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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에 황사까지…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가능성

    미세먼지에 황사까지…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가능성

    한반도에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덮칠 것으로 보인다.1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가 모든 권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부터 대기가 정체돼 국내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되고, 새벽부터 낮 사이 황사를 포함한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더해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충청도와 남부지방은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4시 10분 주요 지점의 가시거리는 밀양 70m, 의성 110m, 달성 170m, 창녕 180m, 진주 180m, 양화(부여) 230m, 연무(논산) 260m, 상당(청주) 300m, 복내(보성) 420m, 함라(익산) 580m, 전주 610m 등으로 나타났다. 서해 해상에도 안개가 끼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항해·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하겠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분포를 보이겠다. 오전 5시 현재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2.6도, 인천 2도, 수원 0.5도, 춘천 3.3도, 강릉 6.4도, 청주 3.8도, 대전 4.2도, 전주 4.4도, 광주 4.4도, 제주 9.9도, 대구 3.5도, 부산 4.4도, 울산 5.1도 등이다. 현재 강원 북부 동해안에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보여 산불 등 화재 예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모그가 삼킨 중국

    스모그가 삼킨 중국

    동부 17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를 덮친 스모그로 도심 건물들이 꼭대기만 보이고 있다. 이날 베이징을 포함해 산둥성, 안후이성, 장쑤성 등 중국 동부 주요 지역의 가시거리가 안개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200m 이내로 떨어졌다고 봉황망 등이 보도했다. 안후이성 기상 당국은 스모그 황색 경보를 발령하고 실외 활동 자제를 당부했다. 허페이 AFP 연합뉴스
  • ‘내륙의 바다’ 품은 충북…호수 12경 관광 메카 꿈꾼다

    ‘내륙의 바다’ 품은 충북…호수 12경 관광 메카 꿈꾼다

    세상은 공평하다. ‘바다가 없는 마을’ 충북에 그림 같은 풍경을 간직한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말이다. 충북이 자랑하는 호수는 충주호와 대청호다. 충주호는 우리나라 호수 가운데 가장 커 ‘내륙의 바다’로 불린다. 충주호 주변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대청호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됐던 청남대를 품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최고 권력자의 별장을 대청호에 지었을까. 충북도는 최근 호수를 주제로 12경까지 선정해 관광객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인심 좋은 양반의 고장 충북으로 호수여행을 떠나 보자.충북도는 지난해 7월 호수를 테마로 한 관광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도는 우선 접근성, 경관, 상품 가능성, 스토리텔링 등을 고려해 충주호와 대청호 주변 명소 15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어 관광학과 교수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에는 대전마케팅공사도 참여했다. 대청호가 대전까지 끼고 있어서다. 자문위원들은 후보지 15곳을 대상으로 토론을 벌여 12곳으로 알짜배기를 추렸다. 대전 명소 3곳도 포함됐다. 대전시의 공동 마케팅을 유도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퇴계 이황 사랑 깃든 장회나루도 인기 호수 12경은 하나같이 산수화가 울고 갈 정도의 비경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경으로 선정된 도담삼봉이다. 충주호와 남한강 물길이 만나는 단양군 매포읍 삼봉로에 우뚝 솟아 있는 도담삼봉은 충북 지역 관광지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단양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름다운 자연경관에다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과의 인연까지 전해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도담삼봉은 남편봉, 처봉, 첩봉 세 개의 기암으로 된 봉우리다. 당당하고 늠름한 남편봉이 가운데 자리잡았고 오른쪽에 첩봉, 왼쪽에 처봉이 서 있다. 첩봉이 처봉보다 배가 더 불룩하다. 첩이 아기를 가져서 그렇다고 한다. 삼봉의 모습은 물안개가 차오르는 새벽이 되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정도전은 남편봉에 삼도정을 짓고 찾아와 풍류를 즐기거나 시를 지었는데, 경치에 반해 자신의 호를 ‘삼봉’으로 지었다고 한다.호수 2경인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의 장회나루도 ‘강추’(강력추천)한다. 이곳에서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가면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 제비봉, 옥순대교, 만학천봉, 강성대 등을 만날 수 있다. 장회나루는 퇴계 이황과 기녀 두향의 애틋한 사랑이 깃든 곳이다. 해마다 두향을 추모하는 두향제가 열린다. 두향은 단양군수였던 퇴계가 열 달 만에 풍기군수로 옮겨 가자 장회나루 건너편에 초막을 짓고 퇴계를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냈다. 퇴계가 타계하자 두향은 강선대에 올라 자결했다. 호수 6경으로 선정된 악어봉은 충북도가 가장 기대하는 곳이다.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에 있는 악어봉은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산자락의 모습이 마치 악어 10여 마리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물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듯한 장면을 연상케 해 붙여진 이름이다. 비슷하지도 않은 이름을 억지로 붙여 관광객들이 실소를 자아내는 경우가 있지만 악어봉은 악어의 모습을 빼닮았다. 현재는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지만 환경부 승인으로 탐방로가 생기면 방문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범우 도 관광과 마케팅 담당은 “악어봉은 숨겨진 보석과도 같다”며 “탐방로가 개설되면 충주호 최고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 등 볼거리 풍성 호수 7경부터 12경은 대청호에 있다. 이 가운데 도가 강추하는 곳은 둔주봉(7경)과 부소담악(8경)이다.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에 있는 둔주봉에 오르면 거울에 비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 동·서쪽이 바뀐 한반도 지형이다. 한반도 지형을 굽이 돌아가는 대청호 물길은 마치 동해와 서해, 남해를 보는 것 같다. 강원 영월과 정선 등 다른 지역의 한반도 지형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다.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부소담악은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 길이가 무려 700m에 달한다. 부소담악은 산이었는데 대청호가 생기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바위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경관이 탄생했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됐다. 호수 12경을 둘러보다 약간의 발품을 팔면 호수여행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도담삼봉에서 차로 7분 정도 달리면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단양다누리아쿠아리움에 도착한다. 전국 각지의 희귀 물고기와 아마존 민물고기 등 187종 2만여 마리가 170여개 수조에서 노닌다. 지난해 3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좋다. 김경섭 단양다누리아쿠아리움 사업소 주무관은 “국내에 흔하지 않은 대형 민물고기 전시관인 데다 낚시박물관과 수달전시관까지 갖추고 있다”며 “지역과 관계없이 미취학 아동은 공짜라 인근 경북 안동, 영주, 강원 원주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인근의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요즘 가장 뜨는 곳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집라인과 만학천봉 전망대 등을 갖췄다. 전망대에는 바닥을 고강도 삼중 유리로 만든 세 손가락 모양의 하늘길이 있다. 남한강 물 위 80m 높이에 설계돼 구름 위를 걷는 환상과 아찔함을 체험할 수 있다. 집라인은 전망대 입구(해발 340m)에서 980m 구간을 내려가도록 설계돼 호반의 절경을 감상하며 스피드와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비봉산 정상까지 모노레일 타고 가세요 청풍호 모노레일은 지나치면 후회한다. 청풍호는 충주호를 제천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제천시가 4년간 42억원을 투자해 만든 모노레일을 타면 비봉산 정상(531m)까지 23분이면 갈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마련된 비봉산 정상에 서면 산과 물의 기막힌 조화가 만들어 낸 ‘내륙의 다도해’가 눈앞에 펼쳐진다. 충북 호수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모노레일은 12월부터 2월까지 휴장한다. 대청호 관광 여행 코스에 청남대는 필수다. 청남대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3년 12월 완공한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국가 1급 경호시설로 관리되다가 2003년 4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관리권을 충북도로 넘겨 일반에 개방됐다. 청남대는 대통령 가족들이 머물던 청남대 본관, 양어장, 골프장, 초가정 등 기존 시설과 도가 추가로 마련한 대통령길, 대통령역사기록관 등으로 꾸며졌다. 몇몇 시설은 지은 지 오래돼 실망할 수도 있지만 조경만큼은 최고 권력자 별장답게 여전히 멋스럽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미세먼지 농도 ‘나쁨’…마스크, 우산 챙기세요~

    미세먼지 농도 ‘나쁨’…마스크, 우산 챙기세요~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전날에 이어 16일에도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비까지 예보돼 있어 우산과 함께 마스크를 챙기는 게 좋겠다.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충남의 미세먼지 농도를 ‘나쁨’ 수준으로 예보했다. 제주는 ‘좋음’,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으로 예보됐으나 오전에 ‘나쁨’ 수준으로 바뀔 수 있다고 환경과학원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전국적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미세먼지 농도를 다소 누그러뜨릴 전망이다. 중부지방에는 오전부터 비 또는 눈이 조금 내리다가 밤에 그친다.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다. 남부지방은 다음날 낮까지 5∼20㎜가량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 영서 지방에는 1∼3㎝가량 눈이 내린다. 경기 북부와 동부, 경북 북부 내륙에는 1㎝ 정도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높겠다. 오전 5시 현재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1.1도, 인천 1.2도, 수원 -0.1도, 춘천 -3.5도, 강릉 6.4도, 청주 0.5도, 대전 0.5도, 전주 2.4도, 광주 3.4도, 제주 11.1도, 대구 0.3도, 부산 8.6도, 울산 9.7도, 창원 4.1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11도에, 서울 낮 최고기온은 4도로 예상됐다. 아침까지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는 안개가 낀다. 낮 동안에도 옅은 안개가 남아있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강원 영동과 경상도 일부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먼바다에서 1.0∼2.5m, 서해 먼바다에서 0.5∼2.5m로 일겠다. 남해상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을 할 경우 대비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내일도 ‘나쁨’ 계속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내일도 ‘나쁨’ 계속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본격 유입되면서 15일 전국 하늘이 뿌옇다. 내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될 전망이다.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서울 60㎍/㎥, 경기 68㎍/㎥, 인천 66㎍/㎥, 충북 60㎍/㎥, 충남 55㎍/㎥ 등으로 ‘나쁨’(51∼100㎍/㎥) 수준을 보였다. 미세먼지(PM-10) 농도도 서울 83㎍/㎥, 경기 100㎍/㎥, 인천 99㎍/㎥, 충북 82㎍/㎥, 충남 91㎍/㎥로 ‘나쁨’(81∼150㎍/㎥) 수준이다. 오후부터 중국을 비롯한 국외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본격화된 데다 대기 정체가 맞물리면서 수도권과 충청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오전까지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대구·영남·광주는 대기가 원활해지면서 ‘보통’ 수준으로 개선됐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이재범 연구원은 “국외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16일은 수도권에서 대기 정체에 따라 ‘나쁨’ 수준을 보이겠으나, 남부지방은 비 또는 눈을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보통’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내려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오늘 오후 9시 자동 해제된다”면서 “오늘 0시∼오후 4시까지 수도권 초미세먼지 평균값이 나쁨(50㎍/㎥) 이하로, 내일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6일 오전에는 전남과 경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오후에는 서울과 경기, 강원이 ‘나쁨’ 단계, 충청과 전북, 경북은 ‘한때 나쁨’ 단계가 되겠다. 전남, 경남, 제주도는 대기의 순환이 원활해지고 비로 인한 세정효과로 인해 ‘보통’ 단계가 예상된다. 한편 이날 밤부터 16일 아침 사이에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 안개가 끼는 곳이 많아 출근길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오후 5시 현재 도시별 기온은 서울 6.5도, 인천 4.1도, 수원 5.7도, 춘천 6.4도, 강릉 9.4도, 청주 7.1도, 대전 9.3도, 전주 8.3도, 광주 9.8도, 대구 11.2도, 울산 11.9도, 부산 11.7도, 제주 12.0도 등이다. 16일은 대체로 흐리고 오전부터 비 또는 눈이 조금 오는 곳이 있겠다. 서울·경기·강원 영서·충남은 밤부터 차차 그칠 예정이다. 남부지방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새벽에 전남 해안에서 비가 시작돼 그 밖의 남부지방(경북 북부는 비 또는 눈)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16일 아침∼17일 낮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제주 10∼40㎜, 울릉도·독도와 남부 5∼20㎜, 서울·경기·강원·충청·서해5도는 5㎜ 미만이다. 16일 오후부터 밤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영서에서 1∼3cm, 경기 북부·동부와 충북 북부·경북 북부는 1㎝ 안팎이다. 강원 영동과 경상 일부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6일 비가 오기 전까지 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등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근한 일요일…수도권 등 미세먼지 ‘나쁨’ 주의

    포근한 일요일…수도권 등 미세먼지 ‘나쁨’ 주의

    매섭던 동장군의 기세가 꺾였다. 14일 낮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해 전국이 대체적으로 맑고 지난 며칠 간보다 상대적으로 포근할 전망이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전에 ‘나쁨’ 단계까지 올라갈 예정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기온은 2도∼10도로 전날 기온과 비교해 4∼5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낮 기온은 5도, 대전 6도, 부산 10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낮에 영상권을 회복하면서 포근할 예정이다. 다만 강원와 충청 내륙 일부, 남부 내륙에는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아침까지 바람이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낮았다. 비닐하우스나 수도관 등 시설물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보통’ 수준을 나타내겠지만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청·전북·대구·경북 등은 오전 한때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오를 수 있겠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부터 대기가 정체되면서 오전에 중부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가 오후 들어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전까지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는 안개가 짙게 낀 곳이 있다. 운전할 때 충분히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강원 영동과 경상 일부 지역에는 건조 특보가 내려져 있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 속에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불씨 관리에 신경 쓰는 게 좋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m∼1.5m, 동해 앞바다에서 0.5m∼2.0m로 일겠다. 서해와 동해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최대 2.5m까지 예상된다.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4.2도, 인천 -3.4도, 수원 -5.6도, 춘천 -8도, 강릉 -2.1도, 청주 -6.2도, 대전 -6.2도, 전주 -3.6도, 광주 -4.1도, 제주 3.3도, 대구 -6.8도, 부산 -0.8도, 울산 -1.3도, 창원 -3.3도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명의 황금빛 듬뿍… 시리도록 파란 세상으로 붉게 떠오른 ‘위로’

    여명의 황금빛 듬뿍… 시리도록 파란 세상으로 붉게 떠오른 ‘위로’

    겨울 호수의 매력 속으로… 경북 안동호 겨울 호수는 여느 계절과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적요하고 은근해서 좋습니다. 물과 얼음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철새들을 보는 것도 좋고, 빛바랜 나무가 전하는 쓸쓸한 풍경 역시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생명은 사라진 듯해도 물 아래서 숨 쉬고 있지요. 차고 엄혹한 환경에서 뭇 생명들이 치열하게 삶을 이어 가는 것이 겨울의 본질이라면 아마 호수는 겨울의 심장이 잠겨 있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른 아침 경북 안동호 앞에 섰습니다. 해의 높이에 따라 호수는 각기 다른 모습을 선사했습니다. 어두운 수묵 담채화에서 여명의 황금빛을 지나, 시리도록 파란 세상을 펼쳐냈습니다. 겨울 호수의 다양한 표정과 깃든 생명들을 살피는 일이 새삼 즐거움이 되고 위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겨울 호수 앞에 서서 숨을 길게 내쉬어 보세요. 가슴속 시름들이 입김 한 자락에 섞여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선성수상길 걸으며 인증샷 찰칵 겨울 호수는 여명과 기막히게 어울리는 한 쌍이다. 이른 아침이면 호수 위로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해가 먼 산의 정수리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할 때쯤이다. 몽실몽실 핀 물안개는 공기의 흐름을 따라 이리저리 쓸려 다닌다. 수십만개의 오리털들이 물 위를 미끄러져 다니는 듯하다. 한데 희한하다. 너무 일러도, 너무 늦어도 물안개와 마주하지 못한다. 딱 해가 뜰 무렵이라야 한다. 해가 뜨고,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물안개는 홀연히 사라진다. 기껏해야 두어 시간 정도 물안개 퍼포먼스가 지속되는 셈이다. 동이 트면 사위가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오렌지빛이다. 좀더 정확히는 껍질보다 진한 오렌지 알갱이 빛깔을 닮았다. 솜털 같은 물안개도, 배가 지나며 만든 물결도 죄다 오렌지 빛 일색이다. 자연이 실행한 ‘뽀샵질’이 경이롭고 아름답다. 사실 겨울 호수에서 딱히 할 건 없다. 자연 호수라면 강변으로 난 소로를 따라 걷는 재미가 있겠지만, 담수호인 안동호 주변에선 그처럼 서정적인 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물이 꽁꽁 얼어서 걸어 오갈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 선성수상길을 만든 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선성수상길은 안동호 수면 위에 수상 데크를 놓아 만든 길이다. 길이는 1㎞ 정도. 수위가 변해도 물에 잠기지 않도로 부교 형태로 만들었다. 데크 중간에는 포토존, 쉼터 등을 함께 조성했다. 인증샷 찍으며 시간을 저장해 두기 딱 좋다. 다리를 포개고 쉼터에 앉으니 얼굴 위로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적당히 따갑고 따스하다. 차고 맑은 물 위를 지나온 볕이지만 여태 온기를 잃지 않은 거다. 여느 계절의 햇살에 견줘 강렬함은 덜해도, 몸과 마음이 위축된 계절이다 보니 더 따스하게 와 닿는 듯하다.●조선판 ‘사랑과 영혼 ’ 미투리 모티브로 한 월영교 걷기 선성수상길의 들머리는 예끼마을이다. 1976년 안동댐 수몰민들이 모여 만든 예술마을이다. 재주 ‘예’(藝) 자와 재능, 소질을 뜻하는 우리말 ‘끼’를 합쳐 만들었다. 대단한 볼거리는 없어도 낡은 건물과 골목 여기저기에 들어선 작은 갤러리들이 빈티지 풍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웃한 오천리엔 군자마을이 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광산 김씨의 고가 20여채를 옮겨 와 조성한 마을이다. 탁청정 종가 등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축물 앞에서 호수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안동호 하류엔 월영교가 있다. 안동댐 아래 있는 다리다. 길이 387m의 목책 인도교다. 월영교는 ‘머리카락 미투리’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430여년 전의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의 스토리가 담긴 미투리다. 보통의 미투리는 삼이나 모시 등 가늘게 꼰 줄로 만든다. 한데 월영교의 모티브가 된 미투리는 한 여인의 실제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졌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1998년 안동 정상동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이응태(1556~1586)와 부인 ‘원이 엄마’다. ‘원이 엄마’는 병마에 시달리던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삼과 함께 한 올 한 올 꿰 미투리를 만든다.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 자신이 만든 미투리를 신고 돌아다니라는 염원을 담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이 엄마’의 정성에도 남편은 미투리를 신어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만다. ‘원이 엄마’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담긴 한글 편지를 미투리와 함께 남편의 품에 넣어 줬고, 400여년이 흐른 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월영교는 이후 2003년에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 세워졌다. 월영교는 날이 저문 뒤에 찾아야 제격이다. 말 그대로 달빛이 머무는 다리라서다. 다리 주변으로 경관조명도 해 뒀다. 강물 위를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낮엔 선성현 객사까지 다녀올 수 있다.●봉정사에서 푸른 계절엔 미처 못 봤던 풍경 감상을 안동호 위로 거슬러 오르면 도산서원과 만난다. 도산서원이야 익숙한 명소지만 시사단(試士壇)은 다소 생소하다. 시사단은 조선 정조 때 도산서원에서 열린 특별과거시험을 기념하는 장소다. 당시 정조는 노론을 견제하고 권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별시를 열어 영남의 남인을 중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사단은 10m 높이의 단 위에 올라선 모양새다. 강변 너머 솔숲에 있던 것을 안동댐 건설 당시 수몰을 피해 단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원래 도산서원과 시사단 사이엔 개천이 가로막고 있었다. 2009년 다리가 놓인 이후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겨울 산사를 찾는 맛도 각별하다. 푸른 계절엔 이파리에 가려져 볼 수 없었던 풍경들 하나하나가 겨울이면 서늘한 제 자태를 드러낸다. 안동호에서 꽤 먼 거리를 거슬러 봉정사를 찾은 건 그 때문이다. 봉정사는 국내 가장 오래된(고려 후기)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15호)을 품은 절집이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과 배흘림 기둥, 고려시대의 대표적 석탑이라는 극락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등 익히 알려진 볼거리들이 많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저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봉정사 극락전의 이 간결하면서도 강한 아름다움은 내부에서 더 잘 보여 준다. 곱게 다듬은 기둥들이 모두 유려한 곡선의 배흘림을 하고 있는데 낱낱 부재와 연등천장이 남김없이 다 드러나면서 뻗고 걸치고 얽힌 결구들이 이 집의 견고성을 과시하듯 단단히 엮여 있다”고 적었다. 그러니 겉만 대충 훑고 지날 일은 아닐 터다. 목을 빼고 극락전 내부를 살필 수밖에. “낱낱 건물 자체보다도 그 건물을 유기적으로 늘어 놓은 가람 배치의 슬기로움을 보라”고도 했다. 이 모습을 살피려면 극락전 뒤쪽의 삼성각으로 올라야 한다. 새의 눈으로 굽어볼 수는 없지만 가람들이 늘어선 형태는 그럭저럭 눈에 담을 수 있다. 봉정사 동쪽엔 부속 암자인 영산암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건축미에 상찬을 아끼지 않았던 곳이다. 유 교수 역시 “영산암을 다녀와야 봉정사의 제맛을 알게 된다”고 했다.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다르지 않다. 우화루를 지나 ‘ㅁ’ 자 형태의 마당에 들어서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저절로 그리 된다. 봉정사 인근에 제비원 석불이 있다. 공식 명칭은 안동 이천동 석불상. 보물 제115호다. 12m 높이의 화강암을 그대로 전신으로 삼고, 2m 높이의 머리를 따로 조각해 올렸다. 외형이 매우 독특해 일부러 찾을 만하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맛집 : 헛제삿밥은 안동 특유의 먹거리다. 호불호는 다소 갈린다. 월영교 앞에 헛제삿밥을 파는 집들이 많다. 맛 50년 헛제사밥(821-2944), 까치구멍집(855-1056) 등이 알려졌다. 안동찜닭을 맛보려면 안동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앙찜닭(855-7272), 유진찜닭(854-6019) 등 닭찜집들이 몰려 있다. ▶잘 곳 : 안동에는 고택체험을 할 수 있는 운치 있는 집들이 곳곳에 있다. 수애당(822-6661), 농암종택(843-1202) 등이 널리 알려졌다.
  • 엄동설악

    엄동설악

    이름을 풀어봅니다. 눈 ‘설’(雪)에 큰 산 ‘악’(岳)입니다. 사계절 가운데 굳이 겨울 풍경을 이름으로 삼은 까닭은 뭘까요. 이맘때의 자태가 가장 빼어나서는 아닐까요. 겨울다운 겨울 나라 설악산으로 산행을 떠납니다. 새해 첫 해맞이 산행입니다. 성찰의 자세로 된비알을 오르고, 해를 품은 가슴 그대로 한 해를 이어가겠다는 다짐도 새깁니다. 이렇게라도 결기를 다져야 또 한 해를 버틸 힘이 생깁니다. 이 겨울, 엄동 ‘설악’을 찾은 이유입니다. 저물녘에 설악산에 오르면 진기한 장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설악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넘이 때면 최고봉인 대청봉(1708m)의 그림자가 동해 쪽으로 길게 드리워집니다. 이 장면, 산 아래에선 절대 볼 수 없지요.이번 산행은 1박 2일이다. 산정에서 하루를 묵는다. 그래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만 꼽자. 우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들의 꼭대기에선 해넘이를 보기가 쉽지 않다. 일몰 이후 야간 산행을 금지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해돋이도 마찬가지다. 등산로가 개방되는 새벽 4시(설악산)부터 산행을 한다 해도 축지법을 쓰지 않는 한 어느 코스에서도 해돋이에 맞춰 대청봉에 오를 수 없다. 대피소에 머물면 이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대청봉의 경우 중청대피소에서 20분 안팎의 거리다. 한결 여유 있게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밤의 설악도 자태가 곱다. 강풍과 안개에 휩싸이기 전 잠깐 마주한 게 전부였지만 낮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채색의 고요가 묵직한 대청봉 주변에 머물던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발아래 화채봉 너머로 반짝이는 속초와 양양의 불빛도 인상적이다. 그러니 엄동 설악의 진면목과 마주하겠다면 역시 1박 2일 산행이 ‘진리’다.여정은 오색약수 코스(5㎞)로 대청봉까지 오른 뒤 한계령(8.3㎞)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꾸렸다. 오색약수 코스는 설악산의 여러 등산 코스 가운데 대청봉으로 가는 최단거리 코스다. 거리가 짧은 만큼 경사는 급하다. 들머리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계속 오르막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볼거리도 많지 않은 편이다. 오르는 내내 된비알에 코를 박고 걸어야 한다. 등반 시간은 물론 짧다. 노련한 이들은 4시간 정도면 대청봉에 닿는다. 하지만 이는 ‘등산 생활자’의 경우다. 저질 체력에 등반 경험도 적은 도시인들은 최소 한 시간 이상 늘려 잡아야 한다. 그리고 겨울 산행에선 자주 쉬는 게 좋다. 무리해서 오르면 땀이 나게 마련이고, 땀이 식으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체력 소모도 많아진다. 무엇보다 즐기며 걷는 게 중요하다. 등산은 경쟁이 아니다. 일찍 시작해서 여유 있게 등산을 즐기다 하산하는 게 좋다.숨이 턱에 차고 체력이 고갈될 즈음에야 대청봉은 산객의 등정을 허용했다. 마침 해넘이가 펼쳐질 무렵. 시나브로 해가 내려갈 때마다 설악의 암릉들은 빛깔을 달리했다. 사방은 적요하다. 목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해가 지는 반대쪽, 그러니까 동해 바다는 대청봉의 그림자에 잠겼다. 높은 산에 올랐을 때만 마주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해넘이다.이튿날 새벽, 기대만큼의 완벽한 해돋이는 펼쳐지지 않았다. 강풍과 빠르게 흐르는 구름 사이사이로 해가 간간이 얼굴을 내민 것이 전부였다. 중청대피소에서 밤새 등산객의 코골이‘들’에 시달린 뒤 거둔 결실치고는 초라하다. 그렇다고 아쉬움만 남은 건 아니다. 설악은 대신 상고대를 선물했다. 밤새 설악을 후려쳤던 안개와 구름이 바위와 관목들에 눈꽃으로 달라붙어 희디흰 세계를 펼쳐놓은 것이다. 평지에서 바람은 눈을 날린다. 산정에선 다르다. 세찬 바람에 실린 눈이 관목과 바위 등에 부딪치며 찰떡같이 달라붙는다. 밤새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나면 이튿날 아침 칼날 같은 눈꽃이 만들어진다. 새옹지마라 할까. 늘 좋은 것도, 늘 나쁜 것도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 독특한 세계는 해가 뜨고 서너 시간 뒤면 홀연히 사라진다. 아침 시간대에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명징했던 풍경들이 햇살이 퍼지면서 느슨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하산 루트가 아니더라도 소청봉(1550m)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중청대피소에서 불과 600m 거리다. 전망대에 서면 귀때기청봉(1578m)과 용아장성 등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능선 오른쪽으로는 천불동 계곡과 울산바위, 화채봉 등을 조망할 수 있다. 하산은 끝청봉(1604m)과 서북능선을 거쳐 한계령으로 내려서는 루트를 택했다. 오색약수로 원점회귀하느니 다소 길더라도 서북능선을 따라 장쾌한 설악의 파노라마를 엿보며 내려가겠다는 계산이다. 한데 이 계산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하산길이라 해서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북능선은 설악의 여러 등반 루트 가운데 힘들기로 정평이 난 구간이다. 하산길도 마찬가지다. 오를 때처럼 여러 봉우리를 치고 올랐다가 내려서기를 반복해야 한다. 차이라면 그저 코스의 맨 마지막 구간이 내리막길이란 것 정도다. 게다가 거리도 길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한계령탐방지원센터까지 8.3㎞에 달한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 소청봉을 오가는 거리까지 계산하면 얼추 10㎞에 이른다. 장점도 있다. 하산길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걸개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풍경 전망대는 끝청봉(1604m)이다. 여전히 논쟁이 한창인 설악산 케이블카가 들어설 장소다. 끝청봉에서 보는 대청봉의 자태가 이채롭다. 소청봉과 다른 각도에서 보는 귀때기청과 용아장성 등의 풍경도 수려하다. 압권은 남쪽 방면의 전망이다. 만물상과 만경대 너머로 점봉산이 우뚝 솟았다. 기이한 형태로 솟은 암릉들이 점봉산과 기막히게 어우러져 있다. 더 멀리로는 마루금을 좁힌 산들이 물결치듯 이어져 있다. 마침 안개나 구름이 산 아래에서 출렁거릴 때면 그야말로 선계가 따로 없다. 이 능선에서 보는 봉정암의 자태도 독특하다. 봉정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로 알려졌다. 칼날처럼 솟은 암릉들이 사방을 둘러친 능선에 단아하고 당당한 자태로 서 있다. 언젠가 성찰의 자세로 저 루트를 올라야겠다는 다짐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서북능선에선 내설악과 남설악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어디가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절경이다. 내설악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기에는 외려 대청봉보다 낫다는 이들도 있다. 글 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중청 등 설악산의 여러 대피소에서 묵으려면 반드시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설악산은 모든 코스에서 입산 시간 지정제를 운영하고 있다. 당일 등산객과 대피소 예약자 간 입산 시간에 차이가 있으니 출발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코스별 입산 마감 시간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636-7792)나 홈페이지 참조. -짐은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이것저것 욕심 내서 배낭에 우겨넣다 보면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무게 탓에 제풀에 지친다. -예전과 달리 중청대피소에서 컵라면 등은 팔지 않는다. 등산객이 소형 버너와 코펠 등을 준비해 가야 한다. 산악용 이소 가스, 식수 등은 대피소에서 살 수 있다. 서북능선을 따라 한계령으로 하산하는 코스에는 대피소가 없다. 당연히 취사를 할 수 없고, 행동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식수도 미리 확보해 둬야 한다. -중청대피소의 난방 상태는 매우 좋다. 별도의 침낭은 필요 없다. 담요(2000원) 두 장을 빌려서 깔고 덮는 걸로 충분하다. -오색약수 일대의 상가에서 물건을 사면 오색온천 할인권(3000원)을 준다. 온천욕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 때 제법 요긴하게 쓰인다.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당선소감] 글 위에서 헤매던 길… 이제 글을 써도 된다는 허락같이 느껴져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당선소감] 글 위에서 헤매던 길… 이제 글을 써도 된다는 허락같이 느껴져

    언제부턴가 글 쓰는 일이 두려워졌습니다. 말은 미끄러지고 생각은 멈춰섭니다. 요즘은 글 위에서 자주 길을 잃습니다. 안개에 둘러싸인 채 우두커니 혼자 서 있곤 합니다. 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제 안에서 길 잃고 헤매는 문장들을 가까스로 알아봅니다. 그런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무작정 따라 걸었습니다. 무던히도 오래 걸었던 모양입니다. 안개도 어둠도 여전한데, 그 긴 혼곤도 그대로인데, 12월의 끝자락에 분에 맞지 않는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이제 글을 써도 된다는 어떤 허락같이 느껴져 설레고도 무서웠습니다. 여전히 전 길 헤매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 문학을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는 사람도 못 되며, 두꺼운 추억을 펼쳐 낼 만큼 삶에 치열했던 적도 없었습니다. 다만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인 아득한 거리에 자주 눈을 빼앗겼고, 그 맹목이 만들어 낸 죄책감에 숱하게 걸려 넘어졌을 뿐입니다. 어떻게 하면 좀더 섬세히 삶과 글의 심연을 헤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정진하라는 뜻으로 이 허락의 무게를 이해하려 합니다. 성글고 부족하기만 한 제 글의 가능성을 믿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경희대 국제한국언어문화학과 연구실 동학들과 정확하고 엄밀한 언어로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 주셨던 이선이 교수님, 평론이 생소하기만 했던 제게 평론적 언어와 감각에 대해 가르쳐 주신 남승원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이 모든 것은 당신이 흘린 눈물로 지어낸 것입니다. 사랑이라고 밖엔 말할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당선의 영광을 돌립니다. ■이철주 ▲1985년 평택 출생 ▲경희대 한국어학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제한국언어문화학과 박사 수료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사비는 순서를 기다린다. 복도의 고요함은 일부러 꾸며진 듯하다. 문이 닫히는 소리. 누군가 사비를 지나쳐 간다. 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이지만, 그를 향한 적의가 있다. 사비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깜빡 졸았던 걸까. 그의 이름이 들린다. 관료, 학자들. 권위로 데워진 공기가 거북하다. 사비가 의자에 앉고도 그들은, 한참 동안 파일을 뒤적거린다. 넘어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구겨지는 문서들. 무작위적인 리듬으로, 자기 역할에 몰입한 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비는 그게 잘 안 된다. 침묵을 깨야 한다면, 그만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위원이 말한다. “우리는 첫째로 근무자들의 파견지 이탈 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어요.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당신에게 형식상의 협조를 바랄 뿐입니다.”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위원이 말한다. “둘째로 최근 보고된 인간 반출 사건을 조사할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의 위치는 썩 좋지 못해요.” 기관의 배려를 기대했던가. 그래도 사비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작용의 세부사항들을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일정한 어조로 이어지는 질문들. 때로는 위원들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과 반출. 그것은 사비의 언어가 아니다. 사비와 위원회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 위원회는 사비를 의심하고 있다. 그가 아는 만큼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비는 그들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질문거리만 가득하다. 심문은 계속될 것인가? 사비는 구금되지 않는다. 위원회에 그럴 권한은 없다. 즉석에서 다음 출석을 예고받는다. 서명하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는다. 그의 뒤로 문이 닫힌다. 이미 어두워진 복도.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간다. 무수히 많은 창문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곳을 지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골목길을 택한다. 그 길은 비밀스럽다. 불규칙한 계단을 내려가고, 곳곳에서 오래된 그림자들을 본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은 다른 골목과 맞닿아 있다. 사비는 다른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담벼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다. 왼편 불 밝힌 상점에, 진열대 사이로 점원이 보인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음은 준비된 기호다. 그녀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소는 신비한 제안 같아서, 사비는 다른 생각에 물들지 못한다. 달콤하다.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다. 진열대에 술병이 빼곡하다. 사비는 화려한 단어들을 본다. 덧붙은 상징들도. 갖가지 색과 형태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모두 똑같이 중요한 동물들과 도형들. 그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을 헛디뎌 술병을 모두 깨뜨리게 될 것만 같다. 땀이 맺힌다. 손등으로 땀을 닦는데 불쑥 인사말이 들린다. 사비는 점원의 입을, 눈을 본다. 그리고 미처 감추지 못한 수동성을 엿본다. 그녀의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가 거슬린다. 사비는 짧은 사이 실망을 내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부러 들릴 듯 말 듯 대꾸한다. 점원은 한발 물러나 웃음으로 돌아간다. 어떻든 그녀는 변함없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사비는 다른 반응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선택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주입되었더라도 온전히 그녀만의 것으로 머무는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아무 병 하나를 가리킨다. 그녀는 상품을 스캔하고, 가져가 버린다. 사비는 그런 행동이 그녀만큼 시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장이 사비의 손에 들린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상점을 나선다. 사비는 단조로운 풍경을 내다본다. 버스가 이미 지나온 길도 다시 훑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느리고, 목적지에 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모로를 만나려면 한참 더 외진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도시 외곽도 아니고,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어중간하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쯤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가 떠나자 어두워진다. 멀지 않은 곳에 파도가 친다. 사비는 도로를 벗어나 흙길로 들어선다. 길가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가파르다. 풀이 자라지 않은 길을 골라 내려간다. 해안이 있고, 움푹 들어간 형태로 숲을 등진 주거지가 보인다. 집은 몇 채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비는 알 것 같다. 그 집은 모로의 성향과 닮아 있다. 작고, 뽐내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 본다. 모로. 기척이 없다. 사비는 집 주위를 돈다. 창문에 얼굴을 대지만, 안을 볼 수 없다. 사비는 모래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불을 밝힌 집이 몇 채 보인다. 이편은 어둠이다. 사비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든다. 파도 소리가 불쾌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 그는 갑작스럽게 고향의 선율을 느낀다. 단조로운 흐름이다. 어떤 이유로 연상되는 것일까. 선율은 감각에 새겨졌고, 때때로 통증처럼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불빛 속에 남자가 보인다. 그는 작은 고깃배 옆에 앉아 그물을 손보고 있다. 사비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그물을 놓고 일어선다.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사비는 그를 살핀다. 심술궂은 눈. 주름들. 그리고 들쭉날쭉한 억양.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장난기가 비친다. 관리자의 인상이다. 확신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거야.” 사비는 고개를 돌려 어둠을 본다. 그의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초입에 있는 작은 집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사비는 손가락을 들었지만, 어떤 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실수인 것처럼, 그의 뒤로 현관문이 조금 벌어져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는 그물을 추스른다. “나도 이곳 사람들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는 사비를 훑는다. 사비의 손에는 술병이 있다. “들어오겠나?” 그를 따라 들어간다. 다른 차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 사비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잘 설명해낼 수 없다. 테이블과 낡은 의자들과 벽에 붙은 계획표. 책장 위에 술병을 놓는다. 사비는 그가 의자를 권할 때까지 기다린다. 남자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책장의 지저분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사비는 대부분의 책 제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거기 앉아.” 남자는 술을 따른다. 그는 두꺼운 책을 고른다. 그의 손은 책을 옭아매는 성긴 보금자리 같다. 사비는 술잔을 들어 입을 적신다. 책을 들고 있는 남자의 손마디를 살펴본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서 노동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짐작과는 다르다. 어쩌면 그는 오랜 세월 학자로서 지내왔을지도 모른다. 무엇에 관한 학자인가. 언어들? 비밀스럽고, 신비 가득한 형태로 눈을 어지럽히며 우리를 넘어서는 의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바깥 세계의 소란. 막연히 우상화되는 시인들. 남자는 책장을 넘긴다. 미간을 찌푸린 그가 눈을 치켜뜬다. 사비는 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책을 읽는다. 한동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심각한 그의 얼굴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다. “요즘 이곳은 어때?” 사비는 말을 꺼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남자는 책을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좋았지.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려워.” 흔해 빠진 의견. “여길 떠나는 자들이 늘었지. 그게 뭘 말해주겠나? 전보다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걸.” 사비는 마지못해 수긍한다. “자네도 누군가를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해. 난 많이 봐와서 잘 알지. 결국엔 떠나는 거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잘 선택한 거야. 여긴 매력을 잃었어. 다신 돌아오지 말게.” 남자는 다시 책을 펼쳐 든다. 사비는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진다. 바깥 그리 멀지 않은 물밑 어딘가에서 불분명한 형체가 지상으로 올라온다.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그것은 모습을 드러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심해의 생명체가 몸을 비틀며 기어온다. 호흡하는 비늘과 가시들을 과시하면서. 성미 급한 놈이다. 거대한 입속으로 겹겹이 덧난 이빨에는 독이 흐른다. 놈은 모래를 파헤쳐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으로 숨는다. 구덩이 위를 지나는 자들을 모두 집어삼키려고. 놈의 입과 뱃속에서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모로의 흔적도 그곳에 걸려 있다. 대기는 신음으로 가득해 질식해 버릴 것 같다. 사비는 술잔을 내려놓고, 남자의 구겨진 얼굴을 다시 한번 본다. 그는 가끔 입술을 달싹이는 것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비는 자신의 손과 발을 내려다본다. 시간을 체감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흉물스럽게 늘어졌을 것이다. 확장된 외연으로서 발에 차이고 목을 휘감았을 것이다. 사비는 말한다. “그래도 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해.” “쉽지 않을 거야.” 사비는 그에게 나약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준비해야겠어. 언제 다시 방문하면 될까?” 남자는 손을 내젓는다.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그뿐이다. 현관을 나선 사비는 바깥 공기에 압도당한다. 사비는 이보다 더 적은 자극을 원한다. 사비의 생각은 몇 차례나 분절된다. 구덩이라니.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자야만 벌어진 틈을 이어 붙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은 점점 파편화되어, 말라죽은 나무의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다. 다른 가능성이 물꼬를 튼다. 모로의 작은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환하다. 아니, 그 집은 모로의 집보다도 좀더 넓고 안락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비는 그 집이 여전히 모로의 집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비는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잘 손질된 정원수. 초인종을 누르자 미소 짓는 점원이 나타난다. 사비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집 안에 들어선다. 집은 거대한 하나의 침실이다. 사비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의 유년 시절과 일상, 갈등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 속 세부사항을 통해서 그녀가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처럼 모든 이야기로부터 달아나 버린다. 그녀는 이미 이 세계의 어떤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직 행위의 화신으로, 사비에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녀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에서 근심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시간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오래도록 평화롭다. 그러나 그녀의 품에서 사비는 결코 잠들지 못한다. 사비는 얌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하다. 그는 속으로 진짜를 흉내 낸 것들을 모조리 비웃고 있다. 사비는 구두를 손에 들고 주거지의 불빛들을 지난다. 움푹한 해안선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뛰어넘는 힘이 가해진 것처럼 보인다. 사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의 작용. 가령 겨울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빛은 더욱 희미해지는 것. 예측할 수 없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러나 사비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고향에서는 더 자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구심을 품은 자들은 모두 돌아오라고. 사비는 그래도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작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짐승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문틈에 얼굴을 대고 문을 밀어본다. 열릴 듯이 삐걱거린다. 그뿐이다. 절망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다른 감정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인기척이 있다. 보드라운 목구멍을 갓 넘어온 따뜻한 숨결이 거기에 있다. 사비는 창문을 들여다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물러서서 구두를 던진다. 창문이 깨지고, 깨진 틈으로 모로를 찾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비는 창문을 넘는다. 유리 조각에 옷자락이 긁힌다. 사비는 벽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울음소리가 벽을 타고 온다. 한쪽 구석이다.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사비는 다가가 몸을 기울인다. 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 아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방식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멈추고, 감춰두었던 예리한 날로 그의 목을 긋는다. 사비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 순간 생동하는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기로 하자. 이미 어둠 안에 놓인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거의 엎드린다. 아기를 섬기려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댄다. 아기는 울음을 멈춘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놀랍도록 위안을 준다. 손을 떼고 싶지 않다. 파도 소리가 바람에 묻히기도 한다. 사비는 그를 흔드는 손길에 의해 깨어나 돌아본다. 모로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짓누르려는 듯이. 사비도 모로를 본다. “사비. 왜 이렇게 늦었어?”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다.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어떡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러나 아기는 없다. 감정들이 고스란히 흘러 나간다. 그는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일행은?” “혼자야. 모두 흩어졌어.” 모로는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모로, 아기가 실제로 있어?” “있어.” “어디에?” “내 몸에.” 사비는 모로와 아기를 동시에 생각해 본다.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로가 실수한 거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어쩌려고?” “데려갈 거야.” “그걸 왜?” “왜라니. 기념해야지.” “기념하기 위한 거라면 다른 걸 가져가. 더 적합한 것으로.” 하지만 사비는 더 적합한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냥, 인간들을 내버려 두자.” “이제 와서 그럴 순 없지.” 어떤 말을 해도 소모적일 것 같다. 사비는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반드럽게 깔린 살굿빛 사장과 바다 위로 드넓은 하늘의 풍광이 우연처럼 놓인 것 같다. 관리자의 집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고깃배는 보이지 않는다. “모로. 관리자를 만났어? “아니. 그는 통 잠들질 않아.” 그래서 모로는 여태껏 사비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관리자는 찌푸린 눈으로, 어째서 그것이 기념이 되느냐고 묻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사비는 그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그와 멀어져야 한다. 그가 현실의 무미건조함에 사로잡혀 있을 때, 사비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수평선까지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플랫폼까지 가는 것일까. 사비는 문을 열어 둔다. “그가 거절할 수도 있어.” “넌 그저 꿈에서 깨어나 배를 기다리면 돼.” “이게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플랫폼에서 만나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모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동작을 되감는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눈을 감고 하늘을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거짓이다. 인간의 생에 남겨진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불만족뿐이다. 그런 그를 일부러 고통과 마주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기념이라고? 사비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게다가, 인간은 우리의 고향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감각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비는, 모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모로는 사비의 첫 작품이다. 모로는 사비와 같으면서도, 그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로는 흉내에 불과한가? 모로를 볼 때면 사비의 심정은 늘 복잡하다. 그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로는 자유롭다. 그건 사비가 줄 수 없는 매혹적인 개념이다. 고깃배가 가까워진다. 사비는 몸을 일으킨다. 관리자가 배에서 내린다. 그의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 배 안에는 손님이 있다. 그는 몸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그의 형태마저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먼 곳에서 왔으리라. 손님은 땅에 발을 딛는다. 체구가 크다. 사비는 사구에 올라선다. 그러나 손님은 사비를 의식하지 않고 사구를 돌아나간다. 그는 사비가 그랬던 것처럼, 휴식도 없이 곧바로 어떤 목적을 좇는다. 관리자가 사비에게 손짓한다. 사비는 그를 도와 배를 끌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눴나?” 사비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답하는 대신에 눈으로 먼 곳을 좇는다. “뭐, 상관없겠지.” 관리자가 앞서 배를 끌고 간다. 사비는 고물을 민다. 경사진 모래언덕이 난감하다. 사비는 배를 홀로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 닳고 부서지고 덧댄 흔적을 본다. 사비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물밑의 진실을 견디는, 볼품없는 배다. 사비는 때때로 뒤를 돌아본다. 모래사장에는 깊은 족적이 남는다. 관리자는 모래도 털지 않고 그대로 현관을 넘는다. 그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먼지 앉은 잔에 술을 따르고, 계획표에 문자들을 휘갈겨 쓴다. 사비는 문틀을 붙잡고 관리자의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계단에 버티고 서서 말한다. “우릴 플랫폼에 데려다줘.” 관리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좋겠어.” 그 말은 관리자에게 닿기도 전에 허물어진다. 사비는 문턱을 넘는다. 그와 동시에 부엌의 작은 문이 닫힌다. 하지만 관리자는 부엌을 돌아보지 않는다. 관리자의 널찍한 등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본 그는 매끈한 석상이다. 사비는 그를 찔러보고 싶다. 사비는 부엌으로 다가간다. 작은 문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 고약한 획책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굴욕감이 드는 순간, 사비는 성급하게 문고리를 돌린다. 방 안에는 그물과 비린내와 모래가 뒤엉겨 있다. 굴욕을 만회할 수는 없다. 관리자는 펜을 놓고 돌아선다. “곧 출발할 수 있겠어.” 관리자는 계획표를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친다. 사비로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자가 묻는다. “규모는?” “나와 내 동료 모로, 그리고 아기 하나.” 관리자는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말한다. “인간?” “작은 인간.” “인간은 안 돼.” 가라앉은 관리자의 말투에는 파고들 틈이 없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얼마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까 배 타고 들어오는 손님 봤지. 방침이 바뀌었어.” 방침. 애초에 그런 건 없었다. “어디서 온 손님인데?” “무례한 질문이야. 더 나은 질문을 해봐.” 사비는 그가 계속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제 단 하나의 인간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모두 모아놓고서, 조용히 끝낼 거야.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가 하려는 일이야.”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절멸 소식이 놀랍다. 그리고 그것이 벅찬 화려함 가운데 섬광처럼 오는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천천히,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럽다. 사비는 미소 짓는 점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들은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운 주인이 되겠지. 아마도 이 계획에서 기계들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머물게 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것일까.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것의 모방만이 넘쳐나겠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인간은 안 돼.” 그 말은 하나의 구호처럼 들린다. 관리자는 거의 즐기고 있다. 짧고 단단한 문장에 부딪혀 박살 나 버리는 다른 빈약한 문장들. 탈취와 도주의 이미지들이 의식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사비는 이보다 더 큰 말썽에 휘말릴 자신이 없다. 관리자는 벌써 이 일을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책을 고른다. 그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관리자는 무한히 여유롭다. 그러나 사비는 그렇지 않다. 사비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사비로서는 관리자와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작은 인간의 무게가 그만큼 그를 누른다. 몇 가지 짧은 생각이 든다. 작은 인간이 기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얼마 없다는 사실. 그리고 손님의 행방. 관리자가 손짓하며 사비의 주의를 끈다. 그는 사비가 마주 앉기를 바란다. 팔걸이가 있고, 등받이가 짧은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사비에게 술잔을 건넨다. 사비는 한동안 의자에 꺼질 듯이 파묻혀 있다. 그는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알코올 냄새가 올라온다. 어떤 생각을 재촉하려는 듯이. 그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관리자가 말한다. “그런데 네 동료는 지금 어디 있지?”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사비는 말을 아낀다. 관리자는 사비에게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비는 부엌의 작은 문을 본다. 아무래도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감각을 희롱하는 미세한 자극들이 흘러나온다. 관리자는 무릎 위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나?” “전혀.” “이건 아주 형편없어. 두서없는 소리로 가득해.” 관리자는 손끝으로 문장을 긋는다. “그런데 여기. 이 대목을 봐.” 처벌에 관한 기록이다.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선대 관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그는 기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무차별. 그것은 경력을 망가뜨리는 불온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던 선대 관리자는 도망쳐 나온 도시 기계를 맞닥뜨린다. 기계는 인간과 똑 닮아 있으나, 두려움의 표현이 어설프다. 도시 기계는 이보다 더 멀리 도망갈 수 없다.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선대 관리 자는 도시 기계를 데려와 별장에 숨겨준다. 그는 거기서 인간처럼 지낸다. 먹고 읽으며, 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피 행각은 발각된다. 선대 관리자는 인간으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도시 기계의 죄목은? 언급되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대 관리자와 인간을 중재한다. 간단하게 합의된 결과로 선대 관리자와 도시 기계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선대 관리자는 도시 기계로 이식되고,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것은 도시로 보내진다. 그것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관리자의 관할이 분명해진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이 글은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는군.” 관리자는 책을 덮는다. “그럼 지금 읽은 건 뭐야?” “그건 말일 뿐이지.” 너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실체 없는 경험들이지. 눈이 감긴다. 사비는 희미하게, 부엌의 작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본다.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이다. 그가 그물을 끌고 사비에게로 다가온다. 사비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것은 가능성인가? 손님은 도심에 다다른다. 한낮의 공터에서, 그가 주목받을 이유는 없다. 그는 쪼그려 앉아 동그란 통을 내려놓는다. 단순하게 생긴 물건이지만,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그는 잠금을 풀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는다. 그것은 흐릿한 기운을 방출한다. 화산재가 분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어색하게 솟은 지면이 있다. 사비는 생각하지 않고도 그것을 알아본다. 플랫폼이다. 간소하고, 누구도 이용한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하다. 사비는 배를 타고 있다. 배는 젓지 않아도 나아간다. 플랫폼 위로 모로와 유모차가 보인다. 모로는 배에 탄 사비가 플랫폼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비는 아래를 본다. 수면에 비친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안정해서, 곧 다른 얼굴로 바뀌어 버릴 것 같다. 그는 수면을 내려다보지 않기로 하고 발을 디딘다. 플랫폼에 어렵게 올라선다. 그가 타고 온 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모로가 말한다. “저걸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재주도 많네.” 사비는 뒤돌아본다. 그것은 배가 아니라 가시 돋은 심해의 생명체다. 어떻게 날카로운 등 위로 올라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로의 얼굴은 테두리가 불분명하다. 잘못 손대는 바람에 윤곽이 번진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로를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모로란, 언제나 모로와 가장 근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비가 말한다. “이상한 일을 겪었어.” “말해봐.”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을 봤어.” 그런데 사비는 이야기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이야기는 선형적으로 정돈될 수 없다.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머리와 꼬리와 몸통이 뒤섞일 거란 확신이 든다. 사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오직 그런 확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모로는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비는 모로의 기다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끝이야?” “그건 아니지만. 이야기할수록 이상해질 거야.” “말해봐. 천천히, 한 마디씩.”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모차의 바퀴가 앞을 향해 움직인다. 그렇게 가다간 바닷속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그는 함정을 팠어.” 플랫폼이 기울면서 경사가 진다. 유모차는 빠르게 굴러간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지.” 모로는 지면이 기울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서 있다. 모로는 사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묻는다. “그가 원하는 게 뭔데?” 유모차가 바다에 빠진다. 사비는 모로를 밀치고 뛰어간다. 물 위로 빈 유모차만이 떠다닌다. 사비는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엎드린다. 아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비의 얼굴은 더는 수면에 비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수영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숨을 참는 것도 서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에서 자신의 몸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부품을 해체하듯, 그의 기관들을 하나씩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 유영에 매혹된 그는 모든 의지를 멈추게 하고 싶다. 사비는 바람 없는 골목을 걷는다. 길가에는 부랑자들이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그들은, 사비의 구두를 본다. 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본다. 그들은 달그락거리며 바닥을 기어온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닿지도 않는 사비의 외투 자락을 당긴다. 아버지. 그들 가운데에서 들리는 말. 지금 뭐라고 했소? 사비는 그 말을 잡으려고 성큼 다가간다. 부랑자들의 넝마를 걷어차고 깡통을 뒤집는다. 형제여. 누구요? 사비는 그중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다. 그늘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비다. 사비는 그 점을 단번에 알아챈다. 사비와 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재능, 어떤 노력을 발휘해도 알아낼 수 없다. 그는 구두를 벗어던지고, 넝마를 주워 든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눕는다.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린다. 모로가 이곳을 지난다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으리라. 물속으로 거대한 손이 들어와 사비를 건진다. 사비는 플랫폼에 한쪽 어깨를 걸친다. 관리자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가야 해.” 물속에서 몸을 완전히 빼내기가 힘들다. 도둑맞은 기분. 사비는 주위를 둘러본다. 플랫폼이 갈라지고, 돌덩어리가 솟아올랐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검고 길쭉한 돌이, 누런 연기에 가려 희미해진다. 안개인가? 아니, 매캐한 냄새가 난다. 벌써 시작된 걸까. 관리자는 분주하다. 사비는 말한다. “내 동료가 여기 있었어.” 관리자는 사비를 플랫폼 위로 끌어올린다. “아니. 우리 둘뿐이야.” 관리자는 사비를 잡아끌어 그의 몸을 돌덩어리에 밀착시킨다. 돌덩어리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관리자는 긴 벨트로 사비의 몸통을 돌덩어리에 묶는다. 그가 벨트를 잡아당길 때마다 사비의 몸이 들썩인다. 플랫폼의 조각난 지면이 맥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관리자는 돌덩어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같은 벨트로 자신을 묶는다. 그가 돌을 두들기며 소리친다. 사비는 알아듣지 못한다. 돌덩어리가 한 뼘 정도 떠오른다. 돌의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사비는 처음 이곳을 둘러본 이래로 자신이 추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점점 수가 느는 모조들의 대열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 느낌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돌의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 나온다. 납빛이다. 그는 순식간에 삼켜지고, 튕겨 나간다. 지면에 부딪힐 때 그는 몸이 조각나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사비는 홀로 엎드려 있다. 얼어붙은 해변이다. 돌덩어리는 보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자 이명을 느낀다. 그의 감각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 사비는 곧장 걸어간다. 해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걸음걸이에 여유를 가져야 할까.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본다. 저택을 가리는 담벼락, 교차로에는 행상들이 있다. 사비는 그들의 생기 잃은 표정을 보고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그는 단지 직관만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한다. 이곳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금방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훼손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몇몇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 그의 보금자리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그곳이 한때는 집터였음을 어렵게 알 수 있다. 그는 쓰레기 더미에 기대어 앉는다. 그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잠들길 바라지만. 축축하고, 악취가 올라온다. 빗방울의 점성이 높다. 모로는 없다. 사비는 경련을 일으키며 깨어난다. 그 아기다. 그의 발치로 아기가 기어온다. 어렴풋이 전해지는 작은 인간의 의도.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아기는 귓속말로 그에게 꿈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이다. 그러잖아도 사비는 위원회의 통보를 각오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지 않은가. 사비는 아기를 앞장세워 꿈으로 향한다. 아기의 목덜미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 서울항공특위, 항공기소음대책 ‘시민회의’ 구성

    서울항공특위, 항공기소음대책 ‘시민회의’ 구성

    서울시의회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이하 서울항공특위)는 항공기소음에 대한 문제 인식과 공감대 확산, 정책대안개발을 위해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 시민회의를 구성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서울항공특위 (위원장 우형찬·사진)는 지난 2015년 5월 서울 서남권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항공기소음 문제를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4차례 활동기간을 연장했다. 항공기소음 피해주민들의 희생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누려온 국토부와 공항공사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행정의 철폐를 위해 노력해온 항공특위는 이제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법률자문과 검토를 거쳐 이번에 구성하게 되는 ‘시민회의’는 서울항공특위와 함께 항공기소음의 피해현황 분석과 홍보, 정책개발과 함께 국토부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항공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방지책 수립 등을 요구하게 된다. 우형찬 서울시의회 항공기소음특별위원장은 “앞으로 ‘시민회의’와 함께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등 전국의 공항피해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동대응에 나서 공항소음문제에 대해 전국단위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양준욱의장은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의회와 함께 발맞추어 가는 의미 있는 정책사례이다”라고 언급하며 “서울시의회는 서울항공특위 ‘시민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원 가입은 ‘서울시의회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 시민회의’ 홈페이지 http://www.airportpeople.kr로 신청할 수 있고 회원이 된 시민은 위촉장을 수여받고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휴 1400여 항공편 결항·지연

    짙은 안개로 빚어진 인천국제공항 무더기 항공편 결항·지연 사태가 25일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성탄절 연휴인 지난 23일 이후 차질은 빚은 항공편은 1400여편에 달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3일 562편, 24일 560여편이 지연·결항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결항 2편, 지연 280편 등 총 282편의 항공편 일정이 미뤄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연된 280편은 23·24일 안개로 인해 생겼던 결항과 지연에 따른 항공사들의 스케줄 조정으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현재 안개로 인한 지연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결항된 2편도 예약 승객이 없어서 일정이 조정된 것이라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전날엔 23일 결항·지연됐던 항공편이 몰리면서 개항 이후 하루 동안 최대 운항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뜨고 진 항공편은 각각 595편, 568편으로 총 1163편이었다. 종전 최고 기록은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됐던 지난 10월 1일 1114편이었다. 인천공항은 항공편이 몰리면서 120여명의 직원을 투입해 24시간 특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공항철도를 오전 3시까지 연장 운행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26일 이후엔 항공편 운항이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천공항 무더기 결항·지연 여파 계속…25일 282편 운항 차질

    인천공항 무더기 결항·지연 여파 계속…25일 282편 운항 차질

    인천국제공항이 25일까지 항공기 운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 서해안과 내륙 일부 지역에 낀 짙은 안개로 생긴 무더기 결항·지연의 여파가 이날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인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결항 2편, 지연 280편 등 총 항공기 282편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회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24일 발생한 1000여편의 결항·지연이 사흘째 영향을 준 것이다. 짙은 안개가 발생한 첫날인 23일 562편, 24일 560여편이 지연·결항했고, 이날 280여편까지 더해 성탄 연휴 사흘간 1400여편이 운항 차질을 빚었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연된 280편은 23·24일 결항·지연으로 생긴 항공사의 스케쥴 조정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현재 안개로 인한 지연은 없다. 결항 2편 역시 예약 승객이 없어 결항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부터 공항에는 안개가 끼어있지 않아 정상적으로 모든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3일에는 급작스럽게 결항·지연이 발생하면서 승객들이 공항에서 발이 묶이는 등 큰 혼잡이 발생했지만, 이날은 항공사들이 지연 스케쥴을 미리 공지하면서 공항은 평온한 상태라고 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공사는 120여 명의 직원을 투입해 24시간 특별비상근무 체제 돌입, 입국심사장과 세관을 24시간 운영했다. 또 공항철도를 오전 3시까지 연장 운행하고, 공항 내 임시 숙박장소를 마련했다. 한편, 23일 결항·지연된 항공편이 24일 한꺼번에 운항을 재개하면서 전날 인천공항은 개항 이후 최대 운항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 인천공항 운항편은 출발편 595편, 도착편 568편으로 총 1163편이 운항했다. 이전 최다 운항 기록은 지난 10월 1일 1114편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항공사의 운항 스케쥴에 따라 발생한 지연도 이르면 내일이면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항 노숙’ 부른 1박 2일 인천공항 안개

    ‘공항 노숙’ 부른 1박 2일 인천공항 안개

    비행기 탄채 10시간 대기하기도 인천국제공항에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짙은 안개가 끼면서 1100편이 넘는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이착륙이 지연됐다. 성탄절 연휴에 맞춰 해외여행을 가려던 승객들은 항공편 차질로 인해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239편과 도착 예정된 항공기 309편 등 총 548편의 이착륙이 늦어졌다. 출발 6편, 도착 6편 등 12편은 결항됐다. 전날에도 결항 58편, 회항 36편, 지연 468편 등 총 562편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일부 승객들은 제대로 된 상황 설명 없이 무조건 기다리라고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7시 50분에 이륙 예정이었던 에어마카오에 탄 한 승객은 “낮 12시 30분쯤에야 비행기에서 내려 경위 설명을 듣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책임자도 오지 않고 어떤 설명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오전 6시 15분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가려던 비엣젯항공 VJ881편은 승객을 항공기에 태운 채 10시간 가까이 대기하게 한 뒤에야 결항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항공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 35분에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적용되는 저시정(視程) 경보가 내렸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했다. 전날에도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 경보가 발령됐다. 인천공항은 최근 2년 동안 국내 공항 중 가장 많은 총 53차례의 저시정 경보가 발효돼 국내 공항 중 가장 많았다. 항공기상청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가시거리가 짧은 상황에서도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어제(23일)는 비나 눈이 온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가며 대기 상태가 매우 습해지고 해무(海霧)가 몰려와 가시거리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천공항, 2년간 53차례 ‘저시정 경보’…안개로 인한 경보는 35회

    인천공항, 2년간 53차례 ‘저시정 경보’…안개로 인한 경보는 35회

    인천국제공항에 최근 2년간 안개, 뇌전, 대설, 강수 등으로 인해 총 53차례 저시정(視程) 경보가 발효돼 국내 공항 가운데 저시정 경보 발효 횟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안개로 인한 저시정 경보 발효는 35회를 차지했다.실제 항공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11시에 해제됐다. 24일에도 오전 1시 35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됐다.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는데 전날 한때 인천공항의 가시거리는 50m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은 지리적 특성상 안개에 취약해 입지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근 바다로 인해 해무가 자주 끼어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는 줄곧 나왔다. 작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안개, 대설, 강수 등으로 인한 국내 주요 공항의 저시정 경보 발효 통계를 보면 인천공항이 총 53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주·김해공항이 각 37회, 김포공항이 29회로 뒤를 이었다. 특히 안개로 인한 저시정 경보 발효는 공항별로 인천 35회, 제주 24회, 김해·김포 각 21회로 집계됐다. 하지만 김포·제주공항 등은 1시간마다, 인천공항은 30분마다 기상관측을 통해 저시정 경보를 발효해 이 같은 차이가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공항기상청은 설명했다. 공항기상청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경우) 섬 가운데 주로 고기압이 형성돼서 하강기류에 의해 섬 바깥으로 바람이 불어 나가는 구조”라며 “인천공항이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보다 안개가 자주 끼는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항의 경우 가시거리가 짧은 상황에서도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어제의 경우 비나 눈이 온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가며 대기 상태가 매우 습해지고 해무가 몰려와 가시거리가 특히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천공항은 2003년 9월부터 활주로 가시 범위가 75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CAT-Ⅲb’ 등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규모 결항과 회항이 발생한 데 대해 공사 관계자는 “공항이 CAT-Ⅲb의 운영등급을 유지한다고 해도 모든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시정 상황에서의 이착륙을 위해서는 공항뿐 아니라 항공기 장비와 숙련된 조종사 등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기 운항이 대규모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몇 시간이나 기내에 머물러야 했다. 또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밤사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쪽같은 이틀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승객 분통 터진 인천공항 뭐가 문제였나?

    “금쪽같은 이틀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승객 분통 터진 인천공항 뭐가 문제였나?

    성탄 연휴를 해외에서 즐기려던 여행객들이 23~24일 인천국제공항의 무더기 항공편 운항 차질로 인해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눈·비에 기온이 오르고 해무까지 겹친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짧아진 악조건 속에 운항장치를 갖춘 항공기들이 많지 않아 시간이 크게 지체된 것이라고 전했다. 24시간 특별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공항 측은 현재 항공편은 정상 가동 중이며 오후 늦게쯤에는 지연·결항된 항공편들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공사 측에 따르면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이착륙하려면 가시거리, 구름의 높이, 바람, 활주로 상태 등이 모두 운항에 안전한 범주 내에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짙은 안개는 항공기들의 이착륙을 가로 막으면서 지연과 결항이 속출했다. 실제 항공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11시에 해제됐다. 24일에도 오전 1시 35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됐다.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는데 전날 한때 인천공항의 가시거리는 50m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은 지리적 특성상 안개에 취약해 입지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근 바다로 인해 해무가 자주 끼어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는 줄곧 나왔다. 하지만 인천공항이 다른 국내 공항과 비교하면 특별히 안개가 자주 끼는 편은 아니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공항기상청 관계자는 “섬 가운데 주로 고기압이 형성돼서 하강기류에 의해 섬 바깥으로 바람이 불어 나가는 구조”라며 “인천공항이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보다 안개가 자주 끼는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이어 “인천공항의 경우 가시거리가 짧은 상황에서도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어제의 경우 비나 눈이 온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가며 대기 상태가 매우 습해지고 해무가 몰려와 가시거리가 특히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천공항은 2003년 9월부터 활주로 가시 범위가 75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CAT-Ⅲb’ 등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규모 결항과 회항이 발생한 데 대해 공사 관계자는 “공항이 CAT-Ⅲb의 운영등급을 유지한다고 해도 모든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시정 상황에서의 이착륙을 위해서는 공항뿐 아니라 항공기 장비와 숙련된 조종사 등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기 운항이 대규모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몇 시간이나 기내에 머물러야 했다. 승객들은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승객 일부는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밤사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전날 오후 8시쯤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한 승객은 “전날부터 24일 새벽 3시 넘어서까지 항공사에 항의하다가 결국 동인천으로 나와 자비로 숙박시설을 잡았다”며 “항공사 측이 기상이변을 내세워 보상을 거부하고 숙박과 차편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인천공항 ‘짙은 안개’…항공기 운항 차질에 승객들 분통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인천공항 ‘짙은 안개’…항공기 운항 차질에 승객들 분통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기려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던 승객들이 서해안과 내륙 일부 지역에 이틀째 짙은 안개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지연·결항되면서 발이 묶였다. 연휴를 망치게 된 승객들은 기상이변에 따른 이유로 보상마저 공사 측이 거부하면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운항은 늦은 오후가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지연된 항공편은 312편, 결항 49편, 김포·제주·김해공항 등으로 회항이 43편 등 모두 404편이 차질을 빚었다. 짙은 안개의 여파가 하루 넘도록 이어지며 24일에도 운항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천공항을 출발 예정이던 항공기 34편, 도착 예정 9편 등 총 43편이 지연됐다. 또 출발 5편, 도착 6편 등 총 11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공사 관계자는 “전날 결항·지연된 항공기가 먼저 이착륙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24일도 항공편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늦은 오후가 돼야 공항운영이 정상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공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11시에 해제됐다. 24일에도 오전 1시 35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됐다.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는데 전날 한때 인천공항의 가시거리는 50m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항공기 운항이 대규모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항공사 승객들은 회사 쪽으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최소 수 시간을 기내에 머물러야 했다. 또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밤사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해외 크리스마스 연휴를 꿈꿨던 승객들 사이에서는 거센 항의와 함께 분통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전날 오후 8시쯤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항공편을 탑승할 예정이었던 한 승객은 “전날부터 24일 새벽 3시 넘어서까지 항공사에 항의하다가 결국 동인천으로 나와서 자비로 숙박을 잡았다”며 “항공사 측이 기상이변을 내세워 보상을 거부하고 숙박 및 차편 서비스 제공하지 않았다”고 분노를 표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비…미세먼지 ‘나쁨’, 성탄절은 강추위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비…미세먼지 ‘나쁨’, 성탄절은 강추위

    성탄절을 하루 앞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큰 추위는 없겠지만 전국에 눈, 비가 내리고 미세먼지까지 ‘나쁨’으로 예고돼 가족 나들이 때 주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성탄절(25일)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강풍에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가 체감온도가 뚝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는 비나 눈이 내리고, 남부지방에는 비가 내린다. 비와 눈은 서쪽 지방을 시작으로 늦은 오후부터 밤사이에 그치겠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5∼20㎜, 제주는 10∼40㎜다. 강원 지역에는 눈이 내릴 예정이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3∼10㎝, 강원 영서 2∼5㎝, 경기 동부·강원 북부 동해안·충북 북부·전북 동부 내륙·경북 북부 내륙 1∼3㎝, 경남 서부 내륙 1㎝ 안팎이다. 큰 추위는 없는 상태다. 현재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5.1도, 인천 5.8도, 수원 3.4도, 춘천 1.1도, 강릉 8.0도, 청주 3.3도, 대전 3.4도, 전주 8.2도, 광주 6.1도, 대구 1.7도, 부산 8.4도, 울산 5.8도, 창원 4.8도, 제주 11.7도 등 영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후 최고기온도 3도에서 14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중부 서해안은 안개를 주의하고 눈, 비 교통길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미세먼지의 경우 서울·경기·강원영서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성탄절도 넘어가면서 좋거나 보통 수준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해상에서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앞바다에서 0.5∼4.0m, 남해앞바다와 동해앞바다에서 0.5∼3.0m로 높게 일겠다. 평년을 웃돌던 기온은 이날 밤부터는 크게 내려가 성탄절에는 강풍을 동반한 강추위가 예상된다. 아침에는 최저기온 영하 10도에서 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상 7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해안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강한 바람에 시설물 관리와 너울로 인한 높은 물결이 해안도로나 방파제를 넘을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겠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앞바다에서 0.5∼4.0m, 남해앞바다에서 0.5∼2.5m, 동해앞바다에서 1.5∼4.0m 높이로 일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공항 짙은 안개로 줄줄이 결항

    인천공항 짙은 안개로 줄줄이 결항

    짙은 안개로 인천국제공항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짙은 안개로 인해 312편이 지연, 49편이 결항됐고, 43편이 김포공항 등으로 회항했다. 항공기 일정이 연쇄적으로 늦춰지면서 활주로 비행기 안과 입·출국장에 승객들이 오랫동안 대기하거나 일부는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극심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오늘 새벽 들어 운항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당분간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시간 운항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카드뉴스] 안개 낀 성탄절, 썰매 끄는 루돌프는 어떻게 ‘무사고’ 유지할까?

    [카드뉴스] 안개 낀 성탄절, 썰매 끄는 루돌프는 어떻게 ‘무사고’ 유지할까?

    12월 크리스마스이브만 되면 전 세계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를 손 모아 기다립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산타’를 궁금해하는 아이들 때문에 간혹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루돌프 코는 왜 빨간 것일까요? 산타 할아버지는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할까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산타클로스의 모든 것’을 정리해봤습니다. *이 기사는 서울신문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루돌프, 안개 낀 성탄절 무사고 썰매 비결은 (▶ 관련기사 보러 가기)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습니다. 구성·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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