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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재난지원금 풀리자 소비 ‘꿈틀’

    긴급재난지원금 풀리자 소비 ‘꿈틀’

    전 국민에게 돈을 나눠줘 내수를 진작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는 통계가 정부와 민간기관에서 모두 확인되고 있으며 경기부양 효과도 예상보다 클 것이란 국책연구기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재정에 부담을 주는 데다 효과도 일시적인 만큼 추가 지급보단 일자리 창출 등 다른 쪽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많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통계 중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건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를 들 수 있다. 중기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 3일부터 매주 소상공인 사업장 300개와 전통시장 220개 내외를 대상으로 패널 조사를 진행해 매출액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매출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측정한다. 중기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8일 소상공인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전의 48.7%까지 회복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인 11일엔 45.4%였는데, 1주일 새 3.3% 포인트 올랐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감염 확산으로 사람들의 대외 활동이 다시 위축됐음에도 소상공인 매출이 오른 건 13일부터 풀린 긴급재난지원금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 매출도 47.4%에서 48.4%로 1.0% 포인트 회복됐다. 중기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코로나19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격상 이후 첫 회복 민간에서 작성된 통계를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더 돋보인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1∼17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3~19일)과 동일했다. 경기(7%)와 경남(6%), 부산(4%), 세종(3%), 인천, 전남, 전북(이상 2%) 등은 오히려 지난해 매출을 웃돌았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소상공인 카드 매출이 전년 수준을 회복한 것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처음”이라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에 영향을 준 것이 사실로 보이고,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구체적인 효과는 다음달 말 나오는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도 마찬가지다.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 매출이 20~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편의점, 동네 마트, 재래시장 등이 활성화되고 안경점과 신발 매장, 요식업, 의류 쪽도 활기가 느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기부양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긴급재난지원금 같은 이전소득(정부가 생산활동과 무관하게 대가 없이 지급하는 소득)은 승수효과가 0.2~0.3이라는 게 학계의 견해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2월 발간한 자료에선 생계급여 승수효과가 0.17~0.18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승수효과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1 늘었을 때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계수다. 따라서 승수효과가 0.2~0.3이라는 건 긴급재난지원금 1조원을 풀어도 GDP는 2000억~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승수는 기존 연구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극심하게 위축된 소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0일 ‘올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자리에서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긴급재난지원금 원포인트인) 2차 추경을 합치면 승수가 0.4 정도 된다”며 “GDP로는 0.5% 포인트 상승시키는 걸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종류의 지원은 소득이 적은 사람, 소득 흐름이 끊어진 사람에겐 효과가 크다. 따라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좋다는 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걸 뜻한다”며 “중산층도 긴급재난지원금이 들어오자 그동안 억눌렀던 소비를 가동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긍정적인 효과만 내고 있는 건 아니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돈이 흘러들어 가도록 하기 위해 백화점·대형마트·유흥업소 등에선 사용이 제한돼 있는데, 이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겨났다. 스포츠나 레저 성격이 강한 스크린 골프장과 탁구장, 당구장 등은 현행법상 유흥사치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한 자영업자도 긴급재난지원금 제한에 걸린 경우가 많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전국 대형마트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 임대매장 9844곳 중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은 개별 가맹점 형태인 2695곳(27.3%)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명품을 사거나 성형수술을 받는 데는 사용이 가능해 논란이 일었다.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정부는 골목상권 자영업 업종을 면밀히 파악해 긴급재난지원금 사각지대에 놓인 업종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한시가 급하다”고 촉구했다. 행정안전부도 그간 드러난 문제점을 바탕으로 업종 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시기가 오는 8월까지로 정해져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벌써부터 추가 지급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라디오 출연에서 “선진국은 1인당 130만원, 많게는 200만원씩 지출하고 있는데 우리는 5분의1 수준을 지불하고 있다”며 “(우리도) 몇 차례 더 해야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예산을 앞당겨 쓰는 방식이라든지 필요하면 국채를 장기 발행하든지 하는 식으로 계속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오는 12월까지 7개월간 매달 지급해도 GDP 대비 5% 정도밖에 안 된다”며 “지금 돈을 안 쓰면 더 큰 후유증,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긴급재난지원금으로 1인당(연소득 7만 5000달러 이하) 1200달러(약 148만원)씩 나눠줬는데, 이달 추가로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안을 준비 중이다. 최근 미 의회 하원이 통과시킨 3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추가예산법안에 이런 규모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안이 포함돼 있다. 다만 상원까지 통과해 실제 지급될지는 미지수다. ●홍남기 “추가논의 땐 전 국민 아닌 필요계층 맞출 것”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을에도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건 분명한 데다 경제 회복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급한 불을 끄는 일종의 ‘반짝 효과’일 뿐”이라며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기업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고 취업된 이들로 하여금 소비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할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만에 하나 다시 논의해야 하면 (전 국민 지급이 아닌 필요한 계층에만) 맞춰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정은 “전략무력 운영 새 방침 제시”…SLBM 시험발사?美 압박?

    김정은 “전략무력 운영 새 방침 제시”…SLBM 시험발사?美 압박?

    작년말 대미 정면돌파 선언 연장선 전망 전문가 “행동 예고보다는 압박용 메시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배치에 무게” 중앙군사위 참석자 모두 ‘No 마스크’ 눈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전략무기 운영을 위한 ‘새로운 방침’을 천명하면서 북한의 군사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열린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지 22일(보도일 기준) 만에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선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것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며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월이 지난 뒤에도 북미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벗어나지 못하자 재차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셈이어서 대미 압박용 성격이 짙어 보인다. 다만 미국은 비핵화 진전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엔 제재가 계속 집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북한의 핵 억제력 강화 수단으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신종 단거리 미사일의 실전 배치 등이 거론된다. 국가정보원은 앞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 탑재용 잠수함 개발 관련 활동이 식별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 지난해부터 시험발사된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초대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를 예고하는 북한 매체의 보도도 지난 3월 나왔다. 일각에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가능성도 언급된다. 북한이 지난해 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한 ‘중대한 시험’을 놓고 인공위성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국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무력 도발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략 무력 속에는 SLBM과 ICBM 등이 포함되나 아직은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세트의 실전 배치에 무게중심이 있다”며 “행동 예고보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가 강하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측면이 있지만 곧장 군사적 도발로 나아간다고 읽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관련 부서에서 분석하고 있다”고만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90여명의 군 간부들 앞에서 직접 연설하면서 건강이상설을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직접 TV 스크린 속 그림을 지휘봉으로 짚으면서 설명했고 군 간부들은 종이에 펜으로 받아 적으며 경청했다. 김 위원장 책상 위에는 담배, 재떨이, 찻잔과 안경이 놓여 있었다.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코로나 청정국’임을 재차 주장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에선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 창건일인 4월 25일이 다시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됐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정은, 지휘봉 들고 PT 하듯 건재 과시… 받아적는 군 간부들

    김정은, 지휘봉 들고 PT 하듯 건재 과시… 받아적는 군 간부들

    22일 만에 공개 활동··· “핵 억제력 강화 논의”리병철 부위원장 선출 등 군 고위층에 대한 인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22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섰다. 24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된 지 22일 만이다. 이날 공개된 10여장의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평소 즐겨쓰던 검은색 뿔테 안경은 쓰지 않았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북한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을 포함해 참석 간부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의를 진행했다.김 위원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해 지난달 국내외에서 쏟아졌던 건강 이상설을 다시 한번 불식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연단 아래에 북한의 고위 군부인사들은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다란 지휘봉을 들고 연단 한쪽에 준비된 대형 TV 스크린 속의 그림을 짚으며 설명을 하기도 했다. 군 간부들은 각자 책상 앞에 놓인 종이에 펜으로 이를 받아적으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들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면서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 군사적 대책들에 관한 명령서와 중요 군사교육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개편안 명령서, 안전기관의 사명과 임무에 맞게 군사지휘체계를 개편하는 명령서, 지휘성원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서 등 7건의 명령서들에 친필 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군 고위층에 대한 인사도 단행됐다. 리병철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2018년 4월 해임된 황병서의 후임으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박정천 군 총장모장이 현직 군 수뇌부 중에서 유일하게 군 차수로 전격 승진했고,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대장으로 승진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단독] 이 시국에… 일본에 방역물품 지원한 경주시장

    [단독] 이 시국에… 일본에 방역물품 지원한 경주시장

    주낙영 경주시장 지난해 일본 나라시 특별명예시민“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 한일간 외교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주시가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 경주시는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항공편으로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이달 말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 우호도시인 우사시와 닛코시 등 3개 도시에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라며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지금은 한일 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도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일본 고유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했고, 위안부 문제는 ‘2015년 한일 합의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방역 부문에서 한국의 높아진 입지를 대다수의 나라가 인정하고 있지만 일본의 주요 언론은 “한국이 일본에 방역물품 지원하고 싶으면 사죄부터 해야”, “한국이 일본에 방역물품 지원하고 싶으면 익명으로라도 해야”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일본에 마스크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 “마스크 문제는 중대본 차원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명확히 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 역시 “논의가 필요한 내용이다.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 물품이 있을 건데 그런 경우 참전용사 중심으로 지원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에 마스크를 지원하지 말아달라는 국민들의 의견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지자체 단독으로 일본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항의하고 있다. 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이 지난해 일본 나라시 특별명예시민이 된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에도 주낙영 시장은 “오랫동안 쌓아온 두 도시의 두꺼운 형제 우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1970년 자매결연한 사실을 전했다. 22일 경주시 홈페이지에는 “경주시가 일본이냐”, “일본 지원해주라고 세금 보내고 경북에 후원금 보낸 줄 아냐”며 경주시로 수학여행과 관광을 가지 않겠다며 항의하는 글들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같은 반응에 대해 “토착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다먹은 것 같다”면서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2016년 지진으로 경주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우호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예로 들었다. 주 시장은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600만불의 사나이’ 눈처럼 인공 안구 이식 현실화되나

    ‘600만불의 사나이’ 눈처럼 인공 안구 이식 현실화되나

    ‘600만불의 사나이’는 197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40~50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미국 드라마이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을 흉내내다가 다치거나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됐던 미드이기도 하다.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 대령이 시험비행 중 추락해 한쪽 눈과 팔, 두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게 됐는데 과학정보국이라는 곳에서 추진한 첫 번째 사이보그 요원으로 다시 태어나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이식받은 인공 눈은 20배 줌과 열감지기능을 갖추고 있어 독수리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캄캄한 밤에도 대낮처럼 볼 수 있다.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루갈’에서도 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 눈을 장착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여기에 등장한 인공 안구는 증강현실(AR) 기술이 더해져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각종 정보를 즉시 눈앞에 띄워 주기도 한다. 중국 홍콩과학기술대 전기정보공학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재료과학분과 공동연구팀은 SF에 등장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의 눈 구조와 유사하면서도 높은 해상도와 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는 인공 눈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1일자에 발표했다. 사람의 눈은 넓은 시야각과 높은 해상도를 갖고 있으며 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돔 형태의 망막과 1㎠당 1000만개가 넘는 광수용체 덕분이다. 로봇공학과 생체공학 분야에서 사람의 눈과 비슷한 인공 안구 개발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런 망막의 형태와 복잡한 구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도된 인공 안구는 환자의 눈에 인공 망막을 심고 이와 연결된 안경으로 망막 신경세포를 자극해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많았다. 또 사람의 눈과 비슷한 형태로 만든 것도 있기는 하지만 해상도가 떨어지거나 시야각이 좁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태양전지를 만들 때 활용되는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물질을 이용해 밀도가 높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빛에 민감한 나노와이어로 연결된 반구형 인공 안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눈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안구 가운데에 렌즈가 고정돼 수정체를 대신하고 이온성 액체로 채워져 있으며 뒤쪽에는 인공망막이 설치돼 있다. 인공망막에는 광수용체 세포를 모방한 나노와이어가 배열돼 있으며 액체금속선이 신경섬유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액체금속선은 인공망막의 나노와이어에서 받은 신호를 뇌로 전송하는 신경섬유를 모방한 것이다.이렇게 만든 인공눈은 알파벳 문자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음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번에 만든 인공 눈은 개념증명장치이기 때문에 100픽셀 정도이며 픽셀당 3개의 나노와이어가 연결돼 있어 해상도가 낮았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나노와이어 밀도를 사람 눈에 있는 광수용체보다 최대 10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만큼 사람의 눈보다 높은 해상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F에 등장하는 인공 안구처럼 사람의 눈보다 훨씬 우수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지용 판 홍콩과기대 교수(나노재료과학)는 “이번에 개발된 인공 안구 기술은 사람의 눈 구조를 모방해 시각장애를 겪는 사람은 물론 로봇 공학이나 관측 장비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회서 10년간 버텼다. 피해생존자 꿋꿋하게 사는 모습 보이겠다”

    “국회서 10년간 버텼다. 피해생존자 꿋꿋하게 사는 모습 보이겠다”

    과거사법 20일 결국 국회 통과과거사 조사위 10년만에 재개“국회에서 10년 동안 버티며 지치고 외롭고 죽고 싶었던 심정이 한두번이 아녔습니다. 오늘 통과한 이 과거사법으로 진상규명해 명예 회복하고 꿋꿋하게 죽을 날까지 살겠습니다. 끝까지 살아가겠습니다.” 국가폭력 사건인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한종선씨는 20일 국회에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진상 규명 근거법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되고서 이렇게 말했다. 한씨는 또 다른 피해생존자 최승우씨와 2015년부터 국회 앞 농성, 부산~청와대 국토대장정, 고공농성 등 이 법안 통과를 위해 길거리를 전전하며 호소해 왔다.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51번째 안건으로 이 법안이 통과된 직후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서산개척단 사건 등 과거사 피해자들은 한데 모여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나눴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참석 의원 171명 중 162명의 찬성을 얻어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비롯해 홍익표 의원,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 이채익 의원 등 관련 법안을 발의했거나 통과를 위해 힘쓴 의원들도 여럿 함께했다.막판 여야 합의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했던 김무성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 다 하지 못해서 마음이 좀 찜찜했는데 통과돼서 마음에 위안이 된다”며 “이제 3년 안에 완전히 다 규명이 돼 다시 연장하지 않아도 되도록 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진상 규명 관련법 제정을 위해 오래 활동해 온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은 “10년간 정부도 국회도 눈 감고 귀 닫았지만 유족·피해생존자의 피 맺힌 싸움으로 10년 만에 국회 벽 겨우 넘었다”며 “이제 진상규명이라는 큰 벽 앞두고 있습니다. 이 벽도 함께 깨뜨리고 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많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해 있는 피해자들도 상당수가 고령이다. 진실규명을 통해 용서와 화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정말 많이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곧 출범할 조사위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통과된 과거사법 개정안은 2006∼2010년 조사활동 후 해산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재가동해 일제 강점기 이후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기까지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활동을 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선감학원, 6·25 민간인 학살사건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조사위에 주어지는 기간은 3년으로 1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확 바뀐 승무원 유니폼…코로나19로 하늘길도 방호복 도입

    확 바뀐 승무원 유니폼…코로나19로 하늘길도 방호복 도입

    코로나19가 하늘길에도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만들었다. 특히 항공사 상징과도 같은 승무원 유니폼의 변화가 눈에 띈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카타르항공이 객실 승무원에게 코로나19 대응 신규 유니폼을 제작해 배포했다고 전했다. 카타르항공 공식 성명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장비가 포함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근무 중이다. 일등석도 예외 없이 보호복과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가 포함된 새 유니폼을 착용한 승무원이 서비스에 나선다.이 같은 카타르항공의 조처는 에어아시아와 필리핀항공이 임시 유니폼을 도입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특히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승무원 유니폼은 하늘길에 생긴 ‘새로운 표준’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에어아시아는 필리핀 출신 디자이너 푸에 퀴네노스가 제작한 코로나19 유니폼을 도입했다. 항공사 상징 색상과 흰색이 섞인 유니폼은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함께 마스크, 얼굴가리개가 포함돼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호할 수 있다. 이에 영감을 받은 필리핀 디자이너 에드윈 탄도 필리핀항공의 의뢰를 받고 임시 유니폼을 제작했다. 필리핀항공의 코로나19 유니폼은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의료기준을 통과한 안전보호복용 소재로 제작됐다.흰색 바탕에 자사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일회용 라텍스 장갑과 얼굴가리개, 헤어캡,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활동성을 위해 수술복에 비해 느슨하게 제작됐다.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데다 예상보다 착용감도 좋아 승무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기존 유니폼 위에 착용할 수 있는 일회용 가운을 제작해 배포했다.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목 부위가 노출된다.우리나라 대한항공도 장거리 노선 귀국편 담당 승무원에게 PPE 유니폼을 제공했다. 기존 유니폼과 비슷한 하늘색 보호복과 보호안경, 고글 등이 포함된 임시 유니폼은 바이러스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는 승무원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소속 승무원은 “마스크나 얼굴가리개 등으로 내가 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들이쉬면 졸리거나 어지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갓갓’ 문형욱 “잘못된 성관념 가져… 조주빈 관련 없어”

    ‘갓갓’ 문형욱 “잘못된 성관념 가져… 조주빈 관련 없어”

    “3건 정도 성폭행 직접 지시했다”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운영자인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의 얼굴이 18일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9개 혐의로 구속된 문형욱을 이날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안동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문형욱은 오후 2시쯤 검찰 이송 전 경찰서 현관 앞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문형욱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평소처럼 안경을 낀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섰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왜 범행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하다. 잘못된 성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얼굴 공개에 대한 심경을 묻는 물음에는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피해자 수와 관련해 “경찰에 밝힌 대로 50여명이며 3건 정도 성폭행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는 “아무 관련 없는 사이”라고 밝혔다. 3분가량 질문에 답한 문형욱은 호송차에 올랐다. 한 시민은 문형욱을 향해 “지옥에나 가라”, “인격 살인마”라고 외쳤다. 문형욱은 2018년 무렵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 성착취 피해자를 10명으로 파악했지만 그가 체포된 뒤 50여명이 넘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11명을 추가로 확인해 관련 내용을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지원하고, 여죄와 공범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新남방지역 K브랜드 침해 심각...K캐릭터 짝퉁 845건 적발

    新남방지역 K브랜드 침해 심각...K캐릭터 짝퉁 845건 적발

    삐뚤어진 ‘뽀로로’ 안경, ‘로보카 폴리’(POLI)를 대신한 ‘PLOI’.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늘고 있는 신 남방지역에서 한국의 대표 캐릭터의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아세안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K캐릭터’ 상품을 조사한 결과 위조상품 판매 게시물 845건을 차단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3~5월까지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6개국에서 K캐릭터 4개사, 5개 브랜드(BT21·뽀로로·타요·또봇·로보카 폴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국내 유명 아이돌이 캐릭터 제작에 참여한 BT21은 총 8종의 캐릭터마다 표정과 행동에 특징이 있는데 짝퉁은 표정이나 자세를 교묘하게 변형해 소비자들은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상표권자인 라인프렌즈는 “11개 상품군 중 인형과 의류만 조사했는데 다른 품목에서도 짝퉁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뽀통령 ‘뽀로로’는 정품과 달리 안경이 삐뚤어지고 탁한 색깔의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국민버스 ‘타요’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작은 크기의 타요가 유통됐다. 변신로봇 ‘또봇’은 영문 로고(TOBOT)뿐 아니라 QR코드와 회사 로고까지 도용해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144개국에서 35개 언어로 방영된 ‘로보카 폴리’ 짝퉁은 폴리(POLI)를 ‘PLOI’로 바꾸어 부착해 로고만 아니면 자체 브랜드로 오인할 만큼 정품과 비슷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의 지재권 보호 환경이 열악하지만 전문 인력을 투입하거나 현지 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한편 특허청은 한국 브랜드의 높아진 위상 만큼 침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수출기업에 대한 위조상품 대응 지원 확대 및 현지 주요 쇼핑몰과 협력해 짝퉁 제품의 유통 차단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얼굴 드러낸 ‘갓갓’ 문형욱 “잘못된 성관념…성폭행 3건 지시”

    얼굴 드러낸 ‘갓갓’ 문형욱 “잘못된 성관념…성폭행 3건 지시”

    경찰, 문형욱 대구지검 안동지청 송치조주빈과 관계 묻자 “아무 관련 없어”경찰 신고하려는 부모 3명 협박 혐의도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 얼굴이 18일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9개 혐의로 구속한 문형욱을 이날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안동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문형욱은 오후 2시쯤 검찰 이송 전 경찰서 현관 앞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평소처럼 안경을 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섰다. 그는 왜 범행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하다”고 답한 뒤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수와 관련해 “경찰에 밝힌 대로 50여명이며 3건 정도 성폭행을 지시했다”고 했다.얼굴 공개에 대한 심경을 묻는 물음에는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답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는 “아무 관련 없는 사이다”고 밝혔다. 문형욱은 2018년 무렵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성 착취 피해자를 10명으로 파악했지만, 그가 체포된 뒤 50여명이 넘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11명을 추가로 확인해 관련 내용을 범죄사실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그는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 부모 3명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2015년쯤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2015년 6월 저지른 범행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창설된 미국 우주군(USSF)의 깃발이 공개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이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우주군의 깃발을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 우주군 사령관인 존 W. 레이먼드 장군 등이 참석해 미군 역사상 72년 만의 신 군기 공개를 자축했다. 이 우주군 군기는 짙은 청색으로 중앙에는 세 개의 큰 별과 우주군 특유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또한 깃발에는 '미국 우주군'(United States Space Force)라는 이름과 로마숫자인 'MMXIX'가 새겨져있는데 이는 창설 연도인 2019년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아름다운 깃발로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우주에서도 선두가 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빈껍데기 군대를 물려받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오며 우주군 창설에 역점을 둬왔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사일보다 17배나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곧 초음속 무기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발언인 셈.한편 USSF는 지난해 12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수법권 서명으로 공군에서 분리돼 미국의 5군인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 그리고 해안경비대에 이은 6번째 군대가 됐다. 미국의 새 군대 창설은 1947년 공군 창설 이후 72년 만이다. USSF가 창설됐다고 해서 당장 우주 공간에 군 병력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주사령부를 지원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공위성 활동을 돕는 역할 등을 한다. 군대 규모도 공군(약 30만 명)이나 해군(18만 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1만6000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USSF는 그 성격과는 별개로 로고와 전투복 때문에 언론과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로고가 공상과학 영화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나온 로고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어난 것. 여기에 USSF는 미 육군과 공군에서 사용 중인 얼룩무늬 위장복을 그대로 채택해 왜 우주군이 얼룩무늬 군복을 입냐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지희 작가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 개막

    김지희 작가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 개막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표 갤러리(대표 표미선)는 안경과 교정기를 착용한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2019년 Sealed smile 대작에서는 코끼리, 용, 기린 등 기복적인 도상들이 화면 주변부에 등장하였는데, 본 전시에서는 이 기복적인 동물들을 화면 전면으로 등장시킨 Sealed smile 시리즈390cm 대작 신작이 공개된다. 동양화 채색 기법으로 5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 이번 신작은 개별적이면서 삼면화로 연결되는 작품으로, 우리가 희망을 의탁하는 기복의 소품들을 거대한 화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통해 우리 안의 욕망과 희망을 반추하게 한다. 또한 전통 재료인 장지의 물성을 활용하여 번지고 튀긴 물 자욱이 선명한 배경에 해골 일루전이 그려진 120호 작품 또한 작가의 새로운 기법적 변주가 시도된 신작이다. 지난 12년간 ‘욕망’과 ‘존재’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고든 작가는 소멸을 전제로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허무로 규정짓는 것이 아닌, 희망하고 욕망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모든 순간을 한 편의 랩소디 처럼 표현하였다. 결국 김지희 작가의 Sealed smile의 미소는 생과 소멸의 허무한 필연 속에 의미를 찾아가는 삶에 대한 희망이다. 본 전시 서문을 쓴 국립현대미술관 김유진 학예사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서로운 동물과 기도하는 손 등의 이미지는 욕망과 희망 사이에서 인간의 존재와 삶을 추동하는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며 ”김지희 작가가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안료처럼 욕망과 희망 사이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작가 자신의 희망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표갤러리 1, 2, 3층 전관에서 열리며, 화사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평면 작업과 화려한 보석 오브제가 부착된 디아섹 작업이 전시된 1전시장은 ‘생’, 동물과 해골의 이미지가 전시된 2전시장은 ‘소멸’, 입체 신작 및 지난해 부산 뮤지엄 다 개관기념전에서 공개되었던 콜라보 영상작업, 다채로운 소품들이 전시된 3전시장은 욕망과 희망의 의미를 묻는 ‘경계’를 주제로 압축된다. 한편 김지희 작가는 2008년 전통 재료를 사용한 파격적인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 뉴욕, LA, 홍콩, 워싱턴, 쾰른, 마이애미, 런던, 도쿄, 오사카, 베이징, 싱가폴, 타이페이, 상하이, 두바이 등 국제적으로 200여 회의 전시를 가졌으며 홍콩 수퍼리치 컬렉터 사브리나호를 포함해 국내외 많은 컬렉터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홍콩 뉴월드그룹 대형 쇼핑몰 D Park와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중국 화장품 리미, 스톤헨지, 앙드레김, 이랜드, 크록스, LG생활건강, 미샤, 소녀시대 의상 콜라보레이션 등 갤러리를 넘어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경사 기득권만 보호 역차별” “눈 건강 위해 법인 안경점 제한”

    “안경사 기득권만 보호 역차별” “눈 건강 위해 법인 안경점 제한”

    안경사 개인만 안경업소를 낼 수 있도록 하며 ‘법인 안경점’ 개설을 금지한 법 조항을 두고 헌법재판소에서 공개 변론이 열렸다. 헌재는 14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옛 의료기사에 관한 법 12조에 대한 위헌제청심판 사건에 대한 공개 변론을 갖고 양측의 입장을 청취했다. 안경사 허모씨는 안경테 도소매업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법인 명의로 안경업소 9곳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고, 법인에는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됐다. 이날 허씨 측 참고인으로 참석한 정광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당 조항은 기존 안경사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면서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다른 집단을 처벌까지 하며 차별하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측은 “국내 안경 시장이 포화 상태에 있고 해외에서 저렴한 가격에 안경을 살 수 있는 등 법인 안경점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국민 눈 건강과 소비자 후생에 끼칠 부작용도 크다”고 반박했다. 대한안경사협회 윤일영 윤리이사도 “안경사 업무는 눈 건강 악화를 예방하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복지부 입장을 거들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재난지원금, 스타벅스 카드 NO·호텔 피트니스 YES?

    재난지원금, 스타벅스 카드 NO·호텔 피트니스 YES?

    스타벅스 서울에서만…카드 충전은 불가능 긴급재난지원금을 카드로 쓸 수 있게 되면서 사용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는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가맹점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확실하다. 일각에서는 특급호텔 내 별도 가맹점, 백화점 밖 명품 매장에서도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사흘 동안 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에서 572만 1418가구가 총 3조 8377억원을 신청했다. 카드를 통한 재난지원금 사용은 전날부터 가능해졌다. 기본적으로 재난지원금은 세대주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사용 제한 업종은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유흥업소, 대형 가전매장, 상품권, 귀금속 등이다. 식당이나 카페, 빵집 등의 경우 프랜차이즈 점주가 운영하는 가맹점은 가능하지만 본사 직영점은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100% 직영매장이기 때문에 본사 소재지인 서울에서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 선불카드 충전은 불가능하다. 상품권 구입과 같은 행위로 봐서다.신청 카드로 결제하면 재난지원금부터 차감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시킬 경우 온라인 결제를 하면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지만 오프라인 단말기로 결제하면 쓸 수 있다. 대부분 가맹점으로 등록 돼 있는 편의점은 어느 지역에서나 쓸 수 있다. 또 전통시장, 동네마트, 주유소, 병원, 약국, 미용실, 안경점, 서점, 학원 등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신청한 카드로 결제했다면 자동으로 재난지원금 포인트부터 차감된다. 사용 불가능한 곳에서 결제하면 재난지원금 잔액 알림 메시지가 오지 않는다. 실수하지 않으려면 미리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가맹점 검색을 해보고 쓰는 게 좋다.명품·호텔 바 가능…기준 재점검 필요성 제기 문제는 백화점 입점 매장이 아니라면 명품 매장에서도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백화점 안 샤넬 매장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서울 청담동 샤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아닌 특급호텔, 백화점, 대형마트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따로 가맹점 등록을 한 경우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 안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이나 바, 베이커리의 경우 일부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백화점 안 식당가 등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재난지원금의 당초 취지가 훼손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호텔이나 백화점 안에 있는 가맹점들이 소상공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는 아동돌봄쿠폰 도입 때 정했던 사용 제한 기준을 따르고 있어 재난지원금 취지에 맞게 재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앞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중에서 GS더프레시만 사용이 가능한 점도 논란이 됐다. 아이돌봄쿠폰 사용처를 정할 당시 GS더프레시는 가맹점이 많다는 이유로 사용처에 포함됐고, 이번에도 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백화점 난동’ 수배 여성, 안양서도 난동 부리다 결국 덜미

    ‘백화점 난동’ 수배 여성, 안양서도 난동 부리다 결국 덜미

    지난 1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지난 1월 백화점 패스트푸드점에서 보안요원에게 욕설하고 음식물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유튜브에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던 여성 A씨가 최근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백화점 패스트푸드점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폭행 및 업무방해)로 A씨를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사건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A씨는 자신에게 다가온 백화점 보안요원에게 “어딜 만져”, “꺼져”라고 소리친다. 또 보안요원에게 음료 컵과 음식물이 담긴 쟁반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모습도 나온다. 보안요원은 A씨가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다가 욕설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경찰이 출동해 폐쇄회로(CC)TV 분석 후 A씨를 특정했지만, A씨의 주거지가 불분명해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결국 지난달 22일 A씨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 A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24일 안양에서도 소란을 피우다 안양 만안경찰서에서 경범죄로 체포됐고, ‘백화점 난동’의 장본인으로 확인돼 남대문경찰서로 넘겨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원들 면책특권 주장 안 통했다...대법 “안경환 아들에 배상”

    의원들 면책특권 주장 안 통했다...대법 “안경환 아들에 배상”

    안경환 아들 성폭력 의혹 제기주광덕 의원 등 10명 배상책임대법, 배상금 3500만원 확정기자회견 면책특권 인정 안 돼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중도 사퇴한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 안모씨를 상대로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에 대해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지만 대법원은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14일 안씨가 주광덕 의원 등 10명의 한국당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안씨의 성폭력 관련 의혹은 안 교수가 장관 후보자 시절 검증 과정에서 불거졌다. 2017년 6월 당시 주 의원 등은 한국당 서울대 부정입학의혹 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 일동 명의로 안씨가 학창 시절 성폭력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주 의원은 개인 블로그에도 성명서를 올렸다. 안씨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하는 자료를 내고,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주 의원 등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주 의원에게 3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하면서 이중 3000만원은 의혹을 제기한 의원 10명이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의원들이 필요한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성명서를 작성했고, 기자회견 방식으로 성명서를 발표해 피해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임이 밝혀진 이후에도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이 “헌법 45조에 따라 면책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날 대법원은 의원들의 행위가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지를 살피면서 “이 사건 기자회견 및 성명서 발표는 국회의원 고유의 직무인 국정감사 및 조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고, 국회의원의 직무 중 어느 한 가지에 부수해 이뤄진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며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또 “이 사건 기자회견 및 성명서에는 허위 사실이 직간접적으로 적시돼 있어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의 객관적 평가가 저하될 수 있음이 분명하고, 이는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원고에 대해 제기된 의혹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코로나19로 좀비처럼 검게 변했던 中의사, 근황 공개

    코로나19로 좀비처럼 검게 변했던 中의사, 근황 공개

    코로나19에 감염돼 얼굴이 좀비처럼 검게 변했던 중국 의사들의 근황이 공개됐다. 중국 베이징위성TV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중심병원 소속의 이판(42), 후웨이펑(42) 등 의료진 두 명은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돌보던 중 감염돼 최근까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공개된 두 의사의 피부 상태는 다른 환자들과 달리 매우 짙은 검은 색으로 변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만 약 21만 건의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이후 해외 언론에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던 두 의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고, 피부색도 점차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얼굴이 좀비처럼 검게 변했던 의사 중 한 명인 이판의 대리인은 “현재 환자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피부색도 이전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근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9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사진 속 이 씨는 안경을 쓰고 셔츠를 입은 채 병원이 아닌 다른 공간에 머물고 있다. 얼굴 곳곳에 여전히 얼룩처럼 보이는 검은 빛이 남아있긴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당시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씨 측은 지난달 20일경 의료진으로부터 몸 상태가 매우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여전히 혼자 거동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스스로 나의 상태를 깨닫고는 매우 두려웠다. 자주 악몽을 꾸곤 했다. 하지만 심리적인 부담을 이겨내려 노력했고, 다른 의료진들도 날 위해 매우 애써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만 함께 얼굴이 검은빛으로 변했던 동료 의사 후웨이펑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 씨는 이전과 달리 스스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이 씨에 비해 회복속도가 느리고 감염 정도가 심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한편 두 사람의 치료를 담당한 중일우호의원 측은 환자들의 피부변색이 치료 과정에서 폴리믹신 B(Polymyxin B)라는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라고 설명했었다. 폴리믹신 B는 신장 등 신체의 일부 기관에 불량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었으며, 이 약을 투여한 많은 환자의 얼굴과 목, 사지 등 부위에서 색소 침착 현상이 발생해 일부 환자는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느 삶을 가도 괴로움은 있어”… 만수의 반백년 롱런 비법

    “어느 삶을 가도 괴로움은 있어”… 만수의 반백년 롱런 비법

    “성적도 바닥을 기어보고 다 해봤지만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농구를 정말 좋아하고, 농구가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1990년대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농구에 대한 사랑을 수줍게 고백하던 강백호의 모습이 떠오른다. 유재학(57) 감독에게서 받은 느낌이 그렇다. 만 가지 수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지략이 뛰어나 ‘만수’(萬手)라는 별명을 가진 그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3년 재계약을 하며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길게 한 팀을 지휘하는 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3년 후면 모비스와 19년을 함께하며 김응용(79)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를 지휘하며 세웠던 기록(17년 11개월)을 넘어선다. 대우 제우스, 신세기 빅스(이상 현 인천 전자랜드) 감독 시절까지 합치면 프로 감독으로 보낸 기간도 24년을 넘겨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다 1149경기 출장에 최다 662승,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에 정규리그 1위 6회…. 프로농구 감독으로서 최고 기록은 대부분 유 감독의 몫이다. 16년간 모비스 왕조를 함께 건설했던 양동근이 은퇴하며 새로운 시기를 앞두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를 네 명이나 폭풍 영입하는 등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유 감독을 12일 만나봤다.-국내 프로스포츠의 거목 김응용 회장에 견줘지고 있는데. “더 오래하셨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가 비교된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젊은 선수들과 매일 같이 지내다 보니 세월 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지낸 게 아닌가 한다. 감독은 파리목숨이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직업이라고 집사람에게 이야기하며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코트를 씹어 먹는 천재 포인트 가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스물여덟에 은퇴했을 정도로 ‘코트의 여우’로서의 생활이 짧았다.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재활을 오래하고 했으면 조금 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모교인 연세대에서 코치 제의가 들어와 ‘에라, 갈 때 가자’는 마음이었다.” -서른다섯에 감독 데뷔해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다. 그때 품었던 목표는 모두 이루었는지. “사실 지금도 목표는 없다. 선수 때도 그렇고 목표를 정해 놓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프로 감독은 피를 말리는 직업이다. 한 경기에서도 수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농구 감독은 특히 더 그럴 것 같다.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지치기 쉬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을 것 같은데. “힘들고 고민도 많았지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다. 농구를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마음의 무게가 더 컸던 것 같다.” -그래도 고비가 있었을 텐데. “성적이 안 나거나 뜻대로 안 될 때는 굉장히 힘들다. 젊었을 때는 부모님이나 집사람에게 괴롭다고 토로하고, 힘들다고 털어놓으면서 넘어가곤 했다.” -정말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지. “프로에 오기 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은 있다. 연세대 코치로 갔을 때다. 후배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스카우트 등 농구 외적인 일이 많았다. 아버님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어느 삶을 가도 힘들고 괴로운 일은 다 있다’고 하셨다. 그 말씀 듣고 고민하다가 다시 하게 됐다.” -승부의 세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시간 나면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타며 운동으로 푼다. 아니면 코치들하고 사우나를 같이하고 그런 게 대부분이다. 비시즌이 해외를 돌아다니며 외국인 선수를 보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시기인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매일 체육관에 출근하고 있다.” -감독 생활을 돌이킬 때 가장 이불킥을 하게 되는 순간은. “초년병 때 현대랑 하는데 한 쿼터에 2점밖에 못 넣은 적이 있다. 그 경기가 흑역사다. 그런 날이 있는데 뭔가 씌운 듯 자유투도, 레이업도 안 들어갔다. 팀도 창단한 지 얼마 안 됐고 선수들도, 나도 모두 어렸을 때다.” -반대로 지금 생각해도 짜릿한 순간은. “06~07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이다. 동근이도 자기 인생의 최고 경기로 꼽고 있는데 나도 그렇다. 2004년 모비스에 처음 와서 7위를 하고, 2005년 바로 정규 1위를 했다. 그리고 나서 06~07시즌에 7차전까지 간 끝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스스로 롱런의 비결을 무엇으로 보는지. “조직을 중시한다, 수비를 강조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키워 성장시킨다…. 기사를 보면 여러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난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선수들이 전술·전략을 성실하게 따라 주지 않으면 어렵다. 내 경우 고참 선수들,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함께한 선수들이 대체로 잘 따라와 줬다. 그게 비결이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식사를 전원이 함께하는 규율 같은 게 있는데 어찌 보면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뒤에서 불평불만하는 선수들이 거의 없이 따라 줬다.” -선수 선발 때 인성을 보는 것이 아닌가. “국내 선수들은 풀이 너무 작아 그럴 여유가 없다. 잘하면 무조건 뽑아야 한다. 모비스는 꾸준히 성적을 내서 드래프트 때 뒤에서 뽑아야 했었으니까. 다만 외국인 선수의 경우 현지 관계자들에게 꼭 인성을 물어보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팀을 지휘하며 지켜온 철칙이 있다면.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동료에 대한 배려를 중시한다. 정해진 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거나 연습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든가 그런 거다. 사실 훈련량이 많거나 강도가 세지 않은데 그런 것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모비스는 타이트하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중간에 바뀐 것이 있는지. “요즘 굉장히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주변에서 하도 말을 많이 들어서 어투라든지 인상을 되도록 유하게 하려고 애쓴다. 내 스타일은 아니라 안 맞는 옷을 걸친 것 같아 힘든 면이 있다. 내가 유해지는 게 선수들에게 과연 좋은 일인지, 욕을 좀 먹더라도 경기력을 위해 원래대로 타이트하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 확신은 없다. 앞으로도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경기 내내 성난 표정이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거기에는 좀 오해가 있다. 나는 긴장하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미간이 모이고 눈이 올라가 화가 나지 않았어도 화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웃는 사진이 없어 사진 고르는 게 무척 힘들다. 안경 생각도 했는데 난시는 한 번 쓰면 계속 써야 한다고 해서 미루고 있다. 은퇴 전에는 한 번 써볼까 한다. 허허허.” -운명처럼 16년을 함께했던 양동근이 없는 시즌을 맞아야 하는데. “올해는 동근이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동근이가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에 팀 전체 스타일도 달라져야 한다. 올해와 내년은 그런 준비를 하고 밑바탕을 깔아 토대를 단단하게 굳히는 시기라고 본다. 물론 그러면서 성적도 내면 좋겠지만.“ -리빌딩은 사실상 처음 아닌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16년 전과는 체력적으로 많이 달라졌지만 기분은 딱 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새로 시작하는 바로 그 기분이다. 몸이 따라 줄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같이하려 한다. 그런 것들을 마음에 품고 있다.” -감독 커리어 이후 농구계에서 더 큰 일을 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난 생각이 다르다. 농구 감독을 오래하고 성적도 냈다고 해서 행정을 잘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길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단장이나 그런 쪽에는 더 잘하는 분들이 있다. 그저 재미있어서 열 살 때 농구를 시작했다. 3년 후면 농구만 해온 지 50년이 넘게 된다. 남은 시간은 가족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게 농구 감독 이후의 목표라면 목표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두운 밤 별 헤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두운 밤 별 헤다 보면…

    모처럼 하늘이 맑다. 코로나 시대, 가장 큰 역설이다. 깨끗한 하늘이 유독 반가운 이들이 있다. 지친 일상의 활력소를 하늘과 별에서 찾는 이들이 모인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회원들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천문학 지식은 필요치 않다. 회장 원치복 서울 계성고 교사는 “별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천체 관측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그를 만나 밤하늘을 만끽하며 사는 삶에 대해 물었다.-아마추어 천문학이라는 개념이 낯설다. “천문학은 망원경 등을 통해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가리킨다. 반면 아마추어 천문학은 그야말로 천문학을 ‘취미’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아마추어라는 말에는 ‘사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별과 하늘을 사랑하면서 천체를 관측하는 취미로 뭉친 사람들이 바로 아마추어 천문인들이다.” -가끔 ‘프로 천문학자’들이 하지 못하는 놀라운 발견으로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는데. “경우에 따라서 학자들은 자신이 연구하는 별이나 은하 등 하나의 대상을 관찰하는 데에 평생을 바치기도 한다. 천문학이 그만큼 무궁무진한 영역으로 연구할 게 많다는 의미다. 아마추어는 그렇지 않다. 어느 하나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자기가 보고 싶은 하늘을 어느 때고 마음껏 본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학자들이 놓친 것들을 발견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는 어떤 곳인가. “취미로 천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별 보기 길잡이’ 역할도 한다. 1991년 출범했고 올해로 30년이 됐다. 회원은 2000명 정도고 실제로 회비를 내는 사람은 500여명이다. 전국 15개 지부가 있다. 전국 학생 천체 관측대회를 개최하며 천체 관측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 봉사활동도 한다. 천체망원경이 있는 곳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거나 일식, 월식 등 중요한 천체 이벤트가 있으면 이를 보여 주기도 한다.” -전문적인 천문학 지식이 없어도 되는지. “별을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부담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 보면서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 공부하시라. 물론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준의 지식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따로 있나. “아마추어 천문인들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쌍안경과 망원경 등으로 천체를 직접 보는 안시관측이 있다. 두 번째는 사진기를 연결해 천체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관측이다. 마지막으로는 망원경을 직접 제작하는 이들도 있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초보자들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천체 관측을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고가의 망원경부터 덜컥 구매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거의 실패한다.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비싸게 주고 산 망원경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집 한구석에 처박히기 일쑤다. 일단은 눈으로 시작해 보면 좋다. 한 푼도 들지 않는다(웃음). 그러다가 점점 관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지면 동호회를 찾아라. 전국 각지에 천문 동호회가 많이 있다.” -돈이 많이 드는 취미일 것 같다. “맨눈으로 시작해 쌍안경, 망원경으로 이어지는 순서다. 쌍안경은 ‘2배 쌍안경’이 10만원부터 시작한다. ‘25배 쌍안경’은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데 아주 좋은 수준이다. 초보자는 30만~50만원대인 ‘10배 쌍안경’ 정도면 충분하다. 그다음은 망원경이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초보자들에게는 100만원대 정도면 쓸 만하다고 본다. 물론 비쌀수록 더 멀리 있는 별을 볼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수억원들 들여서 장비를 갖추는 애호가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단계까지 가야 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작은 망원경 하나로도 평생 하늘에 있는 별들 다 보지 못하고 죽는다. 돈이 없어서 즐기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다. 자기가 융통할 수 있는 범위에서 즐겁게 즐기시라.” -천문지도사 자격증은 무엇인가. “최근 민간에서 운영하는 천문대가 많아지고 있다. 천문지도사 자격증이 있으면 일반인들을 상대로 천체 관측을 가르칠 수 있다. 국가공인 자격증은 아니고 아마추어 천문학회가 주관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3급을 기준으로 매년 200명 정도가 도전한다. 무척 어렵고 난해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기시험과 관측, 사진촬영, 망원경 조립 등 실기를 치른다. 3급부터 1급까지 있다. 1급이면 아마추어 중 최고수다.” -별을 보기에 좋은 시기가 있는지. “일식이나 월식, 으뜸달, 유성우 등 특별한 천문현상이 있을 때다. 달이 밝으면 별을 보는 데 방해가 되기에 달이 밝지 않은 음력 1일 전후도 좋다.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하늘이 맑아졌는데 별이 잘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별한 계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에는 눈에 잘 보이는 밝은 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머리 위로 은하수가 올라온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왜 밤하늘을 보는가. “하늘과 별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별이 우리의 고향이라서다. 우리는 ‘초신성의 후예’라고들 하지 않나.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들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 생긴 것들이다. 초신성의 후예라는 말은 그런 뜻이다. 별을 볼 때마다 고향에 가는 기분이다. 별을 보러 가기 위해 계획을 세울 때 설렌다. 그리고 실제로 가서 관측에 성공했을 때는 짜릿한 성취감을 느낀다. 그것이 우리가 밤하늘을 들여다보는 이유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농구, 내 사랑”…‘만수’ 유재학의 슬기로운 감독 생활

    “농구, 내 사랑”…‘만수’ 유재학의 슬기로운 감독 생활

    “어렵고 힘들어도 농구 감독 그만둘 생각못해”“농구를 좋아하고 농구가 재미 있었기 때문에”“롱런, 운이 좋아서···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유해지려고 노력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야”“감독 초년병 때 한 쿼터에 2득점··· 흑역사”“06~07 챔프전 7차천 통합 우승 최고 순간”“양동근 없는 새시즌 팀 전체 스타일 바꿔야”“농구 감독 이후에는 가족과 시간 보내고 파”“성적도 바닥을 기어보고 다 해봤지만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농구를 정말 좋아하고, 농구가 너무 재미있으니까요.”1990년대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농구에 대한 사랑을 수줍게 고백하던 강백호의 모습이 떠오른다. 유재학(57) 감독에게서 받은 느낌이 그렇다. 만 가지 수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지략이 뛰어나 ‘만수’(萬手)라는 별명을 가진 그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3년 재계약을 하며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길게 한 팀을 지휘하는 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3년 후면 모비스와 19년을 함께하며 김응용(79)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를 지휘하며 세웠던 기록(17년 11개월)을 넘어선다. 대우 제우스, 신세기 빅스(이상 현 인천 전자랜드) 감독 시절까지 합치면 프로 감독으로 보낸 기간도 24년을 넘겨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다 1149경기 출장에 최다 662승,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에 정규리그 1위 6회…. 프로농구 감독으로서 최고 기록은 대부분 유 감독의 몫이다. 16년간 모비스 왕조를 함께 건설했던 양동근이 은퇴하며 새로운 시기를 앞두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를 네 명이나 폭풍 영입하는 등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유 감독을 12일 만나봤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거목 김응용 회장에 견줘지고 있는데. “더 오래하셨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가 비교된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젊은 선수들과 매일 같이 지내다 보니 세월 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지낸 게 아닌가 한다. 감독은 파리목숨이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직업이라고 집사람에게 이야기하며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코트를 씹어 먹는 천재 포인트 가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스물여덟에 은퇴했을 정도로 ‘코트의 여우’로서의 생활이 짧았다.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재활을 오래하고 했으면 조금 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모교인 연세대에서 코치 제의가 들어와 ‘에라, 갈 때 가자’는 마음이었다.”-서른다섯에 감독 데뷔해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다. 그때 품었던 목표는 모두 이루었는지. “사실 지금도 목표는 없다. 선수 때도 그렇고 목표를 정해 놓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프로 감독은 피를 말리는 직업이다. 한 경기에서도 수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농구 감독은 특히 더 그럴 것 같다.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지치기 쉬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을 것 같은데. “힘들고 고민도 많았지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다. 농구를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마음의 무게가 더 컸던 것 같다.” -그래도 고비가 있었을 텐데. “성적이 안 나거나 뜻대로 안 될 때는 굉장히 힘들다. 젊었을 때는 부모님이나 집사람에게 괴롭다고 토로하고, 힘들다고 털어놓으면서 넘어가곤 했다.” -정말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지. “프로에 오기 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은 있다. 연세대 코치로 갔을 때다. 후배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스카우트 등 농구 외적인 일이 많았다. 아버님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어느 삶을 가도 힘들고 괴로운 일은 다 있다’고 하셨다. 그 말씀 듣고 고민하다가 다시 하게 됐다.”-승부의 세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시간 나면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타며 운동으로 푼다. 아니면 코치들하고 사우나를 같이하고 그런 게 대부분이다. 비시즌이 해외를 돌아다니며 외국인 선수를 보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시기인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매일 체육관에 출근하고 있다.” -감독 생활을 돌이킬 때 가장 이불킥을 하게 되는 순간은. “초년병 때 현대랑 하는데 한 쿼터에 2점밖에 못 넣은 적이 있다. 그 경기가 흑역사다. 그런 날이 있는데 뭔가 씌운 듯 자유투도, 레이업도 안 들어갔다. 팀도 창단한 지 얼마 안 됐고 선수들도, 나도 모두 어렸을 때다.” -반대로 지금 생각해도 짜릿한 순간은. “06~07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이다. 동근이도 자기 인생의 최고 경기로 꼽고 있는데 나도 그렇다. 2004년 모비스에 처음 와서 7위를 하고, 2005년 바로 정규 1위를 했다. 그리고 나서 06~07시즌에 7차전까지 간 끝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스스로 롱런의 비결을 무엇으로 보는지. “조직을 중시한다, 수비를 강조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키워 성장시킨다…. 기사를 보면 여러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난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선수들이 전술·전략을 성실하게 따라 주지 않으면 어렵다. 내 경우 고참 선수들,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함께한 선수들이 대체로 잘 따라와 줬다. 그게 비결이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식사를 전원이 함께하는 규율 같은 게 있는데 어찌 보면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뒤에서 불평불만하는 선수들이 거의 없이 따라 줬다.”-선수 선발 때 인성을 보는 것이 아닌가. “국내 선수들은 풀이 너무 작아 그럴 여유가 없다. 잘하면 무조건 뽑아야 한다. 모비스는 꾸준히 성적을 내서 드래프트 때 뒤에서 뽑아야 했었으니까. 다만 외국인 선수의 경우 현지 관계자들에게 꼭 인성을 물어보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팀을 지휘하며 지켜온 철칙이 있다면.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동료에 대한 배려를 중시한다. 정해진 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거나 연습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든가 그런 거다. 사실 훈련량이 많거나 강도가 세지 않은데 그런 것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모비스는 타이트하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중간에 바뀐 것이 있는지. “요즘 굉장히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주변에서 하도 말을 많이 들어서 어투라든지 인상을 되도록 유하게 하려고 애쓴다. 내 스타일은 아니라 안 맞는 옷을 걸친 것 같아 힘든 면이 있다. 내가 유해지는 게 선수들에게 과연 좋은 일인지, 욕을 좀 먹더라도 경기력을 위해 원래대로 타이트하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 확신은 없다. 앞으로도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경기 내내 성난 표정이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거기에는 좀 오해가 있다. 나는 긴장하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미간이 모이고 눈이 올라가 화가 나지 않았어도 화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웃는 사진이 없어 사진 고르는 게 무척 힘들다. 안경 생각도 했는데 난시는 한 번 쓰면 계속 써야 한다고 해서 미루고 있다. 은퇴 전에는 한 번 써볼까 한다. 허허허.”-운명처럼 16년을 함께했던 양동근이 없는 시즌을 맞아야 하는데. “올해는 동근이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동근이가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에 팀 전체 스타일도 달라져야 한다. 올해와 내년은 그런 준비를 하고 밑바탕을 깔아 토대를 단단하게 굳히는 시기라고 본다. 물론 그러면서 성적도 내면 좋겠지만.“ -리빌딩은 사실상 처음 아닌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16년 전과는 체력적으로 많이 달라졌지만 기분은 딱 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새로 시작하는 바로 그 기분이다. 몸이 따라 줄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같이하려 한다. 그런 것들을 마음에 품고 있다.” -감독 커리어 이후 농구계에서 더 큰 일을 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난 생각이 다르다. 농구 감독을 오래하고 성적도 냈다고 해서 행정을 잘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길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단장이나 그런 쪽에는 더 잘하는 분들이 있다. 그저 재미있어서 열 살 때 농구를 시작했다. 3년 후면 농구만 해온 지 50년이 넘게 된다. 남은 시간은 가족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게 농구 감독 이후의 목표라면 목표다.” 글·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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