楊文昌) 중국 인민외교학회 회장과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의 대담을 통해 짚어봤다.‘한·중 지도자포럼’ 참석을 위해 16일 한국에 온 양 회장은 외교부 차관를 거치며 한반도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김한규 회장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추가 핵실험에 대해 경고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양원창 회장 발등의 불은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같은 추가 조치를 막고 핵개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김 회장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다. 북한은 원유 수입의 거의 전부를, 식량수입의 20∼30%를 중국에 의존한다. 경제제재로 중국이 대북 유류·식량제공 중단 축소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 회장 거래 형식이지만 원유는 사실상 상당부분 무상 원조다. 북한이 다음 단계로 나간다면 중국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핵 실험을 여러차례 강행하는 사람들에게 쌀과 원유를 계속 제공할 수 있겠나. 북핵은 어느 한 나라가 단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미국, 일본,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절실하다. 김 회장 국제적 협력이 해결의 관건이란 점에 동의한다. 탕 국무위원의 워싱턴-모스크바-평양 순방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역할에 기대가 실린다.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회장 북한은 약속을 어겼고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했다. 중국은 안보리 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손실’을 느끼도록 충분한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다. 현재 지역안전, 환경, 경제 등 핵실험의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들을 모아 관련 정책을 조정할 것이다. 김 회장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원조를 지원하되, 대신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일괄타결안’이 더 무게를 갖게 됐다. 한·중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경제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믿도록 해야 한다. 양 회장 중국도 이같은 ‘패키지 딜’, 동시 타결안에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에 남북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현재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다. 평화협정은 북한 체제·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 회장 북한 핵은 미국보다 당장 한국, 중국의 안전을 위협한다.2008년 베이징올림픽,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양 회장 북한 핵 위협과 위험성에 대해선 한·중의 인식이 같다. 한반도 비핵화란 원칙도 그렇다. 북한을 제재하되 물리적 충돌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피하자는 생각도 같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했고, 미국은 제재 강도를 높여왔다. 북·미의 뿌리깊은 불신 해소에 한·중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에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김 회장 원만한 중·미 관계는 북핵 해결에 필수 조건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서 주변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적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2002년 10월 ‘제2차 북한 핵 위기’가 발발한 뒤 두 나라는 전에 없는 협력관계를 발휘했다.‘북한 핵이 중·미관계를 나아지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양 회장 중·미는 제일 중요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가장 첨예하게 이견을 보였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점차 이해하고 ‘타이완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있다. 올 4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호전된 두 나라 관계는 북핵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미는 북핵해결 원칙에선 같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다. 김 회장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과 헤이룽·랴오닝성 등 ‘동북 3성’, 옛 만주지역 부흥을 경제계획의 핵심과제로 선정, 심혈을 쏟고 있는 중국에 북핵은 안정을 흔드는 심각한 우환이다. 북한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민감한 모습이다. 양 회장 북핵 문제는 지역안정을 흔들고 이란 핵개발과도 상호 연관성을 갖는 국제적 불안 요소다. 일본 핵무장·군비확장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김 회장 한·중은 북핵 문제에 대해 주변국 가운데 가장 가까운 입장이다. 무역 역조, 동북 공정 등 갈등 요소도 있지만 경제를 축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리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양원창 中인민외교학회장 ▲베이징 외국어대학 졸업 ▲주 영국, 주 프랑스 대사관 근무 ▲주 싱가포르 대사 ▲주 홍콩 외교 담당관(차관급) ▲외교부 차관 ■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장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행정학 석사 ▲러시아 국립사회과학원 정치학박사 ▲총무처장관 ▲13·14대 국회의원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 中 제2외교부 ‘인민외교학회’는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민간 외교를 총괄,‘중국의 제2외교부’로 불린다.1949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만들었다. 회장은 장관급으로 차관을 거친 직업 외교관들이 맡는다. 최근엔 세계 각국의 전직 대통령·총리·국회의장 등 영향력있는 정치지도자 및 전직 고위관리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김대중,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퇴임 뒤 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과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과는 21세기 한·중교류협회 등과 공식 교류관계를 갖고 해마다 정기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 “美, 軍장비적재 의심 北선박 추적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정보당국이 군 장비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상업용 선박을 탐지해 추적 중이라고 CBS방송 등 미 언론이 20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 선박이 싣고 있는 군 장비는 지난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의해 금지된 품목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최근 평양의 서남쪽에 위치한 항구를 출발한 이 선박은 과거에도 무기를 운반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미 정보당국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 선박을 검색한다면 안보리의 대북 결의 1718호 이후 첫번째 사례가 된다. 정보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 직후 실제로 해상 검색이 이뤄지는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에서 배를 출발시켰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이 북한항구를 출발해 미국이 이 선박을 추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선박이 무엇을 싣고 있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들이 ▲선박이 싣고 있는 화물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검색을 할 수 없다는 의견과 ▲이 선박이 일단 목적지인 항구에 도착하면 철저한 검색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사설] 중국의 北·美중재 노력 불씨 살려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어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의 언급이 중국에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북·미간 중재가 쉽지 않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앞서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어야 대화에 나가겠다고 김 위원장이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미 모두가 유연해지지 않으면 북핵은 풀리지 않는다. 미·중 외교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에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경고한 점은 의미가 있다. 우리는 중국이 2차 핵실험이나 핵무기 이전을 하지 말라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을 것으로 믿는다. 미·중 회담을 통해 중국의 의지를 공개 확인한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위험한 불법물질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조한 반면 리자오싱 부장은 외교적 방식을 앞세웠다. 두나라간 시각차가 메워지지 않으면 북한이 틈새를 파고 든다. 라이스 장관을 따로 만난 탕자쉬안 위원은 자신의 방북이 “헛되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북·미 대립에도 불구, 중재 여지가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부터 추가 핵실험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6자회담 재개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미는 중국 중재로 시작된 간접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탕자쉬안 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측과 절충 가능성도 보이는 만큼 북·미 고위급 회동을 갖는 게 북핵 난제를 푸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뉴욕 혹은 베이징 채널을 통해 북·미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방법 역시 괜찮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도 북·미 대화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정부, 北제재 이행수위 내주 결정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1718호의 이행 문제와 관련,“결의안이 각 국가에 권고하는 최소한의 수준에 대한 본뜻을 정확하게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결의안 이행 조치의 내용을 놓고 최종 수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북핵실험에 대한 정부의 대북 조치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방한중인 아소 다로 일본 외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최소한의 이행 수준’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최소한의 수준이 가급적이면 그보다 높게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인지, 아니면 그것이 전략적으로 적절한 수준이기 때문에 너무 높게도 하지 말고 너무 낮게도 하지 말고 결의안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서 그 수준을 지켜나가라는 뜻의 권고인지를 파악해 보라고 정부에 지시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소 장관은 한국 정부의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입장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일본과 미국으로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당부나 강요할 수 없으며, 한국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소 장관은 최근 북핵실험을 계기로 일본 정계에서 핵무장론이 표면화되는 움직임을 의식해 “일본의 비핵화 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17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미·일 등 3국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박홍기 김수정기자 hkpark@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靑서 심각한 대화?

    노무현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만남은 당초 예정보다 30분이나 길어져 무려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접견은 원래 오후 4시40분부터 5시30분까지였지만,6시가 돼서야 끝나 심각한 대화가 오갔을 것이란 추측을 낳았다. 때문에 반기문 외교장관과 라이스 국무장관의 공동기자회견은 30분이나 늦어졌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접견 시간에 대해 “깊이 있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접견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현 상황 평가와 함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 등 향후 대처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며, 북핵 폐기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조율된 대응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라이스 장관은 청와대에 도착,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 대통령에게 “북한 핵실험 이후의 상황을 논의하고 싶었다.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좋은 관계를 재확인하고 이야기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에게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자세하게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거로 해 내용과 취지에 부합되도록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미간 이견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라이스 장관은 이에 대해 “그런 문제들은 한국 정부가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고 ‘화답’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남북경협 정경분리 원칙’ 재확인

    ‘남북경협 정경분리 원칙’ 재확인

    북핵실험 후속대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19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당 지도부 일각의 반대 내지 신중론을 뒤로 하고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키로 최종 결정했다. 남북협력사업의 지속 여부는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당사국들의 입장이 발표됐고 당·정·청 4인 회동에서 추진 방침이 확정되는 등 국내외 기류가 긴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전달할 메시지와 방북 결과가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김 의장의 방북에는 천정배 당 고문과 원혜영 사무총장, 이미경 상임위원,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이계안 당 의장 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등 당 관계자 7명과 고경빈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정명수 남북경협 상임이사, 취재진 등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방문 결정 안팎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지난 9일 북핵실험이 발표된 뒤 대북제재 일환으로 교류협력사업 중단 여부가 논의되는 시점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대북관계 기조로 밝힌 한반도 비핵화와 정경분리, 평화적 해결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했다.”며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의 안전판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시기상조’와 ‘돌출행동’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등 쉽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원혜영 사무총장과 김부겸·이석현·정장선 의원 등 일부 당 지도부는 2차 핵실험이 예측되는 상황이라 무리수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애초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의 방북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도 있으니 가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 수준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한길 원내대표 측은 “북핵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개별사안의 경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당정청 회동에서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건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 딜레마는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 정국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의장 측에서는 이번 방북이 ‘안보리스크’ 강화로 결집력을 강화하려는 냉전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임은 물론,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행보임이 엿보인다. 지난해 1주년 기념식이 내부행사에 그친 반면 이번 행사는 정치권과 개성공단 입주자 가족 등이 참석해 성대히 치르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미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방북 메시지와 행사 일정 김 의장의 방북 메시지는 20일 치러지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행사에서 축사 형태로 발표될 예정이다. 북측에서는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장이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비서실 관계자는 “개성공단 협력사업은 철저한 경제사업 교류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제재·경협 사이서 절충

    유엔 결의안 1718호 이행을 놓고 한·미간 이견 봉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 19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이견은 이견대로 두되, 차후 공조를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정리됐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선 한국측 설득에 미측이 ‘이해’와 ‘불만’을 외교적 수사로 온건하게 표하는 차원에서 선을 그었다. 대신 결의안 핵심사항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해선 미측이 직접 한국내 여론을 겨냥, 설명에 나선 인상이었다.노무현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간 1시간20분에 걸친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논의는 한·미간 온도차를 입증한 하나의 사례다.●미국이 직접 설득 나선 PSI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모두발언에서부터 “화물검색 얘기가 (한국)언론에 과장되게 보도됐다.”“해상봉쇄를 하자는 게 아니다.”며 PSI 설명에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라이스 장관의 방한에는 PSI 입안자인 강경파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도 동행, 우리 당국자들을 ‘존재’ 그 자체로 압박했다.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본부장은 앞서 지난 17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우리의 남북해운합의서가 무기·부품의 이전을 차단하기에 충분하고, 한반도가 아직 전시국제법이 적용돼 영해뿐 아니라 공해(작전수역)까지도 북한 선박이 아예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PSI 자체가 우리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무력충돌’과 연관짓는 오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사전 공부’가 있었던 탓인지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남북해운합의서가 있다고 알고 있다.”며 “임의로 수시 수색하는 게 아니며, 선박 검색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집행을 잘못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지난 몇 년 동안 잘 이뤄졌고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한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식의 언급을 반복했다. 그는 그러나 “세계 각국이 단합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 비록 한국이 내용적으로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PSI 내용을 실행하고 있더라도 PSI 정식 가입이 필요함을 설파했다. 북한과 대치한 한국이 79개국이 가입한 PSI에 정식 가입하는 것이 상징성이 크다는 뜻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정부로서도 시간을 갖고 우리 정치권과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한 뒤 PSI 참여 확대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라이스 “각자가 갖고 있는 레버리지 써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선 이미 힐 차관보 방한 당시 1차 조율을 끝낸 탓인지 이견이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다.정부 당국자도 “미측이 특정 사업을 놓고 요구한 것은 없다.”면서 “향후 안보리 이행 세부사항은 제재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그동안 고민을 거듭해 마련한 ‘부분 수정조치’를 설명했다. 개성공단의 신규 분양 중단, 근로자 임금 직불 문제 해결 추진, 금강산 관광 정부 보조금 지원 중단을 예로 들면서 사업 자체의 지속 입장을 강조했다.라이스 장관은 “무엇을 요구하러 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갖고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언급을 여러 차례 사용, 대북 사업의 조정 필요성을 내비쳤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核대응, 정계개편 ‘바로미터’

    北核대응, 정계개편 ‘바로미터’

    한반도의 북핵 위기가 정치권의 지형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북한 핵실험과 안보리의 강경한 대북 제재, 북한의 반발 등으로 고조되는 2차 북핵 위기는 2007년 대선까지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향후 정치권 정계개편이 시작될 경우 북핵을 보는 시각과 대응 방식은 ‘헤쳐모여’를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핵은 정계개편의 리트머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핵 위기에 따른 우리 사회 전반에 몰아치고 있는 ‘보수화’ 경향이다. 최근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답변자들의 80% 가까이가 “북핵 사태로 우리의 안보가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다.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정창교 수석 전문위원은 “진보적 성향이 짙은 참여정부의 무능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핵실험 파동으로 그나마 진보정권의 성과물로 생각한 포용정책에 거부감이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대북 포용정책의 무용론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핵 위기의 지속은 그 자체로 국민적 피로감을 누적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침체로 이어질 경우 국민들의 보수적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선주자들 역시 북핵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는 것은 야권 후보들이다. 국민적 보수화를 촉진하는 북핵 위기가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한 쟁점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북핵 위기로 이명박 강세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핵 위기 이후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김원균 본부장은 “북핵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은 후보가 누구인지 물어보면 이 전 시장(29.9%)이 고건 전 총리(15.9%)나 박근혜 전 대표(15.5%)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17∼18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이 33.8%로 2위 박근혜(21.0%)를 무려 12%포인트 이상 앞섰다. 고 전 총리는 15.6%로 3위를 유지했지만 갈수록 하락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근혜·손학규 등 한나라당 주자들도 남북협력·대북지원 중단 등 대북 제재에 찬성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등은 남북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박·항공 검문 검색을 내용으로 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범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고건 전 총리의 발빠른 대응이 눈에 띄었다. 지난 9일 대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제까지 안이하고 온정적인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여권의 주자들과 선을 그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던 고 전 총리는 ‘보수화’로 흐르는 유권자들의 심리에 동참한 셈이다. 포괄적이지만 다소 모호한 ‘중도개혁세력’ 연대를 표방하고 있는 고 전 총리가 이번 북핵 위기를 계기로 보수화 노선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핵 위기가 가중되고 전쟁 위기까지 고조될 경우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대북 강경 노선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핵 정계개편에 충격 변수 이번 북핵위기는 정치권 ‘새판짜기’에 앞서 이념적 좌표와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교통정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대북 포용정책의 유지 여부,PSI 참여 확대를 포함한 대북제재의 수위, 남북간 교류협력사업 지속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을 놓고 모호한 수사보다 확실한 선택을 강요받는 분위기다. 당장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하나로 등장했던 ‘한·민 공조’가 북핵 위기 앞에서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계산서’가 나온다. 대북제재 등 포용정책 폐기를 외치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DJ 적자’를 앞세워 포용정책의 지속을 주장하는 민주당과의 현실적 괴리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 것이다. 북한 핵 위기로 ‘중도세력’의 활동 공간이 좁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야권 내부의 경우 강경 대응기조에 대부분 찬성하기 때문에 큰 균열 조짐은 없어 보인다. 반면 여권 내부는 재야 출신,386 그룹 등 진보진영의 생각과 전문가 집단으로 분류되는 중도·우파간의 의견 차이와 내재된 갈등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북핵위기가 자칫 여권발(發) 핵 분열의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여당 내부의 행정관료·군출신 의원들은 “유엔 등과의 국제공조를 중시하자.”며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범여권 통합을 노리는 고 전 총리는 ‘대북 정책 원점 재검토’,‘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중단’ 등 다소 ‘보수적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여권내 중도·보수파의 목소리를 아우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민주노동당 역시 북핵 해법을 놓고 노선 갈등이 한창이다. 핵무기 보유 반대와 북한의 자위권 차원에서의 핵 보유 찬성 등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던 일부 시민·재야 단체들도 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동북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논평을 제시하는 등 내부 분열이 진행 중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외국인 경영인이 본 북핵이후 한국금융시장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에도 한국의 금융시장은 커다란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실험 발표가 있은 지난 9일 하루만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등 불안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통과한 지난 16일에도 시장은 좀처럼 출렁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금융전문가들은 북한 문제에 대한 시장의 ‘내성’ 때문이라는 시각과 안보 불감증에서 원인을 찾는 등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과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핵 정국에 놓여 있는 한국의 금융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진단하는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의 두 경영인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 “우려 있지만 철수 고려안해” 자산운용 규모 3278억달러(336조원)로 세계 20대 자산운용사 중의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블루머(38) 회장은 북핵 정국에 휩싸여 있는 한국시장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블루머 회장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빌미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핵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예의주시할 것이나 자산운용 관리자로서 항상 비즈니스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시장은 일단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스트레스가 완화되면 곧바로 회복력을 보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지금의 북핵 문제가 주가에는 단기 악재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또 “자산운용, 투자은행, 프라이빗뱅킹(PB) 등 크레디트스위스의 전 사업부문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한 뒤 “한국시장 투자에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정학적인 불안정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를 유발할 것인지에 대해 “해외 투자 확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증가 추세”라면서 “한국이 아닌 다른 신흥국가(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것은 한국이 지금 처해 있는 북핵 관련 사항 때문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항상 일반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크레디트스위스운용이 지난해 6월 출범한 지 처음으로 크레디트스위스의 펀드상품인 ‘동유럽 주식 펀드’와 ‘글로벌 천연자원 주식 펀드’의 관련 기업 설명회도 있었다.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은 우리금융이 우리자산운용의 지분 30%를 크레디트스위스사에 양도해 만든 합작회사다. 한국시장 공략의 첫 작품으로 이번에 출시된 동유럽 펀드는 유럽연합을 기반으로 꾸준히 5∼8%대의 지속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유럽 기업들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게 된다. 글로벌 천연자원 주식형 펀드는 에너지, 철강, 목재, 화학원료 등을 생산하는 전 세계의 천연자원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로 관련 기업들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낙관적 판단 내리기는 일러” “북한 핵 실험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아직 이르다.” 농협CA투자신탁운용의 필립 페르슈롱 상무(자산운용본부)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위기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행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농협CA투자신탁운용은 농협과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인 크레디 아그리콜의 자산운용사가 공동출자,2003년에 만들어진 회사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10조원가량을 순매도(판 금액이 산 금액보다 많은 것)했고, 북한의 핵 실험을 전후로 잠깐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이후 여전히 순매도세”라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주식시장에서 8146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이후 12일부터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페르슈롱 상무는 “주식시장도 북핵 실험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V자 곡선을 그리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북핵 사태에 대한 외국인의 입장이 아직은 중립적”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한국 경제라고 지적한 페르슈롱 상무는 ‘물리적 충돌(군사행동을 지칭)’이 없다는 가정 아래에서 한국 경제는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국내 소비 위축은 “북핵 사태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북핵 사태가 낙관적인 기대치는 낮췄다.”고 밝혔다. 원·달러환율에 대해서는 북핵 사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많은 투자가들이 우려했던 1달러당 900원대로 내려가지 않고 940∼980원대를 유지할 전망이고, 이는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 수출기업들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 채권이나 주식시장은 여전히 좋은 투자처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핵 사태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핵 사태 이후 프랑스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안부를 묻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페르슈롱 상무는 “상황이 심각하고 심각성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도 한국민은 50년간 이 상황에 살아서 그런지 익숙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산 지 1년이 조금 넘은 페르슈롱 상무는 “북한이 외부 세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맞는데 지금과 같은 행동이 도움을 바라는 사람의 행동은 아닌 것 같다.”며 의아해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서울·평양 북핵 외교전을 주목한다

    어제는 북핵 문제를 놓고 서울과 평양에서 숨가쁜 움직임들이 있었다. 서울에서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대북 공조를 다짐했다. 평양에서는 탕자쉬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미·일이 공조복원을 선언하고, 중국마저 경고등을 켠 주변 상황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 끝까지 핵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고립과 파멸뿐인 것이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미·일은 제재에, 한국은 대화·설득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금강산 관광 사업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둘러싸고 한·미간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 그런 점에서 한·미 외교장관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은 다행스럽다.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에 이전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금강산관광이나 PSI의 세부조정 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남았다. 앞으로 한·미 양국이 슬기롭게 절충점을 찾아가야 한다. 한·미·일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대북 압박이 실효를 거두려면 중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탕자쉬안 특사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기 바란다. 대화할 여지가 있으면 그를 살리되, 평양 당국이 고집을 피운다면 과감한 제재에 합류해야 한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오늘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부와 회동할 예정이다. 간접 북·미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를 빨리 만나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겠다고 공언하기 전까지는 압박의 강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한·미·일은 물론 중국이 한목소리를 내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 [한·미·중·일 북핵 조율] 반·라이스장관 문답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9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행방안 등에 대한 협의 내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요지. -반기문 장관 설명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환영하고 지지하며 북한이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핵 폐기의 길로 끌어내는 균형되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조치를 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라이스 장관 설명 미국은 대한 방위공약을 지지할 것을 이 자리에서 재확인한다.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나 제3국에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화물검색에 대한 이야기들이 과장되게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 우리가 하려는 것은 해상봉쇄가 아니라 결의 내용에 따라 회원국으로서 각 나라가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상검색에는 국제법 외에 국내법도 적용되는 것으로 안다. 한국내에 이미 남북해운합의서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것으로 볼 때 확산방지구상(PSI)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을 미국이 중단을 요청했는가.PSI에 한국이 어떤 형태로 참여하길 원하나. -반 장관 개성공단사업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하는 데 있어 긍정적 면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금강산관광 사업의 상징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로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화되고 부합될 수 있는 필요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다. -라이스 장관 한국에 오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그 나라의 정부에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고자 온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선박검색에 있어 여러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아는데,PSI 같은 경우는 오해가 많은 듯하다. 이는 2년여 동안 각 나라에서 보유한 권한으로 위험한 무기나 무기관련 물질들을 검색하는데, 국제법과 정보에 의거한 검색이 이뤄진다. 지난 몇 년간 효과적으로 검색이 잘 이뤄졌고, 이것이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이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그런 행위들을 지원하는 금융, 돈줄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중국이 추가협상을 통해 북한이 다시 6자에 복귀토록 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당근을 많이 활용했는데. -라이스 장관 중국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방문을 통해 북한에는 하나의 선택이 있을 뿐임을 전달했길 바란다. 중국이 갖고 있는 메시지, 국제사회의 메시지, 그리고 유엔 결의를 통한 강력한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15대0으로 채택된 결의안을 볼 때 헌장 7장을 담은 결의안으로 실질적인 의무가 있는 내용인데, 북한이 선택을 해야 한다.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고 6자회담을 통해 공동성명 내용대로 집행을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엔에 한국의 운명을 못 맡긴다고 했는데. -반 장관 송 실장의 뜻을 대변은 못하겠지만 유엔 회원국으로서 우리는 안보리 및 유엔의 결정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라이스 “PSI확대 지속 검토를”

    라이스 “PSI확대 지속 검토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9일 유엔결의안 이행과 관련,“중요한 것은 각국이 갖고 있는 레버리지를 통해 북한의 핵폐기와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향후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조정을 요청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외교부청사에서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한국에)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안보리 결의이행에서)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국가들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런 것을 지원하는 금융돈줄을 막아야한다는 것이며, 이는 국제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 대북 제재 수위와 관련한 한미간의 이견이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라이스 장관은 핵심 이견사항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관련,“선박검색은 국제법 외에 국내법이 적용되는 것을 알고 있고, 한국내에 이미 남북간 해운합의 내용이 있는 것을 안다.”면서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추가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내게 아이디어가 있고 (한국측과) 논의한 내용이 있다.”고 말해 PSI에 대한 한국내 민감한 반응과 관련한 미국측 입장을 설명하고 완곡하게 한국의 참여확대를 요구했음을 시사했다. 반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해 잘못된 행동에는 엄중한 결과가 따른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코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이를 통해 북한을 핵 폐기의 길로 이끌어내는 균형되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조치를 취해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반 장관과 라이스 장관은 한·미 회담에 이어, 아소 다로 일 외상과 함께 개최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 당국자는 “3국 외교장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입장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3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확인하면서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기로 하고 적절한 시기에 3국 6자회담 수석대표간 협의를 갖기로 했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대한방위공약을 지지할 것을 이 자리에서 재확인하고 동북아에서 안정을 위해 미국과 한국이 가진 맹방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금강산 정부보조금 중단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행에 따른 대북 정책 수정의 일환으로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사업에 지원하던 정부 보조금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또 북한과의 사업주체인 현대 측은 관광대금을 현물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부 보조금(총 265억 지원. 최근 연간 평균 30억원)의 경우 액수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관광 대금이 북핵개발을 위한 돈줄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 개입 여지를 끊는 상징적 차원의 조치이고, 현물 지급 방안도 ‘투명성’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한에 따라 열릴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남북경협을 비롯, 결의안 이행 조치의 대략적인 틀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18일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방식과 관련,“수정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운용방식이 유엔 안보리 결의나 국제사회 요구와 조화되고 부합하도록 필요한 부분을 조정·검토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정부는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뒤 노무현 대통령이 ‘포용정책 재검토’를 시사한 뒤, 지난주 말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사업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사업을 통해 북한이 얻는 이익(4억 5000만달러)은 입산료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송 실장의 발언은 정부내 기류 변화를 엿보게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하고 있는 (대북 제재)조치로 충분하다.”는 입장으로는, 남에서 북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핵·미사일 ‘종자돈’에 쓰였다고 의심하는 국제사회나, 야권 등 국내 여론을 설득할 수 없다는 상황 판단이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송 실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대북 정책의 ‘부분 수정’쪽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부처의 반발은 여전한 듯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도 미군 유해발굴을 하면서 미 군부에 2500만달러를 직접 줬다. 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며 미측 주장을 반박했다. 힐 차관보가 개성 공단을 북한의 개혁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이해한다고 한 발언은 정부측엔 고무적이다. 정부는 미측 인사를 만날 때마다 “북측 근로자 8000여명이 일하는 개성공단은 통일의 실험장으로 북한 개혁·개방 역할을 하는 순기능이 있다.”는 쪽으로 설득을 해왔다. 다만 강경파인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 특사의 경우 16일(현시시각)미국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남한은 개성공단 사업이 실제로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엄격히 살펴봐야 하며, 임금이 군부로 유입된다.”고 회의감을 피력, 미 네오콘들의 향후 동향도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남북경협을 지속하되, 국제사회 명분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부분 수정안’을 찾고 있지만, 금강산 관광 정부보조금 폐지나 관광대가의 현물지급 등 남측 조치에 북측이 강력 반발할 가능성도 높아 고민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라이스 ‘숨고르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중국이 꺼리고 있는 공격적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해 다소 완화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라이스 장관은 17일 동북아 순방을 위해 일본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PSI가 모든 선박에 대해 임의적으로 검색을 실시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의심이 가는 물질이 실려 있다는 신고를 받거나 정보를 가진 선박에 대해서만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북한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북아 순방의 목적은 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과 중국 방문을 앞두고 PSI에 다소 소극적인 두 나라의 입장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한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PSI의 성공은 이번 방문국들의 협조에 달려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련국들이 원한다면 항구와 공항, 국경에서 의심가는 모든 화물을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 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결의 1718호는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핵 및 화생방 무기의 밀거래를 막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화물 검색 등 필요한 협력조치를 취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북한에 대한 PSI 활동의 국제법적 근거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북한의 선박을 검색할 수는 있지만 물품을 압수하거나 선박을 저지하는 등의 강압적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또 한국도 남북해운합의서 등 기존의 남북합의 등에 따라 북한에 대한 화물검색을 할 수 있다며 PSI에 대한 적극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 안보리는 지난 14일 대북 결의 1718호 채택 때 합의한 대북 제재위원회를 금명간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제재위원회는 북한 화물에 대한 해상검색 방법뿐만 아니라 자산동결 대상 개인 및 단체의 지정 등 결의안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PSI는 물론 개성공단과 금강산 문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제재위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을 포함한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모두 15개국이 참여한다. 외교 소식통은 “제재위의 본격적인 활동은 라이스 장관의 한·중·일 및 러시아 순방 결과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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