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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정부, 바닷길 北돈줄 끊다

    단체 30개·개인 40명 금융 제재… 김영철 넣고 김여정·황병서 제외 정부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북한 단체 30개와 개인 40명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했다. 북한에 잠시라도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은 180일 동안 국내 입항을 금지하고 북한산 물품의 수출입 통제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북·러 3국 물류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하고 이를 러시아 측에도 전달했다. 정부는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금융 제재 대상 단체는 30개로, 이 가운데 북한 단체는 24개, 북한을 우회 지원하는 제3국 국적의 단체는 6개로 결정됐다. 이들 가운데 17개 단체는 미국·일본·호주·유럽연합(EU) 등이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단체이고 이에 덧붙여 우리 정부가 13개 단체를 추가했다. 제재 단체는 해외 자금 조달 담당 금융기관인 일심국제은행, 무기 조달 담당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외기술무역센터 등이다. 금융 제재 대상에서 개인은 모두 40명이다.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과 실권자로 알려진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일단 명단에서 빠졌다. 반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의 배후인 정찰총국장 출신 김영철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국제 금융 제재에 이름이 오르면 관행적으로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를 밀반입하던 행위가 차단된다. 제재 명단에는 이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홍영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낙겸 전략군사령관, 윤창혁 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부소장 등도 포함됐다. 정부는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하는 한편,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소유인 ‘편의치적(便宜置籍) 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사실상 중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고 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한 상황에서 협력을 계속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비핵화 진전이 있으면 사업 재개를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與, 정부 독자적 제재안 발표에 “필수적 조치…주도적 역할 당연”

    與, 정부 독자적 제재안 발표에 “필수적 조치…주도적 역할 당연”

    새누리당은 8일 정부가 독자적 대북 제재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가 대북 제재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신의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며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반성은커녕 연일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한 응분의 조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대변인은 “더욱이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대남 테러를 지시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계속해서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북핵 및 미사일 등 각종 도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또 “정부의 이번 추가조치는 북한의 외화수입을 차단하고 수출입 등 북한의 각종 활동을 위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북핵 폐기에 대한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북핵의 완전하고 깨끗한 포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주실 것을 당부한다”면서 “북한의 각종 도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비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상 최대 한·미 훈련, 北 도발 대비에도 만전을

    한·미 양국이 어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미군 1만 7000명, 한국군 30만명 등 양국의 최정예 부대가 참가하고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최신예 전략자산도 대거 동원된다.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 연습은 오는 18일까지, 실기동훈련(FTX)인 독수리연습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병력과 장비 등 모든 전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으로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도 포함돼 있다.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가 처음 적용된다. 한·미 연합 기동부대가 항공력 지원을 바탕으로 평양을 점령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등 기존 작전보다 공세적인 것이 특징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이 급변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한·미 연합훈련 개시와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대북 제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 직면해 북한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어제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군과 그 추종 세력들의 핵전쟁 도발 광기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 3일에는 “선제 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사거리가 150㎞에 이르는 300㎜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현 국면은 남북 모두 위기 관리가 전혀 작동되지 않는 일촉즉발의 상태나 다름없다. 휴전선 부근과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언제든지 국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서로 압박과 위협 수위를 높여 가다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지경이다. 북한 정권은 오판하지 말고 자중해야 한다. 자신들의 후원국 격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유엔 안보리의 전면적 대북 제재에 동참한 상황에서 무력 시위와 대남 도발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가차없이 응징을 해야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상식과 합리성이 결여된 정권이란 점을 고려해 무작정 압박만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 집착에 따른 고통을 확실하게 느끼게 하되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고 체제 생존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남북 모두 군사적 충돌 같은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한반도 긴장과 위기를 지혜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 [전문] “北 개인 40명+단체 30개 금융 제재” 정부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

    [전문] “北 개인 40명+단체 30개 금융 제재” 정부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

    정부는 8일 북한 관련 개인 40명과 단체 30개에 대해 금융 제재를 가하고 해운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다음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발표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 발표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연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습니다. 이는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서, 국제사회는 단호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이러한 대응의 일환으로 유엔 안보리에서는 3월 3일(뉴욕시간 3월 2일) 비군사적 제재결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습니다.금번 결의는 무기거래, 제재대상 지정, 해운·항공 운송, 대외교역, 금융거래 등 기존 제재 조치들을 대폭 강화했으며, 석탄·금 등 광물분야 금수 조치와 같은 북한 관련 제반 측면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제재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망라하고 있습니다.이는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계속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으며, 상응하는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함으로써, 북한의 잘못된 셈법을 완전히 변화시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의 발현입니다.우리 정부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겨 나가는 데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결의 채택 당일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하여 동 결의의 철저한 이행 계획 마련에 착수하였으며, 유관 부처 협조 하에 신속히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결의 규정에 따라 안보리에 이행보고서를 조속한 시일내에 제출할 것입니다.우리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제재의 충실한 이행과 함께,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독자제재 및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상호 연계하여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있습니다.2010년부터 5·24조치를 통해 남북간 물품 반출입금지, 북한선박의 우리해역 운항금지, 대북 신규투자 불허 등 포괄적인 대북제재조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의 전면중단을 결정하였으며, 아울러 국제사회와 함께 추가적인 대북제재 조치를 강구해나가겠다고 공언한 바, 우리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금일 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첫째, 북한과 관련한 금융제재 대상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책임이 있는 북한 개인 38명과 단체 24개, 그리고 북한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제3국적 개인 2명과 단체 6개를 포함, 총 개인 40명과 단체 30개를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하여, 이들과 우리 국민간의 외환거래와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국내자산을 동결할 것입니다.둘째, 북한과 관련한 해운 통제를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후 180일 이내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할 것이며, 아울러 제3국 선박의 남북 항로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의 제3국 편의치적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해 나갈 것입니다.셋째, 북한과 관련한 수출입 통제를 보다 강화할 것입니다.북한산 물품이 제3국을 우회하여 국내로 위장반입 되지 않도록 현장 차단활동과 남북간 물품 반출입 통제를 한층 강화하는 등 기존의 대북 제재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특성을 감안한 실효적인 수출통제 기준을 마련할 것입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하여 국제적 통제 대상이 아닌 물품으로도‘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특화된 별도의 감시대상품목 목록을 작성·통보함으로써, 각국의 수출입 통제 관련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에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넷째, 우리 국민, 재외 동포의 해외 북한식당 등 북한 관련 영리시설의 이용 자제를 지속 계도해 나갈 것입니다.북한 해외식당 등 영리시설은 북한의 외화수입 경로 가운데 하나인 만큼, 국민 여러분께서도 해외 여행시 이러한 북한의 영리시설 이용을 자제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금번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함께 북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과 관련된 북한 및 제3국의 개인·단체와의 거래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한편, 북한 관련 의심물품 반출입을 차단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정부는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하에 북한을 제재 및 압박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독자 ‘대북 제재안’ 발표…김영철 등 개인 40명·단체 30개 ‘금융 제재’

    정부, 독자 ‘대북 제재안’ 발표…김영철 등 개인 40명·단체 30개 ‘금융 제재’

    정부는 8일 북한을 다녀온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고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개인 40명과 단체 30개를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했다.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8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는 북한의 단체와 개인에 대한 ‘금융 제재’를 핵심으로 한다. 금융제재 대상 단체는 30개로, 이 가운데 북한 단체가 24개이며 6개는 제3국 단체다. 이들 가운데 17개 단체는 미국·일본·호주·유럽연합(EU) 등이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나머지 13개 단체는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지정한 제재 대상이다. 주요 단체는 해외자금조달 담당 금융기관인 일심국제은행, 대량살상무기의 물품 조달 등을 맡는 대외기술무역센터, 선봉기술총회사 등이다. 금융제재 대상 개인은 40명으로 북한 사람이 38명이고 2명은 제3국 출신이다. 이들 중 23명은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제재대상으로 선정한 인물이다. 특히 제재 대상에는 노동당 대남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 전 정찰총국이 포함됐다. 그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이밖에 이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홍영칠 중앙위 부부장, 김낙겸 전략군사령관, 윤창혁 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부소장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여한 인물들이 명단에 올랐다. 다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북한 정권의 2인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앞으로 제재 대상이 된 단체나 개인에 우리 국민 간의 외환거래와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이들의 국내자산을 동결할 방침이다. 또 북한과 관련한 해운 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이 전면 불허되고,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북한 소유인 ‘편의치적 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된다. 북한과 관련한 수출입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북한산 물품이 제3국을 우회해 국내로 위장반입되지 않도록 현장 차단 활동과 남북 간 물품 반출입에 대한 통제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또 우리 국민이나 재외 동포 등을 상대로 해외 북한식당 등 북한과 관련된 영리시설에 대한 이용을 자제하도록 당부하기로 했다.이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겨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설자리 좁아진 ‘벌크 캐시 운반책’ 北 외교관들

    외교 특권 이용한 활동 반경 줄 듯 향후 국제사회 제재 현실화 주목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이행에 착수하면서 각국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활동 반경도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외교관들은 그동안 외교적 특권을 활용해 사실상 대북 ‘벌크 캐시’(대량 현금) 운반책으로 활동해 온 경우가 많아 추후 이에 대한 제재가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7일 “북한 외교관의 추방 규정을 명시한 건 이번 결의가 처음”이라며 “북한 외교관은 마치 합법적 통로처럼 벌크 캐시를 북한으로 운반해 온 가장 위험한 루트”라고 밝혔다. 그간 밀수 등 범죄에 관여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국제사회의 골칫덩어리였다. 이들은 입·출국 시 보안검색을 받지 않는 외교행낭(파우치)을 활용해 지도부 상납 및 외화벌이용 마약, 금괴, 시가, 고급 양주 등을 밀수해 팔고 사치품이나 달러 뭉치를 북한으로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목돼 추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이 외교관이 추방까지 당한 경우는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은 주재국이 ‘주의 촉구’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반면 이번 안보리 결의는 13항에 제재 회피 활동을 하는 북한 외교관 및 정부 대표 등을 의무적으로 추방하도록 명시했다. 외교관의 사치품 및 현금 운반을 더이상 주의 촉구 같은 방식으로 덮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도부의 외화 획득 통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공관 살림살이까지 팍팍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 거래 수익은 해외공관의 운영자금으로도 사용됐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주유엔 대표부를 비롯해 전 세계에 54개 재외공관을 두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4차 핵실험 이후 인사 교류나 대북 협력 사업 등 북한과의 교류를 꺼리는 국가가 많아졌다”며 “북한 외교관들도 우호적 국가들을 중심으로 자기 입장을 설명하는 활동을 하겠지만 분위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은 아직도 대북 제재 효과를 모르나/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열린세상] 북한은 아직도 대북 제재 효과를 모르나/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북한은 지금 거침없이 막말과 험악한 소리를 내뱉을 때가 아니다.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4차례의 핵실험과 6번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북한이 얻은 것이 무엇이고,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떤지를 성찰하고 결심할 때다. 외무성 성명을 통해 북한이 그동안 제재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리고 자주와 자강에 기초해 버텨 왔기 때문에 어떠한 제재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더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왜 그동안 불법거래, 밀수, 자금세탁, 명칭 세탁 등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대북 제재 결의안을 무시하고 강행해 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 2094호, 2270호에 이르기까지 대북 제재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고, 회원국의 의무 사항은 증대됐다. 또한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의심스러운 물건에 대한 육로, 해상, 항공의 모든 루트가 차단되고, 통치자금줄도 더 공세적으로 조이게 됐다. 더 나아가 우리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각 국가는 안보리 결의안의 성실한 이행과 더불어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으로 양자 제재도 준비 및 시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아직도 제재 국면을 일정 정도만 잘 참고 견디다 평화공세를 펼치면 제재 국면이 하강할 것이라는 오판을 하고 있다면 빨리 접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제재 국면을 운영하는 구조가 변했고, 참여자들의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첫째, 설사 북한이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이전부터 제재를 회피하는 방안(loophole)들을 모색해 놨다고 해도, 이제는 회피 방안마저도 제재망에 걸리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필리핀이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3일 만에 진텅호를 몰수하고 선원을 추방할 수 있었던 것은 2013년 청천강호 사건에 따라 안보리가 소속 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OMM)를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OMM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 이름과 국적을 바꾼 채 화물선을 운항한다는 주의와 더불어 부록에 진텅호를 비롯한 선박 31척의 이름과 등록번호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회원국을 비롯해 기업들은 제재 리스트에 올라온 기관, 사람, 선박, 심지어 자금 출처 등에 이르기까지 빅데이터망을 통해 기록들을 추적할 수 있기에 ‘세탁’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둘째,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과연 성실히 이행할 것인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 이 역시 과거와 명백히 달라졌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제재의 효과란 제3국 효과가 없을 때 극대화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임을 북한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거의 90%에 이르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실한 의무 이행만으로도 북한 경제성장률이 최대 4.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집권 이후 계속 하락하는 경제성장률(2012년 1.3%, 2013년 1.1%, 2014년 1.0%)은 결국 마이너스 경제성장률로 돌아서게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병진정책의 대실패다. 중국 무역 의존도가 90%에 가깝다는 것 자체가 중국에는 대북 제재 의무 불이행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중국 견제를 높이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는 접는 것이 나을 것이다. 게다가 환구시보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설문 참여자의 82%가 대북 제재를 지지할 만큼 중국 국민들에게 북한은 말썽만 부리는 이웃에 불과하다. 제재 국면을 내부 통합과 정권 안정용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 또한 큰 착각이다. 5월 7차 당 대회까지 현 국면을 최대한 이용해 경공업, 화물수송, 철강재 생산 등 각 분야에서의 공동구호 과업 관철 및 초과 달성을 홍보하고, ‘70일 전투’ 관련 군중대회와 궐기모임을 열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70일 전투’가 끝날 때쯤 되면 북한 당국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내놓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제 알 때도 되지 않았는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 정부,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실상 중단, 러시아에 설명… 러 “유감”

    정부,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실상 중단, 러시아에 설명… 러 “유감”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에 이어 대북 추가제재의 하나로 러시아와 함께 협력사업으로 추진해온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중단을 사실상 확정하고 이를 러시아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동안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우리 민간기업 컨소시엄에 대해 방북 허가나 러시아산 석탄을 실은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허가 등의 지원을 해왔는데, 정부의 추가 양자 대북 제재 따라 이런 지원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점을 러시아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사실상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다.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6일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 여부와 관련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서 필요한 검토를 하고 러시아 측과도 협의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의 설명에 대해 러시아 측은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 측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안보리 결의 2270호에서 북한산이 아닌 제3국산(러시아산) 석탄의 북한 나진항을 통한 수출을 예외로 인정 받았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선박 국적세탁 안 먹힌다… 유엔 제재 ‘약발’

    시에라리온으로 속였다 들통…제재 대상 1년 단위 업데이트 필리핀 당국이 지난 5일 북한 선박 ‘진텅호’를 몰수하고 선원들을 추방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국제사회에서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또한 북한이 지금껏 즐겨 써 왔던 개명이나 국적 세탁 같은 제재 회피 수단이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먹히지 않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6일 정부에 따르면 북한 선박 진텅호에 대한 필리핀 당국의 몰수 및 선원 추방 조치는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따른 첫 이행 사례다. 안보리 결의 2270호 23항은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의 선박 31척을 자산 동결 대상으로 명시했다. 또한 부속서에서 OMM 소속 선박 31척의 이름과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를 적시했다. 진텅호는 이 목록에 열세 번째 선박으로 올라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필리핀 수비크만에 이 배가 들어오자 안보리 결의에 따라 바로 검색에 들어간 뒤 몰수 조치하고 이를 유엔 측에 알린 것이다. 북한은 앞서 네 차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서 제재 대상이 설정되자 이름을 바꾸거나 국적을 세탁하는 식으로 제재를 무력화시켜 왔다. 이번 결의에 명시된 OMM 선박 31척 중 10척은 북한이 아닌 다른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텅호 역시 선적을 시에라리온으로 등록하는 국적 세탁을 시도했으나 필리핀 당국은 결의에 명시된 IMO 등록번호를 기준으로 이를 몰수한 것이다. 특히 이번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이 같은 제재 회피 수단까지 차단하는 조항을 뒀다. 결의 45항은 제재 대상자 명단을 1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북한이 개명 등으로 제재를 피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데 대한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이제 북한이 제재를 피해 갈 구멍이 더 좁아졌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추가 제재에 나섰다. EU 각료이사회는 4일(현지시간) 북한 제재 대상 리스트에 개인 16명과 단체 12개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금수 조치 및 기술 통제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거친 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 김여정 제재 추가 주목

    北 거친 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 김여정 제재 추가 주목

    WMD 개발 관여 인물·기관 거론…김여정 포함 땐 北 압박 극대화 나진·하산 프로젝트 차질 올 듯 윤병세 “안보리 결의 따라 검토…러시아 측과 지속 여부 곧 협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에 따라 정부가 이번 주 중 독자적 대북 제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거친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 등 해운 제재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인물 및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독자적 대북 제재 방안을 이번 주 중 국무총리실을 통해 발표할 것으로 6일 알려졌다. 5·24조치에 따라 북한 선박은 지금도 국내에 입항할 수 없다. 여기다 ‘세컨더리 보이콧’ 차원에서 북한을 거친 제3국 선박까지 국내 입항을 금지하면 북한의 교역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또 정부가 독자적인 제재 대상에 누구를 추가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외화 관리 책임자로 지목된 김여정 노동당 서기실장이 제재 리스트에 추가될지 주목된다. 김 실장은 이번 안보리 결의에서 제재 대상으로 추가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추가 제재 대상 16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김정은 일가를 직접 겨냥하는 데에 중국이 부담을 느낀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여정이 WMD 개발에 직접 관여해 돈을 댔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이 있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결기’를 보인 것처럼 정부가 김 실장을 제재 대상으로 올릴 경우 북한이 받는 압박은 극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정부는 안보리 결의와 별개로 북한을 지원한 대만·시리아인 등 7명을 제재하고 있다. 정부는 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필요한 검토를 하고 러시아 측과도 협의하는 사항이 올 것”이라며 “(이 문제가) 안보리 결의 내용을 분석해 앞으로 우리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와 같은 부분과도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민간 주도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안보리 결의에서 북한발 화물 검색을 의무화하고, 러시아 요구로 예외를 뒀지만 북한의 석탄 등 광물 수출이 금지되면서 사업상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정부의 독자적 해운 제재 역시 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러시아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첫발 내디딘 한반도 ‘사드 배치’… 시기·장소 결정만 남았다

    첫발 내디딘 한반도 ‘사드 배치’… 시기·장소 결정만 남았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4일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협의하기 위한 공동실무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하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이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중국·러시아의 반대가 여전하고 부지 선정 등 민감한 문제가 맞물려 있어 실제 배치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양국은 한·미 동맹의 미사일 방어 태세 발전 노력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사령부가 운용하게 될 사드의 배치 가능성에 관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공동실무단은 부지 선정, 안전 및 환경, 비용 문제, 협의 일정 등을 논의하고 실무단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체결된 실무단 약정은 원래 지난달 23일 체결하기로 예정됐었지만 중국과 대북 제재 결의를 놓고 협상 중이던 미국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던 것이다. 이날 약정 체결은 안보리 제재 결의 2270호 통과라는 외교적 목적을 달성했으니 사드 배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 간 사드 논의를 빌미로 다시 제재 이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제사회에서 안보리 결의의 구속력도 결국 강대국들의 선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배치를 서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배치 예상 후보지로는 대구와 경북 칠곡, 강원 원주, 경기 평택, 전북 군산, 부산 기장 등이 거론되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주한 미군기지 밖에 사드 시설이 들어설 경우 우리 정부가 부지 매입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실무단 협의를 거쳐 4·13총선 이후에나 합의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이전에 발표할 경우 사드 문제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재점화되고 북한, 중국, 러시아의 반대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핵 발사 준비” 김정은의 광기 자멸 재촉할 뿐

    북한의 핵실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한 초강력 대북 제재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되자 북한이 ‘핵 발사 준비’ 운운하며 광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그제 “실전 배치한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 사격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또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 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중앙통신은 이번에 시험 사격한 300㎜ 신형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는 대구경 방사포 체계”라고 강조했다. 최대 사거리 200㎞로 수도권은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 안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 지도부의 이런 극렬한 반응은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엄중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제재안이 실행되면 김 위원장과 핵심 측근들의 ‘돈줄’이 꽁꽁 묶일 가능성이 큰 데다 중국으로의 광물 수출 봉쇄로 북한 경제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엊그제 국회에선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통과됐고, 테러방지법도 곧 시행된다. 7일부터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략폭격기(B2) 등 미군 전략자산도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탄두까지 언급하면서 으름장을 놓은 것은 이처럼 전방위로 옥죄어 오는 압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벼랑 끝 ‘도발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사례가 이를 잘 보여 준다. 북한은 4차 핵실험 도발 이후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안이 논의되기 시작하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달 7일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렸다. 큰 힘을 과시함으로써 제재를 무력화하거나 수위를 낮춰 보려는 전략으로 비쳤다. 하지만 이는 북 지도부의 착각이었다. 오히려 역대 최강의 유엔 안보리 제재안이 채택되고, 한·미·일의 독자 제재 강도까지 높아지면서 북한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리는 처지가 됐다. 미사일 발사 직전 본지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자멸을 재촉하는 악수를 두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했다. 이번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태도로 보아 전문가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북한이 오판해 장사정포라도 남한을 향해 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북한은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최고조로 높여 남한과 미국의 양보를 얻어 내려는 속셈이겠지만 오히려 자기 발등만 찍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한의 폭정을 중지시키겠다”면서 북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의 도발을 겁내 이런 기조가 꺾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북한이 살기 위해서는 결국 핵을 포기하고 변화하는 길밖에 없다.
  • EU 대북 추가 제재…개인 16명·단체 12개 신규 제재

     유럽연합(EU)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를 이행하기 위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EU 각료이사회는 4일(현지시간) 북한 제재 대상 리스트에 개인 16명과 단체 12개를 EU 관보를 통해 5일 공시한다고 밝혔다. 각료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EU의 이번 제재에는 북한의 핵무기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무기 금수와 관련 제품 및 기술을 통제하는 방안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자금조달에 직접 관련된 국방과학원, 청천강해운, 대동신용은행, 원자력공업성, 국가우주개발국, 군수공업부, 정찰총국 등 12개 단체와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등 16명을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대상으로 새로 지정했다. 이로써 제재 대상자는 단체 32개와 개인 28명 등 모두 60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한 후 EU는 그해 12월 북한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그 이후 북한의 2~3차 핵실험 이후에 EU는 안보리 제재와 함께 독자적인 제재를 가했다. EU는 지난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에도 북한에 대해 금융 및 무역제재, 자산 동결 그리고 여행제한 등 제재를 부과했다. EU는 북한에 대해 무기 및 핵 개발 관련 기술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사치품 금수, 자산 동결, 여행 제한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독 안에 든 金의 전쟁… 이번엔 “핵 발사” 위협

    독 안에 든 金의 전쟁… 이번엔 “핵 발사” 위협

    “핵탄두 임의의 순간 쏠 수 있게…” 대통령 실명 6차례 거론하며 비난 북한이 4일 ‘핵탄두’까지 들먹이며 대남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에 대해선 ‘특대형 국제범죄’라며 첫 반응을 내놨다.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이 커진 데다 군사적 압박까지 더해지게 되자 위기감을 격한 분노로 표출하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일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며 “실전 배비한(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4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직함 없이 6차례 거론하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또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안보리의 대조선(대북) 제재 결의에 단호한 대응 조치로 맞서겠다”며 이번 결의를 “안보리가 저지른 특대형 국제범죄”라고 매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에서 ‘선제 타격’을 언급하며 청와대 등이 ‘1차 타격 대상’이라고 위협했다. 이번엔 ‘핵’까지 언급하며 위협 수준을 높인 것이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핵에 대한 제재가 나왔으니 만드는 걸 넘어서 쏠 수도 있다는 식의 경고”라며 “실제 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16년 장교 합동임관식 축사에서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체제를 보장한다는 그릇된 망상을 버리고 하루속히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제재가 시행되면서 북한의 반발과 도발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데 지금이 가장 어려운 마지막 고비”라고 말했다. 4차 핵실험 이후 중국마저 제재의 ‘전면 이행’ 원칙을 밝히는 등 북한의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서 “가까운 시일 내 독자 대북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며 “해운 제재도 포함해 몇 가지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7일부터는 한·미 합동 키리졸브 연습·독수리 훈련이 예정돼 있어 북한은 제재 중에 맞대응 훈련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논의할 공동실무단 약정을 체결하고 첫 공식 회의를 열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필리핀, 대북제재 조치 첫 이행… 北선박 검색

    필리핀 해양경비대가 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 선박을 검색했지만 의심스러운 화물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색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한 결의안 채택 이후 처음이다.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라울 벨레사리오 사령관은 필리핀 수비크만 루손섬 올롱가포에 입항한 화물선 ‘진텅’호를 수색했다고 4일 밝혔다. 진텅호는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을 출발해 3일 필리핀 수비크만에 도착했다. 벨레사리오 사령관에 따르면 재화 중량 6830t의 진텅호에는 팜유를 짜고 남은 찌꺼기인 팜박이 실려 있었으며 의심스러운 물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팜박은 주로 동물의 사료로 이용된다. 다만 소방호스가 없거나 환기구가 부식되는 등 작은 결함이 발견됐다. 벨레사리오 사령관은 진텅호가 출항하기 전 한 번 더 검색을 할 것이며 결함이 수리돼야 출항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텅호는 중국 광둥성 진장으로 향할 예정이나 출항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텅호는 지난 2일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안에서 제재 대상에 오른 31척의 선박 중 하나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이 31척의 선박이 북한 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가 관리하는 자산으로 동결 대상이라고 밝혔다. 서류상에는 진텅호의 소유주가 홍콩 침사추이에 주소를 둔 골든소어개발로 돼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주민 인권문제 적극 제기해 北 변화 이끌어야

    북한이 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6발을 쐈다.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이번 ‘결의안 제2270호’는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안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동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김정은 정권이 여하한 제재도 감수하면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가뜩이나 곤궁한 북한 주민들일 수밖에 없다. 그제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북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적극 공론화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때라고 본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육·해·공 입체 검색을 포함해 촘촘한 제재 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빈틈없는 이행을 전제로 국제사회가 북측에 ‘체제 유지냐, 핵 보유냐’를 선택하도록 압박한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이 동해상 도발이라는 어깃장을 놓은 배경은 뭘까. 중·러가 결국 뒷문을 열어 줄 것으로 보는 등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습 왕조’나 다름없는 김정은 체제가 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게 근본적 요인이란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측에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실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경제 제재로만 충분하지 않음은 불문가지다. 역대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랬듯이 ‘인권 카드’를 포함한 가용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주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라고 백번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였지 않은가. 때마침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문제 등을 의제로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우리의 인권 상황을 지목하는 회의에 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측의 이런 인권이사회 보이콧 선포야말로 인권문제가 북한 정권의 급소임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국제사회에서 북의 인권문제를 우리가 앞장서 제기할 때 경제 제재안도 상승 효과를 얻을 듯싶다. 예컨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발의 후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간 우리 내부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세력도 적지 않았다. 이들을 죄다 종북으로 몰아선 안 되겠지만, 북한 정권을 자극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주민의 1년치 식량을 조달할 돈을 장거리 미사일 한 방으로 날리곤 하는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라.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판 극단적 전체주의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핵문제도, 인권문제도 영구미제로 남게 될지 모른다. 냉전기에 주민을 탄압하던 구소련이나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권이 국제 여론의 지탄과 함께 무너진 전례도 있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 돈줄 끊는 제재, 36년만에 여는 5월 노동당대회 악재로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로 평가되는 안전보장이사회의 3일 대북 제재 결의로 북한이 오는 5월 7일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경제성과를 과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까. 과거 제재는 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이번 제재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죄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북한 전체 상품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과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활용되는 금과 희토류 등 광물 수출 금지는 북한 정권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36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당 대회에서 경제성과를 과시하려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당 대회를 앞두고 전체 당원들을 대상으로 속도전 사업방식인 ‘70일 전투’를 독려하는 등 경제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안보리 제재 효과가 나타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달도 안 남은 당 대회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제재를 예상해 한동안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전력과 물자를 비축해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제재에 끄떡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더욱 성대한 대회를 치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역대 최대 韓·美 연합작전… 항공유 봉쇄 맞물려 北 전방위 압박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맞서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 6발을 발사한 가운데 군 당국은 오는 7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실시해 북한에 전방위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은 한국군 29만명, 미군 1만 5000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 수준으로 진행된다. 존 스테니스 핵추진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B2 스텔스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무기들은 물론 해병대의 상륙을 돕는 강습상륙함 전력도 참가한다.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군 증원 병력과 장비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훈련이며,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이 야전에서 기동하는 방식이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양국 해병대 1만여명이 참가하는 상륙훈련 ‘쌍용훈련’도 병행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수뇌부가 모여 있는 평양과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연습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 해군 7함대 소속 강습상륙함 본험 리처드함(4만 1000t급), 애슐랜드함(1만 5000t급)이 3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미군은 한·미연합군의 전쟁 지속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바다 위에서 한 달 동안 1개 여단이 작전을 치를 수 있을 정도의 전차와 탄약을 실을 수 있는 해상사전배치 선단도 투입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특히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북한군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대응 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항공유 수출금지와 해외 군수품의 북한 유입을 봉쇄하는 것인 만큼 연합훈련과 맞물려 북한군의 기름 부족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식량난으로 병영생활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며 자급자족해야 하는 북한 군인에게는 한·미 연합훈련이 두 달가량 지속되는 동안 피로감이 가중된다. 이를 통해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도 노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북 레버리지 높이는 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변화한 북·러 관계를 고려해 우리 북핵 외교 전략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는 북핵 6자 회담의 당사국이지만 그간 한반도 정세나 북핵 문제에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안보리 등에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중국에 보통 일임했고 미·중이 합의를 할 경우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식이었다. 이에 이번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했다. 중국을 설득하면 러시아는 따라온다는 경험칙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의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중이 합의한 초안에 ‘딴지’를 걸어 결의 채택을 늦추는가 싶더니 종내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반한다며 제재 내용까지 수정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교부 관계자는 “첫 번째 대북 제재인 1718호 결의 때부터 직전 2094호 결의까지 러시아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2년 블라디미르 푸틴의 3기 정부 출범 때부터 ‘신동방정책’을 추진해 동북아 지역 개발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특히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등극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소원해지자 러시아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이번 결의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을 단순히 심술궂은 ‘몽니’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마저 돌아서 북한이 어려울 때 숨통을 틔워 주는 게 값싸게 대북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북핵 외교에서도 러시아 등 대북 제재 실효성과 관련 있는 나라들에 대해 더욱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대북 선제 타격력 키우고 中과 소통 강화 중요…韓, 핵무기 개발·전술핵 도입 현실적 불가능”

    “대북 선제 타격력 키우고 中과 소통 강화 중요…韓, 핵무기 개발·전술핵 도입 현실적 불가능”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이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주중 대사를 지낸 동북아 전문가 신정승(65)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을 만나 안보리 결의안 채택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등 긴급 현안에 대해 들어 봤다.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평가하면. -(대략적으로 말하면) 이전의 대북 제재 결의안은 핵·미사일 등의 선적이 의심될 때만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민생 부문을 제외하고는 북한의 대외무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중국이 결의안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는지가 관건이다. →러시아가 문안 검토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몽니’를 부려 결의안 채택이 늦어졌는데.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북한에 대해 생색도 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의안이 미국과 중국의 주도로 마련된 만큼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를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캐스팅보트를 잡고 있는 것처럼 함으로써 북한을 ‘보호’해 주는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다. →북핵을 막지 못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6자회담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중·일·러가 회담에 임하는 자세나 목적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한·미는 CVID, 즉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정조준한 반면 일본은 자국인 납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염두에 두다 보니 대북 압박에 한계가 있다. 북한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들락날락한 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북핵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북핵은 안 된다.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를 했지만 우리는 비핵화의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안보리 대북 제재안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힘써야 한다. 특히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우리 스스로도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한·미 동맹에 기반한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등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 셋째, 일정 시점이 지나면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한국과 미국, 중국이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북핵을 어떻게 다룰지 논의한 뒤 윤곽이 잡히면 러시아, 일본 등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자회담은 효용성이 있고 앞으로의 다자 안보 체제를 위한 유용한 대화틀이다. 하지만 북한이 참가를 거부하기 때문에 이른 시기 내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쉽지 않다. →북핵 폐기가 어렵다면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하기는 어렵다. 우선 세계의 핵 비확산을 주도하는 동맹국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일본, 대만 등으로 확산되는 핵 개발 도미노 현상을 우려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둘째, 우리 경제 체제의 대외 의존도가 너무 높다. 우리가 핵 개발에 나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으로 이어지면 곧바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러면 생존하기 힘들다. 셋째,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아서 스스로 핵 억지력을 갖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는 방안을 거론하는데. -심리적인 효과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전술핵을 들여와 봤자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핵 비확산을 목표로 하는 미국이 원치도 않는다. 특히 다시 들여온 전술핵이 북한이 아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중국이 판단한다면 미·중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북핵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국과 미국 간의 한·미 동맹을 강화해 핵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재래식 무기 공격력을 강화해 선제적 대응(타격)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인데 중국이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번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미·중 간에 어느 정도 조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사드 반대 입장을 개진했지만 당분간 현안으로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이 한·미 동맹의 약한 고리를 자극하는 등 한·미 동맹을 시험하는 요소도 있다. 앞으로 사드 문제가 대두되면 국익에 입각해 중국에 우리의 입장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이 우리 기업 등을 상대로 보복성 제재를 할 가능성이 있나.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어떻게 보나. -현재 동북아 정세의 변화 요인은 중국의 부상이다. 여기에 미·일이 대응하는 구도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과 일본의 보통 국가화(보수 우익)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중 간 영향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를 함에 따라 동북아를 요동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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