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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윤석열, 초유의 ‘역사 대전’ 시작된다

    이재명·윤석열, 초유의 ‘역사 대전’ 시작된다

    ‘가쓰라·태프트 밀약,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아십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선명한 인식을 앞세우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역사 대전’을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4·15 총선 당시에도 ‘토착 왜구를 상대로 한 ‘한·일전’에서 이기겠다’며 소위 ‘역사 논쟁’을 거듭한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치러진 총선이 집권여당의 압승 분위기로 끝나면서 상대 당을 향한 ‘토착 왜구 전략’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상징적 인물인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영입되기도 했다.●이재명, “윤석열 향해 한일관계 역사 논쟁” 이 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읽어 보셨는지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후보가 한일관계 개선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 한일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발언은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과거를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한 것을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며 “김대중 대통령(DJ)은 과거사를 덮고 미래로 가자고 하신 것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에 대해 ‘과거를 똑바로 인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 비로서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며 “아베 집권 이래로 스스로 ‘더 이상 사죄는 없다’는 일본 정부에게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 업적을 언급하다니요”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후보는 “과거를 묻지 말라는 일본이 웃고 있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이 윤 후보를 두고 ‘(우경화된 일본을) 이웃으로 인정’했다고 반기겠냐”며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일본 관련 발언은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보다 신중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는데 그게 제대로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나 다수 여론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일 간의 관계가 원만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체계가 잘 작동됐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과 정부 관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 것이다. 단순히 일본 사회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대선 경쟁, 구도·인물 넘어 역사 인식도 이 후보가 대선후보의 역사 인식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권교체론’이란 불리한 대선 구도와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이 맞붙은 인물 경쟁을 넘어 올바른 역사 인식이란 쟁점을 통해 민주 진영의 결집을 의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앞서 당내 경선과정에서도 전두환 씨에 대한 옹호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전쟁을 이겨서 체제를 유지했고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얻었다. 그런데 거대한 성과의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고 선명한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결국에 마지막에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이 이야기는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해 들었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면담에 배석한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 이야기(가쓰라·태프트 협약)를 꺼낸 것은 오소프 상원의원이 한미일 역사, 식민지 관련해 관심이 많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에도 참여하고 성원하는 과정에서 한국 현대사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들어서 그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한미간 우호협력을 위해 내방한 분에게 과거 역사를 거론하는 것보다 우리 미래를 위한 협력을 얘기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 “무지성 궤변 본능”vs민주당, “한미 안보동맹 이간질” 이 후보의 발언은 일제에 의한 한일합병과 남북 분단 및 한국전쟁 등에 대한 ‘미국 책임론’이란 역사 인식에 대한 즉각적인 논쟁을 일으켰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처음 만나는 혈맹국 의원에게조차 ‘네 탓’을 시전할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다”며 “무지성 궤변 본능으로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했다”고 비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복잡한 국제정치적 원인이 작용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터무니 없이 단순화시킨 반지성적 편견”이라며 “반미 감정을 설교하듯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태도 역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외교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고용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한미 안보동맹을 흔드는 이간질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 후보의 ‘가쓰라·태프트’ 발언은 오소프 상원의원이 평소 한일의 역사 및 일본을 거쳐 미국에 온 한일 2·3세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는 등 인권과 인도주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오늘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 번영을 구가하게 된 것은 미국의 협력과 지원 덕분임을 분명히 밝혔다”며 “국민의힘의 주장은 전체적인 맥락을 비틀고 선택적으로 문장을 잘라내어 한미 정부와 양국 국민을 이간질하려는 저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향후 본선 국면에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양 진영간 대결이 본격화될 경우 윤 후보를 상대로 역사 인식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보수 진영간 결집력을 높일 역사 대전이 경제·민생 활성화와 부동산시장 안정화, 부패청산과 코로나19 회복 등 대선 주요 쟁점 대결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할 지점이다.
  • “우리가 어설펐다” 프랑스에 선물 안긴 바이든

    “우리가 어설펐다” 프랑스에 선물 안긴 바이든

    마크롱 만나 ‘오커스 갈등’ 봉합 나서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도 막 내려반중 경제블록에 균열 없도록 총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실패를 자인하며 자세를 낮추고, 유럽연합(EU)에 각종 선물을 안기며 동맹 재건에 나섰다. 반중 전선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만은 만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바이든은 2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우리가 한 일은 어설펐다. 품위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이어 “프랑스는 극도로, 극도로 가치 있는 파트너”라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미국은 신안보동맹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창설 과정에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키로 했고, 이에 호주는 프랑스와 맺었던 560억 유로(약 76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계약을 깼다. 이에 프랑스는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해 왔다. 바이든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10%씩 부과했던 관세를 2년 7개월 만에 없앴다. EU도 오는 12월부터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대해 50%씩 적용키로 했던 보복관세 카드를 버렸다. 이는 반중 경제 블록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미국과 EU는 관세전쟁을 중단함과 동시에 향후 값싼 중국 철강이 EU를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G20 정상들은 디지털세 합의안도 추인했다. 이에 2023년부터 글로벌 대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 글로벌 매출 가운데 통상이익률(10%)을 웃도는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내게 되면서, 그간 일명 ‘구글세’로 미국을 위협하던 EU의 불만도 사라지게 됐다. 또 디지털세 합의안에는 글로벌 최저한세율(15%)도 포함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 효과에 대해 “주요 수혜자는 미국을 포함한 부유한 국가들”이라며 “이로 인한 미국의 향후 기대 수입은 중국의 15배”라고 전했다. 바이든의 G20 광폭 행보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세는 세수에 소폭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EU의 대미 철강 수출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여건은 불리해질 수 있다.
  • 바이든 마크롱 만나 “우리가 어설펐다” ‘오커스 갈등‘ 봉합 안간힘

    바이든 마크롱 만나 “우리가 어설펐다” ‘오커스 갈등‘ 봉합 안간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영국·호주와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창설 과정에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면서 “우리가 한 일은 어설펐다”고 한껏 몸을 낮춰 눈길을 끌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오커스 창설 과정이 “품위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프랑스만큼 오래되고 충실한 동맹이 없다”고도 했고, “프랑스는 극도로, 극도로 가치 있는 파트너”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오커스 가입의 대가로 호주에 잠수함 건조 기술을 넘기기로 함으로써 호주와의 공급 계약을 파기당한 프랑스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하게 반발했던 일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사실상 사과한 것이다. 먼저 발언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나에게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은 미래“라고 말했다. 미국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나라가 이미 공동의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무기수출,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 우주, 혁신적 기술 등 여러 분야에 강화된 협력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두 나라 관계가 회복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확히 해야 할 것들을 명확히 했다”며 “지금 정말로 중요한 것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다”라고 답했다. 그는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역에서 프랑스가 펼치는 대테러작전에 미국의 정보력과 군사력을 더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주 사이 바이든 대통령이 내린 “아주 구체적인 결정”이 사헬 지역에서 사투를 벌이는 프랑스군에 도움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커스 사태 같은 일이 또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신뢰 구축 과정에 있다”고도 했다. 두 나라 협력을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에 화답하면서도 뼈 있는 말을 잊지 않은 셈이다. 이날 회담은 바티칸 주재 프랑스대사관에서 이뤄졌다. AP 통신은 백악관의 양보에 따라 프랑스가 회담을 주관한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오커스 갈등 이후 대면한 건 처음이다. 지난 9월 15일 미국이 영국, 호주와 오커스를 창설하고 대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자 프랑스는 일방적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떠오른다며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며 격하게 항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랴부랴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 한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프랑스에 보내 마크롱 달래기에 나섰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의 대면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 이수혁 “떡 줄 사람 생각도 없는데… 쿼드 논의 시기상조”

    이수혁 “떡 줄 사람 생각도 없는데… 쿼드 논의 시기상조”

    국회 외통위, 주미대사관 국정감사 실시“미, 한일관계 어려움은 한국 탓 인식 없다”대중국 견제 목적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가입 논란에 대해 이수혁 주미대사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 격”이라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국이 한일관계 경색 원인을 한국이 아닌 ‘일본의 강경함’으로 보고 적극 개입하면서, 일본이 불편한 상황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쿼드 가입을 제안받은 적이 있냐는 국민의힘 소속 박진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대사는 “기술, 기후, 공공보건 3개 분야에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의 기본 입장을 설명한 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 그런 격인 것 같다. 쿼드가 확대할 생각이 없기에 시기상조 논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눈치를 보느라 쿼드, 오커스(미국·영국·호주 간 안보동맹), 파이브아이즈(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간 기밀정보 공유동맹) 등에 모두 못 끼는 소극적 외교로 국익 확대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미국에는) 독특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한국이 아주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답했다. 한국이 미중 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을 배척하고 미국 편만 드는 게 미국에도 무조건적 이익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또 이 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의원이 한일 관계 교착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을 묻자 “(한일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없다”며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일 3각 동맹 구축을 위해 “미 고위 인사가 일본에 가서 얘기도 하고, 국무부 고위인사도 한일 두 나라의 고위층을 불러 계속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대사는 “동의할 수 없다. 미국은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고 합목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외 이 대사는 올해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졌을 당시 현지를 찾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사과했다.
  • 이수혁 “美 한일관계 적극 개입, 日 불편해 한다”

    이수혁 “美 한일관계 적극 개입, 日 불편해 한다”

    국회 외통위원회,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쿼드 가입,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미국은 한일관계 경색 원인이 일본의 강경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수혁 주미대사가 밝혔다. 또 한국의 쿼드 가입과 관련해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관련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한일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입장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미국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사는 “미국 고위 인사가 일본에 가서 얘기도 하고, 국무부 고위인사도 한일 두 나라의 고위층을 불러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일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이유로는 “한미일 3각동맹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사는 “미측 핵심 고위인사와 15차례에 걸쳐 대면 협의를 했는데 이중 7∼8차례는 한미일 관계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했다. 이런 미국의 노력이 수면 위로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나 북한 문제나 조용한 외교를 통해서 (접근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4개국서 확대, 쿼드 공식 입장 아니다” 이 대사는 또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에서 쿼드 가입을 제안받은 적이 있냐고 묻자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기술, 기후, 공공보건 3개 분야에 개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면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 그런 격인 것 같다”며 “우리가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쿼드가 확대할 생각이 없기에 시기상조 논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그간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밝혀왔다. 이 대사는 박 의원이 쿼드 가입에 소극적일 경우 국익 확대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미국은 한국이 가진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독특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한국이 아주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며 “한미동맹만 강조해서 미국이 하자는 대로 가는 것이 꼭 미국의 이익이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한국이 쿼드,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파이브아이즈(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에 모두 속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종전선언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찬반 양론을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정권 말에 무리한 수로 미국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은 다음 정권을 위한 토대를 남기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대사는 “동의할 수 없다. 미국은 진지하게 다루고 있고 합목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미국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미국 정부가 결정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봐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전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면담을 한 이후 한국 고위 당국자가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 입장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백악관 발표 자료에는 종전선언이 언급조차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서 실장이 일방적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한미 합의를 통해 종전선언을 협의할 필요가 있어서 방문한 것”이라며 미국 측도 종전선언 논의에 관심이 있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외교통상부 복원 목소리도 이 대사는 이날 올해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졌을 당시 현지를 찾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당시 한인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이 대사는 물론 애틀랜타 총영사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또 1998년부터 15년간 있었던 외교통상부를 복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이 대사는 정무, 과학,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 대사가 한 부처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우리 국익을 확보하는 목적에 어느 조직이 부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외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오커스 회원국인 호주와 공유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핵잠을 건조 계획까지 줄거냐, (핵잠을) 대여할거냐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오커스 회원국인) 미국, 영국, 호주가 향후 방향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 핵잠 기술 팔려 한 어설픈 스파이 부부, 무기징역 위기

    핵잠 기술 팔려 한 어설픈 스파이 부부, 무기징역 위기

    30억 달러 핵잠 기술, 10만 달러에 팔려 한토비 부부 첫 법원 심리, 서로 얼굴은 못 봐SD카드 넘기는 날 SNS로 베이비시터 구하고구매자 원하는 곳에 직접 나타나는 등 어설퍼미국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에 외국으로 빼돌리다 덜미가 잡힌 미 해군 기술자 부부가 무기징역 위기에 처했다. 이들이 핵잠 기술을 판매하려던 국가는 프랑스라는 관측이 떠도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 더힐 등 미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원자력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조너선 토비(42)와 그의 아내 다이애나 토비(45)가 유죄 확정 시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는 미 연방검찰의 전언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부부가 웨스트버지니아 법원에서 첫 심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먼저 남편인 토비가 심리를 받고 퇴장한 뒤, 다이애나가 이어서 심리를 받았기 때문에 “둘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이들 부부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사는 토비 부부는 최신형 핵잠수함 기술과 관련한 문건 수천 건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토비는 지난해 4월 1일 빼돌린 자료의 일부를 담은 소포를 외국 정부에 보냈지만 해당국이 8개월 뒤인 12월 20일 이 소포를 현지의 연방수사국(FBI) 지부에 넘기면서 적발됐다. 토비는 FBI 요원을 외국 대표라고 믿고 SD카드를 피넛버터 샌드위치와 껌 통에 넣어 2차례 건넸고, 1척 건조 예산이 30억 달러(한화 3조 5880억원)에 이르는 기술을 1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넘겼다. 가장 큰 의혹은 토비가 핵잠 기술을 팔려 시도한 국가다. NYT는 “일부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표적이라고 추측했지만 프랑스 관리들은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해당 기술을 1958년부터 63년간 영국에만 공유했고, 최근 새 안보동맹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결성하면서 호주에 공유키로 결정했다. 미 언론들은 토비가 극비의 보안을 지키며 핵잠 기술을 다룬 전문가 답지 않게 엉성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상대가 정한 장소에 직접 나타나 SD카드를 두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또 토비 부부는 지난 7월 메모리카드를 약속된 장소에 놓으려 집을 떠나면서 페이스북에 아이를 봐줄 사람을 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학교 교사였던 다이애나는 자신의 박사학위를 자랑하곤 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이후 호주 이민을 알아볼 정도로 진보적 성향이었다고 한다.
  •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지난달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과 손잡고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중 견제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을 알렸다. 호주는 18개월간 이들과 공동 연구를 마친 뒤 빠르면 내후년부터 핵잠수함 8척을 건조한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과 맺은 우리돈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12척)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앵글로 색슨 동맹’ 출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커스가 전 세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포클랜드 전쟁 승리 이끈 영국의 핵잠수함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로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쓴다. 선체 내 원자로에 농축우라늄을 주입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연료를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잠항 속도가 시속 17㎞ 정도다.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 물 밖에서 스노클(공기흡입)을 하는데, 이때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들킬 수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시속 30노트(약 55㎞) 정도로 3배가량 빠르다. 스노클도 필요 없어 물밑에서 몇 달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잠수함은 1만 5000㎞ 가까이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10여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너뜨렸다. 함께 출발한 재래식 잠수함이 5주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통계전문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은 모두 136척이다. 미국이 68척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36척)와 영국(11척), 중국·프랑스(각 10척), 인도(1척) 순이다. 핵잠수함은 크게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한 6개국은 모두 SSBN을 운용한다. 이번에 호주가 건조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현재 브라질도 프랑스의 기술로 핵잠수함(최대 6척)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채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주는 핵 보유국이 아닌데도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각에선 “호주가 핵 보유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호주에 대만 방위 분담 요구할 듯 핵잠수함은 전략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영향력이 큰 나라들은 워싱턴의 승인 없이는 운용하기 힘들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자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조야를 설득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핵무장의 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전방위적 보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을까. 오커스로 묶인 세 나라는 3권분립이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군사동맹처럼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계획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언론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수함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미국의 구상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국 방산업체에 거대한 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호주는 오커스 창설을 계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호주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괌에 이은 차세대 핵잠수함 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주의 저명 언론인 토니 워커는 “실제 핵잠수함 도입까지 최대 20년이 걸린다. 호주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미 핵잠수함 주둔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만 방어를 두고 호주에 일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대만 안보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시 미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데 있다.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4개국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개입이 쉽지 않다. 인도 역시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워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만 방어의 일부 역할을 맡기기로 마음먹은 듯하다.●親中 호주, 2~3년 새 反中 싸움닭으로 오커스 출범을 두고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 삼아 핵 확산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장쥔 중국 유엔 상주대표는 “핵무기를 조금이라도 가진 나라에는 예외 없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강요하던 미국이 돌연 핵무기도 없는 나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을 거들고자 “호주 핵잠수함 사찰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감시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무기는 주지 않는다. 비핵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단 한 번만 있는 일(One off)”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에는 핵잠수함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면 북한이나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기술로 SSN을 만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핵잠수함 보유를 희망하는 한국 역시 ‘호주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며 입이 나올 판이다. 자칫 ‘핵잠수함 도미노’라는 무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EU 등에서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은 중국의 자충수이기도 한 만큼 베이징이 늑대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호주를 무리하게 길들이려던 시도가 결국 ‘핵잠수함 무장’이라는 예상밖 결과를 불러온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호주는 왜 미국에 집문서까지 걸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당시만 해도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호주가 불과 2~3년 만에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닭’으로 돌변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의 친미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과 와인,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의 수입을 막았다. 지금도 아나운서 출신 청레이 등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관계가 아예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상대방에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가 반드시 곱씹어 볼 대목이다.
  • 정의용 “한국을 反中 블록 넣는 것은 냉전적, 비핵화 보상 소심하면 안돼”

    정의용 “한국을 反中 블록 넣는 것은 냉전적, 비핵화 보상 소심하면 안돼”

    유엔 총회 기간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중국이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한 뒤 “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거나 “한국을 반중(反中) 블록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냉전적 사고”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이 자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안보동맹 구축 노력에 대해 거의 같은 평가를 내렸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중국 눈치를 본다고 평가하는 보수 우파 진영을 자극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현지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회에서 중국이 최근 국제사회에서 공세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파리드 자카리아 CNN 앵커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정 장관은 중국의 공세적 외교에 대해 “경제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며 “20년 전 중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세적’(assertive)이란 표현 자체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들은 국제사회의 다른 멤버들에게 중국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우리는 중국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진행자인 자카리아 앵커는 중국이 공세적 외교를 펴고 있다는 호주 정부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한국은 호주와 다른 상황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다른 국가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자카리아 앵커가 태평양의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를 ‘반(反)중국’ 블록으로 규정하려 하자 “그건 냉전시대 사고방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의 중심축이고 중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더 안정적인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진행자가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포기하리라 생각하느냐”고 묻자 “어려운 질문”이라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보상 등 원칙론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위한 방안으로 북한의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을 활용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상을 제안하는 데 소심할 필요가 없다”며 “덜 민감한 인도적 분야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진행자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지적하자 “역사적 관점에서 사태를 봐야 한다”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또한 정 장관은 남북이 서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를 소개한 뒤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반도 문제는 물론 지역과 글로벌 현안에 대해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세 나라 외교 수장이 머리를 맞댄 것은 지난 5월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외교를 추구하겠다고 밝힌 것,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영변 원자로 재가동 및 우라늄 농축 조짐에 대한 공동 대응,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이어서 대중 대응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3자 회동을 마친 뒤 블링컨 장관과 곧바로 20분 이상 양자 회담을 이어갔다. 모테기 외무상과는 23일 뉴욕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 美 주도 ‘오커스’에 뿔난 佛… 동조하는 EU

    美 주도 ‘오커스’에 뿔난 佛… 동조하는 EU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한 새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결성의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인도·태평양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이뤄진 3국 연합이 엉뚱하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의 반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오는 29일로 예정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기술협의회(TTC) 첫 회의를 연기할 것을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TTC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 빚어진 양측의 충돌을 봉합하고 향후 협력 관계를 다지는 성격의 회의다. EU가 오는 24일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가운데 블룸버그는 “네덜란드 등 여러 EU 회원국들이 프랑스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등 3국은 지난 15일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동맹 AUKUS 발족을 선언하고,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호주는 이에 따라 프랑스와 맺었던 560억 유로(약 77조 8000억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공급 계약을 파기했다. 격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영국 런던에서 열 계획이던 양국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시켰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동맹·협력국 사이에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이뤄진 9월 15일 발표의 이례적인 심각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역내 핵심 국가인 프랑스의 반발에 EU도 대체로 동조하고 있다.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0일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회원국 중 한 국가가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EU와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 나라(호주)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FTA를 진행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은 프랑스가 반대할 경우 호주와의 협상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이어 또다시 동맹국들과 갈등을 노출했다는 안팎의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친밀감을 과시했다. 특히 모리슨 총리에게는 “미국은 호주보다 더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없다”고 발언해 가뜩이나 민감해진 프랑스 등 EU를 자극했다.
  • 말 잘 듣는 호주에 핵잠함 기술 넘기지만 비핵화 가능? 미국 이중잣대

    말 잘 듣는 호주에 핵잠함 기술 넘기지만 비핵화 가능? 미국 이중잣대

    미국과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최근 호주가 참여해 두 나라의 기술로 핵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하면서 호주의 비핵화는 어떻게 되느냐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나아가 자국의 말만 잘 들으면 핵잠함 건조 기술을 넘겨줘 사실상 핵무장을 용인하는 미국의 이중잣대가 핵무장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호주가 핵잠수함을 가동하게 되면 세계 일곱 번째가 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68척, 러시아가 29척, 중국 12척, 영국 11척 , 프랑스 8척, 인도 한 척의 핵잠함을 갖고 있어 여섯 나라가 129척을 보유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인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예외를 인정받는, 이른바 P5 국가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핵탄두 미사일을 실은 잠함은 미국이 14척, 러시아 11척, 중국 6척, 영국과 프랑스 4척씩, 인도 한 척을 갖고 있다. 사실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의 핵심 기술인 고농축 우라늄(HEU)도 핵무기의 핵심 기술이고, 이들 여섯 나라 모두 핵무장을 한 것이어서 호주의 핵잠함 보유와 비핵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거짓부렁이다. 핵잠함을 보유한 여섯 나라 모두 핵미사일 적재함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둘을 따로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오커스 참여국들은 호주가 갖게 되는 것이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일 뿐 핵무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다. 핵과학자회보 블러틴은 핵잠수함 기술 이전과 호주의 핵무장은 별개라고 선을 긋는 오커스의 시각에 희의적이다. 이 매체는 “아마도 호주가 핵잠수함 원자로를 가동시킬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도부의 목덜미에 땀이 날 것”이라면서 “IAEA는 현재 이란이 수중에 넣은 고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만큼(국제적 합의 기준에 따르면 0.025t) 확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100~200개 기관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호주가 30년 동안 6~12척의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은 3~6t으로 추산된다”면서 “IAEA가 호주군이 기밀로 분류하는 고농축 우라늄 관련 보고의 신뢰성을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은 1958년 영국에 이어 63년 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례적인 핵협력 사례는 15년 전인 2006년에도 있었다. 미국이 NPT 미가입국인 인도와 민간핵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인도에 핵기술과 핵물질을 제공하고, 인도의 22개 원자로 중 14개를 사찰 대상의 민간핵시설로 분류했다. 인도는 오커스의 일원이 아니지만, 미국의 또 다른 대(對)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일원이다. 대중 안보협의체에 들어오는 국가들을 상대로 NPT 체제를 빠져나가게 만드는 미국의 이중잣대를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이중잣대를 거론하며 중국 해군과 원자로 협력을 시작한다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확보를 핵잠수함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더 강하게 주장한다면, 아마도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 핵잠함 건조 기술을 전수해달라고 매달리면 미국은 어떤 논리로 이를 막을 것인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비핵화 체제를 훼손하면서까지 안보동맹을 굳건히 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노력은 상당히 위험한 도박으로 보인다.
  • 11월부터 미국 입국하려면 백신 접종 완료·음성 증명해야

    11월부터 미국 입국하려면 백신 접종 완료·음성 증명해야

    11월 초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은 음성 증명만 하면 됐지만 이때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라는 요건이 하나 더해져 한결 까다로워진 셈이지만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빠르게 늘고 있어 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이번 규정 변경으로 가장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여행제한 규정 변경안을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외국 국적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완료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출발 3일 이내에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접촉 동선 추적에 동의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에 머물다 돌아오는 미국인도 귀국 항공편 출발 하루 전에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고, 도착 후에도 하루 안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백신 접종 자격이 없는 어린이에게는 이번 조처가 적용되지 않는다. 종전 국가별 상황을 중심으로 적용하던 제한 조처를 대폭 수정해 철저히 개인 중심으로 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솅겐조약에 가입한 유럽 26개국, 영국, 아일랜드,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브라질 등 33개국은 2주 안에 이들 나라에 머문 적이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에 대해 미국 입국을 제한했다. 33개국 이외 국가는 현지에서 비행기 탑승 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번 조처는 33개국에 적용되던 제한 사항을 없애는 대신 백신 접종 완료와 음성 확인, 동선 추적 동의 등을 기준으로 입국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이 조처는 나라별이 아닌 개인에 기초한 접근법이어서 더 강력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의 국민들은 미국 입국이 더 쉬워지고 격리 의무도 벗을 수 있어 나라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기존에는 음성 증명만 하면 됐지만 11월 초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 확인까지 필요해 백신 미접종자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 다만 한국이 1차 접종률 70%를 이미 돌파한 데다 10월까지 2차 접종 완료율도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어서 그다지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조처의 최대 수혜자는 EU와 영국이라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환상적인 진흥책”이라고 평가했고,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항공·여행업계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국적 항공사 에어 프랑스도 “최고의 뉴스”라고 반겼다. CNN 방송은 EU 등 유럽의 입국 제한 완화 조처에 대해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첫 조처라는 정치적인 의미도 부여했다.유럽은 미국이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끌려다닌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또 최근 미국-영국-호주의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출범과 맞물려 잠수함 계약을 빼앗긴 프랑스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 6월 미국인의 여행을 개방했다가 지난달 미국인의 격리나 검사 요건을 면제해주지 않기로 했다. CNN은 미국이 상응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 당시 이런 결정을 부채질했다는 유럽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AP통신도 기존 규제는 미국보다 확진자가 훨씬 적은 영국, EU 우방들에게 특히 불만을 샀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뉴욕 유엔총회에서 유럽 지도자들과 회담을 앞둔 시점에 완화 조처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를 입국 허용 대상으로 승인할지에 대한 판단이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의 사용이 허가된 상황이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필수 업무를 제외하고는 육로 이동이 봉쇄돼 있는데 백악관은 이 조처를 10월 21일까지 추가로 연장한다고 이날 밝혔다.
  • ‘AUKUS‘에 뒤통수 맞은 佛, 영국과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

    ‘AUKUS‘에 뒤통수 맞은 佛, 영국과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

    최근 호주가 미국과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참여해 두 나라의 기술로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대신, 프랑스로부터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뒤통수를 맞은 프랑스가 연일 강렬한 ‘뒤끝‘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릴 계획이던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과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일간 가디언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장관이 연설할 예정이던 오는 23일 ‘프랑스-영국 위원회’(Franco-British Council) 국방 콘퍼런스도 연기됐다. 이 행사엔 두 나라 군 관계자와 외교관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었다. 호주는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660억 달러(약 77조 3000억원)에 공격형 잠수함을 12척까지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 오커스 가입 결정으로 허공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프랑스는 오랜 우방국들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호주는 ‘국익을 위한 결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호주가 핵잠수함을 가동하게 되면 세계 일곱 번째가 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68척(핵탄두 미사일 적재함은 14척), 러시아 29척(11척), 중국 12척(6척), 영국 11척(4척), 프랑스 8척(4척), 인도 한 척의 핵탄두 미사일 적재 잠함을 갖고 있다. 동맹끼리 사이버 보안 체계와 인공지능(AI), 다른 해저 탐사 기술을 공유하는 것도 호주로선 매력을 느꼈을 법하다. 중국은 세 열강이 “냉전 정신상태”로 돌아갔다고 격렬히 비난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7일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며칠 안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사태 수습을 모색할 예정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프랑스 정부의 실망감을 이해하지만, 호주 역시 다른 주권 국가들처럼 우리의 국방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프랑스는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알고 이해했어야 했다”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도 자국 스카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정부가 화가 난 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변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국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것이 우리가 한 일”이라며 “우리는 솔직하고 정직했다”고 밝혔다. 호주 내부에서도 반핵 단체 등이 핵잠수함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핵잠수함 도입이 환경문제 및 핵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거부해 온 원자력 산업을 위한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1984년 이후 비핵 지대로 남아있는 뉴질랜드 해역에서 핵잠수함이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은 18일 오후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외교적 언사와는 거리가 먼 가시돋친 발언을 쏟아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호주가 “거짓말, 이중성, 중대한 신뢰 위반, 경멸”이 있었다면서 내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전략을 재고할 때 이번 일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호주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소환한 이유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와 우리가 얼마나 불쾌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대사를 소환하지 않은 것은 “영국의 끝없는 기회주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영국 대사를 데려와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고 꼬집으며 이번 협상에서 영국의 역할은 미미했다고 깎아내렸다. 한편 제임스 랜데일 영국 BBC 외교 전문기자는 이번 충돌의 기저에는 서구 열강들이 중국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지를 둘러싼 갈등이 있으며 미국은 유럽의 일부 국가가 중국과 경제적, 외교적 유대를 돈독히 갖고 있어 덜 단호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프랑스 신문들이 연일 더 강도를 높여 NATO에까지 이번 사안을 끌고 가자고 목소리를 높여 유럽이 독자적인 전략 구상을 할 여지도 있다고 분석하며 어찌됐든 유럽과 미국이 한 목소리를 내야만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데 지금 당장 양쪽은 같은 책을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재선하면 한미동맹 날려 버리겠다‘ 언급”

    “트럼프 ‘재선하면 한미동맹 날려 버리겠다‘ 언급”

    트럼프, 미국의 나토 탈퇴·한미동맹 파기 언급WP 기자들 신간에서 임기 마지막해 상황 밝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한미동맹을 날려 버리겠다(blow up)는 투로 언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인 캐럴 리어닉과 필립 러커가 쓴 ‘나 혼자 고칠 수 있어-도널드 트럼프의 재앙적 마지막 해’라는 제목의 책에서다. WP는 13일(현지시간) 발간 예정인 이 책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책은 트럼프의 집권 마지막 해인 지난해 동안 벌어진 일을 다뤘다. 코로나19 대응, 대선 당일의 분위기, 대선 이후 트럼프의 선거 불복 상황이 담겼다. 책에선 한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미국의 안보동맹들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 인식이 묘사됐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나토에서 탈퇴하고, 한미동맹을 폭파할 것임을 비공식적으로 시사했다. 참모들이 두 번째 대선 전에 이 동맹들을 파기하는 일이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트럼프에게 경고하자, 트럼프는 “그래, 두 번째 임기… 내 두 번째 임기 안에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집권 4년 내내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 측이 더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했지만, 한미동맹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대놓고 드러내진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걸핏하면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를 시사했던 트럼프가 한미동맹이나 나토 같은 미국의 안보동맹 유지에 대해서도 파국을 그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 文 만난 국회의장 “기관장 처신문제, 공직 영향 안 줘야”

    文 만난 국회의장 “기관장 처신문제, 공직 영향 안 줘야”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헌법기관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한 유럽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코로나19 극복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우리나라가 촛불집회를 통해 폭력사태 없는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권을 교체한 것에 대해 각국이 경탄했는데, 이제는 한국의 방역 역량과 경제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긴밀한 협력 등을 논의하며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동맹으로 발전됐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G7 정상회의에서는 방역보건, 기후변화 대응, 열린 사회 등을 주제로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슈가) 대선에 빨려 들어가 국회나 정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직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공직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늘 최재형 전 원장이나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박 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대법관이기도 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 문 대통령 “촛불집회, 세계가 경탄…이제 경제역량 높이 평가”

    문 대통령 “촛불집회, 세계가 경탄…이제 경제역량 높이 평가”

    “유럽순방서, 국제적 위상 높아진 것 확인”“G7 국가들과 어깨 나란히 하며 목소리 냈다”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헌법기관장들과 오찬하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한 유럽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코로나19 극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대법관이기도 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날 오찬 메뉴로는 화합을 의미하는 궁중비빔밥이 준비됐다. 문 대통령은 “(저의) 취임 초 무렵에는 우리나라가 촛불집회를 통해 폭력사태 없는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권을 교체한 것에 대해 세계 각국이 경탄했는데, 이제는 한국의 방역 역량과 경제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방문 당시 의회 간 협력에 대한 부탁을 받은 점과 스페인 박물관에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보여주는 조선왕국전도를 확인한 점 등의 성과를 두루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각국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긴밀한 협력 등을 논의하며 양국이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동맹으로 발전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G7 정상회의에서는 방역보건, 기후변화 대응, 열린사회 등을 주제로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의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박병석 국회의장은 “공직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공직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박 의장은 또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슈가) 대선에 빨려 들어가 국회나 정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민생문제와 코로나 극복에 관해 국회는 흔들림 없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부겸 총리를 향해 “앞으로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국회와 꼭 협의해주시고 야당에도 성의있는 설명을 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의장님 말씀대로 정책을 할 때 여야가 쓸데없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여야 모두에게 진지하게 설명하겠다”며 “잘못된 관행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재난지원금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의원이 전국민 지급을 요구했지만, 저희는 그렇게(국민 80% 지급)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용서해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파리기후협정 주역 올랑드·반기문 “협정보다 더 높은 목표 설정해야”

    파리기후협정 주역 올랑드·반기문 “협정보다 더 높은 목표 설정해야”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설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파리협정을 강화하고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2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16회 제주포럼에 화상으로 참석, “COP26은 아주 중요한 일정”이라며 “저희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이 회의에서 목표 설정을 달성하고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의장국 대통령으로서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파리협정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 파리협정은 1997년 채택한 교토의정서를 대채해 2020년 이후 적용되는 기후협정이다. 각국은 파리협정에 따라 2020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이행해야 하는데, 지난해 COP25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올해 COP26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 전 총장은 “파리협정은 기후 위협을 척결하기 위해 국가들이 해야 할 의무를 명시했다”며 “기온 상승에 대한 제한과 기후에 대한 탄력성 있는 경제활동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즉각적으로 (파리협정의) 이행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며 “저희가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유지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COP26에서 파리협정의 이행 규칙 결정, 개발도상국 지원, 정치적 의지의 천명 등 세 가지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올해가 파리협정을 이행하는 첫 번째 해다. 시작이 제대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G7 국가들이 1000억 달러를 조성해 개도국을 지원하겠다고 재천명했다”며 “2009년부터 2020년까지 800억 달러를 조성했고 올해부터 매년 시한을 정하지 않고 1000억 달러를 조성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잘사는 나라들이 이 자금을 조성해서 개도국에게 과학기술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개도국들이 기후변화를 타개하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재난적인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전 총장은 “약속을 하면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 지도자 차원에서 정치적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영국은 COP26 의장국으로서 모든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도 COP26의 세 가지 목표로 2015년 파리에서 설정한 목표를 더 높이 설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성에 도달하고, 가난한 국가들에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기후캠피언으로 손꼽히는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도 이날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COP26에서 서로 영감을 주고 야심찬 계획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며 “국가의 목표를 정하고 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는 인슬리 주지사에게 탄소중립 행동을 함께하는 동맹을 맺자고 제안했다며 한미 간 안보동맹을 넘어선 기후동맹의 개념을 주창했다. 원 지사는 워싱턴주가 2030년까지 전력 생산 부분의 에너지, 2040년까지 모든 분야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도 2030년까지 모든 전력과 교통수단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도시들의 앞서가는 노력이 전 세계 도시들의 실천적인 공동 행동으로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슬리 주지사가 COP26에 참석해 도시 간 공동 행동을 강력하게 제안할 예정”이라며 “지방 간 탄소 감축을 위한 기후변화동맹을 강력히 주창해주시고 제주도도 열렬히 참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 文, 4대그룹 총수와 첫 단독 회동

    文, 4대그룹 총수와 첫 단독 회동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2일 국내 4대 그룹 총수 또는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재계 등에 따르면 초청 대상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부회장이 자리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 별도의 오찬 만남을 갖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이들 기업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4대 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 한미 간 협력 강화를 견인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재계 요구 사항도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과거의 안보동맹에서 전방위적 경제협력을 강화한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 간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 성과로 꼽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 대만해협 거론… 한중관계 리스크 판문점선언 넣고 CVID 제외 설득… 北 결정적 유인책 없어“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문재인 대통령).”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 기업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관심이 쏠렸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데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의 차이가 없다”며 긴밀한 대북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탑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가장 꺼리는 ‘인권’은 회견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했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을 유인하는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고, 한국의 설득으로 유의미한 표현이 들어갔지만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게 전혀 없다”며 북측이 대화에 나설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다 한 것”이라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테고 남측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한미 2+2 회의, 한반도 안정에 초점 맞춰야

    한미 양국이 오늘 5년 만에 외교·국방 장관 회의(2+2)를 갖는다. 정의용 외교부, 서욱 국방부 장관은 어제 방한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논의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인 두 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 자체가 동맹의 가치를 회복해 글로벌 현안을 풀어 가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인도 등 소수의 핵심 동맹·파트너국과 2+2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우리의 전략적 위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입안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2+2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미국의 향후 대북 정책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꼼꼼한 실무 협상을 기반으로 유엔 대북 제재에 방점을 두면서 북한 인권 문제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정책에 다소의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평행선 대치 중인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회담 후 채택할 한미 공동 성명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 4년 동안 지속될 대북 정책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가 반드시 담겨야 한다. 회담 후 최종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가서명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제거해 동맹의 가치를 복원한다는 의미가 크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미 양국은 일방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난 호혜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향후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서 선순환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위해 북한의 완고한 입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유연한 태도도 필수적이다. 가능한 범위에서 남북 교류를 인정하는 신축적 자세가 절실하다. 이번 2+2 회의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미중 간 균형을 유지하려는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 대중국 안보동맹 성격의 ‘쿼드 4자회담’을 통해 중국 견제를 공식화했고, 최근 미일 2+2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을 적시해 공동 견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협력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국익 증대의 잣대에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계기로 활용되는 것은 필요하지만, 안보 동맹국과 최대 교역국 사이에 낀 한국의 균형 잡힌 판단이 있어야 한다. 이번 회의는 한반도 평화 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중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실리적 외교에 방점을 두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 “南, 한미연합훈련 北과 상의” 질문에…美 “들은 바 없다”

    “南, 한미연합훈련 北과 상의” 질문에…美 “들은 바 없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질문에국방부 대변인 “들은 적 없어 언급하지 않겠다”“한국은 핵심축. 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강하다”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22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대신 한국은 ‘린치핀’(핵심축)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존 커비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한다고 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는 취지로 질문하자 “나는 문 대통령의 그런 언급을 들어본 바 없어서 구체적으로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 안보동맹이고, 한국은 역내 ‘린치핀’이다. 우리는 그 동맹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또 “로버트 에이브럼스 장군(한미연합사령관인)이 여러 번 말했듯, 우리는 한반도에서 상당한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커비 대변인은 “코로나19 때문에 훈련이 조정되기도 했다”면서도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에이브럼스 장군이 준비태세가 유지되고 훈련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카운터파트와 발맞춰 협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논의하도록 돼있다”며 “필요하면 남북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군 당국은 3월 둘째 주에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다. 또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상황에서 훈련이 시행될 경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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