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안면 부상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익산경찰서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명칭 공모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골프 순위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민간 협력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4
  • 에어백 흉기? 보호막?

    자동차의 에어백이 터지면서 실명 위기에 놓이는 사고가 발생,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이 국내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처음 제기됐다. 사고를 둘러싸고 피해자와 사고 차량을 제조한 현대차는 치열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안전띠 매면 에어백 사고 줄어 지난 8일 최모(63·강원도 홍천군)씨는 현대 베르나 승용차를 타고가다 강원도 홍천 56번 국도에서 옹벽을 스치면서 에어백이 터져 안면을 강타당했다.이 사고로 최씨의 광대뼈,코뼈가 함몰됐을 뿐 아니라 왼쪽 눈은 실명상태이며 오른쪽 눈은 사물의 형체만 겨우 알아볼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최씨의 소송을 맡은 황희석 변호사는 22일 서울지방법원에 제조물책임보호법(PL)법에 따라 1억 24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손해배상 금액은 최씨의 신체상태에 따라 더 청구할 예정이다.교통사고 때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그랜저XG,벤츠 등에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적은 있으나 에어백 팽창으로 다친 피해를 물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제조물책임보호법은 제조물 결함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이때 제조업자는 결함과 사고 사이에 인과 관계가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번 사고가 운전자의 과실인지 에어백의 오작동 때문인지를 가리는 열쇠는 안전띠를 매고 있었는지의 여부인데 여기서 피해자와 현대차의 주장이 엇갈린다. 소송을 대리한 황 변호사는 “피해자는 안전띠를 착용했고 뒷자리 동승자가 증언할 것”이라며 “사고 당시 현장 사진을 보면 에어백에 피해자의 피가 묻어 있는 등 에어백의 오작동으로 발생한 피해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충돌시 자동차의 속도는 40∼50㎞에 지나지 않았으며 차도 오른쪽 앞 범퍼와 뒷부분이 약간 찌그러지고 옆구리가 긁히는 정도의 손상을 입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에어백의 전개 과정상 오작동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제조사의 패소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또 에어백 팽창압력때문에 얼굴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에어백 사고 막을 수 없나 BMW,벤츠 등의 고급수입차는 운전자의 체중·충돌시 속도·안전띠 착용·조수석의 동승자 유무 등을 센서가 감지해서 에어백의 팽창압력을 조절한다.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가 좌석 위의 감지센서로 자동차 충돌강도,운행속도,안전띠 착용유무에 따라 에어백이 터지도록 압력이 조절되는 첨단 에어백을 지난 7월 개발했다.이러한 최첨단 에어백이 국내 차량에 장착된 사례는 아직 없으며 수출용 아반떼XD에만 유일하게 달려 있다.제조물책임보호법에 따라 급발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자동차 회사에 청구한 소송은 대부분 패소했다.전문가들은 안전띠를 착용하고 에어백과 최소 25㎝이상 거리를 두고 앉아야 에어백 팽창압력으로 인한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창수기자 geo@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
  • “실감나는 액션 기대하세요”/신민아 ‘열혈복서’로 변신 SBS 새미니시리즈 ‘때려!’

    “실감나는 액션 기대하세요”/신민아 ‘열혈복서’로 변신 SBS 새미니시리즈 ‘때려!’

    “만약 연예인만 아니라면,이 길(여자권투)을 가는 것도 행복하겠구나 싶어요.” 탤런트 신민아(사진·19)가 새달 8일 첫 방송하는 SBS 16부작 미니 시리즈 ‘때려!(이현직 연출,이윤정 극본)에서 복서로 변신한다.오빠를 시합에서 죽인 자신의 트레이너 한새(주진모)를 사랑하는 열혈 복싱 소녀 유빈을 연기하게 된 것.이현직 프로듀서는 “최대한 현실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겠다.”면서 “곳곳에 넘쳐나는 배우들의 땀이 드라마 최대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 ‘현실감 넘치는 액션’ 탓에 복서역 출연진 가운데 어디 한 군데 다치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한동안 목에 깁스를 하고 다녔던 유빈 라이벌 역의 김빈우,무릎 인대가 끊어져 전치4주 진단을 받았던 주진모,이틀 동안 안면신경이 마비됐던 조혜련….신민아도 스파링 장면 촬영 중 턱이 돌아가 기절하고,손목이 접질리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다. “그래도 너무 좋아요.처음에는 주먹으로 사람을 때린다는 게 참 싫었는데,지금은 묘한 쾌감(웃음)과 승부욕마저 느낀다니까요.2주일만에 3㎏이 빠지는 등 다이어트 효과도 좋고요.” 신민아는 촬영 중에도 매일 2시간씩 서울 영등포의 한 체육관에서 복싱연습을 한다.주위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열심인 이유가 꼭 연기를 위해서만은 아니다.“땀 때문에 화장도 못하고,맞아서 얼굴도 붓고,마우스피스로 입도 툭 튀어나오고….그래도 즐거워요.복싱은 묘한 매력이 있는 스포츠예요.” 신민아가 너무 겁없이 주먹에 얼굴을 들이대는 통에 오히려 이현직 PD는 “제발 몸 좀 사려라.”고 부탁할 정도다. 지난 2001년 초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로 연기 데뷔한 신민아는 뮤직비디오와 CF모델로 먼저 얼굴을 알린 전형적인 N세대 스타.영화 ‘화산고’와 ‘마들렌’ 등에 출연했지만 연기력에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신민아는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중에 신비한 동양 공주 역을 꼭 해보고 싶은데 너무 망가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웃었다. 인천 채수범기자 lokavid@
  • [발언대] 경찰 중간간부 증원 절실

    돌이켜보건대 사회적으로 각종 격랑이 일 때마다 경찰은 치안과 질서의 유지자로 중심을 잡아왔다.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또한 많은 경찰관들이 부상 등의 고초를 겪었고,지금도 겪고있는 게 현실이다. 80년대 공안시절 각종 시위에서 최근의 화물연대 시위,민노총·한노총 시위,위도 핵폐기장 건설 반대 시위 등에 이르기까지 경찰은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면서 과격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월드컵 때와 같은 국가적 행사에서도 경비와 질서유지 등의 역할은 경찰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모두 국민과 주민의 안녕을 위해서다. 국가의 발전과 성장은 사회안정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1998년도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살인 범죄발생률이 미국 7.4건,독일 3.53건,프랑스 3.68건,영국 2.75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건이다.반면 검거율은 미국 66.9%,독일 95.2%,프랑스 82.7%,영국 92%이고 한국은 98.2%이다.치안면에서 우리나라는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이는 모든 경찰관이 보람과 긍지를 갖고 국가와 사회안정을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찰은 주어진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생치안을 확립하여 사회안정을 기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지역경찰제를 시행하고 있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그러나 경찰조직은 일반공무원이나 일본경찰 등과 비교할 때 경사이하 하위직이 86.2%를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중간간부(경위∼경정) 정원 확대요구를 특정조직의 이기주의로 보지 말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으로 이해해야 한다.이런 이해 속에 모든 경찰관들이 자긍심과 희망을 갖고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수창 충북경찰청 공보관실 경위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2)김윤식

    ‘국문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김윤식 선생을 뵙고 한국문학 연구의 현 단계를 묻기로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선생이 일생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직분의 논리다.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안일한 나날보다도 비통한 나날을,죽음 이외의 휴식은 없는 것이다.” “노예선의 벤허처럼 눈에 불을 켜야만 나는 사는 것이었다.” 인터뷰 때 찢어진 바랜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월평 쓰려고 준비하기 위해 갖고 다닌 거요.그 옆에 종이는 작품 읽고 메모해 놓은 거고.월평을 쓰려면 세 번 읽어야 된다고.한 번 읽고,쓸 때 다시 꺼내가지고 읽고,쓰고 난 다음에 대조해가면서 다시 읽고.그래야 돼.외국 갈 때는 잡지를 찢어가지고 가방에 넣어가.안 그러면 무거워서 많이 못 가져가니까.” 김윤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은 몹시 긴장되었다.내게 무서운 선생님인 까닭이다.강의실에서 선생의 꾸짖는 소리를,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를 죽여 가며 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무서움에 앞서 선생은 제자들보다 더 일찍 연구실에 불을 켜놓는 부지런함 때문에,날마다 읽고 쓰는 놀라운 규칙성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딱딱한 안면,퉁명스러운 말씀을 떠올리며 용산 자택으로 찾아갔다.기어들어 갔다고나 해야 할까.예상 외로 강의실에서와는 달리 선생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어떻게 지내나?” “….” 선생이 건네는 말씀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는다.간단한 ‘요식 절차’가 끝나자 인터뷰를 서두른다.여전히 긴장한 탓이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책을 하나 써서 곧 나올 때가 되었어요.우리 세대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구는 일제 강점기 문학이니까….정년 퇴임 후에 일제말기 한국 작가들이 일본어로 글 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해 왔고….한 400페이지 되는 책으로 나올 것 같아요.” “내용이라면?” “유진오,김사량,이효석 이 세 사람이 일본말 창작을 자유롭게 했는데 이중에 이효석이 제일 정확하고 언어감각이 뛰어났어요.그냥 일본말로 바로 창작을 했지요.유진오도 대단히 정확했고 김사량은 그중 제일 서툴렀고….” “일제 말기 일본어 문학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하자면 그들은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셈인데,한국의 근대문학이라고 했을 때 그 문학은 근대국가가 만든 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겠소? 그게 국어지.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망하고 없었으니 조선어학회 같은 곳이 국가 역할을 대행했어요.그런데 일제 말기에 국가를 대행하는 이것을 잡아 가둬 버리기 시작한 것이 1942년 10월이에요.33인을 잡아넣었어요.33인이라는 것은 삼일운동 때 33인,그걸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1945년 광복까지가 암흑기라는 것이오.1942년 10월까지는 조선근대문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없어요.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조선근대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문학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일본어로 문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한국근대문학의 고통스러운 운명이 느껴지는군요.” “근대문학이 뭐냐 하면,자본재 생산양식 또는 국민국가주의가 문학에 투영된 것이잖소? 그런데 우리는 근대국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일제라는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단 말이에요.근대국가라는 것이 사실은 ‘제국주의’인데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던 거죠.이 특수성,자기모순,우리 근대문학은 근대문학으로서의 보편성 외에 이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학이었어요.” “최근 들어 특수성 대신에 보편성,즉 식민성 대신에 근대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 176개의 나라가 있지만 근대화하지 않은 나라는 아무데도 없어요.국민국가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는 천하가 다 아는 거라고.우리만 사람이고 우리 아닌 사람은 다 짐승이고,그래서 잡아먹어도 괜찮다,카니발적인 거라고.카니발리즘.그러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끼리는 잡아먹지 말자는 거죠.그러니까 지금 사람이 생각해낸 것 중에서 제일 고약하지만 합당한 원리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선생의 일생을 지탱해온 문학 근대주의자 면모를 새삼 재발견한다.그렇다면 문학 역시 특수성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이 되지 않으면 안될 터. “그렇다면 한국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내가 김현하고 문학 활동하던 그 세대에는,어땠냐면,어떻게 하면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임화의 이식문학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걸 가지고 떠들고 했어요.자본주의가 우리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려고 했었고.그런데 요새는 어떠냐.안병직씨 이론이 더 맞다고 하잖소.조선은 근대화할 능력이 없었다,일본이 와서 근대를 이식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이식문학 극복하자고 떠들던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 국민국가문학,이런 거 하는 것보다도,문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게 광복 직후에 김사량이 펼친 주장이잖소.이태준이 김사량 보고 너 일제시대 때 일본말로 글 쓰지 않았느냐 했더니,김사량이 뭐라고 했소.나 큰소리 안 친다 말이야,그러나 당신은 그럼 뭘 했는가.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나는 일본말로 썼든 뭐로 썼든 쓰지 않았느냐. 요즘 시점에서 보면 이 김사량의 입장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도 일본하고 전쟁한 거라고 보지 않아요? 이런 세대가 부각되고 있음을 사실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어딘가 거북해진다.386세대의 일원인 나는 특수성에 목을 매고 살아온 까닭이다. 한편으로 보면 식민성이니 제국주의니 하는 특수성을 떨치고 세계화니 현대화니 하는 보편성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선생의 관심사를 한국문학이라는 특수성 쪽으로 환기시키려 해 본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근대문학의 특질은 무엇입니까.” “한국근대문학사를 공부해 오다 보니까 이게 일본근대문학사로부터 대단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지 않았겠소? 한국근대문학을 일본근대문학과 비교하면서 보는 시각은 한국근대문학만 보는 시각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세계의 관심사가 언어와 문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국문학도가 살아남으려면 국문학만 해서는 안됩니다.한국근대문학사의 특질이다,뭐다,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다,하는 시각을 갖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문화틀 속에서 견주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오히려 나를 선생의 시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현대문학은 세계문학사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수준에 와 있습니까.한국문학은 세계문학사상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언어나 문학이나 이제 단일성만 주장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나라는 아마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아닐까 해요.다른 문화권은 이미 단일성을 주장하지 않아요.우리만 한국어라는 단일한 전제를 갖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 국민정서 전체를 버티고 있는 거죠.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우리 문학이 늘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학은 늘 인간은 벌레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어요.인간의 위엄에 어울리는 문학을 우리는 해왔단 말이에요.일제 때도 그렇고,광복 후 분단 문제와노사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고.그런데 20세기 이후 21세기의 한국문학은 방향이 바뀌고 있어요.거꾸로 인간은 벌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인간은 벌레다,짐승이다,요녀다,물고기다.이런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요.이것이 한국문학의 단일한 정체성에 파열구를 내고 그 방향을 바꾸고 있어요.인간을 하나의 생물로 보는 커다란 상상력을 통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국적성의 해체 국면이군요.” “한글로 쓰든 영어로 쓰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DNA예요.DNA 문제예요.여기서는 한국이고 뭐고 세계가 다 똑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버마스 쪽을 지지하고 있어요.이성이 아무리 도구적인 이성이 되어 가지고 유태인을 죽이고 미사일 가지고 실험한다 하지만 창조하는 것도 이성이란 말이에요.인류는 어떻게 하든 간에 이성을 살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제일 많이 흔들린 때는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였어요.프랜시스후쿠야마가 역사가 끝났다고 하더군요.역사가 끝장났다면 인간은 그럼 뭐냐.나는 역시 이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이성이 아무리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그것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년퇴임한 선생이 나이 어린 나보다 더 젊게 보이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선생은 세계화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의 아파트를 빠져나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예사 장맛비가 아니라 좍좍 내리 퍼붓는 소나기였다.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험한 비가,장대 같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꽂히고 있었다.나 또한 매일 젊어져야 하리라.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평론가 김윤식 ●조선 향기 가득한 자택 겉모습만 보면 김윤식 선생은 서구식 멋쟁이다.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뒤로 잘 빗어 넘긴 머리칼은 지성을 상징한다.양복과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항상 세련된 조화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모던 보이’ 같은 외모와는 달리 뜻밖에 아파트는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흔한 서구식 응접세트 대신에 자리를 깐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안성맞춤인 낮고 넓은 옻칠 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그 위에는 우리네 화병이 하나,흰 접시가 하나,접시 위에는 산수유 열매 몇 점. 한쪽 벽에는 백자며 분청사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고전미를 자아내는데 방문은 모두 격자무늬다.선생의 서구식 외모와는 전혀 다른 ‘조선식’ 생리를 발견한 것이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내외만 사는 그곳엔 먼지 한 점 찾을 수 없다.여인은 어디론지 나가고 없고 선생 혼자 지키는 대낮의 실내는 적막하기만 하다.선생은 국문학이라는 바다를 헤쳐나가는 고독한 항해자였다. ●문학 유목과 지적 여정 1936년생인 김윤식은 한국 현대소설 및 비평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자이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는 현역 비평가다.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문학사의 뼈대를 만든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이래 숱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벌여 100권을훨씬 상회하는 한국현대문학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니,그로 인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광수와 그의 시대’,‘염상섭 연구’,‘김동인 연구’,‘김동리와 그의 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 연구는 젊은 국문학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이외에도 ‘한국근대문예비평사’,‘한일문학의 관계 양상’ 등은 한국현대문학사를 일본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구서다. 또 ‘황홀경의 사상’ ‘낯선 신을 찾아서’ 등의 예술·기행 산문집은 현대 산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 노건평 의혹 /前소유주에 전화 새불씨 / “2억5000만원짜리 땅 2800만원에 팔았다고 해라”건평씨 ‘매매가 낮추기’ 의혹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신용리의 임야(인척 백승택씨 명의)와 관련,전 소유주인 김기호(77·김해 국제관광 회장)씨에게 “2800만원에 팔았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만나 “2억 5000만원을 받고 땅을 건평씨에게 팔았다.”고 말한 것으로 한나라당이 27일 공개한 녹취록에 기록돼 있다. 이는 결국 건평씨가 실질적으로 자신과 노 대통령 소유인 이 땅의 매매가를 김씨에게 낮춰 말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건평씨,“매매가 낮춰 달라.” 부산 중구 동광동의 김씨 사무실 직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쯤 건평씨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와 김씨 비서에게 “김 회장에게서 전화가 오면 ‘겁먹지 말고 정공법으로 신용리 땅을 2800만원에 팔았다고 밀고 나가라.’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이 전화 직후 건평씨와 김씨는 직접 접촉, 한나라당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녹취록 사실 아니다.” 이 시간 이후 김씨는 실제로 잇따른 확인요청에 “2800만원에 팔았다.”고 답했다. 김씨는 오후 동광동 사무실로 찾아간 기자에게 “백씨에게 (2억 5000만원이 아니라) 2800만원에 팔았다.”고 말하고 “한나라당의 녹취록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김씨는 ‘녹취록에는 한나라당 당직자 2명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돼 있다.’는 질문에 “모른다.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김문수도 모르고 안면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건평씨와의 통화내용을 묻는 질문에 “녹취록 관련 보도내용에 대해 얘기했다.”며 “한나라당에 가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건평씨에게 해명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러나 ‘한나라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싸울 생각은 없다.그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느냐.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다. ●백씨,“전 소유주 만난 적 없어.” 등기부상의 땅 소유주인 백씨는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씨와 노 대통령의 인과관계는 아는 바 없고,전 땅주인 김씨도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그는 “땅을 산 시점은 96년 1월로 당시 집에 단감을 판 돈이 있어 계약금 280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한 뒤 한달쯤 뒤 소 20여마리를 판 현금으로 잔금을 치렀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사이버 주간뉴스 톱5

    ●인기배우 자살에 슬픈 네티즌 홍콩 영화배우 장궈룽(장국영)이 지난 1일 호텔 24층에서 떨어져 숨지자 네티즌들은 충격 속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벚꽃 보러 떠나자. 봄 나들이를 계획하는 네티즌 덕에 ‘벚꽃’,‘안면도’,‘에버랜드’ 등의 키워드가 인기어로 급부상했다. ●‘사스(SARS)’ 공포에 여행 자제 전 세계를 강타한 괴질 ‘사스’가 한국에서 발병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인터넷이 도배됐다. ●빌 게이츠 피살 오보 한 케이블 방송이 4일 미국의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가 피살됐다는 오보를 방송한 해프닝으로 네티즌들이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결국 파병안 통과 국회가 이라크 파병안을 통과시키자 네티즌들은 격렬한 항의 집회를 열자는 글을 각종 사이트에 남겼다. 엠파스 제공
  • [새해 시정] 심대평 충남지사

    “원형 그대로 복원할 수 없다면 친환경적으로 건립하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최근 승인한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과 관련,“문화적 가치,관광자원 확충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익적 측면이 더 강해 승인했다.”고 21일 밝혔다.그는 “당초 계획했던 전통가옥 전시장을 없애는 등 시설을 대폭 축소하고 친환경적인 시공을 하는 조건으로 건립 승인을 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환경단체와 언론 등이 건립부지 이전을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산림·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지금까지 충남도는 한곳만을 부지로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태안 안면도 국제관광지 사업은 알나스르사가 현재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국제적 무기거래상 카쇼기의 회사다.심 지사는 “알나스르사가 국내법에 맞는 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제출하고 투자이행을 보장하면 후속 절차를 밟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사업도 카쇼기측에서 카지노와 골프장 건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그는 “골프장은 종합관광지 조성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지만 카지노는 국내법상 허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마찰이 잦은 것과 관련,그는 “NGO는 21세기 새로운 정책 주도세력”이라며 “이들과의 협력방안에 대한 세부 기본계획을 세워 발전적 관계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최근 용역기관 충남발전연구원으로부터 도청이전 후보지 3곳을 추천받았으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연계,추진하겠다.’며 발표를 미루고 있다.심 지사는 “도청이전 문제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드러나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내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그는 “도청이전 후보지 공개 및 행정수도 연계 검토 여부는 도의회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지사는 또 “올해 보령∼안면도간 연륙교 기본설계 추진 및 사전 환경성 검토를 위해 국비 45억원이 확보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자랑했다.이 연륙교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공사가 추진된다.이에 앞서 안면도를 가로지르는 지방도가 국도 77호선으로 승격돼 정부가 이 사업을 주도하는 데 발판이 됐다.심 지사는 “정부를 상대로 예산 확보 활동을 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관광산업이 최고의 전략산업으로 부상했다.”며 “행정력을 집중,충남을 전국 제1의 신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지난해 천안∼논산고속도로와 금강변 ‘백제큰길’이 완공돼 교통망이 훨씬 좋아졌다며 “관광지 주변에 숙박과 쇼핑시설 등을 갖추겠다.”고 했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되새기는 이벤트도 마련했다.안면도 일대 40만평에 유채를 심어 올 봄에 ‘유채축제’를 열고 박람회가 열렸던 기간에 꽃 전시회도 갖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복지 Q&A/ 급여기록 내역 어디서 신청

    ◆제가 가입하고 있는 보험회사에서 개인급여기록내역을 요구하는데 어디에다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개인 급여 기록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6조에서 정한 비밀의 유지를 준수하기 위해 본인의 요구가 있더라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금융기관 또는 보험회사 등에서 일정한 급부금을 수령할 수단으로는 개인급여내역의 열람·발급을 관련법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제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귀하께서 질의하신 보험회사 제출용으로는 개인급여내역 발급이 불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악관절이상으로 인해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는데 고통을 겪는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치아 교정이나 턱수술때 요양급여가 적용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3항이나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1항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대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즉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신체의 필수기능개선 목적이아닌 경우,예방진료로서 질병·부상의 진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건강보험급여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등입니다.특히 음식을 씹거나 발음기능을 개선할 목적이 아니라 외모개선 목적의 악안면 교정술 및 교정치료는 보험급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귀하처럼 음식을 씹거나 발음기능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라면 보험급여대상입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제공
  • 北국적 첫 프로복싱 챔프 탄생

    북한국적의 첫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 탄생했다. WBC 슈퍼플라이급 6위 홍창수(26)는 27일 일본 오사카체육관에서 벌어진 타이틀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챔피언 조인주(30)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홍창수는 22승(5KO)1무2패를 기록했고 6차방어에 실패한 조인주는 18연승(7KO) 뒤첫 패배를 당했다. 프로복싱 첫 ‘남북 대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조총련계 홍창수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1라운드부터 거칠게 조인주를 몰아 붙였다.조인주는 2라운드에서 홍창수의 강력한 훅을 맞고 휘청거리는 등밀리기 시작했고 2라운드에서 오른쪽 눈 밑에 부상을 입어 경기내내애를 먹었다. 홍창수는 원투 스테레이트와 양훅을 조인주의 안면에 적중시키면서2라운드 이후 줄곧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다.4라운드 2분쯤 홍창수의날카로운 스트레이트를 맞고 다운을 당한 조인주는 이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 공세에 나섰지만 홍창수의 스피드에 눌려 실마리를풀지 못했다.홍창수는 조인주의 공격을 피해가면서 착실하게 반격을펼쳐 완승을 끌어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한국가수 조항조씨와 조총련계 가수 강춘미씨가 링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관중들과 함께 불러 남북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박준석기자 pjs@
  • 전남 완도 ‘빛나는 抗日의 섬’

    전남 완도 출신인사들은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신간회,광주학생의거는 물론 일본의 노동운동에도 깊이 관여했다.지역안에서도 수의위친계활동,일심단사건,고금학교의거,소안배달청년회 사건 등 주목할만한 항일활동을 펼쳤다. ‘완도군 항일운동사’는 바로 ‘군 단위로는 전국에서 가장 격렬한항일운동을 펼친 곳’이라는 이 고장 사람들의 자부심을 담은 기록이다.완도군항일운동기념사업회가 펴낸 이 책에는 완도의 항일운동과관련한 ▲사진기록 ▲지도자 ▲항일노래 ▲관련논문 ▲재판기록 ▲신문기사가 충실히 담겼다. 국토의 서남단에 자리잡은 고장에서 어떻게 이토록 활발한 항일운동이 펼쳐질 수 있었을까.박찬승 목포대 사학과교수는 “완도는 해태양식에서 비롯된 경제적 기반에,보수적인 양반계층이 적었고,해외와 물적·인적교류가 활발했던 목포항이 가까워 개화사상을 일찍부터 받아들였다”고 말한다.그 결과 다른 어느 지역보다 교육·계몽운동이 활발하여 사립학교들이 다수 설립됐고,이 학교들이 항일운동의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완도에는 1913년 사립소안중화학원을 시작으로 노화영흥학원·조약도 약산학교·신지학교·군외 교인학교·노화대성학교·금당학교·모도학원·완도대신학원·노화중통학원·노화충도학원,하도학원·방축리일신학원·횡간학원 사립학교들이 다투어 설립됐다.특히 1905년 토지조사사업이 실시됐을 때 일제가 소안도 등 여러 섬을 왕실에 넘겨주자 4명의 소안면민대표는 토지소유권 반환청구소송을 냈고,13년 동안의 법정투쟁끝에 1922년 승소했다.이른바 ‘소안면 토지계쟁사건’으로,이 때도 소안면민들은 재판에 이긴 것을 기념하여 1만 400원을 갹출,사립소안학교를 세우기도 했다.당시 사립학교의 설립자와 교사들은 당대의 지도자들이었고,그 명성은 함북지방과 서울·중국으로도퍼져 항일운동을 하던 명망가들이 자원해서 완도로 찾아들기도 했다. 완도의 자생적 항일운동은 1914년에는 소안에 본부를 둔 ‘수의위친계(守義爲親契)’로 이어진다.상부상조의 전통적 계로 포장했으나 실제로는 전남북과 경남북을 범위로 한 항일조직이었다.유능한 인재를뽑아 독립운동의 전초기지인 중국과 일본에 파견하고 군자금을 모금하여 중국의 독립군에게 전달하는 한편 중국에서 육혈포를 반입하여국내조직에 배포했다.1920년 100여명의 회원들로 조직된 배달청년회도 기억할만 하다.이들은 친일면장이나 일제경찰과는 어떤 말도 하지않는 이른바 ‘불언동맹’을 맺어 실천하기도 했다고 ‘완도군…’은기록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 [대한광장] 끈질긴 부패의 역사

    맑고 깨끗한 세상의 건설은 한낱 이상에 불과한 일인가.세상이 언제까지 이처럼 썩고 병든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차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부패 문제임은 국민모두가 공감하는 바다.그 동안 지겨울 정도로 부패척결이다,공직자 사정이다 하면서 기발한 수단과 방법을 죄다 동원해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오죽하면 전통적으로 상부상조의 문화적 향기가 스민 축의금이나 조의금까지 부패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 과장급 이상 공무원은 부조금을 받을 수 없게 하겠다는 정책 발상을 했겠는가.이를 감안한다면 우리사회의 도덕적 수준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하는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부패의 뿌리는 그만큼 깊고 질긴 것이다. 실학자 다산선생은 자기가 살던 세상을 “온 세상이 부패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天下腐已久矣)라 하여 썩고 부패한 지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라고 진단하였다.더구나 부패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아니라 “썩고 문드러졌다”(腐爛)는 극단적 수사를 동원하여 당시 사회의 극심한 부패 실상을 아프게 고발하였다. 이는 부패가 이미 역사적이고 관행적인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고질화했다는뜻이다.언젠가 외국 잡지에서 한국을 포함한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는 부패가 ‘풍습적’(habitually)으로 행해진다고 쓴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때 그 기사가 실감나게 다가왔는데 수십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그러한 느낌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한심한 일이 아닌가. 옛날 중국 한(漢)나라때 일이다.궁녀 중에 왕소군(王昭君)이라는 천하절색이 있었다.얼굴도 미인이지만 품행까지 방정하여 황제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궁녀였건만 끝내는 북방 흉노족의 추장에게 팔려가는 기막힌 처지를 당한 비운의 주인공이다.당시 황제들은 화공에게 궁녀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한 다음,그것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여인을 골라 총애하였다.황제의 사랑을 기다리는 궁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생긴 간택 방식이었다.그런데 못생긴 궁녀들은 자신을 예쁘게 그려 달라고화공에게 뇌물을 바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다.평소 미모에 자신이 있던 왕소군은 화공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았다.화공은 그녀의 얼굴바탕은 예쁘게 그려주었지만 안면에 점을 찍어 곰보로 만들어 버렸다.이 때문에 왕소군은 추녀로 낙인 찍혀 흉노로 팔려갈 수밖에 없었다. 뇌물의 유무에 따라 결과가 사실과 달리 이처럼 현격하게 벌어지니 어떻게뇌물질이 끊어지겠는가.뇌물로 인하여 추녀도 미녀가 되고 미녀도 추녀가 되는 것이 한(漢)나라 때부터라면,2,0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뇌물의 역사(?)가 아니겠는가.자,그렇다면 그러한 효과를 지닌 뇌물의 역사를 누가,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까.해결해야 할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동양의 현인들은 청빈(淸貧)한 삶을 그처럼 강조했고,청백리들을 왕조마다 예우했건만 뇌물은 없어지지 않았고,부정과 부패는 줄어들지 않았다. 다산은 부패한 세상의 교정을 위해서 두 가지 원칙을 제안했다.하나는 인간의 의식개혁이요,둘은 법과 제도의 개혁이다. 다산은 의식개혁을 위해 공직자의 청렴정신과 청백리 정신을 수없이 반복해 강조한 바 있다.이제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천 가능한 법제의 개혁을마련하여 부패방지의 기초를 세우고,공직자들이 국가에 정성을 바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자부심과 사명감을 심어줄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이다.부패의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 나라,이제는 그 부패의 질긴 역사 고리를 끊을 때가 왔다.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짜내어 이번만은 반드시 이 작업을 성과 있게 만들어내자. [朴錫武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을숙도·주남 저수지 환경파괴로 철새 줄었다/주요 13곳 조사

    ◎최대도래지서 8·10위로 밀려나/천수만 38.8% 214만마리 관측… 1위 부상/아산만 72만·금강 45만·만경강 37만마리 순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던 창원 주남저수지와 낙동강 을숙도가 생태계 파괴로 최고의 자리를 내주고 서해안 천수만이 국내 최대의 겨울철새 도래지로 부상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한강 하구와 낙동강 하구 등 전국 13개 주요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전국 겨울철새 동시 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전체 겨울철새 숫자는 5백52만5천19마리로 집계됐고,지역별로는 천수만이 38.8%인 2백14만2천883마리로 가장 많고 아산만 72만6천664마리,금강 45만5천533마리,만경강 37만1천669마리,대호 32만7천69마리 등 1∼5위를 서해안이 차지했다. 최근 갈대밭 훼손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낙동강 하구 을숙도는 26만8천8마리로 8위,개발 여부를 놓고 주민과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는 주남저수지는 4만7천333마리로 10위로 각각 밀려났다. 이번 조사에서 관찰된 겨울철새는 모두 115종으로 천수만에서 111종,아산만에서 105종,만경강에서 99종,한강에서 95종,금강에서 92종이 각각 관찰됐다. 가장 많이 관찰된 철새는 청둥오리(28만5천311마리),가창오리(11만6천522마리),큰기러기(5만6천491마리),흰뺨검둥오리(5만1천601마리),민물도요(3만7천125마리),고방오리(3만2천442마리),붉은어깨도요(2만2천406마리),흰죽지(2만603마리) 등이다.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천수만 지역은 간월호와 부남호 등 2개의 간척호수와 간월도와 안면도를 잇는 광범위한 지역이다.이 지역은 대규모 농경지로 갈대숲과 수로가 발달한데다 사람들의 출입이 적어 청둥오리와 가창오리 등 수면성 오리류와 큰기러기가 많이 찾고 있다. 아산만 지역의 삽교호는 수심이 얕고 면적이 넓으며 특히 아산만 관광단지 앞의 갯벌지역은 지대가 높아 만조 시에도 잠기지 않을 때가 많아 철새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천수만 지역의 수질오염,아산만 지역의 골재채취 공사 등은 철새 서식의 위협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에서 관찰된 천연기념물은 모두 24종으로 천수만에서 16종,한강과 낙동강에서 각 10종,금강과 주남저수지에서 각 9종이 나타났다.
  • 서울 도봉갑·경북 상주(4·11총선 표밭 현장을 가다:11)

    ◎서울 도봉갑/무주공산지역… 홍일점 여후보 부상/양경자씨 지명도­김근태씨 참신성 대결 서울 도봉갑은 현역의원이 없는 무주공산지역으로 인지도와 참신성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전통적인 야당강세 지역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보수안정과 개혁성향의 지지표가 후보들 사이에 분산될 전망이다. 창3동에서 전자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9)는 『과거 선거에 비해 정당간 이념의 색채가 엷어져 후보선택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 『여전히 지역연고를 강조하는 주민도 있지만 보수 쪽이든 재야 쪽이든 인물위주의 선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역은 사실상 신설지역구에 해당한다.선거구 조정으로 지난 14대에 비해 대상지역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당시 도봉갑구 가운데 쌍문 1,3동만 남고 나머지는 도봉을,강북갑으로 넘어갔다.대신 도봉병의 창 1∼5동이 편입됐다.12만3천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아파트 거주자가 절반에 이르고 고졸 이상이 65%로 유권자들의 학력이 높은 편이다. 신한국당은 12,13대 전국구 의원을 지낸 양경자 위원장(56)을 내세웠다.오랜 지역활동을 통한 지명도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여성지지 표도 기대하고 있다.완구제조업체를 경영하는 남편이 핵심참모역할을 하고 있어 호흡이 매끄럽다.일찌감치 D­2백일 작전을 세우고 바닥표를 훑고 있다. 국민회의는 재야운동권의 대표적 인물인 김근태 당부총재(49)를 내세워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지역내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처지지만 참신성과 경력의 차별성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특히 출근길 지하철과 시장 등을 돌며 부드러운 이미지와 합리적 개혁성향을 최대한 부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평수 당정책실장(46)을 비장의 무기로 내놓았다.한국은행 조사부와 차관보급인 국회정책연구위원 출신의 경제통이다.근소세 감면등 경제관련 공약으로 젊고 고학력인 중산층 유권자를 겨냥하고 있다.특히 호남출신으로 3선개헌 반대시위 등 민주화운동 경력도 있어 22∼23%에 이르는 호남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자민련의 신오철 위원장(58)은 변호사출신으로 13대 의원을 지냈다.14대 때 민자당 후보로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20여년 동안 지역에 바탕을 두고 5천여쌍의 주례와 무료변론을 통해 지지기반을 넓힌 점이 강점이다. 한 정당 관계자는 『솔직히 DJ(김대중 국민회의총재)지향의 구도가 조금씩 허물어 지고는 있지만 실제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관건은 25∼35평 아파트에 사는 절반 가까운 유권자들의 마음』이라고 전망했다. ◎경북 상주/경북 최대 격전지… TK정서가 변수/예측불허속 “그래도 인물은 이상배씨” 『상주에는 인물이 많아요.장관급을 세번 지낸 사람도 있고 법관을 지낸 변호사도 8년째 지역을 위해 일하고 있지요.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서되는 사람도 명예회복을 한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한 정당의 지구당대회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9)는 『이번 선거는 (투표함을) 까봐야 결과를 알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대구에 있는 한 여론조사기관의 총선 여론조사도 경북지역에서 가장 열전이 벌어질 지역으로 상주를 꼽았다.이 지역은 후보들의 난립이 없이 뚜렷이 3파전으로 선거전의 막이 오르고 있다.경륜이냐,지역을 위한 봉사냐,지난 정권에 대한 향수냐가 선택의 기준이다. 신한국당의 이상배씨(57)는 환경청장,총무처장관,서울시장을 지낸 관료출신이다.뒤늦게 신한국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전에 뛰어든 부담은 있지만 중앙무대에서 관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상주에서는 지역이 낳은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이씨도 『그동안 서울에서 관료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당선시켜준다면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인물론으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 자민련의 이재훈씨(54)는 사법고시 4회출신으로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뒤 변호사로 개업하고 있다.지역에서는 무료법률상담과 이안면 출신으로 이안장학회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지명도를 확보했다.자민련에서도 경북의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이씨는 지난 13·14대에는 여권의 공천을 원했으나 지난해 상주시장에 당선된 김근수 전 의원에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그러나 이씨는 10년 가까이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온 끈기로 이번에는 일찌감치 자민련에합류해 표밭을 다지고 있다.신한국당의 이후보와는 경기고와 서울대 3년 선후배사이다. 이 지역의 최대 변수는 저변에 깔려 있는 TK정서다.상주시지역은 다소 덜하지만 군지역으로 갈수록 반신한국당으로 표현되는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서인 김상구 의원(60)은 지난 14대때는 무소속으로 당선돼 신한국당에 입당했다.그러나 역사바로세우기 및 전 전 대통령의 구속 등의 정치격류에 밀려 탈당했다.육사 출신인 그는 이 지역에서 과거정권에 대한 향수와 지역감정을 업고 3선고지를 노리고 있다.지난해 상주시장 선거에서도 6명의 후보가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해 무소속의 김근수시장이 당선되었듯이 이 지역의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엷은 점을 파고들고 있다. 이들 세후보 이외에 시사월간 투데이지 발행인인 김남경씨(40)가 젊음을 내세워 도전하고 있으나 이 지역에서 태어났음에도 주로 외지에서만 성장해온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얘기다.
  • 열차 탈선 1백90명 부상/1명 사망/철교 교각 침하… 10량전복

    ◎장항·충북선 당분간 통행 힘들듯 【괴산·원주=한만교·조한종·이순녀 기자】 25일 상오5시38분쯤 부산 부전역을 떠나 청량리역으로 가던 제308 무궁화호열차(기관사 이동혁·33)가 충북 괴산군 도안면 도당리 청안천 충북선 화성철교를 지나다 폭우로 교각이 침하되며 탈선,객차 11량중 10량이 전복됐다.이 사고로 홍익회직원 박수석씨(38)가 승객들이 한꺼번에 쏠리는 바람에 압사했고 승객 1백9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전복된 차량2량은 하천으로 빠졌다. 철도청은 대형 크레인 2대와 선로보수요원 50여명을 투입,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철로가 심하게 훼손된데다 비가 계속 내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찰은 기관사 이씨와 부기관사 신우선씨(33·제천기관차사무소 소속)를 소환,사고당시 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철도청관계자에 대해서도 안전점검 및 교량순찰여부를 확인중이다. 이에 앞서 상오4시40분쯤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앞 중앙선(청량리기점 1백19.5㎞) 철로 20여m가 산사태로 매몰돼 이 곳을 지나던 제544호 통일호열차(기관사 정인규·52)의 기관차 1량과 발전차 1량이 전복되고 객차 3량이 탈선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 경부선이 5곳에서 철로가 침수되거나 산사태로 막힌 것을 비롯,중앙선 2곳,장항선 5곳,영동선 1곳,태백선 1곳 등 모두 19곳에서 철로가 막혔다. 철도중단사태는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하오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됐다. 경부선은 전의∼서창역간 선로침수구간의 물이 빠져 하오6시부터 상·하행선 모두 정상 개통됐다.영동선도 현동∼분천간 산사태로 매몰된 선로에 대한 복구작업이 끝나 하오4시쯤부터 정상 운행되고 있으며 태백선도 하오4시30분 복구가 끝나 정상 개통됐다. 그러나 장항선은 신선∼광천역간 선로침수지역이 많아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충북선도 경부선 무궁화열차의 탈선사고로 복구작업이 늦어져 당분간 열차운행이 어렵게 됐다.
  • 시위대가 장갑차 포위하자 장교 첫발표/「5·18」수사 의문점 규명

    ◎21일 전남도청앞 충돌전 장교위주 실탄분배­발포경위/전교사령관­31사단장 계통밟아 군병력 투입­군지휘권/광주시내 시위대처 급급… 병력운용 여유없어­무기피탈 방치/인명피해·뚜렷한 피탄흔적·파편 등 확인안돼­헬기 기총소사/8명의 사체서 자상 발견… 대검 사용 인정­대검등 사용/정지불응 미니버스에 총격… 10여명 사망­광주외곽 피해/「신원·사망경위 불명」 많아 확정 불가능­사망자수 검찰이 18일 「5·18」사건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의문점들이 밝혀졌다.검찰수사 결과 드러난 발포경위 및 헬기 기총소사 여부,대검과 화염방사기 사용여부,사망자 수,무기피탈 고의방치 여부,광주 파견부대 지휘권의 2원화 여부 등 7가지 의문점을 정리해 본다. ▷발포경위◁ ▲공수부대의 발포는 5월20일 하오11시쯤 광주역 앞에서 시위군중에 발포하면서 계속되었는데 21일 하오1시쯤 도청 앞에서의 집단발포의 형태는 시위대의 차량돌진을 저지하기 위한 자위목적의 우발적 사격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 ­광주에서의 최초발포는 5월19일 하오5시쯤 광주고부근에서 있었던 바,당시 사직공원을 수색하고 복귀하던 11공수여단 63대대 배속 장갑차가 이 학교 부근에 이르렀을 때 시위대가 장갑차를 포위공격하면서 불붙은 짚단을 던져 불을 붙이려 하자 장갑차에 타고 있던 한 장교가 장갑차 문을 열고 공포를 쏘고 다시 위협사격하는 과정에서 주위에 있던 고등학생 1명이 총격을 받아 부상당했음. 또 20일 하오11시쯤 3공수여단이 광주역일대에서 시위대와 공방을 벌이던 중 트럭·버스 등 시위대의 차량돌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수세에 몰리자 3공수여단장은 경계용 실탄을 예하대대에 전달하고 대대장은 이를 장교 위주로 분배해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을 향해 발포했으며 광주역으로 실탄을 전달하러 가던 특공지원조가 시위대와 마주쳐 진로가 막히자 위협사격을 하는 한편 21일 다시 전남대 앞에서 장갑차·경찰가스차 등 시위대의 차량돌진공격에 대응해 발포,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이는 광주시민의 공분을 고조시킬 목적으로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발포였다고는 할 수 없음. 이와 함께 21일 전남도청 앞에서의 발포경위에 대해 그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서는 시위대의 1차 장갑차공격후 도청에서 철수하던 31사단 병력으로부터 공수부대가 소량의 실탄을 인수하여 장교들에게 분배한 상태에서 다시 시위대가 차량공격을 해오자 장교들이 자위적 차원에서 발포한 것이라고 주장돼왔으나 이번 수사결과 11공수여단 61·62대대는 도청 앞 금남로에서 시위대로부터 차량공격을 받은 후 시위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20일 밤 12시쯤 대대장이 대대장 지프 등에 통합보관하고 있던 경계용 실탄을 대대장의 명령에 따라 위급시에만 사용하라는 지시와 함께 중대장이상 장교에게 15발들이 1탄창씩 분배하고 63대대는 21일 상오10시30분쯤 실탄을 분배함으로써 같은 날 하오1시쯤 시위대의 차량공격이 있기 전에 이미 장교 위주로 실탄이 분배돼 있었음이 확인됐음. 또 당일 하오1시쯤 시위대가 장갑차등으로 공수부대에 돌진,공격해오고 병사 1명이 장갑차에 깔려 사망하자 이에 대응해 첫 발포가 있었으며 다시시위대가 장갑차와 버스 등 차량돌진을 계속하자 공수부대 장교들이 집단적으로 발포했고 이와 비슷한 시점에 7공수여단 35대대도 철수하던 31사단 병력으로부터 실탄을 인계받아 이를 장교들에게 분배하는 한편 돌진하는 차량을 피해 인도와 인근 건물로 산개했던 공수부대원중 일부가 도청 및 주변건물 옥상에 올라가 경계를 하고 있다가 접근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사실이 확인됐음. 따라서 이같은 발포는 대대장이나 여단장이상의 상급지휘관이나 별도의 지휘계통에 있는 특정인의 구체적인 발포명령에 따라 행해진 것이거나 광주시민의 공분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것으로 인정할 수 없고 현장지휘관인 공수부대 대대장들이 차량돌진 등 위협적인 공격을 해오는 시위대에 대응해 경계용 실탄을 분배함으로써 이를 분배받은 공수부대 장교들이 대대장이나 지역대장의 통제 없이 장갑차 등의 돌진에 대응해 자위목적에서 발포한 것으로 판단됨. 그러나 그 이후 계속된 발포중에는 비록 시위대가 무장을 했다 하더라도 도로에 나와 단순히구호를 외치거나 총상자들을 구호 또는 호송하려 하거나 심지어는 시위현장 부근에서 구경하기 위해 나타난 경우 등 군에 대해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아니한 상태에까지 발포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당시 실탄 및 사격통제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음이 확인됐음. ▷군 지휘권◁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는 상급지휘관인 계엄사령관·2군사령관·전교사령관·31사단장의 정상적인 지휘계통하에 있지 아니하고 별도세력의 사전계획에 의해 지휘되고 있었다는 주장. ­7공수여단 2개 대대를 전남대 등 3개 대학에 배치한 것은 소요예방과 진압을 이유로 육본이 전국 92개 대학에 계엄군을 배치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취해진 것이므로 이때 이미 군병력의 시위진압투입은 전제돼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5월18일 하오 7공수여단 2개 대대가 광주시내 시위진압에 나선 것은 계엄확대선포후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시내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이 군의 투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사령관→2군사령관→전교사령관→31사단장의 계통에서 군병력 투입을 결정한 사실이 인정됨. 11공수여단의 추가투입이 광주시내에서 공수부대원들과 학생들이 충돌하기 전인 18일 하오2시쯤 결정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광주 시위상황을 보고받은 육본에서 군병력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다만 공수여단중 적절한 파견부대의 결정을 위해 특전사령관의 의견을 들어 11공수여단을 증원하기로 결정한 것임. 또 초기에 7공수여단을 시위진압에 투입한 후 5월18일 야간에 공수부대를 광주시내에 거점배치하고 19일 11공수여단의 추가작전통제에 다라 책임지역을 구분해 시위진압에 투입했으며 20일 3공수여단의 추가투입에 따라 다시 책임지역을 구분,시위진압에 투입하고 21일 공수부대를 시외곽으로 철수시키는 등 일련의 부대운용에 관한 지휘를 실제 31사단장과 전교사령관이 행한 사실이 인정됨. 21일 하오4시 31사단장의 2개 공수여단에 대한 작전지휘권이 전교사령관에게 전환된 후 광주 재진입작전은 전교사령관이 계엄사령관의 지휘를 받아 특전사령관 등의 자문과 조언을 참고해 그의 책임하에 수행한 것이 인정되며 군부대간의 오인사격은 전교사와 공수여단 및 전교사 예하 각 부대간에 상호 상황전파 및 통제의 미숙,단위부대 지휘관들의 상황판단미숙과 침착성 부족 등에 기인해 발생한 것으로 이를 두고 지휘권 이원화의 결과라고 할 수는 없음. 물론 광주에 파견된 3개 공수여단이 전교사령관이나 31사단장의 작전통제하에 있었음에도 31사단 등과는 무전교신체계가 상이한 상태에서 특전사 일부장교가 전교사에서 전용 무선 발수신장치를 설치해 각 공수여단과 별도로 교신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특전사령관이 11공수여단과 3공수여단의 증원결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수시로 광주를 방문하면서 공수여단 지휘관들을 격려하고 광주 재진입작전인 상무충정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특공부대를 선정하는 데 관여한 사실 등이 인정되나 이를 가지고 당시 공수여단에 대한 지휘권이 이원화됐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임. ▷무기피탈 방치◁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광주 재진입작전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으로 하여금 무기고를 습격,무장을 하도록 상황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근거로 광주시민이 광주 외곽지역에서 무기고를 습격하고 무기를 탈취해 광주로 돌아오는 동안 아무 제지를 받지 않았고 이후 외곽도로가 봉쇄되었다는 주장. ­광주에서 시위대에 의한 무기탈취는 19일 하오3시15분쯤 시위대가 기독교방송국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31사단 경계병력으로부터 M16소총 1정을 탈취한 것이 처음으로 이 소총은 곧 회수됐으며 그후 20일 하오11시쯤 광주세무서 방화,점거시 지하실 무기고에서 칼빈 17정을 탈취했고 21일 하오1시쯤 광산 하남파출소에서 카빈 9정이 탈취됐으나 시위대가 본격적으로 무기탈취에 나선 것은 21일 하오1시쯤 전남도청 앞에서 공수부대의 발포가 있은 후로 시위대는 광주 인근지역으로 진출,화순·나주 등 지방의 지·파출소와 화순광업소·한국화약 등 방위산업체 등에서 대량의 무기와 실탄을 탈취했음. 당시 조기진압의지와는 달리 시위가 급격히 확산됨으로써 경찰과 군병력이 광주시내 시위에 대처하는 데만도 급급한 상태였고 지방경찰 병력도 대부분 광주시내로 차출돼 인근지방으로까지 진출해 무기를 탈취하는 시위대를 사전에 막기는 어려웠던 상황이었으며 특히 21일에는 전남대에서 3공수여단이,전남도청 앞에는 7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이 시위대와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결국은 전남도청 등을 포기하고 시외곽으로 철수하는 형편이었으므로 군이나 경찰이 병력운용에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무기고 습격을 방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움. ▷헬기 기총소사◁ ▲광주에서 무장헬기의 공중사격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야기됐다는 주장. ­군관계 자료상으로는 21일 2군사령부가 전교사에 수송용 헬기인 UH­1H 10대,무장헬기 AH­1J(코브라) 4대를 지원하고 사태기간중 헬기가 모두 48시간동안 무력시위를 했다는 기록외에 실제공중사격 실시여부에 대해서는 아무 기록을 발견할 수 없었음. 조비오신부가 헬기사격의 피해자라고 지목한 홍란은 검찰조사에서 부근 건물옥상에 있던 계엄군의 소총사격에 의해 다쳤다고 진술했으며 정낙평은 21일 하오2시쯤 광주경찰서 상공에서 기종미상의 헬기가 기관총 사격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부근 진주다방의 종업원이 옥상에서 헬기가 쏜 기관총을 맞고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으나 진주다방 종업원인 심동선씨(30)에 대한 검시조서에 의하면 사인이 M16소총에 의한 관통총상이고 당시 빌딩옥상에 있던 공수부대원의 사격에 의한 피격이라는 취지의 증언이 있음. 아놀드 피터슨목사는 헬기가 선회하고 상공에서 총소리가 들려 헬기에서 기총사격을 한 것으로 믿고 있으나 헬기사격 자체를 목격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피터슨목사가 사격장면을 촬영한 것을 검찰에 제출한 사진상의 헬기 하단 불빛은 기관총사격시 발생되는 섬광이 아니라 헬기에 부착된 충돌방지등 불빛임이 확인됐음. 이와 함께 광주시내 적십자병원·기독병원·전남대병원의 당시 진료기록부와 응급실 관계자들의 진술을 검토해도 그 당시 각 병원에 헬기총격에 의한 피해자가 들어왔거나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고 광주시위 관련 사망자 1백65명에 대한 광주지검 사체 검시기록에서도 특별히 헬기기총사격에 의한 사망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음. 또한 AH­1J헬기의 장착무기인 토미사일,2.75인치 로켓,20㎜ 발칸포(1분당7백50발 발사),500MD헬기의 장착무기인 2.75인치 로켓,7.62㎜ 6열 기관총(1분당2천∼4천발 발사)에 의한 표적사격의 경우 나타나는 대규모 인명피해와 뚜렷한 피탄흔적·파편 등이 확인되지 않았음. ▷대검등 사용◁ ▲계엄군이 시위진압과정에서 대검과 화염방사기를 사용했다는 주장 ­당시 광주일원에 투입된 계엄군은 착검상태에서 트럭을 타고 위력시위를 하다가 시위대로부터 투석공격 등을 받으면 착검상태로 하차해 시위대를 추적,체포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 과정에서 대검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음. 실제로 사망자 손옥례·권근립씨등 8명의 사체에서 자상이 발견됐고 부상자 하헌남·최승기씨 등이 자상을 입은 점 등을 종합할 때 당시 시위진압현장에서 지휘관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수부대원에 의해 대검이 사용된 사실이 인정됨. 군관계자들은 화염방사기가 토치카 또는 장갑차 공격용이므로 인체에 화염방사기를 직접 사용할 경우 전신 중화상으로 대부분 사망했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당시 광주에서 화염방사기가 사용되지 않았고 다만 소용진압용 작용제(CS분말)나 소요군중 식별용 유색수를 살포하는 데 화염방사기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계엄군이 화염방사기로 화염을 방사했거나 화염방사기에 의한 화상사망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발견치 못했음. 5월21일 광주시청 앞에서 시위대의 장갑차를 몰고가다 화염방사기 공격으로 화상을 입은 것으로 광주민중항쟁사료전집에 기록된 최강식씨(87년 사망)의 보상금지급 관련서류를 조사한 결과 최씨는 당시 광주시 중흥동의 한 건축현장에서 계엄군에 체포돼 전남대·광주교도소·상무대로 이동하면서 전신을 구타당하고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음. 또 같은 날 전남대 앞 시위에서 계엄군의 화염방사로 안면화상을 입은 것으로 기록돼 있는 최병옥씨(당시 21)의 경우 당시 계엄군에 쫓겨 전남대부근 가정집의 화장실에 숨어 있던 중 화장실 환기창문으로 불꽃이 들어와 얼굴에 화상을 입었으나 그것이 화염방사기에 의한 화염인지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검찰조사에서 진술하는 등 다른 피해사례나 목격담에 대한 조사에서도 화염방사기 사용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음. ▷광주외곽 피해◁ ▲5월21일 공수부대가 전남대와 전남도청 앞에서 광주시 외곽으로 철수하여 5월27일 재진입작전을 할 때까지 시외곽 봉쇄 및 도로차단 등과 관련해 여러 건의 민간인 피해사례가 있었다는 주장. ­이같은 주장 가운데 3공수여단 5개 대대는 5월21일 광주교도소로 철수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수십명을 천막등으로 덮은 트럭에 실어 호송하면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과다한 인원을 탑승시킨 상태에서 최류탄을 터뜨려 화상환자를 발생시켰고 교도소 도착당시 트럭에는 질식 등으로 인해 5∼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음. 3공수여단은 또 같은 달 22일 하오10시쯤 광주교도소부근을 통과하던 김성수씨일가를 시위대로 오인,총격을 가해 가족 3명에 총상을 입히고 그중 김씨의 처 김춘아씨가 후유증으로 사망케 하는 등 24일까지 광주교도소를 방호하는 과정에서 무장시위대와 수차례 교전을 했고 이같은 교전및 부상자치료,철수과정에서 사망한사체 12구를 교도소부근에 가매장한 사실이 확인됐음. 광주∼목포간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효천역부근에 배치됐던 20사단 61연대 병력은 5월22일 상오5시40분과 9시쯤 2차례에 걸쳐 시위대로 오인하고 민간인에 총격을 가해 왕태경 등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음. 5월22일 하오5시쯤에는 20사단 62연대 2대대가 광주통합병원을 확보하기 위해 민가를 사이에 두고 무장시위대와 교전하는 과정에서 인근주민 이매실·함광수씨 등이 총상을 입고 사망 또는 부상했고 23일에는 해남에 주둔하고 있던 31사단 93연대 2대대와 시위대간의 2차례 교전과정에서 박영철씨 등 민간인 2명이 사망했음. 11공수여단 62대대가 매복하고 있던 주남마을 앞 광주∼화순간 국도에서는 23일 상오10시쯤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미니버스에 총격을 가해 박현숙씨 등 10여명이 사망했고 남자 중상자 2명이 후송도중 다시 총격에 의해 사망했음. 24일 하오1시30분쯤에는 주남마을에서 송정리비행장으로 이동하던 11공수여단 병력과 시위대 10여명이 송암동부근에서 총격전을 벌이던 중 공수부대의 난사로 전재수 등 어린이 2명이 사망했고 또 전교사 보병학교 교도대 병력의 오인사격을 받고 격분한 63대대 병력이 피격지점부근를 수색해 시위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장시위대원 1명과 권근립씨 등 주민 4명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음. ▷사망자수◁ 정부 관련 자료에 근거한 광주시위 관련 사망자수는 군인 23명,경찰 4명,민간인 1백66명등 모두 1백93이고 이에 광주시위 관련 행방불명자로 인정돼 보상금이 지급된 사람이 47명임. 그러나 광주시위기간에 발생한 사체 가운데 신원및 사망경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목격자 진술 등에 의해 사망자가 확인된 경우에도 당시 사체가 발견돼 확인됐는지 여부와 신원불상 사체와의 동일성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이 현재로서는 곤란해 광주시위 관련 사망자수를 확정짓는 것은 불가능함.
  • 도시가스 계속 새 현장검증 연기/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참사 현장

    ◎“한지붕서 2명이나” 가족들 오열/“혼인 앞둔 딸 혼수품 다탔다” 한숨 도시가스폭발사고로 폐허가 된 마포구 아현동일대 사고현장주변에는 사고후 하루가 지난 8일 하오까지도 생존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실종자의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봤으며 사고대책본부는 사후수습에 나서는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하오 실시할 예정이던 현장감식은 사고현장의 잔류가스가 계속 새어나오는데다 수사대책회의가 길어져 결국 하루 더 늦추기로 결정. 그러나 일부주민이 이에 대해 『초동수사부터 늑장수사가 아니냐』며 비난하자 검·경은 『수사대책회의가 하오 늦게까지 계속돼 밤늦게 현장검증을 할 수 없어 현장검증을 하루 늦추기로 했다』고 설명. ○…이번사고로 숨진 한국가스공사 기전과 홍성호씨(32·서울 구로구 독산동)등 희생자 가족들은 전날부터 사고현장의 인근여관에 묵으면서 사체발굴작업을 초조하게 기다렸으며 일부 실종자부모는 실종소식을 듣고 집에 몸져누워 현장으로 나오지도 못했다고 가족들이 전언. ○…4명의 사체가 안치된 서대문구 홍은동 세림간호병원에는 신원이 확인된 2명 가운데 조수옥씨(38·식당업·마포구 아현동 604)와 같은 건물지하에 세들어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윤경한씨(38)가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평소 알고 지내던 두 가족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 숨진 윤씨는 경남 합천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상경,재단사자격증을 따 그동안 봉제일을 해오다 어렵사리 조그마한 공장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평소 돈을 많이 벌어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아왔다』며 이웃주민들이 애석해 했다. 가족들은 윤씨의 은이빨을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 ○…사고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던 이군자씨(52·여)는 자신의 두 딸과 함께 이날 상오7시30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무너져내린 채 잿더미가 돼버린 자신의 집을 보고 망연자실. 이씨는 특히 내년 2월로 예정된 둘째딸(22·회사원)의 결혼을 위해 지난 8월말부터 마련해온 비디오세트·전기청소기·그릇세트·전기밥통 등 혼수품이 모두 못쓰게 된데다첫째딸(24·회사원)이 받아온 보너스 40만원 등 80만원이 들어 있는 지갑도 타버려 딸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서울 마포구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 당일 근처 친척집에 놀러왔던 20대주부가 아들과 함께 행방불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가 하면 한 40대 아주머니는 「실종 21시간」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등 실종자 가족들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고 직전인 7일 하오 2시쯤 두살바기 아들 윤상호군을 데리고 도로공원에서 10여m 떨어진 언니집에 놀러왔던 김인향씨(27·송파구 거여동 545의1)는 마침 언니가 문을 잠그고 외출한 상태여서 평소 안면이 있던 근처 분식집에 들어가 언니를 기다렸다. 그러나 잠시후 상호군이 자꾸 나가자고 칭얼대자 가게앞에 있던 공원으로 들어간뒤 이후 가족들과 전혀 연락이 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김씨의 남편 윤영수씨(30)와 언니 중경씨는 사고가 난뒤 김씨가 가있을만한 곳에 모든 연락을 취하고 밤새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뒤져보았으나행방을 찾지못해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한편 사고가 나기직전 『잠시 외출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간뒤 연락이 닿지않아 실종자로 처리됐던 백복순씨(47)는 행방불명된지 21시간만에 귀가해 가족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경남 삼천포에서 친정어머니와 사는 백씨는 외지에 사는 자식들을 보기 위해 지난달 중순쯤 서울에 올라와 아현동 도로공원 옆 자식들의 자취방에서 함께 지내다 이날 하오 2시쯤 큰 딸 (25)에게 잠깐 나갔다오겠다며 외출한 뒤 행방불명됐었다.백씨는 『평소 몸이 안 좋아 한약을 달여먹고 있는데 이날도 잠실에 있는 친구집에 한약을 먹으러 갔었다』며 『약을 먹고 바로 잠이 들어 사고가 난 것을 오늘 아침까지 전혀 알지못했었다』고 말했다.
  •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가스폭발,화재/인부 5명 질식 사망/나주

    【나주=최치봉기자】 27일 하오 5시20분쯤 전남 나주군 노안면 금동리 신진냉동(대표 김정용·52)수산물냉동창고 신축공사장 3층에서 가스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건물안에서 작업중이던 이재청씨(31)등 인부 5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지고 최인석씨(26·광주시 동구 학2동)등 2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화재로 지하 1층,지상 3층 연건평 1천4백평의 콘크리트 건물이 전소됐다. 생존자 최씨등에 따르면 숨진 이씨등 9명과 함께 3층 공사장에서 우레탄작업을 하던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휩싸였다는 것이다. 불이나자 나주소방서와 럭키 나주공장소속 소방차 30여대와 공군 헬기 1대가 출동,3시간여만에 불을 껐다. 경찰은 이달말 준공예정인 냉동공장 안에서 인부들이 인화성이 강한 폴리우레탄 수지로 공장내부 벽면에 보온장치시설을 하던중 용접기등 화기가 보온재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임순표(31)▲정학기▲박성철▲이용민(36)
  • 신권위주의 통치(러시아는 어디로:2)

    ◎보수파 유혈진압이후의 정국전개/“옐친 독주” 민주주의 후퇴 우려/보수정당 해산령… 개혁성향 언론도 검열/“눈엣가시” 지방지도자 대규모 숙청 임박 의사당을 감싼 포연이 걷히면서 비상통치를 위한 옐친대통령의 권력장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예상했던 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일정기간 옐친대통령 1인의 「신권위주의」통치는 불가피할 것같다.5일 당장 언론검열제 실시와 함께 보수색깔의 정당·사회단체 해산조치가 이루어졌다.그리고 지방정부지도자 및 정부관리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들이 크렘린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3일 모스크바 일원에 선포됐던 비상사태와 하오11시부터 상오 5시 사이의 통행금지조치는 기약없이 연장됐고 시경계쪽에는 군병력들이 통행차량들에 대한 철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남은 「폭도」들을 소탕한다는 명분이기는 하지만 통금시간 내 특별허가증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선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있다.산발적이지만 시내쪽에는 야간에 총격소리가 끊이지 않고있다. 숙청 1호로 발렌틴 스테판코프 검찰총장이 해임됐다. 그는 지난 2년여 옐친이 의회와 권력대결을 벌이던 시기에 수시로 의회편을 들었던 사람이다.그의 후임으로 시베리아 옴스크시에 사는 무명의 변호사로 옐친의 심복인 알렉세이 카자니크가 임명됐다. 6일에는 발레리 조르킨 헌법재판소장이 크렘린의 압력으로 물러났다.그는 지난달 21일 옐친대통령의 의회해산조치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었다. 권위주의의 도래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역시 언론의 통제.정간조치로 프라우다,덴,소베츠카야 로시아등 보수신문들이 5일 아침부터 가판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반옐친논조의 TV시사프로 「600초」도 방영이 중지됐다.그리고 부패혐의로 정직당했다가 의회해산 직전에 복직된 옐친의 심복 블라디미르 슈메이코 제1부총리가 새공보장관으로 임명됐다.그는 취임일성으로『민주주의와 애국심에 기초한 언론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옐친은 6일 언론검열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언론통제는 이미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더이상의 검열도 필요없는실정이다. 언론통제의 화살은 보수신문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네자비시마야 가제타,세보드냐등 개혁성향의 신문들도 5∼6일 검열로 군데군데 기사가 삭제된 흉한 몰골로 독자들을 만났다. 「구국전선」「노동자 러시아」「공산노동자당」「장교연맹」등 반정부단체들이 불법화됐고 그 대표들은 국가전복기도 혐의로 모두 체포됐다. 지난달 21일 의회해산 포고령때 지방의회는 존속시키겠다는 약속과 달리 옐친대통령은 지방의회도 자진해산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이번 사태기간중 시종일관 의회편을 든 모스크바시의회는 이미 해산됐다. 옐친대통령은 의회와 권력투쟁중 원군으로 쓰기 위해 소집했던 89개 지방지도자회의에 대해서도 안면을 바꾸었다.의회가 없어진 마당에 추가 자치권한을 요구하는 그들과의 정치거래는 더이상 필요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의회해산조치에 반대했던 아무르주지사와 시베리아의 노보시비르스크주지사가 해임됐다.이 두사람만 시범케이스로 처벌된 것인지 앞으로 전대상지역을 모두 처벌할지 여부가 향후 정국운영의 중요한지렛대로 부상됐다. 만약 옐친대통령이 유혈진압에 비판적인 지방정부에 대해 모두 메스를 가할 경우 러시아의 권력투쟁은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라는 보다 깊숙한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불과 이틀 사이에 취해진 이런 숨가쁜 조치들에 대해 일부에서는 「불가피하고 필요하다」는가 하면 힘들게 시작된 러시아민주주의의 퇴보를 들어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이제 러시아의 모든 국가권력은 옐친 1인의 수중에 모아졌다.그리고 이제 그에게는 이 「권위」를 잘못썼을 때 비난을 나누어 받을 상대도 없다.모든 책임은 그가 져야한다.
  •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꽃…/무궁화노거수 연구서 첫 선

    ◎무궁화연구회·삼성물산 공동/「마라도에서 판문점까지」 출판/2년여 조사… 유래·형태·산지 등 분류/최고령 나무,독립기념관내 90년생 단심/고령순으로 50위 선정… 보호수 지정 건의 「나라꽃」무궁화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담은 「마라도에서 판문점까지」가 1백84쪽 분량의 단행본으로 묶여져 나왔다.한국무궁화연구회(회장 류달영)와 삼성물산(대표이사 이필곤)이 공동으로 2년여에 걸쳐 남한전역에 남아있는 1백22그루의 크고 오래된 「무궁화로거수」를 현장답사,조사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조사결과는 건국이래 최초로 실시된 무궁화에 대한 학문적 연구성과로 기록될 뿐아니라 조사작업에서는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도 밝혀져 흥미를 더해준다.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는 충남 천안군 목천면 남화리 독립기념관에 있는 수령 90년,높이 3.15m의 밝은 적색 홑꽃모양의 단심품종.이 나무는 원래 부산시 서구 대신동에 사는 강순문씨가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그가 독립기념관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89년4월에 기증한 것이다.강씨의 부친이 집뒷산에서 옮겨 심은 이 나무는 일제때 왜경의 감시에서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윗부분을 잘라 왜화시켰다는 뒷이야기도 간직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큰 무궁화는 경남 합천군 청득면 두곡리 청득국민학교 교정서 자라는 높이 5.5m,수관넓이 8.9m,뿌리목지름 70㎝인 수령 50년의 연분홍홑꽃단심나무로 확인됐다.얼핏 무궁화라기 보다 녹음수처럼 보일 정도로 웅장한 수세를 떨치고 있다.1948년에 이 학교에 부임한뒤 정년퇴직한 안부상전교장의 부임당시 교사화단에 심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만드는데는 류달영박사를 팀장으로 홍영표한국화훼연구원장,최영전한국식물자원연구원대표,김기선서울농대 원예학과교수,송원섭산림청임목육종연구소 연구관,김종화강원대교수,정정학안동대교수등 무궁화전문가 15명이 참여했다.전국을 9개 지역으로 구분해 2년동안 현장을 답사한 내용을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먼저 일반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무궁화의 유래,무궁화노거수의 정의,조사의 동기및 사회적 배경,조사단구성,조사의 기본방침등을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의 본론부분을 이루는 「전국무궁화노거수 실태조사보고서」에서는 서울,경기,제주등 지역으로 나눠 그 지역에 자생하는 가치있는 나무를 다루었다.모양 높이 너비 뿌리목지름 꽃모양 색깔 잎모양을 측정했고 관리실태와 얽힌 이야기등을 컬러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특히 경북 안동군 예안면 예안향교안뜰에 서있는 70년 수령의 분홍색 바탕에 단심 홑꽃,경북 영일군 신광면 우각2동 이상섭씨집 뜰에 있는 50년생 보라바탕에 단심 홑꽃등이 눈길을 끈다.이밖에 경남 산청군 반성면 강누리 단성중고교 정문 우측에 위치한 40년생 반겹꽃의 홍단심등은 이번 조사를 통해 발굴된 희귀종 무궁화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가운데 오래된 순서대로 1∼50위까지 순서를 정해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현황표를 만들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백단심,배달,아사달,옥토끼,한얼단심,한사랑등 22종의 「아름다운 무궁화」를 선별해 제시했다.원산지별,계통별,색깔별,꽃형태별분류도 시도했다.원산지별분류의 경우 한국계·미국계·하와이계가,계통별로는 단심계·배달계·아사달계로 분류됐다.꽃색깔별로는 흰꽃·분홍꽃·붉은꽃등 3종,꽃형태별로는 홑꽃·반겹꽃·겹꽃별로 원색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또 이 책에서는 40년이상된 노거수무궁화의 대부분이 비교적 온도가 높은 서해안과 남해안의 기후영향을 받아 영·호남 해안지대에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한국무궁화연구회는 이번 책발간을 계기로 국화로 지정된 무궁화의 경우 단 한그루도 보호수로 지정된 경우가 없다는 점을 중시했다.따라서 문화재보호법등에 의해 천연기념물,지방문화재등으로 보호받고 있는 다른 「노거수」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선정한 50그루를 보호목으로 지정,지속적인 생육상태점검등을 통해 보존해야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안면으로 통하는 사회(러시아에선 지금…:8)

    ◎친분있는 사람끼리 「잘봐주기 상조」/은행·상점등 「줄」 찾아 “나야,나”로 특혜/국가경제 망쳤지만 폭동방지 기능도 「웃돈」이 들어가지 않고는 되는 일이 없는게 바로 러시아사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에 반드시 웃돈이 드는 것은 아니고,또한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물론 있다. 돈보다 더 요긴하게 통하는 것이 바로 「안면」.러시아사람들보다 이것을 더 중하게 생각하는 민족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다음은 한국기업의 모스크바지사장을 하다가 독립해서 러시아사람과 합작기업을 차린 권창영씨(42·가명)의 경우.소련방 해체의 여파로 지난해 11월 구소련외환은행이 외화지불중단을 단행했을 때 권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심정이었다』고 한다.이 은행구좌에 물품대금으로 받은 34만달러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합작파트너인 러시아인 사장과 함께 이 돈을 받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결국 이 러시아인 사장이 문제를 해결,금년 3월 돈 한푼 안들이고 34만달러를 고스란히 되찾았다.이 러시아인 사장과 과거 콤소몰(공산당청년동맹)을 같이했던 사람들이 이 은행간부직 요소요소에 앉아있었는데 이들이 도와준 덕분이었다. 그때 지불중지된 돈의 액수가 총 1백억∼2백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풀린돈은 그중 50건 정도,액수로는 2%도 안된다는 것이 권씨의 설명이다.그 러시아인 사장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해냈는지 짐작할만하다.권씨는『3월중순 이 은행 이사회에서 러시아외환은행에 지불요청을 했고 러시아외환은행에서 다시 추천서를 러시아외환사용심의위원회(위원장 가이다르 부총리)에 보내 이 위원회의 지시로 중소기업은행 뉴욕지점에 돈이 최종입금되기까지 모든 게 일사천리로 처리됐다』고 했다. 주간「노보예 브레미야(신시대)」지 논설위원인 야콥 브라보이씨는 이런「안면중시」경향이 러시아인 특유의 민족성과 관계있기는 하나 공산당시절 당·국가관료들이 누리던 특권의 잔재로 볼수있다고 말했다.『무형의 재산인 특권을 유형의 재화로 바꾸어 서로 나누어 먹는 것』이라는 말이다. 축구경기가 있는 주말 모스크바시내 레닌스타디움축구장 문앞에서 30분만 서있어 보면 이 말을 실감할수있다.큰 경기가 있을 땐 운동장 책임자와 축구협회 간부들이 출입구앞에 나와있는데 그들과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면 입장권 없이 『나야 나』『우리 콤소몰 같이했지』라고 한마디씩 하고는 온식구를 다 데리고 무사통과다. 러시아에는 국영가게 이름이 모두 번호로 매겨져 있는데 예를들어 「5백번 식당」은 아주 고급식당인데도 값이 싸기 때문에 일반인은 자리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그곳 책임자가 자기 아는 사람에게만 자리를 예약해 준다. 보드카 1병에 일반식당은 5백루블인데 이곳은 1백루블이기 때문에 한번 예약해주면 최소한 4백루블이상을 현금으로 주는 것과 같은 혜택이다.「32번 가구점」 책임자가 이 식당에 특별예약을 한번 받았다면 그는 이 식당 책임자가 가구를 구입할 때 같은 식으로 혜택을 주어 그 신세를 갚는다. 브라보이씨는 국영상점의 물자부족 현상도 이같은 특혜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각상점들은 배당된 물건을 1백% 다 팔지 않고 20%는 종업원들이 챙기고40%는 안면있는 사람들을 위해 빼돌리고 나머지 40%만 진열대에 내놓으니 모자랄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공산당통치시절에는 특수신분인 노멘클라투라 상충부 약5만명이 이런 식으로 폐쇄적인 신분사회를 만들어 서로 상부상조하며 특권을 공유했던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관습이 이제 권력 상층부에선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반인들 사이엔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데 이 경우 시민들이 어려운 생활을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이 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이후 모스크바에서 물가는 최고 30배까지 올랐는데 임금은 기껏 2배정도 올랐다. 이 정도면 폭동이 일어나도 몇번은 일어났음직한데 지난 겨울 모스크바에서 식량폭동은 일어나지 않았다.이 수수께끼를 푸는데 중요한 열쇠중 하나가 바로 직장·직종과 관련된 각종 혜택들이다. 율리아 이바노바(42·과학아카데미 교수)부인의 경우를 보자.이혼녀인 이 부인은 월급이 9백루블인데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줄을 서서 물건을 사본 적이 없다』고 했다.매주 한번씩 직장 매점 창구에 『쇠고기1㎏ 살 사람』『달걀 한 꾸러미 살 사람』하는 식으로 광고가 붙는데 여기에 신청하면 행정담당자가 친분이 있는 국영농장에서 물건을 직접 가져다 준다.물건의 질도 좋고 가격은 시중가격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치아나 티호노바(45·관광호텔 종업원)부인은 월급이 1천루블이지만 직장매점을 통해 부츠·재킷,심지어 한국산 냉장고까지 최근에 구입했다.호텔측이 외화수입중 25%를 종업원들을 위해 쓰는데 이런 식으로 물건을 사서 종업원들에게 싼값에 파는 것이다. 연금외에는 받는 혜택이 없는 연금생활자들을 제외하고 무슨 직장이든 직장을 가진 모스크바시민의 경우『월급이 5백루블인데 쇠고기 1㎏에 3백루블이니 얼마나 살기가 어려울까』하는 식의 산술적인 계산은 곤란하다.월급외에 직장이 있음으로 해서 누리는 혜택이 무시못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브라보이씨는 『얼핏보면 미덕인듯 싶은 이 상부상조가 결국 국가를 망쳤다』고 말했다.서로서로 안면있는 사람끼리 도와주고 빼돌리는 사이 국가경제는 거덜났고 이제는 더이상 빼돌릴 것도 없게 돼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면있는 사람끼리 나누어 먹는 배급사회의 이 마지막 유산은 지난 몇개월 러시아땅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데 일조를 한 사회주의의 마지막 「미덕」이었다는 점도 부인키는 힘들 것같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