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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눈물, 그 다음은?/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눈물, 그 다음은?/김성수 정치부 차장

    “어제, 1941년 12월7일은 ‘치욕의 날(Days of Infamy)’로 기억될 것입니다.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계획적인 기습공격을 당했습니다.…” 진주만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은 다음날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연설을 한다. 의회에 대(對) 일본 선전포고를 요구하면서다. 그가 조금도 흥분한 기색 없이 결의에 찬 목소리로 또박또박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는 데는 10분이 채 안 걸렸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했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다소 퉁명스럽게까지 들리는 그의 냉정한 대처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선택해야 할 전범(典範)으로 꼽힌다. 사실 위기의 순간에 감정을 자제하기란 쉽지 않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진솔한 감정의 배출이 대중의 심금을 더 울리기도 한다. ‘눈물의 정치학’이라는 말도 있다. 정치인의 눈물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일정한 효과를 거둔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눈물광고’로 재미를 봤다.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굵은 눈물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한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도 경제난을 호소하는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적시는 정치광고로 효과를 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다시 눈물을 보였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해 특별연설을 하면서다. 희생된 장병 46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다가 결국 목이 메어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공중파로 생중계된 시청률이 20% 중반대에 이를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눈물’을 지켜봤다. 눈물의 의미에 대한 이런 저런 해석과는 상관없이, 채 펴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젊은 넋들을 안타까워하는 대통령의 진정성만은 분명히 읽혀진다. 그러나 이젠 눈물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감정을 추스르고,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무에 충실해야 할 시점이다. 당장 이번 사고로 만천하에 드러난 국가안보체계의 구멍을 다시 튼실하게 메워야 한다. 천안함 침몰 이후 군(軍)과 국방부는 허둥대며 책임회피성 변명에만 급급했다. 국방부 장관이 현장상황 보고를 대통령보다 늦게 받고, 작전을 총책임져야 할 합참의장이 사건발생 49분이 지난, 안보관계 장관회의가 시작된 밤 10시가 넘어서야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군의 초기대응이 잘됐다.”는 청와대의 상황인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안보의 위기는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진다.국방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이 불가피한 이유다. 천안함 사고 이후 심각하게 불거진 국론분열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사고원인을 하루빨리 밝혀야 한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맹신(盲信)하는 보수진영도, 북한 관련설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진보 쪽도 다 납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북한의 공격이라고 밝혀진다면 어떤 대응을 하느냐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몫이다.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 유엔안보리에 대북 제재를 회부하는 정도다. 일부 보수인사들은 (천안함 피해와) 같은 수준의 보복을 해야 한다는 서슬퍼런 주장을 편다. 현실적으로 군사대응은 어렵다. 대신 금강산관광을 영구중단하고 남북경협을 전면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모든 것은 원인이 밝혀진 다음의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한다고 해서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인 증거)’을 우선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원인을 찾기 전인 지금부터라도 군 최고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은 눈물을 거두고 전면에 직접 나서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결기와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530만표 차이라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을 불안과 혼돈에서 벗어나게 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이다.
  •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안보리 회부는 한국 권리” 美 원칙적 지지 시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 논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언급에 대해 “(안보리 회부는) 모든 국가가 갖고 있는 권리”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안보리 회부에 대한 한국 입장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크롤리 차관보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조사는 진행 중”이라면서 “한국과 조사하는 데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北 소행땐 안보리 회부”

    외교통상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방안을 우선적인 외교적 대응조치로 검토키로 했다.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우방들과의 양자 협조를 통해 북한을 제재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18일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외교적으로 가능한 대응조치를 묻는 질문에 “전쟁과 관련된 문제는 유엔 안보리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안보리에 회부해서 논의하는 것을 우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미 양자 간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보완하는 것”이라며 “EU와 일본 등의 생각과 의견을 같이하는 우방들과 양자적인 협조를 통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천안함 함수(艦首)를 인양한 뒤 순국 장병들의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를 전 국민적인 애도 기간으로 하고, 영결식이 열리는 날을 ‘애도의 날’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순국 장병의 유족 등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천안함 순직 장병에 대한 ‘전사’ 처리 여부는 사고원인이 규명되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는 천안함 순직 장병들에게 ‘전사자’에 준하는 최고의 예우를 해 주기로 했다. 한편 함수 인양팀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인양에 필요한 3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뒤 마지막 4번째 체인 연결을 위한 유도용 로프를 거는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강한 바람과 2.5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소형크레인선과 작업 바지선을 사고 해역에서 철수시키고 대청도로 이동했다. 김학준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테러조직 ‘핵 반입’ 차단 실행계획 마련

    테러조직 ‘핵 반입’ 차단 실행계획 마련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핵 테러를 예방하고 고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이 테러단체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제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가 13일(현지시간) 정상성명을 채택하며 폐막했다. →1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는. -한국과 미국 등 47개국 정상들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럽연합(EU) 등 3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워싱턴에 모여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인 핵테러와 핵물질의 안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는 점이다. 핵무기를 이용한 공격 자체보다 취약한 핵물질이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들의 수중에 들어갈 경우 우려되는 가공할 만한 위협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4년 내에 필요한 조치들을 취한다는 정상성명과 실행계획을 담은 작업계획을 채택한 것이 성과다. →정상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전문과 총 12개항으로 구성된 정상성명은 모든 핵물질 및 핵시설에 대한 효과적인 방호를 유지하고, 비국가행위자가 핵물질을 악의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정보 및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고농축우라늄과 추출 플루토늄의 방호 필요성을 강조하고 고농축우라늄의 이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 밖에 ▲IAEA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현존하는 핵안보 관련 모든 의무의 전면적인 이행 노력 등을 담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의 탈취 목표가 될 수 있는 핵물질 규모는. -군축 전문가들에 따르면 40여개국에서 핵무기 또는 핵물질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탈취 위험에 노출된 핵물질은 수t으로 12만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1차 핵안보정상회의의 한계 내지 과제라면는. -이번에 채택된 정상성명은 강제성이 없다. 따라서 합의사항의 이행 여부는 각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또 합의 도출이 쉬운 핵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북한과 이란 핵문제, 핵물질의 재활용을 위한 재처리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은 다뤄지지 않았다. →북한·이란 핵문제는 어떻게 다뤄졌나. -북한과 이란 핵문제는 정식 의제가 아니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문제를 다루며 국제공조 구축에 집중했다. 특히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가 채택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으로부터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이란 제재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이끌어낸 것은 성과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kmkim@seoul.co.kr
  • [1차 핵안보정상회의] 美·러 “무기급 플루토늄도 감축”

    [1차 핵안보정상회의] 美·러 “무기급 플루토늄도 감축”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핵테러 방지 및 핵물질 안전 확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주최국인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캐나다, 칠레 등이 핵물질 안전확보 방안을 속속 발표하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 핵안보정상회의 관련 사진 더 보기 ●칠레 지난달 HEU 美에 이관 지난주 체코 프라하에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에 조인한 미국과 러시아는 13일 무기급 플루토늄 감축 협정에도 서명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년간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HEU) 163㎏(핵무기 7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의 폐기를 거부해 왔던 우크라이나는 12일 민간연구소 등에 보관 중인 HEU 전량을 2012년까지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회의에 참석중인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도 이날 현재 자국에 보관 중인 상당한 양의 고농축우라늄을 오는 2018년까지 미국으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칠레 정부도 지난달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18㎏을 미국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다른 국가들로부터 비슷한 선언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핵무기 12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이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각국에 핵물질 생산금지협약의 체결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워싱턴으로 떠나기에 앞서 “핵테러는 오늘 우리가 당면한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물질 생산금지협약(FMCT)’ 협상에 착수할 것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어 협약의 진전을 위해 세계지도자들이 오는 9월 유엔에서 회동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美, 北 핵물질 이전 봉쇄 재확인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숫자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북한의 핵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보유 숫자를 묻는 질문에 “여기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유엔 안보리의 만장일치 결의를 바탕으로 핵무기와 핵물질 등이 북한으로부터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사설] 핵정상회의 북핵 저지 국제 공감대 넓혀야

    세계 47개국 정상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럽연합(EU) 등 50개 국가·국제기관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오늘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는 핵 군축과 핵 테러, 핵 확산금지조약( NPT) 제재 강화 등을 논의하는 최초의 다자 정상회의다.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하려고 어제 출국했다. 우리로서는 한반도 비핵화, 즉 북핵 폐기에 놓칠 수 없는 호기를 맞았다. 핵 문제에 관한 한 북한이 이란과 함께 가장 위험한 국가로 지목돼 있는 터여서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목표 아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구상을 밝힌 핵안보정상회의가 1년 만에 성사됐고, 지난 8일에는 미·러 간에 핵 감축협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국제 노력을 거부하고 핵장난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무기를 더 늘리고 현대화할 것”이란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북핵 문제는 공식 거론되지는 않지만 우리로서는 북핵 폐기를 위한 외교무대로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이미 이란에 대해 유엔안보리 제재 논의에 들어갔고, 다음달 NPT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핵 의지를 북한 스스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 북한이 NPT 복귀를 계속 거부하다가는 이란 꼴을 당하거나 더 험한 꼴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해줘야 할 것이다. 사흘 전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6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북한”이라고 했고, 북한은 “핵무기를 더 늘리고”라고 했다. 얼마나 위험스러운 발언인지를 북한이 알게 해줘야 한다. 북한은 핵 보유를 인정받고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려는 속셈이지만, 미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어떤 경우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방침만은 확고하다. 어설픈 핵장난으론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비핵국 대상에서만 제외될 뿐이라는 점을 북한이 인식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도록 외교 역량을 집중하길 당부한다.
  • [핵안보 정상회의] 核테러방지 우선 목표… 불법거래 봉쇄망 추진

    [핵안보 정상회의] 核테러방지 우선 목표… 불법거래 봉쇄망 추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47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오는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에 의한 핵물질 탈취나 핵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모색하는 데 1차적인 목표가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오바마 행정부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도 나타났듯이 미국은 핵의 비확산과 핵테러 방지를 핵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제시할 정도로 중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한 ‘핵무기 없는 세상’이 장기적인 비전이라면 핵테러 방지 등 핵안전 확보는 당장의 현안으로 시급성이 더하다. 이번 회의에는 핵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실질적인 핵보유국, 한국 등 주요 원자력발전 운영국가 등 47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이 밖에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한다. ●의제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구체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악의를 가진 테러단체 등 비국가 행위자들이 핵이나 방사능 물질의 탈취 또는 획득을 방지하는 핵안보의 필요성에 대해 주요 국가 정상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욱이 미국이 수십년 만에 원전건설을 재개키로 결정하는 등 최근 들어 원전 건설붐이 일면서 ‘핵안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과 북한 핵 문제가 이번 회의의 의제는 아니지만 정상들 간의 토론 과정에서 북한과 이란 핵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단 북핵 문제가 정상회의 뒤 채택될 정상선언(코뮈니케)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 회의 참석 국가 정상들 간에는 테러단체에 의한 핵테러 가능성을 놓고 온도차는 있겠지만 핵테러를 방지하자는 기본 개념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들은 핵안보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상선언과 각국별 이행계획을 담은 작업계획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이 입수, 보도한 정상선언 초안에는 핵물질의 불법거래를 차단시키고 향후 4년 이내에 취약한 핵물질들을 확보, 통제하에 둔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핵물질 불법거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무기급 핵물질에 대한 추적을 활성화하는 한편 핵물질 불법거래와 관련한 국제적인 데이터망 구축에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원전에 쓰이는 연료를 핵무기 연료로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대신 저농축 우라늄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의를 2년마다 여는 방안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원전 20기를 운영하는 세계 5위의 원자력 산업국가로서 이에 걸맞은 책임있는 평화적 원자력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한국 등 77개국이 참여해 2006년 발족한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과 한국 등 22개국이 참여하는 ‘G8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될 것으로 보여 국제 비확산 및 핵안보에 있어 한국의 기여와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kmkim@seoul.co.kr
  • [사설] 천안함 국제공조 후속대응까지 감안하라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작업에 미국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기로 하고 어제 이상의 합참의장을 통해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미 해군 수상전분석센터(NSWC)나 물자체계연구소의 해양폭발사고 및 해양무기 전문가들이 우선적인 요청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실종자 구조작업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선체 인양과 침몰 원인 조사에 나선 시점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군 당국에 대한 사회 일각의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군의 대응은 여러모로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실종자 구조활동 지연에서부터 생존 장병 격리, 침몰시각에 대한 혼선, 교신일지 공개 논란 등이 잇따르면서 실종 장병 가족들조차 “우리 군을 믿지 못하겠다.”고 비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건 발생 당시 군 당국의 근무 태세가 허술해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새삼 불거지는 터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제아무리 철저히 원인을 가리고, 객관적인 조사결과를 내놓는다 한들 불신의 앙금을 완전히 걷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현실이다. 군 당국으로서는 이런 불신과 오해가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수록 원인 규명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저한 진상규명 이상으로 국제사회의 공조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천안함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부터의 후속 대응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어뢰나 기뢰와 같은 외부 공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 이후 상황은 대단히 복잡다기해질 것이다.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고, 이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하고, 이를 위한 외교안보 차원의 국제적 후속 조치에도 나서야 하는 것이다. 설령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 해도 그들이 완강히 부인할 게 뻔한 터에 우리만의 조사로는 국제적 신뢰를 얻기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천안함의 진실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에 맞춰 진상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뿐 아니라 제3국의 전문가들도 참여시켜 조사활동을 더욱 객관화하고, 유엔 안보리 등에도 진상조사활동을 참관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형사재판소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형사재판소

    │헤이그 정은주순회특파원│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아홉 살, 열 살짜리 소년을 납치해 2년간 최고의 사격수로 만든다. 그러고는 고향으로 데려가 부모를 직접 총살하고 인육을 먹으라고 한다. 그래야 소년군이 돌아갈 곳이 없어서 반군을 탈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지난해 아프리카 현장을 누비며 반인륜 범죄자를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주권이나 국경을 초월해 인간이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 그것을 국제사회가 보호해야 하고 ICC가 그 중심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ICC는 집단살인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할 수 있는 상설 국제재판소다. 전쟁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전례가 많았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따라 2002년 7월 문을 열었다. 국가 간 사건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달리 회원국 110개국이 참가하는 ICC는 개인을 처벌한다. 다만, 관할권은 회원국에서 범죄가 발생했거나 범죄인의 국적이 회원국일 때, 그리고 회원국이 범죄자를 형사소추할 의지가 없을 때만 행사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소하면 회원국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형량은 최고 30년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중동 국가 등이 가입하지 않은 것을 한계로 지적한다. 특히 현재 다루는 사건이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다르푸르 내전 등 아프리카 대륙에 집중되어 있고, 지난해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힘없는 아프리카만 사냥감으로 삼는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송상현 소장은 “콩고·우간다·중앙아프리카는 국가가 수사를 요청했고 수단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루지야, 콜롬비아, 가자지구 등에서 발생한 반인륜 범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고발사건 9000여건을 감찰부가 검토 중이다. ejung@seoul.co.kr
  • 영어에 밀리고 중국어에 치이고… 불어가 작아진다

    영어에 밀리고 중국어에 치이고… 불어가 작아진다

    “지금 파리의 벽에는 나치가 점령했을 당시의 독일어보다 더 많은 영어가 붙어 있다.” 프랑스어를 지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아브니 드 라 랑그 프랑세즈(ALF·프랑스어의 미래라는 뜻)’ 등 8개 단체는 지난달 8일 르몽드와 뤼마니테 등 2개 일간지에 이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영어가 프랑스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 단체들의 외침에는 영어에 밀린 프랑스어의 위기가 고스란히 서려 있다. 위상이 높아지는 언어는 영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중국어의 경우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밴쿠버동계올림픽의 준비위원회에 주어진 과제 중 하나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두 언어 모두 캐나다의 공식 언어이지만 경기가 열리는 밴쿠버가 속해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프랑스어 인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중언어 정책에 냉소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3000명이 ‘bonjour(안녕하세요)’라고 쓰인 배지를 달고 곳곳에 배치됐지만, 존 펄롱 밴쿠버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 위원장이 개막 연설 대부분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사실상 프랑스어는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34년만에 캐나다 안방에서의 첫 금메달을 안겨준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남자 부문의 알레산드르 빌로도는 프랑스어가 모국어인 선수였다. ●프랑스·캐나다에서도 위상 흔들 공식 공용어는 없지만 사실상 프랑스어가 그 역할을 해왔던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곳 사람들이 지역 토박이 말인 플레밍어와 정부 언어인 프랑스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어 보호의 교과서로 불리는 프랑스에서도 영어의 위협은 크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6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한 프랑스 경제인이 영어로 연설하자 문을 박차고 나가 버렸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본인은 영어를 못함에도 “국제회의에서 더 이상 프랑스어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취임 다음해인 2008년 교육부가 영어 교육 강화 방침을 밝힌 이후로 프랑스 내 영어 사용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프랑스의 자국 언어 보호 정책은 1994년 제정된 ‘투봉법’으로 대표된다. 모든 방송·광고 등에서는 프랑스어를 우선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라디오 전파를 타는 노래의 40%는 프랑스어곡이어야 한다. 하지만 영어가 법의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고 프랑스어 보호 단체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고속 철도인 테제베(TGV)가 최근 가족 여행자를 겨냥해 내놓은 표의 이름은 ‘TGV family’이다. PSA 푸조-시트로앵의 최고경영자(CEO) 필리프 바랭은 지난해 취임 후 모든 임원 회의와 공식 문서 작성을 영어로 하라고 지시했다. ●외교 언어=프랑스어 공식 깨지나 아그레망(agrement), 코뮈니케(communique) 등 익숙한 외교 용어 대부분이 프랑스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점을 들지 않더라도 프랑스어 하면 곧 외교 언어로 인식돼 왔다. 유엔의 경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6개 언어가 공식 언어다. 하지만 유엔 사무국 등 대부분의 유엔 조직에서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실무 언어다. 프랑스어는 명사와 형용사, 동사가 남성·여성 그리고 복수·단수 구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중의적 문장으로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낮다. 이 두 언어는 유엔 공식 출범 다음해인 1946년부터 실무 언어 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 크게 달라졌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프랑스어를 거의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외교가는 ‘충격(choc)’과 ‘끔찍함(horreur)’에 몸서리쳤다고 다니엘 해넌 EU 의원은 전했다. 고위 외교직에 오른 인물이 프랑스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에서 프랑스어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화가 됐다. ●추락해도 바닥은 있다 영국의 보수 성향의 역사가인 앤드루 로버트는 “프랑스는 이제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인터넷과 항공업계, 컴퓨터 산업, 국제 사업 등에서 영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현실로 미뤄볼 때 수긍이 간다. 중국에서의 영어 열풍도 대단해, 2030년이면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인이 미국인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인도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로서의 위치를 중국에 내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자국어 사랑은 여전히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강하다.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는 유엔 안보리이사회 순번 의장국으로서 계획을 영어로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고 한마디로 거절했다. “나는 영어할 줄 모릅니다. 푸앵(마침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취임 후 프랑스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의 프랑스어 진흥 특별 대사 자격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반 총장이 프랑스어로 얘기하기를 고집했다.”면서 “(이날 대화로)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닻을 올린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2기 집행위원 대부분은 업무 중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국제협력·인도주의 구호 담당 집행위원으로 지명된 불가리아 출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는 영어 실력도 부족하지만 프랑스어를 배우겠다고 선언, 갈채를 받았다. 국제프랑스어사용권기구(OIF)에 따르면 프랑스어는 32개국의 공용어이며 전 세계 2억명이 구사하는 언어다. 영어와 함께 5대륙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언어이기도 하다. 영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언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달 20일 창설 40년을 맞는 OIF는 초창기와 다름없이 왕성한 활동으로 프랑스어권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 주간 르누벨옵세르바퇴르 기자인 마리 엘렌 마르탱은 “프랑스어에 오 르부아르(작별인사)를 말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이라크 전쟁처럼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이 거들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강하게 ‘농(non·안돼)’을 외칠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면서 OIF는 유럽, 아프리카, 일부 아랍권 국가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 영미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그 이상”이라면서 “누구나 자국어로 생각할 권리를 지니듯 프랑스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北, 중국에만 매달리려는 생각 버려라

    북한과 중국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8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함흥에 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찾아가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한 데 이어 어제는 왕 부장의 귀국행 비행기에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이 올라탔다. 리근 북 외무성 북미국장도 동석했다고 한다. 김 부상 일행은 중국에 이어 미국을 찾을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점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듯하다. 6자회담이 북핵 논의의 시종(始終)이라는 점에서 북·중 간 일련의 움직임은 환영할 일로 보인다. 그제 왕 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당사국들의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6자회담에 대해 좀 더 전향적 자세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 짚을 대목이 있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다는 ‘진정성’이다. 이는 북한이 아니라 6자회담의 나머지 참가국들이 물을 사항이며, 북한이 먼저 답해야 할 사항이다. 6자회담 재개가 중요하겠으나, 합의와 파기를 반복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를 풀겠다는 북측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측의 최근 행보는 여전히 국제 사회에 믿음을 주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화폐 개혁 및 식량 부족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동요 등 당면한 내우외환을 타개해 보려는 연명책으로 6자회담 복귀의 몸짓을 보이고 있을 뿐 진정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고자 하는 의지는 그 어디에서도 감지되지 않는다. 이번 북·중 대화 역시 지난해 11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의 방북을 고리로 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나 한국 정부와의 물밑 대화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다시 중국에 손을 내미는 성격을 지닌다고 할 것이다. 일각에서 북의 6자회담 복귀를 조건으로 중국이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중국에 기대어 연명을 도모하는 북한의 이해타산이 동인이라면 6자회담의 향배는 과거처럼 순탄치 않을 것이다. 북으로서는 실익도 없이 국제사회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핵을 버릴 때 평화체제와 국제적 지원을 얻을 수 있음을 북은 제발 깨닫기 바란다.
  • [사설] 남북정상회담 하려면 北도발 더는 말아야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각종 위기 돌파를 원한다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해역 포사격과 같은 무모한 도발을 더는 말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해안 도발이라는 위협적인 방법을 사용한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분명히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어제 영국 BBC와 인터뷰를 통해 “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핵을 언급하면서도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는 언급하지 않아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선택 폭을 넓혀 준 것으로 해석된다. 분명 북한의 도발은 의도와는 달리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심화시켰다.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목적은 달성할지 모르나 남측을 압박하려는 노림수는 먹혀들 수 없다. 북측의 의도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 내고 평화협정을 맺으려는 의도 또한 명백한 착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을 이란보다 앞서 지목하면서 북한은 핵개발 때문에 점증하는 고립과 강력한 제재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핵 추구는 더 강력한 제재를 부를 것이다. 통미봉남(通美封南)도 북한의 꿈일 뿐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핵 포기를 논의하는 6자 회담 참여는 미루며 대화를 하려는 모양새만 취하고 있다. 시간을 끌면서 핵 문제 해결을 늦추는 전략은 지금도 그대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제1874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지원은 최대한 받아내려고 한다. 그러면서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 정부는 자제했다. 하지만 북한의 잘못된 행동은 대가를 치르도록 하라는 여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도 남북정상회담 의지 피력이 도발에 대한 양보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데도 정상회담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의지에 북한이 화답할 차례다. 북한이 선택해야 할 길은 명백하다. 북한도 진성성을 갖고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을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인 올해 남북은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민족과 역사 앞에 책무를 다하는 길이 될 것이다.
  • 北 경협유화책 ‘달러가뭄’ 때문

    지난해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가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으로 인해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무기 수출이 90%나 감소했으며 유럽 기업들도 대북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최근 남북경협과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원인이 달러 부족에 있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웨제만 연구위원은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어 북한의 무기 수출입이 상당히 줄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베트남은 북한에서 소형무기를 합법적으로 수입해 왔는데 유엔의 대북제재 이후 무기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베트남 입장에서는 유엔의 제재까지 어겨가면서 굳이 북한에서 무기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아프리카 국가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무기 수출 규모와 관련, “북한이 무기수출로 한해 벌어 들이는 돈이 약 2억~3억달러에서 많게는 10억달러가 된다.”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 조치로) 밀거래가 계속 차단당하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평양에서 외국기업의 대북투자를 주선하고 있는 조선국제무역법률사무소의 마이클 헤이 대표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봄 이후로 유럽 기업의 대북투자가 크게 줄었다.”며 “유엔 대북제재 1874호가 북한에 진출했거나 투자를 고려하던 유럽기업에 불안감을 주기는 충분했다.”고 했다. 이 같은 외화 부족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경제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유화 공세를 펴고 있지만, 체제 유지와 관련해선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24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근 김태영 국방장관의 북한의 핵 공격시 선제 타격 발언과 관련, “선제 타격론을 우리(북)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단호한 군사적 행동”을 경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정부는 26~27일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는 북한의 제안과 관련, 일단 접촉에는 응하되 접촉 날짜를 2월1일 이후로 하자고 25일 북측에 수정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대통령 “아이티 추가 지원”

    이명박 대통령이 아이티에 추가로 구호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7일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밤 9시30분부터 15분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정부가 우선 100만달러의 긴급 지원을 시작했지만 유엔의 긴급구호 지원활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추가로 구호 지원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초 벌어진 아이티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과거 전쟁의 폐허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가난을 극복한 나라로서 우리가 도움을 줄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감사하다.”면서 “지금은 생존자와 부상자들 인명을 구출하는 것이 제일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한 달 내로 200만명에게 비상식량을 매일 제공하려고 한다.”면서 “현재 물과 식량, 의약품이 엄청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5억 5000만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미국·영국·브라질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많은 원조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강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한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멕시코의 외무부는 “이사회 의장국인 중국과 협의, 아이티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의를 18일 열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아이티의 피해현장을 직접 방문, 전 세계에 아이티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호소한다. 지난 12일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아이티의 사망자는 당초 추산한 최대 10만명에서 20만명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다가 식량, 물, 의약품 부족으로 인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성수 박성국기자 sskim@seoul.co.kr
  • [모닝 브리핑] 캠벨 美 차관보 “6자회담 재개 머지않았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6자회담의 재개와 관련, “머지않았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요미우리신문은 캠벨 차관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북·미 대화 때 (북한의) 제재 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제 해제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북한에) 다음의 조치는 6자회담의 재개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클린턴정부의 미완성 북핵해법 오바마정부에서 어떻게 변하나

    미국 부시 정부 시절의 대북관은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표현 하나로 압축된다. 뒤를 이어 2009년 1월 출범한 오바마 정부는 ‘변화’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이 변화 속에는 북한으로 대표 되는 냉전의 잔재 세력 혹은 테러와 핵 위협을 가진 불량국가들을 향한 새로운 외교·국제협력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코리아연구원총서의 여섯 번째 시리즈로 나온 ‘오바마와 북한’(박건영 지음, 풀빛 펴냄)은 변화를 전면에 내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향방을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 박건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한 한반도 국제정치 분야 전문가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결정자들의 발언과 행위를 주요 자료로 하고 국내외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2년간 추구하게 될 대북정책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박 교수의 주요 판단은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정책을 국방부가 아닌 국무부, 즉 군사력이 아닌 외교 협력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군사 예산 삭감을 천명했다. 아울러 의료보험 등 사회복지정책 실현을 우선 순위로 끌어올렸다. 여기다 경제위기 타파라는 숙제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분석한다. 그렇지만 오바마 정부가 북한 핵 보유를 마냥 묵인할 수는 없다. ‘북한 지도부 교체’나 ‘경제적 제재’, ‘유엔 안보리를 통한 압박’ 등은 현실성이 없거나 효과에 비해 많은 비용과 위험부담이 따른다. 결국 박 교수는 오바마 대북 정책의 답은 ‘네오 페리프로세스(Neo Perry Process)’라고 제시한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호혜 정책을 내놓는 페리프로세스는 클린턴 정부에서 미완성으로 끝난 기획이다. 하지만 군사적 해결도, 핵 묵인도 불가능한 오바마 정부는 이 페리프로세스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발전시킨 대북 포용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게 지은이의 견해다. 1만 8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오바마 독트린과 한반도/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 독트린과 한반도/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오바마 미 대통령의 오슬로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은 ‘오바마 독트린’으로 불릴 만큼 자신의 전쟁과 평화관뿐 아니라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의회 교서, 연설, 해외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제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독트린을 내놓았다. 유명한 먼로 독트린과 트루먼 독트린은 의회에 보내는 교서 형식으로 발표됐다. 닉슨 독트린은 태평양 상의 섬 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오바마 독트린’은 임기 초반 구체적 업적도 없는 사람이 왜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 회의론자들에게 답하는 형식의 해외 연설에서 제시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연설에서 오바마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간디와 킹 목사의 비폭력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리 생애에 전쟁의 필요성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주의적 인식 하에 정당하다고 믿는 목적 실현을 위해 군사력의 사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그가 존경하는 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의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니부어는 선(善)과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때로는 전쟁과 무력이라는 악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국제정치의 비극적 측면을 강조한 기독교 현실주의자였다. 이러한 현실주의적 인식과 함께 오바마는 인권과 사회정의라는 가치의 실현이 세계 평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독트린은 현실주의적 방법을 통해 이상주의적 목적을 추구하겠다는 매우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국익 실현과 가치의 추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천명한 21세기형 독트린이다. 그는 21세기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세 가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북한과 같이 국제법과 핵 비확산 규범을 어기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공조해 제재를 가하고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은 문화와 전통의 차이를 불문하고 보편적 천부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셋째, 그는 정치적 자유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정과 기회의 보장이 세계 평화에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그 실현을 위한 방식에서는 매우 융통성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 규범을 어기고 인권을 유린하는 억압체제에 대해서도 적극적 포용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화혁명 직후 닉슨의 중국 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폴란드 방문, 페레스트로이카 수용을 통한 레이건의 대소련 포용정책 등을 오바마는 고립화와 포용, 압력과 인센티브가 잘 배합된 성공한 정책으로서 중국의 개방, 폴란드와 소련의 변화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도 오바마 독트린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의 완전 폐기라는 원칙 하에 필요할 경우 북한과 적극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슬로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은 미국만의 전쟁이 아니라 4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정의를 위한 국제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의 군사적·경제적 기여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바마 독트린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한·미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정책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 [모닝 브리핑] 美 “北 무기수출 안보리 제재위 보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14일(현지시간) 태국 정부가 북한산 무기를 실은 그루지아 국적 수송기를 억류한 것과 관련,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고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보고 안보리 산하 제재위에 이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이언 켈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압수된 무기의 목적지와 관련, “알지 못한다.”면서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며, 이들 선적된 무기가 정확히 어디로 향했는지도 조사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니탄 와타나야곤 태국 정부 대변인은 15일 “수백만달러어치의 압류된 무기를 전량 폐기할 것”이라며 “유엔에 무기 폐기 비용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kmkim@seoul.co.kr
  • [뉴스&분석] 北무기 압류, 6者재개 새 암초?

    [뉴스&분석] 北무기 압류, 6者재개 새 암초?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가까스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하던 북핵 해결 가도에 ‘암초’가 돌출했다. 북한제 무기를 싣고 평양을 출발한 그루지야 국적의 수송기가 1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돈므엉 공항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착륙한 뒤 태국 당국에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파니탄 와타나야콘 태국 정부 대변인은 “수송기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무기를 발견해 압수했고 수송기와 조종사 등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조종사 등은 당초 원유 시추용 장비를 운반 중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사 과정에서 미사일과 폭약, 대공화기 발사대, 로켓포 등 35t 정도의 중화기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 5명 중 4명은 벨라루스, 1명은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전해졌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태국 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수송기가 당초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을 예정이었다는 것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 신문인 ‘더 네이션’은 수송기 조종사 미카일 페투코의 경찰 진술을 근거로 “수송기가 우크라이나에서 출발, 북한에서 상품들을 싣고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갈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파키스탄을 최종 목적지로 지목하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승무원 5명을 무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하고, 북한 무기 관련 보고서를 45일내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태국 언론들은 태국 당국이 미국의 정보를 받아 수송기를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아피싯 총리도 “외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았으며 정보기관들의 공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1874호 채택 후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무기수출을 차단해 왔다.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다. 1874호는 미사일과 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자를 금수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이란으로 향하던 제3국 선박에서 북한제 무기를 압류했고, 6월 말에는 불법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강남1호가 미 함정의 추적을 받고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북한이 바다 대신 하늘로 경로를 잡았다가 덜미를 잡힌 격이다. 이 수송기는 비행시간 등을 감안하면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의 8~10일 방북 직후 평양을 이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보즈워스에게 “6자회담 재개와 9·19공동성명 준수의 필요성에 관해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뒤로는 유엔 결의를 위반한 셈이 된다. 북·미 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이 대단히 의심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입장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 사건은 6자회담 재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제재와 대화는 별개라는 입장이나, 북한은 한 묶음으로 대처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6자회담은 천신만고 끝에 9·19공동성명을 도출했다. 그러나 그 즈음 북한이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해 위조달러 지폐를 유통시긴 범죄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북한 계좌를 폐쇄조치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을 보이콧한 전례가 있다. carlos@seoul.co.kr
  • [사설] 北 대화 재개하자면서 무기 수출하나

    북한제 무기 35t을 실은 수송기가 태국 당국에 의해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과 일부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를 또다시 위반하는 행위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북·미 대화 재개를 계기로 모처럼 조성되는 듯하던 6자회담 대화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임을 북측은 직시해야 한다.우리는 사건의 시점과 그 방법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문제의 수송기는 12일 재급유를 위해 태국 돈므엉 공항에 착륙했다. 그 전날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6자회담 재개에 공감하는 화답을 보내 왔다. 앞서 8~10일 미국의 메신저로 방북한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표현한 대로 ‘긍정적 대화’가 이뤄진 뒤다. 북한이 앞으로는 대화 운운하면서 뒤로는 무기를 파는 이중성을 또다시 드러낸 셈이다.둘째, 화물기로 무기를 수송하다 적발된 첫 사례다.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 1874호로, 우리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가입으로 무기 밀거래를 감시하는 국제 공조체제를 강화해 왔다. 이후 북한 무기를 실은 호주 선박이 아랍에미리트 당국에 압류되고 이란과 무기 밀거래가 올해 5차례 노출되자 하늘을 통한 밀수출을 시도한 것이다. 북측이 무기 밀수출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북측은 유엔 결의를 계속 무시하는 시도가 번번이 봉쇄될 것이며 국제 고립만 심화될 뿐임을 깨달아야 한다. 북측은 3년 전 1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안 1718호 채택으로 연간 무역적자 10억달러로 어려움을 겪는 등 악몽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이중성에 적절한 강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북측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도록 탄력적인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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