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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속(續) 실미도/신연숙 논설위원

    영화 ‘실미도‘가 개봉 45일 만인 지난 7일 전국 관객 900만명을 돌파하며 1000만 신기록을 향해 승승장구 중이다.‘실미도’의 흥행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실화에 바탕을 뒀으면서도 더 이상 극적일 수 없는 소재의 탁월성과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관련자들의 새로운 증언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영화와 사건 실체에 대해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새로 드러난 여러 사실 중에도 36년 전 충북 옥천에서 한꺼번에 실종됐다는 7명의 청년 이야기는 실미도 684부대의 실체에 대해 결코 흥밋거리로 그칠 수 없는 많은 의문들을 제기한다.지난 주말 SBS-TV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들의 가족과 당시의 사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밝혔다.증언자들은 무엇보다 당시 684부대 훈련병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모두 일반인 출신이었다고 말한다.또한 대원 모집책들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구두닦이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저학력 저소득층 청년들을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설득해 데려갔으며 당국은 8·23 난동 이후에도 가족들에게 사건을 철저히 은폐했다는 것이다. 훈련병들을 사형수나 무기수라고 한 것은 국가의 의도적인 조작이었다는 의혹이 당연히 제기된다.난동사건 당시 훈련병들의 ‘법적’인 신분은 민간인이었다는데도 이들에게 군사재판을 받게 한 것도 의문점이다.뿐만 아니라 684부대는 누가 만들었는지,난동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모두가 안개 속에 있다.과연 실미도의 진실은 무엇인가. 마침내 옥천 실종 청년들 5명의 신분 확인을 통해 실미도 부대의 존재를 최초로 인정한 국방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많은 기록이 없어졌다지만 관련자 증언 등을 통해서라도 명명백백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옥천 청년들의 가족은 극장에서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다고 한다.영화 속 내용 모두가 거짓말이라고.그러잖아도 영화 ‘실미도’의 국가허무주의를 걱정하는 소리가 많다.국민을 한낱 쓰고 버리는 도구로 삼는 국가권력의 부도덕성.정부의 성실한 조사만이 이를 불식하는 궁극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그때쯤 되면 ‘속(續)실미도’가 제작돼 영화의 오류도 바로잡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신연숙 논설위원˝
  • 하이라이트

    ●백만송이 장미(오후 8시25분) 혜란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는 명주 때문에 불안해진 현규는 인환에게 레인보우의 투자를 거절하라고 말한다.그러나 인환은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며 딱 잘라 거절한다.한편 집에 들어온 귀분은 순영이 차려다 준 밥상을 뒤엎는데, 순영은 오히려 귀분이 직접 치우라며 나가버린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밤 12시10분) ‘울고싶어라’의 가수 이남이가 주축이 된 밴드 ‘철가방프로젝트’와 소설가 이외수가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뮤지컬 ‘캣츠’의 여주인공 조디 길리스의 감동적인 무대도 함께 한다.‘김제동의 리플해주세요’는 ‘몰래 교제 중인 사내 커플’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 ●베스트극장(오후 9시55분) 어린시절 지원은 아빠의 재혼으로 현수와 가족이 된다.지원이 어엿한 성인이 되던 어느날, 재욱이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집에서 나온 지원은 현수의 친구인 성준을 만나 사랑을 한다.하지만 현수는 지원에 대한 동생 이상의 감정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형사(오후 9시55분) 혜영은 친구들로부터 연하 애인 지호를 누가 낚아챌지 모르니,빠른 시일 안에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 놓으라는 충고를 듣는다.하지만 지호는 꿈쩍도 하지 않고,화가 난 혜영은 다훈을 이용해 질투 유발 작전을 펼친다.그런데 다훈은 그런 혜영을 진심으로 오해하고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코미디쇼 4막5장(오후 10시50분) ‘북치고 장구치고’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하고,‘이경래의 폭탄쇼’는 ‘안개주’를 제조해본다.‘흑과 백’은 고지식한 백발도사와 딴지거는 흑발제자 사이의 궤변 싸움에서 ‘신체발부 수지부모’에 대한 교훈을 전한다.‘NG는 없다’는 동화 ‘신데렐라’에 도전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특별한 날 디저트로 좋은 초콜릿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초콜릿으로 컵을 만들어 아이스크림을 담아내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예쁜 모양을 내지 않아도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디저트용 과일이나 쿠키 등을 초콜릿에 담가 먹는 초코 퐁듀도 만들어본다. ●과학과 미래(오전 8시30분)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는 있어도 함부로 만질 수는 없는 그림의 떡.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 한국조폐공사를 찾아가 생산과 유통을 거쳐 소멸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본다.화폐의 역사에서부터 외국의 지폐까지 모든 화폐와 지폐에 관한 궁금증도 풀어본다.˝
  • 낮은 소리/최저임금보호 못받는 아파트경비원

    지난 설 연휴 때 부산 영도구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과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입주민을 숨지게 하고 자신은 아파트 12층에서 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아파트 경비원들은 주민들이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더욱이 이들은 법적으로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최저임금을 적용시키면 임금이 인상돼 결국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게 되고,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 서구 삼천동 G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양모(58)씨는 경력 6년째이지만 월급은 60만원이 채 안된다.그나마 짝수 달에 받는 25만원의 보너스가 그에게는 큰 돈이다. 양씨의 업무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24시간 맞교대하는 격일근무제다.충남 금산에서 농사를 짓다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 그는 지금도 금산에서 출퇴근을 한다.교통비만도 한달에 6만원이나 든다.식사는 도시락을 싸올 때도 있지만 대개 경비실에서 혼자 해먹는다.더욱이 양씨가 생활하는 경비실은 냉난방도 안된다.양씨의 생활공간은 첨단시설속의 ‘오지’인 셈이다. ●냉난방도 안되는 경비실서 근무 양씨의 가장 큰 바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임금을 받는 것.“입주자들의 무시하는 태도는 참을 수 있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L아파트는 15개동에 경비원이 38명이다.이들은 초봉으로 69만 3000원을 받는다.매년 얼마씩 임금이 인상돼 왔지만 최근 4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다.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기가 안 좋다며 임금을 동결시켜 버린 것이다.4대 보험과 갑근세·주민세 등으로 7만원 정도 떼고 나면 65만원 정도를 손에 쥔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 최모(61)씨는 “아파트 경비원 대부분이 회사에서 명퇴했거나,거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임금을 조금만 줘도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연 350%의 보너스를 받기 때문이다.전체 아파트 경비원 중에서 30% 정도는 용역회사를 통해서 취직하는데 이들은 용역비로 월 15만원 정도를 떼준다. 최저임금 보호도 못받지만 인간 이하의 푸대접은 더욱 견디기 어렵다.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5년째 경비원 일을 하고 있는 배모(60)씨는 “주차단속시 ‘경비원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 한다.’며 면박을 받으면 너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부당해고에 말못하는 고용불안 고용 불안도 문제다.용역회사를 통해 취직한 사람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하지만 주민들이 근무소홀이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바꿔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면 그만둬야 하는 불안전한 고용형태다.한 용역업체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성향에 따라 이직률도 비례한다.”고 말했다. 근무형태도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24시간 맞교대여서 생활리듬이 깨져 몸이 망가지기 십상이다.잡일도 많다.청소뿐만 아니라 조경작업도 해야 한다.특히 재활용품 분리수거제 시행 이후에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요즘 같은 겨울에는 제설작업까지 해야 한다. ●연월차휴가·초과근로수당 없어 이뿐만이 아니다.아파트 경비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따라서 하루 24시간 일해도 초과근로수당이 없고 연·월차휴가 등을 받을 수도 없다. 경비원들이 최저임금법상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노동강도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서 낮다는 이유에서다.그래서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고 근로시간 및 휴일 규정도 적용받지 못한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한국노총 산하 전국아파트노동조합연맹에 가입해 있다.하지만 이름만 전국연맹이지 사실상 서울과 경기 일원에 한정돼 있다.‘몇푼’의 노조비가 부담스러워 노조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조합원 수는 약 2300명이지만 그나마 경비원은 700명에 불과하다.이처럼 조직력이 부족해 ‘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12월 초에 아파트 경비원을 최저임금법에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 청원’을 국회에 냈다.아파트노조연맹 김혜영 총무차장은 “아파트 경비원은 주민들에게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리직으로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감시·단속적 근로자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입법예고했으나 아파트 경비원은 종전처럼 최저임금 보호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노동부 임무송 임금정책과장은 “최저임금에서 보호할 경우 역으로 고용불안이 더 커질 악영향이 있어 장기 과제로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한국노동연구원 정진호 연구위원은 “임금이 올라가면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등으로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란? 정부가 고시하는 것으로 임금의 최저 가이드 라인이다.사용자가 임금을 그 이하로 지급하면 처벌받는다.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급 2510원,일급 2만 80원,월환산액 56만 7260원이다. 김용수 기자 dragon@ ■최종태 최저임금위원장 “노동계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최저임금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고용형태가 특수해서 법 개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최종태 위원장(서울대 경영학과교수)은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최저임금법상 2000년 11월부터 1인이상 근로사업장 모두 최저임금 적용을 받도록 돼 있지만 예외규정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근무시간이나 근로조건 등이 일정치 않아 현재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돼 있다.따라서 사용자가 노동부에 적용제외 인가신청을 내면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경비원들의 처우개선이 이뤄지려면 사용자인 주민자치회의나 용역업체의 부담이 늘어나야 되는데 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로서도 아파트 경비원을 최저임금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갖고 법안개정을 검토중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무엇보다 인력공급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데다 주민자치회의도 비용부담이 늘어나면 무인경비시스템 등 다른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아파트 경비원들의 저임금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고용주체인 입주민들이나 인력공급업체인 용역회사의 의식 전환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경비원들 스스로 노조를 결성해 자기주장을 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목소리가 커지면 주민들은 무인경비시스템 등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위원회로서도 중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문제는 “고용관계가 특수한 만큼 고용주인 주민들이 이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 ■황재화 아파트노조聯 중앙위원 “경비원이 길을 가면 ‘사람 지나간다.’고 하지 않고 ‘경비 지나간다.’고 말할 정도 아닙니까? 우리 말을 들어주는 곳도 없고 답답할 뿐이죠.” 한국노총 소속 전국아파트노동조합연맹의 중앙위원이자 서울 구로구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황재화(60)씨는 “괄시도 괄시지만 사회 어느 곳에서도 경비원들의 애로사항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이 가장 서글프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4년차인 황씨가 받는 임금은 월 95만원으로 처우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하지만 황씨는 “국민연금이다 의료비다해서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80만원에 불과해 세 식구 건사하기가 힘에 부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아파트 경비원들은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조가 있다 하더라도 정당한 요구조차 하기 힘들다.”면서 “오히려 괘씸죄에 걸려 해고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주민재산을 손상시키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괘씸죄에 걸려 사소한 일로 해고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면서 “사업주측에서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꼬투리를 잡아 부당해고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도 임금이지만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은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상 아파트 관리업체가 바뀔 경우 근로자는 승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만다.황씨는 “계약 기간 내에도 사업주가바뀌면 어디 호소할 곳도 없이 내쫓기는 신세가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주말매거진We/서울탱고-돌아가는 삼각지

    대중가요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인 가요순위 프로그램 20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이 노래는 흔히 삼각지 입체교차로와 결부돼 우리의 기억 한편에 자리잡고 있지만,노래는 입체교차로가 들어서기 1년 전에 만들어져 사실상 무관하다.입체교차로가 사라진 오늘의 삼각지에는 배호가 남긴 굵직한 발자취만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개발시대의 상징,삼각지 입체교차로 최근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로 주목을 받는 삼각지 일대의 행정구역 명칭은 용산구 한강로 1가동이다.이촌동이 아파트촌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한강이 범람하면 삼각지 일대는 물바다가 돼 억새풀이 우거진 늪지를 이뤘다.까닭에 이곳은 ‘새펄’이라고 불렸다.세월이 흐르면서 ‘새펄-새뻘-세뿔’로 발음되다 일제시대 토지조사사업 과정에서 ‘세뿔’ 곧,‘삼각’(三角)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한강과 서울역,이태원 등 세 갈래로 통하는 길이라는 의미로 삼각지라 했다는 설도 있다. 삼각지에 입체교차로가 들어선 것은 1967년.입체교차로는 한강과 서울역,용산구청,이태원 등 4방향 교차시설로 67년 2월 착공된 뒤 그해 12월 준공됐다. 삼각지 입체교차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입체교차로였기 때문에 얽힌 사연도 많다. 이곳 토박이 김영환(59)씨는 “당시에는 입체교차로가 생소했기 때문에 관광코스로 각광받았다.”면서 “입체교차로에 들어선 차가 방향 감각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간 일이 비일비재했고,입체교차로를 한 바퀴 돌 때마다 1년을 더 산다고 해 시골 노인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7번을 돌고 갔다는 일화도 있다.”고 전했다. 입체교차로는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 체증과 지하철 4·6호선의 개통,구조물의 노후화 등으로 94년 철거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노래와 입체교차로는 무관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는 입체교차로가 들어서기 1년 전인 66년에 만들어져 입체교차로와는 사실상 무관하다.노랫말은 연인을 만나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내용이지만,실제 ‘돌아가는’ 또는 ‘회전하는’ 입체교차로의 준공과 더불어 더더욱 우리의 뇌리에 남게 됐다. 특히 입체교차로가 사라진 삼각지의 빈자리는 배호가 남긴 굵직한 발자취가 메우고 있다.2000년 11월 대중가수로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로터리가 접해 있는 한강로 1가 121∼221번지에 이르는 길(한빛은행에서 국방부 서문까지의 500m 도로)의 법정 지명이 ‘배호길’로 명명됐다.이어 2001년에는 로터리 인근에 배호의 노래비도 세워졌다. 김선중(46) ‘배호기념사업회’ 회장은 “배호는 급성신장염이라는 병마와 싸우다가 71년 29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지금도 우리 곁에 이처럼 남아 있다.”면서 “이는 ‘돌아가는 삼각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KBS가요베스트 20주 연속 1위 드럼 연주자로 출발해 ‘히트곡 제조기’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가수로도 성공한 배호.당시 가요계에서는 드물게 절규하며 울부짖는 이른바 ‘솔’(Soul)풍의 창법을 구사했다. 배호는 64년 ‘두메산골’로 정식 데뷔했지만 독특한 창법 때문에 큰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67년 2월 발표한 ‘돌아가는 삼각지’로 당당히 스타 반열에 오른다. 특히 이 곡은 극장의 ‘대한뉴스’에서 삼각지 입체교차로를 홍보하기 위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전국적인 인기몰이에 성공,‘KBS 가요베스트’에서 20주 연속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했다. ‘돌아가는 삼각지’는 27만장(현재가치 270만장,이하 괄호안은 현재가치 환산치),연이어 발표된 ‘안개 낀 장충단공원’은 50만장(5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당시 신설 음반사인 ‘아세아레코드’가 대형 음반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했다. 특히 ‘돌아가는 삼각지’의 작곡가이자 아세아레코드 사장이던 배상태씨가 배호의 전속사(뉴스타레코드)에 해약금으로 지불한 돈은 단돈 1000원(10만원).하지만 ‘돌아가는 삼각지’의 취입료로 지불한 돈은 30만원(3000만원)이다. 이어 배호는 아세아레코드로부터 전속료로 68년에 50만원(5000만원),69년 1월에 100만원(1억원)을 각각 받았다. 69년 7월에는 당시 전속료 최고액인 150만원(1억 5000만원)에 지구레코드와 계약했다.배호의 ‘몸값’이 3년 만에 1500배 뛴 셈이다. 배호는 6∼7년여의 짧은 가수 활동에도 불구하고무려 250여곡을 취입해 30여곡의 히트곡을 남겼다.앨범은 옴니버스 앨범을 포함해 60여장에 이른다. 이같은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배호의 팬 500여명이 ‘배호기념사업회’를 만들어 ‘트로트 가요제’ 등을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
  • 프로농구/전자랜드 ‘짜릿한 7연승’

    전자랜드의 ‘검은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전자랜드는 11일 부천에서 벌어진 03∼04프로농구 경기에서 ‘람보 슈터’ 문경은의 투혼에 힘입어 KCC를 83-82로 짜릿하게 누르고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7연승을 달렸다.홈 6연승까지 일군 전자랜드는 21승째(13패)를 올리며 2위 KCC를 한 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날 경기 내내 코트를 휘저은 문경은은 팀내 최다인 29득점을 올리며 절정에 이른 슛감각을 과시했고,결정적인 가로채기(2개)와 리바운드(5개)로 승리를 주도했다. 종료버저가 울리기 전까지 승부는 안개속에 있었다.66-64로 전자랜드가 근소하게 앞선 채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KCC는 이상민(12점)의 리버스 레이업과 추승균(21점)의 3점포로 따라붙었고,전자랜드는 화이트(23점)와 문경은 쌍포로 맞섰다. 특히 화이트는 한 손으로 공을 들고 림으로 날아가 원핸드 덩크슛을 날리며 파울까지 얻어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KCC는 찰스 민렌드(21점)의 감각적인 가로채기와 8.3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무스타파 호프의 자유투 2개로 82-81로 뒤집었다.종료 4초전 공격권은 전자랜드에 있었다.화이트가 공을 치고 들어가 제이슨 윌리엄스에게 연결했고,윌리엄스는 3명의 수비를 뚫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꼴찌 SK는 원주에서 선두 TG를 88-85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전희철 황진원 아비 스토리로 이어지는 ‘이적생 3인방’의 진가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SK는 전날 강팀 LG를 잡은데 이어 이날 TG까지 격침시켜 상위팀들에게 복병으로 등장했다. 잠실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삼성에 시즌 최저득점의 수모를 안기며 80-59로 이겼다. 이창구 이두걸기자 window2@
  • 주말매거진 We/훌쩍 떠나볼까-땅끝

    땅끝선착장(갈두항)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올랐다.족히 1㎞는 될듯한 가파른 길.잘 정돈돼 있지만 쉼없이 올라가니 제법 숨이 차다.전망대 아래 계단 옆의 예쁘장한 화강암 조각에 새긴 고은 시인의 ‘땅끝’이란 시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땅끝에/왔습니다./살아온 날들도/함께 왔습니다./저녁/파도 소리에/동백꽃 집니다.’ 지난 한 해.가슴속 뭉쳐있던 응어리 풀어내 땅끝 앞바다에 모두 흘려보내고,희망의 새해를 맞자는 의미가 아닐까. 여명속 땅끝 앞바다는 회색빛이 돈다.멀리 흑일도와 백일도,그 뒤의 동화도,소화도가 어렴풋이 거무스름한 윤곽을 드러낸다.하늘이 서서히 붉어진다.그러나 일출의 장관을 고대하던 이들의 기대와 달리,홍시빛 해는 살짝 얼굴을 내밀기가 무섭게 하늘을 덮은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다.꼭 해가 거꾸로 지는 것 같다. 다음 행선지는 삼산면 두륜산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대흥사.고즈넉한 산사를 거닐며 새해의 희망을 구체화해보자.땅끝마을에서 승용차로 30분쯤 걸렸다. 대흥사는 백제 무령왕 14년 신라승려인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본래 대찰은 아니었으나 조선 선조때 서산대사의 가사와 발우를 받은 뒤 사세가 번창해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를 배출하며 선교 양종의 대도량으로 자리잡았다.당시 서산대사는 금강산에서 입적하면서 제자인 사명당에게 ‘재난이 미치지 않고 오래도록 더럽혀지지 않을 곳’이라며 해남 대흥사에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사찰 왼쪽 구역에 자리잡은 대웅전을 시작으로,지붕과 건물의 맵씨가 경쾌한 천불전,선조가 서산대사의 공을 기려 사액을 내린 표충사를 둘러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표충사 뒤편 굵직한 감나무에 진홍빛 홍시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나무 아래서 올려다보니 새파란 하늘 한가득 홍시가 박혀 있는 것 같다.새들이 겨우내 먹을 양식거리를 남겨놓은 모양이다.산사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감나무에서 눈을 떼니 주장자를 어깨에 걸친 스님 좌상이 앞을 막는다.한국 차에 관한 명저 ‘동다송’(東茶頌)을 쓴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1786∼1866)의 동상이다.선사는 대흥사에서 수행하며 한국차의 정신과 맛을 중흥시켰다. 바다가 가깝고 안개가 자주끼는 대흥사 주변은 좋은 차가 자라기 알맞은 기후 환경을 갖춘 덕택에 다성(茶聖)까지 배출한 한국차의 성지가 됐다. 이곳에서 차 이야기를 하자면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이 빠질 수 없다.선생이 ‘다산’이란 호를 얻은 것도 해남 바로 옆 동네인 강진땅에서 보낸 귀양살이를 할 때다.그는 도암면 만덕리에 다산초당을 지어 기거하며 만덕산 아래 백련사의 혜장 스님(1772∼1881)에게 차를 배우고 호도 받았다.초당에서 다산은 추사 김정희,초의선사와 교우하며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강진군 도암면의 다산초당은 대흥사에서 30분쯤 걸렸다.다산유물관 앞 주차장에서 산 중턱에 자리한 초당까지는 800m 정도. 동백나무와 소나무,낙엽송이 빽빽하게 들어선 길을 15분쯤 걸어 올라가니 단아하고 소박한 초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산은 18년간 이곳에 머물면서 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 등 500여권의 저서를 집필했다.초당 왼쪽으로는 제자들의 거처인 서암(西庵)이,오른쪽으로는 다산이 첫 거처로 초막을 짓고 집필에 열중했던 동암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몇걸음을 옮겨 산등성이에 서니 강진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가족이 그리울 때면 다산이 찾던 곳으로,지금은 강진군이 천일각이란 정자를 세워놓았다. 천일각과 동암 사이 오솔길 입구에 ‘백련사 800m’란 작은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다산 선생과 혜장 스님이 교우를 위해 수시로 오가던 길.부지런히 걸으니 10여분 만에 백련사에 닿는다. 대흥사와 달리 자그마한 산사다.제법 큰 불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여기저기 펼쳐진 공사 때문에 어수선하다.절 아래와 좌우로 동백숲이 울창하다. 백련사 동백숲은 고창 선운사 못지 않은 동백 명소.지난 며칠간 강추위가 이어진 탓인지 동백꽃이 드문드문 피어 있다.백년사는 신라 말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절 아래 강진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선다원’(禪茶苑)이란 찻집이 자리잡고 있다. 작설차나 솔잎차도 내고,다기(茶器)도 판매한다.따사로운 햇살이 유리를 통해 실내로 가득 퍼진다.차탁(茶卓) 앞 방석 위에 정좌하고 앉아 솔잎차를 시켰다. 차와 함께 생감과 떡·강정을 내오는데,출출한 나들이객에게 간식으로 그만이다.찻값은 3000원.은은한 정취의 산사 찻집에서 향긋한 솔향을 마시며 멀리 강진만을 내려본다.새해를 맞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해남·강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어떻게 가나요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빠져 2번 국도,13번 국도,813번 지방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 땅끝마을에 닿는다.서울서 승용차로 6시간 정도 걸린다.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나주IC에서 빠져 13번 국도를 타고 영암을 지나 2번,18번 국도,813번 지방도를 차례로 타야 한다. 승용차를 몰고가지 않으면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해남시외버스터미널(061-534-0881)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간 뒤,일반버스를 타고 땅끝마을이나 대흥사로 가면 된다. 광주에서 땅끝까지 운행되는 버스도 수시로 있다.해남군 문화관광과(061-532-8942),강진군 문화관광과(061-433-4116). ●숙박 땅끝마을에 라메르관광모텔(061-534-8686),비치모텔(061-534-1033),땅끝민박(061-533-6389) 등 여관과 민박이 많다.대흥사 아래에도 기와집 형식의 전통여관인 유선여관(061-534-6005),두륜각(061-535-0080) 등 여관이 꽤 있다. ●달마산과 미황사 시간이 허락된다면 해남 남단의 달마산(489m) 및 그 아래 자리잡은 미황사에 가보자.달마산은 해남군 남단에 치우쳐 긴 암릉으로 솟은 산.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은 설악,태백을 지나 두륜산,대둔산을 넘어 내려오다가 13번 국도가 지나는 닭골재에 이르러 잠시 주춤한 뒤 급격한 암릉으로 변화하는데,바로 달마산이다. 이 암릉은 달마산 정상(불썬봉)을 거쳐 도솔봉을 지나 땅끝전망대가 서 있는 갈두산에서 그 기세를 갈무리한다. 병풍처럼 두른 달마산 암릉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사찰이 미황사다.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사자포구(지금의 갈두항)에 닿자 의존 스님이 향도 100명과 함께 그것을 소의 등에 싣고 가다가 소가 지쳐 멈춘 곳에 절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반도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절로,이 때문에 불교의 남방 유입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절 마당에 서면 고색창연한 절집 뒤로 송곳같은 암릉이 병풍처럼 둘러친 풍광이 볼 만하다.미황사~불썬봉 왕복코스가 가장 짧은 코스로 2시간 30분쯤 걸린다. ●해남·강진 맛기행 패키지 해남 땅끝마을∼대흥사∼강진 다산초당∼백련사∼영랑생가∼완도 코스로 짜여진 코스로,해남 용굴해물탕,강진 명동식당의 한정식,완도 산호정의 해물 한정식,목포 호산회관의 갈낙탕 등을 맛볼 수 있다.특급호텔인 목포관광호텔 및 완도 씨사이드호텔에서 묵는 2박3일 코스가 29만원.옛돌여행 (02)-2266-0220. ●꼭 맛보세요 강진은 한정식,해남은 해물탕이 유명하다.우선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 강진공설운동장 앞의 ‘청자골 종가집’(061-433-1100)은 품위와 맛을 함께 갖춘 명가로 인정받는 집. 돼지고기 편육,데친 꼬막,더덕 양념구이,붕어찜,전어회,산낙지,참숭어알,홍어찜 등 온갖 요리와,손수 담가 지하 저온 창고에 보관한다는 돈배,토하 등 각종 젓갈,2년 정도 숙성시킨다는 묵은 김치 등이 더해진다. 광주에서 전통한옥 한 채를 고스란히 옮겨와 4년간 지었다는 식당은 특히 맛과 함께 옛 사대부의 풍류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잘 어울린다.4인상 기준 8만원,10만원,15만원짜리가 있다. 강진읍 남성리의 ‘해태식당’(061-434-2486)은 다양한 요리에다가 겨울철엔 메생이국이 별미로 나와 손님을 끈다.강렬한 맛은 최대한 없애고 담백한 고유의 맛을 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이밖에 강진읍 터미널 옆의 ‘명동식당’(061-434-2147),강진읍 남성리의 ‘흥진식당’(434-3031)이 음식 잘하기로 꼽히는 집이다. 음식은 1인 기준으로 1만 5000∼3만원.음식 가짓수가 많아 1인,2인상은 차리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미리 확인해 보아야 한다. 해남읍 수협 인근의 ‘용궁해물탕’(061-536-2860)은 이미 명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곳. 서울과 부산에도 분점이 생겼지만 역시 해남 원조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들이 많다.주인 황점이씨는 손수 새벽 2시에 일어나 목포,완도 등 스무군데가 넘는 수산 시장을 누비며 신선한 재료를 구입한다. 무와 멸치를 2시간쯤 푹 고아낸 육수에 꽃게,새우,낙지,조개 등 10가지 이상의 해산물을 넣고 끓인다.해물에서 우러나는 시원한 맛을 살리기 위해 된장과 조미료는 절대 넣지 않는다고. 냄비별로 3만원(2인분),4만원(3∼4인분),5만원(5∼6인분)짜리가 있다.
  • 동장군 다시 기승

    서울·경기지역을 사흘째 뒤덮었던 짙은 안개가 25일 오전부터 차가운 북서풍이 불면서 서서히 걷혔다.이번 안개는 겨울철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것이었다. 기상청은 25일 “겨울철에는 해수면의 따뜻한 기류가 육지 쪽으로 이동,냉각된 지면의 영향을 받아 안개가 끼지만 이번처럼 종일 짙은 안개가 이어진 사례는 드물었다.”면서 “며칠 동안 한반도 남쪽에 자리잡았던 이동성 고기압에서 유입된 따뜻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안개가 심할 때는 공기의 흐름이 없어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빠져 나가지 않고 안개와 뒤섞이기 때문에 호흡기질환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 강동구 천호동 K한의원 김모(40) 원장은 “미세먼지는 천식,폐 기능저하와 심한 경우 심장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면서 “안개가 낀 날은 아침 조깅이나 실외운동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개를 몰아낸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2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안팎까지 내려가는 등 전국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질 전망이다.기상청은 “충청·호남 등 서해안 일부지역에는 1∼5㎝,제주지역에는 10∼20㎝ 정도 눈이 내리겠다.”고 밝혔다.26일 아침 예상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 12도,대전 영하 4도,광주 영하 2도,부산 0도 등이다.주말인 27일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진 뒤 28일 낮부터 추위가 서서히 풀릴 전망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
  • 눈부신 서리꽃 세상/’상고대’ 한창 핀 덕유산 산행

    겨울산에 가면 두가지 꽃이 핀다.하나는 가지마다 소담스럽게 쌓인 눈꽃이고,다른 하나는 ‘상고대’로 불리는 서리꽃이 그것이다.눈꽃이야 야외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상고대는 고산지대,그것도 특별한 기후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겨울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덕유산은 상고대가 한창이다.무주리조트 스키 슬로프 꼭대기인 설천봉에서 향적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하얗게 상고대가 피었다.길 옆의 싸리숲과 철쭉 나뭇가지에도,기품있게 자란 주목과 구상나무 이파리에도,미처 푸르름을 감추지 못한 길가의 풀잎까지.그저 형상을 갖추고 있는 모든 나무와 풀엔 어김없이 상고대가 꽃을 피웠다. ●따뜻한 날엔 오전 11시이전 올라야 감상 상고대는 청명한 겨울밤에,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중 수증기가 나뭇가지 등에 달라붙어 얼면서 생기는 현상.그래서 나무서리,즉 수상(樹霜) 또는 수빙(樹氷)이라고도 하고,안개가 얼어붙는다는 뜻에서 무빙(霧氷)이라고도 한다. 덕유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고대 산행을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산 중의 하나다.최고봉인 향적봉 높이가 1614m에 달하지만 산행 기점인 설천봉(1525m)까지 편안하게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곤돌라 탑승료는 왕복 1만원,편도 6000원.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평탄하다.조금 가파른 곳은 나무계단까지 만들어 놓아 서너살짜리 아이들이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향적봉 정상은 밋밋하다.소담스러운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올라와선지 나무와 풀이 없는 정상 모습은 황량한 느낌마저 준다.누군가 쌓아놓은 돌탑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정상에 서니 사방이 탁 트였다.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산 뿐,산 틈새로 손바닥 만한 마을이 몇 개 보일 듯 말듯하다.남덕유산,적상산,마이산,가야산,무등산,계룡산은 물론 지리산 천왕봉까지 시야에 잡힌다.봉우리와 능선이 겹쳐지며 이어지는 준엄한 산세가 경탄을 자아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 볼거리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 가는 길엔 상고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마치 사방이 하얀 서리로 덮인냉동창고에 들어온 느낌.상고대는 기온이 영하로 유지되면 하루종일 볼 수 있지만 영상으로 올라가면 녹는다.따라서 날씨가 따뜻한 날엔 늦어도 오전 11시 이전까지 올라가야 감상할 수 있다. 능선길 주변엔 고산성 수목인 주목과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나무 모양과 이파리 생김새는 분명 다르지만,무게와 기품이 느껴지는 건 둘이 똑같다.덕유산 주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예전에 마패(馬牌)로 쓰였다고 하는데,현재 300∼500년 수령의 주목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이파리는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주목 고사목(枯死木)도 볼거리.주목은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이라는 찬사가 붙어다닌다.오히려 이파리 없이 몸체와 굵은 가지만 남은 고사목이 더 멋스럽다는 이들도 있다.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속살이 더 굳어져 반들반들 윤이 나는 고사목 감상은 덕유산 산행의 또 다른 재미다. 상록교목인 구상나무는 해발 1000m 이상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지리산,가야산,한라산 등지에 자생한다.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특히 설천봉 곤돌라 승강장 옆 레스토랑 뒤편 산자락엔 비죽비죽 뻗은 구상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풍광이 볼 만 하다. ●‘무주 中하얼빈 빙등축제' 색다른 재미 가족 산행으로는 설천봉을 출발,향적봉,중봉을 지나 백암봉에서 돌아오는 코스가 무리가 없다.왕복 3시간쯤 잡으면 된다.아이가 없다면 구천동 계곡을 따라 백년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길을 따라가보자.왕복 6시간 쯤 걸린다.좀 험난하긴해도 빼어난 계곡의 설경이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어떤 코스로 가든 아이젠은 꼭 착용하는게 안전하다.또 해발 1500m가 넘는 아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기온이 평지보다 10도 정도 낮고 바람도 세게 불므로 방한복과 장갑,모자 등을 단단히 갖추어야 한다. 산행후엔 무주리조트에서 개최중인 ‘무주중국하얼빈 빙등축제’ 행사장에도 들러보자.중국 빙설 예술의 역사가 깊은 하얼빈의 작가들이 제작한 다양한 빙설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직경 13m,높이 8m,길이 70m의 만리장성 등을 포함한 작품들이 8개 전시구역에 설치돼 있다.얼음속에다양한 빛깔을 내는 전등을 설치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했다.입장료 1만원. 무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가이드 ●가는 길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후 서울에서 무주까지 3시간이면 간다.경부고속도로 대전 회덕 분기점을 지나 조금만 더가면 나오는 무주·판암 방면 대진고속도로로 갈아타야 한다.무주IC에서 빠져 진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적상 삼거리에서 좌회전,사산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치목터널과 구천동터널을 지나면 무주리조트가 나온다.구천동 계곡은 무주리조트를 지나 10분쯤 더가면 나온다. ●숙박 무주리조트(063-322-9000)내에 콘도와 호텔이 있다.주말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다.덕유산 자연휴양림(063-322-1097)도 묵을 만 하지만 역시 예약이 만만찮다.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무주읍내 여관이나 덕유산 인근 콘도형 민박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인터넷 ‘아이러브무주’(www.ilovemuju.co.kr)에 들어가 보면 깨끗한 숙박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상고대 피는 명산 태백산(강원 태백·1567m)은 주목 군락지에 핀 상고대와 눈꽃이 황홀한 곳.교통이 편리하고 등반로도 완만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유일사∼주목단지∼천제단∼망경사∼당골 코스가 좋다.4시간 소요. 백덕산(강원 영월·1350m)도 눈꽃과 함께 상고대가 유명한 산.문재∼사자봉∼백덕산∼먹골재∼호헌교 코스를 따라가면 5시간쯤 걸린다.수림이 우거진 소백산(충북 단양·1440m)은 눈꽃과 상고대 지대가 넓고 정상 조망이 좋다.어의곡리∼비로봉∼삼거리∼천동골로 이어지는 코스(4시간쯤 소요)가 좋다.한국등산중앙회(02-2274-7710)에 문의하면 겨울 산행 정보를 알려준다. 식후경 무주엔 민물고기를 넣고 죽을 끓이는 어죽이 유명하다.담백하고 소화가 잘돼 예부터 선조들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즐겨 해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무주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을 추천한다.외지인들은 잘 모르지만 어죽에 관한 한 현지인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식당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무주읍내에서 내도리로 빠지는 길을 따라 내도교,후도교를 건너 뒷섬마을에 이르니 큰손식당 간판이 붙은 외딴집이 보인다.읍내에서 10여분 거리. 어죽을 시켰더니 10여분 뒤 빙어튀김을 한 접시 내놓는다.서비스란다.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음식을 시킨후 20여분이 지나서야 뚝배기에 담긴 어죽이 나온다. 어죽의 재료는 자가미다.남대천 등 무주지역의 맑은 물에서 많이 나는 민물고기다.다음은 주인이 말해주는 어죽 끓이는법. 자가미 내장을 빼고 손질해 푹 삶아서 뼈를 발라낸다.자가미 삶은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이면서 고추장을 푼다.쌀이 익을 때 쯤 수제비를 떠 넣으면서 대파,다진마늘,생강 등을 넣고 기호에 따라 후춧가루를 첨가한다. 구수하고 진한 맛에서 깊이가 느껴진다.4000원.서넛이 먹을 만한 자가미탕은 2만 5000원이다.어죽만 한그릇 시켜도 빙어튀김 한 접시는 덤으로 준다.(063)322-3605.
  • 눈내리는 산속 오페라·양수리 물안개속 음악극/세밑 공연나들이 어떠세요

    올 연말에는 공연여행을 떠나보자.강원도 산골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재즈를 즐길 수도 있고,수도권이라면 드라이브 삼아 북한강변에서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그런가 하면 러시아로 떠나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맛보는 특별한 여행도 준비되어 있다. ●스키장 이웃 폐교에서 오페라를 기원오페라단은 강원도 평창에서 ‘오페라 이야기와 신나는 재즈 페스티벌’ 공연을 갖는다.24일 오후 11시와 26·27일 오후 8시에는 문을 닫은 초등학교 분교를 개조한 메밀꽃오페라학교에서,25일 오후 8시에는 피닉스파크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친다. 1부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과 ‘토스카’‘잔니 스키키’등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와 영화음악,이탈리아 및 한국 가곡,2부는 신나는 재즈,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꾸며진다.소프라노 김기원 이지연,메조소프라노 임미희,테너 이광순,바리톤 변승욱과 금관 및 타악 앙상블인 퍼니밴드가 출연한다. 와인도 무료로 제공한다.피닉스파크 현대성우리조트 용평리조트 등 이웃한 스키장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가족을 위한 통나무펜션 패키지도 준비해 놓았다.티켓은 어른 2만원,어린이 1만원.(033)332-0058. ●북한강변의 스트라빈스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양수리에서 청평쪽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두물워크숍은 일요일인 21일 오후 5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극 ‘병사의 이야기’를 공연한다.전쟁의 궁핍함속에 최소한의 악기로 탱고 왈츠 재즈 래그타임 코랄 등을 종횡무진 엮어놓은 일종의 총체극이다.연극적 연출을 줄이고 음악과 낭송,러시아 화가 샤갈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배경미술에 충실했다. 연주는 바이올린 여은정,콘트라베이스 손창우,클라리넷 계희정,바순 김유미,트럼펫 심상찬 등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들이다.일반 2만원,청소년 1만 5000원,예매하면 1만 8000원,1만 3000원으로 깎아준다.(031)592-3336. ●동지맞이 전통춤과 팥죽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서 양평으로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바탕골예술관은 종합 문화예술 체험공간.동지를 이틀 앞둔 20일 오후 3시 승무 살풀이 부채춤 한량무 진도북춤 오고무 등으로 ‘전통 춤이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바탕골예술관 입장료(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만 내면 공연은 물론 액을 물리치고 복을 주는 동지 팥죽도 맛볼 수 있다.25일 오후 2시에는 가족 뮤지컬 ‘꿈을 찾는 고양이들’을 공연한다.어른 1만원,어린이 8000원.예약하면 2000원씩 깎아준다.(031)774-0745.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 공연정보지를 펴내는 아트폴리오는 러시아 공연예술의 진수를 체험하는 예술기행을 준비한다.볼쇼이극장에서 볼쇼이오페라단의 푸치니 ‘투란도트’와 볼쇼이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를 보고,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겨 필하모닉홀에서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가 이끄는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마린스키극장에서 바가노바 아카데미 발레단의 공연을 보는 7박8일 일정이다.287만원으로 일반 패키지여행보다 조금 비싸지만,개인적으로 떠난다면 짧은 일정에 이런 정도의 프로그램을 관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02)778-3433. 서동철기자 dcsuh@
  • 강천윤씨가 전한 52시간 사투기/2시간30분동안 성난파도속 표류 “3일만 버티자”… 배고픔도 몰라

    “극지의 여름 동풍인 블리자드는 3일을 못간다.3일만 버티자.” 세종 2호를 타고 매서운 바람과 높은 파도에 밀려 넬슨섬으로 피신(?)했다가 52시간 만에 구조된 제17차 원정대 강천윤(사진·39) 부대장은 10일 “평소 30분이면 세종기지에 도착할 수 있었으나 큰 파도에 방향을 잃어 2시간30분 동안 성난 파도와 싸워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새벽 세종기지로 귀환한 강 부대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칠레기지를 떠나올 때의 상황은. -6일 오후 4시25분쯤 세종 2호기를 타고 1호기보다 먼저 출발했다.당시 풍속은 초속 8∼9m 정도였으며 눈은 내리지 않았다.그러나 맥스웰만 중앙 부근에 파도가 높이 일어 안전을 위해 해안을 따라 보트를 운행했다.그러나 세종기지를 2㎞ 정도 앞두고 갑자기 안개가 끼고 눈보라가 쳐 1m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사투를 벌이던 중 큰 파도를 맞아 방향을 잃었다. 방향을 잃은 상황에서 정남으로 가면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기지가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평소 30분이면 세종기지를 갈수 있었으나 2시간30분이 걸려도 기지에 도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기지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다.파도가 워낙 높은 데다 보트는 맞바람을 맞아 방향을 바꿨다.당시 동쪽에서 블리자드가 계속 불고 있었다.보트는 맞바람을 맞으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방향을 바꿨다.기지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다.우선 파도를 보트 옆으로 맞지 않기 위해 안전하게 운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조난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나는 남극에서 13차례 근무한 경력이 있다.이런 상황을 잘 안다.동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남극의 여름 동풍인 블리자드는 길어야 3일이다.시정만 좋아지면 기지로 귀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자고 말했다. 상륙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달라. -넬슨섬에 상륙할 당시 바람도 세고 눈보라도 매서웠다.보트를 큰 돌에 묶은 뒤 피난처를 찾았다.동풍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에 동풍을 막을 수 있는 큰 바위 뒤편에 피신처를 마련했고 보트에서 내린 종이상자와 벌크백,구명복을각각 깔았다.그리고 앉은 자세로 구명복을 여러 겹으로 입고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썼다.보트에는 16차 대원들이 사용했던 구명복이 많았다. 2박3일 동안 무엇을 했나. -두려움은 없었다.우선 대원들을 안심시켰다.3일 정도면 기상이 호전돼 귀환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그렇지만 극지방에서 조난시 눈을 많이 먹거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움직임이 많으면 에너지를 빼앗겨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니 최대한 자제하라고 했다.갈증이 날 때는 눈을 녹여 조금씩 먹었다.그러나 잠을 자다 동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밤에 깊은 잠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를 깨워줬다.추위는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보트에 비상식량은 없었나. -비상 식량이 있었다.그러나 첫날 저녁 섬에 도착했을 때 식량을 꺼낼 상황이 아니었다.다음날 큰 파도에 보트가 전복되는 바람에 식량을 꺼낼 수 없었다.이상하게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다. 러시아 수색대를 보지 못했나. -조난 이틀째 우리가 피신하고 있던 곳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서 운항중이던 러시아 5000t급 보급선을 봤다.무전기로 구조 요청을 했지만 배터리가 방전돼 세 차례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한 차례밖에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당시 파도가 높고 눈보라가 쳐서 구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셋째날 오전 우리를 구조하려는 수색대들의 배는 봤지만 거리가 멀었다.너무나 아쉬웠다. 칠레 대원들에게 어떻게 구조됐나. -조난 셋째날 정오쯤 칠레 경비행기가 우리 주위를 선회해 손을 흔들어 구조를 요청했다.그러나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경비행기는 2∼3시간 뒤 다시 돌아왔고 우리의 위치를 확인했다.이어 헬기가 구조하러 왔다.이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를 믿고 침착하게 기다려준 동료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남극 세종기지 연구원 8명 조난 4명생존·1명사망 확인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 근무중인 한국해양연구원 소속 연구원 8명이 지난 6일과 7일(이하 현지시간) 동료 연구원을 귀환시키고 기지로 돌아가다 실종됐다. 9일 0시 현재 이들중 4명의 생존사실은 확인됐지만 1명은 사체로 발견됐다.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3명의 생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8·9면 현재 생존이 확인된 대원은 세종1호에 탑승했던 정웅식(28·연구원),진준(30·기관정비),김홍귀(31·중장비),황규현(26·의무) 대원이며 전재규(26) 연구원은 사체로 발견됐다.세종2호에 타고 있던 강천윤(39·연구반장),최남열(38·기계설비),김정한(26·연구원) 대원은 최후의 교신장소가 육지인 만큼 생존가능성이 높다.세종기지에 있는 최문영 연구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세종2호 탑승자의 최후 교신장소가 육지인 만큼 생존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8일 총리실 산하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된 월동대원 24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지난 6일 오후 1시10분(한국시간 7일 새벽 1시10분) 기지가 있는 ‘킹 조지’ 섬을 출발한 ‘세종 1·2호’ 등 2대의 고무보트는 이들을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인근 칠레기지에 내려 놓은 뒤 세종기지로 귀환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세종1호’는 무사히 기지로 돌아왔으나 3명의 대원을 태웠던 ‘세종2호’는 강풍과 짙은 안개 등 기상악화로 “인근 기지로 향한다.”는 연락을 끝으로 통신이 두절됐다. 세종기지는 이들에 대한 수색·구조를 위해 7일 오후 1시쯤 5명의 구조대원을 태운 ‘세종 1호’ 보트를 출발시켰으나 출발 1시간30분 후 “고무보트에 이상이 생겼다.”는 마지막 교신을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세종1호에 탑승해 수색에 나섰던 5명은 실종 13시간 30분 만인 오전 10시30분쯤 러시아 수색대에 의해 중국기지 인근 알드리 섬 대피소에서 발견돼 이곳에서 10㎞ 떨어진 칠레기지로 이송됐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연말인사 잔치는 없다/대규모 승진 사라져 우울한 재계

    재계가 연말연시 임원 인사를 앞두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경기 침체와 검찰의 비자금 수사 여파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탓이다.대대적인 승진 잔치를 벌일 처지가 아니지만,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비자금 수사 여파… 로열 패밀리 승진 적을듯 이번 연말연시 인사의 ‘키워드’는 실적과 글로벌 경험이 중시될 것으로 예측된다.여기에 내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여 기술·마케팅 출신의 ‘젊은 피’가 대거 발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인사 폭은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일부 기업을 빼고 올해 실적이 고만고만한 데다 내년 경제운용의 복병이 많아 안정과 책임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여파로 일부 그룹의 경우 CEO(최고경영자) ‘물갈이’가 예상된다. 반기업적인 정서도 어느 해보다 강해 그룹내 ‘로열 패밀리’의 승진 인사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내년 1월 둘째 주에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사 폭이 예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전했다.그러나 진행 중인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결과에 따라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임원 인사는 연구개발과 해외 마케팅 출신을 우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예정된 현대자동차의 임원 승진인사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지난 8월 대규모 인사를 한 데다 내수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출 호조에 따른 순이익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부문의 마케팅쪽이 약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지난해 창립 50돌을 맞아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한 탓에 이번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내년 사업계획도 그동안 벌여 놓은 사업들을 다지는 방향이어서 CEO들의 유임이 예상된다.다만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상 마케팅 강화를 위해 패기의 40대 임원승진이 점쳐진다.롯데와 효성은 실적이 승진의 중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인사의 폭도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예상된다. ●기술·마케팅 출신 40대 ‘젊은피' 발탁 가능성 오너 2∼3세의 승진 인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이재용씨와 현대차의 정의선씨가 각각 상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그러나 올해만큼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재벌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어느 때보다 곱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우 검찰의 기업 비자금 수사와 삼성에버랜드 CB(전환사채) 소송건이 겹쳐 운신의 폭이 대폭 줄었다. ●LG·SK는 ‘안개’ 지난해 대선 직전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12월 초쯤 대략적인 윤곽이 잡혔던 LG는 ‘시계 제로’로 돌아갔다.시기 및 내용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LG가 LG카드 문제로 구본무 회장의 경영권까지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상태여서 평범한 인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인사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올 한해 극심한 위기를 겪은 만큼 내년 1월 말 단행될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는 그룹의 안정에 역점을 둔 인사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손길승 회장의 거취 등이 달라질 수 있어 인사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게다가 최태원 회장이 바로 전면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SK의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산업부 golders@
  • 주말 더 추워진다/ 서울 오늘 영하1도

    4일 아침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도로 뚝 떨어지는 등 남부·제주지역을 뺀 대다수 지역이 영하권을 기록해 본격 ‘겨울날씨’가 예상된다.주말에는 더 추워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4일은 대체로 맑겠지만 바람이 불고 매우 쌀쌀한 날씨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밤에는 구름이 많고 기온이 크게 떨어져 내륙지역에는 아침에 짙은 안개가 끼는 곳도 있겠다.”고 3일 내다봤다.지역별로는 철원 영하 6도,춘천 영하 4도,청주·수원 영하 3도,대전 영하 2도 등의 분포를 보이겠다. 주말인 6일에는 전국이 차차 흐려져 비나 눈이 온 뒤 밤부터 기온이 내려가 7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지겠다고 기상청은 밝혔다.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은 평년기온보다 평균 2.7도나 높아 포근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주말부터 평년의 겨울날씨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
  • 책 / 한국의 봉수

    조병로·김주홍 지음 눈빛 펴냄 봉수(烽燧)란 불빛과 연기를 이용해 변경의 군사정보를 중앙과 지방의 진보(鎭堡)에 알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한 군사통신 네트워크를 말한다.봉화(烽火) 또는 낭연(狼煙)이라고도 한다.이같은 봉수는 우역(郵驛)과 함께 교통통신 시스템의 양대 축으로서의 구실을 다했다. 경기대 사학과 조병로 교수와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 김주홍 학예연구사가 함께 쓴 ‘한국의 봉수’(사진 최진연,눈빛 펴냄)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봉수의 발달사와 특징,현황 등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봉수제를 실시한 기록은 고려 중기 때부터 보인다.그러나 산 꼭대기에서 서로 바라보며 신호로써 의사를 소통하는 지혜는 일찍부터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봉수에 관한 이야기는 가락국 수로왕 전설에도 나온다.봉수의 신호체계는 낮에는 연기,밤에는 횃불로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다.그러나 안개나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 때는 나팔이나 천아성(天鵝聲,사변이 났을 때 군사를 모으기 위해 길게 부는나팔소리) 등의 각성(角聲)과 화포 등을 이용한 신포(信砲)로 전달했다.파발제가 시행된 후에는 파발을 이용하기도 했다.이러한 봉수의 신호체계를 거화법(擧火法)이라 한다. 봉수유적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봉수터는 현재 남한지역에만 400여 곳이 남아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한나라 행정수도대책 ‘안개속’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을 논의할 국회 특위 구성문제 등에 대해 한나라당이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최병렬 대표는 24일에도 “행정수도 관계법은 꼭 통과시켜야 한다.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든지 보완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이 문제는 충청지역의 결정적 민원이며,너무 많이 진행돼 없던 것으로 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상득 당 행정개혁·지방분권 특별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특별법안’ 가운데 지방분권특별법만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하되,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신행정수도특별법은 사실상 연내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다.이 의원은 “지방분권특별법은 ‘지방분권추진기본법’으로 명칭을 바꿔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처리할 것이지만,국가균형발전특별법은 시행시기가 2005년인데다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예산부수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로 했고,신행정수도특별법도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계속 논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뜨거운 감자’가 된 국회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입장 정리를 못했다.“신행정수도 특위는 일사부재의 원칙 때문에 안 되고,묶어서 특위 만드는 것은 반대한다.”는 얘기여서 이도저도 안 된다는 식이다.이상득 의원은 “균형발전법과 신행정수도법을 묶어서 함께 논의하자는 것은 별도로 통과 가능한 것도 도리어 어려워진다.”면서 “행자·산자·건교 등 각 상임위에서 심의하거나 또는 특위 등을 설치할 다른 방법이 있는지 더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어서 향후 조정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징후는 벌써 나타난다.한나라당 충북도지부장인 신경식 의원을 비롯한 당내 충청 출신 의원 13명은 이날 “당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위 구성안’ 부결에 대한 납득할 만한 대책이 없는 한 당무를 거부한다.”며 의총을 불참하는 등 집단적 당무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법안이 당 차원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경기 바닥탈출 “글쎄요”/3분기 GDP 2.3% 증가… 수출늘고 내수줄어 경기 양극화

    우리경제의 기형적인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쪽은 계속 죽을 쑤고 있는 반면 수출은 성장세를 쭉쭉 이어가고 있다.그 덕에 우리경제가 지난 3·4분기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내수 성장이 멈춘 절름발이 경제의 한계가 분명하다.경기 호전의 정도가 극히 미미하다.더구나 정치 불안,정치자금 수사,카드 부실,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악재가 만만찮다. ●올들어 첫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 21일 한국은행의 GDP(국내총생산) 통계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GDP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2분기(1.9%)보다 다소 높아졌다.실질GDP 증가율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1%로 올들어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이는 연간(4개 분기)으로 환산하면 4.5%대에 이르는 것으로 체감경기에 비해 괜찮은 수치다.올 1분기와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각각 -0.4%와 -0.7%를 기록했었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경제성장률은 2.6%로 집계됐다.한은이 예상한 연간 전망치 3.1%를 크게밑도는 것이다.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4.1%만 되면 당초 전망인 3.1%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올 4분기 실적 집계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로 크게 높았기 때문에 꽤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와 속내용 달라 한은은 “3분기 중 우리경제가 2분기에 비해 분명하게 나아졌고,4분기에는 더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그 원동력을 가파른 수출 증가세로 꼽았다.수출은 3분기에 반도체,통신기기,컴퓨터 및 사무기기 등 대부분의 중화학공업 제품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특히 지난달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25%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도 2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결정적 열쇠가 될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여전히 안개속이다.3분기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크게 줄어 2분기(-2.2%)에 이어 또다시 1.9% 감소했다.설비투자는 -4.7%로 오히려 2분기(-0.8%)보다도 감소 폭이 커졌다.2001년 3분기(-14.7%) 이후 가장큰 폭이다. 한은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 비해서는 속내용이 조금 낫다고 밝히고 있다.안용성 국민소득통계팀장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전년동기 대비 수치는 나쁘게 나왔지만 전분기와 비교해보면 긍정적인 대목이 발견된다.”면서 “3분기 민간소비의 전분기 증가율이 0.8%로 1분기와 2분기 각각 -1.4%와 -1.2%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고 설비투자도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동해안 포구로 떠나는 초겨울 맛여행/도루메기요, 얭미리~

    ●사람떼 떠난 자리 물고기 한가득 동해안은 계절에 따라 사람떼와 고기떼가 자리바꿈을 한다.여름철 피서객들로 까맣게 덮였던 백사장은 지금 휑뎅그렁하지만,몇발짝 너머 연안바다는 도루묵과 양미리들의 차지.9월까지만 해도 오징어 일색이던 동해안 포구마다 성어기에 이른 다양한 물고기들이 넘쳐난다. 생선 상자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의 등에선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고,“도루메기”“미리”를 외치는 아줌마의 목소리에 억척스러움이 배어 있다.턱밑까지 다가온 추위에 자칫 움츠러들기 쉬운 11월.따끈따끈한 삶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해안 포구로 나들이를 떠나보자.새벽 6시.주문진항은 아직 어둠에 싸여 있지만,선착장 한편에선 막 들어온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켜놓고 그물에서 도루묵을 따내는 작업이 한창이다.가까운 바다에 미리 쳐놓았던 그물을 걷어다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서서히 어둠이 걷히고,멀리 방파제 위로 온 세상을 붉게 불들이며 태양이 떠오른다. ●알 꽉찬 도루묵 씹는 맛 독특 11,12월은 현지 사투리로 ‘도루메기’로 불리는 도루묵산란철.그래서 잡히는 놈들은 대부분 수심 200m 안팎의 연안에 알을 낳으러 온 암컷들이다.하나같이 배가 불룩하다. 예전엔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하잘것없는 생선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어획량이 줄어 값이 비싼 편이다.도루묵 알이 백혈병 예방과 원폭 피해자들의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한동안 일본으로 많이 수출돼 국내에선 알배기를 맛보기 어려웠다.올해는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편이라 선착장엔 좌판마다 수북이 쌓여 있다.스무마리에 1만 7000원 정도.2500원을 별도로 내면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워 포장해 준다. 도루묵은 대개 찌개와 조림·구이로 먹는다.선착장 인근의 ‘어부촌’(033-662-8352)이란 식당에 들어가 도루묵 찌개와 구이를 시켰다. 이맘때 먹는 도루묵 맛의 포인트는 알에 있다.찌개든 구이든 익으면서 알집이 몸밖으로 삐져 나오는데,약간 끈적거리면서 톡톡 터지며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수컷에서 터져나오는 유백색의 곤지(도루묵의 정소) 맛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싱퉁이' 도치 술안주로도 그만 선착장 좌판에 약간은 흉측스럽게 생긴 물고기가 있어 물어보니 도치란다.일명 ‘싱퉁이’로 불리는 도치는 배가 불룩하게 나와 마치 거무튀튀한 공을 보는 것 같다.배 둘레를 재면 몸통보다 서너배는 길 것 같다.11∼12월에 주로 잡히는 한류성 어종. 요즘 나오는 것은 뼈가 연해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지만,3∼4월에 잡히는 것은 뼈가 굳어져 먹기도 불편하고 맛도 떨어진다.한 마리에 6000∼8000원 정도.잘 익은 김치를 넣고 바특하게 끓이는 도치 두루치기 요리가 맛있다.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썰어놓으면 술안주로 좋고,말려서 쪄먹기도 한다.도치도 알이 맛있어 알배기가 숫도치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도치알은 한 마리에서 한 사발 정도 나오는데,소금을 뿌려 살짝 굳은 알을 쪄서 식탁에 내기도 한다.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인기식품중 하나다. 주문진항에서 5분 정도 해안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내려 오면 사천진항이 나온다.예부터 주문진항과 함께 양미리의 본산지로 알려진 곳.부두로 가니 아주머니 10여명이 앉아 그물에 촘촘히 걸린 양미리를 떼어내고 있다. 양미리는 동해안과 일본 북부 연안에 서식하는 1년생 어류.10월부터 12월까지 많이 잡힌다.굵기는 어른 엄지손가락 정도,길이는 다 큰 것이 25㎝ 정도다.70마리에 1만원.“소금을 뿌려 불판이나 석쇠에 구우면 소주 안주로 최고”라며 좌판 아주머니가 자꾸 사라고 한다.말린 양미리를 토막내 양념간장에 조리면 밥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철새들의 천국' 경포호는 덤 이맘때 강릉 인근에 가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경포호.일교차가 큰 요즘엔 아침마다 물안개가 핀다.호안 갈대숲 너머 뽀얗게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제법 많다. 경포호는 요즘 철새들의 천국이다.수만마리의 청둥오리들이 수면을 덮고 있다.떼지어 날아오르는 장관이 보고 싶어 작은 돌을 몇번이나 던져 보아도 서너마리만 나는 척하다가 다시 앉을 뿐 대부분의 오리들은 꿈쩍도 않는다.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조깅을 즐기는 곳이라서 철새들이 그새 사람과 익숙해진 모양이다.고니들도 눈에 띈다.유유히 짝지어 헤엄치는모습이 ‘새들의 군자’답다. 글·사진 주문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주문진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6번국도를 타는 게 빠르다.진고개,소금강 입구 등을 지나 50분 정도 가면 연곡에서 7번 국도와 만난다.이곳에서 좌회전해 5분쯤 가면 주문진항에 닿는다.주문진항에서 11번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남쪽으로 가면 사천진항,다시 5분쯤 달리면 경포호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30분 간격,동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강릉행 고속버스가 출발한다.2시간50분 소요.강릉시내에서 주문진행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다.30분 소요. ●숙박 경포해수욕장 앞 MGM호텔이 묵을 만하다.기존의 메르디앙호텔을 리모델링해 완전히 바꾸었다.규모는 작지만 특급호텔 못지 않은 시설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부티크호텔이라는 것이 호텔측 주장. 특실,준특실,일반실 등 56개의 객실과 24시간 해수사우나,숯·황토 찜질방,레스토랑을 겸한 세미나실을 갖췄다.객실마다 컴퓨터가 갖춰져 있어 인터넷도 가능하며,호텔 뒤의 소나무숲에서 삼림욕도 할 수 있다.숙박료는 일반실 주중 5만∼6만원,주말 6만∼7만원.3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2만∼15만원.성·비수기 요금이 같다.해수사우나(2인1실)는 무료.(033)644-2559. 주문진항과 사천진항,경포호 인근에는 여관과 민박이 많아 2만∼3만원이면 묵을 수 있다. ●강릉 통일공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면 강릉시 안인진리 강릉통일공원을 찾아보자.강릉에서 남쪽으로 정동진 못미쳐 위치한 이곳엔 304평 규모의 통일안보전시관과 4000평 규모의 함정전시관이 설치돼 있다.해군이 제공한 퇴역 군함 및 무장간첩을 태우고 침투했다가 침몰됐던 북한 잠수함 등이 갖가지 군사장비들과 함께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꽤 재미있어 한다.(033)640-4469. 식후경 강릉에 가면 ‘모밥’(사진)이란 전통 음식이 있다.예전에 모심기 때 일꾼들이 먹던 음식.모심기는 옛 농촌의 가장 큰 행사였는데,강릉에선 특이하게도 집집마다 아낙들이 가장 자랑하는 음식을 하나씩 해와 함께 먹었던데서 유래했다고 한다.일종의 음식 품앗이였던 셈. 이렇게 차려내는 밥상은 일꾼들이 모를 심을 때 한 줄로 늘어서는 데서 의미를 따와 ‘질상’이라고 불렀다고.이 모밥은 지금은 강릉시 난곡동 서지마을의 한정식집인 ‘서지초가뜰’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갈비찜,호박·생선·야채전,도토리묵,잡채,오징어·두부 조림,고사리·시금치 등 나물 무침,버섯볶음 등 15가지 정도의 찬과 콩밥,쇠고기무국을 상에 올린다. 음식 하나하나가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것이 힘을 써야 하는 일꾼들을 배불리 먹이려는 아낙들의 푸진 마음이 읽혀진다.1인분 1만원. 논에 뿌리고 남은 볍씨를 찧어 떡을 만든다는 ‘씨종자떡’,송이구이,능이버섯 볶음 등 10여가지가 추가되는 ‘명절상’은 1상(4인)에 6만원.솔잎과 댓잎,진달래 꽃잎을 곁들여 술을 빚은 가양주,‘송죽두견주’ 맛도 일품이다.(033)646-4430.
  • 이라크치안 갈수록 ‘안개속’

    |바그다드·워싱턴 AFP 연합|미군이 이라크 내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반발로 이라크 내 반미 세력들의 저항도 거세져 이라크로의 주권 조기이양 발표에도 불구,이라크 내 안보 상황은 점점 예측 불가능한 불안 속으로 빠지고 있다. 여기에 점령군의 즉각 철수와 점령군에 대항한 성전을 촉구하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육성 녹음테이프가 방송돼 이라크 내 치안 불안을 더욱 격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16일 키르쿠크 서쪽 25㎞ 지점에 위치한 반군세력 근거지로 의심되는 곳에 위성유도 방식의 전술미사일(ATACS) 1기를 발사했다.미군이 위성유도 미사일을 동원한 것은 지난 5월 종전 선언 이후 처음이다. 미군 대변인인 빌 맥도널드 중령은 “우리는 점점 더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위성유도 미사일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말했다.미군은 17일 이라크 게릴라 지도자 한 명을 포함해 모두 50명의 이라크인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후세인 추종세력들의 저항도 전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이라크 북부 모술과 티크리트 등에서 반미 저항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16일 밤 이라크 게릴라들은 바그다드 중심가에 있는 중앙은행과 연합군 사령부에 대해 로켓포탄 연쇄 공격을 가했으나 별다른 피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아랍어 위성채널인 알 아라비야 TV는 16일 후세인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를 담은 15분 분량의 녹음테이프를 방송했다.테이프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며 이라크 국민들에게 점령군의 “사악한 의도”에 맞서 강력히 싸울 것을 촉구했다. 미군은 저항을 촉구하는 후세인 육성 추정 녹음테이프가 공개될 때마다 저항의 강도가 거세졌기 때문에 사뭇 긴장하고 있다.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공개된 녹음테이프 내용을 구태의연한 선전선동이라고 일축하면서 이라크가 안정될 때까지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과도통치위가 공개한 이라크 주권 이양 일정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주권 이양 후인 내년 7월이후에는 안보 상황에 맞춰 현지 주둔 미군 병력 수준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늘아침 서울 0도/낮부터 풀려 평년기온 회복

    17일 아침 서울 최저기온이 0도를 기록하는 등 전날보다 더 추워질 전망이다.기상청은 “17일 아침 강한 바람이 불고 서울지역에 얼음이 얼어 출근길 안전운전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낮부터는 평년기온을 회복하겠지만 주말부터 다시 쌀쌀해지겠다.”고 예보했다. 17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0도,수원 영하 2도,대관령 영하 6도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춘천 12도,대전 14도,광주 15도 등으로 전날보다 지역별로 2∼3도 정도 높을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휴일인 16일 아침 최저 기온은 서울 3.5도,수원 2도,춘천 0도,낮 최고기온은 서울 9도,대전 11.1도,광주 12도 등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아침에는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면서 “농작물 관리에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유종기자
  • K-리그/피 말리는 타이틀 경쟁/김도훈, 득점·도움왕 1개차 2위

    ‘결과는 신만이 안다.’ 올 한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 프로축구 K-리그의 개인 타이틀 향방이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두고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이따마르(전남)와 도도(울산)가 사실상 탈락,맞대결로 압축된 득점왕 경쟁은 김도훈(성남·26골)과 마그노(전북·27골)가 12일 주중경기에서도 나란히 1골씩을 보태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도움에서도 에드밀손(14도움)이 김도훈(13도움)에 단 1개 차로 앞서 있어 ‘최고의 조연’을 가리는 막판 경쟁 역시 16일 최종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도망자’ 마그노는 정규리그 최다골 신기록까지 기록하며 6개월 가까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끝까지 김도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마지막 1경기를 남겨둔 현재 출전횟수에서 김도훈(39경기)에 견줘 4경기가 많다.따라서 마그노로서는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버티고 있는 난적 전남과의 최종전에서 골을 올리지 못하고 김도훈이 약체 대전과의 경기에서 단 1골이라도 추가해 득점수가 같아질 경우 규정에 따라 다 잡은 타이틀을 김도훈에게 넘겨줘야 한다.올시즌 가장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이기도 한 ‘쫓는 자’ 김도훈의 부담은 마그노보다는 한결 덜 한 상황.그동안 8개의 공을 김도훈의 발에 얹어준 ‘찰떡콤비’ 이성남 외에도 지난 수원전에서 어시스트에 가세한 신태용 등 팀 전체가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 든든하다.도움 부문에서는 에드밀손이 지난 주중경기에서 시즌 최다 도움 기록(14개)과 타이를 이루며 김도훈을 1개 차로 따돌렸지만 최근 10경기를 4실점으로 막는 ‘짠물수비’로 무장한 전남에 딴죽이 걸릴 경우 김도훈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할 우려도 있다. 최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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