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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적격자인가/선거공보등 검토,인간 됨됨이 살펴야(지자제백과)

    시·군·구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많은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경력과 사람 됨됨이를 등을 확인할 기회가 별로 없어 어떤 인물을 동네의 일꾼으로 뽑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동네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할 기초의회가 곧고 바른 일꾼들로 구성돼야 지역의 건강한 발전이 기대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한표의 행사가 중요하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명선거실천기독교 대책위 등 각종 사회단체에서는 ▲과거 각종사회범죄연루자 ▲부동산투기자 ▲퇴폐업소운영자 ▲공해관련사범 ▲관변 브로커 등등 「이런 사람을 뽑아서는 안된다」는 막바지 공명선거 캠페인을 전개중이다. 이들 각 단체가 유권자에게 권장하는 후보자의 기본 덕목은 ▲지역의 장기적 발전 방향을 구상할 수 있는 안목 ▲전문 지역행정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려는 노력 ▲개인적 이해·지연·혈연·학연보다는 공공이익을 우선하는 공정하고 청렴한 자세 ▲지역주민 의사를 겸허히 수렴하는 태도 ▲경력·직업·사생활면에서 도덕적으로 흠이 없는사람 ▲국가이익과 지방이익을 국가적 차원에서 조화시킬 수 있는 사람 등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드러나지 않은 경력이나 성향까지 일일이 파악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 어떤 후보자는 과거의 경력에 다소 흠이 있었더라도 그동안 개과천선하여 의원직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지금까지의 연설내용·선거공보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실제 언동이나 인간 됨됨이를 살펴 가장 합당한 대변자를 뽑겠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 대담(걸프전후의 새 기류:8·끝)

    ◎아랍 세력균형 이뤄야 중동평화 온다/「팔」문제 해결에 미의 적극적 노력 긴요/아랍권 민주화 부축… 정정불안 막아야/“핵균형속의 국지전 가능성·힘에 의한 모험주의 불용”… 한반도에 양면교훈 걸프전은 끝났지만 그 여파는 세계 및 중동의 질서개편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의 접촉이 활발하고 아랍국가들도 모임이 빈번하다. 걸프전후 세계 정세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이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을 유정렬교수(외국어대·중동문제 전공)와 박경서교수(중앙대·국제정치학)의 대담을 통해 정리해 본다. ▲박경서교수=중동은 지금 심각한 전쟁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 않지요. 미국은 후세인의 전쟁수행능력 파괴를 원하기는 했지만 이라크가 완전히 무력화돼 국가기능을 상실하고 인접 온건 아랍국들마저 위협할 정도로 혼란에 빠지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라크의 레바논화는 미국에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죠. 중동에서의 전후처리 문제는 전쟁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사막의 폭풍」 작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셈입니다. ○이스라엘 편향 탈피/팔문제 관심 가져야 ▲유정렬교수=걸프전쟁은 중동지역에서 세력균형이 깨진데 따른 무질서 상태에서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 지역의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중동국들간의 정치·군사적 세력균형을 어떻게 재형성하느냐 하는 문제가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후세인은 축출위기를 맞고 있고 이라크에서는 상당기간 정치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며 「제2의 레바논」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내부세력간 갈등 뿐아니라 주변국들간의 해묵은 역사적 이해관계가 어떤 형태로 폭발되느냐도 문제입니다. 내부적으로 이라크내 다수 시아파가 이란과 연계해 어떻게 나올지,쿠르드족이 터키·시리아·이란·소련 등지에 퍼져있는 동족들과 연계해 어떻게 행동할지가 문제이며 외부적으로는 이라크 북부 모슬렘지역이나 남부 시아파 거주지역에 대해 나름대로 역사적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를 갖고있는 시리아나 이란이 어떻게 나올지가 변수입니다. 쿠웨이트 등 페르시아만 연안의 6개 보수 아랍국에서도 앞으로 이라크의 정세변화에 따라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교수=미국은 유엔의 협조를 얻어 이라크의 안정조치를 취해야할 것입니다. 이라크의 레바논화를 방치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중동질서의 구축은 강·온 아랍국간의 조화와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해결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중동에서는 지금 이라크의 패전으로 강경국들의 입지가 약화돼 강·온국들이 함께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단안보체제 구축의 최적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은 후견국으로서 베이커 국무장관의 계획처럼 지역안보체제 구축과 중동개발은행 설립 등을 통해 포괄적이고도 근본적인 중동분쟁 해결을 추구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스라엘 점령지 문제를 공평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미국이 원하는 중동질서 구축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미국이 이스라엘 편향정책을 계속할 경우에는 이스라엘만을 위한 미국의 패권주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해 전후질서 형성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대국간의 분쟁으로 유엔 안보리의 단합과 신평화질서가 깨질 우려마저 없지 않지요. ▲유교수=미국의 중동정책을 되돌아보면 55년 바그다드조약기구에서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항상 소련의 남하정책 저지를 위한 중동국들과의 전략적 합의모색이란 과정이었습니다. 신데탕트시대를 맞아 미소간 경쟁관계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는 있으나 앞으로 이해충돌로 이 지역에서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많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은 페르시아만안 6개국으로 형성된 경제안보협력기구를 강화시켜 전쟁방지를 도모하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지원아래 사우디가 중심역할을 맡고 반이라크 전선에 동참한 이집트와 시리아의 참여도 가능하겠죠. 그러나 아랍권은 생리적으로 불안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세력재편은 어디까지나 팔레스타인문제 등 새로운 문제가 터지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가변적인 것입니다. ○이라크 위기감 고조/중동 정치불안 가중 앞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의 진전에 따라 중동판도와 세력관계의 또다른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프랑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자는 입장이고 미국 군사전문가들도 웨스트뱅크의 비무장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백악관은 다르지만 미국무성도 팔레스타인 문제를 보는 시각이 건전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전쟁의 와중에서 복잡하기는 했겠지만 이번 사태는 쿠웨이트 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국적군내 아랍국 뿐만 아니라 서구국들간에도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죠. ▲박교수=미국의 중동정책의 성사여부는 이스라엘 편향태도를 어떻게 시정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가 필요한데 미국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적 손실을 감수해가며 이스라엘의 양보를 강요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민주화입니다. 정치 경제질서가 민주화되지않고서는 제2,제3의 후세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강경국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온건국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떠한 중동질서도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지요. 미국이 쿠웨이트를 해방시켰고 일단 왕정복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아랍국들의 정치·경제민주화를 추구할 것으로 봅니다. 그럴 경우 중동에서도 동구권에서와 같은 정치개방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될 것이고 중동질서는 상당기간 유동적일 수밖에 없죠. ▲유교수=걸프전쟁은 한나라가 뚜렷한 명분없이 무력에 의해 침략되는 일이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동을 포함한 전세계질서의 본질은 힘에 의한 현상타파를 불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기존정부와의 유대를 통해 세력균형 및 안전보장을 유지해왔고 협력대상 제3 세계국들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신세계질서 형성에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습니다. 중동국들만 해도 보수왕정 아니면 군사정권이거나 권위주의 독재정권들로서 따지고보면 민주정권이 하나도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죠. 미국은 앞으로 중동판 페레스트로이카를 강조할 것이고 이번 전쟁에서의 승패에 관계없이 아랍국들,나아가 이란·터키에서까지 개혁이 수반될 것이며 이스라엘에서도 우익보수정권과 온건 노동당간의 조화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안보·경협기구 강화/전쟁 재발 방지해야 ▲박교수=부시 미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 중요성을 부여한 이유는 선진산업국의 석유안정공급이란 실리차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몰타정상 회담에서 청산한 얄타체제 이후의 세계평화질서 창출에 중동이 시금석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양국정상이 전쟁보다는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한 지역분쟁 해결과 미소협력을 통한 세계평화 모색을 선언,데탕트시대를 연 이후 처음으로 받는 능력테스트여서 가볍게 넘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탈냉전시대의 세계질서 창출이란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국 군사력이란 현실적 수단에 의존하고 말았고 무력행사 과정에서도 강대국 우월주의와 패권주의가 약간씩 나타나 결국 우방간 세력갈등의 또다른 불씨를 남겼습니다. 미국이 승리에 자만해 미국의 시각에 입각한 중동정책을 강요할 경우 미소관계의 악화 내지 정체를 초래하고 주요 우방국들과의 관계가 국가실리면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세계정치가 미국일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군사력은 경제력에 기초하며 경제적으로 다극화 지역화되고 있어서 미국을 견제할 세력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독일중심의 유럽과 일본중심의 동아시아,미국중심의 북미 세력권간의 세력다툼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대외정책 개발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전비 전액부담 불능/미의 한계 극명 노출 ▲유교수=아직까지는 세계평화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원칙이 확립됐다기 보다는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소위 팍스 아메리카나의 부활은 미국중심의 질서유지 및 평화회복으로서 어떻게 보면 냉전구조의 연장입니다. 미국이 유엔결의와 소련의 협조를 구하는 체 했지만 이번 전쟁도 사실상 거의 전적으로 미국의 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고 과거 냉전시대의 분쟁해결 양상과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나마 미국이 유엔을 동원해 소련의 협조아래 12개 결의안을 이끌어낸 것은 국제협력기구의 존재가치와 평화유지를 거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죠. 아직까지는 힘의 정치가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상호의존도가 강해짐에 따라 국제협력의 가치도 더해지고 있어서 앞으로 국제질서 원칙이 어느쪽으로 결정될지 기로에 서있는 셈입니다. ▲박교수=중동전쟁은 미국에 의해 주도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한계도 노출시켰습니다. 전비를 자체부담하지 못하는 양상으로 전개된 것이죠. 뒤에서 재정지원을 했던 독일이나 일본이 당장은 전쟁분위기에 휩싸여 목소리를 내지않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미국만이 신세계질서를 주도할 수는 없는 형국입니다. 신세계질서는 대외적으로 미국 주도하에 놓여있는 것같지만 지역세력간의공동관리체제로 넘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북미 유럽 동아시아권간의 지분찾기 경쟁은 동서블록간 대립이란 단순양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한국도 홀로 서서는 목소리가 약하기 때문에 아태협력체제를 구축해 지역적으로 대응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새 세계질서 구축엔/지역 안보체제 중요 ▲유교수=최근 중국의 훈춘에서 남북한 중국 소련 일본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협력 세미나가 열려 만주남부와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경제협력을 모색했었죠. 아시아지역의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단계적으로 미국도 참여시켜 환태평양기구로의 발전도 가능합니다. ▲박교수=아태협력체제는 크게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연변과 두만강유역을 중심으로 자유경제 지대화해 중국 소련 남북한 일본이 상호보완 및 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동북아 경제권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국들의 경제이익을 도모하는 동남아 경제권으로 이 두가지 블록을 합해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도 선도적역할을 통해이 지역 협력체제내에서 위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삼분체제의 국제정세속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의 본격화는 90년대 대외정책의 큰 과제이며 앞으로 한국의 좌표를 설정할 국가전략이기도 합니다. ▲유교수=걸프전이 다국적군의 완승으로 끝난 것은 남북한관계의 발전과 전환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흔히들 후세인과 김일성 카스트로 카다피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실 공통점도 많습니다. 앞으로 세계가 무모한 정치·군사적 모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교훈은 북한에 교시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개방·민주화 추세가 지배적인 현실이고 보면 북한도 걸프전 종결과 함께 자성하는 면이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우리도 남북한간의 협력관계와 군비통제 및 정치관계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할 것입니다. 북측이 팀스피리트훈련을 구실로 총리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기는 했지만 축구와 탁구의 단일팀을 이룩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비정치적인 면에서 좀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미,90년대 세계 주도/우방국 갈등 심할듯 ▲박교수=이라크가 다국적군에게 무참히 패배해 지역적인 모험주의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김일성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베트남전 이후 핵공포와 핵균형하에서 강대국은 전쟁을 할 수없는 시대로 접어들었고 전쟁에 의한 문제해결은 불가능한 것으로들 생각했지만 이번에 모험주의가 있을 수 있고 강대국도 이상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무력사용이 가능함이 입증됐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도 오판에 의한 모험주의,즉 전쟁발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교훈도 함께 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교수=그렇기 때문에 전쟁 억제장치를 자꾸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세계추세는 과거보다 전쟁 가능성이 줄어들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교수=강경아랍국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소련국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미국의 일국대권주의가 90년대를 이끌어가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우방간 관계에서 볼때오히려 적신호이며 90년대는 우방간 갈등이 오히려 심화될 것입니다. 우리도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를(사설)

    우리의 40여년 정치·사회가 드디어 지방자치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 지자제는 정치 및 경제 사회구조의 분권화체계와 다원화체제로서 민주정치와 산업자본주의 체제의 원리에 가장 근접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 지방자치제도 가운데서도 맨 밑바탕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 즉 시·군·구 의회의원 선거는 그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 이념의 기초로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전국적으로 4천3백4명의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이번 기초의회선거는 그런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정치풍토 쇄신을 통한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되리라고 본다. 지자제 실시는 또 한마디로 중앙집권 시대에서 지방분권 시대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지자제가 중단됐던 지난 30년 동안 실적위주의 근대화로 상징되는 권위주의적 관위주의 행정은 다양한 지역주민들의 의사나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됨으로써 수도권의 비만 체증을 가져왔다. 지방분권화에 따라 행정은 획일화에서 다양화로,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제 꽃피는 봄과 더불어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처리 교육 노인문제 등 지역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방살림살이가 주민들의 손으로 가꿔질 것이며 또 그들과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시·군·구 의회에서 공개적이고도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처리될 것이다. 지방자치 과정에서 얻는 것도 무척 많다. 무엇보다 주민들 각자에 대한 민주주의 훈련은 지자제의 가장 큰 효과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해,그나마 제한적인 범위와 수준으로 국정에 참여하던 데서 나아가 일상생활주변의 사소한 문제와 일선행정에까지 참여하게 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안목과 발전의지는 물론 적극적인 자치능력을 보편화시킬 것이다. 지방자치제도 그 자체로서의 기여보다 주민의식수준의 향상이라는 정신적 측면이야말로 지자제가 갖는 가장 큰 보람이며 가치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 「기초」선거와 한단계 위인 「광역」선거를 놓고 분리실시냐 동시실시냐로 해서 많은 논의가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로 지역발전을 극대화하고 중앙권력을 지방에 분산함으로써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룩하고자 한다는 지자제 원리에 입각한다면 분리냐 동시냐는 원칙적으로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두차례 지방선거는 우리정치사상 최대규모의 선거이다. 깨끗한 선거,돈안쓰는 선거로 치러진다하더라도 기본적인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게 마련이고 거기에 자칫 막대한 선거자금이 살포된다면 정치 사회의 혼탁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 뻔하다. 또한 현행 선거법으로 동시선거를 할 경우 방만한 규모에 맞는 효과적인 선거사무집행에 막대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특히 우리 정치권의 여야는 이미 오랜 협상끝에 「광역」은 정당참여를 허용하되 「기초」는 정당참여를 배제하는 선거법구조를 갖는데 합의한 바 있다. 지방자치의 밑바탕에 정당이 개입할 경우,권위주의적이고 지역성을 토대로 하고 있는 우리의 정당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정치의 폐해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할뿐 아니라 선거과열과 지역사회의 대립갈등 현상을 우려해서였다. 또 앞으로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등 거의 해마다 선거를 치러야하는 마당에 기초의회부터 조용히 치른후 그 경험과 선례를 바탕으로 올바른 정치풍토와 선거문화를 정착해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기초의회선거가 시작되는 마당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와 관심은 선거의 공명성 여부에 집중돼야 한다. 지방자치를 시작하는 첫 선거를 돈안쓰는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 정치풍토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도 모든 노력과 관심을 여기에 쏟아야 할 것이다. 강조하건대 돈을 쓰고 불법행위를 해서라도 지방의회에 진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주민의 이익을 절대로 대변할 수 없다. 특히 지방의회가 특정인의 이권이나 부정 비리를 막는 주민의 대표기관이 되려면 돈으로써 표를 사고 돈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부터 설자리가 없도록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 스스로가 금품과 선심을 거부하는데서,더 나아가 불법 부정행위의 감시자가 되고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 선거행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그것도 민주정치 발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지방의회선거이다. 무엇보다 정부 여당부터 돈을 쓰지 않는 문제에서부터 행정·관권선거를 생각않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서야 할것이고 야당도 섣부른 바람 일으키기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 등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탈피해야 할것이다. 현재로서 지자제 기초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야겠다는 정부·여당의 결의는 무척 단단해 보인다. 노태우대통령이 밝힌 대국민담화내용에도 그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다. 즉 이번 선거를 돈안쓰는 선거,질서있는 선거,공명한 선거로 치르느냐의 여부에 따라 민주발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이 걸려 있다는 「비상한 인식」이 그것이고,폭력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법대로 단호하게 다스릴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그것이다. 지방자치는 더이상 미뤄질 수 없는 국민적 합의였다. 일찍이 국민적 요구를 수렴한 6·29선언의 이행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주체가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지며 거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 “걸프복구 참여 미와 긴밀협의”/정부 대책위

    ◎의료단 쿠웨이트로 이동 검토 정부는 2일 노재봉 국무총리 주재로 걸프사태 특별대책위를 열고 걸프전쟁이 종식됨에 따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관련 당사국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이루는 한편 그동안 정부가 시행해온 비상대응체제와 규제조치는 국민편익을 고려,단계적으로 정상화 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또 현지에서 활동중인 군의료지원단에 대해 의료수요가 폭증하는 쿠웨이트로 이동,3∼6개월간 연장 활동하고 그와 관련된 의약품·시설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한편 군수송지원단도 현재 주둔중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사우디로 이동,1∼2개월 활동을 연장하는 방안을 미국측과 협의키로 했다. 정부는 걸프지역의 전후복구지원 방안을 모색키 위해 유종하 외무부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관계부처대책위를 구성하고 현재 활동중인 소병용 주 쿠웨이트 대사외에 3명의 공관요원을 쿠웨이트에 추가 파견,대사관업무의 조기 재개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걸프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넘지 않을것으로 보고 25달러를 전제로 수립한 금년도 경제운용계획을 수정하는 한편 중동지역의 전후복구를 위해 설립될 중동부흥개발 은행에도 적극 참여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그동안 확산돼온 과소비자제 및 에너지 절약분위기를 새질서 새생활 차원에서 지속시키되 국민불편 해소차원에서 일부 규제조치를 완화키로 하고 관계부처 실무회의에서 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재봉 국무총리는 『걸프전쟁이 없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근검절약과 국민적 긴장이 필요한 때 였다』』고 말하고 『과소비자제 및 에너지절약을 상시 운동화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에너지절약형 경제구조 재조정 작업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 노 대통령­기자간담회 1문1답 요지

    ◎“뒤처진 정치 부끄러워… 새시대 부응해야”/“수서문제 알았다면 그냥 두고 봤겠나”/“지자제선거 일정 당에서 검토,곧 결정” 오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게 되는 노태우대통령은 21일 낮 청와대 대접견실에서 약 1시간10분동안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수서사건을 비롯해 당면 관심사에 관해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습니다. 나라안은 온통 수서사건으로 시끄러운데 수서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무슨 일이든지 기복이 있게 마련입니다. 시대의 양상이 바뀌어 감에 따라 그에 순응해야 할것입니다. 이제 국민들도 변화하지 않는 것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정착시켜나가는 데는 여러가지 진통이 있게 마련이지요. 천편일률적으로 깨끗하다면 민주주의가 아닐 것입니다. 과거의 관행에서는 덮어두어야할 일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커다란 문제로 부각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이에따라 따끔하게 회초리를 맞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는데,수서사건도 이같은 맥락에서 생각해야 할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는 심경은 어떠신지요. 『한동안 고통스럽고 화도 났습니다. 아무리 겪어야할 진통이라고 하지만 청와대 비서관이 연루됐기 때문에 딴곳에서 일어난 것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중에는 검찰수사결과 발표 이상의 유언비어가 많습니다. 『근거가 없는 온갖 설들이 난무해 정신차리지 못할 지경입니다. 유언비어는 민심을 불안하게 할 뿐입니다. 민심이 불안하게 되는 것을 원하는 국민들은 아마도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현재 진실여부를 가리는 검찰수사가 철두철미하게 진행되고 있으므로 모두가 그것을 지켜봐야하며 또한 수사가 철두철미하게 진행되도록 협력해야 할것입니다』 ­이원배의원의 양심선언에는 대통령께서도 두번이나 보고 받은 것으로 돼있는데요. 『검찰수사에서 벌써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수서문제에 내가 관심이 있었다면 내가 왜 2년씩이나 두고 보겠습니까. 서울시장을 불러 직접 보고받고 금방 해결해 버리지요. 삼척동자도 알만한 상식밖의 일입니다. 그런 말에 현혹돼서 말이 말을 낳는 것이 한심스럽습니다』 ­일부 보도에는 한보의 비자금이 평민당 김대중총재에게도 갖고 민자당 수뇌부에도 유입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나는 유언비어성의 그런 얘기를 하나도 믿지 않습니다. 비서진들에게도 이런 일에 관해 심히 언짢은 얘기를 했습니다만… 공명정대하게 검찰에서 밝혀진 것을 믿어야 합니다. 국가원수가 그런 유언비어에 현혹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차제에 13대 국회를 해산하고 14대 총선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한 내 견해는 엊그제 특별담화에서 다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깨끗한 선거를 해야하고 이를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특히 정치자금을 공명정대하게 양성화 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법을 개정,의원의 윤리규정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적절한 개선책이 정치인 스스로부터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치풍토 쇄신을 위해 김대중총재 등여야지도자들과 만나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할 용의는 없으십니까. 『그런 생각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방안이라면 내 자신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서사건이 언론에서 수그러들려면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이 지상전을 벌여야 할것 같습니다. 『(웃음) 언론은 속성상 뉴스경쟁을 하지 않을수 없겠지요. 신선한 충격을 주는 뉴스가 언론을 빛나게 하는 요소가 되겠지만… 내가 언론에 얘기하고 싶은 것은 국가와 민족의 과거·현재·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도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세계역사를 살펴보면 민주주의라는 것이 쉽게 이룩된 나라는 없습니다. 거기에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습니다. 프랑스혁명 이후의 역사변천만을 보아도 잘 알수 있지 않아요. 우리의 민주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 이 정도의 수준도 그나마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에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정착시키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제 겨우 반세기에 접어든 우리의 민주사도 사실은 6·29선언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룩된게 아닙니까. 언론의 예를 들어본다면 지금 한가지라도 장애가 있습니까. 그러나 언론자유의 과정에는 역작용도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너무 부정적인 면만 확대하여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가중시켜서는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에 이끌어나갈 국정의 방향이나 통치의 대강은 어떻게 됩니까.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자율의 새질서를 위한 기반은 굳혔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권에서 앞장서지 못하고 뒤떨어져 부끄럽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는게 시급합니다. 정치권이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하게 되면 다른 모든 분야는 쉽게 이뤄지리라 봅니다. 87년 대통령선거때 구로공단에 갔을때 내 임기중 5천달러 소득시대로 열겠다고 했는데 이 목표는 이미 달성됐으며 내 임기말까지는 적어도 7천달러 시대를 열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년에 지자제가 실시되면 민주주의의 새로운 질서가 안정될 것입니다. 앞으로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면 나의 임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게 될것으로 봅니다. 이번 수서사건과 관련해서 다소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지자제선거만은 깨끗이 치러야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의식도 한결 새로워질 것입니다』 ­북한이 최근 남북총리회담의 중단을 통보해오는 등 남북한 관계가 다시 경직되는 것같은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북에서 팀스피리트훈련 이후로 대화를 잠시 후퇴시킨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팀스피리트훈련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우리를 비판한 것과 금년의 논조를 비교해보면 조금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계속 팀스피리트훈련을 반대해오다 갑자기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현군사력에 비추어 이 훈련을 중단하기는 어렸습니다. 그러나 금년에 병력감축 등 훈련규모를 30% 정도 줄였습니다. 그들이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키긴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연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그들이 총리회담 등 정부 당국간 대화를 제쳐두고다른 통로로 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수서사건으로 지방의회 선거일정에 차질을 빚지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지금 당에서 한창 검토를 하고 있지요. 행정부의 선거관리능력 등을 감안하여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이 결정될 것입니다』 ­지방의회선거가 3월에는 이미 어렵고 5∼6월에 가야 실시되는것 아닙니까. 『여려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시기문제도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결론이 나봐야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번 민자당 당직개편을 두고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간에 사이가 안좋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당을 새모습으로 하려고하면 인선을 두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 자체서도 최고위원끼리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해야지요. 왜 언론은 당직개편이 조금 시간을 끈다고 해서 무조건 싸움질한다고 나쁘게만 습니까』
  • 포철 노조원 1만5천명 탈퇴

    ◎전체의 77%… 조합와해 위기/집행부 비리·사측회유 맞물린듯 【포항=김동진기자】 지난달 하순부터 계속돼온 포항제철 노조원들의 집단탈퇴가 19일 현재 1만5천여명에 달해 포철노동조합(위원장 박군기)이 사실상 와해됐다. 포철노조와 회사측에 따르면 19일 하오현재 노조에 탈퇴서를 낸 조합원은 전체조합원 1만9천4백여명(광양제철 포함)의 77%인 1만5천여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조합원의 탈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합원의 집단탈퇴에 따라 현 노조집행부는 사실상 대표성을 상실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이같은 상황에서도 노조측은 아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노조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원들의 집단탈퇴는 그동안 노조 집행부의 강경노선에 노조원들이 불안을 느낀데다 지난 1월 발생한 노조간부들의 비리사건 등에 조합원들의 노조불신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측은 회사측이 조합원들에게 주택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회유와 압력을 계속하고 있어 빚어진 일이라며 『현재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나 탈퇴서를 낸 많은 조합원들이 재가입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측은 이날 「장기적인 안목에서 포철 노조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고 노동조합 활동에 동참을 호소합니다」라는 노조 집행부의 자성을 내용으로한 성명서를 배부하고 있으나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들이 노무관리부와 급여관리부를 찾아와 『조합을 탈퇴했으니 이달부터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사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노조원들의 집단탈퇴는 회사측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 이진설 건설장관/신임 장차관급 10명의 프로필

    ◎온화한 성품에 정책토론 즐겨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었으면서도 재무·동자부 등 다른 경제부처를 두루 돌며 경제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안목을 갖춘 정통 경제관료. 기획원 차관으로 있을 때 남북 총리회담 경제대표로 일하기도. 그래서 개각이 있을 때마다 경제장관으로의 기용이 예상돼왔다. 소탈한 성품에 소신이 있고 부하직원들하고 정책토론도 자주해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바둑을 즐기며 부인 김종화씨(48)와의 사이에 1남1녀. ▲경북 선산(52세) ▲서울대 상대 졸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 ▲재무부 2차관보 ▲기획원 예산실장·공정거래위원장 ▲동자부차관 ▲건설부차관 ▲기획원차관
  • 당직 인선 한밤까지 연막전술/「2·18」 개각·당직개편 전야 표정

    ◎“최 부총리 실무 밝을 것” 환영/기획원/차관출신 장관 영전에 “다행”/건설부/이 새 시장 당정책평가위 열성 참여로 빛봐 18일 수서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 수사발표에 이어 일부 개각이 단행되자 건설부·서울시 등 관계부처 직원들은 『시기에 맞고 당연한 조치』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경제기획원과 서울시 등 예상밖의 인물이 기용된 부처에서는 『이번 개각의 성격이 업무수행능력을 중시하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과감히 등용하여 수서사건의 파문을 매듭짓고 사회안정을 추구하려는 뜻이 강하게 반영되었다』고 해석했다. ▷청와대◁ ○…17일 밤 수서사건 마무리를 위한 당정개편의 복안을 세운 노태우 대통령은 18일 상오9시30분 청와대에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1시간30분 가량 회동,행정부 인사내용을 설명하고 당직개편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의견을 교환. 이날 노대통령과 김대표의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된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각규 정책위의장의 부총리 기용에 따라 당3역에는 당총재가 계파안배라는 기존의 관행을 버리고 전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뜻을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무성. 이는 당3역을 민정계가 맡을 수밖에 없다는 뜻을 김대표에게 통보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 때문에 회동을 끝낸 김대표의 표정이 계속 무거웠다는 풀이. ○…청와대는 이날 이번 문책인사에 이상배 행정수석이 포함되자 모두들 침울한 분위기. 비서실 신관 3층에 있는 이수석의 방에는 이수정 대변인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동료들이 잇따라 찾아와 위로. 한때 김종인 경제수석이 부총리로,이상연 민정수석이 서울시장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김경제수석은 이날아침 노대통령으로부터 『내옆에서 계속 일하라』는 「분부」를 받아 일찌감치 「유임」을 알고 있었다고. 청와대의 한 고위소식통은 최각규 정책위의장의 부총리 발탁에 대해 『여러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경험과 정부와는 다른 당차원에서 경제시각을 넓힌 안목,그리고 학자출신과는 다른 실물경제에 밝은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설명. 이 소식통은 「잊혀진 사람」으로 치부됐던 이해원 서울시장의 발탁배경에 대해 『전직 장차관 출신으로 구성되는 당정책평가위원회 사회분과위원장으로 다른 전직 장관들이 마지못해 회의에 얼굴을 내비치는 것과는 달리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정책건의를 한 실적을 대통령이 눈여겨 봐왔기 때문에 다시 빛을 보게된 것』이라고 말하고 『이신임시장은 행정학을 전공한 교수출신인데다 이상적인 지자제 실시에 대한 일가견을 갖고 있으며 4선의 정치관록과 장관을 거친 중후한 인품이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 이진설 건설부장관과 노건일 청와대 행정수석의 기용은 각기 경제·행정 엘리트관료로서 평소의 업무능력이 평가된 케이스. ▷경제기획원◁ ○…최각규 민자당 정책위의장이 부총리로 기용된 데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최신임부총리가 이승윤 전 부총리에 이어 민자당 정책위의장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당정협조가 잘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과거 기획원 차관과 농수산장관,상공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기 때문에 실무에도 밝을 것』이라고 평가. 다른 관계자는 『최신임부총리가 3공시절에 상공장관을 지낸 이후 10여년간 경제부처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감각면에서 어떨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편 재임 11개월만에 「수서파문」에 휩쓸려 「불명예퇴임」을 하게된 이부총리는 개각 발표가 나오기 전인 18일 상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경질에 대한 사전통보를 받은 탓인지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앞으로 누가 부총리가 되든 부총리의 역할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실속없이 항렬만 높아 오라는 데가 많고 여기저기 안걸리는 곳이 없다』고 수서관련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데 대한 개인적인 불만을 토로. ▷서울시◁ ○…수서사건에 대한 문책으로 시장과 부시장이 한꺼번에 바뀐 서울시는 한마디로 초상집 분위기. 시 직원들은 박 전 시장의 경질로 인사가 끝날줄 알았으나 30여년 가까이 서울시에 몸담아온 윤백영 부시장까지 함께 물러나게 되자 「월요일의 대학살」 「검은 월요일」 등으로 분위기를 대변. ○…이날 하오5시쯤 시청 대회의실에서 4백여명의 간부및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있은 박세직 시장과 윤백영 부시장의 이임식은 「최단명 시장」과 30여년 가까이 서울시에서 일해온 부시장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시종 침통하고 숙연한 분위기. 박시장은 이임사를 통해 『취임 2개월도 채 안돼 서울시를 떠나게 돼 섭섭하기 그지없다』며 『이번 수서사태가 하루 빨리 일단락돼 시정이 조속히 정상화 되길 바랄 뿐』이라고 인사. ○…박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27일 부임,이날까지 만 54일간 재임해 해방이후 23명의 역대 서울시장중 최단명을 기록. 지금까지 최단임은 지난60년 5월2일부터 6월30일까지 60일간 재임한 10대 장기영 시장으로 4·19혁명으로 자리를 물러났었다. ▷건설부◁ ○…수서사건에 휘말려 그동안 곤욕을 치러온 건설부는 예상치도 않은 이규황 국토계획국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상희장관과 김대영 차관까지 한꺼번에 경질되자 착잡한 분위기. 이장관은 18일 상오 기자실에 들러 이번 사건과 관련,이미 며칠전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히고 정부에서 사표를 수리하지 않더라도 더 이상 봉직하지않을 생각이라며 장관직에 연연하고 있지 않음을 강조. 건설부 직원들은 부임한지 6개월도 채 안된 이장관이 수서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대해 크게 아쉬워 하면서도 지난89년 7월부터 90년 3월까지 건설부 차관으로 일해온 이진설 기획차관이 후임장관으로 임명되자 다행이라는 분위기. ▷민자당◁ ○…최각규 정책위의장이 부총리로 발탁된데 대해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19일 예정된 당직개편의 내용에 더욱 관심이 고조.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이 이날 상오 노태우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시 당직개편을 둘러싸고 심한 이견을 노출시킨 것이 확인됨에 따라 청와대측과 김대표의 민주계간에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는 관축이 파다. 김대표는 『당직개편은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고 했는데 당 주변에서는 청와대측에서 민정계의 친위세력을 후임자로 제시해 이에 강력 제동을 걸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 김대표는 노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당직개편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당직개편에 반대하는의견을 제시했으나 노대통령은 분위기쇄신 및 민심수습 차원에서 핵심당직자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후문. 이날 하오 유임으로 점찍었던 최정책위의장이 부총리로 기용되는 것이 확실시 되자 「총장·총무 유임」 「모두 교체」가 크게 엇갈렸으나 하오3시쯤부터는 김총무 측근으로부터 「총무 유임」이 유포되면서 상황은 「총장 경질,총무 유임」으로 정리되는 느낌. 한편 김대표는 최정책위의장에게 하오1시30분쯤,김총무에게는 하오3시쯤 전화를 걸어 부총리 임명사실과 총무 유임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 이미 청와대측과 「교감」이 이뤄졌으며 이 교감에 따라 당초 하오5시로 소집예정됐던 긴급 당무회의도 취소했다는 관측. ○…이날 민자당의 고위 당직자들은 대부분 자정가까이 귀가,기다리고 있던 보도진들의 인선질문에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대상자를 꼽았으나 서로 견해가 달랐고 거명되고 있는 당사자들도 모두 『아무런 언질도 받은바 없다』 『전혀 모르고 있다』고 답변하는 등 오리무중. 이들 당직자들과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 꼽은 사무총장 물망에는 김태호·김중권·오유방의원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김태호의원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한 관계자는 『총무가 TK라고해서 총장이 TK가 못되란 법이 있느냐』고 말해 여운. 정책위의장은 단연 나웅배의원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얘기되고 있으나 한 당국자는 이승윤 전 부총리가 의장으로 자리를 바꿔앉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 김기인 관세청장/신임 장차관급 10명의 프로필

    ◎관세청서만 14년째… 실무 밝아 6년 가까이 차장으로 있으면서 4명의 청장을 모신 끝에 청장에 올랐다. 관세청 근무경력이 14년째로 누구보다 관세행정에 관해 폭넓은 안목을 지니고 있고 실무에도 밝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이나 지나치게 과묵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편이다. 부인 신경애씨(44)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차녀인 정미양이 올 서울대 인문계열 여자수석을 차지하는 경사를 누리기도. ▲부산(51세) ▲서울법대 졸 ▲서울세관장·재무부 관세국장 ▲관세청 차장
  • 「수서파동」부른 한보 정태수회장은 누구인가

    ◎땅투자로 재미… 철강 인수후 급성장/세리 출신… 79년 은마아파트로 기반다져/철저한 자금관리로 정평… 점술에도 심취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보그룹의 정태수회장(68)은 땅투자의 귀재로 정평이 나있다. 또 뛰어난 사업 및 로비수완과 함께 자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점술을 신봉하는 등 남다른 데가 많은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무공무원 출신의 정회장은 공직에 있을 때부터 일찍이 부동산에 손을 대기 시작,재미를 보아왔다. 그는 지난 74년 한보상사를 설립,본격적인 기업활동에 나서기 전부터 택시사업과 광산운영에 참여하는 한편 서울 강남지역 등에 많은 땅을 사모아왔다. 정회장이 아파트에 손을 댄 것은 서울 구로동 재개발지역 1천2백평에 1백80가구를 지은 것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번돈으로 침수가 잦은 서울 대치동 지역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지난 79년 당시 큰 건설업체들이 엄두를 못내던 4천4백여가구의 대규모 은마아파트 분양에 나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보주택이 은마아파트 건설에 착수할 때만해도 불경기로 분양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상태였으나 유가와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불기 시작한 아파트붐을 타고 전량분양을 마쳐 주택건설업체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여기서 챙긴 돈으로 이웃땅을 사들여 미도아파트를 짓는 등 땅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갔다. 그는 땅투자로 성공한 기업인답게 땅을 선택하는 감각과 안목이 뛰어나고 집착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게에서는 정회장의 뒤를 따라 땅을 사면 틀림없이 재미를 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정회장은 택지조성·주택건설에 참여한 다음에는 대금으로 돈으로 받지않고 땅으로 받았다. 또 땅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보통의 택지를 사들인 것이 아니고 당장 주택을 건설하기 어려워 다른 사람들이 매입을 꺼리는 녹지지역을 골라 택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노련한 수완을 밝휘해 왔다. 5공화국 시절 내로라하는 대형주택건설 업체들이 추진하다 포기한 서울 반포동 성모병원 뒤쪽의 녹지를 사들여 미도아파트를 지은 것이라든가 세검정 등지의 녹지지역에도 아파트를 건설·분양함으로써 많은 의혹을 사왔다. 이같이 집을 짓기 어려운 녹지에 한보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인인 이규동씨와의 친분관계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정회장은 82년에 한보탄광을 설립하고 84년 금호그룹으로부터 철강업체를 인수,재벌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같이 부상할 수 있었던 데에는 꼭 필요한 시기에 연도 뒤따랐다. 은마아파트가 히트를 친것도 그렇고 금호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철강업체가 철근수요 증가로 많은 이익을 안겨줬다. 그는 자금관리에 철저해 해외출장을 갈 때에는 기간중 자금운용한도를 정해 그 범위안에서 쓰도록 했고 회사직인을 갖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점술·사주 등에 남다른 집착을 보여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점을 치든가 사람을 고르는데도 관상과 사주를 보기 좋아했다. 그는 비자금을 별도관리했으며 관공서 등을 출입할 때 혼자 다녀 회사에서도 누구를 만나는지 모를 정도로 기밀유지에 신경을 써왔다. 그동안 녹지에 손을 대 재미를 보아왔던 정회장은 결국엔 이번 수서지구의 녹지로 덜미가 잡혀 위기를 맞게 됐다. 한보그룹은 수서지구외에도 서울 가양동 지역에 정회장 등 임직원 명의로 건축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와 밭 등 4만여평의 땅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그룹이 이같이 서울지역의 녹지에 계속해서 손을 댄 것은 서울시 출신의 고위간부를 사장에 영입하는 등 서울시와의 관계에 상당한 자신을 가진데다 대한하키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넓혀온 지면과 로비기반을 믿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회장이 사운을 걸고 말많은 수서지구의 조합택지분양을 추진한 것은 충남 아산만에 추진중인 대규모 철강단지 조성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결국 잡히는 법이다. 또 무리에 무리를 계속하다 끝내는 파국을 맞게될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한보그룹뿐 아니라 경제계에 큰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데 또 다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 걸프전 장기화와 에너지절약(사설)

    걸프전쟁이 1주일을 넘기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지고 있다. 걸프전의 장·단기 여부와 전면전으로의 확산여부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리지기 때문에 우리는 전쟁의 장기화 전망을 매우 주목하게 된다. 정부도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승용차의 홀·짝수 운행과 사우나 주 2회 휴업 등 2단계 대책에 대한 세부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 2단계 대책은 걸프전쟁이 일어나기전 발표된 비상대책보다는 크게 완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초의 2단계 대책에는 유가인상과 대중교통수단을 제외한 업무용 차량의 50% 감축,그리고 TV방영시간 단축 등 강도 높은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정부가 이처럼 2단계 대책을 선별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은 전쟁이후 몇가지 이변이 일어난데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이들 대책을 수립할때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었다. 그 하나는 전쟁이 일어나면 국제유가가 오르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걸프에서의 원유선적이 불가능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이들 전제조건이 전쟁이후 달라졌고 따라서 정부가 에너지절약 시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신축적 운용을 일응 이해하지만 당초의 비상대책을 완화할 만큼 사태가 호전된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앞서의 이변 또한 가변성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또 국내의 다소비형 에너지 체질을 감안할때 우리의 에너지 절약시책은 그 강도를 늦출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GDP(국내총생산) 1단위를 생산하기 위해 일본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에너지 절약은 비록 걸프사태가 그 시발점을 제공했지만 실은 그 이전에 이미 실시되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걸프전쟁이 장기화로 기울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당초 비상대책을 신축적 운용이란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후퇴시키거나 시행을 유보해서는 안된다. 당국은 유보하고 있는 유가조정에 대해 명백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전쟁이 1개월 이내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을 경우 즉시 유가를 조정하고 당초 세워 놓은 2단계 비상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가시적인 비상대책 이외에 가계나 기업이 근본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아울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에너지 절약형 공정을 도입하거나 에너지 절약형 내구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금융과 세제면에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에너지의 근본적인 절약은 에너지 소비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부문에서 찾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기업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책무가 중차대하다.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데 적극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에너지 절약형 공정을 도입하고 시설투자를 늘리며 에너지 절약형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산업부문이 에너지 바로쓰기를 통하여 낭비를 줄인다면 우리는 에너지의 추가적인 증가가 없이도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보다 거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 한·미 통상마찰 「앙금풀기」 역점

    ◎오늘 열리는 「경제협의회」 전망/정당한 요구 수용… 「화해 신호」 보내/한국/잇단 으름장 「UR 협조」 얻을 속셈/미국/새로운 쟁점없이 상호 입장 확인 그칠듯 한미 통상마찰의 격량이 걷힐 것인가. 14,15일 이틀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제9차 한미 경제협의회는 새해들어 양국간 통상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공식접촉이라는 점에서 올해의 한미 통상관계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지난해 말 칼라 힐스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수입 반대운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대한 통상특혜를 철회하는 등 무역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데 이어 새해들어서는 샌드라 크리스토프 USTR 대표보가 대한 무역보복의 대상으로는 전자·자동차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품목까지 열거하며 우리측에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측은 지난해 미국측의 통상불만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상공부장관을 경질하고 미국측의 요구가운데 수용가능한 것을 대부분 받아들이기로 통상정책의 방향을 수정했다. 그런데도 미국의 대한 통상압력이 계속된것은 그동안 한미 양국간 통상현안을 둘러싼 미 행정부의 불신이 상당히 뿌리깊었음을 말해준다. 새해 들어서도 이처럼 대한 통상공제의 템포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이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한국측에 대해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달리 한미 통상관계는 올들어 조심스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임 이봉서 상공부장관에게 힐스 USTR 대표가 축하전화를 걸어 비상연락망을 갖춰 문제발생의 소지를 사전에 줄여나가자고 한데 이어 그레그 주한미대사는 이장관을 예방,상호 오해의 여지가 있는 통상정책은 사전협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그레그대사는 최근 한미 통상관계가 순조롭지 못한 것은 양측 모두의 잘못(mistake)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미국측이 양국 통상마찰의 귀책사유를 한국에만 돌린 종전의 입장에서 공동의 책임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레그대사는 또한 한미간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고 있는 농업부문의 대화를 위해 한미 농민교류 기구의 발족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한미간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화해의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도 담배·쇠고기·지적 소유권 분야에서의 한미 통상마찰 요인을 적극 해소하기 위해 미국측의 정당한 요구는 전폭 수용하고 수입상품에 대해 국산품과 똑같은 내국민대우를 보장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와함께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관한 대응방안을 전면 수정,농산물 분야에서의 15개 비교역적 기능(NTC) 품목에 대한 수입개방 예외인정 요구를 사실상 전면 철회했다. 이같은 입장전환은 UR의 농산물협상 등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제안을 제시,전체 UR협상을 주도한 미·EC(유럽공동체) 등 강대국간 파워게임의 틈바구니에서 미국측의 눈총을 받아온 점을 십분 의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미통상 및 UR협상 전략을 급선회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그동안 미 행정부의 과도한 대한 통상압력은 UR 협상에서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고단수 전략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미국측은 지난해 12월 브뤼셀에서 열린 UR종결을 위한 최종 각료회의가 결렬된 직후 UR실패의 책임을 농산물분야 협상에서 EC·일본·한국 등 3개국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몰아붙여 이들 나라에 대해 쌍무적인 통상압력을 강화할 뜻을 명백히 해왔다. 따라서 14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경제협의회는 UR협상과 맞물려 미국이 UR에서 한국측을 자기입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장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측은 한국내 과소비 억제운동과 관련한 불만을 전달하는 것을 비롯,담배·쇠고기·서비스시장 개방 등 그동안 집요하게 요구해온 사안들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항공·해운·지적소유권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된 한미협력,EC통합,전략물자 수출통제 문제 및 아·태 경제협력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한미 경제협의회의 의제가운데 새롭게 쟁점으로 부각될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미국측은 관세율 인하 5개년 계획의 순연,와인쿨러의 주세율 인상,쇠고기 동시매매 입찰제도에 대한 한미간의 종전약속 이행과 함께 사안별 이행시간표를 제시하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차관급으로는 국무부차관 한명만을 보내던 관례를 깨고 상무부차관과 USTR부 대표 등 3명의 차관급을 동시에 파견,UR협상을 앞둔 한국의 대미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상이 짙다. 한미 통상관계의 앞날은 오는 15일부터 재개되는 UR협상 TNC(무역협상위원회)의 회의결과는 물론 복잡하게 얽힌 양국간 통상현안에 대해 서로가 이제까지의 「오해」를 풀고 어떻게 해법을 찾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이번 한미 경제협의회는 그런 의미에서 양국의 기본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무난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그동안 대외통상 정책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거듭한 우리로서는 국제무역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장기적인 대응체제를 갖춰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신미년 설계

    ◎“올핸 만주벌 누비며 「북방 경협의 폭」 넓힐터”/“전환기 기업 국제정세 변화 읽어야 할 일 많아 1백살까진 경영일선에”/소 원자재 확보는 국내산업 발전에 큰 힘/자본주의 경영비법 북한에도 알려줘야/노사협조로 생산성 오르고 모든 근로자의 수입도 늘었으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몸과 마음은 언제나 20대 청년이다. 새해를 맞아 76세가 됐어도 그의 활력과 의욕은 어느 자리에서나 젊은이들을 주눅들게 만든다. 재작년부터 북한과 소련을 왕래하며 금강산 개발,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 등 굵직한 뉴스의 주인공이 됐던 그는 올해 중국쪽으로도 발길을 넓혀 볼 생각이다. 북한과의 경제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정회장은 이들과의 경제협력이 결국은 북한의 개방을 촉진,남·북한간의 관계개선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정세를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길도 빨라진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북방국가들과 그가 갖는 접촉은 이미 기업가로서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라는게 재계의 평가이다. 그만큼 국제정세에 대한 안목이나 분석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3년이내에 북한과 사람 및 물자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정회장은 지난해의 경제성장은 그 내용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새해에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사치와 낭비를 몰아내야 건실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회장 같은 분이 더이상 받을 복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 개인으로는 바랄게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복을 많이 받아 복된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풍요로운 나라,서로 사랑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게 내 소망입니다.』 -우리 경제가 잘 되라고 덕담하나 해 주시지요. 『나야 뭐 멋있는 그런 덕담은 할 줄 알아야죠. 올해에는 우리경제에 어려운 점도 적지 않지만,도움이 되는 호재도 많다고 봅니다. 지난해 한국과 소련이 외교관계를 맺었고 노태우대통령이 방소해서 고르바초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습니까.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2시간이 넘는 대담에서 북한이 절대로 무력행사를 못하도록 하겠다는 보장을 받았으리라고 봅니다. 이로써 우리의 안보는 이제 절대 안심해도 좋을 것입니다. 경제와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엄청난 호재입니다. 또 시베리아로부터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습니다. 게다가 중국에 우리나라 무역대표부가 설치됨으로써 이 거대한 시장에 대한 전망도 아주 밝습니다. 물론 페르시아만사태 등 악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미국의 경기가 심각한 불경기에 빠져 하반기에나 소생하리라는 전망도 악재라 하겠죠. 악재에 미리미리 대비하면서 호재를 잘 활용하면 지난해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소 정국 불안이 난관 -시베리아의 매력은 어떤 것이며 또 계획대로 개발이 되면 우리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무엇보다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목재를 연간 10억달러,석탄을 1억5천만달러어치나 수입하는데 모두 바다를 건너 들여옵니다. 수송기간이 짧게는 왕복 20일에서 길게는 60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석탄이나 목재 값에서 차지하는 운임비중이 원거리의 경우 석탄은 약 3분의 1,목재는 5분의 1이나 됩니다. 왕복 3∼4일밖에 안걸리는 소련에서 들여오는 것과 비교할 때 운임과 시간의 차이가 얼마나 큽니까. 목재의 경우 운임비중이 2∼3%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 기간중의 금리부담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자원,자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인데요. 제일 큰 난관은 무엇입니까. 『첫째로는 소련의 정국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권리·의무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와의 협력사업이 성사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두번째의 어려움은 루블화가 국제적 교환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련 붐을 일으킨 주역은 정부라기보다는 오히려 정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내가 아니고 민간기업이라고 해야지요. 지난 연말 노태우대통령이 소련을 서둘러 방문하지 않았다면 방소시기가 1년은 늦어졌을 것입니다. 소련정부는 자기네 경제문제를우선 한국과 의논해서 해결하고,안될 때는 태평양국가 중에서는 일본·미국의 순서로 의논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금년 4월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 어떤 형태로든 일본과 소련간의 투자협정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덤벼들면 우리에게 좋은 프로젝트가 돌아오겠습니까. 그에 앞서 소련에 한국정부는 믿을 수 있으며,또 한국과 손잡는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이미 심어주었다는게 잘된 일이지요』 -새해에는 중국에 자주 가시겠다면서요. 『중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때 처음 가봤습니다. 새해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한차례씩 네번은 가볼 생각입니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와 중국은 모든 면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중국과 경제협력을 하게되면 틀림없이 자기들이 한국과 교류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을 이해시키고,또 자기들과 똑같이 한국을 대하라고 종용할 것입니다.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남·북한은 가까워지게 돼있습니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중국과 소련의매력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십니까. 『소련은 자원에,중국은 시장에 각각 매력이 있다고 해야지요. 중국의 경우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소련보다 훨씬 빨리 정착될 것입니다. 농업국가인 중국이 캐나다에서 연간 2천만달러어치의 곡물을 수입하다가 집단농장을 해체하니까 주곡은 자급하게 됐고 잡곡은 해외에 내다팔게 됐어요. 이러니 절대로 공산주의로 되돌아갈 수가 없지요. 지난해 만난 중국지도자들도 한결같이 자유경제로 식량을 자급하게 됐는데 왜 다시 집단농장을 하느냐고 반문하는데 나는 그 말을 믿습니다』 -양국의 경제력 차이는 어떤가요. 『통계상으로는 소련이 나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상은 중국과 똑같다고 봅니다. 소련국민들의 생활상이 중국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소련이 우리와의 수교라든가 노대통령의 방소 등의 문제를 북한과 전혀 의논을 안하는데 비해 중국은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일일이 북한에 얘기해 주고 양해를 구하는게 다르지요.중국은 북한에도,남한에도 잘 해줘서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겠다는 생각입니다. 소련 역시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주변 여건과 환경을 예의 주시하며 이해당사국들과 긴밀하고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일을 하셨는데 여러 곳에서 앞으로 25년간은 더 활동을 하겠다고 호언하시던데…. 하시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습니까. 『내가 지난해 75세였으니까 25년이 되는 1백살까지 일선에서 지금과 똑같이 일하겠다는 뜻입니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골프를 치든 등산을 하든 젊은 사람 못지 않거든요. 노쇠현상은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가 없을 때 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피로를 모릅니다. 항상 활기찬 기분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기분이 언짢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지요』 -정회장 같으신 분도 뜻대로 안됐다거나 잘 안된 일이 있습니까. ○대북한 경협도 추진 『많지요. 내가 좀 둔해서 정권이 바뀌면 잃어버리는 것이 많아요.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남의 것을 차지하는데 우리는 제 것도 잃어버립니다. 5공때 지금의 한국중공업을 현대가 빼앗기고 우리 정인영회장은 형무소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때 빼앗긴 현대양행은 지금까지 청산을 못받고 소송을 하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정부는 현대가 좀 컸다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며 섭섭해 하고 있어요』 -재작년 북한을 다녀오시고 작년에는 못 가셨지요. 『지금도 오라고는 합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가봐도 될 일이 없기 때문에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갈 생각입니다. 북한은 동구권의 붕괴,노태우대통령의 방소와 모스크바선언 채택 등 국제정치의 엄청난 변화에 맞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오는 연말이면 중국이 권하는 대로 개방을 선택,남한과의 교류에 나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금강산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안이 있습니까. 『북한에 갔을 때 의논한 것이 있습니다. 외금강,해금강,내 고향 통천에 있는 삼일포를 각각 어떻게 개발한다는 얘기를 다 했지요. 외금강·옥류동·팔담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코스에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면서 호텔과 위락시설·케이블카 등을 어떻게 설치하고,관광객이 돈을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들을 다 했습니다. 당시 북한과 약속한 5개의 사업은 모두 그 쪽이 제안한 것인데 내년이면 모두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실제 통계로 나타난 성장률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물가나 국제수지 등은 성적이 나쁘게 나오긴 했습니다만. 『수치로 9%성장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수에 의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실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장은 수출에 의한 성장입니다. 무역수지 적자는 6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우리 경제는 끝장이 납니다. 지난해 주택공급이 확대된 것. 빼고는 내수가 늘어난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국제수지를 최소한 균형으로는 맞춰야 합니다. 그러려면 개인은 사치와 낭비를 없애야 하고,기업은 내수보다는 수출위주의 투자를 해야 하며,정부도 재정에 의한 투자를 줄여야 합니다. 경부고속전철이나 영종도비행장 건설처럼 아직 착공하지 않은 사업은 5∼6년 뒤로 미뤄야 합니다. 한꺼번에 벌여놓으면 물자도,사람도 다 모자랍니다. 그래가지고는 우리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불과 10년 남짓하면 대망의 2천년이 되는데 그때의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가 될까요.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의 중추적인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근검·절약하고 알뜰한 것이 우리 사회의 정신이고 문화입니다. 이를 발전시켜 나가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비록 경제나 기술은 일본이 우리보다 더 앞설지 모르지만 정신문화에서는 우리를 쫓아올 수가 없습니다. ○“부의 고른분배 중요” 그러나 정신문화적으로 볼때 우리나라는 언제나 일본을 앞섰습니다.아직도 이 분야에서는 그들이 우리를 쫓아오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중추국이 될 수 있습니다. 2천년대 한국의 위상은 타고르의 시처럼 세계에 찬란하게 빛나는 그런 나라가 될 것입니다』 -6공화국 이후 과도기를 겪으며 재계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높아진 것같습니다. 재계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재계에 대한 존경은 고사하고 오히려 지탄의 소리가 높다는 얘기인데 이는 보는 사람 나름입니다. 요즘처럼 혼란한 시기에 사업가 집이 그래도 돌팔매질은 안당했어요.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식자층일수록 더합니다. 이는 청부락도를 보람으로 여기는 유교의 선비정신 때문입니다. 돈은 죄악인데 왜 돈이 많으냐,그러니 재벌은 죄벌이다,이러는 것이죠. 그러나 기업이 커지는 것을 시비해서는 안됩니다. 나는 기업은 계속 커져야 하되 개인의 부가 보다 골고루 나눠져 불균형이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언론이나 식자층에서 기업주들에게 회사의 주식을 모든 국민들에게 팔아 회사를 키워나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의 경영권이 자연히 기업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기업주의 자식도 경영권을 물려받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대기업의 주식을 많은 국민들이 골고루 나눠갖게 되면 그때 바로 국민의 기업,국가의 기업,공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많은 대기업그룹의 경영체제가 2세체제로 바뀌었는데요. 그들이 잘 한다고 보시는지요. 『창업주보다는 경영을 더 잘 합니다. 창업주들은 다 각자가 자기 뚝심으로 해왔습니다. 그러나 2세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경영학을 배워 합리적으로 경영하는 식견을 지녔기 때문에 창업주보다는 2세시대의 기업이 휠씬 더 융성할 것으로 봅니다』 -3년내에 통일이 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요. 『요즘 세계의 흐름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까. 이런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기회는 그대로 흘러가버리고 맙니다.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온 노대통령이 평양가는 길이 열렸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북한이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지만 멀지않아 문을 열게될 것입니다. 결국 양쪽 국민들이 서로 왕래하고 경제교류를 하는 국민적 통일은 3년안에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빠르면 후년,늦어도 그 다음 해까지는 우리가 북한에 상당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정치적 통일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요』 -근로자에게희망을 주는 말씀을 한마디 해주시지요. 『노사가 잘 협조를 해서 많은 능률을 올리고 모든 근로자들의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금년 연말에는 모든 근로자들이 보너스를 듬뿍 받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특별인터뷰=양해영경제부장)
  • 살기좋고 영광스런 서울을(사설)

    1천만 시민가족을 지닌 서울시의 살림살이를 이끌어갈 시장이 새로 정해졌다. 낡은 배로 험한 바다의 항해에 나서는 선장처럼 책임은 무겁고 쏠리는 시선은 냉혹한 자리가 서울시장 자리다. 해묵은 숙제가 산더미 같고 풀어가야 할 새로운 과제가 자꾸만 늘어가는 서울의 살림규모를 생각하며 시민가족이 새 시장에게 거는 기대와 우려는 각별하다. 서울시장은 모름지기 숲을 보되 나무도 놓치지 않아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통일된 조국의 수도다운 위상을 세계속에 자리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으로서의 시민의 삶도 소중하다. 숲이란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는 삼림이다.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가 충실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숲의 이상도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시민 하나하나의 삶이 품위있고 살만해야 세계도시로서의 서울의 면모 또한 그럴만한 수준에 이른다. 그런 뜻에서 지금 서울의 삶은 그렇게 괜찮은 것이라고 할 수가 없다. 교통은 지옥이고 범죄자들에게는 천국인 것 같은,쓰레기는 넘치고 공해와 오염은 심각한,난처한 삶의 공간이고 환경이다. 게다가 그 무시무시한 크기의 인구에 의한 갈등과 무질서는 최악의 집단이기주의의 전성시대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혼란되고 품질낮게 만드는 환경들을 바로잡아 주기를 우리는 새 시장에게 바란다. 시장 한사람의 힘으로 이런 일이 다 가능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의 능력에 의해 개선되고 바로 잡히는 시기가 빠르고 확실해질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신임 박세직시장은 88서울올림픽을 주관한 올림픽조직위원장이다. 서울올림픽은 현대사에서 우리가 이룩한 가장 빛나고 질이 높은 성과였다. 우리가 신임시장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그 성공을 선도한 능력을 믿기때문이다. 올림픽때라고 해서 서울이 별다른 능력과 조건을 가졌었던 것은 아니었다. 올림픽을 성공시키겠다는 시민의 의지가 바르게 심어졌고 그러기 위해 능력을 극대화시킬 준비태세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그 태세로 질서를 솔선해서 지켰고 공헌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행하였고 합심하여 시련을 이겨갔다. 좋은 시민이 되겠다는 의식을 자극하여 발전적으로 변화시켰고 실천하게 했다. 이런 일들을 총동원상태로 이동하게 하여 「사상 가장 잘 치러진」 올림픽을 만든 주역중의 한 사람이 박시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해가 얽히고 복잡무쌍한 처지에서 일수록 가장 강한 것은 본질에 충실하고 원칙에 흔들리지 않는 일이다. 눈앞의 인기에 굽혀 거시적 시각을 못갖고 전시효과에 쫓겨 긴눈의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면 나무도 못 건지고 숲도 잃는다. 특히 우리의 올림픽 성공의 경험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 희망을 가지고 긍지있는 시민이 될 것을 소망한 시민의 각성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신임시장에게 겸허한 자세로 용기있되 정당한 안목의 미래의 서울을 창조해가도록 당부한다. 살기좋고 영광스러운 도시,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장이 기울이는 정성에 시민도 틀림없이 응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대학만이 「인생의 길」 아니다/김종철 덕성여대 대우교수(세평)

    1991년도 전기대 신입생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고 있다. 평균 4대 1이 넘는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행운의 과녁을 뚫어맞힌 사람들에게는 갈채와 축복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성공의 그늘에 피땀어린 각고와 면려가 있었을 것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기에 성공이 그만치 값진 것이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가일층의 분발과 노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학입시의 성패가 분명히 드러나는 이 순간에 있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관문을 뚫는데 성공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젊은이들이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좌절과 실의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 대하여는 무슨 말로서 위로를 하여야할지 말문이 막힌다. 천신만고끝에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그 낙담과 괴로움이 얼마나 클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특히 이번의 실패가 처음 시련이 아닐지도 모르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는 그 절박한 심정을 본인 외에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실의와 좌절 속에서 고뇌와 방황의 역겨움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몇마디 고언을 하고자 한다. 무슨 말이 귀에 들어갈까마는 역겨움에 지쳤을 때 참고삼아 들어 주었으면 한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요,인생은 성공의 연속이기 보다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밑거름 삼아서 더욱 값있게,더욱 풍요롭게 이룩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다. 칠전팔기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치고 한두번의 실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실의와 좌절을 극복하고 시련과 도전에 이겨낸 사람만이 참다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일 먼저 충고하고 싶은 말은 한두번의 실패로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나약한 젊은이가 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낙방의 고배는 비록 쓰지마는 실패의 현실을 깨끗이 인정하고 훌훌 털어 일어서서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매진할 수 있는 결단과 용기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을 때 조용히 자성하고 왜 실패했으며 앞으로의 목표와 접근방법 등에 관해서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는 지혜를 가져 주었으면 한다. 실패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내탓으로 돌릴 줄 아는 슬기와 용기를 가지지 않고서는 참다운 반성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능력과 적성이 대학교육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대학진학 자체에 대하여 재고해 보는 결단과 용기를 포함,자기 자신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궁극의 목표는 같을지라도 그것에 도달하는 길은 수없이 많고 특히 오늘날같이 평생교육의 체제가 정비되어 있는 상황 아래에서는 여러가지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하여 주었으면 한다. 예컨대,우리나라에서도 4년제대학 외에 전문대학,개방대학,방송통신대학 등 수많은 진학의 길이 제도화되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의 길조차 열려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목표에 도전하였을 때 실패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정신자세와 마음가짐에 따라서 다를수밖에 없다. 저마다 처해 있는 환경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끝난 것처럼 암담함을 느끼는 사람조차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여유를 되찾아 자세히 살펴본다면 인생은 결코 외길이 아닐뿐만 아니라 그렇게 절박한 것도 아니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그리고 긴 안목에서 인생의 의의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슬기로움과 정신의 여유를 가져 주기를 거듭 당부하고 싶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들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실의와 좌절의 나락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로 하여금 막혀버린 그 길만이 유일의 길이 아님을 깨닫게 함으로써 좁게는 진학의 길을,그리고 보다 넓게는 인생의 길을 재설계하고 재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다는 점은 제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협력함으로써 보다 넓은 세상을 볼수만 있게 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누구나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대로 대학입시의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로 말썽거리가 되어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앞으로 두고두고 논쟁점으로 남게 될 것이며 교육개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개혁이 이루어질지라도 입시경쟁은 없앨 수도 없고 또 없애서도 아니될 것이다. 그리고 입시경쟁이 남아있는 한 대학 입학시험에서의 낙방자는 있게 마련인 것이다. 비록 그것이 치열하고 가혹한 것 같이 보일지라도 그것은 피치못할 인생의 한 단계이며 단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 이기고 살아 남는 자만이 성공의 기쁨도,자기실현의 보람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 “「소련의 혼란」 페레스트로이카 탓 아니다”(해외논단)

    ◎경제위기 불구,정치분야서 큰 성과/몸에 밴 「국민의 안일주의」가 장애물 최근 소련을 다녀온 소련 전문가들이 전하는 소련내 사정은 하나같이 식량난과 사회불안,혼란과 혼미 등으로 거의 무정부상태에까지 달해 있으며 고르바초프의 인기는 최하로 떨어져 『소련은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런 얘기들은 그것들대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위기설은 이미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지금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역사적인 혁명을 수단으로 과거 소련의 정치·경제체제를 붕괴시키고 전혀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체제의 붕괴에 대한 보수파 관료들의 뿌리깊은 저항에 부닥쳐 유통부문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일부지역에서 식품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은 원칙적으로는 결정됐지만 새 연방제확립과 관련,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제혼란은 분명 고르바초프의 공과중 과에 속할 것이며 또 혼란은 당분간 더 계속되겠지만 극복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고르바초프가 시작한 페레스트로이카혁명은 소련 사회주의 전반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한 올바른 처방이다. 이는 종래의 소련식 사회주의로부터 완전한 결별을 꾀하는 것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페레스트로이카는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때이르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페레스트로이카가 경제부문에서 잘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밖에 정치·사회·문화부문에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련 국민들 사이에는 고르바초프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데 대해 『식료품도 부족한 판에 상은 무슨 상이냐』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같은 국민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아래서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언론의 자유」를 향유하고 있는 소련 국민들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 보다는 비방만 하고 있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소련 국민들은 생활고를 페레스트로이카와 고르바초프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그들 스스로가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이다. 소련에서도 국민들이 『정부는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 자각해야 할 것이다. 소련 국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위로부터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 국민이다. 그들 대부분은 적당히 일하면서 될 수 있는대로 놀려고 한다. 이런 생활태도를 고치지 않는한 페레스트로이카는 진전될 수 없고 그들의 생활수준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분야에 있어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앞당기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혁명」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등 지도자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운다 해도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한 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소련과 같이 넓은 나라의 국민들의 의식을 완전히 바꾸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제 소련에도 과거와는 달리 검열을 받지 않는 언론이 등장했고 이같은 자유언론들은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TV의 영향력은 대단히 커 국민들의 의식개혁도 조금씩이나마 진전돼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함께 2차대전 이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역사적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또 독일통일에도 큰 공헌을 했으며 CSCE(유럽안보협력회의) 파리회의에서 이니셔티브를 취한 것도 바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다. 고르바초프시대를 특징짓는 그의 크고 작은 공적들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식료품난이나 사회혼란이 강조돼 그의 공적이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소련형 사회주의가 붕괴하는 것은 자유진영으로선 환영해야할 일이라는 인식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서방진영과 공동의 가치관을 갖는 전혀 새로운 사회체제를 창조하려 하고 있고,그의 정치철학이 도달하는 곳에선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그런 고르바초프에 대한 지원을 아껴선 안된다는 것이 서방측 지도자들의 한결같은 논리다. CSCE 파리회의에서 고르바초프가 행한 연설은 그의 정치철학의 일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요한 부분을 참고로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전인류적인 가치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의의를 갖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인간생활의 가치 그 자체가 전반적 안전보장의 기반 또는 진보의 최고기준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돌입하고 있다』『세계는 소련의 역사적 전환을 중요한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전체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로,명령적 관료주의체제로부터 법치국가와 정치적 다원주의로,국가독점경제로부터 다양한 소유형태의 시장경제로,그리고 단일국가로부터 연방의 제원칙에 바탕을 둔 주권국가의 연합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소련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 또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으며 세계도 우리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 북한기자들의 「위약」/이건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우리의 남북대화는 신기루인가. 바깥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민족의 문제를 푸는 남북고위급회담은 벌써 세차례를 거듭했으나 평행선만을 긋기에 하는 말이다. 강영훈 국무총리가 북측 대표단을 위해 마련한 만찬에서 「초불득삼」의 기대감을 피력한 것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외견상 쉽게 합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 것 역시 서로의 명분때문에 햇빛을 보지 못했다. 명분이라는 포장속에는 아직도 상호불신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그 불신은 「상호신뢰」라는 말이 입밖에 나오지 못하게 가둬놓았다. 어떻게든 신뢰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가야 할 때 나온 북한기자들의 12일 「기습취재」는 신뢰에 깊은 멍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신뢰는 약속이행에서 출발한다. 그들의 취재가 보편적인 「기자근성」에서 나온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전후사정으로 보아 타당치 않은 듯하며 더욱이 신뢰를 담보로 해야 할 회담에 간접적인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높다. 남북간의 회담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합의한 절차상의 약속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처럼 남북대화의 물꼬가 한꺼번에 터진 때에는 그같은 약속이행 자세는 더욱 절실하다. 북한기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건만은 「남북간 왕래시 상대방의 안내와 질서를 따른다」는 관례와 합의사항을 「솔선파기」해 버렸다. 기습취재가 기자의 호기심발동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취재내용을 보면 자명해진다. 임수경양의 집에서는 위문사절 노릇을 했으며 대학을 돌며 북측의 통일관을 부추기는 발언을 일삼았고 백두산 사진을 보여주고는 김일성전적지 운운하기도 했다. 또 흉장인 김일성배지를 서슴없이 선물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당의 정치선봉대의 기수역할을 유감없이 해냈다. 남북대화를 옆에서 지켜본 당사자들이 도리어 남북대화를 역류시키는 의도성 행동을 했다는 점이 못마땅할 따름이다. 남북간 신뢰회복을 위해 중립적인 위치에서 객관적인 안목을 키워나가야 할 그들인지라 그들의 행동은 뒷맛이 개운치 않은 족적을 남긴 것 같다. 남북대화가 영원한 신기루가 되지 않기 위해선 불필요한 행동은 앞으로 자제되어야 한다.남북대화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그 어느때 보다 서로를 믿게 하는 행동을 보여줘 회담의 가시적 성과도출을 위해 뛰고 또 뛰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 고르비·대처는 위대한 지도자(세계의 사회면)

    ◎“100년 앞 내다보는 통찰력 소유/국제정치 심리학자들 분석/미래에 대한 비전갖고 역사창조/현실직시 능력·강한집념 등 갖춰/부시·콜은 겨우 「20년앞 예견」 세계적 지도자의 위대함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정치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오래전부터 늘 논란이 되어온 명제중의 하나이다. 어떤 사람은 정치지도자의 위대함은 카리스마에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터득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판단기준이 어떻든 나폴레옹이나 처칠은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정치심리학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정치심리학자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도 위대한 정치지도자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총리직 사임을 선언한 대처 영국 총리와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위대한 지도자로 분류했으나 콜 서독 총리와 부시 미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지도자라고 평가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리학자이며 미 합참의장 및 호주정부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엘리어트 자크는 『정치지도자의 위대성은 성품과는 별로 관계가 없으며 지금까지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불리던 사람들은 적어도 1백년 이상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는 적어도 1백년이상 앞을 내다본 정책이므로 고르바초프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지적했다. 대처 영국 총리는 50년 내지 1백년 앞을 내다보는 정치가이며 부시 미 대통령은 20년 이상 앞을 내다보는 정치지도자라고 자크는 말했다. 그는 그러나 레이건 전대통령에 대해선 자신의 「이론」을 적용하기를 거부했다. 다만 지식인들은 레이건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만 밝혔다. 자크는 『나는 카스트로가 짧은 안목을 가진 지도자라고 믿을 수 없으며 모택동이나 호치민(호지명)도 비전이 있는 지도자였다』고 덧붙였다. 국제정치심리학회 회의에 참석했던 소련 대표들은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강한 집념,독립성 등은 위대한 지도자가 필히 갖추어야할 주요 요소들이라고 밝혔다. 소련 정치심리학자중의 한 사람인 블라디미르 바실리에프는 대처 총리는 위대한 지도자이며 특히 한번 결정을 하면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르바초프도 대처와 같이 강한 집념을 가진 지도자라고 말했다. 레닌그라드대학 정치심리학회 회장인 알렉산더 유리에프는 고르바초프는 강력한 지도자이며 특히 심리적인 면에서 레닌이나 스탈린과 같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리스 옐친도 진정한 지도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련 정치인들중 99%는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고르바초프는 이같이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위대한 지도자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이 선천적인지 아니면 후천적인지는 분명치 않다. 일부 학자들은 지도자의 위대성은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이며 리더십은 타고 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도 지도자의 위대함이 과연 어디에서 오는 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지도자의 공통점은 그들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역사를 창조했다는 사실이다. 보통사람보다 훨씬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이 위대한 지도력의 필수요건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때때로 「위대한」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 정치권 세대교체는 선거로 돼야

    ◎민자 차기후보 92년 2월 이후 자유경선/12월 방소,한반도 평화의 새 전기/「연내 사회안정」 소홀한 각료 경질/노대통령,서울신문 45돌 특별회견 노태우 대통령은 21일 「3김퇴진론」 등 정치권의 세대교체 문제에 대해 『정치권의 신진대사나 정치담당자들의 세대교체는 선거나 당대회를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결정해나갈 일』이라고 말하고 『이런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풍토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여망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정치인 모두가 겸허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서울신문 창간 45주년을 맞아 본사 이정연 편집국장과의 특별회견을 통해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여해온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자당의 차기 대권후보 결정시기에 대해 『빨라야 임기종료(93년 2월) 전 1년쯤 되어야 한다』고 말해 92년 2월 이후가 될 것임을 분명히한뒤 결정방법에 대해서는 미국의 예를 들어 『실제 누가 후보가 되는지는 지명전에 나와서 언론과 국민여론의 평가를 받고 그것이 다시 당원들의 평가로 집약되어야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해 자유경선에 의한 대통령후보지명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다면 영남 후보의 호남 유세,호남 후보의 영남 유세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때 지역감정이 격화돼 겪은 아픔을 상기한 뒤 『이런 일이 다음 선거에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앞으로 선거에서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철저한 각성과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오는 12월 중순의 방소와 관련,『나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관해 깊이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하고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이루는 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소 경협문제에 대해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그것을 생산할 기계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떤 부분은 신용이나 연불조건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소련으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많은 것도 있다』면서 『소련과의 경협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긴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연말까지 정치·경제·사회안정」 약속과 관련,각 분야별로 총점검을 한 뒤 부실한 점이 드러나면 해당부처 장관에 대한 문책개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나의 방침』이라고 밝혀 「5·7특별담화」 실천 실적평가 등에 따른 개각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연말 또는 연초 등 그 시기에 대해서는 『언제든 꼭 필요할 때는 하는 것이고 때를 정해놓고 개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

    ◎“지금은 역사부정보다 화합하는 슬기 필요”/“북은 「변혁의 흐름」 맞춰 개방화 나서야/경쟁력 확보위해 제조업 지속적 지원”/지역감정 불식하기 위한 정치인 각성·성숙한 국민의식 절실 ­북방정책은 누구나 예상하던 것보다 급속히 진전되었습니다. 한소정상회담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것도,또한 지난 9월말 한소 외교관계가 수립된 것도… 모두 예상을 앞지른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12월 중순 방소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나의 소련방문은 지난 반세기 우리에게 분단과 전쟁,엄청난 비극과 고통을 안겨다준 냉전체제의 높은 벽을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는 역사적인 발걸음입니다. 우리의 인접국인 소련과 86년간 단절되었던 외교관계… 우호협력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두 나라 국민과 세계에 밝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이루는 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관해 깊이있는 논의를 가질 것입니다. 나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관계발전과 협력증진을 위한 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 정부간에 협의되어온 무역·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과학기술협력협정과 항공협정 등이 체결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류협력의 틀 위에서 한소 양국의 실질적인 관계가 발전되어 나갈 것입니다. ­소련은 한국에 대해 상당한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지… 경협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나갈 것입니까. ○한·소 경협 먼 안목으로 ▲우리 경제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통한 개발의 기술과 경험… 선박·자동차로부터 전자제품과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건설·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필요한 자재와 기술… 우리의 우수한 인력과 기업경영능력… 이 모든 것은 소련이 개혁을 추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소련은 광대한 국토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넓은 잠재시장을 갖고 있습니다.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경제구조는 이처럼 상호보완적이며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습니다. 당장 소련경제가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양국간의 교역·경제협력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큰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의 외채는 현재 4백억∼4백50억달러 수준입니다. 이것은 소련경제의 규모에 비하여 큰 것이 아니며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그것을 생산할 기계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신용이나 연불조건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소련으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소련과의 경협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긴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내년 봄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남북한 동시방문 의사를 타진할 생각은 없습니까. ▲나의 이번 소련방문은 우리의 필요에 의한 것도 있지만 소련의 필요에 의한 것도 많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한국 대통령으로서 소련 대통령을 우리나라에 와달라고 초청은 할 수 있지만 북한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예의상으로나 관행상으로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들 사이에 그 얘기는 거론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고르바초프 대통령 본인의 뜻이 북한에 가고 싶다든가 해서 그쪽과 접촉해서 이뤄지는 것은 별 문제입니다. ­최근 미국의회의 페르시아만사태 추가지원 압력이라든가,한미간 통상마찰의 증가 등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한미 관계에 그늘을 드리우는 일들이 빈발하고 있는데… 한소 관계의 급진전에 비해 한미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한미간의 작년 연간 교역은 3백65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큰 통상관계를 갖게 되면 부분적인 마찰이 파생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일을 「관계소원」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양국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르시아만사태에 관한 유엔의 결의와 미국의 확고한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지원에 대해서는 미국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정책에 대해 미국은 여러 차원에서 적극 이를 지원해왔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장관회의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 한미 양국의 굳건한 협조체제를 입증해 주었습니다. ○북방정책에 미서 지원 내가 취임한 뒤 지난 2년간 네 차례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두 나라 관계가 전례없이 좋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입니다. 지금 한미 관계의 소원을 가져올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의 단계적 규모 축소나 격년제 실시 등이 한미간에 검토되고 있습니까. ▲지난 76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팀스피리트훈련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 실천의 상징이 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공고히하고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합동훈련을 통한 전투능력을 함양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에 협의를 거쳐 훈련목표·훈련일정·참가병력규모 등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남북대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훈련을 축소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 사전합의에 의해 훈련방법을 개선하거나 필요한 경우 훈련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북경아시안게임 이후 한중간에 무역대표부를 상호 설치키로 하는 등 관계개선이 눈에 띕니다. 한중 관계정상화의 목표시기를 언제쯤으로 구상하고 있습니까. ○냉전종식 수용 바람직 ▲한중 양국간의 무역대표부 상호설치 합의는 양국 협력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중 협력의 추세가 이대로 나아간다면 양국 관계정상화도 멀지않은 장래에 이룰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도 있을 것이므로 우리는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12월11일로 남북고위급회담 제3차 서울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곧이어 대통령의 소련방문 일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대표들이 서울에 올 것으로 보십니까. 한소 관계의 급진전이남북 관계개선을 오히려 저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남북고위급 제3차 서울회담은 남북간의 합의입니다. 남북간에 신뢰를 쌓아가는 데 합의의 이행은 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대표단이 올 것을 기대하며 오지 않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남북간의 회담이 제3국과의 관계 때문에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그들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소련이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질서를 바꾸고 있는 이 변혁의 큰 흐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조류는 이제 누구의 힘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것입니다. 북한이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키는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수용하고 남북관계에서도 현실적인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이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도…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나는 7·7선언을 통해 우리가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전통적인 우방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성원으로 나오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멀지않아 스스로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정책을 택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중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유엔가입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즉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는 가입의사를 갖고 있는 우리와 유엔간의 문제이며 남북한 통일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우리는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축복 속에서 다함께 유엔에 가입하여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정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그동안 남북한고위급회담 및 실무대표회의 등을 통하여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할 것을 권유해왔으나 북한은 아직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다면 남북간 신뢰구축과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남북간에 동반자적 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촉진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의사가 없거나 아직 가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만이라도 우선 유엔에 가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국내외적인 여건을 검토하여 우리가 결정할 것입니다. ○세대교체 국민이 결정 ­민자당 내분 이후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3김퇴진론이 상당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의 신진대사·세대교체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민주사회에서 정치인의 공과는 선거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국민들이 심판하는 것입니다.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여해온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정치권의 신진대사,정치담당자들의 세대교체도 선거나 당대회를 통하여 국민과 당원들이 결정해나갈 일입니다. 다만 이런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풍토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여망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정치인 모두가 겸허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차기 민자당의 대권후보는 대통령 임기종료(93년 2월) 1년 이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92년 2월 이전에 선출한다는 뜻입니까.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해 주십시오. ▲날짜를 언제라고 꼭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1년 전쯤이란 기준은 외국의 관례 등에 비추어 그런 시기면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미국 등의 예에서 보더라도 차기 대통령후보로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실제 누가 후보가 되는지는 지명전에 나와서 언론과 국민여론의 평가를 받고 그것이 다시 당원들의 평가로 집약되어야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런 점에 비추어 우리도 빨라야 임기종료 1년쯤 되어야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자당이 거대여당이라 해도 여러 가지 시대의 부름에 부응해야 하고 이질적인 3당이 합쳐 창당했으므로 이를 동질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륜·정책으로 판단을 차기 후보가 너무 일찍 부각되면 국민들이 모두 염려하는 통치권의 혼선이라고 할까 누수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법질서를 세우고 공권력을확립하라는 국민의 여망 속에서 통치권 누수현상이 일어나면 이는 결국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차기 후보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임기종료 1년쯤 가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번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다면 영남후보의 호남유세,호남후보의 영남유세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때 지역감정이 격화되어 겪은 아픔은 우리 모두가 뼈아프게 경험했던 일입니다. 이런 일이 다음 선거에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선거에서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철저한 각성과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필요합니다. 의식의 혁명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각계,국민 모두가 이러한 전근대적인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대통령 후보라도 그가 어떤 경륜과 정책을 가졌으며 그것을 실천할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지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어느 당의 대통령후보이면 후보이지… 영남후보,호남후보가 있을 수 있습니까.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범죄와 전쟁」 온국민이 동참해야 성공/특명사정은 계속… 공직기강 꼭 확립 ­대통령께서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경찰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정부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공권력 하나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 시민들과의 토론에 대전의 자율방범대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지역은 경찰관 1명이 3천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더군요. 옛말에도 열 사람이 도둑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공동체 스스로 지켜야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마을마다 자율방범대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어요. 공동체가 스스로를 지킨다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어느 부분이 취약하다고 하면 자치적으로 보완하고 고도의 장비나 수사력이 요구되는 부분은 공권력,즉 경찰력이 담당하게 됩니다. 범죄와의전쟁은 공권력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나서야 합니다. ­경찰관서에 불을 지르는 과격사태에도 공권력이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이제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마당이니 엄격히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법을 바로 세우고 엄정하게 집행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제 실시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대체적인 일정을 합의해놓고 있습니다만 내년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를 필두로 14대 국회의원총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차기 대통령선거 등 4차례의 선거를 93년초까지의 2년여 기간에 치러야 합니다.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여건에 비추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닙니까.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총선과 동시에 실시하거나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재의 우리 선거풍토에 비추어 그같은 많은 선거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경제인들도 그런 점을 많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풍토가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선거를 많이 하는 것은 연구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야도 공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여야가 서로 논의를 하게 되면 국민들도 수긍하고 안도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금년도 한 달 1주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연말까지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연말에 가서 각 분야별로 총점검을 하여 미흡하거나 부실한 점이 드러난다면 해당부처 장관을 문책하실 작정이십니까. 개각을 한다면 그 시기는 연말입니까. 내년초가 될까요.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나의 방침입니다. 연말이다 연초다… 신문은 왜 그런 것을 지레 쓰려고만 합니까. 언제든 꼭 필요할 때는 하는 것이고 때를 정해 놓고 개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특명사정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초 발표대로 금년말까지만 운영하실 생각인지 아니면 활동시한을 더 연장하실 생각인지. ▲그동안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던 부동산투기의 열기를 진정시키는데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활동은 그 일을 맡은 기구나 사람의 명칭에 관계없이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하여 안팎에서 우려하는 소리가 높습니다. 수출이 매우 저조한 상태이며,물가는 한자리 수가 지켜질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상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떤 특별한 구상이 있습니까. ○경제 구조적 전환기에 ▲우리 경제가 도전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나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상반기중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높은 편이고 고요사정도 9월 현재 실업률이 2.3%로 매우 양호한 수준입니다. 물가도 최근에는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상반기중 큰 폭의 적자를 보였던 국제수지도 하반기에는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가는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다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기업가정신과 근로의욕이 떨어져 경쟁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의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도전을 극복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기업인·근로자·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또 한 번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제조업에 대한 자금지원,인력과 공장용지의 공급 등 투자의욕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기업은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하여 생산성을 높여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나서줘야 합니다. ­민주화와 함께 각계의 제몫 찾기 소리는 높고 때로는 이것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소득분배의 형평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대통령께서는 분배문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기업하는 사람들은 이 정부가 분배문제에 너무 치중한다고 불만입니다. 근로자나 서민은 분배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하고 노력이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정부 만큼 분배문제에 적극적인 정부가 있었습니까. 근로3권을 보장하여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문제가 될 만큼 임금이 개선되었습니다. 세제도 과감히 개혁해왔고 부동산투기 등 불로소득을 사회에 환수하는 제도도 이루었습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저소득층에 대한 각종 지원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나의 임기중 2백만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일이 진행중인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중 90만채가 임대주택·근로자주택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짓는 집입니다. 모두가 잘 사는 복지사회나 분배문제의 해결은 하루아침… 한꺼번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인내를 갖고 힘모아 하나씩 이루어야 하는 일입니다. ­오는 23일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은둔한 지 2년이 됩니다. 전직대통령이 이같이 장기 은둔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나 공인의 입장에서나 전임자가 산간벽지에서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제 은둔생활을 그만하고 정상적인 시민생활로 돌아오도록 권유를 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본인 나름대로의 인식을 갖고 좀더 정리해야겠다는 뜻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둔 2년이 되고 추운 겨울이 닥치게 되니 내 마음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국민들도 더이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속히 자유로운 입장에 서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내외 인사들의 공식접견 외에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 바깥 여론을 듣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만남은 주로 언제,어떻게 이뤄집니까. 친인척들이 청와대에서 모이는 기회는 얼마나 됩니까. ○객관적 얘기 많이 들어 ▲나는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능한 많은 이야기와 의견을 듣는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야기를 듣는 일도 더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불가피한 일정과 제약으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내기부터 힘듭니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장관이나 관계자들의 보고와 품의를 받은 뒤 꼭 외부인사의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식일정 사이사이 그리고 저녁시간도 자유로울 때가 별로 없습니다. 집안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가까운 친척들이 가끔 모이지만 개별적으로 만날 틈은 별로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지금 가장 고심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바로 나의 신념,철학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화합을,그리고 나아가 민족의 화합을 어떻게 이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쩐지 이런 것이 잘 안 될 때는 내 능력의 부족 탓인가 아니면 국민성의 탓인가 하고 깊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지역간의 갈등,계층간의 갈등도 모두 화합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안되는 근본핵심은 역사관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대사가 잘못돼 있구나,현대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구나 하고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성세대와 정치지도자들이 역사를 동강동강 잘라놓았습니다. 건국 후 자유당·민주당·공화당 할것없이 모두 전 정권을 부정함으로써 스스로의 정통성마저 부인하게 되었습니다. 과거가 모두 나빴다면 우리가 어떻게 세계가 부러워하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었으며 우리의 정통성을 문제삼는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새로운 인식과 발상으로 다시 써야 합니다. 「내 자신 역사의 죄인이 아니고 역사에 이바지했노라」고 자랑스럽게 기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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