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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의 바다’에 빠진 부산…지스타 2009 개막

    ‘게임의 바다’에 빠진 부산…지스타 2009 개막

    부산이 게임 바다로 항해를 시작했다.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09’가 26일 개막해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전시장 일대가 들썩이고 있는 것.참가 업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신작 게임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여 마치 신작 게임 각축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개막과 동시에 엔씨소프트 전시관 앞에는 차기 주력작 ‘블레이드앤소울’의 미공개 영상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긴 행렬을 이뤘다.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전시관 전체를 게임에 등장하는 전투순양함(배틀크루저) 모습으로 꾸미고 ‘스타크래프트2’ 체험 행사를 진행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전시관 중앙에 300인치 초대형 LED 화면을 설치하고 미공개 차기작 3종의 신규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 박정호씨는 “평소 관심을 가졌던 게임의 모습을 실제로 보기 위해 전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스타’ 참가 업체 수는 국내 102개, 해외 96개 등 총 198개로 지난해 17개국 162개 업체보다 늘었다.한편 이날 개막식은 짙은 안개로 주요 인사들의 부산행이 차질이 생겨 10시에서 11시로 한시간 늦게 진행됐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각 업체들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게임을 체험했다.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지스타는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며 “예상 관람객수가 20만명 이상인 만큼 성공적인 게임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해운대(부산)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미 정상회담] 美 “도발 → 대화 → 양보 되풀이 없다” 경고

    [한·미 정상회담] 美 “도발 → 대화 → 양보 되풀이 없다” 경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북 일정을 공개하면서 북핵 문제의 시계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문제 해결의 시침(時針)은 더 느리게 돌아갈 것이란 예감이 든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선이 북한과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1대1 담판을 원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그럴 뜻이 없음을 강력 시사했다. 굳이 한국에서 대북 특사 일정을 공개함으로써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과시한 것이다. 앞서 그는 중국에서 ‘6자회담을 통한 해결’이란 약속을 받아놓은 바 있다.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발→대화→양보’라는 북한의 전매특허격 전략에 놀아나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미국 측이 북한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보즈워스의 대화 파트너로 고집한 데서도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 보즈워스의 방북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협의의 성격일 뿐 담판은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한·미의 대북카드인 ‘그랜드 바겐’은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자칫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적거린다면 문제는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중국 모두 무리한 해결보다는 현상유지가 차선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이다. 미국의 제재를 받으며 배고픈 고난의 행군을 더 끌고 갈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유연성이 기대되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뭔가를 얻어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핵 해결 성공은 지지율에 보탬이 될 것이다. 낙관을 배제하기 힘든 대목이다. 결국 보즈워스의 방북은 안개가 자욱한 숲속에서 작은 보석을 찾아 가는 여정처럼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겨울문턱… 山寺에서 나를 찾다

    겨울문턱… 山寺에서 나를 찾다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는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국어시간에 꾸벅거렸건, 땡땡이를 쳤건 어지간한 이라면 띄엄띄엄이나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한 구절 정도씩은 읊조릴 수 있죠. 국민시에 가깝습니다. 밑줄 그어가며 ‘속세의 번뇌, 종교적 승화’ 등을 적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느낌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것은 바로 가슴 한편에 뭔가 기구한 사연을 품고 있음직한 느낌의 비구니에 대한 첫 심상이었습니다. 겨울이 오는 초입, 비구니 스님들을 만났습니다. 비구니 수행 도량인 경상북도 문경시 사불산 중턱에 있는 윤필암(閏筆庵)입니다. 허리춤 꼬깃꼬깃한 돈으로 손자에게 과자 사주는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느낌의 암주(庵主) 은우 스님부터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어여쁜 누이 같은 자성 스님까지 여섯 분이 모여 공부하며 생활하는 곳입니다. 다음달 1일(음력 10월15일)부터 시작될 동안거(冬安居)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겨우내 땔 장작도 마련해야 하고, 매 끼니 공양할 메주도 떠놓아야 합니다. 연잎, 감자 등으로 만든 전통 사찰식 부각과 유과 등 주전부리도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죠. 비구니 스님들 서른 명 남짓 모여 석 달을 지내야 하니 준비할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수수 찬바람은 산사의 겨울나기 준비를 더욱 부추기네요. 인생도 이처럼 예측 가능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으면 오죽 좋을까요. 힘들어도 웃으며 견딜 수 있을텐데 말이죠. 올 겨울 산중 암자 문 두드려 스님들의 마음 공부 요령을 한 번 배워가도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북방삭풍 몰아치는 날 괘념치 않도록 두둑하게 인생 겨울나기 준비하시기 바랄게요. ●겹겹이 펼쳐진 산세 가슴까지 후련 나그네는 길 자체의 아름다움에 혹하기 십상이다. 허나 진짜 아름다운 것은 길 너머에 있다. 감동을 아껴둬야 만날 수 있다. 바로 1인 수행도량인 묘적암과 윤필암, 그리고 거기까지 오르는 길이다. 윤필암은 본 사찰인 대승사와 묘적암의 갈림길 즈음에 있다. 왼쪽으로 가면 묘적암, 오른쪽으로 가면 대승사가 나오는 곳이다. 차를 갖고 왔다면 윤필암 아래쪽에 세우고 호젓한 산길의 정취를 느껴볼 만하다. 1㎞ 남짓 넘어가니 다리야 약간 퍽퍽하겠지만 쭉쭉 뻗어올라간 삼나무며, 상수리나무 등을 보노라면 눈이 맨 먼저 시원해진다. 인적 드문 호젓한 길 여기저기서 다람쥐들과 연신 맞닥뜨리게 된다. 사람을 무심히 쳐다보는 모양이 속계와 불계를 오가는 존재인양 영물스럽기까지 하다. 진짜 아름다운 풍광은 적멸 스님이 홀로 수행하고 있는 묘적암 앞에 펼쳐져 있다. 멀리 사불산의 사면석불이 내다보이고 겹겹이 펼쳐진 산세가 가슴 속에 시원함을 안긴다. 비라도 올라치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안개는 신비로움까지 더해준다. 적멸 스님은 “며칠 동안 사람 구경 못할 때도 많아 먼 발치에서 등산객만 보여도 반갑다.”고 했다. 낯선 이라도 불쑥 차 한 잔과 한 말씀 청하면 기꺼워하시겠다. 묘적암을 내려오다 보니 길 초입에 우체통이 하나 있다. 사불산 깊은 곳에 자리잡아 우체부 오토바이가 오르기 힘겨워하는 탓에 마련해둔 것이다. 넉넉한 마음씀씀이에 흐뭇해진다. 묘적암, 윤필암을 다녀온 발걸음은 전통의 향기 넘쳐나는 곳으로 향한다. 관광지가 아니어서 발길은 뜸하지만 문경에는 또다른 매력이 숨겨져 있다. 도예 무형문화재 32호 천한봉 선생의 문경요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훨씬 유명하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배용준이 쓴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에 등장한 뒤 일본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배용준은 이곳에서 5일간 머물며 도자기를 굽고 도자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굳이 배용준이 아니더라도 천 선생의 작품은 찻사발 하나가 1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에서만 연 2억원 넘게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엔 일왕이 사절을 파견해 훈장을 줬을 정도. 여기에 방짜유기 중요무형문화재 77호 이봉주 선생 역시 장인의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 안산에 있던 공방을 옮기기 위해 산좋고 물맑은 곳 찾아 헤매다 2004년 문경으로 접어들었다. 주물로 만드는 안성유기와 달리 방짜유기는 망치로 두드려 만드는 것이다. 현대식 공장은 물론, 전통 방식 유기 대장간을 구경할 수 있다. ●경북의 또 다른 맛은 낙동강 줄기에 뱃사공의 뱃길은 사라진 지 오래다. 새로 놓인 다리는 튼튼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때 그 뱃사공들의 갈증과 허기,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주곤 했던 그 강변의 주막만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 등이 만나는 곳이라 이름 붙여진 경북 예천군 풍양면의 삼강(三江) 주막이다. 1900년 무렵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명실상부한 조선시대 마지막 주막이다. 여기저기 떠도는 장돌뱅이들, 찌그덕거리며 노젓는 뱃사공들이 컬컬한 막걸리 맛을 못잊어 삼강주막을 찾았다. 주막 안팎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까막눈의 주모는 술상 내주던 부엌 흙벽에다 빗금을 긋는 식으로 외상장부를 남겼다.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련 할머니는 2005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고, 뱃사공들도 이제는 없지만 텁텁한 술트림이 여기저기 맴돌고 있는 듯하다. 주막 뒤편엔 450년 된 홰나무가 우람한 몸집을 자랑하며 서 있고, 싸릿대 얼기설기 빙 둘러쳐진 ‘통시(뒷간)’가 옛 주막의 운치를 더한다. 손두부와 도토리묵은 각 2000원, 배추 지짐이는 3000원, 동동주는 한 주전자에 5000원이다. 한 상을 시키면 에누리 없는 1만 2000원이다. 게다가 술상 내오는 것도, 내가는 것도 모두 ‘셀프’다. 주막 운영을 마을부녀회가 맡고 있다. ●여행 Tip ▲먹을 거리 문경은 약돌돼지석쇠구이가 유명하다. 약돌(거정석)을 사료에 섞어 먹인 돼지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연탄불에 구웠다. 비계는 쫀득쫀득하고 살코기는 야들야들하다. 문경새재 가는 길 어귀에 약돌돼지를 파는 식당이 많이 있다. ‘탄광촌(054-572-0154)’과 ‘새재할매집(054-571-5600)’이 유명하다. 밑반찬도 맛있다. 예천에서는 용궁시장 순대국밥을 꼭 먹어보자. ‘1박2일’에 등장하며 유명해진 박달식당도 좋지만, 식사 때 1시간 남짓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차라리 입소문으로 이름이 알려진 단골식당(054-653-6126)을 찾으면 기다리는 수고로움 없이 3500원짜리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행복한 포만감을 누릴 수 있다. 글·사진 문경·예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6) 전북 완주 대둔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6) 전북 완주 대둔산

    산 좋아하는 사람치고 ‘산그리메’란 말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산그리메는 주로 아침 햇빛 속에 산이 중첩되어 아스라이 펼쳐지는 모습을 말한다. 마치 수묵화처럼 능선의 오묘한 선과 농담, 때론 안개와 구름 등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을 이른다. 그런데 이 단어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송수권의 ‘산문에 기대어’란 시의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하는 구절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그리메는 그림자의 옛말. 그러나 산꾼들은 산이 첩첩 펼쳐지는 모습으로 상상한 듯하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산그리메는 지리산과 덕유산처럼 큰 산이 아니면 보기 어렵지만, 늦가을에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대둔산(878.9m)이다. 전북 완주, 충남 논산과 금산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신라의 원효대사는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고도 했다. 기암단애가 절경을 이루는 대둔산의 강건한 기상은 권율장군이 1000명의 군사로 왜군 1만명을 격퇴시킨 이치(지금의 배티재)전투의 밑거름이 되었다. 대둔산 제1경은 암봉들과 어울린 오색 단풍이 꼽히지만,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구름바다 위에 떠오른 산그리메다. 대둔산 일대에는 지형적으로 안개와 구름이 끼기 쉽고 특히 늦가을 기온차가 클 때 자주 일어난다. 대둔산의 핵심적 아름다움을 두루 꿰는 산행의 ‘고전’은 완주 산북리에서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칠성봉 전망대를 거쳐 용문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대둔산 길은 거칠지만 산 중턱까지 케이블카가 놓여져 있어 남녀노소 쉽게 찾을 수 있다. 거리는 약 2.5㎞로 천천히 둘러보면 2시간30분쯤 걸린다. ●케이블카 이용하면 정상까지 40분 대전에서 탄 버스가 안갯속을 헤엄쳐 배티재를 넘자 스멀스멀 연기가 풀리면서 대둔산이 나타났다. 영락 없이 신기루 속에 솟아난 마법의 성이다. 주차장에서 식당 거리를 지나면 케이블카 정류장. 안개가 낀 날이면 되도록 아침 일찍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는 게 좋다. 아래 세상은 안개에 잠겨 깨어날 줄 모르지만, 산 위에서 보면 구름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는 정상인 마천대를 바라보며 올라가는데, 시나브로 고도를 올리는 것이 마치 나무들을 부드럽게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다. 무심코 반대편을 돌아보다가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래 세상은 온통 구름바다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정류장 2층의 정자에 올라가 조망을 굽어본다. 빽빽한 구름바다 위로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역광 속에서 산그리메가 물결친다. 정자에서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라 불리는 금강현수교. 1985년 길이 50m, 높이 80m로 세워졌다. 이전에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출렁다리였다고 한다. ●구름다리 금강현수교에 서면 아찔 암봉과 암봉 사이에 걸려 중간쯤에서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다리를 건너면 수직의 철계단인 삼선계단이 이어진다. 이 계단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으로 암벽등반의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간에 멈춰 뒤돌아보면 지나온 구름다리와 산북리가 수직으로 내려다보이고 멀리는 온통 구름바다다. 마치 신선의 세계에서 인간 세상을 굽어보는 느낌. 푹신푹신한 구름 침대에 드러누워 긴 잠을 자고 싶다. “뭐해요. 빨리 정상에 가봐요. 반대편까지 훤히 잘 보여.” 풍경에 넋이 나가 굼뜬 필자에게 중년 남자가 내려오며 핀잔을 준다. 그제야 화들짝 정신이 들어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15분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자 능선 삼거리에 올라붙고 이어 마천대 정상에 다다른다. 비로소 반대편을 비롯해 시원한 조망이 드러난다. 북쪽으로 계룡산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동쪽으로 서대산이 풍경의 중심을 잡아준다. 특히 남쪽으로 산그리메의 전형적인 풍경이 나타나는데, 구름바다 위로 크고 작은 능선들이 물결치고 멀리 웅장한 덕유산 줄기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아~ 가슴 속으로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摩天臺)는 원효 대사가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지었다. 높이는 900m가 안 되지만 체감 높이는 이름만큼 하늘에 닿아 있다. 마천대 한 켠에 무려 높이 10m의 개척탑이 우뚝 서 있다. 주변과 영 어울리지 않는 풍경. 다른 산처럼 작은 정상 비석을 세웠으면 좋았을 것을. 정상에서 용문골 삼거리까지는 순한 능선길이다. 제아무리 험한 바위들이 직립했더라도 부드러운 능선이 있는 법이다. 용문골 하산로는 험한 돌길이다. 중간 중간 쉬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안전산행의 지름길이다. 400m쯤 내려와 삼거리에서 용문굴을 지나면 칠성봉전망대다. 웅장한 일곱 개의 석봉이 이어진 칠성봉의 모습은 설악산 울산바위를 떠오르게 한다. 다시 삼거리에서 장군봉을 우회하는 길을 따르면 케이블카 정류장에 닿고, 산행도 마무리된다. ●가는 길과 맛집 대전과 금산에서 대둔산행 버스가 다닌다. 대전 서부터미널에서 대둔산행 버스는 07:45 13:20 17:30, 대전 동부터미널에서 10:35. 금산터미널에서는 08:30 11:10 12:30 13:10 15:40 16:40에 있다. 대둔산 버스터미널 (063)262-1260. 금산의 별미는 어죽과 추어탕, 인삼튀김이다. 저곡리의 저곡식당(041-752-7350)은 인삼어죽으로 유명한 곳. 비린내가 전혀 없고 인삼을 넣어 뒷맛이 쌉쌀하다. 인삼어죽 5000원. 금산터미널 근처의 한양식당(041-754-6464)은 추어탕을 잘한다. 글ㆍ사진 mtswamp@naver.com
  • [도시와 산] (33) 포천 명성산

    [도시와 산] (33) 포천 명성산

    명성산은 경기 포천 산정호수를 품에 안고 강원 철원까지 내닫는다. 해발 923m로 울음산이라고도 불린다. 산행 도중 한눈에 들어오는 호수의 전경이 넋을 놓게 한다. 봉우리가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른 새벽이면 하얀 물안개가 인근 사찰과 폭포와 어우러져 전설처럼 피어오른다. 밤에는 호숫가 산책로에 수은등이 켜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 유명세를 치른 명성산을 주민들은 울음산이라고 부른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하며 산과 함께 울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다 멈춰 서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도 있다. 울음산을 한자로 표기해 명성산(鳴聲山)이 됐다. ●궁예가 눈물 뿌린 산 명성산은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 떨어져 있다. 암릉과 암벽으로 이뤄졌어도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다. 덕분에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동편 분지에는 억새가 무성해 가을이면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12봉 능선과 북쪽으로 오성산, 동북쪽으로 대성산, 백암산, 동쪽으로 광덕산, 동남쪽으로 백운산과 국망봉을 모두 볼 수 있다. 이 산의 남서쪽 기슭에 산정호수가, 북쪽에 용화저수지가 있다. 산행은 등룡폭포 입구 매점과 식당 앞을 출발, 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밭~삼각봉~정상~산안고개~산정호수로 나오는 6시간 코스와 가든식당~비선, 등룡폭포~억새밭~삼각봉까지만 갔다가 자인사로 하산하는 3시간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등룡폭포계곡 코스는 자인사 기점 코스보다 30~40분이 더 걸린다. 책바위 암릉 코스는 자인사 기점 코스와 소요시간이 거의 같지만 산세가 가팔라 체력소모가 많은 편이다. 산정호수 인근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초입부터 좌판을 벌인 막걸리와 파전에 한눈팔기 십상이다. 음식점들 뒤로는 유럽풍 펜션이 들어차 있다.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주말이면 진을 친다. 음식점 골목을 벗어나면 왼쪽 비탈길을 따라 책바위로 오르는 난코스와,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오르는 직진코스로 길이 나뉜다. 억새가 무성한 팔각전망대에서 모두 만나지만 책바위 산행은 가파른 암벽이 곳곳에 있어 안전로프를 잡아야 하는 구간이 많다. 노약자나 여성 등산객들이 등반을 포기하고 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산정호수를 내려다보려면 책바위를 올라야 한다. 암벽에 설치된 철계단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전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책바위까지는 1시간가량이 소요되며 급경사가 많다. 팔각전망대까지는 1시간30분가량 더 가야 한다. 대부분 등산객은 책바위보다 계곡 산행을 선호한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단풍이 선명하고 비선폭포와 등룡폭포가 장관을 연출한다. 온통 단풍과 숨겨진 폭포의 연속이다.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줄곧 계곡길로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명성산의 단풍은 유난히 붉은 것으로 정평이 났다. 폭포는 물빛을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다. ‘비취’, ‘벽록’이라고 표현하는 게 이해가 간다. 평평하면서도 돌 사이로 군데군데 철다리가 놓여 운치를 더한다. 지압로도 있고 운동시설과 피크닉장이 조성됐다. 2시간쯤 오르면 명성산 동편 억새밭이다. 10월이면 절정에 이른 억새꽃이 이 일대를 하얀 솜털로 덮는다. 서리 몇번 내리면 금세 떨어지는 게 억새꽃이라고 하지만 매년 열리는 억새축제에는 8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다. 명성산을 찾은 이들이 다 억새를 보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억새 산행은 삼각봉까지 오른 뒤 올라간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와 자인사로 향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데 자인사 등산로는 다소 힘든 편이다. 등룡폭포 상부인 안덕재는 군부대 사격훈련장이어서 일부 등산로가 폐쇄되기도 한다. 산정호수 매표소(031-531-6103)에 전화해 입산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하산이 즐거운 산정호수 급경사를 지나 하산길에 만나는 자인사는 왜소한 대웅전보다 턱없이 큰 석불이 웃음을 자아낸다.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 태조에 오른 후 자신의 시호를 따서 세운 조그만 암자다. 산불로 소실돼 충렬왕 3년(1227년)에 재건됐고, 한국전쟁 때 전소된 것을 1964년에 다시 지었다. 관세음보살상과 석탑이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았고 경내 샘물은 맛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곧이어 산정호수가 지친 등산객을 맞는다. 이름 그대로 산속의 우물이다. 주변의 높은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호수와 조화를 이룬 수도권 최고의 호수다. 호수를 빙 둘러가는 5㎞ 산책로는 1시간정도 소요된다. 바닥이 대부분 돌길이어서 비 오는 날에도 질퍽거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산정호수 밤 경치를 보고 하룻밤을 묵은 다음 명성산과 자인사를 다녀오는 1박2일 코스가 인기다. 명성산은 서울 상봉·수유·동서울터미널에서 신철원, 동송, 운천행 버스를 이용해 운천에서 하차, 산정호수행 버스를 타면 등산로 입구까지 15분가량 소요된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억새냐 갈대냐 명성산의 고민 억새와 갈대는 구별이 쉽지 않다. 경기 포천 명성산 팔각정에서 억새밭을 보고 “갈대다.”라고 외치는 등산객이 심심찮게 있을 정도다. 생김새는 물론 꽃피고 지는 시기까지 비슷해서다. 같은 벼과의 1년생 풀이지만 다르다. 가장 쉬운 구분법은 억새는 산이나 비탈에, 갈대는 물가에 무리를 이룬다는 점이다. 갈대는 산에서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물가에서 자라는 물억새는 있다. 억새는 뿌리가 굵고 옆으로 퍼져 나가는 데 비해 갈대는 뿌리 옆에 수염 같은 잔뿌리가 많다. 억새의 열매는 익어도 반쯤 고개를 숙이지만 갈대는 벼처럼 고개를 푹 숙인다. 키도 차이가 있다. 억새는 대부분 120㎝ 내외로 갈대보다 작다. 갈대는 2m 이상 큰다. 그러나 억새도 일조량이 풍부하거나 영양 상태가 좋으면 갈대보다 더 크기도 한다. 색깔로도 구분한다. 억새는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 가끔 얼룩무늬가 있는 게 있다. 억새는 억새아재비, 털개억새, 개억새, 가는잎 억새, 얼룩억새 등 종류에 따라 색깔이 다소 다르다. 갈대는 고동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다. 구별이 쉽지 않아 억새와 갈대는 역사적으로 혼동돼 쓰이기도 한다. 전남 장성의 갈재는 갈대가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노령(嶺)이라고도 부르지만 실은 억새다. 억새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만 10여종 이상 서식한다. 자주억새가 많다. 흰색꽃을 피우며 잎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거치가 있어 스치면 피부가 베일 정도다. 억새는 으악새라고도 불린다. 억새꽃은 그 생김이 백발과 비슷해 쓸쓸한 정서로 와닫는다. 그래서 황혼과 잘 어울린다. 억새꽃을 가장 멋지게 감상하려면 해질 무렵 해를 마주하고 봐야 한다. 억새 명소로는 명성산과 정선 민둥산, 밀양 사자평 등이 있고 갈대는 충남 서천 한산면 신성리, 해남 고천암 갈대밭 드라이브, 충주 비내섬 등이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창사특집 SBS 스페셜(SBS 오후 11시20분) 유전학의 혁명이라 불리는 후성유전학 및 시스템 생물학을 근거로 우리의 밥상이 재앙을 부르는 화학 식단이 될 수도 있고, 비극을 치유하는 생명의 식탁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한다. 전 세계 20여개국 취재를 통해 석학들과 실천가들의 활동 현장과 성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들어본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애팔래치안 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애팔래치안 트레일 코스는 총길이 2175마일(약 3500㎞)로, 미국에서 가장 긴 산책로로 알려져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 중 1년 사계절 안개에 덮여 있을 때가 많아 이름까지 ‘스모키’라 불리는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트레일’을 담는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비슷한 생김새의 청자 2점. 고려시대의 대표 문양인 물가의 갯버들과 오리들이 동양화처럼 펼쳐진 ‘포류수금문’부터 바닥에 쓰인 글씨 문양까지 흡사한 작품이다. 이 의뢰품들의 진가는 어떤지를 밝힌다. 은빛의 둥근 몸통에 수려한 문양의 손잡이, 손쉽게 옮길 수 있는 크기의 백동화로도 만나 본다. ●일요일 밤으로(KBS2 오후 11시35분)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신종플루 괴담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괴담은 어디서 생겨났고 어떻게 퍼지는 것일까? 그리고 괴담이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또 신종플루 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와 타미플루를 먹었던 실제 환자들을 만나 타미플루의 속내를 들어본다. ●늘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충북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 탄방마을 어르신들과 함께한다. 젊어서는 착하고 순했던 남편이 귀가 어두워지고 나서 갑자기 까다롭게 변해 골치가 아프다는 김종덕, 박정임씨 부부 이야기. 술만 마시면 길가에 드러눕는 남편이 얄미워 가시덤불에 내동댕이친 강봉순씨의 이야기도 듣는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오후 5시20분) ‘내조의 여왕의 유산의 유혹’ 3부 ‘여왕과 프린스’. 내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아내 천지애를 배신하고 보쌈회사 상속녀 서영과 결혼한 달수. 그러나 결혼생활은 금세 위기에 처하고, 달수는 사탕키스를 시도하며 관계개선을 꾀해 보지만 서영의 목에 사탕이 걸리는 바람에 파국을 앞당기게 된다. ●연예매거진(OBS 오후 8시50분) 한 주간의 연예계 소식을 모아서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주는 대한민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장동건 고소영 열애 소식을 비롯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펼쳐진 연예인들의 화려한 레드카펫 등이 소개된다. 또 영화 킬미,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관련된 시사회 소식 등 한주간의 연예계 소식을 전한다.
  • 흑백사진… 그 신비한 매력속으로

    흑백사진… 그 신비한 매력속으로

    “오히려 지금이 ‘흑백의 전성시대’ 아닐까요? 극소수의 마니아가 있는 상태 말이에요.” 1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흑백 사진작가 민병헌(54)은 “앞으로도 재료가 허락하는 한 흑백사진을 찍을 것”이라며 흑백사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디지털 사진이 시대의 대세가 된 21세기에 필름 사진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사진가로, 인화에서 현상까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조수도 없이 직접 자신이 하는 작가이다. 젤라틴 실버프린트에서는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눈부신 햇살에 다 날아가 버린 듯 하얀 화면 위로 어렴풋하게 물체가 보이는 흑백 풍경 사진을 찍어온 민 작가가 ‘나무’(tree) 연작과 ‘폭포’(waterfall) 연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피사체가 훨씬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 이유에 대해 민 작가는 “과거에는 감정에 더 무게를 뒀다면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솔직한 톤으로, 본질적으로 가야 할 것 같아서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이번엔 작품크기도 가로 127㎝에 세로도 130㎝ 정도로 커졌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가로의 최고 길이가 127㎝이다. 민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는 대형 필름사들이 인화지나 필름 현상액 등 사업을 포기하고 있어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소규모로 물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생기고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더 열광하기 때문에 좋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아날로그를 고집하지만, 디지털의 유혹이 없지 않다. 길이 4m 정도 되는 벽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대형 사진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거액을 약속하면서 말이다. 그런 사진은 디지털로 인화해야 하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힘들 것도 없었다.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그는 끝내 ‘안됩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로서의 고집이었다. 그때 만약 ‘그럽시다.’라고 대답하면 두 번 다시 수작업의 고통스러운 작가의 길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말한다. “그렇다고 디지털을 거부하는 작가라고 쓰지는 말아달라. 오늘은 이렇지만, 또 체력이 떨어지고 해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니냐.”라고. 보통 사진가는 사진을 잘 찍어야 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그에게 사진 찍는 일은 아주 작은 부분이다. 또한 사진기를 메고 다니며 작업하는 시간보다 여행을 하면서 마음이 머무는 장소를 발견해내는 일이 먼저다. 화창한 날에는 거의 작업하지 않고 새벽이나 안개 낀 날, 눈이나 비가 오는 날처럼 육안으로 봐도 명암 대비가 뚜렷하지 않은 날, 소주를 마시면서 사진을 찍고, 현상을 하고 인화를 한다고 한다. 요즘 그가 하는 작업은 누드 초상 작업이다. 누드로 찍은 풍경화 정도가 되겠다. 앞으로 2~3년 안에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02)730-781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인제 점봉산 민간헬기 추락 탑승자 1명 사망·1명 실종

    인제 점봉산 민간헬기 추락 탑승자 1명 사망·1명 실종

    강원 인제군 점봉산 9부 능선에서 송전탑 건설 공사에 투입된 민간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2명 중 1명이 숨졌다. 나머지 1명은 현재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20분쯤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점봉산 9부에서 민간항공사인 C 항공 소속 KA-32A 카므프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 헬기에는 기장 최모(46)씨와 해당 항공사 임원 오모(65) 씨 등 2명이 타고 있었으며, 헬기 잔해 더미에서 불에 탄 시신 1구가 발견됐으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 주변과 점봉산 일대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날이 저물어 수색을 일시 중단하고 날이 밝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경찰은 사고 헬기가 연료 보충을 위해 운항하던 중 짙은 안개로 공사현장에서 6㎞ 떨어진 곳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활화산 숨쉬는 日 가고시마

    활화산 숨쉬는 日 가고시마

    │가고시마 박록삼특파원│그들은 활화산을 곁에 두고 산다. 수십억 년 전 지구 탄생의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용암이 항상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화산은 지구의 껍질 격인 지표와 저 깊숙한 곳 외핵, 내핵과의 내밀한 연결 통로다. 이 소통의 채널은 오늘의 우리가 태고의 만변(萬變)을 거쳐 비롯됐음을 묵묵히 일깨워준다. 늘 그들 앞에 놓인 그 화산은 때때로 연기 피워 올려 구름과 몸을 섞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연한 회색의 화산재를 대기 중에 흩뿌린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공포와 두려움은 찾기 어렵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코야키(문어빵)를 사먹고, 전차를 운전하고, 무병장수를 원하며 흑초를 마시고, 느긋하게 온천을 즐긴다. 활화산과 온천이 있는 일본 본토의 최남단 가고시마(兒島)다. 가고시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활화산 사쿠라지마다. 남쪽·가운데·북쪽 봉우리, 그리고 남쪽 정상 아래 등 모두 네 개의 분화구가 있다. 사흘 머무는 동안 꼬박 하루 한 차례씩 대형 폭발이 있었다. 외지인들은 아연실색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라고 해서 시뻘건 용암이 쿨럭거리며 흘러내리는 것은 아니다. 분연(화산재·화산가스·작은 돌맹이 등)을 1000m 이상 피워올리면 폭발이라고 부를 뿐, 용암은 나오지 않는다. 여행가이드 쓰쓰라노 유카리는 “화산이 폭발할 때면 며칠 전부터 유황 냄새가 피어오르다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대피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1916년 초대형 폭발이 일어났을 때도 2만여명 시민 중 사망자는 24명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고시마와 사쿠라지마 사이에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330m 떨어져 있었지만, 당시 폭발로 이 바다가 메워졌을 정도였으니 엄청난 사고였다. 덕분에 배를 타고 오가야할 곳을 이제는 카페리와 함께, 버스로도 충분히 왕래할 수 있게 됐다. ●기리시마 온천 신선이 안부러워 이곳 사람들에게는 그저 쉼없이 날아와 앉는 화산재가 불편한 정도다. 실제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일기예보에 풍향예보가 빠지지 않는다. 분화구를 떠받드는 화산은 억센 사내의 굵은 근육처럼 꿈틀대고 있다. 아래쪽 언저리의 용암이 흘러내려 생긴 기기묘묘한 바위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와 전망대를 걸어보니 발자국마다 회색 먼지가 풀썩거린다. 죽음의 땅과 같은 이곳에도 풀과 나무가 돋아 있다. 묘목을 심은 것은 아니고, 헬리콥터로 여러 종류의 씨를 뿌렸는데 소나무만이 사쿠라지마 잿빛 땅에 뿌리를 굳게 박았다. 하지만 사람은 두려움만으로 길들여지지 않는다. 화산은 물을 뜨겁게 덥히고, 은혜로운 온천수를 만들어 주었다. 두려움이 고마움으로 몸을 슬쩍 바꾼다. 곳곳이 온천인 가고시마이지만, 진짜 온천은 기리시마(霧島)에 있다. 가고시마 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기리시마로 접어들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갑자기 달걀 썩는 냄새가 풍겨 온다. 바로 유황 냄새다. 곳곳에서 안개와도 같은 짙은 연기들이 이제 막 단풍 물드는 숲길 사이로 피어오른다. 그래서 동네 이름도 ‘안개의 섬’인가 싶다. 심지어 이곳에서는 계곡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나가는 물마저 뜨거운 온천물이다. 해발 800m 높이의 산속 깊숙이 들어가 있는 기리시마 이와사키 호텔 안쪽에는 계곡 온천의 최상류가 숨겨져 있다. 노천탕 8개가 계곡 아래 위로 크고 작은 바위 끼고서 만들어져 있다. 겨울철에는 ‘공식적으로는’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걸어서 5~6분 거리이니 ‘개인적으로는’ 낮에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른 새벽 즐기는 계곡 온천은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 신새벽 수풀에 둘러싸인 채 살갗 돋는 차가움과 극도로 대비되는 따뜻함은 또다른 선경(仙境)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곳은 남녀혼탕이라면 혼탕이지만 ‘아쉽게도’ 갖춰입을 것 다 갖춰입도록 돼 있다. 숲의 전모를 알기 위해서는 숲에서 한걸음 떨어져야 하는 법. 가고시마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잠시 가고시마를 떠나보자. 매주 토요일 오후 가고시마 남쪽 부두에서 크루즈선이 출항한다. 지난달 31일 750명 정원을 꽉 채워 시범운항을 마쳤고, 이달 중 본격적으로 크루즈선이 움직일 예정이다. 바닷바람에 흔들리며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석양을 보며 객수(客愁)를 달래기에도 맞춤이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긴코(錦江)만을 사이에 둔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의 야경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다. ●여행 Tip 이제는 일본으로 떠나는 온천 여행이 일반화됐다. 유카타(浴衣·목욕용 가운)를 입고 맨발에 슬리퍼만 신은 채 호텔 안팎을 활보하는 사람들을 보기 일쑤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앞섶이 팔락거리니 속옷은 필수다. 자칫 피차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속옷을 입고 유카타를 잘 여미자. 또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탕 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깨끗이 비누칠을 하고 가볍게 헹군 뒤 물기를 닦는다. 또 탕 안에서는 머리카락을 담그지 않는 것이 에티켓이다. 가고시마는 검은 모래를 덮고 온몸에 땀을 쭉 빼는 찜질욕 또한 유명하다. 가고시마 최남단 가부스키(指宿)로 가면 이를 즐길 수 있다. 모래찜질욕 또는 온천으로 땀을 쭉 뺀 뒤 즐기는 가이스키(일본식 정식)에 쇼추(일본 증류식 소주)를 곁들이면 막부시대 귀족의 호사로움으로 빠져들 수 있다. 여행 관련 문의는 하나투어(02-2127-1000)로. 글ㆍ사진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가을이 되면 누구나 퇴색한 하나의 은행잎을 만지게 된다.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던 꽃 웃음에 취해 보기도 한다. 먼 해조음에 한사코 씻기는 물새 울음으로 스산한 동굴. 해마다 가슴에 피는 소중한 추억제(追憶祭)의 향불을 피워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애써 잃어버리며 사는 그 영롱한 벗의 영토가 지금은 마음의 머언 유적지(流謫地)에 저물어 가고 있다. 해변의 모래밭이 아름답다는 것을 말로만 들어선 모른다. 맨발로 그 모래밭을 밟아 보아야 한다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糧食)’에서 말했다. 그렇다. 시린 물방울처럼 손바닥에 떨어지는 하나의 현실, 분명 그것은 이 땅의 중년 남성에게는 있다. 그리운 시간의 바다, 그러나 일제히 흔적도 없이 흘러가 버린 자취를 따라 가을이면 곧 안개처럼 피어나는 환상의 원경(遠景)이 있다. 어느덧 청춘의 오후를 서성이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어느날 세찬 감동으로 가슴 설레던 바다의 항구와 단발머리 소녀를 생각한다. 수많은 생의 스토리가 다가선다. 평생을 경찰 생활에 헌신한 친구가 명예퇴직을 하였다. 분명 무수히 잠 안 오는 밤을 위하여 창호지에 얼룩지는 한숨과 고독을 곱씹는 요적(寥寂)한 시간 속에 성장하고 해체되고 흘러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친구는 설악의 단풍을 향하여 잃어버린 영롱한 시간을 회상하는 시간을 만들자고 했다. 다짐의 약속도 필요 없이 다음날 설악을 향하여 달린다. 최후로 남는 인생의 허무를 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영원히 묻어 둘 수도 있는 소중한 삶의 향기들을 이 가을에 소중하게 꺼내 보자는 취지였다. 젊은 날의 삶은 사실 맹목이었다. 아니 맹목이었던 만큼 순수한 불꽃이었다. 다함없이 출렁이는 파도의 교향악. 결국 한줌 바람 소리만도 못한 허무요, 물 한 방울도 못 미칠 무게로 남는 게 인생이라고도 하지만, 그 때문에 불살라야 했던 영혼의 부피와 충격은 무엇으로 견줄 길이 없다.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세대를 맞아 자기와 어울리는 색을 찾게 되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장과 스타일 맞는 색상의 옷을 말한다. 사실 중년을 넘긴 이 땅의 주인들은 자기 색을 찾기엔 너무 취약한 시절을 살았다. 적성이 맞지 않아도 주어진 직장에 감지덕지 충성을 다하는 세대였다. 옷이 자신의 품에 맞으면 어울리는 색상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은 억울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일에 가치를 두었다. 어떤 일에도 그 안에 다양한 가치가 있다. 그 일 가운데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하였다. 생은 거부 하지 않고 늘상 깨어 있는 자에게 환희와 축복을 준다. 땅속에 깊숙이 묻어둔 하나의 불씨. 그것이 어느 날 활활거리며 이승의 온갖 것을 태우고 황량한 폐허를 이겨내는 것처럼 우리들의 불씨도 창조를 향한 원점으로 되돌려 어둠에서도 뜨거운 눈망울을 가지는 것이다. 누가 가을을 소멸의 시간이라고 말했는가? 밀레의 만종은 추수의 계절에 나온 명화다. 밀레의 기도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은혜가 되어버렸다. 멀리 가려면 함께 천천히 가라는 말이 맞나 보다. 말하는 사이 설악은 붉은 단풍을 꺼내주며 “당신들의 젊은 날의 심장의 색깔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설악의 종주를 통해 우리는 인생은 삶의 열정이요, 사랑과 관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누구에게나 통고(痛苦)의 시간은 주어지기 마련이다. 어둠에서 우릴 지킬 때 생의 아름다운 램프는 밝게 빛나는 것이다. 시인 최창일
  • [Healthy Life] (48) 백내장

    [Healthy Life] (48) 백내장

    백내장은 어렵고도 쉬운 질환이다.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병원 문턱을 예전처럼 높게 여길 뿐 아니라 어지간한 증상은 “나이 탓이려니….”하고 아예 견디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백내장은 어려운 질환이다. 그러나 실제 안과에서 백내장을 치료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노후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꺼내고 새 수정체를 삽입해주면 끝난다. 그런 점에서 백내장은 쉬운 질환이다. 백내장은 사람의 몸보다 먼저 마음을 늙게 하는 질환이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오는데 누군들 세월의 무상을 절감하지 않겠는가. 이런 백내장의 실체를 세란안과 이영기 원장을 통해 짚는다. ●백내장은 어떤 질환인가? 우리 눈에는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는데, 투명한 수정체가 점차 혼탁해져 시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가 흐려지고 이 때문에 보고자 하는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초점을 맺지 못해 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시력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백내장의 원인은 무엇인가? 노화가 원인인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이다. 60대에서 50%, 70대에서 70%, 80세 이상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백내장에 의한 시력저하를 경험하게 된다. 눈의 외상, 아토피성 피부염, 당뇨병과 장기간의 자외선 노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30∼40대 청·장년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는데 이는 자외선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지 않고 백내장을 치료할 수 없나? 초기라면 약물요법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그러나 백내장이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초음파를 이용해 백내장을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인공수정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백내장을 제거한 후 높은 도수의 원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했으나 인공수정체가 개발·보급된 1980년대 이후에는 간단한 수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인공수정체를 삽입해도 시력이나 안구운동에 문제가 없는가? 수술 후 환자는 인공수정체가 들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정도로 편안하며, 안구운동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 ●인공 수정체의 수명은 어느 정도이며, 수술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인공수정체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백내장 수술비용은 수술 전 검사나 인공수정체 종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으나 일반 전문병원은 30만∼50만원, 대학병원은 특진비가 포함돼 100만원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 ●백내장의 증상을 각 단계별로 설명해 달라. 초기에는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며, 멀리 있는 사물의 식별이 어려워진다. 또 햇빛이 강한 날 야외에 나가면 눈부심 현상으로 눈을 자주 찡그리며, 몸이 피로하면 시야가 더 심하게 흐려진다. 증상은 느리게 진행되며, 심해져도 자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기에는 사물이 더욱 흐려보이며, 실내에 있다가 햇빛 속으로 나갈 때 잘 안 보이는 현상도 점점 심해진다. 이는 백내장이 수정체 중심부로 진행돼 밝은 곳에서 동공이 좁아져 시력이 떨어지는 주맹현상 때문이다. 또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나타나거나 노안인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 없이도 가까운 것을 잘 보는 일시적인 근거리시력 향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기가 되면 시력이 더 떨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며, 녹내장처럼 여러가지 합병증이 따르기도 한다. ●진단과 검진은 어떻게 이뤄지나? 세극등 현미경을 이용하면 수정체 혼탁을 간단하게 관찰·진단할 수 있다. 백내장이 의심되면 동공을 확대해 검사하며, 이때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시신경 등 다른 부위의 이상 유무도 함께 검사한다. 특히 황반변성은 노인성 백내장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황반변성이 심하면 백내장 수술 후 정상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결정하는데, 도수는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백내장은 어느 시기가 수술 적기인가? 초기에는 약물로 백내장의 진행을 늦추기도 하나 약물로는 시력을 회복시킬 수 없으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교정시력이 0.1∼0.2일 때를 수술 적기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치료술이 개발되면서 교정시력 대신 환자의 직업과 연령 등을 따져 불편한 정도를 가늠한 뒤 이를 수술 적기의 판단 근거로 삼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교정시력이 0.5를 넘을지라도 환자가 정밀한 시력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현 상태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 때가 수술 적기라는 뜻이다. 수술시기를 너무 늦추면 백내장으로 인해 다른 합병증이 생기거나 수술 중에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각 치료법이 갖는 한계와 예상되는 부작용을 설명해 달라.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 후에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조절기능을 잃게 된다. 즉, 먼 곳이 잘 보이는 도수의 인공수정체를 넣으면 가까운 곳이 잘 안보여 돋보기를 사용해야 하고, 반대로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인공수정체를 넣으면 먼 곳을 볼 때 근시 안경을 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당뇨망막증·황반변성·고도근시 등의 질환이 있으면 사용이 제한되며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다. 백내장수술의 주요 합병증인 안내염(눈속감염)은 1000명중 1명 정도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밖에 각막부종·녹내장·안내출혈·황반부종·망막박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최근에는 수술기법이 좋아져 그 가능성이 크게 줄고 있다. 또 수술 후 가장 흔한 시력 저하의 원인인 후발백내장은 수술 후 5년 내에 전체의 30∼40%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백내장의 재발이 아니라 수정체 뒤쪽의 막(후낭)이 혼탁해지는 것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후낭절개술을 적용하면 간단히 치료된다. ●백내장도 예방이 가능한가? 다른 질환처럼 백내장도 예방이 중요하다.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색상이나 진한 정도보다 자외선 차단정도가 중요하다. 색상이 너무 진하면 동공이 확대돼 눈 속으로 더 많은 자외선이 들어가 백내장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또 스테로이드성 약물도 백내장을 유발하므로 오·남용을 피해야 한다. 항산화효과가 있는 비타민 C·E는 백내장 예방 효과가 있으며, 녹황색 채소류도 도움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인생의 점프스타트/김종면 논설위원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등을 켜두고 주차하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된 경험이 한번쯤 있을 법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점프스타트다. 자동차 엔진을 다른 차의 배터리와 연결해 시동을 거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점프선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방전이 더 흔히 일어난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배터리는 소모품이니 적당한 때가 되면 갈아 줘야 한다. 미등이나 안개등도 껐나 잘 확인해야 한다. 트렁크에 점프선도 갖춰 둬야 한다. 인생살이도 자동차를 닮았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점프스타트가 필요할 때가 있다. 평소 하던 일이 부쩍 힘들어질 때, 번다한 인간관계가 왠지 시들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그럴 때 말이다. 하지만 세상엔 나홀로족이 넘쳐난다. 좀처럼 시동 꺼진 남의 인생에 충전의 선(線)을 이어주려 하지 않는다. 점점 두껍게 내려앉는 ‘가족자아(family ego)’의 더께를 어떻게 걷어낼 수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인생의 배터리가 되어 주자.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서우 “‘한국판 로리타’ 수식어 행복했다” (인터뷰)

    서우 “‘한국판 로리타’ 수식어 행복했다” (인터뷰)

    마치 물 위로 갓 올라온 인어처럼, 서우(24)는 불안정하고 독특했다. 그녀는 스크린이든 TV든 그 기묘한 아름다움을 증폭시킬 줄 안다. 잠시 마주 앉은 서울 삼청동의 카페에서 뾰로통한 표정을 지을 때조차도. ◇ 불륜·요부, 상상도 못했던 단어 배우 이선균은 서우를 ‘괴물소녀’라고 불렀다. ‘파주’의 박찬옥 감독은 “오직 그녀만이 10대 소녀와 20대 여인을 오갈 수 있었다.”며 전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이런 서우가 연기하는 ‘파주’의 소녀 은모는 언니의 남편, 곧 형부와 은밀한 감정을 숨기고 뿌리치고 또 달아난다. 금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녀는 얼마나 요염하고 매혹적일까. “‘파주’는 단순히 농염한 영화가 아니에요. 저의 은모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많은 분들이 오해 섞인 호기심으로만 영화를 바라보는 것 같아 속상하답니다.” 형부와 처제의 ‘불륜’, 서우가 연기하는 ‘요부’. 이런 단어들을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으로 들었다는 서우는 진심으로 속상한 듯 입술을 내밀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은모와 중식의 관계가 불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전 ‘파주’를 찍지 못했을 거에요.” 극중 서우는 안개 가득한 도시 파주 철거민들의 삶을 배경으로 10대에서 20대로 성장한 소녀가 경험한 사랑의 아련함과 미련, 복잡한 고통을 심도 있게 연기해냈다. 하지만 이런 감정선이 ‘베드신’이라는 말초적 관심사에 가려질까봐 서우는 걱정 하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연기한 인물들이 영화 속 장치에 덮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파주’ 가 전하고자 했던 슬픈 사랑의 음악에 관객들이 귀 기울여 주시길 바라요.” ◇ 하지만 ‘로리타’, 너를 사랑해 서우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안개 가득한 도시 ‘파주’의 소녀 은모는 ‘로리타’를 닮았다. “널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라는 극중 이선균의 대사처럼 상대를 운명으로 매혹시키는 소녀라는 점에는 분명 공통분모가 자리한다. ‘파주’ ‘로리타’ 그리고 ‘불륜’이라는 세 개의 연결선이 부각될까 걱정을 하던 서우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속내를 드러냈다. “사실 ‘한국판 로리타’라는 그 수식어, 굉장히 행복했어요. ‘로리타’는 정말 환상적으로 예쁜 소녀고 또 세기의 아이콘이잖아요.” ‘파주’의 은모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캐릭터를 참고할 생각은 없었지만, 서우는 ‘로리타’를 보고 배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 영화 ‘미쓰 홍당무’ 드라마 ‘탐나는도다’ 등에서는 방방 뛰는 철부지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파주’에서는 스스로를 억제하며 연기했어요. ‘로리타’처럼요. 그녀는 존재 자체로 연기에요. 상대 남자배우가 사랑을 연기하게 만드니까요.” ‘파주’를 통해 뭔가 많은 연기를 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렸고, 평단과 언론은 서우의 새로운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서우는 이 모든 것이 이선균이라는 배우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파주’에서 제가 연기한 은모의 바탕에는 전적으로 이선균이라는 큰 배우가 버티고 있어요. 그가 없었다면 아마 저도 은모도 없었을 겁니다.” 한국영화의 거장인 박찬욱 감독마저 서우를 ‘앞으로의 미래가 소름끼칠 만큼 기대되는 배우’라며 치켜세웠지만, 그녀는 그 전부를 주변의 공으로 돌릴 만큼 겸손한 배우다. 하지만 ‘파주’ 속 서우가 보인 가능성은 단순히 ‘로리타’를 넘어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새로운 아이콘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우 “형부에 대한 욕망·질투… 감정몰입 정말 힘들었죠”

    서우 “형부에 대한 욕망·질투… 감정몰입 정말 힘들었죠”

    영화에도 생명이 있다면, 지금쯤 ‘파주’(28일 개봉)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터이다. 주인공 은모 역을 서우가 맡아주어서, 그래서 안개마냥 가늠하기 힘든 제 몸뚱아리를 파닥이는 생물체로 만들어주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터이다. 배우 서우(24)는 ‘파주’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확’ 느낌이 왔어요. 게다가 찍고 있던 드라마 ‘탐나는도다’가 그때쯤 중단이 됐어요. 여러 가지가 굉장히 운명처럼 다가왔죠. 내가 꼭 해야 할 작품이란 암시를 주는 것 같았어요.” ●“‘파주’는 운명처럼 만난 작품” 상황이 운좋게 들어맞아 출연을 결정했더라도, 연기는 온전히 배우의 몫이다. 형부 김중식(이선균)에 대해 질투, 욕망, 미움, 배신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처제 최은모 역할은 결코 쉽지 않았다. “버진(‘탐나는도다’)과 은모(‘파주’)의 캐릭터가 워낙 상반돼서 왔다갔다하는 게 힘들었어요. 흔히 몰입, 집중이란 말로 표현되지만, 사실 연기는 그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한 인물이 됐다가 빠져나와 판이한 인물이 되는 것이니 힘들었죠. 정신병 걸리는 줄 알았다니깐요.” 하이톤의 목소리가 처절했던 과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파주’가 그려낸 7~8년의 세월은 은모의 성장기와 겹쳐 있다. 다시 말해, 영화 속에서 은모는 중학교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 인생의 가장 큰 급변기를 관통한다. 동안의 사춘기 소녀와 23세의 서늘한 숙녀. 한 가지 마스크로 동시에 소화하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서우이기에 가능했다. “폭넓은 연령대 연기가 이 영화에선 가장 큰 숙제였어요. 걱정했지만 해내야 했죠. 그중에서도 스물세 살 연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중고등학교에다 이후 시간까지 플러스한 시기이고, 감정이나 사건이 가장 고조되는 시점이었으니까요.” ‘파주’는 그녀가 첫 성인연기를 선보인 작품이 됐다. 키스신이 있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정신적 파고나 깊이로 따지더라도. 은모가 자신과 너무 달라서 “이해하는데 피가 터져서 뇌에서 쏟아지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서우는 뼈대에 살점을 붙여나가듯 하나하나 상상을 하며 은모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전 원래 되게 단순해서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데, 은모는 반대였어요. 혼자서 너무 많은 감정을 한꺼번에 느끼고 살아가는 애인데, 그걸 또 속으로 다 담아두는 애였죠.” ●사춘기와 성인 오가며 카멜레온 연기 사실 ‘파주’는 오해받기 쉬운 영화다. 통속적 냄새의 소재 하나만으로 ‘이용’ 당하거나 ‘팽’ 당하기 좋은 영화다. 선입견 강한 이들은 이 영화가 구현한 인간 죄의식에 대한 심미적 탐구를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서우의 생각도 비슷했다. “시나리오 읽을 때 불륜이란 걸 거의 의식하지 못했어요. 금기의 사랑, 형부에 도발하는 처제 같은 센 느낌이 전혀 아니었죠. 두 사람의 관계성을 부인할 순 없지만, 제가 느낀 건 다만 ‘두 사람이 참 불쌍하게 사랑하고 있구나.’하는 거였어요. 누구나 영화를 직접 보면, 예상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파주’는 박찬옥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박 감독은 ‘질투는 나의 힘’ 이후 6년 만에 이 작품을 들고 왔다. 그와의 작업은 어땠을까. “성격이 참 무덤덤한 분인데, 그런 분이 더 무서운 것 같아요.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주로 혼자 삭히죠. 제가 언니에게 기대기만 했지, 정작 언니가 힘들다고 터놓은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서우는 감독을 ‘언니’라 불렀다. “감독이 아닌 언니로 바라봤을 때 가엾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연기지도하실 땐 조곤조곤히 할 말 다 하세요. ‘서우야, 요번 건 이상했어.’라고 정곡을 콕 찔러주시죠.” 형부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선균에 대해서는 “앵글 밖의 그에게 존경심을 느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려운 신 찍을 땐 중식이 은모를 보살피듯 항상 옆에서 챙겨줬고, 편안한 신일 땐 장난도 많이 치고 맛있는 것도 잘 사줬단다. 또 스케줄이 힘들 때면 스태프들에게 약을 사서 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데뷔 2년 만에 주연… 충무로 기대주 2007년 장진 감독의 영화 ‘아들’에서 조연을 맡으며 배우로 데뷔했으니, 이제 갓 2년된 신인. 지난해 이경미 감독의 ‘미쓰 홍당무’에서 전교 왕따 서종희를 연기해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자그마치 7개의 신인상을 휩쓴 충무로의 유망주. 큰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저에 대한 눈높이가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 높은 것 같다.”며 “소심해서 그런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며 조심스레 대답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수그러들었던 목소리가 다시 씩씩해진다. “당분간 쉰 다음에 ‘파주’처럼 읽기만 해도 느낌이 오는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항상 ‘저희 뭐 했어요.’ 라고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주’ 보일듯 말듯한 사랑·진실, 안개 자욱한 파주와 닮아

    7년 전, 신학대생 중식은 경찰의 수배를 피해 첫사랑 선배 집에서 지냈다. 그녀와 관계를 나누다 돌이키기 힘든 사고를 저지른 그는 파주로 떠난다. 목회활동을 펼치는 선배의 교회에서 야학을 꾸리는 한편, 중식은 그곳에서 두 명의 여자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7년 전 어느 날, 은모 앞에 중식이 나타났다. 그와 언니가 결혼한 후, 언니에 대한 애정과 중식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던 반항기의 소녀는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흘러 2003년. 만남과 헤어짐 뒤에 중식과 은모는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을 놓고 각기 다른 진실을 품고 있는 두 사람은 관계의 실체에 접근하려 바동댄다. ‘파주’는 종종 안개에 싸여 앞뒤를 분간하기 힘든 파주의 풍경처럼 신비한 영화다. 시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관객은 둘 혹은 서넛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데, 갇힌 인물의 속내를 파고든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파주’를 단순하게 읽는 것도 가능하다. ‘파주’는 불륜의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다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 두 사람의 멜로드라마 곁으로 사회드라마를 슬쩍 더한 작품이다. 그렇게 읽어낸 관객에겐 ‘파주’가 괜히 시간과 사건을 비비꼬아 지적인 채하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평가 또한 결과적으로 영화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데 일조할 따름이며, ‘파주’는 진실을 바라보려하면 할수록 정체를 숨기는 아슬아슬한 미스터리로 완성된다. ‘파주’는 ‘어쩔 수 없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저 사람이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고 질문하기 전에, ‘그렇게 밖에 행동할 수 없는 존재’를 파악해야 한다(그것이 ‘파주’를 접근하기 힘든 작품으로 만든다). 영화의 중심에 선 남자와 여자는 미약함으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선택하고, 그 선택은 필연적으로 비극을 낳는다. 중식은 선과 의가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부단하게 노력하지만, 한 개체로서 줄곧 어긋난 관계를 형성하는 그는 안팎의 부조화 때문에 고통에 시달린다. 누군가의 보살핌에 굶주린 은모는 현실이 보호막을 박탈할 때마다 도피에 빠진다. 홀로 서지 못하는 존재인 그녀에게 세상은 언제나 두려운 존재다. ‘파주’는 중식을 고통 받게 만들고, 은모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실체를 파주라는 도시에서 찾는다. 소설가 김연수는 단편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에서 (외국인의 말임을 밝히며) ‘서울은 무엇도 영원한 것이 없는, 스쳐지나가는 것들로 가득한, 좌충우돌의 도시’라고 썼다. 비단 서울뿐이랴, 한국의 모든 도시는 과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시는 자신의 뿌리와 본질을 잊어버리려고 애쓰는 것 같다. 오로지 미래의 번영만이 의미를 지닌 한국이다 보니, 다가올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나날이 증폭되기만 한다. 파주는 지금 변화의 핵심에 놓인 공간이지만, 인간이 서로 나눌 가치가 파주의 현재형에는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중식과 은모는, 자신의 삶과 온전히 관계하지 못하는 수많은 한국인의 이름이며, ‘파주’는 뿌리를 잃은, 그래서 불안에 기거하는 존재를 다독이는 위안의 노래다. 감독 박찬옥, 개봉 28일. <영화평론가>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과거 핸디캡 가족 믿고 이겨내야죠”

    “25년 인생을 어려움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6년 전 단 한번의 시련 속에 저지른 잘못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58개 기업 참여 전국 첫 행사 26일 충남 천안개방교도소에서 열린 제1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서 가석방을 1개월 앞둔 A(31)씨는 2003년 5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제주교도소에 수감된 A씨는 자기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끝없는 후회와 반성도 그를 명문대 생명공학도로 되돌려 놓지는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예 새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적성을 컴퓨터에서 찾은 그는 정보처리기사, 사무자동화기사 등 교도소에서 취득할 수 있는 모든 컴퓨터 관련 최고단계의 자격증을 땄다. 각 기업체 면접부스를 돌아다니던 A씨는 “사회복귀를 앞두고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핸디캡으로 작용할 과거로 인한 두려움이 더 큰 것이 현실이지만 기다려준 가족들을 믿고 이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박람회에서는 마음에 드는 직장을 구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수형자 취업은 재범 방지효과 커 법무부가 출소예정자를 위해 처음 개최한 이날 박람회에는 전국 58개 기업체가 참여했다. 현장 면접으로 모두 120여명의 출소예정자가 채용됐다. 수형자들은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기업체 채용 담당자들은 입사 후 다른 직원과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걱정했다. 행사에 참가한 D사 이모(57) 대표이사는 “처음 열리는 행사라서 그런지 회사에 대한 정보와 지원자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교류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면서 “그래도 편견이 없으면 거리도 없으리라 믿고 화상 및 직접면접으로 각각 1명씩 선발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면접기회마저 갖지 못하는 수형자가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새 삶을 시작하는 개인의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재범 방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천안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광진구, 철없는 가을모기 소탕작전

    광진구, 철없는 가을모기 소탕작전

    ‘앵~앵’ 불만 끄면 귓가를 맴도는 모기 소리에 밤잠을 설친 게 꼭 여름뿐일까? 오히려 가을로 접어든 요즘, 지독하게 실내로 달려드는 모기 탓에 고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모기약 판매도 여름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렇게 철을 모르고 극성을 부리는 가을모기 퇴치를 위해 광진구가 ‘가을모기 소탕대작전’을 펼치고 있다. 22일 광진구에 따르면 보건소와 각동 새마을방역봉사대가 일정표에 따라 동별 교차 방역활동을 벌인다. 한 주에 2~3회씩 주택가 골목길, 다세대주택, 하수도, 공중화장실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소독을 실시하는 것. 이를 위해 ‘초미립 노즐형 연무소독’ 장비도 개발했다. 광진구보건소 방역팀이 올초 방역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4개월여에 걸친 연구 끝에 고안해낸 장비다. 아주 작은 소독약 입자가 엷은 안개처럼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소독약이 널리 퍼져 방역효과가 뛰어나다. 가열연막 소독과 달리 기름 대신 물을 희석제로 사용하므로 환경오염을 줄이고 유류비까지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 모기박멸 실험 결과, 가열연막소독은 72%, 가열연무소독은 88%, 초미립 노즐형 연무소독은 93%의 살충률을 보여 뛰어난 방역효과를 인정받았다. 광진구는 이 장비를 차량에 달고 주택가 골목을 다니며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차량진입이 어려운 공동주택이나 연립 등 건물의 지하실과 지하주차장, 하수구에는 직원들이 직접 장비를 들고 구석구석을 소독한다. 모기 유충을 없애기 위해 정화조에 유충박멸 약품을 바로 투입하는 기존 방법 대신 변기에 약품을 투입해 방역 효과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이정남 보건의료과장은 “일교차가 약해지고 전반적인 기온 저하로 모기의 출현이 현저히 줄어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방역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구민들의 민원이 접수되면 3시간 이내에 현장을 방문해 소독을 실시하는 등 방역소독 빨리처리반 운영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도로교통법 대수술 ‘과속’

    도로교통법 대수술 ‘과속’

    차도와 인도, 운전자 및 차량에 관한 규제를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이 올해 안에 대거 손질될 전망이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개정안 중에는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지나친 규제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일 현재 개정안은 정부가 제출한 1건과 의원입법안 64건이 국회에 계류 또는 발의돼 있는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정 법안에 대해 이처럼 많은 개정안이 한꺼번에 논의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생활과 밀접하고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정부안은 운전면허증 미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폐지하고 지나친 차량 선팅, 고속도로 고장시 후방 삼각대 미설치, 적성검사 미필기간 경과 등 기존에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되던 행정 형벌을 단순 과태료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의원 발의안 가운데 과도하게 규제하거나 시의에 편승하거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는 개정안이 많아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규제의 대표적인 것이 음주운전 적발기준을 0.03%로 낮추는 안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치의 음주라면 정상적인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음주로 인한 신체적 변화는 0.05%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학·사회학적 분석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운전 중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 시청과 흡연 금지를 담은 개정안도 사문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DMB 시청을 금지하면서 내비게이션 이용시에만 예외를 두도록 했는데 이를 어떻게 단속하느냐.”면서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려운 만큼 홍보와 계도가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라고 밝혔다. 난폭운전이나 폭주족들의 운전행위에 대해서는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에게도 운전면허 정지·취소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안도 마찬가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접 행위자가 아닌데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일부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논란을 낳는 법안도 있다.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통행을 허용하는 안을 들 수 있다. 교통흐름상 전용차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를 허용할 경우 장애인 차량과 관광용 차량까지 허용해야 하는 등 대중교통 체계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장내기능시험을 없애고 전문학원의 학과시험을 실시하는 운전면허 간소화안의 경우 전문학원들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안전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반면 혈액공급 차량을 긴급차량으로 규정하는 안, 눈·안개 등 상황에서 점등하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안, 녹색어머니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안, 공원이나 게이트볼장 근처를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안 등은 경찰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나만의 포르쉐를··· ‘파나메라 튜닝카’ 눈길

    나만의 포르쉐를··· ‘파나메라 튜닝카’ 눈길

    남들과 다른 나만의 포르쉐를 갖고 싶다면? 포르쉐 최초의 쿠페형 4도어 세단 ‘파나메라’의 색다른 튜닝카들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최근 독일의 튜닝업체 테크아트(Techart)사와 스위스의 튜닝업체 만소리(Mansory)사는 포르쉐 파나메라만을 위한 튜닝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테크아트의 파나메라 튜닝 프로그램은 에어로파츠를 비롯해 경량 알루미늄 휠(21, 22인치), 안개등,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튜닝용품으로 자신만의 파나메라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테크아트 파나메라의 에어로파츠는 폴리우레탄 및 폴리우레아(PU-Rim) 재질로 제작됐다. 전면의 프론트 스포일러와 측면의 사이드 스커트는 공기저항을 줄여줌과 동시에 역동적인 차체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아울러, 후면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디퓨저가 원활한 공기흐름은 물론, 주행 안정성까지 향상시켰다. 실내는 기존의 시트를 비롯해 도어와 대시보드 등 모든 부분에 최고급 가죽과 목재만을 사용해 장식했다. 만소리도 파나메라를 위한 튜닝 프로그램을 예고하는 렌더링을 공개했다. 만소리 파나메라의 에어로파츠는 보닛에 2개의 공기 흡입구를 만들어 냉각효율성을 높였으며, 오버 펜더를 적용해 보다 공격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측면의 사이드 스커트와 후면의 리어 스포일러, 탄소섬유로 제작된 리어 디퓨저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며,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만소리가 새롭게 디자인한 21인치 알루미늄 휠은 역동성을 강조했으며, 튜닝 서스펜션을 통해 차체를 35mm 낮췄다. 실내는 최고급 가죽과 목재, 탄소섬유로 꾸며져 만소리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테크아트와 만소리 파나메라 튜닝 프로그램의 가격은 미정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자동차전문기자 정치연 chiyeon@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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