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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엔 비행금지·공습… 시리아엔 軍개입 유보

    리비아 사태와 달리 곧 끝날 것처럼 보였던 시리아 사태가 점점 리비아를 닮아가고 있다. 새달이면 시위 1주년을 맞는데도 여전히 대규모 민간인 살상이 계속되고 있고, 폭력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마저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제2의 리비아’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의 진의도 아직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국 대사 소환 ‘엑소더스’ 재현 미국과 튀니지가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6일(현지시간) 영국과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걸프협력이사회(GCC)도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줄줄이 소환하기로 했다. 리비아 사태 초기 각국 대사관의 ‘엑소더스’가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러시아의 벽에 부딪히자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친구들’이라는 국제공조 체제를 통해 야권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리비아전 당시 조직된 ‘접촉그룹’을 연상시킨다. 차이점이라면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이다. 지난해 3월 19일 미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은 유엔 안보리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안을 채택한 지 이틀 만에 리비아 주요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리비아 접촉그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함께 군사작전을 조율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동 등의 주요국은 시리아에 대한 외국군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5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외부 군사개입 없이 해결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카타르, 중동군 파견 제안 그렇다고 군사개입 논의가 100% 빠진 건 아니다. 지난달 중순 카타르 국왕은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 살상을 멈추기 위해 중동군 파견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도 남·북 국경지대에 정부군이 민간인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피난처를 만들거나 피난 도시를 따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외국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 안이 현실화되려면 리비아전 때처럼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외국군의 직접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시리아 주재 대사관 폐쇄·외교관 철수

    美, 시리아 주재 대사관 폐쇄·외교관 철수

    시리아 정권을 규탄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무산되자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더이상 안보리에 기대지 않고 국제 연대를 따로 꾸려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은 또 시리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직접적인 조치를 시작했다. ●걸프이사회 6개국 11일 시리아사태 논의 요르단 등 아랍 각국에서도 결의안이 무산된 데 책임을 물어 “러시아·중국 상품을 불매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물밑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퇴진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알아사드 정권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가 무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유엔 밖에서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결의안을 지지한 13개 안보리 이사국이 ‘새로운 민주 시리아’로 정권이 이전되도록 정치적 개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내의 비협조적인 국가와 협력을 포기하고 알아사드 대통령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연맹체를 만들어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직접적인 외교 행동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근무 외교관들을 철수시켰다고 CNN이 6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NBC방송 프로그램인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를) 리비아 때와는 달리 외부의 군사개입 없이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도 안보리에서 시리아 결의안이 무산된 뒤 ‘국제 연락그룹’ 결성을 제안했다. 중동·아랍권에서도 반중·반러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요르단에서는 무슬림 형제단 지도자인 함만 사이드가 “러·중 양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거부함으로써 시리아인 학살에 가세하고 있다.”면서 “시리아 국민을 지원하려면 무슬림과 아랍인 모두 중국과 러시아제 상품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 외무장관들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만나 시리아 사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의 비난을 반박하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6일 모스크바에서 바레인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안보리 표결 결과에 대한 서방의 목소리는 무례하게 들리며 어떤 부분에서는 히스테리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군 유혈진압 가속… 최소 44명 사망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국익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7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반정부 세력과 대화에 나서라고 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국제사회가 이해관계에 파묻혀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6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을 계속 유혈진압해 민간인이 최소 44명이나 숨졌다고 CNN이 전했다. ‘대니’라고 밝힌 한 시리아 반정부단체 활동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은) 시민 모두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며 험악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中·러, 아사드 정권에 살인면허 줬다”

    유엔 결의안, 대통령 망명설 등으로 실마리를 찾는 듯했던 시리아 사태가 다시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결의안 표결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폭력을 막고 정권을 교체하려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표결이 무산되자 시리아 야권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시리아 야권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5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살인 면허를 준 것”이라며 비난했다. SNC는 러시아와 중국에 거부권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국제사회가 정치·경제적 원조를 통해 시리아의 혁명을 지원할 ‘국제연합’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시리아 야권 지원에 공조할 국가들의 공식 그룹, 가칭 ‘민주 시리아의 친구들’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엔의 틀을 벗어난 국제사회의 해법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불가리아를 방문 중인 클린턴 장관은 “국제사회는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위해 권력 이양을 홍보하고 유혈 사태를 중단할 임무가 있다.”면서 “시리아의 친구들도 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서로 단결하고 결집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중동, 유럽국들이 해법 도출을 위한 연락그룹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리비아 사태 당시 국제사회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정권 축출에 공동 대응한 ‘리비아 접촉그룹’과 유사한 것으로, 당시 리비아 접촉그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군사 개입과 함께 협력했다는 차이가 있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의 리아드 알 아사드 사령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면서 총공세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반면 정부 지지자 수백명은 수도 다마스쿠스 광장에 모여 러시아와 중국 국기를 흔들며 결의안 봉쇄를 환영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러시아와 중국의 결정은 이번 결의안을 주도한 서방국뿐 아니라 이웃 나라인 중동국가까지 분노로 몰아넣었다. 4일 아랍연맹(AL)이 시리아와의 외교 단절을 촉구한 가운데 가장 먼저 시리아 대사 추방을 천명한 튀니지의 함마디 지발리 총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시스템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AL 외무장관들은 오는 1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동을 갖고 안보리 표결 이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총회뿐 아니라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시리아 국민들을 버리고 독재자를 비호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표결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표결 전날인 3일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인 홈스에서 정부군의 폭격으로 260명이 죽는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결의안에 균형적인 시각이 부족하고 정권 교체라는 편향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통과를 무산시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해외 거주 시리아인들은 영국, 독일, 호주, 터키 등 세계 각국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을 급습해 사무실 기물을 파손, 방화하고 정부의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러, 시리아의 봄을 막다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시리아 해법이 좌절되자 미국과 프랑스 등이 5일(현지시간) 시리아 야권을 지원할 별개의 국제적인 공조 체제 출범을 검토하면서 시리아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안보리 결의안을 주도했던 서방뿐 아니라 중동국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불가리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시리아 야권을 지원할 국제그룹, 일명 ‘민주 시리아의 친구들’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리비아 사태 당시 도입한 ‘리비아 접촉그룹’과 비슷한 국제사회 공조 체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미국 관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친구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제재를 강화하고 시리아 야권세력을 나라 안팎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4일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시위대 유혈 진압 중단과 평화적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13개 이사국이 찬성했지만 거부권을 지닌 5개 상임이사국 중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다. 아랍연맹(AL) 자문기구인 아랍의회는 22개 회원국에 “시리아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각국은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고 아사드 정권과의 외교 관계 및 경제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결이 부결된 직후 튀니지는 가장 먼저 자국 주재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기로 했다. 표결 하루 전 시위 거점 도시 홈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 및 무기 금수 삭제로 대폭 완화된 결의안 수정안도 안보리 부결을 막지 못했다. 3일 시리아 정부군이 홈스 주거단지를 폭격하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 260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엔, 시리아 알아사드 퇴진 결의안 추진

    시리아 반정부군이 수도인 다마스쿠스의 문턱까지 진격하면서 10개월을 끌어온 시리아 사태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반군의 분투에 놀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부인이 해외 탈출을 시도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3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對)시리아 결의안 채택을 밀어붙일 계획이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시리아 정부군은 30일(현지시간) 반군이 점령한 사크바 등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탱크와 장갑차로 공격해 최소 29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반군 세력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요새 격인 수도에서 차로 불과 15분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었다. 이날 홈즈, 다라 등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 55명을 포함, 100여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자 반군은 31일을 ‘애도와 분노의 날’로 정해 희생자들을 추모하자고 촉구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부인 아스마 알아사드가 다마스쿠스 공항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려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집트 일간지 알마스리 알욤은 시리아 야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스마가 자신의 아이들과 어머니 등과 함께 관용 차량으로 공항으로 향하던 중 탈영병에게 발각됐다고 전했다. 아스마는 경호부대의 호위 속에 대통령궁으로 복귀했다. 국제사회도 바빠졌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31일 시작되는 유엔 안보리의 대(對)시리아 결의안 논의에 앞서 알아사드 정권을 규탄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모로코가 제출한 이 결의안에는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탄압을 중단하고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외국의 군사 개입은 배제했다고 AP가 결의안 초안을 입수, 보도했다. 15일 내 아사드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안보리는 경제적 제재 등 다른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어 채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겐나디 가틸로프 외무부 차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결의안은 내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대통령에게 사퇴하라고 설득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모두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별도로 안보리에 제출했다. 정부와 반정부 대표를 모스크바로 불러 비공식 대화를 하도록 중재하겠다고도 했다.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했지만 반체제 인사들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거절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시론] 아덴만 여명작전 1주년 회고와 과제/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아덴만 여명작전 1주년 회고와 과제/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침울해 있던 국민에게 짜릿한 승리감을 안겨준 청해 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이 성공을 거둔 지 1년이 되었다. 2011년 1월 15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을 구출하고자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은 1월 21일 새벽 ‘여명작전’을 개시해 해적들을 사살 또는 생포하고 18명의 선원을 성공적으로 구출했다. 이후 대한민국 법원은 생포된 해적 5명에게 12년에서 무기징역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했고, 구출 당시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이 12월 22일 완치되어 퇴원함으로써 여명작전은 종료되었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 퇴치를 위해 마련된 유엔 안보리결의안 1816호에 따라 2009년 3월 창설되었고,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을 모체로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및 특수전 요원을 포함한 300여명 병력으로 구성되었으며,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견됐다. 현재는 청해부대 9진 대조영함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파병 이래 2011년 8월까지 한국 선박 261척을 포함해 총 3200여척의 국내·외 선박을 안전하게 호송하였고, 15차례에 걸쳐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했다. 이 중 여명작전은 인질구축작전의 전설인 1976년 ‘엔테베작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3명의 인질이 사망하고 102명의 인질을 구출한 이스라엘군의 엔테베작전에 못지않은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여명작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신속하고도 전격적인 작전, 실전 같은 훈련, 첨단장비 보유, 긴밀한 국제공조체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계속되는 우리 선박의 해적 피랍 사건의 고리를 끊기 위한 정부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결정과 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정보지원은 작전을 빈틈없이 전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또한, 청해부대의 성공적인 인질구출작전은 우리 군의 완벽한 준비태세와 우수한 작전수행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에도 온 힘을 기울이듯이, 한국군도 해적을 상대함에 있어 전력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전이었다. 이는 북한과의 싸움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임을 증명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안보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일거에 없애 주었으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대응태세를 직접 보여준 작전으로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테러와는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수용하는 국가로 인식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우리 군의 준비태세와 작전수행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역시 고강도의 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20만명에 달하는 북한 특수부대와 비교하면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 특수부대원들의 고강도 훈련이 요구된다. 이들의 훈련을 국민이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우리 국민이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을 격려하고 이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첨단장비를 갖추어 주는 일이다. 우리 해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공헌도를 높이고자 전함의 수도 늘려야 한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4000t급 이상 함정은 한국형 구축함 6척과 7600t급 이지스함 2척 정도다. 이지스함은 대북 억제전력으로 한반도 해역을 떠날 수 없고,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교대로 파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북 억제에 필요한 전함들이다. 구축함의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예산상 문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對)해적 작전용 함정을 건조할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특수요원을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중형 헬기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 상선도 해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완벽한 선원대피처(citadel)를 마련해야 한다. 인질 살해에 대한 위협이 없다면 우리 군은 보다 수월하게 피해를 줄이면서 해적을 퇴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북핵 1차 실험때 北편든 中, 사석선 분노·비난 표출”

    “북핵 1차 실험때 北편든 中, 사석선 분노·비난 표출”

    리처드 그러넬(45). 조지 W 부시 행정부 유엔 외교의 산증인이다. 부시 행정부 임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8년 동안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존 볼턴 등 4명의 대사를 보필했고 임기 후반 4년 동안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미국 대표를 겸임하면서 각종 표결에 참여했던 그가 한국 언론 중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북핵 문제 해결이 새해 6자회담 당사국 간에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북한의 새 지도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역대 최장수 주유엔 미국 대변인으로 기록된 그러넬 전 대변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동안 풍문과 관측으로 떠돌던 것들을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로 확인시켰다. 특히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해 중국이 겉으로는 북한의 편을 들면서도 사석에서는 분노와 응징의 속마음을 나타냈다는 사실은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 얽힌 비화와 평가, 한국 외교관에 대한 냉철한 평가 등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 -주말을 맞아 버지니아주 햄튼에 가서 쉬고 있었는데 존 볼턴 당시 유엔주재 미국대사한테서 “빨리 복귀하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북한 핵실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이었다. 황급히 짐을 싸서 뉴욕으로 올라오는 길에 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즉각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정보를 더 달라.”, “대응을 바로 할 필요는 없다.”면서 시간을 끌었다. 이에 우리는 “북한이 옳지 않은 행위를 한 만큼 강한 대응을 해야 한다. 표결에 임하라.”며 맞섰다. 결국 우리 뜻대로 결의안이 채택됐다. →버티던 중국을 어떻게 결의안 표결에 응하게 했나. -무슨 특효약이나 ‘마법의 언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중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협박’이나 ‘애원’ 같은 방법도 동원했나. -협박도, 애원도 없었다. 집요하게 “표결하자.”고 했을 뿐이다. 협상은 최대한 하되 표결해야 한다는 원칙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한테 “결의안에 반대한다면 표결에 참여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그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명분 싸움에서 이긴 건가. -중국은 결의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결국 찬성했다. 속으로는 결의안을 좋아하는 마음이 싫어하는 마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겉으로만 북한을 비호하는 척했다는 얘기인가. -공식적인 입장과 사적인 행동이 달랐다. 공식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행동이 부적절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사석에서는 “북한의 행동에 화가 난다. 우리도 비난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게 결국은 그들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유다. →북한이 핵실험 전에 중국한테 알리지 않았다고 하나. -공식적으로는 중국이 “우리도 놀랐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는 미국이 당초 추진한 원안보다 수위가 약화된 것인가. -중국은 결의안 수위를 낮추려고 했지만,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가 원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채택됐다. 그렇게 결의안을 채택했어도 중국은 준수하지 않았다. 중국은 결의를 무시하고 북한이 중국은행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했고 핵, 미사일 개발 관련 인사들의 중국 입국도 허용했다. 중국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2008년 9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맹비난한 배경은. -북핵 문제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식량지원을 해줬고 6자회담에도 응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결의를 준수하지 않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결의를 준수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리는 그때 파키스탄 AQ 칸 박사의 핵무기 기술 이전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부시 행정부 초기에는 북한에 강경하게 나가다 임기 말에는 대화에 나서는 등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도 있었는데. -이랬다저랬다 한 것은 사실이다. 북한에 이런저런 정책을 다 구사해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거칠게도 나가봤고 협상도 해봤고 식량지원도 해봤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 나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일 사망에 따라 새로 들어선 젊고 새로운 북한의 지도자한테 결의를 준수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져야 한다. 협상할 시간은 충분하다. →안보리 안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는. -이슈에 따라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국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끌거나 처벌을 약화시키려 하는 경우가 더 많다. →8년 동안 유엔에서 일하면서 중국의 성장을 체감했나. -물론이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의 문제도 많이 안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도 관여했나. -깊숙이 관여했다. 미국은 반 총장을 비롯해 몇몇 후보들을 놓고 사상을 검증하며 누가 적임자인지를 오랫동안 조사했고, 영국, 프랑스 등과 많은 논의를 했다. →반 총장은 한국 정부가 추천해서 후보에 들었나. -한국 정부로부터 추천받은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반 총장은 미국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훌륭한 후보가 있었지만 러시아가 반대했다. 반 총장은 미국의 두 번째 내지 세 번째 후보였다. 하지만 상임이사국 5개국이 각각 처음에 밀었던 후보들이 다른 나라에 의해 모두 거부되면서 결과적으로 반 총장이 된 것이다. →일본이 반 총장 카드에 반대했나. -일본은 처음엔 다른 사람을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중국이 반대했다. →그 뒤 일본이 반 총장 카드를 수용했나. -결과적으로는 받아들였다. →옆에서 지켜본 반 총장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보다는 처음 사무총장이 됐을 때가 훨씬 좋았다. 처음에는 신선했다. 자신이 믿는 것을 과감하게 말했고 유엔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원고만 보고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원고에 의존하고 이것저것 재는 것 같다. →유엔에서 북한 외교관의 스타일은 어떤가. -북한 외교관은 매우 불행해 보이고 비밀스럽고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혹자는 북한 외교관이 한국 외교관보다 영어를 잘한다고 하는데. -많은 경우 북한 외교관이 한국 외교관보다 영어를 잘한다. 하지만 그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외교관들은 영어를 충분히 잘한다. 글 사진 로스앤젤레스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리처드 그러넬은… 부시 행정부 유엔외교 산증인 8년 내내 대표부 대변인 맡아… 안보리 대표 겸임 1967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정제된 화술과 탁월한 상황판단력으로 일찍부터 대변인의 자질을 보였다. 대학 졸업 후 정계에 들어가 공화당의 마크 샌퍼드 하원의원과 데이브 캠프 하원의원 등의 대변인을 거쳐 뉴욕주 조지 패타키 주지사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1992년 조지 H 부시 대통령 재선 캠프에서 활약했고, 2001년 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서자 34세의 나이에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변인에 발탁됐다. 부시 행정부 임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4명의 대사를 거치며 무려 8년 동안 대변인 자리를 지켰다. 지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 중동에 공들이는 中 “이란 원유 계속 수입”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제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10일부터 중국을 방문하지만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은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이란산 원유 수입비중이 높아 이란산 원유 도입 중단을 골자로 한 미국의 새로운 대(對)이란 제재안에 참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훙 대변인은 “많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이란과 정상적이고 투명하게 무역과 에너지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도 “제재가 긴장국면 완화나 이란 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대화와 협상이 유일하고도 정확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를 골자로 한 미국 국방수권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이란 제재에 반대하는 것은 중동외교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이란과의 에너지 거래가 타격을 받아선 안 된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北 김정은시대 선언] 유엔 총회서 김정일 추모 묵념… 한·미·일 불참

    유엔 총회는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7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짧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상당수 회원국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나시르 알나세르 유엔 의장은 이날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전 참석자들에게 묵념을 요청했다. 알나세르 의장은 고인을 북한 집권 노동당의 총서기이자 국방위원회 위원장,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이라고 소개하며 “고인에 대한 애도 묵념은 나의 의무다.”라고 말했다. 회의장에는 193개 회원국 중 3분의1가량만 자리했으며, 묵념은 25초간 진행됐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비슷한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외교관들은 북한이 유엔 사무국에 김 위원장에 대한 추모를 요청하고, 알나세르 의장이 이를 수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외교관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애도 묵념에 불참한 국가들은 조문록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부, 이란 금융제재 대상 105곳 추가

    정부는 이란 핵개발 등과 관련된 단체 99개 및 개인 6명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추가 지정했다. 국내 기업에는 이란산 석유화학제품 구매 시 주의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대이란 추가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란 금융제재 대상자는 이란혁명수비대·이란국영해운회사·멜라트은행 등 단체 201개, 개인 30명으로 늘어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 개발 의혹과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금융, 무역, 에너지, 운송 및 여행 등 4개 분야의 조치를 시행해 왔다. 금융제재 대상자와의 모든 외환 거래는 한국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이번 조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지난달 18일 이란의 핵개발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미국이 우리나라에 추가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재정부는 “IAEA 이사회 결의와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일본 등 국제사회의 이란 추가 제재 사실을 국내 기업에 알리고 관련 거래를 할 때 유의하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행정명령은 이란의 석유자원 개발, 석유화학업 유지·확장에 기여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상품, 서비스, 기술 등을 제공할 경우 미국과의 거래 때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입에 대해 재정부 당국자는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따르게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에는 이란산 원유 수입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 1929호에 따라 지난해 9월 이란혁명수비대 등 102개 단체와 24명의 금융 거래를 제한한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英, 런던 이란 대사관 폐쇄… ‘우방’ 러·中도 규탄

    英, 런던 이란 대사관 폐쇄… ‘우방’ 러·中도 규탄

    영국이 30일(현지시간) 이란 시위대의 영국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 자국 주재 이란대사관을 폐쇄하고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이내에 영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또한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을 폐쇄하고 대사관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키는 등 영국, 이란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전날 영국의 이란 제재에 반발한 이란 시위대가 수도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관 건물 두 곳을 습격해 집기를 부수고 외교관들을 억류함에 따라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폐쇄를 명령하고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내 영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을 폐쇄하고 이란 외교관들을 떠나라고 명령했다.”면서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영국대사관 전 직원을 철수시켰으며, 이들 중 1진은 이미 테헤란을 떠나 두바이로 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노르웨이는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국제사회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일제히 이란을 규탄했다. 노르웨이 외교부는 이날 “안전상의 이유”로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항의하는 뜻에서 베를린 주재 이란 대사를 소환했고, 영국과 미국은 물론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도 습격사건을 맹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사건 책임자의 잘못을 추궁하라.”면서 이번 사건은 “이란 정부가 국제적 의무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U와 유엔도 거들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사건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며 “이란 정부는 외교관과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의무를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러·중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규탄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수 시위대가 저지른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유감을 표한다.”며 “관계 당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사건에 대해 즉시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29일 이란 청년 수십명이 영국대사관 두 곳에 난입해 서류를 불태우고 집기를 부쉈다. 이 과정에서 북부 대사관에서는 외교관 6명이 2시간 넘게 억류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이 지난 21일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차원에서 두 나라 금융기관 간 거래를 전면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에 이란 당국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시위대가 아무 저지 없이 대사관에 진입할 수 있었고,경찰은 뒤늦게 출동했으며 이란 방송이 이례적으로 습격 과정 전체를 촬영할 수 있었던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WP는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고] 한·미 FTA비준과 한국 경제의 갈 길/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실장

    [기고] 한·미 FTA비준과 한국 경제의 갈 길/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실장

    마침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비준되었다. 2007년 협상타결 이후 무려 4년 이상의 긴 산고 끝에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에 이어 단일국가로서 세계최고 경제 대국인 미국과도 국경 없는 무역이 가능해졌다. 세계 GDP의 절반(미국 23%, EU 30%)이 넘는 경제영토를 얻게 되었고, 그 속에서 미국 및 유럽 기업과 무한경쟁에 나서게 되었음을 뜻한다. 한·미 FTA로 예상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체결한 FTA에서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한국의 실질 GDP가 5.66%, 후생수준은 322억 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수출 및 외국인 투자 증가로 말미암아 서비스업 26만 9000명, 제조업 8만 2000명 등 총 3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여 국내 실업난 해소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정치안보적 안정으로 말미암은 효과도 매우 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안보리스크로 인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한·미 FTA 체결로 국가신인도가 제고되고, 한국의 투자환경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면, 무역과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중국·일본이라는 지역강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대외적 위상도 더욱 높아져 앞으로 진행될 한·중 FTA 등에서 유리한 조건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한·미 FTA는 우리 기업과 정부의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FTA가 체결되면 양국 간 무역확대뿐 아니라 인적·물적 요소의 이동도 많이 증가한다. 이 경우 경제질서를 왜곡하는 규제, 정부보호에 안주하는 기업 관행, 투명하지 못한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국가와 기업 모두 살아남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가와 법제도 등 모든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한·미 FTA 비준으로 한국경제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마주하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미국기업과의 진검승부에서 우리 기업이 승리할 경우, 이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인 미국에서 승리한 것이 된다. 따라서 이는 곧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직결될 것이다. 그러나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다. 한·미 FTA 체결로 우리 기업과 상품의 경쟁력이 자동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기업에 우리 시장을 내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은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유통서비스 시장을 개방하였을 때, 월마트나 까르푸 같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승리한 경험이 있다. 즉, 기업·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노력했을 때 이러한 도전과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 한·미 FTA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려면 범국가적 역량 결집과 대응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미 FTA 체결과 비준과정에서 발생한 국론 분열과 대립을 치유하고, 국가적 대통합을 위해 정부·기업과 국민 모두의 지혜가 무엇보다 절실한 때이다.
  • 그리스, 北선박서 화학무기 방호복 1만여벌 압수

    그리스가 지난 2009년 11월 시리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에서 화학무기 방호복 1만 4000벌을 압수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그리스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2년쯤 지난 올해 9월이 돼서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 당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따른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논의하는 중이었다. 한 외교관은 “당시 북한 선박은 시리아의 북서부에 있는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의 안보리 보고 내용에는 시리아가 적시되지 않았다고 이 외교관은 덧붙였다. 그는 안보리가 시리아를 제재하기 전부터 위반 혐의가 다수 포착됐기 때문에 시리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이란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조치 위반에도 연관돼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시론] ‘북한 붕괴’ 시나리오의 전략적 의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북한 붕괴’ 시나리오의 전략적 의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최근 러시아 국책연구 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펴낸 보고서는 북한 붕괴가 가속화해 2030년대 한국에 흡수통일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앞서 미국 국방대학교 산하 국가전략연구소(INSS)는 ‘북한정부 붕괴의 미국 외교에 대한 도전’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연구소는 미 국방장관, 합참의장, 지역사령관을 위한 전략연구를 수행하고 다른 미 정부기관과 광범위한 안보 공동체에 연구결과를 제공한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붕괴하더라도 국가는 적어도 단기간에 소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 왕조는 북한의 현 지배 엘리트의 도전에 의해 붕괴하지만 권력을 장악한 엘리트의 국가 존속 열망, 중국의 지원, 그리고 다수 북한주민의 지지 결여로 인한 국가의 소멸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신생 약체 정부는 대부분 지역에 대한 정치와 군사 통제를 회복하면서 주요 경제활동을 정부통제로 되돌리고 공안, 군, 정보수단을 장악한다. 하지만 배급제 붕괴로 인해 경제, 사회 통제가 약화되고 거주지를 이탈하는 주민이 중국과 인근 국가로 대량 탈출하게 된다. 북한 정부는 위기의 안정과 외부 확산 방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면서 국가의 생존에 심혈을 기울인다. 중국 의존이 심화하고 중국의 군사 개입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이라도 한국과 미국의 군사 개입을 반대한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는 북한 내정의 안정과 위기의 국제적 확산 방지의 목표를 공유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이해와 정책의 우선순위는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 위기의 안정화와 통일기반의 확보를 위한 군사 개입의 기회 포착 사이에서 고민한다. 미국정부와의 협의는 필수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군사 개입을 선제할 수 있는 발 빠른 대응을 촉구하는 국내적 압력에 직면한다. 보고서는 국제적 지지에 대한 한국의 의존이 커질수록 북한 내정과 위기의 결과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은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미국 정부는 위기의 전 과정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을 정위(定位)시킬 것을 강조했다. 중국은 북한 정보에 밝아 북한 리더십 위기를 가장 먼저 알고 국가의 존속과 신생 정부의 안정, 그리고 외세의 개입을 억제하는 데 정치·외교력을 발휘한다. 중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북한 정권의 안정 이후에 국제 감시 하에 둘 것을 주장한다. 중국은 북한이 위기를 평화적 방법으로 안정시키지 못하거나 북한 지도부가 WMD와 미사일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때, 미국과 한국이 군사 개입하거나 선제 개입의 징후가 보일 때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미국은 북한 WMD의 제거에 외교 주안점을 둔다. 외교적 해결이 안 될 때 군사 개입은 어렵고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다. 일본은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과잉반응에 따른 위험 확산을 우려해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또한 북한 문제의 해결 이전에 미국의 군사 개입은 중국의 군사 개입을 초래할 것을 우려, WMD 제거를 북한 정부의 안정 이후로 미루자고 할 수 있다. 미국 군사 개입의 국제법적 근거를 유엔헌장, 안보리 결의, 정전협정 등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보고서 첫머리에는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경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적의 전략이 아니라 우리의 실수이다.’라고 적혀 있다. 보고서는 북한위기 기획과정을 총괄할 외교, 안보, 정보, 법률 부서의 차관급으로 범정부 감독 팀을 구성하고 그 산하에 WMD 제거 그룹 등 5개의 기능그룹을 둘 것을 권고했다. 북한 정부의 붕괴 위기는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평화와 영토 통합에 대한 최대의 기회이며 도전이다. 우리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대북 정보의 실패를 막고 정책적, 조직적 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외교역량을 주도적으로 발휘해 주변국의 협력을 이끌어내 그 목표를 달성할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문제가 중동 정세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란 공격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물가 급등과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언제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공언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 지원 연구센터 설립이 시초 IAEA가 발표한 보고서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신뢰할 만한” 첩보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의 기반이 된 첩보는 주로 정보기관과 이란 스스로 제공한 자료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IAEA는 “광범위한 첩보를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군사적인 차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1980년부터 핵무기 개발 작업을 시작했고, 2003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어도 지난해까지 작업을 계속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란이 어느 정도의 핵개발 수준을 달성했는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핵무기 개발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군축협회(ACA) 소속 확산방지 분석가 피터 크레일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의 선을 넘었다는걸 보여주진 않는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블록버스터 정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시작한 것은 1967년 테헤란 핵 연구센터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설을 지원해준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1975년에는 6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원자력에너지 장비를 이란에 판매하는 핵협정도 이란과 체결했다. ●전문가 “결정적 증거라 하기엔… ” 이란은 줄곧 전력생산과 치료 등 평화적 목적을 위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등에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1~2년 안에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엄청난 비용과 최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우라늄 고농축 시설을 이란이 확보한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

    팔레스타인이 유엔 산하 교육문화기구인 유네스코 가입에 성공했다. 유네스코는 31일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107개국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고 AP,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독일 등 14개국이 반대했고, 한국과 영국, 일본 등 52개국은 기권했다. 유네스코는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첫 유엔 기구로, 다음주 예정된 유엔 안보리의 팔레스타인 독립국 지위 승인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이번 표결 결과는 불평등의 일부분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기권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미국의 입장만을 생각한다면 반대표를 던지는 게 맞지만 경제적 이해가 걸린 아랍권의 요구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유엔 입성’ 팔레스타인 최종 목표 이룰까

    유엔의 회원국 승인이 최종 목표인 팔레스타인은 31일 전초전 격인 유네스코 가입 성공으로 목표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유네스코는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첫 번째 유엔 기구이다.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제출, 심의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팔레스타인 측이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등 서방의 반대로 독립국 지위 획득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자 먼저 유네스코에 가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보리와 달리 거부권 규정이 없는 유네스코를 발판 삼아 유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국가 자격을 인정받겠다는 복안이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표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포함한 14개국만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돼 팔레스타인의 회원 가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보리를 거쳐 정회원이 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중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없이 최소 9개국이 승인한 뒤 유엔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중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유엔 회원국 가입을 막으려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반대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네스코 재정의 22%를 담당하는 미국은 이번 표결이 가결될 경우 유네스코에 대한 70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킬리언 유네스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표결은 미국의 유네스코 지원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동평화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결정은 오는 11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된다.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공언하고 있어 부결될 확률이 높다. 안보리에서 부결되면 유엔총회로 넘어가 팔레스타인을 정식회원국이 아닌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로 인정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라이스 “나에게 꺼림칙할 정도로 집착”

    2009년 9월 23일 밤, 미국 뉴욕 유엔총회의장. 리비아 국가원수로서 유엔총회에 처음 참석한 무아마르 카다피는 길고 품이 넓은 화려한 리비아 전통의상을 입고 연단에 올랐다. 그에게 할당된 연설시간은 15분. 그러나 무려 1시간 30분 동안 연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시간을 초과했다는 주최 측의 메모를 공중으로 던져버리고 준비한 메모를 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신종 플루는 군사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생물무기 아니냐.”, “유엔 안보리는 ‘테러이사회’로 불러야 한다.”등 좌충우돌하는 그의 연설이 계속되는 동안 동시통역사가 기진맥진하는 바람에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20일 사망한 카다피는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하면서 ‘방탄 텐트’ 설치, ‘처녀 보디가드’와 ‘글래머 간호사’ 수행 등 수많은 기행(奇行)으로 지구촌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고 미 ABC뉴스 등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행의 전매 특허로는 방탄 텐트가 꼽힌다. 카다피는 해외 여행을 할 때마다 베두인족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해결했다. 방탄 텐트는 너무 무거워 이를 수송하기 위해 별도의 비행기를 띄워야 했다. 그가 직접 뽑은 처녀 보디가드는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카다피 옆에는 40명의 정예 보디가드가 늘 따라다녔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며, ‘순결 맹세’를 했다고 한다. 서방 언론의 초점이 된 글래머 간호사로서 10여년간 카다피의 간호를 맡았던 갈리나 콜로트니츠카라는 여성은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미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에 대한 ‘애정 공세’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2007년 카다피는 라이스를 ‘달링’이라고 불렀고, 2008년 라이스가 트리폴리를 방문했을 때 20만 달러(약 2억 3000만원) 상당의 반지와 류트라는 현악기를 선물했다. 카다피의 숙소가 공개됐을 때 라이스의 사진집이 발견되기도 했다. 라이스는 곧 출간되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나를 ‘아프리카 공주’라고 불렀다.”면서 “나에게 꺼림칙할 정도로 집착했다.”고 털어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알 나세르 유엔총회의장 “안보리 개혁 중요”

    알 나세르 유엔총회의장 “안보리 개혁 중요”

    나시르 압둘라지즈 알 나세르(58) 유엔총회 의장은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효율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며 “안보리 개혁에 대한 유엔총회 차원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7~1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알 나세르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만나 유엔총회 활동 및 지속가능 발전, 유엔 개혁 등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알 나세르 의장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를 중심으로 하는 유엔 개혁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유엔 회원국들의 지지와 내부 컨센서스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총회 논의의 초점을 분쟁의 중재에 맞추려고 한다.”며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구촌의 공동 번영, 기후변화와 사막화 방지 등 환경 관련 문제들도 유엔 총회가 중점적으로 다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 나세르 의장은 반기문 사무총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 그의 재선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일 무너져도 北붕괴 가능성 낮아”

    북한 ‘김정일-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짧은 시간 내에 국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국방대학 산하 국가전략연구소(INSS)는 16일(현지시간) ‘북한정권 붕괴에 따른 미 외교의 도전’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김정일 일가의 축출과 기존 엘리트 계층의 새 지도부 구성을 가상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 “북한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도 북한의 ‘국가 붕괴’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엘리트 계층은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국가 붕괴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도 북한의 위기가 국제적 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경우 외교망과 상업정보통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붕괴 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할 가능성이 높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으나 남북통일이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등에는 반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국 등 국제사회도 북한 주민 대다수의 지지가 없는 한 국가 붕괴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견제 차원에서 유엔 안보리를 끌어들이려 하겠지만 각자가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한 해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로서는 청와대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정부라면 통일을 추진하지 않는 반면 보수 정부라면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초기 목표는 북한에 대한 개입 없이 식량 지원을 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상황이 안정되고 중국의 영향력이 사라지면 청와대는 궁극적인 통일을 위해 단계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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