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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그린 데탕트는 유엔을 통하여/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그린 데탕트는 유엔을 통하여/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즈음한 북한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내부 단속용이라는 견해가 많지만, 북한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언동을 일삼고 있다. 관련 국가의 정권 교체기에 핵 실험을 강행하는가 하면, 전쟁 위기를 연상케 하는 1호 전투근무 태세를 발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강조했듯이 정책의 틀로서, 북한의 상황에 따라 포기되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면서 진행되는 것이란 점에서 앞으로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을 기본으로 해 농업·조림 등 낮은 수준의 경제 협력은 물론 교통·통신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관한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통해 통일을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과 북이 공유하는 생태 환경을 공동으로 보전하고, 이 과정에서 북한에 필요한 다양한 도움을 주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번영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 간의 녹색협력을 통한 ‘그린 데탕트’(Green Detente)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남북 간의 녹색협력은 추진 과정에서 북한의 핵과 같은 민감한 문제들과의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면서, 최소한의 비용 부담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고려해 온 북한 조림사업의 추진, 분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생태 공원화하는 것,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대비와 같이 더없이 좋은 협력 아이디어들을 놓고 북한의 이슈에 대한 민감성, 성과 창출 가능성, 비용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당장 환경과 생태의 위험이 크지 않은 국경 지역에서의 녹색협력은 북한이 민감해하는 그들의 주권에 대한 간접적인 위협으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상당한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조림사업은 북한의 환경 개선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지만, 추진 과정에서 우리에게 지나치게 비용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인근 국가의 피해 예방을 위한 공동 대응은, 북한의 역내 국가에 대한 환경 책임 부담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으로 인해 북한이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의 녹색협력을 통한 그린 데탕트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 협력체의 추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동북아 지역에는 우리가 그린 데탕트 맥락에서 활용이 가능한 다자 협력체가 존재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지구환경기금(GEF)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황해광역생태계프로젝트(YSLME Project)가 좋은 예의 하나이다. 이는 지구 사회에서 가장 큰 환경 오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황해지역의 해양환경 보호와 민감한 불법 조업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해 유엔과 역내 관련 국가가 참여하는 협력 사업이다. 앞으로 수년 후면 동북아 지역의 중요한 국제기구가 될 황해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을 사업의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엔은 이 협력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난 5년간 200억원 이상을 지원했고, 우리나라만 해도 외교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협력체에 참여할 경우 주어지는 유엔으로부터의 다양한 혜택을 고려해 북한 정부는 최근 공식 참여 의지를 강하게 보여 왔다. 현재는 북한의 핵 문제로 인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정으로 유엔 협력체에 공식 참여하기가 어렵지만, 핵 관련 상황이 개선되면 북한의 참여는 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에서 북한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다자 체제로서 이 지역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린 데탕트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 답은 유엔의 활용에 있다.
  •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서부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벌어진 이슬람 세력의 반란을 지상군 파견으로 제압한 올랑드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리비아의 카다피를 최초로 공습한 우파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바로 그 독재자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아 썼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떠올리게도 하는 프랑스 사회당 정권의 말리 파병은 인접한 니제르의 우라늄광산에 대한 기득권 보전을 위한 방안이었다. 때문에 프랑스인들의 열광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단지 무인폭격기지를 니제르에 건설하려는 미국이 말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막 전쟁을 끝낸 프랑스와 합의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강대국의 국익 추구 비용을 국제사회에 분담시키는 약삭빠른 행동이라서 그렇다.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파병에 대한 보복으로 발생한 알제리 인질극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급진파가 북한 의료진을 살해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이슬람 문제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 ‘혼돈의 도미노’에 대처하는 우리의 외교방안을 제시한 2월 8일자 서울신문의 시론이 눈길을 끈다. 즉, 이슬람 근본주의의 과격성이 모든 사태의 근본인 만큼 원인제공자인 미국?서방 대신 중동·북아프리카 역내에서 선린외교를 펼치며 급부상하는 중견국가 터키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15년 만에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회복한 우리 한국의 바람직한 유엔안보리 외교노선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터키가 말리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우선 말리의 북부지역을 휩쓴 내전 아닌 내전의 직간접적인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말리 북부의 생활터전에서 밀려나 카다피 독재에 동원된 투아레그족이 최신병기로 무장하고 돌아와 벌인 독립투쟁에 알카에다 등 근본주의 세력이 가세한 것이 사태의 직접 원인이다. 간접 원인은 아랍인을 자처하는 사막의 ‘푸른 복면전사’로서 반달 모양의 칼을 휘두르며 호전성과 함께 사하라 이남 흑인들과 차별성을 강조해온 투아레그족의 민족사적 비극이다. 19세기 말 유럽제국주의 식민 경쟁이 초래한 이들의 비극은 지금도 터키의 압제 하에 있는 쿠르드족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나의 민족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외부여건에 굴복, 분리돼 살아가는 현실이 남북한의 경우와도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유엔에서 터키를 벤치마킹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말리 사태의 본질이 식민종주국의 자의적 영토 분할과 소수민족의 자결권 부정에 있음에도, 터키와 함께 해법을 도모하자함은 아프리카의 정치지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결여된 제언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게 세네갈의 학자·정치인이었던 셰이크 앙타 디옵이 주장한 방안, 즉 북회귀선을 경계로 아랍세계와 분리된 준대륙적 흑인연방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반세기에 걸친 내전 끝에 남수단의 독립은 흑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환상으로 귀결지은 바 있다. 말리, 니제르와 함께 투아레그족의 땅을 아랍세계에 반환하는 대신 영토 맞교환 협상을 통해 지중해에 이르는 교통로를 확보하면 내륙국가의 한계 극복이 가능하다.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이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게 바로 아프리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하는 제안일 것이다.
  • “한국, 독도 일방 점거”… 日, 극우 교과서 노골화

    “한국, 독도 일방 점거”… 日, 극우 교과서 노골화

    검정을 통과한 일본의 새 고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강화됐다.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에서 제기된 독도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의 주장도 일부 교과서에 새롭게 담겼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내년 봄부터 사용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6일 오후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일본사(9종), 세계사(3종), 지리(2종), 정치·경제(7종) 등 총 21종의 교과서 가운데 약 71%인 15종에 독도 관련 기술이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39종 가운데 약 56%인 22종이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기술했다. 이에 따라 고교 사회교과서 60종 가운데 절반 이상인 37종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이 명기됐다. 데이코쿠서원 지리 교과서에는 ‘한국이 독도를 일방적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 담겼고 도쿄서적 지리 교과서에는 독도 문제를 유엔 안보리나 ICJ에 회부할 필요성을 거론하는 대목이 들어갔다. 종전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함한 일본의 고교 교과서가 대거 검정을 통과한 데 대해 강력 항의하며 근본적인 시정을 촉구했다.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 국장은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강력 항의하고 일본 측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항의 외교문서를 전달했다. 한편 일본 교토부 의회는 이날 광역 지방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에 대한 사죄, 배상과 진상규명 등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가결했다. 의견서는 “피해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일은 일본 정부에 남겨진 책무”라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하원, 또 對北 규탄 추진

    지난달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미국 하원이 이번엔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등 북한의 뒤이은 조치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공화당의 리처드 해나 하원의원과 민주당의 브라이언 히긴스 하원의원은 지난 21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행위와 정전협정 폐기 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반복적인 위반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들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제출한 결의안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발언, 정전협정 폐기 선언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 행위’와 주민, 인권에 대한 억압 사례를 열거하면서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대해 국제 사회 안정을 해치는 공격 행위를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정전협정 등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서슬이 갈수록 시퍼렇다.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통과되자 남쪽을 향한 협박이 가히 장난이 아니다. ‘핵 선제타격’이나 ‘제2의 조선전쟁’ 으름장은 예사고,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미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우리 측 백령도가 빤히 보이는 월내도에서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넣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적들이 우리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적진을 벌초해 버리라”고 했던 그다. 20대 후반 최고사령관의 목청이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말 대로라면 북측이 여차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저지를 태세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너무 과민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을 듯싶다. 북측의 광기 어린 협박에 대해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원(IDA) 책임연구원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즉 “어린이가 몸집 큰 어른한테 작대기를 한번 휘둘렀는데 어른이 쩔쩔매면 그다음부터는 자꾸 도전의 수위를 높이는 심리”라는 것이다. 하기야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지 않은가. 역설적으로 북 지도부의 거친 언사는 그들의 절망이 깊어졌다는 증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을 게다. 혈맹인 중국마저 유엔제재에 동참할 낌새를 읽고도 핵실험을 강행했다면 북의 핵보유 의지가 그만큼 강고하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지상과제는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일 것이다. 착각이지만 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 핵보유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임은 불문가지다.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우리와 국제사회가 대화와 제재 등 온갖 카드를 사용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오죽하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조차 “지난 20년간 대북정책은 그 성격이 포용이든 봉쇄이든 북의 (핵)위협을 줄이는 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했겠는가. 이 와중에 북한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 영유아의 27.9%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 통계를 보면 북한 영유아 사망률은 우리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북한정권의 위기이지만 막 출범한 새 정부에 울린 경보음이기도 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명명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바탕 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게 요체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 및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박근혜 표’ 정책은 펼치기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북한 세습정권은 진퇴양난에 처한 지 오래다. 주민을 먹여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만적인 주체사상으로 쌓아온 모래성이 무너지고 마는 딜레마다.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역설적으로 김정은보다 합리적인 정권으로 북한의 지도부가 바뀌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이외엔 북의 핵개발이나 대남 도발을 억제할 길이 없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 협력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구상이다. 그런 신기능주의적 접근의 취지는 백번 옳다. 하지만 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중요한 약속을 깬 마당에 당장 진도를 나가기도 어렵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된 우리로선 북측이 신뢰를 보여줄 때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표방하되, 조용히 ‘플랜 B’도 가동해야 한다. 자력으로는 개혁·개방을 선택할 수 없어 스스로 레짐 체인지를 부르고 있는 김정은 이후의 시나리오도 짜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한지 궁금하다. kby7@seoul.co.kr
  •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유엔 조사 촉구… 범위는 동상이몽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군과 반군이 잇달아 국제사회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양측을 지지하는 서방 국가들이 조사 범위를 두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이번 사태가 국제적인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국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측 모두의 주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안보리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다수는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발송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정부군의 화학무기 보유 의혹을 주장한 바 있어 이번 기회에 유엔 차원의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유엔의 조사는 반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국한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우방인 러시아도 이같은 의사를 안보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유엔은 “양측의 조사 촉구를 담은 서면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다면 국제사회의 엄중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주장대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부군의 주장이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힌 뒤 “진상이 드러나면 이는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며 (화학무기 사용은) 심각하고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미·중의 대북 기류변화 선용할 외교전략 짜야

    북한 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변화하고 있다는 요지의 그제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 발언은 여러모로 유의미하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이에 따른 유엔의 고강도 제재가 시작된 시점에, 미국의 정상이, 외교적으로 ‘불편한 나라’인 중국의 대외 전략에 대해, 미 행정부 참모 회의도 아니고 전국 네트워크의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다.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압박일 수도 있겠으나, 일정한 교감 내지 중국의 양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가타부타 토를 달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뒷받침된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안 2094호를 흔쾌히 지지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이를 발빠르게 이행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과의 수출입 통로인 다롄항과 단둥에서의 검역·세관 업무를 강화했는가 하면 중국 내 북한계좌를 동결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를 혈맹이 아닌 통상적 국가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중국 내 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수위가 어떠하든 중국의 기류 변화는 대북 제재의 틀에서 일단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변화의 지향점이다. 북한이 더는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지 않는 터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한사코 어깃장을 놔 중국의 대외적 입지만 좁힐 바엔 미국과 보조를 맞춤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외교적 지분’을 계속 반분(半分)해 나가려는 원려가 담긴 것은 아닌지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이는 항차 북한의 급변사태가 닥쳤을 때 휴전선 이북 지역 통치 문제와 직결된다. 6·25전쟁 이후 미·중 두 열강에 의해 분단이 고착화된 역사가 언제 어떤 형태로 재연될지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될 일이다. 미국의 대북전략 변화도 따져봐야 한다. 3차 핵실험 이후 미 행정부가 사실상 북핵 폐기를 포기하고 북핵 관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갈수록 고개를 들고 있다. 자칫 미·중의 묵인 아래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북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는 게 전부여선 안 된다. 북에 관해 미·중이 거리를 좁힐수록 우리의 치밀한 외교전략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국익을 지킨다. 외교안보 당국은 5월에 있을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1차 목표로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갈 외교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하라.
  • 쉽게 바뀔까, 60년 넘은 중국-북한 혈맹

    중국의 대북정책이 실제로 바뀌는 것인가. 한국전쟁에서 함께 피를 나눈 ‘특수한’ 당(중국공산당) 대 당(조선노동당)의 혈맹관계가 일반적인 국가 대 국가의 정상적 외교관계로 바뀔지 주목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대북정책 변화 조짐’ 발언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 과정에서 중국 측의 태도 변화 ▲중국 내 대북 여론 악화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094호를 발빠르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박이 수시로 왕래하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대북 수출입 물류대행업체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육상 통로인 단둥(丹東)의 검역 및 세관업무도 엄격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예금동결 조치에 대비해 북한 무역상들이 중국 내 은행에 예치한 자금을 잇따라 인출하고 있다고 14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대북정책이 전면 조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도 지정학적 동맹론에 근거한 대북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궁커위(?克瑜) 부주임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후 시진핑 주석 주재하에 최고 외교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가 열려 대북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도 “중국이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핵개발을 지연시켜 북한을 설득할 시간을 벌려는 것일 뿐 정책 변화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김정일 정권 때처럼 북한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당 대 당의 특수관계는 ‘책임 있는 대국’의 입장에서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는 지적이 중국 지도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시 주석의 첫 대좌 때부터는 국가 대 국가의 외교관계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대 당의 특수관계가 국가 대 국가의 정상관계로 전환되면 중국의 대북정책은 좀 더 객관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朴대통령 “경찰, 4대 사회악 척결에 핵심 역할해야”

    朴대통령 “경찰, 4대 사회악 척결에 핵심 역할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14일에는 “불안한 삶에는 희망도 행복도 깃들 수 없다”면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 등 이른바 ‘4대 사회악’ 척결에 핵심적 역할을 해 달라고 경찰에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경기 용인 경찰대에서 열린 ‘경찰대 29기 졸업 및 임용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4대 사회악 근절 추진 본부와 성폭력 특별 수사대를 발족시켜서 민생 안정에 선도적으로 노력하는 경찰 여러분이 그 역할을 완수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강한 경찰’도 약속했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책임이라면 경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면서 “경찰 제복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며, 여러분이 4대 사회악 같은 우리 사회 문제를 척결하고자 할 때 그 길이 외롭고 힘들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든 요소들을 반드시 근절시키겠다는 굳은 각오로 국민 생활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탈법과 무질서, 구조적인 부조리와 반칙을 엄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경찰 스스로 당당하고 깨끗해야 한다. 법의 수호자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중남미 지역 12개국, 아프리카 지역 7개국 주한 대사와 잇따라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두 차례의 단체 접견에서 교역과 문화교류의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한 지원 요구도 잊지 않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대북관계 원칙과 입장을 설명한 뒤 중남미 대사들에게는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뤄갈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부탁했고, 아프리카 대사들에게는 “북한 설득에 함께 노력해 주고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가능하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대사들에게는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넨 뒤 한류 확산을 언급하며, “문화와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고 강조했으며, 아프리카 지역 대사들에게는 “아프리카 지역 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마을운동을 중심으로 해서 (도움을 주겠다)”고 밝히고 “올해와 내년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아프리카 평화 정착에 더욱 노력하겠다. 아프리카 주요국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원 설립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軍 “영종도 앞바다 등 포격도발 대비”…北, 직통전화 차단·해안포 전진배치

    軍 “영종도 앞바다 등 포격도발 대비”…北, 직통전화 차단·해안포 전진배치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가 11일 시작되면서 군 당국은 북한의 치고 빠지기식 기습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백령도 등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등 전방부대에 최상의 경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가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날 예고한 대로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간 직통전화를 차단했고 관영매체를 통해 “최후 결전의 시각이 왔다”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작동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새 정부의 핵심 기조 중 하나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조성”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는 별개로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관계변화를 모색하려는 대북정책의 근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결의했는데도 북한은 오히려 도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무엇보다 긴밀한 국제공조가 중요하며, 외교 채널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맞게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연평도 주민 등 국민 안전을 각별히 유의해서 지켜봐 주고,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과 병행 실시하는 이번 키 리졸브 연습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와 B52 전략폭격기, 9750t급 이지스 구축함 2척 등 미군 전력도 참가했다. 북한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해안가 동굴에 배치한 해안포를 전진시켜 포문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위협이 계속되자 군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이외에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 전방에 상향된 감시태세를 유지하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유형 가운데 연평도, 백령도와 영종도 앞바다 등에 대한 포격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선 운항에 차질을 주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앞바다 쪽으로 포격 도발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흘간 땅굴 대피 훈련”…자취 감춘 북한 주민들

    “사흘간 땅굴 대피 훈련”…자취 감춘 북한 주민들

    “북한 주민들이 오늘부터 사흘간 땅굴 대피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당분간 북한 사람들 보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가 시작된 11일,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은 긴장감이 팽배했다. 평소 압록강철교를 통해 줄지어 왕래하던 북한과 중국 트럭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중국인 무역상은 북한 주민들이 이날부터 사흘간 대피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그나마 유지되던 북·중 교역마저 끊길까 그는 전전긍긍했다. 주방용품을 취급하는 한국인 무역상 박모(63)씨도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한·미 군사훈련 때문에 주민들이 식료품까지 죄다 싸들고 땅굴로 대피한 만큼 단둥의 북·중 무역은 당분간 극심한 침체기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1~2월에 무역 계획 수립, 품의 등의 절차를 거쳐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거래선에 주문량을 알려오곤 했지만 올해는 영 딴판이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기점으로 북한 측 주문이 절반 이상 끊긴 뒤 3차 핵실험, 유엔 대북제재, 한·미 합동군사훈련, 북한주민 대피훈련 등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평소 북한인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즐겨 찾던 단둥 얼징(二經) 거리도 인적이 드물었다. 상점들은 일요일인 전날 평소 폐점시간보다 2시간 앞서 오후 4시쯤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시징제(西經街) 대형마트 내 귀금속 브랜드 저우다푸(周大福) 매장의 한 직원은 “올 들어 북한 손님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단둥 시내 대부분의 북한 식당도 한산했다.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교역물품 감시도 대폭 강화됐다. 단둥 세관에서 5㎞ 떨어진 화위안루(花園路) 검역 창고의 경우, 하루 물동량 자체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세관에 앞서 실질적인 검역 절차를 밟는 곳으로 이날 창고에는 경운기, 철강, 식료품 등이 적재된 수십대의 대형 트럭들이 주차돼 있었지만 관계자는 “평소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라고 귀띔했다. 창고에서 만난 중국인 건설 자재 무역상사 직원은 “검역관들이 과거에는 화물 10개 중 1~2개만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했다면 지금은 3~4개를 검사하는 등 두 배로 검역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지난 1월부터 단둥 세관의 통관 심사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검역 물량과 시간 역시 두 배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날도 2인 1조의 세관 직원들이 화물 출입국 서류를 확인하고 컨테이너 안을 살펴본 뒤 물건과 서류가 일치하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북·중관계의 ‘이상기류’ 여파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인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북한과 중국 측 구간에서 비대칭적으로 이뤄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 측이 맡은 공사 구간의 교량은 벌써 우뚝 솟아오른 반면 북한 측 구간은 여전히 기반 공사에 머물러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단둥 랑터우(頭)에서 신의주 신도시를 연결하는 다리로 공사 구간은 교량 3㎞를 포함해 양국의 교량진입로 등 모두 12.7㎞에 이른다. 츠(遲)씨 성의 중국 측 공사 관계자는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전액을 출자해서 만드는 다리로 우리는 추위가 끝난 지난 9일부터 공사를 재개했지만 북한 쪽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디(佳地) 광장 류경호텔 21층에 있는 북한 선양(瀋陽)총영사관 단둥 지부에서 만난 한 여성 간부는 안보리 대북 제재와 관련, 짜증 섞인 목소리로 “추가 제재든 뭐든 맘대로 하라고 해라”면서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하든 뭘 하든 우리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맞설 것이다. 물러설 일은 절대 없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글 사진 단둥(랴오닝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안보리 제재 배격… 핵보유국 지위 영구화”

    북한 외무성이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094호를 전면 배격하고 핵 보유국 및 위성 발사국 지위 영구화를 주장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이 채택된 지 30시간 만에 외교 성명을 통해 공식 반발하며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무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북 외무성은 성명에서 “이번 제재 결의는 우리를 무장 해제하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를 허물어 보려는 미국의 극악한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도용된 추악한 산물”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인 이번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준열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유엔 안보리가 조·미(북·미) 적대 관계와 조선반도 핵 문제를 산생시킨 근원을 외면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와 주장에만 편중해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야기시키는 잘못된 길을 걸어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도용해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조작해 낸 대가로 우리의 핵 보유국 지위와 위성 발사국 지위가 어떻게 영구화되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같은 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우리 중대 조치를 걸고 들며 ‘북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는 폭언을 지껄였다”며 “이번 망발에 대해 즉시 사죄하라. 계속 도전적으로 나올 경우 조국통일대전의 첫 번째 벌초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우리 측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직설적으로 비난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서울에 대량 포격하는 전면전 도발 시 북한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 조선신보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개성공단 출입은 원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에 반발해 연일 대남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우리 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출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일부는 우리 입주 기업 관계자 111명이 지난 9일 오전 8시 30분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북측은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출입 동의’ 의사를 표시해 왔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성명을 통해 남북 간 불가침 합의 폐기와 판문점에서의 적십자 채널 차단 의사를 밝힌 8일은 북한의 공휴일인 국제부녀절로 개성공단 출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요일인 10일에도 휴일인 관계로 출입은 없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도 개성공단은 돈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에 따른 민족경제사업이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의 2개 단체와 개인 3명을 금융 제재 대상자로 추가 지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7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확대, 강화하는 신규 결의안(제2094호)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추가 지정한 대상을 살펴보면 단체는 제2자연과학원과 조선종합설비수출입회사, 개인은 연정남·고철재(각각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대표·부대표), 문정철(단천상업은행 관리) 등이다. 이에 따라 대북 금융 제재 대상자는 단체 19개, 개인 12명으로 늘어났다. 우리 기업이나 국민이 금융 제재 대상자와 돈을 주고받으려면 반드시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키 리졸브 맞불’ 北 원산서 국가급훈련 예고… 도발 위협 현실화

    ‘키 리졸브 맞불’ 北 원산서 국가급훈련 예고… 도발 위협 현실화

    한·미 양국 군이 11일부터 ‘키 리졸브’ 연습에 돌입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 ‘맞불’ 성격으로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육해공군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돼 도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치고 빠지는’ 식의 기습적 도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키 리졸브’ 연습은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의 증원군과 물자를 신속하게 배치하기 위한 훈련이다. 하지만 북한은 1994년부터 실시했던 이 훈련을 비난하며 정전협정 백지화와 남북한 간 불가침에 관한 합의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파기 등을 선언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은 한반도 위기를 최대한 고조시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10일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한 것은 정전협정에 위배되는 도발도 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 내에 1~2개 중대 병력과 중화기를 반입해 무력 시위를 벌일 수 있다”면서 “사이버 테러나 후방 지역의 국가 중요 시설 테러,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에서의 기습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군 총참모장 현영철이 지난 9일 오후 6시쯤 판문점 통일각과 남측 감시용 철탑 등을 30여분간 시찰했다”면서 “판문점과 DMZ에서의 도발과 관련해 모종의 지침을 내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는 21일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과 유엔의 대북 제재에 맞서 위협으로 대응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다만 북한의 최근 강경한 태도는 시기적으로 두 사안이 겹친 데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때부터 3개월간 유엔안보리 제재와 3차 핵실험, 이에 따른 안보리의 거듭된 제재 등에 따른 반발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실제 인명을 살상할 수준의 도발 가능성은 현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수십일간 협박을 최고조로 이어 왔기에 마지막으로 ‘전시 상태’임을 선포할 수 있으나 이제는 더 협박할 게 없는 상황”이라면서 “키 리졸브 연습 종료 시점인 21일 이후 우리의 대응 태세가 다소 해이해졌을 때를 골라 사이버 테러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 군사훈련이 끝난 후 단거리 미사일을 서해 북방한계선 우리 수역으로 발사하는 등 저강도 무력 시위를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北 도발공세로 얻을 건 자멸의 길뿐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이 오늘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은 이날을 정전협정 백지화 디데이로 선언하는 등 대남 협박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키 리졸브 훈련은 한·미 연합군의 작전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연례적으로 시행하는 방어훈련임에도 북한이 극도로 광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어떻게든 도발의 꼬투리를 잡으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그들에게서 더는 정상적인 국가이성을 기대할 수 없다면 우리의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훈련이 계속되는 동안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은 대남 협박 수위를 높여 가는 한편 내부적으로 전시에 준하는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 예비전력인 교도대와 노농적위대가 갱도훈련을 벌이고 있고, 인민위원회와 지역체신소(우체국) 등을 지하갱도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점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어제 “지금 최후의 전면대결전에 진입한 우리 전선 군집단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부대들과 전략로켓 군부대들,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들은 최후돌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실제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구두 도발에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핵무기로 공격해 오면 ‘김정은 정권’이 소멸될 것이라는 식으로 맞대응을 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긴장을 고조시키는 자극적인 발언보다는 한·미 공조를 통해 실질적인 방어체제를 단단히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지적인 도발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도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형 건물이나 지하철 등 공공시설에 대한 테러 등 모든 형태의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동해와 서해에서 북한 측의 군사적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진 점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가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북한 지도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협박하고 도발하면 국제사회가 달래기에 나서던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와는 별개로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한·미 양국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전략을 논의했다고 한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남북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 무시전략으로 일관했던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는 사뭇 거리가 있다. 북한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말기 바란다. 국제사회와 공존의 길을 걷느냐, 고립과 자멸의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핵 선제 공격권 행사” “서울·워싱턴 불바다” 北, 위협 세지고 표현 거칠어져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핵 선제 공격권 행사” “서울·워싱턴 불바다” 北, 위협 세지고 표현 거칠어져

    북한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때마다 군사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맞불을 놓는 전략을 써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핵선제 공격권 행사’를 주장하며 ‘서울·워싱턴 불바다’를 언급할 정도로 강경한 것은 아니었다. 3차 핵실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데다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가 한층 높아지면서 표현은 거칠어지고 위협 강도도 세졌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후 유엔결의 1718호가 채택됐을 때만 해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 “그에 따라 해당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과 만나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위협이 본격적으로 거칠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때부터다. 같은 해 6월 12일 제재 결의안 1874호가 채택되자 북한 외무성은 “더 이상의 도발을 해 오는 경우 자위적 조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제재 결의안에 손을 들어준 중국과 러시아도 싸잡아 비판했고 판문점 대표부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했다. 한 달 앞서 유엔안보리가 대북 제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의장성명을 내놨을 때는 6자회담 불참 의사를 밝혔다. 급기야 지난 1월 2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2012년 12월)에 따른 제재 결의안 2087호가 나오자 북한은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종말을 고했다”고 선언했다. 또 “핵 억지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中 “안보리 대응 지지” 러 “핵 개발 등 포기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개국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북한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촉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단합해 있으며 북한에 국제적 의무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8일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가 적절히 대응한 것을 지지한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 국제사회의 근본적인 이익인 만큼 관련 당사국이 자제하고 긴장을 고조할 어떤 행동도 삼가라”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이성적으로 볼 것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도 즉각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안보리 결의 채택 시점이 일본시간으로 밤12시를 넘겼음에도 직접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절대 도발행위를 하지 않기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 역시 북한에 대한 이번 제재 결의를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나타난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를 정확히 인식하고서 핵무기 분야와 모든 미사일 개발에 관련한 추가적인 조치를 포기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한·미 겨냥 ‘강공 카드’ 총동원

    북한이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3차 핵실험 제재 결의안 채택에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해북방한계선(NLL) 전선을 시찰하며 무력 시위에 앞장섰고, 인민군 총사령탑인 최고사령부와 대외 기구인 외무성, 대남 업무를 맡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당·군 핵심 기구들이 잇따라 강력 대응을 공언했다.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몰며, 대내·대남·대미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가용할 수 있는 강공 카드를 모두 내미는 모양새다. 김 제1위원장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을 감행한 북한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7일 시찰해 “육·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케트군이 전면전을 개시할 준비가 됐다”고 선포했다. 유엔 제재 결의 사흘 전인 지난 5일부터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최고사령부 성명에서 정전협정 백지화와 제2 조선전쟁을 거론한 데 이어 외무성이 7일 ‘핵선제 공격권’ 위협을, 조평통은 이날 남북 불가침 합의의 전면 무효화를 공언했다. 강표영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핵 탄도미사일이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고 엄포했다. 대규모 군민대회로 내부 결속에 나서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이 개시되는 ‘11일’을 정전체제 및 남북 불가침 합의 무효화 시점으로 공언한 건 군사 조치를 사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해 NLL은 과거 두차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공격 후 또 다시 ‘화약고’ 위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포병부대의 수도권을 겨냥한 모의 사격훈련이 늘고, 서해 NLL 일대의 해안포와 반잠수정 기동이 활성화된 것으로 포착돼 무력 충돌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판문점에서의 군사적 충돌이나 치고 빠지는 공격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이 확전시킬 가능성은 낮다”며 “한·미 연합전력이 키 리졸브 훈련에 돌입한 시점에서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 북한 도발의 현실화는 자칫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를 작동 불능 국면에 빠트릴 수 있다. ‘핵·미사일 실험-제재-추가 도발-보복 응전’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1차 핵실험 때인 2006년의 제재 국면은 이듬해 2·13 합의로 해소됐지만 2009년 핵실험 이후에는 남북 간 대화 모멘텀이 실종되면서 북한의 도발은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의 핵 선제공격 등의 위협 발언은 거짓으로 강하게 배팅하는 ‘블러핑’(공갈) 전략에 해당한다”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군사행동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中 고강도 北제재 합의… “말·행동 따로 이전과는 다를 것”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中 고강도 北제재 합의… “말·행동 따로 이전과는 다를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 채택을 전후해 중국의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던 중국이 고강도 제재안에 전격 합의했고, ‘이행 액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궁커위(?克瑜) 부주임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안보리 대북 제재는 중국이 미국과 충분한 협상을 거친 뒤 내놓은 것인 데다 대북정책 조정을 놓고 중국 내 논란도 심해 전처럼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행태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재 이행뿐만 아니라 대북 원조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랴오닝 사회과학연구원 남북한연구센터 뤼차오(呂超) 소장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중국 인민들의 안전 우려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실시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분개하고 있다”며 “그동안 중국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별도로 실시해 오던 대북 경제 원조가 감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량, 에너지 등 생존에 필요한 분야의 교역과 원조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94호의 제도적 실효성이 한층 커진 만큼 중국의 행동이 더해지면 북한의 핵·미사일 확산이 상당폭 저지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제재에서는 구체적 조치가 적시된 37개 항목 중 해상·항공 검색, 금융제재와 관련된 19개 항목이 유엔 193개 회원국이 준수해야 하는 의무 조항으로 규정됐다. 또 면책 특권이 인정되는 북한 외교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글로벌 감시가 촉구되는 등 촘촘한 ‘그물망 제재’의 모습을 갖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한 규탄이 처음으로 명시됐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저지하는 품목의 수출입 금지 조치와 북한에 대한 해외금융서비스 중단이 연계되는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채널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김정은 정권의 지도층을 겨냥한 요트, 경주용 자동차, 고가 보석, 고급 자동차 등 금수대상 사치품 종류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 시 추가적으로 ‘더욱 중대한 조치’를 자동적으로 취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도 다시 포함됐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이 무조건적인 제재와 처벌 강도를 높여간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내용의 ‘통지’(지시)를 교통, 세관, 금융, 변방 부대(국경 수비대) 등에 하달한 바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회원국들이 90일 이내에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고 추가적인 양자 제재가 덧붙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연일 南 협박… 美와의 대화 지렛대 삼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연일 南 협박… 美와의 대화 지렛대 삼나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 2094호를 주도한 미국을 겨냥하지 않고 연일 한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8일 “남한을 볼모로 미국과 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처럼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고 간 뒤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는 ‘벼랑 끝 전술’이자 ‘지렛대 전략’이란 것이다. 지난 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북한은 세 차례에 걸친 공식 성명에서 단 한 차례 ‘워싱턴 불바다’를 언급했을 뿐, 미국을 향한 직접적 군사위협 발언은 자제해 왔다. 대신 화살을 한국으로 돌려 ‘정전협정 백지화’(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제2의 조선전쟁, 서울 불바다’(외무성 대변인), ‘남북 불가침 합의 전면 폐기, 청와대 박살’(조평통) 등을 운운했다. 북한 매체들도 최근 전시를 대비하는 평양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활발히 송고하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핵실험 국면에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길에 오르는 등 미국은 중동보다 동북아 문제를 덜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심을 끌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소외받을 수 있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 관계자도 “지금 워싱턴은 북한과의 대화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 당사자인 데다, 군사적 자신감을 과시하면 북한 군부와 주민의 충성까지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대남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제재 결의안에 동참하며 북한으로 하여금 강수를 두게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수년간 북·미 직접 대화에 목을 맸던 이유는 체제보장과 경제보상을 해줄 유일한 주체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마주 앉아 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북·미관계가 개선돼 북한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 간 힘의 균형이 팽팽해지면 북한은 지정학적 유용성을 적절히 활용해 양쪽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도 있다. 북한은 탈냉전 직후인 1992년 북·미 간 첫 고위급 만남에서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고 북·미관계 개선을 구애하기도 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키리졸브가 적당한 선에서 끝난다면 북한도 이후에 함부로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긴장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은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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