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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일본의 호들갑/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본의 호들갑/황성기 논설위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피부로 느껴야 할 대한민국보다 일본의 호들갑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4월 29일 오전 6시 30분 평안남도 북창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수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그로부터 37분쯤 지난 뒤인 오전 7시 7분. ‘도쿄메트로’의 전 노선에서 지하철이 10분간 운행을 중단했다. 같은 시간 고속철도인 호쿠리쿠 신칸센도 멈춰 섰다.얼마 전 도쿄에서 본 낮시간대 TV의 한 장면. 북한 미사일 개발자인 김정식에 관한 보도였는데 경력이나 김정은과의 친척설 소개 등 한국에선 보기 힘들 만큼 상세했다. 북한의 위협은 TV 시청률을 높이는 좋은 재료여서 일본 방송사가 단골로 다룬다. 그래서 그런지 만나는 일본인마다 “정말 한국 괜찮으냐”고 묻는데, 북한 관련 지식이 프로 뺨친다. 한국에도 번역본을 몇 권 낸 소설가 하야시 마리코가 주간지 ‘슈칸분?’ 5월 18일자에 쓴 에세이의 한 구절. “이번 호가 나왔을 무렵 일본은 무사할까?” 급기야 하야시는 “올여름 서울 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힌다.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한·일 관계와 군사 위협에 민감하다. 지난해 겨우 회복되는가 싶던 한국을 찾는 일본인 수는 ‘한반도 4월 위기설’을 정점으로 감소세가 확연했다. 4월 한 달만 보자. 사드 보복으로 중국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린 것마저 더해져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보다 56.8% 늘어난 55만 4600명이었다. 반면 한국에 온 일본인은 5.4% 감소한 16만 5700명이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한이 사린 같은 화학무기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기술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것도 위기감에 부채질을 했다. 핵 공격으로부터 신변을 보호해 주는 ‘핵 셸터(대피소)’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3인용 셸터는 2억 5000만원에 이르는데도 지난 4월 판매고가 2016년 한 해의 매출을 웃돌았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아베 총리, 김정은 합작의 위기감 조성이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를 일본에서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 특파원을 지낸 아사히신문의 논설위원 나카노 아키라는 지난 2일자 칼럼에서 “한반도에서 내일이라도 군사충돌이 있을 것처럼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5월 초의 연휴 3일간 한국에 가 보니 똑같은 일상이 계속되고 있었다”라고 썼다. “이웃(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전하고, 장기적인 안목의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인연을 마음에 되새기고 싶다”는 나카노의 맺음말은 양국민의 교류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지금 한·일 간에 소중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진격의 지방건설사 ‘수도권 분양 대전’

    진격의 지방건설사 ‘수도권 분양 대전’

    지방을 근거로 한 중견 건설사들이 수도권으로 진격하고 있다. 일감이 줄어든 지방 대신 수도권 사업장에서 성공을 통해 새 먹거리를 만들고, 브랜드 가치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 제일건설, 동원개발 등 지방 중견건설사들이 6~7월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에서 분양을 진행한다. 지방 중견사들이 수도권에 진출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새 먹거리가 필요해서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성공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아는 ‘전국구’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전국 어디든 사업을 하기 편하고, 가장 큰 시장인 서울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 동탄2신도시와 한강신도시 등에서 34개 단지 2만 9000여가구를 분양해 성공한 반도건설과 인천 청라와 경기 고양 등에서 5만여 가구를 분양해 입지를 다진 호반건설은 이제 전국구 건설사로 불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 유보라와 호반 베르디움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보다는 낮지만, 다른 중견사보다는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먼저 지난해 세종시에서 1만 3000여 가구를 분양하며 이름을 알린 중흥건설은 서울 구로항동지구 1블록(419가구)과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 A2블록(970가구)에 중흥-S클래스를 공급한다. 제일건설도 7월 구로 항동지구 7블록(345가구)에서 처음으로 서울에 진출한다. 동원개발도 7월 시흥 장현지구 B7블록(447가구)에 동월로얄듀크를 선보인다. 또 동문건설은 이달 파주 문산읍에서 분양을 진행한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사업을 한다고 모두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방 중견사들은 수도권에 진출했다가 입주민 만족도가 낮아 오히려 ‘악명’을 얻는 경우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수도권 사업장에서 특화된 평면과 조경으로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렸고, 반도건설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면서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입주민과 소통해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제주도에서 누리는 고품격 프리미엄 하우스 ‘제이포레 에듀’ 분양 활기

    제주도에서 누리는 고품격 프리미엄 하우스 ‘제이포레 에듀’ 분양 활기

    제주도에 펜트하우스와 타운하우스를 넘어 프리미엄 하우스인 ‘제이포레 에듀’가 분양중이다. ‘제이포레 에듀’는 지하1층~지상4층 5개동이며, 전세대 복층형 프리미엄 하우스로 계약면적 189.04㎡(구57.18평), 192.37㎡(구58.19평)로 총 28세대로 구성된다. 제이포레 에듀는 단독형 타운하우스의 단점을 보완함은 물론 일반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극대화한 복층형으로 설계된다. 채광과 전망을 극대화 한 남향위주(남동 및 남서위주) 배치로 단지내 쾌적함을 최대한 살렸으며, 아늑한 북카페와 건강 및 사교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여유로운 주차공간의 확보는 기본이다. 지하주차 33대, 지상주차 23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을 통해 각 세대당 2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또한, 단지내 학생 자녀들을 위한 통학차량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통학환경이 제공될 예정이다. 입주자의 안전을 위해 국내 최고급 주거단지 주택관리 서비스 업체인 하우만에서 24시간 상주하며 관리하고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세스코에서 방충관리시스템 등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 프리미엄 하우스의 진면목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제이포레 에듀’는 3·4층 세대 거주자들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 층간소음 없는 주거 공간 조성을 위해 1·2층 세대는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설계했으며, 3·4층 세대는 4층에 거실과 주방을 배치함으로써 층간소음 방지는 물론 동선을 더욱 편리하게 했다. 이에 더해 ‘제이포레 에듀’에서 제공하는 개인정원 및 텃밭 서비스는 프리미엄 하우스만의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 중 하나로써, 1·2층 세대는 1층에 개인마당을 제공하며, 3·4층 세대는 다락방 옥상층에 개인마당이 제공될 예정이다. 주부들의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주방설계 또한 인상적이다. 최신 트렌드의 인테리어와 시스템으로 주부들의 로망을 실현시켜 줄 명품주방은 ‘제이포레 에듀’만의 세심한 배려와 안목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주방과 마당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하여 야외 테라스로도 활용(1·4층 테라스로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간의 탁 트인 개방감은 물론 넉넉한 공간감을 확보하기 위해 바닥에서 천정까지의 층고를 최대화하여 설계했다. 단지 인근에는 소인국 테마파크, 오설록 티뮤지엄을 비롯하여 곶자왈 도립공원, 테디베이C.C, 용머리해안, 중문관광단지 등이 위치해 있어 관광 및 힐링 생활환경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불과 5분대 거리에 제주영어교육도시와 제주신화역사공원이 위치하여 최고의 글로벌 교육환경과 스케일이 다른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 휴양 등의 인프라를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 ‘제이포레 에듀’는 제주국제공항까지 불과 30분 거리로 언제든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 어디든 쾌속연결이 가능하며 중국, 일본, 대만 등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무려 18개국에 이르는 글로벌 교통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내라면 어느 곳이라도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는 우수한 도심교통망도 형성되어 있다 어디에도 없었던 품격 높은 주거문화의 실현을 통해 제주도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게 될 ‘제이포레 에듀’는 럭셔리하면서도 세련된 친환경 고품격 마감재와 클래스가 다른 인테리어 안목으로 삶의 프리미엄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해 줄 것이다. 모두가 선망하는 입지, 모두의 로망을 담되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선택된 28분만을 위한 특권이 바로 ‘제이포레 에듀’만의 주거가치라고 할 수 있다. ‘제이포레 에듀’ 홍보관 위치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 위치하여 있으며 자세한 문의와 상담은 홍보관 방문을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저성장 시대의 진통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지 오래다. 자연히 우리의 대내외 경제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교적 순탄한 경제성장의 수혜를 누려온 우리의 관성은 일자리가 축소되고 임금 수준이 열악해지는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더구나 호전적인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요즘의 복합적인 국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자기 이익을 지키고 키우기에 골몰하기 십상이다. 이런 때에 국가적 안목을 가진 통치자들이 주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국가의 정책 대안들이 소망하는 대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설계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역할 못지않게 기업과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의 인식과 행태의 변화가 더 주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중반 50여 년간 고대 아테네가 황금시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마음껏 발휘된 덕택이다. 우리는 투키디데스(BC 460?~400?)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페리클레스(BC 495?~429)는 아테네는 ‘헬라스의 학교’라고 자부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모험심과 자유로운 역량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웠다. “시민 개개인은 인생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희하듯 우아하게 자신만의 특질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남다른 선행의 풍조도 찬탄했다. “우리는 손익을 따져보고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믿고 아무 두려움 없이 도와줍니다.” 그는 상호 부조와 더불어 자조·자립의 정신도 북돋웠다. 페리클레스는 “위험도 피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정신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부는 행동을 위한 수단이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가난을 시인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가난을 면하기 위해 실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 못지않게 스스로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실천적 노력을 권장했던 것이다. 페리클레스가 이끌던 황금시대는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충만했던 때다. 헤겔(1770~1831)이 ‘역사철학 강의’에서 그리스정신의 핵심 유산을 ‘자유정신이 충만한 아름다운 개인’으로 본 것도 의미심장하다. 통치자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책임지는 도전정신을 진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와 빈부 격차 해소는 국가의 노력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민간의 활력을 살려야 한다. 도전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아름다운 개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유승민의 덕담 “문 대통령, 정말 잘해주길 바란다”

    유승민의 덕담 “문 대통령, 정말 잘해주길 바란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팬미팅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일 서울 강남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팬미팅에서 “역대 정부가 시작될 때마다 국민이 많은 기대를 했다가 또 몇 년이 지나면 실망을 하는 일이 반복됐는데, 이제 또 한 번 국민의 선택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고 특히 너무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왔다”면서 “이 정부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정말 잘하려면 이제는 문제 해결을 해나가야 하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야 하는데, 그동안 본인과 더불어민주당이 가졌던 그런 안목과 시야보다는 넓게, 나라 전체를 생각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당초 문 대통령의 전화번호를 몰랐으나 당선 이후 문 대통령의 번호를 수소문해 축하인사를 한 게 선거 후 가장 먼저 한 일이었다고도 소개했다. 유 의원은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식 자리에 참석한 유일한 경쟁 대선 후보였다. 대선을 거치며 온·오프라인 등을 기반으로 형성된 ‘유심초’, ‘유레카’, ‘유스커스’ 등 복수의 지지모임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팬미팅에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학생, 자영업자 등을 망라한 지지자들은 세 시간에 걸쳐 유 의원과 다양한 정치·사회 현안을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에게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 보수를 개혁해줄 수는 없겠느냐’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유 의원은 “한국당이 바뀌어야 하고, 보수의 대다수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뀌고 정치가 바뀐다는 그 말씀에 동감한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저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또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 여고생의 질문에는 “18세 선거 연령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선거 연령이 만 19세 이상부터 주어지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33개국은 만 18세 이상부터 투표가 가능하고,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는 만 16세부터 가능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수요 에세이] 떠나니 비로소 보이는 정책전문가의 역할/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떠나니 비로소 보이는 정책전문가의 역할/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대학 4학년이던 1980년대 초 일이다. 경제학을 전공했던 나는 미시, 거시, 화폐 금융론 등 소위 전공과목을 끝내고 한창 세상 경제를 볼 능력이 생겼다고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다.어느 날 서울 신림동 하숙집으로 가려고 시내버스를 타게 되었다. 아주머니 두 분도 함께 탔다. 시장바구니를 든 채로였다. 자리가 가까워 본의 아니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당시는 석유 파동 후유증이 남아 있어 물가가 큰 관심이었다. 장바구니 경제를 말하는데 나보다 낫다. 차이가 있는 것은 내가 좀 더 고상한 경제학 용어를 쓸 뿐이지, 세상을 보는 안목은 오히려 더 대단했다. ‘현실에서 배운 경험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못지않다’는 말을 절감했다. 이듬해 나는 공무원이 되었다. 경제부처 공무원이란 무엇인가. 80년대 초반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미국식 실증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하던 시절이다. 교양강좌에서 조순 교수의 ‘경제학 원론’이 고등학교 시절 ‘성문종합영어’와 같은 위상을 가졌다. 어려운 경제 개념을 정말 쉽게 풀어 주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사는 복잡하였지만 그 책 안에 해법이 모두 있었다. 아무리 난해한 사안도 2차원 평면 위에 두 개의 변수로 설명이 되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이 되어 경제정책을 수립할 때 이처럼 2개의 핵심변수로 쾌도난마처럼 명쾌한 처방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실은 달랐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문제가 생기면 종합대책을 수립하기를 요구받았다. 보고서의 내용은 두툼해지고 현란해졌다. 그러나 마음 한쪽의 찝찝함은 지울 수 없었다. 정말 문제를 제대로 짚고 있을까. 혹시 보고서 속의 수많은 대책들은 서로 모순되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지나 않을까. 명의는 확실한 진단과 정확한 처방으로 병을 고친다는데, 나는 이 약 저 약 함께 주는 평범한 의사가 아닐까. 정책이 발표된 후 재탕 삼탕 논란이 일 때마다 이런 반문이 들었다. 더구나 현장은 모르는 채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올라온 보고서만 종합 정리한 때는 이런 회의가 더욱 커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주식시장에 소위 ‘바이 코리아’ 바람이 불었다. 장바구니를 들던 아주머니뿐만 아니라 소를 몰던 농부들까지도 증권사 객장을 기웃거렸다. 많은 사람들이 본업은 내팽개치고 투자 정보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안달이었다. 평소에는 큰 반향이 없던 정책과제가 이 시절에는 미래가치란 이름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다.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은 미국, 일본과 같은 우리의 주력 시장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리와 가장 먼 브라질,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정보까지도 관심을 갖는 상황이 되었다. 오죽하면 증권사 투자자문사가 귀에 청진기까지 꽂고 방송에 등장하여 고객들의 투자 상담을 했겠는가. 경제정책은 고려해야 할 요인이 더욱 많아졌다. 대내외 여건 변화를 모두 고려하다 보면 2개의 변수로는 어림도 없고 고차 방정식을 써도 정확한 해법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처방은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지만 뒷북치기도 바쁜 상황이 빈번해졌다. 일반 투자가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기도 바쁜 지경이 되었다. 사회는 민주화되었고, 세상은 더욱 개방되었다. 방송과 통신의 발달로 매일매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정책 담당자들은 수많은 정책을 쉴 사이 없이 발표한다. 아니, 쏟아낸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공직을 떠난 이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발표했던 새로운 정책들이 시장에 얼마만한 효과가 있었을까. 경제를 살리고 시장을 효율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던 정책들이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없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냉정한 고백이다. 이제는 현안을 대처하는 정책 발표에 매달리기보다는 시장이 소홀하기 쉬운 중장기적인 전략의 수립과 다른 정책과제들과의 우선순위 조정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란 생각이 든다. 또한 위기 때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진정한 정책 전문가들의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평소에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의 한마디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니 그들의 말 속에서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커다란 위기도 사소한 데서 싹트는 법이니까.
  •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1987년 민주화 이후 6차례 대통령 선거를 겪었지만, 이번처럼 1인 1표로 제한된 선거권을 아쉬워했던 적은 없었다. 여러 명의 후보에게 도장을 꾹꾹 누르고 싶은 충동은 생전 처음 느끼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야말로 대통령직에 적합한 후보가 많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자구도 대선의 장점을 만끽했던 선거였다는 점,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을 것으로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고생하셨다는 말 건네고 싶다. 2012년의 대선 패배를 딛고 지난 4년 반 어느 후보보다도 치밀하고 탄탄한 준비를 해오며 대통령 자리에 오른 여정, 온 국민의 축하를 받을 만하다. 비록 낙선은 했지만 끝까지 선전하며 다원화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해준 다른 후보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함께 격려를 드리고자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격랑을 헤치고 미래를 향한 디딤판에 섰다. 그것이 도약이 될지, 추락의 시작일지, 정체로 이어질지는 오롯이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달렸다. 리더십의 첫 행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구성과 청와대 인선이다. 문 대통령에게 인수위라는 2개월짜리 완충지대가 없다. 조각이 완료될 때까지 청와대 비서실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험한 문 대통령이니 국정 철학을 뒷받침해 줄 비서실 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문제는 초대 정부 인선이다. 총리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것은 외교통상부 장관의 조기 지명과 청문회 통과다. 선거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외교 관료 출신이 있는가 하면 현직 교수, 정치인도 있다. 모두들 훌륭한 역량을 지닌 인사들이다. 평시라면 그 누구도 외교장관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외교 위기 상황이다. 새 외교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 측근 사이에서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너무 늦다. 다자회의 특성상 두 정상이 얘기할 시간도 많지 않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알현하러 가듯 미국에 가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는 참모도 있다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북핵,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난제를 푸는 데 지체할 시간이 없다. 사드가 어떻게 결론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복을 계속 중인 중국을 설득하고 대북 제재에도 손발을 착착 맞출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소녀상 이전 요구로 경색에 빠진 한·일 관계의 매듭도 풀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3국 공조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시진핑, 아베 신조 같은 미·중·일의 스트롱맨과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 대통령과 함께 강단 있고 고도의 전략적 외교를 펼치자면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부족하다. 정파와 관계없이 초거물급을 모셔야 할 곳이 새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윤병세 외교장관은 최악의 라인이었다. 장관은 소신과 전략 없이 대통령의 눈치만 살폈다. 새벽까지 외교부 간부들을 붙잡아 놓고 회의를 한 4년의 4강 외교 성적표가 지금의 외교 상황이다. 2017년의 대한민국 외교장관은 미국, 북한도 알고 동아시아까지 볼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눈치를 보지 않을 배짱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북한과 미·중·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불길이 잡히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라도 물러날 각오를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미·중·일 3국 외교를 다룰 뚝심 있고 무게 있는 현장 지휘관이 절실한 지금이다. 정부조직법 19조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돼 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외교장관의 부총리급 격상을 검토했으면 한다. 새 정부 초기의 성패, 즉 대한민국의 앞날은 3국 외교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 다시 한번 문 대통령에게 강조하고자 한다. marry04@seoul.co.kr
  • [런웨이 조선] 패딩솜은 속에, 홑겹옷은 겉에…한복 맵시 살리는 누비 스타일

    [런웨이 조선] 패딩솜은 속에, 홑겹옷은 겉에…한복 맵시 살리는 누비 스타일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볼 때가 종종 있다. 같은 옷이라도 누가 입었는지, 어떻게 입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얘기다. 체형과 피부색, 머리색, 분위기에 따라 같은 옷이라도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전통시대 사람들도 비슷한 옷을 입었지만 각기 다르게 보이는 것은 그때도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을 만들어 입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한복과 다양한 치장으로 멋을 냈다 하지만 조선시대 남성들은 심플한 한복으로 어떻게 스타일을 표현했을까? 비슷한 옷이지만 착장의 기술에 멋내기 포인트가 있다.조선시대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바지저고리를 입었다. 여기에 포를 덧입으면 예의를 차린 옷이 된다. 우리나라 옷은 기본적으로 계절에 민감하다. 팔다리를 감싸 추위를 막고 앞섶을 열어 더위를 이겼다. 이러한 형태를 전개합임형(前開合栣型) 또는 카프탄(caftan)형이라고 한다. 추울 때는 깊이 여며 허리에 띠를 매고 더울 때는 앞을 열어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한다. 계절의 변화에 최적화된 형태이다. 그렇지만 여밈만으로 추위를 이겨 내긴 어려웠다. 이때는 우리가 패딩을 입듯이 솜옷을 입었다. 하지만 솜옷은 따뜻한 대신 투박하다. 솜의 두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솜옷으로 맵시를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추위는 막으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는 방법이 필요했다. 바느질 솜씨 좋은 조선 사람들이 찾아낸 방법은 바로 누비이다. 누비는 두 겹의 옷감을 겹쳐 2~3땀씩 직선으로 바느질을 해 옷감이 따로 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침선기법이다. 이때 솜을 넣기도 하고 옷감만 덧대어 바느질하기도 한다.중요한 것은 솜의 두께와 누빔의 간격이다. 조끼나 배자를 만들 것인지, 긴 포(겉옷)를 만들 것인지, 도포 안에 받쳐 입을 것인지, 상체를 커 보이게 할 것인지 등을 고려하고 누비의 간격이나 두께를 정하고 다양한 종류의 스트라이프를 만들어 디자인에 반영했다. 누비는 공력이 많이 들어가는 옷이다. 그러니 일반 옷보다 훨씬 비쌌다. 누비의 스트라이프 무늬는 세련미까지 주어 겉옷으로 입어 자랑할 만했다. 하지만 전통시대 남성들은 아무리 비싼 누비옷이라 할지라도 솜옷을 겉옷으로 입지 않았다. 솜옷을 겉에 입는 것은 스타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위를 막기 위해 솜옷을 속에 입고, 겉에는 홑겹의 옷을 입어 오히려 맵시를 살렸다. 또 다른 방법은 옷감의 재질에 따라 옷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사람들 중에 별감이 있다. 이들은 옷 색깔부터 눈에 확 띈다. 모두 검은색 갓을 쓸 때 이들은 노란색의 초립(草笠)을 쓴다. 그리고 흰색의 바지와 저고리 대신 보라색의 누비저고리에 외올뜨기 누비바지를 입고 그 위에 양색 비단을 누벼 만들거나 털로 만든 배자를 입는다. 다양한 색깔과 소재를 이용하는 안목이 돋보인다. 배자뿐만이 아니다. 배자 위에는 도포와 창의를 입는데 숙초(熟綃)로 만든 홍의를 겉에 입고 생초(生綃)로 만든 창의를 안에 받쳐 입는다. 생초는 섬유를 가공해 부드럽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올이 꼿꼿하여 실 자체에 힘이 있다. 옷을 만들면 선이 빳빳하게 살아 있어 기상을 드러내기 좋다. 그에 반해 숙초는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장점이 있다. 올이 살아 있는 생초를 안에 입고 흐르는 듯 부드러운 숙초를 겉에 입으면 생생하고 부드러운 맵시를 둘 다 살릴 수 있다. 별감의 복색은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그러나 그들의 옷 입는 방식은 일반인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흰색 바지저고리를 입은 사대부들은 별감처럼 누비 배자를 입고 그 위에 흰색의 포를 입었다. 여기까지는 스타일을 표현하기에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허리를 중심으로 매고 있는 주머니, 허리띠, 선추 등의 끈목을 활용해 스타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남성들의 주머니는 양쪽으로 귀가 나온 것처럼 생겼다고 해 귀주머니라고 한다. 여기에 나비매듭, 도래매듭, 파리매듭, 별매듭을 색색으로 꿰어 차니 주머니와 함께 매듭 끈이 바지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허리띠도 마찬가지이다. 천으로 만든 포백대는 실제 바지를 묶거나 모자를 고정시킬 때 사용한다. 그러나 커다란 도포 위에 묶는 허리띠는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장식이라고 볼 수 있다. 가늘고 둥근 세조대를 비롯해 굵고 둥근 동다회, 넓고 납작한 광다회, 오색사로 짠 교대가 있다. 길이가 무려 4m에 달한다. 누구라도 한 번 묶어서는 땅에 끌릴 수밖에 없다. 이 허리끈으로 두 번 이상 감은 다음 매듭이 풀리지 않게 한 가닥을 고리처럼 만들되 허리끈이 포의 밑단보다 길게 늘어지지 않게 맨다. 그래야 허리끈의 양쪽 끝에 달린 딸기술이 흔들리며 생동감을 준다.바지저고리, 도포 등은 대체로 크고 단순한 의복이다. 그러나 착장의 기술로 스타일을 만들고 선을 살렸다. 아무리 비싼 솜옷, 누비옷이라도 품위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속으로 감추고 주머니와 허리띠만으로도 단순한 옷에 포인트를 살려 스타일을 만들었다. 결코 과하지 않으면서 멋을 아는 진정한 멋쟁이의 차림새가 바로 이것이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펜트하우스’로 변신한 전용기, 렌트 비용만 시간당 3000만원

    ‘펜트하우스’로 변신한 전용기, 렌트 비용만 시간당 3000만원

    ‘하늘을 나는 펜트하우스’라 불리는 개인 전용기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전용기 ‘드림라이너 보잉 787 드림젯’(the Dreamliner B787 Dreamjet)이 영국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이번 주부터 첫선을 보였다. 아시아 최대 비즈니스 제트기 업체 디어 젯(Deer Jet)이 고객 맞춤형 여행 상품의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2억3000만 파운드(약 3373억원)의 항공기를 전시한 것이다. 업체는 기존에 240~335명의 승객을 수용하던 보잉 787을 리모델링해 현재 30~40명의 한정된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개인 제트기로 만들었다. 덕분에 승객들은 2400제곱피트(약 67평)에 달하는 훨씬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객실은 18개의 퍼스트 클래스 침대를 비롯해 42인치 TV가 딸린 침실, 드레스룸, 샤워시설이 완비된 호텔 스타일의 욕실, 개인 공간, 모임과 휴식,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까지 갖춰져 있어 새로운 차원의 안락함을 선사한다. 다만 이런 화려한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다면 비행기 전체를 대여해야 한다. 한 좌석만 예약할 수 없기 때문. 대여비는 시간당 약 2만 파운드(약 2933만원)로, 런던에서 뉴욕행 비행편으로 치면 적어도 16만 파운드(약 2억3465만원)가 든다. 호화로운 객실은 6000피트(약 1828m) 상공과 같은 기내 압력을 유지, 승객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해 목적지까지 상쾌한 기분으로 갈 수 있게 한다. 최대 17시간 30분 동안 마하 0.85의 속도로 쉬지 않고 총 9800마일(약 1만5771km)의 거리를 날 수 있다. 직항 노선은 런던에서 베이징, 홍콩에서 로스앤젤레스 정도며, 여행 상품 중에는 보라보라섬에 있는 5성급 호텔 세인트 레지스 보라보라 리조트 특별실의 숙박이 포함된 7박 8일 상품도 있다. 업체는 자사의 비즈니스 항공 미래 비전인 ‘예술 항공’을 구축하고자 럭셔리, 예술 및 디자인 분야에서 유명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곧 더 많은 여행 일정을 추가할 계획이다. 디어 젯의 프랭크 팡 부사장은 “우리의 특별한 항공기를 런던에서 전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우수성과 차별성에 가치를 둔 특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드림젯으로 세계 여행객들에게 안목있는 비즈니스와 여가를 제공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어 젯은 지난해 12월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개인 제트 전세기’(World‘s Leading Private Jet Charter)로 선정됐으며, 21년 무사고 비행 기록을 치하하는 미국비즈니스항공협회(NBAA·National Business Aviation Association) 기업 안전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기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리아리’/이건범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대표

    [기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리아리’/이건범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대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서로 힘을 북돋우며 주고받을 인사말로 “아리아리”를 골랐다. ‘파이팅’이라는 정체 모를 영어 구호 대신에 이 아리땁고 여운이 길게 남는 우리말을 쓰겠단다. 멋진 결정이다. 국립국어원에서 2004년에 ‘파이팅’의 순화어로 ‘아자’를 권장해 방송에서 제법 사용되는 편이지만,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힘을 얻어 가는 ‘아리아리’가 ‘아자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적대감을 부추기는 ‘파이팅’ 말고 다른 말을 쓰자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꽤 오래된 일. 그 가운데서도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제안한 ‘아리아리’는 단연 돋보였다. 그는 ‘아리아리’가 ‘없는 길을 찾아가거나, 길이 없을 때는 길을 낸다’는 뜻의 우리말이라며, “정선 아리랑 등 각종 아리랑에 ‘아리아리’의 길 찾아간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세상의 굽이굽이 온갖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긴 안목으로 호방하게 길 나서는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시인 성기완 교수의 풀이는 조금 더 자세하다. 광개토대왕비에서 한강을 이르는 ‘아리수’의 ‘아리’는 ‘크다’는 뜻의 옛 우리말이고, 박혁거세 신화에서 보듯이 ‘알’은 ‘기원, 생기다’라는 뜻이니, ‘아리’는 기원이 되는 큰 존재인 셈이다. 그래서 깨끗하고 성스럽고 큰 기원에서 비롯한 됨됨이를 ‘아리따움’이라고 한단다. 크고 아름다운 태양을 보면 눈이 아린데, ‘으리으리하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여기서 ‘아리다’는 ‘눈이 아프다, 눈이 부시도록 휘황찬란하다’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결국 ‘아리아리’는 아픔 속에서도 크고 아름다운 나의 비롯됨을 찾아가는 신명의 표현인 것이다. 잊혀져 가는 옛말을 되살리거나 새말을 만들어 사용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낯설고 새로운 것은 과거의 권위와 주위의 눈치 때문에 쉽사리 매력을 드러내기 어려워서다. 그래서 외국의 힘을 등에 업은 영어, 전통의 권위를 누리는 어려운 한자어가 손쉽게 우리 말살이를 지배한다. 하지만 이런 말살이에서는 소통과 문화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영어 낱말은 자신이 전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뽐내려 할 때, 빈약한 내용과 성능에 화장발을 내고자 할 때 자주 쓰인다. 뒤처지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영어 낱말을 써야 한다. 공공 영역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학력이나 외국어 능력의 차이에 따라 국민을 차별하기까지 한다. 최근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3D 프린터’와 같은 전문용어를 먼저 쉬운 말로 바꾸지 않으니 사정이 더 나빠진다. 이에 비해 기성세대가 세대 사이 소통을 가로막는다고 걱정하는 ‘새말 홍수’ 속에는 ‘아리아리’처럼 비옥한 땅을 약속하는 양분도 섞여 있다. 잘 만든 새말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쓸데없이 외국어를 쓰는 세태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하나 된 열정’을 구호로 내건 평창이 ‘아리아리’를 고른 것이야말로 열정의 속살에 용기가 배어 있음을 보여 준다. 평창, 아리아리!
  • 국보급 만화가의 책상을 만나다···오세영 1주기 추모전

    국보급 만화가의 책상을 만나다···오세영 1주기 추모전

    박재동 화백은 조문(弔文)에서 ‘우리 만화계의 보물, 사람들은 몰라도 아는 사람은 아는 우리 문화계의 국보, 수많은 그림쟁이의 스승, 세계 대가급 중의 한 사람’으로 그를 이야기했다. 가장 한국적인 최고의 리얼리스트로 평가되는 한 만화가의 손 때 묻은 책상이, 그가 입원하기 전까지 열심히 작업하던 원고가 올려진 그 상태 그대로 만화 팬들과 만난다. 국보급 만화가 오세영(1955~2016)의 1주기를 맞아 ‘오세영 전(展)’이 경기 부천 만화박물관에서 열린다. 5월 2일부터 7월 9일까지다.오세영은 늘 예술로서의 만화를 추구하며 낮은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 민초들의 삶을 만화 컷 속으로 옮겨온 작가다. 특히 우리네 얼굴과 표정, 말본새, 체취, 삶의 풍경 등을 생생하고 구수하게 담가 내며 일가를 이뤘다. 오세영은 일제 강점기나 산업 근대화를 이루기 전 민중들의 진실한 모습과 사회상을 후대들에게 남겨주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문예 만화가라고 불릴 정도로 주옥 같은 우리 소설을 만화로 옮기는 작업에도 적극적이었다. 미완의 대표작 ‘토지’에서 해방 전후 시대의 옷이나 건물, 풍광 등을 철저하게 고증해 재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화 장르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원작자인 박경리 선생이 탄복했을 정도다. 이번 추모전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작업실 전시다. 여느 전시처럼 만화가 책상 하나만 덜렁 가져다 놓는 수준이 아니다. 번잡한 도시의 삶을 뒤로 하고 2005년 경기 안성 쌍령산 기슭에 꾸렸던 작업실을 거의 통째로 옮겨 왔다. ‘토지’가 만화로 옮겨지던 곳이다. 오세영의 손때가 가득 묻은 책상과 각종 화구에서부터 각종 자료와 만화책이 빼곡한 책장 10개, 일반 벽지 대신 만화책 낱장을 도배지로 사용했던 작업실 벽면과 작품 설정자료를 걸어 놓은 빨랫줄까지 고스란히 실어 날랐다. 실제 작업실 사진과 비교하며 작가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지난해 5월 5일 세상을 뜰 때까지 그의 이름처럼 딱 30년 걸어온 만화가의 삶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높이 3m, 가로 12m짜리 ‘작품 맵’도 돋보인다. 그의 작품 중 50편을 시대와 만화, 문학과 만화, 인물과 만화 세 가지 키워드로 분류해 빅데이터 그래픽 형식으로 펼쳐놨다. 우리나라 리얼리즘 계열의 독보적인 만화가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인간진화론’, ‘점’, ‘돈’, ‘불’, ‘쏴쏴쏴쏴 탕’, ‘김노인 경행록’, ‘부자의 그림일기’, 그리고 ‘고샅을 지키는 아이’와 ‘14세 소녀의 봄’에서부터 문학과 만화의 예술적인 만남을 이뤄낸 이태준, 박태원, 안회남 등 월북작가 단편 순례, 교과서에도 실린 이효석과 김유정, 채만식의 단편, 박경리의 ‘토지’가 만화 지도에 올랐다. 오세영이 필생의 역작으로 여겼던 ‘토지’는 사실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커지며 1부 7권에서 멈춘 채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했다. 작가는 이 때 건강을 잃었고, 출판사는 결국 다른 만화가의 힘을 빌려 17권으로 완간했다.주로 어른을 위한 작품을 그려오던 오세영은 어린이 잡지 ‘보물섬’을 통해 세계 위인 30명 이야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이 중 12명이 한국 위인으로 고선지, 최무선, 장영실, 허준, 김홍도, 전봉준, 김구, 신돌석, 한용운, 김좌진, 방정환, 윤봉길이다. 여느 위인전 목록과는 달랐던 오세영의 안목을 작품 맵에서 느낄 수 있다. 오명천 선생의 문하로 만화계에 입문했지만 스승의 그림체에 얽매이지 않고 크로키와 데생에 열중하며 한편으로는 미술 해부학을 독학해 자신만의 그림체, 단군이래 최고의 데생력을 일궈낸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접할 수 있는 것 또한 작품 맵의 특징이다. 모처럼 컨디션도 좋고 집중력도 살아났다며 즐거이 열중했으나 마지막 작업이 되어버린 ‘삼국지’ 유고 원고를 비롯한 여러 작품의 원화들도 전시된다. 연필 데생으로 80쪽가량 작업한 ‘삼국지’ 원고는 10쪽 정도가 펜이 입혀졌다. 또 석정현, 차성진, 송동근 등 후배 작가 14명이 오세영과 얽힌 인연과 에피소드를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들도 곁들여진다.큐레이션을 맡은 이상홍 만화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시대가 오세영을 낳고 시대가 오세영을 데려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1980년 중반 어른을 독자층으로 한 만화의 시대가 열리며 세계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작가를 탄생시켰지만 성인 만화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입지가 좁아진 채 급속히 웹툰 시대로 넘어오며 이러한 작가를 키워내지 못한 시대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과천시, ‘포용도시’ 발전 2040 비전과 성장계획 발표.

     경기 과천시는 2040년까지 자연, 문화, 기술 융합을 통해 ‘포용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비전과 성장계획을 27일 밝혔다. 기존의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 진일보한 개념인 포용도시는 주택, 일자리, 교육 등 자원배분에서 공간정의가 실현되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시민참여가 보장되는 도시를 말한다. 유엔해비타트가 20년마다 개최하는 회의인 해비타트Ⅲ회의에서 새로 채택된 의제다.  시는 비전 실현을 위해 ‘4차 혁명 친화도시’, ‘미래 수요 대응 맞춤 도시’, ‘자연 속 전원 건강도시’, ‘공동체 활성화 공유도시’ 등 4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또 ‘첨단지능산업단지’(브레인빌리지), ‘복합행정복지 및 구도심 재개발’, ‘체험경제특별지구’, ‘선바위권 재개발’ 등 4개의 성장동력지구를 선정해 공간발전 전략도 함께 수립했다. 이는 재건축과 지식정보타운조성, 뉴스테이사업 등 도시공간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고령화·저출산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는 경기연구원 연구용역 완료와 3차례 시민포럼, 시민의식 조사 등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혁신, 조화, 공유, 친환경의 계획이념을 도출했다. ‘자연과 공존하는 주거환경’과 ‘풍부한 문화생활’은 과천의 강점으로, ‘산업체 등 성장동력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각각 꼽혔다. 전원도시라는 강점을 미래에도 유지하면서, 구도심과 새로이 구축될 산업기반을 조화시키는 중장기적 도시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과천시는 과천비전 2040 성장계획의 효율적인 실행을 위해 2017년까지 기획감사실을 중심으로 관리체계 마련하고 세부 실천방안을 우선순위 등으로 분류하는등 구체적 실행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신계용 시장은 “거시적인 안목에서 도시의 미래위해 비전과 성장계획은 꼭 필요”하다며 “시민과 소통하고 시의회, 경기도 등과 협력해 구체적인 실행이 이루겠다”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무한도전’과 ‘특별시민’의 정치 훈계

    [유진모의 테마토크] ‘무한도전’과 ‘특별시민’의 정치 훈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최근 시청자들에게 새 입법안 발의 의견을 받아 박주민(더불어민주당)·김현아(자유한국당)·이용주(국민의당)·오신환(바른정당)·이정미(정의당) 등 국회의원과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임산부 주차 편리법은 새 구역을 신설하자는 게 아니라 장애인 주차구역 등과 병합하면서 비현실적으로 좁은 폭을 넓히자는 매우 창의적인 의견이었다. ‘알바’ 보호법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등 ‘비비’ 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생활밀착형 시선이 돋보였다.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견제와 비판은 더욱 두드러졌다. 국회의원 4선 연임 방지법은 연임으로 지역구에서 확실하게 지지 기반을 마련한 국회의원 중 자만에 빠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 채 나태하거나 제 욕심 챙기기에 무게중심을 두는 이가 발생할 개연성이 존재하니 그걸 미연에 방지하자는 주권자로서의 의지가 돋보였다. 선거 때만 재래시장을 찾는 국회의원들을 언제라도 소환해 의정 활동의 잘못을 따지거나 참신한 의견을 제안함으로써 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의도로 발의된 국회의원 미팅법도 반짝반짝 빛났다.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은 절묘하게도 대선 2주 전 개봉된다. 3선을 노리는 집권 여당 소속 현 서울시장(종구)과 그에 맞서는 야당 후보(진주), 무소속 후보 등의 이전투구와 야합, 선거캠프 안에서 벌어지는 이권다툼과 정치적 신념의 대립, 정치와 언론의 불건전한 동거 등의 각 시퀀스에 시퍼렇게 날이 서 있다. 여야를 떠나 거의 대동소이한 정치인의 민낯을 집중 조명한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집권을 통해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만 그건 이론일 뿐 정당의 목적은 집권에서 딱 멈춘다고 영화는 비아냥거린다. 진주는 종구의 이중적인 면모와 무능을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 역시 일부러 가슴을 노출하며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저질 마케팅으로 지지도를 높인다. 영화는 모든 정치인을 크레덴다(권력 정당화)와 포크배럴(제 밥그릇 챙기기)에 눈먼 마술사로 그린다. 그들은 대승적 신념이나 역사적 사명감이라곤 엿하고 바꿔 먹은 지 오래고, 오로지 사리사욕을 위해 플리바게닝(유죄협상), 로그롤링(야합), 케이프 고트(가상의 적으로 자신에 대한 불만 물 타기) 등의 화려한 마법을 발휘한다. 이쯤 되면 기시감이 아니라 현실감이다. 사실 그동안 다수의 국민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의미를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정치인을 ‘상전’으로 모셔 왔다. 왜 법으로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분립시켰는지도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상실된 주권의식 아래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불쌍한 ‘N포 세대’를 만들었다. 그나마 가벼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오로지 흥행이 목적인 영화가 이렇게 정치를 보는 안목과 투표의 중요성을 계몽한다는 게 실낱같은 희망이다. 모든 인권은 동등하게 태어난다. 그중에서 스타와 권력자가 나오지만 그들 역시 근본은 ‘그냥’ 사람일 따름이다. 인격은 성장 과정에서 지성과 양심에 의해 차이 나지만 인권은 불변이다. 적지 않은 스타와 권력자는 흉허물을 위장한 채 잘나고 올바른 듯 포장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무한도전’과 ‘특별시민’은 혹시라도 그런 데 속지 말라고 가르친다.
  •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가진다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가진다

    30년간 조선의 미(美)에 미쳐 조선 도자기를 예찬해 온 컬렉터 전기열(65)씨.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자 사설 연구소인 한국조선백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10여년 전 일본 교토에서 만난 일본인 학자에게 일본 국보인 ‘기자에몬 이도다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자에몬은 직경 15㎝, 높이 9㎝의 조선 사발로 16세기 무렵 일본으로 건너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찻잔으로 썼던 것으로 전해지는 기물(器物)이다. 당시 가치는 120억엔 정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박물관장을 지낸 일본 학자는 서슴지 않고 1000억엔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한화로 1조원이다.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있겠느냐”고 되묻자 정색을 하며 일본의 컬렉터들은 살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 소장은 “머슴 밥그릇으로나 쓰던 조선사발에 대한 지독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조선 도자기의 미와 컬렉터 인생을 풀어낸 ‘조선 예술에 미치다’(아트북스)를 펴낸 전 소장은 20대 청년 시절부터 골동(骨董)인 고미술품을 수집해 온 이름난 컬렉터다. 그의 부친은 부산 온천장에서 요정을 운영했는데 목재 허행면 등 소문난 예술가들이 식객으로 거했다고 한다. 그가 그동안 수집에 투자한 돈은 수백억원. 한때 3000여점까지 모았던 수장품은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컬렉터들과 옥션 등에서 팔려 현재는 수백점 정도가 개인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그의 수집품은 백자 달항아리, 백자철화 매죽문각병, 분청사기 덤벙문 소병, 사발 등 조선 도자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남관, 이응노, 김환기, 최영림, 이우환, 김창열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50여점을 갖고 있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 인근의 개인 사무실. 전 소장이 ‘비마’(悲魔)라는 이름의 백자 사발(김해요)을 꺼내 들었다. 비마는 성불 전 경험하는 다섯 번째 마귀로, 세상 모든 게 슬프고 부질없게 느껴지는 ‘심마’(心魔)다. 그는 “이 사발을 볼 때면 곱게 빚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없는, 그저 손맛대로 빚어낸 무심함이 느껴진다”며 애착한다. 그런데 전 소장이 비마를 책상 위에 뒤집어 놓는 순간 별안간 그 사발이 달리 보였다. “영락없는 여성의 젖가슴같지 않나요”라는 그의 말대로 백색 태토에 옅은 노란색 기운을 띠는 사발의 뒤집어진 자태는 젖가슴 형상이었다.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선이 곱고 뚜렷한 사발에서 흙을 매만지는 도공의 탁월한 솜씨가 엿보인다. 그는 “가슴에 품기도 하고, 어루만지기도 하고, 그냥 기약없이 쳐다만 보기도 한다”며 “조선 사발은 만지고, 보고, 느끼고, 즐겨야 비로소 그 진가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야나기 무네요시 같은 일본 학자들의 도자기 이론이 아닌 우리 고유의 미감으로, 나아가 컬렉터라면 자신만의 시각과 안목으로 미를 이해하고 판별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에게 조선사발은 최첨단 과학의 유산이다. 전 소장은 “세계 최고의 사발 기술 종주국이 조선이었다”며 “일본 다이묘들이 조선 사발을 가리켜 일국(一國), 일성(一城)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 건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한국의 컬렉터 문화는 태생적으로 일본, 특히 일제강점기와 깊이 연관돼 있다. 미술사학자인 김상엽 박사는 한국 근대 미술시장의 태동을 고려청자의 도굴 수난사에 빗댄다. 김 박사는 “청일전쟁 시기 일본 장사치들이 처음으로 고려도기 거래에 나섰으며 1906년 일본인 아키오가 도굴한 청자들을 경매한 게 국내 미술 경매의 시초”라고 말한다. 우리 근대 미술시장의 태동기가 일제강점기였고 이때 미술품 감식부터 전시기획, 매매상, 거간꾼 등 이전에 없던 직종과 산업이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1930년대 경성의 인구는 40만명 남짓했고 1935년에도 45만명에 미치지 못했는데, 당시 경성에서 거의 매월 교환회 및 경매회가 열렸고 30개가 넘는 골동상들이 활동하고 있었음을 보면, 당시에 골동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김상엽의 ‘미술품 컬렉터들’ 56~57쪽) 김 박사는 우리의 ‘근대 컬렉터’로 민족지사 오세창, 친일파 박영철, 국내 첫 치과의사인 함석태, 친일파로 해방 후 수도경찰청장을 지내고 국무총리까지 된 장택상, 조선 왕실의 마지막 내시였던 이병직, 민족유산을 수호한 위대한 수장가로 평가받는 전형필 등을 꼽는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간송 전형필(1906∼1962)과 송은 이병직(1896∼1973)이다. 간송은 탁월한 안목으로 정평 난 컬렉터다. 그가 전 재산을 털어 평생 수집한 미술품은 1938년 국내 최초의 사립박물관 보화각(현 간송미술관)에 보존됐다. 상당수 작품이 국보급으로, 계미명 금동 삼존불 입상,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훈민정음 해례본, 고려청자 등이 대표적이다. 간송이 1935년 일본인 골동상으로부터 사들여 골동계의 전설이 된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당시 돈 2만원으로, 서울의 기와집 열 채 값에 달했다. 간송은 보성고등학교를 인수해 민족 교육에도 헌신하는 등 한국의 컬렉터 가운데 독보적인 민족문화 수호자로 꼽힌다.대한제국 마지막 내시 출신이자 구한말의 재력가였던 송은은 수장가뿐 아니라 서화가로 유명한 예술인이었다. 조선 유일의 미술품 경매회사인 경성미술구락부 경매회에서 실명 컬렉션으로 경매를 두 차례나 연 인물이다.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일연의 ‘삼국유사’(국보 306호)를 지켰고 전 재산을 고향의 양주중학교(현 의정부고등학교) 설립에 기부했다. 전 소장은 현대의 최고 컬렉터로 호암 이병철(1910~1987) 삼성그룹 창업주를 꼽는다. 이 회장의 수집품들을 모아 놓은 서울 리움미술관과 용인 호암미술관에는 국보 37건, 보물 115건이 소장돼 있다. 전 소장은 “리움과 호암의 2만여점에 달하는 컬렉션들을 보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안목이 높지 않으면 가치를 알수 없는 고미술품들이 수두룩하다”며 “그 점에서 이 회장은 미적 감각과 인문학적 시각이 탁월한 컬렉터였다”고 평가했다.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컬렉터 규모는 3000~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 소장은 그러나 대다수가 예술품에 대한 안목이나 심미안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투기)형 컬렉터’로 본다. 그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대형 컬렉터는 20~30명 정도로 압축된다. 이들 정도가 당대 예술품의 ‘수장 경로’로, 예술품의 가치 지표가 된다고 본다. 그는 “컬렉터로 살아온 30년 동안 안목과 역사성, 미에 대한 사유와 관념을 갖춘 컬렉터는 국내에서는 1~2명이 떠오를 뿐”이라며 “안목이 없는 사람에게 골동 귀신이 붙는 것만큼 고약한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저 역시 골동 귀신에 홀리고 절박한 심정으로 기물을 찾아 나서죠.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소장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전에 충분한 눈으로 기물을 익혀야 하며, 눈앞에 영혼을 흔드는 일생일대의 기물이 나타날 때 혼신을 다하면 수집 인생은 완성될 것입니다. 두 점부터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거든요.” 그가 체험하고 깨닫게 된 컬렉터 인생의 노하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고미술품 유통 흑역사 ‘호리꾼’

    새마을운동 당시가 대목 뒹구는 개밥그릇도 노려 비 온 다음날 무덤 도굴 족보에서 정보 빼내기도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는 생전 “한국에는 고고학자는 없고 호리꾼들이 고고학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국내 고미술품 시장의 흑역사를 상징하는 존재가 일본 은어인 호리꾼과 가이다시다. 호리꾼은 도굴범을 가리키는 용어. 가이다시는 시골의 옛 가옥을 다니며 골동을 훔쳐내는 그야말로 도둑놈들이다. 전기열 한국조선백자연구소장은 ‘조선 예술에 미치다’를 통해 호리꾼의 역사도 뒤진다. 그 근원으로 일제강점기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굴총’(掘塚) 만행과 ‘대도굴시대’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 고려청자 붐을 지목한다. 일본인들이 총독부를 등에 업고 굴총을 했고 그들의 하수인을 ‘호리’라고 부르다 우리말인 ‘꾼’이 덧붙어 호리꾼이 됐다는 설명이다. 도굴 물주는 일본인이었고 하수인은 조선인이었다. 가이다시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60~70년대가 대목이었다. 오죽하면 마당에 뒹구는 개밥그릇마저 함부로 보지 않고 사발이다 싶으면 훔쳤다. 전 소장에 따르면 국내 호리꾼은 현재도 300여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뭍에서의 활동은 바다로 영역이 확대됐다. 호리꾼은 길이 3m 정도의 쇠꼬챙이로 무덤 속을 찔러 유물의 매장 여부를 확인하고 망보는 꾼, 땅 파는 꾼 등 7~10명이 팀으로 움직인다. 주요 장비는 풍수를 볼 때 쓰는 패철인데, 시신의 머리와 발치를 가늠해 골동을 찾는다. 주로 비 온 다음날 산을 다닌다. 호리꾼은 족보에서 도굴 정보를 빼낸다. 족보에는 벼슬했던 조상의 묫자리 기록이 있고 호리꾼은 세월이 흘러 초목으로 덮인 무덤도 쉽게 찾는다. 고려 후기 명장인 김취려 장군의 강화도 묘는 전승비에 적힌 “진강산 대곡동 서쪽 기슭에 예장했다”는 단 한 줄의 기록을 통해 정확한 매장지를 찾은 도굴꾼의 공격을 받은 대표적 사례로 유명하다. 가이다시는 글로벌 시대에 맞춰 국제적으로 활동한다. 중국에서 북한 유물을 수집하고, 일본 시골을 다니며 골동을 빼낸다. 전 소장은 위작 유통도 가이다시들이 손대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골동 시장에 속이고, 훔치고, 도굴하는 구조가 여지껏 지속되는 이유다. 전 소장은 “일년 내내 공치다가 기물 하나를 잘 팔면 거뜬히 먹고살 수 있고 조그만 건물도 장만할 수 있다 보니 호리꾼과 가이다시, 위작이 넘쳐났다”며 “안목을 가진 컬렉터도, 식견 있는 학자도, 투자를 자문하는 전문가도 제대로 없는 국내 미술 시장의 현실이 일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경리·법정 스님·에코 작품 3개씩 쓰세요”

    “박경리·법정 스님·에코 작품 3개씩 쓰세요”

    원하는 인재상은 ‘책벌레 스펙’ 책·작가 관련 지식 평가 많아 독서량 증진 아이디어 단골 질문 “이문구(1941~2003), 박경리(1926~2008), 이청준(1939~2008), 법정 스님(1932~2010), 박완서(1931~2011), 올리버 색스(1933~2015), 신영복(1941~2016), 움베르토 에코(1932~2016), 앨빈 토플러(1928~2016). 이분들은 2000년 이후 작고한 유명 작가들입니다. 이 작가들의 저서 제목을 최대 3개씩 적으세요. 가산점을 드립니다.”지난달 치러진 국내 대형 온라인서점 기업 예스24의 신입사원 필기시험 문제다. 도서 판매 사업이 핵심 비즈니스인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온·오프라인 서점 기업들의 신입사원 선발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책에 대한 애정(혹은 안목) 그리고 지식. 애정과 안목은 계량화는 어렵지만 주관적 평가는 가능하며 책과 작가들에 대한 지식의 정도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 문제에서 예시된 작가들의 작품 3개를 정확하게 쓴 서류전형 통과자는 100명 가운데 3명에 불과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문학 문제도 있다. ‘그해 여름 내내 나는 섬을 생각했다/수갑을 차고 굴비처럼 한 줄로 묶인 채/아스팔트 녹아나는 영등포 길로 끌려가면서/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작은 섬 하나 생각했었다/그 언덕바지 양지에서 들풀이 되어 살고 싶었다’ 마종기 시인의 ‘섬’의 특정 시어와 연관된 답을 써내는 것이었다. 온·오프라인 서점 기업들은 문학적 소양, 영화·드라마의 원작, 작가에 대한 지식 등을 주로 묻는다. 핵심 직군 중 하나인 MD는 매주 수십 권의 신간을 훑으며 독자들에게 추천할 책을 선별하고, 출판사와 저자 관리를 담당한다. 김병희 예스24 도서사업본부장은 “MD들이 책을 좋아하고 폭넓은 독서력을 갖춘 분들이어야 하다 보니 MD로 일하다 작가로 데뷔하거나 서점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면접장도 책 향기가 솔솔 풍겨난다. 면접관들의 책 관련 질문이 적지 않다. 인터파크 도서사업 면접에서는 ‘당신이 책을 한 권 쓴다면 어떤 주제의 책을 쓰고 싶은가’, ‘대한민국 독서량 증진을 위한 아이디어를 말해 보세요’ 등이 단골 질문으로 꼽힌다. ‘본인이 서점을 창업한다면 어떤 콘셉트의 서점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나 책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들도 묻는다. 직접 도서를 팔아 보라는 압박성(?) 면접도 활용된다. 예스24는 면접장 책상 위에 신간 20권을 쌓아 놓고 각 응시자들에게 ‘독자들이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책을 소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교보문고 면접에서는 ‘본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즉석에서 (면접관들에게) 판매해 보라’는 테스트도 있다. 응시자 가운데 “저는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 월급 대부분을 (이 기업) 사이트에서 책을 사는 데 쓸 것입니다”라고 패기 어린 답변을 내놓은 이도 있다. 교보문고는 신입 MD 채용 과정 중 자신의 인생을 과거와 현재로 나눠 각각 한 권의 책으로 프레젠테이션하도록 하고 있다. 김태은 교보문고 신입 MD는 “학창 시절 장르 작가로 활동했다가 입사 후에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는 게 인생 목표가 됐다”면서 “서점 기업의 특성상 MD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외에도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독서 편력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1.3 대책 영향, 주거·임대·세컨하우스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 인기↑

    11.3 대책 영향, 주거·임대·세컨하우스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 인기↑

    11.3 부동산대책의 발표 이후 아파트 투자여건이 열악해지면서 주거, 임대, 세컨하우스 등으로 활용 가능한 트리플 상품이 부동산 투자의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는 주택경기 안정화와 집값 불안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11.3 부동산대책을 내놨고, 대책을 통해 청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아파트의 투자여건이 크게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잃은 투자수요층이 아파트를 대신해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알짜 상품을 고르는 안목은 더욱 중요해졌다.배후수요를 비롯해 특화 시스템, 서비스 등의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품은 치열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차별성 없는 상품은 결국 공실 위험을 높이고, 이는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친다는 것. 이에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상품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내달 제주 이도동에 분양을 앞둔 ‘제주 제이하임’이 투자 및 실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성지건설개발㈜와 ㈜은담종합건설은 제주도 제주시 이도2동 외 2필지에 ‘제주 제이하임’을 분양할 예정이다. ‘제주 제이하임’은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새로운 주거 문화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 상품은 지하 1층~지상 17층, 총 208실의 소형아파트 형태이며 전용면적은 29㎡, 35㎡로 구성돼, 타입별로는 △29㎡ 16실, △35㎡A 160실, △35㎡B 32실로 공급된다. ‘제주 제이하임’은 기존의 주거상품에서 누릴 수 없던 차별화된 주거문화가 도입된 상품이다. 우선 구제주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으로 멀티형 주거 공간을 제공하며, 방2개, 거실, 주방 분리와 풀퍼니시드 상품을 제공해 장기 또는 단기 거주자를 통한 숙박영업도 가능해 높은 임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완벽한 투룸은 2명의 임대수요자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서 활용도가 높아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공실의 염려가 없다. 또한, 가구와 가전을 제공하는 풀퍼니시드는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신혼부부에게 혼수품 마련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생애최초 주택마련에 적합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제주 제이하임’에는 하우스 키핑, 컨시어지 서비스, 공용세탁실, 발렛파킹 등의 호텔식 서비스도 적용돼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 제이하임’은 일주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쉬우며, 광양사거리가 가깝다. 또 시외버스터미널과 제주항 여객터미널, 제주국제공항도 인접해 지역내외로 이동도 편리하다.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제주시청, 지방합동청사 등이 위치한 제주행정타운과 CGV, 보성시장, 제주한국병원, 제주동부경찰서도 인접하다. 광양초, 제주제일초, 오현고도 가깝고, 제주기적의 도서관, 제주동부 청소년경찰학교, 제주대학교도 위치해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여기에 국가지정문화재인 삼성혈을 비롯해 신산공원, 수운근린공원, 산지천이 인접해 쾌적한 주거여건을 확보했으며, 제주문화회관과 국립박물관도 가까워 문화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제주 제이하임’의 견본주택은 제주시 구남동에 위치해있으며, 입주일은 2018년 말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승민, 문재인 주적’ 검색어 1위…유승민 “국민 안목은 정확, 정답은 유승민”

    ‘유승민, 문재인 주적’ 검색어 1위…유승민 “국민 안목은 정확, 정답은 유승민”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지난 19일 KBS 대선후보 합동토론회 이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서 자신의 이름과 ‘문재인 주적’이라는 단어가 상위권에 오르자 “국민의 안목은 정확하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KBS1 대선후보 합동토론회가 지금 막 끝났다. 어떻게 보셨냐”며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유 후보는 “늦은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토론을 시청해주신 많은 국민 분들의 평가는 아래와 같았다. 국민의 안목은 정확하다”며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정답은 유승민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유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라고 질문했다. 문 후보는 “강요하지 마라. 유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남북 간 문제 풀어가야 될 입장이다. 필요할 때는 남북정상회담도 필요하다.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어 유 후보는 “정부 공식 문서(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자 문 후보는 “내 생각은 그러하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뒤 두 사람의 토론 영상이 화제가 되며 유 후보의 이름과 ‘문재인 주적’이라는 말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용석의 상상 나래] 기업의 창조와 혁신, 르네상스 시대에서 배우자

    [김용석의 상상 나래] 기업의 창조와 혁신, 르네상스 시대에서 배우자

    올 초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 등을 돌며 수많은 천재 예술가의 작품을 만났다. 옛 모습 그대로의 건물, 좁은 골목길을 누비면서 중세 시대에 와 있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많은 회화, 조각물을 보면서 든 생각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했을까’였다. 당시 작품에서 어떤 독창적인 것이 있었으며, 창의적인 생각은 어디서 나올 수 있었을까? 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인류 역사상 14~16세기 르네상스는 가장 창의적인 문화가 꽃피었던 시기로 불린다. 르네상스는 신 중심의 세계관이 인간 중심으로 바뀌면서 처음에는 문학, 미술, 건축 등에서 시작하였으나, 나중에는 사상과 생활방식이 바뀌게 되고, 그것이 과학혁명으로 이어졌다.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피렌체에서 시작되었다. 무역업과 금융업의 중심지였고, 당시의 피렌체는 상인이 아니면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알려진 최초의 현대도시였다.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상인의 가문은 메디치가이다. 15세기 후반 피렌체 르네상스의 부흥은 메디치 가문의 300여년간의 지속적인 후원 덕분이었다.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 이질적 집단의 교류를 통해 새로움을 창출해냈다. 레오나드로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갈릴레이, 마키아벨리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미켈란젤로는 15세 때부터 2년간 메디치 가문의 궁전에서 지내면서 성장했으니, 메디치 가문의 도움을 많이 받은 셈이다. 르네상스의 태동은 피렌체이었지만, 로마에서 더욱 발전했다.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리를 뜨지 못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인 천지창조와 제단 위에 있는 벽화인 최후의 심판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었지만, 발걸음을 베드로 성당으로 옮겨서, 미켈란젤로 나이 25세 때의 대작인 피에타를 만났다.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영감이 가장 크게 분출된 시기가 르네상스 시대가 아닌가 싶다. 요즈음으로 말하자면 메디치라는 기업이 미켈란젤로 같은 뛰어난 인재들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기에 많은 걸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14세기나 지금의 21세기나 결국 시대를 이끌어 가는 것은 기업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렌체의 성공 요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창의적인 인재와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의 만남이다. 많은 창의적인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인재들이 있었고, 이질적인 그들 간의 교류를 통해서 독창성 있는 예술품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은 지원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너무나 흡사하다. 개방된 지역 문화의 지역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우수인력이 몰리고, 성공한 수많은 벤처기업인이 벤처자본가로 활동하면서 우수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고민은 깊다. 기업의 성장 동력이 줄어들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창조와 혁신의 목소리가 크다. 피렌체에서 시작한 르네상스에서, 지금의 우리 기업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회화의 원근법은 중세가 아닌 르네상스 시대에 발명되었다. 신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변화이다. 중세의 화가는 상상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눈으로 그렸지만, 르네상스 화가는 자신의 눈, 인간의 눈으로 표현했다. 내 눈에 가까운 곳은 크게, 먼 곳은 작게 보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문제를 가장 먼저 고민하고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인간(고객)의 욕구를 이성이 아닌 감성에서 찾은 결과이다.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에게는 천지창조의 프레스코 그림을 맡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익숙지 않은 천정화를 그리느라 허리가 끊어지는 듯 고통을 이겨내며 혼자서 완성했다. 창조의 위대한 작품은 땀, 몰입, 열정에서 온다. 이러한 도전정신과 끈기를 기업은 배워야 한다. 또한 메디치 가문이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키웠듯이, 기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은 세상을 남들과 다르게 보는 데서 출발한다. 실패도 감수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창의, 혁신의 문화는 다양성, 자율성, 개방성에서 온다. 인간을 중시했던 르네상스 시대에서 배우고 실천하자.
  • [사설] 금융권 변화 촉진할 인터넷은행의 ‘메기효과’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가입자가 사흘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가입자가 1분당 21명으로 금리와 수수료, 서비스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과점체제가 굳어진 기존 은행권에 변화를 촉진할 만한 ‘메기’를 풀어놓겠다는 취지는 일단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를 1% 포인트 낮추는 대신 예금 금리를 0.4~0.7% 포인트 올린 것이 주효했다. 기존 은행들도 발 빠르게 예금 금리를 올리고 대출 금리를 낮췄다. 인터넷은행 출범 직전까지만 해도 체급이 달라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큰소리치던 곳들이다. 저축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파장이 은행권을 넘어 금융권으로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오는 6월 출범을 앞둔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해외 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보다 90%가량 낮출 것이라는 소식이다. 수수료·금리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인터넷은행이 선풍적 인기를 모으는 것은 기존 은행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개 은행은 지난해 평균 1조 38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주로 예대마진과 수수료로 거둔 수익이다. 예금 이자는 쥐꼬리만큼 주고 소비자가 맡긴 돈을 가지고 돈놀이를 한 ‘땅 짚고 헤엄치는’ 영업의 결과물이다. 4개 은행 임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240만원이다. 신한·하나·국민은행 임원의 연봉은 4억~5억원이나 된다. 은행권 전체 종사자 10명 중 3명이 억대 연봉자였다. 이러다 보니 직원들의 1인당 생산성이 연봉의 70% 수준에 불과한 곳도 있다. 어느 은행은 올 1월 희망 퇴직자에게 1인당 평균 2억 9000여만원을 주기도 했다. 순익과 고연봉의 과실을 자기들끼리 독점하고 있는 꼴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당장 가입자가 일시에 몰리면서 생기는 가입 지체나 오류 등의 시스템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자금수요 폭발에 따른 자본금 확충 문제도 풀어야 한다.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에서 메기 역할을 더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오후 4시면 어김없이 영업점 철문을 내리고 들어앉아 이자나 수수료 수입을 정산하는 기존 은행권의 안일한 영업 방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그것이 세계적으로 후진적 수준인 은행권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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