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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당선자 경제정책팀/학자·정통관료 협력체제로

    ‘정통관료냐 학자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향후 내각 및 청와대 비서실에 포진할 경제정책 파워군(群)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면면들만 보면 학자 중심의 진보·개혁세력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진표(金振杓) 국무조정실장을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한 점을 미뤄보면 정통관료에 대한 노 당선자의 믿음도 대단한 것같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 내각 및 청와대 비서실은 정치인을 가급적 배제하고 학교와 참여연대 등 사회·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한 학자출신과 정통관료들의 절묘한 공존으로 꾸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그러나 정통관료와 학자들 사이에는 문제 접근방식과 해결방식이 크게 달라 사안마다 마찰음이 빚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 ●인수위 멤버,청와대 비서실 멤버(?) 노 당선자는 당선 이후 충분한 검증절차를 거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인수위에 몸담은 멤버들이 청와대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이 말대로라면 ‘선거캠프 참여→인수위→내각 및 비서실 포진’이란 미국의 정권인수 포맷과 맥락을 같이한다.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엔 인수위가 모두 정치인들로 채워졌다. 인수위 한 간부는 “대선 당시 노 당선자의 정책방향의 틀을 짠 사람이 정책집행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일관성있게 추진될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그러나 개혁세력은 원칙론에 얽매일 수 있기 때문에 현실감각을 가진 정통관료와 적절하게 공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관료-학자의 갈등구조 정통관료와 학자는 그동안 양립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져왔다.DJ정부 초기의 청와대 비서실 내분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당시 김 대통령은 경제장관 인선을 자민련에 넘긴 대신,청와대 수석은 직접 챙겼다. 경제수석에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를,정책수석에 강봉균 정보통신부 장관(현 국회의원)을 기용했다. 김 수석은 1990년부터 DJ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을 맡았던 ‘중경회’의 핵심멤버였고,정통관료인 강 수석은 호남출신이란 점이 발탁배경이었다. 당시 학자출신의 김 수석은 대통령 주재 경제대책회의 등에서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진념 기획예산위원장,강 수석 등과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켰다.고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같은 맥락이었다. 흑자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저금리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통관료들의 주장에 김 수석은 ‘금리인하는 관치금융이며,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현실론과 원칙론의 처방책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 수석과 강 수석은 3개월도 채 못돼 자리를 맞바꿨고,김 수석은 그로부터 1년쯤 일하다 물러났다.당시 김 수석은 “관료들은 시키는 일만 한다.”면서 “무능한 관료들 때문에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료조직을 싸잡아 비난했다. ●바람직한 해법은 최근 만난 김 전 수석은 “90년대 이후 미국 영국 등이 프랑스 독일 일본 등보다 경제면에서 앞서는 것은 ▲정보혁명(인터넷정보)을 앞당겼고 ▲관료주의를 배격하고 ▲우수한 학자를 적극 등용했기 때문”이라며 “경제분야 가운데 통상적인 재정·통화·산업정책 등을제외한 제도개혁 부문은 개혁세력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개혁작업은 집권 초반기에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세력의 비중을 늘려 관료조직으로부터 ‘왕따’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관료조직은 야구의 내야수,축구의 수비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되는 시각도 있다.엘리오엔컴퍼니(컨설팅업체) 박개성 사장(현 정권 초기 기획예산위원회 정부개혁팀장)은 “학자들을 장관으로 앉혀서 조직을 장악하고 자기 뜻대로 끌어간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학자들은 결정권을 가진 라인보다는 철저하게 스태프 조직에 앉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학자를 장·차관으로 기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며 “그동안 학자들이 주로 청와대 수석을 해 왔는데,수석이란 자리는 대통령과 관료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현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오히려 대통령과 관료 사이를 갈라놓는 사례가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재경부의 한 간부는 “학자들이 정부 조직내에서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며 “학자 출신들이 정책적 판단에서 오류를 범하는 것은 그동안 한정된 정보로 판단했기 때문으로,정통관료와 학자들이 유기적으로 보완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운영의 묘를 강조했다. 주병철 김태균기자 bcjoo@
  • 물의 해 특집/지구촌 ‘수자원 전쟁’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하루 5000명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다.그러나 물을 ‘물쓰듯’하는 버릇이 있다고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머지않아 물도 수입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까지 한다.세계는 지금 급속한 인구증가로 물기근에 허덕이고 있다.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물에 대해 생명자원이라는 인식전환과 함께 물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유엔도 물부족을 경고하기 위해 올해를 ‘물의 해’로 지정했다.지구촌은 이미 ‘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물의 해 지정 2003년을 ‘세계 물의 해(IYFW)’로 지정하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말 유엔총회에서 타지키스탄이 발의하고 148개 회원국이 결의함으로써 이뤄졌다. 이에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물 부족으로 시달리는 사람이 2500만명에 이르며 물이 없어 죽는 어린이만도 하루 5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10억명은 안심할 수 없는 물을 마시고 있고 아프리카 9개국 사람들은 하루 10ℓ 이하의 물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런 추세로 2025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3분의2가 물 부족으로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물의 해’ 지정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담수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관리·보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삼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물의 양은 얼마나 되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 물의 양은 13억 8500만㎥.이 가운데 97.4%는 바닷물 등과 같은 짠 물이고 담수는 2.6%에 지나지 않는다.담수의 대부분도 얼음덩어리나 지하수이고 호수나 하천 등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2%에 불과하다.이미 세계 인구는 60억명을 넘어서 물부족 현상을 가중시켜 전세계가 수난(水亂)을 겪고 있다. 이집트·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 등 세계 18개국은 물 기근에 허덕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미 90년 유엔으로부터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의 물 사정 그동안 14개의 다목적댐을 비롯해 33개의 광역상수도 등을 건설했지만 아직도 지역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전 국민의 14%인 659만명이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28개 시·군이 상습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의 인구 증가율을 감안할 때 2011년 남한 인구는 5000만명을 웃돌고 상수도 보급률은 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른 용수 수요는 연간 367억t인데 반해 공급은 347억t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연간 20억t의 물이 부족하게 되는 셈이다.정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오는 2006년 연간 4억t의 물이 모자란 뒤 해마다 부족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 이용·관리실태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물소비량은 395ℓ로 이 가운데 25%가량은 쓸데없이 버려지고 있다.프랑스 281ℓ,영국 323ℓ,일본 357ℓ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많다.또 우리나라는 계절·연도·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한 데다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해 수자원 이용과 관리면에서 불리한 자연조건을 안고 있다.정부의 물관리 정책도 이원화돼 있어 비합리적이다.현재 수량은 건설교통부에서,수질은 환경부에서 맡고 있어 하루빨리 통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진상기자jsr@kdaily.com ★남북한도 물분쟁 조짐 북한이 금강산댐(임남댐)에 이어 최근 임진강 상류에 대규모 다목적댐인 황강댐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한간 물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황강댐 건설은 공유하천인 임진강에 일방적으로 저수량 3억~4억t 규모의 댐을 만들어 임진강 하류지역의 물 부족과 홍수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유하천을 사용하면서 황강댐이나 금강산댐 등과 같은 대규모 댐을 건설하면서 아무런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제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공유하천 개발과 관련,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에는 공유하천의 경우 당사국 간의 동의 없이는 유역을 변경,물길을 돌릴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은 북한강과 임진강 수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댐건설을 강행하면서 최소한의 정보도 우리측에 제공하지 않았다.또 국제법에 이런 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제재조치는 없어 대응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북측 임진강 유역의 댐은 4개.이들 댐은 2001년에 2개,지난해 5월에 각각 2개가 건설됐으며 저수량이 댐당 3500만t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댐들은 모두 발전 전용댐으로 발전기를 돌린 뒤 하류로 흘려보내 우리측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황강댐은 사정이 다르다.댐이 완공될 경우 물을 임진강이 아닌 예성강 쪽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남측의 경기도 파주·연천지역은 물부족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정부는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지역에는 연간 2억93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황강댐이 완공돼 본격적인 담수가 시작되면 임진강은 수량부족으로 민물고기 집단폐사 등과 같은 생태계 파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확장공사 중인 금강산댐도 우려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금강산댐은 저수량이 현재 12억t인데 확장공사가 끝나면 26억t의 물을 가둘 수 있어 황강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이곳 역시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 하류인 북한강 지류의 어자원 고갈과 용수부족 또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강산댐을 짓기 시작한 뒤 담수가 시작되면서 북한강 수계 10㎞는 실개천이 될 정도이며 화천댐도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물줄기가 줄어들면서 하류지역엔 이미 메기 등 민물고기의 씨가 말라 버리는 현상도 빚어졌다.이에 따라 북한강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주민들은 보상요구와 정부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또 만약 여름 집중호우 때 북측이 댐 안전 등을 이유로 댐의 물을 남측으로 흘려보낸다면 남측의 홍수피해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른 시일내에 북측과 논의,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공유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이용협의체’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전문가 기고 21세기는 환경의 세기이자 물의 위기시대다.지금 세계 각국은 물오염과 물부족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 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 물부족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기존 확보된 물에 대한 관리와 새로운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정부·기업·NGO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가뭄과 홍수가 연중행사처럼 찾아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북한은 1년 전부터 임진강 상류에 4억t 규모의 ‘황강댐’을 건설중인 것으로 밝혀져 물흐름 차단으로 인한 물부족에 대한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만일 황강댐 건설로 임진강의 물이 줄어들면 하류에는 연간 3억여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지구환경실천강령에서 밝힌 바와 같이 2025년까지는 모든 담수계획분야의 세부적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는 통합원칙과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수량과 수질을 통합관리하지 못한 채 물관리의 비효율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먼저 물 보전과 관리 통합원칙에는 수자원의 동적·보완적·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관리에 대한 통합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수자원의 개발·관리·보전 등의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일본에서는 올해 3월16~23일 유엔 제3차 물포럼이 개최돼 세계 물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세계 물의 해’를 맞아 우리도 물정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안기회 국제환경포럼 중앙회회장 ★정부 대책은 정부는 10년 단위의 ‘물수요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선 물절약을 위해 물값 현실화,수돗물 누수방지,절수기 보급,용수 재이용 등 물수요관리정책을 추진,오는 2011년까지 22억t의 물을 절감할 계획이다. 또한 수계내의 다목적댐과 발전댐에 대한 통합운영과 댐·저수지 준설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며,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해도 부족한 수량확보를 위해서는 중·소형 규모의 댐건설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다음으로 상수도 취약지역인 농어촌 215개 지역에 대한 안전한 물공급을 위해 2004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8%에서 5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도서지역도 2005년까지 2218억원을 투자해 상수도 보급률을 현재 22%에서 70%까지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 수질개선을 위해 규모가 작고 지자체 직영제로 돼 있는 수도사업을 광역화로 통합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급수인구가 10만명 미만 규모여서 수도사업자의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변구역 규제강화와 지자체별 오염총량관리제도 시행하고 지하수개발과 새로운 취수방법으로 강변여과수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한다. 강변여과수는 직접 먹을 수 없는 물을 모래층이나 여과장치를 통해 먹는 물을 얻는 것으로 현재 창원과 김해에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진상기자
  • [대한포럼]인터넷 권력의 아침

    대통령 선거의 여운이 아직 세상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이 한편의 대하 드라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고비마다 예전의 통념을 뒤집는 반전의 연속이었다.사람들은 인터넷이 연출한 마술이라고 했다.가장 극적인 마술은 역시 피날레였다.바로 선거일이었다.오후에 접어들면서 전국이 들끓기 시작했다.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투표 캠페인이 뜨겁게 전개되기 시작했다.자신의 투표 과정을소개하며 투표 독려에 나서기를 주문했다.TV 방송사의 초반 출구 조사 동향이 신호탄이 됐다. 출구 조사 후일담이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당선자는 미미한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고 한다.그리고 오후가 되면서 누군가 마술이라도 부린 듯 판세가 뒤집혔다는 것이다.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젊은이들이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 투표장으로,투표장으로 몰리면서 서서히 역전이 시작됐다고 했다.언제나 전국 평균치를 밑돌던 서울의 투표율이 71.4%로 전국 평균 70.8%를 웃돌았다.또 후일담이지만 20~30대는 더블 스코어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노무현정권을탄생시켰다.사람들은 그래서 인터넷이 만들어 낸 권력이라며 인터넷정권이라고 한다. 이번 선거의 막판 마법은 우연이 결코 아니다.주인공들은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 소식이 전해지며 밤샘 토론을 시작했다.인터넷을 통해 리얼 타임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인터넷이 전국의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은 아크로폴리스가 되었다.합의점을 찾았고 나름대로 행동 지침까지 다듬었다.‘나 하나쯤 투표를 안 하면 어쩌랴.’가 아니라 ‘내가 투표를 해야겠다.’라는 의식을 다졌다.붉은악마 사이트를 통해 월드컵 거리 응원에 나섰던 경험이 교과서가 되었다.토요일이면 지금도 어둠을 밝히는 광화문 촛불 시위가 참여의 미학을 돋우었다. 인터넷은 전국민을 기자로 만들었다.자신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맘껏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쓰고 싶은 것을 쓰고,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언론의 특권을 보편화시켰다.언필칭 사회 원로나 저명 인사의 독무대였던 여론 창출의 수단을 누구나 갖게 된 것이다.나아가 쌍방향 의사 소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여론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이론을 조정해 합의를 도출하는 기간도 대폭 단축했다.인터넷이 없었다면 그 많은 다중이 ‘지지 철회’라는 돌발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겠는가. 인터넷으로 무장한 젊은 그들이 이제 사회의 전면에 나섰다.참여하면 무엇을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30대 학원 강사의 제의로 시작된 촛불 시위로 미국의 사과를 두 차례나 받아 냈다.그들은 앞으로 목청을 높일것이다.더 이상 전문가나 저명 인사의 의견을 기다리지 않는다.서슴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이의 얘기를 들으며 사안마다 판단하는 시스템을갖게 됐다는 얘기다.정치 민주화에 이어 사회·문화 민주화가 시작됐다.민주화가 완성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주의 원조는 고대 그리스 폴리스다.폴리스는 본래 언덕이라는 뜻이었다.국정 현안이 있을 때면 사람들은 나중에 아크로폴리스로 불린 언덕에 모여토론을 벌였다.폴리스는 자연히 말 잘하는 사람의 무대가 됐다.궤변론자가 태어나는 토양이었다.형식 논리가 그대로 통용되는 틈이 간과됐다.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수단에 그쳐야 할 다수결 원칙이 가치까지 판단하는 만능자(尺)가 되며 중우정치가 싹텄다.젊은 사람들이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다.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그러나 한편으론 노파심이 든다.권력은 탐욕을 낳는 속성 때문이다.고대 아테네의 시행착오를 귀감으로 삼을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자치의회 패트롤/성동구의회 - ‘공부하는 의회상 정립’ 선도

    “연구 노력하는 의회로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성동구의회(의장 이봉구)가 ‘공부하는 의회상’을 굳혀 가고 있다.살아있는 민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집행부에 전달하기 위한 의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다. 이를 위해 의원들은 “수험생보다 더 많이 공부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연구활동에 열심이다.중요사안마다 ‘의원세미나’를 개최,심도있는 논의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산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는 것. 제110회 2차 정례회가 열리고 있는 요즘은 학습 열기가 더욱 뜨겁다.상임위원회별로 밤을 새워가며 집행부의 내년 예산안을 꼼꼼히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회기의 알찬 의정활동을 위해 지난달 21일 ‘지방의회 역할과 기능-예산편성 및 심사기법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의원 워크숍’을 열기도했다. 성동구 의회의 출발점은 왕성한 상임위활동이다.김철윤 위원장과 전종국 간사를 중심으로 한 운영위원회가 방효영 부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전체 의원들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박남석 위원장과 김종국 간사가 이끄는 행정재무위원회는 구정 살림을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지난 109회 임시회를 통해주민 생활과 밀접한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및 자율성의 확대를 위한 개선방안,자치활동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점검,조례개정에 나선 것은 ‘주민을 위한의회상’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임인수,간사 이석권)는 제설대책을 재검검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자연재해로부터의 주민 불편을 미리 차단하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천,간사 유지형)는 내년도 예산에 주민의견과 지역현안이 제대로 반영돼 집행될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고 있다. 이 의장은 “열심히 연구·노력하면 기초의회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며 의정홍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송년모임 잡아라” 위스키전쟁/소비심리 위축 불구 판매량 계속 증가세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동창회·종친회 등을 금지해서인지는 몰라도 대선특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모임이 많아야 위스키도 더 잘 팔리는데….” 주류업계의 한 홍보담당자는 8일 “12월은 계절적으로 위스키 수요가 가장많은 달”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신이 없는 듯했다. 12월은 송년회·크리스마스 등의 계절적 수요로 위스키 성수기임에 틀림없다.이는 통계치에서도 뒷받침된다.관련업계에 따르면 2001년의 경우 연간 위스키 판매량 319만 6000상자 가운데 12월 판매 비중은 10.5%로 으뜸이었다.그 다음은 추석이 끼어있는 9월 9.4%,1월 8.5%,11월 8.4%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가계빚 급증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악재’가 있긴하나 위스키 판매량 증가 기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올해 위스키 시장은 평균 13%대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올들어 10월까지의 위스키 판매량은 292만 9156상자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증가했다.업계의 연말 성수기 마케팅 전략은 ‘총성없는 전쟁’과 같다.최근의 위스키 시장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최근 몇년동안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스키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은 신규 제품의 시장정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선발업체들은기존 제품의 방어에 안간힘을 쓰면서 경쟁의 강도가 배가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브랜드로 승부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브랜드 선호경쟁’을 통해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를고수한다는 ‘연말 성수기 마케팅 및 영업전략’을 세웠다.실물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소비위축현상이 심해지는 시장 추세를 감안할 때 당연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8년 연속 판매 1위의 임페리얼과 국내 최고의 선호도를 자랑하는 밸런타인브랜드를 앞세워 후발 브랜드를 맹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소비 둔화기에는 1등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소비자 심리를 적극 파고들어 임페리얼과 밸런타인 판매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이색 이벤트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 판매와 연말 불우이웃돕기를 접목한 이색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지난 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3주일 동안펼치는 ‘사랑의 케이크 나누기’가 그것이다.제주도 지역은 9일부터 20일까지다.업소에서 윈저17년을 마시는 고객에게 디아지오 코리아에서 마련한 케이크(병당 한조각)을 주면 이를 모아 고객 이름으로 소년소녀 가장이나 고아원 등에 전달하고,그 결과를 고객에게 통보해 주는 행사다.행사에 참가한 고객의 명함을 추첨,내년 1월 ‘윈저17년 문화이벤트’에 초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윈저17년의 고급 이미지 부각을 위해 월 1차례 공연·영화 등의 문화행사에 소비자를 초청,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문화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스코트는 지난 9월3일 출시한 신제품 ‘랜슬럿(Lancelot)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해 ‘업소 도우미 행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서울과 수도권 및 전국 6대 도시를 중심으로 80개 팀이 업소를 돌며 랜슬럿을 직접 홍보하고 있다.딤플을 판매한경험을 살려 거점업소를 공략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올 연말까지는 7.5%,내년에는 18%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위스키의 고장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랜슬럿 브랜드의 수입대체를 위해 내년 말에는 국내에서 병입(Bottling)된 랜슬럿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전략 롯데칠성음료는 1997년 말 ‘스카치블루’를 출시한 이후 일관된 광고 및판촉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자체 평가한다.수백억원에 이르는 광고 물량 싸움에 가세하지 않고 교수,언론인,전문직 종사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회를 열어 스카치블루의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고,국산 브랜드의 중요성을 집중 부각한다는 전략이다.회사 관계자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전략의 차별화를 시도,이를 통해 절감된 광고비는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피어스클럽18’을 출시,4년만에 위스키 시장에 다시 진입한 두산은 17년보다 1년 더 성숙된 ‘17+1’ 슬로건으로 18년산 위스키의 가치를 강조한다.17년산 위스키가 접대문화와 고급 위스키의 보통명사가 되어 온 국내 위스키 시장에 18년산이라는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여기에 출고가격을 2만 9480원으로 책정,가격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로열 살루트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도 “시바스 리갈의 명성에 부드러운 18을 더했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시바스 리갈18’의 숙성기간이 긴 점을 부각시킨다.동아제약 계열사인 수석무역은 ‘WHY NOT’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도전적인 광고 카피로 J&B Jet만이 추구하는 특별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승호기자 osh@ ★가짜 양주 식별법 “모 유명 위스키는 80%가 가짜라더라.” “기내 판매품도 다 믿을 수 없다더라.” 가짜 양주가 판을 치면서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 주당들에게 ‘가짜 경계령’이 내려졌다.이에 따라 가짜 양주를 가려내는 다양한 감별법이 떠돌고있다.진짜 양주는 불을 붙여봐야 안다거나,술자리엔 양주 전문가를 대동해맛을 감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등의 얘기가 나돈다.‘위조방지 뚜껑’이나 ‘진위 감지 전자혀’까지 나오고 있는 점으로 미뤄 애주가들의 가짜양주 스트레스를 실감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가짜 양주를 ‘족집게’처럼 가려낼 수 있을까? 세관을 통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본 경험이 풍부한 관세청에 따르면 가짜양주는 병에서부터 ‘빈티’가 난다고 한다.라벨의 인쇄상태가 조잡하거나탈부착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또는 뚜껑의 로고가 어딘지 어설퍼보이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수입인지가 최근 것이 아니거나 술의 색깔이 혼탁해 보여도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일단 양주병을 뒤집어 보라고 권한다.진짜는 상층부에 타원형의 큰 물방울이 생기지만 가짜는 자디잔 물방울들이 떠오른다.시바스리갈이나카뮈같은 경우,흔들면 부유물이 생기는데 정품은 곧 없어지지만 가짜는 한참 지나야 가라앉는다. 관세청 관계자는 “위조범들은 가열하면 유리가 구멍나는 속성을 악용,뜨거운 바늘로 바닥을 뚫어 가짜 술이나 물을 주입하곤 한다.”면서 “이렇게 희석된 주류를 일반인들이 판별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입 또는 술집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을 시켰을 때 뚜껑이 따져서 나온다면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는 것이 안전하다.처음에는 정품을 내놓다가도 술자리가 무르익어가면 손님들의 취기를 악용,가짜를 내놓는 악덕 술집이 많기 때문이다.그래서 도를 넘지 않는 적당한 음주는 가짜 예방법으로도 유효한 셈이다.주당이라면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 대비,믿을 만한 단골집 하나쯤 개척해 둘 만하다. 양주 구입은 백화점이나 공항의 면세점을 이용하는 게 확실하다.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수작’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관세청 관계자는 전한다.중국,베트남 등 일부 국가의 기내 판매품은 100% 신뢰해선 안된다고 귀띔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연말 술자리 8계명 ‘숙취’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답은 간단하다.술을 안마시면 된다.하지만 요즘같은 연말엔 술독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마셔도 요령있게 마시는 비법이 필요하다. 우선빈속에는 절대 마시지 말자.먼저 식사를 하고 치즈,두부,고기,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먼저 먹은 뒤 천천히 술을 마신다. 둘째,얘기를 하면서 천천히 마신다.천천히 마실수록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의 양도 적어지고 간에서 알코올 성분을 분해시킬 여유도 생긴다. 셋째,주량을 절대 넘기지 말자.대체로 체중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다.소주는 2홉들이 1병,맥주 2000㏄,포도주 600㎖ 1병,양주 750㎖ 4분의1병에 해당한다. 넷째,폭탄주를 삼가고 차수변경하며 마시지 말자.술은 종류에 따라 알코올의 농도,흡수율,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섞어 마셔서 좋을 게없다.특히 ‘2차는 기본,3차는 선택’식으로 자리를 옮겨 이것 저것 섞어 마시면 다음날 숙취가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섯째,잔을 돌리지 말자.잔을 돌리다 보면 가속도가 붙어 많이 마시게 되고 술을 강제로 권하게 돼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말 그대로 술자리가 ‘지옥’이 된다. 여섯째,매에 장사없듯 술에도 장사가 없다.사흘에 한번쯤은 술자리를 피하는 ‘휴간일(休肝日)’을 가져야 한다.특히 과음한 다음날 ‘술은 술로 풀어야 한다.’며 해장술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말 그대로 독(毒)을 마신다고 보면 된다.뜨거운 된장국이나 콩나물국,차 종류,과일,꿀물 등을 마시는 게 좋다. 일곱째,‘술+담배=죽음의 칵테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담배 연기 속에는 2∼6%의 일산화탄소가 있는데 술마시며 담배까지 피우면 거의 연탄가스 중독(일산화탄소 중독)에 가까운 타격을 받게 돼 심장,간,뇌 등에 치명적이다. 마지막으로 술자리에서는 무조건 흥겹게 즐기자.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겹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가며 즐거운 놀이와 모임 그 자체에 열중하다 보면 술도 덜 마시게 되고,좀처럼 만취하지 않게 된다. ▲도움말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洪命鎬) 교수 정리 김성수기자 sskim@
  • 소규모 안마소 양성화

    가족들이 치료 목적으로 함께 찾을 수 있는 건전한 분위기의 안마전문점 ‘안마원’이 내년쯤 선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안마시술소 설립규정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시행됨에 따라 조만간 안마사에 관한 규칙 등 관련 시행규칙을 고쳐 안마원의 시설 규모와 인력기준 등을 만들기로 했다.기존의 안마시술소와는 차별화된 별개의 소규모 안마전문점 설립이 가능해지는 것이다.현행 의료법시행규칙에는 안마시술소의 설립요건을 ‘건평 250평 이하’로 규정,전국 774곳에 이르는 대부분의 안마시술소들이 건평 250평 규모에 여자종업원을 두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등 퇴폐업소화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새로 양성되는 안마원은 30평 이내로 규모를 제한하고 청소·주방종업원을 제외한 여성종사원을 아예 둘 수 없도록 해 퇴폐 행위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밀실이나 칸막이실 형태의 ‘시술실’도 만들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마시술소의 경우 설치 장소를 근린상가로 제한하고 있지만 안마원의 경우 향후 건축법 시행규칙개정 등을 통해 주택가에 위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여성이나 수험생 등 심신이 피로한 사람 누구나가 자유롭게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건전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안마원을 양성할 계획”이라면서 “안마원이 정착되면 현재 6000∼7000명 수준인 시각장애인 안마사 수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발언대] 성공 월드컵 후속관리돼야 한다

    월드컵 4강신화가 잊혀지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88서울올림픽 때 한국이 종합 4위를 차지했을 당시 세계는 코리아에 주목을 했었다. 세계 매스컴들은 한국의 ‘체육4강’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이룬 업적까지 새롭게 부각시켰다. 다음 해인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데 이어 소련 붕괴로 이어진 것도 서울 올림픽의 여진(餘震)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월드컵 4강 진출과 거리의 응원단(붉은악마)으로 한국은 또 한 번 세계인의 관심사가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또한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수직상승하면서,성공한 월드컵으로 부산·광주·대구 등 개최 도시가 알려졌다.이는 곧 관광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으나 결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관광객 증가는 서울올림픽의 덕을 많이 봤다.88년에 234만명의 외국인이 방한했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약 25%나 늘어난 수치며,관광수지 흑자도 19억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도 세웠다.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91년에는 방문객 300만명 돌파라는 기록도달성했다.불과 3년 만에 또하나의 100만명 턱을 넘었다. 이는 그 이전의 200만명 턱을 넘는 데 걸렸던 10년에 비하면 대단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런데 2002월드컵 상황은 어떠한가.역사상 지구촌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명성과 지위를 한국에 안겨 준 2002년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됐음에도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의 수치는 늘지 않았다.그 원인은 지난 9·11사태 이후 ‘관광붐’이 침체된 데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인들이 국내 잔치에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작년보다 관광객 수가 오히려 10% 정도 줄었다. 이런 배경에는 호텔 객실공급 등 관광객 유치에 소극적인 면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객 감소는 서울올림픽 때 호텔 객실 수와 비교해봐도 잘 알 수 있다.서울올림픽 때 관광호텔의 객실 수가 전후 4년 사이 약 1만 5000실가량 증가했다.또 88년 한 해만 50개의 관광호텔이 새로 지어졌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의 경우는 사정이 달랐다.2000년부터 2002년 6월 말까지 늘어난 관광호텔 객실 수는 2127실이 전부다.아울러 지금의 한국 경제여건이 서울 올림픽 때와 달리,즉 관광호텔을 포함한 관광시설에 대한 투자가 따라 주지 못한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객실 수 감소는 결국 외국손님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게다가 내국인의 해외여행 급격한 증가로 관광 적자가 더욱 늘고 있는 실정이다. 성공적인 월드컵 효과를 관광수익 증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첫째,국가 홍보에 대한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인터넷 시대에 맞게 해외교포 및 한류권 시장 등에 대한 ‘글로벌 고객관리’가 있어야 한다. 둘째,포스트 월드컵 등으로 개최 10개 도시의 이미지 홍보가 체계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그 내용 또한 외국인이 직접 와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향토적인 것이 있어야 한다.이에 따라 지방 숙박시설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원화절상 등 외적 환경도 가격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마련도 필요하다. 셋째,한국의 첨단 정보기술(IT) 환경을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객 만족 차원에서 1330 코리아 콜센터 통합운영,관광정보 통일화 추진,7개 외국어 사이트를 통한 해외 인터넷 마케팅 등은 관광홍보의 정예무기들이다. 월드컵 성공은 절반의 가능성일 뿐이다.성공 월드컵 후속관리가 이어져야 성공은 완성된다.조직과 인력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상품 브랜드는 짧고,국가 브랜드는 길기 때문이다.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 편집자에게/ 노동자 이해하는 장관 아쉬워

    -방노동,노동자 비하 발언 물의(10월31일자 31면)를 읽고 방용석 노동부 장관이 29일 국회 회의 도중 노동자를 쓰레기에 비유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씁쓸함을 넘어 분노가 일었다.아무리 국회의원과 말싸움을 주고받다가 나온 표현이라지만 두 노총 노동자들이 방청하는 가운데 노동행정을 책임지는 장관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노동계가 주5일 법안에 합의해놓고 이제 와서 쓰레기 법안이라 주장한다는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 노동부는 지난 2년 남짓 노동계의 한축인 민주노총과 주5일 문제를 놓고 단 한번의 공식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노사정 합의 실패 후 노동부가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한번도 민주노총과 대화를 갖지 않았다.특히 개정 근로기준법대로 단체협약을 강제로 바꾸라는 조항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보장한 월 1.5일의 휴가를 1일로 낮춘 것은 노사정위 때가 아니라 노동부 법안마련 과정에서 추가된 것이다. 그동안 방 장관은 물의를 빚은 발언을 여러차례했다. 노동계가 방장관 발언을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라 노동장관의 잘못된 노동관에서 나온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노동자를 쓰레기에 비유해 비하하기 전에 주5일 근무제와 공무원노조 허용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야 할 노동자들이 왜 이 추운 겨울에 국회 앞에서 노숙하며 총파업에 나서는지 헤아릴 줄 아는 노동부 장관이 아쉽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 병풍수사 결과 발표/ 향후 수사 어떻게 - 김대업 사법처리 불가피 할듯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던 김대업씨의 사법처리 문제는 결국 25일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채 향후 수사 과제로 남게 됐다. 병역비리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면 의혹을 제기한 김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김씨가 그동안 사건 관련자들과 주고 받은 고소·고발은 무려 22건에 이르러 사안마다 판단을 해야 하고 사실무근을 이유로 바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일단 사법처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김씨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김대업씨의 주장은 검찰 수사에서 배척돼 사법처리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대업씨는 병역면제 의혹이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데 대해 명예훼손이나 무고 등 혐의로 처벌받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형사처벌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김씨 주장의 ‘악의성’이나 ‘현저한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김씨 주장이 거짓이라면 없는 사실을 꾸며서 고발하게 된 경위와 이유를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이때문에 검찰 내부에서 처벌 결정을 놓고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한달째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김씨의 신병을 체포영장을 발부해서라도 확보,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배경과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그 과정에서 정치권이 어떤 대가를 주고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도록 부추기거나 선동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대선을 앞둔 시기에 정치 전반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기자
  • [사설] 예산안 졸속 심의 우려된다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오늘부터 시작된다.국회 회기단축으로 다음달 8일까지 보름여 동안에 예산안 처리를 마쳐야 하는 만큼 더욱 내실있는 심의가 절실하다.하지만 벌써부터 졸속 심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지난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불거진 전용학·이완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정당간 대결구도가 첨예화했고,정파간 이합집산도 본격화하고 있는 터라,예산안 심의 역시 정당간 기세 싸움에 묻혀 제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는 111조 6580억원에 이르는 새해 예산안의 심의가 정치 공방에 묻히거나,정략적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한다.대선을 염두에 둔 각 정파가 주요 예산안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이를 물고 늘어지고,표를 의식한 삭감이나 증액 공방을 벌여서는 심의가 제대로 이뤄 질 수 없다.각 정당이 무리하게 내건 지역공약이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산 끼워넣기를 할 경우,예산구조만 왜곡시킨다는 것을 각 정파는 명심해야 한다. 또 정권의 말기 상황을 이용,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따내려 하거나,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해 예산을 따내려는 일부 의원들이나 정파의 움직임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예산안 심의 마무리 과정에서 밀실흥정을 막기 위해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 운영을 공개적으로 하기로 해놓고도,지키지 않았던 지난해의 잘못을 올해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 예산안 심의 장소가 정쟁의 마당이 돼서도 안 되지만,대권다툼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서도 안 된다.지금 우리의 국내외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안보상황도 급변하고 있다.예산 배정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짜여졌는지,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정한 배려도 이뤄졌는지 등의 보다 큰 안목을 갖고 예산을 들여다보길 당부한다.
  • 2002년판 야인시대? ‘신OB동재파’ 두목등 28명 검거

    ‘2002년판 야인시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폭력을 휘두르던 ‘신OB동재파’ 두목 유모(41)씨 등 조직폭력배 28명이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 의해 붙잡히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들이 수감된 노량진경찰서 유치장 주변에는 “형님께 인사드려야 한다.”며 서울과 고흥 등 전국 각지에서 검은 양복 차림의 건장한 사내 50여명이 모여 들었다. 또 경찰이 수사를 위해 15일까지 면회를 금지하자 각계에서 선처를 호소하거나 경위를 알아보려는 민원전화가 쇄도,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경찰 관계자는 “16일 오전 면회금지를 풀기 전까지 유치장 주변에서 ‘조폭’들이 줄을 지어 기다렸다.”면서 “고위층을 사칭하는 전화도 많이 걸려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OB동재파’의 두목 유씨는 7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중 하나인 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이들은 서초구의 모 안마시술소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조직재건을 시도했다.‘배신은 죽음으로 갚는다.’,‘조직의 비밀을 외부에 절대 누설하지 않는다.’ 등 행동강령을 정해 놓고강동구 암사동 등 합숙소 3곳에서 단체생활을 해왔다. 경찰은 이들이 부도가 난 모 골프용품 생산업체를 ‘접수’하기 위해 사업주측을 위협하고,7억원 어치의 골프채 700여 세트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열린세상] 이념과 도덕의 퇴조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대선을 앞둔 정파간의 아귀다툼,서해교전의 책임공방과 대북 관련 지원설 등이 때로는 꼴사납고 때로는 가슴을 철렁이게 한다.경제적 한파는 겨울보다 빨리 닥칠 것 같은 조짐이다.부산 아시안게임의 낭보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구겨진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시절에 현실에 대해 발언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이런 회의가 드는 것은 모든 말들이 진흙탕에 뒤범벅이 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요즘은 신문 펴는 것 자체가 싫고,펴더라도 건성건성 읽는다.오늘은 마음먹고 묵은 신문 더미를 이리저리 들추다가 눈에 띄는 기사를 발견했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요즘 유럽에서는 좌파정권과 우파정권이 사회·경제 정책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이념에 근거한 노선의 차이가 정책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인데,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 현상은 변화를 앞둔 한국에 중요한 타산지석일 것이다. 이념의 후퇴를 퇴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확고한 이념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회의 정체성이 모호해진다는 것과 같을 수 있기 때문이다.사실 칸트의 말이지만 이념이란 어떤 상상적 초점이고,그 초점을 통해서 우리는 현실 전체의 이상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이념의 후퇴는 그런 이미지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하지만 이념의 후퇴는 진보일 수 있다.그것은 상상과 현실의 괴리가 좁아진다는 것을 뜻할 수 있기 때문이다.분명 특정 역사적 단계에서는 이념을 통해 낙후한 현실을 조형해가야 할 때가 있다.그러나 어떤 단계에서는 그런 상상적 이미지가 현실을 왜곡할 뿐더러 역사적 진보를 옥죄는 굴레일 수 있다.이런 경우 새로운 이념을 고안해야겠지만,문제는 현실이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다기화하는 경우이다. 그런 현실을 지칭하는 것 중의 하나가 탈근대라는 말이다.현대사회에서는 일관된 이념을 고수하기 어렵다고 보는 미국 사회학자 대니얼 벨에 따르면,이 시대에 자본주의는 생산의 측면에서는 금욕주의를,소비의 측면에서는 쾌락주의를 동시에 요구하는 모순에 빠져든다. 사회의 각 영역은 서로 대립하는 정책을 요구할 만큼이질적인 성향과 논리에 따라 발전해간다.가령 경제영역은 자유의 이념과 개인주의를,정치영역은 평등의 이념과 공동체주의를,예술영역은 탈세간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나쁘게 보면 이것은 문화의 파편화 현상이고,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이념이 필요할지 모른다.그러나 이념은 상상의 차원에 속하는 것이고,오늘의 현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이런 현실 앞에서는 이념이 초역사적 진리고 논리적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는 생각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우리는 주관적 이념에 따라 객관적 현실을 개조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맞추어 주관적 이념을 고쳐나가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이념의 퇴조는 후퇴일 수 없다.이념적 정체성의 약화는 혼란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념의 크기에 맞추어 현실을 재단하려 하기 때문에 더 큰 갈등과 혼돈이 생겨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순탄치 못한 역사와 압축성장을 통해 근대화의 문턱을 넘은 나라,그래서 각 사회영역의 발전수준이 천차만별인 나라일수록 좀더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이념적 상상력이 필요할 것이다.수많은 갈등과 모순을 한번에 제거할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엄연한 현실의 구성요소이고 그것을 해결할 방책도 사안마다 달라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의 외신보도를 읽고서 느낀 소감이다.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도 여전히 세상이 혼란스럽게 보인다.그것은 이 혼란이 이념적 혼란과는 거리가 먼 다른 종류의 혼란,가령 도덕적 혼란이기 때문일 것이다.오늘날 우리사회에서 퇴조하고 있는 것은 도덕성이며,도덕성의 후퇴와 더불어 말의 신뢰성이 약화되고 있다.말의 신뢰성이 사라진 곳,그곳에서는 어떠한 이념의 정권이 서더라도 혼란을 면치 못할 것이다. 김상환 서울대 교수 철학
  • 아시안게임/ 남북체조 ‘금빛 합창’

    4일 사직체육관은 ‘코리아’의 무대였다.남북한이 이날 열린 체조 남녀 종목별 결승 6종목 가운데 4종목 우승(공동우승 3종목 포함)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남자 마루운동에서 신예 김승일(17·영광고)이 첫 금메달을 따냈고,링에서는 팀 최고참 김동화(26·울산중구청)가 중국의 황쉬와 공동 1위에 올랐다.북한도 김현일(26)이 남자 안마에서 중국 텅하이빈과,한정옥(16)이 여자 이단평행봉에서 중국의 장난과 각각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마루운동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딴 것은 김승일이 처음이다.그는 앞으로 한바퀴 반을 돈 뒤 바로 구르기로 연결되는 고난도 기술을 선보여 난이도에서 결승에 진출한 8명 가운데 유일하게 만점인 10점을 얻었다. 코칭 스태프들은 “어린 승일이가 큰 대회를 앞두고 평정심을 잃을 것을 우려해 메달 후보로 거론치 않았다.”면서 “그러나 금메달을 따낼 줄은 몰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화는 98방콕대회 마루운동과 지난해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 링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금메달 0순위로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강한 근력을 요구하는 기술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게 장점이다. 김동화는 그러나 선천적 약시로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콘택트 렌즈를 끼어도 시력은 0.1에 불과하다.공중동작을 마치고 착지할 때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경남체고 2년 때는 손목골절을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골반뼈를 이식해야 했다.지난해 11월 벨기에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는 링 연기 도중 오른쪽 이두박근이 파열됐다.6시간30분에 이르는 대수술을 받아 선수생명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의 불운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이날은 크고 힘 있는 동작으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김현일은 지난 96년 세계선수권에서 안마 4위에 오르면서 북한의 ‘전설적인 안마왕’ 배길수의 후계자로 지목됐다. 한정옥은 올해 처음 대표로 발탁된 북한의 ‘신병기’.“연습할 때처럼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다.”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박준석기자 pjs@
  • 아시안게임/ 체조 김동화 銀

    김동화(울산중구청)가 남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28년만에 메달권에 진입했다. 한국의 에이스 김동화는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개인종합에서 주종목인 링에서 9.775점을 받는 등 6개 종목 합계 56.875점으로 량푸량(중국)과 공동 2위에 올랐다.김동화는 안마에서 9.625점을 받아 3위가 됐다가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져 9.725점으로 상향 조정돼 은메달로 한 계단 승격됐다. 이 종목 우승은 중국의 양웨이(57.375점)에게 돌아갔다. 한국체조가 남녀 통틀어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딴 것은 74년 테헤란대회 때 이영택(3위) 이후 처음이다. 남자 대표팀의 맏형인 김동화는 시드니올림픽 이후 이주형 여홍철 등 간판스타들이 은퇴하고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대들보 자리를 확보했다.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 단체전 경기 도중 이두박근이 끊어져 수술을 받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소중한 열매를 맺었다. 김동화는 4일 종목별 결승 링 종목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아시안게임/ 체조 - 남자 단체전 은메달

    한국 남자체조가 단체전에서 6종목 합계 226.7점으로 중국(228.825점)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북한(221.75점)은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안마에서 선전했으나 다른 종목에서 부진,일본(225.6점)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중국은 링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종목별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싹쓸이할 것을 예고했다. 시드니올림픽 2관왕 리샤오펑이 주종목인 평행봉에서 출전 선수 중 최고 점수인 9.85점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고,시드니올림픽 개인종합 준우승자 양웨이가 모든 종목에서 9.4점 이상의 고른 고득점을 올렸다.
  • NGO 행사

    ◆ 농업희생연대 =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우리쌀지키기 운동 선포식 기자회견'을 갖는다.(031)298-4915. ◆ 한국여성의전화연합 =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4층에서 ‘폭력가정내 성학대 실태보고 및 대안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02)2269-2962. ◆ 청년포럼 한·일 공동위원회 =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서구 방화동 국제청소년센터에서 ‘2002 한·일청년 포럼'을 개최한다.(02)393-1250. ◆ 함께하는시민행동 = 4일 오후 7시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내 문화공간 여해에서 ‘창립 3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02)921-4709.
  • 두리아 NEWS/ 아프간축구팀 5일만에 도착

    ◆아프가니스탄 축구선수단 24명이 조국을 떠난 지 5일만인 26일 천신만고끝에 부산에 도착했다. 아프가니스탄은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이후 8년만에 모습을 나타내고 축구팀이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84년이후 18년만이다.축구팀이 부산에 온 것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4만달러의 지원을 받고서야 가능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수도 카불을 출발해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와 카라치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태국 방콕과 서울을 거쳐 5일만에 부산에 발을 디뎠다.이날 대회 조직위가 입국 일정을 미처 챙기지 못하는 바람에 이들은 공항에서도 서포터스의 환대를 받지 못했다.그러나 조직위 관계자들과 서포터스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선수촌 등록센터로 달려가 AD카드 발급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에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부산 입성 초기만해도 긴장의 빛이 역력했던 북한 선수단이 시간이 갈수록 한국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있다. 창원 사격장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상대의 대기구역까지 넘어가 간식과 음료수를나눠 먹으며 얘기꽃을 피웠다.북한 여자 스키트의 이혜경은 한국팀 후배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했다.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은 박정란도 지난해 7월 아시아클레이선수권에서 만난 한국의 곽유현(상무)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사직체육관에서 한국 체조팀의 최고참인 김동화(26·울산중구청)는 이명철(24)에게 평행봉에서 봉 밑으로 처지는 연기를 할 때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 바르는 설탕물을 사용하도록 권했다.김동화가 쓰던 설탕물을 실제로 바르고 평행봉을 잡아본 이명철은 더 달라고 졸랐고,김동화는 오후 훈련때 한 병을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북한 선수들은 설탕물 대신 소금물을 사용하고 있다.이선성(한양대)은 지난해 바뀐 국제연맹의 채점규정을 파악하지 못한 북한 안마의 기대주 김현일에게 연기의 난이도를 설명해주는 이적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입국한 일본 선수단 본진에는 한때 한국유도 81㎏급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추성훈(2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일장기를 가슴에 단 채 입국했다. 재일교포 4세로 지난해 10월 일본에 귀화해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온 추성훈은 “아버지의 조국과 금메달을 다퉈야 한다는 것이 가슴아프지만 경기에 전념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조직위의 무성의한 선수촌 운영이 결국 한국 사격 선수단의 퇴촌을 불러왔다. 사격대표팀 1진 19명은 26일 아침 선수촌에서 짐을 꾸려 사격 훈련장이 있는 경남 창원으로 숙소를 옮겼다.후발대 40여명도 선수촌을 거치지 않고 창원으로 직행할 계획이다. 선수단이 퇴촌을 결심한 것은 창원 훈련장까지 오가는 데 4시간이 걸리고 셔틀버스 배차간격도 일정치 않아 불편을 느낀 데다 도시락마저 제공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사설] ‘주휴 무급화’ 경청할 만하다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등 경제관련 부처들이 지난 9일 입법예고된 주5일제 도입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주휴 유급제’를 ‘주휴 무급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이는 재계가 끈질기게 요구했던 사항이기도 하다.우리는 ‘주휴 무급제’가 노·사 어느 일방에 유·불리함을 떠나 ‘국제 경쟁력 강화’와 ‘국제적인 기준’이라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의 기본정신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판단한다.주휴 유급제를 법제화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대만과 태국 등 3개국뿐이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고 ‘주휴 유급제’를 고수하려는 노동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주5일제 도입과 함께 근로기준법 부칙에 ‘임금보전’조항을 첨가하더라도 ‘주휴 무급제’로 바뀌면 시간급 또는 일당으로 임금이 산정되는 대다수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지금보다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노동계가 노사정위원회에서 국제 기준이라는 명분에 밀려 ‘주휴 무급제’에 합의했다가 백지화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이 때문에 노동부도 주5일제 홍보자료에서 ‘국제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노동계의 반발을 감안해’라는 단서를 붙인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노사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노동법 개정의 경우 보편타당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이 이에 해당한다.노동계나 재계가 주5일제 도입이라는 큰 틀에는 공감하면서도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도 ‘잣대’의 저울추가 사안마다 다른 데 있다고 할 수 있다.국제 기준 준수는 투명성·예측 가능성과 직결되며,외환위기 이후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배운 교훈이기도 하다.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지켜야 한다.
  • [대~한민국 24시] 백화점 가을세일

    ‘감각이 앞선 당신을 초대합니다.’(좀 있으면 또 세일을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신상품을 사는 게 좋을 걸.) 1년의 대부분을 ‘사바사바(사은행사-바겐세일-사은대잔치-바겐세일)'한다는 백화점들이 ‘추석 맞이 대잔치’를 끝내자마자 24일부터 ‘브랜드 세일’을 시작했다.브랜드 세일은 정기 바겐세일 직전 전체 입점 브랜드의 50∼60% 정도가 참여하는 일종의 ‘맛보기 세일’이다.그래서 백화점이 뿌린 광고 전단의 카피가 ‘감각이 앞선 당신’ 운운하는 것이다. ◆줄 선 사람들-24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뭘 사러 나오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100여명의 쇼핑객들이 굳게 닫힌 유리문을 바라본다.아니,절반 정도는 백화점 쪽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마치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도로를 쳐다보고 있다. 딸과 함께 나온 중년 부인부터 친구의 팔짱을 낀 20대 여성,사이좋게 담배를 나눠피우는 일본인 남녀 관광객까지.이유야 어찌됐든 이들은 찍어둔 물건을 한시간이라도 빨리 사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포도넝쿨을 돋을새김한 웅장한 현관 유리문 너머에서는 산뜻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은 매장 직원들이 ‘볼룸댄스’를 추며 하루일과를 준비한다.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단정한 모습에 하이힐을 신고 오후 7시30분까지 서 있으려면 마디마디 관절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전투 준비인 셈이다. 춤을 추면서도 이들의 얼굴은 표정이 전혀 없다.하지만 잠시 후 문을 열면 ‘스마일 컨설턴트’들이 가르쳐 준대로 한없이 맑은 미소를 띤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변검(變瞼·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중국의 전통 가면술)’이 따로 없다. 10시20분쯤 왕궁의 수문장같이 근엄한 표정으로 문을 지키던 검정양복 직원이 무슨 이유인지 잠깐 문을 열었다.팻말에 분명히 ‘Open 10:30 AM’이라고 써놨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버스를 기다리는 체’ 하던 사람들까지 입구로 몰린다.물론 이들은 검정양복 직원의 가벼운 제지에 막혀 다시 담배를 피우거나,버스를 기다리거나 하며 딴전을 피워야 했다. ◆활짝 열린 ‘왕궁’문-10시30분 드디어 ‘왕궁’의 문이 열렸고 사람들은 출근길 지하철을 타듯 그렇게 입구로 빨려 들어갔다. 슈퍼마켓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는 세상이지만 백화점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그 휘황찬란한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방향감각을 상실한다.처음에 들어설 때야 5층 신사복,6층 골프·스포츠 의류 코너 등으로 목표를 잡았겠지만 1층에서부터 눈을 뺏기고 만다.샤넬,프라다,버버리,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그이름만으로도 황홀한 ‘명품’들이 손만 뻗으면 잡힐 듯하다.그러나 주머니에 넣기는 쉽지 않다.174만 8000원의 가격표가 붙은 부츠나 74만 8000원짜리 하이힐을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브랜드 세일과 별도로 지난 20일부터 진행돼온 9층 ‘숙녀 캐주얼 가을 패션 대전’은 이른 시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진열장 대신 시장처럼 ‘난전’을 펼쳐 놓아 심리적인 거리감도 없는 데다 철지난 옷이라 하여 평소의 절반값이면 마음에 드는 옷을 부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 장에 만원짜리 티셔츠는 얼핏 고급 백화점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백화점에서 만원짜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1만∼3만원에 불과한 가격표를 본 사람들은 마음 놓고 물건들을 유린하기 시작했고 제품이 헝클어질 때마다 직원들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이를 원상태로 돌려 놓았다.마치 군대에서 땅을 팠다가 다시 메우는 작업같이 무의미해 보이지만 그때 그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이내 쑥대밭이 되고 말 터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5층 남성정장 코너의 온갖 브랜드들도 할인 간판을 내세웠지만 8층에도 ‘신사 가을정장 특집전’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브랜드들이 널려 있다.역시 오전 시간대라 실 수요층인 남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다.입사 시험 면접을 앞두고 애인과 함께 찾아온 취업지망생,아들의 옷을 눈대중으로 맞춰보려는 노부인이 눈에 띌 뿐이다. P브랜드 코너의 한 직원은 “8층에 전시된 옷은 20만원 후반대 정장으로 품질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값은 싸다.”며 유혹했다.이 매장에서도 30%세일을 하지만 가을 정장은 최소 30만원 후반대를 줘야 살 수 있다.그는 “다음주면 정기바겐 세일을 할텐데 브랜드 세일을 왜 하는가?”라는 우문(愚問)에 “정기 세일 때는 사람도 너무 많고 때로는 물량이 달려 원하는 사이즈를 사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미리 싸게 파는 것”이라는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추석 연휴 직전에는 하루 1200만원 어치를 팔았다는 이 매장은 지난 몇달동안 세일 아닌 기간이 불과 보름 남짓 했지만 이 기간에도 하루 평균 300만∼400만원(주말 700만원)어치는 꾸준히 팔았다고 한다.1주일 정도만 기다리면 최소 1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는데도 제 값 주고 사는 손님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1주일씩이나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숙녀 정장이 넘쳐나는 4층 디자이너 코너에서는 중년 부인들이 그들의 몸에 맞게 설계된 디자이너의 옷을 걸쳐 본다.품이 넉넉한 정장들은 빨강,파랑 원색에 금빛,은빛 테를 둘러 오히려 눈에 낯설다. 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한 흰색 재킷이 터질 듯 위태위태하게 부인의 몸에 끼워 맞춰진다.거울 앞에선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한 웃음이 번지지만 옷깃을 바로잡아 주는 직원의 얼굴에는 조바심이 묻어난다. 친구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박모(53·여·노원구 상계동)씨는 “주방용품을 사러 들렀지만 이왕 온 김에 한 장에 30만∼40만원짜리 블라우스도 입어보고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7층에서는 ‘가전 특별 한정 서비스’가 한창이다.할인가로 대당 400만원이 넘는 49인치 프로젝션 TV는 20대가 한정이고 145만원짜리 세탁기도 20대만 그 가격에 판단다.550만원짜리 진동의자에 느긋하게 누워 안마를 즐기는 아저씨는 허리를 굽힌 직원이 혀에 쥐가 나도록 제품을 설명하지만 한귀로 흘려 듣는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하루중 가장 붐빈다는 오후 6시를 넘기자 쇼핑객들의 발걸음이 조금 바빠진다.7시30분 폐점 전에 맘에 드는 물건을 골라야 하지만 저마다 10∼30% 할인 팻말을 내걸거나 무슨 특집전,기획전 식으로 눈길을 사로잡아 선택이 쉽지 않다. 7시30분이 되자 폐점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온다.사람들은 여전히쇼핑에 열중이지만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저마다 이 백화점의 상징인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다 빠져나오는 데 정확히 30분이 걸렸다.물론 아무 것도 사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백화점 정문 앞에는 떡볶이,어묵,꼬치,삶은 고구마 등을 파는 노점이 성황이다.양손에 든 쇼핑백만으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는지 500원짜리 어묵꼬치를 베어물고서야 어린 아가씨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알듯 모를 듯 묘한 표정의 여자 모델 얼굴로 뒤덮인 쇼핑백을 안고 먹는 오뎅맛.‘늬들이 이 맛을 알아?’ 쇼핑객들이나,오뎅가게 아줌마나,10만원짜리 상품권을 9만 5000원에 판다는 구둣방 아저씨나 백화점 세일이 기다려지기는 마찬가지다. 류길상기자 ukelvin@ ■백화점 쇼핑심리 자극장치 백화점 건물은 고객이 물건을 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하루 종일 조명을 밝혀 닭이 매일 알을 낳게 만드는 양계장처럼 쇼핑객들이 지갑을 열도록 온갖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이다. 최근 개장한 경우는 예외지만 대부분의백화점에는 창문과 시계가 없다.햇빛이 비치면 시간이 흐르는 걸 몸으로 느끼고 시계를 보다 보면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하고 조바심을 내기 때문이다.대신 실내가 워낙 넓고 거울이 많은 데다 조명이 대낮처럼 환하고 벽에 조명을 비춰 ‘창문효과’를 내놨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즐긴다. 만약 일반 사무실에 창문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고통을 호소하며 큰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것이다.욕구를 발산하는 공간과 이를 억제해야 하는 공간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제품을 직접 비추는 국부조명은 1200∼1500룩스이지만,일반 매장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수준인 500∼600룩스의 조도를 유지한다.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음악 선정도 철저히 쇼핑 심리에 맞춰져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우선 개점시간부터 낮 12시까지는 클래식 음악을,12시∼오후 3시는 경쾌하고 빠른 팝송을,3∼5시는 가요를,5시∼폐점까지는 추억의 올드 팝송을 튼다.시간대별로 주로 찾는 고객층의 선호도와 인간의 생체리듬을 고려한 선곡이다. 또 개점,12시,3시,6시,폐점 시간 때는 백화점측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테마송’이 직원들에게 ‘알람’ 역할을 해주고 있다.이 매뉴얼은 지난 2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측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1층에 화장실이 없는 것도 불문율이다.만일 1층에 화장실이 있다면 지나가다 ‘볼일’만 보러 오는 사람 때문에 매장이 혼잡해지는 반면 화장실이 위층에 있으면 한번이라도 더 매장을 둘러보는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류길상기자
  • 남과 여/ ‘21세기 빅 브러더’ 휴대전화·신용카드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출현을 예고한 빅브러더(Big brother:감시자)가,어쩌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사회다.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는 몸에 부착된 최신형 ‘추적 장치’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그 추적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밀번호를 부부(연인)사이라도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하지만 “믿음과 사랑으로 맺어진 우리둘 사이에 비밀이 웬말이냐.”고 항의하면 꼼짝못한다.사생활 보호? 턱도 없다! 첨단기술이 믿음과 사랑을 ‘불신과 증오의 부메랑’으로 전환시키는 사회 속에서 정보기술(IT)의 발달을 한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추적당하는 자의 한탄 “삐삐에서 이동통신 서비스의 개발을 멈췄어야 했다.” 김중권(35·회사원·이하 가명)씨의 한탄이다.그는 퇴근이 늦는 날에는 아내로부터 “당신 어디에요?”라는 질문을 어김없이 받는다.한때 L정보통신회사를 다녔던 그는 휴대전화를 통해 현재의 위치가 동(洞)단위로 확인되는 상황에서 조금의 거짓말도 해선 안된다는 것을 잘알고 있다.때론 아내는 “오늘은 왜 집에 오는 코스를 바꿨어요?”하고 물어보기도 한다.아내는 집에서 기다리다 못해 위치추적을 했겠지만,옴짝달싹할 수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는 피곤해졌다.영락없이 ‘부처님 손바닥의 손오공’신세라고 한탄한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시다 ‘내가 쏜다.’며 계산한 최현호(30·회사원)씨.집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아내로부터 “오늘밤 11시40분에 ○○단란 주점에서 45만원 썼더라.왜 자기가 계산했어?”하는 추궁을 받았다.갑자기 그는 술이 확 깨는 느낌이었다.자신의 행방과 금융거래 내역을 아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아내는 대수롭지 않게 “당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곧바로 내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날아오도록 해 놨잖아요.”라고 말했다.지난달 신용카드를 분실한 뒤 불법사용이 있지 않을까 염려돼 비밀번호를 알려줬던 일이 기억났다.최씨는 “앞으로 아내 모르게 현금 서비스를 받아 비상금을 만들거나,불량한 장소에 가는 일은 꿈도 못꾸게 생겼다.”며 한숨을 내쉰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서로 합의하에 알려주지만,그 결과는 의외로 참담한 경우가 많다.접대문화가 남성들의 세계에서 큰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판국에서,차라리 모르면 더 좋았을 일까지 알려져 부부(연인)사이에 ‘분란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문제의 비밀번호를 바꿔버리면 되지 않겠느냐.”는 조언은 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왜 바꿨냐,뭘 숨기고 싶어서 그랬냐.’는 등의 또다른 의혹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당연히 “아무리 친해도 비밀번호는 알려주면 안되잖아.”라고 딱 자르지 못했던 우유부단을 반성(?)한다.김씨는, 요즘은 여자친구에게 휴대전화를 선물한 뒤 ‘위치추적 서비스’로 다른 남자들을 만나지 못하도록 감시의 시선을 늦추지 않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한다. 추적 당하는 사람들은 “IMT2000서비스가 되면 정말 가관일 것이다.”라며 공포에 떨고 있다. 요즘 화상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적자’들은,“자기,어디야.”라고 물은뒤 “그럼 카메라 비춰봐.”하고 주문하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 ■추적하는 자의 항변/ “솔직하다면 뭐가 문제냐”위치추적 통해 남편 이해 “네가 나올래,내가 들어갈까?” 밤 2시쯤.이하영(36·인천 효성동·이하 가명)씨는 서울의 한 안마시술소 앞에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야근한다는 남편으로부터 밤늦게까지 연락이 없자 휴대전화로 위치찾기를 시도한 것.남편의 현재 위치는 역시 회사가 아니었다.유흥가가 많기로 소문 난 부평역 근처.곧이어 그의 휴대전화에 ‘○○안마시술소 13만 4000원’이라고 찍힌다.남편이 방금 카드를 사용한 곳이다.그는 속히 옷을 챙겨입고 안마 시술소로 향했다. 이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멍청하게 속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남편이 깨닫게 해 남편의 행동을 신중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내는 것이 유행하면서 아내가 남편의 최고의 감시자로 등장했다.아무리 남녀 사이라도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지만,숨기는 것이 없다면 뭐가 문제냐는 것이 추적을 하는 아내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또 위치찾기는부부사이의 관계를 오히려 돈독하게 해준다는 주장도 있다. “오늘은 강남에서 강북까지 돌아다니느라고 힘들었겠구나.” 평소 영업직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남편의 행동반경을 알아보기 위해 위치찾기를 신청한 김은희(29·서울 반포동)씨는 “위치찾기를 신청한 이후 더욱 사이가 좋아졌다.”고 털어놨다.남편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이란다. 김씨는 “예전에는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느라 힘들다.’는 남편의 말을 선뜻 믿지 않았다.”면서 “위치추적을 하면서 남편의 노고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치추적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면서 적지않은 문제를 낳고 있는 게 사실이다.남자친구와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던 유진아(23·서울 창천동)씨는 위치추적을 남발하다가 결국 헤어지게 됐다.남자친구가 “의부증이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이별을 통보한 것. 유씨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 이별의 화근이었다.”고 털어놨다.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있는지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는 그는 “다음에는 이런 마음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추적 어떻게 하나 현대,한국에서 실시간(Real time)으로 ‘누군가’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신용카드는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개수가 평균 4장이고,휴대전화도 국민 1인당 0.7개로 범국민적인 ‘추적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언제 어디서 얼마를 썼다는 금융거래 내역뿐 아니라,‘나 여기 있소.’하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이다.때문에 일부에서 “사생활 침해다.”라는 비판의 소리가 대두되고 있지만,신용카드사와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는 “좋은 목적으로 시작된 서비스가 악용되고 있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지나치고 있다. 우선 신용카드의 감시체제는 각 신용카드사가 운영하는 ‘SMS(Shot Message Service)시스템’이다.각 사의 홈페이지 ‘승인조회’에 들어가 카드번호·비밀번호를 알려주면,SMS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사용 승인이 떨어지는 즉시(1∼2분)‘○○가맹점에서,얼마를 썼다.’는 메시지가 ‘원하는’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전달된다.분실된 신용카드의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지만,현재는 아내(남편)가 남편(아내)의 용돈 사용내역과 사용처를 은밀히 감시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원칙적으로’ 신용카드의 사용 내역을 사용자의 휴대전화로 알려줘야 하지만,카드번호와 비밀번호만 알고 있으면 사용자의 본인 확인절차 없이 사용 내역을 알려주는 것이 맹점이다. 휴대전화는 각 사의 ‘친구찾기’‘수호천사’ 등 위치확인 프로그램이 공훈자다.위치확인 프로그램이란 원하는 휴대전화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개발됐다.남편(아내)의 휴대전화를 몰래 꺼내들고 ‘친구찾기’‘수호천사’ 등의 서비스에 연결한 뒤 위치를 추적당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전환시킨다.그렇게 전환된 휴대전화는 타인의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지 ‘동’단위의 위치가 확인된다. 문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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