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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집단적 자위권 다시 보기/김민희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집단적 자위권 다시 보기/김민희 도쿄특파원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NHK가 전국에 생중계한 30여분의 기자회견 내내 그는 이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지난 15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공식화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얘기다. 안보나 헌법 같은 어려운 말 대신 아베 총리는 단순한 논리로 대중에게 어필했다. 절묘한 선택이었다. 단순화는 힘이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한국에서 널리 받아들여진 논리 역시 단순명쾌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익이다.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정도로 정리된다. 유감스럽게도 이 논리는 한국에서 바라보고 싶은 측면만 받아들인 느낌이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동북아 전체의 판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다. 단순히 한·일 간 과거사나 아베 총리의 성향과 연관지으면 큰 그림을 보기 어렵다.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아베 정권은 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할까. 물론 군사력 강화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고 전쟁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하는 건 비약이다. 일본 내부에서는 동맹국의 전쟁에 휘말려 일본인의 피를 흘리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보다는 ▲미·일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국제사회 공헌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에서 ‘보통국가’로 가는 초석을 쌓는다고 봐야 한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서두르는 것은 연내 예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 재개정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목적은 중국 견제다. 미·일 가이드 라인은 1978년 첫 제정 땐 소련, 1997년 개정 때엔 북한을 위협 요소로 상정했는데 이번에는 대상이 중국으로 바뀌는 것이다. 미·일 가이드 라인 재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통해 미국은 동북아 안보의 짐을 일본에 더 지우려 한다. 그동안 일본에서 PKO법(1992년), 주변사태법(1999년) 등이 만들어지면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확대된 것도 미국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측면이 있다. 집단적 자위권과 함께 논의되는 집단안전보장을 통해 아베 정권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하는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공적개발원조(ODA)처럼 한정적이었던 국제 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보통 국가’로 가는 데 다른 국가의 지지를 받으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 일본의 ‘20년 숙원사업’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다. 한국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이로 인해 요동칠 동북아 역학 구도다.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으로 맞불을 놓게 되면 동북아 지역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태세다. 전문가들은 열전(熱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의 입장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인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논의가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한국에 득이 되는 경우도, 실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미·일동맹 강화가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미사일방어(MD)체계 가입 등 현안과 맞물려 있어 중요성은 더욱 크다. haru@seoul.co.kr
  • 또 보코하람… 나이지리아 차량 폭탄테러 118명 사망

    지난달 276명의 여중생을 납치한 나이지리아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이번엔 연쇄 차량 폭탄 공격으로 118명을 숨지게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플라티우주의 주도 조스시의 번잡한 버스 정류장에서 두 대의 차량이 30분 간격으로 폭발했다. 재난당국 관계자는 “확인된 사망자만 118명”이라며 “건물 잔해 밑에 더 많은 사람들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티우는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지역과 무슬림 지역의 경계에 있어 종교 분쟁이 빈번한 곳이다. 보코하람은 이번 차량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아직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WP는 이번 폭탄 공격이 지난달 수도 아부자에서 120명의 희생자를 낳은 폭탄테러, 카노에서 25명을 죽게 한 공격, 소녀들이 납치된 보르노주에서 자행한 폭탄 공격과 형태가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보코하람은 앞선 폭탄 공격 중 일부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보코하람의 표지를 봤다는 목격자들도 나왔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인간 자유에 대한 비극적인 공격”이라면서 “가해자는 잔인하고 사악하다”고 비난했다. 전날 서방의 드론(무인기) 수색 지원을 받아들인 정부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코하람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제재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22일 열릴 안보리 회의에서 15개 회원국이 이를 지지하면 보코하람에 대한 자산동결과 무기 금수, 여행 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나이지리아 의회는 지난해 5월부터 선포된 보르노, 요베, 이다마와주의 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하는 것을 이날 승인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北 4차 핵실험 전망 혼선… 기만책 통하나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여부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의 과거 핵실험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3차례의 핵실험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 이후 최후의 카드로 활용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의 마지막 단계인 가림막 설치와 철거작업을 반복하며 한·미 정보당국에 혼선을 주는 기만전술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제 핵실험이 임박했는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첩보 위성에 의도적으로 자체 활동을 노출시키면서 4차 핵실험 준비 작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갱도 입구 가림막의 설치와 제거를 반복하고, 갱도 앞에 차량과 인력을 철수시켰다 재투입하는 등의 활동을 3주째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림막 설치는 통상적으로 핵실험 마지막 단계인 갱도 입구 봉쇄의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정찰위성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관측한 결과 터널 입구를 덮은 방수포를 설치한 것을 발견했다”면서 “터널 입구를 가린 것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정찰위성이 모르게 하려는 의도이며 북한이 곧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기존 1·2·3차 핵실험 패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안보리 제재→이에 따른 반발로 핵실험을 예고하는 외무성 성명→핵실험의 과정을 거쳐왔다. 이를 통해 볼 때 현재로서 북한이 당장 핵실험 카드를 사용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3차 핵실험을 보면 북한은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고, 지난해 1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를 규탄하는 결의 2087호를 내자 다음 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을 겨냥한 핵실험을 언급했다. 이후 3주 뒤인 2월 12일 핵실험을 감행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과거에는 안보리 제재에 대해 동참한 중국에 대해 반발하는 차원에서 핵실험을 감행해왔지만 제재라는 선행조치가 없는 지금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는 미사일과 핵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단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와 내부 결속 차원에서 위기 국면을 장기화하는 정치적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남한이 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실시해 박근혜 정부에 반사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룡해 좌천 등에 따른 내부 불안과 동요가 최고조에 이르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의 핵실험은 대미 압박 등 정치적 카드보다 기술적 필요에 따른 측면이 더 크다”면서 “북한 입장에서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관련 데이터를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환경 등을 고려해 시점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북한 4차 핵실험과 대북 제재 무용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시론] 북한 4차 핵실험과 대북 제재 무용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북한은 4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고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북한의 핵실험은 핵탄두 소형화, 다종화 등을 위한 군사적 이유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군사적 잠재력을 과시해 경제·정치적 양보를 얻기 위한 외교적 목적도 있다. 각국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핵실험을 강행해도 치를 대가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2006년 첫 핵실험 이후 나온 제재조치들의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가 제재도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대북 제재조치는 핵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경제의 주요 지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실시됐던 상황에서도 북한 경제가 조금이나마 지속적으로 성장을 기록했던 것은 제재의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정책적 태도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이며 북한 무역을 거의 독점했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는 듯 보인다. 문제는 중국은 이러한 잠재력을 활용할 의지가 없다. 북한 지도층은 핵무기를 정권 유지의 절대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는 타당한 입장인 듯하다. 북한 고위층은 핵무기가 있어야만 외부 침입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이후 이들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 보면 북한 지도층의 공포가 터무니없다고 하기 어렵다. 때문에 북한 정권은 비교적으로 가벼운 국제사회의 압박 정도는 가볍게 넘겨버릴 여유가 있다. 중국이 강력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대북지원은 물론 일반 무역까지 차단해야 북한 고위층의 태도를 변화시킬 정도의 압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하면 중국은 북한 체제가 흔들리게 될 정도로 강력한 압박을 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물론 중국은 동북아의 안정을 위협하고 핵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북한의 핵 모험주의와 벼랑 끝 외교를 좋게 평가할 리 없다. 시진핑 시대에 들어 이 같은 경향은 더 현저해졌다. 하지만 중국은 우선적으로 지금까지 국내 안정을 유지해 왔던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북한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을 걱정한다. 중국 정치 엘리트는 북한이 미국의 동맹국이고 민주국가인 남한에 의해서 흡수통일되면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의 국경까지 팽창할 것이라는 우려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딜레마는 북한에 대해 가벼운 압력을 가하면 아무 성과도 거둘 수 없고 북한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정책, 즉 북핵 개발의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비핵화로는 이끌 수 없는 가벼운 제재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만큼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해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이번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는 나쁜 소식인지 모른다. 북한 세습 정권 엘리트는 체제의 생존을 위협할 극한적 제재 조치에만 굴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강한 압력을 가하면 서방세계가 생각하는 북한의 민주 혁명이나 비핵화보다는 회복세를 보이는 북한 경제의 붕괴 및 대규모 기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극한적 대북 제재조치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정권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을 거치면서도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체제를 유지한 경험을 보면 그렇다. 거듭 말하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의 입장 때문에 극한적 대북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따라서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유엔 안보리 제재는 국제사회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상징적인 정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 재부상의 의미/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 재부상의 의미/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친러시아 세력들의 격렬한 분리 활동을 통해 러시아는 자신의 무게감과 중력을 세계에 뚜렷이 각인시켰다.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25년 전 냉전이 종식된 이후 미국이 주도해 왔던 세계질서가 지정학적으로 재편되는 징후로 읽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근대사에서나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핵무기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물려받은 데서 보듯 소련을 계승한 나라다. 소련이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크기에 우리로선 러시아의 대응 전략을 유심히 봐야 한다. ‘슈퍼 파워’ 소련은 1980년대 유가 하락에 따라 외채가 산더미처럼 쌓여 부도 직전으로 내몰렸다. 1989년 12월 몰타에서 냉전 종식 선언으로 체제 우위 경쟁은 끝났다. 1991년 7월 동유럽 국가의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는 해체했고, 그해 12월 소비에트연방은 붕괴했다. 이후, 유가가 오르면서 2006년 러시아는 외채를 모두 갚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반면 서방 군사조직인 나토는 오히려 동유럽 국가를 받아들이며 회원국을 늘렸다. 1999년 폴란드 등 3개국을 신입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것을 시작으로 2004년 발트 3국 등 7개국을, 2009년 크로아티아 및 알바니아를 받아들이며 동진했다. 이런 와중에 2003년 조지아에서 ‘장미 혁명’이, 2004년 문제의 우크라이나에서 ‘오렌지 혁명’이 발생해 친러 정권이 무너졌다. 우크라이나의 ‘마이단 시위’와 마찬가지로 이들 혁명 뒤에는 서방의 조종이 있다고 러시아는 믿어왔다. 2011년 12월 ‘안방’ 모스크바에서 발생했던 반정부 시위의 배후는 미국이라고 당시 총리 푸틴이 맹비난했다. 나토의 동진이나 동유럽에서의 민주화 운동이 자신들을 위태롭게 한다고 러시아는 받아들인다. 러시아의 급선무는 나토의 동진을 막는 것이었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그 계기가 되면서 푸틴은 ‘군사 근육’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를 잃지 않으면서 사태 봉합을 바라기는 나토나 러시아나 같은 입장이다. 나토는 냉전시대와 비교하면 병력이 크게 감축됐고, 국방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종이호랑이는 아니겠지만 작전능력이 떨어져 하드웨어로 러시아의 버릇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반면 러시아는 나토와의 관계 재설정이라는 실리를 챙기게 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수습되면 푸틴은 눈을 동쪽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서방의 경제 제재가 계속되면 러시아는 한국에 투자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푸틴은 또 중국에 지나치게 경도된 북한에 대해 관계 재정립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례로 러시아는 최근 북한의 부채 11조 3000억원 가운데 90%를 탕감했다. 만성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 대해 러시아는 천연가스라는 매력적인 지렛대를 갖고 있다. 북핵과 ‘통일 대박’ 해법에 러시아라는 큰 변수가 불거지게 됐다. chuli@seoul.co.kr
  • 북한, 백령도·연평도 북방 해상사격 훈련…軍 “도발행위 단호하게 대응”

    북한, 백령도·연평도 북방 해상사격 훈련…軍 “도발행위 단호하게 대응”

    북한, 백령도·연평도 북방 해상사격 훈련…軍 “도발행위 단호하게 대응” 국방부는 29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사격훈련 계획을 통보한 것에 대해 “북한이 우리 해상 방향으로 사격을 실시하는 것은 다분히 도발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북한이 지난달처럼 NLL 이남 우리 수역으로 사격할 경우에는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포탄을 발사하면 종심(남쪽) 방향으로 오차가 더 크다”며 “방향 자체를 우리 NLL 쪽으로 잡은 것으로 볼 때 도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동향에 대해서는 “핵실험은 준비된 상황”이라며 “시기를 기만할 수도 있어 우리는 계속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 국방위원회가 전날 성명에서 ‘증폭핵분열탄 실험이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이상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핵분열탄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증폭핵분열탄도 만들 수 있다”며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어떠한 형태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해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고 국제적으로 도발행위”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은 이날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사격훈련에 대비해 백령도와 연평도 조업 어민들에게 철수령을 내렸다. 해병대 백령부대는 이날 오전 9시 55분과 10시 5분 2차례에 걸쳐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의 마을 방송을 내보냈다. 백령도는 물론 대청도와 연평도에서도 주민 대피 준비 명령이 내려졌다. 서해 5도 주민들은 옷가지를 챙기는 등 대피 준비를 하고 있으며 면사무소 직원들도 대피소 문을 개방해 놓고 비상 대기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럽 동남부의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3년 야누코비치 정부가 유럽연합(EU) 가입을 포기하고 친러 협력을 강화한 데 대해, 몇몇 서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것에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80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하자 의회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탄핵해 임시정부를 구성했고, 친러 성향의 크리미아 반도는 러시아 편입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합병됐다. 곧이어 동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등 몇몇 도시에서 또다시 러시아와의 합병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발생하고 이에 임시정부가 무력진압을 시도하면서 커다란 물리적 충돌로 내전, 그리고 최악의 경우 국가적 분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미국, EU, 러시아, 우크라이나 임시정부가 긴장완화를 위한 몇 가지 조치에 합의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미국, EU,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처음부터 개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의 대응은 성격을 달리했다. 서방은 유엔 안보리와 다양한 채널에서 모스크바의 크리미아 군사점령과 합병이 국제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며, 임시정부에 대해 15억 달러 수준의 경제지원을 제공하는 외교·경제적 수단을 동원했다. 미국은 발트 연안 국가에 약간의 해·공군력을 파견했지만, 나토를 통한 군사 개입에는 EU와의 의견 차이 등 여러 이유로 우선순위를 낮게 두었다. 반면 러시아는 훨씬 공세적이다. 모스크바는 워싱턴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연방제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고, 언제든지 군사개입이 가능하도록 1만명의 병력을 국경에 배치했다. 아무 힘도 없고 국내적으로 분열된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주변 강대국의 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강대국 간의 세력 균형이 키예프의 독립을 유지시킬 것이다. 나토의 군사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키예프가 러시아의 추가적 군사 침략을 막고 영토 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가 정의를 내세우는 중립국 멜로스를 정복하면서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약자는 해야만 하는 것을 한다”라고 한 말이 오늘날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를 대변해 준다. 우크라이나가 약소국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것은 14만명의 병력과 낡은 무기체계, 또 국내총생산 1700억 달러의 작은 경제력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고, 또 강대한 동맹국도 없기 때문이다. 구소련에서 물려받은 핵무기도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미국, 영국, 러시아가 약속한 영토 및 안전보장, 또 경제지원의 대가로 전량 폐기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 활동을 하면서도 정작 나토와 동맹을 체결하지 못했다. 국내적 단합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마저 정반대이다. 권력을 장악한 정치인들은 사회 번영보다는 현상유지로부터의 혜택, 개인적 치부, 권력 유지에 더 관심이 많고, 국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대통령, 정부, 의회, 사법부, 또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10% 미만이다. 국민들도 분열되어 있다. 서부의 친서방 우크라이나계와 동부의 친러 러시아계가 대표적 인종, 지역적 구분이고, 나머지 타타르, 헝가리, 불가리아계의 소수 민족들도 인종·종교·문화·지역별로 역사적 갈등을 겪는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갖고 있다. 우선, 국내의 분열은 누구의 책임을 막론하고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다. 둘째,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건에서 나타나듯 강대국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군사동맹은 반드시 필요하고, 자주국방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미·러 협상에서 나타나듯 국제법과 국제윤리에 관한 강조, 또 대표적 국제기구인 유엔 안보리에서의 논의는 결정적 순간에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넷째, 주요 안보 이슈에 관한 한 군사적 수단이 경제적 수단에 비해 더 큰 효용 가치를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정치에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경쟁해야 하고, 군사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약소국은 강대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석학들의 가르침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 “6자 회담 열리면 北 인권 문제 다뤄야”

    “6자 회담 열리면 北 인권 문제 다뤄야”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앞으로 (북핵) 6자 회담이 열린다면 북한 인권 문제를 당연히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북한 인권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모든 대화와 토론의 기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6자 회담이 열릴지 불투명하다”며 “당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논의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17일 커비 위원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회의를 열어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커비 위원장은 세미나에서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상임이사국 5개국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하며 밀실에서 외교적 타협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달 발간한 COI 조사 결과 보고서는 한국인을 위한 것”이라며 “보고서가 한국어판으로 조속히 번역돼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세계의 창] 아베 5월 방북설 솔솔…북·일 ‘Again 2004’?

    [세계의 창] 아베 5월 방북설 솔솔…북·일 ‘Again 2004’?

    ‘어게인(Again) 2004’가 이뤄질 수 있을까. 최근 북한과 일본 간 불고 있는 훈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2002년과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두 차례 평양 북·일 정상회담 이후 10년 만에 아베 신조 총리가 이르면 5월에 방북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북·일관계가 이처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북한과 일본 수뇌부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2012년 4월 권력을 승계받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선대보다는 국제사회에 개방적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초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신조 정권은 김정은 체제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 같다. 일본인 납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김 제1위원장이라면 파격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02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 자민당 간사장 대리로 고이즈미 총리와 함께 방북했다. 그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전에는 평양 선언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관철시켜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그는 취임 직후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 “(납치 문제를) 반드시 아베 내각에서 해결하고 싶다”고 공언할 만큼 납치문제는 정치적 승부수이기도 하다. 북한 입장에선 정권이 자주 바뀌면서 대북 기조 역시 흔들려온 일본의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장기 집권이 예상되는 아베 정권과 협상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한 관계자가 “협상이 가능할 만큼 안정적으로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정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상이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관계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적십자 회담 재개 등 관계 급물살 이런 이유로 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2006·2009년)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2012년 12월)로 인해 두절됐던 양국 관계는 올 들어 크게 진전됐다. 적십자 회담을 통해 물꼬를 트고, 정부 간 협의를 재개한 뒤 공식·비공식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현재의 기류는 과거의 패턴과 꼭 닮아 있다. 지난달 3일 1년 7개월 만에 적십자회담을 재개한 북한과 일본은 일주일 뒤인 10~1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다 메구미의 부모와 손녀 김은경(26)씨의 첫 상봉까지 잇따라 추진했다. 이어 한 차례 더 적십자 회담을 가진 양측은 30~31일 중국 베이징에서 1년 4개월 만에 정부 간 협의를 재개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6일 중국 선양에서 외교 당국자 비공식 협의를 가졌으며, 조만간 추가로 비공식 협의를 갖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2002년 9월 17일 이뤄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도 똑같은 수순을 밟았다. 정상회담은 2001년 가을부터 추진됐다. 일본의 다나카 히토시 당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일본이 ‘미스터 X’라고 불렀던 북한 측 담당자와의 물밑 협의는 중국 등 제3국에서 20차례 진행됐다. 수면에서는 2002년 8월 평양에서 적십자 회담과 외무성 국장급 협의가 계속 이뤄졌고 결국 8월 30일 고이즈미 총리는 9월 17일 북한 방문 공식 일정을 발표한다. 당시 평양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5명 귀국이라는 달콤한 성과를 갖고 온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아베 총리가 5월 방북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북·일 비공식 협의 계속될 듯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지난 5~6일 비공식 협의에서 북한이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납치문제 재조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의 완화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재조사는 정부가 인정한 납치 피해자 17명 중 귀국하지 않은 12명뿐 아니라 납치 가능성이 있는 특정 실종자도 대상에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종자를 860명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근거한 제재에 더해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로 북한 국적 보유자의 입국 금지, 북한 국적 선박의 입항 금지, 항공 전세기가 북한에서 일본으로 취항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북한은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조선총련 중앙본부의 매각을 허용한 도쿄지방법원 결정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조선총련 간부의 여행 제한 해제도 원하고 있다. 북한이 재조사 실시를 확정하고 조사에 착수하면 그에 응하는 형태로 총련 간부의 여행 제한 해제 등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의 일부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추진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납치 피해자 조사가 재개될 경우 일본은 북한이 주도하는 조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북·일 합동 조사 구상이 부상한 적도 있었다. 북·일 양국은 일정한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비공식 협의를 계속할 전망이다. 한 전직 외무성 간부는 “북한은 비밀 협의가 아니라면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유엔, 北인권 모든 사법적 수단 동원 해결”

    “유엔, 北인권 모든 사법적 수단 동원 해결”

    “유엔의 창조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차 일본을 방문한 마르주키 다루스만(69)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유엔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사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인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 임명돼 COI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다. 지난달 28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1년간의 조사를 거쳐 내놓은 COI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고 북한의 인권 침해 가해자들을 국제 사법 체제에 회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사회는 이 자리에서 다루스만 보고관의 임기도 1년 연장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권 침해 실태가 종합적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면서 “유엔이 최근 주창한 ‘인권 우선’ 이니셔티브를 통해 그동안 유엔의 각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담당했던 북한 관련 문제를 한데 모아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뒤 국제사법재판소(ICC)에 회부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루스만 보고관은 “ICC 회부가 최우선이지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나올 경우 특별 법정도 가능하다. 특별 법정은 ICC에 비해 다룰 수 있는 범죄의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7일 유엔 안보리가 비공식 협의 방식인 ‘아리아 방식’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한다”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북한 인권과 관련해 폭넓은 설명을 하면서 ICC 회부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방일한 다루스만 보고관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담당상을 비롯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시민단체 관계자 등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미·일 “北, 핵실험땐 대가”… 中, 北대사 불러 자제 당부

    5개월 만에 워싱턴에서 만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북한과의 대화보다 제재에 방점을 뒀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단합되고 실효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해 국제사회와 함께 조치를 취해 나가는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북한과 관련한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이고 투명하게 이행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추가적 위협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관련국들이 대국적인 견지에서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함으로써 정세 완화와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이 6자회담 재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을 꼬집은 것이다. 중국은 이와 동시에 북한의 핵실험 발언과 관련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소환하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북에 핵실험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계획’에 대해 북한 대사를 소환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美 “대북 제재 지속적 전면 이행”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7일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과 오는 25~26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 핵 문제 등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데이비드 코언 미 테러·금융정보 담당 재무차관은 최근 상원 금융서비스·감독 소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이 각각 마련한 대북 제재 조치를 계속 전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언 차관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북한이 인식할 때까지 제재 조치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언 차관은 이어 “2012년 대포동 2호 발사,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핵확산 활동을 겨냥한 재무부의 제재 조치들은 북한의 불법 프로그램 개발을 지연시키며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등에 담긴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4일 ‘대북 지원’ 보고서에서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접근이 항상 조화로웠던 것은 아니다”며 “2000년대 이후 북한 당국이 국제원조 기준을 따르도록 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한국과 중국의 조건 없는 대규모 지원에 의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의회조사국은 “박근혜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에 따른 접근권과 모니터링 보장을 요구해 온 이명박 정부의 입장을 계속 이어 갈지는 불확실하다”며 “미 의회는 한·미 양국의 당국자들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 조건을 논의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조사국은 이어 “박근혜 정부는 외교적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식량 지원을 북핵 문제 등 안보적 논의와 어떻게 외교적으로 연계시킬 것이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日, 납치문제 향후 의제로 합의

    북한과 일본이 중국 베이징에서 이틀간 열린 국장급 회의에서 납치 문제를 향후 의제로 다루는 것에 합의했다. 일본 정부 수석 대표로 참석한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31일 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대하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거부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하라 국장이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회담에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척하지 않겠다’는 북한 외무성의 성명에 유감을 표명하고 자숙을 촉구했다는 사실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이하라 국장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안보리의 결의를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통신은 또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있는 일본인 유골 회수 문제가 다뤄졌으며 양측이 앞으로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北 서해 NLL 도발] 中 “남북 대치 상황 우려… 평화안정 위해 노력하길” 美 “北 도발로 고립 심화… 동맹국 방어 흔들림 없다”

    중국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하고 한국이 대응사격에 나서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냉정과 절제를 촉구했다. 미국은 북한의 대규모 해상 사격훈련을 도발 행위로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에 온도가 다소 올라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유관 당사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함으로써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고, 공동으로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너선 랠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행동은 “위험하고 도발적”이라면서 이는 긴장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로 스스로 고립을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뒤 “동맹국들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일본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경고와 관련해 “어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어기는 것”이라며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서울신문의 질의에 “북한 외무성 성명은 도발 위협을 담고 있다”며 “다시 한번 북한에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당국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과 안보리 결의 위반은 국제사회의 단호한 결의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규탄 성명을 비난하면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운영 책임자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으나 이는 바뀔 수 있으며, 핵실험이 이뤄지기 4~6주 전이면 증강된 활동 징후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유엔 안보리, 北 미사일 ‘구두 경고’에 그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며 엄중 경고했으나 추가 제재보다는 향후 북한의 태도와 자세 변화 등을 지켜본 뒤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유엔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안보리 15개 이사국 회의를 마친 뒤 안보리 의장 명의로 이런 내용의 ‘구두 언론 성명’을 발표했다. 순회 의장인 실비 루카스 룩셈부르크 유엔 대사 명의로 발표된 성명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중국도 이사국들의 우려와 성명 발표에 반대하지 않았다. 구두 언론 성명은 안보리 공식 결의에 포함되지 않는 가장 낮은 수준의 합의여서 중국도 부담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해 온 우리 정부와 미국도 ‘향후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포함시키는 선에서 합의했다. 중국이 이날 성명 발표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향후 논의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수출 금지 품목 확대 등 추가 제재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드레스덴 연설은 통일을 넘어 통일의 궁극적 목표인 ‘통합’을 지향했다. 이날 제시한 여러 대북지원은 그 통합의 한 과정으로서 ‘일치화’ ‘동질화’의 방안을 다루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것이냐의 핵심은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상관관계이다. 남북 관계는 천안함 사건과 이로 인해 남한정부가 취한 포괄적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 이후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후 점증되는 북핵 위협이 이 경색 상황을 공고화시켰다. 이날 박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된 ‘평화통일 기반 구축 3대 제안’에는 이에 대한 전제 조건이 달리지 않았다. 연설 말미에 “하나 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북한은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 핵을 포기하여 진정 북한 주민의 삶을 돌보기 바란다”는 정도로 언급했을 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5·24 조치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교류와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기초로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인도적 지원과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했다. 오히려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주변국과 함께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어 북한과 주변지역의 경제개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6자회담 당사국과 유럽연합,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공동 출자로 거대 투자금융기관을 설립하려는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포기를 결정할 경우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복합농촌단지 구상은 사실상 북한판 새마을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화 국면’에 대한 국내외의 거부감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예컨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 없이 북한에 인프라를 추진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 설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등 국제규범과 국제사회의 합의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인 협력과 지원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북 지원과 관련해 중국, 러시아 등과 협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과 중국 및 러시아 간의 협력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곧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미 21년 만에 최대 상륙훈련… 北 GOP 습격훈련

    북한이 한·미·일 3국의 비핵화 논의에 반발해 지난 26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노골적으로 우리 군 최전방 진지를 점령하는 연습을 벌이고 있다. 한·미 연합군은 독수리 군사연습의 일환으로 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연합상륙훈련에 돌입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27일 “북한군이 최근 모든 전선에서 우리 군의 소초(GP)와 일반전초(GOP)를 습격하거나 도발하려는 훈련을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우리 군의 GP, GOP와 유사한 모형 진지를 구축하고 포병부대가 이를 타격한 다음 특수부대를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준비할 가능성과 함께 독수리연습에 대응해 우리 군의 피로도를 높이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연례적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을 한다. 올해 훈련은 한·미 양국이 사단급 미군 병력을 투입해 1993년까지 진행해 온 팀스피릿 훈련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측에서 해병대 7500여명과 해군 2000여명, 한국 해병대 2000여명과 해군 1000여명 등 총 1만 2500여명이 참가해 1만여명 규모가 참여했던 예년보다 병력과 장비가 보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제재와 고립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민 3명을 태운 북한 어선 1척이 이날 오후 5시 26분쯤 서해 백령도 동쪽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1.8㎞가량 침범했다. 우리 해군 고속정이 퇴거에 나섰으나 이 어선이 불응함에 따라 선원의 안전을 위해 오후 8시쯤 나포했다. 군 당국은 조사 결과 이 어선이 엔진고장으로 표류했고 어민들의 귀순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으로 송환할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강경 대응, 中-예의 주시, 日-엄중 항의

    북한이 26일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자 미국은 당혹스러워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후 6시간 넘게 검토 작업을 거친 뒤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의 내부 조율은 물론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의 골자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1874·2094호의 명백한 위반으로,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안보리 회부로 방향을 잡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일본과 함께 안보리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보리 회부가 어느 정도 실익이 있는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안보리 안건으로 상정하더라도 중국 등이 반대하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의도를 주시하면서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을 우려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현 국면에서 관련 국가들이 국면을 완화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하면서 지역의 평화·안정을 함께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비록 북한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가 지역의 긴장 국면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베이징 대사관 루트를 통해 북한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오는 30~31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북·일 정부 간 공식 협상이 연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북한이 26일 새벽 한·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동해상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 비핵화 논의를 시작한 3국을 압박하는 다목적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4차 핵실험의 전주곡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2시 35분과 42분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시작된 새벽 2시 30분에 발사 시간을 맞췄다. 군 당국은 이날 2발의 탄도미사일이 최고 160여㎞ 고도까지 상승하며 음속의 7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는 점에서 스커드 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려운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판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8차례에 걸쳐 동해상에 사거리 50~500여㎞의 각종 발사체 88발을 발사했지만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해온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 1874호 등의 위반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해 단거리 발사체 위주로 저강도 무력시위를 벌여 왔다. 이날 발사한 노동미사일 2발은 각각 662㎞, 645㎞를 비행했지만 원래 사거리가 1300㎞에 달해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들 미사일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 10여㎞ 안쪽에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핵을 탑재해 일본까지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한·일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유엔 안보리 제재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미국을 겨냥한 초강수로 판단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상회담의 북핵 압박 메시지에 대비해 사전에 맞불을 놓는 대응으로 호락호락하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동해안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평양 인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토를 횡단하게 했다. 이는 이동식발사차량의 능력과 미사일의 정확도, 파괴력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노동미사일 연료는 지하시설 등에서 주입을 하고 원하는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4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는 1·2차 핵실험을 전후한 시기인 2006년 7월 5일과 2009년 7월 4일에 이뤄졌다.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도 지난 24일 “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면 핵억제력을 보여 주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700∼1000㎏으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1t 가량의 핵탄두를 본격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자국 미사일 중 가장 신뢰하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면서 “핵탄두의 소형화를 이루고 국내 내부 결속을 위해서라도 핵실험이 필요한 시점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북한이 26일 새벽 평양 북쪽 숙천지역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4주기이기도 한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북한 핵문제를 논의한 것 등에 항의하는 의도된 무력시위로 관측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오전 2시 35분과 2시 42분에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각각 1발, 총 2발을 발사했다”면서 “이 발사체는 650㎞ 내외를 비행했으며 노동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6년 7월과 2009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군 당국은 이날 노동미사일이 앞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발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는 130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지상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통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도발에 즉각 반발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인 1718·1874·2094호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안을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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