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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아, 강원도랑 놀자!

    여름아, 강원도랑 놀자!

    청정 바다와 숲, 계곡을 간직한 강원 자치단체들이 흥겨운 여름축제로 피서객맞이에 나섰다. 홍천군은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사흘간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홍천 찰옥수수축제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찰옥수수 먹고, 빙(氷)고 먹고, 전원도시 휴(休)’를 주제로 열리며 옥수수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도 선보인다. 즉석에서 수확한 신선한 옥수수를 가마솥에서 찐 웰빙 찐옥수수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올챙이 국수, 찰옥수수 도넛 등이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올해는 2000명이 시식할 수 있는 대형 옥수수 비빔밥도 만들 예정이다. 29일부터 열흘간 평창군 대화면 땀띠공원에서 열리는 평창 더위사냥축제에는 물을 테마로 한 시원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축제장에 200m 길이의 물안개 분수터널과 물대포가 설치돼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트랙터 열차를 타고 시원한 광천선굴을 지나며 동굴에 얽힌 설화를 듣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김창순 더위사냥축제위원장은 “한여름 ‘해피 700’ 평창을 찾아 산속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추억도 만들어 가는 알찬 축제에 피서객들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국토 정중앙 도시인 양구에서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레포츠공원 일대에서 ‘청춘양구 배꼽축제’가 열린다.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양구수박을 테마로 한 다양한 이벤트가 선보이고, 양구 농산물로 캠핑요리를 만드는 청춘밥상 시식회 등 먹거리와 황금 메기 잡기 등 체험행사, 야시장 등이 다양하게 열린다. 29, 30일부터 짧게는 이틀, 많게는 9일 동안 정선 지역에서도 다채로운 테마축제가 열린다. 아리랑 발상지인 아우라지 일대에서는 ‘아우라지 뗏목축제’, 고한읍 만항재 산상의 화원에서는 ‘함백산 야생화축제’, 사북뿌리관 광장에서는 ‘사북 석탄문화제’가 펼쳐진다. 해발 1000m가 넘는 함백산 정상에 펼쳐진 자연 야생화 군락지가 장관을 이루고, 뗏목을 타고 구슬픈 정선아리랑을 들을 수 있고, 석탄갱을 체험할 수 있어 방학을 맞아 가족 동반 여행으로 제격이다. 한강과 낙동강 발원지인 태백에서도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황지연못을 무대로 한강·낙동강 발원지축제가 열린다. 다음달 초에도 축제는 이어져 철원화강 다슬기축제, 횡성 둔내 고랭지 토마토축제, 화천 토마토축제, 인제 만해축전, 춘천 아트페스티벌, 강릉 경포 썸머페스티벌, 삼척 비치 썸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태백 해바라기축제, 화천 쪽배축제, 속초 장사항 오징어맨손잡기 축제, 영월 동강축제 등도 다음달 초순까지 이어져 관광객들에게 넉넉한 강원도의 인심과 즐거움 등을 주고 추억을 선사한다. 김귀자 홍천군 홍보계장은 “지역마다 독특한 특산물과 체험행사를 테마로 축제가 펼쳐져 아스팔트에 찌든 도시인들에게 신선한 힐링이 된다”며 “올여름에 강원도를 찾아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낮엔 폭염, 밤에는 열대야···오늘도 낮 최고 35도 ‘찜통더위’

    한낮엔 폭염, 밤에는 열대야···오늘도 낮 최고 35도 ‘찜통더위’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요일인 26일도 전국이 무덥고 습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 기준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특히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겠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낮 최고기온은 29∼35도로 대부분 지역이 전날과 비슷해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부산에서도 이틀째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기상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째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부산의 밤~새벽 시간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돼 열대야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에는 이달 24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그 다음 날인 25일에 폭염경보로 대체됐다. 인근 지역인 대구와 경북 내륙에도 올들어 첫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대구기상지청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7시 최저기온이 대구 25.4도, 포항 25.5도, 구미 25도, 안동 24.5도, 상주 24도 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구의 열대야는 지난해(7월23일) 보다 2일 늦은 것이며, 포항에서는 지난 1일 밤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대구기상지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33도를 오르내려 무덥고, 일부 지역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겠다”며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현재 요동반도 부근에 위치한 장마전선이 남하하는 27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오전에, 경상도는 오후에 소나기(강수확률 60%)가 오는 곳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5∼20㎜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2.0m로 인다. 당분간 일부 내륙과 해안, 전 해상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으므로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서해 상과 동해 상에는 28일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예상돼 항해나 조업을 하는 선박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도 낮 최고 35도 ‘찜통더위’…내일부터 장마

    오늘도 낮 최고 35도 ‘찜통더위’…내일부터 장마

    26일도 전국은 무덥고 습할 전망이다. 옷은 홑겹으로 입고, 냉방병에 대비해 카디건 등을 챙길 필요가 있다. 오전 5시30분 현재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특히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겠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25.6도, 인천 25.5도, 수원 24.7도, 춘천 24.6도, 강릉 22도, 청주 25.1도, 대전 24.5도, 전주 24.9도, 광주 26도, 제주 27.6도, 대구 25.9도, 부산 26.2도, 울산 24.7도, 창원 25.6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9∼35도로 대부분 지역이 전날과 비슷하다. 더위는 현재 요동반도 부근에 위치한 장마전선이 남하하는 27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오전에, 경상도는 오후에 소나기(강수확률 60%)가 오는 곳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5∼20㎜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2.0m로 인다. 당분간 일부 내륙과 해안, 전 해상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으므로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서해 상과 동해 상에는 28일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예상돼 항해나 조업을 하는 선박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연합뉴스
  • 브렉시트 결정 이후 첫 G20 회의…中“통화정책 효율 줄어…협력강화해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세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개최됐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브렉시트로 인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안개가 더 짙어지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의 협력 강화와 정책 공조 필요성 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개막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재무장관)은 개막 연설을 통해 “재정·통화 정책의 효율성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주요 경제국들은 지속 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통화 정책의 효과가 줄어들고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G20 국가들은 정책 교류와 협력을 늘리고 정책 컨센서스를 이뤄 시장의 기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우 재정부장은 “G20이 국제 조세 규범을 향상하고 공정하고 균형된 새로운 국제조세 시스템 개발을 지지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G20 재무장관들도 세율이 낮은 국가로 수익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려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금 정보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G20 국가들의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에 대한 공세도 거셌다. 이탈리아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무장관은 “브렉시트는 이미 충격을 줬다”면서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 절차와 시기를 명확해서 불투명성을 없애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는 9월 4∼5일 예정된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중국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장관급 회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하늘 아래 첫 동네… 구름이 불어오는 곳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하늘 아래 첫 동네… 구름이 불어오는 곳

    강원 영월은 중부내륙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만나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활기차게 굽이치는 동강에서는 각종 레저활동이 가능하다. 40여개의 박물관과 단종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영월에 대한 각종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불과 10여 년 전 영월은 도시산업화의 영향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그리고 40~50년 전 석탄 산업이 흥할 때는 전국에서 가장 번화한 고장이기도 했다. 영월의 모운동 마을과 아트미로는 이러한 변화무쌍한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곳이다. 모운동 마을로 가는 길. 고씨굴과 와석재 터널을 지나 주문교로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길가에 그림처럼 흩어진 마을 중 하나인 줄 알았다. 그런 예상을 비웃듯 길은 구불구불 가파르게 한참을 올라간다. ‘진짜 마을이 있나?’ 하는 찰나 거짓말처럼 이정표와 마을의 흔적들이 나타난다. 반갑고도 놀랍다. ●해발 700m… 구름이 모이는 ‘모운동’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모운동 마을은 망경대산 해발 700m 비탈에 오롯이 들어서 있다. 모운이라는 이름은 ‘구름이 모인다’는 뜻이다. 모운동에서 예밀리로 넘어가는 길 전망대에서 보면 모운동 마을 뒤로 백두대간 산봉우리들이 춤을 추듯 너울거리고, 뭉게구름들이 마을 위로 모여든다. 안개구름이 낀 날이면 더욱 그림 같다. 마을은 마치 첩첩산중에 놓인 신기루 같다. 현재 이곳은 30여가구 50여명이 사는 아담한 산골마을이지만 1952년 옥동광업소가 문을 연 이후 1960~70년대에는 인구 1만명에 이를 정도로 번화한 곳이었다. 마을에는 극장, 이발소, 사진관, 방앗간 등 가게가 30~40개에 이르렀다. 모운초등학교(현재 폐교)의 학생수만 1000여명에 이른 적도 있다. 그러다 1989년 폐광이 되면서 30여년의 역사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당시 지어졌던 학교와 우체국 등 몇 채의 건물, 마을 뒤편 산 위의 영화 세트장 같은 석탄채굴 현장, 마을 옆 옥동광업소로 향하는 광부의 길에 남은 흔적들만이 과거를 말해 줄 뿐이다. 광부의 길 안쪽 황금폭포 앞에 세워진 석탄운반차와 유독 말끔한 광부상이 당시의 영화를 재현하고 있다. ●폐광의 쓸쓸함, 동화 벽화로 살려내 마을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2008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에서 대상을 받게 되면서였다. 누구나 잘 아는 동화를 모티브로 마을의 벽화를 그렸는데 입소문이 났다. 벽화를 주민들이 직접 그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을을 잘 가꿔 보라고 나라에서 2000만원을 줬는데 벽화까지 전문가에게 맡기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한 거야.” 김흥식 이장의 설명이다. 궁여지책으로 유치원 교사 출신인 김 이장의 아내가 밑그림을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색을 칠했다. 쭈뼛거리던 주민들도 한두 번 하더니 신나게 작업에 참여했다. “좀 못 그려도 봐 줄 만하지 않을까 싶어 동화를 모티브로 한 거지. ‘마카 나오더래요’ 하고 안내방송을 하면 밭일 하다가도 와서 그렸지.”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벌거벗은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개미와 베짱이’ 등이 주민들 손에 의해 탄생했다. 세련되지는 않아도 풋풋하고 따뜻한 그림체가 더욱 인상적이다. 마을도 더욱 깨끗하고 예쁘게 가꾸어졌다. 직접 벽화를 그리는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가 각종 언론에 소개되고 마을은 TV 프로그램 단골 촬영지가 되었다. 사람들이 심심찮게 찾아오자 누구보다 신이 난 것은 마을 주민들이다. 직접 가꾼 마을이라 더욱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최근 마을 입구 카페를 만들어 잊혀져 가던 마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김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모은 자료들이다. 주민들이 일군 소박한 예술들이 마을의 현재와 함께 과거까지도 살리고 있다. ●예술가의 놀이동산 된 ‘아트미로’ 영월의 아트미로는 버려진 놀이공원이 예술가들을 만난 경우다. 대표적인 영월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고씨동굴 앞에 있던 놀이공원은 한때는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였겠지만 관리가 안 되자 흉물이 되었다. 무너진 놀이기구 자체가 영월의 생채기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했다. 2010년과 2013년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영월군의 후원으로 예술가들은 버려진 놀이기구를 이용해 영월의 과거와 현대를 이어 주고 동심과 희망을 상징하는 작품 15점을 설치해 새로운 공원으로 탄생시켰다. 이곳에 설치된 산업기술과 환경을 상징하는 작품 ‘슈퍼맨’은 현대 공공조형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영월의 아이들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작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소원의 벽’은 주민들의 참여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 망가진 회전그네의 축을 이용해 인어공주와 신데렐라, 피노키오 등 동화를 모티브로 한 철제 인형을 설치해 누구나 만져 볼 수 있게 했다. 설치한 지 3~5년이 지난 작품들이지만 금세 만들어진 것처럼 튼튼하고 깨끗하다. 오래 두어도 훼손이 적은 재료를 활용하기도 했지만 작가들 스스로 자주 이곳을 찾아 관리하고 보수하고 있다. 책임기획자이자 조각가인 이희경씨는 “영월을 찾아온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말이면 아이들의 나들이 명소,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힌다. 예술은 그렇게 영월의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제천IC에서 38번, 88번 도로를 이용한다. 고씨굴 지나 모운동길 방면으로 들어선다. 양씨판화미술관 이정표를 따라가도 좋다. 아트미로는 고씨굴을 찾아간다. →함께 가볼 만한 곳 영월은 단종의 비극을 함께한 곳이다. 단종이 잠들어 있는 장릉(세계문화유산 등재), 영월에 유배와서 지냈던 청령포 등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아트미로를 탄생시킨 배경이 된 고씨동굴은 4억년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전형적인 석회동굴로 여러 층에 걸쳐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산호, 유석 등의 특징을 직접 볼 수 있다. 동굴에 대한 특징은 아트미로 옆에 위치한 동굴생태관을 찾으면 손쉽게 알 수 있다. 아트미로가 속한 곳은 김삿갓면이다. 조선 말 방랑시인 김삿갓은 영월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삿갓 유적지, 문학관 등이 조성되어 있다. →맛집 아트미로 주변은 칡국수가 유명하다. 잘 말린 칡뿌리를 절구에 찧어 여러 번 씻으면 하얀 앙금이 생기고 여기에 밀가루를 조금 넣고 반죽하여 면발을 만든다. 밀가루보다도 더 차진 느낌이 칡국수의 맛과 식감을 만드는 묘미다. 쫀득하고 쌉쌀하면서도 달짝지근하다. 건진국수처럼 육수를 부어 먹거나 여름에는 비빔 또는 콩물을 넣어 먹는다. 강원토속분식(372-9014), 영월동강타운(372-2963) 등에서 맛볼 수 있다.
  • 김병지 은퇴 선언···누리꾼들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김병지 은퇴 선언···누리꾼들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문장, ‘꽁지머리’ 김병지(46)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팬들에게 은퇴 소식을 알렸다. 그는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면서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병지는 1992년 당시 현대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한 이래 K리그에서 706경기를 소화했다.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700경기 넘게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프로선수로 뛴 햇수만 24년. 그는 ‘골 넣는 골키퍼’로도 유명하다. K리그에서 통산 3골을 넣었다. 프로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뛰면서 역대 리그 통산 최다 무실점 기록(228경기 무실점)을 갖고 있다. 또 김병지는 ‘위대한 철인’이었다. 2008년 허리 수술을 받기 전까지 193경기(2003~2007년)를 연속 선발 출전했고, 153경기(2004~2007년) 연속 무교체 기록도 보유했다. FC서울 소속이었던 2004년 4월 3일부터 2007년 10월 14일까지 네 시즌 동안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답게 누리꾼들은 그의 은퇴 소식을 아쉬워했다. 네이버 아이디 dymo****는 “김병지 선수 덕분에 행복했다. K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최고의 GK(골키퍼)로 기억하겠다”는 글을 남겼고, 네이버 닉네임 ‘스포티’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50세를 넘은 팬으로서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앞으로도 어떤 분야에서든 잘 하리라 믿는다”고 김병지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네이버 아이디 dbeh****는 “비록 은퇴하지만 지도자로서 후진 양성에 힘써주셔서, 형님(김병지)을 능가할 수 있는 후배들 양성에 힘써달라”는 당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 닉네임 ‘안개꽃’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그 열정과 성실함이 오늘의 김병지를 만들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다음 아이디 yong****는 “그대가 경기장에 있는 동안 우리도 행복했다”는 감회를 남겼다. 한 누리꾼은 그가 뛰었던 과거의 경기를 추억하며 김병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마르세유 경기장을 오렌지 물결로 물들인 네덜란드 응원단은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를 바짝 죽였고, 오베르마스, 클라위베르트, 베르캄프, 코쿠는 대한민국 골문에 5골을 쥐어 박았다. 하지만 그날 김병지는 5골로 대한민국을 막아냈다. 무려 30개 이상의 슈팅 허용, 그 중 5실점. 국민들도 울었고 이경규도 울었다. 하지만 내 축구 인생에 절대로 당신을 잊지 못할 겁니다.” (네이버 닉네임 Zibra)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산 품은 너른 강… 지친 마음 씻으러 갈까요

    [명인·명물을 찾아서] 산 품은 너른 강… 지친 마음 씻으러 갈까요

    전북 순창군은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고장이다. 고추장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순창군에는 관광명소도 많다. 회문산, 강천산, 고추장 민속마을, 전남 담양으로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전국적인 명소다. 자연을 벗 삼아 조용하게 힐링할 수 있는 섬진강 자연공원은 순창군의 숨겨진 보물이다. 대표적인 게 장군목유원지와 향가유원지다. 동계면~적성면~유등면~풍산면을 부드럽게 휘감아 흐르는 섬진강은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순창의 속살을 보여준다. 강기슭을 따라 산과 바위, 백사장이 어우러지며 수채화 같은 경관을 빚어낸다. 섬진강을 따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길도 조성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힐링과 야영, 하이킹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요강바위로 유명한 장군목유원지 장군목유원지는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용마을 일대에 조성된 자연발생 유원지다. 섬진강 최상류 지점으로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동계면 소재지에서 7㎞가량 떨어져 있다. 임실군과 경계로 섬진강을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생가와 인접해 있다. 장군목이란 이름은 서북쪽 용궐산(해발 645m)과 남쪽 무량산(586.4m)이 마주 서 있는 형세가 풍수지리상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 명당이라 해 붙여졌다. 장구목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군목유원지의 절경은 3㎞에 걸쳐 펼쳐지는 너럭바위 군이다. 섬진강 맑은 물이 수만년에 걸쳐 다듬어 놓은 걸작품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바위들은 기기묘묘한 형상을 보여준다. 밀가루 반죽 같은 암반들이 강바닥에서 솟아오른 모양이다. 넘실대는 물결 같기도 하고 굽이치는 산봉우리 모양과도 닮았다. 특히 강물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요강바위가 유명하다. 소용돌이치는 물살의 세굴작용으로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여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2m, 폭 3m, 무게 15t에 이른다. 한국전쟁 당시 주민들이 요강바위 속에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다. 임신을 못하는 여인들이 요강바위에 들어가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이 바위는 수억원을 호가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1993년 도석꾼들에 의해 도난을 당하기도 했다. 도난당한 지 1년 6개월 만에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되찾아왔다. 유원지 일대는 주변 회문산 등에서 계곡물이 흘러 내려와 사철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흐른다. 소와 여울이 많아 물놀이와 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유원지 인근 용궐산(龍闕山)은 치유의 숲이다. 숨은 비경을 자랑한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산 정상에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다. 주민들이 신선 바둑판으로 부른다. 용궐산에서 수도 중이던 스님이 무량산에 기거하는 스님에게 ‘바둑이나 한 판 둡시다’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호랑이 입에 물려 보내서 초청해 바둑을 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순창군은 용궐산을 섬진강 수변과 청정한 숲을 연계시킨 산림휴양문화단지로 가꿨다. 20억원을 투입해 13개 화원과 치유의 숲길, 편익시설을 조성했다. 수목 12만 6000그루, 초화류 4만 포기를 식재했다. 등산로와 세심정 주변을 특화 조림하고 미르숲을 조성했다. 수목원은 무궁화원, 관목류원, 철쭉원, 애기단풍원, 열매원 등으로 구성됐다. 87종의 수목과 초화류 13종이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섬진강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와 숲속 돌길 산책로도 유명하다. 4㎞에 이르는 돌길은 용궐산에만 있는 독특한 탐방로다. ●강과 하늘이 만나는 향가유원지 향가유원지는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 일대에 있는 자연발생 유원지다. 강물이 산자락을 휘감고 돌아가는 지역이다. 물줄기를 안은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예로부터 시인 묵객과 한량들이 뱃놀이를 즐기던 곳으로 유명하다. 향가(香佳)라는 이름은 섬진강의 물을 향기로운 물이라고 하고 강 옆의 산인 옥출산(玉出山)을 가산(佳山)이라고 부르는데 각각 한 글자씩 따다가 붙인 것이다. 유원지 주변은 나지막한 산과 강물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풍경을 그려낸다. 강변에는 2㎞에 이르는 너른 백사장이 펼쳐진다. 또 노송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수심이 깊어 물놀이는 금지하고 있다. 강변으로 이어진 흙길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물안개가 많이 끼는 계절에는 강과 하늘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몽환적인 경관이 연출된다. 향가유원지에는 일제강점기 철도를 개설하다가 해방과 함께 공사가 중단된 교각과 터널을 이용해 만든 도로와 터널이 눈길을 끈다. 향가목교는 순창과 전남 담양을 연결하는 철도를 개설하다가 방치됐던 8개의 교각을 이용해 자전거길을 만든 것이다. 목재로 상판을 연결해 자전거길을 완성했다. 전망대에 서면 섬진강과 향가마을, 유원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 지점은 특수 강화유리로 스카이워크 구간을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강이 내려다보인다. 발아래로 흐르는 섬진강 푸른 물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가슴 철렁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돌붕어가 많이 나온다 해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향가터널은 철도가 미처 개설되지 않은 터널을 관광자원으로 단장한 것이다. 길이가 384m에 이른다.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해방이 되자 마을을 오가는 통로로 사용됐다.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놓은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분다. 향가유원지에는 섬진강 자전거 종주 도로가 2013년 6월 29일 개통됐다. 주말이면 많은 동호인들이 찾아온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구간은 섬진강 자전거길 가운데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다.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리로 올라서기 직전에 섬진강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다. 빨간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인증센터에는 자전거길 구간 안내도와 함께 인증 스탬프가 걸려 있다. 인증센터 옆에는 휴식 공간이 조성돼 있다. 종주길에 나선 동호인들이 꼭 쉬어 가는 명소다. 향가마을 일원에 조성된 오토캠핑장도 인기다. 순창군이 1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 준공했다. 자동차 야영장 37면, 방갈로 6동, 취사장, 샤워장 등을 갖추고 있다. 향가유원지 바로 위에 자리잡고 있어 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자동차 야영장은 37면에 모두 가로 5m, 세로 8m의 원목 데크를 설치해 쾌적한 야영을 즐길 수 있다. 방갈로는 친환경 소재인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이 밖에도 어린이 놀이시설과 생태연못, 잔디구장, 야외공연장,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야영을 하면서 가까운 순창 읍내 고추장민속마을이나 맛집을 탐방하는 것은 덤이다. 순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4일 전국 무더위 속 내륙 곳곳 소나기···내일 장마전선 영향

    14일 전국 무더위 속 내륙 곳곳 소나기···내일 장마전선 영향

    목요일인 14일에도 전국적으로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내륙 지역에는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 구름이 많겠고, 강원 영동과 경상남·북도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고 오후까지 한때 비(강수확률 60∼80%)가 오는 곳이 있겠다. 중부내륙과 강원 영동, 경상도는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한때 소나기(강수확률 60∼70%)가 오는 곳이 있겠다. 예상강수량은 5∼20㎜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4도에서 33도로 전날과 비슷하고, 동해안은 다소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내륙과 강원 영서, 경상남·북도 내륙 일부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음날까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아침까지 서해안과 남해안, 강원 영동, 제주도에는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고 그 밖의 지역에도 안개가 끼는 곳이 있으니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전해상에서 0.5∼2.5m로 일겠다. 당분간 전해상에 안개가 끼는 곳이 있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보통’ 수준으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예보했다. 금요일인 15일에는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다가 남서해상에서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전국이 차차 흐려져 오후에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돼 밤에는 전라도와 충남으로 확대된다. 서울, 경기도와 강원도, 충북, 경상도, 울릉도에도 비가 올 것으로 관측됐다. 예상강수량은 30~80㎜이고, 많은 곳은 120㎜ 이상이 내릴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제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검은 돌과 짙푸른 바다를 보고, 드넓은 초지와 이름모를 오름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걷다가 싱싱한 특산물을 즐기는 일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여기에 문화가 보태졌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이 들어서 여행 중 전시와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천차만별이다. 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이런 흉한 것들을 들여 놓았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부터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후자의 경우이다.  본태박물관은 2012년 11월 개관해 이제 겨우 4년이 채 안되는 박물관이지만 소장품의 수준이나 건축물, 전시, 교육 등 운영면에서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으로 빚어낸 수준 높은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풍경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공간은 제주의 숨은 진주같은 곳이다.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중산간지역인지라 잦은 안개 때문에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것은 쉽지않다. 이것 또한 본태박물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우리 생활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누고,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박물관의 컨셉이다. 전통과 현대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은 ‘본태(本態)’라는 이 박물관의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물 본래의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된다.  본태박물관의 설립은 40여년전부터 시작된 이행자(73) 본태박물관 고문의 골동품 수집에서 시작됐다.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현대가의 며느리로 쉽지않은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장안평이나 인사동에 나가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동품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이제는 박물관이 그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처음엔 장롱과 목가구를 모으기 시작하다가 모아둘 공간이 부족해서 소반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양도 아름답고 크기별로 모아서 겹쳐서 보관하면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하나둘씩 모았죠. 그 후엔 붉은 자수공예품과 장신구, 소박한 보자기도 모으게 됐지요. 민속 공예품을 수집하는 덕분에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어요.”  본태박물관이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1941~)의 설계로 건축된 박물관 건물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200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컨템퍼러리뮤지엄(2007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노출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는 그의 건축은 순수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물에 빛과 물을 건축 요소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통합을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태박물관에는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에 박물관을 만들고, 안도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은 순전히 이 고문의 생각이었다. 이 고문은 “나오시마에 지추미술관이 생기고 얼마 안 돼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큰 감명을 받았고 언젠가 박물관을 짓는다면 제주도에 안도의 설계로 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회고했다. 몇차례 만나 의견을 나누다가 IMF 때문에 중단된 후에도 박물관 건립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하게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안도는 이 고문을 베네치아의 푼타델라도가나 오프닝에 초대했다. 푼타델라도가나는 300년전에 지어진 베네치아의 세관 건물로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은 안도는 고풍스러운 건물의 외관과 목재로 이뤄진 천정은 그대로 둔채 노출 콘크리트로 전시공간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고문의 푼타델라도가나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설계가 급물살을 탔다.  안도는 본태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제주의 대지에 순응하면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물관은 경사진 대지의 성격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만나는 삼각과 긴 사각 마당을 가진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L’자형 건물은 동질감을 가지면서 단의 높이 차를 두고 만나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일월석(日月石) 담이 두개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박물관은 원래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의 생태공원 내 연못 옆에 지을 계획이었지만 단지 주민들의 반대로 바깥 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고문은 “반대가 극심해서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자연과 더 가까워 지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면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박물관을 찾아서 선조들이 살아온 문화를 보고 배우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1~4 전시실과 야외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1관에는 전통 한옥 공간에서 사용됐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이 고르게 전시돼 있다. 2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개방된 공간에 장식미술의 결정체인 목가구, 다양한 소반, 옛 여인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놓은 자수와 장신구, 보자기 등 전통 수공예품, 담백한 도자기, 전통복식 등 삶을 이루고 풍요롭게 했던 아름다운 옛 물건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소박함과 화려함, 단정함과 파격을 동시에 보여주는 우리 수공예품에 담긴 다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관의 현대미술 컬렉션도 수준급이다. 1층에는 20세기 현대조각의 새 장을 연 안소니 카로의 ‘물결’,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유명한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불타는 입술’, 이브 클라인의 ‘블루 YBK’, 페르낭 레제의 ‘건설 노동자’,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등ㅇ이 소장품이다. 2층에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특별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다음으로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창호문으로 사방을 장식하고 맞은 편 벽면에는 한국의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래스를 설치한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3관은 점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쿠사마의 시그니쳐 작품 노란 호박 외에 특수 거울과 조명이 설치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이 환상적인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4관에서는 선조들이 피안으로 가는 길에 동반했던 꽃상여와 꼭두 등 우리 옛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장례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제주의 나무로 가꿔진 조각공원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유포리아(희열)’, 자우메 플렌사의 ‘어린아이의 영혼’,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의 ‘집시’가 설치돼 있다.  제주 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집사’라면 필독! 고양이의 ‘노화 징후’ 살펴보니

    ‘집사’라면 필독! 고양이의 ‘노화 징후’ 살펴보니

    고양이도 인간처럼 나이가 들면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일반적으로 노화 과정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지만 이 중에는 더 심각한 일종의 질병 징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양이가 15세가 되면 삶의 노년 단계에 들어갔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고양이는 10대 후반부터 심지어 20대가 돼서도 건강하게 산다. 15세가 된 고양이는 우리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면 76세와 같다. 하지만 수의학적 관리가 발전하면서 고양이의 수명은 늘어났고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 사는 고양이의 약 20%는 11세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고양이가 나이 들면서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보고 아직 건강한 것인지 아니면 점점 몸이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국의 연구팀이 수의사들과 반려묘 주인들에게 실제로 고양이가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양이 의학 및 외과 저널’(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7월호에 실린 이번 종합 검토 연구 2건에 따르면, 수의학 전문가들은 나이 든 고양이 중에서 관찰되는 일반적 변화에 관한 정보를 모았다. 이런 정보는 고양이의 근골격계 및 신경계 변화부터 인지 기능 및 행동 변화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이 ‘고양이의 노화’(Aging in Cats)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반려묘 주인이 인지하는 건강한 고양이의 전형적 노화 관련 신체 영향은 행동과 외형, 일상 기능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는 어떤 질병 과정이 없을 때 정상적인 노화의 부분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정상적 노화 징후에는 태도와 활동, 식욕, 수면, 그리고 인지 능력에서의 변화가 들어간다. 건강하게 나이 든 고양이는 비록 도약 높이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도약하며 놀고, 체지방 변화나 근육량 손실이 최소화해 건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고양이는 나이가 들면 일반적으로 털이 얇아지고 심지어 곳곳에 털 손실을 겪을 수 있다. 고양이의 털은 인간처럼 나이 들면 하얗게 변할 수 있지만, 흰 수염은 검게 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고양이가 스스로 털을 손질하는 빈도가 줄어들면 피부가 갈라지고 털은 건조하거나 기름지게 돼 외형이 볼품 없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노년의 고양이는 발톱이 잘 부러지고, 후각이나 청각, 시각적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여러 징후는 건강한 노화와 관련한 것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경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동안에는 고양이의 사회적 행동이나 일상 활동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노화 평가하기’(Evaluating Aging in Cats)라는 제목의 또 다른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고양이 털과 눈의 변화가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변화는 건강한 노화와 주로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건강하게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 가장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변화는 노화로 수정체 중앙 부분의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수정체 (핵) 경화증으로, 일반적으로 (아마 낮은 조명을 제외하고는)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종종 고양이의 수정체 조직에 푸른 안개가 낀 듯한 혼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흔히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는 홍채 조직이 변화해 홍채 위축과 함께 홍채 가장자리를 따라 부채꼴 모양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년의 고양이는 치아벽이 두꺼워지는 치아 변화가 보일 수 있다. 이는 치아 속 밀도를 크게 해 치아가 누렇거나 황갈색 또는 황백색으로 변하게 하며 심지어 치아가 유리처럼 투명하게 바뀔 수도 있다. 반면 건강하지 못하게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는 잇몸 질환이나 골절 치아, 치아 흡수(융해), 구강 염증, 구강 종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이들 전문가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의사들에게 평가 기준을 제공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고양이 노화에 관한 건강 평가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의 노화로 발생하는 많은 변화는 병적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전반적인 건강이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질병 치료는 나이 든 고양이의 건강을 고려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또 다른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고양이가 아플 때 보이는 징후 25가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관련기사 2.28일자 [“우리 냥이가 좀 이상해요”…반려묘의 고통징후 25가지] 기사참조] 물론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위), JFMS CLINICAL PRACTIC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늙어가는 당신 고양이…반려묘의 ‘노화 징후’는?

    늙어가는 당신 고양이…반려묘의 ‘노화 징후’는?

    고양이도 인간처럼 나이가 들면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일반적으로 노화 과정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지만 이 중에는 더 심각한 일종의 질병 징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양이가 15세가 되면 삶의 노년 단계에 들어갔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고양이는 10대 후반부터 심지어 20대가 돼서도 건강하게 산다. 15세가 된 고양이는 우리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면 76세와 같다. 하지만 수의학적 관리가 발전하면서 고양이의 수명은 늘어났고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 사는 고양이의 약 20%는 11세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고양이가 나이 들면서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보고 아직 건강한 것인지 아니면 점점 몸이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국의 연구팀이 수의사들과 반려묘 주인들에게 실제로 고양이가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양이 의학 및 외과 저널’(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7월호에 실린 이번 종합 검토 연구 2건에 따르면, 수의학 전문가들은 나이 든 고양이 중에서 관찰되는 일반적 변화에 관한 정보를 모았다. 이런 정보는 고양이의 근골격계 및 신경계 변화부터 인지 기능 및 행동 변화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이 ‘고양이의 노화’(Aging in Cats)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반려묘 주인이 인지하는 건강한 고양이의 전형적 노화 관련 신체 영향은 행동과 외형, 일상 기능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는 어떤 질병 과정이 없을 때 정상적인 노화의 부분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정상적 노화 징후에는 태도와 활동, 식욕, 수면, 그리고 인지 능력에서의 변화가 들어간다. 건강하게 나이 든 고양이는 비록 도약 높이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도약하며 놀고, 체지방 변화나 근육량 손실이 최소화해 건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고양이는 나이가 들면 일반적으로 털이 얇아지고 심지어 곳곳에 털 손실을 겪을 수 있다. 고양이의 털은 인간처럼 나이 들면 하얗게 변할 수 있지만, 흰 수염은 검게 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고양이가 스스로 털을 손질하는 빈도가 줄어들면 피부가 갈라지고 털은 건조하거나 기름지게 돼 외형이 볼품 없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노년의 고양이는 발톱이 잘 부러지고, 후각이나 청각, 시각적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여러 징후는 건강한 노화와 관련한 것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경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동안에는 고양이의 사회적 행동이나 일상 활동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노화 평가하기’(Evaluating Aging in Cats)라는 제목의 또 다른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고양이 털과 눈의 변화가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변화는 건강한 노화와 주로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건강하게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 가장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변화는 노화로 수정체 중앙 부분의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수정체 (핵) 경화증으로, 일반적으로 (아마 낮은 조명을 제외하고는)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종종 고양이의 수정체 조직에 푸른 안개가 낀 듯한 혼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흔히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는 홍채 조직이 변화해 홍채 위축과 함께 홍채 가장자리를 따라 부채꼴 모양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년의 고양이는 치아벽이 두꺼워지는 치아 변화가 보일 수 있다. 이는 치아 속 밀도를 크게 해 치아가 누렇거나 황갈색 또는 황백색으로 변하게 하며 심지어 치아가 유리처럼 투명하게 바뀔 수도 있다. 반면 건강하지 못하게 나이 든 고양이에게서는 잇몸 질환이나 골절 치아, 치아 흡수(융해), 구강 염증, 구강 종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이들 전문가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의사들에게 평가 기준을 제공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고양이 노화에 관한 건강 평가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의 노화로 발생하는 많은 변화는 병적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전반적인 건강이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질병 치료는 나이 든 고양이의 건강을 고려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또 다른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고양이가 아플 때 보이는 징후 25가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관련기사 2.28일자 [“우리 냥이가 좀 이상해요”…반려묘의 고통징후 25가지] 기사참조] 물론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위), JFMS CLINICAL PRACTIC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객이 토박이 되는…강진의 情을 먹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객이 토박이 되는…강진의 情을 먹다

    강진은 두 번 와야 했다. 첫 번째는 지난해 가을이었다. 목포를 거쳐 강진까지 허위허위 찾았다. 목포라고 가만히 읊조리면 금방 눈시울이 그렁그렁해질 듯하다. KTX 목포역에 서니 서해 일몰의 기운이 저물면서 붉다. 애먼 감상은 얼른 떨쳐낸다. 강진의 이수희 시인이 강진문화원 일에다 늘 약속이 법성포 굴비 두름처럼 엮여 있는 마당발 이성구 시조시인을 닦달하여 목포역까지 애써 고마운 길 마중을 나오도록 했다. 영랑생가에서 300m 쯤 떨어져 있는 사의재(四宜齋)를 찾았다. 사의재에서 다산의 뒤를 밟다 그곳은 다산 정약용이 1801년 11월 23일 낯선 강진으로 유배되는 길 처음 묵은 주막이다. 사의재는 이곳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골방 하나를 거처 삼은 곳이다.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네 가지를 올바로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아 다산이 붙인 이름이다. 스스로 경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간이다. 사의재는 창조와 희망의 공간이며 혁신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사려 깊은 주막 할머니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는가. 제자라도 기르셔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다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배지에서 만난 촌로의 외침은 절망에 빠진 다산에게 심기일전의 계기가 된 것이다. 자신을 새로 추스른 다산이 1802년 10월 초부터 최초 제자 황상을 시작으로 강진읍 여섯 제자에게 자신이 편찬한 『아학편』을 주교재로 교육을 했다. 당대 최고 권위의 학당이 이곳 강진에 창설된 셈이다. 다산은 1801년 겨울부터 1805년 겨울까지 꼬박 4년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그곳 '사의재 주막'에서 중씰하고 인심 좋은 주모를 만나 소박하고 맛난 술상을 받았다. 200년하고도 십수 년 전 다산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추어탕과 메생이전을 앞에 두고 다산이 강진에서 처음 밥상을 받았던 그 마음을 되짚었다.시레기가 담뿍 담긴 추어탕을 호호 불며 숟가락을 들어 올리는 이수희 시인의 입술이 붉다. 고향의 풋내를 느끼는 듯하다. '봉숭아 물이 든다/ 입안 가득 괴어오는/ 분홍빛 풋내'(이수희, '고향') 강진과 짧은 만남 뒤 한동안 앓았다. 강진의 맛과 정이 입안에 가득 머물러 있었던 탓이다. 이부자리 안에서 괜스레 입맛 다시며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졌다. 서울의 일상에서도 강진의 여운은 계속되었다. '저 강진만 들녘에 새떼 쫓은 아이/ 너도 목마르겠구나/ 올벼도 다 익어 가는데/ 배진강 물 흘러 술 빚고/ 쪽빛 청자에 병영곡주 담아서/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하자꾸나'(송행숙, '강진은 우주다') 마음은 강진만 언저리를 늘상 휘적거렸지만, 길은 멀었고 삶은 질척거렸다. 두 번째 강진은 선물처럼 찾아왔다. 어느 날 김미진 시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강진군청에서 '김영탁의 詩食男女'를 초대하고 싶다는 전갈이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석천한정식'으로 내달렸다. 강진의 들판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눈을 씻고, 멀리 월출산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한다. 다시 왔다고, 반갑다고, 배고프다고. 잘 차려진 강진 전통한식이 한상이다. 율무죽으로 술적심을 시키더니 남도의 너른 들판과 바다에서 마음껏 당겨온 풍부한 식재료로 밥상을 풍요롭게 연출한다. 후덕하고 정이 넘친다. 게장은 짜지 않은 심심한 절제가 좋다. 고구마 줄기 요리는 그냥 삶아서 무친 게 아닌 묵은지처럼 오래 묵은 맛이 난다. 고구마 줄기와 함께 붕어찜이 숨은 그림처럼 줄기 속에 숨어있는데,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깊은 토속의 맛이 우러난다. 물천어 요리의 진수다. 병영성, 병영주조 막걸리 맛을 보다 수백 년 전, 파란 눈의 사내가 거친 풍랑을 맞아 표류하다가 제주도에 불시착하고, 다시 곡절을 거친 뒤 이곳 강진 병영성까지 끌려온 역사가 실감도 나지 않는다. 병영성 곁에는 하멜기념관이 있다. 결국 고향 네덜란드로 돌아간 하멜은 『하멜표류기』를 썼다. 엄밀히 얘기하면, 하멜이 조선에 억류된 기간 동안의 임금을 동인도회사에 청구하기 위해 작성한 업무보고서였다. 국역판 『하멜표류기』는 1917년 재미교포 잡지 『태평양』에 연재된 것을 최남선이 발견하고 이를 『청춘』에 실은 것이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10년 계획으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병영성은 남도의 군사요충지였다. 전쟁의 칼바람이 늘 가시지 않던 이곳은 이제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그저 막걸리 익는 냄새 가득한 공간이다. 60년이 곧 되어가는 전통적인 술도가 병영주조장이 코 앞이었다. '꿈속 눈 녹아 지은 터에/ 만월이 뜨고 지고/ 천변 버들개지 피고 지고/ 수인산 안개 풀어/ 강진만 한 사발,/ 노을 한 사발'(김미진, '설성만월(雪城滿月) 막걸리') 병영주조장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잘 익은 술 냄새로 해 지는 어스름한 강진의 나그네에게 코를 벌름거리게 했다. 54년의 전통을 오롯이 간직한 술도가는 초기의 건물과 사세를 확장하면서 새로 지은 술도가가 마주 보고 있었다. 김견식 대표가 반겨준다. 술맛이 얼마나 좋은지 대한민국식품명인 제61호 지점으로 지정되었고, 일본으로도 수출하고 있었다. 일본 수출용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병에 담아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술도 있으나, 생수통처럼 생긴 용기에 담은 설성동동주도 있다. 일본인들은 막걸리를 생수통처럼 거꾸로 꽂아서 생수를 받아먹듯 술잔을 꼭지에 대고 마신다는 것이다. 서로 권커니 잣거니 하며 먹는 게 술 먹는 맛인데 말이다. 술 익는 술도가 안을 거니는 것만으로 적당히 취기가 오르는 듯하다. 갑자기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일본에 막걸리를 소개한 정은숙 작가는 왜 병영주조가 인기냐는 질문을 던진다. 김견식 대표는 "뭐 별거 있간. 강진쌀 중 가장 실한 놈으로 술 빚고, 누룩과 주정도 최고급 쓰믄 되지. 뭐, 월출산 물 좋은 것은 다들 아실 것이고."라며 가볍게 받는다. 술도가 안은 술이 발효하는 소리와 시식남녀 일행들이 침 삼키는 소리가 합창이 되어 꿀꺽꿀꺽 술 넘어가는 소리처럼 들린다. 울대가 꿀렁거린다. 일본수출용 생수형 막걸리를 방문 기념선물로 받았다. 차속에서 술병에 담긴 막걸리는 우윳빛으로 찰랑거렸다. 마량포구(馬養浦口) 봉별기(逢別記) 마량(馬養)을 포구로 부르다가 지금은 규모가 커지면서 강진을 대표하는 항구로 발돋움했다. 마량이라는 뜻은 한양에 바치는 제주도 말이 잠시 거쳐 가는 데서 비롯됐다. 현재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부산 목포 여수 등 여러 곳으로 뱃길이 열려 있다. 토요일, 마량포구는 수산시장이 문을 여는데 전국적인 축제가 된다. 실물경제에도 능했던 다산의 후예답게 다양하고 풍부한 상품을 만들었다. 가령 된장 물회, 강진 삼합(전복+매생이+라면), 소낙비(소고기+낙지+비빔밥), 강진만 장어탕, 오감만족회 등 자칭 5대천왕이라는 먹을거리를 내놨다. 마량에서는 어디를 갈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굳이 단골을 정하지 말고 여기저기 떠돌며 무엇을 먹어도 좋다는 뜻이다. 간밤에 헤어진 박수철 강진 부군수와 임채용 마량면장이 늦은 점심 식당으로 들어와 요란한 이별식을 치른다. 왁자지껄한 만남과 이별의 시공간이다. 힐끔힐끔 뒤돌아보며 강진을 나섰다. 두 번으로는 부족했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세 번째는 언제일지 아직 모른다.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전국 흐리고 비…중부지방 최대 200㎜ 이상

    월요일인 4일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강수확률 70∼90%)가 올 전망이다. 남부지방은 늦은 오후부터 소강상태에 들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6일까지 시간당 30㎜ 내외의 강한 비와 함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그동안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된 가운데 앞으로도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으니 산사태와 축대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장마전선의 위치에 따라 강수 구역과 강도의 변동성이 크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이날 하루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전라북도, 경북북부는 50∼100㎜(많은 곳 200㎜ 이상)이다. 전라남도, 경상남도, 경북남부, 울릉도, 독도는 30∼80㎜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의 수은주는 서울 21.2도, 인천 22.1도, 수원 22.1도, 춘천 19.3도, 강릉 19.6도, 청주 19.5도, 대전 20.0도, 전주 23.0도, 광주 23.8도, 제주 26.4도, 대구 20.6도, 부산 21.6도, 울산 20.2도, 창원 21.5도 등을 가리키고 있다. 낮 최고기온은 21도에서 27도로 전날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다. 바다의 물결은 모든 해상에서 0.5∼2.5m로 일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내륙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연합뉴스
  • [In&Out] 조선업의 위기극복, 이제 지역주체들이 나서야 한다/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조선업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

    [In&Out] 조선업의 위기극복, 이제 지역주체들이 나서야 한다/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조선업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

    아침 햇살을 보려고 숙소 베란다로 나갔지만, 물안개가 올라와서 그런지 구름이 내려와서 그런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순간 이 지역의 경제 상황과 지금의 날씨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6월 20일, 전남 영암의 아침은 이렇게 우울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날은 조선업 민관현장조사단이 전남 영암에 있는 조선업체들의 위기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날이었다. 조선업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조선업체의 경영 상황과 근로자들의 일자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그들에게 무엇을 지원해 줘야 할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조선업 민관현장조사단을 구성했고 민관 합동으로 거제, 울산을 거쳐 영암의 실태를 파악하는 중이었다. 이번 조사 기간 동안 현장조사단의 전문가들은 긴장감, 엄중함, 책무감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는 사안의 중요성과 심각성 때문이었다. 조선산업은 한국의 주력산업이면서 숙련집약적 산업으로 우리 경제를 강고하게 지탱해 왔고 수많은 근로자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해 왔다. 자본과 기술력에서 척박했던 초기의 한국 조선사들이 유럽의 강력한 해양국가들을 경쟁에서 밀어내고 세계 최강의 조선국가로 자리매김한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27만 표준환산톤수(CGT·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 무게)를 수주하는 데 그쳐 수주량 기준 세계 6위로 밀려났다. 수주 잔량도 2554만 CGT로 줄어 대형 조선업체에서도 2년치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곳이 발생하고 있다. 조선업은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한 산업이고, 주문식 생산이다 보니 인력 활용의 유연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산업이다. 대규모 원청 조선업체는 사내 및 사외 협력업체에 충격을 전가하고 협력업체들은 조선업 특유의 이른바 ‘물량팀’에 불안정성을 넘기는 구조이다. 이미 현장에는 물량팀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고 협력업체의 비정규직까지도 실업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아직 협력업체 중 핵심기술인력과 원청업체의 정규직까지는 비자발적 실업으로 내몰리고 있지 않지만, 우리의 조선업이 올 하반기에 더 악화되고 내년에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실업의 파도는 이들에게도 곧 덮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결정한 것은 적절하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조선업에 대해 고용유지와 직업훈련, 고용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특별하고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또한 심리치료 지원, 지역일자리 지원사업 확대를 포함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위기 극복과 실업의 고통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엄중한 시점에서 또 한가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에 따른 효과는 단선적이지 않고 복합적이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과 진행과정에서 이뤄지는 모니터링 및 컨설팅, 평가 및 환류시스템의 작동 여부에 의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해야 하고,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와 상생해야 하며, 노사가 함께해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위기의 현장에서 상황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역주체들의 역할이 핵심이며 특히 지자체의 적극성과 주도성에 의해 정책효과의 상당 정도가 결정될 것이다. 6월 20일, 전남 영암은 오후가 되면서 비바람이 그치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조선업의 위기, 근로자의 실업 고통도 이른 시일 내에 걷히길 기대해 본다.
  • [한 컷 세상] 바다 안개가 그린 ‘해운대 수묵화’

    [한 컷 세상] 바다 안개가 그린 ‘해운대 수묵화’

    장마 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인 30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발생한 해무가 달맞이언덕을 뒤덮는 모습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부산 연합뉴스
  •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무지개 매력을 품은 휴양지 다낭Da Nang 베트남 대표 럭셔리 휴양지, 다낭.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이 얼굴을 내민다. 옛 항구 도시와 산 정상의 테마파크, 신비로운 대리석 산까지. 베트남의 한강을 산책하다 깨끗하고 깔끔한 다낭 시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재밌게도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 이름이 한강이다. 서울보다는 덜 복잡하고 한적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강 변에 접해 있는 한 마켓Han River Market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함께 찾는 즐거운 장소다. 1층에는 식료품과 주전부리들이, 2층에는 의류와 신발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요즘 유명 브랜드의 OEM이 베트남에서 이뤄질 정도로 이곳 의류는 질이 꽤 좋다. 시장에서 흥정은 덤으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저렴한 가격에 득템하는 기쁨을 누려 보는 건 어떨까. 점포 뒤편에서 부지런히 미싱을 돌리며 옷을 짓고 있는 광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 맞은편엔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예쁜 카페도 있다. 달콤한 베트남식 커피가 쇼핑에서 얻은 즐거움을 두 배 더 배가시켜 준다. 먼 옛날 참파 왕조Cham Pa의 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참 박물관Cham Museum도 한 번 들러 볼 만하다. 옛 사람들이 정교하게 조각한 석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랜 세월에 조각품들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도구도 변변치 않았을 시절에 어떻게 이런 조각품들을 만들었을지 놀랍기만 하다. 도시는 밤이 되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저녁 무렵 한강을 가로지르는 용 다리의 야경을 감상하며 유유히 뱃놀이를 즐겨 보자. 다낭의 핫 플레이스로 소문난 노보텔 호텔의 루프톱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는 건 또 어떤지. 반짝반짝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화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음양오행의 철학이 깃든 산 다낭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오행산五行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이 산은 신기하게도 각각의 봉우리가 음양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형상화하고 있다. 산길 입구부터 꽤나 가파른 계단길이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체력이 걱정된다면 중턱까지 수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방법도 있다. 반면 계단길 중간에 세워진 절이 아름다워 일부러 걸어 올라가는 이들도 많다. 걷기 시작할 땐 온갖 푸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절에 도착하니 그 모든 불평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얗게 빛나는 부처님과 제자들, 사슴 한 마리가 보리수 아래 둘러앉은 조각상이 마음에 평화로움을 가져다준다. 오행산은 산 전체가 대리석이어서 더 신비롭다. 어딘가 깎여 나간 곳이나 동굴 벽면들을 만져 보면 반질반질한 촉감이 여느 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잠깐 동안의 산행에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오래된 항구의 정취 다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호이안Hoi An은 16~17세기경 동남아 최고의 무역항으로 손꼽혔던 곳이다. 투본Thu Bon강 하구에 형성된 항구 도시 곳곳에서 번성했던 그때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 말부터 다낭을 비롯해 다른 지역 항구들이 부상함에 따라 호이안의 역할은 점차 퇴색되었지만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분에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무역상 대신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호이안은 제2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코스다. 전통적인 목조 가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순식간에 몇 세기를 훌쩍 넘어온 듯한 착각마저 인다. 예전 번성했던 무역도시답게 다른 나라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들도 눈에 띈다. 구시가지 끝자락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놓았다는 목조 지붕을 얹은 독특한 양식의 내원교가 남아 있다. 재밌게도 다리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일본인들이, 오른쪽은 중국인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구시가지는 차 없는 거리로 여행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리를 따라 기념품 숍과 갤러리, 카페, 각종 노점들이 즐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지만 구석구석 재미난 것들이 많아 하루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호이안을 여행할 때는 최대한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호이안의 매력은 밤에 더욱 빛난다. 오색찬란한 빛깔로 물든 밤거리는 오히려 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젓하던 낮의 거리와 달리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노천 마사지숍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도 좋고, 환하게 불을 밝힌 노점상 사이를 오가며 못 다한 쇼핑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별빛 총총한 노천 바에 앉아 맥주 한 잔 들이키며 호이안의 밤을 맘껏 즐겨 보는 것 또한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베트남의 옛 모습을 엿보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는 베트남 전통 생활 문화를 재현한 박물관이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Ao Dai에 논Non을 쓰고 나타난 여인이 환한 미소와 함께 전시물들을 설명해 준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 관람하는 동안 소박하고 손재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따뜻한 차와 다과까지 준비한 그녀의 배려 깊은 환대에 마음이 환히 열렸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 Km 950, Highway 1A, Dien Ban Dist Quang Nam Prov, Vietnam +84 510 3717 888, 3717 999(102) www.vinahousespace.com 산 정상의 신기한 테마파크 다낭 북서쪽에는 높이가 1,487m에 달하는 바나Ba Na산이 우뚝 서 있다. 작년 4월, 이곳에 테마파크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가 개장하면서 다낭에서 가 봐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늘었다. 바나 힐스로 향하는 길은 마치 산꼭대기에 꼭꼭 숨겨 놓은 비밀의 성을 찾아가는 것 같다. 산줄기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케이블카만이 바나 힐스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바나 힐스 케이블카는 전 세계 10대 케이블카 안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프웨이5,801m, 17분를 자랑하며 산 중턱에 세워진 역간의 고도 차이가 1,368m에 달한다. 케이블에 줄줄이 매달린 캐빈 수만 210대, 시간당 3,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에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케이블카는 막상 탑승하니 외의로 편안하다. 유럽의 안전 기준에 맞춰 시공됐다는 케이블카는 흔들림은커녕 안정감 있는 운행에 깜짝 놀랄 정도다. 운무를 헤치며 거침없이 쭉쭉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바나 힐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희뿌연 안개 너머로 바나 힐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 정상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뾰족하게 솟은 성과 고풍스런 교회, 우체국, 노천에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 등 프랑스식으로 꾸며진 작은 마을이 하늘 아래 펼쳐져 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던 곳을 이후 베트남 기업인 썬그룹에서 테마파크로 단장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선보인 것이다. 그야말로 놀랍다. 바나 힐스 안에는 탑승 기구들이 가득한 놀이동산과 유명 인사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왁스 뮤지엄, 사계절 꽃향기로 채워지는 리 자딘 디아모르Le Jardin d’Amour 화원과 디베이Debey 와인 저장고 등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고속 튜브 썰매Alpine Coaster와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기차도 인기 있는 코스들이다. 심한 안개 탓에 고속 튜브 썰매는 타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즐긴 놀이동산에서 한바탕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었다. 왁스 뮤지엄에서 만난 비와 싸이도 어찌나 반갑던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와인 한 잔 홀짝이며 꽃향기에 취해 있다 보니 잊고 지내던 원초적 즐거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바나 힐스에는 고성 호텔도 있다. ‘머큐리 바나 힐스 프렌치 빌리지 호텔’은 19세기 프랑스풍으로 꾸며진 멋진 잠자리와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이 바나 힐스에서의 추억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시설을 확장 중인 바나 힐스. 다음에 찾아올 땐 어떤 즐거움이 더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 An So’n-Hoa Ninh, Hoa Vang Prefecture, Danang City, Vietnam +84 511 3791 999 www.banahills.com.vn/en ●사이공의 오늘호치민Ho Chi Min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 베트남에서 가장 번화한 대도시 호치민이다. 허락된 시간은 고작 반나절. 당연히 아쉬움이 컸다. 작은 파리 속을 달리는 오토바이 호치민의 옛 이름은 사이공Saigon이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에서 초연된 뮤지컬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사이공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인 1976년 베트남 남북이 통일되면서 이미 사이공은 호치민으로 개칭되었다. 호치민시의 또 다른 별칭은 ‘오토바이 도시’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풍경이 오토바이로 가득한 거리일 정도로 이곳의 오토바이 교통량은 어마어마하다. 소음과 매연이 심한 것은 당연지사. 호치민을 여행할 땐 마스크는 필수 품목이다. 오죽하면 이곳 주민들조차 외출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오토바이 탑승자 모두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헬멧 착용이 여전히 일상화되지 않는 국내와 비교해 볼 때 꽤나 신선한 풍경이다. 헬멧 미착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고 하는데 실제 거리에서 벌어진 엄한 단속 활동을 접하고 나니 이 같은 풍경이 절로 이해가 된다. 호치민은 작은 파리로 불릴 만큼 곳곳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립된 옛 건물들과 세련된 현대식 건축물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케미가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식민지의 부산물들을 모두 없애기보단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현재에 맞게 재활용한 베트남인들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호치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노트르담 성당과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Gustave Eiffel의 걸작물인 중앙 우체국, 호치민시의 랜드마크인 인민위원회 청사 등이 서로 지척에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좋다. 주변에 여행자 거리와 쇼핑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원 등이 자리해 구경거리도 많다.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도 잠깐 들렀으나 점포들이 빽빽이 밀집한 시장 안이 너무 더워 오래 있지는 못했다. 발품을 판 만큼 수확을 얻는 곳이라지만 이번엔 분위기만 살짝 엿보고 돌아설 수밖에. 호치민에서 보낸 시간이 고작 반나절에 불과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진리처럼 내려오는 ‘아쉬워야 다시 찾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다음 베트남행은 호치민에서부터 시작해 볼 요량이다. 아아, 이렇게 베트남 첫 방문에 덜컥 발목을 잡혀 버렸다. ▶travel info AIRLINE베트남 최초의 민간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은 인천-하노이, 인천-호치민 구간을 주 7회 매일 운항한다. 구간별 편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국, 출국 도시를 다르게 하면 더욱 효율적인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비엣젯 항공은 국제선뿐 아니라 다낭을 비롯해 베트남 주요 도시들도 국내선으로 연결한다. 비엣젯 항공 스카이보스Skyboss 프리미엄 좌석을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고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보스 프리미엄 좌석 구매시 전용 카운터를 통해 체크인할 수 있고 탑승시에도 우선권이 부여되며 인천(아시아나 항공 라운지)과 베트남 국내 공항에서 비즈니스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치민에서 귀국하는 경우 비행기 출발이 새벽 시간대이기 때문에 라운지 이용 혜택은 무척 유용하다. 이 밖에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위탁수하물(무게 20kg 미만) 체크인 및 일정 변경시 발생되는 수수료도 면제된다. VISA베트남을 15일 이내 여정으로 여행하는 경우 귀국 항공권이나 제3국행 항공권을 지참하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단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에 재방문할 때에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베트남 입국시에는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2010년부터 입국 신고서 제도가 폐지되어 입국 수속시 여권만 준비하면 된다. TIME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베트남 도착 직후 시계를 현지 시간으로 맞추어 놓는 것이 편하다. 잠깐 미뤄둔 사이 박물관이나 공연 입장 시간 등을 착각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례로 시계 맞추는 것을 깜빡한 기자는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시계가 7시30분인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내려갔으나 현지 시간은 5시30분이었던 것. 이미 체크아웃까지 한 상태여서 문조차 열지 않은 레스토랑 앞에서 홀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RESORT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Intercontinental Da Nang Sun Peninsula Resort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에 세워진 리조트는 휴식 그 자체이다. 전용 해변과 야외 풀장, 스파, 수준급 레스토랑 등 럭셔리한 부대시설과 더불어 4개 카테고리로 나뉘는 고급 객실은 쉼에도 남다른 품격을 부여한다. 직접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고르는 필로우 테스팅은 이곳만의 섬세한 서비스를 느끼게 한다. 다낭 시내와 호이안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이곳에 머물며 편하게 다낭 여행을 즐길 수 있다. SHOPPING다낭 롯데마트 식품 코너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쇼핑 스폿이다. 반신반의하며 따라간 곳엔 이미 수많은 한국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바구니가 달린 카트를 끌고 다니며 선반에 진열된 물품들을 거의 쓸어 담다시피 쇼핑을 즐긴다. 늦은 오후에 가면 품절되어 살 수 없다는 인기 품목은 역시 커피다. 귀여운 다람쥐가 그려진 커피봉지는 베트남 여행자라면 하나씩 손에 들고 오는 대표 기념품. 커피 외에 유명한 차 브랜드도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은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비엣젯항공 www.vietjet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교차로 진입차량과 충돌 주의”… 세종시 도로 88㎞ 새달 똑똑해진다

    “교차로 진입차량과 충돌 주의”… 세종시 도로 88㎞ 새달 똑똑해진다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쌍방향 교통 정보를 알려줘 교통사고를 막는 서비스가 시범 실시된다. 일부 도로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했었지만 현장에 적용되기는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차세대 교통안전 서비스인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체험하고, 개선 사항을 제안할 대전·세종 시민체험단 3000명을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C-ITS는 차량 간, 차량·도로 간 교통 정보를 주고받아 위험 상황을 경고해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ITS가 교통정보센터 중심의 일방향 정보 제공에 그쳐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면, C-ITS는 15개 안전 정보를 도로와 차량이 서로 전달하고 개별 차량 간에도 실시간으로 제공해 돌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소통 상태와 통행 시간, 돌발 상황이 제공되고 급커브 등 도로 위험 구간에 낙하물, 역주행 차량이 발견되면 이를 뒤차에 알려준다.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안개·결빙·수막 등 장애 요소를 파악해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에게 미리 주의 운전 정보를 제공한다. 우회전 때 운전자가 깨닫지 못한 교차로 접근 차량과 충돌 위험이 있으면 경고하고, 통학버스 위치와 승하차 여부를 뒤차에 알려준다. 차량이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전 보행자와 자전거 유무를 알려주고, 전방 차량의 속도, 급정거·급가속 정보도 제공한다. 차량 고장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차내 비상 버튼을 누르면 교통 정보센터에 정보가 제공돼 다른 차량들에게 위험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 이달 말 대전~세종 구간 고속도로, 국도, 시가지 등 87.8㎞에 시스템이 구축돼 다음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백현식 첨단도로안전과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C-ITS 서비스와 기술을 보완하고 시범 사업을 마친 후 단계적으로 고속도로, 국도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차량간 실시간 교통정보 주고받아 사고 막는다

    차량간 실시간 교통정보 주고받아 사고 막는다

     다음달부터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알려줘 교통사고를 막는 서비스가 시범 실시된다. 일부 도로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했었지만 현장에 적용되기는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차세대 교통안전 서비스인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를 체험하고 운전자 관점에서 개선사항을 제안할 대전, 세종 시민 체험단 3000명을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C-ITS는 차량간, 차량-도로간 교통정보를 주고받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상황을 미리 경고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보이지 않는 모퉁이에서 길을 건너는 보행자나 차량 운전 중 전방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전방 사고 발생 등의 정보를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 ITS는 교통정보센터 중심의 일방 정보 제공에 그쳐 돌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반면 C-ITS는 15개 안전 정보가 도로 및 차량 상호통신이 가능하고, 개별 차량간에도 실시간으로 제공돼 돌발상황에 대응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소통상태 및 통행시간, 돌발상황이 제공되고 급커브 등 도로위험구간에 낙하물, 역주행 차량이 발견되면 이를 뒷차에 알려준다.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안개·결빙·수막 등 장애요소를 파악해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에세 미리 주의운전 정보를 제공한다. 우회전시 운전자가 깨닫지 못한 교차로 접근차량과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경고하고, 통학버스(예로버스) 위치 및 승하차 여부를 뒷차에 알려준다. 차량이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전 보행자 및 자전거 유무를 알려주고, 전방 차량의 속도 및 급정거·급가속 정보도 제공한다. 차량 고장 등 긴급상황 발생시 차내 비상버튼을 누르면 교통정보센터에 정보가 제공돼 다른 차량들에게 위험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2014년 7월 시범사업 실시를 위해 시스템 구축을 시작, 이달말 대전-세종구간 고속도로, 국도, 시가지 등 87.8㎞에 시스템이 구축돼 다음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백현식 첨단도로안전과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C-ITS 서비스 및 기술을 보완하고 시범사업을 마친 후 단계적으로 고속도로, 국도에 확산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새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새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영화인들의 사랑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영화 소재로 등장한다. 최근 스캔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선 영화감독 캐릭터가 단골손님이었다. 지난 4월 개봉한 조성규 감독의 ‘두 개의 사랑’도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의 연애 이야기가 한 축이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우리 연애의 이력’은 아역 배우 출신 왕년의 스타 우연이(전혜빈)와 조감독 오선재(신민철)라는 캐릭터를 꺼내 든다. 영화는 둘이 협의 이혼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둘은 완전히 갈라선 것은 아니다. 함께 진행 중인 시나리오 작업은 계속 이어 간다. 둘의 연애 이야기를 토대로 한 탓이다. 선재는 이 작품을 통해 감독 데뷔를 꿈꾸고, 카메라 공포증에 시달리며 한동안 작품 활동이 뜸했던 연이는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영화화가 현실로 다가온 순간, 제작사는 다른 여배우에게 주인공을 맡기며 불협화음이 일기 시작한다. 둘이 장면, 장면 지분을 따져 가며 시나리오를 한 페이지씩 찢는 장면이 백미다. 여성인 조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조 감독은 “사람들의 연약한 부분들, 사랑을 할 때 그다지 멋지지만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런 부분들마저도 사랑스러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야기 설정에서 분명 비현실적인 구석이 있는데 영화가 그리 어색하지 않은 것은 배우들의 호연 때문이다. 가수로 데뷔했던 탓인지 연기자로 커리어를 상당히 쌓았음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전혜빈을 다시 보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신민철과 호흡을 맞춰 절제된 그리고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 준다. 전혜빈이 이런 배우였나,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 ‘또 오해영’ 출연과 맞물려 영화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몽정기2’ 이후 11년 만의 영화 출연인데, 앞으로 전혜빈이 나오는 영화가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처럼 일찌감치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던 전혜빈은 “우연이는 극대화된 캐릭터지만 저도 똑같이 느끼는 점이 있다”면서 “늘 불안함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걷는 삶을 사는 시간이 있다. 그런 불안한 마음을 우연이를 통해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수정, 박충선, 방은희, 이지훈, 장혁진, 황승언, 황금희, 황미영 등 조연들의 깨알 같은 연기를 보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흐르는 대로 머무는 대로 지금 이대로

    흐르는 대로 머무는 대로 지금 이대로

    도시는 속도가 지배한다. 도시인의 삶에서 성공을 담보하는 요건 또한 빠름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슬로시티’란 참 모순적인 단어다. 느림(slow)과 도시(city)라는 두 이질적인 단어가 결합됐으니 말이다. 한국에선 현재 11개 시·군이 ‘느린 마을’을 표방하고 있다. 충북 제천 수산면은 그중 하나다. 청풍호(충주호)와 인접한 시골마을인데, 마을에 들면 저절로 시간이 더디 흐르길 바라게 된다.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에서 ‘고속사회의 피난처’를 지향하며 시작됐다. 29개국 189개 도시(2014년 기준)가 가입돼 있다. 대개의 ‘느린 마을’들을 엿보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은 걷기다. 한데 수산면(水山面)은 다소 다르다.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국궁 체험은 ‘의병의 고장’ 제천에서 전통문화를 느껴보라는 뜻이고, 카약은 수려한 수산면의 자연을 느릿느릿 즐겨보라는 뜻이다. 측백나무 사이를 거닐며 숲의 향기를 만끽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설렁설렁 노 저으며 청풍호·옥순봉 도는 카야킹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여유작작하면서도 재밌는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청풍호 카야킹이다. 말 그대로 카약을 타고 설렁설렁 노 저어 청풍호 일대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수산면 ‘나드리 영농조합’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데, 노 젓는 방법만 알면 초보자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출발지는 옥순대교 남단의 ‘청풍호 카약·카누 체험장’이다. 여기서 가이드를 따라 옥순봉, 촛대바위 등을 돌아 옥순대교까지 다녀오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1985년 청풍호가 조성되기 이전엔 높은 산과 암봉이었을 곳을 조각배로 느릿느릿 돌아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예언이라도 하듯, 물(水)과 산(山)이란 마을이름을 지어낸 선인들의 혜안이 새삼 감탄스럽기도 하다. 청풍호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옥순봉은 퇴계 이황이 지은 이름이다. 곧추선 기상이 비 온 뒤 쑥쑥 자라는 대나무와 비슷하다는 뜻이다. 옥순봉은 유람선을 타고 지나며, 혹은 호수 너머 멀리 떨어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게 보통이다. 한데 카약을 이용하면 코밑까지 다가가 거대한 암봉의 진경을 살필 수 있다. ●“30m 과녁 향해 쏘세요~” 국궁의 재미에 풍덩 국궁 체험도 재밌다. 천천히 활시위를 당겨 멀리 떨어진 과녁을 맞추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옥순봉 생태공원에 국궁장이 조성돼 있다. 간단한 활쏘기 방법을 익힌 후 30m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긴다. 양궁과 달리 국궁은 활시위를 놓을 때 주의해야 한다. 활을 잡은 손목을 바깥 방향으로 살짝 꺾어줘야 활줄이 팔뚝을 때리는 봉변을 피할 수 있다. 국궁에 대한 상세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무기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가졌는지 여실히 알게 된다. 옥순봉 국궁장 위는 두무산 측백나무 숲이다. 수령 60년가량의 측백나무 4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측백나무의 크기는 비슷한 수종의 나무에 견줘 크지 않은 편이다. 대신 향기는 어느 나무보다 진하다. 특히 요즘처럼 가지마다 도토리만한 열매가 달릴 무렵엔 향이 더욱 진해진다. 측백나무 숲에 들면 ‘건방진 나무’ 한 그루가 객을 맞는다. ‘건방진 나무’의 수종은 노간주나무다. 측백나무 사촌쯤 되는 녀석인데, 측백나무들이 득세한 곳에 겁 없이 혼자 서 있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측백나무 숲의 길이는 600m 정도다. 두무산 기슭을 따라 지그재그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숲에 들면 꼭 발 아래를 살필 일이다. 측백나무 뿌리 끝마다 어김없이 개미귀신(명주잠자리의 유충)들이 절구 모양의 ‘개미지옥’을 만들어 놨다. 숲엔 허브 식물들이 꽤 많다. 개똥쑥, 산초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잎을 하나 따서 가운데를 자르면 진한 허브향이 퍼져 나온다. 그 어떤 향수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진한 자연의 향기다. 숲 꼭대기까지는 30분이면 족하다. 측백나무 숲 맞은편, 그러니까 반대쪽 산자락을 넘어가면 괴곡리다. 마을 초입의 느티나무도 멋지지만, 그보다 여태 남아 있는 수 채의 토담집들이 더 정겹고 인상적이다. ●월악산 모노레일·송계계곡서 특별한 만남도 청풍호 일대 두 곳에 모노레일이 조성돼 있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과 ‘월악산 모노레일’이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은 익히 알려졌다. 청풍호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비봉산을 오르내린다. 워낙 유명해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에 견줘 ‘월악산 모노레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한수면 탄지리 3개 마을 주민이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운영한다. 전체 길이는 2.3㎞쯤. 45도에 달하는 급경사를 덜컹대며 오른다. 전망대까지 다녀오는데 쉬는 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쯤 걸린다. 월악산 송계계곡에선 독특한 인물과 만난다. 이구영(1920~2006) 선생이다. 이름만으로는 다소 생경할 텐데, 벽초 홍명희의 제자이자 올 초 타계한 경제학자 신영복의 스승이라 설명하면 좀더 무게감이 들겠다. 이구영 선생의 삶도 파란만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출생은 지주의 아들이었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한수면 일대가 죄다 이구영 땅”이라 할 정도로 풍족했다고 한다. 든든한 재력을 바탕으로 ‘월악동지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운동을 벌이던 선생은 1944년 독서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다. 고단했던 그의 삶이 크게 요동친 건 한국전쟁 때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했던 선생은 한국전쟁 당시 패주하는 인민군을 따라 월북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선생의 항일 운동 경력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북한에서 대남 공작원 교육을 받은 선생은 1958년 남파됐다가 곧바로 체포된다. 한데 독특한 건 일제강점기에 선생을 체포한 ‘순사’와 남한에서 간첩 이영구를 체포한 ‘경찰’이 동일 인물이라는 거다. 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한국엔 무명 용사도 많지만, 무명의 반역자들도 참 많다. 덕주산성 남문 현판 ‘월악루’가 바로 선생의 글씨다. 송계계곡 초입의 망폭대(송계 8경) 바로 옆에 있다. 도로에서 보면 새로 조성한 느낌이 역력해 별 감흥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한 걸음 안쪽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5겹으로 축조했다는 통일신라시대의 성벽과 월악산의 암봉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졌다. 수산면 소재지는 소박하다. 딱히 명소라 할 만한 곳도 없다. 다만 제비는 많다. 초등학생들이 제비집 매달린 집마다 맥가이버 제비(공구상), 멋제비(이발소) 등의 문패를 붙여뒀다. ●‘제천 관광 마일리지’ 최대 5만원 적립 꿀팁! 팁 하나. ‘제천 관광 마일리지’는 꼭 챙길 것. 제천의 관광지나 체험 여행지에 있는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증하거나 스탬프를 찍으면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최소 5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복권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적립받을 수 있다. 스탬프 북에 스탬프를 찍으면 5000원에서 1만원까지 현금 기프트 카드를 지급받는다. 적립한 마일리지는 제천 시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글 사진 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가장 알기 쉽다. 청풍호 카약 체험(646-8311)은 어른 1인당 1만원(1시간 기준), 청소년 7000원이다. 수산슬로시티방문자센터(642-8311)에서는 해설사와 함께 걷는 측백나무 숲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옥순정 국궁장(642-8311) 국궁체험은 화살 10발에 3000원이다. 아울러 산야초마을(651-3336)에서는 약초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능강솟대문화공간(653-6160)에서는 솟대만들기 등을 각각 즐길 수 있다. 월악산 모노레일(653-0880)은 1만원, 청풍호 관광모노레일(653-5120)은 8000원이다. →맛집:‘약채락’은 제천시가 인증한 한방 음식브랜드다. 현재 27개 업소가 가입했다. 각 업소마다 고유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되, 주 재료는 제천에서 나는 것들을 쓴다. 제천 시내 바우본가(652-9931)는 약선정식, 수산면 소재지 인근의 가람(651-2264)은 뽕잎돌솥밥으로 이름났다. 청풍면 소재지의 느티나무횟집(647-0089)은 민물매운탕을 잘 한다. →잘 곳:청풍리조트(640-7000)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곳. 객실창 너머로 물안개 핀 청풍호와 월악산 영봉이 넘실댄다. 박달재 인근엔 리솜 포레스트 리조트(649-6000)가 있다. 깊은 숲속에서 우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충주 쪽에선 수안보 한화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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