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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를 계기로 가톨릭계가 변혁의 바람에 맞닥뜨려 있다. 이는 곧 가톨릭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동시에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와 연결된다. 차기 교황은 전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실시될 콘클라베(비밀회의)에서 선출된다. 차기 교황은 20세기 후반 이후 가톨릭 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 즉 영적·도덕적 논란거리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면서 가톨릭 개혁을 지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전세계 11억 신도를 보유한 가톨릭계가 차기 교황을 선장으로 이같은 변혁의 바람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구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교황 바오로 2세 보수 입장 견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기간 중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행한 과오에 대한 회개와 함께 종교화합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등 세계가 직면한 분쟁과 사상적 문제,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해선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교리와 개인의 도덕과 관련한 문제에는 줄곧 확고한 전통적 신념을 고수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전통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복음’의 근본적인 원리원칙만을 되풀이하면서 가치변화의 수용을 거부, 가톨릭 교회와 현실과의 괴리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동성애, 여성 사제, 사제의 결혼, 낙태와 피임, 시험관 아기, 안락사 등에 대해 재임기간 내내 보수적 반대입장을 취했다. 이런 입장은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반발을 샀으며 가톨릭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권익 운동가들로부터는 교황청이야말로 고집불통의 성차별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에이즈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순결을 지키라.”고 강조해 비웃음을 샀다. 그르노블 정치대학의 피에르 브레숑 교수는 “교황의 서거는 전세계의 이목을 가톨릭에 집중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것을 가톨릭 교회의 부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가톨릭신도 계속 감소세 전통적 가톨릭 국가인 유럽에서 가톨릭 사제와 신도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가톨릭의 위기를 반영한다. 프랑스의 경우 62%가 가톨릭이라고 말하지만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세례를 받은 어린이도 1992년 43만 4718명에서 2002년에는 36만 5107명으로 줄었고,2002년 결혼한 28만 8000쌍 가운데 교회에서 식을 올린 경우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1만쌍에 불과했다. 가톨릭의 쇠락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가 사제의 자격 조건을 엄격히 한 데 따른 사제 수의 정체다. 전세계의 사제 수는 40만명으로 계속 정체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사제의 94%가 40세 이상이며,52%가 70세 이상이다. 프랑스에는 현재 2만 4000명의 성직자가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3분의1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프랑스 사제 52% 70세 이상… ‘수혈’ 안돼 이 때문에 결혼한 사람에게도 사제 서품을 허용하고, 여성 성직자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세가 꺾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제3세계, 특히 중남미에서 가톨릭 신도의 숫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교세 확장은 해방신학의 부상과 함께 교황청에 또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 대부분이 가톨릭인 중남미 지역에서 가톨릭 교회는 빈곤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민중들을 경제적·정치적 압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황은 마르크시즘에 입각한 입장을 철저히 배격하며 성직자들의 정치활동 개입에 반대해 왔다. 교황이 1983년 니카라과를 방문했을 당시 무릎을 꿇고 그에게 손을 내민 에르네스토 카르데날 신부의 손을 뿌리치고 “너의 위치를 찾아라.”고 지적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바티칸으로서도 4억명에 이르는 중남미 신도들의 고통을 좌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차기 교황 전통주의 계승” 지배적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114명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지명됐다. 따라서 누가 교황직을 승계하든 교리적으로는 전통주의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성직수임 옹호자인 라비니아 번(‘여성을 제단으로’의 저자) 박사는 “가톨릭 교회의 세속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가톨릭 교회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otus@seoul.co.kr ■ 가톨릭계 주요 쟁점 ●낙태·피임·안락사·줄기세포 연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바티칸 보수파는 낙태와 피임을 위한 콘돔 사용, 안락사,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교황청의 콘돔 사용 금지 조치는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역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과학 및 생명공학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새 생명윤리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가톨릭 내부에서 일고 있다. ●여성의 성직 불허·성직자 독신 유지·동성애 진보적인 가톨릭 신도들은 교황이 여성 사제 및 성직자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인권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가 여성 사제를 허용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사제 불허는 남녀 평등이라는 사회 변화상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 신도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입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교회의 중앙집권화 요한 바오로 2세는 대외적으로 개혁과 대화를 강조했지만 교회 내부적으로는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함께 중앙집권체제와 권위주의적 구조를 강화시킴으로써 교회의 분위기를 경직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보수파 음모說 진실은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둔 바티칸에 음모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오푸스 데이가 차기교황 선출 영향력”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신의 과업단)’가 내밀한 바티칸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 교황 및 교회의 보수화를 유도해 왔고 현 교황청 대변인인 호아킨 나발로 발스 추기경이 회원이라는 사실이 겹쳐지면서 음모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터져나온 의혹은 교황의 서거 시점 조작설.2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1일 운명했는데 보수파들이 차기 교황에 자신들 입맛에 맞는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은폐했다는 논리다. 나아가 더 많은 신도를 장례식에 끌어들여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우고 요한 바오로 2세를 이른 시간 안에 성인으로 추대한 다음 이를 차기 교황 선출에 연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폴란드신도 참석 늘려 유럽 교단 중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신도 200만명이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오푸스 데이 같은 보수단체의 계산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음모론자들은 주장한다. 여기에 교황의 마지막 말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측근에게 구술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을 향해 안간힘을 내 작은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선종을 지켜본 주치의 레나토 부조네티 박사는 로마에서 발행되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병세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에 마지막 며칠간은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누군가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의 중심에 서있는 오푸스 데이는 소설에 묘사된 대로 중세 때부터 이어져온 결사이지만 1928년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바티칸에 공식 단체로 등록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재계 거물 등 8만여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교황 서거]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27년간 재임, 가톨릭 사상 세번째로 장수한 교황으로 기록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사를 완전히 새롭게 쓴 인물이다.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 만에 그가 처음이었다. 공산 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나온 것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선출 당시 58세로 최근 123년 동안 추대된 교황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취임했다. 교황은 취임 이후 교회 업무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 104차례에 걸쳐 각국을 방문, 인권문제·이념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사목 순방은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횟수가 많아 거리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27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세기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른 종교와 화해를 모색해 성(聖)과 속(俗) 모두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8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바티칸에 안주하며 바깥 세상과 거리를 두었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했다. 수요일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해온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바티칸에 온 순례자는 무려 1780만명에 이른다. ●그늘진 유년기 취임 34일 만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뒤를 이은 그의 발탁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바티칸 내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그는 추기경들의 8번에 걸친 투표 끝에 78년 10월16일 제264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군장교 출신의 양복사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유년기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9세 때 어머니가,12세 되던 해에는 의사였던 형 에드문트마저 성홍열(猩紅熱)로 각각 사망,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구멍난 옷을 기워 입히고 헝겊 조각으로 만든 공을 차며 아들과 축구를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동시에 집중력과 강인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가운 방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엄격한 면도 있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보이티야는 다른 폴란드인들과 달리 반유대주의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당시 바도비체에는 2000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거주했다. 보이티야는 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렸고 이는 훗날 교황이 유대교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바탕이 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유대교 성전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최초로 방문해 유대인을 “우리의 형제들이여….”라고 지칭, 가톨릭과 유대교의 오랜 반목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능있는 사제 젊은 시절 보이티야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일 뿐 아니라 스키, 산악 등반, 카약, 수영 등 모든 운동에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38년 아버지와 함께 크라쿠프로 이주해 야젤로니안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시 낭송, 노래, 연극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전문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 문을 닫자 강제이주와 징집을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40년부터 4년 간 채석장에서 일했고 이어 화학공장 공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41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신의 종으로 살라.”는 부친의 평소 가르침을 따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46년 사제 서품을 받고 48년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크라쿠프에서 보좌신부로서 본격적인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탄탄대로였다.58년 크라쿠프 부주교,64년 주교,67년 추기경 자리에 올랐으며 78년 마침내 교황으로 선출됐다. ●‘세계의 양심’ 구심점 그의 교황 선출이 공표되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유리 안드로포프 의장은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평신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교황은 취임 이후 조국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을 적극 지지해 공산정권의 붕괴를 가져왔고, 이는 구소련 몰락과 냉전종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사제들은 교황의 비밀 메시지를 사제복에 숨겨 투옥돼 있던 노조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인권 침해를 일삼는 칠레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같은 독재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반정부 운동을 고취시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81년 첫 미국 방문에서 교황은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를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제3세계의 빈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2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주의의 기둥 교황의 피임과 낙태, 안락사에 대한 거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산업국가가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에 반대해 원성을 샀다. 성경 교리를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지 않아 교회 안팎에서 독재적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81년 3월 바티칸 광장에서 한 터키인으로부터 복부와 양손에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당시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암살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83년 이 터키인이 복역중인 감옥을 직접 방문, 그를 용서하는 자비를 베풀어 세계인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쇠약한 말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교황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깨 골절, 대퇴골 교체수술, 종양 제거수술 등을 받았다. 말년엔 암살 후유증에다 파킨슨씨병,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세월을 보냈다. 감기에 따른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고령에도 불구, 기관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빠르게 기력을 잃어갔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시아보 사망’ 美 안락사논쟁 재점화

    그녀는 갔지만 논쟁의 불씨는 남아있다.15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내온 테리 시아보(41)가 법원 판결로 영양공급 튜브가 제거된 지 13일만인 31일 오전(현지시간) 끝내 숨을 거뒀다. 사망 직후 플로리다주 파이넬러스파크의 요양원에는 그녀의 생명 연장을 호소해왔던 200여명이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찬송가를 부르며 영면을 기원했다. ●“편안한 영면”…부모 임종 거부당해 법적 보호권을 갖고 있는 남편 마이클은 딸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싶다는 부모의 희망마저 외면했다. 하지만 형제들은 시아보가 눈 감기 15분전 병실에 들어가 잠깐 그녀를 보았지만 남편의 요청으로 병실을 떠났다. 부모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다음에야 곁에서 기도를 올릴 수 있었다. 마이클은 그녀가 꽃으로 둘러싸인 병실에서 자신의 팔에 안긴 채 “조용하고도 편안하게” 죽음을 맞았다고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삶을 지지하는 목회자 모임’ 대표인 프랭크 파본 목사는 마이클을 “가슴이 없는 잔인한 인간”이라고 비난하며 “단순한 죽음이 아닌 명백한 살인이며 우리 조국이 이를 용인했다는 점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죽을 권리 둘러싼 논쟁은 이제부터 남편과 부모가 합의한 대로 그녀의 뇌가 얼마만큼 손상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부검이 곧 실시된다. 부모들은 시아보가 언젠가 뇌사에서 깨어나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남편은 그럴 리 없다고 맞서왔다. 시아보가 숨지기 전날 연방 대법원은 급식 튜브를 재연결하게 해달라는 부모의 청원을 또 기각했다. 이번 기각은 이 법원에서만 지난 2001년 이후 여섯번째이며 일주일새 두번째였다.7년동안 20여차례의 소송에서 부모들이 패배, 급식튜브가 제거되자 급기야 상·하 양원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뛰어들어 그녀의 생명연장을 위한 사상 유례없는 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법원은 2주간 필사적으로 매달린 부모 등의 노력에도 불구, 편안한 죽음을 맞을 권리에 손을 들어주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모든 미국인이 가치있게 여기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삶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톰 딜레이 하원의원과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도 법원이 명백한 살인을 저질렀다며 목청을 높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식물인간 시아보 사망

    |워싱턴 외신|15년째 식물인간으로 연명해온 테리 시아보 (41·여)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지난 1990년 2월 심장 발작으로 쓰러진뒤 의식불명 상태에서 지내온 시아보의 생명 보조장치 제거 여부는 생명의 존엄성, 안락사 문제와 관련 전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법원은 남편 마이클의 테리에 대한 생명보조 장치로 제거 청원을 최종 허가, 지난 18일 영양공급 튜브를 제거했었다. 그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상원과 하원의 공화·민주당 지도부가 긴급 회동하기도 했으며 연방법원이 시아보 안락사 결정의 재검토를 위한 특별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 교황청도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음식공급을 끊는 것은 ‘무자비한 살인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부친 안락사는 반대 안했다

    |워싱턴 연합|식물인간 테리 시아보(41·여)의 생명 연장 법안 통과를 주도한 톰 딜레이(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은 정작 자신의 아버지가 식물인간이 됐을 때에는 안락사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988년 딜레이 의원의 부친인 찰스 레이 딜레이(당시 65세)는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 그는 시아보처럼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의학적 도움 없이는 생존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병원에 누워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딜레이 의원의 어머니 맥신 딜레이(81)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본 적은 없었다.”며 “그(찰스)는 그렇게 살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다. 톰도 알았고, 우리 모두 알았다.”고 말했다. 찰스 딜레이의 며느리였던 앨비나 스코겐은 “시아버지는 식물인간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며 “가족들이 내릴 결정은 없었다. 그가 가족들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를 안락사시키는 예비 결정은 딜레이 의원의 어머니인 맥신에게 맡겨졌다. 그녀의 아들인 랜댈과 딸인 테나도 그 결정에 참여했다. 맥신 딜레이는 “톰(딜레이)은 (결정에) 따라왔다.”며 그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일본도 뜨거운 안락사 논쟁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에서 식물인간 여성의 영양공급 튜브제거 결정으로 안락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같이 일본에서도 환자를 안락사(존엄사)시킨 한 의사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진 사건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지방법원은 25일 7년전 기관지 이상과 뇌의 저산소증 등으로 의식을 잃고 입원치료 중이던 환자(당시 58)를 안락사시킨 한 여의사에게 살인죄 등을 적용,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유죄판결을 내렸다. 가와사키시 협동병원의 이 의사는 당시 가족으로부터 연명치료 중단요청을 받고 호흡을 유지하는 튜브를 제거한 뒤 근육이완제를 투여, 환자를 질식해 숨지도록 했다. 재판장은 “환자의 상태가 도저히 회복불능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먼저 식물인간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최선의 치료를 계속했어야 했다.”고 유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가족의 연명치료 중단 요청에 대해 “의사의 설명이 가족들의 이해능력이나 정신상태 등을 배려하지 않았으며 불충분하고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의사는 “당시 연명치료 중단은 위법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taein@seoul.co.kr
  • “죽을 권리” “생명 존중” 안락사 논쟁 확산

    지난 18일 영양공급 튜브가 제거된 ‘15년 식물인간’ 테리 시아보(41)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부모들과 미 정치권의 노력이 또다시 무위로 돌아갔다. 플로리다주 탐파 연방지법 제임스 위트모어 판사는 22일 오전 의료진이 시아보의 영양공급 튜브를 다시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상원의 긴급명령을 거부했다. ●부시와 상하원의 노력도 무위로 위트모어 판사는 시아보 부모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판시했다. 영양공급 튜브를 제거토록 한 플로리다주 법원의 결정이 시아보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미 상하원은 부활절 휴회 기간에도 불구하고 긴급소집돼 시아보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이 사건을 연방법원이 재심리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가결시켰고 조지 부시 대통령도 1시간 후 법안에 서명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법원의 거부에 따라 좌절됐다. 정치권의 가세로 치열한 법적 논쟁이 벌어진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7년 동안 시아보의 남편 마이클에 맞서 그녀의 생명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한 부모들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제11 연방항소 순회법원에 항소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시아보가 영양공급 없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열흘 안에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아보의 안락사를 두고 미 법정은 7년동안 29차례 모두 시아보의 ‘죽을 권리’를 옹호하는 판결을 내려왔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정치권이 결말이 뻔한 쇼를 벌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누가 생사를 결정할 수 있나” 정치권이 안락사 논쟁의 한가운데 뛰어들면서 교황청이 가세하는 등 논란이 미국밖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황청은 21일 시아보의 급식 튜브를 제거한 조치를 비난하며 누구도 인간의 생사를 결정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교황청이 발행하는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이날 “신과 인류 앞에서 누구에게 삶의 특권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누가 세우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식물’이 아닌 한 인간이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을 온세계가 무력하게 TV와 신문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청에서 생명윤리 문제를 담당하는 엘리오 스그레치아 주교와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도 시아보의 생명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존중이냐 정치적 쇼냐? 이 사건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보수주의자들은 안락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생명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다. 부모들은 시아보가 눈을 깜박이고 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등 분명히 살아있는 상태라고 주장하지만 의사들은 시아보가 미소를 짓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일종의 반사작용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법원이 지명한 의사들은 시아보가 뇌사에서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상당수 미국인은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보수진영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특별법을 만들면서까지 연방정부와 의회가 사적 영역에 개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미국 A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3% 대 28%로 시아보의 급식 튜브 제거에 찬성 의견이 많았다. 70%는 연방의회 개입이 온당치 않다고 밝혔으며,67%는 정치권의 ‘테리 살리기’가 정치적 이득을 노린 행동이라는 쪽에 섰다. 임병선 장택동기자 bsnim@seoul.co.kr
  • 美 안락사논쟁 ‘빅뱅’

    15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온 한 여성에 대한 안락사를 허용할 것이냐를 놓고 미국 전역이 논란에 휩싸였다. 법원과 정치권, 시민단체, 백악관까지 논쟁에 뛰어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단축,20일 워싱턴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미 의회가 테리 시아보(41) 사건을 연방법원에 회부하는 특별법안을 제정하면 바로 서명하기 위해서다. 상원은 이르면 20일 이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앞서 18일 의료진은 시아보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튜브를 제거했다. 시아보는 튜브를 다시 연결하지 않는다면 1∼2주 뒤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아보는 지난 1990년 심장발작을 겪은 뒤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남편 마이클은 지난 98년 처가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안락사를 허가해줄 것을 플로리다 주법원에 신청했다.2001년 법원은 마이클의 손을 들어줘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했다가 2일 만에 번복했다.2003년 주 법원이 다시 튜브를 제거하자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특별법을 제정,6일 만에 보조장치가 다시 끼워졌다. 지난 1월 주 대법원은 이 특별법이 무효라고 판결했고, 지난 16일 주 항소법원은 18일 튜브를 제거할 것을 확정했다. 이에 미 하원은 다시 특별법안을 마련한 데 이어 튜브 제거 금지 명령서 발부를 주 대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함으로써 3번째 튜브 제거가 이뤄진 것이다.AP통신은 지금까지 이 사건에 적어도 6개 법원에서 19명의 판사가 관여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보수주의자들은 수만통의 전화와 이메일을 정부와 의회에 보내 튜브를 재연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상당수 시민들은 가족과 개인의 문제에 국가가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헌혈하는 개 살리자” 뜨거운 호응

    외상을 입거나 빈혈 증세를 보이는 개에게 수혈용 혈액을 제공하는 공혈견(供血犬)이 공혈견으로서의 수명을 다해 입양자를 찾지 못하면 안락사시킨다는 보도가 나가자 서울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에는 입양 문의가 잇따랐다. 동물병원은 “보도를 접한 시민들이 ‘정년이 지난 공혈견을 안락사시키다니 잔인하다.’라는 내용의 항의 전화를 걸어와 업무에 지장을 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자 시민들의 전화는 “입양을 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수의사라고 밝힌 아이디 ‘binbin18’의 네티즌은 “생명을 다루는 인간으로서 안락사시킬 때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버려지는 개가 엄청난 것이 현실이고 선뜻 기증을 받으려는 분도 안계신다.”고 꼬집었다. 병원측은 “이들이 7살이 넘어 더 이상 공혈을 할 수 없을 때는 입양자를 찾는 공모를 내고 있다.”면서 “현재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공혈견 2마리는 인터넷 공모 등의 방법으로 새 주인을 찾아 주겠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수혈용 혈액은 내가…‘개 살리는 개’ 공혈견

    수혈용 혈액은 내가…‘개 살리는 개’ 공혈견

    “사람의 O형에 해당하는 DA1(-)B형인 개가 다른 개에게 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3층. 외래와 입원 동물의 보호자로 북적대는 1,2층과 달리 조용한 복도를 걸어가면 ‘혈액 준비실’이 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까만 눈망울이 시선을 끄는 공혈견(供血犬) 5마리가 우리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다. 공혈견은 외상을 입거나 빈혈 증세를 보이는 개에게 수혈용 혈액을 제공하는 개를 일컫는다. 사람과 달리 개는 9가지 종류의 혈액형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혈액인자에 대해 항원을 갖고 있지 않은 DA1(-)B형을 가진 개가 공혈견이 될 수 있다. ●“공혈은 하늘이 내린 재능” 사람으로 치면 O형에 해당하는 혈액을 가진 이런 개를 유니버설 도너(universal donor)라고 부른다. 특히 DA1(-)B형이 많고 혈액내 적혈구 수치가 높으며 온순한 그레이 하운드 종이 공혈견으로 인기가 높다. 이 병원에 있는 공혈견은 모두 기증받은 것으로 수의사들이 이름을 ‘유니’,‘버설’,‘토니’,‘볼하얀’,‘검둥이’라고 붙였다. 병원에서는 이들로부터 한달 한 차례 330㎖씩 채혈한다. 수의사 전진원(31)씨는 “성격이 순해 몇 차례 채혈하면 바늘을 꽂기 쉽도록 목을 대주기도 한다.”고 기특해했다. 채혈은 사람의 헌혈과 비슷하지만, 혈관이 약한 발목 대신 목부위에 바늘을 꽂는 점이 다르다.10분이 넘게 피를 뽑고 나면 탈진 상태가 되는데, 영양 주사를 맞고 특별 영양사료를 받는 대접을 받는다. 수의사들은 “수명을 15살로 볼 때 채혈은 2살에서 7살까지 가능하다.”면서 “공혈견이 될 운명은 따로 있다.”고 귀띔했다.2살 때인 2002년 공혈견이 된 토니는 용맹하기로 유명한 그레이트 데인 종이다. 당시 두개골이 깨질 정도로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은 뒤 병원측에 기증됐다. 수의사들은 “교통사고로 고통을 겪었는데도 누구에게나 상냥해 우리 병원 마스코트가 됐다.”고 자랑했다. ●답답한 우리에서 벗어나 산책과 놀이도 그레이 하운드 종인 유니(3살)와 버설(2살)은 막 태어난 강아지 때부터 병원에서 키워졌다.1m가 넘는 늠름한 외모와 달리 사람을 봐도 짖거나 덤비지 않는다. 온몸이 까만색인 리트리버 종인 검둥이가 채혈한 것은 단 한 차례뿐이다.4살쯤 되는 검둥이의 혈액형은 DA1(-)B형이 아니다. 전씨는 “개들은 사람과 달리 수혈 받기 전에는 항체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첫번째 수혈은 혈액형과 상관 없이 가능하다.”면서 “검둥이는 기증받은 뒤 병원에서 뒤늦게 혈액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혈견을 돌보는 일은 이곳에서 일하는 1년차 수의사 13명의 몫이다. 주로 우리를 청소하고 사료를 주지만, 순한 눈빛에 이끌려 산책을 시켜 주기도 한다. 전씨는 “사람들이 무서워하기 때문에 우리 안에만 가둬놓게 되는데 답답해할까봐 같이 놀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혈견 역할 마치면 입양자 나서기도 온몸이 까맣고 양 볼만 흰 셰퍼드 볼하얀은 올해 7살로, 공혈견으로는 정년 퇴직할 때가 됐다. 태어나자마자 사역견으로 있다가 2003년부터 공혈견이 됐다. 다행히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서 ‘후임견’이 결정되는 대로 일반 가정으로 거처를 옮기게 됐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한 시민이 “볼하얀이 좋은 일을 많이 했으니 이제 우리 식구로 만들고 싶다.”고 부탁했다. 하지만 대다수 공혈견은 큰 덩치 때문에 입양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입양자가 나서지 않으면 하는 수 없이 안락사를 시킨다. 수의사 방동하(29)씨는 “평생 좋은 일만 했는데, 수명도 채우지 못하고 안락사시켜야 할 때는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책꽂이]

    ●교황의 죄(게리 윌스 지음, 박준영 옮김, 중심 펴냄) 교황직과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중의식, 지적 부정직성, 기만 구조를 파헤치는 한편 카톨릭인 모두를 이 기만의 억압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호소한다.2만 7000원. ●현실+꿈+유머, 유머의 대스승 란위탕 일대기(린타이어 지음, 임홍빈 옮김, 사북스 펴냄) 란위탕은 1930년대 루쉰과 함께 중국 문예계를 이끈 문인. 서양 유머를 ‘유묵’(幽默)으로 음차해 독특한 풍자문학을 추구한 그의 삶과 정신을 살펴본다.1만 9500원. ●중국인, 그들의 마음을 읽다(보난자컨설팅·인이푸 지음, 김도연 옮김, 고즈윈 펴냄)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중국인들만의 특별한 성격과 인간관계, 행동방식, 표정과 관습, 기질과 특성을 분석한 중국인 해석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적 특징과 다양한 고전, 문화탐구도 다룬다.1만 1800원. ●터부,(하르트무트 크라프트 지음, 김정민 옮김, 열대림 펴냄) 근친상간으로부터 장기 거래, 안락사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뜨거운 논쟁을 중심으로 터부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다양한 사회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터부의 모든 것을 다룬다.1만 6500원. ●한국의 정치문화와 교육 어디로 갈 것인가(윤형섭 지음, 오름 펴냄) 교육부장관과 서울신문 사장, 건국대 및 호남대 총장 등을 지낸 지은이의 연설과 칼럼, 그에 대한 신문 기사 등을 묶은 책. 한국 정치와 문화, 교육 등에 대한 폭넓은 시각과 함께 그가 걸어온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았다.1만원. ●無로 바라보기(석지명 지음, 오늘의책 펴냄) 석지명 스님이 각종 매체를 통해 발표했던 칼럼을 묶은 책. 행복, 사랑, 성공, 승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화두를 ‘나를 지우고 세상을 본다.’는 무아의 자세로 펼쳐나간다.9000원. ●사기본기(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사기’는 중국 황제(黃帝)시대로부터 사마천이 살았던 한무제시대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중국 최초의 통사. 그중 첫머리를 장식하는 ‘본기’는 제왕이나 제왕의 사적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것으로, 저자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알기 쉬운 현대어로 번역해 이해를 돕고 있다.1만 8000원.
  • [종교플러스]

    ●21일 불교생명윤리 세미나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21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박물관 2층 회의실에서 ‘불교에서 보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끝’이라는 주제로 불교생명윤리 세미나를 연다. 지난해부터 조계종이 전개해온 불교생명윤리 정립 사업을 구체화하고, 배아복제와 안락사 등 각 분야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앞서 불교생명윤리에 대한 총론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이중표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발제하고, 중앙승가대 교수인 미산 스님,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해인사 율원장 혜능 스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이 토론자로 나선다. 조계종은 지난해 불교생명윤리사상 정립과 그 실천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며,11월 공개 심포지엄을 거쳐 2006년 생명윤리에 대한 종단의 최종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27일 한국교회인권센터 개원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한국교회인권센터(이사장 이명남 목사) 개원식이 27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다.KNCC는 양심적 병역거부, 학내 종교 자유 등 교회와 관련한 인권 문제에 대한 성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산하기구인 인권위원회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인권센터의 개원을 준비해 왔다. 인권센터는 상근자 중심인 인권위원회와 달리 각종 이슈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 나갈 방침이다. 황필규 KNCC 인권위원회 국장은 “이번 인권센터의 개원은 군사정권에 맞섰던 인권위원회의 창립 초창기에 비해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한 스펙트럼이 훨씬 넓어진 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사단법인으로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05 문화코드] ④ 생명사상

    [2005 문화코드] ④ 생명사상

    ■ ‘온생명’ 장회익씨 잘 알려져있다시피 radical(급진적인)의 어원은 root(뿌리)다. 밑둥까지 파고 드는 정신이 급진이라는 의미다. 어쩌면 ‘생명학’은 가장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의 뿌리인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한성학원 장회익 이사장은 이런 의미에서 가장 생명학적인 사람이다. 그가 처음 제안한 ‘온생명(Global Life)’ 개념은 우리 학계의 독창적 자생이론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런 유명세에도 온생명사상을 선뜻 받아들이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의 표현대로 “시간 단위를 최근 몇백년이 아니라 10억에서 40억년 단위로 늘려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철학 같은 인문학이 아닌 물리학 연구에서 나온 개념인 만큼 어렵고, 나아가 ‘비인간적’이란 오해를 받기도 한다. 시간단위를 늘려잡고 보면 현대문명은 그야말로 무한질주의 세계다.40억∼50억년의 기억이 담긴 유전자를 가지고 ‘장난치는’ 유전공학이 대표적인 예다. 좁게는 골프장 건설, 새만금간척사업 등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모든 인간활동이 문제다.“제일 걱정되는 것은 왜 위험하냐고 증명하라는 주장입니다. 모르면 알려고 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활동을 그만둬야 합니다.”온생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은 ‘암’이다. 자신만의 발전을 위해 마구잡이로 증식하다 결국 전체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암과 똑같다는 비유다. 이런 무한질주의 배경에는 역시 자본주의가 버티고 있다.“흔히 지금이 조선시대보다 100배 잘 산다고 하는데 그럼 경제 걱정이 100분의1로 줄었습니까? 외려 100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모든 것을 화폐가치로 바꾼 덕분에 자본주의는 가장 효율적으로 부를 모았지만 동시에 가장 효과적으로 온생명을 파괴해왔다. 장 이사장은 대안으로 생태가치와 자본가치를 합한 ‘생태가격’을 제시했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자본주의를 생태기반경제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향으로 혹시 역사책에서나 보던 ‘원시공산사회’를 그리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온생명이 균형적으로 유지됐던 때가 인류가 400만명 수준이던 4만∼5만년 전 구석기시대 때였다는 설명이 내심 불편해서였다.“그것 없이 살 수 있다면 다 줄이자.”는 장 이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자본가와 노동자들은 지금과 같은 이익이나 임금을 기대해서는 안되고 결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한다.‘결국 문제는 돈’이라고 게거품 무는 현대사회에서 그의 주장이 먹혀들 여지가 있을까. 일단 장 이사장은 ‘공산주의’라는 말의 어감 때문에 망설이면서도 “최소한의 자원을 이용해 공정한 분배를 하고, 낭비와 독점은 제재하자는 차원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섣불리 대안을 말하기보다는 현상황을 정확히 진단하자는 데 더 무게를 실었다. 이 대목에서 최근 불고 있는 생명·생태주의가 너무 감상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고 걱정했다.“최근 신과학이니 자연주의니 하면서 지나치게 반문명·반지성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문명의 과학적 성과는 분명히 이어받아야 합니다. 그 성과를 도구삼아 치열한 지적 수련을 거쳐 핵심을 정면 돌파해야지 미리 선입관을 가지고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 이사장이 정년을 1년 남겨둔 서울대 물리학과 정교수 자리를 박차고 녹색대학 총장에 취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장 이사장은 ‘녹색아카데미’에서 10여명으로 이뤄진 대학원 과정과 일반인을 상대로 한 2∼3주 단기과정 강의에 의욕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희망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판단에서다.‘암’이기도 하지만 자각을 가진 존재는 사람밖에 없다.“성장과정을 생각하면 됩니다. 어릴 적에는 아무렇게나 행동하지만 커나가면서 자의식이 생기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합니다. 바로 지금이 온생명을 느끼고 ‘아∼ 이게 바로 내 몸이구나!’라는 자각, 그 깨달음을 얻을 때입니다.” ●온생명사상이란 장 이사장이 1988년 국제학술대회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 생명현상은 개개의 생명 하나하나로만 설명할 수 없고 최소한 ‘에너지원으로서의 태양과 그 에너지원을 활용해 살고 있는 지구’ 정도는 포함해야 성립할 수 있는 하나의 ‘물리학적 단위’라는 주장이다. 이 단위를 ‘온생명’이라 부르고 온생명 속 각각의 개체는 ‘낱생명’, 하나의 낱생명에 대한 다른 온생명의 관계를 ‘보생명’이라 이름지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간복제 구원인가 파멸인가 수년간 세계 과학계를 뜨겁게 달궈온 화두 ‘인간복제’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를 두고 벌인 과학과 종교의 논쟁은 인간이라는 이름의 생명체가 가진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어느 쪽도 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복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시기적으로 이보다 훨씬 앞선다.70년대의 시험관 아기에 이어 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을 때, 세계가 이 놀라운 과학에 경의와 우려를 함께 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월 미국의 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배아(胚芽) 줄기세포’를 만들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서울대 황우석ㆍ문신용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논란의 핵심은 인간복제의 정당성과 생명의 본질을 보는 시각차에 있다.‘과학에 한계는 없다.’며 무제한적인 연구를 주장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인간복제는 있을 수 없다거나, 인간복제가 가능하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질병 치료에 국한해야 한다며 제한론을 제기하는 부류도 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우리는 인간배아를 만들어 루게릭병 환자의 세포가 어떻게 잘못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궁극적인 치료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치료 목적의 인간복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간게놈지도 작성에 참여한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2003년 방한 때 “안전성과 유전적 위험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마리아병원 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가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이종간 핵이식연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복제배아는 인간의 자궁에 이식해도 개체 발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 역시 인간배아를 다루는 문제여서 생명 논란과 무관하지는 않다. 이와 관련, 황우석 교수는 “복제양 돌리의 조기 사망이 복제 과정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는 인간복제의 위험성에 대한 경종”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기에서 인간복제를 둘러싼 과학자들의 딜레마를 보게 된다. 순수한 과학의 입장이라면 생명복제가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그 대상이 인간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올해부터 생명윤리법을 제정,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 배아 자체가 생명체인 만큼 이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강경론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 상관없이 의학적 필요성은 절박하다. 일본은 연구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를 이미 허용했으며, 유엔도 지난해 미국 주도로 제기된 ‘인간배아복제 전면금지조약’의 채택을 포기하는 대신 회원국에 인간복제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인간복제 반대 입장을 당장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질병의 심각성이 부각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복제의 현실적 필요성에 공감하리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문제는 ‘생명의 존엄을 과학으로 지킬 것인가, 가치로 지킬 것인가.’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종교계 해법 인간복제, 사형, 안락사, 낙태, 자살…. 이런 단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생명’이다. 생명 혹은 생명사상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지는 오래다. 종교계에선 ‘생명’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또 어떤 해법을 내놓고 있을까.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미 ‘불교생명윤리 정립 및 실천프로그램 개발사업’안을 마련,2007년까지 가칭 불교생명윤리연구소나 종단 차원의 불교생명윤리위원회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불교의 생명사상과 불이(不二)사상을 현대적인 의미의 생명윤리로 재구성, 이를 근거로 신도교육과 실천프로그램을 구체화해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불교의 생명관부터 살펴봐야 한다. 초기 경전인 ‘중아함경’에 따르면 중생의 생명은 모체에서 정자와 난자, 중음신이 만났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 난자와 정자가 결합해 중음신이라고 하는 식(識)이 개입되는 순간부터 생명체로 간주한다. 때문에 불교계에선 생명의 존엄을 논하기 전에 ‘생명의 출발’에 관한 이론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사회의 생명현안에 대한 불교적 입장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명공양’운동만큼은 활발하다. 지난 94년 출범한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는 장기이식결연기관으로 2만여 명이 기증 및 후원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 불교의 자비사상과 생명존중사상을 바탕으로 한 의료복지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계몽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신에 의한 생명창조’를 교리로 삼는 기독교나 가톨릭계의 생명 현안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 생명윤리를 위태롭게 하는 인간 배아복제 같은 것이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어긋남은 물론이다. 생명의 가치가 위협받을수록 그것을 지키려는 운동은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발기인대회를 마친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가칭)은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생명살리기 운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도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길거리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병원 응급실의 자원봉사와 제도개선 작업을 꾸준히 벌여나간다는 취지다.‘선한 사마리아인 운동’은 이달 중순께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日여당 ‘존엄사’인정 법안 제출키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연립여당 국회의원들이 소생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존엄사’를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올 정기국회 회기 중 제출할 예정이라고 도쿄신문이 3일 전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달 중 ‘안락사와 호스피스를 추진하는 여당의원 간담회’를 발족, 법안을 만든 뒤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기국회는 오는 21일 개회될 예정이다. 법안은 환자가 말기 암 등으로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인공호흡기 등으로 생명을 유지할 것인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를 갖게 되고, 환자 등의 뜻에 의해 과도한 연명조치를 중단한 의사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몸이 건강할 때 ‘존엄사’를 선택할지에 관한 본인의 뜻을 미리 밝혀 놓는 카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신문은 운전면허증에 존엄사나 장기이식 등에 관한 의사를 기입하는 난을 만드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일본 여당이 이같은 움직임에 나선 것은 일본 사회의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연명치료가 크게 늘면서 존엄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국가적 판단기준이 없는 탓에 의료현장에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치료의 실시와 중단을 둘러싼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어 고민 또는 의문을 느낀다는 의사와 간호사가 각각 86%,91%에 달했다. taein@seoul.co.kr
  • [월드이슈 ‘존엄사’ 논쟁] “안락사 허용하라” 거세진 요구

    프랑스 하원이 지난달 30일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환자가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률’을 만장일치로 승인,20년 동안 지속돼 온 ‘존엄하게 죽을 권리’ 논쟁은 일단락됐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처럼 안락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가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함에 따라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회복불능인 환자에 대한 치료를 중단하는 행위가 가정과 병원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물론 종교계는 안락사에 대해 여전히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 논쟁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한 청년의 어머니가 아들의 안락사를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뱅상 욍베르의 호소 전직 소방관인 뱅상 욍베르는 지난 2000년 9월24일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에다 시각과 언어능력마저 상실하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오른쪽 엄지손가락 하나만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던 그는 곁에서 어머니가 알파벳을 하나씩 부르다 원하는 글자가 나왔을 때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의식은 뚜렷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아 육체적·심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뱅상은 2002년 12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죽을 권리를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뱅상은 편지에서 “뚜렷한 의식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누구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생존 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죽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안락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의 고통을 보다 못한 어머니 마리 욍베르는 아들이 사고를 당한 지 만 3년째 되는 날인 지난해 9월24일 아들에게 다량의 신경안정제를 주사했고 뱅상은 이틀 만에 숨졌다. 이 사건은 프랑스에서 내연하고 있던 안락사의 합법화 논쟁에 불을 지폈다. 안락사를 제한적이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한 협회(ADMD)’의 장 코엔 회장은 “죽음은 정상적인 삶의 연장”이라며 “인간답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존중되듯이 품위있게 자신의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여전히 ‘불법’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은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정하되 환자의 의식 유무에 따른 다양한 생명 마감절차를 규정하는 등 가망이 없는 환자의 고통을 단축할 수 있는 조건을 엄격히 명시했다. 소생 불가능한 환자가 원할 경우 의사는 생명연장 장치의 제거나 일시적인 소생술에 의한 치료를 중지할 수 있으며 죽음을 앞당기는 역효과를 가져오는 한이 있더라도 통증완화제를 투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처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일 경우 환자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필립 두스트 블라지 보건장관은 “새 법에 따라 프랑스에서 삶의 마감은 또 다른 측면을 갖게 된다. 죽음은 더 이상 복종의 시간이 아닌 선택의 시간이 된다.”면서 “그러나 안락사가 금지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지난 2001년 4월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했으며,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는 자살을 하려 해도 신체여건상 자살할 수 없는 말기 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죽을 수 있도록 자살 지원을 합법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매년 3500명이 합법적으로 안락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실을 감안, 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소생술로 생명을 유지하다 갑자기 숨진 경우의 50%가량이 치료 중단에 따른 것으로 집계될 만큼 가망없는 환자에 대한 치료 중단은 실제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명확한 관련 법이 없어 의료진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국의사협회가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며 전폭적인 환영의사를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론도 대체적으로 그런 쪽이다.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환자 본인이 원할 경우 죽을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며,80%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도 안락사 옹호단체인 ‘자발적 안락사협회(VES)’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영국인의 82%가 현재의 자살 관련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에서는 환자가 원하거나, 의사가 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lotus@seoul.co.kr ●존엄사와 안락사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말하는 ‘존엄사’는 말기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더이상 소생치료나 연명술에 의지하지 않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게 하는 것을 말하고,‘안락사’는 고통을 없앨 다른 수단이 없을 경우 약물 투여나 인공호흡기를 떼는 등의 인위적인 방법으로 생명을 끊는 행위를 가리킨다. ■ 미국 미국 50개주(州) 가운데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하는 곳은 오리건주 한주뿐이다. 미시간과 메인, 하와이 등에서도 안락사 허용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 반대로 부결됐다. 오리건주는 1994년 안락사법인 ‘존엄 사망법(Death with Dignity)’을 주민 투표로 통과시켰다. 일단 시행한 뒤 3년 뒤 확정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원안대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고통에 시달리며 시한부 삶을 사는 오리건주 주민은 의사에게 치사량의 약을 처방받아 숨질 권리가 생겼고, 지금까지 171명 이상이 그렇게 죽음을 택했다. 하지만 오리건주의 안락사법은 아직도 법정 싸움에 휘말려 있다. 안락사법에 반대하는 미 연방정부가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졌지만 “안락사법이 약물 사용에 관한 연방법(CSA)에서 규정한 ‘정당한 치료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난달 대법원에 상고했다. 1997년에도 안락사 허용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당시 대법원은 안락사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만 각 주가 안락사 허용 여부를 결정할 여지는 남겨 두었다. 정부의 상고에 대해 대법원은 내년 초 심리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의 승소 가능성은 97년 당시 판결문 작성을 주도했으며 현재 갑상선암으로 정상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보수 성향의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11월 대선에서 존 케리 후보가 당선됐다면 정부가 소송을 취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안락사에 반대해온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달리 케리는 “개인적으로 안락사에 반대하지만 오리건주 법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국에서 안락사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된 계기는 10여년 동안 130명을 안락사시킨 ‘죽음의 의사’ 잭 케보키언 사건이었다. 케보키언은 지난 99년 루게릭병 환자를 안락사시킨 혐의로 2급 살인죄를 적용받아 10∼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최근에는 14년 간 의식을 잃고 튜브로 영양분을 제공받아 살아온 아내를 안락사시키기 위해 튜브를 제거하게 해달라는 플로리다주 마이클 시아보 사건이 쟁점이다. 연방대법원은 시아보의 손을 들어줬으나 안락사에 반대해온 대통령 동생 젭 부시 주지사는 재판 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는 안락사를 관습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가 있으나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아 실제로 안락사가 이뤄지거나 문제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신 일본에서는 죽음이 임박했을 경우 연명치료(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한 치료)를 거부, 자연사를 선택하는 ‘존엄사(尊嚴死)’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존엄사를 내세워 안락사를 적절히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련 법은 현재 청원 단계이다. 존엄사를 인정하려는 사회적 움직임도 활발하다.1976년 창설된 ‘일본존엄사협회’는 1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존엄사 관련 단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일본존엄사협회 회원수가 최근 수년간 정체상태이다. 이는 안락사나 존엄사가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된 사례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반국민 다수는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일본국민의 74%는 고통을 동반하는 말기질환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에 부정적이었다. 그 가운데 59%는 존엄사를 지지했고 14%는 안락사까지도 찬성했다. 존엄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여전히 37%였다. 앞서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 교토의 한 병원장이 말기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근육 이완제를 투여, 안락사시킨 것이 적발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으나 근래에는 특별한 논란이 없는 상태다. 일본은 다만 안락사나 존엄사시킬 경우 유죄 여부에 대해 법원의 판례(95년 요코하마 법원)를 준용하고 있다. 당시 법원은 가족의 부탁을 받고 골수종 환자를 안락사시킨 도카이의대병원 의사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안락사’의 4가지 조건을 명시했다.▲환자의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되고 ▲죽음이 임박했으며 ▲고통을 없앨 다른 수단이 없고 ▲환자 본인이 명백히 안락사를 원할 경우에만 안락사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해 자연사를 선택하는 소극적인 안락사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다만 올 들어 인터넷 동반자살이 도쿄는 물론 전국적으로 빈발하며 젊은층의 자살사이트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 “안락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등의 안락사나 존엄사를 앞세운 자살사이트가 적지 않아 안락사 문제를 다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taein@seoul.co.kr
  • 佛하원 ‘말기환자 죽음선택법’ 승인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하원은 지난 30일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 환자가 생명 연장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는 의사가 안락사를 결정하는 것과는 달리 환자 자신에게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필립 두스트블라지 보건장관은 “새 법에 따라 프랑스에서의 삶의 마감은 또 다른 국면을 갖게 됐다. 죽음은 더 이상 복종의 시간이 아닌 선택의 시간이 된다.”고 환영했다. 그는 “그러나 이 법으로 인해 남을 죽게 할 권리를 합법화하도록 바라지는 않는다.”며 안락사 행위는 여전히 불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건부는 새 법에 따라 의사들이 말기 환자들에게 보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고 안락사를 통하지 않고도 인도적이며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 ‘품위있게 죽을 권리 법’으로 불리는 새 법안은 내년에 상원에 상정돼 심의된다.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논쟁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전직 소방관이 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편지를 쓴 뒤 그의 어머니가 실제로 안락사를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이후 “환자 본인이 원할 경우 죽을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면서 하원에서 입법이 추진됐고, 이변이 없는 한 상원에서도 통과될 전망이다. lotu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의료보험 해줘” 멍멍 야옹야옹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호주 애완동물들의 의료비가 사람들과 거의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최근 동물들의 수술비가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수술을 받을 때 드는 비용과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람들의 경우는 의료비 대부분을 정부가 부담하는데 반해 동물은 정부 보조가 없어 전액 주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동물들을 위한 의료보험이 붐이라고 전했다. 동물들의 의료비는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 13살 된 고양이 주인이 진드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병원에 가 비용을 뽑아본 결과 5000호주달러(약 423만원)가 나와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도 초기 치료비와 안락사 비용으로 1100달러를 냈다. 동물 의료보험회사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과 동물의 의료비는 별 차이가 없다. 인대 치료의 경우 개는 3000달러, 사람은 3500달러, 백내장 제거는 동물이 2000달러, 사람은 2500∼3000달러가 든다.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동물들이 3000달러 정도가 들어 1500∼4000달러 정도가 드는 사람들보다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든다.
  • 여야대표 ‘국회 공전→정쟁’ 네탓 공방

    “무책임한 이념·정치 공세를 자제해야 상생 정치.”(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서 상생을 얘기하면 어불성설.”(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여야의 두 원내 사령탑이 한자리에서 ‘상생(相生)정치’를 외쳤다. 하지만 현 정국을 보는 시각도, 상생을 위한 해법도 달랐다. 상생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생정치를 이뤄내지 못하는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두 원내대표는 14일 ‘상생의 정치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초청됐다. 원불교 서울청운회와 서울평화교육센터가 주최한 행사로 14일간 국회 공전을 빚다가 겨우 본회의를 열자마자 또다시 막말, 야유 등 구태를 재연한 여야 정치권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종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먼저 천 원내대표는 “정당의 민주화 및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완화 등 상생의 정치가 가능한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면서 “상생의 정치라고 해서 무조건 싸움이 없는 정치는 아니며 토론과 비판,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5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여야의 지도부들이 만나 정쟁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양당은 입법 등 국회운영에서 대립과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문 내용을 두차례나 반복해 읽으며 한나라당에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당의 지도부가 이를 지키고 자기 당의 의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만들어야 하며 지키지 못할 경우 지도부는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각오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상생은 국민 내부의 화합과 국력의 극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불신하게 하면서 어떻게 상생하자고 말할 수 있겠나.”고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여권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법 개정 등을 사례로 들며 “국보법이 필요없게 되면 국보법은 저절로 안락사할 것”이라며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적대와 미움을 가득 담고 있는 언론관계법 개정을 주장하면서 상생하자고 할 수 있나.”면서 상생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정부 여당에 돌렸다. 김 대표는 “화해나 상생은 정부와 여당이 먼저 청해오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며 정도”라면서 “그러나 총리가 한나라당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사과하는데 인색하고 편협했으며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에게 ‘스파이’ 운운했다.”고 국회 파행의 원인이 정부 여당에 있음을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빈집’ 김기덕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빈집’ 김기덕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김기덕(44) 감독의 영화 ‘빈집’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폐막한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김 감독은 한해 동안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두 차례나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함에 따라 한국 영화계는 한해에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황금사자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등상에 해당하는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 지난 2002년 이창동 감독이 영화 ‘오아시스’로 받은 바 있다.우리나라가 3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는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칸국제영화제)을 포함해 네 번째다. 김 감독의 11번째 작품 ‘빈집’은 빈집만 옮겨다니는 남자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로 새달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은 낙태를 소재로 한 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Vera Drake),심사위원대상은 안락사 문제를 다룬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아웃 오브 시’(Out of Sea)가 각각 차지했다.남녀주연상은 ‘아웃 오브 시’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베라 드레이크’의 이멜다 스턴톤에게 돌아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가톨릭신도들 ‘신앙 따로 생활 따로?’

    가톨릭신도들 ‘신앙 따로 생활 따로?’

    ‘신앙 따로,생활 따로?’ 천주교 신자들이 교회에서 주창하고 가르치는 교리와는 크게 어긋난 인식을 갖고,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나 천주교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특히 이같은 경향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져 주교회의를 비롯한 교계가 가정사목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천주교 수원교구가 교구내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나 혼인강좌’ 수강생 559쌍 11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신앙조사 결과는 충격적일 만큼 천주교 교회의 신앙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더구나 응답자들이 한국의 평균 초혼연령인 28.7세에 해당하는 남녀 신자들로,대부분 신자 가정 출신의 신앙생활에 충실한 중간층에 속한다는 점에서 교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사는 무엇보다 혼인을 앞둔 신자들의 생명에 대한 의식이 희박함을 보여줘 교계에선 이를 놓고 교회의 가르침이 이들의 의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생활에서 신앙에 따른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우선 낙태 문제와 관련해 ‘산모생명이 위독할 때’(93.1%),‘장애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을 때’(67.6%),‘강간 임신의 경우’(81.1%)에 낙태를 용인하는 입장을 밝혀 전체적으로 89.5%가 낙태에 찬성했다. 안락사와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많은 신자가 교회의 입장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응답자의 59.3%는 교회의 가르침을 따라야겠다고 생각하지만,나머지 40%는 어떠한 이유로든 교회의 가르침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도 기존의 가치관과는 크게 달라 ‘당사자끼리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가 51.6%로 가장 많았고,이어 ‘결혼을 약속한 사이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가 30.5%로 전체 응답자의 90%가 혼전 성관계를 인정했다.실제로 혼전 성경험의 비율이 81.1%에 달했고 ‘어떤 경우라도 성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응답은 11.9%에 그쳤다.그러나 간통죄 처벌에 대해서는 87%가 찬성의 견해를 보여 혼전 성관계를 수용하는 것과는 달리 간통이나 외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성을 띠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편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출산 및 자녀관에 대해서는 비교적 교회의 가르침을 수용하는 입장이 많았다. 출산과 관련해 ‘반드시 낳아야 한다.’ 64.1%,‘가능하면 낳는 것이 좋다.’ 32.7%로,모두 96.8%의 예비부부가 출산을 희망했다.그러나 자녀 수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숫자(2명)와 현실적인 출산율(1.4명)이 격차를 드러냈으며 남아선호사상은 거의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녀가 없거나 낳지 못할 경우 입양에 대한 태도는 55.5%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 주교회의를 비롯해 각 교구와 전문 기관단체는 가정사목 관련 활동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전망이다.전국 각 교구 가정사목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정기총회에서 가정 복음화를 위한 자료 공유와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전국 가정사목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는 이를 위해 새달 7·8일 전국 워크숍을 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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