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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작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의 불길이 이웃 나라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옮겨붙었다. 리비아의 42년 독재자 카다피가 용병까지 고용하여 민주화 시위대에 군사력으로 강경 대응하자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주춤하는가 했더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연합군의 군사 개입 이후 재스민 혁명의 불꽃은 북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리아, 쿠웨이트, 예멘, 바레인, 요르단과 중앙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까지 불꽃이 튀었다. 가장 오랜 기간 정권을 잡은 카다피는 끈질기게 정권을 지키기 위하여 대포, 비행기, 미사일까지 동원하여 자국민을 살상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유엔이 군사개입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엔 헌장은 기본적으로 내정불간섭이다. 그런데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및 르완다 내전 시 대규모 집단학살에도 국제사회가 이를 막아 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제기되자, 유엔이 군사적 내정개입의 가능성을 열었다. 2005년 유엔 총회 결의 형식으로 채택된 세계정상회의 결과에 의하면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등으로부터 국가가 자신의 거주민들을 보호할 책임을 방기하거나 실패한 경우 유엔은 헌장 제7장에 근거하여 시의적절하고 단호하게 집단적 강제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 R2P)을 규정하였다.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군사개입은 이러한 유엔의 보호책임 규정에 의한 것이다. 유엔은 2월 26일 유엔 안보리 결의 1970을 통해 해외자산동결, 무기금수조치, 카다피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그럼에도 카다피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3월 17일 유엔 헌장 7장에 근거하여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회원국 무력사용 허가의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 1973을 채택하여 군사적 개입을 결의하였다. 이 결의에 따라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10여개국이 즉시 카다피 군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였다. 보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카다피 정부군의 군사력은 거의 궤멸되었고, 리비아 사태도 이제 끝내기 수순에 들어간 듯하다. 카다피 독재권력의 최측근이었던 무사 쿠사 외무부장관 등 수명이 영국과 국외로 망명하였고, 카다피 아들의 최측근은 영국을 방문하여 출구전략을 둘러싸고 한창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국제관계연구원장이 서울에서 한 말이다. 동아시아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어디인지는 분명하다고. 재스민 혁명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하다. 우선, 북한 주민에게 주는 파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은 불만은 팽배해 있지만 정치·사회적 의식으로 각성되지는 않고 있다.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입을 막는 우민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체제저항에 대한 처벌이 더 없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재스민 혁명의 파고가 워낙 세계사적이고 장기적이기 때문에 북한에 미칠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외부 소식이 전달되고 인식의 각성이 일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스민 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은 북한이라는 인식이 높아질 것이며, 특히 리비아 사태는 북한주민에게는 혼자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재스민 혁명의 영향은 한국에도 강하게 미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독재정권들이 국민의 저항에 스러지는 것을 보면서 재스민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북한 주민이 재스민 혁명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만큼 우리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명백하게 시사해 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면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재스민 혁명의 교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 “北, 작년 유럽서 핵물질 흑연 수입시도”

    북한이 지난해 2월 유럽 소재 기업을 통해 핵 관련 물자인 흑연(黑鉛) 수입을 시도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복수의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플루토늄의 추출을 용이하게 하는 흑연로(黑鉛爐)에 사용되는 흑연의 수입을 지난해 2월 한 유럽 기업에 의뢰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 관련 물자의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무시한 채 핵개발을 지속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셈이다. 북한은 상공단체 명의로 유럽 기업에 “북한 무역회사의 흑연 광산 개발 및 수입에 협력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으나 이 기업은 거부했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의 제안을 받은 기업이 자국 정부에 신고하고, 해당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위원회에 통보함으로써 알려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물자 조달에 관한 정보가 유엔 북한 제재위원회에 통보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의 북한 움직임은 빙산의 일각이며 북한이 각지에서 제재를 피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담당 책임자도 지난달 미 하원 외교위 북한 문제 청문회에서 “최근 위성으로 포착된 징후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는 신호”라면서 “올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韓 “안보리 조치 우선” 中 “6자부터”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및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담에서 위 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핵 포기 선언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적절한 조치 등 사전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또 아무 소득 없이 만나 사진만 찍었던 과거의 경험을 거론하며 “핵 포기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만 확인되면 회담은 언제든 열릴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 대표는 남북대화 진전 분위기를 평가하면서도 “6자회담에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UEP 역시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 UEP의 안보리 논의가 북한을 자극해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해 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英, 리비아 반군 무기지원 검토

    리비아 공습을 이끈 미국·영국 등이 반정부군 무기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간인 보호’라는 군사작전의 명분에 따른 것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끌어내리기 위한 다국적군의 공습이 실패할 때에 대비해 반군을 무장시켜 지상전을 펴게 하겠다는 계산이다. ●교전지속에 민간인 고통 장기화 우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당사국 회의에서 “반군을 무장시키는 것은 유엔 결의안 1973호에 의거한 합법적인 조치”라면서 “국제사회에서 논쟁은 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이 반군 무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반군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특수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국민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합법”이라며 동조했다. 실제로 반군이 다국적군의 공습에 힘입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코앞까지 진격했다가 후퇴하는 교착상태가 이어지면서, 리비아 국민의 고통을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비아 반군도 무기 부족 실태를 호소하며 서방국가의 무기 지원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벨기에와 이탈리아 등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유엔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날 당사국 회의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 학자들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면 리비아에 무기 금수 조치를 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필립 샌즈 영국 런던대(UCL) 국제법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무기 금수는 전쟁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해당한다.”면서 “이는 반군에 무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우간다, 카다피 망명 수용 의사 밝혀 미국과 영국 등이 리비아 사태 해결의 한 방안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망명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의 우간다가 처음으로 카다피가 희망한다면 망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우간다 대통령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카다피가 우간다에서 망명 생활 하기를 희망한다면 그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일각에서는 카다피의 망명을 허용할 경우 망명지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관할권 밖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를 거론해 왔다. 한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군사행동이 무고한 민간인을 해친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의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리비아에 대한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전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중 외교회담 北UEP 이견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양제츠 부장과 만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 및 한반도 문제 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오찬을 포함해 2시간을 넘긴 회동에서 김 장관은 특히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안보리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뒤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또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거론하며 북한 핵시설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한 한·중 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북핵 문제 전반에 걸쳐 긴밀하게 협의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 UEP 문제를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 부장은 어민 송환 등 최근의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남북대화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뒤 전략적 소통과 고위급 교류 강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우리 쪽은 리커창(李克强)·왕치산(王岐山) 부총리의 연내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김 장관은 양 부장과의 회담을 마친 뒤 원자바오 총리를 예방했으며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도 만나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중은 양국 간 외무장관 정기교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양 부장의 방한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인해 미뤄졌다가 지난 2월 성사된 뒤,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 장관은 30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반도 외교지형 변화

    한반도 외교지형 변화

    1년 전 발발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핵실험만큼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한반도 외교가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극명하게 바뀌었다면, 천안함 폭침 전후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돼 남북관계 악화뿐 아니라 관련 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대립이 심화됐다. 특히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한·미·일과 이를 반박하는 북·중·러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천안함 폭침 이후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안보리는 중·러의 반대로 천안함 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또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중 간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에만 의존, 중·러와 거의 등을 돌려 ‘신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한반도 외교의 긴장 상태는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참가국들 간 양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도 검토되고 있어 남북 및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질 대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문제는 결코 미국이나 중국, 북·미 양국 간에만 맡겨 놓을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일 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군사적 압박 외에 정상회담으로 해법 찾아야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대북 제재 5·24 조치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진 못했다고 평가하고, 군사적 압박 외에 정상회담 등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맞춰 전력을 증강해 지속적인 강(强) 대 강(强) 구도를 유지하기보다 정치와 외교적 조치를 통해 한반도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재와 평화적 관리 병행해야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24 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됐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의장 성명에) 북한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되돌아왔다.”면서 “제재는 제재대로 하면서 북한에 대한 평화적 관리도 병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1월 북한의 대화 공세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서 합리성과 실효성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강 대 강의 대결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 뒤 “5·24 조치는 상징적인 측면에서 압박 수단으로 의미는 있었을지라도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수단으로 적절했느냐는 물음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상회담뿐”이라면서 “남북한 모두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자리에서 찬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받는 것도 좋은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 이후 남과 북이 함께 갈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면서 “북한이 대화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양측이 조건을 쉽게 철회하지 않음에 따라 남북 대화의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軍변화계기… 전술·수단 보강해야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응해 서해 전력 증강 등 군이 보여준 모습에 더욱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합동참모본부 정홍용 전략기획본부장은 “전력과 운용 두 가지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우리 군이 (천안함 사건 발생) 이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분명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우리 군의 장비가 개선되어도 새로운 도발 방식은 (북한이) 계속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에 전술과 수단을 보강하는 것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기습을 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도 “북한의 도발 의지를 소멸시키기 위한 군의 결연한 의지가 잘 전달되었다.”면서도 “307계획을 발표하고 위기 관리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이 그 변화를 느끼게 하기 위해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차분히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비역 중장 출신의 김희상 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도 “군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 좀 더 깊은 사고를 통한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위기 관리”라면서 “(무조건적인 전력 증강은) 서해를 중심으로 성장과 발전을 지향하던 국가 정책과도 배치된 것으로 군이 좀 더 큰 그림으로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이석·윤설영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1년간 몇 차례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조짐도 보였지만, 남과 북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 최근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재개할 계획을 밝혀 민간 차원에서부터 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시점이 공교롭게도 천안함 1주기와 비슷하게 겹친다. 남북관계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1년 전 발발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핵실험만큼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한반도 외교가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극명하게 바뀌었다면, 천안함 폭침 전후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돼 남북관계 악화뿐 아니라 관련 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대립이 심화됐다. 특히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한·미·일과 이를 반박하는 북·중·러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천안함 폭침 이후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안보리는 중·러의 반대로 천안함 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또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중 간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에만 의존, 중·러와 거의 등을 돌려 ‘신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한반도 외교의 긴장 상태는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참가국들 간 양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도 검토되고 있어 남북 및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질 대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문제는 결코 미국이나 중국, 북·미 양국 간에만 맡겨 놓을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일 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5·24 대북조치를 발표해 남북 간의 모든 교류를 중단시켰다. 대북 교역·경협 전면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개성공단·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방북 금지, 북한 주민 접촉 제한 등이 주요 내용이다. 5·24 조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제재 조치가 북한에 교훈을 준 것도 아니고 북한을 변화시키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증거 가운데 하나가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이다. 지난해 10월 남북이 이산 가족 상봉 개최에 합의하면서 모처럼 남북관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쌀 5000t과 시멘트 1만t을 비롯해 생필품과 의약품 등 수해 지원 물자 전달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북적십자회담을 이틀 앞둔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켰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재 조치가 실효성도 없었고 북을 아프게 하지도 못했다. 이래저래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을 거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자세도 바뀌었다. 올 들어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전면적인 대화 공세로 바뀌었지만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대화 제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월 열린 군사실무회담이 고위급군사회담(본회담)으로 발전하지 못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의 강경한 원칙이 크게 작용했다. 북측은 고위급 군사회담(본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놓고 대화하자고 한 반면, 우리 측은 실무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한반도 정세 악화는 남북한의 상호 불신과 맞대응 강경 정책에서 기인한다.”면서 “남한은 북한을 굴복, 붕괴시키기 위해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고, 북한은 체제 생존을 위해 대남 맞대응 전략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남북관계도 마냥 문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여기에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면 남북 대화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대화 조건으로 내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근본적 태도 변화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한 본격적인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연한 전략으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교수는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대응 방식을 실무적 차원에서 다루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하반기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남북관계의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다국적軍 4차 공습… 美 “방공망 와해”

    다국적軍 4차 공습… 美 “방공망 와해”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22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등지에 4차 공습을 가했다. 리비아 정부군은 대공포를 쏘며 격렬하게 맞섰다.터키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23일부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리폴리에서 밤 8시쯤 두 차례 폭발음이 난 뒤 10여분간 대공포탄이 밤하늘을 가득 채웠다.  카다피군은 동부 반군 거점인 벵가지로 가는 관문인 아즈다비야에 진지를 구축하고 반군을 막아내는 한편 서부 미스라타 장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스라타를 수주째 포위 중인 카다피군은 탱크와 저격수 등을 시내에 배치한 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리비아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군사작전은 앞으로 며칠이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를 내쫓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이 군사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야야 한다.”면서 “이미 강력한 국제적 제재를 가했으며 카다피의 자산을 동결했고, 앞으로도 카다피를 압박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군을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리비아 상공을 제압한 상황에서 반군도 그들의 전열을 재조직하고 리비아 국민의 열망을 어떻게 표현하며, 합법적인 정부를 창출하느냐를 협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국적군은 21일 트리폴리 외곽 해군기지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 등을 폭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 공군 소속 F15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1대가 리비아 북동부 상공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군이 조종사 2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발포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채널4 방송에 따르면 반정부군을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은 전투기 추락을 목격하고 현장에 달려가 조종사를 찾아내 마실 것과 음식을 주며 보살펴 줬지만 정작 이들을 적으로 오인한 미군 오스프리 헬기가 공격했다는 것이다.  한편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가 23일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개혁주의자인 마흐무드 지브릴을 총리로 선임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나토는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리비아에 대한 나토의 공습작전에 부정적인 터키는 함정 5척과 잠수함 1척을 파견하기로 합의, 해상 봉쇄에는 참여했다. 또 쿠웨이트와 요르단이 병참 지원을 약속,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아랍권 국가는 카타르 등 세 나라로 늘어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카다피 6男 카미스 사망 보도 잇따라

    계속되는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카다피 정부군의 피해도 크다.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 카미스(33)의 신변 이상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반(反)카다피 매체인 알마나라는 “카미스가 리비아 공군 조종사의 자살 전투기 공격으로 일주일 전에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아랍권 언론 매체인 아라비안 비즈니스 뉴스는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알 아지지야 요새가 폭격당했을 때 카미스가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황은 다르지만 사망했다는 내용은 같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는 이 같은 사망설을 부인하고 있다. 카미스는 카다피군 가운데서도 가장 정예 부대로 꼽히는 민병대 제32여단, 일명 카미스 여단을 이끌며 이번 리비아 사태에서 반정부 세력을 진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일부 외신에서는 그를 1983년생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 1970호에 따르면 1978년으로 돼 있다. 트리폴리 군사학교에서 군사학으로 학위를 받았으며 러시아 프룬제 군사학교에서도 공부했다. 위키리크스는 그에 대해 “카다피 정권을 수호하는 카미스 여단을 이끄는 사령관이자 ‘카다피 정권의 수호자’로 불리며 리비아 군 안에서는 존경받는 사령관”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그는 다른 형제와의 후계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꾸준히 영향력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비아 국영TV는 “트리폴리 내 여러 곳이 ‘십자군’의 새로운 공습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공격이 리비아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정부, 안보리 결의 지지

    정부가 지난 17일 리비아 내 민간인 보호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3호가 채택된 지 5일 만에 논평을 내놨다. 정부가 그동안 안보리 결의에 비교적 신속히 반응해 온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외교통상부는 22일 조병제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우리 정부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내 민간인 보호를 위한 결의 1973호를 채택한 것을 지지하며, 유엔 회원국으로서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입장 표명 여부와 수위, 문구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해 논란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와 현지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적 책임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다가 최종 입장을 내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2선 후퇴”·나토 ‘자중지란’ 英·佛 주도 전쟁 되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리비아 공습에서 미국은 제한적인 역할만 할 것이며 작전지휘권도 이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미국이 뒤로 물러날 경우 지휘권을 넘겨받는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리비아 공습 작전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미국은 뒤에서 보조해주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현재로선 나토가 작전을 지휘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금융위기 이후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는 데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 여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리비아 공습작전은 통일된 중앙지휘부 없이 각국 지휘부가 그때그때 협의해 수행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일 첫 공습 작전명도 ‘오디세이 새벽’(미국), ‘엘라미’(영국), ‘아르마탕’(프랑스), ‘모바일’(캐나다) 등 나라마다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바람과는 달리 나토가 지휘권을 넘겨받을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나토는 주저하는 햄릿? 나토는 지난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상주대표부 대사급 회의를 열어 리비아 공습 지휘권 인수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회원국 간 합의는 요원하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나토가 비행금지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려면 28개 회원국 전원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입장 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관영 도이체벨레는 21일 분석기사에서 리비아 작전을 놓고 주저하는 나토의 고민을 희곡 ‘햄릿’에 등장하는 대사인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에 빗대 표현했다. 나토 전문가인 영국왕립국방연구소 리사 에런슨 연구원은 “나는 오히려 나토 회의에서 대사들이 결론을 끌어냈더라면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나토 회원국들이 “명확한 목표도 없이 불분명한 갈등에 개입하기 위해 나토 영역을 벗어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도 아니고 나토도 아니라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영국과 프랑스가 각자 작전 지휘와 병참 제공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작전을 주도하는 방안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방보안의제(SDA) 자일스 메릿 국장은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영국과 프랑스 정부로서는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는 것이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영·불 주도의 공습을 대단히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합동군사작전을 명시한 안보조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모두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군사개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영국은 카다피를 대상으로 한 인도적 개입을 주창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리비아 반정부군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리비아 제재에 앞장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 하원에서 열린 공개 토론에서도 “군사작전은 필요하고 합법적이고 올바른 것”이라면서 “작전을 벌이지 않았다면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상군 투입할까 카다피군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는 상황에서 공습만으로는 의도한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면서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유엔 안보리 결의만으로 가능한지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카다피가 적법한 목표물일 수 있다고 말한 반면 데이비드 리처드 참모총장은 “카다피 제거는 절대 작전 목표가 아니다. 그 문제는 유엔 결의가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작전목표를 둘러싼 입장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상군 투입이 자칫 이라크나 아프간처럼 수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군 세력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무기와 물자 등을 제공하는 측면지원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공수특전단(SAS) 소속 정예요원들이 이미 리비아 현지에서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회한’ 카다피 對서방 3대 전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벼랑 끝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국적군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자신의 권력과 정치적 수명을 어떻게든 연장하겠다는 계산이다. 카다피는 42년 동안 권좌를 지켜온 노회한 독재자로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은 변수가 되지 않는다. 자신과 일가·측근의 안위에 대한 고려, ‘제2의 사담 후세인’이 될 수 없다는 집착이 카다피에겐 최우선 순위다. 이를 위해 카다피는 서방을 상대로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하면서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지상군 파견은 사실상 제외했다. 지금으로선 다국적군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공습밖에 없다. 대공 방어망은 막대한 피해를 입겠지만 주력이 도시에 흩어져 시가전으로 나서면 대응하기가 마땅치 않다. 헬리콥터나 저고도 공습에 나설 경우 리비아 정부군의 대공화기에 역습을 당해 다국적군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공습은 민간인 피해 가능성도 높인다. 서방의 1차 공습 직후 리비아 국영TV가 즉각 제기한 문제도 “민간인 희생”이었다. 이는 리비아인에게 외세침략에 맞서 싸우자는 선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카다피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강대국들이 언제까지나 공습작전을 계속할 수는 없으며 그들이 석유 수입이라는 국제정치적 이해관계에 목매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 다국적군을 주도하는 3개국 모두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과 실업률 상승, 재정지출 삭감 등으로 국내정치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정권이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고 정국 전환을 꾀하려고 강경책을 주도한다는 언론분석이 나온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리비아 공습이 위헌이라는 이유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인 민주당에서 쏟아나올 정도다. 가뜩이나 지갑은 얇아지고 빚에 허덕이는 마당에 막대한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19일 112발을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은 단가가 130만 달러(약 14억 6000만원)나 된다. 하룻밤 동안 쓴 미사일값만 1억 4560만 달러(약 1639억원)다. 카다피군은 20일 밤 정전을 선언했다. 지난 18일에도 카다피군은 정전을 발표했지만 이튿날 약속을 깨고 반군 거점인 벵가지를 공격했다. 이번에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가뜩이나 리비아 해법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시간을 벌 수만 있으면 카다피로서는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수도 트리폴리 인근 지하 핵벙커에 숨어 버텨 내기만 하면 시간은 자기 편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프랑스가 지상군을 투입해 자신을 몰아내려면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중국·러시아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다국적군 공습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20일 비행금지구역 이행계획을 논의했지만 터키와 독일 등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한 것도 다국적군으로선 부담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반정부 진영의 약점…구심점 없고 전투력 한계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의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바로 벵가지를 거점으로 한 반정부 진영이다. 영국 등이 앞장서서 카다피 정권 교체를 목표로 트리폴리 등 카다피 거점 지역을 공격하고 있으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지상군 공격이 원천적으로 배제된 상태다. 따라서 다국적군의 공격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반군의 가장 큰 약점은 ‘지도력의 부재’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낙인 찍힐 정도로 카다피 철권통치가 42년간 이어진 탓에 공고히 자리잡은 야당이나 시민사회, 국가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또 서로 비우호적인 140여개 부족 간 정치·경제적 갈등이 커질 경우 리비아 내전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군에 비해 미약한 반군의 전투력도 한계점으로 거론된다. 카다피 정부군이 동부에서 반격을 시작했을 때도 반군의 대부분은 군사교육도 변변히 받지 못한 헤진 군복 차림의 어린 자원병들이었다. 현재 반군은 자원한 몇몇 장교들의 지원을 받고 있긴 하나 훈련된 정부군의 대규모 이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반군 핵심기구인 국가위원회의 중심 인물들에게 관심이 모아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전했다. 국가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리비아 반정부 시위 격화 이후 권력의 진공상태를 메우기 위해 조직된 임시정부다. 무스타파 모하메드 압델 잘릴 국가위원장과 국가위원회 비상위원장인 마무드 지브릴, 전 인도대사 알 아지즈 알에사위 등이 눈여겨볼 얼굴들. 법무장관 출신인 잘릴 국가위원장은 지난달 시위 격화 이후 정부 각료로는 처음 사임했을 만큼 깨끗함과 투명함으로 대변된다. 지브릴과 알에사위는 국가위원회 메시지를 외부세계에 알리며 서방 외교관들과 계속 접촉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다국적軍 리비아 공습… 카다피 “결사항전”

    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는 서방 연합군이 19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군을 겨냥, 리비아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오디세이 새벽’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반정부 시민군에 대한 카다피군의 무차별 공격을 막기 위해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연합군의 첫 군사작전에는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여했다. 프랑스 공군의 라팔·미라주 전투기들은 이날 처음으로 리비아 영공에 진입해 오후 6시 45분쯤 반군의 거점인 벵가지 상공에서 리비아 군의 탱크와 군용차량을 공격했다. 프랑스군의 공격에 이어 미국과 영국은 지중해에 배치된 해군 함정에서 리비아 방공망 시설들을 제압하기 위해 110여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윌리엄 고트니 미 해군 중장은 “리비아내 20곳을 목표로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서방의 다국적군 관계자들은 크루즈 공격으로 트리폴리 인근 해안의 방공망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적군은 20일 오전 트리폴리 공습도 감행했다. 목격자들은 일부 포탄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인 바브 알아자지야 근처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영TV는 이날 서방 연합군의 공격으로 적어도 48명이 숨지고, 15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다국적군의 최초 공격 이후 이탈리아와 지중해 연안에는 비행금지구역 이행에 참여하려는 서방 연합군 전력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에 맞서 리비아 정부군은 대공화기로 서방의 전투기에 응사하는가 하면, 카다피 지지자들은 공습 가능성이 있는 군사 시설물 등에 ‘인간방패’를 구축하며 결사항전에 나섰다. 카다피는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전화연설에서 다국적군의 군사행동을 ‘십자군 전쟁’이자 ‘식민지 침탈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결사 항전의 뜻과 함께 이슬람 국가들의 결집을 촉구했다. 영국측은 20일에도 리비아의 방공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해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다다. 존 로리머 영국군 소장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영국이 두 번째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중해에 있는 트라팔가급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고 밝혔다. 로리머 소장은 “영국과 다국적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973호 결의안을 지지하는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트리폴리 관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고 리비아 국영TV가 보도했다. 미사일 1발이 카다피의 트리폴리 관저를 거의 완전히 파괴했으며, 이 관저와 함께 카다피가 사용하는 밥 알-아지지아 요새에서도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편 안보리의 비행금지구역 선포 표결 때 기권했던 러시아와 중국은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해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원자재값 요동’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파장

    ‘원자재값 요동’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파장

    ‘오디세이의 새벽’(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 작전명)이 열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일본 지진으로 다소 안정세였던 원자재 가격은 유엔 안보리에서 리비아 군사 개입으로 입장을 선회한 16일부터 유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잔인한 4월’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남유럽 재정위기에 일본의 복구자금 회수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 등 ‘4대 글로벌 악재’가 겹쳐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일본 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10일부터 16일까지 4.6% 내렸던 서부텍사스유(WTI)의 선물가격은 16일부터 18일까지 3.2%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등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10일에서 16일까지 9.7% 내렸지만 16일부터 18일까지 10.9% 올랐다. 밀은 10.6% 하락한 후 9.2% 올랐고 금도 1.2% 하락세에서 1.4% 상승세로 전환했다. 천연가스는 일본 원전의 대체에너지로 각광받으면서 2.8%가 오른 이후 16일부터 5.8%가 오르면서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일본 원전 사태로 일본의 원자재 수요가 떨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였지만 중동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유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른다는 분석이다. 고유가는 다국적군이 리비아 공습에 성공해도 단시일내 진정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이미 피치와 S&P가 바레인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JP모건은 “외국인 기술자의 원유 생산현장 복귀 거부 및 유엔의 제재조치 등을 감안할 때 원유생산이 빨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설립한 금융컨설팅 업체 RGE(Roubini Global Economics)는 4월 유가 추가 상승을 예견했다. 게다가 4월에는 포르투갈에 50억 달러의 국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미 피치와 무디스가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일본 지진 역시 다음 달이면 복구 비용을 본격적으로 회수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일본의 총 해외투자 규모는 43조엔(약 596조원)이고, 이중 채권투자는 38조 8000억엔(약 537조 9500억원·90.2%)에 이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유가, 남유럽 재정위기, 일본 지진 등 4대 악재가 4월에 겹치면서 국제적인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다음 달 14,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중동 및 일본 대지진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고에 따른 주요 7개국(G7)의 공동환율 개입도 구두 개입으로 단기적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전 사태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너무 많은 리스크들이 서로 치고받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에측할 수는 없지만, 4월에 각종 악재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중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유가로, 리비아 공습 이후 원유 생산시설 복구까지의 시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과감해진 潘총장

    과감해진 潘총장

    유엔이 결국 합의를 통해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에 나섬에 따라 반기문(얼굴) 유엔 사무총장의 입지도 강해졌다. 반 총장은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아주 강력하게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해 왔기 때문이다. 평소 온건한 편인 반 총장답지 않게 과감한 자세를 취했다는 평가까지 있었는데,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는 점에서 사무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제대로 환기시킨 셈이다.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관련 주요국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 기자들을 만난 반 총장은 이 같은 성과에 매우 고무된 듯했다. 그는 “이번 유엔의 결정은 국제사회가 국민보호 의지가 없는 정권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카다피는 자기 군대로 국민을 공격했기에 물러나야 한다고 많은 지도자들이 얘기했다.”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안보리가 모여 추가 대응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유엔의 최종 목표가 카다피 축출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반 총장이 소극적이라고 비판해 온 대내외 여론도 돌아섰다. 반 총장이 중국, 미얀마 등 인권 탄압 국가들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해 온 인권단체 휴먼라이츠는 “반 총장이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한 유엔 관계자는 “중동 사태를 거치면서 반 총장의 입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사무총장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민주’정부 수립-사실상 지방정부-분단국가 전락

    ‘민주’정부 수립-사실상 지방정부-분단국가 전락

    미국·영국·프랑스 등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들이 리비아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전개한 목적은 사실상 ‘카다피 제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20일(현지시간) 지적했듯이 “겉으로는 인도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정한 목적은 정권교체”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다피 이후’ 리비아는 어디로 가게 될까. 선례에 비춰보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키프로스 모델 중 하나가 종착지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라크 시나리오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카다피의 휴전 제의가 다국적군의 공습 위협을 막지는 못했지만 카다피가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미국 등이 1992년부터 이라크에 2개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지만 사담 후세인이 10년 넘게 살아남았던 경우처럼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세계 원유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상군 투입… 카다피 정권 무너뜨려 카다피군의 전력이 반군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 없는 카다피 축출은 요원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정보분석 전문업체인 스트래트포(STRATFOR) 관계자는 “시가전이 벌어지면 (다국적군이) 4500m 상공에서 공군력을 사용하긴 어렵다.”면서 지상군 없는 군사 개입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면적 내전이 현실화된다면 카다피 축출은 고사하고 ‘민간인 보호’라는 명분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2003년 이라크 침공 때처럼 지상군을 투입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 정부를 수립하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후세인처럼 카다피도 공개재판을 통해 전범으로 처형한다면 정치군사적 승리도 과시할 수 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다시 얻어야 한다. 지난 17일 유엔 결의안 1973호는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명시했지만 어떠한 형태든 정권교체나 외국군 주둔에 대해서는 명백히 규정하지 않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지상군 투입에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 ●수도 뺀 대부분 지역 통치권 장악못해 만약 서방세계가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끌어낸 뒤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해 새 정부를 수립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제는 리비아 국내정치가 140개가 넘는 부족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카다피 1인독재가 42년이나 계속됐기 때문에 야당은 고사하고 변변한 시민사회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족간 이해관계로 인한 분열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후견하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수도 카불을 뺀 대부분 지역에서 통치권을 장악하지 못해 ‘카불 시장’이란 비아냥을 받는 것처럼 서방이 후원하는 리비아 중앙정부도 ‘트리폴리 지방정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카다피의 서부-반군의 동부로 나뉠수도 지상군 투입도 여의치 않고 점령 이후도 불안하다는 이유에서 카다피가 통치하는 서부와 반군이 통치하는 동부로 리비아가 분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중해에 위치한 키프로스는 유엔이 승인한 남키프로스 정부와 승인을 받지 못한 북키프로스 정부로 수십년째 분열돼 있으며 유엔평화유지군이 군사분계선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인디펜던트도 “카다피가 정말로 완강히 버틴다면 트리폴리의 카다피 체제와 동부의 자유 리비아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석유가 동부지역에 있고 카다피는 국제사회의 구제불능 골칫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전은 속임수”… 佛·英 리비아 영공 봉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7일(현지시간)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군사 대응을 승인함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리비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럽 39개국 항공관제를 조율하는 유로컨트롤은 18일 리비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유럽연합(EU),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자 그동안 리비아 정부에 대한 무력 개입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는 이날 “몇 시간 내에 군사 작전이 개시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무력 개입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도 리비아 인근 상공에 정찰기와 공중급유기를 급파, 군사 개입 태세를 갖췄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카다피군이 공습을 하지 못하도록 수 시간 내에 전투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도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 군사 행동에 참여키로 했다.  미국도 실질적인 군사작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미 정부 관리들은 군사행동이 20일 또는 21일쯤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랍 국가들 중에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나토는 비행금지구역을 단속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세부 방안을 놓고는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권한 뒤 군사 개입 불참을 선언한 독일과 무력 개입에 반대하는 터키 등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즉각적인 정전과 모든 군사 작전을 중단키로 했다.”며 정전을 선언했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벵가지를 금명간 재탈환하려던 계획을 일단 보류하고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군측은 “정전선언은 속임수”라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반군 측은 “정부군이 여전히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난항을 거듭하던 안보리는 저녁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이 포함된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이 찬성했고 반대는 없었다. 중국과 러시아, 독일, 브라질, 인도 등 5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리비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상공에서의 모든 비행을 금지한다.”면서 “회원국들이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민간인과 민간인 밀집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천명했다. 단, 외국군의 리비아 영토 점령은 배제해 지상군 파견은 사실상 제외했다.  비행금지구역은 하늘에 설정되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로, 결의안은 인도적 목적의 비행과 유엔 및 아랍연맹이 인가한 비행을 제외한 어떤 항공기도 이 구역에 들어설 수 없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내전을 피해 리비아를 탈출한 사람의 수가 3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카다피軍 벵가지 진격… 사상자 속출

    시위대 장악 지역을 잇따라 재탈환하고 있는 리비아 정부가 17일 (현지시간) 반군의 거점도시인 벵가지를 향해 진격하며 최후의 일전에 돌입했다. 반군은 카다피군의 벵가지 진격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 사상자가 속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새로운 결의안 표결을 직전에 두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AP통신 등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총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이날 오후 벵가지의 베니아 공항을 폭격했다는 목격자들의 전언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벵가지에 있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구급차들이 아즈다비야와 벵가지를 오가며 부상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카다피군이 벵가지 외곽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으나 반군 측은 이를 부인했다. 반군 측은 “카다피 부대가 공습을 시도했으나 우리 대공방어부대가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카다피군의 벵가지 진격 여부를 놓고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카다피군은 오는 20일부터 반군에 항복 기회를 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리비아 관영 뉴스통신 자나가 보도했다. 정부군은 “20일 자정부터 무장 테러단체(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무기를 내려놓고 사면을 받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강온 전략을 구사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이날 오전 리비아에 대한 새로운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초안을 회람했다. 이 제재안은 리비아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군사적 개입 허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무력 개입을 반대해 온 러시아와 중국은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비탈리 추르긴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앞서 정전을 제안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먼저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는 비행금지구역은 물론 그 이상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무력 개입 필요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 역시 유엔의 승인 없이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유엔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목요일 오전까지 논의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그동안 어렵게 해 온 작업이 끝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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