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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유전무죄 무전유죄/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 사회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인식이 있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 지난 10일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한 말이다. 모처럼 귀가 번쩍 뜨이는 반가운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틀림없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이토록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 슬픈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힘있는 유전층(有錢層)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라고 하고, 힘없는 무전층(無錢層)은 자식이라도 출세시키려고 허리띠 동여매든가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세상을 저주하게 된다. 이토록 천박하고 전도된 가치는 대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결과다. 최근 ‘홀리데이’란 영화로 다시 회자되는 18년전 지강헌 사건의 주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탈주범 지강헌은 인질을 잡고 이렇게 외쳤다.“전경환이 나보다 죄가 가볍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이 556만원을 훔친 죄로 7년 징역형에 10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것이 억울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70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7년형을 선고받고 2년3개월 만에 풀려나는 것을 보면서 소위 법과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고 저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도 절규했다.“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이 사회는 너희처럼 큰소리 치는 놈들이 망쳐 놓은 거다! 너희같은 놈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고 돈 없는 게 죄다! 나는 돈 없고 빽 없는 놈이라 이렇게 된 거다. 돈 있으면 판·검사도 살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대한민국 법이 이렇다!” 밑바닥에서 본 사법 불의의 현실을 죽기를 각오하고 고발한 것이다. 그때 많은 국민이 ‘그래, 그렇다.’라고 공감했다. 우리 사회의 부끄럽고도 한심한 단면인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금 이시간에도 많은 국민이 여전히 그렇다고 믿고 있다는 데 있다. 그렇게 생각되게끔 만드는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예컨대 천정배장관이 기자회견을 한 바로 그날에도 역시 국민을 실소케 만든 법원 판결이 하나 보도되었다. 전주지법에서 있었던 일이다.1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고 석·박사 학위를 팔아 물의를 일으킨 대학교수들에게 징역 8월에서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15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린 것이다. 그 정도 죄로 교수직을 잃게 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회는, 아니 돈 없는 서민은 ‘여전히 유전무죄, 무전유죄로구나.’ 했다. 요즘 양극화 문제가 우리사회의 중심 화두로 등장했다. 실제로 우리사회의 모든 부문과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사회적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양극화를 해소해 가는 것이 해법이지만, 최소한 두가지만 갖춰도 사회적 위기는 막을 수 있다.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만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는 소득 수준과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낳아서 결과적으로 가난이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과 지위가 죄의 유무와 크기까지 결정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 정의와 사법 정의는 사회 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이미 심각한 수준인 교육 불평등과 사법 불의의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지 못하면, 그 다음은 브레이크 없는 사회 해체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장관이 직접 사법 불의의 현실을 인정하고 개혁을 다짐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 말로 끝나 불신만 키우는 악재가 될 것인지, 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세워내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판가름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8000억원의 거금을 내놓고 면책받고 싶어 하는 이건희 회장에게, 그리고 ‘결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아니겠느냐.’는 항간의 냉소에 검찰과 사법 당국이 어떻게 답할지를 보면 되기 때문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데스크시각] 다시 생각해보는 공기업 민영화/류찬희 산업부 차장

    ‘기업 사냥꾼’이라는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정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은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외국 자본에 투자의 길을 터주는 것 또한 자본 유치에 바람직하다. 그러나 약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KT&G사태가 그런 경우다. KT&G의 이번 사태는 외국 자본에 의한 ‘기업 사냥’이라는 점에선 외환위기 이후 유행처럼 번진 M&A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KT&G는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늘 외국 기업 사냥꾼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기업이었다. 공기업 민영화라는 큰 틀에서 어쩔 수 없이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했지만 이런 사태까지 올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공기업에서 민간 회사로 다시 태어난 지 불과 몇년만에 외국 자본이 확대되면서 경영권이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한때는 선진화된 지배구조와 투명경영으로 기업 경영의 모범생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발등의 불을 끄기에도 바쁘다. 외국 자본에 기업을 파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국내 한 건설업체의 M&A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리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깐깐한 법정관리로 일감이 늘어나거나 회사 덩치를 키우지는 못했지만, 숨어있는 부실채권과 악성 현장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돼 클린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원죄 때문에 매각 절차를 밟아야 했고 결국은 외국계 자본이 삼켜버렸다. KT&G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회사가 국민은행,KT, 포스코다. 공기업 민영화의 산물로 소유 구조가 바뀐 ‘국민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역사나 기술력, 발전 가능성, 국제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나름대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어장치가 있다고 하지만 드러나는 대주주가 없는 탓에 기회만 엿보는 외국자본 앞에서는 한낱 먹잇감에 불과하다.‘제2의 KT&G’위기에 몰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설령 어렵사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권을 확보한다 치더라도 이 회사는 앞으로 늘 대주주의 태클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자본 비율이 커지면서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 투자자들의 요구는 눈앞의 이익이다. 장기적인 투자 확대나 기술 개발 등은 뒷전으로 밀리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고용도 늘어난다. 하지만 외국 자본에 시달리는 기업은 그럴 정신이 없다. 고배당에 기업 경영권 방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동안 국내 주요 그룹의 투자액과 상장사의 시가 총액 증가 추이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삼성, 현대차,LG는 해마다 투자 규모를 늘리고 고용도 확대했다. 노사갈등, 원가 상승 등의 악재에 시달렸음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투자 규모를 늘려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도 충분히 다졌다. 기업 움직임도 다이내믹하고 그렇다 보니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SK는 다른 기업들이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을 때 집안 단속에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는 형식에 그쳤고 SK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이유는 뭘까. 최근 만난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소버린과 기업 경영권 방어에 지쳐 신규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국내 기업에는 출자총액제한제를 들어 시장 진입을 막으면서, 외국 자본에 대해선 무차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기업인도 많다. 국민정서만으로는 외국자본의 투자를 막지 못한다. 차제에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이나 민영화된 기업에 대해선 큰 틀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장치 마련을 위해 공론을 마련할 때가 아닌가 싶다. 류찬희 산업부 차장 chani@seoul.co.kr
  • “AI 확산·고유가 지속땐 금융위기”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 금융회사 직원들의 대량 결근 사태가 발생하고 텔레뱅킹이나 인터넷뱅킹 폭주로 결제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금융위기 요인이 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또 미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가 전염효과를 통해 국내로 전파되고, 하반기 이후 부동산 중과세가 적용되면 비인기 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값이 떨어지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은 13일 ‘2006년 금융리스크분석’ 보고서에서 금융위기를 가져올 13가지 요인을 처음으로 선정·발표했다.대외적인 악재는 AI 확산, 초대형 자연재해, 국제 고유가 지속, 미 달러화 약세 반전, 국제금리 상승, 세계적 과잉 유동성 지속 등 6개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하락,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주식시장 과열 가능성, 경제 양극화, 가계부채 부실화, 국내금리 상승, 신종 금융사기 발생 등 7개가 선정됐다.보고서는 “AI가 퍼지면 세계경제가 타격을 받고 현금인출 급증으로 은행 유동성이 압박을 받으며 기업설명활동(IR) 무산 등으로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 금융당국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피해에서 얻은 교훈으로 AI 확산에 대비한 금융회사의 비상계획수립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비상시 운영될 금융결제원과 자사 전산센터와의 연결망 점검, 재택근무 및 업무분리운영시 필요한 개인용 컴퓨터장비 확보 및 연결망 점검, 인터넷뱅킹·폰뱅킹 등의 거래량 폭주에 대비한 용량 확보 등을 주문했다. 또 “국내 부동산값이 떨어지면 건설경기 위축과 가계 부채상환능력 감소, 중소기업 부실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올해 아파트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4.7%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양극화가 심화되면 영세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이 늘어나면서 지방에 있는 서민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 금융 소외계층 양산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멀티’의 펩시>‘한우물’ 코카

    1995년 한국에선 맥주의 ‘대명사’ OB가 하이트를 앞세운 조선맥주에 1위를 내줬다.35년 만이다.2001년 일본에선 아사히맥주가 신제품 ‘슈퍼드라이’를 내세워 48년 만에 기린맥주를 제쳤다.1등 기업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수십년간 2위에 머물렀던 이들의 역전 뒤안에는 가격이나 마케팅이 아닌 ‘웰빙’이 있었다. 코카콜라(코카)와 펩시간 30년 ‘콜라 전쟁’의 승부처도 콜라가 아니었다.‘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이었다. 세계적으로 웰빙이 휩쓴 자리엔 탄산음료의 ‘대명사’ 콜라가 없었다. 게토레이를 비롯한 스포츠기능성 음료와 과일 천연주스 등이 콜라의 자리를 대신 채웠다. 다양한 제품군을 거느린 펩시는 ‘웰빙 바람’을 타고 순항한 반면 콜라로 무장한 코카는 ‘웰빙 파고’에 휩쓸렸다. 펩시는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2005년 4·4분기 순이익이 11억 1000만달러(주당 65센트), 매출은 10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카보다 순이익(8억 6400만달러·주당 36센트)은 28%, 매출(55억 5000만달러)은 82%가량 앞섰다. 이로써 펩시는 순이익과 매출액, 시가총액 등 경영 전 부문에서 코카를 따돌렸다. 무려 100여년 만이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12일(펩시 984억달러, 코카 979억달러) 이후 갈수록 격차를 벌이고 있다. ●‘여러 우물 VS 한 우물’ 펩시와 코카의 경영 전략은 사업 다각화와 한 우물 파기로 요약된다. 펩시가 코카를 이긴 계기는 90년대부터 콜라 의존도를 계속 줄인 덕분이다.‘웰빙 시대’를 맞아 발빠르게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등 순발력이 뛰어났다. 반면 코카는 자만심과 브랜드 파워에 너무 의존한 것이 화를 불러왔다. 펩시는 탄산음료가 비만의 한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스낵을 아우르는 식품회사로 변신했다. 전체 매출에서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의 비중을 20% 내외로 줄였으며, 대신 과일주스(트로피카나)나 생수, 게토레이 등으로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또 탄산음료의 판매 개척을 위해 피자헛과 KFC 등 외식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여기에 도리토스 등을 생산하는 펩시의 스낵 브랜드 ‘프리토레이’의 폭발적 성장도 한몫했다. 펩시는 미국 스낵시장에서 60%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코카는 전체 매출액의 80%가 탄산음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탄산음료 매출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에 무려 4억달러를 투자했다. ●코카의 갈림길 코카 경영진의 ‘무기력’도 입에 오른다.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코카 본사는 크렘린에 비교된다. 코카의 이사진도 최고경영자(CEO)와의 마찰이 많기로 유명하다. 펩시보다 먼저 스낵업체인 퀘이커를 인수키로 했지만 코카는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 네빌 이스델 회장이 2004년 초 코카의 CEO로 취임한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코카의 악재는 경영진 외에도 글로벌 경영을 펼치면서 빚은 ‘안티 코카’도 있다.6년간 유럽연합(EU)과 벌였던 반독점소송에 이어 지난해는 멕시코로부터 68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당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연구원은 “시대를 읽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과 세계 곳곳에서 맞은 악재들이 겹치면서 코카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가 앞으로 웰빙 파고를 넘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맥도널드의 전철을 따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치논리에 밀린 조세개혁안

    중장기 조세개혁안이 ‘정치논리’와 정부의 ‘무(無)소신’ 때문에 표류하고 있다.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7일 중장기 조세개혁과 관련한 공청회를 6월 이후에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개혁안 발표 시점도 “그때 가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공청회를 열어 조세개혁안을 확정·발표하려던 당초 일정에서 4개월 이상이나 늦춰졌다. 이유는 정치권의 반발 때문이다. 특히 ‘5·31 지방선거’에 악재가 된다는 여당의 전방위 압박에 재경부가 손발을 들었다. 김 실장은 “5월 중 기획예산처가 중장기 재정계획안을 발표하면 이에 맞춰 조세개혁안을 본격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각종 세제개편안에 대해 보다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말로 예정됐다가 취소된 조세개혁안 중간발표 시점부터 따지면 정부는 1년 이상을 허송세월하게 된다. 솔직히 6월 이후의 일정도 장담하지 못한다.8월까지는 일단 정기국회에 제출할 세법개정안에 치중해야 한다. 중장기 조세개혁안 가운데 단기 과제는 여기에 반영된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때문에 늦춰진 조세개혁안이 대선을 앞두고 어떤 방향으로 튈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여권에선 벌써부터 민감한 세제 이슈는 조세개혁안에서 빠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금은 조세개혁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는 게 아니라 그동안 논의된 아이디어를 하나씩 지워가는 단계”라고 토로했다. 주가차익 과세와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이 검토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됐다. 정부가 봉급자의 ‘유리지갑’만 겨냥한 책임도 없지 않다.1,2인 가구 소득공제 혜택을 없애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비율을 줄이려 했던 게 대표적이다. 일부 언론에 조세개혁안의 단편이 보도되면 이를 감추고 해명하는 데에만 급급, 조세개혁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노력도 소홀했다. 근로소득 공제축소가 ‘편법증세’라는 질책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조세 형평성이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간이과세제도 폐지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점의 완화에 대한 방침에 침묵한 것은 정책 소신의 문제다. 게다가 비과세·감면을 줄이겠다면서 그 혜택이 가장 큰 근로자와 농어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치적 논리’의 연장선이다. 정부 관계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외양간을 고쳐도 자꾸 소를 잃는 ‘우(愚)’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 조세개혁안의 언론유출 책임을 물어 윤영선 재경부 조세개혁실무기획단 부단장을 보직해임한다고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문화재보호 vs 지역개발

    지표조사 결과 유물이 발견되면 문화재보호적 측면에선 반색할 일이다. 그러나 지방 자치단체를 포함한 개발주체들은 개발이 지연되고 축소되는 등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표조사를 앞두고 있는 곳에선 문화재발굴 여부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3일 경기도 연천군에 따르면 군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군남면 황지리 일대 12만 1000여평의 황지지방산업단지는 문화재지표조사 결과 구석기 유물과 삼국·조선시대의 토기 및 기와조각이 다량 출토돼 지난해 문화재청이 보존대책 수립과 함께 3∼4년간의 추가조사를 결정했다. 연천군은 이에따라 산업단지 위치를 최근 백학면 통구리 일대로 변경했다. 문재청의 지표조사로 사업이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곳은 한두곳이 아니다.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양교리 일대에 추진중이던 오성지방산업단지도 지표조사 결과 다량의 유물 분포가 확인돼 문화재청이 8만평의 현상보존과 10만평의 시굴조사를 결정, 개발면적 40만평이 22만평으로 줄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말 대구 봉무지방산업단지 1단계 예정부지인 대구시 동구 봉무동 360번지 일원에서도 청동기와 원삼국시대 주거지 및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의 대규모 생활유구와 고분군을 발견했다. 양호한 입지조건으로 택지 입찰 업체의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했던 경기도 하남시 풍산택지지구도 문화재 발굴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봄으로 잡았던 분양시기가 해를 넘겼다. 이에 따라 경기도 오산 가장지방산업단지와 파주 선유지방산업단지 등 현재 지표조사가 진행중인 곳과 지표조사가 예정돼 있는 파주 LG전자·LG화학 등 LG계열 4개사가 들어서는 문산읍 내포리의 지표조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연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태권 소녀’ 세리

    오전 7시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스윙 연습, 실전 라운드, 쇼트 게임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틈틈이 태권도와 킥복싱까지. 지난해 12월 초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는 박세리(29·CJ)의 하루 일과표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강도높은 훈련 스케줄만 봐도 박세리가 얼마나 지난해의 부진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모든 악재를 다 잊었으니 올해는 좋은 성적을 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꼭 지켜봐 주세요.” 1일 소속사 CJ를 통해 근황을 전해온 박세리는 예전의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는 듯했다. 지난해 10월 최악의 부진 끝에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자 “골프를 잊고 푹 쉬겠다.”며 골프채도 지니지 않은 채 귀국, 국내에 머무는 두 달 동안 등산, 스쿼시, 헬스 등으로 소일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눈에 띄는 훈련은 하루 1시간쯤 하는 킥복싱과 태권도. 집 근처 미국인 여성 사범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발차기와 펀치를 날리며 땀을 쏟는다. 박세리는 “태권도와 킥복싱의 매력은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데 있다.정신력과 체력 단련에도 그만”이라며 극찬론을 폈다. 지난해 부진의 원인이던 정신적 방황도 이를 통해 말끔하게 씻었다는 박세리는 톰 크리비 코치도 “몰라보게 스윙이 좋아졌다. 예전처럼 스윙에 자신감이 보인다.”고 흡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표준 주택가격 공시] 단독주택 공시가격 5.6% 상승

    부동산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신도시개발 지역은 한껏 치솟았고, 도청 이전 등 악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률이 미미했다. 행정도시 이전이 될 충남 연기군의 표준주택가격은 평균 50.45% 올라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연기군 서면 부동리 주택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184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770만원으로, 남면 연기리의 주택은 4870만원에서 7350만원으로 올랐다.공주도 전체적으로 16.3%나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신도시 개발호재에 편승한 경기 양주와 인천 중구가 각각 21.13%,20.39%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천안(15.8%)을 비롯해 신도시 확대가 예정된 경기 김포(16.22%)와 화성(16.77%) 등도 15% 넘게 올랐다. 지난해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서 판교 효과가 기대된 분당은 13.30%, 미군기지 이전과 평화도시 건설 호재가 대기하는 평택과 LCD산업단지 및 신도시 확대가 예정된 파주는 각각 12.68%,10.3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지난해 청계천 복원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뛴 종로구 단독주택들도 11.60% 뛰었다. 종합부동산세 대상주택은 2만 3000여가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尹씨 엽기행각 검찰수사 난항

    브로커 윤상림(54·구속)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욱 다급해졌다. 정치권에서 윤씨와 관련해 정권핵심을 겨냥한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윤씨의 입은 굳게 닫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의혹을 받고 있는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 경위가 자신의 결백과 표적수사 등을 거론하며 자살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반면 윤씨와 돈 거래를 한 인사들은 대부분 “윤씨에게 빌려줬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씨도 입을 열지 않거나 비슷한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나아가 윤씨는 엽기적인 행각을 일삼아 갈길 먼 수사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윤씨는 지난해 11월 김포공항 주차장에서 체포될 때 바닥에 쓰러져 죽은척을 하며 수사관들을 속이려 했다. 구속된 뒤에도 윤씨는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자랑하며 “판을 엎어버리겠다. 검찰인사가 나면 모든 게 끝난다.”며 허세를 부렸다. 또 밤에 조사를 받다가 벽에 머리를 들이받은 뒤 검찰이 고문한다면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윤씨는 수사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다 미친 척하며 수사팀의 진을 빼놓는가 하면 최근에는 검찰 직원에게 받은 성경책을 품에 안고 다니며 조사 도중 느닷없이 ‘할렐루야’를 외치며 검사들에게 애를 먹이고 있다. 또 수사과정에서 검사들이 친절하게 대하면 동행한 교도관들에게 검찰에서도 대접을 받는 거물행세를 하고 교도소에 TV를 놓아 주겠다며 뻐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씨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이번 사건 출소 후에도 자신이 보호했던 인사들과 모종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윤씨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물증과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묘수찾기에 돌입했다. 검찰은 1000만원 이상 거래된 윤씨의 5000여개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 일부에서는 윤씨의 비호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윤씨의 구형량을 낮춰주는 대신 비호세력을 진술하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플리바겐은 불법이라는 점이 검찰로서는 부담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증시 패닉] 대기업 4곳 규모 증발 한 셈

    [증시 패닉] 대기업 4곳 규모 증발 한 셈

    주식시장이 불과 5일(거래일 기준) 만에 ‘예측불능’ 상태에 빠졌다. 개인투자가 많은 코스닥시장에선 투매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의 버팀목인 펀드 자금이 빠져나가면 증시 전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거품´ 1999년과 비슷 주가 급락으로 전체 증시규모(시가총액)도 지난 16일 753조 330억원에서 23일 678조 9340억원으로 74조 990억원이 감소했다. 줄어든 액수는 한국전력(26조), 현대자동차(19조), 포스코(17조),LG전자(11조) 등 대형기업 4곳의 시가총액을 합한 수치를 웃돈다. 증시 수급 구조도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매수와 매도세를 주고받으면서 안정된 증시를 이끌던 모습이 깨졌다. 외국인들이 급락장 초반에 주가 하락을 노리고 매수에 뛰어들었다가 재빨리 되파는 당황한 모습을 연출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 등 투자위험이 큰 종목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보다 40∼50% 이상 손실을 입어 손절매를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코스닥의 개인비중은 1999년 ‘코스닥 거품’ 당시와 비슷한 수준(93%)이다. ●“증권업계 단기 업적주의” 분석도 증시 급락은 심리적 요인이 크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상승세가 큰 부담이어서 주가조정이 절실히 필요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실적이 악화됐거나 경기회복이 불안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경제나 기업에서 비롯된 구조적 악재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고유가와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기업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은 이날 임직원 서신에서 “최근 하락 원인은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미수금을 예탁금의 20%까지 늘리는 등 증권업계의 단기 업적주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위원은 “반등에 실패하면서 또 급락장을 연출했다.”면서 “코스피지수는 일차적 지지선인 1300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1250선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코스닥에선 투매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지지선을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620선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매도 압력이 강한 상태가 지속되겠지만 지수가 이미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국내외의 경제 여건에 큰 이상이 없는 만큼 증시 전반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도 “경기상황이나 기업실적 측면에서 상승 흐름이 꺾였다고 볼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지난해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더니, 분쟁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운영중인 평화유지활동(PKO)이 연초부터 대형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9일 서아프리카의 소국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에서 시위 군중들에 의해 사령부가 포위당했다. 일부는 기지까지 뺏기고 쫓겨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빚어졌다. 앞서 16일에는 PKO 물품 조달과 관련된 비리 혐의가 적발돼 유엔직원 8명이 면직되기도 했다. ●사령부 기지서 쫓겨나기까지 BBC·CNN 등 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제1의 도시 아비장에 있는 평화유지군 사령부는 2000여명의 시위군중들에 포위돼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사령부 구내로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평화유지군은 최루탄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한때 시위대 일부가 담장에 구멍을 뚫고 구내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당하기도 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는 유엔이 지명한 국제중재단의 의회해산 권고에 반발, 거리를 점거한 채 나흘째 시위를 벌였다. 대서양 연안의 산 페드로에서도 유엔 사무소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서부 기글로에서는 방글라데시군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 300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기지를 비워둔 채 시 외곽으로 탈출했다. 기지에 난입한 시위대는 방글라데시 국기와 유엔 깃발을 끌어내린 뒤 코트디부아르 국기로 바꿔달았다. 앞서 평화유지군은 공격이 거세지자 자위권을 발동,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아난 총장 격노…안보리 긴급소집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유엔이 후원하는 평화로드맵을 방해하려고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화유지군과 함께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이 나라에 대해 조치를 취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코코아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2002년 반정부 쿠데타가 실패한 뒤 4년간의 내전으로 경제가 황폐화됐다. 반군과 정부군의 평화협정을 중재한 유엔은 지난해 양측이 참여하는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그바그보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아이티, 콩고, 자이르에서는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성매매와 성폭행 사건에 연루,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외국인 투매’ 주가36P↓

    ‘외국인 투매’ 주가36P↓

    주식시장이 이틀째 폭락, 코스피지수가 1350대로 내려앉았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67포인트(2.64%) 떨어진 1352.91에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는 31.02포인트(4.20%) 떨어진 708.08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3346억원을 순매도해 지수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2% 이상 하락,5% 가까이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간 6% 이상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스타지수선물이 6% 이상 급락,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50포인트 이상 폭락,1335선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716조 500억원으로 16일의 753조 330억원에 비해 무려 36조 9830억원이 줄었다. 이틀 사이에 기업가치가 37조원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증시 폭락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증시 동반 하락, 미국 인텔과 야후의 실적 시장 기대치 미달, 국제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강세, 주식양도차익 과세 논란 등 국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인텔과 야후의 여파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44%(1만 7000원) 떨어진 68만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동반 하락했다. 일본 증시는 전일의 ‘라이브도어 주가조작 파문’으로 투매가 번지면서 거래량이 폭증, 사상 초유의 거래정지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거침없던 아베 ‘强震’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차기 총리로 손꼽히던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열도를 뒤집어 놓은 ‘맨션 내진(耐震)설계 위조사건’이 드러난 업체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17일 중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맨션 판매회사 ‘휴저’의 오지마 스스무(52) 사장은 아베 장관에 대한 로비 여부를 선뜻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오지마 사장은 이날 “아베 장관 후원회장을 통해 소개받은 아베 장관의 정책비서가 국토교통성 간부에게 전화를 해주었다.”면서 “의원회관에서 정책비서를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아베 장관은 “국토교통성에 전화를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오지마 사장이 아베 장관이 속한 자민당 모리파를 적극 후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등 로비 의혹은 아베 장관의 숨통을 시시각각 조여오는 상황.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아베 장관의 비서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게다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지원했던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도쿄 지검의 수사를 받는 등 자민당이 이중 악재로 곤혹에 처했다.taein@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중)] ‘황금 사이클’ 올라탔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의 재가속 국면 진입은 각종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주가는 40% 이상 폭등했다. 도쿄 도심의 땅값도 무려 15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긴자·아오야마 등 알짜배기 구역은 수십%씩 뛴 곳이 속출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4년째 플러스를 기록, 올해에는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제 2의 거품’까지 우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연초 전문가들은 경제를 짓눌러온 개인의 소비가 본격 회복되면서 재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독일 월드컵 축구가 가전제품과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가 중심인 설비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점친 것이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말의 두 자릿수 성장은 아니지만 올해에도 실질 GDP 성장은 5년째 플러스를 이어갈 것으로 점쳤다. 후고쿠 증권은 가장 높은 3%대, 다이와 증권은 최저 1%대 성장을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모두 성장세를 전망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고가 사장은 “기업과 가계의 선순환이 형성돼 내수 성장세가 살아나 성장률도 조금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미국 경제 둔화, 유가 압박의 어려움 속에서도 실질 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1만 6000엔대를 보이는 닛케이 평균주가는 최대 1만 9000엔이 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무라카미 펀드는 2만엔선 상승까지 점치고 있다. 일본은행이 통화 팽창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001년 9월 경기 확장을 위한 ‘명목 GDP 성장목표 설정’ 정책을 정부·일본은행에 제안, 이를 현실화시킨 미쓰비시UFJ 리서치 앤드 컨설팅의 시마나카 유지 투자조사부장은 지난 13일 “올해 일본 경제는 단기(재고 조정),10년(설비 투자),20년(건설 투자),55년(인프라 투자) 주기 등 4개의 경제 순환 사이클 모두 상승기로 맞물린 황금의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시마나카 부장은 “비 정보통신(IT)분야와 소재업의 재고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이것마저 빨리 마무리되면 경기 재가속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5월쯤 일본은행의 통화팽창 정책이 해제되면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마저 6개월 뒤인 11월에나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13일 일본은행 전국 9개 지점장 회의를 주재한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물가가 전년 대비 플러스 기조가 정착됐다.”면서 곧 통화팽창 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추이를 보며 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지역간 정도의 차는 있지만 홋카이도를 포함, 전국의 9개 지방 모두 경기 회복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일본은행의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중론을 폈던 학자들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부실 채권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등 올해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막 대수술을 끝낸 환자 같았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재정 전문가인 국중호 요코하마 시립대 교수도 “현재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특히 개혁의 방향에 오류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며 “일본경제는 점차 향상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일본경제는 단순한 악재로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유시민 장관’ 자질·능력 짚지 못했다/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1월 첫째 주,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을 둘러싸고 언론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나는 처음에는 엄청난 기사의 수와 양에 놀라고, 다음에는 그 많은 기사 중에 유시민 의원의 장관으로서의 능력이나 자질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음에 놀랐다. 서울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이번 개각에서) 여당의 새달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민생을 외면한 권력게임 가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지만, 유 의원의 입각이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산된 것에 대해서는 언론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은 시종일관 이번 입각을 ‘당·청 갈등’이라는 권력투쟁의 시각으로만 접근하였고, 그 보도방식도 유시민 의원의 입각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들을 무비판적으로 여과 없이 전달하는데 치중하는 등 마치 스포츠게임을 중계하는 듯했다. 서울신문의 보도도 여타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독단적이고 외통수적인 이미지가 당의 지지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지방선거에서도 악재가 될 것”,“능력은 둘째 문제”(1월4일자 4면)등 한 3선 의원의 입각 반대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가 하면, 청와대가 장관 내정을 발표한 1월5일자 5면에서도 그동안 유 의원의 입각을 반대해 온 의원들의 목소리를 싣는데 주로 지면을 할애했다. 유 의원의 보건복지 분야 경력이나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다룬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1월5일자 사설은 “복지부 장관으로서 유 내정자의 자질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어찌보면 부차적 사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장관내정자의 자질이 어째서 부차적 사안인가.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왔으며 이대로 두면 머지않아 재정이 고갈될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을 단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거론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독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 민생과 별 관계없는 유 의원에 대한 여당의원들의 개인적 감정이나 여권내부의 ‘권력게임’은 자세한 해설과 분석까지 곁들여 중계하면서 독자들의 일상생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자질에 대한 정보를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서울신문은 자질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대신,“노 대통령의 유 의원 챙기기는 분명 유별나다.”,“유 의원 역시 대연정 논란 등 쟁점이 있는 곳에서는 적절하게 노 대통령을 옹호, 신뢰를 받고 있다.”,“유 의원은 …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노 대통령 집권 후에도 노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노 대통령을 적극 편들어 왔다.”(1월5일자 5면) 등 유 의원의 입각이 그의 자질이나 능력,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마치 “그동안 대통령에게 충성한 대가”로서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평소 공직자임명의 기준을 자질과 전문성에 두어야 한다고 외쳐온 언론이 유독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대해서는 자질과 전문성과 상관없는 부분의 보도에 치중한 것에 대해서는 앞뒤가 안 맞는 것이 아닌가. 언론까지도 유 의원을 ‘왕따’로 낙인찍고 ‘당·청 이종격투기 관전기’ 식의 기사를 남발하는 동안 독자의 알 권리는 실종됐다. 유시민 의원이 비록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왕따를 당하더라도, 언론이 왕따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정치인들끼리의 왕따 놀이에 놀아나는 순간, 독자의 알 권리가 왕따당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신문의 정부부처와 공직 사회에 대한 특화된 보도는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유 의원 입각 보도에 있어서도 식상한 정치게임 구도에서 벗어나 유 내정자가 그간 발의한 보건복지 관련 법안에 대한 분석과 보건복지부의 시급한 사안에 대해 그동안 밝혀온 입장 등을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했더라면 서울신문의 특화된 보도는 훨씬 빛났을 것이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비운의 ‘은반 요정’ 다시 태어 나리

    ‘비운의 피겨요정’ 남나리(21·미국명 나오미 나리 남)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엉덩이 부상으로 지난 2000년 전미피겨선수권 이후 6년 동안 공식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남나리는 지난 14일 끝난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 페어부문에서 5위에 올랐다.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다음달 토리노동계올림픽 티켓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남나리는 자신의 복귀를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물론 아쉬움도 남았다. 테미 레프테리스(24)와 한 조를 이뤄 출전해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올라 토리노행 기대를 부풀렸지만 14일 프리스케이팅에서 5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한 것. 그러나 남나리로서는 ‘희망’을 확인한 대회였다. 오랜 부상에서 부활했음을 과시했고, 새롭게 시작한 페어에서도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당초 목표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이었기에 결코 절망은 없다. 한국계 2세 남나리는 10살이던 95년 사우스웨스트 퍼시픽대회에서 우승,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1999년 전미선수권 여자 싱글 2위에 깜짝 등극,‘제2의 미셸 콴’으로 불리며 미국 은반의 새 요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뜻밖의 부상 악재를 만났다. 점프연습을 하면서 당한 엉덩이 부상으로 2001년 수술까지 받았다. 이후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2002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메달이 유력했던 그는 끝내 출전조차하지 못했다. 심한 마음고생으로 한 때 은반을 떠날 생각도 했던 남나리는 “6살부터 오직 올림픽 출전을 꿈꿔왔다.”며 올림픽을 향한 열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나리는 지난해 4월 싱글에서 페어로 전향해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다. 사실상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1월 퍼시픽코스트섹셔널 챔피언십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비록 토리노행 티켓은 얻지 못했지만 대신 밴쿠버행 ‘희망의 티켓’을 예약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대형 국책사업 ‘풍수처방’ 바람

    대형 국책사업 ‘풍수처방’ 바람

    사패산터널 풍수학자 조언 듣고 공사 #사례 1 지난 2003년 가을, 정부는 국립민속박물관에 한 가지 임무를 부여했다. 불교계 및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공사가 중단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터널을 풍수적으로 검토해보라는 지시였다.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과 3명의 풍수·지리학자는 현장조사 끝에 “약간의 부족한 부분만 보완(비보·裨補)한다면 터널을 뚫어도 백두대간의 정기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해 연말, 정부는 불교계의 양해를 이끌어내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터널이 두 산에 있는 수도도량의 기운을 해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불교계를 설득하는 재료로 활용됐을 가능성은 크다. ●청사내 조상사진 모셔 강한 氣 순화 #사례 2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는 ‘도약’이라는 제목의 대형 말(馬)그림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 왼쪽에 있는 동판과, 좌우로 진열된 외교 사료.2002년 12월 신청사에 입주한 이후 우환이 끊이지 않은 외교부의 ‘풍수 처방’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의 갈등, 윤영관 장관의 중도하차, 김선일씨 피랍사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청사 터의 기가 세다는 말이 오갔고, 급기야 보기에 따라서는 놀라 혼비백산한 것 같은 말 그림까지 입방아에 올랐다. 동판과 외교사료는 2004년 여름, 한 고위 당국자가 냈다는 액막이 처방. 동판에는 아웅산 폭탄테러를 비롯해 1970∼1990년대 외국에서 순직한 직원 35명의 이름이 들어있다. 외교 사료는 1945년 임시정부 인사들이 귀국해 태극기앞에 모여서 찍은 기념사진과 헤이그 만국평화회담에 파견된 밀사들의 사진 등이 핵심이다.‘조상의 음덕’으로 말의 기를 순화시킨 덕분인지 이후엔 대형사고가 없었다. 때로는 미신으로 취급받기도 하는 풍수(風水)를 뜻밖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터널 공사와 말 그림은 아주 특수한 사례일 뿐,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혁신도시 선정·건설 과정에도 풍수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정부는 신행정수도 입지를 선정하며 건설추진위원회에 풍수학자를 참여시켰다. 이후 행정도시추진위원회도 풍수학자의 도움을 받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이춘희 청장은 신행정수도추진위 부위원장 시절 풍수학자로부터 특강을 듣기도 했다. 이 청장은 국책 사업에 풍수학이 접목되면 ▲공사비가 적게 들고 ▲사건사고가 줄어들며 ▲그 터에 자리잡은 도시가 오래가고 ▲사람들이 평안하게 느낀다는 특강 내용에 설득력이 있다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풍수학자들 행정도시 입지 선정 참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금도 풍수학자의 자문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행정도시 도시개념 국제공모’에서 당선된 5개 작품을 토대로 행정도시를 설계하는데 풍수학자의 조언을 듣고 있는 것. 당선작 가운데 스페인의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의 ‘1000개 도시를 가진 도시(The city of thousand cities)’는 풍수라는 개념을 전혀 모름에도 풍수학자들이 지적한 행정도시 예정지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와 전북 혁신도시선정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행정도시 예정지는 중심성과 상징성을 고루 갖추었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면서 “풍수의 가장 큰 역할은 고쳐서 쓰는 것인 만큼 나무를 심거나 연못을 파는 조경으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이두걸기자 crystal@seoul.co.kr
  • [2006 정계 정기인사 인터뷰] 기업들 조직안정·실적·사기진작 중시했다

    [2006 정계 정기인사 인터뷰] 기업들 조직안정·실적·사기진작 중시했다

    재계의 정기 인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사 내용을 되짚어보면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철저히 실적 위주로 이뤄졌고, 외부 수혈로 조직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기업도 나왔다.2·3세들이 주요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CEO로서 전면에 나서는 등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 것도 특징이다. 홍보맨들의 약진도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 오너 2·3세 전진배치 재벌가(家) 2·3세들의 과감한 승진도 줄을 이었다. 만연한 반기업정서 탓에 어느 정도 ‘눈치’를 살필 것으로 예상됐지만 꿋꿋하게 밀어붙이는 ‘배짱형’ 재벌가가 적지 않았다. 다만 금산법 등 ‘여진’이 여전한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전무 승진을 막판에 접었다. 경영수업과 후계 승계 등의 일정에 맞춰 과감하게 2·3세들을 승진시킨 곳은 대한항공과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기내판매팀장을 차장에서 상무보로 두 단계나 승진시킨 데 이어 미국 유학중인 장남 조원태 경영기획팀 차장을 부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정몽근 회장의 차남 정교선 이사를 1년 만에 상무로 승진 발령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마케팅본부 조현범 상무도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2004년 상무 승진 이후 2년 만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전면에 등장한 후계자도 많았다. 기초소재 제조기업인 일진그룹은 허진규 회장의 장남 허정석 일진전기 전무와 차남 허재명 상무를 각각 일진중공업과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로 임명해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막내 아들인 채승석 애경개발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장 회장의 세 아들 모두가 CEO 대열에 합류해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주방가구업체 에넥스도 창업주 박유재 회장의 차남 진호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한국도자기도 김동수 회장의 차남 영목씨를 리빙한국 대표이사로 발령냈다.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씨를 시스템통합(SI)업체인 신세계I&C 상무로 발령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삼성은 따가운 외부 시선을 의식해 상무 4년차인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상무를 전무 승진에서 뺐다. 이 상무는 근무 연차나 인사 고과를 따져도 충분히 승진할 수 있었지만 삼성과 삼성가를 둘러싼 여러 악재 탓에 유탄을 맞은 셈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그룹별 특징 ‘안정, 충격, 깜짝, 사기 진작….’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를 시작으로 이어진 그룹별 정기인사의 특징이다. 또 실적속에 승진이 있다는 점과 채찍 꺼내들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삼성의 정기인사 뼈대는 ‘안정과 유지’로 압축된다. 불안한 경영 환경을 앞에 두고 ‘장수’를 바꿔 조직의 안정을 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정우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을 빼고는 모두 유임됐다. 또 3명의 신규 사장을 포함해 455명의 임원들이 승진했다. 이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LG는 부진한 실적에 대해 충격요법을 썼다.LG화학은 전문경영인 3인방인 노기호 사장과 유철호, 여종기 사장 등을 모두 고문으로 위촉해 2선으로 후퇴시켰다. 환율과 고유가 파고에 시달린 LG전자도 임원 승진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실적 없이는 승진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반면 가전분야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이영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발령내는 등 ‘신상필벌’을 분명히 했다. 현대·기아차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김익환 기아차 사장을 11개월 만에 퇴진시켰으며, 이에 앞서 1세대 가신으로 분류됐던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을 일선에서 퇴출시켜 세대교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동부그룹은 외부수혈에 의한 깜짝 발탁인사로 눈길을 끌었다.㈜동부 사장에 삼성 비서 출신인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을 영입했다. 금호아시아나와 신세계는 ‘사기진작’형 인사가 특징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조종사 파업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냈다. 신세계도 최근 수년내 가장 많은 27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현대의 정기인사는 ‘현상유지’가 눈에 띈다. 현대는 현정은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만큼 현 사장단에 대한 신뢰가 깊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서도 적용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홍보맨 ‘대약진’ 반기업 정서와 오너가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 온몸을 던진 홍보맨들도 승진으로 보상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업과 기업 오너가를 향한 비판거리가 유독 많았던 터라 홍보맨들 역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일선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고, 때로는 구질구질한 일까지 도맡아 말끔하게 처리한 노고를 인정받아 대거 승진 대열에 올랐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은 임대기 전무, 김준식 상무, 이종진 상무보, 한광섭 상무보가 함께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 오너가에 대한 뉴스를 지혜롭고 순발력 있게 대처한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 김광태 전무와 노승만 상무보도 한 단계 승진했다. 김 전무는 20년간 홍보만 전담했으며, 삼성 공채 출신 첫 전무 승진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형제간 싸움 기사로 모든 신문을 도배질했던 두산그룹은 이계하 부장을 두산중공업 상무로 승진시키면서 기업문화팀장을 맡겼다. 현대INI스틸 김종헌 이사는 상무 승진과 함께 홍보·인사·총무 업무를 아우르는 경영지원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김문현 이사대우가 ‘대우’꼬리를 뗐다.STX 빈일건(㈜STX 경영관리본부장) 부상무는 상무로 승진하면서 STX조선 기획관리본부장을 맡았다.㈜LG 유원 상무도 임원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CJ의 대표적인 홍보맨 신동휘 상무와 조원용 아시아나항공 이사, 서강윤 대한항공 상무보도 올해 첫 임원이 됐다. 건설업체 홍보맨들도 약진했다. 현대건설은 손광영 상무와 정근영 부장이 각각 전무, 상무보로 승진했다. 대우건설 남기혁 상무보는 ‘보’를 떼는 동시에 건설업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영업본부 공공공사 영업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보담당 임원 자리는 남 상무 옆에 있던 홍기표 부장에게 상무보로 승진시키면서 넘겨줬다. 반면 홍보 임원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다. 한진그룹 최준집 홍보 담당 전무는 옷을 벗은 경우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2006 문화읽기](상)대중문화

    [2006 문화읽기](상)대중문화

    올해 대중문화에서는 리메이크의 강세가 유지되면서, 전통적 가치관인 가족과 휴머니즘이 강조된 작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문화 트렌드와 주목되는 인물을 대중문화(상)와 순수예술(하)로 나누어 싣는다. ■ 위성DMB등 새 수익창출 원년 200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음반시장 불황은 올해도 다름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는 위성DMB·지상파 DMB, 와이브로,IPTV 등 음악을 전달하는 통로가 다양화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오버그라운드에서는 지난해 타이틀 곡 외 노래에 공들인 앨범이 적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성이 있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2005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개성 있는 음반이 다수 쏟아져 나오는 의미 있는 흐름이 있었고, 때문에 2006년이 더욱 기대된다는 견해도 나왔다. 오버그라운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재즈나 보사노바풍 복고가 흐름을 탈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5년에 봇물을 이룬 리메이크 앨범 발매도 여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리메이크는 계속되는 불황에 쉽고 싸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음원시장이 확대되며 친숙한 옛 노래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리메이크가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4,5집 이상을 낸 기성 가수들이 복고나 리메이크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생애 최고 해를 보냈던 김종국을 비롯,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 조성모도 입대를 하고,GOD도 해체되는 등 음반시장으로는 다소 악재도 있다. 반면 조만간 7집 앨범을 낼 이수영과 이효리, 세븐, 비, 신화 등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가수들이 연달아 신보를 들고 찾아온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랜 공백을 딛고 복귀하는 양파와, 제대하는 싸이, 최근 틈새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던 클래지콰이,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드렁큰타이거의 활약도 기대됐다. 언더 쪽으로는 두 번째 달, 캐스커 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 음반시장 승부수는 시각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크게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앨범이 얼마나 빨리 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도움말 주신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이사 ▲강태규 뮤직팜 이사 ▲김종하 E·M컴퍼니 대표 ▲홍수현 음악전문채널 KM PD ▲신원식 인터플레이 실장 ▲백경석 EBS 스페이스 PD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톱스타 없어도 ‘흥행 대박’ 이어간다 버라이어티 쇼쇼쇼! ‘왕의 남자’가 보여주듯 톱스타급 주인공 없이도 대박을 터뜨리는 이른바 ‘NKB’(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잇따른 출현이 예고된다. 올해 스크린에서는 다양성의 에너지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몇명의 톱스타에 기댄 안이한 제작관행은 발붙이지 못할 전망이다. 블록버스터 지향, 장르 실험 등 몇년동안 여러 각도에서 시행착오를 해온 영화계에는 올해 제작비 40억∼50억원짜리 중급 규모의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흥행작을 모범답안 삼아 모방되는 일회성 기획물은 세력을 얻지도, 주목받지도 못할 거라는 분석들이다. 톱스타만 바라보는 제작태도가 박수를 받지 못하는 풍토는 올해에도 여전할 듯하다.‘말아톤’‘웰컴 투 동막골’ 등이 그랬듯 티켓동원력을 쥔 톱스타 주인공 없이도 흥행에 성공하는 ‘NKB’의 출현이 잦을 것이란 예측이 대세를 이룬다. 따라서 설경구-최민식-송강호 등 ‘빅3’를 능가하는 차세대 주자들이 뿌리를 내릴 거라는 것도 현장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다.‘태풍’‘야수’가 지난해 연말과 올초 극장가를 잇따라 강타하는 가운데 거친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액션 누아르만은 세를 잃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주목받을 인물로는 봉준호·강우석·박찬욱 등 3인의 파워감독이 꼽힌다. 그 가운데서도 봉준호 감독의 화제작 ‘괴물’에 쏠린 기대는 대단하다.‘살인의 추억’을 능가하는, 흥행성과 비평성을 고루 갖춘 수작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송강호·박해일·배두나 주연의 이 영화는, 한강 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한 가족이 어느날 정체불명의 괴물을 만나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SF 휴먼드라마.‘반지의 제왕’시리즈와 ‘킹콩’에 참여했던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이 특수효과를 맡았다. 한국 최초의 본격 SF드라마로 오는 7월 개봉할 예정이다. 시네마서비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출에만 전념키로 선언한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도 흥행위력을 갖춘 작품으로 기대가 쏠린다. 국제적 팬층을 확보한 박찬욱 감독이 새로 크랭크인할 작품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생명력 있는 작가감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움말 주신분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우택 쇼박스 대표 ▲김인수 시네마서비스 대표 ▲차승재 FNH대표 ▲심재명 MK픽처스 대표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람·삶의 향기 무게” 정통 드라마의 부활 방송계의 키워드는 ‘대형사극’,‘가족’,‘휴머니즘’ 등 세가지가 꼽혔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대형 사극을, 그것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사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데는 스토리의 참신함도 있지만, 상상력을 발휘해 화려한 의상이나 웅장한 전쟁 장면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가족과 휴머니즘은 정통 드라마의 부활을 의미한다. 잘나고 예쁜 주인공들이 멋진 집과 차를 선보이는 트렌디성 드라마에서 벗어나 사람과 삶의 향기에 집중하는 작품들이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를 보면 하나같이 인간적인 무엇을 내비친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 따라서 형식이나 주제가 무엇이든 인간적인 면의 강조가 양념처럼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예상은 한류의 영향으로 국내·국외용의 구분이 어느 정도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겨울연가’에 대한 국내반응이 일본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국내용은 아무래도 스토리와 연기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국외용은 화려한 영상과 배우 개인의 캐릭터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주목받는 얼굴 역시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신인들과 탄탄한 구성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수 있는 작가로 채워졌다. 여배우 중에서는 MBC ‘신돈’에서 어렵다는 사극 연기를 무난하게 펼쳐 보이고 있는 서지혜, 아역에서 시작해 차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영아 등이 꼽혔다. 또 한효주·김아중 같은 배우도 ‘개성’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단연 이준기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라마에서는 털털한 남성적인 역할을,‘왕의 남자’와 같은 영화에서는 중성적 이미지를 선보이는 등 연기 폭이 넓어 발전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지현우도 주목할 만한 배우로 추천받았다. 작가 중에서는 가족과 휴머니즘하면 역시 김수현과 문영남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도움말 주신분 ▲이진석 JS픽쳐스 대표 ▲박영석 팬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관희 이관희프로덕션 대표 ▲송창의 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운군일 SBS드라마총괄CP 조태성기자 cho1940@seoul.co.kr
  • 줄기세포株 일제히 강세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서울대가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한 10일 주식시장에서는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서울대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앞으로는 실적을 갖춘 바이오 종목을 찾는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9.17포인트 떨어진 744.71로 마감했지만, 줄기세포 관련주는 약세 추세에서 반전돼 상승세를 보였다.중앙바이오텍은 상한가에 근접한 14.8%나 올랐다. 이지바이오도 9.4% 상승했다. 메디포스트 6.6%, 조아제약 5.3%, 이노셀 3.4%, 마크로젠 4.1% 등 바이오 종목들이 오랜만에 기분 좋은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위원은 “서울대의 조사 결과 발표가 예상한 대로 끝났고,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서 “줄기세포 관련주의 약세 요인이 제거됨에 따라 그동안 낙폭을 만회하기 위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독창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함성식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는 연구 결과를 상업화해 실제로 의료 혜택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 여부를 따져 해당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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