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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북 「유해협상」 막후/이건영 뉴욕 특파원(오늘의 눈)

    미­북한간의 뉴욕 유해협상은 말 그대로 「비밀회담」이었다.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굴러갔다.협상은 진행돼가고 있었으나 협상내용은 흘러나오지 않았다.회담장소 조차 언론에 공개하지 않다가 언론의 추적으로 노출이 될 정도였다.미·북대표단들은 특히 한국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한국기자만 봤다하면 가던 길도 되돌아 가곤 했다.한국언론에 대한 「접촉기피증」은 예상 이상이었다.래리 그리어 미국측대변인만이 간신히 운을 뗄 정도였다.그 역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발표 2시간전에 사전연락을 해줄테니 제발 회담장주변을 떠나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북한측 대표들은 한국언론이 얼씬대면 협상장에 안나오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정치적 흥정의 서막이라고 「확대해석」하기도 했다.유해송환 및 실종자문제는 겉으로 내세운 문제이고 속셈은 딴데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돌았다. 회담장의 분위기는 겉으로 보기에 이상하리 만큼 산만했다.양측은 모든 것이 결정난 상태에서 머리만 마주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퍽 우호적이었다.평상시의 긴장감은 찾아 볼 수 없고 회담장만을 양측 대표단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을 뿐이었다.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다듬는다기 보다는 그저 확인에 그치는 자리같은 감을 받았다.이렇게 5일이 지났다.북한측 수석대표인 김병홍 외교부국제국장의 행적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회담장에 있을 때도 있었고 눈에 안보일 때도 있었다.그는 북한의 군축문제 전문가이다. 최근의 워싱턴과 평양의 기류속에서의 5일이란 시간은 유해협상만을 논의하기엔 너무 긴 시간이었다.양측이 유해문제 외에 또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지금으로선 알길이 없다.우리측도 그날 그날 협상의 진행과정을 미 국방부를 통해 전달받았겠지만 세세한 내용까지 전달됐는지는 의문이다.미 국방부는 「유해 및 실종자문제」만 다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그렇게 믿어도 좋을지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합의내용 발표순간은 「한국배제」의 극치였다.사전연락은 고사하고 「공동기자회견」자리도 없었다.그저 합의문 한장만이 달랑 워싱턴에서 언론에 던져졌을 뿐이다.한국언론의 관심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처사로 밖에는 달리 이해할 수가 없다.워싱턴에서 합의문을 발표하기 직전 회담장 호텔에 있던 미 대표단원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장막속의 5일간 미·북한의 행적을 더듬어봐야 할것 같다.왠지 께림칙하다.
  • 수도권 공장 신·증설의 조건(사설)

    통상산업부가 입법예고한 공업배치법시행령개정안은 중소기업들의 입지난해소에 초점을 두고 있다.수도권내 공업지역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해 규모나 업종에 제한없이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고 비공장지역에서도 도시형공장의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하며 사무실과 창고는 공장건축면적에서 제외토록 하는 대폭적인 입지난해소책을 펴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이는 경쟁력강화를 내세운 당장의 효율과 현실을 파격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내의 공장입지난은 상당폭 해소되고 부수적으로 수도권내의 3천6백여개의 이르는 무등록공장들이 양성화되면서 제조업체의 생산시설증가가 이뤄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물론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당장의 급한 과제이기는 하다.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수도권과밀억제라는 또다른 차원의 국가정책목표와 어떻게 조화가 이뤄질 것이냐에 관심과 함께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은 수도권집중억제라는 큰 테두리내에서 그런대로 수도권집중화의 속도가 조절되어 왔다.반면에 수도권지역에 대한 공장입지수요는 적체됐었다.따라서 개정안이 7월부터 발효가 된다면 수도권내에 공장신증설붐이 일어나리라는 것은 뻔한 이치다. 수도권의 비대화문제는 이제 서울이 문제가 아니라 인근 위성도시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물론 수도권은 정보,인력,사회간접시설등 공장입지에는 어느 곳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통산부가 당장의 효율을 선택했음직 하나 공장신증설의 완화가 초래할 과다집중의 가속화가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의 저해요인으로 발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한강수계의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대해서까지도 비록 폐수가 안나는 공장에 국한한다고는 하지만 공장건설을 허용하겠다는건 한강수질의 악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정부는 입지난해소에 따른 이같은 심각한 우려에 대한 대책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 히말라야 2개봉 정복/한국산악인 2명

    【카트만두 AP 연합】 한국 산악인들이 지난주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봉을 각각 정복했다고 네팔 관광부가 5일 발표했다. 네팔 관광부는 한국 원정대의 박영석(34) 김현상씨(26) 등 2명이 지난 3일 현지안내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발 8천11m의 안나푸르나 제1봉 정상에 올라 10분간 머물렀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93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백48m)를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등정한바 있다.
  • 총선 막바지 맞고소·고발 사태

    ◎“털어 먼지 안나랴” 상대방 약점찾기 혈안/“고발부터 해놓고 보자” 물귀신작전 방불 총선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맞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다.「이에는 이,눈에는 눈」 식이다.「발목 잡기에는 물귀신 작전」이라고도 한다. 고소·고발부터 해 놓고 보자는 심리가 도화선이다.상대로서는 반격의 시간이 충분치 않다 보니 자칫 속수무책으로 당할 판이다.준비해 둔 「비장의 카드」를 내보일 수밖에 없다.선거캠프마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려고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불법 선거운동이 늘어난 반증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감정싸움까지 뒤엉켜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이다. 최근 서울 지역에 출마한 K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L후보의 운동원들이 배포하던 당보 2백30여부를 강제로 빼앗았다.L후보는 선거운동 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K후보측도 그 자리에서 L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문제의 당보 1면에 L후보의 사진과 경력사항 등을 게재했고 4면에 K후보를 비방하는 만화 등을 실었다는 것이다. 서울의 또 다른 K후보는 S후보를경력사항 허위기재 혐의로 서울 지검에 고발했다.S후보는 이에 맞서 K후보가 홍보물에 「의정활동 1위」라는 거짓 사실을 게재했다고 고발했다. 서울의 A후보는 얼마전 B후보가 지역주민 50여명에게 향응을 베풀었다고 선관위에 고발했다.B후보는 자신이 선거공보지에 가짜 통계를 인용했다는 흑색선전을 A후보가 흘리고 있다며 맞고소했다. 서울의 C후보는 D후보가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받았다고 비방한 혐의로 서울 지검에 고발했다.D후보는 즉각 C후보가 지난 해 10월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했다고 고발했다. 한 후보의 운동원은 『먼지 털어 안 걸릴 후보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상대가 먼저 도발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3일까지 4백56명의 선거사범을 입건,이 가운데 59명을 구속했다.48.6%는 선거감시단체와 후보자 상호간의 고소·고발로 법망에 걸려들었다.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 김태수 간사(33)는 『우선 고발하고 보자는 심리와 너는 별거냐는 심리가 뒤섞인 추태』라고 지적했다.〈김경운기자〉
  • 수도권/「상대방 깍아 내리기」 비방전 가열

    ◎경기 광명갑­연예인출신 후보 인기 독점/부산진갑­야후보2명 공명실천 결의/대전 대덕구­초등생 상대 이색선거운동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한 신한국당 노승 우후보는 상오8시40분 쯤 회기동 회기파출소 앞길에서 온천여행을 떠나는 대한노인회 회기동 분회원 1백여명을 찾아가 『얼마전 TV에서 프랑스 할머니가 1백21세 생일파티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여러분들도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한다』고 덕담.또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가 됐지만 조금만 더 오래 사시면 더 좋은 시대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 ○…성동을의 신한국당 김학원후보는 상오7시쯤 행당동 무학여고 운동장에서 조기축구 회원들을 만나 『야당의원이 2번이나 당선됐지만 낙후된 우리 지역이 달라진 게 없다』며 『지역구를 소홀히 하는 야당의원 대신 「젊은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 ○구멍가게 이용 호소 ○…송파갑의 민주당 양문희후보는 상오9시쯤 풍납동 「도깨비시장」 앞에서 『우리 지역의 구멍가게들이 재벌의 유통업체에 손님을 빼앗겨 어려움을 겪는다』며 『대형 백화점이나 유통센터보다는 구멍가게를 이용해 달라』고 이색 주문. ○…노원을의 국민회의 림채정후보의 자원봉사자 15명은 노원전철역 계단 양쪽에 일렬로 늘어서 「이브의 경고」「흥보가 기가 막혀」등 유행가를 개사한 로고송을 부르며 경쾌한 율동을 선보였다. ▷수도권◁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후보사이에 상대경력을 비난하고,깎아내리는 등 비방전이 가열돼 눈총. 29일 과천·의왕의 김부겸 후보(민주)와 신하철 후보(무소속)는 『신한국당 안상수 후보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파헤친 소신있는 검사라고 선전하지만 따지고 보면 권력편에서 은폐축소 수사를 한 장본인』이라고 공격. 안후보측은 이에 대해 『당시 부검을 맡았던 황적준박사 증언으로도 안후보가 얼마나 많은 고뇌와 번민 끝에 옳은 길을 택했나 알 수 있다』고 반박. ○…선거초반 개인유세에서 후보들이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하는 것과 달리 연예인 출신 후보들은 가는 곳마다 인기. ○주부·어린이들 몰려 광명 갑에 출마한 신한국당 이덕화후보가 개인연설회를여는 곳마다 4백∼8백명의 주민들이 발길을 멈추는 등 관심.특히 연설회에는 이용식·최병서씨 등 동료 연예인이 참석,이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어린이와 주부까지 운집하기도. 안양 동안갑의 국민회의 최희준후보도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하루 7∼9회의 개인연설회를 갖는데 가는 곳마다 사인 공세와 「하숙생」등 히트곡을 불러달라는 요구가 쇄도해 즐거워하기도. ▷중부권◁ ○…대전 대덕구에서 출마한 민주당 김원웅후보는 신탄진초등학교 등 관내 초등학교를 돌며 학생들을 상대로 이색 선거운동. 김후보는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명함을 나눠주며 『여러분의 부모들이 제대로 된 일꾼을 뽑은 덕분에 학교급식이 가능했다』며 『학부모들이 할일이 많은 나를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 ▷영남권◁ ○…곳곳에서 과열·혼탁 선거운동이 말썽이 되는 가운데 같은 선거구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페어플레이를 다짐해 눈길. 부산 부산진갑 선거구 국민회의 송영웅,자민련 강경식후보 등 야권 후보 2명은 29일 공명선거운동실천을 결의하고 돈 안쓰는 정책위주의 선거운동으로 정치문화를 개혁하기로 발표. 또 부산 북·강서갑 선거구 신한국당 정형근후보도 야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공명선거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 ○…옥중 출마한 포항시 북구 선거구 허화평의원(무소속)의 부인 김경희씨(51)가 상대 후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공명선거와 화합을 다짐하고 나서 눈길. 김씨는 29일 신한국당 윤해수,민주당 방무성,자민련 최종태,무소속 최영태후보 등 출마자 7명의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해 『페어플레이로 공명선거를 이룩하자』고 설득. 한편 김씨의 방문을 받은 후보들도 그자리에서 이에 동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호남권◁ ○…14대 총선에서 여당표가 적지않게 나왔던 전남 광양에서 국민회의를 뺀 신한국당과 무소속 등 후보 4명이 공고된 합동연설회 날짜가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정당연설회와 겹친다며 이를 변경하지 않으면 연설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 ○합동연설 불참 통보 이들은 28일 선관위에 낸 공동협조전에서 합동 연설회가 열리는광양 서초등학교는 국민회의의 정당 연설회장소인 유당공원과 직선거리로 3∼4백m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시간도 2시간 밖에 차이가 안나 들러리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
  • 한갑수 가스공사 사장/“종합에너지기업 목표로 제2창업”(인터뷰)

    ◎국민생활 밀접한 공기업 조기 민영화 곤란 많은 공기업이 비효율적 경영이라는 이유로 「민영화 도마」에 올라있다.가스를 독점공급하는 한국가스공사도 예외가 아니다. 민영화 논의가 한창인 가스공사가 22일 공기업으로는 처음 경영혁명을 선언했다.올림픽공원에서 임직원과 가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 초일류 종합에너지기업을 목표로 제2창업을 선포한 것.한갑수 사장을 만났다. ―제2창업을 선언한 이유는. ▲공기업도 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공기업은 상업성에서 민간기업과 차이가 없습니다.공기업이 잘하면 민간기업으로 넘기자는 얘기가 안나옵니다.민영화는 공기업의 경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추진된 것입니다.공사도 그간 양적성장을 했지만 비생산적이고 관료적인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공기업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입니다. ―민영화를 회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는데. ▲민영화가 공기업의 바람직한 방향만은 아닙니다.가스같이 국민생활과 직접 관련되고 독점적인 산업은 조기에민영화돼서는 곤란하다는 게 개인생각입니다. ―왜 하필 올해 제2창업을 선언하게 됐습니까. ▲올해는 액화천연가스(LNG)가 국내에 도입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입니다.그간 LNG도입량이 1백만t에서 1천만t으로 늘었습니다.공사가 이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가스전 지분참여나 가스운반사업,LNG발전으로 다각화해 초일류 에너지기업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제2창업의 이념은 무엇입니까. ▲의식혁신과 경영혁신,안전혁신입니다.서울대 조동성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해 2천년대 발전시나리오를 준비했습니다.지난해 경영성과를 보니 한전과 한국통신에 이어 3위였습니다.경영혁신을 통해 10년안에 한전을 제칠 생각입니다. 가스공사는 이날 팀제도입 등 신인사정책과 안전관리투자 확충 등 6대 과제의 실천운동(FRESH KOGAS 21) 추진을 다짐했다.경제기획원차관 시절 추진력을 과시했던 한사장이 경영혁신을 어떻게 이뤄낼지 주목된다.〈권혁찬 기자〉
  • 정신대 할머니 “눈물의 망향가”/중국거주 칠순의 이춘도씨

    ◎15살때 갖은수모… “죽기전 고향 가봤으면…”/국내단체 초청… 가족·친지없어 허가 안나 일제때 중국에 정신대로 끌려간 열다섯살 조선 처녀가 고희의 노인이 돼 귀국을 갈망하고 있다.그러나 고향으로 가는 길은 50년 전처럼 순탄치 않다. 중국 신강성 합밀시에 사는 이춘도 할머니(69).어릴 적 이름은 금순이.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15살이던 44년 수원역 뒷산에서 나무를 하다 일본군에게 끌려갔다. 기차로 만주에 도착한 뒤 몇차례의 탈출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무한으로 옮겨졌다.일본군 34군과 제5야전보충부대·병기공장 등에서 모진 수모를 겪었다. 고통을 참다 못해 동료 4명과 자살을 결심했다.서로 상대방의 가슴과 팔에 자기이름을 새겨넣고 강물에 몸을 던졌지만 혼자만 살았다.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팔뚝에 당시 숨진 4명 가운데 가장 친했던 「이옥주」의 이름이 남아 있다. 1945년 일제의 패망과 함께 자유의 몸이 됐다.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몰랐다.식모살이와 농사일로 근근이 살아가다 중국 청년과 결혼했다.중국정부의 변방지원정책에 따라 신강성으로 이주,정착하면서 새 삶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가 남긴 상처는 가시지 않았다.아이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끝내 이혼을 당하고 조선족인 장금자씨(54·여)의 도움을 받으며 지금껏 홀로 살아왔다. 이 사정을 접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지난 연말 2주일의 일정으로 이할머니를 초청했다.하지만 당국은 신청서를 반려했다.국내에 가족이나 친척이 없다는 이유였다. 정대협측은 『지난해 5월 이할머니와 같은 처지인 강묘란할머니(73·중국 상해시)가 국내로 초청돼 영주귀국절차까지 밟고 있다』며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을 요구한다. 이할머니는 오욕으로 얼룩진 과거를 회상하는 증언의 말미에 이렇게 호소했다.『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고향에 가보고 싶습니다.』
  • 4당 지도부 말 성찬

    ◎“싹쓸이현상 사라지는게 민주주의” 이회창 의장/“JP는 부정축재 검은 장막 친 인물” 김원기 대표/“야당 키워 정부 뒷다리 잡으면 시민이 손해”/“영남은 날 버려도 나는 영남 버리지 않는다”/“DJ의 견제론 주장은 대권 미련론 일뿐 선거는 「말잔치장」이다.각 후보나 후보진영은 때로는 독설로,때로는 해학과 위트를 곁들인 말로 득표전을 벌인다.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혀」로 상대방을 아프게도 하지만 인신 공격성 저질발언으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잦다.가열되는 여야 4당의 말잔치를 현안별로 정리해본다. ▷보수 논쟁◁ 『JP는 박정희 대통령 인맥의 서자.그는 영원히 승리자가 될 수 없고,영원히 잃을 것도 없는 인물』(신한국당 김윤환 대표위원·2월29일·경북 김천지구당 임시대회) 『옛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5·16 군사쿠테타를 일으킨 김종필식 위장보수주의』(〃 강삼재 사무총장·2월28일 창녕지구당 임시대회) 『일부 민주주의 위장세력들은 생존을 위해 보수주의를 보신주의로 이용하고 있다』(자민련 김종필 총재·2월29일 경기도 오산·화성지구당 창당대회),『극우와 극좌가 동거하는 정당들의 보수주의 운운은 국민 기만』(〃 ·2월27일 중앙위 전체회의),『YS의 팽만을 기다리고 있는 기회주의자의 외마디 비명』(자민련 윤병호 부대변인·2월27일 신한국당 김대표의 JP비난 관련논평) 『군사독재 사생아와 잔재들의 도토리 키재기』(국민회의 박지원 대변인·2월28일 논평),『3김씨의 지역주의 싸움은 아이들의 땅뺏기 싸움을 방불케 하고 보수논쟁은 원조자까지 붙여 음식점의 간판 논쟁을 방불케 한다』(민주당 이기택 상임고문·3월4일 울산지역 합동개편대회) ▷정체성 시비◁ 『정치가 불안한 것은 한사람의 당수에 의해 좌우되는 붕당정치 때문』(신한국당 이회창 의장·26일 서울 양천을지구당 임시대회),『국민회의는 정치적 불량서클』(〃 이성헌 부대변인·2월28일 논평) 『신한국당 강총장은 정치권을 오염시키는 정치공해』(자민련 윤병호 부대변인·2월29일 논평),『제1야당이라는 당은 배를 산으로 끌고갈 믿을 수 없는 정당』(〃 김총재·2월27일 중앙위전체회의) 『자민련은 권력향수에 젖은 역대 대통령 친인척의 결집체』(신한국당 김대표·2월26일 대구 수성갑지구당 임시대회),『JP는 김대통령을 홍곡(큰인물)에,자신을 연작(도량이 좁은 사람)에 비유하며 바른 말 한마디도 못하던 사람』(〃 이만섭의원·〃) 『자민련은 독재부패 세력의 후계자』(민주당 김홍신 선대위부대변인·2월28일 논평) 『JP는 이 나라에 공작정치,정경유착,부정축재의 검은 장막을 드리운 인물』(〃 김원기 공동대표·2월29일 대전지역 7개 지구당 합동개편대회),『YS의 안정론은 권력누수방지론,DJ의 견제론은 대권미련론,JP의 보수원조론은 이삭줍기론.셋을 하나로 묶으면 국민기만론 1·2·3편』(〃 이기택 상임고문·2월29일 경북 경산·청도지구당 개편대회) ▷견제와 안정론◁ 공방 『야당을 키워 정부 뒷다리를 잡게 하면 손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것』(신한국당 이회창 의장·2월26일 서울 양천을 지구당 임시대회),『80년대 여소야대 시절은 지역이기주의,당파이기주의,정치만능주의 시대』(〃 김대표·충북 보은 옥천 영동〃) 『수레의 양바퀴가 균형되어야 잘 굴러가듯 여야의 힘이 균등해야 국정안정이 온다』(국민회의 김대중 총재·2월29일 서울 강동을지구당 창당대회) ▷개혁공방◁ 『탱크도,대포도 못한 일은 붓이 해냈다』(신한국당 이한동 국회부의장·2월24일 부산 북강서을 지구당 임시대회,문민정부의 개혁성과를 평가하며) ▷지역감정공방◁ 『DJ는 민족통일에 기여하겠다더니 기껏 내놓은 통일론이 팔도팔분책』(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2월28일 경남 창녕지구당 임시대회) 『영남은 나를 버려도 나는 영남을 버리지 않는다』(국민회의 김대중 총재·2월21일 포항지구당 창당대회)『영남사람인 이기택 민주당대표를 버린 사람(DJ)이 너무 심한 거짓말을 한다』(신한국당 이신범 부대변인·2월22일 논평) 『신한국당은 지역감정 호소형 대권후보를 국토 곳곳에서 양산하고 있다』(민주당 조광한 선대위부대변인·2월29일 논평)『어떤 지역이든 싹쓸이 현상이 안나오는게 민주주의 정신에 맞다』(3월4일 신한국당 이회창 선대위의장 광주에서)
  • 김대통령 “대기업­중기 해외동반진출 바람직”/싱가포르서 만찬간담

    ◎기업인들/성장 가능성 큰 동남아지역 집중공략 계획 김영삼 대통령은 28일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중인 기업인 38명과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에서 만찬간담회를 갖고 『대기업들이 해외진출할때 중소기업과 동반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 대화내용 요지. ▲김대통령=(김상하 대한상의회장에게)한·인도기업인 간담회에서 두나라 경제인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나요. ▲김회장=폭넓은 규제완화와 시장개방을 촉구했습니다.인도업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양국 경협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김대통령=(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에게)현대자동차의 인도 투자계획 승인에 따른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습니까. ▲정회장=김대통령의 인도방문 덕분에 승인이 빠르게 나왔고 1백% 투자승인을 허용해 주었습니다. ▲김대통령=(강진구 삼성전자회장에게)삼성그룹의 대인도 대규모 전자종합단지 투자계획은 어떻습니까. ▲강회장=인도진출을 위해 몇년전부터 노력해왔지만 사업승인이 안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그러나 이번에는 수정없이 사업계획을 내주었습니다. ▲김대통령=(최종현 전경련회장에게)해외진출 기업의 행동강령을 마련했는데 주내용은 무엇입니까. ▲최회장=외국의 언어·문화차이,노사관계 등에 어려움이 많은데 이런 것을 그나라 문화와 규범에 맞게 행동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김대통령=노사문제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데 기업인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주고 성의를 다해 임해주기 바랍니다(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에게)중소기업의 동남아 진출 투자현황은 어떠한가요. ▲박회장=아세안지역에 중소기업의 진출이 매우 중요합니다.대기업들이 해외 동반진출에 협조해 주기 바랍니다. ▲김대통령=(김석준 쌍용그룹회장에게)동남아건설 시장 진출은 어떻습니까. ▲김회장=현재 11개국,1백38억달러를 수주했습니다.시장은 크나 단순시공으로는 어렵고 전략적인 종합기획능력·기술력·자금력이 필요합니다.
  • 경총 새회장/정세영씨 추대움직임/내일 정총…일부서 3대회장에거론

    ◎“빛안나고 희생만…” 서로 고사/정회장 사양땐 회장직 공전우려 요즘 경총 분위기는 한마디로 답답하다.현 이동찬회장이 14년 재임끝에 사임의사를 밝혔지만 누구도 새 회장에 나서겠다는 이가 없다.이회장은 연초부터 후임 회장을 물색하기 위해 구본무 LG그룹회장,장치혁 고합그룹회장 등 재계인사들을 두루 접촉해 왔다.그러나 총회를 이틀앞둔 26일까지도 이회장의 간곡한 회장직 권유를 받아들인 인사는 없다.경총이 무주공산으로 표류할 공산도 커졌다. 경총회장은 그야말로 「낯도 안나고 빛도 안나고 희생만 강요되는」 자리다.회장사로서 출연금도 많이 내야 하고 대외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특히 노총과 상대해야 해 여간 부담스런 자리가 아니다.노동계에서는 경총 회장사를 공격목표로 삼으려는 경향마저 있다. 그래서 회장만은 못하겠다는 기피증이 어느 단체보다 강하다.26년 역사 중 회장이 1대 김용주 전 전방회장과 이회장 단 둘뿐이라는 사실에서도 여실히 입증된다.모그룹 회장은 최근 이회장이 회장직을 권유하자 아예 경총 부회장직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라면 28일 정기총회에서도 새 회장이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이회장이 경총회장을 맡았던 82년에도 회장희망자가 없어 총회석상에서 구자경 럭키회장이 추대됐었다.그러나 구회장이 고사하는 바람에 간사자격으로 구회장에게 추대소식을 전하러 갔던 이회장이 대신 회장직을 떠맡았었다. 이러저런 사정을 감안,재계일각에서는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을 새 회장에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경총 관계자는 『개인입장과 자사 이기주의를 내세워 경총회장직을 공전시키는 것은 재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이상 재계지도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세영회장의 추대 움직임마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회장의 연임이라는 불행한 일이 재연될 지 모른다.재계가 14년간 사용자 대표단체인 경총을 이끌어온 원로에게 또다시 연임의 짐을 지우게 되는 것이다.
  • 성혜랑·이한영 모자 통화내용

    ◎“평양서 소환해도 안들어가… 갈데 있어” 성혜랑/“내가 모스크바 가면 나올수 있어” 이/“빠빠(김정일)가 너 죽은걸로 알아” 성 김정일의 전 동거녀 성혜임씨(59)의 언니 혜랑씨(61)는 지난해 10월20일 하오 4시쯤 지난 82년 귀순해 서울에 살고 있는 외아들 이한영씨(36)와 13년만에 이루어진 전화통화에서 모스크바 탈출의 뜻을 시사했다. 다음은 월간조선 3월호가 밝힌 이들 모자의 통화내용. 이=여보세요.정남이 이모세요. 성=누구지. 이=김일남(어릴 때 이름)이요. 성=어디예요 거기가. 이=나 조카예요.사모님 조카 목소리 알아요. 성=생년월일은. 이=60년 4월1일. 성=말하세요.전달해 줄께. 이=우리 엄만가…우리 엄마하고 목소리가 비슷한데…. 성=그럼 이름을 대보세요. 이=성혜랑. 성=(내)여권이름은? 이=원종숙.(해외 활동중인 북한인은 본명과 가명으로 된 여권 이름 사용)엄마 맞지.엄마…(흐느낌). 성=맞아.당삼위 알아. 이=엄마 오빠이름 뭐야. 성=성일기…. 이=엄마,엄마 맞아. 성=당삼위 이름 엄마 말고 누가 알겠어. 이=어디 살아. 성=여기 상주하고 산다.평양 안나가…할머니 돌아가셨어. 이=내 옆에 딸 있어.바꿔줄까. 성=응. 손녀=할머니 안녕하세요. 성=몇살이야. 이=지금 여섯살.살아 있어서 다행이야.죽지 않고.세상이 많이 변했어.여기 정말 많이 변했어. 성=내가 전화번호 알면 안되겠니. 이=알려 줄께.엄마는 전화 어디서 해. 성=스위스 갈 경우에 공중전화에 가서 해. 이=어떻게 여행갔어.여행 누가 시켜줘. 성=빠빠(김정일)가 시켜주지.갔다 온지 4일 됐어. 이=엄마 대장 많이 컸지. 성=그럼,스물여섯인데…. 이=이모는 지금 거기 없지. 성=산보 나갔어. 이=빠빠가 나 죽은 걸로 알아. 성=죽은 걸로 알고 있어.너 살기 힘드니. 이=내가 지금 여기 있으면 좋아진 것 아냐. 성=제네바에서 그때 어떻게 갔어.나 너 한참 찾았다. 이=엄마,그쪽(평양)에서 혹시라도 이상하게 소환하면 절대로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데…. 성=응,안들어가.그래서 안들어가. 이=그런 일(평양에서 소환하는 일)이 있으면. 성=그런 일이 있으면 나 갈데 있어. 이=갈데 있어.그러면 내가 엄마한테 연락할 길도 없잖아. 성=글쎄,그러니까 내가 너 전화번호 알고 싶은거야. 이=모스크바 가서 내가 어떻게 전화하면 엄마가 나올 수 있어. 성=그럼.근데 여기는 택시가 참 위험하다더라.좀 기다려.이제 내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데…. 이=아니야.엄마가 어떻게 하겠어.내가 가서 엄마가 잠깐 나와서 보면 몰라도. 성=그래도….
  • 이총리 “독도문제 단호 대처해야”(국무회의:13일)

    ◎“설 연휴 귀성객 수송·안전관리에 만전” 지시 13일 열린 정례 국무회의에서 이수성국무총리는 독도문제와 관련,일본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이총리는 이날 내각에 대일외교관계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의연하면서도 신중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이총리는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엄연한 우리의 영토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우리의 관할아래 있다』고 지적하고 『그런데도 일본정부는 독도가 그들의 영토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일본측의 태도를 비난했다. 이총리는 이어 국무위원들에게 『정부는 과거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독도가 영토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눈앞으로 닥쳐온 설날 연휴의 귀성객 수송과 안전관리대책에 대해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총리는 특히 건설교통부에 대해 『철도·고속버스·여객선 등 각종 대중 교통수단을 최대한 증편하되,정원을 지키는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습관을 들이라』고 주문한데 이어 『철도·교량·항만 등 주요시설과 가스·전기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내무부와 경찰청에 대해서 『강도·절도 등 각종 범죄를 철저히 예방·단속하는 치안대책을 수립하여 국민들이 편안한 설날 연휴를 지낼 수 있도록 수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각의에서는 공무원들이 토요일에 격주로 쉬는 토요전일근무제에 대해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토론은 조해령총무처장관이 『각 부처의 장·차관은 업무의 성격상 종전처럼 토요일마다 반일근무하고,외청의 청·차장은 전일근무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함으로써 시작됐다. 이총리는 이에 대해 『장·차관이 근무하면 차관보 국장 등도 따라서 근무하지 않겠느냐』면서 안우만법무부장관에게 의견을 구했다. 안장관은 『우리는 일부 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뒤 전면실시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장·차관은 일률적으로 하지말고 부처의 형편에 맞게 시행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 지지를 받았다. 이총리가 다시 『그래도 장관이 나오면 아랫사람들도 다 나올텐데…』라고 의구심을 표시하자 조총무처장관은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장관이 안나간다고 중간간부들이 남아있지는 않는다』고 설명,웃음속에 토론을 끝냈다. ▷의결안건◁ ▲제15대 국회의원선거관련 선거사범 단속 및 경비활동 소요경비 지출안등 올해 일반회계 예비비 지출안 6건 ▲1995년 곡물무역협약 가입안 ▲중앙아시아 국제학술연구소 설립에 관한 협정 수락안 ▲대한민국 정부와 루마니아 정부간의 사증면제에 관한 교환각서 체결안 ▲대한민국 정부와 인도공화국 정부간의 투자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 체결안 ▲대한민국 정부와 인도정부간의 공동위원회 설립에 관한 협정 체결안 ▲모범양축가 등 영예수여안 등
  • “차기 경선회장 찾습니다”/14년재임「최장수」 이동찬현회장 사의

    ◎재계 “빛안나는 자리”… 후보 못찾아 고심 이달말로 임기만료되는 이동찬경총회장의 후임에 재계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경총회장은 위상과 내외의 관심에 비해 누구도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아 26년 경총역사에 회장은 딱 두사람이다.1대 김용주전 전방회장이 70년 7월부터 82년 2월까지 재직한 뒤 2대 이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임기 2년을 감안하면 이만저만한 「장수」가 아니다. 전경련이나 무역협회와 달리 경총회장은 재계총수사이에서 별로 매력없는 자리로 통한다.경제단체장이 하나의 위세로,경우에 따라 기업활동에 메리트로 작용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문민정부들어 달라졌다.메리트는커녕 오히려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자리가 됐다.회장사로서 경총에 돈도 많이 내야 하고,대외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여기에 매년 노동계와 임금협의를 하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잘못하면 욕먹기 십상인 자리다. 이회장은 최근 그룹경영권을 아들(이웅렬회장)에게 넘겨주면서 경총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분명히 했다.그러면서 후임회장의 추대가 어려울 거라는 점을 인식,『맡을 수 있는 조건임에도 알려지면 그르칠 수 있어 총회임박해서 결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총회장은 회장단이 논의,추대해온 게 관례고 이회장도 그렇게 추대됐다.후임으로는 장치혁고합그룹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회장,김선홍기아그룹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이회장이 다시 맡는 「불행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이정원군­전체 김은기­여 수석 차지/서울과학고 “만세”

    ◎이군­「짐 캐리」 별명… “교과서 중심 공부”/김양­3년간 전과목 평점 5.0 만점/학교­실습위주로 종합사고능력 키워 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체수석과 여자수석을 차지한 이정원(18·서울 종로구 명륜동 1가)군과 김은기(18·서울 강남구 대치2동)양은 모두 서울 과학고(교장 조길준·서울 종로구 혜화동)출신. 이군과 김양은 수석합격의 비결이 『새벽 6시쯤 등교해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복습을 충실히 하고 하루 6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구들 사이에서 짐 케리(영화「마스크」의 코믹 주인공)로 통하는 이군은 『성적이 생각보다 안나오면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달리기를 한다』며 느긋하고 쾌할한 자신의 성격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자평한다. 이군은 이번 수능시험에서 2백점 만점중 1백88.6점을 얻어 전체수석을 영예를 안았는데 언어과 수리탐구Ⅱ에서 각각 5.2점,6.2점을 놓쳤고 영어와 수리탐구I에서 만점을 받았다. 서울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는 부모 이병찬(51)씨와 박경숙(44)씨는 이군을 위해 송파구 잠실집을 팔고 학교앞에서 불과 5백여m도 안떨어진 현재의 명륜동 집으로 이사를 했다. 김양은 영재들의 산실인 서울과학고에서 개교이래 처음으로 6학기내내 전과목을 5.0만점에 평점 5.0을 얻으며 동급생 1백60명중 수석을 독차지해온 수재형. 김양은 이번 수능에서 1백86.2점을 얻어 여자수석의 영예를 안았는데 김양의 아버지 김지일(44)씨는 『은기가 평소보다 시험을 잘 못봤다고 해 수석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문화방송에서 방영했던 인기드라마 「서울의 달」을 기획한 중견 프로듀서로 아내 남정우(43) 씨와는 서울대 미학과 캠퍼스커플. 이군은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진학,아인슈타인 같은 세계적 과학자가 되고싶다』고 말했고 김양은『서울대 의예과를 지원해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 과학고는 지난 89년 과학영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돼 학년별 6학급,학급당 30명의 정원으로 그동안 많은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해 왔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졸업생 1백47명중 1백35명이 서울대에 진학했고,포항공대 3명,고려대 2명,과기대 1명씩 진학했다.이에 앞서 33명은 2학년을 마치고 과학기술원으로 진학했고 입시에 실패한 학생은 단지 6명 뿐이었다. 서울 과학고 권오준 교감은 『중학성적 상위 3%이내의 성적 또는 국영수와 과학 성적이 모두 「수」인 학생만으로 선발해 토론과 실험실습위주의 수업진행으로 학생들이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 “북 당장 도발징후 없다”/청와대,「한반도 위기설」 부인

    ◎항공기 전진배치외 「이상행동」 안나타나”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18일 북한의 군사 이상동향과 관련,『항공기 1백여대를 전진배치하는등 일부 이상움직임은 있으나 당장의 도발징후는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반도위기설」을 부인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한·미 양측에서 1천명이상의 인원이 북한 내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판단하려면 몇가지 징후가 겹쳐 나타나야 하는데 항공기의 전진배치와 최근에 있은 간첩남파외의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부와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도 안보의식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 강성산·김영주 공석 두달 안나와

    【도쿄 연합】 북한의 강성산 총리가 2개월이상 공석에 모습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도쿄의 라디오 프레스가 18일 전했다. 북한 평양방송에 따르면 박성철·김병식 국가부주석,최광 인민무력부장 등 노동당 및 정부고위간부가 16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신작 에술영화를 관람했다. 강 총리는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 부주석과 마찬가지로 2개월이상 공식석상에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다.
  • 전씨측 비자금 부인속 당혹

    ◎측근들 휴일에도 모처에 모여 대응책 숙의/“최후 방어수단” 최규하씨 침묵 최대한 이용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5공 비자금쪽으로 번져가자 전씨 측근들사이에는 당혹감이 역력하다.5공의 정통성을 부르짖을 때보다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전씨 측근들은 며칠전 5공 비자금설이 처음 거론될 때만 해도 『5공이 깨끗하다는 것은 현정부가 더 잘 알 것』이라며 강력 부인했다.민정기 비서관은 『검찰 수사에서 자연히 드러날 것』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한술 더떠 『현정부가 5·18의 본류에서 벗어나 정치적 의도로 5공세력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9일과 10일 이틀동안 검찰이 5공비자금 수사에 꽤 진척을 이뤘다는 보도가 나오자,이들의 안색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행보도 빨라졌다. 9일 하오에는 장세동 전안기부장과 안현태 전경호실장·김진영 전육참총장등 측근들이 이양우 변호사 사무실에 급히 모였다.이들은 검찰을 성토한데 이어,수사의 진의를 살폈다는 후문이다.휴일인 10일에도 이들은 시내 모처에 모여 대응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씨의 단식과 5공세력들의 모임,이순자여사의 백담사행 등 연희동의 반발에 대해 자숙을 경고하는 엄포용』이라며 수사의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검찰의 「낯빛」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경우에 따라서는 정권의 정통성을 명분으로 단식중인 전씨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 측근은 『털면 먼지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해 5공 비자금을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노태우씨처럼 개인의 이해관계 때문에 축재한 사실은 없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비자금문제로 벼랑에 몰린 전씨측은 마지막 방어무기로 최규하 전대통령의 침묵을 이용하려는 태세이다.최씨가 입을 다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최씨의 「진실」이란 것이 실상은 12·12가 고의적인 쿠데타가 아니라는 전씨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한다는 식이다.물론 이러한 대응논리는 물에 빠진 사람의 「지푸라기」에 불과할 뿐,전씨측이 사면초가형국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 러시아 최고 발레리나 플리세츠카야 고희기념 공연 성황

    ◎일흔나이 잊은 신기의 몸짓/「죽어가는 백조」 전설적 연기에 앙코르 4차례 마야 플리세츠카야.70세의 열정으로 지금도 현업에서 뛰고 있는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그녀가 70회 생일을 맞아 볼쇼이 극장에서 최근 고희기념 발레공연을 가졌다.간혹 힘에 부치는 듯 장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전설적인 발동작과 절묘한 손동작에 관중들은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70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동작 하나하나는 신기였다. 이날 볼쇼이극장을 찾은 사람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호기심으로 찾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희의 나이에 어떻게 발레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극장수입을 올리는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많은 사람은 그의 연기를 보고 감동어린 찬사를 던져댔다. 레퍼토리는 「이사도라」와 프랑스 무용가가 그녀를 위해 헌정한 「플리세츠카야를 위한 3편의 소품」이 모두 공연됐다.관중들은 숨을 죽이며 미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았다.언론들은 그녀의 이날 공연에 대해 『티켓 한장에 5백달러를 감히 물고 그녀의 발레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사치스럽게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암표상도 들끓었다.취재기자가 공연 3주전 표를 구하러 갔을 때 암표상들은 10만루블(2만여원)의 보통표를 이미 1백20달러에 거래하고 있었다. 첫소품「죽어가는 백조」가 시작되자 그녀가 미끄러지듯 무대에 나타났다.또다른 전설의 발레리나­안나 파블로바를 위한 솔로였다.이 발레는 이제 나이든 발레리나에게는 교과서적인 것처럼 돼 버렸다.이 때였다.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백조를 형상해 낸 그녀의 몸은 덜 휘어졌다.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분명 매끄럽지 못했다.하지만 플리세츠카야의 팔동작은 조금도 나이든 사람 같지 않았다.백조의 날개를 요동칠 때는 마치 팔에 뼈가 없는 사람 같을 정도였다. 기자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스탈린의 학정기간에 반란죄로 처형됐다.영화배우였던 어머니 역시 반란음모죄로 수용소생활을 하다 숨졌다.어머니가 잡혀갈 당시 그녀의 나이가 13세.그녀의 현재가 있게한 사람은 바로 발레리나 슬라미프 밋세예르였다.발레리나로 키워진 이후 그녀는 볼쇼이극장에 입단,오늘에 이르렀다.그녀는 이곳에서조차 평범하게 보내지 못했다.부모가 스탈린시대 반독재 대열에 섰다고 해서 6년간이나 해외공연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78년 그녀는 볼쇼이의 무용단장과 호흡이 맞지않는다며 볼쇼이를 떠났다.지난해 발간된 자서전에서 그녀는 『나는 예술과 교통할 수 있는한 끝까지 연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썼다. 베아르트의 소품「쿠로즈카」를 위해 다시 무대에 등장한 그녀는 지쳐서 파트너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네차례 앙코르를 그녀는 계속해서「죽어가는 백조」의 춤을 추었다.이날 연기는 빅토르 체르노미딘 총리가 장미바스켓을 건네주면서「70회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옐친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하면서 막을 내렸다.
  • “특검제 도입 현실적으로 무리”/최병국 대검공안부장 일문일답

    ◎관련자료 13만쪽… 단기간 매듭 불가능/공안사건 판단 시대에 따라 바뀔수도 최병국 대검공안부장은 28일 5·18고소·고발사건에 대해 『지난 7월 검찰이 내린 「공소권 없음」결정은 이 사안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아직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또 『1년여동안 수사를 계속해 온 검찰이 맡아야 한다』면서 특별검사제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재수사를 앞둔 검찰의 입장은. ▲5·18을 처리하면서 사건이 성립된다,안 된다는 차원에서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이 사안이 사법적 처리의 대상이 안된다고 인식,「실체적 판단」을 유보한 것뿐이었다.헌재의 결정이 아직 안나온 상황에서 이같은 우리의 결정은 옳은 것이었고 아직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검찰의 불기소 조치는 소신 없는 것이 아니었는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 판단은 타당했다고 본다.헌재가 이를 부당하다고 해도 이는 우리와 다른 시각에서 나온 것일 뿐이다.우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반면 헌재는 그렇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다만 헌재는 최고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정부의 의지,국민의 여망 등이 합해지면 다시 수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검찰이 한번 내린 결정을 뒤집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공안사건은 일반 형사범처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게 아니고 주어진 사실을 놓고 일정 기준을 통해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다.그 기준은 사람마다,시대마다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법 집행에서 법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물론 그렇지만 가치평가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공안사건의 판단은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공소시효 기산점에 대한 견해는. ▲「실체적 판단」을 아직 안했고 헌재의 판결도 나오지 않았다.뭐라 말할 수 없다. ­특별검사제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특별검사제란 것이 사실 우리의 풍토에 맞는 것도 아니고 이 사건의 경우는 더더욱 부적합하다.검찰이 무려 1년동안,최고의 인력을 투입해 수사해 온 일을 비전문가가 단기간에 마치기에는 무리가 있다.현실적으로 특별검사제의 도입은 불가능할 것이다.­헌법재판소에서 검찰의 5·18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특별수사부가 설치되나. ▲보통 사건과 같은 것 아닌가.순리대로 한다.특별수사부는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 ­순리대로라면. ▲우리 결정이 잘못됐다고 보강수사를 하라면 보강할 수도 있고,뭐 그런 것아닌가. ­지난번 불기소결정을 내렸던 서울지검 공안1부에서 다시 맡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은데. ▲아직 모른다.하지만 꼭 그럴 것은 없다.당시 결정은 공안1부만이 아닌 검찰 전체의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재수사에 대검 공안부도 참여하나. ▲다른 사건이 너무 많아 사건을 맡기는 곤란하다.곧 선거도 있고. ­불기소처분이 바뀔 수 있나. ▲헌재의 결정·특별법의 내용등 앞으로의 상황을 봐야 안다. ­특별법안 마련에 검찰도 참여하나. ▲정부·여당에서 관련부서의 의견조정을 거치겠지만 검찰보다는 법무부쪽을 통할 것으로 본다. ­피고소인 58명중 국외체류자에 대해 파악이 돼 있나. ▲파악 안해서 모른다. ­수사전이라도 관련자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취할 수 있나.▲헌재 결정을 보고 말하자. ­기소유예가 취소되면 새로이 출국금지조치를 할 것인가. ▲수사상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5·18관련자료는. ▲13만페이지 분량이다.
  • 키예프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을 기다리며

    ◎우아한 율동… 화려한 의상 “설렘의 무대”/다양한 캐릭터 댄스… 전속 오케스트라 동반 “금상첨화” 속성이란 흔히 조잡성으로 통한다.그런 뜻에서 발레처럼 철두철미한 기본기를 요구하는 예술에 있어서는 속성이라는 것처럼 위험한 것이 없고 역사적인 축적이 없고서는 완숙의 경지에 이르기가 어렵다. 키예프국립발레단은 10세기에 형성된 러시아권 최고의 도시인 키예프라는 문화적인 토대 위에서 18 30년에 창립되었으며 그 오랜 역사와 전통은 막이 오르는 순간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감지될 것이다.『한 발레단의 수준은 우선 무대장치와 의상에서 드러나고 만다』는 진실은 과소평가되기 쉽지만 무대장치와 의상만 보아도 그 발레단이 어떤 춤을 보여줄 것인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키예프발레단은 색감이라든가 질감이 화려하면서도 극히 세련된 의상에서부터 그 높은 수준을 예감케 하는 발레단이다.「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공연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도 특정 발레단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된다.20명 이상의 솔리스트가필요하기 때문에 솔리스트들의 풍부한 재고가 없이는 이 발레의 공연은 엄두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첫 내한공연에서 키예프국립발레단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들고 온다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오로라공주의 대모인 라일락요정이 이끄는 수정샘요정,마법의 요정,숲속의 요정,노래하는 새 요정,황금포도요정 등이 등장하는 프롤로그에서부터 키예프국립발레단은 그 기량의 탄탄함을 보여준다.뿐만 아니라 그 요정들이 표상하는 우아함,장난끼,관용,대담성,자유로움 등 제각기 다른 특성을 표출하는데 있어서도 그들은 고도로 훈련되고 잘 다듬어진 발레단임을 보여준다. 키예프국립발레단의 공연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유연하고 우아하다는 점이다.이 발레단의 안무자 발레리 코프톤이 프티파의 안무를 조금씩 손질한 부분에서도 우아함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충분히 엿보이지만 그밖의 군무에서는 참으로 압권이다.주황색 의상의 화려함과 정갈한 느낌의 산뜻한 포메이션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면서도 특히 우리들의 눈을 끄는 것은 그 우아함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모든 발레중에서도 가장 다양하고 현란한 디베르티스망이 전개되는 발레이기도 하다.3막에서는 다이아몬드,사파이어,금,은 등 보석요정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흰고양이,장화신은 고양이,빨간모자 아가씨,늑대 등 갖가지 캐릭터 댄스의 잔치가 벌어진다.그리고 이 발레단의 솔리스트들은 제각기 성격이 다른 다양한 춤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데지레왕자역의 니콜라이 프라드첸코는 왕자다운 기품이 엿보이고 오로라공주역의 안나 쿠쉬네레바는 로즈 아다지오를 무리없이 소화해 낸다. 네사람의 왕자로부터 구혼을 받은 그 로즈 아다지오는 고난도의 기교가 요구되는 장면이어서 지금까지 무수한 발레리나들이 실수를 거듭했던 험난한 고갯길이기도 하다.그밖에 카라보스역의 알렉산더 카블로,파랑새역의 콘스탄틴 코스툭코프,빨간모자 아가씨의 이리나 리키바르 등이 인상적인 춤을 보여준다. 수많은 발레단이 오케스트라를 대동하지 않은 채 내한공연을 가져왔고 그 때문에 음악과 무용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절름발이공연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그런데 이번 키예프국립발레단의 공연에는 전속오케스트라가 함께 내한하여 무대를 더욱 빛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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