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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반쪽’을 포기한 부모들

    딸 아이가 가져다 준 즐거움의 역사를 되돌아보면,늘 가슴이 벅차 오른다.아가 시절엔 퇴근하는 골목길을 뛰었다.아이의 재롱을 더 빨리,그리고 더 많이 보기 위해서였다.걸음을 걷게 되자,산책 친구가 되었다.한강 시민공원을 함께 거닐며,학교 생활을 들었다.대학생이 되어서도 즐거운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인생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들을 심각하게 털어놓을 때,아이의 소망과 기대 그리고 절망 속에서 눈부시게 찬란한 삶을 엿본다. 이제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가 일상적이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51%의 부모들은 아이 기르는 것을 행복보다는 힘겹게 느끼는 것 같다.아이를 업고 가는 엄마가 말을 가르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지나가는 차를 가리키며,“저 거는 car.따라 해봐,car. car가 street 위에 있다. street”라고 조기 교육을 시켰다.엄마는 정녕 경제 형편만 되면,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외국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며,영어권 국가에 조기 유학도 보낼 것이다. 엄마는 반쪽 행복을 상실하고 있다.아기가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서툰어휘와 문장을 깔깔거리며 수정해 주는 즐거운 엄마가 아니다.자녀가 기대대로 못할까봐 조바심하기 때문이다.아이가 자라도,자녀와 대화라는 것이 주로 공부에 집중되어 있다.늘 공부하라고 야단치는 악역을 맡느라,자녀와 사랑을 나누고 표현할 시간이 없다.성적으로 자녀를 평가하게 되므로,학교 공부 이외의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주질 못한다.공부에 적성이 없으면,능력을 불신하는 죄악까지 저지른다.과외비 때문에 생활도 쪼들린다.자녀를 유학 보내고 난 후에는,자녀를 그리워하며 사는 ‘결손 부모’가 된다.그들은 ‘사랑은 거리의 자승에 반비례한다.’는 대가를 감수한다. 반쪽의 행복을 포기 당하기는 자녀도 마찬가지다.늘 성취를 강요하고 채근하는 부모와 사랑과 믿음을 나눌 정신적 여유가 부족하다.부모의 성취 기준으로 하루 시간표가 채워지고,자녀의 삶은 왜곡된다.학원으로 내몰리고,집에 돌아오면 공부방에 갇히고,때로는 외국으로 내쫓긴다.부모의 성취 지향적 가치에 영향받은 자녀는,부모의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본다.그 기준을 따라가지 못한 아이들은 평가절하된 자신감으로 고통받는다.자신의 다른 능력이나 적성을 개발해서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축복이거늘,그 축복까지도 포기해야 한다. 물론 극단적인 부모들의 얘기일 수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것 같다.성취 지향적 가치에 함몰되어 자녀를 대한다.성취의 기준을 직업적 성공으로 규정하고,성공은 세속적 성공으로 한정하여서 말이다.그리고 자신의 삶까지도 자녀의 성취를 위해서 재단한 채,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세속적 성공이라는 한가지 기준으로 줄을 세우면,피라미드의 정상에 있는 소수를 뺀 모든 사람들이 삶의 패배자가 된다.우리 자녀가 자신감을 상실한 채 고통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보람과 즐거움에 대한 센서를 온통 세속적 성공의 바로미터에 집중하게 만들었으므로,자녀는 미래에도 줄곧 패배감으로 신음할지 모른다.자녀에게 당신이 재단해준 기준에 맞춰서 살라고 했기 때문이다.이것이 한국 사회 부모·자녀 관계의 현주소이다.일차 집단에서 사랑을 나누고 이차 집단에서 일하는 것이 인생일진대,부모와 자녀는 ‘공부’에 매몰되어 사랑 나누기엔 인색해 진다.신이 주신 일차 집단의 축복을 포기하고 있다. 오늘부터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네가 가진 바로 그 능력을 믿는다.’고 매일 표현해보자.이것이 부모와 자녀 모두가 잃어버린 절반의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다.‘공부’로 자녀를 내몰고 싶은 유혹에 빠지거든,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의 어머니를 기억해 보자.수없이 바뀐 새아버지,알코올 중독 혹은 구타를 일삼았던 계부들에도 불구하고,그녀가 아들을 일으켜 세웠던 것은 바로 이 두 마디이었다. 이 미 나 서울대교수 사회문화교육
  • 정혜영 “천사표 변신, 기대하세요”/ MBC‘백조의 호수’ 주연맡아

    “전작에 비해 자극적인 요소를 많이 줄인 홈 드라마입니다.온가족 시간대에 걸맞은 정통 일일극으로의 회귀죠.”(이재갑 CP) 오는 30일 시작하는 MBC 새 일일극 ‘백조의 호수’(오현창 연출,김진숙 극본)는 ‘인어아가씨’의 후속작.‘인어아가씨’의 7월 연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어 전격 출범시키는 것이다. 한달 정도의 방송분을 준비해 놓는 일일극의 관행도 생략하고,대본과 캐스팅도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주연 정혜영(사진·30)은 지난 10일 주연 캐스팅을 통고받자마자 첫 대본 연습에 들어가느라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약속시간에 늦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화도 좀 났어요.” 비판을 많이 샀던 작품의 후속작인지라 제작진의 태도가 사뭇 신중하다.‘백조…’가 택한 카드는 정공법.이재갑 CP는 “자매 간의 경쟁,첫사랑과의 재회 등 결혼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라는 소재가 너무 진부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면서도 “문제는 접근 방식과 터치,캐릭터인데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살려 특장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작은딸 고은정(정혜영)은 집안이 기울자 생계를 책임진다.결국 집안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 유수호(이주현)를 버리고 조건 좋은 신세기(김찬우)와 결혼하지만,올케 신세희(김성은)의 남편감으로 유수호와 재회한다. 정혜영은 “지난 2월 끝난 KBS1 ‘당신 옆이 좋아’에서는 언니의 남자를 뺏으려는 악역이었는데 이번에는 천사표”라며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똑소리나는 한마디.“집안을 위해 ‘부잣집으로 팔려가는’ 은정에게 공감하기 힘드네요.나의 행복을 가족의 행복보다 높이 두는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그런 결혼은 정말 싫어요.” 정혜영은 1993년 SBS 3기 슈퍼탤런트 출신.“10년 경력에 비하면 출연작은 그리 많지 않죠? 이번에 저를 확실히 알려드릴 거예요.” 이재갑 CP는 “‘인어아가씨’처럼 늘이지 않고 12월 말 확실히 종영하겠다.반응이 아무리 좋아도 한두달 정도만 연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책임총리제 허상서 벗어나자

    정치학자 출신의 전직 총리 한 분이 6년 전,당시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책임총리론’을 제기한 바 있다.실현성은 차치하고 헌법 법리에도 맞지 않아 사라질 줄 알았던 이 용어와 개념에 노무현 후보가 다시 불을 지폈다.선거 공약이었고 당선 이후에도 몇 차례 그 시행을 약속해 기대를 부풀리더니,뒤늦게 고건 총리까지 ‘악역 자청’과 ‘시어머니 역할론’으로 거드는 체하고 있다.더욱 우스꽝스러운 것은 한나라당 대표 후보자들마저 남의 장단에 춤추고 있는 광경이다.결론부터 미리 밝히거니와 책임총리제란 없다.그저 헌정의 신기루를 띄우고 있을 뿐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에다 국무총리까지 둔 건국 초기의 정부형태는 분명 기이한 제도임이 틀림없다.그 뒤 부통령을 뺀 국무총리제마저도 40년 넘게 운영해왔다.상해 임정에 뿌리를 둔 이 총리제도가 좋든 싫든 이제 익숙한 제도로 자리매김했다.더구나 남북 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필요에 따라 양측은 정부 대표자로 이를 활용했고 앞으로 효용도 남아 있다고 할 것이다.총리라는 직명이 서로 같기 때문이다.문제는 근본적으로 종류가 다른 정부형태의 직제에 붙여진 이름이 공교롭게도 모두 국무총리인 까닭에 혼란은 피할 길이 없게 된다.이를테면 지난날 장면(張勉) 총리와 오늘의 고건 총리가 지위와 권한에 있어 같을 수 없지만 직명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일반 시사 용어이든 전문 학술 용어이든 어느 경우에나 대통령제만 있을 뿐이다.대통령‘중심’제 라는 낱말은 건국 초기 이승만정부 때 관용화되기 시작한 한국식 명명(命名)일 뿐이다.어떤 분은 우리 정치의 혼란을 ‘대통령 무책임제’에서 찾기도 하나,그 지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무책임한 용어 선택일 것이다.논리상 그런 제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귀결된다.대통령제의 성립이 국회에 의존하지 않을 뿐더러 임기제가 대통령제의 기본 요체인 이상 대통령 책임제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여기서 ‘책임’은 일반적 의미의 책임이 아니다.그런 책임이야 어느 나라 어떤 제도인들 없겠는가.모름지기 정부 제도에 붙여진 이름으로서 책임은 오직 의회에 대한 책임만을 가리킨다.내각 불신임에 대응된 ‘내각 총사퇴’가 대표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인 바,의원내각제의 또 다른 이름이 내각책임제임은 바로 이를 가리킨다.이때 그 같은 책임의 실현이 가능하고 필요한 것은 임기제가 아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바로 이 본질적 차이가 이와 대통령제를 구별하는 가늠자라 하겠다. 이른바 책임 총리제의 실현 방법을 크게 보아 두 갈래로 설명한다.그 하나는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 및 특별 국정과제에 전념하고,기타를 총리에게 맡긴다는 것이다.또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을 실질화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국가 정책이 줄 긋듯이 내정·외정으로 구별될 수도 없거니와 현행 헌법 아래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오직 그의 몫일 뿐이다.더구나 내년부터 다수당이라면 야당에 총리직을 준다는 것인 바,현실적으로 여야의 구별도 없어지거니와 그 이전에 헌법 제도의 그 같은 왜곡을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이 수권(授權)한 바 없음에 주목해야겠다.제청권은 단순한 추천권을 의미한다.그것이나 건의권이나 대통령을 구속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다.더구나 이 정부는 장관의 인터넷 국민 추천까지 실시한 바 있으니 총리 권한의 강화와는 어긋난다. 요컨대 왜 부통령이라는 혹을 떼고 총리를 두는가.임기가 확실히 보장된 부통령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고양이로부터 호랑이가 될 수도 있다.어느 때라도 교체 가능한 총리야말로 호랑이일 수가 없는 것이다.바로 여기서 책임 총리제의 허실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현행 총리제도 그 효용이 끝난 것도 아니며 없는 것은 더욱 아니다.현재의 남북 관계에 비추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민주 신당창당 ‘표류’ / 신주류 지도력不在 문제큰듯

    민주당내 신당 논란이 소강국면에 빠져들었다.구주류가 신당추진기구 구성안의 당무회의 상정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데 대해,신주류가 이렇다 할 돌파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지지부진해지자 민주당 주변에서는 “이제 신당은 새당이 아니라 헌당이다.”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이러다 보니 “신당이 되더라도 리모델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성급한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 됐다. ●구주류 세확산 ‘의기양양' 겉으로만 보면 확실히 구주류가 득의양양한 것 같다.구주류는 몇 차례 당무회의 등에서 일사불란한 몸놀림으로 신주류를 몰아세웠다.구주류 의원들은 의사봉을 쥔 정대철 대표 주변에 집중적으로 앉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신주류 의원의 발언이 나오면 한꺼번에 달려들어 난타를 가했다. 이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세가 확산되면서 중립지대 의원들이 구주류쪽으로 눈짓을 보내기 시작한 것도 고무적이다.김영환·정범구·조한천·이창복·심재권·김성순·정철기·강운태·고진부 의원 등 9명은 5일 ‘당을 걱정하는모임’을 만들어 신·구주류간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섰는데,이는 그동안 인적청산 대상으로 몰렸던 구주류에 확실히 유리한 상황변화로 볼 수 있다. 앞서 4일 당무회의에서 관망파인 김태식 국회부의장이 신당파를 강력 비판했다.저녁 구주류 모임에 동교동계 한화갑 전 대표가 깜짝 방문했고,그는 5일에도 신주류를 맹공했다.한 전 대표는 그동안 신주류를 비판하면서도 구주류 핵심과는 거리를 유지해 왔다. 신주류 중진인 정대철 대표가 연일 “분당은 재앙”이라고 강조하고,추미애 의원이 5일 국민대 특강에서 “영남에서 서너석 얻는다고 전국정당인가.”라며 당 사수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도 구주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동영·신기남·천정배 악역 안해 반면 신주류 의원들이 당무회의에서 보여준 모습은 예상보다 약했다.구주류가 너나 할 것 없이 사생결단식으로 나온 반면,신주류는 악역을 맡는 의원이 없었다.강경파인 정동영 의원은 이번주 내내 미국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고,신기남·천정배 의원도 정면대응을 삼갔다.급기야 4일 오후 당무회의에서는 신주류 의원 다수가 불참,회의가 무산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신주류의 ‘약한 모습’에 대한 해석은 두 갈래다.하나는 ‘작전상 후퇴’라는 분석이다.당무회의에서 표결강행의 명분을 얻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끝내 표결이 어려우면 아예 당내 비공식기구를 통해 일방적으로 신당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신당을 강행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속락하고,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에 대한 반대가 많자 무작정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신당파 관계자는 “신주류 내부의 지도력 부재가 큰 문제다.내부전열부터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해 장기전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웨딩드레스 두번 입어요”/ 홍은희 KBS2‘장미울타리’ 주연 이혼녀役… 신혼연기 실제처럼

    서울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진행된 KBS 새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극본 이선희,연출 배경수)의 촬영 현장.7회에 방영될 주인공 지선의 결혼식 장면 촬영이 한창이다. 새색시 홍은희(사진·24)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생글생글이다.결혼한 지 얼마 안 돼 극중 결혼식 장면을 찍는 게 쑥스러울 법도 한데 “똑같은 웨딩 드레스를 두 번 입어보는 신부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좌중을 웃겼다.그는 이날 자신의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다시 꺼냈다. 3개월 전 탤런트 유준상(35)과 결혼한 홍은희가 지난 2일부터 전파를 탄 ‘장미울타리’에서 처음 주연을 따냈다.자의식이 강하지만 겉으론 표현을 못하는 지선역.안그래도 깨소금맛인 신혼 재미에 연기생활 5년 만의 주연까지 경사가 겹쳤으니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지선은 엄마의 재혼을 위해 서둘러 사랑없는 결혼을 했다가 곧바로 이혼하고,뒤늦게 진실한 사랑을 찾는 인물이다.홍은희는 “애교많고 여성스러운 엄마에 비해 지선은 속정은 깊지만 겉보기엔 무뚝뚝한 성격”이라면서 “요즘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고 했다. 홍은희는 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한동안 그늘에 머물다 2001년 ‘상도’에서 빛을 발한 이후 ‘내사랑 팥쥐’‘별을 쏘다’ 등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이전의 역할이 주로 남을 괴롭히는 악역이어서 공감대 형성이 잘 안됐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현실적인 캐릭터라 연기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특히 결혼을 해서 훨씬 잘 이해되는 부분이 많단다. 이를테면 결혼식날 아침 엄마가 “지금 나가면 여긴 남의 집이다.”라며 울먹이는 장면은 자신의 경험과 똑같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결혼 생활이 어떤지 안 물어볼 수 없었다.홍은희는 “둘 다 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함께 뒷산을 올라가거나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그리곤 대답이 지나치게 평범했다고 생각했는지 “주위에서 ‘결혼은 현실’이라는 충고가 많았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좋던데요.”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순녀기자 coral@
  • “체벌 과해도 교직박탈 부적절” 서울지법, 벌금형만 선고

    교사가 학생에게 방법과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체벌을 했다 하더라도 현 교육현실에서는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북부지원 형사3단독 이용구 판사는 21일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학생 이모(15)양을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서울 Y고 교사 박모(43)씨에게 교사지위를 박탈하는 징역형 대신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교사의 권위를 무시하는 학생을 설득하고 상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과도기적 교육현장에서 누군가가 교육 목적으로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시론] 선생님들 싸우지 마세요

    교장선생님의 자살 사건으로 촉발된 교장단과 전교조 교사들간의 불화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교장들은 전교조를 ‘반인륜적·반교육적·반국가적 행동을 하는 단체’로 규정하고,이 기회에 이들을 교단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음달 11일 시청 앞에 모여 대규모 결의대회를 가진다고 한다.전교조 교사들은 교직사회의 갈등은 원천적으로 권위주의적이고,비민주적인 교장들 때문에 발생하게 되었으며,이 기회에 아예 교장선임 방법을 바꾸자고 주장한다.학부형들은 전교조가 걸핏하면 머리띠 두르고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것도 신물이 나는데,교단의 어른이신 교장선생님마저 이러시면 어쩌냐고 애가 타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두 집단간의 반목과 갈등은 해묵은 것이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전교조를 결성하자 정부는 불법단체로 간주하여 이들을 교단에서 축출하였다.교장들에게 그 악역을 맡겼다.그 후 국민의 정부는 노사정 협의 때 협상타결을 위해 전교조를 어물쩍 합법화시켜 주었다.더 나아가전교조를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자로 치켜세웠다.국가 정책에 대해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져도 내버려둔 채 끌려 다니기만 하였다.전교조는 교육청뿐만 아니라 단위 학교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였다.인사,행정,교육 등 교육감과 교장이 하는 일에 관여하고,시비를 걸었다.교장들은 자신들이 잘못한 일도 많기는 했겠지만,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그러다가 서 교장의 죽음을 계기로 한꺼번에 분노가 폭발하게 된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누군가가 나서서 두 집단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해법을 찾아보는 것이다.교육부총리가 나서서 이러한 시도를 해보고 있지만,아무래도 역부족인 것 같다.지난번 검사와의 토론 같이 부총리를 앞에 앉혀 두고,대통령이 직접 나서 교장과 전교조 교사들을 한데 불러모아 토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잘 될 것 같지 않다. 황희 정승 같은 사람이 나서서 “네말도 옳다,그래 또한 네말도 옳다.”라고 하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싸움판은 더욱 커질 것이다.그러나 서로 으르렁대지만 말고 이 기회에 누구코피가 터지든지 한번 결판을 내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다.실컷 싸우고 나면 속이 시원하게 되고,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서로 싸우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선생님들끼리 싸우도록 내버려두면 그 피해가 애꿎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오게 된다는 데에 있다.고래싸움에 불쌍한 새우등만 터지게 된다.그래서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아이들이 보고 있으니 창피한 줄 알고 서로 싸우지 말라고 권하는 수밖에 없다.꼭 싸워야 한다면 어른답게 그리고 교육자답게 법과 제도를 준수하면서 싸우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선생님들 보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건방진 이야기지만,너무 선생님들답지 않게 싸우니까 하는 이야기다.아무리 생각해도 정부가 나서는 것 이외는 대안이 없다.이제부터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우선은 지난번에 어물쩍 처리한 교원노조법 등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나아가 기존의 교원분쟁관련 위원회 등을 올바르게 정비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기구와 조직을 설립하여 제도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하여 분쟁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법과 제도의 범위를 벗어나 힘으로써 해결하려고 하면 다시는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제재해야 한다.학교에서만이라도 법과 제도가 제대로 지켜졌으면 좋겠다.지나친 욕심인가? 정 진 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 여의도~광명구간 2005년 착공 / 新안산선 2014년 완공

    건설교통부는 22일 청량리∼서울역∼여의도∼광명역∼안산을 잇는 신안산 철도노선을 오는 2014년까지 완공키로 하는 등 경부고속철도 연계교통망 구축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안산선은 여의도∼광명역 구간을 오는 2005년 착공,2011년에 우선 연결하고 나머지 안산∼광명역(13.2㎞)과 여의도∼청량리(13.4㎞) 구간은 2단계로 2014년까지 추진키로 하고 최근 기획예산처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의뢰했다.2조 40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이 끝나면 강서·양천·영등포·구로 등 서울 서·남부지역 주민의 고속철 서울역 접근성이 크게 쉬워진다. 또 국철 1호선 관악역∼광명역∼지하철 7호선 철산역을 잇는 경전철이 민자사업으로 오는 2010년까지 추진되고,제2공항철도(인천공항∼인천∼광명역)와 수도권 남부선철도 광명역∼분당 구간이 2020년 이전 완공된다.이밖에 내년 4월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광역직행버스,리무진버스노선 신설 등 역주변 대중교통접근체계가 새롭게 정비된다. 김문기자 km@
  • 무공해 가족영화 보리물의 여름/ 신부·스님·수녀·아이들 희망의 어깨동무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25일 개봉)은 요즘 보기 드문 무공해표 영화다.폭력·섹스는 물론이고,애들 빼고는 악역조차 안 나온다.어지러운 도시 풍경도 일절 없다. 배경은 시골마을의 성당,절,학교를 오간다.주인공은 보리울 성당의 주임신부로 성직을 시작하는 김신부(차인표)와,겉으로는 ‘땡추’ 같지만 나름대로 심오한 철학을 가진 우남스님(박영규).그리고 이들 사이에,깐깐하기 이를 데 없지만 TV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릴 만큼 속마음은 여린 원장수녀(장미희)가 가세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보다 캐릭터끼리의 부딪힘 속에서 재미를 찾고 싶었다.”는 이민용 감독의 말처럼,영화는 인물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에 공을 들였다.축구시합을 제의하는 김신부에게 우남스님이 불교 운운하며 ‘자신을 알라.’고 말하자,김신부가 ‘교만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언급하는 식.철 없어 보이는 김신부와 그에게 딴죽을 거는 원장수녀의 갈등도 자잘한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축구경기가 끼어든다.읍내 축구팀에 참패한 보리울팀은 우남스님에게 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김신부가 이끄는 성당팀과 힘을 합쳐 읍내팀과 맞선다.이 과정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희망과 화해의 정신으로 하나가 된다. 시사회가 끝난뒤 차인표는 “아이와 아이 친구들,집사람,어머니,외할머니까지 모시고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보리울…’은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애들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가 없다고 한탄하는 부모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마지막 경기에선 지난 한·일 월드컵 때 한국팀이 보여준 골 장면을 재연해 축구팬들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이 무공해 영화가 엽기코미디에 길든 일반관객에게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자극적인 소재와 박장대소할 장면이 거의 없어 영화가 다소 지루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차승원의 과장된 연기만 뺀다면 선수를 친 ‘선생 김봉두’와 분위기가 비슷하고,절과 아이들의 등장은 ‘동승’과도 닮았다.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상업적인 코드를 버린 채 우직하리만큼 순수하고 따뜻한소재를 밀어붙인 영화는 잃어버린 푸근한 감성을 되찾기에 맞춤이다.영화를 다 보고나면 비에 흠뻑 젖은 정겨운 시골 집에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듯싶다.‘개같은 날의 오후’‘인샬라’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이민용 감독의 야심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국회문광위 새정부 ‘홍보방안’ 공방 / “관행개선” 李문화 “영화같다” 한나라

    15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에서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창동 문화부장관의 자질을 거론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이에 이 장관은 “첫 대정부질문에서 국회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준비된 원고 대신 스스로 답변하려 노력한 것이 서툴렀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문화예술인 출신 첫 장관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저버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이 장관의 답변 자세와 내용 등을 당 차원에서 분석한 뒤 금명간 해임안 제출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고흥길 의원은 “국회를 경시하는 것 같지는 않아 당장 제출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면서도 “언론관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일제 공세 고 의원은 “문화부의 홍보방안이 메이저 언론을 후퇴시켜 언론시장을 하향평준화한 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포퓰리즘 통치가 목적”이라며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이 장관이 언론통제를 총감독하는 악역을 맡았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홍보방안을 철회할 것인가,해임안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택하라.”면서 “잘못된 임명,즉 ‘미스캐스팅’임을 알고도 배우의 자존심 때문에 밀어붙이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이 장관은 “사무실 방문만 못하지 옛날처럼 기자가 취재원을 만나는 데는 제한이 없다.”면서 “언론과 정부의 부적절한 관행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답했다. ●이 장관 소신 굽히지 않아 이 장관은 의원들의 요구로 관례상 기획관리실장이 대신 하던 업무보고를 직접 하면서 1시간40분 동안 서 있어야만 했다.이처럼 초반 ‘군기잡기’에 눌린 데다 대정부질문 때의 ‘불손한’ 태도에 해임안까지 제기되는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이 장관은 이날 한결 낮은 자세로 임했다.홍보방안도 시행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고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윤성 의원은 “기자의 생명이 무대요,현장인데 그걸 통제하느냐.”고 다그쳤다.이에 이 장관이 “공무원이 일하는 사무실도 무대”라며 “사진촬영 등 협조를 요청하면 사무실 출입을 허용한다.”고 맞받아치자 이 의원은 “영화같은 얘기말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민주당 엄호로 논란 가열 급기야 정동채 의원은 “인격 모독을 삼가라.”고 견제에 나섰다.배기선 위원장도 “토론문화를 존중해 달라.”고 주문했다.그러나 한나라당 김일윤 의원은 “이 장관의 소설 ‘용천뱅이’를 보면 용천뱅이가 보통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라는데 바로 장관의 행보가 용천뱅이”라고 한술 더 떴다. 이 장관은 “기자간담회 및 회식 등으로 기자를 만나 인간적으로 친밀해져서는 안 된다.”면서 “(홍보방안에 대해) 저항은 예상했지만 사실이 왜곡된 채 비판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해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박정경기자 olive@
  • “평범한 얼굴 덕 좀 봤어요”/ KBS‘TV소설-분이’ 주연 신인탤런트 고 정 민

    “그게 제 장점인걸요,평범한 얼굴.” 탤런트 고정민(25)은 그 화려하다는 연예계에서 줄곧 시골처녀같은 소박한 역만 맡았다.지난 2월 MBC 설 특집극 ‘순덕이’에 이어 비슷한 이미지로 시청자를 다시 찾아간다.오는 21일 KBS1에서 첫 전파를 타는 80부작 아침드라마 ‘TV소설-분이’(연출 정해룡,극본 김혜린)의 주인공인 분이 역을 맡게 된 것. ‘분이’는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시골에서 상경한 분이가 힘겨운 상황에서 꿋꿋하게 삶을 펼쳐나가는 이야기다.정해룡 연출자는 “통속성은 어찌보면 아침드라마의 태생적 한계”라면서 “그것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정통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불륜이나 고부갈등,치정관계 등 자극적인 갈등은 최대한 자제하고,‘통속성이라는 삶의 공통분모’를 제대로 살려내는 잔잔한 드라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음미하며 마시는 차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심인물인 ‘분이’역의 연기자가 중요했다.고정민이라는 신인을 캐스팅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루어졌다.스타성은떨어지지만,순덕이에서 보여준 소박하고 참한 이미지와 안정된 연기력이 연출자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다. 고정민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할까.한창 나이에 예쁜 옷은 물론이고 화장,염색도 제대로 못한다.불만이 있을 법도 하건만,고정민은 “특정 배역 전문으로 소문이 나서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첫 연속극 출연에서 주연에 캐스팅된 것도 그런 이미지 덕이잖아요.”소박하고 평범한 이미지가 오히려 ‘희소자원’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성격은 TV속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털털하고 화끈하고 성격 급하고….너무 남자 같아서 남자친구만 많고,제대로 된 연애는 거의 못해봤어요.”고정민은 책임감 강하고 남에게 배려를 해주는 성격 덕에 주로 손윗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가까운 연기자들의 이름을 대는데,손현주 이순재 권오중 등 거의가 선배들이다. 고정민에게는 숨은 꿈이 하나 있다.착한 외모로 포장한 악역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은 것.“2001년 MBC ‘엄마야 누나야’에서 깡패역할을 해본적이 있어요.사람 괴롭히는 역할이 정말재미있던데요.저,그런 거 잘해요.”악역만 맡아서 고민이라는 여타 연기자들과는 조금 다른 고민이 재미있다.고민정은 “6개월 동안 철저하게 분이로 살면서 ‘아줌마 팬클럽’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현투증권 공자금 부족분 1조 정부, 증권·투신업계 분담추진

    국민세금을 투입해 살리기로 한 현대투자신탁증권(현투증권)의 증권업계 차입금이 1조원남짓인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따라 정부는 현투증권에 투입해야할 공적자금 부족분 1조여원을 업계에 분담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덕분에 1조원을 떼일 위기를 모면한 만큼 업계도 고통을 분담하라는 취지다.하지만 반발이 따를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업계에 압력을 넣을 ‘악역’을 놓고도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서로 기피하고 있어 갈등이 점쳐진다. ●현대증권 매각해도 턱없이 부족 정부는 미국 푸르덴셜 금융그룹에 현투증권과 현투운용 2사를 5000억원에 팔기로 MOU(양해각서)를 맺었다.경영정상화에 필요한 공적자금을 현투증권에 투입한다는 조건에서다.정상화 자금은 지난해 완전히 바닥난 자본금 1조 4000억원 등 최소한 2조원으로 추산된다.그러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현투증권에 투입할 수 있는 공적자금은 1조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정부는 현대의 부실책임을 물어 같은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매각,이돈으로 공적자금을 벌충할 계획이다.하지만 매각대금이 최대 3000억원으로 추산돼 턱없이 못미친다.자칫 배(매각대금)보다 배꼽(세금)이 더 커질 공산도 있다.재경부측은 “이리저리 꿰맞춰봐도 공적자금이 5000억원∼1조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경부·금감위 ‘악역’ 기피 일각에서는 공적자금 추가조성 불가피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는 “추가조성은 안된다.”며 단호하다.정부 관계자는 “현투증권이 무너지면 증권업계는 1조원을 떼이게 되고,투신업계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공동운명체로서 업계의 고통분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투증권이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돈은 9800억원.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와 증권유관기관(증권거래소·코스닥증권시장·증권예탁원)이 공동출자해 세운 회사다.따라서 증권·투신업계 및 증권유관기관이 증권금융채권(증금채) 등을 매입,공자금 부족분을 갹출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다.그러나 업계는 최근 환매사태 등으로 자기 회사 수습에도 정신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안에서도 선뜻 ‘총대’를 메려는 사람이 없다.재경부는 금감위가 업계에 압력을 넣어주기를 은근히 기대한다.금감위는 “과거에나 통했던 방식”이라며 “부족한 공자금 재원마련은 예금보험공사가 할 일”이라며 외면한다. ●현대증권 매각협상 한화 배제 이런 가운데 한화증권과 우리금융지주회사는 현대증권 인수의사를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그러나 정부는 “한화의 경우 현금조달 능력 등이 의심된다.”며 협상대상에서 배제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금감위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우량회사인 만큼 국제입찰이 시작되면 응찰자가 많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국민은행 등 국내외 유수 금융회사가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미현기자 hyun@
  • 파병안 처리 새달로

    28일로 예정됐던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국회 본회의 처리가 또다시 연기됐다.한나라당은 파병안 가결의 전제조건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득작업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서 파병안 처리가 다음달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국군의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표결처리하려 했으나 파병 반대 의원들의 전원위원회 소집으로 표결 처리는 연기됐다. 민주당 정균환·한나라당 이규택·자민련 김학원 총무는 이날 오전 박관용 의장 주재로 총무회담을 갖고 28·29일 이틀 동안 2시간씩 전원위원회를 열어 파병동의안에 대한 의원들의 찬반토론 기회를 갖기로 했다. 총무회담 뒤 민주당 정 총무는 파병동의안 표결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3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한나라당측은 대통령의 대국민 설득 등을 요구하면서 4월 초 임시국회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동의안 처리는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가진 의원총회에서 “대통령과 집권당이 파병안 처리에 대해 책임있는 노력을 하지 않고있다.”고 주장하고 다음달 2일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이후 파병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총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권이 이중플레이를 통해 한나라당에 파병안 처리의 악역을 맡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나라당측의 노 대통령 비판과 관련,“노 대통령은 일관된 입장을 취해왔고 이중처신을 한 게 없다.”고 반박했다.노 대통령은 “파병 찬성도 국익을 고려한 것이고,반대하는 사람도 나름대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는 데 있어서 좋은 선택이라고 믿는 것”이라면서 시민단체의 파병 찬성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 자제를 촉구하면서 동의안의 다수결 처리를 요청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조영길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에 대한 보고를 듣고 전원위원회를 개최했다.전원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익차원에서 파병의 불가피성을 지적하는 찬성론과 부도덕한 전쟁에 참여해선 안된다는 반대론을 펼쳤다.이에 앞서 민주당 김근태 의원 등 여야 의원 71명은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박현갑 전광삼기자 eagleduo@
  • 불륜˙미혼모˙청부살인˙유산싸움… 아침드라마 낯뜨겁다

    불륜,청부살인,미혼모,유산싸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최근 지상파 방송 3사의 아침드라마 4편을 모니터한 결과 “자극적인 소재,비현실적인 인간관계 설정 등으로 반인륜적인 인간상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의 보고서는 “SBS ‘얼음꽃’,MBC ‘황금마차’,KBS ‘TV소설 인생화보’ 등을 모니터한 결과,신분상승을 위해 친동생을 납치·협박하는 언니,장인과 매부를 청부살인하려는 사위 등 인륜상실의 절정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아침 드라마 연출자들도 자신들의 드라마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란 것을 수긍한다는 점.이들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나 소재가 비슷하다보니 말초적인 선정성 경쟁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얼음꽃’의 김영섭 PD는 “가족 대상의 저녁 시간대 드라마와는 달리,주부들이 주 시청층인 아침드라마는 심각하고 자극성이 강한 내용과 캐릭터가 통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아침드라마들의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흘러간 지난달 말,이례적으로 시청률 10위권안에 들었다. 그러나 이재갑 MBC TV제작1국 부국장은 “꼭 자극적이라서가 아니라,드라마적인 재미를 주는 기본이 탄탄하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강변했다.이종수 SBS 드라마 총괄CP도 “시청률을 의식해 선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선 제작진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한 드라마 PD는 “아침드라마들은 대개 연차 낮은 PD들이 맡는다.”면서 “이들이 윗선의 ‘외압’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침 드라마 연출자들도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당신 곁으로’의 홍창욱 PD는 “좀 통속적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통속적인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대…’의 한철수 PD도 “단순한 선악대비 구도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른바 악역을 포함,모든 인물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다큐멘터리 전문 PD는 “자극적인 내용과 캐릭터는 아침드라마의 태생적 한계”라면서 “아침시간 시청자들에게 좀더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민언련은 “아침드라마가 지금처럼 선정적이고 반인간적인 내용을 반복한다면 폐지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강법무 “단독부장검사제 검토”부하없이 수사업무 ‘대검사제’

    참여정부의 첫번째 검찰 지휘부가 출범한 13일 인사파동으로 위축된 검찰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동 팔레스 호텔에서 서울지검 한상대 부장검사,차동민 부장검사 등 사시23회 출신 간부 5명과 점심을 같이 들며 검찰 중간간부 인사개혁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부하검사를 두지 않고 단독으로 수사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단독부장검사제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강 장관은 오찬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사시 23∼26회 인사가 최대 현안인데 그동안 준비해온 새로운 인사안을 놓고 검사들과 의견을 나눴다.”며 “단독 부장제도의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단독 부장검사제는 부장직은 유지하되 부하 검사들은 두지 않고 수사업무를 계속하는 제도로 승진에 관계없이 나이가 들어도 수사에만 전념하는 일종의 대검사제도다.국민수 대검 공보관은 “단독 부장검사는 차장 직속 전결로 중요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수사지휘,또는 영장청구를 전담하는 부장검사급의 새 직제”라면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김종빈 신임 대검차장을 포함,검찰 고위간부들로부터 보직변동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미니 신도시 건설 방향/광명 업무·상업시설 중심 개발

    서울 남서쪽의 교통요지로 부각 역세권 형성…주택수요 몰릴듯 미니신도시 건설 방향 광명역세권 개발은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전제로 계획됐다.개발 시기도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졌다.일반 택지지구와 달리 업무·상업시설 위주로 개발되는 미니 신도시다.서울 남쪽에 붙어 발전 가능성이 큰 지구로 꼽힌다. ●개발 여건 양호 광명시 일직동과 안양시 석수동 일대는 서울 서남쪽에 붙어 있는 지역으로 광명·안양시청에서 7㎞ 떨어져 있다. 접근 교통시설로는 광명역사 진입도로 4개 노선과 서울∼안산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광명IC가 신설될 예정이다.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 연결이 쉬운 교통요지다. 서울∼수원 국철(관악역)과 지하철 7호선(광명 철산역)을 연결하는 경전철계획을 민간제안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체계가 갖춰질 예정이다. 주거단지를 우선하는 택지지구가 아니라 업무·상업용지 중심으로 개발된다.역세권 개발을 위한 미니신도시인 셈이다.논밭과 임야가 대부분이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다. ●업무·상업시설 위주로 개발 주택공사가 택지개발 제안서를 제안했다.주거용지는 13만 8000여평에 불과하다.물류·유통·공공시설 용지가 12만 6000평,상업용지 6만 2000평,고속철도역사부지 6만 7000평이다.나머지는 도로,공원 등 녹지시설로 개발된다. 대형 유통시설과 호텔 등이 들어서며 고속철도 개통 초기에 역세권이 형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주거단지 인기 끌 듯 주택은 7400가구가 건설된다.역세권개발 차원의 택지지구여서 주거용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유동인구 뿐 아니라 주변에 기아자동차공장,고속철도차량기지 등이 있어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다.따라서 새로 들어서는 주택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류찬희기자
  • MBC‘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주인공 배종옥

    “제가 선생님처럼 보여요?” TV속에서 똑똑한 여성으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섹시함과 자의식을 동시에 보여주는 여성연기자들은 브라운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새달 3일 첫전파를 타는 MBC 아침드라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의 중학교 국어교사로 1여년만에 돌아오는 배종옥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그러나 정작 배종옥 자신은 이미지가 고정화되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물론 연기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특별한 노력 없이도 표현되는 부분들이 있긴 해요.그렇지만 주체적이고 똑소리나게 자기 일을 챙기면서도,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어 결국 덜미를 잡히는 여성을 주로 연기하는 것은 달갑지않네요.경계해야될 매너리즘처럼 보이니까….” 이러한 양면적인 모습이 요즘 여성들의 일반적인 특성이기에 비슷한 배역을 계속 맡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아닐까.“누구나 양면적인 데가 있잖아요.저도 실제로 주체적이고 당찬데도 있지만,소심한 구석도 많거든요.욕심이 많으면서도 가는 사람 안 잡는 미련 없는 성격이기도 하고….” 이번에 맡은 35살의 교사 문경도 그렇다.그녀의 말처럼 제 앞가림 잘하면서도,허술하게 덜컥 미혼모가 되어버리는 ‘평범한’ 여성이다. 배종옥이 연기자로서 가장 높게 평가받는 것은 안정감과 섬세함이다.직접 체험한 것처럼,생생하고 뚜렷하게 인물과 내면의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해낸다.비결은 ‘일관성’이다.“시청자들의 감정을 정말로 흔들고 싶다면,일관된 이미지가 중요합니다.머리모양,화장,옷 등 세세한데서 일관성을 확보해야 현실적인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번 드라마가 마음에 꼭 든다.“우선 굉장히 세심하게 상황을 설정했어요.단순한 악역이 없지요.모든 등장인물이 나름의 동기와 이유,그럴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개인사를 가지고 있어요.” 아침드라마답지않게 극단적인 감정도취로 내달리지 않고 단편을 보는 듯한 상큼한 느낌도 좋다고 했다. 배종옥은 “10여년만의 아침드라마라서 부담도 있다.”면서도 “뿌리깊은 우리 사회의 결혼·여성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채수범기자lokavid@
  • 5개그룹 구조본부장 경영철학/10년 大計 그리는 ‘그림자 총수’

    대기업 총수 경영철학의 ‘전도사’,막강 권한을 가진 그룹내 ‘2인자’,그룹 경영의 ‘조타수’….대기업 구조조정본부장을 일컫는 표현들이다.각 그룹내 CEO(최고경영자) 중의 CEO로 ‘재계 선단의 함장’ 격인 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갖고,어떻게 일처리를 하며,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최근 거칠게 몰아치고 있는 재벌개혁의 격랑 속에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장들은 좌불안석이다.그러나 안팎의 흔들림에도 불구,그룹 경영의 최일선에 선 이들은 총수를 보필하면서 10년∼20년 뒤의 그룹의 명운을 가를 ‘대계(大計)’를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경영전도사’ 이학수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의 집무실은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맨 꼭대기층인 28층에 있다.이건희(李健熙) 회장 집무실과 붙어 있다.이같은 사실은 그룹 안팎에서 대단한 ‘상징성’으로 인식된다.실제 그는 이 회장을 수시로 독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다.그만큼 이 회장의 심기(心氣)까지도 헤아릴 수 있다는 얘기다.그가 ‘회장실장’이라는 또다른 공식직함을 갖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철저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일 처리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자신을 감추는 처신은 ‘초년병’ 시절부터 굳어진 그의 소신이자 경영철학이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1971년 삼성의 ‘모태’인 제일모직에 입사해 삼성맨이 된 이 본부장은 아무도 원치 않는 대구공장 근무를 자원,야근과 숙직을 혼자 도맡아 하다시피했다.동료들은 ‘수당을 더 챙기려는 속셈이 아니냐.’고 수군댔지만 그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당시만 해도 숙직자는 그날의 상황을 모두 보고받게 돼 있어 숙직을 많이 하게 되면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할 수 있었다.수당은 부서 회식에 사용했다. 이 본부장은 구조본 직원들에게 ‘줄을 잘서라.’고 종종 얘기한다.그러나 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줄을 서라는 게 아니라 회사와 조직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몰라는 ‘채찍’의 의미다.좌중에서는 대중을 휘어잡는 능력이 탁월,‘탤런트’라는 별칭도 얻었다. ●‘원칙주의자’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장인 강유식(姜庾植) 부회장은부회장으로 불리기 보다 ‘본부장’으로 불리길 원한다.구조조정본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반영하듯,그의 경영철학은 ‘원칙에 충실한 정도경영’과 ‘철저한 성과주의’로 요약된다.그가 얼마나 원칙을 중시하는 지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2000년 봄의 일이다. 당시 LG 구조본에서는 연일 회의가 열렸다.구조본 회의는 매주 한차례로 정례화돼 있었지만 당시는 상황이 매우 급박했다.주제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여부.국내 대기업 중 처음 시도하는 사안인 만큼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룹내 반대 여론도 높았다.지주회사는 배당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국내 현실에선 이게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지분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계속된 마라톤회의의 결론은 ‘지주회사 체제로 간다.’였다.이후 LG는 2001년 화학계열, 지난해 전자계열 지주회사 체제를 거쳐 3월1일이면 통합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강 본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그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게 LG가 내걸고 있는 정도경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외환위기 직후 LG가 추구했던 외자유치,외국 선진기업과의 합작,기업공개 등 세가지 구조조정 원칙이 끝까지 흔들림없이 진행된 것도 99년 구조조정본부장에 취임한 그의 ‘원칙’ 덕분이라는 내부 평가다. ●‘마징가’ 김창근 2000년 12월부터 SK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은 김창근(金昌槿) 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K㈜ 대표이사 사장까지 맡아 ‘1인 3역’을 수행 중이다. 김 본부장이 ‘마징가’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그룹내에서 그는 하루 서너 시간만 잠을 자면서도 거의 철인과 같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엄청난 양의 일을 처리해 내는 ‘일벌레’로 불린다.집에도 회사 근거리통신망(LAN)을 깔아 놓고 결재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그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태권도 공인 5단인 그는 타고난 건강체질이다.바쁜 업무 와중에도 매일 밤 조깅으로 체력을 다지고,주말에는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한다. ‘자신감’도 여기서 나온다.입사 초기 선경합섬(현 SK케미칼) 울산공장 노무과에 근무할 때 직원들을 괴롭히던 지역 불량배들을 제압하다 허벅지를 칼로 찔리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지난해 팍스넷 지분인수,SK텔레콤과 KT의 지분맞교환 등 그룹내 산적한 현안들을 무리없이 마무리 지은 것도 이런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는 소신이다. ●‘워크홀릭’ 정순원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4위 그룹으로 급부상한 현대자동차그룹에는 구조조정본부 대신 기획총괄본부가 있다.주력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사업을 총괄·조율하는 사실상 그룹의 싱크탱크.이곳의 수장인 정순원(鄭淳元) 본부장은 그야말로 그룹내 간판급 브레인이다. 서울 양재동 21층짜리 현대차 사옥 최고층에 정몽구(鄭夢九) 회장,김동진(金東晋) 사장의 집무실이 있고,정 본부장의 사무실은 바로 아래층에 있다.가부장적인 현대차의 기업문화에서 고층일수록 그룹내 1인자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정 본부장이 그룹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짐작이 가능하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13년간 재직하다 제조업체 경영진에 합류한 이색 케이스.99년부터 현대차에서 기획업무를 맡았다.현대가(家) 2세들의 경영권 다툼인 2000년 ‘왕자의 난’때 정 회장의 대변인역을 톡톡히 해내 신임을 받았다.지난해 말에는 정 회장과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의 미묘한 관계로 현대차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던 ‘정경분리 선언’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의 업무 스타일은 연구소 출신답게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유형.전형적인 참모형이다. ●‘그림자’ 최상순 한화 최상순(崔尙淳) 구조조정본부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이다.깐깐한 일처리와 치밀한 분석력은 그의 ‘전매특허’이지만 나서기를 굉장히 싫어한다는 것이 그룹내 평가다. 그는 그룹의 ‘안방 살림’을 맡으면서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구조본의 일 자체가 ‘칭찬’ 보다 ‘잔소리’가 많은 탓이다.그러나 그는 본부장 취임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자율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던 지난 외환위기 때는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구조조정의 업무도 수익성 확보로 전환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김승연(金升淵)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CEO 중 한명이다. 김 회장이 외환위기 이후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한화유통,한화역사를 모두 알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이같은 실적 덕분에 한화의 재도약을 책임지는 ‘조타수’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박홍환 최여경 김경두기자 stinger@
  • [사설]인사개혁 엄격한 검증 거쳐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인사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원칙 인사’와 ‘시스템 인사’를 공약했다.임채정 인수위원장도 “인사는 무리하지 않고 순리대로,원칙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노 당선자의 뜻”이라고 뒷받침하고 있다.이런 기준에 따라 첫 인수위 실무진은 다면평가를 통해 뽑아 정실주의와 논공행상식 인선을 배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인사의 원칙과 틀은 새 정부의 공직인사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인수위측은 최근 ‘장·차관 등 고위정무직 인사에서 인터넷 등을 통한 추천을 받아 반영하겠다.’,‘산하단체장 및 공기업 임원의 남은 임기는 보장하겠다.’는 등 인사개혁 방향을 밝히고 있다.‘인사가 만사’라는 사실은 지난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김영삼 정부 시절의 밀실 인사와 깜짝 이벤트식 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현 김대중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 등 그 폐해는 국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노 당선자의 새 정부가 나눠먹기식·낙하산식·지역편중 인사를 뿌리뽑고 원칙과시스템 인사를 도입키로 한 선택은 명분이나 시대적 요구로 볼 때 적절하다. 하지만 너무 원칙과 시스템에 얽매이거나 인기영합으로 흘러서는 인사의 융통성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인사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마땅하다.그렇지만 적어도 정부의 인사라면 통치철학을 반영하고,숨은 인재를 발굴하며,인기보다는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악역을 발탁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인수위가 이런 점들을 고려해 공정하고 경쟁력있는 인사제도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또 장·차관의 인터넷 추천이라든지, 공기업 임원의 임기를 보장한다든지 하는 안들을 충분한 검토없이 서둘러 내놓지 말기를 바란다.인터넷 추천 등 새 제도에 대한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또 낙하산이나 불공정 인사가 있다면 임기보장보다는 새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공정하다고 본다.
  •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자전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똘레랑스(관용)를 외친 ‘아웃사이더 논객’홍세화씨(한겨레신문 부국장)가 또 한번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새 책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한겨레신문사 펴냄)에서 그는 한국의‘사회귀족’과 침묵하는 지식인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부터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엄연한 헌법 조항이 있으되 단 한번도 대한민국은 공화국인 적이없었다고 잘라 말한다.“대한민국이 사회귀족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귀족’이란,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국가귀족’에 빗댄 지은이의 조어.“프랑스의 국가귀족이 국가의 공공기관 부문만을 장악하고 있다면,한국의 ‘사회귀족’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므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가귀족은 언론계나 학계 등 다른 사회부문에 견제당하지만,한국의 사회귀족은 그런 눈치조차 볼 필요없는 난공불락의 성채 안에 보호된다는 것.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한다. 극우 헤게모니 세력의 정체를 명백히 파악하고 진보적 지식인들이 점잔빼지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는 요지다. 비판의 촉수는 전방위로 뻗어 있다.8시간 노동,주 5일 근무제,주택정책,교육비의 국가부담 등의 문제를 두루 지적하고 자신이 오래 몸담은 프랑스의실례를 들며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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