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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드레스 코드/최광숙 논설위원

    “뭐야, 옷이!” “국회를 뭘로 보는 거야.” 지난 2003년 4월 국회에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선서를 하는 국회 본의장에 ‘백바지’에 면티, 청색 캐주얼 재킷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국회법에 국회의원의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가 정해진 것은 없다. 셔츠에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라는 관습이 있을 뿐이다. 유 의원은 그 선을 넘었기에 “튀려고 한다. 정치를 희화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 이전에도 파격적인 패션으로 주목받은 이들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6대 국회 등원 때 흰 구두와 양복을 입은 패셔니스트다. 당시나 지금이나 ‘백구두’는 영화배우나 신는 최첨단 패션 아이템이다. 카이저수염으로 유명한 김동길 전 의원은 14대 국회 때 나비 넥타이를 처음으로 국회에 선보였다. 옷은 개인의 생각·취향·삶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개인뿐 아니라 시대와 국가·민족에 따라 드레스 코드는 달리 나타난다. 드레스 코드로 그 나라의 역사적·문화적·정치적인 배경까지 읽을 수 있다. 얼굴을 스카프로 가리고 몸매를 드러내지 않는 여인들을 보면 이슬람 국가 출신으로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모임·장소에 따라 거기에 맞는 옷차림새를 요구하는 ‘드레스 룰’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우아하게 품위를 갖춰야 할 클래식 공연장, 격식 있는 레스토랑, 명문 골프장 등에서 드레스 코드를 요구한다. 청바지에 샌들 차림은 입장 불가다. 파티 같은 모임에는 아예 초청장에 ‘검은색 정장’ 등과 같이 옷색깔까지 콕 찍어준다. 최근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가 호텔신라의 한 레스토랑을 갔다가 쫓겨났다. 호텔 측은 “드레스 코드가 있는데 한복과 트레이닝복은 안 된다.” “한복은 위험한 옷이다.”라고 했다. 이부진 사장이 직접 이씨를 찾아가 사과했다지만 파장이 만만찮은 모양이다. 한 네티즌은 이 사장의 모친 홍라희 여사가 한복차림으로 신라호텔에 간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아니, 자기들은 되고. 정작 돈 주고 밥먹겠다는 손님한테는 웬 까탈인지….”라며 쓴소리를 할 정도로 여론이 냉랭하다. 시인 박목월은 ‘한복’이라는 시에서 “품이 낭낭해서 좋다. 바지저고리에 두루막을 걸치면 그 푸근한 입성/옷 안에 내가 푹 싸이는 그 안도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라며 한복을 예찬했다. 한복은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문화 유산이다. 내 문화를 홀대하는 나라가 어찌 국격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신공항 보도의 허와 실/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신공항 보도의 허와 실/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현직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 공약을 사과까지 하면서 파기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같은 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는 공약으로 봐도 무방한 추진 의사를 밝힌다. 파기의 이유인 경제성이 다음 대통령의 임기 때라 해서 금방 좋아질 수 없고, 입지를 결정한다고 해서 당장 공사에 착수하는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닌 만큼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대목이다. 공약 파기를 두고 많은 신문이 가덕도(부산)와 밀양(경남 등)에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를 구하고 정치인들의 ‘공약’(空約) 남발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는 토를 달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진다는 말이다. 지난주의 뜨거운 감자는 역시 동남권 신공항 문제였다. 이미 일부 정치인의 입을 통해 백지화가 파다해지기는 했지만, 마지막 발표 때까지 지역민은 기대를 접지 않았다. 신공항은 이 지역의 숙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건에 대한 여러 매체의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지역주의가 경쟁을 과열시켜 적지 않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낙제점을 받은 경제성에서도 그렇지 않다는 확실한 반증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점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서울신문의 보도는 아쉬움을 주었다. 우선 신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지역민과의 공감 문제다. 현재의 김해·대구공항이 미래는커녕 지금의 수요를 소화하는 데조차 심각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서울신문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앙 언론은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이 정권이 4대강 같은 거대한 토목사업을 다시 일으키지 않는 데 안도감마저 느끼는 투다. 그러나 인천공항(이전에는 김포공항)에서 가장 먼 이 지역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선을 갈망해 왔다. 신공항이 얼마나 경제성이 없는지는 전혀 보도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김해공항의 흑자 규모가 애물단지라는 여타 지방 공항들의 적자를 모두 메우고도 남는다는 사실은 이 지역의 항공 수요가 매우 꾸준하게 증가해 왔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따라서 방법이 무엇이 되었건 이런 지역민의 불만에 천착하지 않은 결론은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의 발표를 좇기보다 문제의 원점에 다시 서서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보는 지역민의 눈높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둘째, 이런 지역의 숙원을 해결해 주겠다고 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주는 것은 그 누구도 비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남발된 공약에 ‘왜 현실성을 따져 보지 않았느냐.’,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한두 번 속았느냐.’, ‘앞으로는 잘 따져 보고 속지 마라.’를 주문하는 것은 사실 하나 마나 한 얘기고 이를 지적하는 서울신문 스스로도 범하는 자가당착이다. 예컨대 서울신문은 ‘공약→파기→악순환’을 지적하는 4월 2일 자 사설에서 “이 대통령은 ‘국익’ 관점에서 공약을 포기하게 됐다. …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는 ‘미래의 국익’ 차원에서 향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양자 사이엔 ‘국익’이라는 접점이 있다. 신공항 논란의 출구가 보인다.”라고 썼다. 아마도 ‘지금’은 아니고 ‘미래’에는 신공항 추진의 의의가 있다는 뜻으로 들리지만, 그 지금과 미래의 차이가 불과 3~4년에 불과할 때도 이런 접점이 과연 출구가 되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방에 살다 보면 중앙 언론의 지역 무시 태도에 답답하거나 분통이 터질 때가 잦다. 시장 대부분을 서울·수도권에 의존하는 언론이 여타 지역 모두에 똑같은 성의를 보이기는 어렵다. 아예 서울을 이름으로 가진 서울신문 역시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서울이 갖는 의미는 그저 중앙정부가 소재한다는 의미의 ‘수도’거나 단순히 가장 큰 도시가 아니다. 초집중화의 중심인 서울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사실상 대표한다는 뜻이다. 물론 서울신문의 ‘서울’도 그저 서울이라는 자연 도시가 아님이 분명하다. 서울신문이 국익을 대변한다면 지역의 이익 역시 국익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 37번 진단 끝에 암판정 받은 ‘억세게 운 없는 아버지’

     영국 길링햄주 켄트에 살던 피터 큐라는 2006년 31살의 젊은 나이에 부인 줄리아와 루이스, 아비게일 등 어린 두아이를 남겨두고 눈을 감았다. 그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느낀 것은 2002년. 계속되는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한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진통제를 먹어라.”라는 처방만을 내렸다. 한 의사는 신장 결석이 확실하다며 레이저 시술을 시도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몇 년간에 걸쳐 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10여회 가까이 이어졌지만 그의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총 31명의 의사에게서 37번의 진료를 받은 후에야 큐라는 자신의 병명을 알 수 있었다. ‘신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작 몇 개월 후 큐라는 세상을 떠났다. 줄리아는 “의사들은 그가 암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능성을 배제해버렸다.”면서 “그는 갔지만, 난 더 이상 그가 병원을 헤매고 다니지 않아야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시간) “큐라를 단순히 ‘지나치게 운 없는 사람’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영국에서 암에 걸린 사람 4명 중 1명은 정밀검사를 받고도 정확한 진단을 듣지 못하고 있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광범위하게 발병하는 4대암이 아닐 경우 오진 확률은 50%를 넘어간다. 특히 신장암과 갑상선암, 방광암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암의 경우에도 초기진단 성공률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희귀암재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희귀암 발병자 4분의 1은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된 말기 단계에서나 발견된다. 데일리메일은 “영국은 유럽내에서 가장 낮은 암 생존률의 오명을 쓰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1차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주치의와 일반 의원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가 암일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4세인 안젤라 스켈핑톤의 경우도 큐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복통으로 지역병원을 찾았고, 무려 10명의 의사가 그를 진단한 후에야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3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암세포는 스켈핑톤의 간과 림프절에도 퍼진 상태였다. 그러나 병원측은 “암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현재 정부는 연간 5000명 이상의 암환자를 더 살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시스템보다는 근본적으로 의사들의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힘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안상수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함께 연평도 피폭 현장을 방문했다면 어땠을까?”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 “대북규탄결의안에 규탄과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을 함께 넣었으면 좀더 빨리 통과되지 않았을까?” (민주당 김동철 의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여야가 두 의원의 가정대로 움직였으면 전쟁의 위협에 짓눌린 국민들은 정치에 일말의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포격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40분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후 1시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오후 2시에 제각각 연평도에 도착해 카메라 앞에 섰다. 3당 대표를 모시느라 군용 헬기가 동원됐고, 현지 군인들과 공무원들은 영접하느라 바빴다. 국민들은 당연히 국회의 대북규탄결의안이 바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북한 응징만 강조하는 결의안을 국방위원회에서 마련하자고 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대화도 넣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는 하루종일 입씨름만 벌이다 25일에서야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태 초기에 노출된 엇박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의 틈새를 벌려놓았고, 정쟁은 국민 분열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초유의 안보 사태를 지지층과 표의 결집 수단으로 삼으려는 시도도 재현됐다. 한나라당은 “진보정권 10년 동안 북안에 퍼준 돈이 폭탄과 핵무기로 돌아왔다.”며 보수 심리를 자극했다. 민주당은 “군 미필 정권이 나라를 위기에 몰아 넣었다.”며 현 정권의 실정으로 몰아갔다. 여야의 감정적 격돌은 대북정책과 정체성 논란에까지 불을 지폈다. 정부와 여당은 6자회담 재개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기존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고, 햇볕정책을 고수하는 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집단은 이적단체”라며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등은 중국이 제의한 6자 회담 틀에서 한반도 위기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공세를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사진] 아이들은 등교했지만…끝나지 않은 긴장감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정책갈등의 핵심적인 원천으로 작용해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을 막는 데 필요한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정치권은 똑같은 행태를 보였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이 북한의 도발을 부추겼다.”며 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고, 민주당은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전쟁촉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안보 이슈를 통해 표를 집결하려는 욕구가 더 강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보 이슈를 매개로 표를 모으는 전략은 더 이상 먹혀 들지 않는 시대이고, 국민들은 안보 관리를 누가 더 잘 할 것 같고, 어떤 정책이 더 합리적인가를 따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안보 이슈가 통상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단편적”이라면서 “몇차례의 정권교체를 거치며 국민들은 안보를 이념 논쟁이 아닌 실질적 정책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과도하게 공세를 취할 필요도 없고, 야당이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당은 사태 수습 능력을 보여 주고, 야당은 초당적 협력을 기반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경쟁을 벌어야 비로소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가 아닌 이상 안보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국회가 안보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의회가 보여준 것처럼 활발한 토론과 치밀한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국회는 우선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국민에게 공개할 사안과 비공개할 사안을 나누고, 비공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주장보다 합리적 견해가 안보 정국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안보 위기 조성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고, 민주당 역시 국가 위기를 당리당략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지금의 정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대공감] 기억하십니까? 86아시안게임의 추억

    [세대공감] 기억하십니까? 86아시안게임의 추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는 수영의 박태환·정다래,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등의 금빛 낭보에 젊은이들은 TV 중계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시안게임 결과를 실시간으로 접한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즐겼던 어른들의 감회도 새롭다. 그들에게 아시안게임은 88올림픽과 더불어 80년대 중후반을 축제 분위기로 달구었던 유쾌한 흥분제였다.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식 매스게임에 직접 참가한 당시 여고생들은 매일 저녁 TV 앞에 앉아 ‘오늘의 아시안게임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한다. 예나 지금이나 온 국민을 흥분시키는 아시안게임,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아시안게임에 얽힌 추억을 들어보자. ■ 응원 서울 아현동에 사는 김형수(53)씨는 최근 아시안게임을 중계 방송을 볼 때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떠올린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마다 금메달을 따내는 ‘금 사냥’이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3개, 은메달 55개, 동메달 76개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2일 현재 61개의 금메달을 딴 우리나라는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다. 김씨는 “86년 아시안게임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가장 큰 스포츠 대회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났다.”면서 “나와 내 아내처럼 평소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다 한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응원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또 “동네 어귀 슈퍼마켓에 있던 작은 컬러 TV 앞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서서 함께 경기를 보던 기억이 난다.”면서 “아마 그때가 지금의 월드컵 거리 응원처럼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하는 응원의 시초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씨에게 1986년 아시안게임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김씨가 끔찍이 아끼는 외동딸 김현아(24·여)씨가 아시안게임이 열리던 기간 중 태어났기 때문. 김씨는 “86년생인 내 딸의 생일이 9월 27일이다. 아시안게임이 개막하고 나서 정확히 일주일 후에 딸이 태어났다.”면서 “만삭인 아내와 함께 방에 있던 작은 흑백 TV로 게임을 보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대형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박석구(58)씨는 얼마 전 장농 속에 보관해오던 앨범을 꺼냈다가 반가운 물건을 발견했다. 박씨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20대 중반까지 꾸준히 우표 수집을 해 왔는데, 그 앨범을 뒤적이던 중 86년 아시안게임의 사이클 입장권을 찾아낸 것. 박씨는 24살이던 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당시 16살이던 막둥이 동생을 데리고 직접 관전하러 갔었다. 서울 아현동 집에서 잠실 올림픽경기장까지 동생과 함께 버스를 두세번 갈아타고 간 기억이 난다고 했다. ■ 열기 많은 경기 중에서 사이클 경기 티켓을 구입한 것은 동생과 본인이 모두 자전거 타기를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다. 물론 동네에서 타는 자전거와 사이클은 완전히 격이 다르지만 동생과 함께 보기에는 둘 다 즐길 줄 아는 자전거가 좋다고 생각했다. 박씨와 동생은 동네의 자전거포에서 일정 금액과 신분증 따위를 맡겨두고 자전거를 빌려서 타곤 했다. 경기는 1986년 9월 23일 오후 7시 올림픽경기장 사이클경기장에서 열렸다. 입장권을 다시 보고 나니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박씨는 “솔직히 말해 당시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나왔고 어떤 나라가 금메달을 땄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면서 “지금 기억나는 것은 그리 넓지 않은 관중석에 사람들이 앉아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응원을 하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나와 동생은 사이클 경기를 보러 갔다기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이클에서만 금메달을 4개 땄다고 하는데, 사이클이 어느새 우리나라 효자 종목이 됐다니 괜스레 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적의 심장을 쏜다는 각오로 했더니 백발백중이 됐다.” 한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 살아 있는 사격의 신화로 불린 북한 서길산 선수는 1982년 제9회 뉴델리 아시안게임 권총대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 대결 서길산 선수는 개인전에서 금 4개, 단체전에서 금 3개를 획득해 7관왕으로 대회 최다 금메달 수상자로 기록됐다. 아시안게임 7관왕은 단일 대회 최다 관왕으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신화로 기록돼 있다. 7개의 금메달을 휩쓴 대단한 실력도 우리 국민들을 놀라게 했지만, 당시의 관심은 정작 다른 곳에 집중됐다. 1970~80년대 초반까지는 남북 대결이 극에 다다랐을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 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북한 선수를 이긴다는 것은 단순히 메달 하나를 추가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우리 국민에게 북한과의 군사 대결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안도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귀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북한 선수와 경기에서 맞붙어 지는 것은 그 반대 의미였다. 이런 가운데 서길산 선수의 사격 7관왕 소식과 섬뜩한 다관왕 소감을 말하는 기자회견은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만했다. 서울 월계동에 사는 김진수(45)씨도 고등학교 2학년 때 봤던 서길산의 적개심에 이글거리던 눈매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 학생들은 이해를 못 하겠지만 정말 무서웠다. 순진한 마음에 서길산이 겨누는 총부리가 우리를 향해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돌이켰다. 반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대결의 구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젊은이들은 오히려 북한 선수들의 출전 종목이 중계되면 북한을 제 팀인 양 응원하는 등 스포츠를 통해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을 찾았다. 경기 일산에 사는 고등학생 문우민(17)군은 “22일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일본과 맞붙었을 때 나도 모르게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더라.”면서 “안타깝게 일본에 1대0으로 졌을 때 북한 여자 선수들이 굉장히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문군은 “이번에 경기에 대한 기사를 보니 북한 여자축구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2회 연속 금메달을 땄던데 이번에도 땄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아쉬워했다. 대학생 안희민(25·여)씨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는 북한에서 선수단뿐만 아니라 일명 ‘미녀 응원단’이 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기억이 있다.”면서 “당시 북한 응원단의 응원 모습이 굉장히 이색적이고 재밌어서 그런지 북한 선수들의 경기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더라.”고 돌이켰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조소영(29·여)씨도 아시안게임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있다. 조씨는 대학교 2학년이던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경기가 열렸던 9월 29일부터 10월 14일까지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학교 수업도 빠져가며 매달렸다. 부산 벡스코에서 하루 종일 문서를 복사하기도 하고 외국인들에게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대회에 대해 설명해주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지만 아시안게임 엠블럼이 박힌 자원봉사자 비표를 목에 걸 때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조씨는 “자원봉사에 열중하느라 집에서 TV로 중계를 볼 때보다 오히려 경기는 제대로 챙겨볼 수 없었다.”면서도 “같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친구들이랑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아시안게임은 나에게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큰 추억을 선물한 것이다.”고 말했다. ■ 참여 주부 최희숙(42·여)씨와 아시안게임의 인연은 85년 가을부터 시작됐다. 최씨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85년 가을, 체육부장 선생님은 1학년 학생들 전체를 운동장에 집합시키더니 중대 발표를 하셨다. “우리학교 1학년 학생들이 86아시안게임 개막식날 매스게임에 참가하게 됐다. 특별한 이유 없이는 단 한사람도 빠질 수 없다.”는 통보였다. 개막식인 86년 9월 20일까지는 머리도 자르지 말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최씨와 친구들은 처음에 거세게 반항했다. ‘머리를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 수업 끝난 뒤에도 남아도 연습하는 것이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1년 동안 매스게임 연습을 하면 대학은 언제가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매스게임에서 빠져나갈 도리는 없었다. 그날부터 서울여고 1학년 학생들은 체육시간이면 매스게임 기본 동작을 익히고,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 동작을 맞춰보는 등 개막식 준비에 매달렸다. 수업 시간은 물론 방과 후까지 예비군 수송 차량에 실려 이 학교 저 학교 운동장을 전전하며 연습했다. 2학년에 올라가서는 아예 오후에 공설 운동장에 모여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체했다. 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1986년 9월이 되자 최씨와 친구들은 등교하자마자 효창공원으로 직행, 간식으로 나눠주는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하루 종일 연습했다. 개막식 하루 전날 리허설까지 완벽히 마치자 장장 일년 동안 이어졌던 매스게임 연습이 모두 끝났다. 드디어 대망의 1986년 9월 20일, 아시안게임 개막식날 최씨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정작 개막식 당일엔 보슬비가 내려서 얇은 옷이 다 젖고,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등 리허설 때보다 훨씬 못했다. 동작을 잊어버리고 틀려서 우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당시에는 연습이 너무 힘들어서 불평도 많이 했지만 막상 개막식이 끝나고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니 나와 친구들이 나라에 큰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반추했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 “학교에서도 北 사격연습 소문 돌았다”

    “학교에서도 北 사격연습 소문 돌았다”

     ‘11.23 연평도 포격 사건’의 와중에 있었던 김준휘(사진·16·연평고 1년)군은 24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하면서 그제서야 22시간 쌓였던 긴장의 끈이 풀렸다.“이제야 살았구나.”는 하는 안도감이 들면서 언제 돌아갈 지 모르는 고향 땅 연평도쪽 바다를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봤다.김군은 23일 밤 연평도 대피소를 찍은 동영상을 서울신문에 보내 단독으로 보도하게 한 장본인이다.다음은 1박2일간 그와의 통화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북한군 사격연습한다는 소문 돌아”  23일 오후 3시쯤 연평고등학교 교실에서 모의고사를 보던 김군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 창문이 깨지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학교 뒷산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진 것이다.  김군은 “아침에 학교에 나왔는데 북한군이 사격 연습을 할 것이란 소문이 있었다”고 증언했다.사격 연습을 한다는 소문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닥친 것이었다.뒷산에서 발생한 심각한 사태가 즉각 북한군에 의한 포격이라고 직감했다.등골이 오싹해지는 순간이었다.  김군을 비롯한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에 따라 학교 교문 앞 대피소로 급히 피신했다.“태어나서 지금까지 딱 한번 대피훈련을 받아봤다.”는 김군이었지만 급박한 상황인데도 비교적 신속하고 차분하게 학생과 선생님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대피소엔 음식 없고 촛불만”  원룸형 콘크리트 구조물로 되어 있는 대피소는 교실 2개쯤 크기였다.잠시 있으니 연평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그리고 마을 주민 50여명이 모였다. 대피소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격려해 가며 시간을 보냈다.전쟁이 난 것 아닌가 하는 공포와 불안이 엄습했다.더 이상의 포격은 없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공포감은 극대화 됐다.  가족들 안부도 걱정됐다.형 귀휘(18.연평고 3년)군은 함께 대피했으나 부모님의 소재는 몰랐던 것이다.다행히도 휴대전화가 통했다.부모님은 김군이 있는 대피소에서 걸어서 5분쯤 거리에 있는 연평농협 앞 대피소에 무사히 피신해 있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공포와 불안은 더욱 커졌다. 대피소 안에는 전기는 고사하고 랜턴도 없었다.간신히 촛불 8개를 켜놓고 50여명이 불안을 달랬다. 그들에게 지급된 것은 바닥에 깔 스티로폼 몇 장과 침낭이 전부였다. ▲ 대피소에서도 끝나지 않은 대낮 ‘포격 공포’ <김준휘 군 제공>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밤사이 인천으로 나간다는 소식 들어”…밤 9시 넘어 라면 공급  그런 가운데 간간이 바깥소식도 들려왔다. 마을 주민 일부는 개인 어선을 이용하여 인천으로 나가고 있고, 오후 7시쯤 마을에 번진 불은 진압이 되었지만 산불은 아직 번지고 있는 것 같다는 등 여러 소식을 바깥에 나갔던 어른들이 알려주었다. 어두컴컴한 대피소에서 추위와 굶주림 속에 떨다 오후 9시쯤 외부에서 누군가가 가져온 라면과 빵,물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컴컴한 밤길을 걸어 부모님이 있는 농협 앞 대피소로 가봤다.김군의 아버지(55)와 어머니(51)는 김군 형제를 보자마자 울먹거렸다.그렇게 가족 4명이 무사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울컥했다.부모님과 합류하고 싶었지만 농협 앞 대피소는 김군 형제까지 있기엔 너무 비좁았다.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비록 몇시간이지만 이산가족이 된 것이다.그 와중에도 대피소 상황을 외부에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대피소에 있는 사람들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었다. 이 동영상(23일 서울신문 홈페이지 보도)을 서울신문 기자에게 보냈는데 국내외 TV와 인터넷 등에 널리 보도됐다는 얘기를 인천항에 도착하고서 알게돼 깜짝 놀랐다.  ●“밤 10시 지나자 통신마저 두절”  일단 학교 대피소로 돌아왔지만 외부와의 소식은 두절된 상태였다.게다가 언제까지 이런 대피소 생활이 계속 될 지 모른다는 상황이 김군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휴대전화로 서울신문 기자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이마저도 오후 10시 이후로는 통신두절이 됐다.  대피소에는 학생 10여명,선생님 10여명만 남았다.나머지는 부모님과 합류하거나 집 근처 대피소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추위가 엄습했다.침낭에 몸을 넣었지만 추위와 함께 공포가 가시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정든 고향 등졌으나 다시 돌아오는 건 두려워”  24일 오전 6시쯤,면사무소 직원이 “곧 인천으로 나갈 것”이라고 통보를 했다.몇가지 옷가지와 세면도구만 챙긴 김군 가족들은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오전 6시30분쯤 면사무소 앞에 모였다.이들이 해경 선박에 오른 것은 1시간쯤 뒤.이웃과 함께 악몽 같은 하루밤을 지낸 연평도를 출발할 수 있었다.  안산에 있는 친척이 인천항으로 마중을 나왔다.뜻하지 않은 북한의 포격으로 고향을 떠난 김군은 “모든 것이 정상화 되더라도 무서워서 연평도에 돌아 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성민수 영상콘텐츠부 PD globalsms@seoul.co.kr
  • [뮤지컬 리뷰] ‘아이 러브 유’

    [뮤지컬 리뷰] ‘아이 러브 유’

    공연 관람은 여러 쓰임새가 있겠지만 뮤지컬 ‘아이 러브 유’(한진섭 연출, 설앤컴퍼니·CJ엔터테인먼트 제작)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용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시작되는 연인이라도 좋고, 한창 연애 중이라도 좋고, 결혼한 지 한참 지났어도 좋을 듯하다. 어찌 보면 결혼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일수록 “맞아 맞아” 깔깔거리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단 둘이 찰싹 붙어 봐도 좋지만 우르르 몰려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작품은 연애 초기부터 결혼에 이르는 과정, 신혼생활과 육아, 노년생활까지 기나긴 한 생애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18가지 에피소드로 압축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 그렇기에 극은 남녀 배우 2명씩 4명이 나와 상황에 걸맞게 변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극적인 사건이나 이를 둘러싼 거창한 노래, 화려한 군무 같은 장면은 없다. 대신 소소하게 재미난 이야기들로 빼곡히 채웠다. 여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즐기는 남자와 이런 남자가 좀 못마땅해도 머슴 하나 필요한 여자를 다룬 ‘여자는 내숭, 남자는 뻥’, 연애질만 뻔질나게 해댈 뿐 도무지 결혼할 생각은 없는 아이들을 보며 답답해하는 부모 이야기를 다룬 ‘부모님 마음’, 집안의 일꾼으로 전락한 남편이 유일하게 숨겨져 있던 야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운전 이야기를 다룬 ‘패밀리 드라이브’ 등의 이야기들이 호소력 있게 배치되어 있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피아노 반주도 통통 튀는 극 성격과 잘 어울린다. 정형화된 캐릭터를 극적인 상황에 넣어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TV 인기 프로그램 ‘남녀탐구생활’ 같은 분위기다. 단순히 “사랑해서 행복해요.”라는 데 그치지 않고, 인생 전반을 쭉 훑어주면서 은은한 삶의 냄새를 풍기는 것도 좋다. 원작이 미국 작품이라 그런지 유난스럽게 섹스가 강조되는 대목이 많지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진다.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구나 싶은 안도감을 주는 것도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다. 2004년 첫 공연 뒤 다섯 번째 공연인 만큼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고, 대사나 가사, 상황에 한국적 상황이 잘 녹아 있다.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다는 것도 장점. 매주 금요일 낮 공연 관람 커플에게는 4만원에 티켓을 제공한다. 공연장과 한 건물 안에 위치한 엠넷 펍도 2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연인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프러포즈 기회도 준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 팝 아트홀. 4만 5000~6만원. (02)501-788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진우 뇌출혈수술 공개… “퇴원하자마자 촬영”

    이진우 뇌출혈수술 공개… “퇴원하자마자 촬영”

    지난 5월 뇌출혈로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배우 이진우가 최근 근황을 전했다. 19일 방송된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 남편 이진우와 함께 출연한 이응경은 “남편이 5월 어지러움과 구토를 호소한 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받았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진우는 “갑자기 어지럼증과 구토증세가 있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병원에서 쉬다가 다음날 큰 병원으로 옮겨 긴급 검사를 받고 바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뇌출혈이었는데 수술은 잘 됐다. 의사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퇴원하자마자 바로 촬영을 했다는 이진우는 “굳이 알릴 필요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촬영했는데 나중에 1,2달 전부터 간증하러 갔다가 뇌출혈 수술 소식이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응경은 “의사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아주 경미한 혈관이 터졌다고 했다”며 “그리고 출혈을 멈춰서 덩어리가 돼 있었다. 그것이 24시간 퍼졌다면 어떻게 할 수 없는 건데. 수술도 이렇게 깔끔하게 됐다”고 방송에서 직접 남편의 수술 자국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수술 직후 촬영에 들어간 남편이 대본을 외울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적지 않은 대사를 외우더라”며 빠른 회복을 보인 남편에 대한 안도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진우 부부는 1년째 전국 교회를 다니며 신앙 간증을 이응경은 현재 SBS 새 일일드라마 ‘호박꽃 순정’에서 해맑고 엉뚱한 며느리 세미 역할을 맡아 열연중이다. 사진 =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美 2차 양적완화 이후] 적극 방어 나선 일본

    [美 2차 양적완화 이후] 적극 방어 나선 일본

    일본은행이 양적완화를 위해 금융자산 매입기금 5조엔을 활용해 다음 주부터 국채와 주식펀드, 부동산 신탁 등의 매입에 착수한다. 하지만 예상됐던 외환시장 재개입은 엔고 현상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5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정책 금리를 사실상의 제로금리 수준인 0∼0.1%로 유지하는 한편 지난달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자산 매입 등을 위해 창설한 금융자산 매입기금 5조엔을 동원해 다음 주부터 국채 매입에 나선다. 또 침체한 주식시장과 부동산의 부양을 위해 5000억엔을 투입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을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장기국채 등의 자산을 매입하는 기금의 총액을 현재의 35조엔으로 그대로 두는 등 현상 유지를 결정했다. 지난 3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결정한 추가 금융 완화가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추가 엔고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일본은행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투자자들로부터 금융 완화책에 대한 신뢰를 얻고 투자를 자극하기 위해 위험자산인 ETF와 리츠를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투자가에게 안도감을 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를 재촉하기 위한 의도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위험 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 연준이 국채 매입에 6000억 달러를 풀기로 한 것에 비해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책이 약하다며 과감한 양적 완화를 주문하고 있다. 외환시장 재개입도 요구하고 있다. 가이에다 반리 경제재정담당상은 “일본은행의 국채 및 사채 등의 매입 규모가 미국에 비해 너무 적다.”며 금융자산 매입기금 확대를 촉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SK 한국시리즈 우승 이끈 승부사 김성근 감독

    SK 한국시리즈 우승 이끈 승부사 김성근 감독

    야신(野神)이 잠든 건 20일 새벽 3시가 넘어서였다. 주변이 모두 고요했다. 우승 축하연에서 마신 반주 두어잔에 속이 따뜻했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잠이 안 왔다. 한참을 이불 속에서 뒤척여야 했다. “지나간 1년 동안의 장면이 하나하나 떠오르더라고. 그걸 복기하고 앞으로 일도 고민하고…. 야구는 끝이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당최 잠을 못 잤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밤이었다. 프로야구 감독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 그것도 8년 전 LG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통한의 끝내기 홈런 패배를 당했던 대구에서였다. 이번에는 4전 전승 셧아웃 우승이다. 쉽게 잠들기가 어려울 만했다. 흥분과 환호가 가라앉은 그 순간, SK 김성근 감독은 홀로 다시 야구를 떠올리며 고민하고 있었다. 야신다운 모습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튿날 서울신문이 김 감독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승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허전한 마음이 들더라. 쓸쓸한 기분이 들어 창문을 열었더니 단풍도 보이고…. 아! 우리가 이제 진짜 끝냈구나 하는 허전함 그리고 안도감 같은 게 느껴졌다. 여러 기분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한 건 이만수 코치가 입원한 병원에 전화하는 일이었다. 이리저리 연락해서 차도도 확인하고 부탁도 하고. 다행히 이 코치의 상태는 별문제가 없다더라.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선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극복하는 힘이 좋아졌다. 그게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운영은 한계가 있다. 야구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하는 거다. 한국시리즈 들어오기 전에도 팀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많이 처져 있었다. 선발투수도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냈다. 정우람은 마지막 시합에 손톱이 날아갔다. 그래도 나가겠다고 했다. 송은범은 아픈데 말도 안 했다. 이런 게 SK의 강점이다. →올 시즌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시즌 매 순간이 다 힘들었다. 정말이다. 6연패도 했고 삼성이 쫓아왔고…. 1년 내내 부상자를 매달고 다녔다. 그 속에서 운영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모자란 구석을 이리저리 메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걸 또 선수들이 다 해내 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올해 우리 선수들이 버티고 이겨내는 힘이 좋아진 건 확실히 맞는 것 같다. →내년에 SK를 견제할 팀은 어디일까요. -올 시즌에도 삼성은 강한 팀이었는데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시즌 도중에 우리가 쩔쩔맸다. 상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투수도 좋고 젊은 타자들도 잘 치고 잘 뛴다. 한국시리즈에선 마침 저쪽이 안 좋을 때 우리와 만났다. 우리가 운이 좋았던 거다. 우리가 절대적인 강자라는 생각은 없다. 단 하나,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극복하는 능력은 우리가 탁월하다. →김 감독이 만들려는 궁극적인 SK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지금 SK는 자기 능력을 개발하는 팀이다. 각자 자기가 원하는 모습에 근접하기 위해 집념을 가지고 준비한다. 계속 이런 모습으로 나아가면 꾸준한 강팀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 같다. 버리지 않고 마음에 간직한 꿈이 하나 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의 한팀으로 들어가 싸워보고 싶다. 우리 야구가 얼마나 미국이나 일본에 근접한 것인지 직접 시험해 보고 싶다. 리그의 한팀으로 상대를 극복해야 우리 실력을 진짜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거니까. 그건 꿈이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글쎄… 지도자는 자신을 탓하며 사는 사람이다. 책임을 나누려는 사람이 되서는 안된다. 조직을 위해 모든 걸 바친 뒤 책임은 자기가 가져가야 한다. 난 그렇게 살아왔다. 방향 설정을 하고 길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거면 충분하다. →다음 달 타이완리그 우승팀, 일본리그 우승팀과 맞붙는데. -김태균이 있는 지바 롯데와 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나도 몸담은 적이 있는 팀이고…. 지난밤에 이리저리 생각을 해봤는데 아직 그림이 잘 안 나온다. 대표선수들이 빠져나가는 구석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컨디션이나 부상 선수 체크도 다시 해야 한다. 나흘 쉰 뒤 24일부터 훈련 시작이다. 또 ‘뺑뺑이’ 돌리면 선수들이 고생이지 뭐.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슈퍼스타K2 충격 탈락 장재인 “예상 우승자는…”

    슈퍼스타K2 충격 탈락 장재인 “예상 우승자는…”

    지난 15일 밤 9시 경, 경희대 앞 평화의 전당 앞은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도 없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바로 ‘케이블 시청률 초대박’의 화제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2‘ 생방송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이날 무대에는 슈퍼스타K2에 참가한 135만 명 중 살아남은 단 세 사람이 함께 섰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만큼 쟁쟁한 재능과 끼를 겨룬 TOP3의 경쟁 현장을 기자가 동행해봤다. ▲최대 반전 탈락자 장재인, 그녀의 선택은? TOP3 준결승 무대가 있기 전, 유력 우승후보였던 장재인은 서울신문 나우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승은 존 오빠나 각 오빠가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바람이 예상치 못하게 사실이 되었지만 장재인은 탈락 확정 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재인이가 우승할 것 같다. 음악성·매력·인기 등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칭찬한 존 박은 논란의 여지를 안고 결승에 진출했고, 우승 후보로 존 박을 꼽은 허각은 경쟁후보를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치열한 경쟁 펼친 TOP3, 노래 끝나면 무슨 생각할까? 각자 혼신을 다해 무대를 끝마친 세 사람. 까다롭기로 유명한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이들은 허탈함과 안도감에 휩싸여 있다. 무대를 내려와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묻는 질문에 장재인은 “사실 무대가 끝나면 멍하게 있어요.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라고 대답했다. 세심한 듯 한 존 박은 의외로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에요. ‘아…90점만 넘어라…90점만 넘어라’”(웃음)라며 다소 ‘집요한’ 모습을 보였고, 반면 털털한 이미지의 허각은 “오늘 후회없는 무대를 만들었는지, 실수한 부분은 없었는지 그리고 충분히 즐겼는지를 생각해요.”라며 진지한 면모를 보였다. ▲현장서 직접 보니 가장 파워 강한 후보는… 방송 시작전 TOP3 중 방청객의 가장 큰 응원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탈락자 장재인이었다. 장재인의 팬들은 인기 아이돌그룹의 팬클럽에서 자주 볼법한 대형 플래카드를 2층 한구석에 내걸었다. ‘한 응원’ 한다는 존 박의 팬들도 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존 박의 팬카페 회원들도 ’갓 블레스 존‘(God bless John)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다. 그렇다면 허각은? 잘 알려진 것처럼 여자친구 김다희씨와 그의 쌍둥이인 허공이 주축이 된 가족 응원단이 주를 이뤘다. ▲장재인 충격 탈락, 방송이 끝난 뒤… 탈락자가 정해진 뒤에도 세 사람은 쉽사리 무대를 떠나지 못했다.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방청객도 마찬가지. 이들인 클로징 화면이 끝나기 전까지 시원섭섭한 얼굴로 연신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클로징 화면이 모두 나간 뒤, 무대로 카메라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쉴 새 없는 질문 공세 속 세 사람은 영락없는 ‘스타’ 그 자체였다. 1위 타이틀, 2억 원의 상금보다 더욱 갚진 3 사람의 재능과 우정은 이들을 오랫동안 무대에 머물게 했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사진=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 조인스탁, 종합지수↑…”내 종목만 오르지 않을까?”

    조인스탁, 종합지수↑…”내 종목만 오르지 않을까?”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코스피지수가 27일 전날 보다 14.23포인트(0.77%) 오른 1860.83에 거래를 마감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에서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는 희소식이 국내 시장의 투자 심리를 고조시킨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미국 국민의 74%가 더블팁에 대한 우려심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시장의 악재 영향력은 큰 폭으로 줄었고 투자심리의 고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각 증권사의 에널리스트들은 19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까지 조심스럽게 예상을 점치고 있다.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종합지수 상승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목만 오르지 않는 상대적 심리 소외감 때문.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개별종목 보다는 실질적 가치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특히 이러한 투자심리의 고조 상승은 시장상황에 있어 스탁론으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인스탁 시황분석팀은 귀뜸했다.한편 조인스탁(www.joinstock.co.kr)은 년 금리 7.4%의 주식매입자금 대출상품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를 진행한다.이는 대출고객에 한해서 월단위로 매매패턴을 분석하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고객에 한해서는 한달 이자부분을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것.조인스탁은 잘못된 매매 패턴에 대해서도 컨설팅 한다는 계획이다.조인스탁 마케팅팀장은 “상품권 이벤트및 이자 환급 이벤트를 계획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최소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이 발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자세한 문의는 조인스탁(www.joinstock.co.kr) 1577-4766 으로 문의하면 된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공포와 안도의 백성들 거인을 직시하다

    [고전 톡톡 다시 읽기] 공포와 안도의 백성들 거인을 직시하다

    여기 한 권의 책 표지가 있다. 그렇다. 홉스가 도안했다고 알려진 리바이어던 책 표지이다. 모든 책들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책의 표지는 단순히 예쁜 그림으로 장식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나 그가 살던 시대에 시각적 이미지는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표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책의 내용을,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단 한 명의 거인이 도시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누굴까? 책 제목이 리바이어던인 만큼 리바이어던을 그린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가 양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왼손에는 칼을, 오른손에는 주교가 종교 행사 때 드는 지팡이, 목장(牧杖)이다. 그리고 칼과 목장 양 끝 위로 문장 하나가 보인다. “지상에 더 힘센 사람이 없으니 누가 그와 겨루랴.(욥기 41장 24절)” 즉, 리바이어던이 세속적인 권력과 교회 권력을 양손에 쥔 무소불위의 주권자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다섯 개의 그림들이 쌍을 지어 나란히 있다. 위에서부터 보자면 성과 교회, 왕관과 교황모자, 왕권을 의미하는 대포와 교황권을 의미하는 파면권이다. 그 아래에는 전쟁터에 쓰이는 총칼과 종교재판에서 쓰이는 논리라는 무기이고, 마지막 그림은 전쟁터와 종교재판을 의미한다.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굳이 설명 안 해도 될 듯. 그리고 그 사이에 휘장처럼 책의 제목이 내려져 있다. ‘리바이어던, 교회국가 및 시민국가의 재료와 형태 및 권력!’ 그러나 여기서 놓치고 가기 쉬운 것 하나. 리바이어던의 몸을 자세히 들여다 보라. 무엇이 보이나? 갑옷? 아니다. 리바이어던의 몸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단순히 갑옷이 아니라, 300여명의 사람들, 즉 리바이어던을 구성하고 있는 백성들이다. 그 사람들은 무언가 두려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공통적으로 모두 리바이어던의 얼굴을 향해 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사회계약을 맺은 이들은 리바이어던의 몸뚱이를 구성하며 리바이어던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자, 책 표지만 보아도 홉스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 대충 감이 잡히지 않는지.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박은태 “본격 가수는 싫어… 뮤지컬 배우가 딱 좋죠”

    박은태 “본격 가수는 싫어… 뮤지컬 배우가 딱 좋죠”

    “저의 경쟁력이요? 가격경쟁력이죠. 흐흐흐. 그러니까 소극장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서도 저를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7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뮤지컬 ‘피맛골 연가’의 주인공 김생 역을 맡은 배우 박은태(29)를 만났다. 그 전에 겸손하고 열성적이라는 말은 이미 들었던 터다. 오디션 때 이미 모든 곡을 완벽히 분석해 외워서 불렀을 정도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잘 소화해내 팬들 사이에서 ‘은태그랭’이란 애칭이 붙었고, 아이돌스타 시아준수와 번갈아 ‘모차르트’ 무대에 오른 덕에 동방신기 팬들에게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팬클럽까지 만들어진 배우다. ‘피맛골 연가’는 서울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작품. 덕분에 배우들의 역량이 뛰어나다. 주연 박은태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한다. →상당히 템포도 빠르고 변화도 심한 작품이다. 직접 해보니 어떤가. -생각보다는 잘 나왔다. 처음 접했을 때 표현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이게 가능할까 싶기도 했다. 연습하면서 춤이나 노래가 차츰 자리잡아 가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특히 2막에서 쥐떼들이 선보이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배우들도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자는 거였다. 초연 치고 이 정도면 잘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소프라노에게 집중레슨… 목소리 고와 →저런 앙상블팀이 다시 구성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앙상블의 능력이 탁월하다. 주연으로서는 묻힐 수 있다는 부담도 있을 것 같다. -연습 때 앙상블이 하는 거 보고 이거 대충하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생이라는 역은, 돋보이는 주연이기보다 극 중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 욕심으로 따지면 나도 배우인데 당연히 내가 잘 나오고 싶다. 극 전체가 살아나야 한다. 1막에서 ‘피맛골’을 부르는 걸 볼 때면 내가 가슴이 떨리고 뿌듯하다. 부담된다기보다 너무너무 고맙다. →목소리가 참 고와서 놀랐다. -원래 가수를 준비했다. 그때는 좋은 소리 못들었다. 고만고만하다는 평가, 개성있다기보다 그냥 흔히 잘 부르는 수준이라 그랬다. 그런데 뮤지컬로 오니까 그게 장점이 되더라. 참 신기했다. 원래 고음을 잘냈던 건 아니다. 여자 소프라노에게서 집중 레슨을 받았다. 그래서 미성이라는 평가가 좋다. 이제는 남자 성악가에게서 목소리를 두텁게 하는 연습을 받아볼 생각이다. →고교 동기인 후배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학교 때는 의협심이 강하고 스포츠를 사랑하고 교실 뒤에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는 등 몹시 터프했다고 들었다. 미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크크크. 맞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고등학교 때 김정민이나 넥스트 노래 참 많이 불렀다. 조용한 교실 뒤에 앉아서 노래 크게 부르니 시끄러워서라도 미성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스포츠와 의협심 부분은. -좋은 말이니 그렇다 아니다 부연하지 않겠다. 다만, 그 녀석은 참 좋은 친구다. 하하. →고교 동기 모임에 잘 안 나온다는 얘기 들었다. 모임 같은데 잘 안 가나. -아니다. 원래 술 마시고 그런 거 좋아한다. 근데 이 직업 때문에 자꾸 낯을 가리게 된다. 지난 월드컵 때만 해도 맥주 한 잔에 통닭 한 마리, 그거 얼마나 간절했나.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그런 걸 먹을 때 심사숙고하게 되더라. 목소리에 신경쓰다 보니. 그러니 자연스레 멀어졌다. 또래 남자들 모이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인데, 거기다 대고 목 관리 때문에 못 먹겠어 이러면 얼마나 재수없겠나. →무대에서는 여성적이라 매력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목소리나 선이 곱다는(덕분에 이번 공연에서 티켓파워가 제법 있었다는 귀띔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아르가 좀 여성적인 캐릭터였다. ‘모차르트’는 약간 모성애를 자극하는 캐릭터였고. 묘하게 맞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보톡스 맞아라, 턱을 깎아라 그런 소리 한다. 여성성을 더 어필하라고. 정말 진지하게 그런 얘기 한다. 물론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악역 맡아 무한한 가능성 시험해보고 싶어” →도전하고픈 역할이 있나. -해보고 싶은 역은 악역이다. 배우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다. 연극이나 소극장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 내년 1월 모차르트 재공연 때까지 일정이 없기 때문에 그 사이에 한 번 해보고 싶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어 보인다. -사실 노래에 대해서라면, 못하건 잘하건 10년 넘게 한 거라 할 말은 있다. 그런데 연기는 이제 겨우 4년째다. 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지금 연기는 솔직히 말해 그냥 막 하는 거다. ‘잘’ 안 되니까 ‘그냥 열심히’ 하는 거다. 더 배우고 싶다. 그런데 연기는 배운다기보다 다양한 캐릭터에 부딪쳐 봐야 하는 것 같다. →연극 무대에선 뮤지컬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배우고 싶은 거다. 뮤지컬을 오래 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노래나 춤도 물론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는 연기가 되시더라. 배우를 오래 하려면 연기를 잘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가수의 꿈은 완전히 접은 셈인가. -기념삼아 음원으로 보관하는 의미라면 해보고 싶지만, 본격 가수는 싫다. ‘모차르트’ 때 시아준수 보니 불쌍하더라. 무대에서는 스타 기분을 마음껏 느끼다가 분장 지우고 집에 가면 아무도 못 알아보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딱 좋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땡볕 속 펄밭 지뢰찾기 초긴장

    땡볕 속 펄밭 지뢰찾기 초긴장

    3일 오후 2시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남산포 해변. 북한과 불과 3.4㎞ 떨어져 있는 섬의 남쪽이다. 바닷물이 찼다가 빠지는 간조가 시작되자 해병대원 8명은 어선들이 드문드문 박혀 있는 갯벌에 이열 횡대로 지뢰탐색에 나섰다. 최근 잇따라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북한의 목함지뢰 탐색 현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앞줄에 선 지뢰탐색대원 3명이 끝부분이 둥그런 지뢰탐지기를 들고 앞서나가자 뒷줄의 5명은 뒤따르며 정밀수색을 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갯벌을 훑는 속도는 느리기만 했다. 1시간이 지났는데도 200m여밖에 전진하지 못했다. 간조 때 50m까지 폭이 넓어지는 갯벌이 넓게만 느껴진다. 신중함과 치밀함이 요구되는 작업. 군이 지뢰 탐색작업을 굳이 ‘작전’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그늘 하나 없어 땡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 긴장 속의 작업이 끝난 오후 5시. 대원들의 옷은 온통 땀으로 젖어 마치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듯하다. 하지만 대원들의 표정에서는 무사히 작업을 끝냈다는 안도감이 배어나온다. 작업을 지휘한 윤용호 대위는 “대원들이 간단한 교육만 받고 위험한 지뢰 탐색작전에 투입됐지만 전문가 못지 않게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빈장포∼남산포∼월선포로 이어지는 교동도 남단 10㎞ 해안은 북한에서 유실된 목함지뢰가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이다. 남북한 사이를 흐르는 임진강이 서해로 빠져나가는 길목인 탓이다. 때문에 교동도 전체 해안 23.6㎞ 중에서 수색은 이곳에 집중됐다. 해병대는 교동도 외에도 강화도 서측 볼음도, 주문도, 아차도와 김포반도 등 20여개 지역에도 장병들을 투입해 탐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뢰탐색대가 목함지뢰를 발견하면 폭발물처리팀(EOD)이 긴급 투입된다. 사단 직속의 폭박물처리 전문가들이다. EOD 대원들은 발견된 목함지뢰를 손으로 들어 폭약 내장 여부를 확인한 뒤 지뢰에 TNT를 부착시켜 현장에서 폭파처리한다. 폭발물처리팀장인 김부식 준위는 “언제 어디서 목함지뢰가 발견될지 모르기 때문에 대원들이 빵과 우유로 끼니를 해결해 가면서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강화도 인근 도서와 임진강의 지류인 사미천 일대를 중심으로 북한의 목함지뢰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8발을 추가로 발견했다. 전날 저녁 인천 강화 일대 교동도와 볼음도에서 2발을 추가로 발견해 지난달 30일 이후 발견된 목함지뢰는 모두 75발이다. 군은 76개소에 군 병력 1037명을 투입해 유실지뢰 수색작업을 별였다. 김학준·오이석기자 kimhj@seoul.co.kr
  • 소문에 대한 욕망, 죽음을 부르다

    소문에 대한 욕망, 죽음을 부르다

    미모의 여배우 신미아가 죽었다. 스스로 목을 맸다. 우울증에 시달려 힘들어했다는 지인들의 말이 뒤를 받쳤다. 복잡한 남자 관계, 불륜 등 사생활에 대한 추측과 소문은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보다 더 강렬하고 집요했다. 인터넷 공간과 언론 매체 등에서 기사를 가장한 사생활 캐내기, 익명의 뒤에 숨은 집단 린치가 쏟아졌다. 어디에선가 많이 본 풍경이다. 일종의 기시감이다. 연예인의 자살에 대한 무성한 소문,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스토커적 관심은 때로는 자신의 욕망을 대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집단 폭력으로 몸을 뒤틀어 안도감을 준다. 하재영(31)의 첫 장편소설 ‘스캔들’(민음사 펴냄)은 이렇듯 우리가 늘상 듣고 보고 접하는 연예인 혹은 인기인과 그를 둘러싼 스캔들의 저변에 깔려 있는 시선의 폭력을 아프게 파헤치고 있다. 또한 그 폭력에 맞서는 방법으로 ‘솔직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해자는 없고 오로지 피해자만 존재하는 모순의 상황에서 소설은 가해자의 실체를 향해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간다. 풀어가는 방식은 통속적인 일상 속의 한없는 ‘쿨함’이다. 일상의 권태로움에 빠진 무명 작가 ‘나’는 남편이 아닌 옛 연인과 모텔 침대 위에서 고교 동창 신미아의 자살 뉴스를 듣는다. ‘나’ 역시 불륜과 스캔들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만, 인기 연예인이 아닌 데다 솔직하게 발설하지만 않는다면 어느 누구의 손가락질도 비껴갈 수 있다. 모두 똑같지만 그 점만 신미아와 다르다. 신미아는 불필요하게 솔직했고, 백치미를 가진 유명 여배우였다. 그래서 스캔들 메이커가 됐고, 폭력의 시선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소설은 결론적으로 가해자가 먼 곳에 있지 않음을, 바로 내가 누군가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상처는 준 사람은 모르는 거야. 받은 사람이 알지.”라고 말한 ‘나의 오빠’일 수도 있고, 비틀어진 욕망과 질투에 사로잡혀 ‘××가 ○○에게 안겨있더라, ××가 ○○와 함께 산부인과에 갔더라.’라는 사실-그러나 왜곡될 소지가 충분한-을 소문처럼 퍼뜨린 ‘과거의 나’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하재영은 작가의 말을 통해 “통속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통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통속일 것”이라면서 “내가 쓰는 통속적인 소설이 당신들에게 가닿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낭만적인 ‘칵테일+비키니’로 해변의 ‘잇걸’ 되기

    낭만적인 ‘칵테일+비키니’로 해변의 ‘잇걸’ 되기

    뜨거운 태양과 에메랄드 빛 바다, 지상의 파라다이스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썸머 파티! 무더위를 식혀 줄 특별한 파티에는 열대의 정취를 담은 컬러 풀한 칵테일과 수영복의 만남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면 그 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는 없을 것이다. 태양 빛 아래서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원색과 아이스크림처럼 소프트한 파스텔톤의 배색, 그리고 보헤미안 감성이 물씬 풍기는 다양한 네츄럴 패턴의 수영복은 스타일리쉬한 비치 룩을 완성해 주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다. 올 여름 해변의 잇걸이 되고 싶다면 근사한 수영복 스타일링에 주목해 보자. ◆ 핑크 레이디 핑크 베이스에 플라워가 만발한 비키니는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화사해진다. 브이 존 부분엔 귀여운 프릴 라인을 살려 귀엽기까지 하다. 보헤미안 감성의 플라워 패턴이 시즌 트렌드로 떠올라 걸리쉬한 매력을 뽐내기에 손색이 없다. 해변에서는 애매모호한 스타일보다는 개성 넘치고 다소 유치한 컨셉도 용서가 된다. 확실하게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선 투명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핑크톤의 쥬얼리와 크리스탈 헤어 액세서리로 스타일링해 보자. 누가 뭐라해도 사랑스러운 잇걸로 주목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색감도 맛도 온통 달콤한 핑크레이디 한잔이라면 올 여름, 로맨틱한 헤프닝을 꿈 꿔 봐도 좋다. ◆키스 오브 파이어 다양한 식물모티브를 남미의 에스닉한 감성으로 해석한 레드 배색의 비키니. 열대의 해변이나 눈부신 태양 아래서 레드만큼 생기 넘치고 강렬함을 전해주는 컬러는 없는 것이다. 플로럴 프린트와 선명한 레드가 어우러진 비키니엔 글로시한 빛을 반사하는 하트모양의 쥬얼리로 섹시함과 화려함을 더해보자. 매력 넘치는 핫걸로 무장했다면, 정열이 느껴지는 칵테일 KISS of fire가 제격이다. ◆데낄라 선라이즈 아기자기한 플라워와 플이즐리 패턴이 상큼한 옐로우 비키니. 홀터 넥의 귀여운 리본디테일이 발랄한 이미지를 선사하는데, 특히 옐로우는 태양의 따뜻함과 안도감을 전해주는 색으로 다른 색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다양한 비치룩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소재의 골드 뱅글과 오렌지 컬러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면 썸머 파티의 분위기가 한층 밝고 에너지틱 해 질 것이다. 빛을 받으면 풍성해지는 옐로우 비키니엔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칵테일로 데낄라 선라이즈가 안성맞춤. ◆그린티 모히또 해변가를 따라 둥글게 늘어선 파인 트리를 연상시키는 프레쉬한 그린비키니는 핸드터치 느낌의 플라워 프린트가 화사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브이 존 부분은 이중의 프릴 디테일을 적용해 여성스러움과 볼륨감을 동시에 부각시켜 준다. 마치 한 폭의 자연을 담은 듯한 그린 비키니에는 낭만과 여흥의 멋을 즐기는 쿠바인들의 대표 칵테일, 그린티 모히또가 가장 잘 어울린다. ◆블루 하와이 쿨하고 푸른 바다를 담은 블루 비키니를 입었다면 수 많은 트로피컬 칵테일 중에서도 하와이 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연상시키는 블루 하와이를 선택하자. 맑고 채도가 높은 블루는 청명함과 시원함을 전해주어서 무더운 여름, 마린 룩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써어스데이 아일랜드 마케팅담당 김세권 차장은 “바캉스시즌을 맞아 기능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의 수영복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는데, 올 여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내추럴한 감성에 페미닌한 스타일을 믹스한 플라워 모티브나 프릴 디테일의 수영복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며 "매쉬 소재의 롱 탑과 랩 스커트로 레이어링 하거나 포인트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한 코디가 가능해 휴양지에서 스타일 아이콘으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 = 써어스데이 아일랜드, 제이에스티나, 지스카, 에린브리니에, 코티니 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만기사 주지 원경스님, 시집 ‘못다부른 노래’ 펴내

    만기사 주지 원경스님, 시집 ‘못다부른 노래’ 펴내

    “어휴, 그냥 낙서예요. 답답하고 쓸쓸할 때면 끼적이곤 했어요. 시집은 무슨…. 그래도 그렇게 끼적일 때의 그 행복한 느낌이 좋았죠.” 경기 평택시 무봉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만기사 주지인 원경(圓鏡) 스님은 최근 230여편의 시를 모은 두툼한 두 권짜리 시집 ‘못다 부른 노래’를 펴냈다. 자신이 20~30년 동안 썼던 시를 올해 고희를 맞은 기념으로 묶은 것이다. ●오랜 지기 김지하 강권에 못이겨 애초 500편 남짓 되는 분량의 시를 모아 손으로 대충 써서 정리한 것을 지난 4월 복사해 가까운 이들에게 몇 부 나눠줬다. 그랬더니 어떤 이는 자신이 일하는 시 문예지에 20~30편을 발췌해 싣는가 하면 시인 김지하 등은 “아예 정식 시집으로 만들어 세상에 다녀간 흔적을 남겨보라.”고 강권하며 등을 떠밀었다. 일껏 근사한 시집으로 묶어놓고도 여전히 쑥스러워하는 이유다. 지난 26일 만기사를 찾아 원경 스님을 만났다. 시집에 대해 물었더니 대뜸 손사래부터 치며 “세상 사람들이 욕하지나 않을까 걱정되고, 진짜 시 쓰는 이들에게 부끄럽다.”고 겸연쩍어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중생인지라 막상 시집을 받아 보니 기분은 좋더라.”며 환히 웃었다. 원경 스님은 “서래암(경기 여주군)에 머물던 1971~1981년 즈음 낮에는 농사 짓고 밤에는 참선하며 살던 그때 많이 끼적거렸다.”며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던 곳이었는데 밤에 갑자기 가슴 한곳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면 혼자 중얼거리듯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왜 시를 썼을까. 흔히 시로 이끄는 것은 결핍과 불안, 고통, 환희, 사무침 등 감정의 격정이다. 이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원경 스님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묵직한 바위처럼 무겁다. 그는 월북한 뒤 북에서 종파분자로 몰려 숙청당한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1900~1956)의 아들이다. ●신도들도 한때 ‘빨갱이’ 손가락질 30여년 전부터 안기부(현 국가정보원)는 그를 예의주시해 왔고, 뒤에서 쑥덕거리는 사람을 보면 ‘내 얘기를 하는가.’ 싶어 괜히 움츠러들곤 했다. 주지를 맡았던 절마다 신도들이 어디선가 소문을 듣고서 “빨갱이”라며 흔드는 손가락질이 느껴져 서래암, 청룡사, 신륵사 등을 떠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도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천자문을 한 달도 안돼 떼는 등 ‘박헌영의 어린 자식’이 보여준 영특함은 오히려 불온했다. 화를 입을까 염려한 아버지의 옛 동지들은 아예 학교를 보내지 않았고, 열 살 때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불가에 귀의해 나머지 삶을 보냈다. 원망이 클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불경을 공부하고 참선하는 동안 원망은 기다림으로 승화했고, 그 기다림은 그가 줄곧 ‘낙서’라고 표현하는 시에 의지해서 드러났다. “시도 하나의 구원이 됐던 것일까요?”라는 물음에 “낙서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죠. 그때야말로 뭔가를 가장 깊이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까요. 운명에 쫓기다 보니 부처님의 바른 제자도 되지 못하고 낙서나 일삼았습니다. 이것 역시 업이겠지요.”라고 대답한다. ●박헌영전집 완간에 홀가분 그래도 이제 그는 홀가분하다. 9년에 걸쳐 박헌영 전집을 2004년 완간해 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는 사료를 충분히 만들어 놓았다는 안도감에서다. 북에서도, 남에서도 버림받은 시대의 불운한 정치인 박헌영에 대한 재평가는 늙은 자식인 그의 몫이 아니라 후대의 몫이자 역사의 몫임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지금 16년째 머무는 만기사에서의 삶도 소박한 만족감이 있다. “제 몫은 이제 대충 한 것 같습니다. 훗날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통일이 된다면 남과 북에서 모두 버림받은 아버지에 대한 학술적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네이버 해피콩 재능기부, “실질적 기부 활동한다”

    네이버 해피콩 재능기부, “실질적 기부 활동한다”

    [서울신문NTN 김수연 기자] 네이버는 네티즌에게 지급하는 해피빈 콩을 활용한 ‘재능기부’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네이버 ‘재능기부’는 유명인사가 기부를 목적으로 블로그에 자신의 재능을 콘텐츠화하면 이에 공감하는 사용자가 해피빈 콩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해피빈 콩은 콩메일, 블로그 이용시 받을 수 있으며 소액 결제로도 충전이 가능한 일종의 사이버머니로 적립된 콩은 실질적인 기부활동에 사용된다. ’재능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하 작가는 26일 오전 0시 개설된 자신의 블로그 ‘김영하의 스토리특급’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아무도’를 비롯해 그간 발간된 단편소설을 연재키로했다. 이 작품을 감상한 이용자는 김 작가 블로그에 달린 ‘해피빈 콩저금통’에 해피빈 콩을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유엔난민기구에 전달돼 아이티의 지진피해 복구에 쓰일 예정이다. ’재능기부’의 첫타자로 나선 김영하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했을 뿐인데, 그게 ‘재능’이 됐고 심지어 그것을 좋은 일에 사용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인생을 그렇게 잘못 살아오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와같은 ‘재능기부’는 인기 작가 노희경의 블로그에서 착안한 것으로 앞서 노희경은 지난 5월 블로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 글을 연재해 블로그 인세 기부의사를 밝혀 ‘해피빈 콩저금통’ 배너를 단 바 있다. 당시 노희경은 두 달여 만에 약 4백만 원 이상의 금액을 모으는 등 네티즌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편 네이버 측는 다음달 중순부터 가수 이상은이 음악 관련 전문 지식을 포스팅해 재능기부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신기혁의 스포츠 스토리]영원한 라이벌 축구 한일전에 대한 단상

    [신기혁의 스포츠 스토리]영원한 라이벌 축구 한일전에 대한 단상

    지난 5월 24일 저녁 7시 20분, 일본의 사이타마에서 있었던 한일전 축구경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경기였다. 나는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에 따른 대표팀 지원 및 마케팅 관련 협의 차 일본 출장 중에 운이 좋게도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하게 됐다. 2003년 도쿄의 요요기 경기장에서 마지막으로 한일전을 본 이후로 만 7년 만에 일본 현지에서 한일전을 관전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단상들을 이 글을 통해서 적어본다 도쿄대첩의 재현 얼마나 인상적이었으면 위키백과사전에까지 등재가 되었을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는 1997년 ‘98 프랑스 월드컵’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한 한국과 일본이 격렬한 경기를 벌인 끝에 우리 한국이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던 경기를 말한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한국은 연승가도를 달리며 조1위로 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하게 된 반면, 일본은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게 됐다.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축구협회 관계자 한 분은 경기시작 6분만에 박지성 선수의 선제골이 터지자, 나와 얼싸안고 한바탕 기쁨을 나눈 뒤에 97년 당시 요요기 경기장에서의 도쿄대첩이 계속 떠오른다는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면서 그 당시의 승리의 기쁨과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거의 반쯤 목숨을 내놓고 응원했던 붉은악마의 용기와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울트라니폰과의 마찰 등에 대해서 열변을 토해냈다. 그렇다. 그날의 경기는 명실상부한 도쿄대첩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이제 일본이 더 이상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하겠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누구나 한국을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응원할 경우에는 더 큰 애국자가 된다. 더욱이 일본에서 한일전을 볼 때 라면, 우리 모두는 애국투사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정말이지 가슴 벅찬 밤이었다. 오카다 재팬 / 사무라이 블루의 추락 그동안 일본 축구대표팀의 닉네임은 오카다 재팬으로 통했었다.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프로그램 북이나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사무라이 블루라는 애칭으로 소개되었다. 아무래도 보다 강력한 이미지의 닉네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나 보다. 하지만 이 사무라이 재팬은 홈 관중 5만 6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이 숙적이라고 표현하는 한국팀에게 0대 2의 스코어로 참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경기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출정식’과 함께 열린 경기였던 터라 일본 팬들의 실망감과 자괴심은 더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무라이 블루의 추락 원인은 전적으로 세대교체의 실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 2~3년 전 청소년대표였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공격과 미드필더 진을 구성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청소년대표 당시 한국을 이겼을 때 활약했던 유망주들을 월드컵 엔트리에 거의 선발하지 않았다. 두 팀이 너무 대조적이라는 생각과 성공한 쪽이 우리나라라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 4강 운운하는 경솔함을 버리고 월드컵이 끝나는 시점부터 당장이라도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넋이 나간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일본 관중들의 표정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영원한 라이벌 축구 한일전 위에서 이제는 일본이 더 이상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 같고, 세대교체에 실패한 일본 팀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고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전은 여전히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순수한 경기력 외에 투혼 혹은 정신력 혹은 애국심이라고 불리는 플러스 알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한일전 축구경기인 것이다. 월드컵의 열기가 지나고 우리는 또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새로운 한일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에는 또 어떤 스토리들이 전개될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어 온다. 각본 없는 드라마.. 이것이 바로 스포츠만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애국주의 혹은 내셔널리즘의 분출구, 축구 대표팀 경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있어서 축구 대표팀의 경기는 마치 전쟁 판을 축소해 놓은 것과 같다. 단적인 예로, 프로축구 K리그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여 명을 채 넘기가 힘든 반면, 대표팀 경기의 평균 관중 수는 4만 명을 훌쩍 넘는다. 또한 평소에는 축구를 몇 명이 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에는 붉은 티셔츠를 챙겨 들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여러 해 동안 지켜본 나로서는 축구대표팀 경기는 단순한 축구경기 그 자체가 아니라 온 국민이 자신의 애국심을 시험하고 내셔널리즘 안에서 동질감과 일체감을 분출하는 축제의 장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우리 대표팀이 사이타마 대첩(?) 이후 2연패를 했지만, 상대팀을 생각하면 그리 실망만 할 일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도 이번 월드컵의 스쿼드는 역대 한국팀의 그 어떤 구성보다도 강력하다. 내일(12일)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온 국민이 목놓아 승리의 함성을 외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나는) 기업에서 스포츠 마케터로 일하면서 스포츠마케팅 현장에서 벌어지는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케이티 신기혁 스포츠에디터@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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