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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공부하려면…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밤 11시가 가까운 전철 안에는 취객이 적잖게 섞여 있기 마련이다. 내 옆으로 두 사람 건너에 앉은 50대 남자가 그랬다. 얼굴은 불콰했으며 꾸벅꾸벅 졸면서 뜻 모를 소리를 중얼대곤 했다. 그런 그가 어느 순간 눈을 게슴츠레 뜨더니 벌떡 일어났다. 그러곤 그 앞에 서서 책을 읽는 여대생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었다. “공부를 하려면 앉아서 해야지.”라면서. 이목이 일제히 쏠리자 여학생은 당황했다. 괜찮다고 사양하는데도 남자는 굳이 “난 바로 내린다.”면서 여학생을 주저앉히곤 출입문 쪽으로 흐느적흐느적 걸어갔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그 남자는 여러 역이 지나도록 조용히 문에 기대어 있었다. 여학생 또래 자식을 둔 아버지일까, 아니면 가르치는 걸 본업으로 하는 사람일까. 그도 아니면 저 젊어서 열심히 공부하던 기억이 되살아난 걸까. 학생들은 밤늦도록 공부하고도 귀갓길에 책을 보고, 사회는 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격려한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의 눈앞에 잔뜩 낀 이 안개는 언제쯤 걷히려는가.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4·2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의 예비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향후 위상은 물론 정치적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단숨에 차기 대표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지난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으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호 대표주자 토대 마련 서울 중구청장 재선에서는 최창식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중구를 지역구로 둔 나경원 최고위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지가 탄탄해질 전망이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 한복판에서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정치실험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나경원표 공천개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신임 구청장이 ‘오세훈 사람’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 시장 역시 취약한 당내 입지를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선거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일정 부분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분당을 공천 개입, 선거 중립의무 위반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선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정치적 위상에 금이 갔다. ●오세훈·나경원 운신 폭 커져 이번 선거에서 거리를 뒀던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공동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당내 쇄신론에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어 ‘사후관리’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는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발판 삼아 원내 진입에 성공한 만큼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반대로 경기지사를 지낸 이력이 김 지사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손 대표가 이번 선거 승리로 확고한 대선주자로 인식된 가운데 다른 야권의 대선주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전직 당 대표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은 겉으로는 손 대표의 승리를 축하하지만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가 패배할 경우 대안세력으로 등장하겠다던 그림을 그렸던 두 사람은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정동영 의원은 낙선과 탈당 등으로 와해된 조직을 재정비하던 차에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에 이어 차점자였던 그로서는 손 대표라는 장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정세균 의원도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손 대표와 호흡을 맞춘 박지원 원내대표 바람이 거세 당권 도전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광재 前 지사 화려한 부활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강원지사로 만들면서 부활했다.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은 것도 내부고발자 등 탄탄한 지역조직을 갖춘 이 지사의 힘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피선거권 박탈로 내년 대선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차차기 대선을 노려볼 만한 계기를 잡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친노 진영의 갈등을 수습한 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대권주자 면모로는 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대선 흥행카드는 될 수 있어도 대권주자로는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길섶에서] 막걸리/최광숙 논설위원

    막걸리 하면 외할머니가 떠오른다. 일찍이 홀로돼 막걸리로 외로움을 달래셨던 할머니다. 그걸 아는 맏딸인 어머니는 할머니가 오시면 나와 남동생의 손에 주전자를 들려 막걸리 심부름을 보내곤 했다. 어린 동생이 할머니가 주신 막걸리 한사발에 취해 해롱거린 일도 있었다. 대학에 들어간 뒤 그 막걸리를 내가 마시게 됐다. 무지막지한 선배들이 신발에 막걸리를 부어 주었다. 겁에 질린 우리들은 그걸 받아 마시곤 한점 집어 먹은 안주까지 모두 쏟아 내야 했다. 어두컴컴한 뒷골목 전봇대에 기대 올려다본 하늘엔 그날 따라 왜 그리 별들이 반짝이던지…. 어느 날 옷을 입으려다가 깜짝 놀랐다. 간밤에 마신 막걸리가 청색 치마에 흩뿌려져 안개꽃이 핀 듯했다. 남자 동기들의 연애 카운슬링을 도맡아 하던 내가 실연당한 친구를 위로한다며 마신 막걸리의 흔적. 신사임당은 치마폭에 포도넝쿨을 그렸다는데 난 막걸리 꽃이라니. 추억의 막걸리가 와인보다 항암물질이 많단다. 또다시 막걸리를 마셔야 할 이유를 찾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오늘은 맑고 포근한 곡우···모레쯤 비 소식

     곡우(穀雨)인 20일은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겠다. 곡우는 ‘봄비가 내려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24절기 중 6번째 절기다. 모레는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전국의 낮 최고 기온은 14~21도로 일교차가 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0~8도였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동부 먼바다에서 2.0~5.0m로 높게 일다가 점차 낮아지겠고, 해상에서는 0.5~2.5m로 일겠다.  기상청은 “동해와 남해상에서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일고, 서해와 남해상에는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때쯤에서 5월 중순까지 찾아오는 꽃가루 알레르기도 유의해야 한다. 유해 꽃가루는 천식,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론 결막염, 피부질환의 주원인 물질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황병기 예술감독·임준희 작곡가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를 말하다

    황병기 예술감독·임준희 작곡가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를 말하다

    사계절 음악을 들으려면 꼭 비발디의 ‘사계’를 틀어야만 하나. 옛 한시에 장중한 곡을 붙인 작품은 말러의 ‘대지의 노래’뿐이던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는 이 부분을 파고든 창작 작품이다. 포인트는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가 아니라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라는 점이다. ‘어부사시사’는 누구나 어릴 적 교과서에서 한두편 정도는 읽어 봤을 법한 작품. 출세길보다 귀양길이 더 친숙했던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유배지 전남 보길도에서 본 어부들의 모습을 사계절 풍경 속에 담아낸 40수의 연작 시조다. 그래서 더 낯선 것은 국악 칸타타라는 형식이다. 칸타타는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성행했던 성악곡이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황병기(왼쪽·75)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곡을 쓴 임준희(오른쪽·52)씨로부터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 황병기 국악연주자 60여명, 서양악기 연주자 20여명, 합창단 20여명 등 모두 다 합해 130명이 나선다. 국악으로 할 수 있는 사상 최대 규모다. 웅장한 느낌이 들 것이다. 격조를 갖추면서도 대중적인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클래식하게 접근하더라도 낭만주의적으로, 너무 어렵지 않게 멜로디 라인을 따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130명 출연… 국악 연주 사상 최대 규모” 임준희 솔직히 고마운 주문이었다. 이번 작업은 국악, 관현악, 합창, 독창 등 모든 분야가 다 섞여 있다. 이들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문제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해 보라는 것이 선생님의 방침이었다. 황 제작도 좀 여유롭게 하도록 해 줬다. 공공기관들은 예산 회계가 1년 단위로 끊기기 때문에 통상 작품을 의뢰해도 6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안 준다. 그런데 이건 2년을 줬다. 임 맞다. 2009년 4월에 전화주셨으니 2년 정도 여유를 주신 셈이다. 원래 황 선생님을 참 좋아했는데, 이번 작업 덕분에 마침내, 처음으로 뵙게 됐다. 개인적으로 1983년 작곡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가져갔던 음반이 황 선생님의 ‘침향무’, ‘숲’ 같은 작품이었다. 서양음악을 전공했지만, 한국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어릴 적부터 생각했다. 황 ‘어부사시사’는 참 보석 같은 시조다. 이리저리 봐도 가사는 정철, 시조는 단연 윤선도다. 첫 대목이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앞 강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로 시작하는데, 난 이 구절부터 가슴이 뛴다. 힘찬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음악적으로도 그렇다. 시조 한수 한수마다 후렴구처럼 들어가 있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찌그덕 찌그덕 어이야’쯤으로 번역. 노젓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를 실제 노래에서는 다양하게 변주했다. 그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다. 임 안 그래도 전주 부분은 안개를 나타내기 위해 낮게 깔았다. 여하간 좋게 봐주시니 고맙다. 서양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수백 가지 버전이 나오지 않나. 우리 옛것도 그럴 필요가 있다. ‘어부사시사’도 이번엔 칸타타로 무대에 올려지지만, 다음에는 관현악으로, 또 다음에는 연가곡으로,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칸타타를 바탕으로 해서 관현악 편곡 작업도 하고 있다. 황 이 자리에서 처음 말하지만, 사실 작곡가를 물색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임 작곡가는 오래전부터 국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래서인지 국악적 테크닉에 익숙하다. 오페라 작곡도 해 봐서인지 웅장한 합창 같은데도 능했다. 그게 당첨된 이유다. 허허. ●“가을 대목에는 남도 뱃소리 넣어” 임 아니다. 황 선생님 덕을 많이 봤다. 가사가 옛 한문투 문장이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때 황 선생님이 참고 서적들을 주셨다. 또 해남 윤씨 문중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모두 40수 가운데 20여수를 노랫말로 만들었다. 물론 맥락에 따라 뭉치기도 하고 나누기도 했다. 윤선도의 선비적인 멋을 살려야 할 부분은 독창이나 정악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어부들의 일상이나 자연의 변화를 다룬 부분에서는 합창과 민속악적 요소를 넣었다. 특히 가을 대목에는 남도 뱃소리까지 넣어서 아주 흥겹게 만들었다. 황 안 그래도 관객들에게 앙코르 요청을 받으면 가을 부분이 딱 적당하다 싶었다. 예전에 88서울올림픽 때도 이런저런 우리 노래 가운데 뱃노래가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한 작품 더 준비하고 있다. 이것까지 올해 무대에 올리고 (예술감독) 임기를 마칠 생각이다. 2만~5만원. (02)2280-4115~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책사업 혼란은 장관해임 사항 아니다”

    “국책사업 혼란은 장관해임 사항 아니다”

    여야 의원들은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논란 등 국책사업의 혼란에 대해 정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한 장관 등 책임자 문책에 대해 “갈등의 책임은 있지만 법률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면서 “공식으로 해임을 건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남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남권 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추진 방식과 평가의 합리성·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성토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무(無)절차·무내용·무책임·무대안·무철학 등 다섯 가지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평가항목 중 연간 안개 일수가 11일인 가덕도는 68점, 60일인 영종도는 90점”이라면서 “평가 결과에 대한 상세한 기준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평가는 과학·기술의 문제”라면서 “(전문가에게) 믿고 맡겼으면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신공항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대형 국책사업을 정치권에 미루다 행정력을 낭비하고 지역 갈등을 조장해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 책임을 누가 질 거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총리한테 설거지시키지 말고 청와대가 진두지휘한 책임을 지라.”고 몰아세웠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영남에 난 급한 불을 끄겠다고 충청권을 빗자루로 사용하는 것은 영남과 충청을 다 태우는 어리석은 행위”라면서 “신공항 백지화가 과학벨트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충청권 과학벨트 유치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해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는데 문책성 인사도 없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대통령의 말 바꾸기에 신물이 난다.”며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 총리는 “법이 정한 타당성 조사 결과로 인해 공약 이행을 못한 건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공약을 함부로 한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일부 수긍했다. 일본의 ‘독도’ 교과서 왜곡에 대한 정부의 저자세 외교,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총리는 독도 정책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일본의 정책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원전 방사성물질의 국내 유입은 “전문가들이 인체에 해를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총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는 “6월 안에 틀림없이 결판내겠다.”고 말했으며,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윤정희/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영화배우 윤정희가 그제(현지시간) 프랑스 문화장관이 수여하는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개봉된 영화 ‘시’(詩)가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한국영화에 쌓아온 업적이 인정돼 프랑스 영화계의 추천을 받았다. 당초 알려졌던 훈장 슈발리에보다 격상된 훈장을 받을 만큼 그의 존재감은 프랑스에서도 빛나고 있다. “즐겁게 희망을 갖고 영화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45년간 한국을 대표해온 여배우의 소감치고는 겸손하고 소박하다. 프랑스가 알아보기 전부터 우리가 사랑해온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배우다. 1200대1의 경쟁을 뚫은 신데렐라로 1966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 ‘안개’ ‘독짓는 늙은이’ ‘무녀도’ 등 30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단 7년간의 활동으로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작품에 이름을 남긴 그는 1973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파리에 살면서 간간이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자유부인’ ‘만무방’이 더해졌고, 오랜 공백 끝에 출연한 영화 ‘시’는 주인공의 이름이 그의 본명인 ‘미자’였음이 말해주듯 윤정희가 있어 가능했던 영화였다. “윤정희 같은 대배우가 내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존경을 표했던 감독 이창동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주름”이라며 윤정희의 주름을 화면 가득 담아냈다. 미당 서정주는 생전에 “윤정희 이전에도 윤정희 이후에도 윤정희만 한 배우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젊음을 으뜸으로 내세우는 우리 사회에서 주름이 아름다움의 또다른 표현이 될 줄은 윤정희 전에는 몰랐다. 보톡스는커녕 흔한 주름완화제도 바르지 않았을 것 같은 그의 얼굴은 곱기만 하다.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60대 중반을 넘어선 여배우의 모습은 자유로웠다. 순리를 아는 사람의 당당함이었다. 지난해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치렁치렁한 드레스도, 화려한 회장이나 반회장을 덧대지도 않은, 소박하다 못해 조금 초라해 보일 정도의 한복을 차려입은 윤정희의 모습은 자신감 그 자체였다. 남편과 휴대전화를 공유하고, 맛깔스러운 김치를 만들기 위해 직접 멸치젓갈을 담가 친구들에게 ‘집밥’으로 대접하길 즐긴다는 윤정희. 이 여배우에게는 흘러가는 시간마저 향기롭다. 90살까지 배우로 살고 싶다는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후속작을 기대한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 [길섶에서] 보톡스/최광숙 논설위원

    세월의 흔적 주름. 주름을 없애기 위한 여성의 몸부림은 가히 처절할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름방지 화장품과 마사지 등에 들어가는 공과 비용도 적지 않다. 요즘에는 이도저도 필요없다. 보톡스 한방이면 주름은 저리가라다. 덕분에 나이를 종잡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여성 연예인 대부분은 보톡스의 힘을 빌리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빵빵하게 보톡스를 맞았는지 보기 민망할 정도다. 거부감마저 생길 때도 없지 않다. 세월을 거슬러도 웬만해야지… 어디 연예인들 뿐이랴. 60대 중반인 지인도 전해들은 바로는 성형수술과 보톡스의 세례를 받아 예뻐졌다고 한다. 최근 즐겨 보는 드라마에 나오는 한 탤런트는 웃을 때 눈가의 잔주름이 안개처럼 퍼진다. 과하게 팽팽한 여배우의 얼굴만 대하다 그의 주름을 보니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진다. 돌아서 내 얼굴을 본다. 남들은 내 얼굴의 주름을 어떻게 생각할까? 영 자신이 없다. 솔직히 보톡스, 외면하기 참 어려운 묘약이지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내일 비 조금···방사능·황사 우려는 없어

     4월 첫 주말인 2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겠다. 그러나 방사능 비나 황사비가 내릴 가능성은 낮다.  기상청은 1일 “2일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약한 기압골 영향을 받아 서울·경기, 강원 영서 중남부, 충청 중북부지방에 비가 조금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mm 미만이다.  기상청은 “공중에 떠있는 방사성 물질이 비에 섞여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일고 있지만 걱정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KINS)은 이날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대기부유진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대구·부산·제주·강릉·청주 5곳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비가 예상되는 지역 가운데 청주를 제외한 대부분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검출 요오드의 방사선량은 0.054~0.588m㏃/㎥로, 전날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영향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섞인 황사의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황사기 발원을 하긴 했으나 만주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저기압 영향으로 동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면서 “황사가 백령도와 북한지역 일부를 통과해 동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 “서울을 비롯해 주말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는 황사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겠고 약한 안개가 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 해외기지로는 세계 최대규모

    1465만㎡, 주둔 예상인원 4만 4370명, 건설 예정시설 병원 5동, 가족주택 82동, 복지시설 89동, 본부 및 행정시설 85동, 교육시설 5동, 정비시설 33동 등 513동…. 2011년 현재 용산기지 등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2015년 이후 이전하게 될 경기 평택 팽성읍에 조성되고 있는 미군기지의 규모다. 완공되면 해외 미군 기지 가운데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된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 측 건설 예정 시설은 57개 시설 226동이다. 29일 찾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부지. 가장 안쪽은 서해로 흐르는 안성천이 자리잡고 있었다. 안성천 때문인지 물안개가 자욱한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공사 현장은 2004년 주민들의 거센 반대라는 아픈 기억도 잊은 듯 평화로웠다. 안성천을 등지고 서니 1465만㎡에 달하는 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부지조성공사가 38% 정도 진행됐다는 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건물들이 올라갔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갈색 흙밭만 보였다. 이유를 묻자 흙을 쌓아 현재의 높이보다 1~2m가량 표준 고도를 높이는 성토작업이 실제 건물이 올라가기 전 기초공사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마다 넘치는 안성천 때문에 표준 고도를 높여 달라는 미군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그제서야 350여대의 덤프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계속해서 흙을 나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흙밭 끝 평지 너머로 기지 이전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미군의 험프리 기지(498만㎡) 막사가 보인다. 그 옆에 새로 지은 오피스텔형 신막사 6동도 보이는데, 이번 사업 시작 후 유일하게 완성된 건물이다. 먼저 완공된 신막사에는 5월부터 미군 장병들이 거주하게 된다는 것이 사업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성토작업은 마무리단계에 들어서 있어 조만간 시작되는 건물 공사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 공사를 시작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기반시설 공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다. 권태환 사업관리부장(육군 준장)은 “도로공사는 10개소 가운데 4개소가 완료됐으며 전기는 22%, 물탱크와 상수도 공사는 85% 정도 완료돼 올해 9월이면 기지 전체에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다.”고 말했다. 또 미군 가족들의 생활을 위한 가스공사는 51%, 하수처리장은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이며, 군수물자 등 이동에 사용되는 철도는 좀 더 시간이 걸려 2013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복잡한 공사들은 모두 2015년 완공될 예정이지만 기반시설 공사 등이 마무리되는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대상 기지 장병들이 평택의 신기지로 이전하게 된다. 용산기지의 경우,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같은 돌발 상황에 따른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후 2~3년간 부지 환경오염에 대한 정화 작업을 거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오염 정화 작업은 전국의 반환예정기지 전체를 기준으로 73%가량 진행됐으며 약 2100억여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사업단은 판단하고 있다. 평택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2001년 완공된 영종도 신공항은 착공 발표 당시부터 환경·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환경공해연구회 등 17개 단체는 “짙은 안개로 철새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개펄이 망가지는 데다 지반 침하로 활주로가 매몰될 것”이라며 극구 반대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서해에 폭풍이나 태풍이 겹치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안개 및 해일에 의한 운영 장애는 거의 없다. 영종도 인근에서는 여전히 고기도 잘 잡힌다. 지반 침하도 10여년간 불과 8.6㎜에 불과했다.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침하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그렇게 자연재해 및 환경파괴 등의 논란을 딛고 눈부신 성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6년째 1위를 차지했다. 10년만에 세계 공항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전세계 172곳 연결 항로 구축 그러나 성공을 향한 비상은 쉽지 않았다. 시설·서비스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부 반대론자들의 날 선 비난도 한동안 계속됐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채욱)에 따르면 여객 수는 2002년 2090만명으로 급증했다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이 일어난 2003년 1970만명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 2007년에는 3120만명을 기록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닥친 2008년(2990만명)과 신종플루 영향을 받은 2009년(2855만명)에 여객 수가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증가세를 회복, 개항 이래 최대치인 3348만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환승객 520만명까지 합해 국제여객 수송실적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 국제화물은 268만t을 처리해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항공기 운항 횟수도 크게 늘었다. 개항 초인 2002년 12만회에서 지난해에는 21만회로 1.8배 증가했고, 화물 처리량 역시 2002년 170만t에서 지난해 268만t으로 뛰어올랐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도 착실히 다졌다. 개항 당시 취항 항공사 47개, 취항 도시 109곳이었지만 현재는 67개 항공사가 전세계 도시 172곳을 연결하는 항로가 구축돼 있다. 환승률 역시 크게 높아져 동북아 경쟁공항인 일본 도쿄의 나리타와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을 앞서고 있다. 인천공항의 연간 누적 환승률은 2009년 처음으로 연간 환승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누적 환승률 18.5%를 기록, 나리타(18%)와 푸둥(15%) 공항을 제쳤다. ●정부·야당·노조 첨예한 대립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공항공사는 여전히 지분매각 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국민들에게 인천공항 지분 15%를 매각하는 한편 국내 항공사에 5%,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30% 한도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정부와 야당, 그리고 노조측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공격적 허브화 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민간지분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추후 해외공항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 경쟁을 위한 확장에 있어서 공기업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분 49%를 매각하고 51%는 정부가 보유해 공항시설 사용료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인천공항 노동조합 측은 “민영화는 이윤추구로 이어져 현재와 같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고, 고용안정은 물론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서양에서 먼저 알아본 사진작가 민병헌…은은한 맛이 동양화 보는 듯

    서양에서 먼저 알아본 사진작가 민병헌…은은한 맛이 동양화 보는 듯

    “예전에 어떤 신문기자분이 그러시대요. 기사를 쓰고 싶어도 제 작품 사진을 쓸 수가 없어서 난감하다고. 미술 하면 뭔가 화려한 게 있어야 하는데 제 작품은 희끄무레하다 보니 신문에 크게 실어 놓으면 딱 제작 사고처럼 보인다나요.” 희끄무레한 사진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는 당대에 등장한 카메라의 렌즈가 대상을 찍어내는 방식에서 점묘법을 착안했다. 사람의 손으로 그리되 카메라의 눈으로 바라본 것. 민병헌(56) 작가가 내놓은 ‘폭포’(Waterfall) 시리즈는 정반대다. 대상은 카메라의 손으로 거머쥐는데 바라보는 것은 사람의 눈이다. 쇠라가 사진 같은 그림을 그렸다면, 민병헌은 그림 같은 사진을 찍는다. ●‘동양화 같은 사진’ 美·佛서 주문 밀려 작업방식에서도 드러난다. 화창하지 않은 날, 그러니까 비나 바람이나 안개가 적당히 있는 날에 촬영한다. 여기다 흑백 필름만 고집하고 인화작업도 직접한다. 인화 때도 톤을 최대한 낮춰 뽑아낸다. 흑백만 해도 색채감이 뚝 떨어지는데 톤까지 낮춰버리니 몇몇 작품은 뭔가를 찍었다기보다 뉘앙스를 풍기는 정도에 그친다. 바로 이 뉘앙스를 봐달라는 게 민 작가의 말이다. “저도 처음엔 콘트라스트(명암 대비)가 명확한 사진을 찍었어요. 흑백 사진의 묘미가 거기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명확한 콘트라스트는 그냥 검고 흰 것만 남기고 디테일들을 다 죽여요. 그래서 콘트라스트를 최대한 억제해 보니 모든 디테일들이 다 살아나더라고요. 흰색, 검은색 속에 모든 게 녹아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높낮이의 회색톤들이 나오는 거죠.” ●“명암 억제하니 디테일이 살아나” 이런 작품이다 보니 에피소드도 있다. “1990년대에 ‘잡초’ 시리즈를 내놨어요. 큰 회사 사모님이 마음에 드셨나봐요. 양수리 작업실까지 오셔서 사가셨죠. 그런데 다음날 사진을 바꾸재요. 왜 그러시냐 했더니 남편 분이 집안에 웬 잡초를 들이냐고 야단쳤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꿔 간 게 하늘을 찍은 ‘스카이’ 연작이에요. 이 연작은 구름 하나 없는 하늘을 찍은 거라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하늘이라면 괜찮다고 하셨대요. 더 웃긴 건 나중에 한 갤러리에서 제 작품을 고객에게 선전하면서 ‘들풀’ 연작이라고 하더라고요. 순간 아하, 잡초가 아니라 들풀이라고 했으면 더 잘 팔렸을 텐데 싶더라고요.” 처음부터 환영받은 작업은 아니었다. 1980년대 유행은 ‘마사지’한 사진들이었다. 때문에 있는 그대로 우직하니 찍어 승부를 내는 그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별로 없었다. 작가 스스로도 1980년대를 일러 “그때를 생각하면 소외감, 열등감 같은 단어만 떠오른다.”고 할 정도다. ●“필름 인화하는 내내 조바심… 불안함이 좋아” 그의 작품을 먼저 알아본 곳은 해외. 1990년대부터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주문이 밀려들면서 시쳇말로 ‘떴다’. 작품에서 풍겨져 나오는 은은한 맛이 마치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전부 수작업이다 보니 작품은 커 봤자 가로·세로 130㎝를 못 넘긴다. 더욱이 디지털카메라의 유행으로 인화지를 구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고를 써 보기도 했지만 질이 떨어져 작품을 망친 뒤로는 쓰지 않는다. 그래도 옛 방식의 수작업이 좋단다. “불안함이 참 좋아요. 디지털 사진기는 찍고 바로 확인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흑백필름은 그게 안 되니까 찍고 나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고 불안하고. 인화하는 내내 괜찮게 나올까 조바심도 나고. 그러다 보면 풍경이나 대상을 사진기가 아니라 내 마음에 품어 올 수 있어요. 그게 제일 좋아요.” 그래도 색에 대한 갈망은 없었을까. “한때 컬러를 해 볼까도 했어요. 완전 수작업이라 비용과 돈이 많이 들어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러나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대신 옷에는 관심이 많아요. 패션 같은 데서 대리만족하고 사나 봐요.” 그러잖아도 작품을 보고 작가를 보면 언뜻 조화가 잘 안 된다. 믹 재거 같다는 얘기에 크하하 웃는다. “작품만 보신 분들은 생활한복 입고 수염 기른, 어디 인사동 같은 데 앉아 있는 사람이 떠오른대요. 그러다 저를 직접 보면 다들 놀라요. 이런 날라리가 없거든요.” 하반기에는 작품집도 나온다. 프랑스 전시도 준비 중이다. 이번엔 누드 시리즈다. 일반인 모델을 썼는데 톤은 기존 시리즈와 비슷하단다. “일반인들은 희미하게 찍히면 싫어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은은한 톤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한다. 오는 5월 10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안개’(Deep Fog), ‘나무’(Tree), ‘스노랜드’(Snowland) 시리즈 등 전작(前作)도 만날 수 있다. 3000~4000원. (02)418-131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임권택 감독 101번째 작품 ‘달빛 길어올리기’

    임권택 감독 101번째 작품 ‘달빛 길어올리기’

    “‘달빛 길어올리기’가 101번째 작품이 아니라 새롭게 데뷔하는 신인감독의 첫 번째 작품으로 불리면 좋겠다. 지난 100편의 작품에서 도망쳐 새로운 느낌의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임권택(75) 감독이 3년 동안 공을 들인 ‘달빛 길어올리기’(17일 개봉)는 ‘축제’(1996) 이후 15년 만에 동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50년 감독 인생 최초로 필름이 아닌 디지털 촬영방식을 취했다. 촬영기간 내내 “이렇게 신기한 게 있었느냐.”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시대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는 노() 감독의 의지인 셈이다. ●취재·각본·촬영에 1년씩 임 감독은 “한지(韓紙)의 깊고 넓은 세계를 겁도 없이 영화화한다고 대든 게 경솔했다.”면서도 “후회하면서도 이런 깊은 세계를 한쪽이나마 영화로 담는 행운을 잡아 좋다.”고 말했다. “나 같은 나이 든 감독이라도 이런 영화를 해서 남겨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고도 했다.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의 술자리에서 들은 한지 얘기에 솔깃해 3년짜리 프로젝트를 시작한 임 감독이나 영화 속에서 1000년을 버틸 한지를 재현해 보려는 장인들의 ‘무모한’ 열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열정만큼 감동을 주는 것도 드물다. 게다가 절정의 고수는 화려한 초식으로 현혹하지 않고도 상대를 무릎 꿇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시켜 준다. 불현듯 찾아온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118분이 너무 편안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임 감독의 영화이기에 가능했던 일도 많다. 국내 ‘빅3’인 CJ,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최초로 공동 투자배급에 나선다. 거장에 대한 예우와 존경의 표현인 셈. 임 감독의 가족들도 얼굴을 드러냈다. 배우로 활동 중인 둘째 아들 권현상(본명 임동재)과 첫째 아들 임동준이 한지 장인을 맡은 안병경의 아들로 나온다. 대부분의 장면을 권현상이 소화했지만, 막판에 사정이 생겨 임동준이 마무리했다. 유망한 배우였지만 임 감독과 결혼한 이후 내조에 전념해 온 채령은 지공예 공방 주인으로 깜짝 출연한다. ●7급 공무원과 아내, 그리고 다큐 PD 만년 7급 공무원 필용(박중훈)은 전주시청 한지과로 발령이 난다. 시장의 역점사업인 조선왕조실록 복원사업을 담당하면서 “잘만 되면 6급도 되고, 5급 돼서 ‘관’(사무관)도 붙여볼 기회”란 생각에 마냥 즐겁다. 필용은 뇌경색을 앓는 아내 효경(예지원)의 병 시중도 하고 있다. 대대로 한지를 만드는 집에서 태어난 아내는 신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필용 부모에게 타박을 당했다. 설상가상 필용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아 쓰러진 터. 날마다 밤샘 근무를 하면서 업무에 집중하던 필용은 한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지원(강수연)을 도와주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는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했지만 어느새 이들의 거리는 좁혀진다. ‘달빛 길어올리기’는 한지와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이야기다. ‘한지의 본향’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순제작비의 60%를 지원했다. 때문에 필용이 교재 삼아 보는 다큐멘터리나 다큐 PD인 지원의 작품(‘달빛 길어올리기’)은 물론 다양한 한지 공예품과 한지 전문가 인터뷰 등 다큐멘터리와 극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들이 몇 차례 나온다. 자칫 ‘한지의 세계화’라는 당위에 치우쳐 영화가 무거워질 법한데, 임 감독은 그 사이에 사람의 얘기를 촘촘하게 직조했다. 부부인 필용과 효경, 서로에게 끌리는 필용과 지원은 물론 경쟁자(?)인 효경과 지원까지 반복적으로 스치면서 미묘하게 마음을 연다. 특히 필용과 지원의 하룻밤은 외도라는 생각보다는 생활인이라면 한번쯤 겪을 수도 있는 에피소드처럼 그려진다. 임 감독은 “둘(필용과 지원) 사이의 감정은 일생을 살면서 피어나기도 했다가 잠자기도 했다가 큰 사고 없이 일상에 묻혀 지나가는 그런 것”이라면서 “그런 감정들이 파고들어 삶에 불편함을 주는 극적인 확대를 경계했다.”고 설명했다. 지원:한지는 물질보다는 영혼에 가까운 거 같아요. 옛 사람들은 백지를 흰 백(白)자가 아닌 백지(百紙)라고 썼대요. 손이 100번 가지 않고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뜻이죠.…효경씨는 한지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효경:달빛은 소란하지 않고 고요해요. 달빛은 길어 올린다고 해서 길어 올려지는 것이 아니에요.…고요하고 은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한지의 품성이 달빛과 너무 닮았어요. 우리 마음이 순수하고 담담하고 조용해졌을 때 한지와 같은 달빛은 한가득 길어 올려질 거예요. 필용과 한지 장인들이 무주 구천동 첩첩산중에서 1000년을 버틸 종이를 재현하는 장면에서 지원과 효경이 주고받는 대사는 메시지와 여백을 동시에 담은 듯하다. 어쩌면 101편에 이르는 임 감독의 필모그래피(작품 연보)야말로 ‘달빛을 한가득 길어 올리려는’ 영화장인의 지난한 도전 과정일지도 모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임권택 감독의 주요 작품 ‘만다라’(1981) ‘안개마을’(1982) ‘길소뜸’(1985) ‘티켓’(1986) ‘씨받이’(1986) ‘아다다’(1987) ‘연산일기’(1987) ‘아제아제바라아제’(1989) ‘장군의 아들’(1990) ‘장군의 아들 2’(1991) ‘개벽’(1991) ‘장군의 아들 3’(1992) ‘서편제’(1993) ‘태백산맥’(1994) ‘축제’(1996) ‘창’(1997) ‘춘향뎐’(1999) ‘취화선’(2002) ‘하류인생’(2004) ‘천년학’(2007)
  • 영동고속도로서 차량 22대 추돌…18명 다쳐

    영동고속도로에서 무려 차량 22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오후 2시35분쯤 강원 강릉시 왕산면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대관령 4호 터널 일대 5곳에서 차량 22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박모(29·서울시)씨 등 18명이 다쳐 강릉시내 3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대관령에는 이날 1.3㎝의 진눈깨비가 내리고 영하 2.2도의 기온으로 빙판길을 이룬데다 가시거리 30~50m의 짙은 안개가 끼었다. 이날 사고는 강릉방면으로 가던 아반떼 승용차가 대관령 4호터널 50m안 1차로에서 미끄러져 옹벽에 받치면서 1,2차로에 걸쳐 멈춰서자 뒤따르던 액티언 승용차가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후속 차들이 멈추거나 서행하면서 터널 안과 입구 부근에서 5차례에 걸쳐 3중, 6중 추돌이 이어져 버스 3대와 화물트럭 3대, 승용차 16대 등 총 22대의 차량이 추돌했다. 이 사고로 일대 1㎞가량 구간에서 극심한 지정체 현상이 빚어져 차량들이 1시간가량 터널 안에 갇히는 등 혼잡이 빚어졌다. 사고를 목격한 이모(43·여)씨는 “사고 구간 도로가 눈이 내리면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한데다 짙은 안개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면서 ”대부분 차량이 서행 중이었기 때문에 대형 사고는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45년 전국투어 나서는 ‘젊은오빠’ 남진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45년 전국투어 나서는 ‘젊은오빠’ 남진

    그때 20살의 한 청년은 ‘서울 플레이보이’란 노래로 세상 무대를 처음 노크했다. ‘나는 못생겼지만/머릴랑 깎지 않고 수염마저 길렀지만/멋쟁이 서울 플레이보이’라고 했다.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울려고 내가 왔나/낯설은 타향 땅에 내가 왜 왔나.’라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여전히 냉담했다. 오기가 생겼다. 이듬해 청년은 ‘가슴 아프게’라는 카드를 꺼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갈매기도 내 마음같이 목메어 운다.’ 흐느끼듯 가슴속을 후벼 파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로소 통했다. 세상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내친김에 그는 당시 톱스타 문희와 함께 영화에 출연하는 사고(?)까지 쳤다. 하지만 청년은 불붙은 인기를 뒤로하고 훌쩍 떠나 버렸다. 어디로?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것. 청룡부대의 노래처럼 ‘월남의 하늘 아래~’에서 군 복무를 마친 청년은 귀국 직후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 무대를 열었다. 소문을 듣고 많은 여성 관객들이 찾았다. 공연이 끝날 무렵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오빠, 오빠’를 외쳤다. 이날부터 청년에겐 ‘오빠부대 원조’, ‘콘서트의 원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절정은 30살 때 ‘님과 함께’였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고 요동을 치며 읊었다. 젊은 남녀들에게는 사랑의 보금자리를 상징하듯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그는 우리나라 가요 45년사를 관통하면서 빅스타의 길을 흔들림없이 걸었다. 블루스와 트로트를 비롯해 왈츠, 차차차, 트위스트 등 장르를 뛰어넘는 천부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특유의 무대 동작으로 변함 없는 국민 가수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또 한번 대형 사고를 친다. 가수 남진(66)씨. 다음 달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45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그것도 신곡 세 곡을 들고 확 달라진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과 만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노래 인생 2막의 커튼을 활짝 열어젖힌다. 더 ‘젊어진 오빠’의 모습으로, 정열의 무대를 꾸미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있는 ‘차태일 뮤직 스튜디오’. 남씨는 공연을 앞두고 열심히 녹음을 하고 있었다. 머리를 흔들고 손동작과 미소를 지으며 역동적으로 노래를 불러댄다. 라이브 공연에 맞춰서인지 국민 애창곡 ‘님과 함께’는 더 빠른 템포로 편곡됐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몸이 덩실덩실 움직이게 했다. 신곡 ‘잘가라 청춘아’도 불렀다. 노랫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속절없는 청춘아/가거든 혼자 가지/아무도 모르는 샛길로 찾아와 나까지 데려가나/그래도 괜찮다 고맙다 청춘아~’ 4분의4박자 빠른 리듬풍의 노래다. ‘둥지’ 등으로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차태일씨가 얼마 전 작곡했다. 그렇게 30여분. 녹음을 마친 남씨와 마주 앉았다. 6년 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날 때보다 훨씬 젊어졌다고 했더니 “그때는 살이 많이 쪘었다. 지금은 12㎏이나 빠져 (몸 상태가) 아주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거듭된 질문. 젊어지는 비결이 무엇일까. “언젠가 노래를 알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살이 빠지더군요.(웃음) 노래를 알면 알수록 더 노력하게 됐습니다. 무대에 서면 힘찬 박수를 받게 되거든요. 그런 노래의 힘, 팬들의 힘이 저를 젊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젊어지도록 열심히 해야겠지요.” 이번 무대도 그런 노래의 힘을 바탕으로 꾸몄다. 하여 의미 또한 남다를 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저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1965년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시민회관에서 데뷔 곡을 불렀습니다. 또 1971년 첫 단독 공연을 가진 곳이 시민회관입니다. 또 그해 첫 가수왕상을 받은 장소도 시민회관이고요. 이번 무대가 40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갖는 셈입니다. 물론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으로 명칭이 바뀐 다음에는 처음이지요. 2시간여 동안 신·편곡을 포함해 모두 30곡 정도 부를 예정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곡은 가사에 느낌이 확 꽂혀 선택했습니다. 기대해도 괜찮습니다.” 그는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사랑하며 살 테야’라는 타이틀 곡으로 45주년 기념 음반을 제작했다. 지금까지 성원을 보내준 팬들과 함께 사랑하며 살겠다는 뜻을 옹골차게 담았다. 또한 노래 인생 1막의 완결편 음반이자 전국 투어를 계획한 것도 이런 마음에서였다. 옛날 극장무대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어 전국의 광역시는 모두 다닐 예정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의 팬들로부터 신청 곡이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 주제가 ‘사랑’이나 데뷔 곡 ‘서울 플레이보이’ 등 당시 노래는 좋았지만 히트치지 못했던 곡들도 오랜만에 불러 보기로 했다. 좀 엉뚱한 질문을 했다. 이번처럼 두 시간 동안 라이브로 30여곡을 부를 때, 아무리 자신의 노래라고 하지만 사람인 이상 가사를 잊어 버리지는 않을까. “무대 앞쪽에 설치된 모니터에 가사가 뜨긴 하지만 그걸 볼 수는 없습니다. 보면 몰입이 안 되거든요. 예를 들어 ‘둥지’만 하더라고 수천번 불렀는데 가사를 잠시 놓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땐 비슷하게 얼버무리면서 얼른 넘어갑니다. 또 감기나 몸살 기운으로 정신이 약간 멍할 때도 가사를 놓치는 경우가 있지요. 또 20~30대에는 안 그랬는데 나이를 먹어 가면서 그런 일이 간혹 있습니다.(웃음)”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역시 주저 없이 대답한다. “가수 데뷔 전에 닐 세다카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자주 들었지요. 공교롭게도 엘비스 프레슬리와 몇 가지 닮은 점이 있습니다. 엘비스도 21살 때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를 부르며 인기를 끌었지만 곧 군 입대를 했습니다. 제대한 뒤에는 저와 비슷하게 영화 수십편에 출연했지요.” 남씨 역시 21살 때 ‘가슴 아프게’로 스타가 됐지만 곧 군 입대를 했다. 이후 자신의 노래를 영화화한 ‘가슴 아프게’, ‘울려고 내가 왔나’, ‘별아 내 가슴에’ 등에 출연했다. 그럴 때마다 헤어 스타일이나 몸동작 그리고 하얀 가죽옷에 금속 장식이 있는 프레슬리 의상 차림으로 나와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금까지 그가 부른 노래는 1000여곡이나 된다. 대부분 애창되고 있지만 ‘남진’ 하면 얼른 떠오르는 대표 곡은 역시 ‘가슴 아프게’와 ‘님과 함께’가 아닐까 싶다. 일화 한 토막. 1966년 남씨는 작곡가 박춘석씨를 만난다. 이때 박씨는 작사가 정두수씨에게 가사 하나를 부탁했다. 고민하던 정씨는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라디오 연속극에서 뱃고동 소리를 들었다. 고향이 경남 하동인 정씨는 갑자기 바다가 그리워져 인천 연안부두로 달려갔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해서 바다도 보이지 않고 연안 여객선들도 출항하지 못했다. 그러자 승객들 사이에서 ‘가슴이 아프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귀가 번쩍한 정씨는 바다로 인해 생기는 이별을 모티브로 가사를 썼다. 처음 제목은 ‘낙도 가는 연락선’이었다. 그러나 너무 올드패션의 느낌이 들어 고민 끝에 ‘가슴 아프게’로 바꾸게 됐다. ‘님과 함께’는 작곡가 남국인씨의 부인이 작사한 곡. 처음에는 동요처럼 느껴졌지만 때마침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맞물려 삽시간에 남녀노소가 즐겨 부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가 ‘남진’이 된 사연도 있다. 본명은 김남진(金湳鎭)이다. 데뷔 직전 문여송 감독이 ‘남쪽의 보배’라는 뜻을 담긴 ‘남진’(南珍)으로 예명을 지어 주었다. 이름대로 지난 45년 동안 수많은 히트 곡을 내며 가요계의 보배로 살아 왔다고 얘기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올해 66살. 영원한 청년인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팬들의 힘이 있었기에 제 인생에서 45년 동안 가수라는 직업으로 열심히 살아 왔습니다. 어느 날 세월 깊이 왔다는 것을 알았지요. 데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앞으로 정말 좋은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가수로서 성심을 다해 잘 마무리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내내 자신에 찬 목소리였다. 다시 녹음실로 간 그는 신곡 ‘너 말이야’ 중에서 ‘널린 게 행복이잖아~’를 힘차게 불렀다. ‘그렇구나’라는 찐한 느낌표를 뒤로하면서 헤어졌다. 편집위원 km@seoul.co.kr ●가수 남진 배우 꿈꿔 영화과 진학… 윤정희·남정임·문희 ‘트로이카 여배우’들과 작품 1945년 자유당 시절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56년 목포 북초등학교를 나온 후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경복중학교를 다녔다. 다시 고향으로 가서 1962년 목포고를 나온 뒤 평소의 꿈인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한양대 영화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1965년에 어머니의 지원을 받아 가수로 데뷔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끼를 살려 60여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당시 윤정희, 남정임, 문희 등 트로이카 여배우들과 자주 출연했다. 남씨의 부인은 부산 출신이다. 슬하에 3녀 1남을 연년생으로 두었다. 지난해 11월 큰딸이 결혼했다. 막내인 아들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얼마 전 귀국했다. 자녀 중에는 셋째 딸이 노래에 소질이 있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남씨는 말했다. 건강 관리를 위해 자택인 경기 성남시 분당의 헬스클럽을 가끔 찾는다. 골프 핸디캡은 10 정도이며, 이탈리아 칸초네와 프랑스 샹송을 듣는 취미도 있다. 추억의 팝송도 자주 듣는다. 그는 1965년 데뷔 당시 ‘서울 플레이보이’, ‘울려고 내가 왔나’ 등을 발표했으며 이듬해 공전의 히트 곡 ‘가슴 아프게’를 발표했다. 1969~71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귀국 직후인 1971년 서울시민회관에서 첫 리사이틀 공연을 벌였고 한국무대예술상 그랑프리를 2회 받았다. 1969∼73년 TBC 남자 가수상 대상을 3회 수상했다.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1991)과 한국연예협회 이사장(2000) 등을 지냈다. 대표 곡으로 ‘가슴 아프게’, ‘별아 내 가슴에’, ‘미워도 다시 한번’,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빈잔’, ‘둥지’ 등이 있다.
  • 꽃의 몰락?

    졸업식과 밸런타인데이 등 특수가 끼어 있는 2월이지만 주요 꽃 경매 가격은 시들하다. 졸업식 등 기념일에 꽃을 선물로 주고 받는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가 중국 조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유가 급등은 화훼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 증가로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수요가 줄어들어 실제로는 꽃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수요자들의 입장에서 물가 상승으로 생필품 지출이 늘면서 다른 품목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기 때문이다. 꽃값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은 ‘꽃의 경제’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상황이다. 23일 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안개꽃(1속) 평균 경매가격은 지난해 2월 8623원에서 7375원으로 1248원(14.5%) 떨어졌다. 2009년 2월 1만 1314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939원(34.8%)이 감소한 것이다. 튤립(10송이)은 지난해 2월 4581원에서 이달 4368원(4.6%)으로, 국화(10송이)는 4458원에서 4214원(5.5%)으로 하락했다. 백합(10송이)은 4943원으로 지난해 2월의 4288원보다는 올랐지만 2009년 2월의 6314원에 비해서는 21.7% 하락했다. 졸업식 꽃다발에 주로 쓰이는 심비디움(10송이)은 지난해 1336원에서 1161원으로 13% 내렸다.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누리는 장미(10송이)는 지난해 2월 6973원에서 올해 2월 6977원으로 비슷한 가격이지만 이미 특수가 끝난 상황이어서 이달 말까지 200~300원은 족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꽃 가격의 하락은 장기적인 추세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꽃소비량은 2005년 2만 1000원으로 늘었지만 2009년에는 1만 7000원으로 감소했다. 꽃의 소비가 장식용보다는 기념일 축하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선물변화 추이에 따라 수요 감소가 클 수밖에 없다. 상인들이 공급물량을 2월에 한꺼번에 쏟아내는 경향도 가격 하락 이유 중 하나다. 꽃 경매사 김모(44)씨는 “지난 7일에는 공판장에 8000박스의 꽃이 나왔는데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면서 “가격이 비쌀 때 물량이 집중되면서 꽃 가격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람보르기니 받은 트럭…“수리비가 80년치 월급”

    람보르기니 받은 트럭…“수리비가 80년치 월급”

    ‘억’소리 나는 가격을 자랑하는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트럭에 받혀 반파되는 사고가 중국 고속도로에서 일어났다. 트럭운전사가 슈퍼카의 막대한 수리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 중국 포털사이트 넷이즈(www.163.com)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닝보와 원저우를 잇는 고속도로에서 충돌사고가 벌어졌다. 한밤 중 안개가 낀 탓에 시야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20톤 트럭이 앞서 가던 람보르기니의 오른쪽 뒤편을 받은 것. “독특하게 생긴 ‘리무진’이 트럭에 받혔다.”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예상보다 심각한 사고 현장에 말을 잃었다. 람보르기니의 왼쪽 편은 비교적 멀쩡했지만 오른편 차문과 연료통, 휠 등이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차량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란 모델로, 차량 가격이 300만 위안(5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산정되지 않았으나, 트럭운전사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을 경우 수리비는 농민공의 평균 임금의 80년 치에 달하는 큰돈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트럭운전사가 수리비를 모두 지불하기는 어려운 상황. 사업차 닝보를 들렸다가 상하이로 돌아가는 중이었다는 람보르기니 운전자 청 씨는 수리비에 대해 묻자 “프리미엄 보험을 들어 놨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트럭3대 크기 ‘곱사등이 괴물’ 충격포착

    트럭3대 크기 ‘곱사등이 괴물’ 충격포착

    몸길이가 15m에 달하고 등에 3개의 혹이 난 미스터리 동물이 영국의 한 호수를 빠르게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돼 그 정체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원더미어 호수에서 카약을 즐기던 회사원 톰 피클스(24)는 트럭 3대를 합친 정도의 검은색 괴생물체가 헤엄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 휴대전화기를 꺼내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촬영했다는 피클스는 “얼핏 물개처럼 보인 괴물이 호수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20초 동안 바라봤다.”고 주장했다. 헤엄속도는 약 16km/h로 매우 빨랐으며, 순식간에 자욱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목격담이 흥미를 끄는 이유는 지난 5년 간 이 호수 근처에서 이른바 ‘곱사등이 괴물’을 봤다는 제보가 7차례나 보고됐기 때문. 특히 최초의 목격자인 스티브 버니프 교수가 봤다는 괴물의 생김새와 유사한 점은 적지 않은 영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부에서는 네스 호수에서 종종 목격되는 ‘네시 괴물’을 잇는 미스터리 생명체라고 뜨거운 반응을 나타냈지만 괴물 조작 전문가들은 “사진 조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미 여러차례 음파탐지기로 추적했으나 번번이 허탕만 쳤다.”며 이번 목격담에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사진=톰 피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인천 서해 대형여객선 추진

    인천시는 백령·대청·연평도 등 서해 5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3000t급 대형 여객선 취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10일 시에 따르면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된 서해 5도에 기상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운송 수단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인천~백령·대청도 항로에는 299~396t급 여객선 3척이, 인천~연평도 항로에는 292t급 여객선 1척이 운항되고 있으나 안개가 끼거나 파도가 높으면 운항을 못하는 경우가 잦다. 시는 3000t급 여객선과 300t급 소형 여객선을 각각 1척씩 새로 건조하는 데 45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국고보조금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 중 30%는 국고보조금으로 직접 지원하고, 50%는 정부의 장기 저리 융자, 20%는 선사가 분담할 예정이다. 여객선 운영은 수익이 발생하면 선사의 수입으로 하는 책임 운영 방식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월선 北주민 31명 단순 표류인 듯

    북한 주민 31명이 나무로 만든 동력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군과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귀순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지난 5일 오전 11시쯤 북한 주민 31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 연평도 인근 NLL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5t 규모의 운전이 가능한 목선 한척이 지난 5일 연평도 북방에서 NLL쪽으로 남하하는 것을 해군이 포착했다.”면서 “해군 고속편대가 출동해 NLL 남방 1.6마일 지점에서 검문검색한 뒤 예인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들은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귀순 의사를 밝힌 주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이들이 황해도 남포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군의 검문검색 당시 고기잡이를 위한 어구 등이 배에 있었다.”면서 “배가 예인된 NLL일대는 수심이 깊지 않아 썰물 때 조개를 잡는 해역”이라고 전했다. 당시 해상은 시정 91m로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고 조류 흐름이 매우 빨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해군이 NLL 이남으로 남하하는 것을 확인하고 수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그대로 남하해 해군 고속단정(RIB)을 어선에 접근시켜 승선토록 한 뒤 일차적으로 남하 경위와 귀순 의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탑승한 북한 주민들은 남자 11명, 여자 20명으로 가족 단위가 아닌 어업 작업반으로 비자발적으로 NLL을 넘어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이 귀순할 의사가 없는 것이 명확해지면 통일부로 신병을 인도해 북으로 돌려보낼 방침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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