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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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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 제작사 알면 재미 두배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일까? 90년대 이후 사라졌던 ‘미드’(미국 드라마)가 다시 안방극장을 점령했다.‘프리즌 브레이크’‘CSI 과학수사대’‘E.R’등 수많은 미드가 다양한 소재와 재미를 주고 있다. 하지만 각자 색다른 드마라를 만드는 제작사들의 성격을 잘 살펴보면 미드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NBC “가족드라마가 강점” 미 NBC의 TV 시리즈는 지상파 방송답게 따뜻한 인간애를 다룬 드라마들이 많다.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초원의 집’과 의사 빌 코스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코스비 가족’ 등은 이러한 NBC의 색깔을 잘 드러낸다. 1980년대 당시 말하는 자동차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전격 Z작전’과 파충류 외계인의 출연으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브이’도 NBC의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의학 드라마의 ‘바이블’이 된 ‘ER’와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알려진 미드 가운데 하나인 ‘프렌즈’, 백악관 내 인물들의 애환과 우정을 다뤄 노무현 대통령도 즐겨 본다고 밝힌 ‘웨스트 윙’ 등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CBS “전문적 소재로 승부” ‘CSI 과학수사대’가 말해주듯 CBS는 다양한 소재와 전문적 영역의 어려운 이야기를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특기가 있다. 70년대 ‘원더우먼’,80년대 ‘환상특급’과 ‘머나먼 정글’등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미국 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제시카의 추리극장’과 ‘내 사랑 레이몬드’ 등 개성이 강한 TV 시리즈들도 CBS의 작품들. 최근에는 ‘CSI 과학수사대’를 중심으로 범죄수사물에 집중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ABC “변신에 변신을 거듭”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드라 할 수 있는 ‘맥가이버’에서 알 수 있듯 예전 ABC 드라마들은 대중적이고도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들이 많았다. 브루스 윌리스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블루문 특급’역시 ABC의 작품. 하지만 최근 ABC는 자사의 기존 틀을 깬 새로운 소재의 작품들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김윤진이 출연 중인 ‘로스트’는 세계 180여개국에서 방영되고 있다.‘위기의 주부들’과 ‘그레이 아나토미’ 등도 이러한 ABC의 변신을 잘 보여준다. ●폭스TV “탄탄한 스토리 구조” 우리나라 미드 열풍의 진원지인 ‘프리즌 브레이크’로 알 수 있듯 폭스TV는 다양한 장르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에서는 마니아 드라마에 불과했던 데이비드 듀코브니 주연의 ‘엑스 파일’이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모았던 것처럼 국내 미드 폐인들의 취향과 잘 들어맞는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90년대 최고 TV 시리즈였던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이나 로맨틱 코미디물 ‘앨리의 사랑 만들기’, 대통령 암살 음모를 그린 ‘24’ 등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를 갖추고 있다. ●HBO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미국 내 유료 드라마 채널인 HBO는 막대한 제작비와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대작’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국내 DVD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전쟁영화 ‘밴드 오브 브러더스’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일대기 ‘로마’ 등 초대형 TV 시리즈가 HBO의 대표작이다. 특히 1998년 방영된 12부작 미니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는 미국의 달 탐사 도전의 배경이 됐던 1960년대 시대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해 지금까지도 드라마의 수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된장녀 신드롬’을 일으켰던 ‘섹스 앤드 시티’도 HBO의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TV “청소년 성장기 다뤄” 워더브러더스TV는 주로 청소년의 성장기 드라마가 인기를 모았다. 슈퍼맨의 학생시절 이야기를 다룬 ‘스몰빌’과 뱀파이어 사냥꾼이 된 여고생이 주인공인 ‘미녀와 뱀파이어’ 등이 대표적. 하지만 최근에는 ‘서머랜드’,‘저스트 리갈’등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드라마도 제작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연기는 내 운명” 정애리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연기는 내 운명” 정애리

    [다시보는 선데이서울-표지모델편 ④] 그저 시험이나 한번 볼까 했는데 덜컥 KBS 주연급 신인탤런트 모집에서 대상을 탄 그녀. 1978년 18살의 풋내기 정애리에게 우연은 이렇게 운명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데뷔하자마자 신인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선데이서울의 표지를 장식했고,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안방극장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 80년대 중반 폭발적 인기로 주부들의 설거지 시간마저 바뀌게 한 전설의 드라마 ‘사랑과 진실’에서, 그녀는 뒤바뀐 운명을 극복하고 고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따는 효선이 역할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사랑과 XX’라는 제목의 드라마와 관련이 깊은 연기자다. 최근 막을 내린 ‘사랑과 야망’에선 억척스런 어머니로 빛나는 연기력을 보여줬고, ‘사랑과 전쟁’에선 이혼 위기의 부부에게 합리적인 조언을 해주는 조정위원 역을 몇 년째 해내고 있다. 요즘 주간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1TV ‘하늘만큼 땅만큼’에서도 생활력이 강한 명자 역을 맡았다. 순둥이 남편의 사업 빚을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지만 주변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미혼모가 맡긴 무영을 친자식처럼 기르는 연기에서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을 두루 보살피고 최선을 다하면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 그녀의 철학이 묻어난다. 그녀는 현실 생활과 연기자 생활이 괴리되지 않은 연기자다. ‘성로원아기집’을 비롯해 노숙자,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20년 가까이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그녀가 써가는 ‘사랑과 나눔’이라는 진짜 드라마는 그녀가 있는 한 끝나지 않는 현재진행형이다. 박희석 전문기자 dr39306@seoul.co.kr
  • 올 첫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 앞당겨 5월 개봉 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관람객을 잡기 위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시작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산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이 오는 23일 뚜껑을 연다. 가정의 달에 공포영화의 개봉은 사실 모험이다. 게다가 미국서 건너온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에서’,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밀양’과 맞붙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리 공포영화가 철없이 빨리 찾아왔을까? ●맞붙어야 산다 보통 공포영화는 여름 시즌을 겨냥,6월부터 장이 서는 게 상례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것은 일찍 시작된 무더위 탓도 있지만, 배급 여건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캐리비안의 해적’과 ‘밀양’이라는 강적을 피해 6월로 넘겨 봤자 갈수록 태산이기 때문이다.‘슈렉3’ ‘황진이’ ‘트랜스포머’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이 포진해 있는 것. 때문에 마냥 피하는 것보다 더불어 가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전설의 고향’을 홍보하는 맥의 한지선 팀장은 “‘극락도 살인사건’이 관객 200만명이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더맨3’의 덕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대작들로 인해 전체 ‘파이’가 커지는 시기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볼거리가 많아져 극장을 찾는 발길이 많아지면 일단 시선을 받고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심산이다. 한 팀장은 “‘캐리비안의 해적’의 상영시간이 170분으로, 긴 상영시간이 부담스러운 관객이 차선책으로 다른 영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편안하게 2∼3등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해 첫 공포영화가 잘된다는 영화계 통념도 작용했다. 실제로 최근 3∼4년간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첫 공포영화 ‘아랑’이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 이후 개봉한 공포영화들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팀장은 “공포물을 손꼽아 기다려온 마니아들은 그해 첫 공포는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낯선 공포를 선사한다 지난해 저조했던 공포영화 성적표는 올해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상투적 패턴을 답습해서는 까다로워진 관객들의 취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깨우쳤다. 이 때문인지 올해 공포영화의 소재는 다양하다. 단순히 원혼이나 귀신이 아닌 일상적 상황을 낯설게 하는 공포가 유독 많다. 눈 앞에 있지만 내가 보지 못한 사람, 상황, 공간 등 낯익은 것이 주는 낯선 공포에 더욱 전율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공포물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생소한’ 소재가 많은 이유다. 오는 8월 개봉 예정인 공포영화 ‘므이’를 제작한 아이엠픽쳐스의 정은선 실장은 “올해 영화는 ‘스크림’류의 슬래셔 무비에서 탈피한 것이 많다.”면서 “예년과 달리 공포가 40%라면 미스터리가 60%”라고 말했다. 공포감을 형성하는 내러티브에 더욱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한다. 정 실장은 “그런 점에서 올해가 한국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부학교실’에서는 의대생 6명이 ‘카데바’라 불리는 해부용 시체를 접한 후 환청과 환영에 시달린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주인공 외과의사로 나오는 김명민 주연의 ‘리턴’은 수술 도중 마취에서 깨어나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 그대로 제목에 사용했다. 일본 호러소설의 대가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검은집’은 의문의 살인사건을 캐는 보험조사원(황정민)과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와의 대결이다. 사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다. 강경옥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윤진서 주연의 ‘두사람이다’는 그걸 이야기한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날 해칠지 모른다는 관계성이 주는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므이’는 100년전 베트남에서 발견된 초상화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로 90%이상 베트남에서 촬영, 이국적인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궁중을 배경으로 한 ‘궁녀’나 1940년대 경성의 한 병원에서 벌어지는 ‘기담’은 더 새롭고 기묘한 전율을 주기 위해 과거공간으로 이동했다. 숲속 아름다운 집에 사는 아이들이 공포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헨젤과 그레텔’은 동화보다 더욱 잔혹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그때 그만큼 무섭지도 않고” 해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TV 납량특집물 ‘전설의 고향’. ‘전설의 고향’을 하는 날이면 온가족은 일찌감치 밥상을 물리고 방안의 불까지 끈 채 무슨 의식을 치르듯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었다. 어린 시절 무섭게 째려보던 ‘구미호’와 “내다리 내놔∼”하며 쫓아오는 소복 귀신은 잠자리마저 설치게 할 정도로 무서웠다. 비록 세월이 흐르면서 밋밋한 자기복제를 거듭해 안방극장에서 밀려났지만 ‘전설의 고향’은 한국 공포의 원형이라 할 만하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사극공포 ‘전설의 고향’은 그 원초적 공포를 스크린에 재현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신세대들에게는 새로운 전율을 선사한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가 올해 첫 공포영화로 테이프를 끊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10년전 쌍둥이 자매 소연과 효진이 함께 물에 빠져 언니 소연만 홀로 살아 남았다. 그날부터 쭉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소연이 어느날 갑자기 깨어난다. 그와 동시에 마을의 한 선비가 얕은 도랑에 빠져 죽는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마을에서는 소연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소연과 효진의 어린시절 지기들에게 잇따라 변고가 일어난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살아난 소연일까, 죽은 효진의 원혼일까.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쌍둥이 자매의 등장은 반전을 위한 설정이다. 하지만 궁금증은 극 중반에 너무 쉽게 풀려버려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그러면 무섭기라도 한가? 이미 알려진 공포영화의 법칙들이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대로 반복된다. 지금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지만 한 맺힌 처녀귀신만큼 오싹한 기운을 자아내던 게 또 있었을까. 일찌감치 공개된 포스터 속의 왜색 짙은 귀신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영화는 끝내 ‘링’의 ‘사다코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망을 안겨줬다.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안녕하셔요] 수다장이 싫다는 극성파 강부자(姜富子)

    [안녕하셔요] 수다장이 싫다는 극성파 강부자(姜富子)

    안방극장의 극성파 주인공 강부자양은 요즈음 모처럼 마련한 새집 단장에 여념이 없다. 한강 「맨션·아파트」 34동 203호. 남편 이묵원(李默園)씨와 함께 「탤런트」부부 합동작전으로 『셋방신세 3년만에 내집 마련했읍니다』고 희색이 만면-. 극성파 일변도엔 질색 “현모양처가 적격예요” 「드라머」에서는 수다장이에다 억척꾼으로 극성을 부리곤하지만 실제로는 알뜰한 주부. 차분하게 들려주는 말솜씨라든가 풍겨주는 인상이 한마디로 현모양처형. 「드라머」에서 처럼 극성을 떨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풍겨준다. 『어쩌다 그런 극성스런 역에만 출연하다 보니 이젠 아예 내 자체가 그런 「타이프」인 것처럼 시청자에게 인상지어져 버렸어요. 달갑잖은 일이에요. 어디 여자가 그렇게 왈가닥일 수가 있겠읍니까? 그런데 안타까운 건 방송국에서 이제 그런 역이 아니면 내가 할 역이 없다고 딱지를 붙여 놓은 거예요.지금까지는 그저 주는대로 아무 역이나 마다않고 했는데 이제부터는 좀 가려가면서 해야겠어요』 물론 작가나 연출가가 모두 잘 알아서 맡기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극성파 일변도로만 딱지를 붙이면 곤란하다는 얘기. 자기 용모나 성격으로 보아서 현모양처역이 가장 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죠. 나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연출가의 말을 절대적으로 지켜오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에요. 설사 내가 옳고 연출자의 말이 못마땅하다고 할지라도 내쪽에서 고집을 꺾어요. 그러는게 도리이고 또 연예계의 「룰」이라고 생각해요. 안그러면 가뜩이나 흩어지기 쉬운 이 세계가 도저히 제대로 발전해나갈 수가 없다고 봐요』 요즈음 신인 「탤런트」들을 보면 공연히 「폼」만 먼저 잡으려고 하는데 그런 태도는 삼가야하리라는 의견. 강양의 「데뷔」 당시에는 그저 「열심」히 하자는 마음 하나로 매달렸다는 것과 비교하면 요즈음엔 그런 정열과 정신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고 못마땅한 표정. 녹화시간 지키지 않는 탤런트를 제일 싫어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죠. 무슨 일이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어디 하루 아침에 「톱·탤런트」가 될 수 있겠읍니까?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인내해야 하고 배워야죠. 제가 KBS-TV 2기로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간 사람이 15명이었는데 지금 남은 사람이 저와 두사람(이묵원, 권명오(權明五))뿐이에요. 그것만 보아도 이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과 자세. 조금만 인기가 높아지면 으례 녹화시간에 한 두시간씩 늦게 나오는데 그럴 수가 없는거라고 언성을 높인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녹화시간만은 꼭 지키고 있읍니다. 9시 집합이라고 하면 8시에 나가서 미리 화장하고 소도구 챙겨놓고 모든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겁니다. 모두 그렇게 한다면 왜 밤을 새운다, 빵꾸가 난다하는 소동이 일어나겠읍니까? 출연자 때문에 「슈팅」이 늦어진다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준비 다 해놓고 한 두사람 때문에 몇시간씩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 한때 영화에 나가던 것을 그만 두었다고. 영화는 주연배우가 나타나기 기다리다 해 다 보내는 것 같아서 생리에 맞지가 않더라는 것. 강양은 KBS-TV 「탤런트」2기생. 충남 강경이 고향으로 강경여고를 거쳐 충남대학 국문과를 62년에 졸업하고 그해 12월에 「탤런트」 시험에 응시한 것이 「재수가 좋아」 합격됐다고. 1기 모집때에는 「얼굴」만 보고 모집했기 때문에 아마 그때 응시했으면 틀림없이 미역국을 먹었을 거란다. 무작정 출연하다 보니 도움도 됐고 손해도 봐 「탤런트」시험에 응시한 것은 별로 뚜렷한 동기에서가 아니고 우연히 해본 것일뿐. 어렸을 때부터 예능 방면에 소질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꿈은 「아나운서」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성우가 되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탤런트」시험이 먼저 있어서 그냥 연습삼아 응시해본 것이 합격, 오늘에 이르렀다. 남편 이묵원씨와는 KBS-TV 동기생. 처음에는 동료 「탤런트」로 친구처럼 지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졌고 4년 동안의 연애끝에 67년 5월에 「골·인」-. 8년 동안 「탤런트」 생활을 하면서 출연한 작품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단다. 『그만큼 아무 작품에나 나갔다는 얘기겠죠. 무슨 역이든 주면 마다 않고 그냥 했으니까요. 도움이 된 점도 많지만 손해도 많아요. 돈만을 생각한다면 많이 출연하는게 이익이겠지만 어디 꼭 돈만을 생각할수가 있겠어요? 차분히 생각해볼 문제예요』 그러나 이말은 연출가의 말을 거역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못박는다. 9월10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릴 제2회「탤런트」축구경기에 대비, 매일 연습장에 나가 「콜라」 빵을 사주며 성원하는 것이 일과. 그밖에 녹화가 없는 날이면 하루종일 연습장(휘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살았다. 조용히 자연을 벗삼아 농장 경영하는 것이 꿈 「유호(兪湖)극장」 『꿈은 좋았는데』가 끝나고 이어서 들어가는 『언니』에는 「타이틀·롤」을 맡았다. 그밖에 『고독한 길』에 출연 중. 연극무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어 63년부터 극단 「산하(山河)」의 「멤버」다. 무대작품수 30~40편을 헤아리는 고참(?) 배우지만 역시 연극은 어렵고 어려운 것. 할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연극인 것 같다고. 「라디오」에도 심심찮게 출연해왔는데 요즈음에는 동아방송에 『사모님 만세』라는 「프로」에 나가고 있다. 결혼 3년만에 집을 마련한 강양의 앞으로의 꿈은 농장을 경영하는 것. 조용히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최대의 행복일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러나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꼭 「여류작가」가 되겠단다. 대학 전공과목이 「국문학」이긴 했지만 웬일로 살아가노라니 글로 써서 남기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막상 글재주가 없어서…. 그러나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꼭 문학공부를 해서 여류작가가 되고 싶어요』하며 수줍게 미소 짓는다. 외딸 헌주(憲柱)양은 올해 2살.[선데이서울 70년 9월 13일호 제3권 37호 통권 제 102호]
  • 미드·일드 부흥의 주역 자막맨의 세계

    6년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에 우리말 자막을 만들어 온 회사원 박범용(32)씨는 이 분야의 ‘대가’이다. 대학 휴학 중이던 2001년 영어공부를 위해 취미삼아 시작한 일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삶의 일부’가 됐다. 처음에는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을 번역하는 데 한달도 넘게 걸렸지만 지금은 2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영화 속 대사를 못 알아들어 영어 스크립트에 의존해 해석하던 때도 옛 일이다. 지금은 영화 속 대사의 80% 정도는 듣는 즉시 해석이 되는 ‘준 동시통역사’ 수준이 됐다. 박씨는 “나만의 독특한 글자체로 인코딩된 ‘미드’(미국 드라마) 자막이 P2P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일본어 공부 차원에서 ‘일드’(일본 드라마) 자막 만들기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전역에 한류 열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국내 안방극장에는 ‘미드·일드’ 열풍이 거세다. 케이블TV에서는 미드·일드가 넘쳐나고 지상파 방송에서도 어렵지 않게 미드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미드·일드 신드롬에는 자발적으로 해외 동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자막맨’의 활약이 크다. 지금까지 소비자의 입장에 머물러 있던 시청자가 자막작업을 통해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변신한 셈이다. ●개인이나 팀 단위로 자막작업 그러면 자막맨들은 어떻게 자막을 만들까?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앞서 박씨처럼 혼자서 한편의 동영상 전체에 자막작업을 한 뒤 P2P 사이트에 올리는 경우이다. 개인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문체의 자막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는 동호회에서 자막팀을 꾸려 철저한 분업을 통해 삭제 자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신속하게 번역된 자막을 수집하고 수차례의 교정작업을 통해 정확한 자막을 만들어 낸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현지에서 드라마가 방영되면 자막팀의 일원이 P2P 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린다. 나머지 팀원은 영상을 내려받아 각자 맡은 동영상 부분에 자막을 집어넣는 ‘싱크 넣기’를 한다. 이런 식으로 1시간짜리 드라마의 경우, 짧으면 하루 만에도 완성된 자막이 나온다. 이러한 동호회는 네이트의 ‘드라마 24’ ‘NSC’, 다음의 ‘미국 드라마 24시’ 등 상당수에 이른다. 네이트 드라마 24의 경우 동호인 수만 13만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NSC는 자막팀만 무려 50여명에 달한다. 채널CGV의 한 관계자는 “방송용 자막의 경우 번역회사가 영문 스크립트만 보고 번역하기 때문에 극중 특수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기도 한다.”며 “동영상을 직접 보고 번역하는 자막동호회의 자막이 생동감이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억지 늘리기 없는 탄탄한 이야기에 매료 그렇다면 자막맨들은 왜 이런 고된 작업을 즐기는 것일까? ‘미드’나 ‘일드’가 보여주는 높은 완성도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시청률이 오르면 분량을 늘려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한국 드라마와 달리 미드와 일드는 철저한 사전제작과 시즌제로 일관된 줄거리를 유지한다. 일드의 경우 하나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일본 특유의 문화도 강점.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의 다음에는 약 1000여개의 일드 동호회가 활동해 숫자만 놓고 보면 400여개의 미드 동호회를 능가한다. 다음카페 ‘E.R. 사랑과 감동의 메디컬드라마’(2004년 9월 개설)를 운영하는 황민하(31)씨는 “미드들이 극적 수준이 높은 데도 한국에서는 드라마로 잘 소개되지 않아 직접 자막을 만들게 됐다.”며 “한사람이 45분짜리 미드 한편의 자막을 만드는 데 한달 가까이 걸리지만 그래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의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 강화로 열풍 지속여부는 미지수 그럼에도 인터넷의 미드·일드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저작권이 강화되면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미드를 불법 유통시키는 네티즌의 개인정보도 수집할 수 있게 돼 자막맨들은 그야말로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몇몇 자막동호회들이 저작권을 이유로 속속 커뮤니티를 폐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자막동호회 관계자는 “DVD로 발매된 작품에 대해서는 업로드를 하지 않는다는 게 각 클럽간 암묵적 원칙”이라며 “동영상에 대한 저작권 단속이 강해질 경우 커뮤니티에서 동영상이 아닌 자막만을 공유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하! 이 그림] 루이스 부르주아 ‘출구 없음’

    [아하! 이 그림] 루이스 부르주아 ‘출구 없음’

    요즘 한국의 안방극장은 김수현 작가의 독한 ‘불륜 드라마’에 점령당했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불륜을 어떻게 풀어갈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루이스 부르주아(96)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자적 조각작품으로 불륜의 상처를 극복하려 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양탄자 수선사업을 해온 집안에서 태어난 부르주아는 영어 가정교사와 불륜관계를 맺은 아버지를 보고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배신의 상처와 아버지에 대한 증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은 부르주아가 아흔이 넘어서까지 작품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부르주아는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옥상 조각공원과 리움미술관 야외에 전시된 거대한 거미조각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합니다. 거미는 작가가 스무살 때 사망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부르주아는 거미 조각에 ‘마망’이란 작품명을 붙이기도 했지요. 그럼 오는 6월2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3-8449)에서 전시되는 그의 회고전 ‘추상성’전에서 아버지는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 볼까요. 거미 외에 ‘밀실’과 같은 거대한 설치작품은 부르주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출구 없음(사진 위)’은 일단 그 모양 자체가 남성의 고환처럼 보입니다. 계단 뒤로는 부모의 이야기를 엿듣는 아이를 형상화한 추상적인 조각이 있습니다. 아무 곳으로도 향하지 않는 계단에서는 근본적인 불안감과 도피심리를 엿볼 수 있는데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실망한 부르주아의 마음이겠지요. 두달전 부르주아를 만난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작가가 여전히 건강하다고 전했습니다. 정신은 말짱해 창작의욕에 불타지만, 몸이 따르지 못해 괴로운 처지라고 하네요. 기존의 어떤 양식이나 범주로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 온 부르주아. 추상에 가까운 기둥 형태의 인물상, 신체의 부분이나 성적인 이미지를 에로틱한 형상으로 표현한 조각, 손바느질한 천조각까지 작품의 소재나 기법도 매우 다양합니다. 젊어서는 불륜에 대한 분노를, 나이 들어서는 용서와 화해를 표현한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이 올 가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스크린 스타들 안방극장 회귀본능

    서울 충무로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스크린 스타들의 브라운관 ‘U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배우 강혜정이 9년 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고소영, 이정재, 수애 등 스크린에서만 모습을 볼 수 있던 연기자들이 속속 브라운관 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1998년 SBS 드라마 ‘은실이’ 출연을 끝으로 방송을 떠난 강혜정은 5월14일 첫 방송 예정인 KBS 2TV 월·화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에서 여주인공 나하나 역으로 출연한다. 1998년 MBC 드라마 ‘추억’ 이후 오랫동안 브라운관을 떠난 고소영도 최근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에 출연하기로 해 9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5월12일 첫 방송되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에어시티’를 통해 9년 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정재와 최지우의 복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영화 ‘그해 여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수애도 드라마 ‘9회말 2아웃’을 통해 2년 만에 돌아온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TV드라마라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스타급 배우들이 투자 분위기 냉각으로 충무로에 워낙 일감이 없다보니 드라마 쪽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영화계에서 ‘스타파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몽 없는 안방극장 ‘시청률 3파전’

    주몽 없는 안방극장 ‘시청률 3파전’

    ‘포스트주몽’을 노리는 월화드라마들의 ‘시청률 삼국지’가 한창이다. 그동안 50%에 달하는 MBC ‘주몽’의 시청률에 밀려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했던 KBS2,SBS가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몽’이 끝난 첫 주인 지난 19,20일은 MBC 새 드라마 ‘히트’의 선전이 돋보였다.‘히트’는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갈등과 노력을 그린 작품으로 고현정이 형사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다.20일에는 강력수사팀의 차수경(고현정)이 팀장으로 임명되는 내용이 방송됐다. 시청률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히트’는 20일 17.7%의 시청률로 월화드라마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MBC 측은 ‘한국판 CSI’를 표방한 소재의 신선함과 털털한 여형사로 나선 고현정의 연기변신이 시청률 선전의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히트’와 함께 시작한 KBS2 ‘헬로 애기씨’도 같은 날 14.9%를 기록했다.‘헬로 애기씨’는 이다해, 이지훈을 비롯해 하석진, 연미주, 그룹 ‘파란’출신의 라이언 등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명랑드라마.‘히트’가 ‘주몽’의 채널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드라마의 시청률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SBS ‘사랑하는 사람아’도 이날 12.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동완, 한은정, 홍경민, 황정음 등이 출연, 높은 작품성으로 팬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그동안 ‘주몽’에 눌려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SBS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주몽’에 나머지 드라마가 확연히 밀려 맥빠진 양상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지상파 드라마 모두 10%가 넘는 시청률을 바탕으로 혼전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인기탤런트 아가씨가 한번 먹은 마음

    인기탤런트 아가씨가 한번 먹은 마음

    『이번 일을 전기(轉機)로 해서 새출발의 결의를 단단히 했습니다.』 7월 1일 7년동안을 몸담고 자라 온 TBC-TV에서 툭툭 털고「프리」가 된 안은숙(安恩淑)양(27)은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는 이야기. 『앞으로 내가 얼마나 클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번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는거죠.』 전속은 괴로울 때도 1943년, 경남 마산 출생. 성균관대(成均館大) 영문과(英文科)를 졸업했고 TBC-TV「탤런트」1기생으로 안방극장과 인연을 맺은 이래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이 1백편이 넘는다. 이 1백편이라는 것이 모두 TBC 작품. -「프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연기자로서 어떤 발판을 마련하고 싶어서였어요.「탤런트」란 것이 상품은 아니잖아요? 맘이 내키지도 않는 역을「전속이라는 굴레」때문에 억지 출연해야 하는 괴로움이 싫었던 거에요.「프리」가 되면 그만큼 고독하겠지만 또 그만큼 다른 것에서 얻는게 많으리라고 믿었어요. 요컨대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 하는게 문제가 아니겠어요?』 -충실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사회에 대한 충실이죠.「탤런트」는 어떤 의무감이랄까 사명감이랄까 하는 봉사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물론 모든 다른 직업도 모두 그런 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겠지만,「탤런트」의 경우 연예인으로서의 화려함 보다는 오히려 대중속의 수수함을 좆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그만큼 같이 호흡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자기나름의 철학이랄까 하는게 있어야 하고 주관적인 주장이 있어야 하죠 강해질 수 있는 터전이 필요해요.』 그 강해질 수 있는 길이「프리」가 되는 것이란 논리다. 번의 권고 받았으나 상당한 기간을 매우 고차적(?)인 견지에서 가름해보고 결정한「프리」결심인 듯. 일부 신문에서「프리」를 번복했다고 보도한 것은 전혀 아니라는 말씀. 『계속 TBC에 있으라는 권유를 여러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 결심에는 변동이 있을 수가 없어요.「한번 먹은 마음」을 쉽사리 버릴 수가 있겠어요?』 꽤나 딴딴히 맺힌 마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이 계기를 잘 넘길까 하는 생각 밖에는 없다는 얘기. TV만 전념할 생각 -TV 말고 다른 것은? 『아주 옛날에 영화에 한 서너편 나가 보았지만 포기하고 말았어요. 무대에도 한 20편 출연했는데 역시 TV가 제일 나한테 맞는 것 같아요. 오로지 TV에만 전념할 생각이에요.』 -어떤 역이 제일 마음에 드는지? 『요즈음 하고 있는 역이에요. 정숙하고 조용하고 모든 걸 감수하는, 말하자면 가장 한국적인 여인상이죠. 특별히 모나지 않은 성격 탓이겠죠.』 자기가 출연한 작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는 정성파. 외출했다가도 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가「채널」을 맞힌다고. -제일 기쁜 때는? 『칭찬을 들을 때 하고 상을 탈 때에요. 동아연극대상(화니), TBC 최우수대상「탤런트」대상을 두번,「핑크·리본」최우수 대상을 탔어요. 대상만 탄 셈이죠? 조그만 것이라도 옆에서 칭찬을 해주면 말할 수 없이 기뻐요. 작은 것에 만족하는「타이프」이죠.』 돈을 적당하게 벌고 -그만큼 욕심이 없다는 뜻 인가요? 『아니에요.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라구요. 내가 TBC에서 주는 전속료를 안받았다고 마치 욕심이 없는듯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아요. 그렇다고 돈만 아는「샤일록」은 아니에요. 적당히…』 전속료를 안받는다고 해서 일부에서는 그까짓 것쯤 할만큼 쌓아놓은 돈이 많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것도 천만의 말씀이라고. 『요즈음 한회 출연료가 2만원이에요.「꿈은 좋았는데」(유호(兪湖) 작 황은진(黃垠軫) 연출)하고「통곡의 종)(서윤성(徐允成) 작·全世權(전세권) 연출) 두편하고 있는데요. 한 달에 얼마가 되는지 계산해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것도 출연료가 좀 후해진 요즈음이 그 정도인데 옛날에는 어땠겠어요? 무슨 수로 제가 돈을 쌓아 놓았단 말인가요?』 서울 신당동에서 부모가 안 계시기 때문에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하얀「코로나」를 지난 해에 사들였다. -결혼은? 『인연이 없는가 보죠? 서른살 안에는 해야 할텐데…』 -남성상은? 『꼭 이렇다 하는 남성상이 없어요. 그때 가봐서…』 [선데이서울 70년 7월 19일호 제3권 29호 통권 제 94호]
  •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방송가 월·화 드라마의 지존 MBC ‘주몽’이 안방을 떠난 자리는 누가 메울까. 시청률 50%를 넘나들며 10개월 동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던 ‘주몽’.MBC에 드라마 왕국이란 명예를 안겨주었지만 KBS,SBS에는 재앙과 같은 존재였다. ‘주몽’의 부재로 월·화 밤 드라마 시장은 다시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골라 보는 재미가 생긴다.●여인을 위한, 여인에 의한 드라마 시대 지난해에는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등 사극 열풍이 불면서 선 굵은 남자 연기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포스트 주몽’ 시대에 패권을 잡기 위해 선두에 뛰어든 것은 여전사들이다. MBC ‘히트’의 고현정,SBS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배종옥,KBS의 ‘헬로 애기씨’의 이다해. 방송 3사가 월·화 영토전쟁의 새로운 카드로 모두 여성 연기자를 택했고 남성 연기자의 비중은 적어졌다. ‘주몽’의 종영과 ‘봄바람’으로 대표되는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코믹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남성 시청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멜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코믹, 액션 등이 가미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고현정이 주몽을 잇는다 MBC는 오는 19일부터 고현정과 하정우를 앞세운 20부작 드라마 ‘히트’를 꺼냈다. 또 ‘올인’의 유철용 PD와 ‘대장금’ ‘서동요’의 김영현 작가가 뭉쳐 눈길을 끈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활약을 그리는 작품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수사드라마 ‘CSI’와 비슷한 형식으로 꾸며진다. 고현정은 머리를 단발로 자르며 여성 강력반장 차수경으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상대역은 중견배우 김용건의 아들이자 ‘구미호 가족’ ‘숨’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하정우(본명 김성훈)이다. 서울지검 강력부 신입 검사 김재윤 역을 맡아 여성 형사반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이다. 헬기까지 동원해 홍콩에서 해상 추격장면을 촬영하는 등 화려한 영상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있는 20∼30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흥행 보증수표 김수현 카드 뽑다 ‘독신천하’ ‘101번째 프러포즈’ ‘눈꽃’ 등 SBS의 많은 드라마도 ‘주몽‘ 때문에 쓴맛을 보았다. 다음달 2일부터 ‘김수현표’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로 그동안의 빚을 한번에 갚으려고 칼을 빼들었다. ‘사랑과 야망’에 이어 김수현 작가가 4개월여 만에 집필에 나서는 작품이라 화제를 모았다.30대 후반 중년부부를 중심으로 한 멜로극으로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MBC와 KBS에 비해 중장년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배종옥이 남편(김상중)에게 배신당하는 천사표 여자 ‘김지수’역을, 김희애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여자 ‘이화영’역을 맡는다. 두 사람은 친구이자 연적으로 대립각을 이룬다. 김희애, 배종옥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믹에 멜로를 가미하다 KBS도 안재욱의 ‘미스터 굿바이’, 현빈-성유리의 ‘눈의 여왕’, 박건형의 ‘꽃피는 봄이 오면’ 등 야심작들이 ‘주몽’의 화살에 쓰러졌다. 그래서 오는 19일부터 유쾌, 상쾌, 발랄한 드라마 ‘헬로 애기씨’를 선보인다. ‘마이걸’에 출연해 인기몰이를 한 이다해(이수하 역)와 ‘빌리진 날 봐요’ 등에서 ‘완소남’으로 인기를 모은 이지훈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특히 그룹 ‘파란’의 매력남 라이언이 가세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지환의 소설 ‘김치만두 다섯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무너져가는 종갓집 ‘화안당’의 주인 ‘이수하’와 머슴 출신 재벌손자 ‘황동규’와의 위험천만한 러브스토리를 코믹하게 그린다. 여기에 날라리 재벌 3세 ’황찬민‘(하석진)과 광녀의 딸 ’서화란‘(연미주)이 맛깔스러운 연기를 더한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빠른 전개의 ‘히트’, 정통 멜로의 ‘내 남자의 여자’, 귀엽고 발랄한 ’헬로 애기씨’가 펼치는 삼국지. 과연 누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안녕하셔요] TV·탤런트 부부(夫婦) 김성옥(金聲玉)·손숙(孫淑)

    [안녕하셔요] TV·탤런트 부부(夫婦) 김성옥(金聲玉)·손숙(孫淑)

    『부부가 같이 연예활동을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 6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산불』에 나란히 출연하고 있는 연극부부 김성옥(35)·손숙(26) 「커플」이 털어놓는 고백. 그러나 이들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무대를 버릴 수는 없다』는, 연극으로 맺어져 연극을 위해 살아가는 연극부부다. 연극 배우이고 싶어 - 김성옥씨는 연극무대보다는 오히려 안방극장을 통해 더 많이 알려졌는데…. 『62년 KBS-TV 개국때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TV 「드라머」가 1백편이 넘습니다. 그에 비해 연극은 20편이 조금 넘는 형편입니다. 그만큼 연극무대가 좁았다는 얘기도 되겠읍니다만 TV가 갖는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안방에 가만히 앉아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연극이란 특정된 몇몇 관객이 고작이기 때문에 일반성이 약하죠. 하지만 나는 TV 「탤런트」가 아닌 연극배우이고 싶습니다』 - 손숙씨는 연극만? 『두 사람 중 한 사람만이라도 연극에 전념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TV에 출연하는 건 생활수단으로 하는 것이죠』 - TV나 영화라고 해서 예술성이 없는 것은 아닐텐데…. 『「드라머」 말고 영화에도 70~80편쯤 출연했읍니다. 연극 영화 TV는 「연출가 예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에 비해 연극은 「배우예술」인 거죠. 연극이야 말로 연기자가 예술행위를 맛볼 수있는 순화된 기회라고 봅니다』 자칫하면 오해받고 - 두분이 만난 인연은? 『이 사람이 풍문여고(豊文女高) 3학년 때입니다. 그 학교에서(춘향전) 공연을 했는데 내가 연출을 맡았고 이 사람이 조연출을 했었죠』 그러나 그 때에는 손숙씨가 비린내나는(?) 너무 어린 소녀였기 때문에 아무일도 없었는데 다음해 고대(高大) 재학생과 졸업생이 합동으로 공연한 무대에서 재회를 하고보니 어엿한 숙녀로 김씨의 가슴에 불을 지르더라는 것. 손양도 김씨가 다닌 같은 대학 같은과(科)인 고대 사학과에 진학한 걸보면 오래전부터 김씨에게로의 남몰래 연심을 품고 있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지만 어쨌든 손양은 졸업을 채 못하고 3학년때 결혼. - 함께 연극활동을 하자면 어려운 일도 많을텐데…. 『애로가 많습니다. 자칫 남의 구설수에 오르기 쉽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쁜 눈으로 보아주는 사람이 드뭅니다. 못하면 두배는 욕을 먹죠. 하지만 도움이 되는 점도 있읍니다. 서로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고 또 같이 공부할수 있는 기회도 많고. 68년에 둘이 함께 대학순회연극공연 계획을 했었읍니다. 임신 중이어서 결국 빛을 보지는 못했읍니다만 언제고 반드시 해 볼 생각입니다』 - 무대에서 일어난 일은? 『65년 「리처드·3세」 공연 때 칼에 찔린 것입니다. 내가 실수를 해서 최상현(崔相鉉)씨의 칼에 다리를 찔렸는데요, 나는 그때 몰랐읍니다. 막이 내린 다음에야 칼에 찔린걸 알고 분장을 지우지 못한채 병원에 업혀가서 수술을 받았는데 자칫하면 다리 병신이 될뻔했죠』 극단「산울림」 창립멤버 - TBC-TV 에서 이른바 「프리」선언을 했다는데…. 『연기자를 한 방송국에 묶어 놓는다는 것이 우스운 일 아닙니까? 마치 특허상품과 같은 취급이죠. TBC쪽에서는 계약위반이라고 고소하겠다고 합니다만 서로를 위해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읍니다』 - 『산불』무대 말고 지금 하는 일은? 『TV에는 한편도 출연 안(못)하고 있고 영화에 6편쯤 나가고 있읍니다. 그리고 이 사람과 같이 극단 「산울림」창립 「멤버」로 참가하고 있죠. 「산울림」창립공연을 이번에 하려고 했는데 준비가 안돼서 그만… 』 딸 둘. 지난 4월에 서울 갈현동에 새 집을 마련, 오랜 셋집 신세를 면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6월 28일호 제3권 26호 통권 제 91호]
  • ‘마강호텔’서 강단있는 여사장역 김성은

    ‘마강호텔’서 강단있는 여사장역 김성은

    “하하하∼.” 호탕한 웃음이 잘 어울리는 여자.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 지난 주말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탤런트 김성은(24)을 만났다. 그녀는 2007년 마침내 스크린 도전의 꿈을 이뤘다. 영화 ‘마강호텔’(감독 최성철, 제작 마인엔터테인먼트,21일 개봉)의 여주인공 민아 역을 맡은 것. 시트콤 ‘뉴논스톱’으로 방송에 데뷔한 지 6년 만이다. 커다란 스크린에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치는 것도 행운인데 첫 작품부터 바로 주연의 영광까지 안았다. ‘마강호텔’에서 김성은이 맡은 역할은 쓰러져 가는 마강호텔의 여사장 민아로, 밀린 빚을 받으러 호텔로 쳐들어온 조폭 ‘형님’들을 제압하는 강단 있는 여자다. 그런 와중에 조직의 넘버2 대행(김석훈)과 사랑을 싹 틔운다.‘조폭 코믹물’이 그렇듯 이야기의 구조는 간단하다. 멜로와 코믹을 적절하게 섞어놓았다. # 고통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항상 밝고 명랑해 고민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김성은은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하며 우울증에 걸릴 뻔 한 적도 있었다.”며 “젊은 연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고통의 시간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주연한 MBC 드라마 ‘백조의 호수’와 시트콤 ‘형사’가 시청률 저조로 조기 종영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후 1년이 넘는 공백기를 보냈다. “그때는 정말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심했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연기자로 계속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지요.” 그녀는 “1년 넘게 제게 들어오는 역할은 고작 단역뿐이고…”라며 말끝을 흐린다. 하지만 밝고 명랑한 성격과 종교의 힘으로 버텼다.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으로 봉사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열정과 오기로 연기공부를 하며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그녀는 KBS ‘별난 여자 별난 남자’로 다시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번에 영화 주인공으로까지 캐스팅됐다.“꿈이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나아가세요. 젊음이란 무기가 있잖아요.” 그녀는 소문대로 당당하고 적극적이었다. # 나의 몸엔 ‘코믹’의 피가…. 그동안 깍쟁이 같고 도도한 모습만 보였던 김성은이었지만,‘마강호텔’을 찍으면서 새롭게 변신했다. “지금까지 주로 단정하고 도도한 커리어우먼 역할만 했어요. 아마 서구적인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를 좀 아는 친구들은 ‘너무 너랑 안 어울린다.’고들 해요.” 그녀는 자신은 원래 영화 속 민아처럼 적극적이고 엉뚱하며 ‘푼수’같은 성격이라고 귀띔한다. 생애 첫 베드신을 포함, 땅에 파묻히고 공중에 거꾸로 매달리는 등 영화를 찍으며 겪은 새로운 경험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그녀는 김석훈과의 베드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김성은은 원래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뜸 들이거나 빼는 성격이 아니다. 먼저 말을 거는 적극적인 타입이다. 고등학교 때도 마음에 드는 1년 선배를 무려 5개월 동안이나 따라 다닌 경험이 있다.“아마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저는 한번 ‘필’받으면 그냥 ‘쭉’ 가니까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아직 그런 남자가 없어요.” 영화와 포스터, 광고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김성은. 시사회가 끝난 뒤 “아이∼ 더 망가졌어야 하는데…”라는 후회가 든다는 그녀의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강수연 “복수 꿈꾸다 모성애 눈떠요”

    강수연 “복수 꿈꾸다 모성애 눈떠요”

    “파파 할머니로 늙을 때까지 연기자로 남고 싶어요. 앞으로 한 40년은 더 해야죠.” 영화배우 강수연(41). 단발머리에 붉은 블라우스를 입은 소녀 같은 그녀, 불혹을 지났다면 믿을 사람이 없을 듯싶다. MBC 새 주말드라마 ‘문희’에 출연하는 강수연은 대학생 조카가 있는 40대 초반이라는 나이를 잊을 만큼 더 밝고 활기차 보였다. SBS ‘여인천하’ 이후 6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강수연이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백화점 재벌 문회장(이정길 분)의 서녀로 태어나 열여덟 나이에 사내아이를 낳아 입양시킨 후 오직 복수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비련의 여인, 문희로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그녀는 오기와 독기를 품고 결국 성공의 정점에 이르지만 자신이 떠나 보낸 아이를 만나면서 모성애에 눈을 떠가는 여인의 삶을 그려낼 예정이다. 도도하고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가 짙은 강수연이란 배우의 또 다른 변신이 기대된다. 그녀는 오랜만에 TV 복귀작을 ‘문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을 읽고 ‘문희’의 매력에 빠져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요즘 유행하는 미니시리즈나 사극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드라마다. 불혹을 지나며 조금 성숙한 내면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택했다.”고 한다. 또한 “정성희 작가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 오랜 연기생활로 익힌 ‘느낌이 좋은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아직 앳된 소녀 같다고 하자 “좀 게으른 편이라 별로 특별히 관리를 잘하고 사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은 빼놓지 않고 한다. 그게 비결인 것 같다.”라며 웃는다. 카리스마 넘치고 당당한 이미지의 강수연은 “평소 카리스마는 전혀 없다. 기존에 영화 등에서 강한 캐릭터, 밖으로 뿜어내는 여자 연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저를 그런 캐릭터로 단정짓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30년이 넘게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란 타이틀을 안고 다닌 그녀는 아직도 40년은 넘게 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커다란 욕심만큼 멋지고 좋은 연기로 시청자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길 기대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안녕하셔요] 「스타」 김희준(金喜俊)

    [안녕하셔요] 「스타」 김희준(金喜俊)

    『어느 결엔가 성큼 여름이 다가왔군요. 별로 대단한 일도 없으면서 웬지 시간에 쫓기다 보니 꽃과 신록도 까맣게 잊고 있었나봐요』- 특유의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안방극장의 「히로인」 김희준(金喜俊) 양은 그대로 「아씨」처럼 다소곳한 모습이다. 집이 바로 앞(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있으면서도 좀처럼 시간을 얻을수 없어서 비원(秘苑)이 멀리 느껴지는게 몹시 안타깝다는 그녀. -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은 … 『「아씨」「옥녀(玉女)」. 이건 TV쪽이구요, 그밖에 영화에 세편쯤 나가고 있어요』 무슨 영화에 나가느냐는 물음에는 한사코 밝히기를 꺼린다. 『조그만 역일 뿐이에요. 정말 하나도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되는 거죠』 그 조그만 역이 시간을 너무나 많이 빼앗아 간다는 얘기. -TV와 영화는 그 성격이 좀 다르죠 … 『TV가 훨씬 마음 편해요. 영화보다 몇배나 어렵고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결 TV쪽에 정이 가요. 영화에 한번 출연하려면 그 어수선함이람 아휴… 』 金양은 원래 영화계 출신. 64년 신(申)「필름」을 통하여 『님은 가시고 노래만 남아』로 「데뷔」이래 몇편의 영화에 선을 보이다가 TV와 인연 맺은 것은 TBC-TV의 「탤런트」2기로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그래도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기러기 가족(家族)」(김희창(金熙昌)작 ·허규(許圭)연출)이에요. TV 출연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아주 열심히 했고 또 그만큼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죠』 - 「스캔들」이 없기로 유명하던데… 『저의 생활신조 제1조가 정숙한 몸가짐이에요. 이른바 인기직업을 가진 사람을 볼때 누구나 색안경으로 보려고 드는 경향이 있잖아요? 색안경에 비칠 틈을 주지 않는 거죠. 그래서 일(녹화, 촬영)이 끝나면 바로 집에 돌아가요. 잠시 쉬는 것도 반드시 집에 들어가서 쉰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죠』 그렇게 철저하게 자기를 보안조치(?)하는 데도 얼마전 엉뚱한 소문이 나돌았다고. 『너무 너무 분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하지만 억지로 해명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저절로 사실이 알려지게 마련이 아니겠어요? 변명을 한다고 해서 그대로 해명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더 우스워지기 십상이거든요』 -가족은 … 『할머니, 엄마, 그리고 동생둘이, 함께 살고 있어요. 아버지는 6·25때 돌아가시고…』 바로 밑 여동생 희선(喜善)양이 지난 4월에 새치기 결혼. 『그 날 마침 「아씨」의 녹화가 있어서 결혼식에도 못갔어요. 얼마나 언짢았는지 몰라요』그러면서 동생이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울었다고. 여자는 시집을 가게 되면 남의집 사람이 되는게 아니냐는 것이 울어버린 이유란다. -결혼할 생각은 … 『그런거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화닥닥 놀라면서 잘라 말한다. 바쁜 중에도 틈틈이 이방자(李方子)여사가 주재하는 칠보 만들기를 배우러 다니는 것이 유일한 취미. 집에서 쉬는 날이면 수를 놓으며 「아씨」의 몸가짐을 다져가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선데이서울 70년 5월 31일호 제3권 22호 통권 제 87호]
  • [눈에띄네]MBC드라마 ‘하얀거탑’의 김창완

    [눈에띄네]MBC드라마 ‘하얀거탑’의 김창완

    “바로 저거야.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있는 성공을 위한 ‘처세’말야.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연기를 잘해.” 요즘 이런 평가를 받으며 한창 주가를 올리는 배우는 MBC 주말드라마 ‘하얀거탑’의 김창완이다. 보는 사람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의 안방극장 악역(?)에 새삼 이목이 쏠린다. 그는 3인조 밴드 ‘산울림’에서 어눌한 목소리로 노래하던 가수, 넉넉한 아저씨 캐릭터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연기내공 20년차의 무시못할 배우였음을 이번 드라마에서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얀거탑’에서 그는 주연 같은 조연을 소화해내고 있다. 병원 내의 권력을 다투며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그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시청자들을 새삼 놀라게 하고 있다. 아래서 위로 치켜뜨며 상대를 훑어보는 그의 섬뜩한 눈매는 그가 가진 내공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상대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장면들의 주역이면서 본인 스스로도 권력앞에서 한낱 우스운 사람임을 보여주는 웃지 못할 장면은 우리 사회의 권력에 대한 야망을 그대로 보여 준다. “굳이 악역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고 인정을 받으려고 누구나 권력을 향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바로 그런 사람이 부원장 우용길이다. 누가 떳떳하게 그에게 돌멩이를 던질 수 있겠는가.”라는 김창완의 반문이 날카롭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새해 첫달 지상파 3사 드라마 봇물

    새해 첫 달, 공중파 3사가 드라마 전쟁 준비를 끝내고 치열한 싸움에 들어갔다. 이달 시작하는 드라마가 무려 10편,2월 초 선보이는 1편까지 더하면 모두 11편의 새로운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점령한다. 방송 3사가 저녁 시간대에 편성해 놓은 드라마는 모두 15편. 이 가운데 4편을 제외한 11편의 드라마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드라마 춘추전국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독특한 소재와 간판급 스타란 무기를 앞세워 벌이는 기선잡기 싸움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마냥 즐거울 수밖에 없다. 가수 세븐, 마약 파문의 황수정, 영화배우 이범수, 이혼의 아픔을 이겨낸 채림,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나타내는 김석훈 등 쟁쟁한 스타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다. # 하얀 전쟁이 시작되었다 2006년은 갑옷의 사극 열풍이 안방을 점령했다면, 2007년은 ‘하얀’ 가운의 의사 전쟁이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이미 ‘ER’를 비롯해 ‘그레이 아나토미’‘스크럽스’ 등 해외 메디컬 드라마가 케이블 채널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2007년의 ‘하얀’ 전쟁은 예견됐다. 지난 6일 제일 먼저 포문을 연 MBC ‘하얀 거탑’은 13%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일본 원작 소설의 탄탄한 구성을 그대로 브라운관에 옮겼다. 첫 회부터 숨 막히는 머리싸움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명민과 이선균의 대비되는 이미지와 이웃집 아저씨 김창완의 악역 연기 등이 극을 떠받치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차인표까지 가세해 이야기의 궁금증을 더한다. SBS의 ‘외과의사 봉달희’도 17일부터 하얀 전쟁에 뛰어든다. 처음으로 TV드라마에 출연하는 영화배우 이범수와 1년6개월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이요원이 주연을 맡아 관심을 모으는 메디컬 드라마다. 실수투성이인 봉달희(이요원분)가 진정한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휴머니즘이 가미된 이야기다. # 주몽의 저격수는 지난해 5월부터 줄곧 40%가 넘는 시청률로 정상을 지켜온 주몽의 아성에 훈훈한 ‘가족애’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저격수는 오는 15일 방송되는 KBS ‘꽃피는 봄이 오면’과 SBS ‘사랑하는 사람아’. KBS ‘꽃피는 봄이 오면’은 박건형, 이하나, 이순재, 강부자 등 연기력을 갖춘 중견 배우와 참신한 신인들의 적절한 조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인생역정을 감칠맛 나게 그린 명랑 가족극이다. SBS ‘사랑하는 사람아’는 조동혁, 한은정, 박은혜 등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청춘의 덫’의 정세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부모는 같지만 자란 환경이 달라 가치관, 사고방식도 각각 다른 다섯 남매가 모여 살면서 겪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 가족 드라마다. 과연 두 작품이 재미와 감동으로 ‘주몽’을 1위에서 끌어내릴지 궁금하다. # 화제의 드라마는 MBC ‘궁S’는 단연 1월의 화제작이다. 저작권 시비로 한때 시끄러웠던 궁S가 10일 시청자를 찾아간다. 가수 세븐이 처음 연기자로 데뷔한다. 지난해 궁에서 윤은혜가 망가지는 연기로 사랑을 받았다면 속편인 ‘궁S’에선 귀여운 세븐이 망가지며 황제의 꿈을 키운다. 또 12일 방송되는 SBS의 ‘소금인형’은 황수정의 복귀작이다. 한때 마약과 불륜으로 브라운관을 떠났던 황수정이 6년 만에 모습을 나타내며 한층 성숙한 외모, 농익은 연기를 선보인다. 생사의 기로에 선 남편의 수술비를 위해 옛 애인과 잠을 자는 파격적인 이야기로 벌써부터 세인들의 입방아를 낳고 있다. 또 GOD의 윤계상과 이미연이 연인으로 나오는 ‘사랑에 미치다’도 다음달 3일 전파를 탄다. 지난 3일부터 방송 중인 KBS의 ‘달자의 봄’은 채림, 이혜영 등 이혼의 아픔을 겪은 배우들이 출연해 눈길을 잡는다. 매회 영화 ‘킬빌’‘화양연화’‘친절한 금자씨’ 등을 패러디한 장면들로 재미를 더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카메라 탐방] 사극 특수를 좇는 사람들

    [카메라 탐방] 사극 특수를 좇는 사람들

    올한 해 안방극장은 ‘사극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채널마다 사극 열풍이 식을 줄 몰랐다.‘대조영’,‘황진이’,‘주몽’,‘연개소문’이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주가를 올리면서 거의 매일 사극을 시청할 수 있을 정도다. 흔히 드라마를 ‘공간예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극의 역사적 공간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세트를 설치해야 하고 분장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제작 비용이 든다. 그 덕택에 사극 속에서 ‘노다지’를 캐며 짭짤히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극 특수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찾아간 곳은 경기도 용인의 MBC 드라마 세트장. 요즘 시청률 1위로 고구려가 시대 배경인 ‘주몽’의 녹화가 한창이었다. 안개가 채 걷히지도 않은 새벽 시간인데도 200명은 족히 넘을 듯한 출연자들과 스태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 줄을 서서 얼굴에 수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극의 감초 ‘엑스트라’들이다.“오늘은 세 번 출연해야 합니다. 행인1, 장군2, 귀족3…” 경력 20년의 김경배(53)씨는 주문해온 인조수염도 배역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일러준다. 감독의 ‘큐’사인에 움직이는 엑스트라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전투신이 많은 사극에서 꼭 필요한 엑스트라가 바로 말들이다. 질주하는 병사들의 고함소리에 놀라서 흥분을 하지 않도록 말들은 평소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소음적응 훈련’을 받는다. 말들의 출연료는 인간 엑스트라의 6배 정도. 방송용으로 길들여진 말 몇 십 마리를 갖고 있으면 사극 전성시대를 맞아 아주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사극에서 대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의상과 분장이다. 의상은 단순한 소품의 의미를 넘어선다. 방송국마다 ‘의상고증자문회의’가 있어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제작할 수가 있다. 바느질 한땀한땀에도 전문가의 고증이 들어가야 한다. 사극 한편에 사용되는 의상과 장신구 제작의 주문 비용은 수천만원. 그 위력은 유행까지 바꿔놓을 정도다. 사극 속 공주의 가락지나 기녀의 노리개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방송이 나간 후 주문이 밀려드는 통에 장신구업체들이 톡톡히 재미를 본단다. 세트장은 웬만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불케 한다. 공사가 끝나고 각종 살림살이까지 채워 넣으면 비로소 사극의 무대가 완성된다. 현재 방송국마다 지방에 대규모 사극 세트장이 있다.KBS는 문경새재·속초·부안·완도에,MBC는 용인과 나주에,SBS는 문경새재와 단양에 설치해 놓고 있다. 야외 세트장은 고용을 창출하고 관광 코스로도 활용된다는 면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톡톡히 한 몫을 한다. 사극이 좋아 사극의 특수를 좇아서 바쁜 사람들. 그들은 ‘Back to the future´를 외치며 사극의 전성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TV「탤런트」를 모집할 때마다 그야말로 구름처럼 모여드는 지망생들- 웬만큼 자신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탤런트」의 꿈을 키워보지만 막상 병아리「탤런트」들이 당해야 하는 설움을 맛보면 너무「탤런트」좋아하지 마시오다. 지난해 봄에 부푼 꿈을 안고「탤런트」의 문을 두드렸던 J양은 1년이 지난 지금 완전 실의에 빠져있다. 처음 그렸던「브라운」관 주인공에의 화려한 꿈이 산산조각이 난 것은 옛날이고 뒤숭숭한 대합실 같은「탤런트」실의 한구석에서 조그마한 단역이라도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가냘픈 희망에 얽매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혼자말처럼 중얼거리고 있다.『「탤런트」가 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점심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 각 TV 방송국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전속「탤런트」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대개 20명 정도. 이 20명안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모여드는 지망생이 2천여명이 넘는다. 1백대1의 치열한 경쟁율이다. 이렇게 바늘구멍을 뚫고 합격한 사람들은『이제는 왔구나!』하는 감격을 안고 부푼 가슴으로 6개월의 교육에 들어가게 된다. 선배「탤런트」들의 눈부신 모습, 연출가들의 고맙기만 한 격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방송국 안의 신기한 물건들…. 그러나 이런 부푼 꿈을 안고 교육에 들어간지 채 한달도 안되어서부터 그들의 마음 속에는『이게 아닌데…』하는 회의와 함께 깨져 흩어지는 화려한「탤런트」의 꿈을 가눌 수없게 된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엄청난 실망만이 회오리바람처럼 그들의 가슴을 스치고 갈 뿐이다. 그들에 대한 방송국의 무관심 때문이다. 월급은 7천원부터 시작 2년되어야 1만5천원 6개월의 교육기간이 지나고 나면 벌써 성급한 낙오자들이 상당수 나온다. 20명중 실제로 남는 사람은 10명 정도. 나머지는 이름만 걸어 놓은 채 뿔뿔이 흩어져 거의 방송국에는 나오지 않게 되고 만다. 교육이 끝나면 일단 그들은 방송국과 전속계약을 맺게 된다. 말하자면 이제부터는 정식「탤런트」대접을 받는 셈이다. 6개월간의 전속계약을 맺는데 월급제와 출연료제의 두가지가 있다. TBC는 월급제이고 KBS와 MBC는 출연료제다. 월급제의 경우 초봉이 7천원. 6개월마다 승급을 하게 되는데 1만원, 1만2천원, 1만5천원으로 올라 간다. 1만5천원을 받으려면 2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출연료제의 경우 교육이 끝나면 1천원 고정. MBC는 3개월 뒤 부터 A B C급으로 등급을 두어 1회출연에 A급 2천5백원, B급 2천원, C급 1천5백원을 준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이 출연하는, 횟수는 1주에 평균 2편이 넘지 못하는 실정. 따라서 1개월 수입이 고작 2만원을 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그것도 1년이 넘은 A급의 얘기고 보면 그밖의 사람들은 월급제의 경우와 별로 차이가 없다. 동기(同期)인데도 등급을 두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경쟁심과 의욕을 북돋우자는 뜻에서라고 한다. 그래서 6개월 후 재계약 할 때에 C급이던 사람이 A급으로 뛰어 오를 수도있고 A급이 C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A급이나 C급이나 수입면에 있어서는 턱도 없는 액수이기 때문에 사기에만 영향을 줄 따름이라는 그들의 불평이다. 「프리」가 될 때까지 2년 넘어 그렇게 지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도중하차」해버리고 만다. 배정된 역할도 없이 매일「탤런트」실에 나와서 빈둥거린다는 것은 웬만한 인내심이나 끈기로는 견딜 수없는 노릇이다. 장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다가 혹 재수가 좋아서 단역이라도 걸리면 다행이지만 그런 기회도 역시 가뭄에 콩나기 정도. 따라서 느지막에 얼굴만 비치고는 사라져버리는 명색만의「탤런트」가 대다수다. 끈기있게 견디는 사람은 20명중에서 2,3명정도 이렇게 해를 거듭하다가 보면 결국 남는 인원은 극소수. 1기에 2,3명 정도가 마지막까지「탤런트」의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MBC-TV의 이기하(李基夏) 제작국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방송국 실정으로 보아서 교육시킬 만한 여력이 없다. 민방(民放)의 경우에는 더욱 곤란한 형편이다. 교육에 투자를 했다면 그만큼 건져야 되는 것인데 과연 그게 가능할는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외국에서는 극단이나 조합이 있어 거기에서「탤런트」를 양성하고 있다. 그래서 극단이나 조합과 방송국이 직접 계약을 해서 완전한「탤런트」로서의 「상품가치」를 구하고 있다. 「탤런트」들에 대한 시청자의 식상 역시「탤런트」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루 아침에「스타」의 자리에 앉기를 꿈꾸는 망상이 그것이다. 『「탤런트」는 뭣보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선배들이 하는 것을 부지런히 쫓아 다니며 배우고 혼자 연습해 보는, 말하자면 완전히 미쳐야 하는 것이다. 얼굴만 가지고 머리만 가지고 연기가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역시 이기하씨의 말이다. 그러나「탤런트」들의 불만에도 충분한 근거는 있다. 『교육을 받는 동안 벌써 우리들은 꿈을 버린거예요. 모두가 다 실망하는 거죠. 뽑아 놓았다면 그만한 책임있는 교육이 있어야 할게 아니겠읍니까? 자기가 무슨 교육을 얼마나 받았는지 누구나 의심스러워 하고 있어요. 또 보수 문제도 그래요. 의상비는 커녕 교통비도 제대로 되지 않을 지경이에요』『』「탤런트」경력 2년인 K양의 불만이다. 어쨌든 안방극장의 화려한 주역을 꿈꾸며 하늘의 별따기로 합격한「탤런트」라는 직업은 바깥에서 생각하고 있듯이 그렇게 화려한 직업만도 아닌 모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2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최근 저녁 안방극장에서 사극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극열풍과 함께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화려한 한복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게 예쁘다고만 생각했던 한복에 조상들의 지혜가 숨겨져 있다. 그 한복에 숨겨진 조상들의 지혜를 찾아본다.   ●물은 생명이다(SBS 오후 5시30분) 여주시 가남면에 새롭게 들어선 또 하나의 골프장은 마을 주민들의 물 사용까지 위협하고 있다. 명절에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는가 하면 농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이미 바싹 마른 논도 있다. 그럼에도 골프장은 하루 600t 이상 지하수를 집어 삼키고 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또 다시 대공을 파고 있는데….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또래들과 있을 때도 부끄러워하며 물러서 있는 큰 아이. 선주씨는 큰 아이의 소극적인 모습이 늘 마음에 걸린다. 부모의 소극적인 모습도 대물림 되는 건 아닌지, 자꾸 불안해지는 선주씨.‘소극적인 아이, 대물림인가요?’라는 주제로 오은영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찾아본다.   ●W(MBC 오후 11시50분) 미국에는 매년 얼굴 없는 산타가 사람들에게 ‘돈’을 선물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금을 선물을 하는 비밀산타.26년 동안 그 비밀산타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월16일 산타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누구일까. 정체를 숨겨오던 그가 2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숟가락에 얼룩이라도 묻어있으면 지저분해서 못 먹겠다며 음식점을 나왔던 아내. 그런 아내가 결혼 후 이렇게 변한다. 수건은 젖은 채 뭉쳐져 있으며, 머리카락은 왜 그리도 많이 빠지는지 욕실바닥을 까맣게 덮고 있으니 잔소리를 해도 그때 뿐이다. 아내의 ‘귀차니즘’은 아이를 낳고부터 더욱 심해지는데….   ●과학카페 다빈치 프로젝트(KBS1 오후 10시) 활력과 생산성의 약물. 카페인은 덜 자고 더 일해야만 하는 현대사회의 요구를 만족시켜 준다. 하지만 잠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늘 깨어있기 위해 카페인을 찾게 되고,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자게 된다. 현대문명 속으로 침투한 약물, 카페인을 남용하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대해 경고한다.
  • ‘영화같은 드라마’ 새해 안방 접수

    2007년에는 영화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탄탄한 시나리오로 무장한 TV 드라마가 안방을 찾아 온다. 영화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초특급 작가들은 물론 뛰어난 연출가, 배용준·문소리·설경구 등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들까지 드라마에 출연한다. 우선 드라마 `장미와 콩나물´, 영화 `국경의 남쪽´ 등을 연출한 안판석 PD가 ‘하얀 거탑’을 들고 온다. 이어 `여명의 눈동자´,`모래시계’로 한국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함께하는 ‘태왕사신기’도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영상미로 안방 시장을 노크한다. `실미도´,`공공의 적´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김희재와 `올드보이’의 황윤조,`주먹이 운다’의 전철홍 작가가 함께하는 ‘에이전트 제로’는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영화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작가들과 연출자들이 대거 등장하며 드라마의 내용도 다양해졌다. 일본 야마자키 도요코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하얀 거탑’은 한 천재 의사의 야망과 사랑을 그린 본격 메디컬 드라마이다. 자문단을 실제 의사들로 구성해 수술도구 등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 보다 사실적인 화면을 제공한다. 또 국내에선 최초로 병원 세트장을 만들어 실감나는 수술장면 등을 보여준다.MBC를 통해 오는 1월6일부터 방송 예정이다. 태왕사신기는 한류스타 배용준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로 `주몽´의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사랑과 인생 역정을 담은 판타지물로 TV판 ‘반지의 제왕’이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은 물론 배용준이 마치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처럼 백발에 지팡이를 드는 등 분장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한국판 CSI를 표방하는 과학범죄수사물 ‘에이전트 제로’도 내년의 기대주이다.24부작이면서 편당 60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드라마에는 설경구와 차인표, 손예진 등 연기파 배우가 대거 포진해 있어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방영을 목표로 제작중이다. 허영만의 만화를 드라마화한 ‘식객’도 일찌감치 김래원과 서지혜를 주연으로 확정했다.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배우들과 재미난 소재의 드라마로 내년 안방극장은 한층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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