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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영화는 극장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닫힌 공간에서 짜인 시나리오대로 강요하는 측면이 있지만 미디어아트 영상은 열린 공간에서 긴 설명 없이도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의 예술영화로 유명한 민병훈 감독은 7일 미디어아트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작가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민 감독은 ‘영원과 하루’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제주도의 자연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이는 중이다. 4년 전부터 제주 애월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거의 매일 카메라를 들고 나가 제주의 숲과 바다 등 자신만의 숨은 명소 스무 곳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초고속 촬영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 자연의 이미지들을 보노라면 묘한 편안함과 안도감마저 느껴진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에 자연에서 큰 위로와 치유를 받았어요. 삶의 해답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아니라 우리 지구의 자연에 있다고 생각해요.” 민 감독은 영상을 통해 자신이 체험한 ‘자연 명상’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화감독답게 비나 눈이 내리거나 새싹이 움틀 때, 태풍이 지나간 뒤 하늘이 열리는 순간 등을 포착해 몰입감 있게 전달한다. “우리는 자연의 시간 안에 자신을 잠깐 맡겨 둘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관객들이 온전히 멍 때리면서 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입니다. 예술의 핵심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니까요.”자신의 정체성은 영화감독이라고 밝힌 그는 현재 예술영화 두 편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 등 한국 영화의 현실을 비판해 왔던 그는 앞으로도 예술가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작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를 만들 때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상업성과 대중성이 중요해지다 보니 영화들이 자극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죠. 관객수로만 영화를 판단하고 흥행에만 집착하는 순간 영화인 모두가 우울해질 거라고 봐요. 영화는 게임이 아니잖아요?” 민 감독은 “기존의 배급 방식으로 제 영화가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제가 스스로 배급사가 돼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영화관으로 의미 있게 교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아이프라운지에서 열린다. 출품작을 모티브로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10점도 만들었다. 민 감독은 앞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공공 미디어아트로도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병원이든 터미널이든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영상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영원이 될 수도 있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 우크라 고아원 215명 피난길, 누구 하나 울지 않았다

    우크라 고아원 215명 피난길, 누구 하나 울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한 한 후, 인근 고아원 아이들은 지하실에 숨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아원 관계자들은 200여명의 아이들을 챙겨 그곳을 떠났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고아원 215명의 아이들은 고아원 관계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탈출 중이다. 이들은 꼬박 하루 동안 기차를 타고 지난 5일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서부 리비우에 도착했다. 고아원 원장 올하 쿠처는 “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며 “아이들이 너무 어린데...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대피한 215명 아이들의 연령대는 유아부터 10대까지 다양했다. 청소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어린 동생들을 돌봤고, 고아원 관계자들은 꼼꼼히 인원수를 체크했다. 그 누구 하나 울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준비된 버스를 타고 폴란드에 있는 임시대피소로 향했다. 쿠처 원장은 “국경을 넘으려면 몇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고단한 여정을 마치니 슬픔, 안도감, 분노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올라온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떠나고 싶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사랑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 [애니멀S] 사람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던 유기묘, 7년 만의 기적

    [애니멀S] 사람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던 유기묘, 7년 만의 기적

    레오는 재개발지역에서 떠돌던 스코티시 폴드 종 고양이입니다.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구조된 것이 자그마치 2015년의 일입니다. 레오는 아주 어릴 적 유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고양이들과는 달리 항체가(항체량의 측정값)가 높게 나왔을뿐더러, 길에서 태어날 수 없는 품종 고양이이기도 했으니까요. 다만 레오는 사람을 무척 두려워했고, 절대 손길을 허락하지 않는 야생성 강한 모습이었습니다. 레오가 살던 지역에서 공사가 시작하면서 길고양이들은 갈 데가 없어졌습니다.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인근 지역으로 고양이들의 이주를 계획하곤 하지만, 레오가 살던 곳은 사방이 모두 큰 도로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로드킬의 위험이 너무 높아 고양이들의 이주가 불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카라의 활동가들은 레오를 비롯한 다른 고양이들을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길 위에서의 사람들과 나쁜 기억이 있던 탓인지, 레오는 활동가들의 보살핌 속에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절대 손길을 허락하지는 않았습니다. 구조 후 몇 년간 활동가들이 쓱 내미는 손가락을 경멸하듯 보는 것이 그나마 나아진 상황이었습니다. 자꾸 이름을 걸고, 말을 걸고, 그러면서도 밥을 주고 청소를 하고 가끔은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인간 동물들을 레오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들대체로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의 경우에는 공고기한이 지난 후 물리적·경제적인 이유로 동물들을 안락사하게 됩니다. 몇 개월이고 데리고 있으면서 시민의 입양을 기다리는 곳도 있고, 봉사자 분들의 임시보호 등으로 더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이르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 죽음을 ‘안락사’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죽음은 전혀 안락하지 않습니다. 그저 살처분일 뿐입니다.  하지만 카라는 시민단체였고, 안락사는 아주 제한적으로 고통이 너무나 심각한 동물에 한해 시행한다는 내부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레오는 사람 손만 타지 않을 뿐, 너무나 건강했고 또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고양이였지요. 누군가는 ‘사나운 고양이’는 그냥 안락사하고, 그 돈으로 더 많은 동물을 구조하고 보살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레오 또한 생명인데,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일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레오를 아주 오랫동안 보살폈고 그가 계속 마음을 열어주길 기다려왔습니다.  새로 시작된 레오의 삶 2020년, 카라 더봄센터가 개관하면서 레오는 친구들과 함께 더봄센터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러면서 레오는 좀 더 자주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끈기 있는 활동가들은 칫솔로 장비를 만들어 레오의 이마와 턱을 자주 문질렀습니다. 사람이 들어가면 소라게처럼 숨숨집(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은신 공간)에 들어가 나오지 않던 레오였지만, 그는 일년쯤 지난 어느 날 부터인가 문 너머에서 활동가를 슬슬 훔쳐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레오는 이제 사람의 기척에도 숨지 않고 먼저 나와서 사람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사람의 손길도 거부하지 않고 쑥스러운 듯 곧잘 받습니다. 구조 후 7년 만의 일입니다. 수많은 실패 끝에 레오를 처음 쓰다듬은 날, 묘사 담당 활동가는 눈물이 날 것을 간신히 참았다고 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서로를 기다려왔던 탓입니다.  레오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위협적이었고 폭력적이었던 사람의 기억을 치유한 레오의 삶은 좀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신뢰를 배우게 된 레오의 얼굴은 전에 없이 더 평화롭습니다. 열 살, 고양이로서 적은 나이라 할 수 없지만, 새로 시작한 레오의 삶은 앞으로 십 년은 더 거뜬히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레오야, 꽃길만 걷자레오가 여기까지 많은 분들의 사랑과 연대가 있었습니다. 후원자, 봉사자, 활동가들…. 누군가는 ‘그깟 고양이 한 마리’라며 경시하고 혐오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깟 고양이 한 마리를 위해 애써왔고 그의 변화에 자부심과 안도감을 느낍니다.  레오가 사람을 믿을 수 있도록 노력해온 것은 인간의 애호 때문이 아니라, 오직 레오의 행복을 위해서였습니다. 이제는 레오의 용기와 행복을 빌어 그에게 좋은 사람가족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이제는 두려움에서 해방된 레오가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애니멀S](애니멀 스토리)는 동물들의 슬프지만 찬란한 실제 사연을 모은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연재물입니다. 버림받는 동물이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 베이징서 ‘톱5 점프’ 목표 이뤘다… “4년 뒤엔 더 성장”

    베이징서 ‘톱5 점프’ 목표 이뤘다… “4년 뒤엔 더 성장”

    목표했던 ‘톱10’을 넘어 ‘톱5’까지 왔다. 차준환(21·고려대)이 한국 남자 피겨 역사를 새로 쓰며 꿈의 무대를 마쳤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았다. 지난 8일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99.51점을 합해 최종 282.38점을 받으며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을 넘어선 기록이자 김연아(32) 이후 한국 피겨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248.59점으로 전체 15위였던 성적도 10계단이나 끌어올렸다.이날 24명 중 21번째로 나선 차준환은 바로 앞 순서였던 모리스 크비텔라시빌리(27·조지아)가 자신의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 빠른 속도로 링크를 크게 돌며 워밍업을 했다. 가볍게 워밍업을 마친 후에는 브라이언 오서(61)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최종 점검을 마쳤다. 차준환이 링크 가운데로 들어선 후 곧이어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흘러나왔다. 차준환은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점프를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넘어졌다. 관중석에서도 짧고 깊은 탄식이 쏟아졌다. 차준환은 경기 후 “생각보다 너무 세게 넘어져서 조금 당황스러운 느낌도 있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차준환은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했다. 차준환은 다음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처리한 후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까지 순조롭게 마쳤다. 연기를 모두 끝낸 차준환은 안도감과 아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하뉴 유즈루(28·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남은 선수들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하며 차준환의 순위도 최종 5위로 내려왔다. 차준환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세운 목표는 다 이룬 것 같아서 만족한다”며 웃었다. 힘든 시간을 이겨 낸 차준환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다”면서 “(다음 올림픽이) 아직은 먼 미래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강한 선수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신기록을 세운 ‘점프 머신’ 네이선 첸(23·미국)은 최종 332.60점으로 금메달을 걸었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하뉴는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 점프로 인간 한계에 도전했지만 회전 수 부족으로 넘어졌다. 실수가 계속 이어지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우리가 가진 ‘첫 번째’ 기억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우리가 가진 ‘첫 번째’ 기억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누구에게나 ‘처음’의 기억이 있다. ‘첫 사랑’, ‘첫 출근’, ‘첫 만남’, 그리고 ‘처음 해본 많은 것들’. 국어사전에 ‘처음’은 명사로 시간상, 순서상 맨 앞이라고 나와 있고, ‘첫’은 관형사로 맨 처음이라는 말로 표현돼 있다. ‘첫’이라는 단어는 설레게도, 긴장하게도 한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첫 번째를 가지고 있다. ‘첫’이라는 글자에는 설렘과 긴장감과 떨림이 모두 있다. 얼마 전 한 학예사가 ‘호랑이해’를 맞이해 ‘작은 전시’를 준비하고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보통 전시를 열고 나면 그다음은 홍보다. 보도자료를 내보내고 나면 취재도 온다. 홍보를 위해 학예사는 취재 온 기자와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도 해야 한다. 카메라를 앞에 두고 말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이에 적어 준비했던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뛰어다니고 단어들을 잡으러 다니느라 말은 끊어지기 일쑤다. 학예사는 미리 준비해 온 답변 내용을 다시 보고 여러 번 다시 말을 시작해야 했다. 사실 그에게는 이번 인터뷰가 ‘첫 번째 인터뷰’였다. 그의 떨림이 필자에게도 전달됐으나 안절부절하는 그의 모습이 왠지 좋았다. 첫 인터뷰를 마치고 난 뒤 그의 얼굴에 피어 오른 안도감과 아쉬움을 봤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억 몇 개가 떠올랐다. 홍보를 하면서 매번 다른 사람에게 인터뷰를 하게 한다. 홍보하는 사람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날은 홍보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고, 기획했던 사람이 필자라 인터뷰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뉴스로 나가는 첫 인터뷰가 끝난 후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전시를 홍보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시를 중계방송했을 때의 떨림도 기억한다. 지금은 하는 곳이 많지만 전시를 소개하는 중계방송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이었다. 학예사, 외부 진행자와 함께 두 번의 리허설을 했음에도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부담감과 방송을 몇 명이나 볼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예측할 수 없는 ‘첫 번째’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성공리에 끝냈고, 그 성취감은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제 박물관에서의 ‘첫 번째’를 얼마나 더 경험하게 될까. 우리는 처음, 첫 경험들을 모아 인생을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이제 출발선에 선 학예사가 ‘첫 인터뷰’를 기념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보내 주었다.
  • 피츠버그 다리 무너진 현장 찾은 바이든 “낙후된 인프라 고치겠다”

    피츠버그 다리 무너진 현장 찾은 바이든 “낙후된 인프라 고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교량 붕괴 현장을 찾았다. 원래 피츠버그 방문은 예정돼 있었다. 교량과 도로 등 미국의 낙후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을 홍보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방문 몇 시간을 앞둔 이날 오전 공교롭게도 길이 100m가 넘는 다리가 무너져 10여명이 다치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일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사고가 일어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의 노후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한껏 내세울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공급망 차질 해소, 제조업 활성화 등 경제 현안에 관해 연설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정 변경에 무리가 없었다. 현장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큰 부상자가 생기지 않은 데 안도감을 표시한 뒤 “이 모든 것을 고치겠다. 농담이 아니다. 엄청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노후 교량 보수 의지를 밝혔다. 원래 예정에 있던 피츠버그의 한 비즈니스 센터를 찾아서도 그는 이날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붕괴한 다리가 50년이 됐지만 150년은 된 것처럼 보였다면서 지난 10년간 부실 진단을 받았지만 보수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다리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4만 3000개의 다리가 열악한 상태인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다리가 또 무너져 누군가 숨졌다는 헤드라인의 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주도한 1조 7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이 의회를 통과해 지난해 11월 자신이 서명했다고 소개한 뒤 “서명 74일 만에 우리는 벌써 고속도로, 항만, 공항, 철도, 초고속 인터넷 등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직전 피츠버그 프릭공원 근처 펀 할로 다리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는 바람에 다리 위에 있던 버스를 비롯해 차량 서너 대가 아래로 떨어져 적어도 10명의 경상자가 나왔다고 시 당국이 밝혔다. 에드 게이니 피츠버그 시장은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또는 중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 [2030 세대] 개한테 물렸다/임명묵 작가

    [2030 세대] 개한테 물렸다/임명묵 작가

    정말 우연한 계기로 새끼 강아지가 우리의 가족이 되면서 우리 집은 사실상 구원받았다. 강아지는 가족의 삶을 모두 바꾸어 놓았다. 가족끼리 더 자주 웃게 되었고, 바깥 활동이 늘면서 부모님의 건강도 좋아졌다. 가족끼리 서로 싸우게 될 때도 해맑게 웃고 있는 강아지를 보면 사람끼리의 앙금도 풀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강아지, 아니 어엿한 성견이 된 개가 나를 물었을 때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흡사 한 마리의 맹수가 사람을 사냥하는 기세로 몰아치며 내 팔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그때 느낀 감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두운 시골의 밤에서 번뜩이는 안광, 내 살 속으로 이빨이 파고드는 느낌, 시키지도 않았는데 터져 나온 비명, 간신히 뗐나 싶더니 번개처럼 달려들어 또다시 반대쪽 팔을 물었을 때의 당혹감, 방으로 도망쳐 바닥에 피를 쏟을 때 다가온 이상한 안도감과 현기증. 나보다 더 놀란 어머니를 진정시키며 수건이나 좀 가져다 달라고 말할 때는 이 모든 일이 뭔가 비현실적인 것 같다는 붕 뜬 느낌도 들었다. 위급한 상황이 다 지나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나는 이 사건을 곰곰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저 때 내가 느낀,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각이 과거 인간 사회에서는 몹시 보편적이지 않았을까. 포식자의 위협과 정신없이 펼쳐지는 위기 상황, 위험을 피하게 해 주는 안식처의 존재 등등.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딱히 과거의 인간 사회로 국한할 필요도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생각해 보면 오늘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저런 원초적 위협과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금의 안락한 현대 사회는 그런 원초적 위협을 늘 마주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노력에 크게 빚지고 있다. 위험한 야생동물을 상대하는 사람들부터 격오지를 놓고 적군과 대치하고 있는 군인, 생명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병원의 의료진과 사회의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늘 문제없이 작동시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까지. 문제는 이런 원초적 감각이 대다수 현대인에게 무척 어색한 감각이 되면서,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의 필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문편지 논란을 보아도 그렇다. 자신이 공기처럼 느끼는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고 타인의 무수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정말로 알았다면, 자연, 기계, 적군 등 다방면의 위협에 노출되면서까지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구태여 그런 무례한 말을 보낼 수 있었을까. 위기 상황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와 이빨로 살을 찢는 맹수가 종이 한 장 차이였듯이 말이다. 위험에 맞서는 사람들을 예우하지 않을 때, 그런 위험을 모르는 이들끼리 도대체 어떻게 수많은 ‘맹수’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
  • “남성보다 많은 것 처음” 내각 60% 여성으로 채운 30대 대통령

    “남성보다 많은 것 처음” 내각 60% 여성으로 채운 30대 대통령

    35세 칠레 대통령 당선인, ‘젊은 내각’ 발표24명 중 여성 14명, 30대는 7명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것 처음”당선인 “중남미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내각을 갖게 될 것” 오는 3월 취임하는 가브리엘 보리치(35) 칠레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함께할 장관 지명자들을 발표했다. 보리치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에서 24명의 새 장관 지명자들을 소개하며 “문이 열려있고 항상 국민의 곁에 가까이 있는 시민의 정부를 만들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내각 인선에서 다양성과 ‘젊음’이 두드러진다. 24명의 후보자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여성이다. 보리치 당선인은 “3월 11일부터 칠레는 중남미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내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될 보리치 당선인은 자신과 같은 30대 후보자를 7명 지명했다. 평균연령은 49세이며, 정치적 스펙트럼도 비교적 넓다.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1990년 이후 30대 이하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내각”이라며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요 보직인 내무장관 자리도 35세 여성 의사 출신인 이스키아 시체스에게 맡겼다. 첫 여성 내무장관이다.의사단체 회장을 지낸 시체스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지며 대권 후보로도 거론됐다고 EFE통신은 설명했다. 당선인과 함께 2011년 학생 시위를 주도하면서 칠레 안팎에서 시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카밀라 바예호(33)는 정부 대변인 격인 정부총무장관으로 임명됐다. 아울러 지난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50)가 국방장관으로 지명됐다. 현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임명, 시장 반응은 안정적 칠레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던 재무장관으로는 마리오 마르셀(62) 현 중앙은행 총재가 임명됐다. 마르셀은 2016년 중도좌파 정부에서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된 후 중도우파 현 정권에서도 계속 자리를 지켜온 인물로, 중앙은행의 자율성을 지지하는 입장이다.보리치, 학생회장 시절 대규모 시위 이끌며 이름 알려 좌파 보리치 당선인의 급격한 경제정책 변화를 우려해온 시장은 비교적 온건하고 이미 검증된 인물이 재무장관으로 지명되자 안도감을 표시했다. 이날 칠레 증시 주요 지수는 3%의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고, 페소 가치도 강세다. 한편 보리치는 칠레대 학생회장이던 때인 2011년 저소득층의 교육 기회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3년 후 자신의 지역구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며 연방의회에 입성했고, 올해 초 좌파연합 대선 경선에서 공산당 소속의 유력 후보를 꺾고 승리하면서 칠레 정치판에 돌풍을 일으켰다. 보리치는 당선 직후 “신자유주의의 요람이었던 칠레는 이젠 신자유주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대대적인 개혁을 시사했지만, 당내 급진세력에 비해서는 비교적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짧은 언어, 여백, 절제 & 삶

    짧은 언어, 여백, 절제 & 삶

    최근 한국 시가 너무 길어지고 소통이 어려워진 데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제법 많다. 모든 장르는 변화하는 것이고 예술에는 특유의 난해성이 잠복하게 마련이라는 견해에 비추면 이 또한 변화의 와중에 있는 불가피한 현상이겠지만, 모국어의 순수 절정을 서정시의 기율로 삼았던 쪽에서 보면 우려 섞인 판단을 내놓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한 정통 서정시의 흐름 가운데 최동호 시인의 행보는 단연 우뚝하다. 그는 첫 시집 ‘황사바람’(1976) 이후 가장 짧은 언어 안에 고도의 정신세계를 아우르려는 서정시의 범례를 반세기 이상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고도로 정제된 정신적 차원을 담아낸 짧은 시를 ‘극(極)서정시’라고 명명한 이후 시인은 절제와 무욕을 지향하는 여백과 극소의 언어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단형의 명징성과 함께 캄캄한 어둠을 밝히는 긍정의 미학을 성취해 온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향을 지난해 말 펴낸 아홉 번째 시집 ‘황금 가랑잎’에서 확장적으로 성취하여 ‘시인 최동호’로 돌아왔다.●‘시인 최동호’의 탄생과 성장 그는 1948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남창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원중학교에 입학한 1960년에 4·19혁명을 경험했는데 이때의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남창동에서 골목길 두 개쯤 걸어 나오면 종로거리였는데 휴교 상태여서 무언가 궁금해 거리로 나왔어요. 거리를 질주하면서 유리창을 부수고 인파를 향해 외치던 당시 서울농대 학생들의 외침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남창동에 관한 추억을 말하는 데 빠트릴 수 없는 사건이 하나 더 있다. 중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종로거리를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등을 치고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모자를 벗겨 쏜살같이 달려갔다. 소년은 쫓아갈 생각보다는 무언가 망연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묘한 것은 이때 모자를 잃어버린 것이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모자를 벗겨 달아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는 제 분신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와락 받았어요. 때로는 그 모자가 진정한 저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하기도 하고 그때 잃어버린 모자를 찾는 것이 문학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는 수원중학교를 일년 마치고 다음해 봄 아버지와 함께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 목포 유달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첫 일년은 친가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행복하게 지냈으나 5·16이 일어나고 부친이 강제 퇴직을 당한 다음 중학 시절 내내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중3이 되자 입시가 눈앞에 다가와 있었지만 뜻하지 않은 집안의 어려움으로 학업에 전념하지 못했다. 2학기가 되어서야 입시를 준비하기 시작하여 선망했던 양정고등학교로 진학한 ‘소년 최동호’는 그곳에서 ‘청년 최동호’로 자랄 지적, 정서적 축적을 해 가게 된다. 수많은 역사와 철학 서적을 읽는 데 열중했고 문학에 눈을 뜬 것이다. “다른 급우들은 법과나 경영학과를 지망했지만 저는 무언가 뜻 있는 길을 가고 싶었어요. 고2 어느 가을날 국어시간에 동급생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암송하는 것을 듣고 이상한 전율에 사로잡혀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는 시가 주는 감동의 가능성을 경험한 후 가족들 반대를 무릅쓰고 문학으로 진로를 정해 버렸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시인 최동호’는 이때 탄생한 셈이다. ●바보가 아닌 길에서 바보의 길을 찾다원하던 대로 국문과에 진학한 그는 대학 3학년 봄날 조지훈 선생이 타계하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시인의 소망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한다. 그때부터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시집들을 수백권 읽어 나갔다. 교내 독서서클 ‘호박회’ 회장이 되어 매주 한 권의 고전을 선후배들과 함께 읽었고 습작시도 열심히 썼다. 1970년 2월 졸업과 함께 소위로 임관하여 최전방부대에서 근무하였다. 제대 후 대학원으로 진학했고 정한숙 선생을 지도교수로 모셨다. “직선적이며 다혈질적인 평안도 기질을 가진 분이어서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자 선생님은 저를 친자식같이 사랑해 주셨어요.” 그로부터 시인은 신춘문예 당선, 전임교수 임용 등 제도권 내에서 주목받는 문인이자 교육자로 출발을 하게 된다. 경남대, 경희대를 거쳐 모교인 고려대 국문과 교수로 1988년 부임하였는데, 이로써 그는 조지훈 선생 이후 20년 동안 공석이었던 현대시 교수의 계보를 이어 간 것이다.2000년 무렵 그는 가을이 짙게 물든 어느 날 설악산 백담사에서 무산 조오현 스님을 만난다. 오래전 부탁한 당호(堂號)를 받기 위해서였다. 부푼 마음으로 설악산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죽비 한 방을 크게 얻어맞았다고 한다. 스님이 벽에 붙여 놓은 칠언절구를 가리키는데 그중에 ‘치인’(癡人)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바보라니. 마음속으로 부러워하던 전설적 명호들이 머리를 스쳐 갔습니다. 선뜻 좋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그 당호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시인은 다음날 아침 법당 앞을 걸으면서, 되다 만 바보는 진정한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때로부터 바보가 아닌 길에서 바보의 길을 찾아온 것이다.●존재의 근원과 보편성을 담은 시세계 최근 상재한 ‘황금 가랑잎’은, 보잘것없지만 소중한 존재자들을 ‘가랑잎’의 심상으로 비유하고 거기에 ‘황금’이라는 보편적 생명의 본질을 부여한 독특한 시집이다. 표제작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탁발 나가 빈 절에 밤새 천둥치고 비바람 불었다/성난 물살이 산간 계곡 바윗돌들 다 쓸어갔는데/댓돌 아래 흙 묻은 흰 고무신에 담긴 맑은 물살/비바람에 문 두드리다 떠 있는 황금 가랑잎 부처.” 법당에만 모셔 놓았다고 생각한 부처가 밤새 천둥 치고 비바람 불 때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다 댓돌 아래 고무신에 담긴 빗물에 가랑잎으로 떠 있다고 노래한 것이다. “가랑잎 같은 존재자들에 대해 깨달아야 새롭게 거듭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본질은 자신을 중심으로 보게 마련인데 ‘나’라는 것이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존재의 근원과 보편성을 동시에 사유하면서 시인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시집에 많이 들여놓았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구체성으로부터는 한 발 비껴가게 마련인데 그는 그네들에게 더 가까이 가고 있는 셈이다.시인의 시는 안이한 서정시, 필연성 없는 난해시를 동시에 뛰어넘으면서 개성과 구체성을 통해 시적 형이상학을 개척해 가려는 의지로 충일하다. 그는 특유의 겸허하고 낮은 시선과 목소리로 약하고 오래된 사물과 기억을 옹호해 왔고 또 그러한 시심을 열정적으로 일구어 왔다. “그동안 동양의 전통적 사유와 방법을 통해 어떤 대안을 찾아 나섰는데, 그것을 ‘도(道)의 시학’으로 제안한 바도 있지요.” 이는 동양정신이라는 광맥에 한국 서정시의 실체를 접목시키려는 의지의 산물인데 그가 강조해 온 정신사적 독법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삶의 전체성을 다루는 실천적 명제로서의 시쓰기를 지향하면서, 그것을 내용적으로는 ‘정신주의’와 형식적으로는 ‘극서정시’와 결합시켜 간 것이다. ●남창동 초등학생으로 돌아오다 정년 후 시인은 고향 수원으로 돌아와 몸도 마음도 다시 초등학생이 되었다. ‘수원 남문 언덕’(2014)은 그러한 성과를 담아낸 빛나는 시집이다. 거기서 그는 “낮은 담장과 굽은 성터에서 풍겨오는 푸근한 흙냄새가 어머니 젖가슴처럼 나를 반긴다. 담장 아래 토닥거리는 다람쥐 같은 햇빛과 오밀조밀한 거리를 걷는 수원 사람들의 느리고 뒤끝이 흐린 말소리가 들려온다”라고 노래하였다. “남창동 공방거리 길을 생각하면 어린 시절 골목길을 걸어가던 제가 있고 나이든 지금 제 모습이 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또 다른 저의 모습도 있습니다.” 근원으로 돌아오면서 그의 시도 한층 깊어졌다. 오는 29일 수원의 문화인물 조명 시리즈로 최동호의 시세계에 대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그는 정말 수원 남창동의 초등학생으로 돌아온 것이다.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대 고비 넘겼다...초대형 차광막 설치 성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대 고비 넘겼다...초대형 차광막 설치 성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최고난도 작업인 차광막 배치가 완벽한 성공으로 마무리되었다.  테니스장 크기의 5개 층으로 이루어진 차광막은 전개 후 팽팽하게 펼치는 데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웹 팀의 엔지니어들이 이를 모두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1월 4일(이하 미국시간) 가로 21m, 세로 14m, 머리카락 두께의 5개 막을 각각 조심스럽게 팽팽하게 당겨야 하는 어려운 절차를 순조롭게 성공함으로써 30년 개발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천 명 엔지니어와 웹의 완성을 간절히 기다리는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큰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JWST 매니저인 케이스 패리시는 NASA의 라이브 캐스트에서 "어제 우리는 단번에 세 개 층을 완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팀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우리는 어제 한 층만 수행할 계획이었는데 잘 진행된 바람에 그들은 '계속 가도 될까요?' 하고도 끝까지 진행해 완벽히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팀원들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차광막 모서리를 당기는 케이블과 모터의 복잡한 시스템을 사용하여 차광막의 5개 층 각각에 대한 적절한 장력을 확보했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차광막의 각 층을 팽팽하게 당기는 정교한 작업은 1월 3일에 시작되었다. NASA는 원래 각 층에 하루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첫날이 끝날 무렵 3개의 층이 성공적으로 장력을 받았고, 1월 4일 마지막 2개 층이 적절히 조여졌다. 네 번째 층의 성공적인 배치는 망원경이 지구에서 약 87만 9천km(지구-달 거리의 약 2배)를 순항하면서 오전 10시 23분(미국 동부 표준시)에 확인되었다. 마지막 5번 층의 당김은 밤 12시 9분에 완료되어 관제팀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차광막 배치는 지구에서 철저하게 테스트되었지만, 최첨단의 테스트 실험실조차도 우주공간의 무중력 및 기타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시뮬레이션할 수 없다.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30년 동안 쏟아부은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원)짜리 임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JWST는 에너지가 극히 낮은 적외선 파장으로 관측하는 망원경이므로 민감한 감지기가 설계된 대로 작동하려면 기기 자체가 극도로 차가워야 하는 만큼 태양광과 지구열의 완벽한 차단은 필수적이다. JWST는 허블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한 우주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의 형태로 이어붙여 만든 주경은 지름이 6.5m로, 2.4m인 허블보다 2배 이상 크다. 따라서 집광력은 7배가 넘는다. 18개의 육각 거울은 얇은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들었다. 금의 빛 반사율이 98%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JWST가 머무는 곳도 허블과는 판이하다. 고도 500km 안팎의 지구 저궤도를 돌며 관측한 허블과는 달리 지구-달 거리의 약 4배쯤 되는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이 주차지역이다. 이 L2 지점은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이 같은 곳으로, 별도 추진 장치 없이 JWST가 지속적으로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다. JWST는 적외선 관측으로 특화된 망원경인데, 긴 파장의 적외선으로 관측할 경우 우주의 먼지 뒤에 숨은 대상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또한 빛은 먼 거리에서 오는 것일수록 적외선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장거리 관측 능력도 좋아진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JWST의 관측 능력이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클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JWST가 ‘빅뱅’ 직후, 즉 135억 년 전쯤 출발한 빛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가 탄생 직후 어떤 모습이었는지 볼 수 있다면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세밀한 우주 진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JWST가 차광막 전개에 성공함으로써 다음의 과제인 망원경 주경의 전개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발사 10일쯤 후 웹은 0.74m 너비의 보조 반사경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보조 반사경은 심우주 광자가 망원경의 주반사경에 부딪힌 후 두 번째로 부딪히는 반사경이다. 그런 다음 웹의 너비 6.5m 기본 미러가 빛날 때이다. 18개의 육각형 거울로 벌집처럼 구성된 주반사경은 태양 가림막처럼 접혀진 상태로 발사되었다. 발사 후 12~13일이 지나면 거울의 두 측면 '날개'가 펼쳐져 제자리에 고정되면 주반사경 전체 크기가 된다.
  • [영상] “괜찮아요” 극단적 선택 시도 여성 구조한 배달 청년

    [영상] “괜찮아요” 극단적 선택 시도 여성 구조한 배달 청년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여성을 설득 끝에 구조한 청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자전거 배달 일을 하는 이세종(34, 서울 관악구)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지난 23일 오후 9시 30분쯤 신림역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대학동 방향으로 배달 중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도림천 복개도로를 달리던 그때, 도로 좌측 난간에서 무언가 넘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사람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그는 일단 갓길에 재빨리 자전거를 세웠다. 그리고 조금 전 지나쳤던 곳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에 한 여성이 5미터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의 상황이었다. 당시 여성은 난간 넘어 설치된 철 구조물에 몸을 걸친 채 위태롭게 있었다.이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여성이 떨어지기 직전이었다”며 “그분이 자기를 놔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치셨다. 그 상황이 무서웠지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 힘껏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이 지치고 힘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위로했던 것 같다”며 “계속 괜찮다고 말씀드렸고, 놔 달라고 할 때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식으로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여성을 설득하는 동시에 112에 신고했다. 10여분 후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다행히 여성은 무사히 구조됐다. 상황이 종료된 뒤, 이씨는 “손발이 덜덜 떨리고, 긴장이 풀려서 힘이 쭉 빠졌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여성이 구조되는 순간,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컸다”며 “당시 어떤 생각을 하고 움직였던 건 아닌 것 같다. 제가 먼저 그분을 발견했고,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영웅? 친구 장애인 만들어” 백인경찰 총에 숨진 美 흑인 생전 악행 폭로

    “영웅? 친구 장애인 만들어” 백인경찰 총에 숨진 美 흑인 생전 악행 폭로

    백인 경찰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의 생전 악행에 대한 폭로가 잇따랐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4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사망한 단테 라이트(20)의 범죄 행위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라이트는 4월 11일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브루클린센터에서 백인 경찰관 킴벌리 A. 포터(49)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불심 검문 도중 체포에 불응하고 달아나는 라이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권총을 테이저건으로 오인했다는 경찰은 23일 유죄 평결을 받고 수감됐다.이후 라이트 사건은 흑인 인권 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비견되며 언론에 오르내렸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라이트 사건 현장과 불과 16㎞ 떨어진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외치는 시위가 들끓었다. 하지만 라이트를 잘 아는 이들은 그가 플로이드와 비견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인이 생전 범죄와 폭력에 찌든 삶을 살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라이트 때문에 졸지에 장애인이 된 케일럽 리빙스턴(18)의 어머니는 원통함을 드러냈다. 리빙스턴은 2019년 5월 미니애폴리스의 한 주유소에서 라이트가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영구 장애를 얻었다. 그의 어머니는 “하루를 못 넘길 거라던 아들은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영구 장애를 얻었다”고 밝혔다. “외상성 뇌손상과 만성 호흡부전으로 리빙스턴은 말도 못하고, 혼자선 먹지도, 입지도, 씻지도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리빙스턴의 두개골을 뚫고 들어간 총알은 아직도 반대쪽 머리에 남아있다.어머니는 “몇 주 후면 아들은 19살 성인이 된다. 나가서 여자친구도 만나고 즐겁게 지내야 하는데 침대와 휠체어에 매여 있다. 평생 데이트는 고사하고 아이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운전도 못 하고 심지어 우리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못 할 것이다”라고 울먹였다. 리빙스턴의 어머니는 “사고가 있기 며칠 전 애들끼리 몸싸움이 났는데 라이트가 아들에게 졌다더라. 그러고 나서 바로 주유소에서 일이 벌어졌다. 라이트는 아들을 겁주려 했을 뿐이라지만, 어떻게 실수로 사람 머리에 정확히 총을 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총을 쏜 게 분명하다. 하지만 목격자가 없어 라이트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읍소했다. 또 “경찰은 아들 사건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사건이 난 날을 제외하고 경찰과 말해본 적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미제사건인데, 이제 라이트가 죽어 경찰은 아들 사건을 절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라이트가 죽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안도감과 분노가 동시에 솟구쳤다. 복잡한 심경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라이트가 다시는 누군가를 해치지 못할 거라는 안도감과 함께 한 편으로는 분노가 치밀었다. 베테랑 경찰관이 테이저건과 권총도 구별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꼬집었다. 어머니는 “경찰이 라이트를 죽이는 바람에 아들을 애인으로 만든 죗값을 물을 수 없게 됐다”고 답답해했다. 총을 쏜 경찰이 유죄평결을 받은 것은 정의 구현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라이트에게 형사적 책임을 지울 길은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한탄했다.보도에 따르면 라이트는 리빙스턴을 불구로 만든 뒤에도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 2019년 11월에는 처음 본 여성에게 총을 겨누고 협박해 강도 행각을 벌였다. 당시 재판부는 1급 절도 혐의로 기소된 라이트의 정신건강을 고려해 교정 치료를 명령했다. 불안, 허언증, 공격성 등을 보인 라이트는 유죄 인정 후 소년원에 있다가 치료 조건을 풀려났다. 하지만 경찰 총에 맞아 죽기 3주 전까지도 라이트의 범행은 계속됐다. 동창생 차량을 훔치려던 라이트는 동창생이 공범 총에 맞아 쓰러지자 무차별 주먹을 휘두르고 지갑과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 그런데도 라이트가 조지 플로이드와 동일 선상에서 순교자 대접을 받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리빙스턴의 어머니는 말했다. 어머니는 “나도 플로이드와 안면이 있는데, 그는 신사였고 폭력적이지도 않았다. 누구에게 총을 쏜 적도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살아생전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 라이트를 흑인 인권 운동에 이용하거나, 영웅으로 미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언택트 예산안 심사’ 서울시의회, 코로나 시대 새로운 이정표

    ‘언택트 예산안 심사’ 서울시의회, 코로나 시대 새로운 이정표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5일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사전에 마련했던 화상회의시스템이 위기상황 속에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며 향후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두에서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10월 구축 완료한 비대면 화상회의시스템은 질의응답 및 시정질문, 안건처리 등 모든 의사진행이 가능할 정도로 세부기능을 갖췄다.  서울시의회는 김인호 의장의 역점적인 추진으로 지난 6월부터 비대면 화상회의시스템 구축을 시작하여 지난 10월 완료했으며, 제303회 정례회에 앞서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모의운영까지 마친 상태였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화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서울시의회가 전국 최초이다.  김 의장은 일주일 넘게 중단되었던 예결위가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안도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지방의회 맏형으로서 언택트 시대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현재 예결위를 진행 중인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앞서 “비대면 화상회의는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내실있는 예산 심사를 진행하기 위한 의회의 의지”라며 민생지원이 지연되거나 행정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박지향 의사담당관은 “이번 예결심사에서는 의원과 실·국·본부장 간 질의응답 같은 의사일정만 구현됐지만, 여러 번 모의 시연을 통해 시스템안정화가 입증된 만큼 앞으로 전자표결과 표결결과 확인, 이의 유무 처리 등 다양한 기능을 본회의와 상임위 진행과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두 얼굴 신현빈 “장겨울 선생님 왜 그래요 댓글 즐거워”

    두 얼굴 신현빈 “장겨울 선생님 왜 그래요 댓글 즐거워”

    “‘장겨울 선생님,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왜 그래요’ 이런 댓글이 재밌더라고요.”지난 2일 종영한 JTBC ‘너를 닮은 사람’(너닮사)에서 구해원으로 열연한 배우 신현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반응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슬의생)의 외과 레지던트 장겨울로 큰 사랑을 받은 뒤 ‘너닮사’에서 어두운 분위기를 보여 준 그는 “두 작품이 1개월 간격으로 방송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다른 인물로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다르게 봐 주신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너닮사’에서 신현빈이 맡은 구해원은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으로 청춘의 빛을 잃고 복수에 매달리는 인물이다. ‘슬의생’과 촬영기간이 6개월 정도 겹쳤다. 장겨울이 차가운 듯 따뜻한 사람이었다면 구해원은 말라 죽은 화분같이 표현하려 했다는 게 신현빈의 설명이다. 정희주(고현정)와 서우재(김재영)의 불륜으로 삶이 파탄 난 구해원이 희주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과 결과는 씁쓸하고 허탈하다. 결국 우재는 사망하고 희주는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히며, 해원은 미술 작가로 새 출발하지만 명확한 피해자나 가해자는 없다. 집착하고 쥐고 있는 것들이 많은 구해원이라 의상은 서너개씩 겹쳐 입고, 입술도 건조한 제품을 발라 갈라지게 만들었다. 신현빈은 “만약 해원에게 ‘너 자신의 삶을 살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렇게 희주 주변을 맴돌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내가 나를 되찾고 인생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팽팽한 긴장을 이룬 희주와 해원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는 두루 호평을 받았다. 반면 시청률은 2~3%대로 아쉬웠다. 신현빈은 “꾸준한 시청자가 있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는 상위권이었다”며 “깊은 감정을 느끼면서 보신 분들에게는 좋은 이야기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된 작품을 마친 뒤 새 장르에도 도전한다. 초자연 스릴러인 티빙 ‘괴이’의 촬영을 끝냈고 내년 JTBC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공백 없이 일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를 졸업한 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한 그는 최근 ‘슬의생’을 계기로 더 바빠졌다. 하지만 흥분보다는 조곤조곤 답을 이어 갔다. 그는 “최근 주목을 크게 받아 감사하지만 제가 생각보다 큰 일들에 대해서는 좀 덤덤한 편”이라며 “어마어마한 달라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 반응을 체크하기보다 동료 배우들에게 연기 모니터링을 부탁한다며 “작품을 챙겨봐 준 전미도, 안은진, 최희서 등 친한 선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 “마른 식물같은 느낌 내고 싶었다” 신현빈이 말하는 구해원

    “마른 식물같은 느낌 내고 싶었다” 신현빈이 말하는 구해원

    ‘슬의생’ 이어 ‘너를 닮은 사람’ 열연“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자는 이야기‘장겨울 선생님 왜그래요’ 댓글 인상적”“‘장겨울 선생님,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왜 그래요’ 이런 댓글이 재밌더라고요.” 지난 2일 종영한 JTBC ‘너를 닮은 사람’(너닮사)에서 구해원으로 열연한 배우 신현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반응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슬의생)의 외과 레지던트 장겨울로 큰 사랑을 받은 뒤 ‘너닮사’에서 어두운 분위기를 보여 준 그는 “두 작품이 1개월 간격으로 방송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다른 인물로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다르게 봐 주신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너닮사’에서 신현빈이 맡은 구해원은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으로 청춘의 빛을 잃고 복수에 매달리는 인물이다. ‘슬의생’과 촬영기간이 6개월 정도 겹쳤다. 장겨울이 차가운 듯 따뜻한 사람이었다면 구해원은 말라죽은 화분같이 표현하려 했다는 게 신현빈의 설명이다. 정희주(고현정)와 서우재(김재영)의 불륜으로 삶이 파탄 난 구해원이 희주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과 결과는 씁쓸하고 허탈하다. 결국 우재는 사망하고 희주는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히며, 해원은 미술 작가로 새 출발하지만 명확한 피해자나 가해자는 없다. 집착하고 쥐고 있는 것들이 많은 구해원이라 의상은 서너개씩 겹쳐 입고, 입술도 건조한 제품을 발라 갈라지게 만들었다. 신현빈은 “만약 해원에게 ‘너 자신의 삶을 살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렇게 희주 주변을 맴돌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내가 나를 되찾고 인생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팽팽한 긴장을 이룬 희주와 해원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는 두루 호평을 받았다. 반면 시청률은 2~3%대로 아쉬웠다. 신현빈은 “꾸준한 시청자가 있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는 상위권이었다”며 “깊은 감정을 느끼면서 보신 분들에게는 좋은 이야기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된 작품을 마친 뒤 새 장르에도 도전한다. 초자연 스릴러인 티빙 ‘괴이’의 촬영을 끝냈고 내년 JTBC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공백 없이 일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를 졸업한 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한 그는 최근 ‘슬의생’을 계기로 더 바빠졌다. 하지만 흥분보다는 조곤조곤 답을 이어 갔다. 그는 “최근 주목을 크게 받아 감사하지만 제가 생각보다 큰 일들에 대해서는 좀 덤덤한 편”이라며 “어마어마한 달라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 반응을 체크하기보다 동료 배우들에게 연기 모니터링을 부탁한다며 “작품을 챙겨봐 준 전미도, 안은진, 최희서 등 친한 선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 성폭력에 닫힌 입… 넌 혼자가 아니야

    성폭력에 닫힌 입… 넌 혼자가 아니야

    ‘금이’에게는 원숭이처럼 장난을 잘 치고 잘 놀아 주는 오빠가 있다. 어느 날 금이가 방에서 혼자 놀고 있는데 원숭이 오빠가 들어온다. 이상하게도 문까지 걸어 잠그는 표정과 숨소리가 평소와 사뭇 다르다. 원숭이 오빠는 “우리 같이 놀이할까? 내가 문어가 돼 볼게”라고 속삭인다. 그날 이후 금이는 몸과 마음속에 문어가 따라다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노르웨이 작가 그로 달레와 일러스트레이터 스베인 뉘후스의 그림책 ‘문어의 방’은 친족에 의한 아동 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과감하게 다뤘다. 폭력에 상처 입은 아이의 굳게 닫힌 입과 마음을 열어 주는 이 이야기는 2016년 노르웨이어학회 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끈질기게 달라붙는 폭력의 순간을 ‘문어’에 빗대 폭력의 순간에 뿌리치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는 금이의 마음을 공들여 묘사한다. 이는 실제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부딪히는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처음엔 나쁜 경험에서 출발한 이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안도감을 얻게 된다. 엄마 품에 안긴 금이의 모습을 통해 자기 몸을 긍정하고, 남의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우리 곁의 아동들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겁주지 않고 경각심을 깨우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라는 작가의 고민이 묻어나는 이 책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좋다. 책장을 넘기기 전 ‘어린이책에서 굳이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긴다면 “비밀을 들어주는 친구처럼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 보길 권한다.
  • 조깅하던 흑인 쏴죽인 백인들 유죄 평결에 21개월 “동영상 유출된 덕”

    조깅하던 흑인 쏴죽인 백인들 유죄 평결에 21개월 “동영상 유출된 덕”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조깅을 하던 25세 흑인 청년이 백인 남성 셋에게 총격을 받고 숨졌는데 배심단이 가해자들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기까지 1년 9개월이 걸렸다. 유죄가 인정된 것은 정의가 실현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미국의 사법 절차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NBC 뉴스에 따르면 조지아주 브런즈윅의 주택가 도로를 달려가던 아머드 아버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그레고리 맥마이클(65)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이 24일(이하 현지시간) 글린 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들은 동네에서 발생한 잇단 절도 사건에 아버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트럭으로 추격한 끝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실이 인정됐다. 아버리는 조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이 사건은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채 묻힐 뻔했다. 사건 발생 70여일이 지나도록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 뒤늦게 가해자 중 한 명인 브라이언 이 휴대전화로 녹화한 영상을 누군가가 언론에 흘려 지난해 5월 5일 공개됨으로써 충격적인 사건의 진상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공분이 일었고, 경찰도 여론의 압력에 떠밀려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이날 유죄 평결로 이들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게 된다. 이들은 증오범죄 혐의로도 따로 재판을 받는다. 아버리의 어머니는 흐느꼈다. 아버지는 안도감에 탄성을 질렀다가 판사의 제지로 퇴장했다. 아버리의 어머니는 “이 싸움을 함께 해준 모두에게 감사하다. 길고 힘든 싸움이었다”면서 “아들이 이제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정 밖에 모인 이들은 “정의가 이뤄졌다”고 외치며 기뻐했다. 아들을 데리고 방청하러 온 흑인 아버지들이 많았다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전했다. 재판 내내 인종적 편견이 작동해 공정한 판결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용의자 체포에 시간이 너무 걸렸던 데다 배심원 12명 중 11명이 백인으로 구성돼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평결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아버리 피살 사건은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위한 싸움이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 보여주는 충격적 사례”라면서 정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버리 사건은 같은 해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면서 함께 주목받았다. 최근 위스콘신주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8세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가 정당방위를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져 무죄 평결을 받아 흑인 사회가 분노하고 있는데 아버리 사건 평결은 어느 정도 정의에 부합하는 평결이 내려졌다.
  • [속보] 헝다, 디폴트 직전 위기 모면…“달러채 이자 지급”

    [속보] 헝다, 디폴트 직전 위기 모면…“달러채 이자 지급”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오는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상환하면서 일단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헝다가 달러화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5억원)를 전날 수탁 기관인 시티은행에 송금했으며 채권 보유인들이 이 돈을 23일 전에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주관하는 증권시보는 중국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자본시장 전문 매체다. 헝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는데, 채권 계약서에 있는 30일 유예기간 이후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자회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던 계획이 틀어지자 시장에서는 헝다가 달러화 채권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헝다가 이번 상환에 실패했다면 192억달러(약 22조 6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달러화 채권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비록 헝다가 상환해야 할 다른 빚이 있지만 (이번 이자) 지급 소식은 투자자들과 규제 당국에 일부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대부분 건설 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갚아야 할 빚은 이어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는 않았다. 23일 고비는 넘긴다 해도,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에도 헝다가 내지 못한 추가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다. 헝다는 올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하고,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달러(약 8조 7000억원)에 달한다.
  • 복지 안내 편지는 자포자기 날 살린 ‘행운의 편지’였다

    서울신문에 기고를 보내온 A(42)씨는 지병을 앓는 일용직 노동자다. 긴급복지지원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적은 수기를 게재한다. 발단은 편지 한 통이었다. 생활고를 겪고 있으면 동사무소 복지과로 연락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공항 면세점 물류창고에서 일했다. 몸이 아픈 내가 무리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로나19로 공항 면세점이 문을 닫아 일자리도 사라졌다. 공사장에서 일용직 일을 시작했지만 아파서 쉬는 날이 더 많았다. 무력감에 잠만 잤다. 문득 눈을 뜨니 월세며 밀린 각종 공과금이며 돈 낼 것투성이었다. 수중에 돈은 거의 없었다. 당장 쫓겨날 판이었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은행 대출은 자격이 안 됐다. 대출업자가 무직자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서 만났다. 일주일 상환에 이자가 40%라고 했다. 지인 연락처 10개는 필수로 넘겨야 한다는 말에 질려 빈손으로 돌아왔다. 쌀은 꼭 이런 때 맞춰 떨어진다. 암울했다. 그럴 때 편지를 받은 것이다. 주민센터에 전화로 사정을 말하니 긴급복지지원 자격에 해당될 수 있다며 방문하라고 했다. 처음 들어 보는 제도였다. 경제적 위기에 몰린 사람을 한시적으로 지원해 주는 제도였다. 진작에 알았다면 고리대금업자를 만나거나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늦게나마 알아서 다행이라 여기며 주민센터로 향했다. 접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재산과 근로소득이 조건에 맞아야 했고, 다양한 위기 제시 조건에 해당돼야 했다. 며칠 뒤 서류가 통과돼 지원자로 확정됐다. 숨통이 트였다. 당장 월세를 못 내 쫓겨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시간 여유를 갖고 몸이 견딜 수 있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도 한결 나아졌다. 운이 좋았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내가 받은 편지는 지역민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무작위로 대량 발송된 우편물인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래도 그 덕분에 지원을 받게 됐으니 행운을 가져다준 편지나 다름없다. 이런 물음도 든다. 안내문을 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자격이 되는데도 알지 못해 복지제도의 손길을 놓쳤다면 그냥 ‘운’이 없는 것으로 돼 버리는 걸까.
  • 비닐장갑 끼고 엄마 손 꼭… 1년 6개월 만에 웃음꽃 핀 요양원

    비닐장갑 끼고 엄마 손 꼭… 1년 6개월 만에 웃음꽃 핀 요양원

    “엄마, 이게 얼마만이야” 13일 오전 충북 청주의 한 요양원 면회실. 딸 A(49)씨는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84)를 보자마자 손부터 잡았다. A씨는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쓰다듬고 팔과 어깨를 주물렀다. A씨는 “투명한 가림막없이 이렇게 나란히 앉은 게 1년 6개월이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도 눈웃음을 지으며 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수칙 때문에 껴안기는커녕 마스크착용에 음식도 함께 먹지 못하는 등 제한이 많았지만 모녀간의 상봉으로 이날 면회실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추석 특별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요양시설 접촉면회가 다시 허용된 13일 전국에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는 26일까지 가능한 이번 접촉면회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 2차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한다. 순천시 별량면의 D 요양병원은 이날부터 하루 10명씩 예약을 받아 대면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면회객은 4명까지로 백신 증명원을 제출해야 한다. 병원측은 1층 입구쪽에 면회실 3곳을 만들고, 당직자 3명을 배치하는 등 철저한 방역과 함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환자 350명이 입원해 있는 이 병원은 추석 연휴까지 사전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이날 어머니(93)를 뵙고 나왔다는 B(65)씨 부부는 “그동안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모습이어서 안도감이 든다”면서 “10분 정도 만났지만 아주 보람 있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울산의 한 요양병원은 이날부터 실외인 건물 옥상에서 대면 면회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 C(83·여)씨는 이날 자녀 등 4명의 가족을 병원 건물 옥상에서 10분간 만났다. 가족들은 “간만에 어머니 모습을 직접 봐서 마음이 놓였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수시로 찾아뵙지 못해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2차접종자들이 확진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자 대면면회를 자제하는 요양병원과 가족들도 있다. 청주의 F 요양원 관계자는 “노인과 가족들이 모두 2차접종을 완료했어도 대면면회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취지를 설명하면 상당수 가족들이 면회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선 확진자가 연일 네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인 출입이 잦아질 경우 방역을 위협할수 있다고 판단해 면회객 예약을 받지 않는 요양시설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면회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정부는 지난 6월 노인과 가족 가운데 한쪽이 2차접종까지 완료했을 경우 대면면회를 허용했다가 돌파감염이 이어지면서 다시 비대면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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