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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소강석 목사 13번째 시집 발간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소강석 목사 13번째 시집 발간

    “꽃 한 송이 졌다고 울지 마라 // 눈 한 번만 돌리면 / 세상이 다 봄이다.”(‘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봄 1 중)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를 출간했다. 벌써 13번째 시집이다. 14일엔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북콘서트도 연다. 이번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을 지낸 소 목사는 ‘봄에서 여름으로’, ‘가을 지나 겨울’, ‘소나기 끝에 무지개’, ‘등대와 별 그리고’ 등 시간의 흐름과 자연물을 소재로 삼아 사랑, 이별, 고독, 그리움 등을 노래한다. 총 90에 달하는 시는 꽃, 별, 바람, 파도, 안개, 구름, 흙, 태양, 소나기 등 자연을 관조하며 지치거나 상실감에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소 목사는 윤동주 문학상과 천상병 문학상 등을 수상한 문학계 중견 시인이기도 하다. 소 목사는 “어렵고 난해한 시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 시들을 써보고 싶었다”며 “한 줄 한 줄 사람과 자연,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순수한 고백의 언어를 남겨보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다. 정호승 시인과 김종회 평론가 등이 출연한다.
  • 런던 ‘그레이트 스모그’ 시작…“안개일 뿐” 되뇌다 정권 잃을 뻔[지구촌 소사]

    런던 ‘그레이트 스모그’ 시작…“안개일 뿐” 되뇌다 정권 잃을 뻔[지구촌 소사]

    가뜩이나 세계적 악천후로 불명예를 안은 영국 런던에 대기 순환이 싹 끊겼다. 1952년 12월 4일(현지시간) 바람 하나 없던 터에 고기압권 내에 들어가 역전층이 형성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안개는 짙었다. 게다가 기온까지 뚝 떨어졌다. 영국해협을 건너온 찬 공기가 템스 강 계곡에 이르자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낮에도 기온은 영하에 머물렀다. 석탄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미 13세기부터 대기가 안 좋기로 유명한 도시였다. 사건 시점의 겨울에도 안개(fog)가 자주 끼는 영국의 기후 특성과 공장의 매연(smoke) 등이 뒤섞여 스모그를 일으키기 일쑤였다. 특히 연기 속에 있던 아황산 가스가 황산 안개로 변해 시민 호흡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사상 최악의 스모그는 8일까지 닷새나 이어졌다. 초기엔 호흡 장애로 4000여명, 이후 2주일간 만성 폐질환 합병증으로 8000여명이 1만 2000여명이 숨졌다. 스모그의 수준이 종전과는 궤를 달리하는 유독성과 농도, 그리고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로 인해 ‘그레이트스모그’라는 별칭을 달게 됐다. 1912년 4월 15일 발생한 호화유람선 타이태닉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이자 2등 항해사였던 찰스 라이톨러(1874~1952)가 이 기간에 사망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나머지 당시 런던의 장례식장에선 관이 소진됐을 정도였다. 템스 강에서는 증기선이 정박해 있던 배를 들이받았다. 기차와 자동차가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길 잃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을 따라 집을 찾아가는 상황이었다. 대부분 지역 가시거리가 1m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사람들은 길을 갈 때면 가까운 벽에 매달려 걸어야만 했다. 특히 공단과 항만 등이 밀집해 있던 런던 동부는 가시거리가 30㎝에 도달해 자신의 발밑도 분간하기 힘들 수준이었다고 한다. 런던 지하철을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 운행이 중지됐다. 거의 모든 지상교통도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야외 스포츠 행사 역시 모두 취소됐다. 심지어 스모그가 실내로 새어들면서 영사기 불빛이나 무대를 가리는 바람에 영화 상영과 연극 공연도 일부 중지됐다. 물론 스모그는 많은 집에도 들어와 사람들의 눈, 목, 코를 아프게 하고 끊임없는 기침을 유발했다. 통계에 잡힌 호흡기 질환자만 10여만명이나 된다. 당시 런던 인구가 832만 8000명이었으니, 무려 1.2% 가량이 스모그로 인한 직접적인 고통을 받은 셈이다. 20세기 최대의 환경 재난을 맞고도 사태 초기엔 정부의 태도가 한심할 지경이었다. “독감 때문”이라는 엉뚱한 진단과 함께 마스크 300만개를 배포한 게 전부였다. 윈스턴 처칠(1874~1965·재임 1940~1945, 1951~1955) 수상도 “그냥 안개일 따름인데…”란 안일함을 보이다 불신임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렀다. 처칠은 엉망진창인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비서를 조문하러 병원을 찾아가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곧장 기자회견을 자청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시찰을 나왔다고 발표해 실각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1953년 5월 ‘비버(Beaver) 위원회’를 설치해 대기오염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기네스북 창시자인 휴 비버(1890~1967) 경이 주도했다. 위원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1956년 대기오염 청정법을 제정했다. 더불어 세계 모든 나라에 경각심을 일깨우게 됐다. 참사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진 않았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게 크다. 이전에도 안개와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 사례가 숱했다. 하지만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와 자연 경고음은 ‘경제 우선주의’에 파묻혔다. 1930년대에 이미 벨기에 뫼즈 강 계곡에서 스모그 때문에 수십명이 죽자 “런던과 같은 대도시라면 일주일 만에 4000명 넘게 죽을 것”이라고 예측도 나왔지만 역시 무시됐다.
  • ‘저 하늘에도 슬픔이’ 거장 김수용 감독 별세

    ‘저 하늘에도 슬픔이’ 거장 김수용 감독 별세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 109편을 연출한 한국 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이 3일 별세했다. 94세. 김 감독은 이날 오전 1시 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 당시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서 홍보 영화를 찍다가 1958년 코미디물 ‘공처가’로 데뷔했다. 전역하고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등 주로 코미디물을 연출했다. 1963년 ‘굴비’를 시작으로 ‘혈맥’(1963), ‘갯마을’(1965),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 작품성 뛰어난 영화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신상옥·유현목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는 대만 등에 수출돼 외국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부터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며 영상물등급위원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지냈다. 청룡영화상(1965), 부일영화상(1966), 백상예술대상(1966·1979), 아시아태평양영화제 감독상(1967),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특별공로상(2009) 등을 받았다.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정지영·이장호 감독과 배우 안성기·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후 1시.
  •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 109편 연출…거장 김수용 감독 별세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 109편 연출…거장 김수용 감독 별세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 109편을 연출한 한국 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이 3일 별세했다. 94세. 김 감독은 이날 오전 1시 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서 홍보 영화를 찍다 1958년 코미디물 ‘공처가’로 데뷔했다. 전역하고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등 주로 코미디물을 연출했다. 1963년 ‘굴비’를 시작으로 ‘혈맥’(1963), ‘갯마을’(1965),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 작품성 뛰어난 영화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신상옥, 유현목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는 당시에도 대만 등에 수출돼 외국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구두닦이를 하며 동생들을 돌보는 소년 가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영균·조미령·황정순 등 당대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1980년대부터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지냈다. 청룡영화상(1965), 부일영화상(1966), 백상예술대상(1966·1979), 아시아태평양영화제(1967) 감독상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특별공로상(2009) 등을 수상했다.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정지영 감독과 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 5일 오후 1시.
  • 한국영화 ‘큰 별’ 김수용 감독 별세

    한국영화 ‘큰 별’ 김수용 감독 별세

    196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거장 김수용 감독이 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김 감독은 이날 오전 1시 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이던 1945년 해방 직후 3·1 운동에 관한 연극을 연출하는 등 일찍부터 연출에 재능을 보였다. 6·25 전쟁 당시 통역장교로 복무했고 정전 이후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 배치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딸의 혼사를 앞두고 가정불화를 겪는 곰탕집 주인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의 코미디물 ‘공처가’(1958)가 데뷔작이다. 군인 신분으로 주말에 시간을 내서 연출한 작품이다. 전역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으로서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등 주로 코미디물을 내놨다. 1960년대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히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는 당시 대만 등으로 수출돼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이후 ‘굴비’(1963), ‘혈맥’(1963), ‘갯마을’(1965),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잇달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 ‘갯마을’, ‘만선’, ‘산불’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조명한 리얼리즘으로 주목받았다. 40년간 109편의 영화를 내놓은 다작 감독으로 1967년은 그해에만 10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신상옥, 유현목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2005년에는 자신의 영화 인생을 반추하는 ’나의 사랑 씨네마‘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다.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의 문하생이라고 할 수 있는 정지영 감독과 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오는 5일.
  • 발코니에 기댄 시인 적시는 ‘사회의 파도’

    발코니에 기댄 시인 적시는 ‘사회의 파도’

    건축 전문 기자로 장소에 예민해파묵의 발코니 사진서 영감 얻어안도 밖도 아닌 공간서 현실 관찰 제목이 정직하다. ‘오늘 사회 발코니’. 수록된 시들은 ‘오늘 사회’에서 마주한 일들을 늘어놓는다. 시인은 이렇게 해명한다. “아마 제가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매립한 상태에서 썼던 시가 일부 있기 때문일 거예요.”박세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늘 사회 발코니’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 시인의 시집은 2019년 ‘내가 나일 확률’(문학동네) 이후 4년 만이다. “철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것은 / 빛이 아니라 / 목 잘린 발들이 일으키는 먼지 //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고 / 외부가 한낮으로 향해 갈 때 / 어둠이 숨어드는 / 모두가 짙어지면 홀로 더 깊이 짙어지는, 땅보다 낮은 땅에서 // 절대 상하지 않겠다”(‘일조권’) 건축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박 시인의 시는 장소와 공간을 예민하게 들여다본다. 햇빛과 반지하의 관계를 조명한 시 ‘일조권’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한다. 반지하 창문의 방범용 창살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다. 어딘가 재단되고 갈라져 왜곡된 세계. 반지하에 사는 이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화이트 셔츠 공장”에서는 “검붉은 피가 번지”거나 “옆자리의 동료가 사라지”기도 한다(‘생산 라인’ 부분) 어느 “국숫집의 주인”은 “기계가 그의 손을 반죽인 양 빨아들”이기도 한다(‘일’ 부분) 이토록 끔찍한 고통에도 화자는 당황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빵 만드는 공장에서 잇따라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가는 현실처럼. 죽음에 무감각해진 시대를 직시하는 시인의 눈은 다소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비로소 기계와 손이 분리되었을 때 / 세 마디로 이루어진 희망은 / 생각보다 더 잘게 부스러지고 굽어지고 있었다”(‘일’ 부분) 시집에서 자주 인용하는 예술가가 장 폴 사르트르인 점은 공교롭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문인인 그는 지식인의 사회참여를 뜻하는 ‘앙가주망’을 공공연히 강조했다. 제목의 일부이기도 한 ‘사회’와 묘하게 겹친다. 시인은 사르트르의 소설 ‘벽’에 쓰인 문장을 시 ‘서프라이즈 박스’에서 한 번, ‘살아 있는 작은 안개가 하는 일’에서 또 한 번 옮겨 적었다. 이 밖에도 ‘장식과 범죄’의 아돌프 로스를 비롯한 미학·건축 거장들이 시 안에서 재치 있게 변주된다.시집의 하이라이트인 것 같은 시 ‘Balkon’은 튀르키예의 지성 오르한 파묵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출발한다. 파묵은 소설 쓰기가 막힐 때마다 발코니에 서서 풍경을 찍었다고 한다. 2012년 1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5개월간 8500여장의 사진을 찍고 이 중 일부를 모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래서 ‘발코니’는 어떤 곳인가. 생지옥과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구원의 공간인가. “그저 제가 살고 있는 집의 발코니입니다. 구조적으로 볼 때 건물에 부가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면서 안에도 속하지 않고 밖에도 속하지 않은, 안과 밖의 자장에서 벗어난 무중력의 시간입니다. (…) 제 앞에 펼쳐진 것은 그저 바다. 아름답고 무섭고 아득한 사회의 바다. 파도가 밀려오면, 발코니가 흔들거립니다.”(시집에 수록된 시인의 인터뷰 중에서)
  • “10년 만에 봐”…‘졸혼 8년차’ 백일섭, 그동안 딸 안 만난 이유

    “10년 만에 봐”…‘졸혼 8년차’ 백일섭, 그동안 딸 안 만난 이유

    졸혼 8년 차를 맞은 배우 백일섭이 딸과의 관계를 고백했다. 다음 달 6일 첫 방송되는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세상 누구보다 가깝지만, 때론 세상 누구보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백일섭은 지난 2016년 졸혼 발표 후, 싱글 라이프 8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날 백일섭은 “졸혼 후 자녀들과 연락을 잘 하시냐”라는 전현무의 질문에 그는 “딸과의 관계는 아직 미지수”라며 딸과 소원한 사이임을 고백했다. 백일섭은 “딸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봤다. 마음속에 항상 응어리가 져 있었는데 사위가 가운데서 중재를 해줬다”라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오랜만에 만난 딸의 얼굴에 안개가 껴 있는 것 같았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만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담담히 후회의 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빠하고 나하고’를 통해 아버지 수업을 받아서 딸과 잘 지내고 싶다”라며 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빠하고 나하고’는 다음 달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남혐 캐릭터 논란… 넥슨·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 줄줄이 사과

    남혐 캐릭터 논란… 넥슨·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 줄줄이 사과

    남성 비하를 상징하는 손 모양을 한 캐릭터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게임사들이 긴급 사과문을 올렸다.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26일 게시판에 ‘엔젤릭버스터 홍보물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메이플스토리는 “현재 커뮤니티에 엔젤릭버스터 홍보물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많은 용사(메이플스토리 이용자)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같은 게임사의 던전앤파이터도 총괄 디렉터 실명으로 “일부 애니메이션 리소스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확인되어 전반적인 원인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모험가(던전앤파이터 이용자)님께 불쾌한 감정을 드리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문제가 된 범위가 광범위할 수 있기 때문에 빠짐없이 검토하고 조치사항에 대해선 다시 공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이번 논란은 해당 게임의 캐릭터들에서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모은 포즈가 공통적으로 발견되면서 발생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제스처를 남성 혐오 표현으로 사용하는데 유저들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소속 애니메이터가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글을 보고 과격한 페미니즘을 추구한다고 논란을 제기했다. 유저들은 해당 애니메이터가 소속된 스튜디오에서 외주를 맡아 제작한 작품들을 검열했고 게임 속 캐릭터들이 남성 혐오 포즈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논란이 불거진 대상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최근 리마스터(업그레이드)한 직업 ‘엔젤릭버스터’ 관련 콘텐츠들, 던전앤파이터의 ‘선계 시네마틱-안개 너머의 세계로’·‘SNK 콜라보 영상’,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스토리 애니메이션 ‘아이작편’·‘호타루편’ 등이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블루 아카이브’, 님블뉴런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이터널 리턴’ 등도 해당한다.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에서 진행하고 있는 메이플호텔 아르크스·메이플 판테온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 찾아와 게임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게임사들은 논란이 불거진 후 26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공지사항을 속속 게재했다. 문제가 제기된 콘텐츠들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일부 게임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터널 리턴은 이날 오전 게시판에 “현재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인트로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포함 모든 저작물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를 단행하기로 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타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 자유의 이름으로 용납될 수는 없으며, 이에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 서이초 사건 ‘혐의없음’ 종결해놓고…정보공개 미루는 경찰

    서이초 사건 ‘혐의없음’ 종결해놓고…정보공개 미루는 경찰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수사 종결된 것에 대해 유족 측은 반발하며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경찰이 이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서이초 유족 측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정보공개청구 결정 기간을 연기하면서 ‘제3자의 의견 청취나 심의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다음 달까지 다시 공개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브리핑을 열고 “교내 폐쇄회로(CC)TV, 관련자 진술, 심리부검 결과 등을 종합할 때 고인의 타살혐의점은 없었다”며 “서이초 사건 입건전 조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고인이 사망한 지 4개월이 넘은 시점이었다. 지난 7월 18일 서이초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가 극단적 선택은 한 채 발견됐다. A 교사는 평소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고 문제 학생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7월 12일에는 A 교사가 맡은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긋는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했다. 교원단체는 이 사건으로 A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민원과 폭언을 들었고, 심리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브리핑에서 “고인의 통화내역과 업무용 앱(하이톡) 내역, 학교 PC, 업무노트, 일기장 메모 등을 광범위하게 확보해 분석하고 (연필사건과 관련된) 학부모 2명으로부터 핸드폰을 받아 포렌식을 했지만 폭언 등 범죄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고인의 휴대전화는 비밀번호가 설정돼 포렌식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고인이 학생 관리와 출석 문제 등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 외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점은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하이톡 연락, 학교 행정 전화 통화 등으로 학생 관리 문제와 출석문제 등을 상의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은 확인됐다”며 “또 연필 사건에서도 학부모 양쪽의 의견을 중재하는 과정이 A 교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경찰의 발표에 유족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학부모와 참고인 진술조사’와 ‘고인과 연필사건 학부모 사이의 통화 및 문자 수발신 목록’을 보여달라며 지난 13~1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유족 측의 강력한 요청에도 서초경찰서는 정보공개청구 결정 기간의 마지막 날인 24일까지 자료를 유족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 관련법에 따르면 정보공개청구의 결정 기간은 10일 이내이며,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10일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유족 측 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는 경찰이 정보공개를 미루는 이유로 내세운 ‘제3자 의견청취’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문 변호사는 “(경찰이 의견을 청취할) 제3자가 가해자라면 그 의견을 청취해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경찰이 ‘혐의없음’ 발표를 한 다음 정보마저 공개하지 않는다면, 고인의 부모는 평생을 진실을 모르는 안개 속에서 살면서 응어리를 풀 수 없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그림 읽는 법(김진 지음, 윌북) 뭉크는 왜 여자들을 흡혈귀처럼 그렸을까. 자코메티는 왜 모두 길쭉하고 앙상한 뼛조각을 만들었을까. 미술 전공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던 유튜브 채널 ‘예술산책’ 속 이야기들이 책으로 출간됐다. 운영자가 직접 유학하며 몸담은 파리1대학 예술 수업에서 다뤘던 작품을 중심으로 그 안에 숨겨진 예술계 이슈를 담았다. 276쪽. 1만 9800원.상어가 빛날 때(율리아 슈네처 지음, 오공훈 옮김, 푸른숲) 스스로 빛나는 상어와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 자신의 이름을 짓는 돌고래까지. 세계적인 여성 해양생물학자 율리아 슈네처가 바닷속에서 발견한 경이로운 생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양생물에 관한 최신 연구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320쪽. 1만 8500원.일자리 그 위대한 여정(백완기 지음, 지베르니)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지금,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일자리의 본질과 속성, 인간과의 관계성을 찾고자 저자는 인류 초기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최초의 일자리가 생겨난 시점부터 사회의 변화 과정을 추적한다. 344쪽. 2만 5000원.밤은 내가 가질게(안보윤 지음, 문학동네) 일곱 편의 단편소설에서 일상이 파괴될 만큼 커다란 고통을 겪은 이들이 어떻게 다음 삶으로 넘어가는지 행로를 좇는다. 인물들은 모두 막다른 길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가늠하며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선과 악으로 이분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사정을 작가는 끈질기게 따라간다. 276쪽. 1만 6000원.파리의 역사 마천루(권현정 지음, 도서출판 집) 기원전부터 15세기까지 파리의 도시건축을 이야기한다. 원형경기장은 어떻게 만들고 사용했는지, 로마 시대에 있던 공중목욕탕은 어떻게 구성됐고 왜 더이상 공중목욕탕을 사용하지 않게 됐는지, 성당에 기괴한 ‘가고일’은 왜 있으며,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왜 설치하는지 등 파리의 이모저모를 전한다. 280쪽. 1만 8000원.안개의 공식(정상미 지음, 책만드는집)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정상미 시인의 첫 시집으로 자기성찰의 과정을 통해 건강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사유와 가능성으로 충만한 세계를 펼친다. 내면의 상처와 슬픔, 고통을 함께하며 가족과 이웃, 국가에 대한 염려가 사랑과 연민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120쪽. 9000원.
  •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일렁일렁 붉은 물결에 마음의 짐 던져 놓게

    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이 포개지는 시기다. 중부권 산자락의 수목들은 거의 다 가을색을 털어냈지만 경북 영천처럼 남녘의 분지엔 아직 만추가 머물고 있다. 눈으로 붉은 숲을 담고 귀로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듣자면 역시 늦가을이 제격이다. 영천 팔공산 자락의 중암암을 다녀왔다. 대가람 은해사에 딸린 산내 암자다. 가을의 끝자락, 스산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짐을 덜어 낼 의지처를 찾으시는가. 그렇다면 산중 암자로 향하는 호젓한 숲길 트레킹을 권한다.영천 은해사는 ‘은(銀)의 바다(海)’란 뜻의 절집이다. 은해사가 깃들인 팔공산에 안개와 구름이 끼면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단풍 일렁이는 가을엔 붉은 바다가 된다. 절집 주변을 감싼 나무들이 대체로 활엽수라서 그렇다. 특히 은해사에서 산내 암자인 중암암(中巖庵) 가는 길이 멋지다. 올해 강수량이 적어선지 바싹 마른 단풍잎이 많긴 한데, 그래도 햇빛이 숲을 비추기 시작하면 곳곳의 단풍들이 붉은빛으로 일어선다. 그 자태가 퍽 장관이다. 팔공산 하면 흔히 대구에 속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대구 땅은 4분의1 정도다. 이웃한 영천과 칠곡이 대구와 비슷한 지분을 가졌고 나머지는 군위와 경산 등에 흩어져 있다. 입시철에 인기 만점인 갓바위도 사실 경산에 속했다.‘불국토’(佛國土)라 불리는 팔공산엔 크고 작은 절집들이 많다. 그중 은해사는 대구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을 양분하는 대가람으로 꼽힌다. 은해사 일주문을 나서면 곧 금포정(禁捕町)이다. ‘동물의 살생을 금하는 구역’이란 뜻이다. 키 크고 잘생긴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숙종 38년(1712)에 조성됐다니 300년을 훌쩍 넘긴 숲이다. 여기부터 은해사 보화루까지 산책하기 좋은 흙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제법 선 굵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도랑을 흐르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요즈음 은해사에서 가장 멋진 공간은 주변 계곡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계곡을 향해 반쯤 누운 채 멋진 단풍을 드리우고 있다. 은해사는 백흥암, 중암암 등 산내 암자가 8곳, 말사도 50여곳에 이르는 대찰이다. 아름드리 솔숲을 지나 만나는 은해사의 웅장한 자태가 감탄할 만하지만, 늦가을 산사의 매력을 엿보고 싶다면 여기서도 서너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중암암은 은해사에서 4.8㎞ 정도 떨어져 있다. 비교적 높은 산정에 터를 잡아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중암암에 이를수록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된비알도 만난다. 다만 등산로로 쓰이는 임도가 잘 닦인 편이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른 아침의 산길은 청아하다. 홍진의 악다구니가 없어설까, 한 발짝 오를 때마다 마음도 한 걸음씩 내려가는 듯하다. 승용차도 오갈 수 있긴 한데, 낙엽 깔린 급커브와 급경사 구간에선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걷거나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길 권한다. 산내 암자 중 하나인 백흥암까지 차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백흥암에서 걸어간다면 1시간 남짓 소요된다. 거리로는 중암암까지 2.3㎞다.중암암은 거대한 바위가 포개져 만든 돌구멍을 지나야 나온다. ‘구멍바위 절집’이라 불리는 이유다. 돌구멍을 지나면 곧 법당 앞마당이다. 마당이라 해야 겨우 손바닥만 하지만 그래도 암자 마루에 앉으면 주변 산들이 부복하고 안겨 오는 장쾌한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가을볕이 쏟아지는 마루는 더할 수 없이 여유로운 공간이다. 한소끔씩 불어오는 바람과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고적미를 듬뿍 안겨 준다. 중암암 대웅전의 네 기둥에는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이 주련으로 걸려 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의 현상계는 꿈이고 허깨비이고 물거품과 그림자에 불과하고 이슬이나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세상을) 이처럼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란다. 눈에 보이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법당 앞엔 소원지를 매다는 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주식 대박 나게 해주세요.” 주련의 의미를 알고 걸었을까. 참 얄궂다. 중암암 위로도 볼거리가 꽤 있다. 바로 위 삼층석탑과 석등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조성양식을 따랐다고 적고 있다. 석탑 주변은 온통 큰 바위다. 꼭 거인족이 거대한 공깃돌을 쌓아 놓은 듯하다. 바위들이 여러 겹 포개지다 보니 곳곳이 돌구멍이다. 그중 하나가 극락굴이다. 좁고 어두운 굴 틈을 세 번 지나면 소원이 이뤄진다니 부디 시도해 보시길. 신라 김유신 장군이 17세 되던 해에 이 석굴에서 수련했고, 원효대사도 화엄삼매에 들어 정진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삼층석탑 바로 옆에 있다.바윗길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만년송과 만난다.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다. 1만년까지야 어림도 없겠지만 물 한 방울 없을 듯한 암반에 뿌리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의 수령이 수백년은 족히 넘을 듯하다. 만년송 앞은 삼인암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불붙은 듯한 팔공산 단풍을 조망할 수 있다. 삼인암 바로 아래는 중암암의 중심 법당이다. 여느 전망대와 달리 몸가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천은 여말선초의 충신인 포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그의 자취가 임고면 일대에 남아 있다. 임고서원은 포은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처음 조성된 건 조선 명종 때인 1554년이다. 이후 임진왜란 등 여러 전란을 거치며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임고서원은 구서원과 신서원, 포은유물관, 조옹대, 용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원 들머리엔 선죽교가 조성돼 있다. 이방원(태종)이 회유하기 위해 보낸 ‘하여가’에 완강한 거부의 뜻을 담은 ‘단심가’로 응수했다가 자객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재현한 것이다. 실제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다. 포은의 생가는 임고서원 인근 우항리에 마련됐다.임고서원 입구의 은행나무가 볼만하다. 높이 약 20m, 수령은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은행나무 노거수에 견줘 단풍 시기가 꽤 늦다. 11월 초를 지나고 중순으로 접어들 무렵에야 노랗게 물든다.이 은행나무는 본디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을 당시 심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1592)으로 훼손된 임고서원을 1600년쯤 현 위치로 옮길 때 함께 옮겨 심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선조들의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인 셈이다. 현재는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만추에 가볼 만한 오래된 숲 하나 덧붙이자. 화북면 자천리의 ‘오리장림’(五里長林)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1500년대부터 조성한 유서 깊은 숲이다. 숲이 5리(2㎞)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숲 가운데로 길이 나고, 태풍 등으로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져 지금은 마을 앞 군락지 일부에서만 옛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숲엔 왕버들, 굴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조화롭게 모여 있다.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머리 모양을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 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을 통해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 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장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이 뻗어 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케 하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①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 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 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이를 배경으로 한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 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장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카메라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 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서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②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흐릿하게 그려진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모양의 머리를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으로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을 뻗어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시키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은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망원경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모호히 흐려 그린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초로 ‘게 성운(M1)’ 촬영 성공 [우주를 보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초로 ‘게 성운(M1)’ 촬영 성공 [우주를 보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지구촌 밤하늘의 ‘셀럽’ 게 성운(M1)을 최초로 촬영했다. 이 선명한 이미지는 제임스웹 망원경의 NIRCam(근적외선 카메라)과 MIRI(중적외선 카메라)가 적외선으로 잡아낸 것이다.​ 게 성운에 M1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18세기 프랑스의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만든 ‘목록’에 첫번째로 실렸기 때문이다. 메시에는 당시 유행했던 혜성 사냥에 진심이었던 별지기로, 혜성 사냥꾼들을 위해 혜성 사냥에 방해되는 천체 110개를 모아 책으로 출판했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메시에 목록>으로 후세 별지기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별지기라면 이 메시에 천체 110개를 다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 되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매년 춘분날 부근에 하룻밤 동안 메시에 목록 천체 110개를 다 관측하는 ‘메시에 마라톤’이 열리고 있다.​ M1에 게 성운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생긴 모양이 게 딱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성운은 1054년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로, 서양 천문학사에는 1731년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존 베비스가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하지만, 그보다 700년이나 앞선 1054년 조선의 관상감 천문학자들이 먼저 발견했다. ​ <조선왕조실록> 선조 37년 9월 21자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밤 1경(更)에 객성(客星)이 미수(尾宿) 10도의 위치에 있었는데, 북극성과는 1백 10도의 위치였다. 형체는 세성(歲星)보다 작고 황적색(黃赤色)이었으며 동요하였다. 5경에 안개가 끼었다.”​ 이 객성은 낮에도 볼 수 있을 만큼 밝았다고 한다. 역사적인 기록으로는 초신성이 폭발한 후, 4월이나 5월 초에 출현했고, 7월에는 겉보기 등급이 -7~-4.5 등급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금성의 최대밝기보다 수십 배나 밝은 것이다. 초신성은 최초로 발견된 후로부터 2년 동안 맨눈으로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초신성 1054로 불리는 게 성운은 태양 질량의 10배가 넘는 거대한 별이 생의 마지막에 대폭발을 일으키고 남은 초신성 잔해다. 게 성운의 중심에는 폭발하고 남은 별의 고갱이인 중성자별이 초당 30회 회전하면서 펄서를 방출하고 있다. 펄서를 방출하는 게 성운의 중성자별은 성운 중심 근처의 밝은 점으로 보인다. ​ 현대 천문학자들에게 알려진 가장 기이한 천체 중 하나인 별의 핵 잔재는 게의 전자기 스펙트럼 방출에 전력을 공급한다. 크기가 무려 12광년에 달하는 게 성운은 황소자리 방향으로 불과 6,500광년 떨어져 있다. 현재도 초속 1,500 km의 속력으로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 [지방시대] ‘반백 살’ 소양강댐의 명과 암/김정호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반백 살’ 소양강댐의 명과 암/김정호 전국부 기자

    ‘한강 기적의 주역’, ‘근대화의 상징’…. 올해로 준공 50돌을 맞은 강원 춘천 소양강댐을 꾸미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수도권에 용수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홍수 조절, 전력 공급까지 도맡으며 1970년대 산업화를 이끌어서다. 소양강댐이 연간 흘려보내는 물의 양은 12억t으로 수도권 용수 공급량의 절반에 가깝다. 소양강댐이 ‘수도권의 젖줄’로 불리는 이유다. 1978년을 포함해 5차례 전국에 심각한 가뭄이 있던 해에도 끄떡없이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1970년대 후반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당시 전국 수력발전 총량의 3분의1을 담당하면서 전력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소양강댐은 앞으로 춘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에 물을 대주며 역할을 더 넓힌다. 소양강댐의 명(明)이다.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암(暗)도 있다. 1967년 4월부터 1973년 10월까지 소양강댐 건설 공사가 이뤄진 6년 6개월 동안 매일 12시간 이상 고된 노동이 이어져 근로자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유역 면적이 2703㎢에 달하는 거대한 소양강댐이 지어지면서 춘성군(현 춘천시) 동면·북산면, 양구군 양구면·남면, 인제군 인제면·남면 등 3개 군 6개 면 38개 리가 일부 또는 전부 수몰됐다. 여기 살고 있던 3153가구, 1만 8546명은 정든 고향을 반강제로 떠나야만 했다. 서로 인접한 춘천과 양구를 직통하는 길도 없어져 이동 거리가 47㎞에서 93.6㎞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소양강댐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 소양강댐 건설 뒤 주변 지역 연간 안개일수가 2배 이상 늘어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농작물 생육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양강댐은 주변 지역을 이중삼중 규제로 묶어 ‘규제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강원연구원이 낸 연구보고서에서 소양강댐 건설 뒤 주변 지역이 본 피해액은 최대 10조원으로 추산됐다. 소양강댐이 만들어진 지 반세기가 지났으니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 개발독재와 권위주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국가 운영체제도 중앙집권에서 지방에 권한을 넘겨주는 지방분권, 지방자치로 차츰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부가 맡고 있는 댐 운영·관리에 지자체를 참여시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원도는 충북도와 함께 지난해 말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댐 주변 지역의 정당한 지원을 보장하라”며 기치를 올렸다. 강원도의회는 소양강댐 주변 지역 피해지원 연구회를 만들며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댐 운영·관리권을 나누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소양강댐에 수도권 2000만 시민의 식수가 걸려 있어서다. 더욱이 소양강댐은 안보와 직결되는 가급 국가중요시설이다. 그렇다고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갈 일은 아니다.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아픔과 피해가 ‘진행형’이어서다. 모르는 척 덮어 두며 보낸 세월이 벌써 50년째다.
  • [최여정의 아침 산책] 멜론, 영화 그리고 조니워커/작가

    [최여정의 아침 산책] 멜론, 영화 그리고 조니워커/작가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시인의 ‘엄마 생각’을 읽는다. 까무룩 낮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사위는 깊은 물에 잠긴 듯 조용하고, 열어 둔 창문 틈으로 어둠이 슬며시 찬바람을 묻혀 발을 딛고 들어오던, 내 유년의 어느 늦가을 오후가 떠오른다. 그 빈집의 고요가 무서워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하는데, 허겁지겁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가 나를 꼭 끌어안고는 등을 토닥토닥, 토닥. 지금도 세상 살다가 외롭거나 무섭고, 또 슬픈 일들로 혼자 눈물이 핑 돌 때, 그럴 때, 늦가을 오후 엄마의 손길이 생각난다. 토닥토닥, 토닥. 한국 문학사에 이정표를 세운 시인들의 생과 시가 담긴 공연이 비슷한 시기에 차례차례 올려졌다. 이상과 변동림의 사랑을 무대화한 뮤지컬 ‘라흐 헤스트’, 연극 ‘기형도 리플레이’ 그리고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 ‘마리서사’다. 이 세상에 소풍을 와 서른도 못 채우고 서둘러 떠나버린 젊디젊은 시인들의 생을 떠올리니 애잔하기만 한데, 이들이 생의 마지막까지 좋아하던 것과 함께 눈을 감았다니 위안이 된다. 멜론, 영화 그리고 조니워커와 카멜 한 갑. 이상(1910~1937)은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한 변동림과 다방 ‘낙랑파라’를 오가며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까워지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지낸 시간은 3개월 남짓. 혼자 일본으로 떠난 이상은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는 죄목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34일간 구금되고 이때 폐병이 악화된다. 이상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변동림은 그를 만나기 위해 도쿄 제국대학 부속병원으로 간다. 1937년 4월 17일, 변동림을 만난 이상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멜론이 먹고 싶소”였다. 1946년 ‘거리’로 등단한 박인환(1926~1956)은 시인이자 기자이며 ‘마리서사’(茉莉書肆)라는 이름의 서점 주인이었다. 박인환이 좋아했던 프랑스 시인 ‘마리 로랑생’의 ‘마리’와 책 파는 가게라는 뜻의 ‘서사’를 붙여 이름 지었다. 김수영은 수필 ‘마리서사’에서 ‘그 작은 서점은 문학을 꿈꾸게 만든 환상의 공간’이었다고 썼다. 평소 이상을 동경했던 박인환은 1956년 이상의 기일을 기념하겠다며 4일 동안 폭음한 끝에 1956년 3월 20일, 급성 알코올성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술을 좋아했던 고인을 기리며 그의 동료들이 관에 넣어 준 마지막 선물은 조니워커와 카멜 담배였다.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며 시 ‘안개’로 등단한 기형도(1960~1989) 시인은 스물아홉 생일을 엿새 앞둔 날 뇌졸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에는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사랑의 상실이 짙게 남아 있다. 평소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는 기형도는 1989년 3월 7일, 종로 파고다극장에서 심야영화를 보던 중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훗날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건 기형도가 마지막으로 보던 영화였다. ‘뽕2’와 ‘폴리스 스토리’.
  • [포토] “조난자 구조”…레디 코리아 훈련

    [포토] “조난자 구조”…레디 코리아 훈련

    울산시는 6일 울산신항 용연부두에서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남구청, 해양경찰청, 울산항만공사 등 17개 기관 합동으로 ‘해양 선박사고 대응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한 레디 코리아(READY Korea)의 두 번째 훈련이며, 울산에서 열렸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실제와 같은 상황을 설정하고,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참여해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번 훈련에서는 복합재난으로 확대될 잠재적 위험성이 높은 ‘해양 선박사고’를 선정해 유관기관의 대비·대응 태세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훈련 상황은 지난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인근에서 발생한 급유선과 어선 충돌로 15명이 사망한 실제 사건에 기반해 현실성을 높였다. 짙은 안개 낀 새벽에 어선과 급유선 충돌로 어선이 전복되면서 조난자가 발생하고, 급유선에 탑재된 유류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선상에 화재가 발생하는 복합적인 상황으로 설정됐다. 참여 기관별 역할을 보면, 해양경찰청은 에어포켓에 고립된 구조자 구출을 위해 잠수사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체 절단 구조기술’을 시연했다. 행안부와 해수부는 각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해 선원 구조·구급, 화재 진압, 해양 오염 방제 등 총력 대응을 지휘·지원했다. 울산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대응했다. 울산 남구와 함께 사상자를 분류·이송하고 의료비와 긴급 복지를 지원하는 등 응급 의료체계와 구호 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실제 해양 선박사고 대응과 동일하게 주변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민간 어선을 수색과 구조에 참여시키고, 해양구조협회 소속의 민간 잠수사도 전복 선박 내부의 고립자 구조에 투입해 해양경찰을 지원했다.
  • 정훈희 “남편, 女 동반 골프장…젊은 기 받아오니 최고”

    정훈희 “남편, 女 동반 골프장…젊은 기 받아오니 최고”

    가수 정훈희가 남편 김태화와의 금슬을 자랑했다. 1일 MBN ‘속풀이쇼 동치미’ 선공개 영상에 따르면 정훈희는 최근 녹화에서 “한 번 깨진 부부는 되돌릴 수 있다, 없다”라는 질문에 대해 “없다”라고 답했다. 정훈희는 “서로 상처를 너무 깊게 줬으면 되돌리기 힘들다.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깊이 상처 받는 말은 서로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편 김태화와 어느덧 결혼 44년 차에 접어든 정훈희는 그러면서 원만한 관계의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남편에게) 내일 뭐 하냐고 물어보면 ‘골프 가는데 누구하고 간다’고 한다. 그럼 거기에 여자들도 있고 부부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에게 ‘그러면 가서 잘 치면 좋겠다. 여보 재밌게 놀아’라고 한다. 왜냐면 아파서 병원에 누워있는 것보다는 나보다 예쁘고 젊은 아가씨들한테 기 받으면서 노는 게 더 좋다. 그건 건강하다는 뜻이니까”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개그우먼 김효진은 “쿨 하다”며 깜짝 놀랐다. 또 정훈희는 “병원에 누워있는 것보다 낫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무대 위에서 끼 부리고 노래를 부르면 나쁜 일도 잊어버린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훈희는 남편 김태화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정훈희는 ‘안개’ ‘꽃밭에서’ 등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다시 석탄 태우는 중국, 다시 미세먼지 온 한국

    다시 석탄 태우는 중국, 다시 미세먼지 온 한국

    중국발 미세먼지의 공습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산업 활동 증가로 베이징 등에서 미세먼지가 넘어와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도 우리나라는 겨울철 미세먼지 대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36~75㎍/㎥) 수준까지 올랐다. 인천 서구 등 일부 지역은 ‘매우나쁨’(76㎍/㎥ 이상)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주말인 오는 4일 인천과 경기 남부, 충남 지역의 PM2.5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베이징 일대에 나타나는 스모그가 국내 공기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베이징 일대에 미세먼지 경보와 안개주의보가 동시에 발령됐다. 베이징도로공사는 주변 8개 고속도로 노선을 폐쇄했다. 중국중앙기상대는 이번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일대 스모그가 2일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중국 수도권 지역의 스모그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포럼이 끝난 뒤인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됐다. 베이징시는 이달 2일까지 대기질 오렌지 경보(엄중 오염 단계)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에 외출을 삼가도록 권고했다. 베이징시 기상 당국은 이번 스모그의 원인을 ‘경제 회복에 따른 산업 활동 증가’로 분석했다. 10월 하순 이후 징진지 일대의 공업전력 사용량이 같은달 초·중순과 비교해 5%가량 증가하면서 전력 생산을 위한 석탄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트럭 통행량도 초·중순 대비 14% 늘었다. 현재 중국이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겨울 스모그 발생이 얘년보다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연스레 한국의 대기질도 예년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한국의 초미세먼지 유발에 미치는 영향을 30~35%로 추산한다. 베이징과 랴오닝성 선양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12∼30시간 뒤 서울도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한다.
  • 20대 마세라티 운전자 소양강서 추락…접촉사고 후 도주 추정

    20대 마세라티 운전자 소양강서 추락…접촉사고 후 도주 추정

    전국에 안개 주의보가 내려진 31일 오전 스포츠카를 몰던 20대가 소양강에 빠져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31일 새벽 2시 15분쯤 강원 춘천시 우두동의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A씨가 몰던 마세라티 차량이 도로 펜스와 가로등을 잇달아 들이받고 소양강으로 추락했다. 출동한 소방 대원들이 수중에서 A씨를 1시간여 만에 구조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앞서가던 다른 BMW 승용차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 강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당시 소양강 일대 도로는 가시거리가 10m가 채 안 되는 등 안개가 자욱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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